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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농구 드림팀, 왜 지하철을 탔나

    런던 시내는 ‘교통 지옥’으로 악명 높다. 이 때문에 런던올림픽 선수단은 경기장과 숙소를 오갈 때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부 선수들은 대중 교통을 애용해 화제를 낳고 있다. 더욱이 르브론(제임스)이나 코비(브라이언트) 등이라면. 영국의 석간 런던 이브닝스탠더드는 9일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선수들에게 금메달을 줘야 한다.’는 기사를 싣고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는 선수들을 집중 조명했다. 미프로농구(NBA) 슈퍼스타로 구성된 미국농구대표팀은 최근 올림픽 파크 인근 스트래트퍼드역에서 숙소가 있는 세인트 판크라스 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신문은 몸값이 수백만~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이들이 전용 차량이 아닌 지하철을 거리낌없이 이용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신문에 실린 사진에는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 등 특급 스타들이 모자를 쓰고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지하철에 탄 시민·관광객 등과 반갑게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미국올림픽위원회가 나눠준 기념품을 건네주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대구 육상선수권대회 여자 400m 허들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육상선수 라신다 데무스는 음식 쓰레기가 나뒹구는 ‘257번 버스’를 즐겨 이용한다. 남편과 두 아들까지 런던으로 데리고 온 데무스는 “미국에서도 대중교통을 즐겨 이용한다.”면서 “버스 덕에 숙소까지의 잠깐 ‘가족 여행’을 즐긴다.”고 덧붙였다. 남자 펜싱 에페에서 금메달을 딴 베네수엘라의 루벤 리마르도 가스콘은 아예 금메달을 목에 걸고 지하철을 탄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로블레스·류샹 110m 허들 잔혹사

    다이론 로블레스(26·쿠바)와 류샹(29·중국)은 지난 수년간 110m 허들 세계기록을 번갈아 갈아치운 세기의 라이벌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세계기록 타이인 12초91로 금메달을 목에 건 류샹은 2006년 12초88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2007년 오사카세계선수권 금메달도 류상의 차지. 이후 로블레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2008년 12초87을 기록, 류샹의 세계기록을 0.01초 앞당겼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류샹이 아킬레스건 부상 때문에 출전을 포기하자 로블레스가 금메달을 채갔다. 2008년 이후 류샹은 재활 탓에, 로블레스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육상팬들이 런던올림픽에서 둘의 벼랑끝 승부를 기대한 까닭이다. 하지만 둘은 같은 운명을 타고난 걸까. 지난 7일(현지시간) 110m 허들 예선에서 류샹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쓰러지더니. 8일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끝난 결승에서는 5번 레인에서 뛰던 로블레스가 6번째 허들을 넘는 순간 왼쪽 허벅지를 붙잡고 레이스를 포기했다. 심판진은 로블레스가 고의로 허들을 넘어뜨렸다고 판단, 국제육상경기연맹 규정에 따라 실격 처리했다. 로블레스는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가장 먼저 결승선을 밟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옆 레인에 있던 류샹의 왼팔을 잡아끈 것으로 드러나 실격을 당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내 손 잡아, 같이 가자

    올림픽은 수많은 ‘별’들이 뜨고 지는 무대다. 그저 참가에 의미를 두는 선수도 있겠지만, 대다수 선수들은 저마다 시상대에 오르거나 적어도 지난 4년 갈고 닦은 기량을 최대한 뽐내기를 원한다. 하지만 성적과 상관없이 진정한 ‘올림픽 정신’으로 세계인에게 감동을 안기는 선수도 있다. 헝가리의 육상 선수 발라스 바지(23)도 그런 이 가운데 하나. 바지는 지난 7일 남자 110m 허들 예선에서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면서도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갈채를 한 몸에 받았다. 그가 첫 번째 허들에서 넘어져 다친 강력한 우승 후보 류샹(29·중국)을 부축해 휠체어까지 안내하는 스포츠맨십을 보였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역대 올림픽에서 나온 ‘위대한 스포츠맨십’을 9일 소개했다. 1932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 출전한 주디 기네스(영국)는 결승에서 엘렌 프라이스(오스트리아)를 맞아 판정승으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기네스는 “경기 도중 프라이스의 칼에 두 차례 찔렸는데 판정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기네스는 용기 덕에 은메달을 받는 대신 양심과 명예를 지킨 진정한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도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됐다. 요트 경기에 출전한 로렌스 르뮤(캐나다)는 레이스 도중 갑자기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물에 빠진 싱가포르 선수 둘을 발견했다. 당시 르뮤는 2위로 달리고 있었지만 바로 레이스를 중단하고 해운대 앞바다에 뛰어들어 경쟁자들을 구해냈다. 하지만 자신은 결국 22위로 밀려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르뮤의 스포츠맨십을 높이 사 쿠베르탱 메달을 수여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추란디 마르티나(네덜란드령 앤틸레스제도)는 육상 남자 2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했지만 달리는 도중 레인을 벗어났다는 판정을 받아 실격됐다. 마르티나의 실격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게 된 3위 숀 크로퍼드(미국)는 메달을 마르티나에게 돌려주며 위로했다. 또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는 육상 남자 400m에 출전한 키라니 제임스(그레나다)가 준결선에서 탈락한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프리카공화국)를 존경하는 의미로 경기 뒤 유니폼 네임 태그를 교환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자메이카 돌풍 식힌 미국 육상 펠릭스, 200m 금 돋보여

