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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부 명칭 ‘문화체육관광부’ 로

    문화관광부의 명칭이 ‘문화체육관광부’로 변경된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1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스포츠가 우리 사회에서 갖는 비중과 체육계의 요청을 감안해 문화관광부의 명칭을 ‘문화체육관광부’로 바꿀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는 10월쯤 문화관광부에 가칭 ‘장애인체육과’를 신설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명칭은 공모 등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인사]

    ■ 건설교통부 ◇과장급 전보 △해외건설협력담당관 權容複 ■ 한국산업인력공단 ◇승진 (국장) △부산지역본부 검정관리국장 윤봉원(부장급)△외국인고용지원국 고용지원부장 박찬섭△부산지역본부 정봉주 김병두△대전지역본부 홍성달△충북직업전문학교 능력개발처장 황재복(차장급)△경영기획실 김영동△인력개발지원국 천윤수△출제실 김동원△부산지역본부 이상협 김성곤△대전지역본부 김진석◇전보 (국장급)△외국인고용지원국장 구경회△검정국장 홍석운△감사실장 변무장△서울지역본부 능력개발지원국장 이호진△〃 검정관리국장 이윤규△경기지방사무소장 장연수△정선직업전문학교 원장 김찬중△영주직업전문학교 원장 강병찬△경남지방사무소장 이무식(부장급)△경영기획실 경영혁신팀장 손규일△〃 조직인사팀장 임경식△총무국 총무부장 정성훈△외국인고용지원국 교육관리부장 김병열△능력개발국 훈련계획부장 최희군△인력개발지원국 훈련표준개발부장 이종태△〃 모니터링부장 김우현△검정국 검정계획부장 정병한△〃 검정운영부장 지인웅△〃 채점부장 유명수△검정민원실장 신재우△출제실 책임연구원 황종록△서울지역본부 이연복 류헌기 고창용△부산지역본부 서영식△광주지역본부 임형곤△대전지역본부 안병종(차장급)△총무국 비상계획팀장 신종인△기능진흥국 고석중△중앙고용정보원 이명흔△서울지역본부 박용건 이연보 ■ 한국신용평가 (본부장) △기업평가 金善垈△경영지원 金毅洙△SF평가 趙敏植△PF평가 金鉉洙 (국장)△조사국 李練在 ■ 한국산업안전공단 ◇국장급 승진 △혁신경영전략팀장 李忠鎬◇국장급 전보△산업안전보건연구원 화학물질안전보건센터소장 黃性淑△〃 화학물질안전보건센터 이용묵△산업안전교육원 교수실장 柳寬杓△산업안전교육원 金健南△서울북부 산업안전기술지도원장 朴英圭△수원 〃 池炳倫△안산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 기술지원팀장 趙東玉△춘천 산업안전기술지도원장 金天淵△천안 〃 金容國△여수 〃 朱鍾大◇국장급 직무대리△근골격계질환예방팀장 鄭戊洙△감사실장 朴東哲△산업안전보건연구원 안전경영정책연구실장 金柄鎭△여수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 기술지원팀장 黃淳容△부산지역본부 吳炳善 李德宰◇팀장급 승진△춘천 산업안전기술지도원 교육관리팀장 彭憲哲△포항 〃 안전보건지원팀장 金一佑△여수 〃 〃 咸光鎬◇팀장급 전보△기획조정실 기획예산부장 羅鍾日△〃 법규행정부장 具權浩△〃 국제협력부장 金圭植△총무국 인적자원개발팀장 朴相宇△안전기술지원국 안전계획팀장 朴守德△〃 안전지원팀장 金世琓△산업보건지원국 보건계획팀장 朴東基△〃 작업환경팀장 曺成鉉△〃 건강지원팀장 卞任根△교육정보국 교육계획팀장 崔炯喆△산업안전교육원 교무부장 金德鎰△서울지역본부 교육홍보팀장 李鍾珪△서울북부산업안전기술지도원 안전보건지원팀장 宋世旭△〃 건설안전지원팀장 李永德△인천산업안전기술지도원 관리팀장 徐文敎△의정부산업안전기술지도원 교육관리팀장 李龍植△부산지역본부 교육홍보팀장 池和承△〃 양산산업안전팀장 林倍洙△울산산업안전기술지도원 검사팀장 宋洙暎△광주지역본부 건설안전지원팀장 李連洙△대전산업안전기술지도원 검사팀장 朴宰範 ■ 한겨레신문 △말글연구소장 崔仁鎬 ■ KT링커스 ◇경영직(팀장급) 승진 △마케팅본부 유통망관리팀장 한순구△고객서비스본부 고객지원팀장 허민욱△법인영업본부 공동주택영업단장 지원근△공중전화본부 기획팀장 김두형△기획조정실 경영전략팀장 박광철△경영지원본부 재무팀장 박흥기△〃 자산관리팀장 김형근△강북본부 텔레캅 고객서비스팀장 용현중△강남본부 텔레캅 영업팀장 이부종 △부산본부 텔레캅 영업팀장 이상득△경북본부 텔레캅 영업팀장 이근윤△경북본부 텔레캅 고객서비스팀장 한영수△전북본부 텔레캅 영업팀장 홍용관△충북본부 텔레캅 영업팀장 이진우 ◇경영직 전보△마케팅본부 마케팅전략팀장 홍종욱△기획조정실 기획조정팀장 한수종△신사업기획팀장 추태용△충남본부 법인영업단장 민창식△충남본부 공중전화팀장 박지순 ■ 예술의전당 ◇국장급 전보 △기획국장 朴星澤△예술사업국장 安浩相△운영국장 劉南根◇팀장 전보 (기획국) △경영지원팀장 趙乃慶△총무팀장 申榮均△시설관리팀장 裵成基(예술사업국)△음악기획팀장 田海雄△공연기획팀장 高希庚△무대운영1팀장 林鍾浩△무대운영2팀장 李容旭△전시팀장 金暎坤(운영국) △고객지원팀장 尹美璟△공연장운영팀장 尹東辰△교육사업팀장 李哲淳△홍보마케팅팀장 朴敏鎬△디자인미술관운영팀장 張在旭△검사역 金光洙 ■ 조선일보 ◇7월16일자 △편집국 국장대우 趙鏞澤 △경영기획실장 李鍾遠 △논설위원 李濬 △편집국 부장 姜孝祥 △전국뉴스부 부산취재팀장 裵明鐵 △경제부장 직무대행 朴正薰 △산업부장 직무대행 金泳秀 △국제부장 직무대행 池海範 △편집국 편집위원 沈載律 △컨텐츠업그레이드실 차장대우 李忠一 △전국뉴스부 대구취재팀장 具聖宰 △전국뉴스부 중부취재팀장 任度赫 △경제부 근무 金載澔 ◇9월1일자 △단기특파원(인도) 崔埈碩 △단기특파원(영국) 崔寶允 △단기특파원(중국) 李東赫 △단기특파원(러시아) 權景福 ◇2006년 1월1일자 △국제부 워싱턴특파원 崔宇晳
  • 생활체육 이끄는 의원들 눈에띄네

    생활체육 이끄는 의원들 눈에띄네

    생활체육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해 왔던 시의원, 구의원들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 늘어난 주말을 즐기기 위해 축구·배드민턴·탁구·배구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체육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민들의 움직임에 ‘안테나’를 곧추세울 수밖에 없는 의원들은 갈수록 주민들의 삶에서 생활체육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늘어난 휴일… 주민 관심 커져 입지 ‘쑥쑥´ 서울시가 최근 1개 자치구에 1개 이상의 인조잔디구장 설치 방침을 밝힌 것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생활체육계에 몸담고 있는 의원들이 바빠졌다. 체육시설 등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관련 예산확보에 더욱 더 매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선 전부터 활동… 동호인 단체 회장 겸해 서울시의회 의원이자 마포구생활체육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근희(한나라당·마포구 제3선거구)의원은 마포구 상암동에 국제 수준의 인조잔디구장을 유치한 1등 공신이다. 최 의원은 시의원에 당선되기 전부터 마포구 생활체육축구연합회에서 활동해 온 마포 생활체육의 ‘산증인’이다. 그는 “생활체육은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는 물론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도 적극 권장돼야 한다.”면서 “실제로 생활체육 기반이 탄탄한 일본에서는 이로 인해 범죄율이 떨어지고 가정붕괴가 줄었다는 보고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웃과 멀어지면서 공동체 경험이 줄어들기만 하는 현대 사회에서, 생활체육은 자연스럽게 이웃과 이웃을 연결하는 네이버후드십(neighborhoodship)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용산구 생활체육협의회장이면서 용산구의원인 김근태(원효1동·한강로1동) 의원 역시 생활체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다른 의원들과는 달리 생활체육 스스로 자립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공공기관의 몫이지만, 각 종 대회나 경기를 치르는 것은 동호인들 스스로의 몫”이라고 말했다. 용산구에서는 김 의원뿐만 아니라 구의회 의장인 정효현(이촌2동)의원이 축구연합회 회장을, 김정재(청파1동)구의원이 탁구연합회 사무장을 맡는 등 생활체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성북구에 유난히 많아 지난 5월 개최된 서울시민생활체육대회에서 25개 구청 가운데 종합우승을 차지한 성북구에는 생활체육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구의원들이 많다. 우선 최계락(한나라당·성북구 제4선거구) 시의원이 성북구 광운축구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정형진(월곡1동) 구의원은 성북구축구연합회 자문위원과 숭인축구회 고문을, 이태호(삼선1동)구의원은 축구연합회 감사와 삼선축구회 고문을 맡고 있다. 또 윤만환(보문동) 구의원도 축구연합회 자문위원과 보문축구회 고문을 역임하고 있다. ●‘표밭 다지기´ 곱지않은 시선 일부에서는 시·구의원들이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생활체육 동호인들을 이용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성북구 생활체육협의회 사무국장 임흥준씨는 “과거와 달리 생활체육을 표밭으로만 인식하고 얼굴도장이나 찍으려는 의원들에게는 주민들이 오히려 표를 주지 않는다.”면서 “생활체육이 주민들의 주요 관심사로 자리잡은 만큼 진정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의원들만 인정받는다.”고 강조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열린세상] 학교 성폭력 은폐자 파면하라/강지원 변호사

    익산에서 또다시 학생 집단성폭력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13일 익산J중학교 남학생 2명은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도루코칼로 위협해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이 J중학교는 지난 4월, 그로부터 1년여전에 일어났던 학생 집단성폭력사건을 은폐했다가 뒤늦게 들통이 났던 바로 그 학교다. 은폐 사건의 진상은 지난 7월6일 밤 방송된 KBS2 TV 추적 60분에서 관계자들의 생생한 진술에 의해 사실로 드러났다. 경위는 이렇다. 이 사건은 지난해 5월5일 이후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4개 중학교 남학생 8명에 의해 여중생에게 저질러졌다. 그들은 밖에서 순서를 정하기 위해 가위, 바위, 보까지 했다. 불량서클 명칭은 ‘끝없는 질주’였다. 이 사건은 그로부터 1년도 더 지난, 금년 4월에야 경찰수사에 의해 전모가 밝혀졌다. 피해자의 부모도 그제서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데 부모를 더욱 기막히게 한 것은 학교당국은 훨씬 전부터 사건내막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측은 부모에게 일체 비밀에 부친 채 다른 이유를 들어 타학교로 전학가라고 강요했고 부모는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까지 그같은 끔찍한 일을 당한 피해 여중생은 9월 들어 가출, 무단결석을 보름 정도 했다. 그러곤 9월말 학교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때 학생의 기억으로는 학교측이 무단결석사실과 함께 “○○○와 안 좋은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냐.”며 집단성폭력사건을 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할 수 없이 “예”라고 대답했고 나중에는 자술서까지 써냈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측은 이 부분에 대해 당시 성폭력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학교측의 이같은 변명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다른 중학교에 다니는 한 가해학생 부모가 지난해 10월7일 학교에 불려가 그같은 사실을 통보받았고 그날 J중학교 관계자도 그 학교에 왔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무료법률지원팀은 그외에도 생생한 증언들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자,이런데도 학교측은 계속 ‘오리발’을 내밀 것인가. 그래서 이제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빠져 나갈 생각인가. 또 성폭력이 아니라 단순한 성관계인 줄, 심지어 화간인 줄 알았다고 계속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할 것인가? 도대체 한 장소에서 한 명도 아닌 8명이 교대로 그랬는데도 화간이었다고? 그리고 당시에 여학생이 반항을 안 한 점이 이상하다고? 그렇다면 그것이 반항을 안 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그 기막힌 상황에서의 여자아이의 심리를 그렇게도 상상할 수 없단 말인가? 그 아이는 지금도 언제 치유될지 모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대인공포증,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그게 화간이었다고? 그래서 은폐조작했다고? 그게 바로 교육자의 양심이고 교육적 조치란 말인가? 도대체 교육부장관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전북도 교육감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선진국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2차,3차 재발을 막기 위해 이미 총력전에 나섰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나라 교육계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아니 직위해제 2달만에 어느새 복직까지 시켜 줘 네티즌들의 몰매까지 맞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그러니 똑같은 사건들이 또 발생하는 것이다. 더 말할 것이 없다. 지난 사건부터 전면 재조사하라. 그리고 은폐관계자들을 색출해 가차없이 파면하라. 직접 조사했다며 은폐가 없다고 보도자료를 낸 익산교육청 책임자들, 공립·사립을 막론하고 학교책임자들을 모두 파면하라. 세상에 사건사고는 늘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똑 부러지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중의 한 가지가 범죄보다 더 나쁜, 은폐라는 더 큰 범죄를 막는 일이다. 피해여중생은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선생님의 ‘선’자는 먼저 ‘선’자 아닌가요? 저보다 적어도 10년은 더 사신 분들이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더 원망스러워요. 제 억울함을 풀어 주실 거죠?”라고. 강지원 변호사
  • 3不오해 차단… 자율확보 의지

