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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이제 다시 교육이다/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우리는 지금 거대한 역사적 전환기를 통과하고 있다. 세계화, 지식정보화, 탈냉전화라고 하는 세계사적 대전환이 지구촌 전체를 휘감고 있으며, 탈권위주의와 지방화 물결이 한국 사회를 집어삼키고 있다. 전환기와 이행기를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첫째 조건은 역사적 통찰력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서 어디로 가고 있고 어디에 서 있는지, 이 역사적 전환의 의미와 본질은 무엇인지를 통찰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역사적 통찰은 우리가 서둘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응전 과제들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지도자에게 역사적 통찰력은 필수 자질이다. 지도자가 역사적 이행을 통찰하지 못할 때, 그래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때, 그가 이끄는 조직이나 지역사회나 국가에 미래가 있을 리 없다. 지도자를 뽑을 때, 역사적 통찰력과 거기서 비롯되는 비전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도자는 교육자다. 교육 정책을 설계하는 교육당국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야말로 전환기 이후를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중요한 존재다. 그들에게는 어느 직능집단보다도 역사를 통찰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또 누구보다도 미래지향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미래사회가 우리 아이들에게 요구할 덕목이 무엇인지, 지금 우리 아이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통찰해서 교육의 내용과 방식을 재설계하고 아이들 앞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역사적 전환기에 교육자가 갖춰야 할 첫째 덕목인 것이다. 그런데 둘러보면 우리 교육계는 아직도 낡은 사고와 관행과 제도에 발목 잡혀 있다. 사립학교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개정된 사립학교법을 놓고 좌파 운운하는가 하면,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기까지 한다. 누구로부터도 평가받을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이 지금 학교 선생님들의 발상이기도 하다. 사고의 틀과 관점이 너무 편협해 보인다. 이래서야 열린 21세기의 주역을 제대로 키워낼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 같다.21세기 아이들을 20세기 학교에서 19세기 선생님들이 가르친다는 항간의 우려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요즘 새삼 깨닫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21세기의 키워드는 상상력과 창의력과 자발성과 문화적 감수성인데, 대학생은 판·검사, 의사, 공무원 되겠다며 줄서 있고 중고생은 학교에서 학원으로 끌려 다니며 파김치가 되어 있다. 중고생은 여전히 두발규제로 속앓이하고 있고 학원이 싫다며 자살하는 초등학생까지 나온다. 학교 주변은 불법 찬조금으로 어수선하며, 어른들의 부당한 돈거래를 눈치챈 아이들 가슴은 세상에 대한 냉소와 불신으로 차 오르고 있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정작 더 큰 문제는 이 산적한 숙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책임있는 어른들이 대책없이 손놓고 있다는 데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조차도 정권출범 후 3년이 걸렸는데, 대학서열 구조와 대학생들의 고시행렬은 언제나 바로잡힐지 막막한 실정이다. 사교육비에 한숨짓는 학생·학부형의 시름이 머잖아 잡힐 것으로 믿는 이는 불행하게도 거의 없다. 정권 출범 초기, 교육부와 선생님과 학교와 교실이 달라져 우리 아이들이 웃음과 희망을 되찾게 될 것으로 기대한 많은 이들이 어느새 그 기대를 내려놓고 있다. 참교육을 외치던 선생님들에게서도 미래 세대에 대한 뜨거운 책임감이 느껴지지가 않는다. 기세등등하던 정부에서도 어느덧 교육개혁의 의지를 읽어낼 수 없어 더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다시 교육에 대한 열정을 일깨울 때다. 교육은 곧 우리의 미래이기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영원한 숙제다. 사립학교법 개정도 미래를 다시 설계하고 희망을 일궈내는 계기가 되지 못한다면 별 의미가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다시 교육이어야 하는 것이다. 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 자유항 홍콩 꾸냥 호스테스

    자유항 홍콩 꾸냥 호스테스

    <홍콩=申禹植(신우식)특파원> 동양의 眞珠(진주)니, 세계의 3대美港(미항)이니 백만「달러」짜리 夜景(야경)이니,「홍콩」에 항용 갖다 붙이는 말씀들. 그러나 술과 美女에 관해서도「방콕」, 臺北(대북)과 더불어「동남아 3大」라는 冠頭語(관두어)가 붙는 놀기 좋은 곳이다. 놀기 좋다고는 하지만 거기에는「영국신사」적인 질서가 우선은 요구되고 있다. 그 하나가 술과 美女의「2權分立(2권분립)」이다.「나이트•클럽」에서는 술과 음식과「쇼」뿐「호스테스」는 없고, 「볼•룸」에 가서야만 비로소 美女와 더불어 춤출 수 있는 그런 민주방식이다.「방콕」의 불야성속에서 타오른 불꽃이 미처 가라앉기도 전에「홍콩」의「걸•헌트」-역시 즐겁다. 「코리어•하우스」서 만난 서울의 아가씨 첫날밤, 오랜 항공기 여행, 더위속의 강행군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쳤음인지 한국적 분위기속에 발길이 옮겨졌다. 九龍(구룡)쪽「카나본」路(로)에 있는「코리어•하우스」(漢字(한자)로는 梨花園(이화원))-.「홍콩」엔 모두 여덟개의 한국음식점이 있지만 이 집만이「레스토랑•앤드•나이트•클럽」. 치마 저고리입은 한국 아가씨가 30명, 한국 춤, 노래등「프로어•쇼」가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브랜디」와 육계장을 한국식으로 마시고 먹었다. 옆에 앉은 여자는 宋(송). 『옥류장에 좀 있었어요…』까지는 좋았는데 아무개 아느냐, 아무개 잘 있느냐 그 사람 술 버릇이 어떻다…나오는덴 그만 질겁. 맛있게 먹은 육계장이 어떻게 되기전에 일어서자, 여기까지 와서 宋언니를 괴롭힐 것 까지는 없지 않으냐. 밤도 제법 깊어가는데 거리엔 미국水兵(수병)들이 설친다. 술과 여자가 함께 있는「호스테스•바」가 그들의「스트레스」해소OP. 「홍콩」쪽의 灣仔(만자), 九龍쪽의 尖沙嘴(첨사취) 부근에 즐비한 이들「바」엔「酒吧(주파)」란 간판이 붙어있다. 월남전 경기가 이 酒吧(주파)「붐」을 가져와 요즘도 나날이 간판이 늘어간다는 얘기. 九龍쪽 渡船場(도선장)께 있는「레인보우」란 간판 달린곳에 쑥 들어가봤다. 이건 서울의 변두리「바」가 무색한 모습. 앉았다. 중국복의「호스테스」가 왔다. 이름은 李 靑이란다. 자유중국의 인기 여배우의 이름과 꼭 같은데 그렇게 잘 생긴 편은 아니다. 맥주를 시켰다. 여기서도「산•미규엘」이 잘 팔린다. 작은것 한 병에 4「홍콩•달러」. 通貨(통화)환율은 美貨(미화) 1「달러」가 6「홍콩•달러」. 부둣가 싸구려 술집에는 바가지 전문의 아가씨가 그녀도 술을 시켰다. 내가 잔을 비우니까 또 시킨다. 슬쩍 그녀의 잔을 코에다가 대봤다. 영락없는「사이공•티」. 한 잔 8「홍콩•달러」짜리가 자꾸만 쌓여간다. 손님보다 두배나 비싼 술값을 속사포로 계산 하는 것. 어물 어물 하다보면 60「홍콩•달러」(美貨10달러)는 쉽게 오른다. 안되겠다. 쿡 찔러 보았다. 새벽 2시까지는 곤란하다는 것. 아직 2시간이나 남았다. 『容個多少錢(용개다소전)?』(얼마 줘?)-직설적으로 흥정에 들어 갔다. 그녀는 웃었다. 무슨 뜻일까. 손가락 두개를 가리켰다. 2백「홍콩•달러」면 3x6=18에다가, 이크 30「달러」가 넘지 않나.「방콕」에서 들은 얘기가 생각났다.「홍콩」의 酒吧(주파)를 조심하라는-. 정신이 번쩍들었다. 그 동안에도 US NAVY는 열심히 進水式(진수식)을 향해 나가고 있었지만. 『我明天再來(아명천재래)』(내일 또 올께) 그만이다. 다음날은 영국신사가 되기로 했다. 역시「볼•룸」과 「나이트•클럽」. 순서는「볼•룸」부터.「舞廳(무청)」이라고(하기야 이발관도 이발廳이니까)쓴다. 대소 50개소나 있다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크다는 九龍쪽의「東方舞廳(동방무청)」엘 들어갔다. 「보이」가「메뉴」를 들고 왔다. 또 바가지를 씌우려나. 그러나 자세히 보니 이건아니다. 음식「메뉴」아닌 人事(인사)「카드」다. 1백명도 넘는 아가씨의 명단. 漢字, 영어의 이름옆에 어느나라 말을 할 수 있는가를 밝히고 있다. 죽 훑어보았다. 陳明華(진명화, Chan Ming Wha)라, 회화는 영어와 국어(北京語(북경어)). 그 이름앞에「체크」했다. 明華가 왔다. 키도 크다. 매혹적인 長衫(장삼)이 눈부시다. 이름은 알겠다. 나이는 26, 학력은 大卒(대졸)이라고만 한마디. 『어서 오세요』『성함은?』『「홍콩」엔 언제?』-물론 술은 없으니까,「주스」와 수박씨뿐.「可口可樂」(코카콜라)을 마시면서 開會辭(개회사)에 15분은 지났을까.『잠깐 실례합니다』다. 딴자리로. 그러나 화날 일은 아니다. 「홍콩」의 舞廳엔 들어가는 어귀에 1시간에 얼마라는 팻말이 붙어 있게 마련. 그러나 그 1시간을 60분으로 알았다가는 큰 일. 보통 15분~20분. 明華도 그래서「실례」. 그 1시간에 1급이면 보통 5•5「홍콩•달러」-어떤데는 7, 8 HK「달러」에서 아랫동네로 내려가면 2HK「달러」까지 있다. 15분짜리 한시간 두시간이 지났을까. 明華가 왔다. 大卒이니만큼 상당히 유식한 체한다. 한국에도「오페라」가 있느냐 따위로「차이니스•오페라」(이른바 京劇(경극))를 자랑한다. 점잖은 것 좋아하네. 하지만 춤은 출 수 없으니. 3, 4류 舞廳(이름도「舞院(무원)」으로 바뀌지만)에선 발로 춤을 추는게 아니라 앉아서(또는 왔다 갔다 발만 움직이면서) 손가락춤(?) 을 춘다. 컴컴한「아베크」용 자리에 앉아서들 야단이지 춤추는「홀」은 비어있게 마련인 그런 곳. 이런 舞院에서는 앉자 마자 갖다 주는 차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 춤 끝에 지친 손을 씻는 것. 하지만 여기는 그런 舞院이 아니라 舞廳이다.「발춤」은 출 수 없고 미안하지만 절충안을 내 놓았다. 약간의 손가락 춤 교환이라는. 子正넘어 아가씨와 나와 다시 나이트•클럽을 거쳐 그럭저럭 시간이 흘렀다. 5•5HK「달러」곱하기 6이 됐고 어느새 子正(자정). 어떻게 뜻이 통했다. 舞廳은 새벽 한시까지니까, 그녀의 한시간 값을 또 지불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 한 시간을 60분으로 잡았다가는 큰 실수, 5시간으로 계산해서 5•5HK「달러」x5. 하룻밤「데이트」의 보수 2백 HK「달러」를 살짝 약속하고는 함께 나왔다. 다음 순서는「나이트•클럽」(夜總會(야총회))이다. 「호스테스」가 없이 먹고 마시는 것. 우리 같은 그렇고 그런 사이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상관없이 푸짐하게 廣東料理(광동요리)를 먹기도 한다. 무대에선 한국의 꼬마들「식스•코인즈」가 열연하고 있다. 이「나이트•클럽」의 간판은 九龍쪽의 「오세니아」. 오늘의「테이블•차지」는 (「쇼」에 따라 다르다)3HK「달러」. 그리고 술값 요리값 89HK「달러」. 새벽 2시5분전에 함께 나왔다. 明華도 미안했던지 비싼「호텔」아닌「게스트•하우스」 (招待所(초대소)란 간판)로 가자는 고마운(?)제의. 하루 저녁 방값 80HK「달러」. 그녀는 초저녁에 교양이 있었지만「베드」에선 또한 거기에 어울리는 교양이 있었다. 한국의 어떤 아가씨들 처럼 깡패가 되기는 커녕 아주 종이 돼 주었다. 당신에게 바친 몸이라나. 赤線(적선), 靑線(청선)지대는 잠깐이면 20HK「달러」지만 여러가지로 침을 뱉을 일이므로 아예 접근을 않았다. 하지만 Please do not spit!의팻말 그대로 침을 함부로 뱉었다가는 벌금 5백 HK「달러」-조심할 일. [ 선데이서울 69년 7/27 제2권 30호 통권 제44호 ]
  • [경제정책 돋보기] “서비스시장 개방” 구호만 요란

