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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이번 장마는 기후위기?/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이번 장마는 기후위기?/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이번에도 칼럼 주제가 바뀌었다. 원래는 얼마 전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쓰려고 했다. 나는 ‘죽음학’의 관점에서 이 사건을 보고 싶었다. 죽음학의 입장에서 보면 이 사건에는 자살과 유족에 대한 돌봄(care)이라는 큰 주제가 관련돼 있다. 죽음학 교과서에는 이 두 주제가 2개의 장에서 따로 다룰 정도로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 그중에서도 나는 돌봄의 문제에 집중하고 싶었다. 한국 사회는 사별을 겪은 유족에 대한 관심이 너무 미약하다. 장례식까지 마치면 그다음에 가장 유념해야 할 대상은 유족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족들의 슬픔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사건처럼 가족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우 유족들은 훨씬 더 많은 고통을 느낀다. 유족들이 강한 자살 충동을 느낄 수 있어 더 위험하다. 그런데도 한국인들은 장례만 치르면 자신들의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한국에는 이런 가족들을 효율적으로 돌볼 수 있는 기관이나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사건은 해당 가족이 떠맡기에는 너무도 위중해 사회가 동참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코로나 균의 재만연과 장마가 최장으로 길어지자 기후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이번 비는 장맛비가 아니라 기후위기로 불러야 한다는 견해가 마음에 들었다. 내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대학을 다니던 1970년대 중반이었다. 1972년에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선구자적으로 알린 ‘로마클럽’의 보고서가 소개되면서 그 관심이 촉발됐다. 이 책은 문고판으로 번역됐는데 그때 그 책을 소개해 준 장익 신부님과 토론하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장 신부님은 장면 총리의 아드님으로 최근에 영면하셨다. 또 ‘북회귀선’이라는 센세이셔널한 소설을 썼던 헨리 밀러가 했던 말도 생각난다. 그는 어느 티베트 고승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번 인류는 가망이 없다’고 했는데 이 발언이 1960년대에 있었다고 하니 이 고승의 안목은 남달랐던 모양이다. 나도 이 의견에 동의하는지라 그 뒤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위 사람들에게 ‘어서 우리 인류가 각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반응은 이 환경 문제는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라는 투였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나 혼자만이라도 생활을 바꾸어야겠다는 생각 아래 작은 실천을 시작했다. 이번 기후위기의 핵심은 인류가 생활 유형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데에 있다. 쉽게 말해 소비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다르게 표현하면 각자가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소비물을 가능한 한 줄여 조금 더 편하게 살려는 욕망을 거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인류는 쓸데없는 것을 너무나 많이 만들고 소비하는 바람에 공장들이 과잉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 결과 지구를 온실로 만드는 가스가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차는 진즉에 없앴고, 육식도 가능한 한 줄이고, 일회용품도 대폭 줄이고, 에어컨도 덜 켜고, 샴푸류는 절대 사용하지 않고, 물 같은 물자도 가능한 한 아껴 쓰는 등등이 그것이다. 물론 나 혼자 해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않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기후변화를 잡으려면 산업구조가 대폭 바뀌어야 한다. 온실가스를 덜 배출할 수 있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이 일은 정치가가 아니면 다루기 힘들다. 시민운동으로 이 엄청난 일을 감당할 수 없다. 너무나 큰 개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문제에 관심을 두는 정치가는 별로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권자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금 정치가 중에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환경 문제를 들고나와 봐야 국민들이 관심이 없으니 표만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이 문제에 천착할 리 없다. 그런데 시간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 과학자들도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30여년밖에 안 남았다고 역설한다. 게다가 한국은 ‘기후 악당’ 국가로 불린다고 하니 책임이 더 크다. 어서 우리도 기후 문제에 진정으로 관심을 가진 정치인을 배출해야 한다.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드라큘라의 송곳니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드라큘라의 송곳니

    기록적인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시작은 다소 늦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무더위가 찾아왔다. 푹푹 찌는 열대야, 사람들은 잠시라도 서늘함을 느껴 보려고 공포 영화를 찾곤 한다. 그래서 한여름은 공포 영화계의 대목이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드라큘라가 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피를 빨아 젊음을 유지한다는 드라큘라. 그래서인지 진작에 힘을 잃은 구미호나 처녀귀신과는 달리 꾸준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불멸의 호러 캐릭터다. 커다란 송곳니를 여인의 희디흰 목에 박고 젊음을 되찾을 피를 빨고 있는 드라큘라는 개그 소재로 전락하기도 하는 좀비와는 비교가 안 되는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 준다. 드라큘라의 전매특허는 뭐니 뭐니 해도 섬뜩한 송곳니다. 지금의 우리는 갖고 있지 않은 드라큘라의 송곳니, 그래서 더 무시무시한 드라큘라의 송곳니에는 인류 진화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앞니와 어금니 사이에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는 송곳니는 주로 육식동물에 발달해 있는데 음식을 찢고 갉아먹는 기능과 함께 상대방을 위협하는 무기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도 송곳니를 가지고는 있지만, 사자나 호랑이는 물론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영장류와 비교해 봐도 뾰족한 형태는 거의 퇴화하고 크기도 작아졌다. 이렇듯 사람의 송곳니가 뭉뚝해지고 작아진 이유는 송곳니로 사냥감의 가죽을 찢거나 먹이를 뺏으러 달려드는 상대방을 위협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 진화의 과정에서 인류가 선택한 전략의 하나는 뇌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었다. 뇌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뇌를 담을 그릇, 즉 두개골의 사이즈가 커져야 했다. 이를 위해 인류는 안면부의 적절한 재배치를 통해 두개골의 가용면적을 늘리는 작전을 썼는데 이 과정에서 송곳니의 크기가 줄어들었고 송곳니가 맞물리기 위해 필요한 이빨 사이의 틈도 없어졌다. 이처럼 빈틈없이 꽉 짜인 치아구조는 다른 영장류와 비교되는 인류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한편 송곳니가 작아지는 과정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송곳니의 기능을 대신할 그 무엇이 필요했다. 사자의 발톱과 호랑이의 이빨을 대신할 그 무엇은 바로 석기였다. 인류 최초의 도구 석기는 바로 송곳니를 대신할 신무기였던 셈이다. 석기를 사용하면서 송곳니는 점점 더 작아질 수 있었다. 작아진 송곳니로는 더이상 상대방을 위협하지 못했다. 인류는 먹이를 뺏으려 달려드는 상대방을 송곳니를 드러내며 위협하는 대신 서로 나눠 먹는 협동의 사회화 전략을 구사했다. 진화의 경쟁에서 우리 인류가 나름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렇듯 소중한 먹이를 함께 나눠 먹는 가족, 동료 같은 공동체를 꾸렸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는 이런 관계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 하나는 증오와 차별, 가짜뉴스와 악성댓글 같은 우리 마음속 드라큘라의 송곳니를 퇴화시키는 일이 아닐까.
  • [취중생] 역대 최장 장마에 “기후위기 해결 나부터” 앞장서는 사람들