    서울대 평의원회가 11일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한 것은 정부·여당에 “대학의 자율성을 해치는 간섭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최고 심의·의결기구의 의지를 서둘러 표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국립대학인 서울대가 본고사형 논술을 주도해 ‘3불정책’을 돌파하려 한다는 오해와 비난여론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뜻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당초 내주에나 열릴 예정이었던 회의가 일주일이나 앞당겨진 데는 바로 이런 배경이 있다. 권욱현 의장, 김광웅 부의장 등 8명이 참석한 이날 아침의 임원회의는 서울대의 2008학년도 입시안을 둘러싼 당정과의 대결국면을 의식해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의 난상토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어느 교수는 “모든 참석자가 대학의 자율성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함께 했다.”면서 “2008학년도 입시안의 기본방향에 대해서도 100% 찬성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입시안 지지’라는 입장을 밝히면 소강국면에 접어든 ‘서울대 입시안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 최대한 성명의 수위를 낮춘 흔적이 엿보인다. 성명 초안을 작성한 김광웅 교수는 “교수협의회처럼 강력하게 대응하기보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정부·여당에 대해 교수협의회 못지않게 날카로운 대립각을 숨기지 않고 있다.“희랍시대 이래 대학의 어느 분야도 외부의 간섭 대상이 될 수 없다.” “(정부의)주장과 논거가 보편성을 결할 때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히는 등 완곡한 표현은 썼지만 할 말은 다 하고 있는 셈이다. 공교육의 피폐가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에서 비롯된 것이고, 서울대 입시제도 하나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음으로써 2008학년도 입시안을 저지하겠다는 정부·여당의 방침을 “자기모순”으로까지 비판하고 있는 점은 향후 평의원회의 행보와 관련해 주목되는 대목이다. 국립대학병원·국립대학총장선거 관리 등과 관련,‘자율성 확보’라는 일관된 자세를 견지해온 평의원회의는 향후 최고 의결기구로서의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을 다짐했다. 정부가 자율을 해치는 간섭을 해올 경우 사안별로 의회격인 평의원회의와 집행부격인 대학본부가 손을 잡고 정부와 대치하는 국면도 예상된다. 평의원회가 오는 28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2008학년도 입시안에 대해 논의, 정부의 3불정책과 배치되지 않는다는 지지의사를 표명할 경우 당정과 서울대간 갈등은 재연될 공산이 크다.●서울대 평의원회란 학사 운영 기본 방침에 관한 사항, 대학발전 계획, 총장후보추천위 구성 등 서울대 내의 주요 현안을 심의·의결하는 기구이다.지난 2003년 심의기구에서 의결기구로 격상된 평의원회는 2003년 11월 8기 평의원회가 구성됐다.8기 평의원회의의 구성원은 학내 인사 52명, 교육계·경제계·학술 및 언론계 등의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위촉된 학외인사 13명 등 총 65명이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서울광장] 서울대에 누가 들어가야 하는가/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서울대에 누가 들어가야 하는가/이용원 논설위원

    지난주 월요일 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안을 발표한 뒤 교육계 안팎이 들끓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40여 단체는 곧바로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 교육혁신위원회와 교육부를 상대로 서울대 입시안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농성·시위에 들어갔다. 아울러 서울대의 이기주의를 맹비난하는 교수·교사·학부모들의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서울대는 정말 시대적 정의(正義)에 배치되는 이기적인 정책을 세운 걸까. 서울대 입시안의 골자는 지역균형 선발, 특기자 전형, 정시모집 등 세가지 방식으로 신입생을 30%정도씩 균등하게 뽑는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지방 인재와 특기생, 그리고 내신성적이 떨어지고 별다른 특기도 없는 일반학생에게 두루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이다. 이와 함께 변별력이 부족한 수능시험 점수를 자격기준으로 삼는 대신 논술고사를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은 두가지로 집약된다. 전교조가 발표한 7월1일자 성명을 보면 첫째 지역균형 선발이건 특기자 전형이건 정시모집의 논술 강화건, 모두 인재를 독점하려는 시도이며 따라서 “서울대의 입학전형은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기 위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둘째는 논술고사 형태가 ‘통합교과형’이라는, 학교가 준비할 수 없는 내용을 평가하므로 대학 본고사이며 이를 준비하려면 “학부모와 교사는 학원에 기대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주장에는 합리성을 결여한 부분이 적지 않다. 먼저 인재를 독점하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 말하자면, 서울대가 인재를 독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전교조 성명의 문구대로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이 서울대를 선망하는 상황”에서 성적이 최상위급인 학생들이 서울대에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실이 그런데도 서울대가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억지로 탈락시킬 수밖에 없다. 그것이 전교조가 바라는 바인가. 두번째 주장에서 ‘논술이 본고사’라는 대목에는 동의한다. 수능이 자격고사화하고 내신비중이 낮아진다면 합격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논술고사가 될 터이기 때문이다. 다만 논술고사 형태가 ‘통합교과형’이고 이를 학교교육에서 준비할 수 없으므로 반대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서울대는 오는 10월이후에 논술고사 형태를 결정하고 예시도 공개할 예정이다. 지레짐작만으로 학교교육에서 준비할 수 없다며 반대하는 것은 교사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서울대 논술 형태가 정말 사교육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정도라면 비판은 그때 가서 하면 된다. 이 문제의 본질은 기실 딴 데 있다고 본다. 서울대가 ‘통합형 교과’라는 어려운 개념을 써가며 논술고사를 설명하는 이유는 교육부가 엄금하는 본고사의 대체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간단하다. 본고사를 허용해서, 기존 교과목으로 서울대 수준에 맞는 본고사를 치르면 별도의 준비는 필요하지 않게 된다.‘본고사 금지’가 국민적 합의라는 어거지는 더이상 쓰지 말자. 지난 5월말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학부모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본고사 부활에 찬성했다. 그밖의 조사에서도 지금은 본고사 지지자가 더 많이 나온다. 서울대 입시안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서울대에는 어떤 학생이 입학해야 하는가.’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응시생 가운데 서울대가 제시한 기준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은 학생이 입학하면 된다. 우수학생을 받아들이는 일은 대학당국의 권리요, 성적이 우수하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건 학생의 권리이다. 서울대가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그 실행에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는 한 제3자가 나서서 서울대 전형방식에 왈가왈부할 이유는 없다. 이는 다른 대학에도 적용되는 일반원칙이기도 하다. 지당한 말이지만 신입생 선발은 대학의 몫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日역사왜곡교과서 채택저지 모금운동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일본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역사 왜곡 교과서 채택 저지운동을 벌이기 위한 국민 모금운동을 전개한다고 3일 밝혔다. 목표 모금액은 10억원으로 이 단체는 성금이 모아지는 대로 이 단체 명의로 일본 내 신문광고를 내는 데 주로 쓸 계획이다. 모금 대상은 교육계, 언론사, 역사학계,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을 비롯해 전 국민이며 구체적인 모금 일정과 방법은 4일 이 단체의 홈페이지(www.japantext.net)와 5일자 조간신문 등에 게재된다. 단체 관계자는 “1단계로 3억원을 모아 늦어도 9일까지 일본 내 주요 일간지에 새역모 교과서를 출간한 후소샤의 역사ㆍ공민교과서 채택을 저지하자는 광고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1) 창업 趙회장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1) 창업 趙회장 일가