    [경제정책 돋보기] “서비스시장 개방” 구호만 요란

    ‘미스터 개방’으로 불리는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회가 날 때마다 서비스 시장의 개방을 강조했다. 서비스업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업이 발전돼야 하고 시장의 개방도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말만 무성했을 뿐 ‘10대 서비스 시장의 개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은 깜깜 무소식이다. 정부는 교육·보건의료·법률·회계·세무·방송광고·뉴스제공·통신·금융·영화 등 10대 서비스 분야의 개방계획을 지난해 말까지 확정하기로 했지만 약속 시한을 넘긴 지 3개월째다. 서비스시장의 개방은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맞서기 위해 논의됐지만 지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까지 맞물려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개방에 앞서 국내 시장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지만 찬반 논란이 거세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FTA 협상 등에 불리” 정부 함구 정부는 “개방의 방향을 미리 언급하면 한·미 FTA 협상 등에서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에는 함구하고 있다. 다만 재경부 관계자는 19일 “교육과 의료시장의 개방은 ‘영리법인’ 허용이라는 공통적인 쟁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자본이 한국에 들어와 교육·의료 분야에서 수익을 올리고 이를 외국으로 송금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정부는 일단 ‘허용’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영리법인을 불허하면 투자수익을 본국에 보낼 수 없다. 그러면 외국계 교육·의료기관의 유치가 가능하겠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영리법인인 외국계 병원과 국제학교의 설립을 허용한 것은 교육·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를 앞두고 파급효과를 미리 점검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부처 생각은 제각각, 개방대책 제자리 걸음 국민경제자문회의는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동반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이란 보고서에서 “의료·교육 부문에서의 개방과 규제개혁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과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기관에는 영리법인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가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 문제는 대통령 소속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에서 1월부터 검토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역시 “구체적인 방향은 결정된 게 없다.”면서 “미국이 요구한 게 없는데 우리가 먼저 거론하는 것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재경부 관계자는 “주무부처에서 관련 단체의 반발을 의식해 신중한 태도지만 다른 부처들은 대승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시민단체는 ‘교육차별화’와 ‘의료 서비스 양극화’를 내세워 반대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의사)은 “병원의 의료법인화는 의료비 폭등과 의료 서비스의 양극화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영리병원도 이윤추구를 위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에 영업을 집중, 건강보험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참교육연구소의 이철호 교사는 “교육받을 기회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되지만 교육기관이 영리법인이 되면 이같은 기본적인 원칙이 무너질 것”이라면서 “고등교육기관에만 허용을 검토한다고 했지만 초·중·고교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전문가, 경쟁촉진 및 서비스 개선 등 긍정적 효과 기대 인하대 정인교 경제학 교수는 “영리법인을 허용해 외국계 교육기관이 들어올 경우 부작용보다는 교육계 전반의 경쟁이 촉진되는 등 장점이 많을 것”이라며 “의료 분야도 서비스가 양극화될 것이라는 가정은 지나치며 오히려 고급 의료서비스의 발전할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송영관 연구위원은 “영리법인화 해도 국내 산업이 붕괴될 만큼 외국계 교육·의료기관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법률·회계·세무 등의 분야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안현수 빙상장’ 생긴다

    토리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관왕 안현수(21·한국체대)의 이름을 딴 실내빙상장이 한국체대에 생긴다. 한국체대 기획실장 김병식 교수는 17일 “올해 안에 교내 실내빙상장을 리모델링해 이번 동계올림픽 3관왕으로 학교의 명예를 빛낸 안현수 선수의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실내빙상장은 수돗물을 사용하는 방식이어서 빙질이 좋지 않아 선수들의 기록향상에 문제가 있었다.”며 “정수된 물을 쓰는 시스템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에 스포츠스타들의 이름을 딴 경기장은 황영조체육관(강릉)과 김수녕양궁장(청주)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이날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 대운동장에서는 ‘개교 29주년 기념식 및 토리노동계올림픽 제패기념 환영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정길 대한체육회장과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 등 체육계 인사들과 안현수, 이강석, 변천사, 최은경 등 재학생 메달리스트들이 참석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씨줄날줄] 마피아/임태순 논설위원

