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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사망 10% 줄이기

    화재사망 10% 줄이기

    정부가 화재로 인한 사망자를 10% 줄이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다중이용업소는 규모와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토록 할 방침이다. 소방방재청은 화재로 인한 사망률을 10% 이상 줄이기 위해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7일 밝혔다.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게 된 배경은 화재발생건수가 연평균 4만 1790건으로 증가추세에 있는 데다 이로 인한 사망자도 최근 5년간 연평균 450명(지난해 409명)에 이르는 등 이에 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소방방재청은 효과적인 화재와의 전쟁을 위해 사회안전망 확충 차원의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에 따라 건물주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소방법 위반행위자에 대한 과태료를 현행 200만원에서 1000만원 이내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연말까지 관련 법률을 개정키로 했다. 또 다중이용업소는 면적과 업종에 상관없이 화재보험에 의무 가입토록 하고 인·허가 시 화재재보험 가입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현재는 화재보험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원, 음식점, 단란·유흥주점 등 2000㎡ 이상의 영업장에 대해서만 화재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지하실 등 밀폐공간은 규모와 상관없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현재는 바닥면적 150㎡ 이상 사업장)토록 하고 소방시설을 원격점검할 수 있는 IT형 화재관리시스템도 개발키로 했다. 이에 앞서 소방서장 등 220여명의 전국 소방지휘관들은 6일 정부중앙청사 국제회의장에 모여 화재와의 전쟁 선포식과 구급대원 폭행피해방지대책 등을 논의하는 워크숍을 가졌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화재의 48%가 부주의로 인한 것인 만큼 사회안전망 구축차원에서 화재 원인자와 불끄는 책임 등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檢, 경찰 성매매 수사 ‘제동’

    불법 성매매 업소 수사를 위한 경찰의 영장을 검찰이 잇따라 기각하거나 불승인하면서 수사지휘권을 둘러싼 검·경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경찰은 업소와 수사당국 간 유착의혹 수사를 검찰이 가로막는다고 주장하는 반면, 검찰은 경찰의 마구잡이식 영장 남발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5일 미성년자 등을 접대부로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강남 대형 유흥업소 사장 박모(38)씨와 종업원, 남성 고객 등 16명을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올해 초부터 서울 논현동에서 N룸살롱을 운영하면서 가출 청소년 장모(18)양 등을 종업원으로 고용해 남성 고객과 성관계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은 1999년부터 10여차례나 상호를 바꿔 가며 영업을 계속했다. 이 과정에서 일선 경찰관 및 수사당국 관계자 등과의 유착을 통해 수차례 단속을 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경찰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은 사건을 관할·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이 관련 수사진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초서는 최근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주유소에서 이 유흥업소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모(39)씨를 긴급체포했으나 검찰이 승인하지 않아 이씨는 석방됐다. 또 이씨에 대한 통신사실 확인자료 수색영장도 검찰에 의해 기각됐다. 서울청 관계자는 “(검찰 때문에) 수사진행에 지장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업주 이씨를 긴급 체포했으나 검사가 사후 불승인해 풀어준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영장 기각은) 전체 그림을 그리고 처벌 수위를 그에 맞춰서 하라는 뜻”이라면서 “경찰이 신청한 압수영장 등은 너무 포괄적이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구체적으로 특정하라고 재지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룸살롱 실소유주 이씨의 차명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회를 위한 영장을 재신청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실소유주가 여러 업소를 운영한다는 첩보도 있어 통화내역을 분석하면 유착 의혹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신종수법 ‘2년묵힌 복제카드’ 출현

    신용카드를 복제한 뒤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2년 이상 묵혔다가 사용, 1억원을 챙긴 용의주도한 2인조 일당을 전국 8개 경찰서가 동시에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 접수 한달이 넘도록 범인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는 등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서·남대문서·노원서·서대문서·성북서·용산서, 경기 광명서·울산 중부서가 이들 신용카드 복제범 검거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서들은 삼성·현대·국민·롯데 등 8개 카드사로부터 지난 1월 말쯤 불법 신용카드 복제 관련 신고를 각각 접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접수된 사건들은 모두 2인조 범인의 소행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복제한 카드를 지난 1월24일과 26일 서울 노원·용산, 경기 의정부·양주·김포 등의 현금인출기(ATM)에서 현금서비스로 한꺼번에 1억원가량을 인출했다. 피해액은 한 건당 60만~200만원이며, 피해자는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범인들은 계속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카드를 사용하고 있어 피해액은 불어나고 있다. 피해자들은 서울 강남 일대 불법 성인 게임장과 유흥업소 등에서 신용카드 정보를 유출당했다. 업소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카드를 건네주고 비밀번호를 알려주며 현금을 찾아오라고 하는 과정에서 신용카드가 복제됐다. 경찰은 범인들이 업소측과 공모해 범행을 벌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범인들은 카드를 복제해 놓고도 곧바로 사용하지 않고 2~3년 이상 지난 최근에야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카드를 복제하고 한달가량 지나 범행에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데, 범인들은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복제한 지 2~3년 된 카드를 범행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피해자들이 언제, 어디서 복제당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경찰 수사가 쉽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의 단속·검거 수법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각 지역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범인 2명이 찍힌 화면을 확보했다. 증거를 잡은 만큼 범인의 신상 정보를 파악해 조속히 검거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카드 복제 수사는 정보가 유출된 곳을 알지 못하면 검거하기 어렵다.”면서 “범인 검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홍성군 횡령 공무원 5명 파면·해임