    “당신, 이야기(베트콩 습격으로 한진직원 5명 사망) 들었소? 내 두말도 안하겠소! 우리 운전수들 군인 출신이오. 방어용으로만 할 테니 M16을 지급해 주시오.”(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너 미쳤냐? 어떻게 민간인에게 군대 소총을 나눠주라는 거야.”(찰스 마이어 꾸이년지구 사령관) “돈 벌러 와서 죽을 수는 없지, 우리도 방어는 해야 할 거 아냐.”(조 전 부회장) “미스터 조, 이건 사이공 사령부도 모르는 일이오. 당신과 나만 아는 일이오, 알겠소?그리고 절대 먼저 쏘지 마시오.”(마이어 사령관) 조중건(73) 전 대한항공 부회장이 자서전에서 밝힌 이 대화는 한진이 사지인 베트남 정글에서 어떻게 달러를 벌었는지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해방둥이’ 한진이 ‘수송보국’의 길을 걸은 지 60년. 이런 피와 땀들이 모여 오늘날 육·해·공을 아우르는 ‘세상의 길’을 개척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길라잡이’에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이 서있었다. 길이 있는 곳에 ‘한(韓)민족의 전진(進)’, 한진이 있다며 전장으로, 바다로, 하늘로, 수송 외길을 걸어온 고 조 회장. 이 때문에 한진그룹의 23개 계열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5대양 6대주에서 한민족의 영토를 세계로 넓히고 있다. ●전장에서 성장한 한진 “형님이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베트남에 갈 때입니다. 돈 될 만한 사업이 있을 것으로 확신했던 중훈 형은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베트남 꾸이년지역의 풍경에서 바로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냈습니다. 항만을 보니, 화물이 꽉 찬 배가 50척이 몰려 있더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그것만 본 것이 아니라 배들이 짐을 실은 채 마냥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죠. 순간적으로 상황을 파악한 형님은 갑자기 창문에서 휙 돌아앉아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고 합디다. 다른 사장들이 쳐다볼까 싶어 큰 일이라고 생각한 거죠.”조 전 부회장은 한진의 베트남사업 첫발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진의 화물수송사업은 전후방이 없었던 베트남에서 당연히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고 조 회장은 빗발치는 전장을 오가며, 뚝심과 오기로 밀어붙였다. 베트콩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고, 직원들이 공포에 떨 때는 사기를 높이기 위해 직접 수송 차량의 선두에 서기도 했다. 그런 고생끝에 주어진 과실은 너무나 달콤했다. 한진이 1966년부터 5년간 베트남에서 벌어들인 달러는 무려 1억 5000만달러. 당시 한국은행이 보유한 가용외화가 5000만달러 남짓이었으니, 한진이 베트남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진은 베트남 특수로 당당히 재벌 반열에 들어선다. 고 조 회장은 67년 7월 자본금 2억원으로 대진해운을 설립했고, 그해 9월에는 삼성물산으로부터 동양화재를 5억 7000만원에 인수했다. 또 68년 2월에는 한국공항,8월에는 건설회사인 한일개발(현 한진중공업)을 세웠다. 이어 인하대학교도 인수했다. ●부실기업 대한항공공사 인수 고 조 회장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위기이자 도전을 맞이한다. 다름아닌 항공사업이었다. “청와대로부터 호출이 왔었습니다. 어느 정도 짐작가는 내용이었죠. 당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과 이후락 비서실장, 김성곤 공화당 의원 등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만년 적자 공기업인 대한항공공사 인수를 독촉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형한테 절대 받아들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도 불안해서 저도 형님과 같이 청와대에 따라 갔었습니다. 그러나 그뿐이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적기를 타고 해외 나들이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게 소망이라는데 형님이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조 전 부회장) 고 조 회장은 결국 69년 ‘말 많고 탈 많았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했다. 항공공사는 당시 프로펠러기 7대와 제트기 1대를 보유했지만, 전체 좌석수는 점보기 1대보다 적었다. 또 27억원의 부채는 감당키 어려운 것이었다. 이 때문에 임원들은 ‘베트남에서 목숨 걸고 번 돈을 부실 항공사에 모두 쏟아붓게 됐다.’며 크게 우려했다. 그러나 고 조 회장은 과감한 투자와 국제선 개척으로 이를 헤쳐나갔다. 그리고 36년 후 대한항공은 화물수송 세계 1위, 보유 항공기 113대, 매출 7조 2000억원(지난해)이라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주에겐 은퇴란 없다” 트럭 한 대로 국내 최대의 운수그룹을 일군 고 조 회장은 팔순의 나이에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지 않고, 현장을 챙길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했던 정열적인 경영자였다. 그가 모언론 인터뷰에서 “창업주에게 은퇴란 없다.”고 한 말은 그의 성격과 일 욕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 조 회장은 또 ‘남이 닦아놓은 길을 뒤쫓으며 훼방하는 얌체사업’을 싫어했다. 모르는 사업에 뛰어들어 ‘문어발식’ 확장도 자제했다.‘낚싯대를 열개, 스무개 걸쳐 놓는다고 해서 고기가 다 물리는 게 아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그래서 그는 모르는 사업을 하기보다 수송 전문화에 더 집중했다. 주변에서 ‘돈 버는’ 무역회사를 만들자고 권유하기도 했지만 고 조 회장은 그때마다 “우리가 무역회사를 하면 많은 무역회사들이 우리의 경쟁자가 될 텐데 그들이 우리 비행기를 타고 우리에게 화물을 맡기겠느냐.”며 반대했다고 한다. 그는 1920년 부친 조명희옹과 모친 태천즙 여사의 4남4녀 가운데 둘째로 태어났다. 부친은 집안을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뚝딱거리고 어질러 놓기를 좋아했던 둘째아들에게 ‘동(動)과 정(靜)이 조화를 이룬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정석(靜石)’이란 아호를 지어주었다고 한다. 고 조 회장은 45년 광복 직후 인천에서 한진상사를 설립, 수송 외길의 첫발을 내디뎠다. 고만 고만하던 한진상사가 두각을 낸 것은 56년 미군부대 화물 수송을 맡으면서다. 이때 맺은 미군과의 인연은 한진 성장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찰리 조, 보따리 좀 싸봐” 조중건(영어명 찰리) 전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 조 회장의 동생이라기보다 사업 동반자이자, 유능한 참모였다. 조 전 부회장은 통역과 포병장교로 6·25 전쟁에 참전한 뒤,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수송학을 전공했다. 59년에 귀국한 그는 바로 한진에 합류했다. 조 전 부회장의 본격적인 활약은 베트남 전쟁에서 발휘됐다. 고 조 회장이 1965년 베트남을 시찰한 뒤, 조 전 부회장에게 이렇게 말했다.“니가 가서 보따리 좀 싸봐.”이 말은 한번 기획을 잘 해서 사업으로 만들어 보라는 ‘조 브러더스(중훈·중건 형제)’의 은어였다. 조 전 부회장은 미군 인맥을 활용해 중장비 조달 등의 악조건을 뚫고 베트남 꾸이년항의 미군 용역과 수송작업을 따냈다. 계약금액은 790만달러. 조 전 부회장의 설명이다.“베트남 수송사업을 돌아볼 때 그것은 참으로 100년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사업이었다.” 조 전 부회장은 또 고 조 회장을 도와 70∼80년대 대한항공의 성장사를 주도했다. 국제노선 개척을 위해 당시 소련과 중국 등 적국까지 넘나들며, 대한민국의 하늘을 넓혀 놓았다. 항공노선과 관련된 에피소드 한토막. 그는 88년 서울올림픽 선수단 수송을 위한 부정기 항공 노선을 뚫기 위해 혈혈단신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구소련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사장과 항공청 장관, 체육부 장관을 만나 설득에 들어갔지만, 요지부동이었다. 하루는 그들이 조 전 부회장을 한 궁전의 깊숙한 곳으로 안내하더니, 약속이라도 한 듯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사우나탕과 보드카로 조 전 부회장의 진을 빼기 시작했다. 수십번 반복된 행동으로 조 전 부회장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정신력으로 계속 버티며, 협상을 주도해 나갔다. 동이 틀 무렵 조 전 부회장은 그들의 수장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고 조 회장의 막내동생인 조중식(70) 전 한일개발(현 한진중공업) 부회장은 미국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뒤 한진에 입사했다. 당시 새로운 건축공법인 H-빔 공법으로 서울 소공동 KAL빌딩 설계 및 시공을 했으며, 중동 특수 때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많은 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조씨가, 명망가로 사통팔달 한진 조씨가의 혼맥은 명망가 집안이 두루 포함돼 있다. 관·재·학·법조계 등으로 폭넓게 뻗어있다. 또 연애 결혼보다 유난히 중매 결혼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창업주인 고 조 회장은 1944년 집안 어른의 중매로 평범한 집안의 김정일(82) 여사와 결혼했지만, 그의 동생들과 자녀들은 당대의 유력 인사의 자녀를 배필로 맞았다. 고 조 회장과 김 여사는 슬하에 4남 1녀(현숙·양호·남호·수호·정호)를 뒀다. 장녀인 조현숙(60)씨는 68년 숙부인 조 전 부회장의 중매로 당시 엘리트 법조인인 이태희(65·현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서울지방법원 판사와 인연을 맺었다. 이 변호사는 흥아타이어 감사를 지냈던 이상묵씨의 장남으로 서울대 법대와 미국 하버드대 법학박사 출신이다. 조양호(56) 대한항공 회장은 73년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의 장녀인 명희(56)씨를 부인으로 맞이했다. 이씨는 서울대 미대 출신. 고 조 회장과 이 전 차관이 한 모임에서 아들·딸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다가 인연이 돼 사돈간이 됐다. 조 회장 얘기다.“양가에서 혼담이 오가던 중에 장모님이 예비 사위 얼굴을 보기 위해 집을 찾아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 사진을 보고 흡족하셨던 모양입니다. 군제대 후에 바로 결혼하게 됐습니다.” 당시 양가의 통혼은 운수기업과 주무부처인 교통부의 고위층 집안이 맺어졌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조 회장의 장인인 이 전 차관은 76년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인하대와 국민대, 중앙대 총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계 인사로 활약했다. 조남호(54) 한진중공업 회장은 김원규 전 교육감의 차녀인 영혜(54)씨와 우연히 테니스코트에서 만나 결혼에 성공한 케이스. 형제들 가운데 유일하게 연애결혼에 성공했다. 조양호 회장은 “다른 형제는 해외에서 공부하다 보니 집안에서 혼사를 챙겼지만 둘째는 국내에서 대학을 나오다 보니, 주변 친구들의 도움으로 연애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수호(51) 한진해운 회장은 조씨가가 국내 재벌가와 혈연으로 얽혀지는 첫번째 다리를 놨다. 조 회장의 처가가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집안이기 때문이다. 부인인 최은영(43)씨의 모친이 신 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 여사다. 신 여사의 남편은 최현열 전 NK그룹 회장이다.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은 87년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차녀인 명진(41)씨와 혼인했다. 이 결혼으로 한진 조씨가는 재계 혼맥의 주류로 편입된다. 장인인 구 회장이 LG 구씨가이기 때문이다. 또 삼성 이씨가와도 바로 연결된다. 구 회장의 부인인 이숙희 여사가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차녀다. ●방계 혼맥도 장관 사돈 많아 고 조 회장의 형제자매 혼맥도 전직 장관 가문부터 평범한 집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은 이상실 전 상공은행장의 3녀인 영학(68)씨와 결혼해 1남 3녀를 뒀다. 장남인 진호(43)씨는 이종남 전 감사원장의 장녀인 경아(35)씨와 인연을 맺었다. 장녀인 윤정(41)씨는 이동원 전 외무부 장관의 장남 정훈(44)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쌍둥이인 주은(38)씨는 미혼, 주연(38)씨는 김태효(38) 성균관대 교수와 결혼했다. 조씨 가문의 장자인 고 조중렬 전 한일개발 부회장은 최학희(80) 여사와 결혼,2남 1녀를 뒀다. 장손인 조지호(57) 한양대 교수는 이병호 전 상공부 장관의 장녀 숙희(56)씨와 혼례를 올렸다. 차남 건호(53)씨는 재미동포인 윤주덕 내과의사의 딸 영태(51)씨를 아내로 맞았으며, 장녀인 인숙(59)씨는 문영호(66) 전 동부제일병원 내과과장과 혼인했다. 영호씨의 부친은 제일은행 이사를 지낸 문재관씨다. 고 조 회장의 첫째 여동생인 조정옥(82) 여사는 전윤진(89) 전 동양화재 감사와 인연을 맺었으며, 둘째 여동생 조정원(80) 여사는 박두진(78)씨와 혼례를 치렀다. 셋째인 조도원(77) 여사는 박태원(79) 전 한국과학기술원 이사장과 결혼했으며, 막내인 조경숙(75) 여사는 재미교포 외과의사인 박소회(78)씨에게 시집갔다. 고 조 회장의 막내 남동생인 조중식 전 한일개발 부회장은 교육자 집안 출신인 김복수(68)씨를 아내로 맞았다. golders@seoul.co.kr ■ “떠날때는 ‘쿨’ 하게” ‘2인자’ 조중건, 조카 경영권승계 앞두고 야인으로 역사적으로 2인자의 삶은 불행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1인자를 향한 욕심이 화(禍)를 불러들인 탓이었다. 반면 드물게 성공한 2인자는 맺고 끊음이 명확하고, 절제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준다. 조중건(73) 전 대한항공 부회장은 이런 점에서 성공한 2인자로 분류할 수 있다. 그는 1996년 조카들의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될 시점에 미련없이 대한항공을 나와 야인으로 돌아갔다. 오너가(家)의 일원이기보다 전문경영인으로서 행동했으며,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았던 것이다. 1인자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 조 전 부회장이 한때 하와이에 머무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형제간의 ‘힘겨루기’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또 조 전 부회장이 일정 기간 대한항공의 ‘수장’을 맡다가 장조카인 조양호 대한항공 사장(현 회장)에게 물려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한진그룹의 일부 계열사를 받을 것으로 판단한 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세간의 예측과 달리 조 전 부회장은 모든 것을 훌훌 털고 하와이로 떠났다. 조 전 부회장은 훗날 이같이 전했다.“형제간이라도 언젠가 헤어질 거면 기분좋게 헤어지고 싶었다. 조카들의 앞길을 막는 것은 보기가 안 좋았다. 또 한국에 있으면 언론 인터뷰를 하게 되고, 이 때문에 본의 아니게 형(고 조중훈 회장)에게 누를 끼칠까봐 신경이 쓰였다.”시쳇말로 어차피 헤어질 거면 ‘쿨하게’ 떠나고 싶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96년 초 작은아버지께서 물러나시기를 원하셨다.”면서 “선친도 그동안 숙부께서 고생하셨던 것을 잘 아셨던 만큼 섭섭지 않게 해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럼 조 전 부회장이 생각한 2인자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밝혔다.“형이 대한항공의 ‘선장’이었다면, 나는 ‘일등항해사’였다. 선장은 모름지기 새로운 곳을 향한 모험심과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배를 움직이는 것은 일등항해사다.2인자는 항상 해결사 역할을 해야만 했다. 성공확률은 거의 50% 이하였다.” 그는 그렇다고 무조건 ‘예스맨’이 2인자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 전 부회장은 고 조 회장이 정부로부터 부실기업을 인수할 때마다 형에게 수없이 대들었다.“형, 하지 마시오. 밑빠진 독에 물붓기요.”그러나 조 전 부회장도 끝내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있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최단 기간에 부실 기업을 흑자 기업으로 돌려놓는 것이었다. 고 조 회장이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언제나 조 전 부회장의 몫이었다. 그는 그 고통을 이렇게 표현했다.“전면에 나선 총수가 그저 ‘이러 저러하니, 알아서 만들어봐.’라고 화두만 획 던질 뿐일 경우가 많다. 물론 1인자에게는 1인자의 고뇌가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을 처리하는 입장에서는 작은 일 하나 때문에 며칠을 헤매야 하는 일이 허다했다.” 그는 그럼에도 2인자의 삶이 만족스러웠다고 회고했다.“2인자들은 1인자가 꾸는 꿈에 덩달아 취해 열정을 다해 일하는 존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형은 육·해·공의 종합물류 기업이라는 꿈을 내게 보여줬다.” golders@seoul.co.kr ■ 역대 정권과의 인연 1999년 4월20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고강도 제재 의사를 내비쳤다. 민간기업에 대한 청와대의 이같은 조치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빌미를 제공한 것은 대한항공. 대한항공기의 잇단 사고가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이 당시의 분위기였다. 더구나 국적항공사의 항공 사고는 국가 이미지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았다. 한진그룹 조씨가(家)로서는 처음으로 맞는 정권과의 갈등이었다. 한진 조씨가와 역대 정권과의 인연은 ‘극과 극’을 달린다는 점에서 국내 여느 재벌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박정희 정권부터 김영삼 정권까지가 우호적 관계였다면, 김대중 정권때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고 조 회장은 국적항공사 대표라는 신분과 특유의 사교성, 부지런함 덕분에 역대 정권의 핵심 인사와 적지 않은 친분을 쌓았다. 이 때문에 사업상 ‘손해본 장사’도 많았다. 고 조 회장은 리스크를 떠안으면서도 정권이 요청한 부실기업을 잇따라 인수했다. 대한항공공사(현 대한항공)를 비롯해 대한선주(현 한진해운과 합병), 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를 떠안았다. 동시에 미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 인맥을 활용, 민간 차원의 외교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또 30여년간 한진그룹의 ‘2인자’였던 조중건(73) 전 대한항공 부회장도 과거 군경력을 바탕으로 폭넓은 인맥을 구축했다. 그렇다고 인맥을 활용해 특혜를 누린 것은 아니었다. 그가 자서전에서 밝힌 대목이다. “1953년부터 2년간 미국 포병학교 교관 생활로 400여명의 기간 장교들과 많은 인맥을 형성할 수 있었다.(중략)나는 박정희 대통령과 매우 친근한 관계였고 나를 친아우처럼 아껴주셨고, 가끔 당시 혁명 주체들이 내 형(조중훈 회장) 집에서 모여 회의를 했다. 만약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이권과 청탁으로 돈을 긁어모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나 형은 그런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신기루와 같다고 여겼다.” 그러나 98년 DJ정권이 들어서면서 조씨가는 서서히 ‘쓴맛’을 보기 시작한다. 대통령 전세기의 경쟁 입찰제 도입은 그 신호탄이었다. 이어 국세청 조사인력 240여명이 동원된 3개월간의 한진그룹 세무조사는 조씨가를 무척 당혹스럽게 했다. 이처럼 DJ정권이 대한항공에 대해 강하게 ‘칼자루’를 휘두른 이유는 뭘까.1차적으로 DJ정권 출범 이후 크고 작은 대한항공측의 사고 탓이었다. 대한항공의 문제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 훼손이라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었다. 여기에 과거 조씨가가 보인 ‘반DJ 행보’도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세무조사 이후 대한항공은 노선권 배분 차별 등 정부로부터 각종 불이익을 받았다. 그러나 법보다 감정을 앞세운 정부의 무리수도 적지 않았다. 사법부는 대한항공이 잇따라 제기한 노선 배분 소송에서 정부 결정을 뒤엎는 판결을 속속 내렸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스포츠 라운지] 떴다! 코트의 지휘자로