    ‘마피아’(Mafia)는 원래 19세기 시칠리아섬을 주름잡던 산적 조직이라고 한다. 시칠리아말로는 ‘아름다움’이나 ‘자랑’을 뜻한다고 하니 의외다. 이들 중 일부가 이민시절이던 19세기 말 신대륙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를 거점으로 급성장하면서 범죄조직의 대명사로 불리게 됐다.1930년 당시에는 뉴욕을 비롯해 전 미국에 24개의 패밀리가 있었을 정도였다. 그들은 ‘동지적 연대’를 뜻하는 불문율 ‘오메르타’(omerta)로 조직의 결속력을 자랑해 왔다. 마피아가 쇠락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USA투데이는 한때 전국 조직을 자랑하던 마피아가 뉴욕, 시카고에서 겨우 명맥만을 유지할 정도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전했다. 성대하게 치러지던 입단식 풍경이 1990년대 초반부터 햄버거 하나로 대체될 정도로 위상이 초라해졌다. 마피아가 위축되고 있는 것은 경찰 등 치안기관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데다 동료의 잘못에 굳게 입을 다물던 오메르타의 전통도 퇴색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돈벌이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살인죄로 복역 중인 한 조직원은 “20년동안 번 돈은 60만달러로 연간 3만달러에 불과하다.”면서 “일찍 선배의 경고를 듣지 않았던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마피아는 권력을 휘두르는 특정세력 또는 집단을 칭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선 대표적인 것이 ‘모피아’다. 재정경제부(MOF)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재무관료들이 거대세력을 구축해 금융계 등 경제계를 장악해온 것을 말한다. 과거 군인사 주요요직을 독식해온 하나회나 스포츠계에서 특정대학 인맥이 장악해온 것도 이에 해당한다. 노무현 정부 탄생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 산하단체 및 공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인사들의 친목모임인 ‘청맥회’(淸脈會)가 있다고 한다. 최근 언론보도는 청맥회 회원이 최근 2년 사이 60명에서 134명으로 2배이상 늘었다고 전한다. 특정집단이 세력화하는 것은 외부에 대해서 든든한 울타리나 버팀목이 돼주고 구성원을 끌어줄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해찬 총리와 골프를 친 부산지역 상공인들과 이기우 차관 등 교육계 전현직 인사들도 ‘27회’를 구성, 나름대로 끈끈한 인연을 자랑해 왔다. 밀어주고 끌어주는 힘이 없었으면 이들이 자주 모임을 가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盧대통령 교원비판은 교육부 우회 비판?

    “교사인 집사람에게 그 얘기를 아느냐고 했더니 상당히 불쾌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두세 집단이 더 있는데 마음 상할까봐 이야기하시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교사들은 마음이 상해도 된다는 말인가요? 이런 반응을 보이더군요.” “교육부에 대한 비판이라고 봐야죠. 중요한 교육정책을 제대로 뒷받침을 못 하니까 나온 얘기 아니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의 교사 비판 발언에 대한 엇갈린 반응들이다. 해외순방 중인 노 대통령은 지난 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사회변화에 가장 강력히 저항하는 게 학교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일부 공무원들은 대통령 발언에 불만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공무원은 9일 “전교조 등이 교육개방에 대해 반발하는 등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체 교원을 싸잡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은 결과적으로 교육계와 청와대, 나아가 정부와의 관계를 더 멀게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계에서는 교원평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교육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한 교원들의 반발이 노 대통령 발언의 원인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 최대 이슈였던 NEIS의 경우, 교육부에서 해결하지 못해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에 맡겨야 했을 정도로 시끄러운 문제였다. 교원평가 문제도 감사원에서 전면감사를 선언할 정도로 ‘뜨거운 감자’였다. 교육시장 개방문제도 마찬가지다. 전교조는 7일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중단을 요청했다. 한·미 FTA를 급하게 추진하는 이유를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교사비판 발언 배경에 대해 “교육개방을 앞두고 교사들의 반발을 다잡으려는 기선제압용 발언인가.”라는 전교조의 의구심은 이같은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 부문의 경우 평생교육과 대학교육 부문은 개방되지만 초중고의 경우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전교조 회원들에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귀국 이후 노 대통령의 교사들에 대한 메시지가 주목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어린이 병원학교] “입원아이들 치료·공부하며 우정 키워요”

    [어린이 병원학교] “입원아이들 치료·공부하며 우정 키워요”

    병마와 싸우는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한 채 입원실 침대에서 하루를 보낸다. 바람을 쐬러 잠시 병실을 빠져 나와도 병원 주변을 맴도는 수준에 그친다. 심신이 허약한 어린이에게 학교 수업은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웬만한 소아전문의료센터에는 정규교육과정의 병원 학교가 마련돼 있다. 병원학교 교사들은 장기간 입원한 아이들을 가르친다.1999년 서울대 병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9개 병원에서 어린이 병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병동 한쪽에 마련된 놀이방 수준에 불과하지만 점차 제도권내 정규 과정으로 편입될 예정이다. 7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구관 53병동 503호. 오전 11시쯤 링거 거치대를 밀면서 하얀 환자복을 입은 초등학생 또래의 어린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소아과 학생검사실을 개조해 만든 어린이 병원학교에는 어린이 도서와 교육용 비디오 테이프, 장난감 등 어린이 놀이방을 연상케 하는 물품이 빼곡했다. 첫 수업은 종이접기. 교사가 수업 시작을 알리자 일찍 와서 책을 읽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던 아이들이 책상 주위로 몰려들었다. 오늘 수업 내용은 색종이를 접어 종이 인형을 만드는 것. 재잘거리던 10여명의 아이들이 교사가 색종이를 나눠주며 접는 방법을 설명하자 종이접기에 골똘하기 시작했다. 지난주말 입원한 최선희(7)양은 “초등학교 입학식만 치른 뒤 입원했는데 친구가 없어서 병원생활이 무지하게 지루했다.”면서 “어제 동화구연에서 착한 일을 하면 커지는 자동차가 이야기를 들어서 무척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최양 어머니 양혜란(33)씨는 “어린이 병원학교에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퇴원하기 싫다고 하는 아이들도 종종 있다.”면서 “인원이 적어 교사들이 아이들의 이름을 모두 불러주고 세세하게 가르쳐줘서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1개월 넘게 병원에 머무른 박영준(9)군은 병원학교 장기 재학생. 박군은 “병원에서는 학교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어 무척 지루했는데 이곳에서 다양한 것을 배워 재미있다.”고 말했다. 서울숭례초등학교 5학년 배은희(12)양은 “유치원생이나 저학년들이 주로 하는 종이접기를 사실 처음 해봤는데 무척 재미있다.”면서 “병원에서 또래 집단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병원학교가 친구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종이접기 교사 장경희(53·여)씨는 “아이들 호응이 좋아 다행”이라면서도 “병원학교는 장기 환자를 위해 개설했지만 단기 환자들이 몰려 감염 등의 이유로 장기환자들이 제대로 오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고 털어놨다. 2000년 개교한 신촌 세브란스병원 어린이 병원학교는 입원한 어린이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현재까지 2000여명이 거쳤으며 교사 40여명이 미술치료를 비롯해 일본어, 이야기 나라 등 14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자폐치료전문가를 비롯해 대학생, 각종 봉사회 회원 등이 자원봉사 형태로 교사를 맡고 있다. 재정은 후원·기부금으로 충당한다. 초창기 연세대 간호대학 3·4학년 학생들이 교사를 맡아 6개 과정으로 출발했다. 병원측은 지난 7일 서울시 서부교육청과 공동운영 협약을 맺어 앞으로는 정규학력 인정학교로 운영한다. 병원학교에 출석하면 해당학교에서 출석을 인정해주는 방식이다. 병원학교 교사도 현직 교사를 자원봉사자로 위촉해 수업이 정규 교과와 비슷한 내용으로 편성될 예정이다. 어린이병원 코디네이터 한은숙(46·여)씨는 “지난해 6월부터 골수이식으로 입·퇴원을 반복한 6학년 어린이가 출석 일수를 채울 수 없어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면서 “병원학교 수업이 출석으로 인정되면 아픈 어린이들도 정규교육과정에서 소외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전국에 8곳 운영 올해 8곳 문열어 해마다 3000여명의 학생들이 질병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출석일수 부족으로 진학하지 못한 학생은 700여명에 달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처럼 어린이 병원학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어린이 병원학교는 서울대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암센터 등 모두 8곳에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350여명이 학교 교육을 받으며 올해 천안 단국대 병원를 비롯해 8개교가 문을 열 예정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08년까지 32개 병원학교에서 1000여명이 교육을 받도록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특수교육진흥법이 일부 개정돼 ‘심장장애·신장장애·간장애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건강장애’가 특수교육 대상에 포함됐다.3개월 이상 장기간 입원하거나 통원 치료를 하는 학생은 교육지원을 해야 한다. 어린이 학교에 대한 법적인 뒷받침이 일부 마련된 것이다. 병원학교에 참가하면 ‘수업확인증명서’가 발급되고 이를 소속학교에 제출해 수업일수로 인정받는다. 건강장애로 추정되는 학생 3000여명은 대부분이 가정에서 통원치료를 받는다. 입원하지 않았지만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들에게는 순회교육과 사이버 가정학습 서비스, 화상강의시스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급 학년이나 상급 학교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서울대 병원학교 학년별 맞춤수업동경대 어린이 병원학교를 모델로 삼은 서울대 어린이 병원학교는 1999년 문을 열었다. 교육학을 전공한 교사 38명 등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고 있다. 수업은 국어와 영어, 수학, 음악 등 일선 학교와 다르지 않으며 학년에 따라 맞춤 수업이 이뤄진다.2002년 12월 병원학교는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정식인가를 받았다. 초등학생과 중학생까지 학력인정을 해주고 있다.2004년 교실 한곳을 추가해 현재 2개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저·고학년 나눠 격일 수업 지난 3일 국립암센터에 문을 연 장기 병원학교는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눠 가르친다. 유치반과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개나리반과 3학년 이상의 들국화반이다. 수업은 인근 풍동초등학교에서 파견된 교사 2명이 맡았다. 오전에는 유치반, 오후에는 격일로 개나리반, 들국화반 학생들을 가르친다. 교실은 컴퓨터, 책걸상, 빔 프로젝트 등을 갖췄다. 현재 유치원생 5명과 초등생 9명 등 14명의 어린이가 재학 중이다. ●전남·한양·경상대 병원은 장기입원자 중심 화순 전남대병원에 설치된 병원학교는 각종 암이나 희귀병 등으로 장기입원중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특수학교이다. 만 3∼18세 1년 이상 입원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정규 교과과정의 수업을 진행한다. 병원내에 마련된 20여평의 교실에는 일반 교실처럼 책·걸상과 프로젝션TV 등 각종 교육기자재도 설치했다. 또 초등학교와 중·고교 수업이 모두 가능한 1∼2명의 전문 특수교사가 파견된다. 병원측은 혼자서는 정상적인 학교수업이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줄 자원봉사자나 간호보조원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양대 병원에 설치된 한양대 병원 어린이학교는 소아암 백혈병 만성 신장질환과 같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초등생∼중학생까지 출석과 학력을 인정해주며 한양대 봉사동아리 ‘한양어린이학교’ 대학생 자원봉사 교사들과 교육청 자원봉사팀이 수업을 담당을 한다. 한양초등학교와 한양중학교 등과 연계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2004년 개설된 경남 진주시 경상대 병원 어린이 병원도 장기 입원 중인 소아 어린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운영중이다. 병원 3층에 15평 남짓한 공간을 마련해 장기 입원 중인 소아암과 백혈병 등 소아환자들이 학교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진주 혜광학교 특수교사가 정식 파견돼 초등학교 1∼6학년 과정의 수업을 맡고 있으며 거동이 불편한 소아환자는 교사가 병실로 직접 찾아간다. 병원측은 초등과정 모든 교과서와 참고서 등 교재와 최신형 컴퓨터 5대 등을 마련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발언대] 근검저축교육은 해야 한다/정기연 전 곡성 오산초등학교교장

