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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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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집서 못쓰는 자녀용카드 나온다

    비씨카드는 미래의 주고객이 될 청소년층을 겨냥한 영업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정병태 사장은 2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6월중 가칭 패밀리카드와 기명식 선불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밀리카드는 신개념 가족카드로, 백화점 무이자 할부 등 주부들이 선호하는 서비스 위주로 짠 배우자용과 청소년층이 많이 사용하는 이동통신 요금할인, 외식쿠폰 등 서비스를 강화한 자녀용 등 2종류로 출시된다. 가구주 본인의 한도내에서 배우자용과 자녀용의 한도를 별도로 지정할 수 있다. 카드 서비스도 연령별로 수요 차별화를 반영한 게 기존 가족카드와 다른 점이다. 특히 자녀용 패밀리카드는 유흥주점, 카지노 등 유흥업소 사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클린카드제’를 적용한다. 아울러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판매중인 기명식 선불카드도 도입, 부모들이 용돈을 직접 주는 대신 계좌에 돈을 넣어줘 자녀들이 일찍부터 올바른 카드 사용법을 익히도록 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비씨카드는 현재 무기명식 선불카드인 기프트카드는 취급하지만 기명식 선불카드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정 사장은 “이마트내 비씨카드 점유율은 예전 30%대를 회복했다.”면서 “올해 신용판매 사용액은 2·4분기부터 두자릿수 증가를 보이겠지만, 현금서비스 수요 위축으로 비씨카드의 총사용액은 지난해보다 2.3%가량 줄어든 90조원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1분기 신용판매 사용액은 12조 99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공무원이 非理非理

    ‘낮엔 공무원, 밤엔 포주.’ 40대 여성 공무원이 남편과 함께 퇴폐 술집을 운영하다 적발됐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4일 유흥주점을 차려놓고 음란행위와 성매매를 알선한 L(45)씨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남편 L씨와 함께 회계와 경영을 총괄한 기능직 8급 공무원 E(41)씨와 동업자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9월 익산시 인화동에 술집을 차린 뒤 술자리에서 여종업원들에게 알몸으로 춤을 추게 하는 등 음란행위를 조장하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여종업원들의 급여 2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L씨는 여종업원을 관리하고 손님을 데려오는 택시기사에게 한 사람에 1만원을 지급하는 등 영업사장을 맡았고, 공무원인 부인은 경영 책임자 역할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 부부는 익산의 한 집창촌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자리를 옮겨 계속 영업했다. 최근 3개월간 업소 매출이 카드 전표로만 1억 4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였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탈세270명 전방위 세무조사

    탈세270명 전방위 세무조사

    국세청이 외환 불법송금, 부동산투기 등 8개 분야 270명의 음성탈루소득자에 대한 전방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개청 이래 최대 규모의 일제 세무조사가 될 전망이다. 국세청은 12일 국세청 본청과 6개 지방청을 동원해 한달간 음성탈루소득자에 대한 종합세무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국세청은 탈세 증거의 인멸을 막기 위해 11일 밤 휴업 중인 2곳을 제외한 전국 45개 대형유흥업소에 조사인력을 투입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의미와 배경 국세청의 이번 조사는 사정당국의 전방위 수사에 버금가는 매머드급 세정조사다. 냄새(탈루 및 탈세)가 나는 곳은 대상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철저히 소독(과세)해 더 이상 ‘구린내나는 사각지대’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세원관리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토호세력의 탈세 등에 칼날을 겨눈 것은 세정을 ‘사후적 조치’가 아닌,‘사전적 조치’로 전환하겠다는 포석을 깔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는 이주성 청장의 ‘독심’을 드러낸 일면이라고 지적한다. 대기업이 이번 조사에서 제외된 점도 눈길을 끈다. 경제를 회복시키는 주체라는 점이 감안됐다는 관측과 함께 2차 세무조사의 타깃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세청의 사전조사 결과를 보면 음성탈루소득자의 탈루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뻔뻔한 탈루 사례들 제조업체 사장 C씨는 해외사무소 경비로 위장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지에 체류 중인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수법으로 모두 220만달러에 달하는 고급주택 3채와 500만달러 규모의 건물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소재의 한 유흥업소는 성인오락업계 및 조직폭력조직이 실제 소유주인데도 종업원 명의로 개·폐업을 반복하고 봉사료 변칙계상 등을 통해 특별소비세 7억여원을 탈루한 혐의가 포착됐다. A씨는 법망을 피해 주변인물 5명 이름으로 45만달러를 해외로 분산송금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제조업체 대표 P씨는 부인 소유의 주유소 등을 통해 190여억원의 가짜세금계산서를 취득하는 방법으로 기업자금 220여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유흥주점·안마 등 낭비성 ‘카드긁기’ 도진다

    유흥주점·안마 등 낭비성 ‘카드긁기’ 도진다

    유흥주점·안마 등 낭비성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 백화점 등의 매출 회복에 이은 민간소비의 확산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가운데 ‘먹고 마시고 노는’데 쓰는 카드사용액이 급증해 무분별한 카드사용이 재연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흥청망청대는 분위기가 소비진작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경기회복의 질적인 개선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3월 주점등 사용액 5295억원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유흥주점 등에 사용한 카드 금액은 5295억 6500만원으로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많았다.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되기 전달인 지난해 8월(4735억 4800만원)보다 560억 1300만원(11.8%)이 더 늘었다. 소비성 업종인 안마도 지난달 428억 8400만원으로 지난해 8월(420억 9900만원)보다 증가했다. 숙박업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성매매방지법’의 영향권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급호텔과 관광호텔의 카드 사용액은 지난달 각각 827억 6500만원과 542억 9600만원으로, 지난해 8월(856억 8400만원,558억 420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 여관 등 기타숙박업은 492억 6700만원으로 지난해 9월(379억 2400만원)보다는 크게 증가했다. ●성매매금지 이전보다 11% 급증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유흥주점·안마 등 다소 낭비성이 있는 소비가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유흥업종 관련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경기회복이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조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유흥주점·안마 등의 업종이 되살아나는 것은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반증일수도 있겠지만, 지난해 9월 이후 성매매방지법 시행이 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주춤했던 낭비성 소비심리가 재연되는 것으로 보는 측면도 적지 않다. 한편 올들어 개인이 카드 등으로 구매(할부구매 포함)한 금액은 지난 1월(전년동기 대비) 14.83%,2월 8.54%, 3월 17.29% 등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로데오거리 패션문화 1번지 부활