    앨리슨 펠릭스(27)가 구겨진 미국 육상 단거리의 자존심을 곧추세웠다. 펠릭스는 9일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육상 여자 200m 결선에서 21초 88을 기록, 세 번째 도전 끝에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앞선 100m에서 금메달을 딴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자메이카)가 22초 09로 은메달, 100m 은메달리스트 카멜리타 지터(미국)가 22초 14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맞수’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자메이카)은 4위(22초38)에 머물렀다. 펠릭스는 2005~2009년 세계선수권 200m에서 3연패를 달성한 이 종목 최강자다. 그럼에도 유독 올림픽에서만큼은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 런던에서 미국 단거리의 체면을 살렸다. 천적 캠벨 브라운의 올림픽 3회 연속 우승을 가로막은 것은 물론, 100m에 이어 200m까지 넘보던 프레이저 프라이스를 2위로 밀어내는 등 자메이카의 단거리 ‘싹쓸이’를 저지했다. 펠릭스는 또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에서 그웬 토렌스가 우승한 이후 20년 만에 미국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미국은 베이징에서 남녀 단거리(100m·200m·400m 계주) 6개 종목에서 단 한 개의 금도 캐지 못하고 자메이카가 5개 종목을 석권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유난히 긴 다리 때문에 ‘닭다리’로 불리는 펠릭스는 고교 시절 농구를 하다 육상 선수인 오빠의 권유로 종목을 바꿨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주관하는 메이저대회인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00m와 400m 금메달을 12개나 수확했다. 펠릭스는 “금메달을 따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가족과 남자 친구 앞에서 우승의 기회를 준 하늘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피스토리우스, 지옥에서 천국으로

    어이없는 충돌 사고로 무산될 뻔했던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도전이 극적으로 이어지게 됐다. 9일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600m 계주 예선. 피스토리우스가 포함된 남아공 계주팀은 레이스 도중 발생한 사고로 경기를 포기했다. 당초 남아공의 세 번째 주자로 뛸 예정이었던 피스토리우스는 옆 레인의 주자들이 모두 튀어 나간 뒤에도 한동안 정면 트랙을 바라보며 허망하게 서 있었다. 사고는 각 팀 두 번째 주자의 레이스에서 일어났다. 남아공의 오펜체 모가와네가 바통을 들고 뛰는 도중 빈센트 키이루(케냐)와 부딪혀 넘어졌다. 키이루는 다시 일어나서 달렸지만 모가와네는 왼쪽 어깨를 부여잡고는 필드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다가 레이스가 모두 끝난 뒤에야 진행요원의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결국 피스토리우스는 트랙을 달려보지도 못한 채 비장애인들과 뜀박질하려던 꿈을 접어야 했다. 그의 이번 런던올림픽 일정도 끝나는 순간이었다. 피스토리우스의 질주를 기대했던 관중들도 아쉬움의 탄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남아공 대표팀에 극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케냐 선수가 트랙을 가로지르다 방해한 탓에 넘어졌다.”며 대표팀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낸 제소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IAAF 제소위원회는 남아공을 결선에 진출시키기로 했다. 제소위원회는 경기를 마치지 못한 선수나 팀에 대해서도 상위 라운드로 올릴 권한을 가지고 있다. 남자 1600m 계주 결선은 11일 새벽 5시 20분에 열린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열린세상] 올림픽과 국가주의/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열린세상] 올림픽과 국가주의/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올림픽이 뜨겁다. 참가한 선수들의 승리 이야기와 그들을 응원하는 함성이 열대야만큼이나 뜨겁다. 가장 감동을 주는 장면은 역시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승리의 소감을 이야기하는 선수들의 인터뷰다. 그런데 메달을 딴 선수들의 인터뷰에도 문법이 있고 격이 있어 보인다. 1972년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하계 올림픽에 참가한 북한의 리호준은 세계신기록으로 북한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후 “적의 심장을 겨누는 심정으로 쐈다.”고 했다. 국제사격연맹은 이 야만적인 인터뷰에 대해 북한이 사과하도록 하였다. 죽기 살기로 승리만을 추구하는 전사의 모습이었다. 40년 후의 런던 올림픽에서 북한의 안금애 선수는 유도에서 첫 금메달을 딴 후 “조국의 명예를 걸고 금메달을 땄다. 김정은 동지에게 금메달로 기쁨을 드렸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기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진화한 흔적이 뚜렷하다. 전투적 적개심이나 지배자에 대한 충성 다음 단계로 나타나는 것이 국가주의의 모습이다. 올림픽을 국가의 우월성이나 인종적 우수성을 과시하는 장으로 생각하고, 메달의 영광을 국가에 바친다는 언사를 서슴지 않는다. 본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나라별로 메달을 집계하여 국가 순위를 매기는 것조차 공식적으로 금하고 있다. 그럼에도 각국은 메달 수와 색을 따져 나라별 순위를 매기기에 정신이 없다. 한국은 금메달을 우선 고려하여 국가별 순위를 매기고, 미국은 전체 메달 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집계한다. 국가의 영광을 거론하는 것보다 더 보편적이고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은 불굴의 의지로 어려움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이야기다. 유난히 눈에 띄는 참가자가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의족 스프린터, 26살의 피스토리우스다. 남자 육상 400m 준결승 조 경기에서 그는 꼴찌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그러나 1위로 골인한 키라니 제임스는 뒤로 돌아 배에 붙어 있던 이름표를 피스토리우스와 교환하고 손을 잡았다. “피스토리우스와 함께 여기 출전한 지금이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승자는 말했다. 피스토리우스는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 우리는 모두 친구다. 그게 올림픽”이라고 화답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대체로,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발전한 나라일수록 올림픽의 열기를 국가주의로 직결시키지 않는다. 인간 자체가 존재론적으로 국가를 벗어나 생존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그냥 내버려 두어도 승리 일부는 국가의 몫이 되는 판에, 인위적으로 국가주의에 불을 지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방식, 중계방송의 내용, 응원하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그런 성숙함이 필요해 보인다. 중계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에 따라 어떤 종목은 아예 경기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승리, 그것도 국가의 승리에 대한 열망이 지나쳤다. 역시 백전노장의 차범근 전 감독이 해설하는 축구 중계는 무게 중심을 잘 잡고 있었다. 얼핏 국가의 승리에 대한 열망을 목이 터져라 외치는 방송이 누구보다 우리 사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간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친 국가주의는 승리의 기쁨도 격을 낮추고, 패배했을 때 의연한 자세를 견지하기도 어렵게 한다. 올림픽의 본래 목적인 스포츠 정신과 지구촌의 축제 혹은 화합이 오갈 데 없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88올림픽이 있던 해 필자는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 지도교수는 처음 만났을 때 요크셔 지방의 육상선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서울 올림픽에 참가했던 영국의 육상선수 가운데 요크셔 지방의 선수 한 명이 지도교수 동네에 살았다. 영국보다 덥고 습한 서울 날씨에 대비하느라 그는 동네에 비닐하우스를 치고, 거기서 맹연습을 했노라고 지도교수는 이야기했다.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영국 사람들은 그런 선수를 높이 평가한다는 이야기였다. 마침 중국에서 체조선수로 키우려는 어린 아이의 다리를 찢고 밟는 사진이 외신에 실려왔다.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숭어처럼 찢어질 듯 입을 벌린 어린 아이의 모습이었다. 그 아이의 얼굴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돈다.
  • [런던통신] 마지막 올림픽 티켓 구하려 노숙하는 시민들

