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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파키스탄 외교관 추방은 ‘中 견제’ 포석?

    인도, 파키스탄 외교관 추방은 ‘中 견제’ 포석?

    최근 중국과의 국경 분쟁으로 유혈 충돌까지 빚은 인도가 같은 민족인 파키스탄과도 외교적 긴장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는 말처럼 인도가 중국과의 국지전에서 타격을 입자 친중 성향 파키스탄을 향해 대신 적대감을 표출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2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외무부는 자국 관리 2명이 최근 파키스탄에서 체포됐다가 풀려난 것을 비난하며 뉴델리 주재 파키스탄 대사관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파키스탄에 요구했다. 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인도 대사관 직원도 50% 감축하겠다고 했다. 양국 대사관의 인력감축 조치가 7일 내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두 나라는 외교관 스파이 의혹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앞서 인도는 지난 1일 뉴델리 주재 파키스탄 외교관 2명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했다. 해당 외교관들은 인도 정부의 기밀문서를 빼돌리려다가 현장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안 가 파키스탄도 맞불을 놨다. 인도 대사관의 운전자로 지목된 두 명이 보행자를 친 뒤 도주하다가 체포됐으며 경찰이 차량 내부를 수색해 위조지폐를 찾아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파키스탄은 이들을 22일 인도로 추방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인도는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 극심한 종교 대립으로 1947년 파키스탄이 이슬람 국가로 떨어져 나갔다. 이후 두 나라는 주변 군주국(인도의 보호 하에 자치권을 행사하던 소국)들에 대한 지배권을 두고 대립했다. 특히 양모 산지로 유명한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싼 갈등이 극에 달했다. 이곳은 주민 대부분이 무슬림이지만 군주는 힌두교 신자였다. 그는 여론을 무시하고 인도로 편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파키스탄이 침공하면서 1949년 인도와 파키스탄 간 ‘1차 전쟁’이 시작됐다. 결국 유엔이 중재해 북부(아자드 카슈미르)는 파키스탄이 통제하고 남부(잠무 카슈미르)는 인도가 관할하기로 했다. 이후 두 나라는 두 차례(1965년·1971년) 더 전면전을 벌였다. 마지막 전쟁 때 인도는 파키스탄을 분열시키고자 ‘동파키스탄’으로 불리던 뱅골 지역 무슬림의 독립운동을 도와 방글라데시를 세울 수 있게 했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은 자체적으로 핵을 개발해 맞서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 3500㎞ 가까이 국경을 맞대 분쟁이 일상화돼 있다. 두 나라는 1950년대까지 긴밀히 협력했지만 1959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1962년에는 전쟁도 벌였다. 아직도 국경선이 확정되지 않아 불씨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 밤 라다크 지역에서 양국군이 충돌해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인도군이 더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태우는 시위가 벌어지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인도에 대한 군사력 열세를 만회하고자 중국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적의 적은 동지’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실제로 파키스탄은 중국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핵심 국가이기도 하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상대의 외교관을 추방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다만 이번에는 인도가 중국에 대한 분노를 파키스탄에 대신 표출하려고 의도적으로 기획했다는 시각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가 핵무장을 한 인도와 파키스탄의 긴장을 고조시켜 예기치 않은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양국은 지난해 2월 전면전 위기를 겪은 뒤로 산발적 교전이 이어지고 있어 언제고 전쟁이 가능한 상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육상샛별’ 양예빈 고등학교 진학 후 첫 대회에서 가볍게 우승

    ‘육상샛별’ 양예빈 고등학교 진학 후 첫 대회에서 가볍게 우승

    ‘육상샛별’ 양예빈(16·용남고등학교)이 고등학교 진학한 뒤 참가한 첫 대회에서 언니들을 따돌리고 가볍게 우승했다. 양예빈은 25일 강원도 정선종합운동장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18세 이하 청소년 육상경기대회 여자 400m 결선에서 58초 18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2위는 1분 00초 33을 기록한 최윤서(17·경기덕계고등학교), 3위는 1분01초27의 김유진(17·서울체육고등학교)이 차지했다. 양예빈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7월 개인 최고 기록이자 한국 여자중학생 기록인 55초 29를 달성했지만 이날 대회에서는 2초89 느린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55초 29는 2019년 한국 여자 400m 전체 2위이자, 역대 11위 기록이다. 지난해 성인 여자 선수가 뛰는 일반부에서도 양예빈보다 빠른 기록을 낸 선수는 55초 19의 신다혜뿐이다. 양예빈은 “고교 입학 후 첫 경기라서 좀 떨리기도 했다”며 “제 기록들을 계속 단축해 나가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며 이를 위해 저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응원 해주시는 분들께 보답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노력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양예빈은 대회 3일차인 오는 27일 여자 200m 경기에 출전해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이날 성인 선수가 참여하는 전국선수권 400m에서는 이아영(광양시청)이 56초85로 우승했고, 오세라(김포시청)가 56초97로 2위를 차지했다. 여자 100m 결선에서 오수경(30·안산시청)이 11초 97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11초 98을 기록한 2위 김민지(25·서울특별시청)를 0.01초 차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3위는 12초 04로 들어온 이민정(29·시흥시청)이었다. 여자 3000m 장애물 결선에서 조하림(24·경주시청)이 10분 39초 90을 기록하며 5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2위는 11분 00초 90을 기록한 최수아(20·경기도청), 3위는 11분05초72의 신사흰(28·포항시청)이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초미세 플라스틱, 농작물 뿌리에 흡수…성장 방해하고 영양가 낮춰”

    “초미세 플라스틱, 농작물 뿌리에 흡수…성장 방해하고 영양가 낮춰”

    초미세 플라스틱이 농작물 등 식물의 뿌리에 흡수돼 성장을 방해하며 영양가를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공동 연구진이 최신 연구를 통해 발표한 이 결과는 나노 크기의 플라스틱 입자가 육상 식물 내부에 축적할 수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제품이 광범위하게 쓰여 환경에 지속적인 영향을 줘 엄청난 수준의 오염을 초래하지만, 미세(마이크로) 플라스틱과 초미세(나노) 플라스틱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기존 연구는 주로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 부분에서 해산물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노플라스틱이라는 오염물질이 농작물의 수확량과 그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의 척도를 평가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캠퍼스의 환경과학자 바오산 싱 교수는 “우리의 실험은 식물을 세포 조직과 분자 수준에서 분석한 것으로, 나노플라스틱은 식물에 흡수돼 축적된다는 증거를 보여준다”면서 “우리는 이런 영향을 뿌리부터 줄기까지 모든 곳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 싱 교수와 동료 연구자들은 식물 연구에 흔히 쓰이는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학명 Arabidopsis thaliana)를 가지고 전하를 띠는 형광 물질을 주입한 나노플라스틱이 혼합된 토양에서 재배해 식물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싱 교수는 “나노플라스틱의 입자는 분해와 풍화 작용으로 변하므로 실험실 검사에서 흔히 쓰는 자연 그대로의 폴리스티렌 나노플라스틱과 차이가 있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 실험에서는 폴리스티렌 나노플라스틱에 양전하나 음전하를 띠게 한 뒤 사용했다”고 설명했다.7주 뒤, 연구진은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식물들은 그 플라스틱의 양전하와 음전하 입자 모두 흡수해 오염되지 않은 토양에서 자라도록 한 식물들보다 전체적으로 더 작고 짧았다고 보고했다. 싱 교수는 또 “나노플라스틱은 애기장대의 모든 바이오매스(생물량·어떤 시점에서 특정한 공간 안에 존재하는 생물의 양)를 줄게 했다. 이들 식물은 더 작았고 뿌리는 훨씬 더 짧았다”면서 “바이오매스가 줄었다는 것은 수확량이 줄고 영양가가 떨어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싱 교수에 따르면, 식물에는 양전하 입자가 더 많이 흡수되지 않았지만 더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싱 교수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양전하를 가진 나노플라스틱은 물과 영양분 그리고 뿌리와 더 많이 상호작용해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유도했을 수 있다”면서 “이는 이런 환경에서 농작물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그때까지 우리는 직물 수확량과 식용 안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황대호 도의원, 코로나19 이후 안전한 학교체육 운영방안 논의