    로데오거리 패션문화 1번지 부활

    “‘향락과 사치의 거리’라는 이미지를 벗고 젊은이들의 패션문화 거리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서울 강남구의 ‘압구정동 로데오거리’가 새 봄을 맞아 활기를 되찾기 위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압구정동 상가번영회 이재풍 회장은 5일 “하이서울 그랜드세일 행사를 시작으로 압구정 상가 활성화 기획을 적극 추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번영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활성화 기획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진다. 지역내 패션 문화상품권 사용을 촉진하고, 일어판 관광가이드북을 발행하며, 로데오거리 메인 도로의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불황으로 움츠러들었던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계획이다. ●상인들과 주민들 ‘불황 파고 넘자’ 움직임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이다. 일부 상인들과 압구정 2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로데오거리의 주요 도로 1.5㎞를 새로 정비하자는 내용의 건의안을 강남구청에 제출했다. 이 건의안은 양방향 도로를 일방 통행으로 바꾸고 보도를 넓히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나가는 차들과 주차하는 차들로 붐벼 쇼핑하기 불편했던 로데오거리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젊은이들이 여유롭게 걸어 다니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나무를 심고 의자를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구는 오는 12일 개선안에 대한 주민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명실상부한 패션문화 거리 만들 것” 상가번영회는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는 압구정 문화축제와 6회째인 거리 패션쇼도 더욱 활성화시키자는 계획도 짜고 있다. 이 회장은 “압구정동에 ‘유흥문화만 있고 진정한 패션 문화는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함께 즐길 수 있는 패션 축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 패션쇼 입상자에게 장학금도 줘 의류학과 학생들의 참여도 독려한다. 특히 패션쇼가 ‘패션계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관련 기업들의 관심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복권 이벤트와 게임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패션 문화상품권’의 가맹점도 늘린다. 관광객 유치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번 ‘하이서울 그랜드 세일’에 처음으로 참여한 것도 관광객 유치의 하나로 추진한 것. 정찰제로 판매하는 브랜드 직영 매장들은 참여하지 못했지만, 자체적인 할인이 가능한 120여개 매장이 5∼30% 세일행사를 연다. 지난해 7월 처음으로 발행한 일본어판 관광 가이드북을 4월중 2차 발행해 배포할 예정이다. ●‘잘 나가던’ 압구정동 로데오거리가 변화에 나선 까닭은 한때 이곳의 거리를 활보하는 부유층 젊은이들을 ‘오렌지족’으로 부르는 등 각종 유행어를 낳을 정도로 관심을 모았던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1990년대 초반 압구정2동에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패션 로드숍과 음식점들이 늘어나면서 ‘젊은이들의 해방구’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02년 6월 거리 입구에 상징탑이 건립되고 해마다 문화축제와 거리 패션쇼가 열리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곳도 불황의 높은 파고를 넘지 못했다. 최근 2∼3년새 불황이 골이 깊어지면서 찾는 젊은이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곳을 자주 찾는 ‘명품족’들 사이에도 ‘알뜰 바람’이 불자 중고 명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부쩍 늘어나는 특이한 현상도 나타났다. 이곳에서 10년간 옷가게를 운영해온 한 상인은 “작년에는 이곳을 떠나는 상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면서 “경제 사정이 안좋아질수록 ‘부유층의 사치스러운 문화의 상징’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상가 활성화 사업과 함께 공익적인 사업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25년째 압구정동에 살고 있다는 한기문씨는 “구에서 상가 활성화 계획을 지원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이익 중 일부를 공익적인 방향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웃돕기 행사’를 정기화하는 등 지역 상인과 주민들이 함께 노력해 압구정동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미아동에는 ‘미아리 텍사스’가 없다

    미아동에는 ‘미아리 텍사스’가 없다

    “미아동에는 ‘미아리 텍사스’가 없습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주민들과 강북구(구청장 김현풍)가 ‘미아리 텍사스’와의 전쟁에 들어갔다. 집창촌이 아닌 미아리 텍사스라는 명칭을 없애기 위해서다. 집창촌은 정작 성북구 하월곡동에 있는데도 미아리 텍사스라는 말로 불리기 때문이다. 경찰도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미아리 텍사스를 ‘하월곡동 집결지’로 고쳐 부르기로 했다. ●미아동민들 “우리와는 아무 상관 없어요” 통상 말하는 ‘미아리 텍사스’는 실제론 하월곡동 88 일대다. 미아동으로부터 2㎞나 떨어져 있다. 미아동과는 관계가 없는 셈이다. 강북구 주민자치연합회 최연호(58) 회장은 4일 언론 등에서 집창촌을 미아리 텍사스로 부르는 통에 미아동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수십년 동안 미아리 텍사스란 말이 관용적으로 사용되면서 미아동의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다.”며 “최근 하월곡동 집창촌 화재사건으로 매일 언론에 미아리 텍사스 얘기가 나오면서 주민들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주민자치연합회는 지난해 11월부터 미아리 텍사스라는 이름을 쓰지 말 것을 요구하는 주민 서명운동을 벌였다. 지금까지 10만 6000여명의 서명을 받았고, 지난달 31일에는 이러한 내용을 각 언론사에 전달했다. ●명칭 잘못돼 피해… 동명 변경 요구 구청 인터넷 게시판에도 주민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미아리 텍사스라는 명칭이 사용되지 않도록 구 차원에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물론, 아예 동명을 바꾸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민 강병남씨는 “명칭이 바뀌지 않는다면 미아동을 북한산의 원래 명칭인 삼각산동으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주민 김모씨는 “미아동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딸이 맞선 자리에서 퇴짜를 맞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미아동 산다고 밝히면 맞선 퇴짜도 그러나 강북구는 주민들의 동명 변경 요구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표지판부터 문패까지 다 바꾸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대신 미아리 텍사스의 명칭을 바꾸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미아뉴타운의 명칭을 ‘즐거움이 찾아드는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뜻의 ‘내오미아’(來娛美衙·NEO-MIA)로 지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강북구 관계자는 “미아리 텍사스라는 잘못된 명칭이 미아동뿐 아니라 구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부터 미아리 텍사스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아리 텍사스’의 유래는… 미아리 텍사스라는 명칭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다. 과거 미아동이 경기도 양주군 숭인면 미아리였던 시절 ‘하월곡동 집결지’가 미아리로 가는 고개 옆에 있다는 이유로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텍사스’는 1층바(bar)에서 술을 마시고 2층에서 성매매를 하는 미국 텍사스의 유흥 문화에서 따왔다. 한국전 이후 미군들과 함께 들어온 미 텍사스 문화가 하월곡동 집결지에 자리잡으면서 명칭이 만들어졌다. 미아리고개도 미아동과 멀찍이 떨어져 있다. 성북구 돈암동에서 길음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해당한다.195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의 유일한 북쪽 외곽도로였다. 북한 인민군과 한국군의 교전이 벌어졌고, 납북 가족을 마지막으로 본 곳도 마이리고개였다. 가요 ‘단장의 미아리고개’도 이런 연유에서 만들어졌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노래방·여관 稅부담 줄어든다