    [런던통신] 마지막 올림픽 티켓 구하려 노숙하는 시민들

    수많은 런던 시민들이 마지막 3일 남은 올림픽의 ‘골든게임’ 티켓을 구하기 위해 무려 18시간 혹은 그보다 오랜 시간 동안 박스오피스 밖의 길거리에 줄을 서서 밤을 보내고 있다. 런던의 이브닝스탠다드 신문은 9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티켓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익명의 한 런던 시민은 소말리아 출신 영국의 국가대표 육상선수 모패러가 11일 예정인 5000m 결승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반드시 지켜봐야 한다며 밖에서 밤을 새며 줄을 섰다. 49세 회사원은 무려 3일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전에 줄을 섰을 때가 12시간이 됐으니까, 티켓 오피스 문을 통과하면 28시간을 채울 것이다. 나는 모패러의 엄청난 팬이고, 이렇게 해서라도 티켓을 구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영국인에게 육상 파이널 은 가장 사랑 받는 큰 경기 중 하나인데다 툭하면 비가 오는 영국의 날씨답지 않게 올림픽의 마지막 3일간 햇빛과 함께 축복받은 날씨가 될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한 몫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런던 시민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줄을 서고 있는 곳은 영국이 아닌 다른 해외 국가들을 위한 박스오피스라는 것이다. 런던 이슬링턴, 알렉산드라 광장, 올드빌링스게이트에 위치한 박스오피스는 프랑스, 체코, 네덜란드와 헝가리 등을 위한 것이지만 유럽연합(EU) 법상, 영국 팬도 동등한 조건으로 티켓을 살 수 있다. 윤정은 런던 통신원 yje0709@naver.com 
  • 히잡에 레깅스 사우디 아타르 꼴찌여도 돋보여