    사무용품을 구입한 것처럼 거짓 서류를 꾸며 예산을 횡령한 홍성군청 공무원들 중 5명이 파면과 해임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충남도는 2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초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결정하지 못했던 홍성군청 공무원 8명 중 2명을 파면하고 3명은 해임, 1명은 강등, 나머지 1명은 정직(3개월) 처분키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도 인사위는 앞서 지난달 3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횡령 비리에 연루된 홍성군 공무원 112명 중 33명에 대해 중징계(강등 4명, 정직 1∼3개월 29명) 처분을 내리고 4명에 대해서는 감봉 1∼2개월을 결정한 바 있다. 이들은 사무용품을 사들인 것처럼 거짓 서류를 꾸미는 수법으로 2005년부터 최근까지 7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말 적발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빼돌린 돈을 부서 회식비나 유흥비, 쇼핑 등에 탕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용인 현금차 탈취범 3명 영장

    경기도 용인경찰서는 2일 용인에서 오토바이를 이용, KT&G 현금 수송차량에서 82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농아자 김모(40)씨와 문모(44)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구모(46)씨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오전10시45분쯤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 도로에서 현금 7450여만원과 수표 780만원을 운반하던 KT&G 용인지사의 현금 수송차량을 렌터카로 가로막은 뒤 뒷문을 열고 돈을 빼앗아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해 8월 서울 농아학교에서 만나 ‘한탕해서 돈을 벌자.’며 범행을 공모했으며 강탈한 대부분의 돈을 빚을 갚거나 생활비,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신고자정보 유출한 경찰 확인…불법게임장과 유착 5명 적발

    서울 강남 불법게임장 업주에게서 매달 돈을 상납받고 112 신고자의 신상 정보를 흘려 보복 폭행을 조장하는 등 경찰과 유흥업소의 ‘끈끈한 유착’이 사실로 확인됐다. 비리 경찰관들은 들키지 않기 위해 ‘대포폰’까지 만드는 등 범죄자 이상의 불법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5일 서울 역삼동 불법게임장 업주에게 돈을 받고 단속정보와 신고자를 누설한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 소속 A(44) 경사와 B(39) 경장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같은 지구대 소속 C(39) 경사와 D(39) 경장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 수뢰액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E(56) 경위는 불구속 입건했다. A경사 등 5명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불법 오락실 업주 이모(46)씨에게 2000여만원을 받고 이 업소에 대한 14차례의 112신고 사실을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고향 선배를 통해 우선 B경장과 친분을 쌓고, B경장에게 112 신고 사실을 수시로 통보받을 수 있도록 역삼지구대 4개팀 가운데 팀별로 1명씩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씨는 B경장을 통해 소개받은 지구대 경찰관에게 한 사람당 매월 100만원씩 다섯달 동안 건넸다. B경장과 C경사, D경장은 대포폰을 이용해 이씨에게 112신고 정보를 알려줬다. 이 같은 비리행태는 이 업소에서 게임을 했던 정모(54)씨에 의해 전모가 드러났다. 정씨는 오락실의 불법영업을 경찰에 알렸지만 매수된 경찰은 오히려 업주 이씨에게 누설했다. 이씨는 정씨를 붙잡아 종업원 2명과 함께 집단 폭행했고, 정씨가 이를 서울청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와 관련, 조현오 서울청장은 “9개 경찰서에 있는 상설 단속반을 중심으로 불법오락실 밀집지역을 집중 단속하는 한편 서울 시내에 대해 교차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오후 11시30분) 유흥업소 간판이 번쩍대는 도로변의 한 여관, 수민이의 집이다. 인적이 드문 틈을 타 여관에 들어가는 수민이는 등교도 한참 이른 새벽녘에 하곤 한다. 아빠와 함께 쓰는 좁은 방도, 고장 난 화장실도 모두 참을 수 있지만 사람들의 시선만은 견딜 수 없다. 수민이의 새해 소망은 단 하나, 여관생활에서 벗어나는 것뿐이다. ●한식탐험대(KBS2 오후 8시50분) 대한민국 밥상의 단골 메뉴, 현명한 대한민국 어머니들이 선택한 영양식단, 고단백 등푸른 어류 고등어가 드디어 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생선 1위, 800년 전부터 영양식의 하나로 인정받은 고등어. 여전한 그 맛 등 푸른 생선의 대표주자, 국민생선 고등어를 지금부터 만나 본다. ●자체발광(MBC 오후 6시50분)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추위에 문어잡이에 도전장을 내민 두 발광(發狂)자들. 체력 하나는 자신 있다는 성아와 배 멀미는 문제없다는 훈이 그 주인공. 평균 15㎏에 4m의 몸집을 자랑하는 대왕문어, 그 중에서도 무게만 50㎏이 넘는 초대형 대왕문어를 반드시 잡겠다는 야무진 꿈을 안고 포항 양포항으로 향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0분) 울기만 하면 출동, 마르고 닳도록 눈물을 닦아주는 개, 초롱이를 만나 본다. 두 다리를 잃은 채 살아온 30여년의 세월. 손으로 땅을 짚으며 농사를 짓는 윤종하씨를 만나본다. 밥 먹을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곰인형은 내 품에. 금이야 옥이야 곰인형이 아주머니의 늦둥이 아들이 된 사연을 들어 본다. ●세계의 교육현장-음악교육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하는 단체, 리틀 키즈 록(EBS 밤 12시) 음악 과목은 미국에서 교육예산 삭감 후 제일 먼저 사라진 수업 중 하나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비영리 음악교육단체 ‘리틀 키즈 록’의 설립 취지와 활동들을 살펴보고 그들이 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나눠주고 교사들의 음악교육을 지원하는지 살펴본다. ●시사 인사이드(OBS 오후 10시) “우리나라에서는 영어 유치원이 있을 수 없다.” 이는 현행 유아교육법상 유치원에서의 영어 교육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에게는 영어유치원으로 알려진 그곳의 이면과 폐단을 시사 인사이드 팀이 밀착 취재한다. 실상은 어학원이지만 유치원으로 둔갑해 검증되지 않은 교사를 채용한 실태 등을 고발한다.
  • [서울신문 탐사보도] 가출청소년 3인 “저는 요…”