    [취중생] 역대 최장 장마에 “기후위기 해결 나부터” 앞장서는 사람들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6월 24일 시작한 중부지방 장마가 15일로 53일째를 맞았습니다. 역대 최장기록(2013년 49일)을 진작 넘어선 기록입니다. 또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처음으로 7월 기온이 6월보다 낮은 역전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때 이른 폭염에 이은 폭우와 장마. 한 번도 보지 못한 ‘재난’ 사태에 온라인에서는 ‘이 비의 이름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다’라는 해시 태그가 등장했습니다. 이 해시 태그 운동을 시작한 김지은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은 “지구가 여섯 번째 대 멸종 단계에 진입했다”고까지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지구온난화로 장마전선 정체…역대 최장 장마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시베리아와 북극의 이상고온현상 때문입니다.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찬 공기가 한반도에 밀려 내려와 머무르게 됐고,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만나 장마전선이 생긴 겁니다. 기후학자들은 “시베리아의 폭염은 인간이 만든 기후 변화가 아니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실제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1∼6월의 시베리아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5도 이상, 6월은 10도 이상 높게 나타났죠. 김 사무국장 등이 온라인에서 해시 태그 운동을 시작한 것도 이런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섭니다. 그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려 전주에서 오프라인 시위를 계획했는데, 그날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취소하는 ‘아이러니’가 생겼다”며 “기후위기는 지금 당장 닥친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나부터 환경보호” 채식 시작하는 사람들 이번 장마와 산사태 때문에 수천명이 터전을 잃는 걸 보며 사람들도 조금씩 생각이 바뀌는 걸까요. 전국이 물난리를 겪으며 “채식을 실천하겠다”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나부터’ 일상에서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건데요. 한 네티즌은 “이때까지 외면하던 문제를 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채식을 하며 육류 소비를 줄이겠다”고 합니다. 이슬아 작가는 최근 한 칼럼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의 18%가 축산업에서 배출된다고 지적하며 “육식은 지구의 에너지 자원을 광범위하게 그리고 빠르게 소진하는 생활습관이다. 지나친 육류 섭취 또한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누려 온 풍요 중 하나”라고 강조하기도 했죠.일반 대중의 시선도 이전까지 채식하는 이들을 ‘까다로운 사람’ 또는 ‘예민한 사람’ 정도로 치부하던 것과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에 김 사무국장은 채식을 실천하고, 일회용품을 줄이는 등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개인이 에너지와 자원을 아끼는 것만으로는 이미 심각한 온난화 현상을 막을 수 없다.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 요구하고 전 지구 차원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인간 문명은 날씨와 계절, 자연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게 되며 활짝 꽃피었죠. 하지만 최근의 심각한 기후 변화로 예측은 불가능해졌습니다. 기상청이 하루 걸러 하루씩 오보를 낸다며 ‘오보청’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 것처럼요. 근본적으로 지구온난화의 가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재난은 계속된다는 게 기후 전문가들의 경고인데요. “이젠 정말 시간이 없다”는 이들의 말에, 이젠 정말 모두가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다이노+] 티라노사우루스 친척뻘…신종 육식 공룡 화석 발견

    [다이노+] 티라노사우루스 친척뻘…신종 육식 공룡 화석 발견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친척뻘 되는 신종 공룡의 화석이 발견됐다. 영국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우스햄튼대학의 고생물학 연구진은 지난해 와이트섬에서 발견된 화석 네 조각이 1억1500만년 전 지구상에 서식했던 육식성 후족 보행 공룡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벡타에로베나토르 이노피나투스'(Vectaerovenator inopinatus)라는 학명이 붙은 이 공룡은 몸 길이가 4m에 달하며, 목뼈와 등뼈, 꼬리뼈 등 뼈 일부의 특징으로 보아 뒷발로 걸어다니는 공룡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특히 이 신종 공룡에게서는 ‘공동’(空洞)이 확인됐는데, 이는 현대 조류에서도 볼 수 있는 폐와 유사한 기관이다. 연구진은 “신종 공룡에게서 발견된 공동은 호흡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동시에 골격을 보다 가볍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종 공룡은 익히 알려진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오늘날 조류를 모두 포함하는 공룡군에 속하며, 다른 동물의 뼈대에서 발견되는 것보다 더 많은 수의 공동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사우스햄튼대학의 크리스 바커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신종 공룡은 백악기 중기, 현재의 유럽 대륙에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당시의 육식성 후족 보행 공룡의 기록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번 화석의 발견이 당시 서식했던 공룡에 대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신종 공룡은 아마도 화석이 발견된 섬의 북쪽 지역에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 사체가 인근의 얕은 바다로 쓸려 내려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번 화석을 발견한 사람은 전문 과학자가 아닌 화석탐험가 로빈 워드였다. 당시 그는 가족과 함께 와이트섬을 찾았다가 이 공룡화석을 발견한 뒤 학계에 기증했다. 사우스햄튼대학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신종 공룡에 대한 논물의 공동 저자에 로빈 워드를 포함, 화석을 발견한 사람들의 이름도 올렸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고생물학(Palaeontology)’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내 눈을 봐” 소 엉덩이에 그린 눈, 사자 공격 없었다

    “내 눈을 봐” 소 엉덩이에 그린 눈, 사자 공격 없었다

    아프리카 오카방고서 4년 실험 ‘놀라운 결과’ 맹수들이 가축을 공격해 골머리를 앓는 아프리카에서 소 엉덩이에 ‘눈 모양’ 그림을 그려 넣었더니 사자의 공격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험은 14개 무리 2061마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12일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 진화·생태학 부교수 트레이시 로저스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아프리카 보츠와나 북서부 오카방고 삼각주 지역에서 4년여에 걸쳐 진행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자매지인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야생동물이 보호되고 있지만, 사자와 표범 등 대형 육식동물이 주변의 가축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연구팀은 가축을 공격하는 사자나 표범 등 고양이과 동물이 기습적으로 사냥을 해 목표물과 눈만 마주쳐도 사냥을 포기하는 사례가 있는 점에 착안했다. 사자의 공격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소의 양쪽 엉덩이에 눈 그림을 그려 넣고 공격 예방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먼저 각 무리를 세 부류로 나눠 방목하기 전에 두 부류에는 각각 눈 그림과 십자 표시를 그려넣고 나머지 한 부류는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았다. 이들은 거의 비슷한 지역에서 방목됐다. 그 결과, 4년 가까운 기간에 눈 그림을 가진 소 683마리는 사자 공격으로 죽은 개체가 없었다. 반면 아무 그림도 없는 소는 835마리 중 15마리가 희생됐다. 또 십자 표시를 한 소는 543마리 중 4마리가 공격을 당했다.이는 사냥감에게 들킨 사자는 사냥을 포기한다는 점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다. 특히 눈이 아닌 단순 십자 그림만 가진 소도 아무 그림도 없는 소보다는 덜 공격을 받았다는 것은 뜻밖의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연구팀은 그러나 모든 소에 눈 그림을 그려 넣어 무리 내에 사자가 사냥감으로 눈독을 들일만한 이른바 ‘희생양’이 없을 때도 눈 그림이 효과가 있을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장기적으로 사자가 소 엉덩이에 그려진 가짜 눈에 익숙해졌을 때도 예방 효과가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인정했다. 한편 연구팀은 가축 피해를 예방하는 것은 단일 방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소 엉덩이에 눈 모양을 그려 넣는 간단하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방식이 예방책에 추가됨으로써 육식동물과의 공존 비용을 줄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이상 기후와 육식/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이상 기후와 육식/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역대급 물 폭탄 세례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유례없는 긴 장마가 지나간 제주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중국은 남부지역에서 홍수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수재민이 우리나라 인구 5178만명을 넘어섰다. 일본도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물난리를 겪었다. 유럽 각국은 잇달아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남서부는 40도 넘는 폭염이 덮쳤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는 8만년 만에 있을 법한 고온현상에 산불까지 겹쳤다. 이는 지구 온난화 아닌 가열화로 따른 기상 이변이다. 문제는 갈수록 지구가 더 빨리 뜨거워진다는 데 있다. 미래에는 상상 이상의 기상 이변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인류는 유사 이래 가장 잘 먹고 잘산다. 이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고 이산화탄소, 메탄 등 지구 온도를 올리는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한다. 지구 온도가 현재보다 평균 5도 이상 오르면 인류가 거의 살 수 없는 뜨거운 행성이 된다고 한다. 뒤늦게 인류는 심각성을 깨달았다.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에서 지구의 온도 상승 폭을 2100년까지 1.5도 내로 제한하자는 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유럽의회가 지난해 11월 본회의를 열고 ‘기후·환경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회원국들에 온실가스 배출 억제를 위해 더욱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5일 발간한 바이오사이언스지 1월호에 실린 156개국 1만 3632명의 과학자들이 서명한 ‘전 세계 과학자들의 기후 위기 경고’라는 보고서에서 “기후 위기가 예상보다 속도가 더 빨라져 자연 환경시스템과 인류의 운명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인류는 경제 성장 이후 ‘부의 상징’인 고기를 많이 먹는다. 그런데 축산업은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산업이다. 유엔 농업식량기구(FAO)가 2006년 내놓은 ‘축산업의 긴 그림자’라는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축산업이 18%로 전 세계 교통수단 13.5%보다 더 많았다. 특히 육류 가운데 소고기는 온실가스도 많이 내뿜고, 사육 면적도 넓고, 사료도 많이 필요하다. 조지프 푸어 옥스퍼드대 교수와 토머스 네메섹 박사가 사이언스지 2018년 1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의 식품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소고기는 60㎏이지만 완두콩은 고작 0.9㎏이다. 돼지고기 7㎏, 닭고기는 6㎏으로 소고기보다 적지만 식물류가 육류보다 10~50배 적게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소고기 1㎏ 생산에 쓰는 면적도 326.21㎡이지만 콩은 3.526㎡면 된다. 피터 알렉산더 에든버러대 교수팀이 2016년 낸 논문에 따르면 소고기 1㎏을 생산하는 데 건조사료량이 2525㎏이나 들어간다. 축산업은 산림도 황폐화시킨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지난해 9월 5일 지구의 허파 아마존에서 8월 한 달 동안 2만 5000㎢에 이르는 대지가 불에 탔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목축을 위한 초지 조성과 사료용 콩을 재배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육류는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인류는 고기를 많이 먹으면서 암 등 만성질환에 시달린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몸도 지구도 건강해지기 위해 고기를 덜 먹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인류는 기후 위기 탓에 고기와 거리두기를 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물론 고기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나도 당신도 마찬가지일 터. 그렇다고 내가 사는 동안 “설마 기상 이변이 나를 위험에 빠뜨리겠어”라며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나 하나 육식을 줄인다고 지구적인 현상에 얼마나 변화를 미칠까에 대해 의문도 들 것이다. 하지만 작은 게 쌓이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이 된다는 ‘나비효과’가 일어나는 것처럼, ‘뜨거운 지구’가 아닌 다시 ‘살기 좋은 지구’를 후손들에게 남겨 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jeunesse@seoul.co.kr
  • 진흙범벅 상점, 다 내버릴 판… “팔십 평생 이런 난리는 처음”