    육상 여자 800m 예선이 열린 8일 런던 올림픽스타디움.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시선이 예선 6조 7번 레인에 선 한 선수에게 집중됐다. 흰색 후드(외투 등에 달린 모자)를 쓰고 녹색의 긴 소매 상의, 발목까지 내려오는 운동용 레깅스. 외부에 노출된 건 소매 위로 간신히 나온 손과 얼굴뿐인 선수. 바로 사우디아라비아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선 사라 아타르(20)다. 아타르는 지난 3일 변형 히잡을 쓰고 경기에 나선 여자 유도 78㎏급의 워잔 샤흐르카니(16)와 함께 올림픽에 참가한 첫 사우디 여자 선수다. 경기 기록은 초라했다. 2분44초95. 예선 1위로 준결선에 오른 앨리시아 존슨(미국)에 무려 44초 이상 느린 기록이다. 그러나 기록과 예선탈락 등은 그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세계 각국에서 비난을 받을 정도로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이 낮은 사우디 여자 육상 선수로서 올림픽 역사와 사우디 여권 신장에 한 획을 그은 레이스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타르 혼자만의 질주를 지켜본 관중들은 그녀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호했다. 아타르는 올림픽에 앞서 가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여성 최초로 올림픽 경기에 참가해 트랙을 누빈다는 사실을 큰 영광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사우디의 더 많은 여성들이 스포츠에 참여할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레이스를 마친 뒤에도 “역사적인 순간이고 잊지 못할 경험”이라며 “전진을 향한 큰 발자국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체조강국 ‘中心’ 흔들린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서구의 언론·대학·금융회사 등이 내놓은 금메달 전망은 중국에 견줘 미국의 판정승 쪽으로 조금 기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금메달 40개로 중국(금 38개)을 누른다고 내다봤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미국 37개, 중국 33개의 금메달을 점쳤다. 반면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은 중국이 금 48개로 금 35개에 머문 미국을 제칠 것으로 예상했다. 8일 오후 5시 현재 메달 현황을 보면 중국이 금메달 34개, 미국이 30개로 박빙이다. 미국의 강세 종목인 육상이 한창인 점을 감안하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상황. 일부에서는 베이징에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앞세워 첫 종합 1위를 차지했던 중국을 끌어내리고 미국이 8년 만에 선두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하는 까닭이다. 만약 중국이 역전을 허용한다면 기계체조의 부진이 가장 뼈아플 법하다. 육상(47개), 수영(34개), 레슬링·사이클(각 18개), 역도·사격(각 15개) 다음으로 많은 14개의 금메달(카누·조정·유도와 동일)이 걸린 중국의 전략 종목이다. 7일(현지시간)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남자 평행봉·철봉, 여자 평균대·마루운동 등 4개 종목이 끝나면서 기계체조는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중국의 독무대였던 4년 전 베이징 때와는 크게 달라졌다. 당시 중국은 9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아 종합 1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과 미국이 각축을 벌이는 대회 전체의 판도와 비슷했다. 두 나라가 각각 금메달 4개와 3개씩을 나눠 가졌다. 나머지 7개는 한국·일본·러시아·브라질·헝가리·네덜란드 등에 배분됐다. 중국은 남자 단체전과 남자 철봉·마루운동, 여자 평균대에서 우승했다. 베이징올림픽 3관왕 주카이는 이번에도 2관왕(단체·마루운동)에 오르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여자단체·개인종합 2관왕 개브리엘 더글러스와 마루운동 챔피언 알렉산더 라이스먼 등 미국 여자 선수들의 선전이 눈부셨다. 한편 중국과 미국 독주에 고춧가루를 뿌릴 것으로 기대했던 일본과 러시아는 금메달 1개씩을 따내는 데 그쳤다. 일본은 개인종합의 우치무라 고헤이를 앞세워 단체전마저 넘볼 계획이었으나 중국의 벽에 가로막혔다. 러시아도 빅토리아 코모바, 알리야 무스타피나 등을 내세워 미국에 맞섰으나 이단평행봉에서만 우승했을 뿐 은메달 3개에 머물며 고개를 숙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마흔 여덟, 여덟번째 올림픽 물살…스톱워치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

    런던올림픽에 이탈리아 카누 국가대표로 출전한 조세파 아이뎀(48)이 여자 선수 가운데 올림픽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올림픽 출전 횟수는 8차례. 4년마다 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8년이나 올림픽과 함께한 셈이다. 독일 출신인 아이뎀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서독 대표로 처음 출전해 카약 2인승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도 나왔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1992년 이탈리아인 코치 구글리모 구에린과 결혼한 아이뎀은 이탈리아 국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현재 올림픽에 7회 출전한 여자 선수로는 커스틴 팜(스웨덴·펜싱), 하시모토 세이코(일본·스피드스케이팅·사이클), 멀린 오티(슬로베니아·육상), 지아니 롱고(프랑스·사이클), 야스나 세카리치(세르비아·사격), 레슬리 톰슨(캐나다·조정), 안키 판 그룬스벤(네덜란드·승마) 등 7명이 있다. 또 남녀를 통틀어 올림픽 최다 출전 기록은 이번 올림픽에도 출전한 캐나다 승마 국가대표 이언 밀러(65)의 10회다. 밀러는 이번 올림픽 장애물 비월 단체전에서 5위를 차지했다. 아이뎀은 8번째 올림픽 출전 소감을 묻자 “나이는 신경 쓰지 않는다. 스톱워치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 7일 영국 버킹엄셔 이튼 도니에서 열린 여자 카누 카약 1인승 500m 예선에서 1분 52초 232로 결선에 진출한 아이뎀은 9일 5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황색 탄환 또 불발… 류샹, 110m 허들 예선 탈락

