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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결 실마리 보이는 교단 갈등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시행과 충남 보성초등학교 교장 자살 사건 등으로 첨예한 갈등을 빚던 교육계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NEIS와 관련된 잇단 공식·비공식적인 논의를 하며 해법찾기에 노력하고 있다.오는 11일로 예정된 전국 교장협의회의 대규모 장외집회도 철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육부·전교조 ‘NEIS 접촉'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7일 원영만 전교조 위원장을 전격 회동한 데 이어 10일에는 일선 학교의 정보화담당교사와 NEIS의 시행에 대해 토론을 갖는다.교육부는 12일 국가인권위원회의 NEIS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할 방침이다.특히 교육부는 전교조측에 인권위의 결정을 받아들이도록 권고했다.따라서 인권위의 결정이 NEIS 문제의 해결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것 같다. 전교조측도 원 위원장의 단식농성을 유보한데다 당초 12일 실시하려던 연가투쟁 찬반투표의 일정도 16일로 늦춰 잡았다.교육부 관계자는 “NEIS 시행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는 없지만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교조측과 협의를 계속 진행,조만간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장협 장외집회 철회 움직임 전국 초중고교 교장 모임인 ‘한국 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 교장회장 협의회’는 11일의 ‘전국 교장단 결의대회’ 강행여부를 9일 교육부총리 면담 뒤에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교장협은 7일 밤 서울 교총회관에서 대표모임을 갖고 교육부가 제안한 교육부총리과 대표단과의 9일 회동안을 수용했다. 교장협측은 “일단 윤 교육부총리와 만나 교장협의 주장과 교육계 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 뒤 11일 결의대회 강행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면서 “회동에 참석하게 될 교장대표단에게 결정권한을 위임했다.”고 설명했다.교장협은 또 장외 결의대회 대신 실내에서 결의대회를 치르거나 지역별로 교장연수를 갖는 방안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기기자 hkpark@
  • [사설] 싸움 준비에 한창인 선생님들

    2003년 5월은 초·중·고교생들에게 잔인한 달이 될 것 같다.5월 내내 교장 선생님과 공부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서로 편을 갈라 ‘싸우는’ 모습을 지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오는 둘째 일요일이면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을 외쳤던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화난 얼굴로 피켓을 흔드는 교장 선생님을 보게 된다.또 전교조가 예정한 이른바 ‘연가투쟁’을 실천에 옮긴다면 이번에는 학생들을 버리고 교실을 박차는 선생님들을 지켜 보아야 한다. 다음 세대의 교육을 자임한 교사들이 막가파식 발상으로 걸핏하면 주먹다짐도 서슴지 않다가 이제는 아예 집단으로 맞붙어보겠다는 것이다.교장 선생님들에게 묻겠다.고 서승목 교장을 이제 와 추모한다며 야외 집회를 가져야 하겠는가.전교조 선생님들에게 묻겠다.국가인권위도 입장을 정리하지 못할 만큼 얽히고 설킨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봉쇄하기 위해 수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인가. 교육계의 대결은 각기 내세운 명분과는 달리 학사 주도권의 다툼에 지나지 않는다.학교장들은 그들의 학사 운영권을 전교조 교사들이 잠식하자 서승목 교장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를 대외에 과시하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힌 것이 아닌가.교육계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잠시 설자리를 살펴보아야 한다.엊그제 한 조사에서 학생이나 교사의 70% 이상이 학교보다 학원을 더 중시한다고 하지 않는가.학교 무용론이 공론화되는 날이 멀지 않음을 경고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교단의 통솔력을 상실한 채 탁상에 모여 회의만 하는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즉각 집단 행동을 중지시키고 교단의 대화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제시해야 한다.지금부터라도 가칭 ‘교단 통합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를 마련해 보자.서로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털어 놓고 정상화의 길을 찾아 보자는 것이다.물론 한두 번으로 될 일이 아닐지 모른다.그러나 함께 지혜를 모으면 실마리를 못 찾을 것도 없을 것이다.
  • “교육현장 안정화 동참” 윤교육·교육감 호소

    윤덕홍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과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들은 2일 교장과 교사,교직단체,학부모에게 교육현장 안정화 노력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윤 부총리와 교육감들은 이날 광주에서 시·도 교육감협의회을 가진 뒤 이같은 내용의 공동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화와 타협의 지혜로 새로운 도약을’이라는 제목의 호소문에서 “정부 차원에서 사회 각계 전문가로 교육현장 안정화 대책기구를 구성,중지를 모으고 시·도 교육청은 지역 실정에 맞는 대안을 마련해 학교현장을 자율과 책임이 수반되는 교육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법과 절차에 따라 합리적인 요구를 하는 교육가족과는 대화를 계속하겠지만 불법적인 단체행동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교육계를 지켜나가기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교장들에게 “일부 교직단체 및 선생님들과 견해가 달라 고충을 겪고 있음을 잘 알고 있으나 교직단체에 대응하는 집단행동을 한다면 갈등이 해소되기보다는 감정적 대립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며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 교사들에게는 “교육현장이 분열에 휩싸이면 아무리 학생들만을 위한 열정과 사랑을 쏟아도 성과를 얻기 힘들다.”면서 “냉철한 이성으로 교단에 처음 섰을 때의 초심으로 선생님의 자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특히 교직단체 가입 교사들에게 “생각과 입장이 다르다고 집단조퇴나 연가투쟁 등 바람직하지 않은 집단행동에 나선다면 이는 불법적인 행위이기에 앞서 학생들의 미래를 외면하는 무책임한 일”이라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자의 책임있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또 학부모들에게는 “대다수 선생님들이 교육자적 양심에 입각해 순수한 마음으로 교단을 지키고 있는데도 교사 전체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쳐져 가슴아프다.”면서 “선생님들이 자긍심을 갖고 2세 교육에 매진하도록 용기를 북돋워달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반미교육’ 성향의 공동수업과 관련,“문제삼지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교육적으로 부적절한 공동수업에 대해서는 법대로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NEIS’ nice or not? / 인권위도 헷갈려