    장부가 없는 무기장 사업자중 노래방과 비디오방, 여관 업자의 소득세 부담은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반면 이발소, 룸살롱, 단란주점 업자의 소득세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국세청은 오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때 무기장 사업자의 세액 산출 때 적용하는 ‘2004년 귀속 단순 및 기준경비율’을 이같이 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경비율은 무기장 사업자의 소득금액을 추계하기 위한 제도로, 매년 호황 업종은 낮추고 불황업종은 높여왔다. 단순경비율(일정수준 이하의 매출을 가진 업체에 대해 전체 매출의 일정 비율을 경비로 처리해 주는 것)의 경우 우유소매, 가전제품 소매, 전자상거래, 건축사, 자동차소매 등은 인상됐고 작곡가와 작가, 유흥접객원, 댄서, 생선도매, 공병·고철 도매의 경우 인하됐다. 기준경비율(일정수준 이상의 매출규모를 가진 업체 가운데 매입비용·인건비·임차료 등 주요 경비를 제외한 기타경비의 일정 비율을 경비로 인정해 주는 것)의 경우에는 노래방·전화방 등은 10%, 점포임대·여관·독서실·고시원·모델·배우는 5%가 각각 인상된 반면 자동차·자전거소매, 곡물소매는 10%, 슈퍼마켓·서점·제과점은 5% 인하됐다. 단순경비율은 16개 업종이 내렸고,41개 업종은 인상됐다. 기준경비율은 38개 업종이 인상,61개 업종이 인하됐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지금 지방에선] (1) 강원도 원주시

    [지금 지방에선] (1) 강원도 원주시

    지방이 급변하고 있다. 교통·자연자원·튀는 아이디어로 부자가 된 자치단체가 있는가 하면 수도권 집중화, 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도시도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매주 한 차례 지방현장을 순회, 격변기에 있는 지역의 명암을 조망한다. 첫번째로 인구 50만명의 중견도시로 웅비하고 있는 강원도 원주시를 탐방한다. “CEO에게는 투자이익을, 임직원에게는 풍요로운 삶을, 새로운 기회의 도시 원주로 오십시오.” 강원 제1의 도시로 발돋움하려는 원주시가 기업체 유치를 위해 내세우고 있는 슬로건이다. 서울에서 1시간이면 닿는 지리적 이점이 있는 데다 우수한 산업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수도권 알짜 기업들이 해마다 큰 폭의 증가율로 찾아들고 있다. 편리한 교통, 깨끗한 자연, 국토 중심부의 지리적 위치, 우수한 산업 인프라 등이 유기적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원주시 발전의 기폭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사통팔달의 교통 수도권과 30분대 원주시가 뜨고 있는 밑바탕은 편리한 교통여건이다. 국토의 동∼서축을 잇는 영동고속도로와 남∼북을 가르는 중앙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에 도심이 위치한 데다 2009년 말 제2영동고속도로(57.5㎞)가 완공되면 원주시는 수도권에서 30분대에 놓이게 된다. 제2영동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인천국제공항과 제2경인고속도로, 안양∼성남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과 직선으로 연결되면서 유통·물류 중심지로도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도심의 실핏줄 역할을 하는 간선도로망도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4∼6차선으로 시원스럽게 뚫려 미래도시에 대비하고 있다. 여기에다 2008년이 되면 청량리∼원주간 전철이 복선화된다. 원주공항에서는 제주도까지 직접 연계되는 항공노선이 개설돼 있다. 이같은 사통팔달의 도로여건은 수도권 소재 기업과 인구의 강원도 이전을 촉진시키고 특히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른 공공기관 이전 유치전에도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2014년 동계올림픽이 유치되면 철도청에서 원주∼평창∼강릉으로 연결되는 철도노선을 신설할 예정이어서 원주의 교통인프라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공단 4곳 가동중 잘 갖춰진 산업인프라도 원주시 발전의 중요축이다. 수도권보다 월등히 싼 가격에 입주할 수 있는 풍부한 산업용지가 6곳이 조성됐거나 조성 중이다. 문막지방산업단지와 문막농공단지, 태장농공단지, 우산지방산업단지 등 4곳이 이미 가동되고 있다. 의료전문 동화농공단지가 분양에 들어갔으며 동화지방산업단지도 2006년 준공된다. 특히 원주권을 중심으로 지난 1998년 시작된 의료기기 산업은 연간 매출액이 2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전자의료기기분야는 전국수출 1위의 실적을 올리고 있을 정도로 모범적이다. 당초 열악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원주시가 독자적으로 의료기기 특화공단을 만들기로 하고 연세대 원주캠퍼스 의공학연구소와 뜻을 같이한 지 7년 만에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200평 규모의 흥업면 보건지소를 리모델링해 원주의료기기 창업보육센터를 만들어 10개 업체를 입주시킨 것이 시초였다. 이후 의료기기산업을 위한 인력양성과 기술개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의료기기테크노타운을 건립했다. 창업기업들의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도 구축했다.1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가 그것으로 성장기업의 생산기반이 되고 있다. 현재 66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4∼5년 뒤면 150개 이상이 입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기관 기업유치 아이디어 톡톡 행정기관의 지원 시스템도 타 도시보다 적극적이다. 부지물색·공장설립 인·허가 대행 등 포괄적인 원스톱 서비스 지원과 각종 금융지원은 물론 해외시장 개척 등 판로개척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지방에 있으면서 기업정보에 어두운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과 기업 컨설턴트사의 전문가들을 영입, 기업유치자문위원을 구성한 것도 효과를 얻고 있다. 이들 자문위원들이 수도권 기업들의 이전동향을 살펴 원주시 기업유치계에 알려주면 곧바로 이전 희망 기업을 찾아 공략에 나서는 기민함을 보이고 있다. 국장을 포함해 원주시청 최고의 엘리트 5명으로 구성된 ‘기업유치계’는 휴일도 잊고 기업유치에 나서 지난해 63개의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70개를 목표로 뛰고 있다. 유치 기업들 가운데 최근에는 ㈜삼아약품과 자동차 필터 제조업체인 ㈜동우만앤휴멜 등 종업원 300∼400명 안팎의 중견기업들이 강원 원주시 동화지방산업단지로 본사와 공장, 연구소 이전 협약을 체결하며 기업유치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2006년부터 가동되는 이들 2곳 공장에서만 한해 1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영재 기업유치계장은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꼼꼼히 들여다보고 지원해 주려는 마인드가 효과를 얻고 있는 것 같다.”며 “원주 서남부지역의 개발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동부권에도 정부의 신도시 건설이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미래 기대하며 땅값 폭등 부작용도 이처럼 교통여건과 기업여건이 좋아지면서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2000년까지만 해도 문막공단 도로변 땅이 한 평에 최고 15만원선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50만원을 웃돌고 있다. 평당 2만∼3만원씩 하던 도로가 없는 맹지도 지금은 7만 5000원을 웃돈다. 2001년부터 문막읍·무실동·흥업면 등 공단지역과 신흥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부동산 붐이 지금은 시내 전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최근에는 원주지역을 토지투기지역으로 고시해 놓았지만 땅을 개발해 되파는 대형 기획부동산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며 좀처럼 부동산가격이 안정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도 2000년에는 166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14개로 배로 늘어난 것만 봐도 활발한 부동산거래를 짐작할 수 있다. 문막읍사무소 직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토지등기부등본 무인발급기 발급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 땅 거래가 그만큼 활발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 김기열 원주시장 “미래형 기업도시인 원주시가 동북아 비즈니스의 새로운 길목에 서 있겠습니다.” 김기열 원주시장의 기업유치에 대한 열정과 포부는 남다르다. 최고의 인재를 기업유치팀에 배치하고 전국 최고의 인센티브와 기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직접 알짜기업을 유치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수도권처럼 가깝지만 수도권 규제가 없다.’는 슬로건 아래 전국 최고의 입지여건이 갖춰지면서 이제는 기업들 스스로가 원주를 찾아오기도 한다. 그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인구가 줄어드는 판에 원주시는 한 해에 5000여명씩 인구가 늘고 신흥도시인 단계·단구동 일대는 유흥업소들이 늘면서 불야성을 이룬다.”고 귀띔한다. 실제로 충주나 제천으로 이어지는 6∼8차선 시내외곽도로를 달리다 보면 밤 늦은 시간까지 차량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김 시장은 이처럼 지역경제가 활발해지는 것을 기점으로 내친김에 유통·물류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복안도 세워놓고 있다. 그는 “인천공항, 인천, 충청, 대구, 춘천 등과 고속도로가 직접 연계되면서 수도권 어느 지역보다도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특히 “세계 최고의 의료기기 메카를 추구하는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의 첨단의료기기산업은 이제 원주의 얼굴이 됐다.”면서 “연내에 첨단의료건강산업특구로 지정을 받아 원주시를 의료·건강산업도시로 확대해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결정되는 이번 특구지정은 상당한 진척을 보이며 원주시가 기업도시로 발돋움하는 또 하나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전경련에서 추진중인 기업도시 후보지로 선정됐고 이와는 별도로 강원도와 함께 600만평 규모의 기업신도시 건설을 추진 중이다. 그는 “원주시는 수도권과 달리 쾌적한 자연환경과 뛰어난 교육여건, 다양한 레저시설, 싸고 고급스러운 주거시설 등 생활여건도 우수해 이전해 오는 기업체들이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고층빌딩·유흥음식점·러브호텔 등 주민80% 반대땐 못짓는다