    요즈음 대부분 초·중학교 졸업식에서 저축상이 없어졌다고 한다. 금융기관인 농협 우체국 수협 등에서 50만원이하의 예금은 취급하지 않고 이자도 없기 때문에 학교에서 저축지도와 장려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푼돈을 모아 목돈을 만드는 저축심을 길러주는 것이 학생저축지도인데 이것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2000년대에 접어들었다.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가 10년째 답보상태에서 묶여 있고, 사회는 소수의 부유층과 다수의 빈곤층으로 양극화되어 양극화해소가 중대과제로 부각됐다. 지금 40세 이상 사람들은 보릿고개를 알고 가난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초등학교 교실벽면에 환경물로 게시된 저축그래프를 알고 있다. 푼돈을 모아 저축하고 학용품을 아껴 쓰며 가정주부들도 씀씀이를 잘해 근검 절약하는 습성이 체질화되어 있다. 흔히 한국의 미래가 밝은 근거로 첫째 한국의 높은 교육열을 든다. 둘째 한국주부들은 가난을 알고 있어 근검 절약 생활로 알뜰 살림을 꾸려 가는 점을 든다. 반면 한국의 미래가 어두운 점으로는 지출은 1만달러시대를 웃돌고 있으나 소득은 낮아 소득과 지출이 균형이 맞지 않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보다 일찍 선진국이 되었다 후진국으로 전락한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의 교훈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국민 1인당 빚이 1100만원이라고 한다. 이처럼 빚이 많은 나라에서 빚을 어떻게 갚겠다는 정견을 내 놓은 정치가는 볼 수 없다. 전후 독일은 근검저축으로 복구를 하여 경제 선진국이 되었으며 독일노동자들이 한국에 와서 일할 때 그들의 근검절약 모습은 본받을 만했다. 그런데 과소비 병에 걸려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외환위기 극복은 돈을 벌어서 외화를 확보한 것이 아니라 국내기업을 외국에 팔고 금을 팔아 외화 얻은 것이었다. 외환위기 때문에 국내기업들은 외국 사람들 손에 많이 넘어 갔고 우리 국민들은 외국 기업에서 봉급쟁이 신세가 된 것이다. 우리가 빚을 갚고 경제 자립국으로 우뚝 서 선진국 대열에 앞서 가려면 국민들의 근검 절약 저축 없이는 기대할 수 없다. 저축심은 어려서부터 길러 주어야 할 텐데 지금 정치권이나 교육계에서는 저축없이 잘 살 수 있다는 대안이 있으면 정책을 제시하고 다수 국민들의 동조를 얻어야 할 것이다. 근검저축 없이는 가정 살림도 국가 살림도 구멍난 그릇에 물 붓는 것과 같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근검 절약 저축 교육을 철저히 해서 습관화할 때 우리 경제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정기연 전 곡성 오산초등학교교장
  • 전교조 출신 김진경 靑비서관 사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초대 정책실장 출신인 청와대 김진경(53) 교육문화비서관이 최근 사표를 냈다. 수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는 “본업인 작가로 돌아갈 생각”이라면서 “정치나 관료 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말로 사퇴 이유를 대신했다. 그는 지난해 5월 교원평가제가 한창 이슈로 불거질 때 임명됐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그의 전력을 문제삼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교원평가제 및 교장공모제 도입, 사립학교법 개정,2008학년도 대입안 마련 등 굵직굵직한 사안에 관여했다. “학생들을 20여년 가르치면서 늘 빚이 있었는데 아주 조금이나마 갚은 것 같아 다행”이라는 게 그의 소회다. 또 교단은 분명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음달 15일 프랑스의 아동청소년 문학상 후보에 오른 작품 ‘고양이 학교’의 순회 설명을 위해 주최측의 초청으로 프랑스를 방문한다. 그는 “현재 출간된 5권의 ‘고양이 학교’는 1부작”이라면서 “앞으로 구상했던 3부작까지 완성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삼성전자 사장단 “우린 토리노로 간다”

    3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탈리아 토리노행(行)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사장단이 대거 동계올림픽 기간(2월10∼27일)에 토리노를 찾는다. 지난해 4월 삼성의 디자인 전략회의를 위해 밀라노에 집합한 이후 전자 사장단의 해외 집결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6개월째 해외에서 지내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합류 여부가 관심을 모았지만 막상 삼성측은 이 회장이 토리노로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회장이 IOC의 최대 행사인 올림픽을 외면하기 쉽지 않은 데다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국내 체육계의 권유와 설득이 적지 않아 토리노행 비행기를 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윤 부회장을 비롯해 이윤우 기술총괄 부회장,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 이상완 LCD총괄 사장, 최지성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등 전자 사장단은 오는 7일 토리노 올림픽파크에 ‘삼성 올림픽 홍보관’ 개관을 계기로 ‘올림픽 마케팅’ 행보에 나선다. 윤 부회장은 삼성 브랜드와 반도체,LCD, 정보통신 등 최첨단 기술력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해외 거래선 사장단과의 미팅을 주재하는 등 마케팅 전면에 나선다. 이기태 사장은 토리노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공동으로 경기 일정과 결과 등 올림픽 관련 정보를 서비스하는 ‘다이나믹 WOW’와 와이브로(휴대인터넷)를 직접 선보인다. 이윤우 부회장도 올림픽 홍보관 개막식에 참석해 삼성의 첨단 무선통신기술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황창규 사장과 이상완 사장, 최지성 사장 등도 해외 주요 거래처 사장단을 초청하는 등 올림픽 마케팅을 측면에서 지원한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경기 교장 초빙·공모제 시범운영