    국가인권위가 28일 서울 을지로 사무실에서 전원위원회를 소집,교육계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논란의 중재에 나섰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공식 견해 표명을 유보했다.NEIS의 인권침해 여부를 놓고 이해당사자간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육부와 전교조의 대립 사이에서 인권위가 ‘눈치보기’를 했다고 꼬집었다. ●교육계 “인권위 눈치보기” 비난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서 애초 참석자들은 기본신상관리,담임 누가기록,부적응자 관리 등 전교조가 인권침해 영역으로 지적한 8개 조항을 검토할 예정이었다.이날 회의는 지난 2월 전교조의 진정 접수에 따른 것이다. 회의는 교육부와 전교조 관계자 4명씩을 상대로 위원들이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식으로 진행됐다.양쪽 관계자들은 NEIS의 보안문제와 사회적 효용성,NEIS가 중단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놓고 극심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한 참석자는 “교육부와 전교조 양측의 입장이 너무 팽팽해 인권위는 공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시간을 좀더 가지기로 했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전원위는 교육부측에 외국의 사례 등 관련자료의 제출을 요구했다. 회의에는 김창국 위원장과 박경서 전 UN대사,류현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유시춘 전 민가협 총무 등 상임위원 3명,조미경 아주대 법학과·신동운 서울대법대 교수,김오섭·김덕현 변호사,정강자 전 여성민우회 대표 등 비상임위원 5명 등 위원 9명 전원이 참가했다. ●“교육 효율성” “개인정보 유출” 회의에 앞서 일부 위원들은 기자에게 NEIS의 인권침해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피력했다.일부 위원은 “전반적인 제도의 취지로 볼 때 교육행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또다른 위원들은 “개인정보 유출로 심각한 인권침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시춘 상임위원은 “학생건강기록부에 기재되는 학생 개인의 병력과 학교생활기록부에 실리는 품성 내용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담임의 주관적인 평가에 따른 개인의 품성 기록을 국가기관이 평생 관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반면 류현 상임위원은 “일부 조항은 인권침해 논란이 있겠지만,제도 전반이 인권침해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또 위원들끼리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침해를 주장하는 일부 위원들은 “조속히 결정하는 것이 교육현장의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이들은 회의가 열리기 직전 3분 남짓 공개한 회의석상에서 서로 진지한 표정으로 두툼한 서류를 꼼꼼하게 살폈다.최근 교육부가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교육계 안팎에서 논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더욱 신중한 분위기였다. ●향후 전망 인권위는 2주 후 전원위에서 재논의한다는 방침이지만 결론 도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이에 따라 NEIS를 둘러싼 교육부·전교조의 갈등과 교육현장의 혼란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전교조는 지난 2월 교육학생연대,진보네트워크센터,참여연대 등 17개 시민·사회·학부모단체와 함께 “학생과 학부모의 개인 신상정보를 시·도교육청 서버에 직접 입력해 국민의 인권을 현저하게 침해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인권위에 냈다. 한편 인권위는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인권정책국 산하에 실무팀을 두고 다음달 국내·외 인권단체와 함께 간담회를 가지기로 결정했다.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
  • [열린세상] 학생들을 먼저 생각하라

    보성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자살 사건 이후로 교장회와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대립구도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전교조는 교장선출보직제를 더욱 강하게 주장하고 있으며,교장회마저 집단적인 행동을 통해 공개적으로 전교조에 대한 비판을 표현하였다. 교육계 스스로 교육계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실망은 더 커질 것이고,이 문제에 대한 타율적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될 것이다.그동안 교장회와 전교조의 대립과 갈등은 크게 표출되지 않고 있었다.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교육계의 뿌리깊은 갈등이 드러났다. 특히 이번 사건은 적대적인 대립구조로까지 악화될 수도 있고 반면에 잘 해결된다면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장과 교사의 역할과 위치를 새롭게 정립하여 새 교직문화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학교장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역할과 위상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교장은 학교의 어른이며 교직계에서의 선배라고 할 수 있다.교장회가집단의 힘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한다면 집단과 집단간의 힘의 대결로 갈 수밖에 없다. 전교조 합법화 이후 교장들은 새로운 변화를 적극 수용하여 왔다.과거의 전통적인 권위주의나 관료통제적 질서를 고수하려는 교장은 별로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장은 스스로를 더욱 낮추고 학교의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간다는 공동체 의식과 협력적이고 수평적인 교육 지도성을 발휘하여 전교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토대로 한 공동체적 학교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역할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교직이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도록 교장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전문성과 자율성이 신장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학교장은 전문적 권위로서 학교를 이끌어가야 한다. 전교조는 출범당시의 순수했던 교육에의 열정과 학생에 대한 사랑이라는 초심을 되찾아야 한다.전교조의 현재 모습은 과거와는 매우 다르다.전교조는 자신들만의 의사를 관철하고 집단이익을 추구하는 권력집단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전교조는 출범당시에 내걸었던약속대로 자율적이고 교사주도적인 학교교육 혁신운동의 주체적 역할을 해야 한다.학교의 근무여건과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합당한 요구와 적법한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전교조는 참된 교육을 만들어가기 위하여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자기규율과 스스로의 정화노력을 통해 도덕적인 힘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정부의 정책에 의견을 제시하거나 단체교섭에 임해야 한다.학교 내에서의 단체행동이나 학생의 학업에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학부모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교직 역시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교직에 몸담은 사람은 모두 학생들의 교육적 성장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학생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가?”가 교육주체간의 협의와 조정,정부의 정책결정,교직단체와의 단체교섭,교육관련단체의 운동과 학교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학생의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는 한 교직단체는 ‘부분 이익적 관점’을 집단행동을 통하여 관철하여서는 안 된다.뉴질랜드의 교육평가청(ERO)이 학교를 평가할 때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가(Students matter)?”를 기본관점으로 삼는 것은 문제해결의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학생의 교육적 성장을 중시하는 인식이 우리 교육계의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교장회와 전교조는 교직의 신뢰회복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서로 다르더라도 화합할 수 있어야 한다(和而不同).’는 논어의 구절은 우리의 마음을 진정시켜 준다. 이 종 재 한국교육개발원장
  • 대입 본고사 부활되나

    윤덕홍(尹德弘)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불쑥 대입 본고사를 거론함에 따라 본고사의 부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부총리는 지난 23일 경복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입 제도를 대학 자율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본고사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윤 부총리의 본고사 발언에 대해 “글쎄요.”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 9일 대통령 업무보고 때 교육부는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본고사의 폐지 ▲고교별 등급화 금지 ▲대학의 기여입학제 금지 등의 원칙을 천명했었던 탓이다. ●윤교육 교육혁신委 출범전 언급 따라서 윤 부총리의 이같은 표명은 오는 6월쯤 출범하는 교육혁신위원회의 활동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공교육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교육혁신위원회에서는 교육의 중장기 계획으로 모든 교육제도를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유지 및 자격고사화·예비고사화 여부,수능 출제의문제은행식 도입,본고사의 금지 또는 부활 등 민감한 대입제도의 모든 사안을 집중적으로 연구·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윤 부총리는 취임 직후 “자신이 가지고 있는 50∼60가지의 아이디어를 교육혁신위원회에 넘기겠다.”고 밝혔었다. ●대통령 업무보고땐 폐지 천명 대학별 본고사는 지난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폐지된 뒤 지난 2001년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본고사의 금지를 법제화했다.이에 따라 2002학년도 대입에서부터 본고사는 법으로 규제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 논술고사 형식을 빌어 본고사와 같은 시험을 치르다 적발된 적은 있지만 과거와 같이 노골적인 국어·영어·수학의 본고사는 엄두 조차 못내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대학들은 선발의 완전 자율화를 내세우며 본고사의 부활도 요구하는 실정이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본고사가 부활된다면 현재 그나마 개선되려는 대학별 선발방식의 다양화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홍기 김재천기자 hkpark@
  • [길섶에서] 참 스승