    ‘아시아 육상의 희망’ 류샹(29·중국)이 4년 만에 또다시 올림픽 불운에 고개를 떨궜다. 류샹은 7일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110m 허들 예선 6조에 출전했으나 첫 허들에 걸려 넘어졌다. 8년 만에 정상을 노리던 꿈도 산산이 부서졌다. 4번 레인을 출발한 류샹은 첫 허들에 걸려 넘어진 뒤 오른발을 쓰다듬었다. 다른 주자들이 레이스를 마치는 모습을 허망하게 쳐다봤다. 힘겹게 일어선 류샹은 실의에 빠진 표정으로 왼발만을 이용해 경기장 옆문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어쩌면 마지막일 수 있는 올림픽 도전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이었고 8만여 관중은 기립박수로 그를 위로했다. 류샹의 올림픽 악연은 예고된 일이었다. 대회 개막을 2주 앞두고 독일 전지훈련 도중 고질적인 오른발 부상이 도졌다. 실제로 류샹은 이날 경기장에 오른발에 테이핑을 한 채 들어와 발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보여줬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레이스를 펼쳐 보지도 못한 채 물러났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옆에서 달리던 라이벌이자 세계기록(12초87) 보유자인 다이슨 로블레스(쿠바)의 팔에 부딪혀 속도가 떨어져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나중에 로블레스가 실격 처리되면서 2위를 차지했다. 이날 예선 4조에서 뛴 로블레스는 13초33으로 1위를 차지, 준결선에 진출했다. 애리스 메리트(이상 미국)는 출전선수 중 가장 빠른 13초07로 준결선에 올랐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양키 고 홈!”…화성간 큐리오시티 패러디 사진 화제

    “양키 고 홈!”…화성간 큐리오시티 패러디 사진 화제

    차세대 무인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Curiosity)가 지난 6일 오후(한국시간) 화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가운데 이를 조롱하는 패러디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해외 사진 공유 사이트 임거(imgur)에는 큐리오시티의 화성 착륙을 포토샵으로 가공한 다양한 사진이 올라와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사진은 화성인들이 현수막을 들고 ‘양키 고 홈!’(YANKEE GO HOME!)을 외치는 패러디 사진이다. 화성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화성인들의 모습이 마치 강대국에게 자신의 땅을 침탈당한 지구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또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사진을 바탕으로 만든 에이리언의 모습도 실소를 자아낸다. 화성 표면의 생생한 모습 속에 에이리언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 이밖에도 런던올림픽 육상 100m에서 우승한 우사인 볼트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해외네티즌들이 이같이 사진을 패러디 하는 것은 큐리오시티의 주요 임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작은 승용차 크기인 큐리오시티가 장착된 10개의 장비로 생명체의 근간인 탄소를 찾는 임무도 수행하기 때문이다. 한편 플루토늄 배터리를 장착한 큐리오시티는 화성에서 1년(지구기준 687일)간 활동하며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탐사활동을 담은 동영상도 전송할 예정이다. 인터넷뉴스팀   
  • 中 육상영웅 류샹 또 예선 탈락…베이징 악몽 재현

     중국의 육상영웅 류샹이 8년만의 올림픽 정상 도전에 실패했다.  류샹은 7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육상 남자 110m 허들 예선에서 허들에 걸려 넘어지면서 탈락했다.  예선 6조에서 출발한 류샹은 첫번째 허들에 걸려 넘어진 뒤 레이스를 마치지 못했다. 이후 류샹은 발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며 휠체어를 탄 채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 종목 우승자인 류샹은 이로써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레이스를 펼쳐 보지도 못한 채 물러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악몽을 되풀이했다.  류샹은 베이징올림픽때 2연패를 노렸지만 예선 레이스 시작 직전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아파 기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날개 꺾인 미녀새… 이신바예바 장대높이뛰기 銅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0·러시아)가 마지막까지 더 높은 곳을 향해 날갯짓을 했으나 4m70을 날아오르는 데 그쳤다. 이신바예바가 7일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끝난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4m70에 머물러 올림픽 3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육상 여자 개인종목 사상 3개의 금메달을 딴 첫 선수가 될 기회를 놓쳤다.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4m91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고 2005년 6월 22일에는 5m 벽을 돌파하는 등 이 종목 세계기록을 28차례나 갈아치웠다. 그러나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5m5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그런 그가 지난 5월엔 왼쪽 허벅지 근육이 훈련량을 버티지 못하고 상처가 나면서 올림픽 개막 열흘 전까지 훈련도 하지 못했다. 이날 1차시기에서 4m55를 뛰어넘는 데 실패했던 이신바예바는 2차에서 4m70을 뛰어넘는 데 성공하면서 마법이 되살아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두 차례 4m75를 넘지 못하자 과감하게 승부수로 던진 4m80마저 넘지 못하면서 주저앉았다.새로운 장대 여왕은 4m75를 뛰어넘은 제니퍼 수어(미국). 야리슬레이 실바(쿠바) 역시 같은 높이를 넘었지만 시도 횟수가 적은 슈어가 순위표 맨 위를 차지했다. 이신바예바는 경기 직후 “동메달만 따고 은퇴할 수는 없어요.”라며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은퇴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그의 나이 서른넷이 되는 시점에 과연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편 테니스 골든 슬램을 노렸으나 실패한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1위·스위스) 역시 은퇴를 4년 뒤로 미뤘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태풍 ‘하이쿠이’ 북상… 폭염 주말에 꺾일 듯