    경기도 교육청은 31일 학교의 자율적인 교육과정 운영 및 책임 경영체제 확보를 위해 올해부터 교장 초빙·공모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장 초빙·공모제는 교장 자격증을 가진 교원은 물론 자격증이 없는 교사나 외부 전문인사들도 학교장이 될 수 있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통해 선발된 교장은 교육과정편성 및 운영, 회계 운영 등 학교 경영의 자율권은 물론 학교 평가 방법 개선, 교육계획서 중심의 평가 방법 도입 등을 통해 책임 경영체제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도 교육청은 올해 50개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후 오는 2009년까지 150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도 교육청은 이중 130개교는 교장 자격증 소지자를, 나머지 20개교는 교육공무원이나 대학교수, 경영인 등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발칵 뒤집힌 교육계

    발칵 뒤집힌 교육계

    31일 오전 기획예산처가 발칵 뒤집혔다. 일부 중앙언론사와 인터넷 뉴스사이트에 뜬 ‘기획예산처가 고교진학 선택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 때문이다. 기획예산처는 보통 조간매체에 난 기사에 대한 해명자료를 오후 늦게 낸다. 그러나 이날은 오전 9시가 조금 지나자 급히 기사 내용을 전면 부인하는 해명자료를 냈다. 기획처가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은 이 기사가 우리 사회의 아킬레스건인 ‘교육 평준화’ 문제를 다뤄, 진화 시기를 놓쳤다가는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단은 관련 부처들의 전면 부인으로 고교진학 선택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광역학군제 등과 함께 평준화제도의 틀은 유지하면서 학력의 하향 평준화와 교육 양극화를 해소할 중·장기 방안으로 언제든 재검토될 수 있어 관심의 고삐를 늦추기는 어렵다. 기획처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한 고교진학 선택제의 골자는 고교진학 때 교육당국에서 학교를 추첨으로 임의 배정하지 않고 학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광역학군제 도입과 정부의 교육비 지원을 학교가 아닌 학생에게 직접 바우처(쿠폰)로 지급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만약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일부 불이익이 예상되는 학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강남북간 교육 불평등과 이에 따른 강남 선호, 부동산 양극화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기획처는 해명자료에서 “고교진학 선택제 같은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기획처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검토중인 바우처제도에 대해 설명하면서 교육분야는 문제가 많아 검토 대상에서 뺐다.”고 한 말이 와전됐다고 ‘변명’했다. 실무자들도 교육부와 전혀 협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교육부의 실무 책임자도 “고교진학 선택제는 사전 전혀 검토된 적이 없다.”고 기획처와 똑같은 소리만 했다. 고교선택권의 허용은 현재 시행중인 고교 평준화제도와 배치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고교진학 선택권의 도입에 앞서 도·농간 현격한 시설격차를 해소, 교육여건을 상향 평준화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강남북 지역이 함께 묶이게 학군을 조정해 강북에 사는 학생들이 강남에 있는 학교에 지원하고, 강북에 좋은 자립형 사립고 등 학교들을 유치 또는 발전시킨다면 교육·부동산 양극화를 해소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교육개혁 차원에서 추진해온 바우처제도의 효과와 관련해 학계·교육계·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한창이다. 바우처제도는 1950년대부터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거주지에 속해 있는 학군내 학교뿐 아니라 교육여건이 좋은 다른 학군의 학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국 일부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다. 대상자는 바우처로 공립학교뿐 아니라 사립학교도 얼마든지 갈 수 있다. 고교선택제의 도입 여부는 교육개혁과 맞물린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특정 부처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파장을 고려할 때 여론을 떠보려고 사견(私見)이라는 안전장치를 한 채 슬쩍 흘려본 것은 아닌가 하는 얘기도 나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열린세상] 아! 전교조/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새해 벽두부터 교육계의 회오리바람이 거세다.‘반(反)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바람이 그것이다. 제1야당이 ‘전교조에 아이들을 맡길 수 없다.’며 어깨띠를 두르고 개정된 사학법 무효화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고,‘교육선진화의 최대 장애물은 전교조’라며 이를 대체할 세력으로 제3의 교사노동조합인 ‘자유교원조합’ 출범을 알리는 외침이 우렁차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개정 사학법을 반대하면서 전교조를 공격하는 모습은 공당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전교조에 아이들을 맡길 수 없다면 ‘사학법 무효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전교조 무효화’를 외쳐야 사리에 맞다. 국회의원 하나하나가 헌법기관인 거대 야당이 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길거리로 뛰쳐나오면 학부모들은 혼란스럽고 불안해진다. 학생의 학습권은 어떤 교육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한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사학법을 반대한다면서도 사학들이 학생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신입생 배정거부의 행동돌입을 천명했을 때 이의 부당함을 지적하지 않았다. 학부모들이 관심 갖는 것은 개정 사학법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느냐 여부이다. 한나라당이 이에 대한 논리적 근거와 객관적 사실을 제시한다면 전교조와 결부시키지 않아도 학부모들은 반대할 것이다. 자유교원조합(자유교조)의 출범에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자유교조의 성공적인 창립과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하는 학부모들이 상당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노조의 폐해에 대응한다면서 또 다른 교사노조를 만드는 것은 극단은 또 다른 극단을 부르고 극단의 존재 이유를 합리화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해결의 합리적 대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반(反) 전교조’ 신드롬에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이는 학부모들의 전교조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크기 때문이고, 여기에는 전교조의 행태가 적잖은 원인을 제공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학부모들의 전교조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전교조가 창립 당시의 초심을 잃고 ‘이익집단화’‘권력화’‘이념화’‘수구화’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교조를 신뢰하는 국민은 35.0%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26.1%)와 정당(24.2%)보다는 높았지만 대기업(50.2%)에는 미치지 못했고 환경운동단체(71.7%)나 인권·자선단체(71.2%), 여성운동단체(68.4%)나 시민단체(62.8%) 등 다른 시민·사회단체보다 훨씬 낮게 나타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부모들 불만의 예는 이렇다. 낡은 레코드 판 돌리듯 때와 사안 구분 없이 평등교육이념만을 외치며 새로운 교육적 시도를 저지·봉쇄함으로써 교육의 선진화를 막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학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하고 있다. 정부와 교육현장 간의 합의에 의한 교육정책 수립 체제로 바뀌면서 이 과정에 참여해 정부와 적대적 공생관계로 교육 권력을 분점·향유하고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함으로써 교사의 권리를 남용하고 있다. 편향되고 욕설 담긴 교재로 계기수업 강행을 시도하고, 학생들이 동원된 집단체조 ‘아리랑’을 관람하기 위해 평양으로 달려가는 등 학생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있다. 머리띠와 점거농성, 연가투쟁과 고소·고발의 행태도 함께. 이제라도 교육공동체는 학교가 어른들의 놀이터가 아니라 학생들의 배움터라는 사실에 충실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학생의 학습권 보호 차원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자유교조는 출범이 기정사실이라면 교사노조가 교육 선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이런 논란의 한 가운데 있는 전교조는 변화할 줄 모르던 교육계의 보수적 풍토에서 참교육을 실천하며 희생을 감수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학부모의 신뢰와 사랑을 되찾기를 소망한다.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 종교사학도 대상… 시기 앞당겨