    양자역학의 시조 닐스 보어는 192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그는 세계적인 석학임에도 틈만 나면 다른 교수의 강의실을 찾았다. 그는 제자들과 함께 강의를 듣다가 궁금증이 생기면 서슴없이 “저 사람이 말하는 것이 무슨 뜻이지.”라고 묻곤 했다. 또 강의가 끝나면 제자들에게 “나는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겠는데 제군들의 생각을 들려주게.”라며 제자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한참 후에야 “아,이제 알겠어.”라며 무릎을 치곤 했다.하지만 이순간 누구도 보어의 이해도를 따르지 못했다고 한다. 요즘 너 나 할 것 없이 교육계의 현실을 개탄한다.스승은 어린 제자들이 버르장머리가 없다며 머리를 쩔레쩔레 흔든다. 제자들은 스승의 실력이 학원 강사에 미치지 못한다며 비아냥거린다. 스승들은 서로 편을 갈라 원수인 양 눈을 부라리고 있다.그러다 보니 반목과 불신은 더욱 깊어간다. 보어처럼 스스로 낮추되 주위에서 감히 범접하지 못하는 스승이 그립다. 우득정 논설위원
  • 전교조 ‘反美교육’ 조사 / 盧대통령 “국가간 관계… 국민합의 없인 곤란” 대책 지시

    교육계 내부의 심각한 보혁(保革) 갈등이 정치쟁점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반미(反美)교육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한나라당은 교단의 갈등과 분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교육부를 집중 질타하면서 이 문제를 정치이슈화할 태세다. ▶전교조기자회견 12면 ●“반미교육 문제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교조가 반미와 관련된 내용을 가르치고 있는지 사실 여부를 확인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윤덕홍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지시했다.노 대통령은 “전교조가 반전 사상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반미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노 대통령은 “반미는 국가적 관계이며,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특정 교원단체가 국가적 공론이 이뤄지지 않은 사안을 가르쳐도 좋은 것인지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 핵과 한·미 동맹관계 등 주변 국제상황이 복잡하고 미묘한 데 특정 교원단체가 국익과 연관된 교육을 일방적으로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반박 전교조는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심각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성급한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은 “무엇을 근거로 대통령이 그런 판단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전교조의 수업은 반전·평화교육일 뿐이지 반미교육은 아니다.”며 “반전을 반미로 보는 시각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한나라,교육부 집중공격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교단의 갈등과 분열이 극단적인 투쟁양상으로 치닫는데도 교육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교육부의 수수방관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한나라당 장준영 부대변인은 “교육부는 더 늦기 전에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과 교장 선출 보직제,교육시장 개방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사태수습을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곽태헌 전광삼기자 tiger@
  • ‘교단갈등’ 극단 치달아

    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교장 자살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교장단과 전국교직원노조와의 갈등 등 난맥상이 교육계 현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특히 교장선출보직제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등 그동안 교장 자살 사건으로 주춤하던 민감한 현안까지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면서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뒤늦게 교육부가 교육관련 단체들의 조정에 나섰지만 교단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교장 자살 사건으로 촉발된 갈등은 시간이 흐르면서 민감한 교육 현안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전교조와 교장협의회,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이 각각 이번 사태를 다른 현안과 연결시켜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22일 “NEIS 거부를 위해 필요하다면 전체 조합원 연가투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전교조 원영만(元寧萬)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NEIS에 대한 원칙은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여론에 밀려 전교조의 기본 방침까지 물릴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전교조는 지난 18일에는 ‘학교자치와 교장선출보직제 추진본부’ 발족식을 갖고 교장선출보직제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교장 자살사건은 교장의 권위주의적인 수직적 질서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이같은 전교조의 주장에 대해 한국 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장협의회(교장협의회)는 지난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교조를 ‘반인륜적·반교육적·반국가적 행동을 하는 단체’로 규정하며 맹렬히 비난했다. 다음달 11일에는 전국 초·중·고 학교장 1만 3000여명이 모여 전교조의 ‘공격’에 대한 결의를 다지기로 했다.이상진(李相珍) 교장협의회장은 “지금까지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전교조에 밀렸지만 이제 할 말은 할 것”이라면서 “교장을 선출한다면 담임이나 교사도 선출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사태가 교육 현안 전반으로 확산되자 교육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과연 민감한 현안들을 이제와서 한꺼번에 풀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크다. 교육부는 22일 교총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23일 교장단협의회,24일 한국교직원노조와의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전교조와는 날짜를 조정 중이다.5월초까지는 4개 학부모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길섶에서] 선생님의 사랑

    사랑에는 늘 감동이 있다.한 여교사의 제자 사랑에도 아름다운 감동이 있다.그는 지난해 부천에 있는 한 초등학교 1학년을 맡았다.그 반에 정신지체아 남매가 있었다.한살의 나이차가 있었지만 그들은 한반이었다.여교사는 깊은 애정을 갖고 남매를 보살폈다.지적 수준이 떨어지는 그들을 위해 별도로 공부를 도와주기도 했다. 남매는 보통의 아이들보다 왜소했다.영양실조가 주요 원인중의 하나였다.어머니가 식사를 정상적으로 마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밥은 할 줄 아는데 반찬은 제대로 못만든다고 한다.어머니도 2급 정신장애인이다.여교사는 점심 급식때 남매가 잘 먹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나중에는 어머니도 급식때 불렀다.어머니는 매일 점심때쯤 나타나 밥을 언제 먹느냐고 보챘다.그러나 싫은 기색없이 남매와 어머니에게 정성이 담긴 ‘사랑의 밥’을 주었다. 그 여교사와 같은 사랑이 보성초등학교에도 있었다면 교장의 자살이라는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그런데 그 비극 속에 교장단협의회와 전교조는 교육계의 갈등을 증폭시키며 ‘힘의 대결’을 하고있다.교육계의 제자 사랑이 그리워진다. 이창순 논설위원
  • [사설] 교장·전교조 편갈라 싸울텐가