    ■ 강북구 17세 L양 “선배 강요로 가출… 순번 정해 성매매” “원조교제는 먹고사는 한 방법이에요. 사고 싶은 것도 살 수 있도록 해줘요.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왜 야단들인지 모르겠어요.” 2008년 1월 가출한 이모(17·강북구)양의 반응이다. 이양은 구리시 수택동의 한 고시텔(월 30만원)에서 중학교 선후배 4명과 함께 산다. 4명 모두 성인 신분증으로 신분을 속인 채 보도방이나 유흥주점에서 일하며 성매매나 원조교제로 돈을 벌고 있다. 이양은 “성매매는 순번을 정해 하루씩 돌아가며 한다. 보통 한번에 15만원 정도 벌고, 운 좋으면 30만원까지 번다.”고 말했다. 뒤이어 나온 이양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가출을 강요한다는 고백이다. 그는 “후배가 가출하지 않으면 집단 폭행하고, 일단 집을 나오면 원조교제를 시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근 고시원에 광진구에서 온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애가 그런 경우다. 그 애는 13만~15만원을 받으며 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을 상대로 원조교제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양은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와 생활했다. 경제적인 형편이 좋지 않았다. 어머니는 변변한 일자리조차 없었다. 이양은 “하고 싶은 것 하고, 갖고 싶은 것 마음껏 가지며 자유롭게 살고 싶어 가출했다.”고 했다. ■ 강서구 18세 P군 “학교가 절도 주무대… 인터넷서 팔아” 박모(18·강서구)군은 강서구의 한 허름한 고시원에서 고교 선후배 4명과 동거하고 있다. 중3 때 집을 나왔다. 그는 가출 이유에 대해 “부모가 어렸을 때 이혼한 뒤 아빠와 살았다. 아빠가 여러 여자들을 만나 새엄마가 자주 바뀌었다. 아빠와 매번 부딪쳤다. 가정형편도 어려웠고, 틀에 박힌 학교생활도 체질에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출 첫 해에는 돈이 없어 밥도 굶고 길거리나 공터, 건물 옥상 등에서 잠을 잤다. 그러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지금의 선후배 4명을 알게 됐다. 그들과 어울리며 범죄의 길로 들어섰다. 겨울에는 동네 전봇대에 묶어 놓은 군고구마 장비(리어카, 고구마 굽는 기계 등)를 훔쳐 장사하고, 여름에는 부산 해운대로 원정 가 소매치기를 했다. 평소에는 중학교 후배들을 불러 전단지 돌리기나 신문 배달 등을 시키며 급여를 상납받았다. 박군은 숙식 해결을 위해 ‘절도’를 가장 많이 한다고 했다. 그는 “학교가 절도의 주 타깃이다. 교실이 빌 때 한 명은 앞문, 한 명은 뒷문 망을 보고, 한 명은 훔친다. MP3, 전자사전,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 등 전자기기를 훔쳐 인터넷 중고사이트에서 팔면 개당 10만원은 거뜬히 받는다.”고 했다. ■ 양천구 19세 S군 “공부 싫어… 성적표 나올때 가출 많아” “엄마의 간섭과 구속이 심했어요. 오직 ‘공부’만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내 생각과 감정 따위는 중요치 않았습니다.” 손모(19)군은 지난해 4월 집을 나왔다. 공부에 대한 압박,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였다. 손군은 양천구의 명문 K고에 다녔다. 어머니는 고교 교사이고, 아버지는 법조계에서 일한다. 집안이 부유해 남부럽지 않게 컸고, 고1 때까지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고2가 되면서 부모와 자주 마찰을 빚었다. 학업 강권 때문이다. 손군은 매일 밤 11시 학교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새벽 2시까지 학원에서 강의를 들었다. 주말에도 8시간씩 학원 수업을 받았다. 손군은 “좀 자유롭고 싶다고 엄마한테 여러 번 말했지만 내 말에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고 했다. 손군은 이미 가출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연락해 그들이 살고 있는 신림동의 한 고시원으로 들어갔다. 그는 “목동 지역 엄마들은 애들에 대한 관심과 규제가 너무 지나치다.”며 “성적표 나올 때 애들이 가출을 많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시로 집을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애들이 부지기수고, 장기 가출자는 한 반에 한 명 정도 된다. 우리 학교는 학년당 15반이 있다. 매년 45명 이상이 장기 결석한다.”고 했다. 탐사보도팀
  • [서울신문 탐사보도] 성인주민증 2만원 거래… 여학생들 낙태계 확산