    감사원의 사립학교 특별감사는 정치권에서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학 비리의 수준’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가 공개된다는 점에서 폭발력을 갖는다. 과거의 사학 감사와는 차원이 다른 이번 특감에 당사자인 교육계 및 사학재단은 물론 정치권도 긴장하고 있다. 당초 감사원은 다음달부터 16개 시·도 교육청과 몇몇 ‘문제 사학’을 중심으로 재정감사를 벌인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전격적으로 감사 시기를 앞당겼으며, 감사 대상도 모든 사립 초·중·고교 및 대학으로 확대했다. 종교 사학을 제외하겠다던 그동안의 정부 방침에서도 벗어난 것이다. 감사 범위도 재정·회계뿐 아니라, 직무실태까지 넓혔다. 감사원은 지난 1991년 특례입학에 대한 제한적 직무감사,1995년 이후 4차례 재정·회계감사를 실시한 적이 있으나 사학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는 유례가 없다. 감사원이 ‘예외없는 특감’으로 방향을 선회한 데는 최고 사정(司正)기구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발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 제기될 수 있는 ‘정치성 감사’ 논란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적 특감’ 카드를 빼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특감에서는 예산 횡령이나 리베이트 수수 등 비리뿐만 아니라, 이를 매개로 이뤄지는 편법적인 입시·성적 관리 등 학생들에게 미칠 수 있는 직·간접적인 피해까지 칼날을 들이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 등 교육 당국도 감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감사원 이창환 사회복지감사국장은 “감사원 특별조사본부에 수집된 정보는 물론, 교육부나 교육청에 접수된 비리정보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의 사학 특감 결정에 교육 관련 단체들은 환영과 우려가 엇갈리는 분위기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예술고는 비리 ‘시한폭탄’

    예술고는 비리 ‘시한폭탄’

    예술고 입시 비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검찰이 내사에 착수함에 따라 비리의 실체가 모습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검찰에 따르면 예술고에 자녀를 편입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은 수백만원선에서 최고 억단위까지 기부금 명목으로 돈을 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예고에서 대기업 임원의 자녀가 수천만원의 기부금을 내고 편입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서울시교육청이 감사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학교측은 이런 사실을 부인했었다. ●학부모들, 수백만원서 억대까지 기부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학본부 김행수 사무국장은 20일 “검찰이 서울예고뿐만 아니라 지방 J예술고 등 3곳을 수사하고 있다.”면서 “예술고에서 편입학이나 성적 조작 등으로 일어나는 비리는 비일비재하다.”고 주장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폐쇄적인 학교운영과 실기 평가를 통해 학생을 뽑을 수밖에 없는 예술계 특유의 교육 풍토가 이같은 비리를 유도했다고 지적한다. 보결 학생을 뽑아도 지원자가 없는 일반 고교에 비해 예술고는 명문대에 진학하려는 학생들로 항상 지원자가 넘쳐나 비리에 휘말리기 쉽다. 또 예술고 편입학은 법적인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점이다.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대부분 실기점수를 50% 이상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실기 평가만으로 편입생을 뽑는 학교도 있다. 여기에다 교장과 이사장 등 소수의 판단에 따라 학교의 주요 결정이 이뤄지는 분위기도 밀실행정을 거들고 있다. ●이사장·교장 등의 학교운영 밀실행정도 한몫 사립에서 학교측의 뒷거래를 폭로할 내부 양심자가 나오지 않고서는 비리 사실이 적발되기 어렵다. 또 비리 자체가 적발돼도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결함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파문으로 물러난 서울예고 전직 교장은 아직까지 학교법인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해당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의 감사를 받아 일부 행정 조치를 받았을 뿐이다. 안양예고 전입학 비리에서는 돈을 건넨 학부모는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교장은 무죄 처벌을 받았다. ●돈 준 학부모 유죄… 돈 받은 교장 무죄 선고도 예술고 비리의 바탕에는 예술고를 통해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명문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부모들의 욕심이 깔려 있다.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을 채우기 위해 학교측은 전·편입생을 받으며 부모들은 자녀들을 보결로 입학시켜 명문대에 합격시키려고 한다. 지난해 서울대에 가장 많은 학생들을 합격시킨 고등학교는 서울예술고이며,87명을 보냈다.50명을 보낸 서울과학고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선화예고도 36명을 보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서울예고에 대해 특별감사를 했을 때 학부모들은 대가성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20일 밝혔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예고 관련자들이 형사상 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검찰에 고발을 하지는 않았고 행정·신분상 조치만 했다.”면서 “교장 1명은 징계 대상이었지만 지난해 2월5일자로 의원면직돼 불문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유재만)는 이날 이화예술학원 소속 서울예고와 예원학교 전직 교장들이 편입학 대가로 학부모들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잡고 내사중이다. 검찰은 두 학교의 전직 교장들이 학부모 수십명으로부터 수백만∼수천만원대의 돈을 받고 학생들을 부정하게 편입학시킨 정황을 포착, 이들에 대한 계좌추적에 나섰다. 학부모 중에는 기업 임원을 비롯해 고위 공무원, 의사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종 홍희경 기자 bell@seoul.co.kr
  • [공교육 정상화] (7) 참교육 앞장 교사 자율모임