    진흙범벅 상점, 다 내버릴 판… “팔십 평생 이런 난리는 처음”

    “내 평생 이런 난리는 처음이야. 시장과 모든 상점이 진흙탕으로 변했어.” 9일 오전 10시 가장 피해가 컸던 전남 구례군 오일장엔 수마가 휩쓸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1㎞ 남짓의 시장통에는 냉장고와 소파, 선풍기 등 가전제품을 비롯한 수백여개의 물건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부인, 자녀 등과 생활용품 매장을 청소하고 있던 이모씨는 “2층 옥상 위 지붕을 타고 올라가 보트를 타고 간신히 빠져나왔다”며 “둥둥 떠다니는 가전제품 등에 몸을 다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백화자(76)씨도 “보트가 지나갈 때면 숙박업소나 상가 건물 위층에서 ‘살려 주세요’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며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무서워서 다리가 후들거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구례여중 체육관 임시 대피소에서 이틀째 생활하고 있는 여도영(84)씨는 “지대가 낮기도 했지만, 일평생 이런 난리는 처음”이라며 “섬진강댐과 주암댐 등 동시에 2개 댐이 수문을 열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말했다. 물이 빠지면서 오일장 상인들은 이날 오전 자신의 가게를 찾았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전날 사시천 제방이 무너져 오일장 인근의 주유소와 숙박시설의 기름도 유출됐다. 진흙탕이 된 상점에서는 기름 냄새와 악취까지 진동했다. 손모(54)씨는 “수돗물이 끊겨 침수된 지하의 물을 퍼서 가재도구와 상품을 씻었지만 도저히 쓸 수 없다”면서 “제대로 쓸 만한 물건이 하나도 없다”며 하늘만 쳐다봤다. 피해가 심했던 화개장터로 가는 15㎞ 도로 곳곳에는 각종 수초와 커다란 나뭇가지 등이 뒤엉켜 있어 전날의 상황을 설명하는 듯했다. 지난 8일 하루 동안 420㎜의 물폭탄이 쏟아져 32년 만에 침수됐던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는 이날 오전 물이 다 빠졌다. 화개장터 입구에서 식육식당을 하는 김민수(56)씨는 “이쪽 부근은 황토 뻘물인데 갑자기 섬진강댐을 방류하니까 물이 역류하면서 도로를 넘어 시장 쪽으로 들어왔다”며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댐 관리를 잘못한 게 이번 수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호남 화합의 상징을 나타내듯 하동군 직원과 의경, 인근 마을 주민 등 수백명이 복구 작업을 도왔지만 쑥대밭으로 변한 화개장터를 청소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하동군의 한 관계자는 “포클레인 등 장비를 동원해 최대한 복구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도로·가옥 등 침수·유실된 시설물이 많다”면서 “정부의 인력과 장비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구례·하동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판다 보호하려다 …中 보호구역 내 표범·늑대의 비극

    [핵잼 사이언스] 판다 보호하려다 …中 보호구역 내 표범·늑대의 비극

    중국이 애지중지하는 판다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오히려 다른 일부 야생동물의 생태를 위협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언론은 대왕판다를 보존하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이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반대로 표범 등 일부 야생동물의 개체수는 급감했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동물로 꼽히는 판다는 지난 1990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을 만큼 한때는 멸종을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이후 중국 당국은 서식지 보호 및 관리 등 본격적인 '판다 구하기'에 나서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던 개체수를 반등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에 IUCN은 지난 2016년 판다를 멸종위기종에서 '취약종'으로 한단계 등급을 낮추면서 그 노력은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판다 구하기 탓에 반대로 피해를 받는 동물도 있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판다는 중국 내에서 대표적인 '우산종'으로 평가받는다. 곧 판다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이 우산처럼 펼쳐져 다른 종 보호에도 모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 실제로 이같은 노력은 서식지를 공유하는 많은 야생동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그러나 덩치가 큰 일부 육식성 야생동물의 경우는 그 반대였다. 중국 베이징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대왕판다 자연보호구역 73곳에 설치된 10년 치 카메라 촬영분에 대한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판다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 전과 후를 비교해 이곳에 서식하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움직임을 분석한 것. 그 결과 표범 개체수는 81%, 설표 38%, 늑대 77%, 승냥이는 무려 95%가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표범이나 늑대와 같은 종은 판다보다 20배나 많은 공간을 돌아다니며 사냥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판다에만 초점을 맞추는 보존 노력이 모든 종에게 효과적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표범 등 육식동물이 사라지면 사슴과 가축이 자연 서식지를 돌아다니며 훼손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판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대형 육식동물을 포함한 모든 종을 위한 정책을 함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판다만 대접받는 더러운…中 보호구역 내 표범·늑대는 사라져