    [서울신문 탐사보도] 성인주민증 2만원 거래… 여학생들 낙태계 확산

    서울신문은 서울지역 가출 청소년의 집결지와 활동 무대 12곳을 돌며 가출 중고생들의 생활을 밀착 취재했다. 이들은 대부분 성인 주민등록증을 친구나 선후배에게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신분을 위장한 채 범죄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임신에 대비해 ‘낙태계’까지 하고 있어 충격을 더했다. ●고시텔·여관서 집단 생활 19일 밤 10시, 수도권 가출 청소년들의 집결지로 알려진 경기 구리시 수택동. 유흥주점과 모텔의 네온사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이 거리 곳곳을 붉게 물들였다. 그 빛을 받으며 남녀 중고생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이야기를 나누거나 거리를 활보했다. 10대들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행인 10명 중 7~8명은 중고생인 듯했다. 여학생들은 짧은 반바지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짙게 화장을 했지만 앳된 티를 감추지는 못했다. 구리경찰서 관계자는 “정확한 인원 수는 파악되지 않지만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가출한 학생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며 “버디버디 등 인터넷 채팅을 통해 지역 정보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출 여학생들은 딴사람으로 신분을 속인 채 유흥주점, 보도방 등에서 일하며 성매매나 원조교제를 하고 있었다. 서울 강동구가 집인 가출 여중생 이모(16)양은 “이 곳에는 서울 지역 가출 여학생들이 많다. 대부분 유흥주점이나 보도방에서 일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출 여학생들은 단시간 내 쉽게 10만~15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죄의식 없이 성매매에 빠져든다.”고 설명했다. 이들 여학생은 주로 고시텔이나 여관, 모텔 등에서 집단 생활하고 있었다. 가출 여고생 심모(17·성북구)양은 “고시텔은 월 20만~30만원, 여관이나 모텔은 월 60만~90만원”이라며 “성매매를 통해 매일 돈을 버는 학생들이 단체로 모여 산다. 돈 없는 애들은 찜질방이나 PC방에서 생활한다.”고 말했다. 남학생들은 강·절도 행각을 벌인다.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를 돌며 우유를 훔치는 것부터 빈집털이, ‘퍽치기(갑자기 달려들어 한 대 퍽 치고 돈이나 물건 따위를 빼앗는 것)’ 등을 일삼는다. 학교 후배나 나이 어린 학생들을 위협해 금품도 갈취한다. 경찰 관계자는 “숙식 해결을 위해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데다 가출 학생들과 어울리다 보면 몰랐던 범죄도 알게 되고, 그 무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고 말했다. 가출 청소년들의 생활 양상은 서울도 같았다. 가출 학생들은 수유역(강북구), 이태원·효창동(용산구), 신촌(서대문구), 면목동(중랑구), 개봉동(구로구), 동대문(동대문구), 화곡동(강서구), 신림동(관악구), 방배동(서초구), 강남역(강남구) 등지에서 생활 또는 활동하며 범죄의 늪에 빠져들고 있었다. 신림동, 방배동은 보증금 35만원에 월 30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원룸을 구할 수 있고 화곡동 일대 모텔은 쉽게 투숙할 수 있어 가출 청소년들의 생활 근거지로 자리매김했다. 강남 일대 유흥가에는 구로·강서·강동구 등 변두리 지역 10대 여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룸살롱, 유흥주점, 안마시술소 등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고 있다. 이른바 ‘2차(성관계)’를 할 경우 룸살롱은 40만~50만원, 유흥주점은 20만~30만원을 받고, 안마시술소는 9만원을 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학생들이 쉽게 돈을 벌기 위해 강남 일대 유흥가를 찾는다.”고 말했다. 가출 여학생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성매매를 시키는 전문조직과 성인 남성들도 있다. 경찰 및 탐정업체 관계자들은 “효창동 주택가에 허름한 방을 얻어놓은 뒤 숙식해결을 미끼로 여학생들을 끌어들여 성매매를 시킨다.”고 말했다. ●강남 유흥가 여학생 몰려 가출 청소년들은 주점 출입, 담배 구입, 성매매업소 취업 등을 위해 성인 주민등록증을 구입하거나 주민증을 위조해 신분을 속인다. 가출 남고생 하모(18·양천구)군은 “어느 학교에서나 성인 주민증 거래가 활발하다. 장당 2만~3만원에 매매된다.”며 “형이나 누나 등 가족의 주민증을 몰래 가져와 팔거나 훔친 지갑에 들어 있는 주민증을 판다.”고 털어놨다. 이모(18·강서구)양은 “얼굴이 왜 다르냐고 하면 ‘성형했다.’ ‘살이 빠졌다.’고 둘러대면 다들 넘어간다.”며 “성인 주민증은 기본적으로 하나씩 갖고 있다.”고 했다. 주민증 위조도 수준급이다. 칼 등을 이용해 주민증의 숫자를 바꾸는 것이다. 92년생이면 2를 칼로 지우고 1로 바꾸는 식이다. 박모(18·양천구)군은 “칼로 긁어낸 뒤 투명 코팅지를 입히는 등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게 작업한다.”고 말했다. ●남자친구 보호자 내세워 낙태 가출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낙태계’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가출 여고생 김모(18·광진구)양은 “보통 4~5명이 모여 계를 만든다.”면서 “매달 5만원 등 일정액을 각각 낸 뒤 구성원이 임신을 하면 수술비용으로 쓴다.”고 말했다. 김양은 “낙태는 쉽다. 보호자 확인을 전화통화로 하기 때문에 남자친구를 대리로 내세우면 된다.”고 귀띔했다. 탐사보도팀
  • 불법게임장 신고자 신상정보 유출 수사