    주민A 이봐, 우리 동네에 러브호텔이 자꾸만 들어서는데 더이상은 안되겠네. 아예 러브호텔 신축을 막아버리자고. 주민B 좋은 생각일세. 어서 이웃들의 반대 서명을 받아 구청에 제출하세. 주민C 이참에 주택 조망권을 막는 고층 빌딩의 건립을 반대하는 서명도 함께 받읍시다. 잘하면 앞으로 이런 대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23일 지역주민 대부분이 동의하면 유흥업소나 고층빌딩이 해당지역 안에 들어설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건축협정제도’를 도입키로 합의한 것이다. 건축협정제도란 특정 행정구역 안에 주택이나 땅을 소유한 주민 3명 이상이 해당지역 주민 80% 이상의 동의로 신규 건축물의 사업용도와 규모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건축물의 용도와 규모, 색채 등 건축기준을 정해 시·군·구 자치단체장에 신청하면 유흥업소가 들어설 수 없게 하거나 10층 이상 건물의 신축을 불허할 수 있다. 지역민 스스로 건축물 고도제한과 건물 색깔 등을 규제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등 공익시설에 대해 토지보상법상 토지 수용권이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지역주민간 건축협정이 불가능하도록 정했다. 당정은 이 제도를 규정한 건축법 개정안을 다음달 임시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야당과 여론이 이 제도에 반대하지 않고 법리적으로도 문제가 없을 경우 이르면 6개월 뒤인 올 연말부터 제도가 전면 시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개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산권 침해 등 위헌 논란이 빚어질 소지도 있어 법 시행을 100% 장담하긴 이르다. 새 제도의 적용 행정구역과 동의 절차 등 세부적인 내용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여러가지 논란이 예상된다. 적용 행정구역은 시·군·구 등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광역시나 도까지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유흥업소나 고층건물에 새 제도를 소급 적용하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현재로선 개괄적인 내용만 논의됐을 뿐 구체적인 규정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10초면 털~털~

    “차 한 대를 터는 데 10초면 충분하죠.” 최모군 등 10대 7명은 지난 13일 오전 3시쯤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S아파트 주차장에서 이모(35)씨 승용차의 문을 따고 휴대전화 등 7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쳤다. 이들은 승용차 50여대와 슈퍼 등을 털어 15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3명은 불과 20일전에 차량 10여대를 털어 50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PC방에서 알게 된 이들은 집을 나와 함께 숙식을 해결하며 생활비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승용차를 주로 털었다. 와이퍼 철심 한 가닥으로 문이 열리지 않는 차가 없었다. 이들은 훔친 승용차를 면허도 없이 몰고 다녔다. 청주 서부경찰서는 14일 범행을 주도한 최모(16)군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송모(13)군 등 6명은 청주지법 소년부에 송치했다.
  • [안동환기자의 현장+] ‘리허설없는 인간극장’ 법정에 가다