    판다만 대접받는 더러운…中 보호구역 내 표범·늑대는 사라져

    중국이 애지중지하는 판다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오히려 다른 일부 야생동물의 생태를 위협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언론은 대왕판다를 보존하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이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반대로 표범 등 일부 야생동물의 개체수는 급감했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동물로 꼽히는 판다는 지난 1990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을 만큼 한때는 멸종을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이후 중국 당국은 서식지 보호 및 관리 등 본격적인 '판다 구하기'에 나서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던 개체수를 반등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에 IUCN은 지난 2016년 판다를 멸종위기종에서 '취약종'으로 한단계 등급을 낮추면서 그 노력은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판다 구하기 탓에 반대로 피해를 받는 동물도 있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판다는 중국 내에서 대표적인 '우산종'으로 평가받는다. 곧 판다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이 우산처럼 펼쳐져 다른 종 보호에도 모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 실제로 이같은 노력은 서식지를 공유하는 많은 야생동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그러나 덩치가 큰 일부 육식성 야생동물의 경우는 그 반대였다. 중국 베이징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대왕판다 자연보호구역 73곳에 설치된 10년 치 카메라 촬영분에 대한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판다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 전과 후를 비교해 이곳에 서식하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움직임을 분석한 것. 그 결과 표범 개체수는 81%, 설표 38%, 늑대 77%, 승냥이는 무려 95%가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표범이나 늑대와 같은 종은 판다보다 20배나 많은 공간을 돌아다니며 사냥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판다에만 초점을 맞추는 보존 노력이 모든 종에게 효과적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표범 등 육식동물이 사라지면 사슴과 가축이 자연 서식지를 돌아다니며 훼손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판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대형 육식동물을 포함한 모든 종을 위한 정책을 함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땀 흘린 뒤 옆구리 찌르는 고통… 하루에 최소 물 5컵 드세요

    땀 흘린 뒤 옆구리 찌르는 고통… 하루에 최소 물 5컵 드세요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자칫 몸속의 수분이 부족해지면 요로결석이나 통풍에 노출될 수 있다. 때로 극심한 통증과 합병증까지 동반하는 요로결석과 통풍의 원인과 증상,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요로결석은 소변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요로에 돌이 생기는 질환이다. 요로에는 신장, 요관, 방광, 요도 등이 포함된다. 요로에 발생한 돌은 정상적인 소변의 흐름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요로 감염을 일으켜 신장 기능을 떨어뜨린다. 겨울철에 비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3배 정도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 7월부터 9월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주로 30~40대에 발병하고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2배 정도 많다. 10세 이하와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드물다.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4일 “1990년대에는 환자 비율이 2%를 밑돌았으나,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 비만, 성인병 증가로 지속적으로 환자가 늘고 있다”면서 “미국·서구 사회에서도 요로결석 환자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에 요로결석 환자가 많은 것은 더운 날씨로 몸 안의 수분이 땀으로 빠져나가고 소변량이 줄어들면서 결석이 생길 위험이 늘기 때문이다. 김태형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피부가 강한 햇볕을 받아 비타민D가 활성화되면 결석의 주요 성분인 칼슘이 많이 배출돼 결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주로 잠을 잘 때나 식사 2~3시간 후,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릴 때 쉽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요로결석의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옆구리 통증이다. 소변이 지나가는 경로를 결석이 막아 신장이 부어 오르기 때문에 결석이 생긴 곳의 신장 주변으로 통증을 느낀다. 소변이 붉게 나오는 혈뇨, 발열, 구역질, 구토, 어지러움, 복부 팽만감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때로 결석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신장 결석이 커져 신장 기능이 손상되거나 요로감염으로 패혈증을 동반할 수도 있다. 박성열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석의 통증은 너무 심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맹장염이나 척추질환, 정형외과 질환으로 잘못 알고 여러 의료기관을 찾은 뒤에야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요로결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전문가들은 하루 소변량이 2ℓ 이상 되도록 물을 마실 것을 권한다. 식사를 할때 2컵, 식사 사이에 1컵, 잠자기 전에 2컵 정도로 하루 2.5ℓ 이상 마시는 게 좋다. 대신 소금 섭취는 하루 4~5g 이하로 조절한다. 식사 때 즐겨 먹는 국이나 찌개의 섭취량을 줄인다. 음식을 짜지 않게 먹는 것은 결석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이 충분한 음식을 먹는다. 칼슘 섭취가 부족하면 결석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우유, 멸치 등을 자주 먹는 것이 중요하다. 요로결석 환자라면 동물성 단백질은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이학민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고단백 음식은 구연산의 배출을 감소시켜 요로결석의 발생을 촉진한다”면서 “구연산은 소변 중 요로결석의 성분인 요산을 배출시키고 소변을 산성화해 요로결석 형성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요로결석은 치료 후에도 1년에 7% 정도의 환자에게서 재발한다. 10년 안에는 절반 정도의 환자가 다시 요로결석에 걸릴 수 있다. 다만 음식을 조절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환자들은 재발 비율이 절반 정도 줄어든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통풍은 아플 통(痛)에 바람 풍(風)자를 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픈 질병’이라는 뜻이다. 흔히 ‘치맥 즐기다 통풍 걸린다’고들 한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땀을 많이 흘리는 7~8월에 탈수 상태에서 맥주와 고기를 즐기다 보면 일시적으로 통풍 발작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술과 고기류에 들어 있는 퓨린이라는 물질은 몸에서 사용된 뒤 요산이라는 찌꺼기를 남기는데, 몸 안에 요산이 너무 많이 쌓이면 혈중 요산농도가 올라가 관절 조직에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8~2019년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7월에 가장 많았다. 주로 성인 남성에게 많이 생기고 여성은 주로 60세 이상에서 발생한다. 송정식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은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질환이었지만 식습관이 고칼로리, 육식 위주로 서구화하면서 통풍 환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드물게 선천적인 요인도 있지만 비만이나 과음, 과도한 운동이 요산의 농도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통풍 발작은 갑자기 급성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전형적인 사례를 보면 건강한 중년 남성이 과음 후 새벽에 엄지발가락이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난다. 통증 부위가 얼얼하고 빨갛게 달아오른다. 처음에는 치료를 하지 않아도 통상 3~10일 사이에 증상이 없어진다. 하지만 같은 과정이 자주 반복되고 발목이나 무릎, 손가락 관절에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만성 관절염을 앓을 수도 있고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복부 비만 등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발표된 ‘한국인 통풍환자의 진단 및 치료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5~2008년 국내 3개 대학병원에서 통풍 치료를 받는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고혈압 36.0%, 당뇨병 11.0%, 협심증 8.1%, 심부전 6.6%, 고지혈증 4.4% 순으로 기저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통풍 환자들은 관절염 치료에만 그치지 말고 합병증 증세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통풍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체중 관리가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도한 운동이나 급격한 체중 감소는 되레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규칙적인 습관으로 체질량 지수(BMI,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를 25 미만으로 서서히 낮추도록 한다. 과음을 삼가고 맥주와 독주는 피한다. 포도주도 많이 마시면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불가피하면 적포도주 2잔 이내를 권한다. 탄산음료, 고기, 곱창 같은 동물 내장, 어패류 등도 주의해야 한다. 우유, 요구르트, 치즈 등 저지방 유제품, 비타민C는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채식으로 건강·동물·환경 살리자”

    “채식으로 건강·동물·환경 살리자”

    비건 세상을 위한 시민모임(비시모) 회원들이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만병의 근원 육식을 중단하고 건강 채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서울포토]‘건강, 동물, 환경을 살리는 채식’

    [서울포토]‘건강, 동물, 환경을 살리는 채식’

    비건 세상을 위한 시민모임(비시모) 회원들이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만병의 근원 육식을 중단하고, 건강 채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0. 8. 2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다이노+] 포르투갈서 ‘최강 육식공룡의 조상뻘’ 신종공룡 발견