    [스포츠 라운지] 떴다! 코트의 지휘자로

    ‘허·동·택’을 기억하시는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10년 남짓동안 중앙대와 기아로 이어지는 ‘무적함대’를 이끌었던 ‘농구 대통령’ 허재(40)와 ‘코트의 마법사’ 강동희(39),‘테크니션 센터’ 김유택(42)을 일컫는 말이다. ‘허·동·택’ 트리오는 중앙대 시절 대학농구 19연속 우승과 73연승 신화를 이뤘고, 실업팀 기아에 와서는 농구대잔치 7연패를 해냈다.‘허·동·택’은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자, 두려움과 질시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렇게 농구계의 전설이 됐던 이들 역시 세월이 흘러 코트를 떠났다. 그리고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허’는 KCC 감독이 됐고,‘동’은 LG 코치로서 미국 지도자연수를 앞두고 있고,‘택’은 모교인 명지고에서 감독을 맡고 있다. ●NBA의 꿈, 후배들이 해줬으면 이들이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당시 한국 농구에선 AFKN에서 가끔 중계하던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의 몸놀림, 드리블, 패스 등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환상’일 뿐이었다. 하지만 ‘천재 허재’는 더블클러치 슛, 노룩패스 등 환상의 NBA급 기술을 선보이며 NBA 진출이 현실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품게 해줬다. 하승진(20·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과 방성윤(22·KTF) 등 이미 NBA에 진출했거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후배들을 보면 감회가 남다를 법하다. 강동희 코치는 “80년대에 지금처럼 NBA 진출을 시도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허재형도 반드시 노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택 감독 역시 “허재는 나의 후배지만 농구선수로서 지금껏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선수”라면서 거들었다. 하지만 허재 감독은 오히려 냉철했다. 그는 “농구는 특성상 체격 조건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데 190㎝남짓의 키로 적당한 슈팅능력, 드리블, 패스, 리바운드만을 갖고는 NBA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0.1%의 낮은 가능성’을 얘기한 허 감독은 다만 “하승진과 방성윤같은 시도가 거듭되고 선진농구 조기유학, 체계적 지원 등이 뒷받침되면 NBA 진출 관문도 그만큼 넓어질 것”이라고 후배들의 꿈을 북돋웠다. 지도자로 갓 변신한 요즈음 가장 큰 변화를 얘기해달라고 하자 각자의 명확한 다른 처지가 느껴졌다. ‘초보 감독’인 허 감독은 “선수때는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됐지만 감독은 성적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 하므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맞장구치면서도 “내 농구를 마음대로 해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학년중에 (TG)김주성 같은 아이가 하나 있어서 기대가 크다.”고 들떠했다. 벌써 4년째 명지고를 맡고 있으니 이제 영락없는 ‘감독’이다. 강 코치는 “감독은 책임만큼이나 화려한 성과도 가질 수 있지만 코치는 감독과 선수 사이에서 양쪽 비위맞추며 뒤치닥꺼리를 해야 하니 더 힘든 것 같다.”고 코치로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진로를 고민중인 강 코치에게 허 감독과 한 팀(KCC)에서 뛸 생각은 없는지 넌지시 물어봤다. 강 코치는 “불러주지도 않던데…”라면서 슬쩍 웃음으로 받은 뒤 “미국으로 연수가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트 허·동·택’을 찾아라 포인트가드였던 강 코치는 주저없이 ‘이상민·김승현’을 꼽았다. 이상민이 다소 노쇠한 반면, 김승현은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는 차이점이 있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키만 훌쩍 큰 것이 아니라 드리블, 슈팅, 리바운드 등 공수를 겸비한 센터 시대를 열었던 ‘대한민구 최고 센터’ 김 감독은 ‘서장훈, 김주성’을 들었다. 모두가 어렵지않게 동의하는 대목이었다. 역시 문제는 ‘허재’였다. 스몰포워드 또는 슈팅가드, 어떨 때는 포인트가드 등 포지션을 넘나드는 ‘포스트 허재’를 꼽을 수 없다는 데 오히려 모두가 동의했다. ●운동, 술… 김 감독이 “그때는 오히려 훈련보다 시합하는게 더 좋았지.1시간 남짓만 경기하면 쉴 수 있었으니까….”라고 말하자 강 코치는 “우리야 맨날 이기니까 좋았던 거지 다른 팀은 안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시간이 넘는 동안 자식 얘기, 집값 걱정 등 남들과 다를 것 없는 일상의 얘기부터 ‘축구 천재’ 박주영, 박지성 얘기,NBA 꿈을 품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 새로운 도전의 길에 서있는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 등 많은 얘기들이 격의없이 쏟아졌다. 이들을 얘기하면 술을 빼놓을 수 없다. 인터뷰에 이어 뒤늦은 점심 식사자리에서도 옛날 추억을 안주삼아 ‘가벼운 반주’가 오갔다. 마신 술의 양은 그들의 명성에 비하면 미미했다. 한 사람당 고작(?) 2병 남짓. ‘스타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체육계의 속설이 이들에게도 적용될지, 아니면 과거 선수 시절 역사를 써내려갔듯 ‘스타선수가 진정한 스타감독이 된다.’는 새로운 명제를 만들어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허 감독의 “배운 게 농구이고, 제일 잘하는 것이 농구인 만큼 최고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말처럼 새로운 도전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에게는 오롯한 희망이 더 많아보였다. 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부적격’ 범위·처리 진통클듯

    ‘부적격’ 범위·처리 진통클듯

    24일 교육부와 교원·학부모단체 등이 이르면 올해 안에 ‘부적격 교사’ 퇴출 방안을 도입하기로 합의했지만 세부 방안을 마련하려면 많은 난관을 뚫어야 한다. 부적격 교사의 구체적인 범위나 퇴출 방법에 대한 교육부와 단체들의 생각이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들은 퇴출 방안이 발표된 첫날부터 이견을 드러내 도입되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교육부가 사례로 제시한 부적격 교사의 범위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학업성적을 조작하거나 성폭력, 금품수수, 폭력 행사, 상습 도박 등 명백히 비리·범법 행위를 저질렀거나 정신적·신체적 질환 등으로 도저히 아이들을 가르치기 어려운 교원이다. 김진표 부총리는 “범법 교원은 퇴출시키고 건강상 문제가 있는 교원은 치료를 받은 뒤 다시 교단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부적격 교사 문제를 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각 시·도교육청 산하에 학부모와 교원·시민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가칭 ‘부적격교원심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부적격 교사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갈수록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부모단체와 교원단체의 의견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참교육학부모회 박경양 회장은 “과도한 체벌이나 인격을 침해하는 경우도 일부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수일 위원장은 “비리 척결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교육환경은 개선하지 않고 제재만 가하는 대증요법에 불과하다.”고 합의 내용을 깎아 내리며 교권침해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윤종건 회장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 합의만 했을 뿐 학부모들이 속시원하게 느낄 만큼 확실한 대책을 아직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안대로라면 부적격 교사는 2002년 5월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최근 3년 동안 촌지수수와 횡령, 금품비리로 걸린 123명과 성적조작 등으로 문제가 된 32명 등 징계를 받은 155명에 불과하다. 학부모들의 생각과는 큰 차이가 나는 수치다. 학부모들은 명백한 비리·범법행위를 저지른 교원도 문제지만 아이를 아무 이유없이 무시하거나 벌을 주는 등 금품수수를 목적으로 은근히 압력을 넣는 교원도 부적격 교원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부적격 교사의 문제인식과 개선방안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교사 스스로 부적격 교사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원 인사제도의 쟁점과 대안’ 보고서에 따르면 교사와 교육 전문가 등 교육계 인사 10명 가운데 8명은 이른바 ‘부적격 교사’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발원이 최근 교원과 교육 전문직, 전문가, 학부모 등 36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교육계 인사의 79.3%가 ‘부적격 교원 사례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없다.’는 응답은 20.1%에 불과했다. 교육 전문직의 경우 86.3%로 가장 높았으며, 교장·교감 80.1%, 부장 교사 70.4%, 교사 68.3% 등의 순이었다. 학부모는 43.4%로 경험 비율이 비교적 낮았다. 부적격 교사를 퇴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온정주의가 꼽혔다. 한국교육개발원 김이경 연구원이 이 의원에게 제출한 ‘교사평가 시스템 연구’에 따르면 전체 교사의 43%가 온정주의적 교육풍토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부적격 교사를 퇴출시킬 수 있는 인사권이 있는 교장은 51.6%로 가장 높았고, 교감 44.1%, 부장교사 42.8%, 교사 42.3% 등으로 직위가 높을수록 온정주의를 퇴출의 걸림돌로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기고] 3不정책 폐지 누가 원하는가/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2008학년도 대입제도를 두고 교육계가 들끓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이렇다. 내신을 강화하여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 수요를 줄이겠다는 당국의 의지에 대학측이 자율권 침해라며 찬물을 끼얹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교육당국과 대학 측이 사사건건 학생선발권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사이 정작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은 가뭄에 타들어가는 논처럼 전전긍긍하고 있다. 새 대입제도로 인하여 고1교실이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자, 서울대가 먼저 대입 전형안을 내놓았다. 교육의 형평성을 고려한 ‘지역 균형 선발’은 3분의 1에 불과하고, 나머지 3분의2는 특목고 등 소수를 배려한 ‘특기자 선발’ 및 논술 위주의 ‘정시 모집’으로 채운다는 것이다. 역시 서울대다운 발상이다. 전국에 흩어진 우수한 인재를 일차적으로 확보한 다음, 특정 지역과 특목고 학생들까지 싹쓸이하겠다는 발상이다. 챙길건 확실히 챙기겠다는 서울대의 속셈을 타 대학이 나몰라라할 리 없다. 자신들도 독자적인 기준에 따라 학생들을 선발하겠다고 나섰다. 늘 그랬듯이 선발권의 규제는 대학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로 또다시 교육당국을 압박하며 3불정책(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불허)의 재고를 요구하고 나섰다. 3불정책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득권 계층이다. 소위 일류대학 출신에 남부럽지 않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지방대학이나 먹고살기 빠듯한 서민들이 3불정책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가뜩이나 사회적 희소가치(부, 권력 등)의 독점으로 인하여 계층 간의 위화감이 심화되고 있는 마당에 3불정책 폐지는 곧바로 기득권의 세습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또한 3불정책 폐지론자들은 틈만 나면 대학의 경쟁력을 거론한다. 세계화 시대에 학생선발권을 묶어놓고 어떻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마치 우리 대학의 초라한 현실이 대학외적 요인에 있다는 소리로 들려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은 선발보다는 학사운영과 연구에 더 큰 책임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교육당국의 보호 아래 내실보다는 외형 부풀리기에만 치중했던 대학이 이제 와서 경쟁력 운운하는 것은 물에 빠진 사람 건져놨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나 다름없다. 3불 가운데 1불(본고사 불허)은 이미 유명무실한 상태로 볼 수 있다. 소위 수험생들이 몰린다는 대학들은 본고사 금지라는 불분명하고 추상적인 개념과 이를 어겼을 경우 특별한 제재 수단이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언어논술, 수리논술, 학업적성논술, 심층면접이란 그럴 듯한 명칭으로 사실상 본고사 형태의 시험을 치르고 있다. 포괄적이고 깊이있는 사고력을 요하는 논술고사와 심층면접의 성격상, 지방에 있는 학교로서는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매년 입시철이 가까워오면 지방 학생들이 논술과 면접 준비를 위해 서울로 원정 유학을 떠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만약 본고사가 부활한다면 상대적으로 교육인프라가 취약한 지방 교육은 공동화될 것이 뻔하다. 이처럼 3불정책이 폐지된다면,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교육은 고사될 것이 분명하고, 사교육은 가히 엄청난 위력으로 서민 경제를 강타하며 줄줄히 가계 부도를 일으켜 국가 경쟁력을 위협할 것이 확실하다. 또한 부모의 재력에 따라 대학 간판이 좌우되면서 교육의 공공성과 도덕성은 치명상을 입고 사회는 극도의 혼란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3불정책은 우리 교육 현실을 감안한 최소한의 조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오늘의 교육 현실이 처한 가장 큰 위기는 3불정책이 아니라 학력을 무기로 모든 기득권을 독식하겠다는 일부 세력의 과욕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 교육계도 좀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감당하기 어려운 부작용이 뻔히 보이는 데도 3불정책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 과연 우리 교육의 미래를 위해 온당한 처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 [8일 TV 하이라이트]

    ●수요기획(KBS1 밤 12시) 지난 6월 5일 열린 박찬호의 100승 경기(캔자스시티 로열스전)를 현지에서 직접 취재했다. 박찬호의 분투와 교민들의 열띤 응원,100승 기념행사 등 역사적인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 박찬호와 벅 쇼월터 감독, 현지 기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박찬호가 올린 메이저리그 100승의 의미를 집중 조명한다. ●돌아온 싱글(SBS 오후 9시55분) 금주는 현금 대신 일도와 맞선을 보게 된다. 일도는 스테이크를 시켜 게걸스럽게 먹는 금주의 모습에 놀라고, 금주 또한 현금에게 다시는 대타로 맞선을 봐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한편, 혜란은 민호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만 민호가 무덤덤하게 대하자 속이 상한다. ●박주현의 시사 업 클로스(YTN 오후 3시5분) 교육계가 그 어느 때보다 시끌벅적하다. 교원평가제와 ‘3불 정책’ 등 당면 현안을 놓고 교육부와 교원단체, 대학 등이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6월 임시국회도 교육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에 김진표 교육부총리를 만나 교육계의 현안에 대해 들어본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요즘 10대들의 이성교제에 대한 생각이나 애정표현 방식이 기성세대와는 많이 다르다. 그러나 아직도 부모들은 10대들의 이성 교제를 탈선이나 일탈 등 부정 일변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달라진 10대들의 데이트 문화를 짚고 이성교제와 관련한 그들의 고민을 함께 알아본다. ●사과나무(MBC 오후 7시20분) 한국 록의 자존심 윤도현의 밤무대 시절 경험담과 대장암 수술을 받은 아버지, 월드컵 시작에 맞춰 신혼여행을 떠나 ‘오 필승 코리아’의 인기가 오히려 낯설었던 사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초보 아빠 윤도현의 못말리는 딸 사랑과 함께 윤도현의 사과나무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부활(KBS2 오후 9시55분) 하은의 생일날 아침, 은하는 생일상을 차려놓고 어디론가 떠나버린다. 하은은 은하를 찾아 나서고, 결국 어릴 적 추억의 장소인 등대 앞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같은 날, 이화는 전 남편의 기일을 맞아 찾아간 납골당에서 전 남편의 후배 경 반장과 만난다.
  • [교원평가 어떻게-릴레이 인터뷰] (1) 이원희 교총 수석부회장