    황대호 도의원, 코로나19 이후 안전한 학교체육 운영방안 논의

    경기도의회는 교육행정위원회 황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4)이 도교육청, 학교 운동부 지도자, 학부모, 교수 및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학교체육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체육공동체들에 대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고 25일 밝혔다. 황 의원은 이날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에서 학교체육상생협의체와의 정담회를 개최해 학교 운동부 활성화 방안과 도내 스포츠산업 부진에 대한 대책 등 도정질문을 통해 제기했던 사안들에 대한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코로나19 이후 안전한 학교체육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도교육청에서는 학교체육 활성화 현안으로 개방형 학교 스포츠클럽 운영, 권역별 체육중점센터 개설, 우수 운동부 운영학교에 대한 포상제도 운영 등을 보고했다. 이 중 개방형 학교 스포츠클럽은 기존 학교 운동부와 연계되는 별도의 비영리법인을 설립하고 학교와의 협약을 통해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면서도 합동훈련과 대회출전이 가능한 스포츠클럽을 운영하는 것으로, 도교육청에서는 개방형 학교 축구클럽을 시범 운영한 뒤 추후 전 종목으로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체육분야 대안교육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원하는 종목의 특성화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학교인 권역별 체육중점센터 개설과 학생선수의 성장지원에 탁월한 공적이 있는 학교를 발굴해 포상하는 ‘우수 운동부 운영학교 포상제도’를 마련해 학생의 적성에 맞춘 체육특성화 교육과 학교 운동부의 사기진작에 기여하겠다는 계획도 보고했다. 이어 협의체에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줄줄이 미뤄진 대회 일정과 줄어든 체육시설로 인해 훈련 및 대회 참가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진로·진학 문제와 등교 개학 이후 안전한 학교 체육활동을 위한 학교 운동부 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학교 운동부 지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수업 실시로 실질적인 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학생선수 학부모들의 부담과 우려가 크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고, 한 학부모 참석자는 “경기체육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기숙사 환경이 너무나도 열악해 합숙과 통학 문제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학생선수들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황 의원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학생선수들이 진로·진학에 어려움을 겪고 체육공동체들이 생계에 큰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현 상황을 타개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도민들과 학교체육공동체들이 겪는 체육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구성된 학교체육상생협의체가 관례적인 회의에 그치지 않도록 정례화해 정담회를 통해 개진된 다양한 의견들이 경기체육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휴럼 김진석 대표, ‘발명의 날’ 동탑산업훈장 수상

    ㈜휴럼 김진석 대표, ‘발명의 날’ 동탑산업훈장 수상

    ㈜휴럼의 김진석 대표가 지난 24일 63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제55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발명의 날 기념식은 우수 발명 창출 및 활용을 촉진함으로써 국가산업발전에 공헌한 유공자를 포상한다. 이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한 ㈜휴럼 김진석 대표는 국내 최초로 비전기식 가정용 요거트 제조기인 요거트메이커를 발명하여 홈메이드 요거트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전기를 이용하는 기존 요거트 제조기와 달리 요거트 메이커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공기순환으로 발효가 되는 에어순환발효공법을 적용했다. 요거트메이커 1회 제조 시 시판 요거트 10개 분량을 만들 수 있어 비용 부담 없이 손쉽게 홈메이드 요거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제품 출시 이후 요거트메이커는 대한민국브랜드대상, 브랜드K, 특허청장 발명진흥표창 등을 수상한 데 이어 미국 피츠버그 발명전시회,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 등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김 대표는 요거트메이커 발명으로 국민건강진흥에 기여한 것 외에도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M&A를 통한 미래성장동력의 지속적 발굴을 통해 국가산업발전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김 대표는 (재)제주테크노파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제주도 자생식물인 까마귀쪽나무열매의 관절 건강 기능성을 밝혀내고 제주도 육상식물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건강기능식품 개별 인정형 원료 허가를 받아 사업화에 성공했다. 2019년 제주자생원료인 갈조류(감태) 추출물에 관한 특허 3건을 한국식품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아 제품을 개발, 수면 건강 개선과 관련된 국내 건강기능식품산업의 성장에도 공헌했다. 또한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기술 투자를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다양한 IP 관련 대외활동, 발명을 위한 사내 프로그램 개발, 청소년 발명 교육 등을 통해 발명 진흥에 대한 사회 저변 확대에도 기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목포, 솔찬히 변해부렀네