    [다이노+] 포르투갈서 ‘최강 육식공룡의 조상뻘’ 신종공룡 발견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고생물학자들이 신종 육식공룡을 발견했다. 이 공룡은 포르투갈 루시타니아 분지에서 발견돼 ‘루시타니아의 사냥꾼’이라는 뜻으로 ‘루소베나토르 산토시’(Lusovenator santosi)라는 학명을 갖게 됐다. 포르투갈 리스본대와 스페인 국립통신대의 공동연구진이 몸길이 3.5m, 키 1m의 이 작은 공룡을 자세히 조사한 결과, 역사상 최강 육식공룡 무리인 알로사우루스상과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공룡은 북반구에서 발견된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반구서 가장 오래된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이들 연구자는 지난 20년간의 발굴 조사에서 화석 조각 몇십 개를 발견했고, 거기서 이번 신종 공룡의 화석 두 구분을 확인했다. 첫 번째 공룡은 약 1억5300만 년 전 살았던 아성체이고, 그다음 공룡은 그보다 800만 년 정도 지난 1억4500만 년 전 살았던 성체의 화석이었다. 이들 모두 쥐라기 후기에 속한다. 특히 신종 공룡은 분류상으로 쥐라기 후기부터 백악기 전기(약 1억5000만~1억년 전)에 존재했던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약 1억5400만 년 전에 살았던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 화석이 발견된 사례가 있지만, 이번 화석은 북반구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강할 수도… 알로사우루스상과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포식자 중에서도 역사상 가장 강한 수준의 집단이다.그 대표로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발견된 백악기 중기 최강 공룡인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는 키 12~14m에 달해 백악기 후기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체격과 힘을 자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그리스어로 거대한 폭군을 뜻하는 백악기 전기의 티라노티탄과 역사상 최강 육식공룡으로도 꼽히는 백악기 전기의 기가노토사우루스 등이 있는데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는 이들 공룡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참고로 북반구에서 발견된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 화석은 지금까지 백악기 전기로 한정돼 있었다. 이에 따라 그 이전 시대인 쥐라기에는 아직 북반구에서 번성하지 못했던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신종 공룡의 발견으로 기존 이론보다 2000만 년 전 이미 북반구를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리아반도가 이동 중간 지점?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리스본대의 엘리자베테 말라파이어 박사는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의 분기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포함한 이베리아반도가 중요한 중계점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비슷한 대형 육식공룡의 화석은 앞서 말한 동아프리카 탄자니아뿐만 아니라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2억 년 전쯤 연결돼 있었던 초대륙 판게아는 1억8000만 년 전쯤 북반구의 로라시아와 남반구의 곤드와나로 분열했다. 이후 로라시아는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나뉘었다. 그때 아프리카로 이동했든 북아메리카로 이동했든 이베리아반도가 중계 지점이 됐다고 추정되는 것이다. 즉 루소베나토르 산토시는 이베리아에서 벗어나 세계 각지로 이동한 일종의 선구자였을지도 모른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척추고생물학회지’(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최신호(7월 10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베를린 인싸 되기? 베지테리언으로 살아 봐