    [교원평가 어떻게-릴레이 인터뷰] (1) 이원희 교총 수석부회장

    최근 교원평가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늦어도 이달 말부터 시범실시에 들어가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교원단체들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도입해야 할 제도라며 교육발전을 위한 범국민협의회부터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단체는 학부모의 실질적인 참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원평가에 대해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교육부의 생각을 차례로 들어본다. “교육부는 당장 범국민협의회를 구성해 신중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원희 수석부회장은 “교원평가제 도입을 둘러싸고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시행을 서두르다 보면 부작용은 물론 교육계 전체가 파탄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가 교원평가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평가받을 것은 받아야 하지만 교육부의 시안대로라면 부작용이 너무 많다고 했다. 특히 학부모와 학생의 참여에 대해서는 지역이나 학교·교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자율에 따라 1년에 한두 차례의 설문조사 형태로 학부모나 학생이 참여하는 방식이라면 굳이 이를 획일적으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안대로면 부작용 너무 커 “교육은 공부만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때에 따라서는 나무라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가르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부의 시안대로라면 인기 위주의 수업으로 흐르거나 동료 교사들끼리도 보여주기식 수업 때문에 위화감만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는 수업의 질을 높이고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이같은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일단 교사 자율로 평가하도록 하되, 교원을 늘리고 수업시간을 줄이는 등 제도적인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근평 보완 부적격교사 퇴출을 그는 이른바 ‘부적격 교사’의 퇴출 방안에 대해서도 교육부를 비판했다.“성적조작이나 문제지 유출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당연히 처벌받아야 합니다. 문제는 학부모들이 보기에 ‘문제 있는 교사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역시 현재 근무평정제도를 보완하는 규정을 만들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는 “현재 근평을 그대로 두고 부적격교사에 대한 퇴출방안을 별도로 마련하게 되면 혼란만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대안을 제시했다. 지금부터라도 교육부와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시민단체, 학생 대표 등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의견 차이를 좁혀보자는 것이다. 그는 “교육발전을 위한 범국민협의회를 구성해 합의되는 부분부터 시범 실시해보고, 주장이 다른 부분은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합의해 시행해도 늦지 않다.”면서 “시간에 쫓기듯 도입해서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3不정책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3不정책

    6월 국회에서는 이른바 ‘3불(不)정책’을 놓고 의원들이 설전을 벌일 전망이다.3불정책이란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 본고사를 금지하는 정책이다. 최근 입시제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한나라당이 대입제도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의 뜨거운 현안인 대입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여의도 정치현장의 공방 대상이 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3불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내놓을 대입제도 개선안은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쪽이 될 것으로 보인다.2012년부터 대학에 학생선발 자율권을 완전히 주고 기여입학제와 본고사, 고교등급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른바 ‘3무(無)정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여당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한나라당이 발의하더라도 상임위에서 통과시켜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여당보다 더 강한 태도로 3불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최순영 의원은 3불정책을 입법화하는 법률개정안을 최근 내놓았다. ●본고사 도입 논란 본고사는 대학마다 다른 주관식·서술식 시험 문제로 응시생들 해결과정을 보아 능력을 평가한다는 취지의 제도다. 본고사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원하는 인재를 뽑기 위한 제도라고 주장한다. 수능시험만으로는 실력을 가늠하기 어렵고, 고교간 학력 차이가 나는 현실에서 대학 자체적인 선발 수단을 줘야 한다는 것이 다. 또한 교육의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학교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본고사 도입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가장 큰 이유로 본고사가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점을 든다. 또한 본고사를 도입하면 수능시험과 내신외에 또하나의 부담을 학생들에게 지운다는 것이다. 결국 본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사교육에 의존하려 할 것이고 사교육비를 댈 수 없는 농어촌 지역이나 저소득층 국민들은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소위 명문대에 들어가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부유층 자녀들의 명문대 입학 길을 넓혀줌으로써 사회격차를 더 벌리게 된다. 본고사 반대론자들은 따라서 본고사 부활은 기득권을 가진 계층의 부와 권력의 세습을 위한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이에 대한 본고사부활론자들은 본고사가 폐지된 뒤에도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또한 고교평준화의 뒤를 이은 본고사 폐지는 하향 획일적인 인간을 만들 뿐이라고 한다. ●기여입학제 찬반론 기여입학제란 학교에 물질을 무상으로 기부해 재정적 도움을 준 경우나 대학의 설립 또는 발전에 비물질적으로 기여한 공로가 있는 사람의 직계자손을 대학이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따라 입학시켜주는 제도이다. 기여입학제에 반대하는 중요한 이유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배경에 따라 자식의 입학 여부가 결정되므로 이는 헌법 제31조 1항에 규정된 교육의 기회균등과 평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 부유층과 빈곤층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찬성하는 쪽에서는 기여입학제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입학할 기회를 침해하지는 않되 대학에서 공부할 능력을 갖춘 사람들만 정원외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여입학제로 대학의 재정이 풍부해진다면 심각한 사학의 재정난을 해소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또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을 줄 수 있을 것이어서 위화감 조성보다는 실질적인 평등과 계층간 융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 설문조사에서는 ‘돈과 입학을 맞바꿔 부에 이어 학벌까지 세습하는 것으로 반대한다.’는 의견이 70.3%로 나타났다. ●고교등급제 마찰 고교등급제란 학교에 따라 존재한다는 학력의 차이를 대입에서 반영하는 제도다. 고교등급제 반대론자들은 등급제가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면서 학교간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또 학교별로 등급이 매겨질 경우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연좌제식으로 같은 등급을 받는 것도 불합리하다고 한다. 결국은 과거와 같은 일류고병이 되살아나 지역갈등, 위화감, 부의 세습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학교등급을 정할 경우 낮은 등급의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뛰어난 학생이 있을 수 있는데 학교등급 때문에 낮은 평가를 받는 억울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반대 이유로 든다. 고교등급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쪽은 서울과 지방, 강남과 강북 등 학교의 위치에 따라 학생들의 실력 차이가 나므로 내신 1등급이라고 해서 같은 등급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학생들의 실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는 고등학교는 실력 차이를 입시에 반영해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대학의 자율선발과 사교육 폐단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는 모두 대학에 학생선발에 관한 자율권을 얼마나 주느냐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대학의 자율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어느 선까지 인정하느냐하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또 평준화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고교등급제를 인정하고 본고사를 부활한다면 사실상 평준화를 부인하는 것이 된다. 고교 평준화가 시행된 지 30년이 다 됐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고등학교의 학생선발 자율권을 부인한 평준화정책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돼 보완책이 마련되고 있다.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와 같은 제도들이다. 당국이 자율권을 100% 보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교육 비대화 때문이다. 일류고등학교와 명문대학에 보내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교육비를 투자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상태에서도 사교육 규모는 줄어들 줄 모르고 있다. 따라서 정부 입장에서는 3불정책을 유지하면서 보완책을 시행하는 것으로 사교육이 더 커지는 것을 막으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미봉책으로 100년 대계, 교육을 언제까지 땜질할 수는 없다. 학교의 공교육을 정상화시켜서 언젠가 학교에 자율권을 되돌려줘야 할 것이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위기의 전문대] (하)대안은 없나

    “앞으로 고등교육은 명실상부하게 평생교육까지 포함한 체제로 개편되어야 합니다.” 평생교육과 고등교육 전문가들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전문대 위기론’에 대해 한 목소리로 이같이 강조했다. 일회성 이벤트식 방안보다는 멀리 내다 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교육인적자원부의 대책에 알맹이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문대가 마련한 혁신방안의 골자는 현재 2∼3년인 수업 연한을 학장 자율로 전공에 따라 4년까지 늘려 학사학위를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4년제 대학과 구별이 사실상 사라지는 상황에서 차라리 프로그램별로 학제를 바꿔 4년제 대학과 경쟁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윤여송 대외협력실장은 “그렇지 않아도 4년제를 선호하는 학벌사회에서 전문대의 특화된 전문성마저 4년제 대학에 침범당한다면 전문대는 점점 설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부작용이 너무 많다.”며 거부하고 있다. 이름만 전문대이지 4년제 학위를 주는 또하나의 학사학위 수여기관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남수 차관보는 “현재 운영중인 심화과정도 직업 경험 없이 2년을 마치고 계속 공부하는 현실에서 자칫 학사학위만 남발될 수 있다.”면서 “내년에 도입하는 고등교육평가원에서 고등교육의 질 관리 시스템이 정착되면 전문대를 평가해 부분적으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교육부의 이같은 대응에 보다 멀리 내다볼 것을 주문했다.4년제니,2년제니 하는 수업연한에만 매달리지 말고 산업사회와 수요자 중심에서 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정태화 박사는 “현재 전문대 학생들을 위한 전공심화과정이 있지만 학점은행제로 활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학생들은 4년제 대학이나 다른 기관을 찾아야 한다.”면서 “순환교육 차원에서 전문대 졸업생들이 더 공부하고 싶을 경우 자신이 졸업한 전문대에서 필요한 학점을 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육부는 과잉교육을 염려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학위가 아니라 산업사회에서 인적자원의 능력이 제대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가자는 것”이라면서 “전문대 졸업자가 계속교육을 통해 일정한 학점을 따면 실무 중심의 전문대학원 입학자격을 줘 전문대 졸업생이라도 능력개발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평생교육을 연구하고 있는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의 시각부터 비판했다. 그는 “교육부 공무원들은 대부분 인문계 중심의 4년제 대학 졸업자로 직업교육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하다.”면서 “교육부 내에 전문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의 산업사회에는 2년제 교육기관이 키워내는 중간 기술인력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다.”면서 “기능교육과 직업전문학교 등을 묶은 성인교육과 계속교육, 실업대책, 직업전환교육 등을 하나로 합쳐 종합적인 인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고등교육 체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가원을 활용하는 교육부의 대책에 대해서는 “전문대를 특성에 따라 4년제로 풀어 주더라도 나중에 평가원의 평가를 거쳐 결과를 공개하면 해결될 수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수업연한이 아니라 고등교육과 계속교육 체제를 하나로 합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남대 강무섭 평생교육원장은 “전문대 졸업자들이 더 공부하려면 4년제 대학이나 평생교육기관에 진학해야 하는데 4년제 대학은 직업교육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면서 “학벌이나 급여 문제를 떠나 전문대 졸업생들이 언제든지 필요하면 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순환교육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천 이효용기자 patrick@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③-‘사업동지’ GS 허씨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③-‘사업동지’ GS 허씨일가