    목포, 솔찬히 변해부렀네

    전남 목포가 변했다. 그네들 말처럼 ‘솔찬히 변해부렀’다. 특히 옛 도심 쪽이 그렇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죽어가는 상권 때문에 한숨 쉬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것도 옛말이다. 이제 옛 도심 곳곳에 힙스터들의 성지가 즐비하다. 앞으로 변화 여지는 더 크다. 얼마 전 전국 4대 지역관광 거점도시 중 하나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사업기간 5년 뒤 목포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목포 사람들을 만나면 귀가 따갑게 듣는 얘기가 있다. ‘라떼 시절에 목포가 전국 3대 항 6대 도시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최소한 관광 부문에 있어서만큼은, 이제 그 시절의 영화를 되찾을 호기를 만났다. 쇠락한 소도시에서 벗어나 해양관광시대의 새 맹주를 향해 가는 목포에 경배를. ‘롱 리브 더 킹-목포’.요즘 목포에서 가장 조명받는 관광지는 해상케이블카다. 길이 3230m로 현재까지 건설된 국내 케이블카 중 가장 길다. 유달산 북쪽 자락에서 출발해 최고봉인 일등바위를 지나 바다 건너 고하도까지 간다. 정류장은 3개다. 출발지인 북항스테이션과 유달산 정상 부근의 유달스테이션, 반환점인 고하도스테이션 등이다. 운행시간은 편도 약 20분 정도다. 하지만 시티투어 버스처럼 각각의 정류장에서 타고 내릴 수 있어 잘 활용하면 목포의 핵심 관광지들을 죄다 둘러볼 수 있다.케이블카 육상 구간은 2410m, 해상은 820m다. 육상구간의 백미는 유달산에 바짝 붙어 갈 때다. 창밖으로 공룡의 등뼈 같은 기암괴석들이 파노라마 영화처럼 펼쳐진다. 온금동 다순구미 등 성냥곽처럼 오밀조밀한 목포의 옛도심을 새의 눈으로 엿보는 것도 재밌다. 유달산스테이션에서 고하도스테이션까지는 해상 구간이다. 바람이 잔잔한 날에도 이 구간에서는 바람이 쌩쌩 분다. 가장 짜릿한 순간은 높이 155m에 이르는 주탑을 통과할 때다. 롤러코스터의 내리막 구간을 내려갈 때처럼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케이블카 주탑답게 스릴도 만점이다. 반환점인 고하도엔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전체 길이는 약 6㎞지만 관광객은 500m 거리의 고하도 전망대나 1㎞ 정도 떨어진 용머리까지 다녀오는 게 보통이다. 고하도의 명물이 된 전망대는 임진왜란 당시 활약했던 판옥선 12척을 겹쳐 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 1층부터 5층까지 층마다 특색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현재는 보수 공사 중이어서 1층 카페만 이용할 수 있다. 유달산에서 내려오기 전에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유달산조각공원이다. 1982년 국내 최초로 조성된 야외조각공원이다. 한국 현대조각의 1세대 작가로 꼽히는 김영중(1926~2005년) 작가의 ‘샘’, 네덜란드 작가 케빈 판브라크의 ‘서로 바라보기’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 40여점과 만날 수 있다. 관람은 무료다.유달산 아래로는 레트로 여행지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요즘 최고의 핫플레이스는 근대역사관 1관이다. 개화기 복장을 하고 고풍스런 건물 앞에서 모던 걸처럼 사진을 찍어 줘야 힙스터 소릴 듣는다. 일제강점기 일본영사관이었던 근대역사관 1관은 목포의 근대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됐고 규모도 크다. 원형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1900년 건립된 이후 목포시청, 목포시립도서관, 목포문화원 등으로 사용됐다. 전시실에는 목포의 역사를 7개 주제로 나눠 전시하고 있다.유달산 아래 세 동네, 그러니까 서산동, 온금동, 대반동 등의 약진도 눈부시다. 서산동은 보리마당과 연희네슈퍼 등으로 알려진 곳이다. 보리마당은 현 서산동 가장 윗자락의 너른 공터를 이른다. 이름 그대로 목포 주변 섬에서 온 주민들이 보리를 털어 말리던 장소다. 요즘은 바보(바다가 보이는)마당이라 불린다. 보리마당 아래, 씨줄 날줄로 얽힌 골목 마디마디에는 수많은 기억들이 저장돼 있는 듯하다. 골목 담벼락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주민이 직접 지은 시와 목포 지역 화가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해서 ‘시화골목’이란 이름도 얻었다. 시화골목 아래는 연희네슈퍼다. 영화 ‘1987’에서 이한열(강동원)과 연희(김태리)가 시국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장면 등이 촬영됐다. 지금도 각종 소품들이 촬영 당시의 모습을 유지한 채 남아 있다. 온금동 쪽의 다순구미도 골목길이 정겹고 예쁘다. 산비탈을 따라 파랗고 노란 집들이 오종종하게 자리잡고 있다. 다순구미 앞의 조선내화는 일제강점기 때 내화벽돌을 생산하던 곳이다. 지난 세기 말에 공장 문을 닫으면서 20년 이상 방치됐지만, 당시 사용됐던 소성가마 등 일부 산업유산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온금동과 이웃한 대반동 일대는 거의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뀌었다. 스카이워크가 있는 카페가 들어서면서 목포의 힙스터들이 몰려드는 곳이 됐다. 핵심 관광지인 카페 대반동201은 커피보다 ‘풍경 맛집’에 가깝다. 평일에도 바다와 인접한 자리는 늘 꽉 찰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카페 바로 앞은 길이 54m의 스카이워크다. 목포대교를 배경 삼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목포의 주야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유람선도 운항을 시작했다. 969t급의 대형 삼학도 크루즈와 196t의 소형 유달산 크루즈 등 두 척이다. 출발지는 삼학도의 옛 해경부두다. 삼학도를 출발해 해상케이블카타워~인어동상~목포대교를 거쳐 고하도 세월호 거치장~용머리~평화광장~갓바위 등을 거쳐 삼학도로 돌아온다.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낮의 목포도 좋지만 바다 위에서 보는 밤의 목포도 좋다. 한때 ‘뽕짝’이라며 천대받았던 트로트 음악 들으며 밤바다를 유영하는 재미가 각별하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의 현란한 야경과 결이 다른, 다소 침침하면서도 낭만적인 풍경들이 뱃전을 스쳐간다. 삼학도 세 섬 중 대삼학도에 있는 이난영공원은 잊지 말고 찾아볼 것.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이난영의 유해가 공원 배롱나무 아래 수목장 형태로 묻혀 있다. 크루즈 선착장 바로 옆은 ‘항구 포차’다. 컨테이너 부스 15개로 조성한 포차에서는 낙지, 민어, 홍어삼합 등 목포의 전통 먹거리와 점포마다 자체 개발한 개별 메뉴 등 60여종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글 사진 목포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ㅁ 여행수첩 -케이블카는 오전 9시~오후 10시 운행한다. 마지막 승차는 오후 9시다. 바닥이 보이는 크리스털 캐빈(어른 왕복 2만 7000원), 바닥이 막힌 일반 캐빈(어른 왕복 2만 2000원) 등 2종류다. 오후 7시 이후 야간 탑승 때는 3000~4000원 할인된다. -유람선은 하루 5회 운항(1항차의 경우 손님이 없으면 휴항)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야경 투어는 코스가 다소 짧다. 삼학도 크루즈는 어른 2만원, 유달산 크루즈는 어른 1만 5000원이다. -서산동의 카페 월당은 대추차가 진국이다. 차가 아니라 죽이라 할 정도로 진하다. 시화골목의 끝, 보리마당 바로 아래 있다. 8월 방영 예정인 KBS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에서 ‘의문의 폐지 할아버지 김만복’(이순재) 집으로 등장한다. 운이 좋으면 대추차 마시다 촬영으로 분주한 ‘연예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 “동쪽 어두워도 서쪽은 밝다”… 美 맞서 ‘서부의 베이징’ 세우는 中

    “동쪽 어두워도 서쪽은 밝다”… 美 맞서 ‘서부의 베이징’ 세우는 中

    20년 전 장쩌민 ‘서부 개발’ 이어받아 일대일로 연계 쓰촨성 등 거점 육성 美와 분쟁속 포스트 코로나 해법 모색 “결국 빚잔치로 끝날 것” 우려도 나와 2013년 7월. 중국 남서부 광시좡족자치구 친저우항을 찾은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초조한 표정으로 구석구석을 살폈다. 당시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수출 주문이 정체돼 경제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였다. 이때 최고지도부가 꺼낸 카드는 친저우항 육성. 베트남과 인접한 이곳을 동남아 수출 거점으로 키워 아세안 시장을 개척하자는 것이었다. 리 총리는 부두 노동자들에게 “동쪽이 어두워져도 서쪽은 밝다”며 친저우항을 성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무역대국’으로 올라섰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대유행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배제’ 노선에 직면한 중국 최고지도부가 다시 한번 서부를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면적이 넓고 자원도 풍부한 이 지역을 적극 개발해 19세기 미국의 서부 개척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중국의 서부대개발은 1999년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이 시작했다. 최고 도시인 ‘베이상광선’(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이 동부에 몰려 있어 서부가 도태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최 직전 장 전 주석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서부개발’ 신규 계획을 발표했다. 인민일보는 “2035년까지 서부지역의 공공서비스, 생활수준 등을 동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여년 만에 ‘서부대개발 시즌2’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이번 대개발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연계돼 이뤄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향한 전 세계의 비판과 미국과의 탈동조화(디커플링) 위협에 맞서 전략적으로 서부 지역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쓰촨성과 티베트를 연결하는 철도와 서부 지역 거점 공항 등이 건설된다. 궁강 윈난재경대학 금융연구원장은 “미국이 중국을 라이벌로 규정한 이상 미국 주도 체제에서 더이상 주류에 남기 어려워졌다”면서 “중국은 개발도상국을 끌어안고 새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중국은 값싼 물품을 수출하고 미 달러를 모으는 대신 (일대일로 등을 통해) 위안화를 수출하는 나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중국 서부개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 앞서 언급한 친저우항의 현재 물동량은 동부 저장성 닝보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중국 전문가 프레이저 하우이는 “중국은 서부 개발을 추진할 여력이 없다. 결국 다 빚잔치로 끝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부산항 입항 러 선원 16명 집단 확진…“접촉자, 마스크 안 써”(종합)