    서울 강남의 불법게임장 관련 신고를 한 시민의 신상 정보가 노출돼 업주로부터 보복 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서울지방경찰청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관과 업소 간 유착비리와 단순 폭행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수사 중이다. 비리 사실이 드러나면 해당 경찰관을 중징계할 방침이다. 21일 서울청과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40대 남성인 A씨는 지난 9일 서울 역삼동의 한 게임장을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게임장에서 기기를 변조하고 포인트를 돈으로 불법 환전해 준다.”며 단속을 요청했다. 며칠 뒤 게임장 직원 2명이 A씨를 찾아가 집단 폭행을 가했다. A씨는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고 판단, 서울청에 신고했다. 그는 “경찰이 내 신원정보를 게임장 업주에게 흘려줬다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서울청은 신고 당일 당직근무를 섰던 강남서 역삼지구대원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확인하는 등 유착 여부를 밝히는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신고인이 폭행을 당했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유착관계가 확인되면 해당 경찰관을 파면할 수도 있는 중대사안”이라고 말했다. 반면 역삼지구대 측은 게임장 직원이 직접 A씨를 찾아내 폭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삼지구대 관계자는 “A씨는 게임장을 상습적으로 돌아다니는 인물”이라면서 “큰 외상(外傷)이 없는데도 게임장에 ‘1억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등 황당한 행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늑장 출동도 도마에 올랐다. A씨는 “지구대에서 늦게 출동하는 바람에 환전 시설이나 개·변조 시설을 숨길 시간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초 서울 수서경찰서 도곡지구대에 신고를 했다. 수서서는 게임장을 관할하는 역삼지구대로 신고내용을 전달했다. 그러나 5분 안에 출동이 원칙인 경찰은 20분이 넘어 현장에 도착하는 바람에 불법 영업의 흔적을 잡지 못했다. 지구대 관계자는 “국가 공식행사로 국무총리가 강남의 한 호텔에 머물면서 15명의 당직 인원 가운데 5명이 경호 업무에 나가 있었다.”면서 “신고전화가 빗발치고 인력이 부족해 제 시간에 출동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정기 인사로 새로 온 지구대원이 지리를 잘 몰랐고, 배정된 순찰차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역삼지구대는 2006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유흥업소로부터 7000만원의 금품을 상납 받아 경찰관 15명이 파면되고 2명이 해임됐다. 조현오 서울청장은 지난 19일 강남서를 순시하며 “다시는 그런 일(유착비리)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인면수심’ 反인륜범 잇단 중형

    법원이 반인륜범에게 잇따라 중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제3형사부는 21일 친어머니를 살해하고 아버지가 남긴 유산 960여만원이 든 통장을 훔친 혐의(강도살인 등)로 구속기소된 A(30)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친어머니를 상대로 계획적인 강도살인 범행을 저질렀고 하반신 마비로 거동조차 불편한 어머니를 8차례나 흉기로 찔러 살해한 점에서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유흥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르고, 개전이나 교화 가능성이 엿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흉폭한 범죄로부터 사회를 방위하기 위해 무기한 격리시킨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12월 울산의 어머니(57) 집에서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하고 유흥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가 남긴 유산인 960여만원이 든 통장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재판부는 또 이날 친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치상)로 구속기소된 B(45)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5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일명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B씨의 신상정보를 앞으로 5년간 등록·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친아버지로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하는데도 2년여 동안 성장기의 피해자를 수차례 성폭행하는 등 성적 욕구 해소의 대상으로 삼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지르고 피해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면서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고 정상생활로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상당기간 격리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B씨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10대인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청소년성매매 551명 검거… 알선자 절반이 ‘또래 포주’

    청소년 성매매를 알선한 10대 ‘또래 포주’의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4일부터 지난 3일까지 42일간 청소년 성매매를 집중단속한 결과 업주나 알선자(67명)의 47.8%인 32명이 10대였다. 이는 지난해 7∼8월 집중단속 기간에 적발된 청소년 성매매 알선자(135명)의 10대 비율(39명·28.9%)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청소년 성매매 사범 551명 중에는 인터넷을 통해 접촉한 사범이 477명(86.6%)으로 가장 많아 인터넷이 청소년 성매매의 주요 통로가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유흥주점이나 단란주점(38명), 티켓다방(24명), 마사지나 휴게텔(4명) 순이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울경찰청도 인사쇄신

    직무에 불성실하고 조직의 기강을 해치는 서울 경찰은 앞으로 보직을 받지 못 하게 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0일 ‘쇄신 인사’를 통해 근무기강에 문제가 있는 경정급 경찰관 2명에게 보직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수서경찰서는 과장들한테 부하 직원의 선발 권한을 부여해 어느 과에도 선택되지 못한 6명의 경찰관이 보직을 얻지 못했고 일부 팀장과 계장은 팀원으로 밀려났다.<서울신문 2월10일자 14면> 서울지방경찰청은 또 유흥업소 업주와 경찰의 유착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 업소단속 부서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서울경찰청 생활질서과 직원 4명과 여성청소년과 직원 9명을 교체했다.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중인 여경이 복귀할 때 지구대로 전보 조치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관행도 없앴다. 경위로 승진하면 일정 기간 다른 경찰서에서 근무하도록 해 순환근무가 가능하게 했다. 경찰은 지난 1일과 4일 각각 경정·경감급 인사 675명과 경위 이하 1892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열심히 일하는 직원은 우대하고 불성실한 직원에게는 불이익을 줬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이상한 ‘노파라치’ 왜?

    이상한 ‘노파라치’ 왜?