    지난해 발표된 국내 100대 부호 명단에는 6명의 허씨가 포함됐다. 허창수(57) GS회장이 31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허정수(55) GS네오텍 사장이 2530억원,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 1700억원, 허완구(69) 승산회장이 1510억원, 허남각(67) 삼양통상 회장·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이 각각 139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가문 가운데 하나인 김해 허씨 문중인 이들은 경남 진주의 만석꾼인 고 허만정씨 자손들이다. 허씨가는 지난 세월 재계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LG에서 분리, 재계 7위 규모의 GS그룹을 출범시키며 재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GS그룹은 삼양통상, 승산, 코스모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친족 회사들을 계열로 편입시키며 무려 5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기준 자산규모는 18조 7200억원으로 한화(16조 2200억원), 두산(9조 7300억원) 등 전통을 자랑하는 그룹들을 압도할 정도였다. ●허씨의 핵, 허준구 일가 수백년간 이어졌던 구씨와 허씨의 관계를 ‘인척’에서 동업관계로 바꾼 사람은 고 허준구 회장이다.1946년 초 고 구인회 LG 창업회장 장인(허만식씨)의 재종(6촌)인 고 허만정씨가 3남인 준구(작고)씨의 ‘경영수업’을 부탁하면서 사업자금을 내놓은 것이다. 구 회장은 귀족적인 용모의 일본 간토중학교(5년제) 출신 사돈을 반갑게 맞이했다고 한다. 당시 허만정씨가 내놓은 자금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허씨가는 이후에도 고향마을(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내리)의 땅을 처분한 돈으로 계속 출자를 했다. 이른바 해방정국의 ‘벤처캐피털’인 셈인데 허씨의 투자는 59년 만에 18조원이 넘는 자산으로 돌아왔으니 ‘대박’이 터졌다고 볼 수 있다. 허준구 회장은 당시 가내수공업 수준을 면치 못하던 락희화학의 영업담당 이사로 발을 디뎠는데 당시 공장에서 고생하던 구자경 이사를 부산 시내로 불러내 술을 사 주며 ‘위로’하기도 했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내가 ‘비어홀’이라는 곳을 처음 가 본 것은 준구씨 덕분”이라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반도상사(현 LG상사)·금성사 상무를 거쳐 62년 금성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68년 반도상사 사장을 시작으로 71∼82년 금성전선(현 LS전선) 사장,84∼95년 금성전선 회장 등을 지내며 LG그룹의 버팀목이 됐다. 구인회 회장은 68년 그룹체제를 출범시키며 허 회장에게 초대 기획조정실장을 맡길 정도로 무한한 애정을 보였다.69년 락희화학이 민간기업 최초로 기업공개를 실시한 것도 당시 기조실장이었던 허 회장의 ‘숨은 공로’다. 77년 하루 480㎜의 폭우가 쏟아져 금성전선 안양공장이 2m 가까이 침수됐을 때 허 회장은 예비군복에 장화를 신고 물속을 헤치고 다니며 공장 복구를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밤낮없이 꼬박 두달동안 계속된 복구작업끝에 안양공장은 주변 공장 중에서 가장 빨리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었다. 2002년 7월29일 허 회장이 세상을 뜨자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 등 구씨들은 ‘5일장’ 내내 자리를 지키며 ‘사돈이자 동지’였던 허 회장의 타계를 안타까워했다. 허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씨 장녀 위숙(77)씨와의 사이에서 5명(창수·정수·진수·명수·태수)의 아들을 뒀는데 모두 고려대 동문인 데다 대부분 해외유학파 출신이다. 특히 창수·정수·진수씨는 학과(경영학과)까지 똑같다. ●항상 공부하는 허창수 회장 장남인 허창수 회장은 그룹 회장을 맡으면서 지주회사인 GS홀딩스와 GS건설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경남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허 회장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경영대학원(MBA)을 마친 77년 그룹 기조실 인사과장으로 입사했다.79년 럭키금성상사 해외기획실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홍콩지사, 도쿄지사 등 해외근무를 오래하며 영어와 일어 실력을 쌓았다.88년 럭키금성상사 전무로 승진한 직후인 89년에는 LG화학 부사장을 지냈고 92년부터는 LG산전(현 LS산전) 부사장을 맡았다. 95년 구본무 회장이 3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아버지가 맡고 있던 LG전선 회장을 이어받았고 2002년부터는 LG건설(현 GS건설)을 지휘하며 분가를 준비해왔다. 허 회장은 첨단제품과 해외정보에 관심이 많은데 지금도 월스트리트저널, 비즈니스위크 등 해외 경제전문지들을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2002년 LG건설 회장을 맡으면서 ‘건설부흥’,‘주간 다이아몬드’ 등 일본의 경제잡지에 나온 일본 건설회사의 현황 기사를 번역해 임직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미국 건설산업 왜 강한가?’,‘영국 건설산업의 혁신전략과 성공사례’ 등을 필독서로 권유했다. 허 회장은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으로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전날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헬스장에서 1시간 정도 조깅을 한다. 허 회장은 조깅, 등산 등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운동량이 부족한 임직원들을 위해 ‘만보기’를 직접 사줄 정도로 자상한 면모도 갖고 있다. 골프는 80대 중반 실력이지만 라운딩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주량은 양주 반병 가량으로 약하지는 않지만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늘 구본무 회장 한발 뒤에 섰던 허 회장은 소탈하고 겸손한 면모를 갖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지하철 한 코스 떨어진 강남역 정도는 수행비서도 없이 걸어서 다닌다. 비서팀도 따로 없다. 탁월한 외국어 실력을 지닌 데다 젊은 직원들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첨단기기들에 관심이 많은 허 회장의 향후 행보는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허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당대에서는 LG와 겹치는 사업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지만 ‘슈퍼루키’ GS그룹의 펄펄 끓는 에너지가 어느 쪽에서 터져나올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허 회장은 고 이철승 전 상공부 차관의 딸인 부인 이주영(53)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아버지의 모교인 미국 세인트루이스대를 나온 아들 윤홍(26)씨는 지난 2002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 영업전략팀·경영분석팀 등을 거쳐 올 초 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는 GS건설 경영관리팀 대리로 입사했다. 구씨와 마찬가지로 허씨 역시 ‘장자승계’의 원칙을 따르고 있으므로 먼 훗날에는 윤홍씨가 허씨가의 대표로 그룹 회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윤홍씨는 조만간 누나(윤영·29)가 공부중인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 MBA 코스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경영을 책임지는 동생들 허창수 회장의 첫째 동생 허정수(55)씨는 GS네오텍(전 LG기공) 지분 100%를 보유하며 사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허 사장은 90년대 LG전자에서 상무로 일하다 96년 LG기공으로 자리를 옮겨 독립했다. 당시 LG는 처음으로 계열분리를 시도하면서 구씨와 허씨 한 명씩을 분가시키기로 했는데 구씨 쪽에서는 고 구정회씨 아들인 구형우씨가 부민상호저축은행을 갖고 독립했고 허씨쪽 대표로 허 회장이 LG기공을 맡았다. 교환기 설치 및 부가통신공사, 유무선 통신케이블 및 전송공사, 전기전력 및 산업 플랜트 공사, 정보통신 및 인터넷사업을 영위중인 GS네오텍은 지난해 수주 2700억원에 매출 2250억원, 당기순이익 123억원을 냈다. 최근에는 반도체,LCD 공장에 필수적인 ‘클린룸’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부인 한영숙(51)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장남 철홍(26)씨는 GS홀딩스 지분 1.26%를 갖고 있는데 ‘홍’자 돌림 3세 가운데 가장 많다. 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주로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서 일했다.2000년에는 LG전자 중국지사 부사장을 거친 뒤 2001년부터 GS칼텍스 경영전략본부장·경영혁신본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생산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2003년에는 발전회사인 LG에너지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GS가 LG에서 분리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표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LG는 LG에너지 지분을 GS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사장은 부인 이영아(47)씨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허명수(50) GS건설 부사장은 경복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LG전자 청소기공장장, 영국 뉴캐슬 법인장 등을 거쳐 2002년 허창수 회장과 함께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재경본부장으로 회사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다른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운동에 남다른 소질을 보여 고려대 ‘역도부’에서 활동했다. 허 부사장은 노재현 전 국방부장관의 딸인 부인 노경선(45)씨와의 사이에 2남을 뒀다. 노 전 국방장관은 ‘12·12사태’때 국방장관으로 말 못할 고초를 겪은 뒤 한국종합화학공업 사장, 한국비료공업협회 회장,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등을 지냈다. 허태수(48) GS홈쇼핑 부사장은 중앙고와 고려대 법대를 거쳐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MBA 코스를 밟았다. 이후 콘티넨탈은행, 어빙은행 등 금융권 경력을 살려 88년 LG증권 국제조사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런던법인 상무보 등 2002년까지 LG증권에서 일하다 LG홈쇼핑 전략기획부문 상무로 자리를 옮겼고 2003년 말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사장은 중국 현지 법인인 ‘충칭GS쇼핑’ 설립을 주도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 부사장은 바로 위 형인 허명수 부사장과 함께 골프실력이 재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싱글’ 수준을 넘어 ‘이븐’이나 ‘언더파’를 칠 정도로 프로 못지않다. 부인 이지원(43)씨는 이한동(71) 전 국무총리의 장녀. 한때 대권 후보로까지 나섰던 이 전 총리는 현재 법무법인 남명의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데 아들 이용모(41)씨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장남가의 화려한 혼맥 고 허만정씨의 장남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 고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와 함께 삼성을 공동 창업했다. 보성전문 법학과 출신의 허 회장은 제일제당(현 CJ) 전무, 삼성물산 사장을 지낼 정도로 삼성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다 57년 삼양통상을 설립, 독립했다. 야구공·글러브와 나이키 신발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하는 삼양통상은 지난해 2121억원의 매출에 9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양통상은 또 수입담배, 골프용품, 윤활유 판매 등을 맡고 있는 삼양인터내셔널과 보헌개발, 경원건설 등 건설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허 회장은 권투협회장, 대한체육회장, 프로골프협회장, 골프장협회장, 아시아태평양아마골프회 회장 등 체육계와 남다른 인연을 쌓았는데 생전에 체육훈장 기린장을 받았다. 삼양통상은 허 회장이 99년 사망한 뒤 장남인 허남각(67) 회장이 이끌고 있다. 허 회장의 부인은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를 지낸 구자영(68)씨다. 허 회장은 보성고와 서울대 상대,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을 마친 뒤 63년 삼양통상 시카고 지사장으로 경영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을 지낼 정도로 스포츠와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은 GS그룹의 주요 주주이자 ‘장손’ 자격으로 올 초 허창수 회장의 전남 여수 GS칼텍스 사업장 방문을 동행해 주목을 받았다. 허 회장의 장녀 정윤(34)씨는 정문원 전 강원산업 회장 아들 대호(37)씨와 결혼했고 아들 준홍(30)씨는 올해 GS칼텍스에 입사했다. 이로써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씨와 사돈으로 연결된다. 의선씨가 정문원 회장의 조카사위가 되기 때문이다. 장녀 허영자(65)씨는 벽산그룹 김희철(68)회장과 결혼, 김성식(38) 벽산 사장, 김찬식(36) 벽산 상무 등 3형제를 낳았다. 차남 허동수(62) GS칼텍스 회장은 보성고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화학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대표적인 ‘오너경영인’이다. 허 회장은 미국 셰브론 리서치사의 연구원을 거쳐 73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로 입사,33년째 ‘오일맨’의 길을 걷고 있다. 국내 최초로 휘발유에 브랜드(테크론)를 도입하는가 하면 전 세계 정유업계 최초로 ‘6시그마’를 도입해 혁신을 추구했다. 도시가스, 전력,LNG 등 사업다각화와 대규모 시설투자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허 회장은 지난 2000년 3월 국내 처음으로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를 설립,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아마 6단으로 바둑에 남다른 취미를 갖고 있는데 2001년부터 한국기원(총재 한화갑 민주당 대표) 이사장을 맡고 있다.GS칼텍스배 바둑대회를 신설해 바둑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젊은 시절에는 태권도 선수로도 활동했다. 김선집(86) 전 동양물산 회장의 장녀인 부인 김자경(60)씨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뒀는데 막내딸 지영(25)씨는 이병무(64) 아세아시멘트 회장의 차남 인범(34)씨와 결혼했다. 3남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은 경기고와 고려대 상대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마쳤다. 삼양통상과 나이키의 합작사였던 한국나이키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 골프연맹 부회장, 영국 로열앤드에인션트골프클럽 정회원으로 골프와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은 사촌 동생(명수·태수)들에 못지않은 골프실력을 자랑한다. 고려대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남다르다. 부인은 고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딸인 김영자(55)씨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부인 김영명씨의 언니다. 허 회장은 지난 2000년 외동딸 유정(31)씨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아들 준오(31)씨와 결혼시켜 또 한번 화제를 뿌렸다. 삼양통상은 지난해 류근일(67) 전 조선일보 주필을 사외이사로 선임, 조선일보와 끈끈한 인연을 이어갔다. 허남각·동수·광수 3형제는 GS타워 인근에 ‘삼정빌딩’을 갖고 있는데 삼양통상 본사가 입주해 있다. 삼정은 3형제가 돈을 모아 세웠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3형제는 또 삼양통상 지분 17%,4.5%,3.1%를 나눠 갖고 있다. 허남각 회장의 아들 준홍(34)씨, 허동수 회장의 아들 세홍(36)·자홍(33)씨, 허광수 회장의 아들 서홍(28)씨도 각각 11%,1.7%,0.8%,1.7%를 갖고 있다. 삼양인터내셔널의 경우 준홍·세홍·자홍·서홍씨가 각각 37%,33%,11%,7.5%를 갖고 있어 사실상 2세들이 소유하고 있다. 차녀 허영숙(53)씨의 남편은 유명한 소설가인 윤후명(59·본명 윤상규) 한국문학원 원장이다. 윤씨는 연세대 철학과 재학중이던 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현대문학상(여우사냥), 이상문학상(하얀배), 이수문학상(나비의 전설) 등을 수상했다. 연세대 강사와 추계예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한국소설대학 학장도 역임했다. ●LG의 창업공신 허학구·신구가 고 허만정씨는 8형제 가운데 허준구씨의 경영수업을 사돈에게 부탁했는데 이후 준구씨의 형인 고 허학구씨와 동생 허신구(76) GS리테일 명예회장도 LG경영에 뛰어들었다. 학구씨는 고향마을을 지키다 51년 플라스틱 사업 진출을 준비하던 락희화학에 들어갔다. 부산 범일동에 공장 부지를 마련하고 사업진출을 서두르던 구인회 LG 창업회장은 학구씨를 불러들여 아들 자경씨와 함께 공장업무를 맡겼다. 이후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한 뒤에도 둘은 공장이 완공돼 빗, 칫솔 등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군용 슬리핑백에서 잠을 자며 현장 노동자처럼 일했다고 한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당시 함께 고생한 학구씨와 그의 자형인 이연두씨 등 ‘지킴이 삼총사’가 일은 물론 술로도 호흡이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학구씨는 6척 장신으로 경기고보 시절부터 농구선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부친(허만정)이 공부해야 한다며 진주고보로 전학을 시켰다. 하지만 진주고보에서도 농구를 시키려고 하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야 했다고 한다. 학구씨는 LG전선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지만 1970년 구자경 회장이 2대 회장으로 취임하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학구씨는 최필선(89)씨와의 사이에 1남3녀를 낳았는데 장남 전수(61)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새로닉스 회장을 맡고 있다. 새로닉스는 고 허학구 회장이 68년 설립한 ‘정화금속’이 이름을 바꾼 회사로 인쇄회로기판(PCB), 섬유강화플라스틱(FRP) 등을 생산하다 최근에는 LCD백라이트 부품인 도광판과 브라운관 전자총 부품 등 디스플레이 부품 사업으로 주력사업을 변경했다. 허 회장은 71년 미국 센트럴 미시간대를 졸업하고 74년 정화금속 총무이사로 입사, 아버지 사업을 이어받았다.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은 부산대 상대를 나와 해운회사인 ‘조선통운’에 근무하던 시절 사돈어른인 구인회 창업회장의 부름을 받고 락희화학의 서울사무소 일을 맡았다. 허 명예회장은 처음에는 장사 경험이 없다며 사돈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자네 뒷조사는 다했다. 그만하면 일 하겠더라.”며 서울행 기차표를 쥐어주는 사돈의 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한다. 허 명예회장은 이후 동남아 출장에서 ‘합성세제’ 아이디어를 얻어 럭키 ‘하이타이’를 탄생시키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금성사 사장, 럭키 사장, 그룹 부회장, 럭키석유화학 회장을 지내다 95년 구본무 회장 취임과 함께 일선에서 물러났다. 허 명예회장은 윤봉식(74)씨와 2남2녀를 뒀다. 장남 경수(48)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코스모화학 등을 주력으로 한 ‘코스모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코스모그룹은 코스모정밀화학,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앤홀딩스, 코스모양행, 코스모아이넷, 코스모레저, 드림스포츠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코스모화학은 코스모산업이 2003년 이산화티타늄 독점공급업체인 ‘한국지탄공업’을 인수하면서 이름을 바꾼 회사다. 허 회장은 LG전자에서 이사로 잠시 일하다 87년 코스모산업 설립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동생인 허연수(44)씨는 GS리테일 상무로 삼촌인 허승조(55) 사장을 보필하고 있다. 보성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거쳐 87년 LG에 입사한 허 상무는 LG상사 싱가포르법인장을 끝으로 상사를 떠나 2002년부터 LG유통(GS리테일)에서 일해 왔다. ●고향이름을 딴 승산가 허완구(69) 승산 회장은 미국 페이퍼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잠시 LG에서 일했지만 69년 ‘대왕육운’이라는 물류회사를 차려 일찌감치 독립했다. 허 회장은 이미 LG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형님들이 너무 많아 회사를 나왔다고 한다. 대왕육운은 이후 구씨와 허씨의 고향 이름을 따 승산으로 이름을 바꿨다. 허 회장은 한국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 부위원장과 민속씨름협회장 등을 맡을 정도로 스포츠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아버지 허만정씨가 1925년에 설립한 진주여고(일신여고)에 100억원을 쾌척, 교사를 새로 짓는 등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96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장남 허용수(37) 승산 사장은 보성고와 미국 조지타운대를 마치고 뉴욕 및 홍콩 CS 퍼스트 보스턴 투자증권에서 일했다.98∼99년에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로도 활동했다. LG그룹의 육상 운송을 담당하는 승산은 허 사장이 58.55%, 여동생인 허인영(33) 승산레저 이사가 18.48%, 허완구 회장이 18.34%, 허 회장 부인 김영자(66)씨가 4.63%를 갖고 있다. 김영자씨는 ‘추일서정’,‘와사등’ 등으로 유명한 시인이자 사업가였던 고 김광균씨의 딸이다.‘매듭공예가’인 김은영(63) 녹미미술문화협회 이사장이 동생이다. LG는 친인척 소유의 회사에 물류업무를 맡기고 있는데 수출 관련 물류는 고 구정회씨 둘째 아들인 고 구자헌씨가 운영하던 범한종합물류가 담당한다. 범한여행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범한물류는 구자헌씨의 미망인인 조금숙(55)씨가 54%, 아들 구본호씨가 4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승산은 물류회사인 에스엘에스·여수화물, 골프장·호텔사업을 하는 승산레저 등을 계열사로 갖고 있다. 국내보다 미국내 계열사인 철강회사 파웨스트스틸(Farwest Steel)의 규모가 훨씬 크다. 허 회장이 91년 인수한 파웨스트스틸은 지난해 2593억원의 매출에 18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모회사인 승산(매출 867억원, 순이익 183억원)보다 덩치가 크다. ●‘젊은 삼촌’ 3형제 허승효(61)씨는 조명전문업체인 알토 회장을 맡고 있는데 경남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형님 회사인 정화금속 이사와 승산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85년부터 알토를 이끌었다. 알토는 아셈타워 정상회의실과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역사, 인천공항 여객터미널,GS타워 등의 조명시스템을 설계, 제작했다. 숭례문, 보신각, 비원, 동십자각 등 문화재 조명도 이 회사의 작품이다. 허 회장은 서울시 야간경관 개선 공로로 월드컵유공자, 모범시민상 등을 받았다. 그는 한국조명디자이너협의회 회장, 한국산업디자인협회 이사, 한국전기설비조명학회 이사 등을 맡을 정도로 조명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해 매출 311억원, 순이익 20억원을 낸 알토는 허 회장이 36%, 아들 영수(36)·윤수(32)씨가 각각 15%, 동생인 허승표(59) 인텍웨이브 회장, 허승조(55) GS리테일 사장이 각각 3.8%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가족기업’이다. 영수씨는 현재 GS리테일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허승표(59) 인텍웨이브 회장은 기업인으로뿐만 아니라 ‘축구인’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 보성고와 연세대 상대, 서울은행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고 74년 한국인 최초로 영국 프로축구 3부 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허 회장은 78∼90년 형님 회사인 승산에서 근무한 뒤 90년 방송 프로그램 제작, 미디어 유통,CF편집 등을 담당하는 미디아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미디아트는 허 회장과 부인 조희숙(56)씨, 딸 서정(29), 아들 준수(28)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허 회장은 2000년에는 이동통신용 전력 증폭기, 유무선 통신용 부품 및 이동통신용 중계기 등을 제조하는 ‘인텍웨이브’를 설립,IT업종으로 발을 넓혔다. 인텍웨이브는 LG전자 등을 주 거래처로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허 회장은 90∼92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냈고 97년에는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회장 선거 출마설이 나돌았지만 올 초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맡는 선에서 정리했다. 축구계의 ‘야당’으로 불리는 연구소는 이용수, 신문선씨 등이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다. 허승조(55) GS리테일 사장은 서울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마치고 78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했다. 이후 패션본부장, 유통사업부문장, 마트부문장 등을 역임하다 2000년 LG백화점 사장으로 유통경영을 시작했다.2002년 LG백화점,LG상사 할인점 부문,LG유통이 LG유통으로 통합되자 초대 사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허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늘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10년 뒤의 장기 비전을 갖고 대비하라.”고 주문하고 ‘페어플레이’를 강조한다고 한다. 허 사장은 지난해 말 세계적인 헬스·미용 전문기업인 ‘왓슨’과 합작으로 ‘GS왓슨스’를 설립, 지난 3월 홍익대에 1호점을 내고 지난 2월에는 코오롱마트를 인수하는 등 신규사업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태광그룹 창업주 고 이임룡 회장의 장녀인 부인 이경훈(51)씨와 2녀를 두고 있다. 허 사장의 처가는 장상준 전 동국제강 회장, 양택식 전 서울시장, 한광호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명예회장, 신선호(롯데 신격호 회장 셋째 동생) 일본 산사스식품 사장 등과 혼사를 맺었다. ukelvin@seoul.co.kr ■ 허씨의 남다른 축구사랑 GS그룹은 분리되면서 LG의 프로야구·프로축구·프로농구 등 스포츠 가운데 축구를 갖고 나왔다.‘안양LG’는 지난해 3월 ‘FC서울’로 이름을 바꿔 서울 입성에 성공한 뒤 거물 신인 박주영을 잡으면서 일약 명문구단으로 떠올랐다. FC서울의 눈부신 성장에는 허창수 회장 등 허씨 일가의 남다른 축구사랑이 밑거름이 됐다. 98년부터 LG축구단 구단주를 맡은 허 회장은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해외출장 중에도 FC서울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인터넷을 통해 경기상황을 직접 확인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경기를 녹화해 나중에라도 꼭 챙겨 본다고 한다. FC서울은 박주영의 고교(청구고)시절인 2002년부터 영입에 공을 들였다. 비록 박주영이 고려대 진학으로 진로를 정하면서 영입에 실패했지만 이후에도 끈질기게 박주영측과 고대를 설득, 마침내 대어를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허 회장이 모교인 고대에 7억원짜리 잔디구장을 기증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GS측은 “그런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허 회장 5형제가 모두 고대 출신일 정도로 고대와 깊은 인연이 어떤 식으로든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박주영의 유니폼에 광고를 하고 있는 GS건설은 박주영 신드롬으로 광고효과만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GS리테일이 실시한 ‘박주영 경기 보러 가자.’라는 이벤트에는 3만 6000여명이 응모하는 대성황을 이뤘다.GS는 지난 5월10일 열린 ‘GS출범 이벤트’ 추첨자로 박주영을 내세우는 등 박주영을 그룹의 ‘얼굴’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허 회장의 삼촌으로 연세대, 서울은행, 영국 아스날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한 허승표 인텍웨이브 회장은 축구계의 대부로 통한다. 그는 97년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에 도전한 데 이어 올 초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맡아 축구계 개혁에 힘쓰고 있는데 경쟁 상대인 정몽준 회장이 조카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동서라는 점이 이채롭다. 사돈간의 ‘정리’도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막지 못한 것이다. 허씨들은 축구 외에도 아이스하키, 골프, 역도, 태권도 등 다양한 스포츠에 재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S 관계자는 “허씨들이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데다 집안에 여유가 있어 일찍부터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허씨 3세 남자들 가운데는 아마추어 수준 이상의 축구 실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고 여자들도 열성 축구팬이 많다. ukelvin@seoul.co.kr ■ 계열사의 핵심인맥 GS그룹은 숫자에 관한 감각이 탁월하다는 오너 허씨 일가에 이어 각 계열사 CEO도 재무통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18조원이 넘는 그룹 자산을 관리, 운용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는 서경석(58) GS홀딩스 사장은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를 졸업했다. 서울대법대 4학년이던 70년 행정고시 9회에 합격,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재무부 세제국, 국세심판소 조정실장, 간접세과장, 소득세제과장, 조세정책과장, 상임심판관, 주 일본 대사관 재무관 등을 역임하고 91년 LG그룹 회장실 재경 상임고문으로 옮겼다. 서 사장은 공직에서 쌓은 재무 경력을 바탕으로 LG에서도 회장실 재무팀장, 전략개발사업단 운영본부장,LG투자신탁운용 사장,LG종금 사장, 극동도시가스 사장,LG투자증권 사장 등을 거쳤다. 허창수 회장이 서 사장을 GS그룹으로 영입한 것도 그의 회계·재무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강말길(62) GS홈쇼핑 부회장 역시 재무통이다. 부산대 상대 출신으로 공인회계사이기도 한 강 부회장은 금성통신 재경본부장, 관리담당 이사를 거쳐 회장실의 관리담당 상무를 역임했다.89년 LG유통(GS리테일) 전무로 부임, 유통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고 95년 LG유통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3년만에 만년 적자이던 편의점 사업을 흑자로 돌려 놓은 뒤 지난해 LG홈쇼핑으로 옮겼다. 김갑렬(57) GS건설 사장은 허창수 회장의 경남고,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동창으로 74년 LG화학 입사 후 LG상사 등을 거쳐 93년부터 96년까지 LG건설 재경 담당을 역임했다. 이후 LG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과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치며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부상했다.2002년 허 회장과 함께 LG건설로 옮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사장은 취임 당시 “2010년까지 양과 질에서 국내 1위 건설회사로 만들겠다.”던 약속대로 2002년 3조 6000억원이던 수주액을 2003년 5조원, 지난해 6조원으로 키워냈고 올해 6조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완경(51) GS스포츠 대표이사 부사장도 선린상고와 고대 경영학과를 거쳐 79년 LG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이래 줄곧 재경업무를 담당해 왔다.LG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서경석 사장과 함께 ‘LG증권 전성시대’를 연 주인공으로 GS홀딩스 재무팀장을 겸임하고 있다. 심재혁(58) 한무개발 사장은 연세대 상대, 미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LG그룹 홍보팀장을 거쳤다. 인터컨티넨탈을 국내 최고 수준 호텔로 키워내 재계의 대표적인 ‘홍보맨 CEO’로 꼽힌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세계육상선수권 유치위해 달린다