    제11호 태풍 하이쿠이가 주말인 11일 우리나라에 간접 영향을 주면서 전국을 달궜던 폭염도 다소 누그러지겠다. 7일 오후 3시 현재 중심기압 970h㎩, 최대 풍속 36㎧인 하이쿠이는 일본 오키나와 서북서쪽 약 460㎞ 부근 해상에서 북서진하고 있다. 강한 중형급 태풍인 하이쿠이는 8일 오후 중국 상하이 남쪽에 상륙한 다음 육상에 머물면서 세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11일쯤 태풍의 영향을 받아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오겠고 중부지방은 구름이 많은 가운데 소나기가 오는 곳도 있겠다.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폭염과 열대야도 10일을 기점으로 잦아들 전망이다.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들던 서울도 금요일부터 기온이 31도 수준으로 떨어진다. 전국 대부분 지방의 최고기온 역시 30도 안팎에 머물겠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9일 이후 약화되면서 기온이 점차 내려가 주말부터는 평년기온(낮 최고기온 30도)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7일 기상청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발생하는 ‘이안류’(파도가 바다 쪽으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주의’ 단계에서 ‘위험’ 단계로 한 단계 높여 통보했다. 기상청은 “이안류에서는 수영에 익숙한 사람도 빠져나오기 쉽지 않으므로 피서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런던 her story] 인어자매, 아름다운 기적

    [런던 her story] 인어자매, 아름다운 기적

    6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이하 싱크로) 듀엣 예선 자유종목(프리 루틴)이 끝난 순간, 대표팀 관계자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박현선(24)-현하(23·이상 수자원공사) 자매가 87.460점을 얻어 전날 규정종목(테크니컬 루틴) 점수 86.700점을 합해 174.160점, 전체 24개조 중 12위에 오른 것. ●등록선수 80명뿐인데… 등록선수가 80명에 불과한 한국 싱크로가 12개 팀이 겨루는 올림픽 결선에 진출한 것은 작은 기적이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장윤경(현 싱크로 대표팀 코치)-유나미 조 이후 12년 만이며 역대 두 번째. 한국 싱크로는 2000년대 초반까지 아시아 1, 2위를 다퉜다. 하지만 2005년 대표 선발 결과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선수의 이탈로 촉발된 학부모와 대한수영연맹의 힘겨루기와 파벌 싸움으로 침체에 빠졌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베이징올림픽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자매에 대한 기대가 각별하다. 언니가 일곱 살이 됐을 무렵 어머니의 권유로 먼저 시작했고, 곧 동생이 뒤를 따랐다. 둘 다 곧 두각을 드러냈다. 하나부터 열까지 ‘동기화’(synchronized)돼야 하는 종목 특성상 ‘DNA’를 공유한 친자매만큼 좋은 구성도 없었다. 언니가 2003년, 동생은 이듬해 솔로 부문 대표로 뽑혔다. 그리고 2009년 초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재수를 하느라 2년의 공백도 있었다. 둘은 그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2009년 1월 캐나다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2009년 일본오픈 5위, 이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장윤경-김민정 조가 동메달을 딴 이후 8년 만의 대회 메달이었다. ●4년동안 공부도 미룬 열혈 자매 자매는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해 2009년 14위, 지난해 15위를 기록했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룬 것. 둘 다 런던올림픽 때문에 4년 동안 학업을 접은 상황이라 대회가 끝나면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다. 결국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인어자매’의 어릴 적 꿈을 이룬 것.12년 전에는 선수로, 이번에는 지도자로 결선 진출을 이끈 장윤경 코치는 “싱크로 종목에서는 순위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규정종목에서 13위를 해 같은 등수로 예선을 마칠 줄 알았다.”며 “결선까지 올라 너무 기쁘다.”고 했다. 김경선 수영연맹 이사는 “지난 4년 동안 올림픽을 위해 올인해 준 것만으로 고맙다.”며 “싱크로는 나이가 들수록 표현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아기를 낳고도, 30대에도 현역으로 뛰는데 국내 저변이 척박하다 보니 일찍 은퇴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자 하키는 4강 좌절 한편 남자하키 대표팀은 7일 오전 런던 리버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B조 예선 5차전에서 강호 네덜란드에 2-4로 지며 2승3패(승점 6)로 조별리그를 마감,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육상 남자 세단뛰기에 출전한 김덕현(27·광주시청)은 16.22m의 기록으로 11위에 그치며 탈락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포기 없는 도전… 꼴찌도 아름다웠다