    노래방에서 손님을 가장해 술과 도우미를 요구한 뒤 사진을 찍어 신고하는 전문 신고꾼(파파라치)들이 경기 서남부 지역에 잇따라 활동해 업주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들은 신고 포상금을 받을 수 없는데도 제 돈으로 값 비싼 장비를 마련하고 원정 촬영에 나서는 등 ‘생업형 파파라치’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약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안양시 동안구청과 노래방 업주들에 따르면 40대 남성 조모씨는 지난달 24일 이 지역 13개 노래방에서 불법영업 현장을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 13개를 구청 민원실에 제출했다. 테이프에는 조씨에게 술을 내오고 여성 접대부를 불러오는 노래방 직원 및 업주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조씨는 구청 담당직원에게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전국의 불법업소를 고발한다.”고만 밝힌 뒤 홀연히 사라졌다. 노래방에서 술을 팔거나 접대부를 알선한 사실이 확인되면 업주는 음악산업진흥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과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신고 포상금이 나오는 것은 아니어서 구청 직원들조차 조씨의 신고 이유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조씨는 안양 인근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안구청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포상금도 없는 불법영업 현장을 포착하기 위해 가게 한 곳당 4만~5만원씩 지불하면서 원정 촬영에 나서는 사람이 이해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조씨는 지난해에도 다른 8곳에 대한 촬영 테이프 8개를 동안구청에 제출했고, 안산시 상록구청과 인근 지자체에도 10개 이상의 테이프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외에 경기 서남부 지역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신고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북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해 “노래방에서 불법을 자행하고 있어 참을 수 없다.”며 안산지역 업소 7~8곳을 고발했다. 앞서 3명의 남성은 안양시 만안구청 측에 “집사람이 안산시 노래방 업소에 몸담고 있어 가정이 파탄났다.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희생한다.”고 밝히며 불법 노래방 30곳을 고발했다. 지난해 군포시와 의왕시에도 각각 1명의 남성이 9~11곳의 노래방 불법행위를 고발했다. 대한노래방협회 등 노래방 업주 단체는 경쟁관계에 있는 유흥주점 업주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사주를 받은 함정 단속이라는 주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유흥업소에서 노래방에 파파라치를 보내는 것은 물증은 없지만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한 번 적발되면 30일, 두 번 연속 적발되면 80일 영업 정지를 당하기 때문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서로 준법영업을 하자고 촉구하는 게 전부일 뿐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떴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서울 지역을 5개 핵심 권역으로 나눠 관할하는 ‘국제범죄수사대’를 창설했다. 갈수록 광역화·조직화·지능화되는 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청은 최근 외사계 수사 요원 109명을 투입해 국제범죄수사대를 조직하는 직제개편을 단행했다. 국제범죄수사대는 서북(용산·이태원), 동북(동대문·혜화), 남부(금천·관악), 동남(강남), 서남(영등포·구로) 등 5개 지역을 1개 수사대씩 전담하게 된다. 1~3수사대는 서울청에, 4~5수사대는 각각 강남서 역삼치안센터와 영등포서 대림치안센터에 배치된다. 치안센터를 리모델링해 수사대 사무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제범죄수사대를 지휘할 수사대장은 외국인 범죄 수사 광역화의 틀을 마련한 강승수 서울청 외사과장이 맡았다. 1~5대장에는 각각 정병구 경정, 이양호 경정, 최영철 경정, 고영재 경감, 이재원 경감이 임명됐다. 서울청 관계자는 “전년도 성과를 바탕으로 수사 실적이 뛰어나고 외국어 실력이 출중한 베테랑 수사관들을 선발했다.”면서 “강력통, 기획수사통, 광역수사대 및 마약수사대 출신 요원도 각 대대에 배치돼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선서 외사계는 3~5명 정도의 인원만 남게 돼 사실상 수사에서 손을 떼고 첩보 업무에 주력할 계획이다. 서울청은 국제범죄수사대를 통해 급증하는 외국인 범죄로부터 내국인을 보호하는 한편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우려되는 테러에도 대비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마약·총기밀매 등 국제범죄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외국인 범죄자는 지난해 7739명으로 2005년(3323명) 이후 2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4년간 연평균 26.6%씩 늘어난 것이다. 국제범죄수사대 소속 한 수사관은 “G20 경호기획팀처럼 일종의 ‘정예부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말했다. 국제범죄수사대는 일선 현장의 목소리와 조현오 청장이 추진하는 ‘수사 업무 광역화’ 방침이 맞물려 탄생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전부터 외사 업무를 광역화·전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경찰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조 청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부산청장과 경기청장 당시 광역외사수사대를 창설해 운영한 경험이 있다. 서울청은 이미 서울을 7개 권역으로 나눠 룸살롱·성인오락실 등 유흥업소 단속을 하도록 생활안전과 업무도 광역 단위화했다. 한편 일선서에 남은 소수의 외사계 수사관들 사이에는 첩보 업무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홍대앞 점집거리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홍대앞 점집거리

    한 무리의 여성들이 깔깔거리며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지난 2일 오후 마포구 서교동 사주카페 ‘재미난 조각가’ 안. 아직 이른 저녁시간인데도 99㎡(30평) 남짓한 공간 안이 여성 고객들로 80%가량 들어찼다. 생년월일을 묻고 사주를 풀이하는 테이블부터 타로카드를 펼쳐 놓고 하나씩 점괘를 보는 테이블까지 다양한 ‘사주 문화’가 어우러져 있다. 카페 중앙 자리엔 가톨릭신학대 출신으로 무속인이 된 김흥룡(43)씨가 회색빛 천을 테이블에 깐 뒤 엽전과 쌀을 던지며 한 손님의 점괘를 보고 있었다. “겉만 여자지, 속은 남자네. 왜 이렇게 드세나 몰라.” “아하하, 그런가요?” 옆 테이블에선 가게에서 ‘유박사’로 통하는 유흥만(51)씨가 고객을 만나기 전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는 “학생들은 주로 연애, 직장인들은 일과 관련된 질문을 한다.”면서 “요새 젊은층들은 점에 심취해 찾아온다기보다는 신년을 맞아 호기심에 들어오거나 대부분 가볍게 즐길거리, 흥밋거리 삼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흔히 ‘홍대 앞’ 하면 문화공연과 예술, 클럽 등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서교동 홍통거리 일대엔 이렇게 유난히 사주나 타로점을 보는 ‘점집’들이 많다. 홍대 정문을 기준으로 놀이터를 지나 홍통거리 일대까지 줄잡아 20~30곳 정도가 몰려 있다. 종류도 성명학 풀이부터 타로점, 사주, 신점까지 다양하다. 가격도 1만~2만원선이라 부담도 적은 편. 이 때문에 신년을 맞아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함께 이곳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 특히 사주도 보고 차와 음식까지 같이 즐길 수 있는 일명 ‘사주카페’가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기다. 이렇다 보니 가게마다 특화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기도 한다. ‘재미난 조각가’의 경우엔 흔히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을 앞세운 ‘신점’을 무기로 내세운다. 또 소문난 스파게티와 볶음밥 등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홍대 전철역 5번출구에서 나와 새물결1길 대로로 걷다 보면 나오는 또 다른 유명 사주카페 ‘미래안’은 1년간 애프터서비스(AS)를 해준다. 한 번 2만원을 내고 사주나 타로를 보면 1년 안에 아무 때나 다시 운세를 봐주는 것. 홍대 주차장길 사거리의 ‘타로&사주’의 경우엔 카드로 타로점을 보면서 심리 상담을 한다. 타로&사주의 한 관계자는 “타로로 길흉을 점치기보다는 점을 통해 고객의 심리 치료를 돕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세상 모든 역술인은 일종의 정신과 의사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이 때문에 점을 맹신하거나 매달리기보다는 ‘주의’ 정도로 여기면 된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부고]