    베를린 인싸 되기? 베지테리언으로 살아 봐

    獨인구 10%인 800만명이 비건채식주의자 위한 레스토랑 많아밀로 만든 고기, 두유로 만든 햄맛과 멋 다 잡은 코스 요리까지 육식파도 고기가 그립지 않더라나는 고기파다. 고기는 안 가리고 다 잘 먹는다. 삼겹살을 좋아하고, 엄마가 만들어 주는 떡갈비는 일주일도 넘게 먹을 수 있다. 서울 우래옥에서 먹는 불고기를 평양냉면만큼이나 사랑하고, 아무렇게나 굽는 한우는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다. 바싹 익힌 한우는 상상조차 하기 싫다. 이런 내가 베지테리언과 사귀게 되다니. 나를 ‘과격한 육식주의자’라고 놀리던 친구는 말했다. “고기 못 먹어서 어떻게 만나. 너 고기 못 먹으면 히스테리 장난 아니잖아. 아무래도 오래 못 가겠는데?” 나도 이 연애가 엄청 힘들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잘 지낸다. 아직까진. 베를린에선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비건(채식주의자) 레스토랑도 자주 간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 비건 레스토랑은 먼저 가자고 조를 정도다. 이유는? 맛있어서다. 먹을 만한 정도가 아니라 눈이 동그래질 만큼 맛있다. 남자친구는 치즈와 우유, 생선까지 먹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인데, 우리는 채식보다 더 엄격한 기준의 비건, 즉 유제품과 달걀을 재료로 쓰지 않는 레스토랑에도 자주 간다.단골로 가는 비건 레스토랑은 집에서 멀지 않은 베트남 음식점 ‘안 다오’다. 그곳에서 세이탄(Seitan·밀로 만든 식물성 고기)이 들어간 쌀국수와 비건 햄과 두부, 야채들이 들어간 카레우동과 밥을 즐겨 먹는다. 돌솥 같은 그릇에 국물이 자작하게 담긴 ‘카포’는 콩으로 만든 새우와 그린 바나나, 각종 야채, 견과류 등이 들어 있는 음식이다. 유기농 콩으로 만든 요구르트와 두유로 만든 조림 국물은 우리네 생선조림처럼 혀에 착 붙는다. 밀로 만든 고기는 진짜 고기처럼 쫄깃쫄깃하고 두유로 만든 햄도 굳이 말하지 않으면 일반 햄과 별로 다르지 않은 맛이다. 베를린에서 즐겨 가는 단골집이 비건 음식점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웃긴 일이었다.●베를린 ‘주류문화’가 된 채식 남자친구가 아니었다면 베를린에서 이렇게 채식이나 비건 레스토랑을 자주 가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발을 들이고 나니 채식의 문턱이 그 어느 도시보다 매우 낮다는 걸 실감한다. 실제로 베를린은 ‘유럽 비건의 수도’로 손꼽힌다. 동물 복지와 환경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소수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수가 채식을 일상화하고 있다. 독일 전체 인구 중에는 10% 해당하는 800여만명이 채식 인구다. 그 중심에 베를린이 있다. 베를린에서 채식은 이미 ‘주류문화’가 됐다. 진짜 베를리너가 되려면 베지테리언이 돼야 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당신도 베를린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혹은 그녀가 베지테리언일 확률은 반 이상이라고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장담한다. 그렇다면 베를린은 어떻게 채식과 비건의 수도가 될 수 있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의 시점에서 얘기하자면, 베를린에는 채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정말 많다. 채식주의자와 비건을 위한 전문 음식점도 많지만 일반 레스토랑도 ‘채식 메뉴’를 잘 갖추고 있다. 육식주의자인 나와 채식주의자인 남자친구가 어느 레스토랑에서나 서로 먹고 싶은 걸 사이 좋게 고르고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베를린에서는 채식주의자들이 고기가 안 들어간 메뉴를 찾아 멀리 발품을 팔거나 힘들게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동네 음식점 가듯이 언제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전 세계 비건을 위한 식당 가이드 앱 ‘해피카우’는 이런 ‘비건 프렌들리’ 식당이 베를린에 600여군데 있다고 밝혔다. 채식주의자와 비건을 위한 전문 식당은 200여군데에 달한다.●팔레스타인·이스라엘인 함께 운영하는 ‘카난’ 채식 및 비건 전문 음식점 중에는 지향하는 콘셉트나 의도가 단연 돋보이는 곳이 많다. 그중 한 곳은 채식 전문 식당인 ‘카난’(Kanaan)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의 그 ‘가나안’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건 두 오너 때문이다. 지금도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적의 두 사람이 함께 문을 열어 화제가 됐다. 이스라엘인 오즈 벤 데이비드와 팔레스타인인 잘릴 다빗이 음식을 통해 평화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후무스와 팔라펠을 메인 메뉴로 두고 있다. 후무스는 종류만 7가지에 달한다. 우유와 달걀을 이용한 채식 메뉴가 대부분이고 우유 대신 두유로 만든 요구르트 소스의 후무스 버거 등 비건 메뉴도 잘 갖추고 있다. 이곳이 특별한 건 또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난민과 성 소수자들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에서도 큰 이슈가 되는 난민과 인종차별, 성차별적 문제를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적극 해결하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에 필요한 식재료 공장을 만들어 어려움에 처한 현지인들을 지속적으로 돕는다. 음식도 맛있다. 강황이 들어간 매콤한 버섯 후무스와 팔라펠 플레이트는 둘이 먹어도 충분할 만큼 양도 많고 맛있다. ●쓰레기 제로 추구하는 ‘프레아 레스토랑’ 독일에선 명품이나 비싼 옷 입고 티 내는 걸 촌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부자들도 잘사는 티를 잘 안 낸다. 베를린 거리에는 그냥 아래위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다닐 뿐이다. 내가 베를린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채식을 하는 건 매우 고급스럽고 바람직한 습관이라 여긴다. 육류를 먹지 않음으로써 동물들이 비윤리적인 환경에서 사는 걸 막을 수 있고, 지구 환경을 보호할 수 있으며, 자신의 건강도 지킬 수 있으니 채식만큼 쉽고 적합한 것이 없다고들 생각한다. “왜 베지테리언이 됐어?” 남자친구를 만난 첫날 물어봤던 것 같다. “동물을 비윤리적으로 사육하고 고기를 얻는 공장식 육류 산업에 반대하기 때문이야. 내가 쓰는 돈이 그곳으로 가는 게 싫어. 고기를 안 먹은 건 열네 살 때부터인데, 그렇다고 고기를 아예 안 먹는 건 아니야. 아이들이 먹다 남긴 치킨이나 고기는 일부러 먹기도 해. 버려지려고 죽은 애들이 아니니까. 야생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사냥꾼에게 잡힌 고기도 맛은 봐. 걔네는 행복하게 살다가 간 거잖아.” 먹다 남긴 고기를 가끔 그가 먹을 때, 즐거워서 먹는 게 아니란 건 이미 표정에서 알겠다. 도저히 못 먹겠는 건 그도 남긴다. 하지만 원래 음식을 안 남기고 먹는 스타일이라 버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더구나 그게 고기라면 남이 주문한 음식이라도 버리지 않으려고 대신 먹는다. 나도 가급적이면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고 애쓴다. 베를린의 레스토랑은 음식의 양이 기본적으로 많아서 고기 메뉴를 시키면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다 못 먹을 것 같으면 그냥 채식 메뉴를 시킬 때도 있다. 남기지 않는 것,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 또한 베를린에서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쓰레기를 줄이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제로’로 만들자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확산하는 이유다.미테 한복판에 있는 ‘프레아’(FREA)는 ‘세계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레스토랑’으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식재료는 가까운 산지에서 포장되지 않은 상태로 공급받고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테이블에는 일회용 냅킨 대신 부드러운 면 손수건을 놓는 식이다. 음식은 모두 채식과 비건 메뉴로 돼 있으며 일체의 동물성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헤이즐넛을 이용해 만드는 커피와 쌀로 만든 우유, 직접 만드는 사워도 빵과 파스타 등 더 건강하고 질 좋은 재료를 만드는 데 열심이다. 음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는 것이 기본 취지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쓰레기는 레스토랑 내에 설치된 음식물 처리 기계를 통해 퇴비로 만든다.베를린의 힙스터들이 모이는 ‘프레아’에서 머리를 앙증맞게 옆으로 묶은 남자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음식을 고른다. 건강식 샐러드와 홈메이드 파스타 혹은 구운 감자가 메인으로 나오는 점심코스는 16유로. 적당한 가격에 폼 내기도 좋아서 서울에서 친구가 오면 당장 데려가고 싶은데, 여행은 언제나 가능해질까. 채식 어렵다고? 베를린 마트 ‘비건 패티’ 즐겨 봐●비건 음식이 파인다이닝을 만났을 때 ‘러키 리크’ 남자친구를 만난 지 1년, 베를린에서 산 지 7개월이 된 기념으로 모처럼 근사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러키 리크’ 레스토랑은 비건 음식을 파인다이닝 콘셉트로 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베를린에서 꼭 가 봐야 할 비건 레스토랑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베를린에서 더 많은 비건 음식과 레스토랑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터라 꼭 한번 가 보고 싶은 곳이었다. 저녁에만 열고 코스요리로만 내기 때문에 아무 때나 가긴 버거웠다.2011년에 오픈한 ‘러키 리크’는 두부나 콩을 이용한 단순한 비건 음식이 아니라 실제 소고기처럼 느껴지는 스테이크, 일반 치즈와 전혀 분간이 안 가는 비건 치즈 등을 독창적으로 선보이며 입소문을 탔다. 비트를 구워 만든 스테이크가 어떻게 진짜 스테이크 같은 맛을 내는지 너무 궁금했다.‘러키 리크’의 메뉴는 딱 한 가지. 샐러드, 수프, 두 가지의 메인 음식, 디저트로 구성된 메뉴에서 3코스, 4코스, 5코스로 고를 수 있다. 우리가 간 날 메뉴에는 스테이크가 없었다. 대신 아스파라거스로 만든 슈니첼(독일식 돈가스)과 여러 가지 곡물과 야채로 바삭하게 만든 슈니첼이 메인으로 있었다. 아스파라거스 슈니첼은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뻔한’ 맛이 났지만, 곡물 슈니첼은 바삭바삭한 식감이 진짜 고기를 씹는 것 같았다. 아몬드로 만든 리코타 치즈도 진짜 치즈 같고 코코넛 아이스크림도 우유 없이 만들었다는 걸 알아채기 어려웠다. 소문대로 러키 리크는 비건 음식을 먹을 때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2% 부족한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만족스러웠다.●하나의 유행, 일상의 방식으로 통하는 ‘채식’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겐 환경과 동물 보호를 위한 설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채식을 즐길 수 있으려면 고기 맛이 ‘별로’ 그립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능동적인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다. 고기 굽는 소리나 냄새만 맡아도 침이 고이는 사람들이 신념만 가지고 채식을 하기엔 너무 고행이 따를 테니까. 유럽의 비건 마켓 ‘베간츠’의 창업자인 얀 브레딕도 어느 신문 인터뷰에서 ‘비건 푸드가 비(非)비건 음식보다 맛있지 않으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고 했는데, 그 말에 무척 공감이 갔다. 고기가 그립지 않은 비건 음식, 과연 얼마나 가까이 있을까. 매번 햄버거를 사 먹는 게 지겨워서 집에서 만들어 먹은 적이 있다. 패티는 슈퍼마켓 ‘레베’에서 샀다. 남자친구는 비건 버거로 유명한 ‘비욘드 버거’ 패티를, 나는 소고기 패티를 샀다. 베지 버거는 가히 패티계의 혁명이라 느껴질 맛이었다. 일반 고기와 차이점을 거의 느낄 수 없고, 식감은 더 부드럽고 가벼웠다. 이 놀라운 맛은 이미 빌 게이츠도 투자할 만큼 획기적인 제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이 ‘식물성 고기’의 한 가지 단점이라면, 일반 고기 패티가 2유로대인데 이 비건 버거는 5유로가 넘는다는 것. 진짜 고기이고 가격까지 저렴한데도 더 비싼 비건 패티를 사 먹고 싶은 건 맛 경쟁력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게는. 베를린에 와서 고기가 들어간 메뉴를 시키고 남기는 반복을 줄였다. 고기를 끊겠다는 생각을 아직 해 본 적은 없지만, 고기를 먹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비건 음식을 먹는 것이 힘들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베를린에서 채식은 이제 그냥 하나의 유행, 일상의 방식으로 통한다. 그중 비건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져서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고 비건 패션과 뷰티 아이템, 비건 투어 프로그램 등 라이프 스타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뷰티 제품은 베를린에서 음식만큼 관심이 높은데, 이곳의 흔한 드럭 스토어인 데엠과 로스만에만 가도 동물성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비건 뷰티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대형 숍들은 식물성 100%의 자체 비건 브랜드 제품도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한다. 베를린에서 산 뒤에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도 거의 반 이상 줄었다. 전에는 쳐다도 안 보던 비건 음식과 채식에 맛을 들이고 있는 요즘, 나는 조금씩 진짜 베를리너가 돼 가는 기분이 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박쥐 몸속은 ‘바이러스 저장고’ 생존 DNA 물려받다