    [안동환기자의 현장+] ‘리허설없는 인간극장’ 법정에 가다

    한 인간의 죄(罪)를 다투는 형사재판에서는 ‘숨겨진 진실’과 ‘드러난 증거’가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벌인다. 하지만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걸할 것 같은 살인범은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매달리고,30만원의 벌금은 “절반만 깎아달라.”며 흥정 아닌 흥정이 벌어지는 곳이 또한 법정이다. 지난 8∼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법정.2005년 3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형사재판의 백태를 들여다 봤다. # 장면 1 “살해순간에도 사랑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422호 법정. 스크린에 비치는 법정은 하나같이 세상의 관심이 가득한 화제의 현장으로 떠들썩하지만, 실제 법정은 단순 절도이든, 살인사건이든 살풍경하기 이를 데 없다. 1심에서 살인죄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정모(36)씨의 항소심 재판에도 방청객은 노모와 누이로 보이는 여성, 그리고 기자 등 세 사람뿐이다. 살인을 저지르기 전 정씨의 꿈은 소박했다. 결혼해서 노모를 모시는 것.10여년 동안 억척스레 1억 7000만원을 모았지만 결혼을 약속했던 여성에게 1억원을 사기당했다. 긴 방황 끝에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을 다시 만났지만 돈이 떨어지자 그 여성은 정씨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사기를 당해 방황할 때 만난 술집 종업원이었죠?”“피해자가 술집에 출근을 못하면 그 벌금도 대신 내줬죠?”“하지만 피고인의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차갑게 대했죠?”“피고인의 모친과 누나도 피해자에게 결혼을 설득했죠?”정씨는 변호인의 질문에 조그만 목소리로 “네!”라고 짧게 답변했다. 잠시 뜸을 들이던 변호인이 “살해하는 순간에도 피해자를 사랑했느냐?”고 묻자 정씨는 갑자기 “너무 사랑해서 결혼하고 싶었다.”고 울부짖기 시작했다.“왜 결혼에 그렇게 집착했느냐?”는 질문에 정씨는 “어릴 때부터 불우해서 나만큼은 결혼도 하고 어머니를 모시며 사는 게 꿈이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 정씨는 최후 진술에서 “더 이상 살아야 할 의미가 없다.”며 사형을 요구했다. 아들을 지켜보던 노모는 끝내 흐느끼고 있었다. # 장면 2 “사흘 굶주리다 지갑 훔쳤습니다” 재판정에서 바라본 판사는 쉽지 않은 직업이었다. 거의 모든 사건에서 법과 인정은 서로 맞부딪치는 듯했다. 지갑을 훔친 혐의로 구속된 박모(27)씨 사건도 그랬다. 박씨는 고향에서 상경한 뒤 가구공장 종업원으로 일했다. 불황으로 공장이 문을 닫자 거리를 떠돌던 그는 사흘 동안 굶주리다 절도범이 됐다. 국선 변호인은 “배가 고파 지갑을 훔친 전형적인 곤궁범으로 고향에 돌아가 새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면서 선처를 요구했지만 검사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나라면 법의 준엄함을 선택할까, 아니면 한 인생에 다시한번 기회를 줄까. 박씨의 재판이 끝나자 법정에는 미모의 20대 여성이 떼를 지어 등장했다. 피고인은 윤락행위를 시킨 혐의로 기소된 강남의 한 룸살롱 마담. 여종업원 5명이 응원하러 나온 것이다. 이날 심리는 이른바 ‘2차’를 나가느냐 아니냐에 초점이 모아졌다. 증인은 ‘메이커’ 옷과 액세서리로 치장한 룸살롱 여종업원. 마담측 증인으로 나온 그녀는 “우리 가게는 ‘텐프로’이기 때문에 2차가 없다.”고 주장했다. 텐프로란 소위 ‘수질’이 가장 좋은 강남의 룸살롱 가운데 상위 10%를 가리키는 은어라고 한다. 그녀의 증언으로 드러난 선불금의 규모는 1000만∼6000만원. 증언이 진행될수록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리는 등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테이블에서 손님과 대화하고 술시중만 든다는 그녀가 받는 팁은 하루 30만∼40만원. 한달 수입은 600만∼700만원이라고 했다.“2차도 없이 그냥 대화만 하고 거액의 봉사료를 받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검사의 신문에 여인의 답변은 도도하기만 했다.“검사님도 한번 와보세요.” # 장면 3 “피고인이 증인 신문하세요” 4층의 또 다른 법정. 중개한 장외 주식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피고인의 재판이 열리고 있다. 변호인과 검사의 신문이 끝나자 판사는 “증인에게 질문이 있으면 하세요.”라고 피고인에게 신문 기회를 준다. 증인은 피해 회사의 직원. 오랫동안 참았다는 듯 포문을 연 피고인의 매서운 신문.“증인은 주식 매입을 사장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본인의 사무실은 증인의 회사와 도보로 5분거리에 있는데도 수령장을 받지 못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데 설명하세요.” 10여분 동안 계속된 피고인의 신문에 증인은 당황하고 있었다. 판사가 “피고인의 말이 거짓말이냐.”고 다그치자 증인은 우물쭈물한다. 재차 피고인이 검찰의 수사기록 쪽수까지 제시하며 증인의 진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동안 검사와 변호사는 모두 묵묵부답이다. 판사가 “피고인의 신문에 끼어들어 미안하다.”며 뜨거운 법정을 정리한다. 성폭행 재판은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달라졌다. 특히 전자법정의 도입으로 가해자와 대면하지 않고도 피해자의 진술이 가능해 더 이상 주눅든 피해자를 찾을 수 없다. 한 30대 성폭행범의 재판. 스피커로 피해 여성의 당당한 목소리가 들려온다.“저 사람이 범인입니다. 처벌해 주세요.” # 장면 4 “벌금 절반으로 깎아주세요” 도로교통법 위반 등 경미한 범죄로 벌금형을 부과하는 형사단독 법정. 지갑이 얇은 서민일수록 애간장이 탄다. 대부분 약식기소된 벌금을 조금이라도 깎아보려고 정식재판을 청구하다 보니 변호인도 없이 스스로 변론을 한다. 변론 요지는 물론 벌금을 깎아달라는 것.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30대 트럭운전사에게 부과된 벌금은 200만원이었다. 판사에게 “단 한 차례 실수로 면허가 취소되는 바람에 생활이 너무 힘들다.”며 울상을 짓는다. 판사가 “벌금을 깎아달라는 말이죠?”라고 묻자 반가운 듯 고개를 연방 끄덕인다. 판사의 선고는 벌금 100만원. 절반이나 뚝 잘려나갔음에도 불만이 얼굴 가득 배어 있다. 술취해 공공기물을 파손한 50대 남성은 검사가 30만원을 구형하자 “차라리 교도소에 가겠다.”고 응석을 부렸다. 판사가 초범임을 감안, 선고를 유예하자 “두번 다시 술을 입에 대지도 않겠다.”며 지키지도 못할 공약(空約)을 남발한다. 거리에서 불법 DVD를 팔다 벌금 100만원을 구형받은 30대는 “앞으로 나쁜 짓을 안 하고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기자는 3년전 법조를 출입한 적이 있어 법정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당시에 지켜본 법정의 모습과 현재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심리 시간은 두배 이상 길어졌다. 입 다문 ‘피고인’을 사이에 두고 검사와 변호사가 벌이던 ‘그들만의 공방’은 사라졌다. 판사와 피고인이 가세해 말이 많아진 법정. 피고인이 속 시원히 할 말을 다 하는 재판은 선고 결과야 어떻든 억울함은 남지 않을 듯싶었다. ■통계로 본 법원 24시 2004년 형사재판 처리건수는 모두 23만 7070건이다. 하루 650여명의 피고인이 전국 387개의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아, 매일 273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형사 항소심의 경우 고등법원은 9106건, 지방법원은 5만 2446건을 처리해 각각 134건,835건의 무죄가 나왔다. 죄목별 형사법 위반자는 2004년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2003년 통계로 볼 때 사기 및 공갈죄가 3만 2250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절도 및 강도가 1만 3971건, 상해 및 폭행이 5621건, 강간·추행·성풍속 위반도 3600건에 달했다. 살인은 823건으로 매일 2.25건의 재판이 진행됐으며,36명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특별법 위반 사건은 도로교통법 위반이 2만 128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뺑소니 등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이 1만 2685건, 마약도 4568건이었다.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2001년 12명,2002년 7명,2003년 5명,2004년 8명이다.2005년 3월 현재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피고인은 모두 60명.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60번째 사형 확정자가 될 듯하다. 법정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검찰의 신문조서보다 법정에서 피고인과 증인의 신문으로 진실을 밝히는 공판중심주의가 불러온 새 바람이다. 이른바 ‘말 많아진’ 재판으로 무죄율은 2001년 1.4%에서 2003년 1.9%로 높아졌다.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비율도 2001년 93.6%에서 지난해 81.1%로 줄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빨간모자’ 잡혔다