    부산항 입항 러 선원 16명 집단 확진…“접촉자, 마스크 안 써”(종합)

    하역작업 투입 항운노조원 등 160명 격리“무더운 날씨 때문에 마스크 착용 못해”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방역 및 항만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국립부산검역소와 부산항운노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인 A호(3933t) 선장과 선원 등 승선원 21명 중에서 1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부산검역소 관계자는 “16명을 제외한 5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의심스러워 추가적인 검사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A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출항해 지난 19일 오전 10시 부산항에 입항해 21일 오전 8시 부산 감천항에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검역소 측은 1주일 전쯤 발열 증세로 러시아 현지에서 하선한 A호 전 선장이 러시아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선박 대리점 신고를 받고 선박에 승선해 검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부산검역소와 부산시 등 방역 당국은 전 선장이 선박 내 집단감염의 감염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러 선원들 모두 현재 선내에 격리된 상태로 대기하고 있다. 하역 작업 등을 위해 이 화물선에 올랐던 부산항운노조원과 선박 수리공 등 1차 밀접 접촉자 34명을 비롯해 160명가량이 접촉자로 분류돼 항운노조 감천지부 조합원 대기실 등지에 긴급히 격리됐다. 러시아 선원들과 접촉했던 부산항운노조원들은 선박 내 냉동고 온도가 영하 25도에 달하는 등 작업 여건상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못했고, 육상 조합원도 무더운 날씨 때문에 작업 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부산항운노조는 서구 보건소, 해양수산부와 부산해수청, 부산항만공사 등과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대응 중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반지의 제왕’의 빌보 이언 홈 88세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반지의 제왕’의 빌보 이언 홈 88세로

    영화 ‘반지의 제왕’에 빌보 배긴스, ‘에일리언’(1979년)에 안드로이드 애시로 출연했던 연극과 영화 배우 이언 홈(영국)이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에이전트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오늘 아침 이언 홈 경(卿)이 88세를 일기로 영원히 눈을 감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돼 엄청나게 슬프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파킨슨병으로 여러 해 몸이 좋지 않았던 고인은 런던의 한 병원에서 가족과 돌보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눈을 감았다고 덧붙였다. 1981년 영화 ‘불의 전차’에 올림픽 육상 코치 샘 무사비니 역할을 열연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고인은 영화 ‘조지 왕의 광기’에서도 윌리스 박사 역할로 얼굴을 내밀었는데 수많은 연극에서 전통적인 관점에서 잘 다듬어진 기억할 만한 연기들을 선보였다. 국립극단은 1997년 작품 ‘리어왕’에서 “대단한 기억거리”를 남긴 “각별한 배우”로 기억된다고 밝혔다. 같은 작품에서 아버지 티모시가 ‘글로스터’를 연기한 사뮈엘 웨스트는 트위터에다 대본을 낭독하면서 고인이 나이가 많은 출연자들은 수염을 기르라고 요청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연출자인) 리처드 에이어가 정원 난쟁이 도깨비들의 회합 같다고 말하더라”고 돌아봤다. 그는 1965년 해롤드 핀터의 연극 ‘귀향’에서 레니 역을 연기한 뒤 8년 뒤 같은 영화에도 똑같은 역할을 소화했다.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가 기획한 안톤 체홉의 연극 ‘벚꽃 동산’에서 주디 덴치와 환상의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연극 경력은 1976년 ‘얼음장수의 왕림’(The Iceman Cometh) 제작 중 무대 공포증이 도지며 멀어지고 말았다.그 뒤 주로 영화에만 얼굴을 내밀었으며 ‘제5원소’와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같은 굵직한 작품들에만 출연했다. ‘불의 전차’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은 수상하지 못했지만 영국 아카데미로 통하는 Bafta상 남우조연상은 같은 작품으로 수상했는데 1968년 ‘보포로스 건’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의 영예였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빌보로 얼굴을 내민 고인은 1981년 BBC 라디오극으로 제작됐을 때는 프로도 배긴스를 연기했다. 그는 2000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난 절대 같은 연기를 두 번 하지 않는다. 난 영화배우 타이프는 아니다. 해서 사람들은 내가 늘 똑같길 원하지도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기사 작위를 받은 것은 1998년이었고, 드라마에 공헌한 이유로 영국 무공훈장 CBE를 1989년 받았다. 고인은 한동안 멀리했던 연극 무대에 1997년 ‘리어왕’으로 복귀 신고를 했다. 희극 배우 에디 이자드는 고인이 “대단한 배우”였다며 “그가 떠났다는 사실이 무척 슬프다”고 했고,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어떤 역할이든 재미있고 가슴 저미며 무섭게 만들어 상당한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천재 배우였다”고 돌아봤다. ‘리그 오브 젠틀맨’의 스타 리스 시어스미스는 “배우 자체”였다며 “믿기지 않는 연기를 평생에 걸쳐 해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유치원도 ‘등교 선택권’ 허용 … 코로나19 지속 땐 2학기 수행평가 아예 안 할 수도

    유치원생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등교 선택권’이 허용된다.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천재지변이나 국가재난 상황에서 수행평가를 아예 하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유치원에서 교외체험학습을 출석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유치원장은 교육상 필요한 경우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교외체험학습을 허가하고 출석으로 인정할 수 있다.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보호자가 ‘가정학습’을 이유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의 등교 선택권을 보장해주고 있지만 유치원에서는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었다. 지역별로 교외체험학습 기간은 다르며 코로나19 상황에서 각 교육청은 34일~60일까지 교외체험학습을 허용하고 있다. 유치원 역시 이에 준하는 기간 만큼의 교외체험학습이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또 유치원에서 혹서기나 혹한기, 학교 공사 기간 동안 등원 대신 원격수업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에서의 원격수업을 허용하는 한편 수업일수 감축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유치원의 법정 수업일수는 180일로, 코로나19 국면에서 전체 수업일수의 10%까지 감축할 수 있어 이번 학년도 수업일수는 162일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초·중·고등학교와 달리 ‘온라인 개학’을 하지 않은 채 지난 5월 27일 개학하면서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혹서기나 혹한기에도 등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육계에서는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에 대한 구체적이고 신속한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병설유치원의 경우 초등학교보다 방학이 짧아지면서 초등학교의 방학 기간 동안 유치원은 정규 수업을 함에도 학교 급식과 경비, 보건교사 등에 ‘공백’이 생긴다. 방학 기간동안 해야 할 각종 공사도 방학 기간을 확보하지 못해 차질이 불가피하다. 왕정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유치위원장은 “교외 체험학습을 사용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등원해야 하는 유아들의 안전과 건강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7월 여름방학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수업일수 감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하루 빨리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2학기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될 경우 수행평가를 아예 하지 않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이달 말까지 개정해, 코로나19와 같은 천재지변 및 국가재난 상황에 준하는 경우 수행평가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다고 이날 밝혔다. 코로나19로 5월 말부터 등교 개학이 시작됐으나 수행평가 부담이 여전해 제대로 된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개정된 훈령은 2학기부터 적용되나, 각 학교가 결정하고 교육청이 동의하면 1학기 남은 기간에도 수행평가를 시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평택 초미세먼지 40% 저감…“코로나19로 중국 경제활동 감소 영향”