    요즘 교육단체들의 ‘편가르기식’ 싸움을 보면 한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장협의회가 대외적으로는 서로 참교육의 주체인 양 목청을 높이고 있으나 실상 헐뜯기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악성분규 현장처럼 ‘밀리면 끝장’이라는 식의 오기로 똘똘 뭉쳐져 있다.이 때문에 정작 보호받고 개선돼야 할 학습권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사정이 이러한 데도 교육당국은 교단 화합을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서기는커녕,어느 한쪽을 편들기 한다는 비난을 들을까봐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교조와 교장협의회의 갈등은 충남 예산 보성초등교 교장의 자살로 표면화됐지만 교육계의 뿌리깊은 앙금과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무엇보다 먼저 단위학교의 최정점에 있는 교장들이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다 교장 자살,교장보직선출제 등 자신들의 이해와 맞물린 현안이 돌출하자 모든 교육문제를 전교조 탓으로 돌리는 식의 대응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더구나 전교조에 맞서 오는 5월11일 서울시청 앞에서 대규모집회를 갖고 세몰이에 나서겠다는 것은 교육계의 어른들로서 할 일이 아니다.교육현장의 잘못된 관행과 부조리를 타파하는 1차적인 책임은 바로 교장들에게 있다. 전교조 역시 교장단을 타도해야 할 ‘수구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고립만 자초할 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우리 교육의 국제 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라는 사실은 교육계 모두가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다.따라서 전교조와 교장단,교육당국은 자신들의 몫을 요구하기에 앞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의무부터 실천해야 한다.지금 국민은 교육계에 대해 총체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 “남북 민족평화제전 7월 제주도서 개최”김원웅의원 訪北회견

    개혁국민정당 김원웅 대표는 14일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평양을 방문,북측의 조선아시아 태평양평화위원회 전금진 부위원장을 만나 오는 7월 제주도에서 ‘통일민족 평화체육축전’(약칭 민족평화체전)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 양측은 민간차원의 체육·문화·예술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이 남북간 상호신뢰를 증진시키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같이 합의했다.”면서 “합의 내용을 북에서도 동시공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족평화체전은 순수한 민간차원의 남북교류행사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체육계 및 문화계 대표들과 의논해 빠른 시간내에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고 5월 중 금강산에서 북측과 실무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북핵문제 및 다자간 회담 논의 등에 대해서는 “일주일가량 있다 보니 편안하게 여러가지 얘기했다.”면서도 “나중에 얘기하자.”고 말을 아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교육·의료등 전문직 39% “수능 반대”

    교육·과학·행정 등의 전문직 종사자들은 10명에 4명 꼴로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반대했다.이들 반대자 가운데 60% 이상은 수능시험을 자격시험화하거나 아예 폐지하기를 희망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규명하기 위한 ‘국가 수준의 생애능력 표준 설정 및 학습체제 질 관리 방안 연구’에서 이같이 드러났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학·공학·보건 및 의료·교육·행정·경영·법률 등 8개 전문분야 종사자 518명을 대상으로 현 수능 운영체제에 대해 찬반을 물은 결과 39.0%가 반대했다. 찬성은 11.4%,중립은 45.0%,모름은 4.6%였다.반대자들은 수능의 개선 방안으로 41.7%가 졸업자격 전환,21.1%가 폐지,19.6%가 비중 축소를 내세웠다. 각종 기관의 인사관행 문제점으로는 36.1%가 지역이나 혈연 위주를 우선 꼽았다.31.5%는 특정대학 중심의 학벌 위주,25.1%는 연장자나 경력 위주,4.8%는 성 차별적 인사관행을 들었다. 또 능력 개발을 위한 학습단계별 교육 과제로 ▲초·중등교육에서는 지식기반사회에서 요구되는 능력 반영이 51.8%,교사의 질 제고가 19.9% ▲대학교육에서는 지식기반사회에 맞는 학문 내용과 구조 개발이 51.1%,교육 및 연구기능 강화가 36.0% ▲성인교육에서는 직업능력 제고와 커리어 관리 교육이 71.4%였다. 각종 능력인증시험 제도의 문제로 39.8%는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 능력을 파악하지 못하고,26.6%는 인성과 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22.8%는 사회적 변화에 수반되는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육계·정계·문화계·재계 등 여론주도층 인사 50명은 지식기반사회에 요구되는 핵심 능력으로 정보활용 능력을 1위로 꼽은데 이어 외국어능력,의사소통능력,협동적 업무수행 등을 차례로 제시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수평사회를 만들자]2부 학벌타파 (2)학벌문화의 정점 서울대 개혁 어떻게 할까