    수도권 유흥업소 여주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성폭행 용의자, 이른바 ‘빨간 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은 21일 술집 여주인들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 등)로 송모(31)씨와 공범 이모(31)씨를 긴급체포했다. ‘빨간 모자’ 송씨는 지난해 4월 9일 경기도 일산구 한 카페에서 여주인 이모(29)씨를 흉기로 위협, 성폭행한 뒤 수표 1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는 등 최근까지 모두 강간 24차례, 강간미수 5차례, 강제추행 5차례, 특수강도 5차례의 혐의를 받고 있다. 공범 이씨는 송씨의 범행에 5차례 가담, 송씨와 함께 술집 여주인 5명을 성폭행한 혐의다. 범행 당시 주로 빨간 모자를 쓰고 있어서 경찰들 사이에 ‘빨간 모자’로 통했던 송씨는 심야시간대에 주로 규모가 작은 술집에 손님을 가장해 들어가 있다가 다른 손님들이 나가 여주인 혼자 있을 때 범행을 일삼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승용차 10부제 검토

    정부는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오를 경우 비축유를 방출하는 한편, 승용차 10부제를 포함한 강제적 석유소비 억제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중동산 두바이유(국내 도입량의 70∼80%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가격기준)가 배럴당 48달러대에 육박하는 등 유가 상승세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18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국제유가 상승 대응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앞으로 중동정세 악화 등으로 석유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비축유 방출, 강제적 석유소비 억제조치 등 특별 대응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석유소비량이 줄지 않아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우려되면 승용차 10부제를 의무화하는 등 강제적인 석유소비 억제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승용차 10부제 외에 ▲백화점·쇼핑센터·할인점·자동차판매소 등의 조명사용 제한 ▲유흥업소의 네온사인 사용시간 제한 ▲골프장·스키장·놀이공원·영화관·대중목욕탕·찜질방 등의 에너지 사용시간 통제 ▲승강기 격층운행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6490억원 가운데 1950억원을 중소기업에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자금 집행상황에 따라 지원액을 조정키로 했다. 또 에너지기술개발자금 610억원은 중소기업-대기업 컨소시엄에 우선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배럴당 35달러 안팎이던 국제유가는 올들어 급등세를 보이면서 40달러대 후반으로 치솟았다. 올해에만 35%가량 뛰었다. 김태균 장세훈기자 windsea@seoul.co.kr
  • [‘일진회’ 꿈이 없는 아이들] 14세 ‘일진회’ 소녀의 증언

    [‘일진회’ 꿈이 없는 아이들] 14세 ‘일진회’ 소녀의 증언

    “입학식을 하고 며칠 지나니 일진회 소속 초등학교 선배가 저를 불렀어요. 선배들이 ‘맞장’을 뜨라고 했는데, 저보다 키가 10㎝ 정도 큰 애를 넘어뜨리니까 캡틴을 시켜주더군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일진회’에 들어있던 정혜영(14·가명)양은 중학교 입학 직후 가졌던 신고식을 이렇게 회상했다. 초등학교 선배가 신입생 10여명을 공원으로 불러모은 뒤 ‘서열다툼’을 시켰던 것이다. 서울신문 취재팀은 10일 일진회 활동을 하다 지난해 학교를 중퇴한 정양을 만나 생생한 실태를 들어봤다. 정양은 일진회 가입 조건을 “남자는 싸움, 여자는 외모와 싸움”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진회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일진회가 ‘선택’하지 않으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서 “일진회 아이들은 자신이 일진회라고 떠벌리지 않지만, 자청해서 들어온 아이들은 떠들고 다니기 때문에 오래 활동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아이들은 일진회와는 말도 잘 섞지(나누지) 않기 때문에 일진회 역시 그들을 무시한다.”면서 “대들면 방과 후 다른 곳으로 불러내 집단으로 때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초 정양은 말로만 듣던 ‘1일 록카페’에 참가, 공개 성행위인 ‘섹스머신’과 ‘노예팅’을 목격했다. 정양은 공개 성행위에 대해 “‘1일 록카페’에선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낫다.”면서 “3학년 일진회 남자선배가 성행위를 요구하자, 싫지만 보복이 두려워 억지로 응하는 친구도 봤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정양은 “섹스머신을 직접 보면서 일진회에 부정적인 느낌을 받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일진회 조직은 피라미드식으로 움직인다. 선배가 유흥비 마련을 지시하면 후배는 일반 학생을 상대로 돈을 뜯는다. 정양은 “선배가 후배들에게 ‘언제까지 얼마를 모아 오라.’고 지시하면 후배들은 학교 친구나 다른 아이들에게 돈을 빼앗아 갖다 바친다.”면서 “보통 1만∼10만원 규모이며, 생일파티 등 행사가 있을 때는 10만원씩 갖고 오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에서 ‘1000원만 빌려줘.’라는 식으로 얘기하면 그 친구는 싫어도 무서워서 주게 된다.”면서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강탈이라는 것을 알지만 말을 하지 않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부모와 다투다 가출, 고등학교 남자선배와 동거하던 정양은 원조교제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정양은 끝없이 추락하는 자신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고 지난해 여름 일진회 탈퇴를 선언하고 학교를 그만뒀다. 정양은 “탈퇴할 때 선배와 친구들에게 집단린치를 당했지만, 함께 지내던 일진회 친구들과 관계를 끊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울먹였다. 그는 “서울보다 부산, 광주 등 지방학교의 일진회는 위계질서도 훨씬 뚜렷하고 폭행도 심하다.”고 말했다. 일진회의 늪에서 간신히 빠져 나와 고입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정양은 “일진회 학생들은 모두 꿈이 없다.”면서 “그들을 챙기거나 받아주는 곳도 없지 않으냐.”고 사회와 학교의 무관심에 원망의 눈초리를 보냈다. 홍희경 유지혜기자 saloo@seoul.co.kr
  • 학교 폭력조직 일진회 노예팅·섹스놀이까지