    대구시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에 뛰어들었다. 시는 6월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이해찬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위원회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대구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대회를 개최한 국가가 된다. 이날 유치위원회 창립총회에서는 유종하(사진 오른쪽) 전 외무장관을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체육계를 비롯, 경제계, 외교계, 학계, 언론계 인사 등 85명으로 유치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유치위원에는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왼쪽) 선수와 은메달리스트 이봉주(가운데) 선수 등 스타급 육상선수들이 포함됐다. 시는 유치위원회 구성과 함께 6월중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대회 유치신청서를 공식 제출할 예정이다. 2011 개최도시 결정은 2006년 말 IAAF집행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며 대구는 유치의사를 밝힌 스페인의 발렌시아, 호주의 브리즈번, 인도의 뉴델리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지난 1983년 핀란드 헬싱키대회를 시작으로 4년마다 개최되다 1991년부터 2년 주기로 열리고 있으며 2005년은 핀란드 헬싱키,2007년은 일본 오사카,2009년은 독일 베를린이 개최도시로 확정된 상태다. 대구시는 선수촌 건립 500억원(민자), 경기장 개보수 126억원, 대회운영비 230억원 등 모두 856억원만 투입하면 대회개최가 가능할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유치에만 성공하면 투자대비 3∼4배에 달하는 흑자대회를 자신하고 있다. 대구경북개발연구원은 대회 유치시 생산유발 1900여억원, 고용창출 3000여명, 부가가치 800여억원, 사업수입액 240여억원, 관광수입액이 270여억원 등 엄청난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영어·한국어 동시에’ 이중언어교육 열기

