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주변 폭력의 심각성(사설)
검찰이 다시 한번 중고교주변 폭력단속에 나서고 있다.이번 단속은 지청별로 1개이상씩의 학생보호활동대상학교를 지정하여 중점적 단속을 한다는 점에서 방법적으로 좀 더 구체성을 가진 것 같다.어차피 일시에 전면적 개선이 불가능한 일이고 보면 소수 거점이나마 확실하게 개선시킬 수 있다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폭력현상에 대해서도 경종이 될 것이다.
특히 서울지검 동부지청이 시도하고 있는 방법은 기대해 볼만하다.「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운동 추진 본부」라는 간판을 걸고 경찰·학생·주임교사·학부모자원봉사자들을 함께 모아 합동단속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결국 지역별로 이러한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실효있는 접근이 될 것이다.
학교주변폭력이란 지금 느낌 이상으로 심각한 것이다.어느 조사에서도 금품갈취는 국민학생까지도 50%이상이 당하고 있다.때문에 아예 갈취당할 돈을 예비로 준비하고 다니는 경우까지 나타나 있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문제는 이런 갈취를 하는 비행 불량배에게만 있지도 않다.폭력불량배로 구분되지 않는 보통고교생들에게서도 일시적이거나 단속적인 비행의 경향은 매우 크다.
지난해 발표된 형사정책연구원의 보고에 의하면 대도시 고교생 2천8백명 샘플조사에서 폭행 33%,5천원이상 절도 14%,5천원미만 절도 36%,남의 물건 파괴 53%,허락없이 남의 집 들어가기 15%,여성 추행 40%,돈내기 도박 72%,사창가출입 9%,금품갈취 25%,음란비디오관람 67%라는 놀라운 반응을 얻어냈다.강간까지 3.7%가 있었는가 하면 이성과의 혼숙이라는 항목에도 18%가 경험을 고백했다.
이 과도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비행경향의 만연은 폭력불량배만의 문제가 아니라 퇴폐와 폭력을 유도하게 하는 주변환경에 더 큰 원인이 있기도 하다.이번 발표된 역시 형사정책연구원의 「유흥업소주변의 습관성물질 오·남용실태연구」는 이점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퇴폐음란행위를 뜻하는 유흥업소 「향락화율」에서 카페 97.9%,레스토랑 37.9%,치킨센터및 생맥주집 9.5%,인삼찻집은 1백%라는 퇴폐화 수치를 찾을 수 있다.이런 향락업소가 전국에 17만곳,그중 상당수가 태연하게학교주변에 있다는 것은 굳이 확인할 일도 아니다.
결국 학교주변 폭력단속은 이 향락유인환경의 퇴폐성을 먼저 단속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검찰은 이번에 미성년자를 출입시켜 술·담배를 파는 업소나 음란만화를 대여하는 만화가게,또는 오락실들도 점검을 하겠다고 나서긴 했다.그러나 얼마나 철저히 단속의 시범이 보여질지는 기대해 볼 일이다.
지난 9월 중고교 학내 폭력서클 급증이라는 대전지역조사가 나온 것이 있었다.대전시내 93개교에 58개의 폭력서클이 조직돼 있고 이 서클가입학생수가 4백명이 넘는다는 보고였다.교도주임교사가 학교마다 있기는 하지만 이들 역시 주 15시간의 수업을 하고 남는 시간에 교도를 해야하기 때문에 손쓸 겨를조차 없다는 애로도 제기됐었다.학교주변만이 아니라 학교내 폭력 역시 심각하게 들여다 보아야 할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