    평택 초미세먼지 40% 저감…“코로나19로 중국 경제활동 감소 영향”

    전국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곳으로 알려진 평택지역의 공기 질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시는 16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올해 1∼4월 평택지역 초미세먼지(PM 2.5) 평균 농도는 25㎍/㎥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보다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 경기도 전체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9% 낮아졌다. 평택지역 미세먼지(PM 10) 평균 농도도 73㎍/㎥에서 5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다. 시는 공기 질 개선 이유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과 국내 경제활동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평택지역 초미세먼지 감소율이 경기도 전체에 비해 11%p 더 높은 데 대해서는 지난 2년간 추진해 온 미세먼지 종합대책의 성과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시는 미세먼지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평택당진항 부근 한국서부발전의 중유 발전기 4기를 올해 초 청정연료인 LNG로 전환했다. 당초 계획은 2024년 전환 예정이었으나, 평택시는 정부에 강력하게 건의해 전환 시점을 앞당겼다. 발전기 연료 전환으로 서부발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연간 143t에서 22t으로 84% 준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올해 안에 평택당진항 내에 육상전원공급설비(AMP) 2기를 건립해 선박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줄일 계획이다. AMP는 육상에서 전기를 끌어 선박에 공급하는 장비로, AMP를 사용하면 정박 중인 선박이 전력 유지를 경유로 발전기를 돌리지 않아도 된다. 이밖에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도 지난 15일 소결로 3기 배출시설 개선을 완료해 대기 오염물질을 연간 2만3000여t에서 1만t 수준(57%)으로 낮추게 됐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평택은 국내에서도 공기 질이 최악인 곳이어서 지난 2년간 집중적으로 공기 질 개선 노력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공기 질 개선을 우선순위에 놓고 환경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인종차별 반대 퍼포먼스 볼 수 있을까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인종차별 반대 퍼포먼스 볼 수 있을까

    국제 스포츠인 단체, 올림픽 헌장 50조 즉각 폐지 촉구올림픽 무대에서 선수들의 정치적인 언행 등 금지 규정IOC, 지난 1월 손동작, 무릎꿇기 등 금지 대상 재확인세계 스포츠 곳곳에서 플로이드 사망 관련 항의 거세자IOC는 “해당 조항 관련 선수위와 협의하겠다”는 입장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도 50조 개정 추진 시사해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까. 코로나19 확산에도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뒤늦은 대응에 비판을 받았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 다시 선수들의 항의에 직면하고 있다.국제 스포츠인 단체 글로벌 애슬리트(Global Athlete)가 인종차별 반대 퍼포먼스까지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올림픽 헌장 50조를 즉시 폐지하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IOC에 보냈다고 15일 영국 BBC, 올림픽 전문 뉴스사이트 인사이드더게임즈 등이 보도했다. 올림픽의 중립성 확보를 위해 도입된 올림픽 헌장 50조는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 또는 기타 지역에서는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 종교 또는 인종 관련 선전 선동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올해 1월 발표된 IOC 지침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표지나 완장, 정치적 성격의 손동작이나 무릎 꿇기 같은 행동,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등 시상식 절차 거부 등이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앞서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당시 육상 남자 2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토미 스미스와 존 칼로스가 시상대에 올라 검은 장갑을 낀 손을 들어올리며 인종차별 반대 세리머니를 했는데 당시 IOC가 선수촌에서 퇴촌시키고 메달 박탈까지 거론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보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백인 경찰의 과잉 폭력에 희생된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과 관련해 전세계 스포츠계 곳곳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퍼포먼스가 잇따르고, 국제축구연명(FIFA)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국프로풋볼(NFL) 등 인종차별 항의 퍼포먼스를 제재하지 않고 적극 수용하거나 동참하는 스포츠 단체 등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지난주 집행위원회를 연 뒤 “IOC는 인종주의에 명백히 반대한다”면서 “올림픽 정신을 존중하면서도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선수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협의 시기와 수정 방향은 언급하지 않았다. 바흐 위원장은 또 “올림픽 자체가 인종차별에 대한 반대와 다양성에 대한 포용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면서 “올림픽 헌장에 담긴 원칙과 분열을 조장할 수 있는 의사 표현은 분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영국의 사이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컬럼 스키너 등이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애슬리트는 “IOC가 선수들에게 스포츠에만 충실하고 정치에는 간섭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해당 조항과 지침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즉각 페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글로벌 애슬리트는 또 “선수들을 침묵시키는 것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운동 선수들은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 큰데, 언론의 자유가 보호되어야만 사회 불의에 맞서 싸울 수 있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USOPC)도 최근 성명을 내고 “진보를 가로막는 시스템과 장벽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도전할 것”이라며 올림픽 헌장 50조에 대한 개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IOC가 올림픽 헌장 50조와 관련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경기 가평고 구체육관 철거비 1억4000만원 확정

    경기 가평고 구체육관 철거비 1억4000만원 확정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던 경기 가평 고등학교 구 체육관이 경기도 교육청 대응 지원 사업비 1억 4000만원이 확보함으로써 철거하게 됐다. 경기도의회 김경호(더불어민주당·가평)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가평고 체육관이 완공되어 사용하고 있으나, 48년 된 구 체육관은 철거되지 않아 안전 위험성과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에 확보된 사업비는 구 체육관을 철거하여 안전을 확보하고, 해당 부지에 바닥포장공사를 해 주차장을 확보키로 했다. 그동안 가평군과 가평교육지원청은 상호 협의를 통해 학교 환경개선 대응사업비를 경기도교육청에 신청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학교 환경개선 대응사업비는 경기교육청과 가평군이 7대 3의 비율로 지원하는 사업으로 경기도교육청이 1억 4000만원을 확보함으로써 가평군은 6000만원만 지원하면 철거가 이뤄진다. 가평 고등학교는 65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로써 기숙사 운영과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고 사이클부와 육상부 운영으로 매년 다수의 실적을 올리는 명문고이다. 김 의원은“노후건축물 철거로 학교 학생들의 안전사고 발생을 예방하고 학교 부지 내에 부족한 주차장을 확보함으로써 새로운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게 됐다”면서 “이는 철거를 위해 경기도교육청에게 사업비를 요청한 결과이며, 앞으로 지역 학교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야구는 안 되는데 사업은 잘 되네”

    “야구는 안 되는데 사업은 잘 되네”