    어린 자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려는 엄마들의 열망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많은 엄마들이 영어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배워야 한다며 갖가지 방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친다. 학비가 비싼 영어유치원과 영어교재가 봇물을 이룬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영어 등 외국어를 모국어와 같은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을 이중언어교육이라고 한다. 그러나 조기 영어교육, 이중언어교육이 어떤 효과를 주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다만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것은 무조건 어릴 때 가르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언어교육 전문가들에게서 이중언어교육의 허와 실을 들어본다. #1 회사원 박선영(39)씨는 딸 채원(8)양이 초등학교 입학 전 6개월 동안 미국에 있는 친척집에서 지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1주일에 세번은 테솔(TESOL) 자격이 있는 한국인 교사가, 두번은 원어민 교사가 하는 그룹 지도를 받고 있다. 영어교육을 전공한 박씨도 틈틈이 영어 만화를 틀어놓고 영어로 대화한다. 딸이 간단한 대화 정도는 자유롭게 하고, 영어에 자신감을 갖고 있어 박씨는 다행스럽다. #2 광주에 사는 김희경(31·여)씨는 아들 유혁(4)군을 위해 지난해부터 ‘영어 품앗이’를 시작했다. 마음 맞는 엄마 4명을 모아 돌아가며 미술놀이, 장난감 만들기 등 영어로 테마수업을 한다. 생물학을 전공한 김씨를 비롯해 영어 전공자는 한 명도 없지만 아이 일이니 다른 일을 제쳐두고 매달리고 있다. 집에서도 가능하면 영어를 쓴다. 비싼 학원에 보낸 적도 없는데 올해부터 한두 문장씩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아들을 기특하게 생각한다. #3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이기현(8·가명)군은 5살 때부터 영어유치원에 다녔다. 수업료와 교재비 등을 합해 매월 80만원 정도가 들었지만 아버지 이재성(43·가명)씨는 맞벌이인 탓에 시간도 없고 직접 가르칠 자신도 없어 영어유치원을 택했다. 영어는 학교에서 또래들에게 꿀리지 않을 정도는 된다. ●너도나도 이중언어교육 영어 조기교육 열풍 속에 이중언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원이나 교재 위주의 영어 ‘학습’에서 일상생활 속의 영어 ‘습득’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 어릴 때부터 영어에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모국어와 같이 받아들이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방법도 다양하다. 외국에 보내거나 이중언어교육을 표방하는 영어유치원 등에 의존하는 것은 ‘고전적’인 방법. 말문이 트일 무렵부터 영어 책을 읽어주고, 회화 능력이 있는 엄마들은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사용해 아이를 키운다. ‘쑥쑥닷컴(www.suksuk.com)’ 등 유아영어교육 사이트에는 영어품앗이를 구하거나 수기를 교환하는 엄마들로 붐빈다. 이들은 맹렬히 공부하고 노하우를 나눠 아이와 영어로 대화하고 놀아주면서 영어에 친숙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한국방송통신대 영문과 4학년 이희영(40·여)씨는 “반복적으로 영어 환경에 노출시켜주려면 엄마가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에서 6세 딸의 영어교육을 위해 대학에 입학한 경우다. ●이중언어교육 정말 필요한가 너도나도 이중언어교육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그 효과와 시기, 방법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설만큼이나 전문가들의 견해도 엇갈린다. 한국외대 영어교육과 차경애 교수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어릴수록 유연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맞는 얘기”라면서 “특히 외국에서는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아이들이 사고력이나 추론능력 등 전반적인 인지능력이 우세하다는 임상결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서대 영재교육계발연구소 함정현 교수는 “딱딱한 학습의 범주만 아니라면 이중언어교육 이론을 적용한 조기 영어교육은 바람직하다.”면서 “말문이 트이기 전이라 해도 기본적인 인지 능력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영·유아 때부터 적당한 자극을 지속적으로 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에서 수십년간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이중언어교육을 해온 장병혜 박사는 “문화적 토양 등을 수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중언어교육이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기본적인 어휘력이나 판단력도 없는 상태에서 영아기부터 영어를 ‘강요’하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 교육부 의뢰로 ‘영·유아 조기영어교육’을 연구해온 동덕여대 아동학과 우남희 교수는 “뇌가 종합적 기능을 형성해야 하는 3∼6세에 과도하고 편중된 자극은 성숙하지 못한 언어 중추를 지치게 할 수 있다.”면서 “영·유아기의 구조적인 영어교육은 효과가 극히 적고, 스트레스를 유발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한다면 언제부터 어떻게 이중언어교육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지나친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차경애 교수는 “2∼3살 영아 때부터 혹사시키고 특히 이렇다 저렇다 하는 단편적 속설에 휩쓸리는 현상이 안타깝다.”면서 “아이마다 언어적 능력과 적성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을 때를 잘 관찰해 자연스럽게 시작하고, 정규 영어교육이 시작되는 3학년 이전에 영어에 친숙해지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병혜 박사는 “적어도 3살까지는 한국어를 먼저 배우게 하고, 이후에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도록 유도해 놀이나 문화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면서 “유아기부터 달달 볶는 영어교육은 정체성 혼란 등의 악영향이 더 크다.”고 조언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교과·생활지도때도 영어 활용 공교육에도 이중언어교육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서울 동부교육청은 지난 3월 ‘이중언어교육 중심학교’로 용두·신답·면남·신현초등학교 등 4곳을 선정해 영어과목 외에 교과·생활지도에서도 영어를 활용토록 하고 있다.3학년이 대상이며, 내년에는 3·4학년 대상 10개교로 늘리고,2008년까지 관내 초등학교 3∼6학년 전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교육 여건이나 내용 면에서 이중언어교육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걸음마단계이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신답초등학교는 3학년의 모든 교과와 일상 생활지도에서 영어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국어 시간에는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 봅시다.’ 등의 지시를 영어로 말해주고, 수학 시간에는 삼각형의 성질을 영어로 설명하면서 문제를 영어로 풀어주는 식이다.3학년 담임은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담당교사를 비롯해 영어 전공자나 연수 경험이 있는 교사들로 전원 배정했다. 신현초등학교는 교사와 함께 영어 동화 읽기가 핵심이다.3학년 4개반이 20쪽 분량의 각각 다른 유아 동화책을 준비해 두달 동안 읽고 서로 교환한 뒤 연말에 연극으로 꾸며 발표한다.‘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 친숙한 내용의 동화 테이프를 매일 들려주고 노래를 따라부르는 놀이 형식이다. 절대 문장을 해석해 주거나 단어를 외우라고 하지 않는다. 반복적으로 나오는 ‘sun(해)’‘moon(달)’ 등의 주요 단어를 교실 곳곳에 붙여놓는 정도. 호기심을 유발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뜻을 익히게 된다. 면남초등학교는 1주일 단위로 짧은 대화체를 정해 ‘암호 놀이’를 한다.‘How are you?’‘Fine,thank you.’와 같은 짧은 대화체를 정해 교실 입구 등 특정 지역을 지날 때 ‘암호’를 대는 놀이이다.‘영어는 학습 대상이 아니라 재미있는 의사소통 기구’라는 점을 알려주는 단계다. 용두초등학교는 지난달 ‘독도는 우리 땅’을 주제로 영어 특별 수업을 하기도 했다. 신답초등학교 장선화 담당교사는 “두달 정도 계속하다 보니 어느날 늘 하던 대로 ‘Who wanna try(자, 누가 해볼까)?’ 했더니 아이들이 ‘I wanna try(제가 해볼래요.)’라고 말해 깜짝 놀랐다.”면서 “wanna(want to)의 뜻이나 용법을 가르쳐준 적이 없는데도 같은 상황에서 반복해 들려주다 보니 문법과 단어를 스스로 깨친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교육청 김점옥 초등교육과장은 “생활 속에서 영어를 접하는 기회를 만들어주자는 취지”라면서 “지도 매뉴얼을 만들고 교사들의 해외 연수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이중언어교육 ‘오해와 진실’ 이중언어교육이라는 비교적 생소한 개념이 영어 조기교육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갖가지 검증 안된 속설들이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에게 그 ‘오해와 진실’을 들어봤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배워야 한다? 차경애 교수는 “학계에서도 시기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많다.”면서 “조기 교육의 장점도 많지만 일반적으로 6∼12세를 언어습득의 ‘결정적 시기’로 보기 때문에 무조건 영아기부터라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우남희 교수는 “4세와 7세 그룹을 나눠 실험을 해본 결과 7세의 습득능력이 훨씬 뛰어났다.”면서 “영어교육은 기본적 인지능력이 발달한 만 6∼13세 사이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원어민한테 배워야 효과 있다? 함정현 교수는 “원어민보다 잘 훈련받은 한국인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자질도 부족한 원어민보다는 깊이 관찰하고 아이와 교감할 수 있는 한국인이 더 낫다는 것. 발음 등 부족한 부분은 시청각교재를 활용해 보완하면 된다. ●모국어는 외국어 습득에 방해된다? 차경애 교수는 “모국어는 외국어를 배우는 데 매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모국어를 통한 어휘력과 종합적인 언어 감각이 외국어 습득에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장병혜 박사도 “어느 나라 말이든 문장을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생각하는 작업이 기본”이라면서 “모국어를 못하면 외국어도 결코 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우리 가슴속에 평화롭게 안식하소서

    이별은 만남의 예정된 수순이라고 합니다.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님이 별세하셨습니다. 사별은 영원한 이별이기에, 이제 그 분과의 만남을 정리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박회장님에 대한 수많은 상념과 기억들로 인해 정리가 쉽지 않습니다. 박 회장님과 저는 ‘실력있고 자상한 스승’과 ‘지적 호기심이 많은 청강생 제자’로 첫 대면을 하였습니다.1970년 봄 서울대를 갓 나와 한국은행에 다니던 저는, 캘리포니아(버클리)대학에서 경제학교수를 역임한 그 분의 ‘경제성장론’ 강의를 청강하였던 것입니다. 강의 내용은 어려웠습니다만, 고대하던 지적 도전이었습니다. 게다가 선생님은 강의 끝나고 근무지로 가시는 길에 저를 한은까지 차로 데려다 주시는 친절마저 베푸셨습니다. 이 때부터 박 회장님은 제게 ‘둥근 삼각형’으로 각인되었습니다.‘삼각형의 예리한 각과 원의 원만한 곡선’, 즉 ‘위대한 능력과 따뜻한 인간미’를 갖추신 분이라는 말씀입니다. 박 회장님은 여러 분야에 대한 관심과 능력을 함께 겸비하셨습니다. 세계적인 대학의 교수, 대통령 경제비서관, 한·중우호협회 회장, 금호아시아나라는 재벌기업의 총수, 죽호학원 이사장, 예술의전당 이사장, 광주과학기술원 이사장 등을 역임하셨습니다. 그는 학계ㆍ관계ㆍ재계ㆍ교육계ㆍ문화계ㆍ과학기술계 및 민간외교의 전 분야에서 통달하여 활약하셨습니다. 저는 그 가운데서도 문화적 업적에 특히 주목합니다.‘음악감상실을 드나들며 쇼팽ㆍ바흐ㆍ모짜르트에 매료되었던 중학생이, 재벌총수로 변신해, 세계적인 문화도시 건설에 헌신하였다.’는 사실은 크나큰 감동을 안겨줍니다. 박 회장께서는 방배동의 한 까페에서 “문화는 한 국가의 경쟁력이며 기업의 자산이기도 하다.”는 소신을 제게 열정적으로 피력하곤 하셨습니다. 그의 이 선각자적 깨달음은 각종 후원활동을 통해,“영재는 기르고, 문화는 가꾸어야 한다.”는 실천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분은 문화와 경제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으로 생을 사셨습니다. 이 척박한 세상에서 박 회장님의 따뜻한 인간미는 더욱 빛이 났습니다. 임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완전 금연제를 실시하셨던 일, 신입사원에게 꿈나무라며 무등을 태워주시던 장면, 소년원ㆍ교도소ㆍ어린이병동ㆍ독거노인시설ㆍ장애인시설ㆍ외국인노동자시설 등 소외지역에서 벌인 메세나 문화활동, 연극 막간 휴식시간에 90세가 넘은 노모에게 줄거리를 설명하시던 회장님의 모습 등을 기억합니다. 당신은 감수성에 기초한 사랑의 행위를 통해,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귀한 존재”임을 환기시켜 주셨습니다. 박 회장님에 대한 추억들을 들추어 가면서, 저의 슬픔은 이제 부러움으로 변해 갑니다. 당신에게는 좋아하는 일들이 유독 많았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올인 하셨습니다. 하시는 일마다 놀라운 성과를 거두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사랑했고, 사랑받았습니다. 박 회장님, 당신은 행복한 분입니다. 저희들도 덩달아 행복해졌습니다. 좋아하고 존경하는 기업인을 우리의 가슴 속에 묻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당신은 저희들과 이별하지 않습니다. 저희들의 가슴 속에서 평화롭게 안식하시게 되었습니다.
  • 3不논란 들끓는 교육계

    3不논란 들끓는 교육계

    ‘3불(不)’정책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20일 대입제도에 대한 비판과 제안이 나왔다. ●‘총점제 통제형’서 ‘다원적 선택형’으로 교육부장관을 지낸 이돈희 민족사관고 교장은 이날 오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교육평가학회 주최로 열린 ‘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의 문제와 전망’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대입제도의 근본 구조를 ‘총점제 통제형’에서 ‘다원적 선택형’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이 교장은 현행 제도는 수능과 내신·대학별고사 등의 점수를 총점으로 합산 반영하고, 학교의 격차가 무시되며 반영 형식이 규격화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장은 “대신 대학이 내신과 수능, 대학별고사 등 다양한 전형별로 일정 비율씩 학생을 선발하는 ‘다원적 선택형’체제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내신과 수능성적, 특기활동 성적 등 다양한 전형에 따라 장점이 있으면 그 자격으로 일정 비율씩 학생을 뽑자는 것이다. 필요하면 사실상 본고사인 대학별고사도 허용, 소수의 원하는 학생들이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모든 영역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긴장에서 해방될 수 있고, 특목고나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도 상대적으로 내신에 따른 불이익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장은 대입제도와 대학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3불’정책은 교육적 가치판단이 아니라 빈부간 위화감 조성 해소와 고액과외 방지 등 사회적 문제 예방의 관점에서 입안된 것”이라면서 “이같은 구조에서는 소위 상위급 대학들은 학생선발에 변별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들이 보완책으로 내놓은 대학별고사는 옛날 본고사와 유사한 형태인데 만약 정부가 논술의 규칙을 정해 변별력을 허용하지 않으면 대학을 행운으로 입학하는 현상이 생길 것”이라며 대입 전형을 대학 자율에 맡길 것을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유명 사립대는 가만히 있어도 천하의 영재들이 모여들지만 그럼에도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횡성까지 찾아온다.”면서 “오늘날 국내 대학들이 정원을 채우기 위해 다니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이어 “우리 대학들은 학생선발에 지나치게 기계적 공정성을 중시해 누구를 맡아서 교육시킬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하면 명쾌하게 선발과 탈락을 구별지을 것인가를 생각한다.”면서 “대학은 학생의 능력을 질적으로 평가하는 전문적 역량 자체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3불 정책 성과부터 평가해야 한국교육개발원 김영철 선임연구원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와 인적자원정책과제’ 포럼에서 “교육부가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 본고사를 금지하는 3불 정책에 대한 성과부터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대입에 개입하는 주된 논리는 고교 교육 정상화나 과외 억제 등이지만 당초 의도한 정책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확실하지 않다.”면서 “규제에 따른 비용과 효과를 분석하는 규제영향평가를 실시, 그 결과에 따라 필요없는 규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내년부터 논술고사 강화 한편 전국 126개 국·공·사립대 총장들은 이날 오후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대학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내년부터 논술고사를 강화하되 고교 재학생이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고, 비교과 영역도 대폭 확대해 인성을 반영하는 방법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재천 이효용 이효연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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