    학교 폭력조직 일진회 노예팅·섹스놀이까지

    “전국 초·중·고교의 ‘일진회’ 회원이 40만명에 이르고, 서울 시내에서는 1000여명이 정기적으로 퇴폐적인 단합대회를 갖는다.” 서울 J중학교 교사 정모(52)씨가 밝힌 학교폭력의 현주소다. 정 교사는 9일 일선 경찰서 학교폭력 담당자들이 모인 가운데 경찰청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워크숍에 강사로 나서 이같이 증언했다. 정 교사는 “단합대회에서는 무대 위에서 남녀 회원이 실제 성행위를 하기도 한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정 교사는 1984년부터 서울지역 중·고교에서 21년째 교편을 잡고 있으며, 현재 시민단체인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운영위원으로서 청소년 선도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진회 전국 40만, 서울·수도권 20만” 정 교사는 서울지역 40개 중학교의 실태와 일진회 회원들의 증언,400여개의 온라인 커뮤니티, 학급당 규모 등을 조사·분석한 결과 실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일진회 40만명’이라는 정 교사의 조사가 정확하다면, 전국 초·중·고교생 782만여명의 5.1%가 폭력조직에 가입된 셈이다. 정 교사는 특히 ‘일진회’조직이 1999년 이후 꾸준히 늘면서 초등학교 고학년생에게도 퍼져 수도권에만 20만명 규모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정 교사는 “주로 학교 안에서 조직되고 폭력을 행사하던 일진회가 점차 학교간 연대 조직으로 뭉치고 있다.”고 우려했다.2002년 8월 결성된 ‘서울연합’이 이 같은 21세기형 학교폭력 조직의 대표 사례라는 것이다.‘서울연합’은 강동·광진·용산구 지역 일진회 학생들이 만든 뒤 불과 몇달 만에 중랑·성동·영등포구까지 세력을 급속하게 넓혀갔다. ●수천만원짜리 단합대회에서 퇴폐적인 행사 정 교사는 일진회가 2001년 이후 교내 폭력 등으로 마련한 수천만원의 자금을 들여 방학 기간에 주말 ‘1일 락카페’ 행사를 벌여왔다고 밝혔다.‘단합’을 빙자한 행사에서는 ‘섹스머신’과 ‘노예팅’으로 불리는 퇴폐적인 행사가 진행된다.‘섹스머신’은 남녀가 무대 위에서 실제 성행위를 하는 것이고,‘노예팅’은 춤을 추는 파트너를 골라 돈을 주고 옆자리에 앉혀 접대를 받는 것이다. 정 교사는 이들이 2000년과 2001년에는 돈암동 M카페,2002년에는 동대문 G상가 주변 유흥업소,2003년에는 신촌 B카페 등을 통째로 빌려 이같은 행사를 가졌다고 구체적인 장소까지 적시했다.2001년과 2002년 모임에서는 남녀 커플이 직접 ‘성행위’를 가졌다고 정 교사는 전했다. 일진회 회원의 증언에 따르면 행사 때는 참가자 한 사람이 7000원짜리 입장티켓을 강제로 구입한다. 정 교사는 “지역별로 수천명씩 모여 단합대회를 갖는 등 정기적인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진회를 정확히 알고 대응하면 학교폭력을 10분의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에 2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덧붙였다. ●“학교폭력 공론화하고 적극 대처해야” 워크숍 참가자들은 학교폭력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범사회적인 공동 대처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최영희 상임대표는 “교육당국은 학교의 위신 등을 고려해 학교폭력의 실태를 숨기려고 한다.”면서 “현실적인 예방과 상담프로그램의 마련 등 폭력문제를 공론화하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영규 이효용기자 whoami@seoul.co.kr
  • 이태원 봄, 쇼핑객 넘친다

    이태원 봄, 쇼핑객 넘친다

    ■ 이태원의 봄… 쇼핑객 다시 붐벼 ‘외인촌’으로 불리는 서울 이태원에 봄이 완연하다.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데다, 소비 심리가 회복 조짐을 보이며 보세 상품을 선호하는 쇼핑객들이 크게 몰려들어 붐비기 시작했다. 특히 이태원 입구에서 한남2동까지 1.4㎞ 구간에 자리잡은 이태원의 심장부격인 관광특구는 의류·구두와 가방 등을 판매하는 쇼핑가와 각종 음식점, 유흥·오락시설, 무역상, 여행사, 관광호텔 등 2000여개의 외국인 대상 점포가 밀집해 있어 쇼핑의 즐거움은 물론, 아르헨티나·쿠웨이트 등 외국 대사관저 등도 ‘늠름하게’ 들어서 있어 ‘이국정취’에 흠뻑 빠져 들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글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보세품 가게·음식점등 즐비 세계인의 거리로 명성 높아 ‘외인촌’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은 이름부터 외색(外色)이 짙게 밴 동네다. ‘이태원(梨泰院)’은 배밭이 많아 불렸다는 설과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귀화해 살던 곳으로 ‘이타인(異他人)’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왜군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이 살던 보육원인 ‘이태원(異態園)’이 있던 장소라서 유래됐다는 주장도 공존한다. 여하튼 이태원은 관리와 여행자를 위해 제공되는 ‘원’으로 원래 위치는 용산중·고등학교에 있던 숙박시설이었다. 이태원 마을은 현재 이태원 2동 중앙경리단 일대였으나 서울시의 도시계획에 따라 이태원로가 뚫리면서 이태원의 축이 해밀턴 호텔쪽으로 이동했다. 한국전쟁이 끝나자 용산에 미군기지가 자리를 틀면서 인접지인 이태원은 위락지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해방촌’과 외국공단, 군인아파트 등이 건설되면서 본격적인 도시화를 이뤘다. 하지만 1950∼60년대에는 생활용품과 잡화류 위주의 상가들이 있는 정도에 불과했다.1970년대 초 부평에서 121후송병원이 미8군 영내로 옮기면서 1만여명의 미군과 관련 종사자가 유입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드러냈다. 70년대 섬유산업이 호황을 맞자 이태원은 보세물품의 쇼핑가를 형성했다.1980년대 각종 국제회의와 두 차례의 국제 경기가 열리면서 쇼핑명소로 두각을 드러냈다.90년대에는 미군과 일본 관광객뿐만 아니라 홍콩, 중국,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지역 등 다양한 국가에서 관광객이 쏟아지면서 세계인의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1997년 서울시 최초로 관광특구로 지정돼 현재 하루 7000여명 연간 240여만명이 이곳에 발자국을 새겨, 연간 12억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현재 이태원의 중심축을 이루는 이태원관광특구는 이태원 입구에서 한남 2동까지 1.4㎞의 구간,11만여평을 말한다. 구두와 의류, 가방 등을 취급하는 쇼핑가를 비롯해 각종 음식점, 유흥·오락시설, 무역상, 여행사, 관광호텔 등 2000여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다. 관광특구의 면모 외에도 이태원은 하얏트 호텔에 이어 형성된 고급주거지역으로 유명하다. 아르헨티나와 쿠웨이트 대사관을 비롯, 각국 대사관과 관저 등 담이 높은 고급주택과 빌라가 많다. 또 다른 한 편인 용산2가동과 닿은 곳은 월남민의 주거지역인 ‘해방촌’이 마을의 또 다른 성격을 규정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사설] 60억 對官로비, 이번엔 밝혀보자