    한화 이글스 14연패 수렁… 감독 사퇴한용덕 감독 물러나고 최원호 감독대행한화시스템, 위성통신 안테나 사업 인수기지국 없는 오지에서도 와이파이 ‘팡팡’나스닥 상장 ‘니콜라’ 지분가치 7배 점프미국 수소에너지 시장까지 진출 ‘청신호’ “야구는 안 되는데 사업은 잘 되네.”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팀 최다연패인 14연패를 당하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한화그룹 다른 계열사들은 사업에서 ‘연타석 홈런’을 팡팡 쏘아 올리고 있다. 기지국이 없는 오지에서도 와이파이가 팡팡 터지는 ‘우주 인터넷’ 사업에 진출할 뿐만 아니라 수소·전기트럭 투자에서도 ‘잭팟’을 터트렸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한화의 약진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화 이글스는 한용덕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함에 따라 최원호 퓨처스(2군) 감독에게 1군 감독대행을 맡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최대연패 기록은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18연패다. 한화시스템, ‘우주 인터넷’ 실현에 박차 한화시스템은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의 위성통신 안테나 기술 벤처기업인 ‘페이저 솔루션’(Phasor Solutions)의 사업자산 일체를 인수했다고 8일 밝혔다. ‘우주 인터넷’ 실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인공위성통신 안테나 사업 부문에 진출해 저궤도 위성 안테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항공우주시스템 역량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페이저 솔루션은 2005년 영국에서 설립된 위성통신 안테나 연구개발 전문회사다. 해상·육상·항공기 내에서 고속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 시스템과 반도체 기반 차세대 위성통신 안테나 설계·개발에 힘써 왔다. 페이저 솔루션의 안테나 빔 조향 기술과 안테나 송수신 제어를 위한 반도체 칩 설계 기술은 독보적인 선행 기술이다. 특히 평면으로 된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는 ‘우주 인터넷’을 실현하는 핵심 장비로 꼽힌다. 이 안테나를 항공기·선박·기차·자동차 등에 장착하면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해상·오지·상공 등 세계 어느 곳에서도 저궤도 인공위성과 송수신을 통해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하다.이 저궤도 인공위성 통신은 지구 상공을 도는 인공위성을 통해 5세대 이동통신(5G)·LTE 수준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항공기 내 동영상 이용 등 고품질 무선 인터넷 서비스, 자율주행차의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 인터넷 서비스) 기술과도 접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위성통신 안테나 관련 시장 규모가 2026년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아마존·스페이스X 등이 기지국이 필요 없는 위성 인터넷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인수를 통해 페이저 솔루션의 전문인력과 기술자료·지적재산권·테스트 장비 등 유형자산을 포함한 원천기술까지 확보하게 됐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부터 안테나 사업 투자를 검토해 오다 페이저 솔루션이 경영난을 겪으며 파산 절차를 밟게 되자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섰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비록 코로나 여파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미래 전략 시장이라는 판단에 전격 투자를 결정했다”면서 “기존 첨단통신, 센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위성통신 안테나 기술 기반으로 더욱 확장해 기업가치와 경쟁력을 한 차원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7월 에어택시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지난 2월 오버에어 개소식을 통해 에어택시 ‘버터플라이’ 공동개발에 착수했다.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 수소 시장 진출 본격화 한화는 수소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도 마련했다. 한화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한화가 보유한 니콜라의 지분 6.13%의 가치가 7억 5000만달러(약 9000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2018년 11월 투자한 1억달러가 1년 6개월 만에 7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수소·전기트럭 개발 스타트업으로 2023년 수소트럭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2018년 초 한화의 미국 현지 벤처 투자 전담 조직은 니콜라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당시 한화는 계열사 간 논의를 거친 뒤, 사업 연관성이 깊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에 공동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최종 결정 과정에서는 10여년간 태양광 사업을 담당해 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당시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이 핵심 역할을 했다. 당시 김 부사장은 투자 결정을 위해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정보 수집에 나섰다. 실무진과 함께 니콜라 창업주 트레버 밀턴을 만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니콜라의 사업 비전을 듣고, 한화와 통하는 지점을 직접 확인했다.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한화 주요 계열사는 미국 수소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 공급하는 권한을 갖고 있고,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한화솔루션은 첨단소재 부문에서 수소 충전소용 탱크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한화솔루션 화학 부문에서도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로 사업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 관계자는 “기후 변화 적극 대응을 위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진격의 한화’… 통신·수소차·에너지 사업 분야서 동시 ‘약진’

    ‘진격의 한화’… 통신·수소차·에너지 사업 분야서 동시 ‘약진’

    한화시스템, 영국 위성통신 안테나 사업 인수한화, 수소트럭 ‘니콜라’에 1억달러 지분 투자니콜라, 나스닥 상장… 지분가치 7.5억달러로 한화가 통신·수소차·에너지 사업에서 동시에 약진하고 있다. 친환경 태양광 에너지 사업을 비롯해 ‘우주 인터넷’, ‘수소·전기트럭’ 사업까지 주무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한화의 약진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 ‘우주 인터넷’ 실현에 박차 한화시스템은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의 위성통신 안테나 기술 벤처기업인 ‘페이저 솔루션’(Phasor Solutions)의 사업자산 일체를 인수했다고 8일 밝혔다. ‘우주 인터넷’ 실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인공위성통신 안테나 사업 부문에 진출해 저궤도 위성 안테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항공우주시스템 역량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페이저 솔루션은 2005년 영국에서 설립된 위성통신 안테나 연구개발 전문회사다. 해상·육상·항공기 내에서 고속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 시스템과 반도체 기반 차세대 위성통신 안테나 설계·개발에 힘써 왔다. 페이저 솔루션의 안테나 빔 조향 기술과 안테나 송수신 제어를 위한 반도체 칩 설계 기술은 독보적인 선행 기술이다. 특히 평면으로 된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는 ‘우주 인터넷’을 실현하는 핵심 장비로 꼽힌다. 이 안테나를 항공기·선박·기차·자동차 등에 장착하면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해상·오지·상공 등 세계 어느 곳에서도 저궤도 인공위성과 송수신을 통해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하다. 이 저궤도 인공위성 통신은 지구 상공을 도는 인공위성을 통해 5세대 이동통신(5G)·LTE 수준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항공기 내 동영상 이용 등 고품질 무선 인터넷 서비스, 자율주행차의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 인터넷 서비스) 기술과도 접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위성통신 안테나 관련 시장 규모가 2026년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아마존·스페이스X 등이 기지국이 필요 없는 위성 인터넷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태다.한화시스템은 이번 인수를 통해 페이저 솔루션의 전문인력과 기술자료·지적재산권·테스트 장비 등 유형자산을 포함한 원천기술까지 확보하게 됐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부터 안테나 사업 투자를 검토해 오다 페이저 솔루션이 경영난을 겪으며 파산 절차를 밟게 되자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섰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비록 코로나 여파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미래 전략 시장이라는 판단에 전격 투자를 결정했다”면서 “기존 첨단통신, 센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위성통신 안테나 기술 기반으로 더욱 확장해 기업가치와 경쟁력을 한 차원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7월 에어택시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지난 2월 오버에어 개소식을 통해 에어택시 ‘버터플라이’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 수소 시장 진출 본격화 한화는 수소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도 마련했다. 한화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한화가 보유한 니콜라의 지분 6.13%의 가치가 7억 5000만달러(약 9000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2018년 11월 투자한 1억달러가 1년 6개월 만에 7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수소·전기트럭 개발 스타트업으로 2023년 수소트럭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2018년 초 한화의 미국 현지 벤처 투자 전담 조직은 니콜라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당시 한화는 계열사 간 논의를 거친 뒤, 사업 연관성이 깊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에 공동 투자하기로 결정했다.이후 최종 결정 과정에서는 10여년간 태양광 사업을 담당해 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당시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이 핵심 역할을 했다. 당시 김 부사장은 투자 결정을 위해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정보 수집에 나섰다. 실무진과 함께 니콜라 창업주 트레버 밀턴을 만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니콜라의 사업 비전을 듣고, 한화와 통하는 지점을 직접 확인했다.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한화 주요 계열사는 미국 수소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 공급하는 권한을 갖고 있고,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한화솔루션은 첨단소재 부문에서 수소 충전소용 탱크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한화솔루션 화학 부문에서도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로 사업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 관계자는 “기후 변화 적극 대응을 위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태안에 정체불명 고무보트…“4월 발견된 검은보트와 같아”