    ■교육계의 서울대 개혁론 참여정부 출범 이후 서울대 개혁론이 힘을 얻고 있다.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가 취임 전 서울대의 공익법인화론을 제기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정부는 공룡같은 서울대의 구조에 ‘메스’를 들이대야 할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서울대의 힘 때문이다.특히 교수들의 반발이 크다.교육부는 현재 순수학문 육성과 전문대학원 체제 확대라는 원칙만을 되풀이하고 있다.그러나 서울대 내부에서조차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교육계에서도 다양한 개혁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세무대학처럼 폐교도 가능하다” 입시경쟁을 독점하고,사교육비를 증가시켜 중등교육을 피폐하게 하는 근본 원인으로 서울대를 꼽는다.학교 운영비를 국고로 충당하면서도 대학 서열화의 중심축을 형성,인재를 ‘싹쓸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국대(충주) 정영섭(丁榮燮) 인문사회대학장은 “서울대가 있는 한 대학 특성화나 지방대 육성은 지엽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그는 국립 전문대인 세무대를 폐교했던 사례를 들어 폐교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대신 권력 분산 차원에서 3∼4개 이상의 대학의 경쟁 체제를 통해 대학 서열화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학생 뽑지 말고 他국립대생 교육을” 대학입시의 과열은 서울대의 ‘이름값’이 너무 비싼 탓인 만큼 학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회익(張會翼) 전 서울대 교수는 “서울대의 학부를 일정기간 폐지,‘간판’때문에 대학간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대신 지방 국립대의 신입생 모집을 서울대 학부생 만큼 더 뽑자는 것이다.지방 국립대 학부생들이 서울대에서도 배울 수 있도록 하되 졸업장은 해당 지방대에서 받도록 하는 방안이다. 연세대 홍훈(洪薰) 교수와 ‘학벌없는 사회’ 홍세화(洪世和) 공동대표는 ‘학부 개방론’을 제안한다.장 전교수의 학부 폐지론과 비슷하다.그러나 서울대가 자체 학부생을 선발하지 않는 대신 지방 국립대의 학부생들에게 수강을 허용,개방해야 한다는 점에서 폐지보다 개방에 가깝다. ●“국공립대 통폐합,학과 특성화를” 상명대 박거용(朴巨用) 교수가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있다.국공립대 학과를 통폐합,세부 전공 분야별로 특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박 교수는 이를 위해 “세부 전공 분야별로 국립대 교수들을 서울과 지역에 나눠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야별 교수가 한 곳에 모여있어야 두터운 인재의 두께 속에서 제대로 된 대학원 교육도 가능해진다.”면서 “법대와 의대,경영대 등 사립대에서 있는 인기 전공은 폐지하고 기초학문과 연구비용이 많이 드는 분야를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순수·기초학문 중심 대학원으로” 교육부를 비롯한 대부분 서울대 개혁론자들의 주장이다.서울대에서도 줄곧 내세우는 방향이기도 하다. 서울대 김모 교수는 “서울대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기초학문이나 소외된 학문,돈이 많이 드는 학문,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학문 분야에 치중해야 한다.”면서 “100개에 이르는 학과 가운데 기초·순수학문 등은 학부에 남기고 나머지 학과는 털어낸 뒤 대학원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대 오모 교수도 “학부 보다는 연구중심대학원 체제로 전환,독점 체제를 버리고 세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가 손떼고 재정·의사결정 자율로” 서울대를 포함한 국립대를 공익법인화하는 방안이다.국가가 국립대에서 손을 떼는 것이 핵심이다.국가기관의 일부로서 공무원이 파견되고 국고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재정을 집행하며,이에 대한 철저한 책임까지 지는 형태다.교원인사와 학생선발,예산편성 등 모든 권한은 대학으로 넘어간다. 국민대 김동훈(金東勳) 법대 학장은 이와 관련,서울대를 비롯한 국립대를 지방자치단체 소속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김 교수는 “사립대와 구별되는 유일한 특성인 지역대표성을 살릴 수 있다.”면서 “이는 지역 분권의 흐름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기타 현 정부의 수도권 지방 이전 방침에 따른 서울대의 지방이전론과 학과의 분산을 위한 제2캠퍼스론,국가가 완전히 손을 떼는 민영화론 등도 제기되고 있다. 박홍기 김재천기자 hkpark@ ■개혁모델 서울대 행정대학원서울대 행정대학원은 학부가 없는 전문대학원이다.학부를 두고 있는 현 대학원 체제와는 상당히 다르다.학부없이 운영된 지 28년째다.지난 99년 ‘두뇌한국(BK)21’ 사업의 일환으로 인정받아 전문대학원 인가를 받았다.국립대가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해야하는지 보여주는 모델로 삼아도 좋다는 의견이다. 행정대학원은 서울대 출신들로 거의 채워지는 다른 대학원과는 달리 서울대와 다른 대학의 학부 출신이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김신복(金信福) 행정대학원 교수는 “대학원생을 모집할 때 학부를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여러 대학에서 지원한 우수한 학생들을 뽑을 수 있다.”면서 “현행 체제가 학문적 접근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1960년 국내 첫 특수대학원으로 출발한 서울대 행정대학원은 75년 법과대학에서 법과만 두고 행정학과를 폐지하면서 학부없는 대학원이 됐다.당시 행정학과는 법학과처럼 행정법 위주로 교육과정이 짜여졌다. 더군다나 미국 대학에서는 행정학과를 학부가 아닌 대학원에서 실무와 이론을 겸해 가르치는 체제가 주류였다.따라서 행정학과를 폐지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현재 교수는 23명이다. 박홍기기자 ■기고 / 마릴린 플럼리 한국외국어대 교수 영어학부 높은 교육열과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관심 그 자체는 한국 사회의 매우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측면이다.하지만 비효율적·생산적이지 못한 면도 적지 않다.이는 한국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극대화하는데 오히려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우선 엄격하고 치열한 경쟁을 축으로 하는 시험제도를 통해 교육 및 승진 기회를 결정해온 관행을 들 수 있다.어떤 교육을 받는가에 따라 개개인의 평생 사회적 지위나 위상이 대체로 결정되는 것이다.시험제도의 경쟁적 성격은 생산성을 높이고 창의적 해결을 가져오는 대안적(代案的) 사고를 키우는 대신 학생들에게 기존 질서에 순응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이런 방식이 왜 생산적이지 못한가.개인적인 차원에서 볼 때 자신의 재능과 관심이 있는 전문분야를 개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한다.직업이나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대학 교육,그것도 명문대학에서의 교육을 출발점으로삼지 않고 다른 진로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인정받기가 어렵다. 시험제도는 학생들에게 자기만의 독특한 재능을 계발하거나 관심의 지평을 확장하는데 젊음을 바치게 하기보다 표준화된 시험을 위한 벼락치기 공부에 엄청난 시간을 쏟아 붓게 만든다.학생들은 이를 통해 좋은 직장에 취직,사회적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개개인의 관심을 살릴 수 있는 대안적 목표를 추구해보라고 조언해도 시험제도,그리고 명문대학 입학을 권유하는 부모와 다른 교사들의 유형무형의 압력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다른 사람이 ‘가지 않은 길’을 가려는 생각을 포기하게 된다. 현행 시험제도와 맹목적인 명문대 학위 취득 추구로 인해 학생들의 분석·종합력,창의적 사고력이라는 중요한 재능의 가치가 떨어지는데다 교실이라는 교육현장을 경시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건전한 가치관 형성을 어렵게 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비효율성과 기회 박탈로 대변되는 이러한 개인 차원에서의 폐해는 사회적 차원에서 더욱 증폭된다.어느 대학을 졸업했는가에 따라 학사 학위의 가치가 달라지는 대학교육의 경직된 틀 안으로 다수의 학생들을 밀어넣는 것은 국가로서도 경제적·인적 자원의 낭비이다.대학만이 학생들의 재능을 연마하고 배양할 유일한 무대는 아니다.보다 실용적 목표를 가진 교육기관들 역시 국가의 인적자원의 풀을 넓히는데 제 몫을 하고 있다.따라서 이 기관들에 대해 나름의 기여도를 제대로 인정해 줘야 한다. 그러나 현 체제 안에서라도 최소한 전공분야별 대학 순위제가 도입된다면 어느 정도 다양화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전통적으로 대학교육에서 인정받지 못하던 분야에서도 훌륭한 인재들이 꽃필 수 있다. 한국의 인적자원의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는 요소는 기업의 사원채용에서도 존재한다.기업들이 학생들을 가을학기 중에 채용하기 때문에 4학년생들이 마지막 학기를 채용면접 준비에 허비한다.4학년은 학문적 성취 면에서 최고조이어야 할 시기,수업 참여 및 기여 면에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시기,자신의 전공분야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종합할 능력을 연마하여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그러나 학생들은 취업관행에 얽매여 학업에 집중할 수 없다.결과적으로 대학교육의 가치도 떨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동창이나 동문을 우대하는 뿌리깊은 채용 관행이다.많은 나라에서는 ‘제도적 근친상간’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이다.미국의 예를 들면, 대부분의 주요 대학에서 모교출신을 채용하려면 다른 대학기관에서 5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다음에야 채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대학에 ‘새로운 피’를 수혈,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롭고 신선한 사고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 요즘 어떻게/ 11년만에 학원강단 선 서한샘 前의원