    ●하영석(전 서울신문 전산제작국 관리부장)정(사업)영철(〃)영길(정원 대표)씨 모친상 이평호(한국주택관리 대표)씨 장모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10시 (02)3410-6905 ●정한수(국가유공자)씨 별세 하삼(전 대구시의원)용욱(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정책보좌역)영준(사업)씨 부친상 박종한(사업)민옥기(〃)씨 장인상 2일 대구 영남대병원, 발인 4일 8시30분 (053)620-4242 ●박주원(경기도 안산시장)씨 부친상 2일 고대 안산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30분 (031)411-8699 ●박성수(대한체육회 경영총괄본부장)한수(사업)씨 부친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30분 (02)3010-2292 ●유흥주(한성운수 대표)흥종(대신엔지니어링 이사)흥문(JJ그룹 전산실 과장)씨 모친상 신재철(서울 광신정산고 교사)전형춘(연트레이닝 부장)씨 장모상 2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30분 (02)2258-5951 ●권영수(전 정보통신부 감사관)씨 별세 오억(전 LG카드 부장)오준(CU미디어 편성국장)오섭(작곡가)오성(토이인터랙티브 팀장)씨 부친상 박종민(부산 수정동교회 목사)씨 장인상 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30분 (02)2227-7580 ●박광순(한국수출보험공사 비상임이사)상동현(한국통신)씨 장인상 2일 건국대 충주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43)840-8492 ●김병태(여행신문 사장)씨 별세 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4일 오전 5시 (02)2258-5957 ●한영숙(전 수유여중 교사·시인)씨 별세 조규장(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해저자원연구부장)씨 부인상 강현(한빛약국 대표)승현(구리시장애인복지관 지원팀장)씨 모친상 이영식(연세내과 원장)씨 장모상 김은영(한빛약국 약사)이소연(교남학교 교사)씨 시모상 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4일 오전 5시 (02)2258-5953 ●이만주(시인)씨 별세 남권(한국유리공업 법무임원·변호사)씨 부친상 이경호(두산 전자사업부 부장)김용희(대림산업 차장)씨 장인상 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5시 (02)2227-7556 ●백인선(프로농구 창원 LG 선수)씨 부친상 2일 전남 영암장례식장, 발인 4일 오전 9시 (061)471-4884 ●김길곤(자영업)씨 모친상 국경원(전남일보 사진부 기자)씨 외조모상 1일 광주 금호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9시 010-3606-7757 ●정정웅(전 가산중 교장)씨 모친상 김강웅(강일섬유 대표)황태원(전 삼성전기 전무)씨 장모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02)3410-6901 ●이성룡(대구은행 여신관리부장)용수(오비맥주 상무)씨 모친상 2일 대구 파티마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53)956-4416 ●최공엽(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회장)씨 장모상 2일 전주 우전성당, 발인 4일 오전 10시 (063)223-8291 ●송선옥(시민의소리 편집팀장)씨 모친상 2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4일 오전 10시 (062)250-4455 ●이영철(사업)영삼(〃)영찬(대한상공회의소 차장)씨 모친상 이현우(사업)씨 장모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5시 (02)3410-6916 ●정흥식(유진메트로컴 대표이사)강식(사업)난식(주부)씨 부친상 주선희(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장)씨 시부상 2일 부산 남천성당, 발인 4일 오전 10시 (051)628-0141
  • 비리연루경찰 소청심사 42% 급증

    유흥업소 유착 등 각종 비리에 연루된 경찰공무원들이 지난해 징계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한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에 따르면 경찰공무원의 소청 건수는 2008년 509건에서 지난해 725건으로 42.4%(216건) 증가했다. 경찰을 포함한 중앙부처 직원 등 국가직 공무원의 전체 소청 건수도 2008년 676건에서 지난해 949건으로 40.4%(273건) 늘어났다. 위원회는 소청심사 대상자들이 크게 늘면서 심사기간이 120일 정도로 법정 기한(접수일로부터 90일)보다 지연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달부터 4개월간 매주 수요일에 야간심사(오후 7~10시)를 하기로 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심사위원이 위원장과 상임위원 등 5명으로 한정된 상황에서 소청 건수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불가피하게 야간심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불법업주와 통화도 보고” 조현오식 경찰개혁