    포기 없는 도전… 꼴찌도 아름다웠다

    런던올림픽 개막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내 아쿠아틱스센터. 남자 개인혼영 400m 예선에 출전한 아흐메드 아타리(카타르)는 5분21초30이란 기록으로 당당하게(?) 터치패드를 찍었지만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같은 조 1위였던 선수에게는 1분 이상 뒤졌고,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갖고 있는 세계기록 4분03초84와는 비교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관중들은 결승점을 향해 열심히 물을 타는 아타리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기록은 형편없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도전 정신. 금메달보다 더 아름다운 꼴찌들에게 보내는 갈채는 아타리만이 아니었다. 조정 남자 싱글 스컬에서는 입문 3개월의 ‘초짜’ 하마두 지보 이사카(니제르)가 2000m 레이스를 8분39초66에 완주했다. 1위보다 1분39초가 늦은, 역시 꼴찌였지만 배운 지 이제 막 3개월이 지난 솜씨치고는 제법이었다. 수영선수였던 그는 니제르수영연맹의 도움으로 이집트에서 2주 동안 조정을 배우고 튀니지 국제조정센터에서 두 달 기량을 연마한 뒤 이번 대회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와일드카드를 받고 나섰다. 이사카는 “나를 보면서 내륙국가인 우리나라에서도 조정을 배우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육상 여자 400m에 출전한 잠잠 모하메드 파라(소말리아)는 1분20초48의 기록으로 조 7위에 그쳐 예선 탈락했다. 바로 위 조 6위 선수의 기록 53초66보다도 무려 27초가 늦었다. 그러나 파라는 경기가 끝난 뒤 당당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나의 조국 소말리아 국기를 들고 다른 200여개 나라와 함께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것이다. 그 자체가 성공”이라고 말했다. 최고령 출전 선수인 일본의 승마 대표 히로시 호케쓰(71)는 승마 마장마술에 출전한 50명 가운데 40위로 대회를 마친 뒤 다음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출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난 괜찮다. 그러나 내 말이 너무 늙어서 안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최초로 변형 히잡을 쓴 채 유도 78㎏ 이상급에 출전한 워잔 샤히르카니는 1회전에서 1분22초 만에 한판패를 당했지만 여성 올림픽 운동에 족적을 남기게 됐다. 6일 현재 남자핸드볼 예선 4경기에서 모두 10골 이상의 참패를 당한 영국팀의 키어런 윌리엄스는 “아마 영국인들은 핸드볼이라는 운동을 들어보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가 미래의 핸드볼선수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녹슬지 않은 번개 볼트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는 말 그대로 군계일학(群鷄一鶴)이었다. 그의 다리는 학의 다리처럼 고고했다. 볼트는 6일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63을 찍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미국의 육상 영웅 칼 루이스(1984년 로스앤젤레스·1988년 서울대회)에 이어 올림픽에서 남자 100m를 연속 제패한 두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그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팀 동료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를 비롯해 저스틴 게이틀린, 타이슨 게이, 라이언 베일리(이상 미국), 아사파 파월(자메이카) 등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들’이 총집합했다. 제아무리 세계 신기록을 갖고 있더라도 태연하게 경기할 수 없는 상황. 특히 지난해 대구세계육상 1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했던 터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출발 총성이 울리자 반응시간 0.165초로 0.178~0.179초를 찍은 블레이크와 게이틀린보다 먼저 트랙으로 치고 나간 뒤 여유 있게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그동안 자신에게 쏟아졌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50m 지점을 지나면서부터 긴 다리를 이용해 경쟁자들과의 간격을 죽~죽 벌리며 맨 앞에서 달렸다. 결국 블레이크(9초75·은메달)와 게이틀린(9초79·동메달)은 볼트를 더욱 빛내는 들러리나 다름없었다. 파월은 다리 근육통 탓에 경기 막판 사실상 레이스를 포기하며 주저앉았다. 볼트는 자신의 세계기록 9초58에 겨우 0.05초 뒤졌지만,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운 올림픽기록(9초69)을 0.06초 앞당겼다. 올림픽 3관왕 2연패 도전의 첫 단추를 제대로 꿴 그의 다음 목표는 200m와 400m 계주. 10일 오전 4시 55분에 열릴 200m 결선에서 그는 전설을 꿈꾸고 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전체 출전 선수의 기록 면에서 역사상 최고의 레이스로 남게 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6일 홈페이지를 통해 “7명이 9초대를 끊고, 그중 3명이 9초80 아래를 기록한 것은 전 세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빠른 100m 경주”라고 밝혔다. 볼트(9초63)는 물론 블레이크(9초75), 게이틀린(9초79) 등 메달리스트 3명이 모두 9초80 아래 기록을 찍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이젠 15-5 도전…한국 金 10·종합10위 달성