    [공교육 정상화] (7) 참교육 앞장 교사 자율모임

    ‘철밥통’. 언제부터인가 선생님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단어다. 갈수록 먹고 살기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교직만큼 안정적인 직업은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부정적인 표현이다. 그리고 이런 철밥통은 대개 현실안주형이다. 하지만 대다수 교사들은 여전히 아이들 가르치기에 혼신의 힘을 다 쏟고 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승진 점수를 따기 위한 것도 아니다. 공교육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 모임을 소개한다. “중요한 것은 그날 얼마나 공부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주는 것입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광장동 장로회 신학대 6층.40여명의 교사들이 강사의 말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하나라도 놓칠 새라 열심히 메모하는 교사들의 열기로 강의실은 후끈거렸다. 이날 강의는 학습지도 상담을 위한 교사 자율연수.‘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깨미동)이 마련한 겨울방학 연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옆 강의실에서는 교사들의 분임토의가 한창이었다. 광고를 이용한 수업 기법을 배우는 연수다.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교사에서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교사에 이르기까지 연수 참가자들의 눈은 막 입학한 초등학생처럼 반짝였다. 깨미동은 2000년부터 매년 두 차례 방학 자율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기독교 교사들의 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의 활동으로 시작해 벌써 6년째다.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미디어를 학생들이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학교에서부터 제대로 가르치자는 취지다. 처음에는 미디어교육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학급운영, 놀이로 하는 교육, 협동학습 등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깨미동 자율연수의 큰 특징은 연수 참가자인 교사들의 요구에 맞춰져 이뤄진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중심으로 교사부터 경험해보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동료 교사들이 강사로 참여해 토론식으로 연수가 진행된다. 깨미동이 결성된 것은 1999년. 당시 기독교윤리 실천운동 소속 교사들이 교사를 대상으로 아카데미를 만든 게 시작이다. 대중문화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 아이들을 이해하고 미디어 교육을 위해 출범했다. 현재 회원은 1370명. 기독교 교사들의 모임이 시작이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다. 미디어교육에 대한 깨미동의 활동 성과는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03년 청소년위원회에서 청소년들의 미디어감시 프로그램인 ‘유스 패트롤’이 출범 당시 사용한 교재는 깨미동 소속 교사들이 개발한 것이다. 일부 교사들은 교육청의 미디어교육 연수 프로그램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희한한 수업’,‘미디어로 여는 세상’ 등 미디어교육을 위한 각종 교재를 펴내기도 했다. 용산고 옥성일 교사는 “학생들이 미디어를 접하면서 느끼는 것을 표현해보고 서로 생각을 나누면서 자신의 기준을 마련하는 데 미디어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TV에만 국한했지만 지금은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문화소비자운동 차원으로 활동 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대부분 교사들 열정적… ‘철밥통’ 아닙니다- 김성천 교사 “자발적인 교사들의 활동이 이어지는 한 우리 교육계의 가능성은 많습니다.”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집행위원인 경기도 안양 충훈고 김성천(34) 교사는 교사들의 열정이 교육을 바꿀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습니다. 방학 때 논다, 승진에 목맨다, 철밥통이다, 이런 말들이지요. 그러나 대다수의 교사들은 이런 평가와는 달리 매우 열정적입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활성화되고 있는 교사들이 주축이 된 각종 커뮤니티가 그 증거라고 했다. 승진점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비 부담으로 참여하는 연수에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지금까지는 교사 스스로 주인의식이 부족해 자신감도 없고 전문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지금처럼 폐쇄적인 학교 분위기에서는 서로 자극을 줄 수도 없고 전문성을 기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일선 학교 현장과는 달리 인터넷을 중심으로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모인 교사들의 욕구와 활동이 결국 학교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였다. “같은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서로 만날 시간조차 없습니다. 교사들이 학생을 어떻게 가르치고 만날까 고민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전문성 있는 교사들조차 학교에서는 정작 인정을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는 “학교가 바뀌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주인의식과 함께 관료적이고 폐쇄적인 학교 문화부터 달라져야 한다.”면서 “연구수업과 보충수업을 어떻게 할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정규수업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인디스쿨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해 준 연수는 인디밖에 없었습니다. 참여자 모두가 강사도, 연수생도 될 수 있는 곳, 인디밖에 없었습니다. 밝은 웃음 지으며 연수에 함께하는 선생님을 볼 수 있는 곳은 인디밖에 없었습니다.’(인디스쿨 게시판 연수 후기 중에서.) ‘인디스쿨(www.indischool.com)을 아시나요?’ 초등학교 교사들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벌써 6년째다.2000년 12월 문을 연 초등교사들의 온라인 모임이지만 초등교사들 사이에서는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인디스쿨은 초등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참여하는 인터넷 모임이다. 초등교사들이 수업 자료를 비롯한 각종 교육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시작했다. 지금은 교사들의 연수, 인터넷 강의, 같은 학년 모임 등 초등교사들을 위한 알짜 정보로 가득 찬 ‘보물창고’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회원 수는 8만 8200여명. 전국 초등교사 수가 16만 146명이니까 전체 초등교사의 절반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인디스쿨을 처음 시작한 이는 경기도 고양 상탄초등학교 박병건(37) 교사다. 개인적으로 초등교육 관련 사이트를 운영하다 교사들간 정보 공유의 한계를 느껴 초등교사 서너명과 함께 만들었다.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려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의견을 나누는 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인디스쿨에서 모든 교사들은 접속자이자 운영자다. 서버 유지비와 연수비 등 운영비는 모두 회원들의 자발적인 회비로 충당한다. 흔한 인터넷 광고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인디스쿨의 최대 매력은 다양한 온·오프라인 모임과 연수 프로그램이다. 중앙 차원은 물론 지역별로 교사들의 모임이 활성화돼 있다. 지난 4∼6일에는 겨울방학을 맞아 한자리에 모여 자율연수를 했다. 지역별로는 ‘번개 모임’으로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중앙 연수가 열리면 속초와 제주, 전남, 경남 등 지방에서 비행기로 날아와 연수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인디스쿨의 활동은 학계에서도 연구 대상이다. 이화여대와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에서는 인디스쿨의 인터넷 커뮤니티 성공 비결을 연구 주제로 삼을 정도다. 박 교사는 “교사들의 자발적이고 의미있는 상호작용이 학교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이 아이들을 위해 고민하고 계획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물리적인 시간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교컴 “교컴(교실 밖 교사 커뮤니티)의 키워드는 참여와 소통입니다.” 초·중·고등학교에서 컴퓨터와 디지털 카메라 등 디지털 기술을 교육에 적극 활용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교실 밖 교사 커뮤니티(eduict.org)는 이런 교사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교사들의 온라인 모임이다. 운영에서부터 각종 연수까지 모두 교사들이 주축이다. 교컴의 콘텐츠는 학습자료와 수평적 리더십을 위한 각종 연수자료로 구성돼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온라인 연수는 동영상 강좌와 디지털 카메라의 교육적 활용, 교사를 위한 수평적 리더십 강좌 등 다양하다. 일방적인 전달에서 벗어나 온라인에서 교사들끼리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는 쌍방향 연수다. 인터넷에 오르는 모든 자료는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방학에는 전국 수련회를 연다. 올해는 다음달 3∼4일 대구에서 학급경영, 교육이론, 동영상, 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한 주제로 자율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회원은 초·중·고 교사와 예비교사, 대학 교수 등을 합쳐 모두 2만 7000여명에 이른다. 교컴을 만든 서울 신목중 함영기(46) 교사는 “전국적으로 수많은 연구·시범학교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교사들의 자발성이 없어 획일적이거나 보고서를 내기 위한 형식적인 활동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학습자료의 개발이나 수업개선에 대한 노하우는 교실에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있는 교사들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만들어졌을 때 실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컴이 컴퓨터 활용 수업(ICT수업)을 위한 정보와 연수 제공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기본 취지는 교육의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사부터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나눔으로써 각종 교육 현안에 대해 교사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 교육을 바꿔 나가자는 것이 교컴의 목표다. 엄청난 인기에 비해 수익사업을 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사이트는 회원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만 운영된다. 함 교사는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입시 메커니즘을 둘러싼 상업주의”라고 전제한 뒤 “교육을 바꾸는 것은 현 제도상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교사들의 내적 동력을 통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해야만 가능하다.”면서 “아직은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의 목소리가 미미하지만 앞으로 교육계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향임(34) 교사는 “답답한 학교 현실에 안주하거나 타성에 젖지 않고 교사로서의 내 스스로를 항상 가다듬을 수 있다는 점이 교컴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한국 스포츠 터 다진 ‘80대 청년’

    한국 스포츠 터 다진 ‘80대 청년’