    박쥐 몸속은 ‘바이러스 저장고’ 생존 DNA 물려받다

    7개월 넘게 전 세계를 휩쓸면서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19. 많은 과학자들이 중국 윈난성의 ‘관박쥐’를 원인 동물로 보고 있다. 박쥐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유발한 원인 동물로도 지목받고 있다. 박쥐는 사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수천 가지 바이러스를 몸속에 갖고 있는 이른바 ‘바이러스 저장고’로 알려져 있다. 박쥐는 수많은 바이러스를 체내에 보유하고 있음에도 생존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놀라운 면역 기능을 포함해 여느 동물들과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어 왔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것처럼 박쥐는 조류도 아니고 쥐(설치류)도 아닌 전혀 다른 종의 동물로 새처럼 날아다니는 유일한 비행 포유류다.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에 분포돼 동굴이나 폐광처럼 어두운 곳에 사는 박쥐는 퇴화된 눈을 대신해 음파로 지형지물을 파악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박쥐 눈을 완전히 가리더라도 음파를 발사해 반사되는 파장으로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장애물을 피해 간다. 독일 막스플랑크 분자세포생물학 및 유전학연구소, 막스플랑크 복잡계물리학연구소,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막스플랑크 심리언어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아일랜드, 호주, 영국,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7개국 24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Bat1K’라는 공동연구팀은 대표적인 6종의 박쥐를 분석해 바이러스, 노화, 염증에 저항하는 특이 면역력, 초음파 사용 같은 박쥐의 특이 능력을 가질 수 있게 한 유전체(게놈) 일부를 확인했다.이 같은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7월 23일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Bat1K 연구팀은 전 세계에 분포한 박쥐 1421종의 게놈 전체를 분석하기 위해 구성된 국제 연구 조직이다. 연구팀은 ‘생명의 나무’라고 불리는 계통수에서 박쥐가 어디에 위치하는가라는 미해결 문제를 풀기 위해 관박쥐, 이집트과일박쥐, 옅은색창코박쥐, 생쥐귀박쥐, 쿨집박쥐, 벨벳자유꼬리박쥐 등 6종의 박쥐 DNA 염기서열과 42종의 다른 포유동물의 DNA 염기서열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6종의 박쥐 유전체에 대해 각각 96~99%의 분석을 끝낸 상태에서 다른 종의 포유류들과 비교한 결과 박쥐는 개·고양이·물개를 포함한 육식동물, 천산갑·고래·말이나 소처럼 발굽을 가진 유제류 등을 포함한 ‘페루운굴라타’라는 계통과 가장 밀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음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청력 및 감각기관 유전자가 변화됐으며 바이러스에 내성을 갖는 유전자가 있고, 노화와 종양을 일으키는 염증 유발 유전자는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코로나19 대확산 상황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박쥐의 바이러스 내성에 대한 비밀도 이번 연구로 일부 풀렸다. 연구팀은 박쥐 DNA에서 ‘화석화된 바이러스’를 발견함으로써 먼 과거 바이러스 감염에서 살아남은 박쥐의 유전자가 후손에게 이어지면서 전달돼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동물들보다 종다양성이 풍부한 것도 바이러스 내성 유전자가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독일 막스플랑크 분자세포생물학 및 유전학연구소의 유진 마이어스 교수는 “박쥐의 바이러스 내성이나 노화 저항력에 대한 유전학적 근거를 파악함으로써 인간의 노화와 질병 대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안국건강, 자연과 함께하는 친환경 미션 선포식 성료

    안국건강, 자연과 함께하는 친환경 미션 선포식 성료

    안국건강이 지난 17일 남경수목원에서 고객, 사회, 지구과의 상생을 핵심 가치로 하는 기업 미션을 발표했다. 전직원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는 기업 미션 선포 이외에도 임직원 개인 미션 서약 및 친환경 선물 증정, 다육이 심기 체험, 환경 퀴즈 등이 진행됐다. 어광, 유명한 공동 대표는 “단순히 매출만 창출하는 회사가 아니라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앞으로도 자연에 가까운 제품을 만들어가고, 오늘 다짐한 미션들을 실천해서 건강한 변화를 이끄는 안국건강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안국건강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안국건강 임직원들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분리수거 잘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개인 미션을 발표하고, 미션 실천에 도움이 되는 친환경 소재의 앞치마, 천연 수세미, 대나무 칫솔, 가제 손수건을 증정 받아 임직원들의 미션 수행을 독려하는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어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다육식물 심기 체험, 환경 퀴즈 이벤트 등을 통해 자연 속에서 직접 미션을 체험하는 시간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다짐했다. 한편, 안국건강은 ▲검증된 유래성분 원료 사용 ▲이산화규소와 스테아린산마그네슘과 같은 부형제 사용 지양 ▲원료부터 포장까지 CCP(Customers, Community, Plant)를 생각하는 제조철학을 바탕으로 에코 프랜들리(Eco-Friendly) 문화를 실천해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간에게 감염’ 확증 없는데 스페인, 밍크 9만 2700마리 살처분

    ‘인간에게 감염’ 확증 없는데 스페인, 밍크 9만 2700마리 살처분

    스페인 북동부 아라곤 지방의 한 농장에서 사육되던 밍크 10만 마리 가까이를 어쩔 수 없이 살처분하기로 했다고 보건당국이 밝혔다. 지난 5월 이 농장 직원의 부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남편, 6명의 직원들이 최근 양성 판정을 잇따라 받은 데 따른 조치다. 직원들의 감염이 확인된 뒤 밍크들은 격리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사육됐지만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밍크 가운데 87%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9만 2700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한 것이다. 식욕목 족제비과의 육식 동물인 밍크는 물에서도 살 수 있으며 물고기들을 잡아 먹는다. 보통 야생 밍크의 털이 사육되는 것들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밍크 털을 채취하기 위해 많은 나라들에서 사육된다. 이곳 농장은 수도 마드리드에서 동쪽으로 200㎞ 떨어진 곳에 있는데 당국은 살처분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16일 전했다. 마드리드, 카탈루냐와 마찬가지로 아라곤 지방도 스페인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곳이다. 스페인의 감염자 수는 25만을 넘어섰고, 2만 8000명 정도가 목숨을 잃었다. 호아킨 올로나 아라곤주 농업 장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인간에게 감염병을 옮길지 모르기 때문D에“ 살처분을 결정했다고 했다면서도 “동물이 인간에게, 인간이 동물에게 옮길 수 있는지” 명D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농장 직원들이 뜻하지 않게 동물들에게 감염병을 옮겼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며 동물들이 직원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다는 확증되지 않은 가설도 있다고 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고양이와 강아지 등 일부 동물들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옮겨진다는 연구들은 있었다. 하지만 동물이 인간에게 옮길 가능성에 대해 연구자들이 계속 연구를 하고 있지만 밝혀진 것은 거의 없다. 밍크 공급처 가운데 으뜸을 다투는 덴마크와 네덜란드의 밍크 사육장들에서도 직원들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5월 두 명의 농장 직원이 감염되는 경로에 밍크가 있었다는 정부의 판단에 따라 이미 수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에서 발생한 첫 환자부터 “동물-인간 감염 사례로 알려졌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WHO의 감염병 전문가인 마리아 반케르코브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밍크들을 감염시킨 사람이 있었다면 다음에는 감염된 밍크가 일부 사람을 감염시키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감염이 정말로 어떻게 일어나는지, 이들(밍크)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육식으로 손에 묻힌 피가 결국…” 붉게 물든 英 트래펄가 분수대