    한국이 초반 부진을 씻고 쾌조의 메달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한국은 런던올림픽 개막 첫날 기대를 모았던 수영 박태환과 남자 양궁 단체, 펜싱 남현희 등이 ‘금 사냥’에 실패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대회 반환점에 이른 6일 현재 전통의 효자 종목인 유도(2개)와 양궁(3개)은 물론 신흥 강세 종목인 사격(3개)과 펜싱(2개)의 눈부신 선전으로 금맥을 이었다. 펜싱 남자 사브르 팀은 동·하계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을, 50m 권총의 진종오는 대회 10번째 금을 선사했다. 한국은 당초 기대치인 ‘10(금 10개 이상)-10(종합순위 10위 이상)’을 일찌감치 달성했다. 7일 0시(한국시간) 현재 은 5개, 동 6개도 보태 개최국 영국(금 16, 은 11, 동 10)에 이어 종합순위 4위다. 한국의 금빛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회가 엿새나 남은 데다 절대 강세 종목인 태권도 등이 버티고 있어 기대를 더한다. 일부에서는 역대 최다 금(13개)을 쓸어 담은 4년 전 베이징대회를 넘어 14~15개의 금으로 ‘톱 5’에 드는 최상의 시나리오까지 그리고 있다. 태권도가 8일부터 ‘황금 발차기’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운다. 이대훈(58㎏급), 차동민(80㎏ 이상급)과 여자 황경선(67㎏급), 이인종(67㎏ 이상급) 등 4체급 출전 선수 모두가 금 후보다. 남녀 4체급씩 모두 8개의 메달이 걸려 있지만 특정 국가로의 메달 쏠림을 막으려고 국가당 남녀 2체급씩 4체급만 출전하도록 했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에서 금 3개(은 1), 2004년 아테네에서 금 2개(동 2)를 땄다. 베이징에서는 출전 선수 4명이 모두 금을 챙겨 왔다. 이대훈이 맨 먼저 시동을 건다. 대표팀 막내인 그는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을 모두 제패하고 이번 올림픽에서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황경선은 10일 한국 선수 처음으로 3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올라 2연패를 노린다. 11일에는 차동민과 이인종이 최중량급에 나란히 출격한다. 차동민도 2회 연속 금메달을 꿈꾼다. 베테랑 이인종은 4번의 도전 끝에 처음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고 ‘한풀이’에 나선다. 여자핸드볼은 8강에서 큰 걸림돌을 만난다. 6일 스웨덴을 32-28로 꺾고 조 2위를 차지한 한국은 7일 8강전에서 A조 3위 러시아와 격돌한다. 러시아는 ‘장신군단’이어서 한국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팀. 지난해 12월 브라질 세계선수권에서 24-39로 크게 졌다. 이 고비만 넘으면 브라질-노르웨이 승리팀과 4강전에서 만나 금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다. 레슬링 금 기대주 김현우(24·삼성생명)는 7일 그레코로만형 66㎏급에 출전한다. 올림픽 경험이 없는 게 흠이지만 최근 기량이 급성장해 주목된다. 2009년과 지난해 세계선수권,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이란의 아브드발리가 강력한 맞수로 꼽힌다. ‘홍명보호’도 금 레이스에 한몫할 기세다. 올림픽 사상 첫 4강을 일군 남자축구가 8일 브라질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브라질은 대회 최강으로 꼽히나 결코 넘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 브라질을 잡으면 일본-멕시코전 승리팀과 결승을 치르게 돼 금메달을 노릴 만하다. 한편 레슬링 간판 정지현(삼성생명)은 6일 열린 그레코로만형 60㎏급 8강전에서 비디오 판독 끝에 하산 알리에프(아제르바이잔)에게 0-2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앞서 열린 84㎏급 이세열(조폐공사)은 1회전에서 탈락했다. 육상의 정혜림도 여자 100m 허들 예선에서 13초 48에 그치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결선 못 가도 스타 인터뷰 2시간 걸려

    ‘올림픽의 꽃’ 육상 남자 400m 준결선이 열린 5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런던 스트랫퍼드의 올림픽스타디움.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가 4번 레인 출발대에 섰다. 두 다리 없이 태어나 장애인 최초로 비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블레이드 러너’다. 미소를 지으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지만 긴장감이 역력했다. 출발 총성이 울렸다. 8명의 선수들은 터질 듯한 심장을 안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챔피언 키라니 제임스(20·그레나다)가 앞서기 시작했다. 스타트가 늦었던 피스토리우스는 보폭을 넓히며 막판 스퍼트했지만 격차는 그대로였다. 46초54, 8명 중 꼴찌. 4일 예선 기록이자 올해 최고기록이었던 45초44는 물론 자신의 최고인 45초07에도 한참 못 미쳤다. 망연자실하면서도 그는 관중에게 손 들어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잠시 고요했던 지하의 믹스트존은 다시 전쟁터가 됐다. 그런데 기다린 지 30분이 넘어도 그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혹시 기록에 실망해 그대로 믹스트존을 빠져나간 게 아닐까.”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언제쯤 나오느냐고 진행요원에게 슬쩍 물어봤다. “한참 멀었어요. 예선 때도 경기가 끝나고 1시간은 있다가 나왔는 걸요. 기록은 안 좋아도 스타잖아요.”라고 그가 답했다. 지난해 대구에서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해 준 모습이 떠올라 “피스토리우스는 정말 착한 것 같다.”고 했다. 그때 옆에 있던 한 여기자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렇지도 않아요. 피스토리우스는 지금 ‘미디어 프렌들리’에 골몰한 거예요.” 사실, 그는 현재 나이키와 브리티시텔레콤(BT), 오클리, 티에리 뮈글러의 후원을 받고 있다. 경기 1시간이 지난 오후 9시 50분. 마침내 피스토리우스가 나왔다. 기자들이 몰려들었고, 마이크까지 설치됐다. 성적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내 목표는 준결승이었다. 올림픽 무대에 선 것만 해도 꿈만 같다.”면서 “남은 400m 계주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44초대는 언제쯤일까라는 질문에는 “내년에는 되지 않을까? 꼭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가 선수 대기실에 들어간 건 경기가 끝난 지 2시간이 지난 오후 10시 30분이 넘어서였다. 꼴찌지만 그는 분명히 스타였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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