    “정치요.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정치할 사람이야 많지 않습니까.” 80∼90년대 ‘밑줄 쫙∼’ 강의로 명성을 날리다 15대 국회에 입문,잠시 외도(外道)를 한 뒤 최근 본업으로 돌아온 서한샘(60·한샘학원 회장)씨의 말이다. ‘한샘 국어’ 등 베스트셀러를 펴낸 최고의 국어강사에서 92년 서울시 교육위원을 거쳐 96년 금배지까지 달았지만 쓴 맛도 보았다.외환위기 때 자신이 세운 교육전문 케이블 방송국이 부도나고 국회의원 재선에도 실패한 것이다. ●요즘도 밑줄 쫙∼ 그는 요즈음 다시 분필을 집어든 채 ‘밑줄 쫙∼’을 외치고 있다.지난달 3일부터 매주 토요일 저녁 시간에 서울 마포구 구수동 한샘학원 본원에서 ‘서한샘의 언어영역 강의’를 가르치고 있다.92년 이후 11년 만에 강단에 선 셈이다.“PC시대를 사는 애들이 되어서 그런지 짧은 글이나 자기 표현은 잘하나 조직적인 문장능력,긴 문장을 쓰는 능력은 떨어지는 편”이라며,사고능력을 배양하는 데 글쓰기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백만 수험생들을 가르친 국어 선생님 입에서의외의 얘기가 나왔다.“우리 애들(1남1녀) 국어실력은 신통찮았어요.학교 수업시간에 애들이 선생님께 궁금한 걸 물어보면 ‘야,너희 아버지께 물어봐.’ 이런 식이었죠.그런데 저도 애들 앞에서는 선생님보다는 아버지 입장에서 ‘그것도 모르냐.’며 머리를 쥐어박기 일쑤였습니다.” 현재 자녀들은 결혼해 따로 살고 있다고 한다. ●교육은 충격 자녀 교육법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아빠는 네가 참 자랑스럽다.괜찮아,실수도 하는 거지 뭐.”라며 격려를 아끼지 말라고 주문한다.별명을 불러주는 것도 효과적이란다.박사,대장,피아니스트 등 적성에 맞는 직업을 애칭으로 불러줄 때,자녀들이 무의식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었다.“교육은 충격이죠.충격을 잘 주면 애가 올라갑니다.사실 이런 건 학교에서 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못 하니 부모가 해야겠죠.” 문학박사인 그는 10대들이 좋아하는 노래가사집을 자주 산다고 한다.“92년인가 서태지가 ‘난 알아요’라고 랩을 하는데 난 모르겠더라고요.그 이후로 가사집을 사봤죠.노래 단절은 세대 단절 아닙니까.” 수험생들과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의 하나이나 그의 교육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할당제 좋다 그는 학원 경영자라는 사교육 영역의 종사자이면서도 공교육 붕괴를 우려했다.“학교 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학원 교육은 보완적 위치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중학교 의무교육화 등 하드웨어는 많이 보완됐으나 학교위상문제,학교 선생님에 대한 정신적 예우 측면에서 상당히 어지럽혀져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라고 교육 소프트웨어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차 시중 강요’ 문제로 전교조로부터 사과요구를 받아오던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자살에 대해서는 “교육계의 보혁 갈등이라고나 할까요.미묘한 문제로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아무튼 전교조 분들이 나섬으로 해서 상당히 고루한 시각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인 만큼 갈등구조를 지혜롭게 봉합,미래지향적으로 가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교육부문 정책에 대한 견해를 묻자 “참여교육으로 나가겠죠.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은 이미 파악하고 있다고 봅니다.남은 것은 정책을 행동으로 펼치는 것인데 이번에 서울대에서 도입키로 한 지역균형 시험제는 상당히 앞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는 “쿼터제(할당제)는 중국에서는 시행 중이고 미국도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편중되게 모집하지 않아요.”라고 덧붙였다. ●4년 정치,수십년 한 듯 그는 “4년 정치생활이 수십년 한 것 같았습니다.”라고 회고했다.“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제자를 복돋아주는 건데 정치를 해보니 상대방을 비판해야 하는 것이어서 곤혹스러웠어요.게다가 유권자들도 여야가 선명한 경우가 많아 말 걸기도 힘들었어요.” 뜻이 맞지 않아 상대를 비판하더라도 토론을 통한 담론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직접적으로 인격을 모독하는 측면이 강했고 지금도 그런 것 같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야 자신이 정치권에 몸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지구당위원장제 폐지,상향식 공천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지구당 운영에다 각종 애·경사 등 챙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힘들었어요.일반 의원들은 어떻게 견딜까 참,용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돈으로부터 자유로워야지 지역구에 발목이 잡히면 일을 못해요.옛날 서류들 정리하다 보니 후원금 준 리스트가 나왔는데 저를 도와준 분들에게 미안하더군요.인간적으로 빚지는 것 아닙니까.모골이 송연해졌어요.빚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정치권 화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시각은 최근 정치권 움직임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이라크 파병동의안 처리문제에 대해 “예전에는 다 줄세우기를 했는데 다양화됐다는 측면에서 발전했다고 봐요.”라고 평가했다. 말이 많았다고 느꼈던지 그는 “정치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정치적인 행사에는 아예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고 들려줬다.자신의 생각과 관계없이 주변에서 “정치를 재개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저런 오해를 하는 것 같아 싫었다고 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사설] 교직사회 분열을 우려한다

    요즘 아이들 학교 보내기가 두렵다.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자살 사건을 놓고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는 선생님들을 배울까 겁난다.교장 선생님과 일반 선생님,그리고 교원 단체끼리 편을 갈라 ‘맞고함’을 지르고 있는 모습이 볼썽사납다.어린 학생들이 행여 선생님의 편 가르기를 알아챌까봐 조마조마해진다.기회만 있으면 교육계를 걱정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학교의 학습권을 사설 학원에 넘겨 주더니 생활 지도권마저 포기하려는 것 같아 분노가 치민다. 한국 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장 협의회를 비롯,최대의 교원 단체인 한국교총은 보성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사건이 전교조의 월권 행위에서 비롯됐다며 진상 조사와 함께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교장 협의회나 한국교총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에서 주도권을 휘둘러온 전교조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확실히 전교조의 월권 행위는 잦았다.이른바 ‘평화 수업’도 그렇다.옳고 그름을 떠나 그 자체가 잘못됐다.교사는 교과서에 따라 수업을 하도록 되어 있다.교과과정을 벗어난 수업은 안된다.전교조는 교육 민주화를 외치던 초심으로 돌아 가야 한다. 교육계의 분열상이 심상치 않다.골이 깊다.서로 불신하고 영향력 키우기 경쟁이 지나치다.학생에게 편가르기나 가르쳐서는 안 된다.교실 붕괴에 이은 교단 붕괴 과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일부에선 학교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교육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교육 행정이 중심을 잃었기 때문이다.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교육부는 당장 현지에 관계자를 보내 진상 파악에 나서라.문제가 있다면 좌고우면하지 말고 원칙대로 처리하라.교육계의 분란을 잠재우고 교육 정상화의 구름판을 마련해야 한다.
  • ‘교장 자살’ 갈등 안티 전교조 조짐/ 교단 충돌