    태안에 정체불명 고무보트…“4월 발견된 검은보트와 같아”

    4일 오전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방파제 인근에서 발견된 정체불명 고무보트는 지난 4월 20일 인근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된 고무보트와 색깔만 다를 뿐 같은 것으로 파악됐다. 태안해양경찰서는 이날 발견된 옅은 회색 고무보트를 근흥면 신진도 해경 전용부두로 옮겨와 보관 중이다. 해경은 이날 오전 8시 55분께 “마도 방파제 인근에 5∼6일 전부터 정체불명의 고무보트가 있다”는 주민 신고를 접수하고 군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 조사한 뒤 전용부두로 이송했다. 이곳에는 4월 20일 역시 주민 신고로 발견된 검은색 고무보트도 보관 중이다. 검은색 고무보트는 태안해경 학암파출소에서 보관하다 지난달 말 이곳으로 옮겼다. 두 고무보트는 색깔만 다를 뿐 장착 엔진의 제조회사(파썬)와 용량(40마력)이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암반 접안 시 찢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무보트 바닥에 알루미늄을 입힌 것도 똑같다. 당시 검은색 고무보트도 밀입국 등에 쓰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해경은 “군청 CCTV를 통해 고무보트 관련자로 보이는 남성 2명이 육상에서 고무보트로 이동한 뒤 기름을 넣은 후 다시 육상으로 가는 것을 확인했다”며 대공 용의점이나 밀입국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군과 해경은 두 고무보트를 비교하면서 대공 용의점이 있는지, 중국인들이 또 밀입국용으로 사용한 것인지, 단순 유실된 것인지 등을 다각도로 조사 중이다. 한편 앞서 중국인 A(33)씨 등 8명은 지난달 20일 오후 9시쯤 일행과 함께 소형 보트를 타고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를 출발, 21일 오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으로 밀입국했다. 현재까지 4명이 체포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바람인 듯 번개인 듯

    바람인 듯 번개인 듯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 육상 2관왕인 스위스의 마르셀 후그(왼쪽)와 같은 대회 사이클 동메달리스트 토비아스 프랑크하우저가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스위스 노트빌 인근 도로에서 훈련하고 있다. 노트빌(스위스) 로이터 연합뉴스
  • 바람인 듯 번개인 듯

    바람인 듯 번개인 듯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 육상 2관왕인 스위스의 마르셀 후그(왼쪽)와 같은 대회 사이클 동메달리스트 토비아스 프랑크하우저가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스위스 노트빌 인근 도로에서 훈련하고 있다. 노트빌(스위스) 로이터 연합뉴스
  • 법원 “전동킥보드도 자동차…의무보험 가입해야”

    법원 “전동킥보드도 자동차…의무보험 가입해야”

    술에 취한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다가 사람을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법원은 전동킥보드를 의무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로 인정하면서도 보험 상품이 개발돼 있지 않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 박원규 부장판사는 음주운전(도로교통법 위반), 위험운전치상(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저녁 서울 금천구의 한 공원 앞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다가 당시 보행 중이던 피해자와 충돌해 피해자를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80%로, 자동차면허 기준으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피해자는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타박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검찰은 A씨에게 자동차손배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현행 자동차손배법은 원동기에 의해 육상에서 이동할 목적으로 제작한 용구 등을 ‘자동차’로 규정하고, 의무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자동차는 도로에서 운행하면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재판부는 모터에 의해 구동되는 전동킥보드가 법에서 규정한 ‘자동차’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의무보험 가입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A씨의 자동차손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동킥보드를 대상으로 하는 의무보험 상품이 개발되기 전에는 전동킥보드 운전자를 자동차손배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 업계는 대법원 판례가 확정되기 전까진 전동킥보드의 의무보험 가입 대상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전동킥보드가 ‘이륜자동차’라는 하급심 판결이 있지만, 자전거도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판결도 있어 애매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전동킥보드 의무보험 대상 여부는 찬반이 뚜렷한 문제여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법체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文대통령이 태종?… 태종은 정치 술수·살상도 주저하지 않았다