    “육식으로 손에 묻힌 피가 결국…” 붉게 물든 英 트래펄가 분수대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 분수대가 붉게 물들었다. 1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트래펄가 광장에서 육식 반대를 외치며 분수대를 붉게 물들인 동물권운동가 2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체포된 이들은 하루 전 트래펄가 광장 분수대에 들어가 빨간 물감을 푼 뒤 “기후를 파괴하고 착취를 일삼는 육식 산업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 활동가는 붉게 물든 분수대가 정부 손에 묻은 피를 상징한다며 “육류산업을 중단시키고 식품 체계를 채식으로 전환하라”고 외쳤다.이들은 “만약 육식을 중단했다면 코로나19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식물 기반의 채식 시스템으로의 전환만이 미래의 유행병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등장한 새로운 전염병 4개 중 3개가 동물에서 비롯됐다”면서, 국민 보호를 위해 정부가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분수대 밖에서 끈질긴 설득 끝에 활동가 중 2명을 체포해 구금했다. 체포된 활동가들이 소속된 ‘동물 반란’ 측은 “육식은 전염병 위험을 증가시킬 뿐”이라면서 “기후 변화와 동물권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식물 기반 식품 시스템으로의 전환에 앞장서야 한다”고 적극적 대처를 주문했다. 이번 시위는 뉴욕과 브리스톨 등 전 세계 20여 개 도시에서 벌어진 채식 운동의 일부라고도 덧붙였다.박쥐와 천산갑 등 야생동물을 섭취하는 중국의 식생활이 코로나19 사태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채식주의 운동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지난 5월 동물권단체 페타(PETA)는 LA타임스를 비롯해 뉴욕타임스, 시애틀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일간지에 ‘미국이여 이제 고기에서 멀어질 때다’라는 전면광고를 실어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미국의 공장식 농업환경에서 근로자는 병들고 동물은 공포에 떨고 있다”면서 채식을 독려했다. 이어 “고기 부족이 곧 식품 부족인 것은 아니”라면서 “육식은 암과 뇌졸중, 고혈압 등 각종 건강질환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우리나라 시민단체 ‘비건을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 역시 코로나19의 근본 대책이 바로 채식이라며 육식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이들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6일 영국 BBC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국제축산연구소(ILRI)의 공동보고서를 인용해 새로 창궐한 전염병의 75%와 기존 전염병의 60%는 동물에서 유래됐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류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에볼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 다양한 인수공통전염병 피해를 입었다. BBC는 “인류가 무분별한 환경파괴로 야생동물을 계속 착취한다면 인수공통전염병은 끊임잆이 인간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인사] 경기도

    경기도 인사 ◇ 4급 ▲언론협력담당관 정덕채 ▲예산담당관 유태일 ▲인구정책담당관 김향숙 ▲행정심판담당관 김정민 ▲안전기획과장 조돈협 ▲자치행정과장 조창범 ▲인사과장 이의환 ▲복지정책과장 박노극 ▲정신건강과장 이봉휘 ▲문화종무과장 고광춘 ▲평생교육과장 박준호 ▲택시교통과장 남길우 ▲물류항만과장 이현호 ▲의회사무처 김종근 ▲인재개발원 교육지원과장 김수찬 ▲안전특별점검단장 강신호 ▲건축디자인과장 한대희 ▲도시재생과장 이종구 ▲도시주택과장 이운주 ▲친환경급식지원센터장 박종민 ▲도로건설과장 류재환 ▲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장 조창휘 ▲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장 원선이 ▲홍보미디어담당관 박연경 ▲계약심사담당관 마순흥 ▲규제개혁담당관 최민식 ▲사회재난과장 남상은 ▲조세정의과장 최원삼 ▲회계과장 김진효 ▲장애인복지과장 박상응 ▲체육과장 이인용 ▲보육정책과장 김용범 ▲아동돌봄과장 박근균 ▲군관협력담당관 이기택 ▲노동권익과장 강현석 ▲DMZ정책과장 홍순학 ▲민관협치과장 김장현 ▲공동체지원과장 김정일 ▲의회사무처 예산정책담당관 양영모 ▲의회사무처 임정원 ▲철도운영과장 조치형 ▲종자관리소장 김두식 ▲동물방역위생과장 최권락 ▲북부동물위생시험소장 박경애 ▲해양수산자원연구소장 김성곤 ▲건강증진과장 금진연 ▲북부환경관리과장 최혜민 ▲자연재난과장 박재영 ▲공공택지과장 김기범 ▲ 행복주택과장 김교흥 ▲도로정책과장 이기민 ▲북부도로과장 원범희 ▲경기융합타운추진단장 정종국 ▲교통정보과장 김용범 ▲농업기술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장 이수연 ▲보건환경연구원 대기연구부장 김요용
  • [핵잼 사이언스] 사람보다 큰 거대 고대 펭귄…지구 북반구에도 살았다

    [핵잼 사이언스] 사람보다 큰 거대 고대 펭귄…지구 북반구에도 살았다

    백악기 말 대멸종 직후 극적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무주공산이 된 지구 생태계를 지배하는 행운을 누렸다. 육지는 물론 바다와 하늘로 진출한 포유류처럼 조류의 조상 역시 익룡이 지배하던 하늘은 물론 대형 포식자가 사라진 육지와 바다로 진출했다. 신생대에는 사람 키보다 훨씬 큰 날지 못하는 육식 조류가 지상에서 최상위 포식자 자리를 차지하고 날개 너비가 7m에 달하는 거대한 새가 하늘을 날았다. 바다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새가 바다를 헤엄쳤다.예를 들어 5600~6000만 년 전 남반구에는 키가 1.7m에 달하는 거대 펭귄인 쿠미마누(Kumimanu biceae)가 살았다. 중생대 바다를 장악한 어룡, 수장룡, 모사사우루스 같은 거대 해양 파충류가 사라지자 거대 펭귄이 빠르게 진화해 그 생태학적 지위를 차지한 것이다. 뉴질랜드에서 발견된 쿠미마누와 다른 거대 펭귄은 당시 펭귄의 생태학적 지위가 지금보다 훨씬 다양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같은 시기는 아니지만, 북반구에도 쿠미마누와 매우 흡사한 바닷새가 있었다. 플로토프테리드(Plotopterid)는 대략 3700만 년 전 등장해 2500만 년 전 사라진 멸종 조류로 지금의 북미와 일본에서 화석이 발견된다. 프로토프테리드의 형태는 쿠미마누와 매우 흡사한데, 몸집은 더 거대해서 가장 큰 것은 몸길이가 2m에 달한다. 그러나 사람보다 큰 크기에도 불구하고 그 외형은 영락없는 펭귄이다.독일 프랑크푸르트 자연사 박물관 셍켄베르크 연구소의 제럴드 마이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쿠미마누를 비롯한 거대 펭귄과 플로로토프테리드의 화석을 비교해 두 거대 바닷새가 매우 흡사한 형태와 생태학적 지위를 누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플로토프테리드는 멸종한 거대 펭귄과 ‘도플갱어’일 정도로 닮은 꼴 생명체였다. 사냥하는 방법과 헤엄치는 기술, 그리고 먹이까지 두 거대 조류는 너무나 흡사했다. 하지만 플로토프테리드는 펭귄과 전혀 다른 바닷새 무리인 가다랭이잡이목(Suliformes)에 속한다. 펭귄이 북반구로 가서 거대해진 것이 아니라 생판 남인데 외형만 비슷한 것이다. 연구의 공저자인 바네사 데 페이트리 박사에 따르면 거대 펭귄과 플로토프테리드는 수렴진화(Convergent evolution)의 사례 중 하나다. 포유류인 박쥐와 지배 파충류에 속하는 익룡은 전혀 다른 계통의 생명체이지만, 하늘을 날기 위해 유사한 형태의 날개를 지니고 있다. 포유류인 돌고래와 중생대 해양 파충류인 어룡 역시 전혀 다른 생물체임에도 매우 유사한 외형을 지니고 있다. 다른 생물이라도 같은 환경에서는 서로 닮은 형태로 진화할 수 있는 것이다. 비슷한 상황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비슷한 해법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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