    충남 예산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57) 교장 자살사건이 교육계 갈등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와 기성 교육계,전교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 등 관련 단체간에 성명전으로 비화되는 등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안티 전교조’의 후폭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7일에는 보성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전교조 가입 교사로부터 수업을 받게 할 수 없다며 자녀들을 하교시켜 수업거부 사태가 빚어졌다. ●교장·여교사는 사제지간 보성초등학교 학부모 30여명은 이날 오전 학교에 와 자녀들의 수업을 막고 10시15분쯤 모두 하교시켰다.학부모들은 수업 중인 학생들을 급식실로 모이게 한 뒤 수업거부 이유를 설명하고 귀가시켰다.홍모 교감은 “아침에 1∼6학년 61명이 모두 등교해 1교시 수업을 하던 중 학부모들이 학교에 와 자녀들의 수업을 막고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해 설득했지만 결국 정상 수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5학년 아들을 둔 김정도(42)씨는 “교장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전교조 교사들이 떠나길 바라고 이런 비도덕적인 선생들에게 아들을 맡길 수 없다.”면서 “전교조 교사들이 학교를 떠날 때까지 아들을 등교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학부모들은 지난 5일 긴급 학부모회의를 열고 “차 심부름 논란을 빚은 기간제 여교사뿐 아니라 전교조에 가입한 2명의 여교사가 근무하는 한 아이들을 등교시키지 않겠다.”고 결의했었다.이날 전교조 교사 2명은 출근했으나 인터넷에 글을 올린 진모(28) 교사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진 교사는 지난 1988년 서 교장이 평교사로 예산초등학교 6학년1반 담임일 때 4반 학생으로 사제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장례식 후 관련자 소환 예산경찰서는 서 교장의 미망인 김모(53)씨의 고소내용을 검토하는 등 본격 조사에 나섰다.경찰은 서 교장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사무일지(메모)를 교장실에서 발견,전교조 충남지부 관계자 등을 상대로 확인작업을 벌이기로 했다.이 일지에는 ‘3월22일 오전 11시30분쯤 전교조 충남지부로부터 전화’라는 메모 아래 ‘묻는 말에 똑바로 답하라.허위로 밝혀질땐 용서하지 않겠다.…우리가 갈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서 교장에게 서면사과를 요구했던 전교조 충남지부 이모(42) 사무처장은 “3월28일 오전 9시쯤 서 교장이 전교조 충남지부 사무실로 직접 찾아와 서면사과하기로 약속한 뒤,그날 있었던 예산지역 교장단 회의에서 교장들로부터 ‘왕따’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서 교장의 죽음은 오히려 교장단의 압력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 교장의 장례식 후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차례로 조사할 계획이다.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교육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예민한 사안인 데다,일부 고소내용은 서로의 진술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만큼 철저히 조사한 뒤 검찰과 협의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원단체간 비난전 서 교장의 죽음은 교원단체간의 공방전으로 번지고 있다.교총과 학사모,한국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장협의회 등이 일제히 전교조 비판 성명을 내고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교총은 “이번 사건은 전교조의 월권행위에서비롯된 것으로,교장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면 정당한 행정절차에 의해 교육당국이 처리해야지 전교조가 서면으로 사과를 요구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면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해당자의 엄중 문책을 촉구했다. 14개 교장단 모임인 한국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장협의회는 “교육현장은 이미 현행법을 어겨가며 자행되는 전교조의 투쟁적 활동들로 질서가 무너지고 교육의 위상이 추락한 지 오래지만 교육당국은 이를 방관하거나 축소 파악하는 데 급급해 왔다.”고 교육부를 비판했다.교장협의회는 “전교조의 투쟁일관주의 행태를 척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조만간 ‘고 서승목 교장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유족에 대한 소송비 지원과 진상파악,고인의 명예회복에 나서기로 했다.학사모 등 학부모단체는 전교조가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전교조 교단축출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교장단 1000여명은 8일 장례식에 참석,성명을 발표한 뒤 전교조에 항의하는 침묵시위를 벌일 예정이다.한편 전교조는 이날 “고인의 죽음은 우리 교육현장에 만연한 잘못된 관행과 그로 인한 불행한 대립의 결과”라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일부 언론 등에서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그것은 고인을 두 번 욕되게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예산 이천열·김재천기자 sky@
  • 기고/ 전교조 일방주의 버려야

    며칠 전 서로 바빠 소식이 뜸했던 교육청 장학사로부터 메일이 와 있었다.반가운 마음에 열어 본 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요즘 교육계는 교육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문제로 서로 싸우느라 제 방향을 잃은 듯합니다.학생들 가르치느라 바쁜 선생님들은 단체 활동을 하고 싶어도 할 시간이 없답니다.교재 연구하랴,숙제 검사하랴 하루가 짧다고 합니다.실은 어제 저희 교육청이 전교조에 또 포위당했습니다.탈출하듯이 교육청을 빠져 나오면서 거듭되는 이 상황이 정말 싫었습니다.교육부도 마구 정책만 쏟아내지 말고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학교현장 장학은 엄두도 못내고 오늘(일요일)도 하루 종일 집에서 며칠째 계속해오던 교육청 평가 준비작업을 했답니다.지쳤지요.하느님도 천지창조하실 때 쉰 일요일인데 장학사는 못 쉽니다.평가 잘못 받아 교육청 망할(?)까 봐서요.우리 현실이 버겁습니다.밤이라 제가 좀 오버했습니다.좋은 꿈 꾸시길…” 보낸 시간 월요일 새벽 1시51분. ‘그래,좀 오버했군! 그래도그렇지,왜 이리 마음이 무거울까? 전교조,교육부,무소속(?) 교사,학생,혼란스러운 학교 현장,그리고 우리의 미래…’ 그리고 며칠 후 ‘충남 예산의 한 교장선생님 자살과 전교조의 서면사과 요구로 인한 심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논란 제기’의 언론 보도는 엄청난 충격이었다.물론 교장선생님의 자살과 전교조의 사과요구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일이지만 일부에서 두 사안의 연관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오늘의 심각한 교단 갈등을 단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전교조가 우리 교육계 전반에 기여한 바를 잘 알고 있다.그리고 지금도 그들의 주장에 귀 기울이면서 고마워할 때가 많다.교육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연구로 풍부한 자료와 명확한 논리를 제시하면서 교육 개혁의 대안을 주장할 때는 나 자신이 가끔 부끄러워질 때도 있다. 현실이 암담할 때는 저항의 방법이 과격해질 수밖에 없다.그래서 전교조가 합법화되기 전의 다소 과격했던 투쟁 방법은 사회의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그러나합법화된 지금 그들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성숙한 모습의 동반자이기보다는 거대한 돌덩이처럼 우리 앞에 버티고 서 있다.이미 그들에게는 오만함이 내려앉아 있다.그들은 자신들이 교육공동체의 ‘one of them’이 아니라 ‘all’이라는 자기도취에 빠져버렸다. 해서 나는 정부의 발목을 잡고,학부모들의 주장을 묵살하고,동료 교사들의 권위를 무시하고,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전교조의 일방주의를 우려한다.정부도 엉터리고,학부모도 잘못하고,다른 교사들도 구태의연하다고 치자.삭발이나 단식 투쟁을 할 만큼 대범하지도 못하고,밤새 교육청을 점거해서 농성하고도 아침에는 학교로 출근하여 졸린 눈 비비며 학생들을 가르칠 만큼의 체력도 열정도 없는 세속적인 사람들이라고 치자.그래서 상대는 계몽해야 할 대상이고,협상은 굴복이며 타협은 거래이므로 오직 투쟁과 타도만이 선이라고 인식한다면 그들은 심각한 강박관념과 권위주의의 덫에 걸린 것이다. 지나친 도덕적 우월주의나 순결주의는 극단적인 종교적 원리주의 사회에서는 있을 법한 일이다.무서운사실은 교육에서의 일방주의는 편협하고 독선적인 학생들을 길러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전교조는 자신들이 교육공동체의 ‘all’이 아니라 ‘one of them’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인정하고 일방주의적 태도를 버리는 것이 좋겠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교육계를 꿋꿋이 지켜왔던 선배들이 계시고,자녀의 장래를 누구보다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지켜보고 있지 않은가? 교육계는 더 이상 혼란과 갈등으로 아파하거나 불안해하는 극단의 지경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쳐야 할 관행과 제도가 많을수록 교육공동체가 함께해야 교육 개혁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 승 희 명지전문대 교수 학교사랑실천연대 운영위원장
  • 전교조 강성활동 우려 높다