    文대통령이 태종?… 태종은 정치 술수·살상도 주저하지 않았다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후 문재인 대통령은 공연한 구설에 휘말렸다. 5월 초 이광재 당선자의 영 개운치 않은 비유 탓이었다. “노무현·문재인은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과제를 만드는 태종 같다. 이제 세종의 시대가 올 때가 됐다.” 피선거권 박탈로 10여년 만에 재기해 흥분한 탓일까? 총기는 사라지고 욕심만 넘쳤다. 3년 전 문 대통령 당선 후 20년 집권 운운했던 이해찬 대표의 언급과 다르지 않았다. 좌충우돌 독설가 진중권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이 나라가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 “서로 징그럽게 얽혀 백 년은 해 드실 듯”. 욕먹어도 쌌다. 어떻게 쿠데타로 아버지(태조)와 형(정종)을 몰아내고 왕좌에 오른 태종에 비유했을까. 더 고약한 것은 ‘세종의 시대’를 언급한 부분이었다. 문 대통령은 장차 도래할 ‘성군의 치세’로 건너가는 교량이라는 것일까? 칭찬인지 가르침인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세종이란 누구를 염두에 둔 것일까. 이광재 본인? 태종이라면 대역죄로 처단했다. 그는 ‘차기’와 관련한 확인되지도 않은 발언을 빌미 삼아 처가의 씨를 말렸다. 물론 전제왕조에서 최대 과제는 왕권의 안정과 안정적 승계였다. 이 점에서 조선의 국왕 28명 가운데 태종을 능가할 사람은 없었다. 세종의 치세는 태종의 칼끝에서 나왔다. 그는 왕권의 안정을 위해 정치 술수와 공작, 무고한 살상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으로선 꿈도 꾸지 못할 짓이었다. 태종은 1404년(태종4) 반정공신 이거이, 이저 부자를 숙청했고 1407년 처남 민무구, 민무질 형제를 사사했으며 이무, 윤목, 유기 등의 목을 베었다. 1416년엔 나머지 처남 민무휼, 민무회 형제를 죽였으며 같은 해 야심가 이숙번을 축출했으니 1418년 선위할 때 조정엔 왕권을 위협할 척신도 공신도 없었다. 단 하나, 세종의 장인 심온 집안이 문제였다. 심온은 신중했다. 권세를 부리거나 권력을 탐할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집안은 조선 최대의 권벌. 부친 심덕부는 태조 이성계와 함께 위화도에서 회군한 조선 창업 공신이었다. 그의 형 심인봉은 군사령관인 의흥삼군부 도총제를 지냈고 동생 심정은 의흥삼군부 동지총제로 군부의 실세였다. 동생 심종은 태조의 사위였으며 심온은 세종(이도)의 장인인 데다 태종의 처남 민무휼과 사돈 관계였다. 비록 권력욕은 없다 해도 그 주변엔 권력의 부나비들이 꼬였다. 1418년 6월 3일 태종은 세자(이제, 양녕대군)를 폐하고 이도(충녕)를 새로이 책봉했다. 6월 9일 명나라에 주문사를 보냈다. 8월 8일 명의 인가가 떨어지기도 전에 느닷없이 왕위를 선위하겠다고 선언했다. 승계를 청하는 주문사를 명에 파견하기로 하고 9월 3일 심온을 영의정에 앉혀 사은주문사로 임명했다. 심온은 졸지에 왕의 국구(장인)에 영의정 그리고 조선을 대표하는 사절이 됐다. 그러나 그것이 낚싯밥일 줄이야…. 9월 8일 심온 일행이 한양을 출발했다. ‘세종실록’은 그날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했다. “심온은 임금의 장인으로 나이 50이 못 되어 수상의 지위에 오르게 되니 영광과 세도가 혁혁하여 전송 나온 사람으로 장안이 거의 비게 되었다.” 이런 기록도 있었다. “심온 환송식에 나온 사람들의 말과 마차가 일으킨 먼지가 한양을 뒤덮었다.” 태종은 예의 주시했다. 얼마 전 병조참판 강상인 사건까지 있었다. 선위할 때 태종은 상왕으로서 군사 문제는 직접 주관하겠다고 밝혔다. 군령권을 상징하는 직인도 직접 보관했다. 그런데 참판 강상인이 병조의 일을 세종에게 직보한 것이다. 대관들이 벌떼처럼 일어났지만 태종은 일단 강상인이 원정공신이라는 이유로 낙향 조처로 일단락했다. 11월 병조좌랑 안헌오가 참소했다. 심온의 경쟁자인 박은이 태종의 심기를 헤아려 꾸민 일이었다. “강상인과 동지총제 심정(심온의 동생), 병조판서 박습이 사적인 자리에서 말하기를 ‘요사이 호령이 두 곳에서 나오는데 한 곳에서 나오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했습니다.” 역린을 건드렸다. 26일 태종은 즉각 추국을 지시했고 강상인은 고문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했다. “병조판서 박습, 이조참판 이관, 의흥삼군부 동지총제 심정과 그런 말을 했으며 심온에게도 ‘군사는 마땅히 한 곳에서 명이 나와야 한다’고 하자 ‘옳다’고 대답했다.” 태종은 곧바로 강상인, 박습, 이관, 심정을 모반대역죄로 처형했다. 심온은 의주에 도착하자마자 체포해 12월 22일 한양으로 압송했다. 심온은 고문으로 무릎이 부서졌지만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대질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수사 책임자인 유정현이 귀띔했다. ‘태종의 뜻이외다’, ‘자백해야 당신 선에서 끝날 것이오’. 심온은 불러 주는 대로 자백하고 사약을 받았다. 14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태종은 이미 자신의 처가를 숙청했다. 장인 민제는 태종의 스승이었고 처남 민무구와 민무질은 이른바 ‘혁명의 동지’였다. 게다가 세 왕자는 골육상쟁의 피바람 시절 외가에서 보호를 받으며 자랐으니 외삼촌들과 더 끈끈할 수밖에 없었다. 1404년 태종은 이제(양녕대군)를 세자에 책봉하면서부터 처가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했다. 당시 무구, 무질 두 처남은 병권을 쥐고 있었다. 마침 일부 공신이 장인 민제를 앞세워 세자와 명나라 공주의 혼사를 추진하려 했다. “나와는 상의도 없이 세자의 혼사를 논의해?” 태종은 별렀다. 이화가 나섰다. ‘(두 처남이) 어린 조카를 끼고 권세를 잡으려 한다’는 것인데, “민씨 형제가 왕자의 난을 거론하며 ‘임금에겐 아들이 하나만 있어야 한다’고 했다”더라고 탄핵했다. 태종은 두 처남을 제주도로 유배했다. 이런 상소도 올라왔다. 태종이 신하들을 떠보기 위해 선위 파동을 일으켰는데, 그때 백관 가운데 두 처남이 히죽거렸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참소였지만 처형하라는 주청이 잇따랐다. 두 처남은 유배지에서 사사됐다. 셋째, 넷째인 무휼과 무회도 형들의 결백을 토로했다는 이유로 ‘자살’ 형식으로 죽였다. 처가를 정리하기 직전 태종은 이거이와 이저 부자를 숙청했다. 이저는 태조의 사위고 그의 동생 이백강은 태종의 사위였다. 태종의 사병 혁파 명령에 반발할 정도로 말발이 셌던 이들이었다. 이때 나선 것도 이화였다. “두 사람이 말하기를 ‘아들들을 모두 제거하고 녹록한 상왕(정종)을 모시는 게 어떤가’라고 했습니다.” 태종은 두 사람을 고향으로 내쫓았다. 총애했던 이숙번도 그렇게 숙청했다. 나이도 젊고 비상한 두뇌에 결단력과 배짱까지 갖추고 있었으니 위험한 인물이었다. 1416년 서너 달 동안 궁궐에 나타나지 않자 대관들이 불충을 이유로 처벌을 주장했다. 태종은 못 이기는 척 함양으로 유배 보냈다. 이에 비해 연로한 하륜은 수많은 비위 사실과 탄핵에도 철저하게 보호했다. 그는 태종보다 20살이나 많았으니 왕권에 위협이 될 수 없었다. 태조가 조선을 건국했다면 태종은 왕조의 기틀을 다졌다. 6조 제도를 정착하고, 전국 8도 체제를 세웠으며, 사대교린 외교로 국가 안보를 다졌고, 대간 제도 확충으로 관리들의 부패와 신권의 확장을 견제했으며, 정책 결정 과정을 모두 문서로 남기도록 했다. 게다가 왕권의 승계도 안정적으로 이뤘다. 그는 성공한 군주였다. 한 정권의 성공은 후계의 완성을 통해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은 성공한 대통령이었다. 그는 노무현을 세워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고 못다 한 계획도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 반면 노무현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면서 김·노 10년간 이룬 성과도 물거품이 됐다. 이명박·박근혜는 견원지간이었다. 둘은 지금도 감옥에 있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입술이 허옇게 부르터 있었다. 대통령의 건강은 최고급 비밀인데, 본인은 그런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는 정치적이지 않다. ‘정치적’이란 말에 담긴 술수, 모의, 기획과는 담을 쌓았다. 조선 정치 최고단수 태종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노무현이 그랬듯이 문 대통령도 아끼는 이들에게는 ‘절대로 정치하지 말라’고 할 사람이다. 솔직히 그것이 그의 가장 큰 문제인지도 모른다. 그걸 이용해 먹을 자도 있겠지만…. 논설고문 kb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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