    경기도 광주 주택조합아파트 건축인허가관련 비리 공판에서 건설업자가 6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 로비 등에 썼다는 진술을 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기소된 뇌물 액수는 박혁규 한나라당 의원 8억원, 김용규 시장 5억원뿐이다. 이외에 47억원의 거액이 관청 등의 로비에 더 뿌려졌다는 얘기다. 사실 여부를 밝힐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 건설업자로부터 압수한 수첩에서는 광주시 공무원 등의 명단도 발견됐다. 검찰은 이번만은 지방자치단체의 토착비리를 뿌리째 뽑아 보이겠다는 의지를 갖고 강도높은 수사를 벌여야 할 것이다. 한강변 등 경기도 수질보전권역 내에 하루가 멀다 하고 들어서는 숙박업소 유흥음식점과 공동주택들을 볼 때마다 국민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불가사의함을 느낀다. 난개발, 토착비리에 대한 숱한 비판과 경고는 그야말로 말잔치로 끝나고 있을 뿐이다. 이번 사건도 국회에서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나서야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지역 유지와 지자체의 토착 부패고리가 검·경, 법원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와도 할 말이 없을 판이다. 건설업자는 공판에서 나머지 비자금은 대부분 관청상대 업무에 썼다고 했다. 이말이 사실이라면 검찰은 국회의원, 시장에게 간 뇌물보다 더 많은 돈이 관청 어디어디로 갔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광주시는 오염총량제를 도입하면서 수질 관련 법 적용을 배제하고 대규모 리조트 건설 등 무려 23개의 지역개발사업을 무더기로 허가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더이상 지자체가 ‘비리 자유지역’이 돼선 안 된다. 검찰 수사 결과를 주목한다.
  • 해외로 간 ‘악덕 성매매’

    성매매 특별법의 단속을 피할 수 있는 해외 원정윤락을 알선, 금품을 갈취한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3일 유흥업소 종업원을 해외 마사지업소에 취업시켜 성매매를 알선하고 대가를 가로챈 이모(47·여)씨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해외 마사지업소 관리인 박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종업원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한 유흥업소 여직원 박모(34)씨 등 5명을 입건했다. 이씨 등은 2002년 10월부터 유흥업소 등에서 일하다 빚을 진 H(29)씨 등 여종업원 38명을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 등의 마사지업소에 취업시켜 성매매를 알선하고 1억 2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K(27)씨 등 여성 67명을 경기 부천 일대의 유흥주점에서 일하게 하고 성매매를 알선,9억 6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선불금으로 수천만원을 빌려준 뒤 연 60%의 이자를 받아냈으며, 성매매로 걸린 질병의 치료비까지 부담시켜 사실상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또 ‘행동지침 및 약정서’와 ‘근무시 준수사항’ 등의 문서에 서명을 강요해 피해자들을 감시하고 돈을 뜯어내는 수단으로 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동지침에는 ‘퇴근 뒤 숙소에 돌아오지 않으면 외박으로 간주, 벌금 500달러’‘휴식은 한 달에 한 번 비번을 제외하고는 불허’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1분이라도 지각하면 벌금 5만원’,‘무단결근하면 이유를 막론하고 벌금 400만원’,‘손님에게 말대꾸하거나 반말하며 싸우면 벌금 30만원’,‘반항에는 벌금 50만원’ 등의 준수사항으로 벌금을 물렸다. 이들은 “지난 2002년 성매매특별법 제정으로 국내 단속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해 원정윤락을 알선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윤락행위가 힘들어지자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해외에 불법 취업시켜 대가를 가로채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다른 해외 성매매 알선조직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학교로 들어온 2인조 유괴범

    금품을 노린 어린이 유괴범들이 대낮에 학교 내에서까지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어 학부모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 낮 12시25분쯤 대구시 달서구 K초등학교 1층 1학년 교실옆 복도 입구. 학부모를 가장한 2인조 유괴범 정모(20·여)씨와 황모(28·여)씨가 유괴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복도 입구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수업을 마친 어린이들이 하나 둘씩 교실을 빠져나오자 유괴 대상을 찾고 있던 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옷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이모(7)양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양의 책가방과 신주머니에 적혀 있는 이름표를 슬쩍 훔쳐 본 이들은 “너 누구 맞지? 엄마가 널 데리고 오라고 했다. 언니가 데려다 줄게.”라며 이양의 가방과 손을 낚아챘다. 이들은 이양과 함께 있던 친구 백모(7)양에게 “너도 같이 가서 놀자.”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복도를 빠져나왔다. 교실 안에는 담임교사가 있었고, 복도에는 다른 어린이들도 있었지만 아무도 이들이 유괴되는 줄은 몰랐다. 아이들도 자신이 유괴된 줄은 까맣게 몰랐다. 아이들을 유괴한 범인들은 서둘러 학교 교문을 막 나서려다 때마침 교문에서 아이를 기다리고 있던 이양의 어머니(34)와 마주쳤다. 낯선 사람이 딸의 손을 잡고 황급히 교문 쪽으로 나오는 것을 본 어머니는 범인들을 가로막았다. 이양의 어머니가 “모르는 사람인데 왜 우리 아이를 데리고 나오느냐.”고 따지자 놀란 범인들은 멈칫거렸다. 순간 어머니는 이들이 유괴범일지 모른다고 판단, 교문 앞에서 함께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학부모 10여명과 함께 범인들을 에워싼 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조사 결과 오래 전에 가출, 유흥업소에서 일하다 알게 된 범인들은 어린이를 납치해 1억원을 갈취할 것을 모의한 후 이달초부터 유괴대상 어린이를 물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곳도 아니고 학교 안에서 아이들을 유괴하려고 했던 이들의 대담한 범행수법에 놀랐다.”면서 “교내도 더 이상 범죄의 안전지대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양의 어머니는 “마중을 나가지 않았더라면 아이가 감쪽같이 유괴됐고, 목숨까지 위태로울 뻔한 게 아니냐.”면서 “방학도 아니고 대낮에 학교 안에서 아이들이 유괴되는데 학교는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학교측은 이들이 유괴될 뻔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K학교 관계자는 “유괴사건은 금시초문”이라면서 “비가 오면 우산을 가져온 학부모들이 종종 교실에까지 오곤 해 학부모인지 유괴범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이번 학교내 유괴사건과 관련, 안전대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유괴예방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독자의 소리] 유흥업소 소방점검 철저히 해야/이태호

    우리나라 유흥업소는 대부분이 지하나 최상층에 입주해 있어 소방활동 여건이 최악이다. 지하나 최상층에 있다 보니 많은 소방시설이 필요하고, 더욱이 지하에 있는 소방시설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를테면 소화기를 습한 곳에 두면 빨리 약재가 굳어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소방서나 관계기관이 아무리 시설 및 소방점검을 하고 행정명령을 내려 시정하더라도 시정 후에는 대부분 임대업자가 운영하기 때문에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소방서 직원이 아무리 철저하게 점검한다 하여도 관리자들의 안전 불감증과 무관심까지 점검하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유흥업소 관계자들의 안전 의식이 변해야만 사고 없는 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 아울러 사회를 사고로부터 지키는 안전법인 소방법을 개정해 규제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 모두 나 자신과 우리 아들, 딸들이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소방 관련시설을 주인의식을 가지고 관리한다면 인재(人災)는 사라질 것이다. 이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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