    지난 89년 5월 출범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강성’ 활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 시민단체의 비중이 커지면서 ‘교육계의 독불장군’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광주시 교육감 사과문 파문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표류,교사 연가투쟁 강행 등 올해 들어서도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정부 및 시·도 교육청을 상대로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충남 예산에서 교장 서승목(57)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대해 전교조의 압박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궁지에 몰렸다. 일선 학교 교장·교사들은 이 사건에 대해 ‘언젠가 터질 일이 터졌다.’는 반응이다.전교조 소속 일부 교사들의 지나친 행동의 결과라는 지적이다.서울 A중 박모(61) 교장은 2년 동안 전교조 소속 교사의 ‘무고성’ 투서에 시달린 끝에 결국 전근을 선택했다.K고 김모 교장은 사소한 것까지 ‘감시하는’ 전교조 교사들과의 갈등 끝에 병을 얻어 결국 교단을 떠났다. 서울 H고 한 교사는 “전교조 교사들 중 일부가 의욕이 넘치다 보니 문제가 있는 교장과 교감 등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교사들끼리 불신의 벽을 쌓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전교조의 목소리가 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한다.전교조는 올 초 잘못된 인사를 시정하겠다는 광주시 교육감의 사과문을 받아 ‘너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아직 논란이 일고 있는 NEIS에 대해서도 교육부와의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10만 교사 연가투쟁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특히 지난달에는 NEIS와 관련,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와의 면담을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취소하기도 했다.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화도 없다는 주장만을 내세웠다. 전교조는 앞서 교육부총리 인선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적임자로 고른 전성은(全聖恩) 샛별중 교장의 경우 전교조의 반대 성명 하나로 인선이 물거품됐다.이어 내정된 오명(吳明) 아주대 총장은 전교조를 비롯한 시민단체의 항의농성이 이어지자 직접 “대통령이 임명하더라도 고사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다음 후보자였던 김우식(金雨植) 연세대 총장도 전교조의 비판 성명에 후보군에서 멀어졌다. 이같은 전교조의 움직임에 시민단체와 전교조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적지 않다.전교조가 주요 회원단체로 참여하고 있는 교육개혁시민연대 소속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는 지난달 “전교조가 합법화된 이후 목소리를 너무 키우면서 시민단체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인 다양한 의견수렴이 거의 차단되고 있다.”며 탈퇴를 선언했다.전교조 소속 한 교사는 “비판 기능은 좋지만 비판을 위한 비판은 삼가야 한다.”면서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여교사에 차심부름 강요” 전교조서 사과 요구/ 초등학교장 목매 자살

    기간제 여교사에게 차 심부름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전교조로부터 사과요구를 받아온 초등학교 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일 오전 10시쯤 충남 예산군 B초등학교 서승목(57)교장이 예산군 신양면 신양리 어머니 이모(83)씨의 집 뒤 은행나무에 나일론 빨랫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 김모(53)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서씨는 기간제 여교사 진모(28)씨가 지난달 20일 ‘교감이 나에게 매일 아침 교장의 차 심부름을 강요했다.’는 글을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에 올리고 전교조에서 이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 문제가 되자 잠을 제대로 못자는 등 고민해왔으며 이날도 뜬눈으로 밤을 새운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는 “차 심부름을 거부하자 교장과 교감이 수업시간에 들어오는 등 수시로 수업을 방해,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전교조 충남지부는 그 뒤 서 교장을 찾아가 자필 사과문을 요구했고 지난달 30일 예산교육청에서 인사조치를 요구하며 집단시위를 벌였다.또 예산군내 전 초등학교의 조합원에게 시위사진과 함께 ‘서교장이 사과할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기간제 교사는 출산휴가 등으로 결원이 있을 경우 일정기간 채용되는 계약직 교사로 전교조 조합원 자격은 없다. B초등학교 홍모(57)교감은 “서 교장이 지난 2일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느냐.사표를 내야겠다.’며 회계직인을 넘겨줬다.”면서 “진 교사의 차심부름과 수업방해 등의 얘기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밝혔다.서씨는 89년 제1회 충남교육대상을 수상하는 등 지역교육계에서 평판이 좋은 편이다.예산군교육청은 진상조사를 벌였으나 양측의 의견이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올해 이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채용된 진씨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지난달 20일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이달 1일 이 학교 기간제 교사에 재임용됐다.진씨는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줄 몰랐다.유감스럽다.”고 말했다.전교조 충남지부 관계자는 “서 교장의 인격 전체를 문제삼은 것도 아니고 자살할 정도로 압박을 가한 것이 아닌데 안타깝다.”며 “진 교사가 조합원은 아니지만 교권침해 항의차원에서 이번 일에 개입했다.”고 밝혔다.경찰은 서씨가 이번 일로 명예가 크게 훼손된 것을 고민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한편 예산군 초중등교장단 장학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서 교장이 이 같이 참담한 결단을 내리기까지의 고뇌에 동병상련의 좌절을 느낀다”며 “서 교장의 죽음은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닌 한국교육 현장의 죽음”이라고 밝혔다.B초등학교 학부모 대표 및 지역학교 공동체 대표 일동도 “교육청과 수사당국은 이 사건의 진실을 철저히 밝혀 교육 현장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예산 이천열기자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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