    국회 부의장과 대한 체육회장을 지낸 민관식 한나라당 고문이 16일 새벽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유족들은 조촐한 가족장을 지내기로 결정했으며 서울 또는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할 예정이다. 1918년 개성에서 출생한 민 전 고문은 경기 제일고보와 수원농대, 일본 교토(京都)대를 졸업했으며 정계와 학계, 체육계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황해도 개성 출신으로 제일고보 시절 개성에서 서울까지 통학하면서 일본인 학생들과 자주 충돌,‘제일고보 깡패’라는 별명을 얻었고 결국 1년 낙제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심기일전, 교토대 농림화학과를 수석 졸업했다. 3·4·5대 민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던 고인은 6대 국회의원에 이어 10대 국회에서 부의장과 국회의장 직무대행을 맡았다.71년부터 74년까지는 문교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문교부 장관 시절인 73년 고교 무시험 정책을 발표했고 한글 전용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한 박 전 대통령을 설득, 실용한자 1800자를 제정해 결국 한자 혼용정책을 관철시켰다. 소신과 결단력있는 행정으로 부하 직원들에게 ‘민(閔)짱’으로 불렸다.‘마당발’로 의욕적인 활동을 벌이면서 사무실 문에 아예 ‘평생 현역’이라는 글귀를 써붙였던 고인은 특히 체육계와 오랜 기간 깊은 인연을 맺어 ‘한국스포츠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장에 올라 1971년까지 한국체육을 이끈 고인은 1968년부터 1970년까지는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을 겸하며 무교동 체육회관과 태릉 선수촌을 건립, 스포츠 근대화의 토대를 세웠다. 생전에 국가대표 훈련장 건립을 가장 자랑스러운 공으로 내세웠던 고인은 ‘선수촌을 지으려면 태릉으로 가보라.’는 꿈을 꾸고 난 뒤 태릉의 부지를 물색을 했다는 일화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무궁화장, 청조근정훈장, 체육훈장 청룡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훈장 등을 받았다. ‘건강을 잃으면 인생 전부를 잃는다.’는 생활신조를 지녔던 고인은 미수(米壽)의 나이에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즐겼다. 타계하기 전날에도 테니스를 즐기고 매일 3㎞씩 걷는 등 건강관리에 철저,‘80대 청년’으로 자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호(81) 여사와 병의(63·사업)·병찬(52·”)·병환(49·공무원)씨 등 3남이 있다. 빈소는 삼성 서울병원이며 발인은 20일 오전 9시다.02-3410-3153.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조선시대 초상화의 얼을 되새기며/이성낙 가천의대 총장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형태로 깊숙이 자리잡은 이른바 ‘거짓말하는 풍토병’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날로 심화되어 가는 ‘가난한 자’와 ‘가진 자’간의 경제적 양극화 현상보다 더 심각하며,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거짓 언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크고 작은 사기꾼은 물론 온갖 거짓말을 해대는 정치인을 많이 보아와서인지, 이제 우리는 거짓말을 정치인의 ‘직업병’ 정도로 생각하고 너그러이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타인의 사기 행각도 비교적 너그러이 넘어가고,‘내 자신’의 잘못도 너그럽게 용서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심히 염려스럽다. 요즈음 끊임없이 회자되는 황우석 사건에 얽히고 설킨 ‘거짓말 신드롬’을 보면서 더욱 그러한 생각을 금할 수 없다. 크고 작은 거짓 행태나 각종 부정부패가 정치·경제계만의 ‘특산물’이 아니라 종교계나 교육계를 비롯해 우리 사회 전반에 일고 있어 참으로 부끄럽다. 도대체 이러한 현상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으며 과연 우리는 정직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있다면 그 해법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언제부터일까? 조선시대 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역사 기록물만 보더라도 그 시대에는 거짓 행위가 보편화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절대적으로 금기시되었던 사회 풍토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조선시대의 초상화 관련 기록물은 그러한 사실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조선시대 초상화 제작에 따른 몇 가지 공통점을 보면, 왕가나 양반 계층에서만 보편화되었다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연구 대상으로서의 비교군으로 볼 때 장점이 많다. 또한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일관된 화법에 의해 초상화가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조선 숙종 14년(1688년) 3월7일자 승정원일기에 화인(畵人)이 초상화를 그리면서 “옛 선비가 이르대, 털 하나 머리카락 하나가 조금이라도 혹 차이가 나고 다르면 곧 다른 사람이라 함은 바꿀 수 없는 정론입니다.”라고 기술된 사실에서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관직에서 물러나 여생을 낙향하여 보내다 타계 직전 조정에서 보낸 화인이 조정의 하사품으로 초상화 즉 영정을 제작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죽음의 병리 증상과 함께 여러 피부 증상들을 초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피부과학을 전공하는 본인으로서는 실로 연구의 보고가 아닐 수 없다. 그 한 예가 숙종·영조 때 높은 관직을 지낸 오명항(1673∼1729) 선생의 초상화이다. 선생의 피부색이 누런 황달을 넘어 말기 간암 증상인 흑달 단계로 검게 그려져 있어 사인으로 간암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당시 만연된 천연두를 앓은 ‘곰보’ 자국도 선명히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유형의 초상화가 한두 점이 아니다. 초상화 작업이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우리 아버님을 조금 예쁘게 그려달라.”는 후손들의 청이 있었을 법도 한데 수많은 조선시대 초상화에서는 분식(粉飾)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조선시대 초상화는 예쁘지도 않으며, 일본이나 중국의 것에 비해 권위적이지도 않으면서 그저 정직 담백하기만 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오늘날의 부정부패 현상은 적어도 조선시대 이후 나타난 것이며, 더 나아가 우리의 ‘민족정신 유전자’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초상화에서 읽을 수 있는 정직 담백함이 당시 선비 정신이라면, 우리가 그 거울을 보면서 오늘의 문제 해법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이성낙 가천의대 총장
  • [사설] 신입생 거부 철회 사학법 수습 계기로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 전국 처음으로 신입생 배정을 거부키로 했던 제주도 5개 사립고교가 이를 전면 철회한 것은 백번 잘한 일이다. 국민들은 사학법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야당, 전교조와 사학법인연합회, 기독교총연합회 등 교육단체와 종교계의 대립과 갈등을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제주 사학의 이번 결정이 사학법 사태 해결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신입생 배정거부 움직임이 더이상 다른 시·도로 번지지 않고 신입생 배정중단, 학사운영마비 등 최악의 ‘사학대란’도 피할 수 있게 된 것도 다행이다. 제주도 사립고교가 당초 방침과 달리 신입생을 받기로 한 것은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어서는 안 되며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 학생들을 볼모로 한 행동이 교육계에선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입장을 보여줬다. 이런 여론 때문인지 신입생 배정거부에 동조하려던 전북, 광주 등 타 시·도 사립학교들이 사태를 관망하고 있고, 원광고, 성심여고 등 전북지역 종교계 사립고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신입생 수용방침을 밝히기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사립중고법인협의회가 신입생 배정을 받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사학법 개정이 정치투쟁의 장으로 변질해선 안 될 것이다. 정부·여당은 여론이 호의적이라고 해서 사학법 반대 사학단체와 가톨릭 등 종교계를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사학단체의 주장과 요구사항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사학법 시행령 개정위원회’가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없는 개방형 이사에 대해 사학에서 재추천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야당과 사학단체들도 민의를 읽어야 한다. 족벌운영 등 사학비리에 진저리를 쳐온 국민들은 사학운영의 투명성에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한나라당도 사학법 날치기 통과 무효라는 입장에서 벗어나 국회로 돌아와 수습책을 찾는 것이 순리다.
  • [데스크시각] 체육계 수장과 정치인/김민수 체육부장

    수장(首長)이라는 말이 있다. 주재(主宰)하는 사람에서 비롯됐지만 근래에는 특정 집단의 우두머리를 일컫는 데 쓰여왔다. 그런데 수장은 과거 부족사회에서 자질이나 인격에 바탕을 둔 비공식적 지도자인 장로(長老) 등과는 다소 다르다. 그렇다고 정치적으로 큰 권력을 쥔 존재와도 구분된다. 과거에는 이런 수장의 건강 상태가 사회와 자연의 질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겼다. 수장이 노쇠하거나 병들면 수장을 살해하고 새로 수장을 선출하는 관습도 있었다고 한다. 또 이상 기후나 흉작도 수장의 탓으로 돌리는 일도 드물지 않았단다. 어쨌든 최근 수장의 개념을 제도틀 안에서 막강 권력을 휘두르기보다는 인격과 지혜로 집단을 이끄는 리더라고 정의해도 무방할 듯하다. 수장이라는 말이 일반에 널리 통용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스포츠계에서는 경기단체장 등을 수장이라고 즐겨 불러왔다. 아마도 경기인들이 앞서 정의한 리더가 돼 주길 원해서가 아닐까 싶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장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했다. 연초에는 체육계 수장인 대한체육회장 자리를 놓고 ‘음모설’로 잡음이 일더니 세밑에는 프로야구의 수장인 총재 자리를 둘러싸고 ‘사전 내정설’로 시끄러웠다.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 용기를 불어넣겠다는 스포츠계가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으리라 본다. 작금의 체육계 잡음은 현 정치권과 경기인 등 비정치권의 자리 다툼 양상이다. 누가 자리에 앉아도 스포츠 발전에 매진한다면 불협화음은 일지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체육계 수장에 올랐던 상당수 정치인들은 일보전진을 위해 와신상담하는 자리, 또는 말년의 소일거리 정도로 여겨왔던 게 사실이다. 이들 선배 탓에 정치인 출신들이 환대를 받지 못해왔다. 그 밥그릇에 그 나물이 아니냐는 얘기다. 서구의 스포츠는 1900년을 전후해 이 땅에 상륙했다. 이후 선교와 교육의 목적으로 학원스포츠로 발전했고 각 동호회는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대한체육회의 전신인 조선체육회가 1920년에 발족했다. 당시 장두현 회장 등 수장들은 오로지 스포츠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쏟아냈다. 이후 한국스포츠는 서울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으로 큰 전기를 맞았다. 당시 수장들은 정치·경제계 거물들이 맡아 재력을 바탕으로 두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재벌 수장 덕분에 흥청거렸던 체육계가 지금껏 당시를 그리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후 각 단체들은 착실한 자구책 마련보다는 손쉬운 ‘재벌 수장 모시기’에 열중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두번째 전환기는 1998년 ‘IMF직격탄’을 맞으면서 찾아왔다. 기업들이 스포츠에서 하나 둘씩 발을 빼면서 종목마다 팀해체가 속출, 최대의 시련을 겪었다. 재력있는 수장 모시기가 쉽지 않자 각 협회는 ‘돈줄’을 끌어올 정치 실세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스포츠 문외한인 정치인들은 언론에 노출빈도가 높은 스포츠 종목 수장 자리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해당 종목에 애정이 없는 데다 이따금 얼굴만 내미는 ‘얼굴 마담’에 불과했다. 이에 염증을 느낀 각 단체들은 사단법인화를 통해 뒤늦게 살아남기에 나서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왔다. 최근 세번째 바람이 불었다. 몇년전부터 여권 인사들이 줄지어 체육단체장에 오르기 시작해 체육회 회장으로 이어졌다. 체육회장과 국민체육진흥공단, 아마추어 4개 종목은 물론 농구와 배구 등 프로스포츠에서도 정치인들이 자리했다. 경기인들은 불만의 소리를 높였지만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인 출신 수장의 대미는 지난해 말 프로야구판에서 장식됐다. 두산그룹 ‘형제의 난’으로 오는 3월 수장의 자리에서 물러나려던 박용오 총재가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의 사전 내정설이 불거지자 서둘러 사퇴했다. 네티즌과 시민단체들은 ‘또 낙하산 인사’라며 분노했지만 결국 한국야구위원회는 마땅한 후보를 내세우지 못해 신 전 부의장의 취임이 굳어졌다. 진정 마땅한 후보가 없었을까. 서로의 눈치를 보며 앞서서 고양이목에 방울을 달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것은 무엇일까. 주어진 권리를 애써 외면하는 야구계의 오랜 악습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초창기 선배 수장들처럼 순수한 열정과 애정으로 땀흘리는 모습을 정치인 출신 단체장들에게 또 기대해본다. 김민수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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