    “유착 비리를 줄이는 효과가 클 것” vs “수사 위축과 불필요한 오해만 초래할 뿐이다.” 조현오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일선 경찰관들에게 과거 불법 유흥업소와의 유착 관계를 ‘자진 신고’ 하고, 향후 수사할 때도 ‘사전·사후 신고’를 의무화하라고 지시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과 유흥업소와의 유착비리를 근절하자는 취지이지만, 수사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1일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조 청장은 지난달 12일 “서울지역 관할 경찰서에 유흥업소와의 관계를 자진신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수사내용도 미리 서면보고가 원칙 특히 상황에 따라 유흥업소에 잠입하는 사례가 많은 형사와 소속 경찰관에게는 수사내용을 서면 등으로 미리 보고하는 ‘사전신고제’를 도입할 것도 지시했다. 다만 긴급한 수사의 필요로 보고를 누락했을 경우 사후에 증빙자료를 첨부해 결재를 받도록 했다. 성매매업소 등 유흥업소 업주, 사행성 게임장, 조직폭력배 등과의 전화통화와 이메일, 면담, 회식, 금전거래, 사건과 무관한 현장 출동 등이 신고 대상이다. 과거에도 청장이 바뀔 때마다 유사한 지시가 있었지만 이번 지시는 체감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 일선 경찰관들의 반응이다. 서울 강남 지역 A경찰서 팀장급 관계자는 “유흥업소 업주와 30년 지기이거나 친인척이라고 해도 전화나 문자, 이메일을 절대 주고받으면 안 되고 만약 연락했다면 무조건 신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조 청장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해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잇따라 불거진 비리사건으로 실추된 경찰의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의지에서 나왔다. 서울청 조사 결과 지난해 동안 서울 지역에서 금품수수로 파면된 수사관만 40명, 징계를 받은 수사관을 모두 합하면 82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59%가 불법업소와의 유착관계 때문에 징계를 받았다. 아울러 조 청장은 “단속이나 기타 수사 과정에서 유흥업소 업주의 통신 이력을 확인해 연락을 주고받은 경찰관이 나오면 해당 사건이나 적발 건과 관계없이 중징계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극약처방에 부패이미지 씻을지 미지수 조 청장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첫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12일부터 31일까지 자진신고를 받았는데 신고건수가 90여건에 그치고, 일선 경찰서의 기간연장 요구에 따라 신고기간을 오는 10일로 늦췄다. 경찰관들은 “경찰이 비리의 온상이라고 광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강력사건 수사팀의 반발이 거세다. 강남의 C경찰서 강력팀 관계자는 “유흥업소를 통해 ‘누가 칼로 찔렀다더라.’거나 ‘누가 마약을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는 상황이 많은데 적극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겠느냐. 선량한 시민만 상대하란 소리냐.”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 강북의 C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에 대한 전반적인 부정적 인식을 탈피하고 유착관계를 끊기 위한 노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광장]밥장사·집장사하는 대학/ 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밥장사·집장사하는 대학/ 박대출 논설위원

    1989년 초년생 기자 때다. 제주도 워크숍을 다녀왔다. 연세대가 주최했다. 교육 아닌 사건 담당 기자들이 초청됐다. 이례적이었다. 취지는 따로 있었다. 안병영 당시 교무처장이 동행했다. 그는 기부입학제로 운을 뗐다. 언론의 관심을 당부했다. 대학 차원에서 공론화를 시도한 출발점이었다. 그는 2003년 교육부총리에 올랐다. 3불(不)은 노무현 정부의 교육 기조다. 기여입학제도 3불에 포함됐다. 그는 기여 입학을 불허하는 교육 정책의 총수가 됐다. 새해 초 국회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등록금 상한제 도입 얘기다. 이명박 대통령은 반대 의사를 천명했다. 여야의 도입안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사흘 뒤 여야는 국회에서 도입안을 통과시켰다. 대통령의 의지가 국회에서 꺾인 것이다. 야권은 생색내느라 바쁘다. 민노당은 10년 추진이 실현됐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일등공신을 자처한다. 그러나 법정 다툼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고려대 총장인 이기수 신임 대학교육협의회장이 “위헌 소송 검토”를 내비쳤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는 임시 처방이다. 연 5.7%의 이자를 얹은 빚이다. 여대생 46%는 못 갚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등록금 문제가 삶을 파탄시키기도 한다. 비관 자살이 잇따르고, 성매매나 유흥업소의 유혹에 빠진 사례가 줄을 이었다. 부모는 무능력자로, 자식은 불효자로 내몰린다. 취업포털 잡코리아 조사 결과 대학생 72.3%가 빚을 냈다. 평균 1125만원이다. 빚 쌓이는 상아탑이다. 발골탑(發骨塔), 인골탑(人骨塔)이란 말도 등장했다. 200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를 보자. 대학 등록금은 OECD 국가 중 2위다. 더 올려도 안 되고, 올릴 수도 없는 지경이다. 그런데도 기반은 약하다. OECD 국가들의 고등교육 재정 규모는 GDP 대비 평균 1.2%. 우리는 0.4%로 고작 3분의1 수준이다. 전국 대학의 예산을 합해도 미국 하버드대 하나와 비슷하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평가는 부끄럽다. 대학 경쟁력이 60개국 중 50위 안팎이다. 등록금은 대학의 제1수입원이다. 하지만 모순 덩어리다. 대학엔 모자라고, 학생들엔 과도하다. 이기수 총장이 “대학 등록금이 싸다.”고 했다가 혼쭐이 났다. 야당의 격앙된 반발과 네티즌들의 몰매를 자초했다. 대학들은 제2의 돈벌이에 눈을 돌린 지 오래다. 어학원 등 교육 관련 사업은 속된 말로 양반이다. 경계가 없다. 부동산 임대업부터 식당, 여행사, 호텔업, 식료품업, 주유소, 골프장, 건설회사, 의료용품업, 장례식장업, 농수산·임업, 주차장, 금융업 등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아예 유도 정책을 편다. 학교 기업의 금지 업종을 102개에서 21개로 줄였다. 대학은 장사꾼으로 진화하고 있다. 등록금은 올해 동결이나 소폭 인상이 대세다. 그래도 대학의 제1 수입원이다. 정부 지원은 역부족이다. 수익 사업은 한계가 있다. 정치권은 등록금을 틀어막고만 있다. 학부모 부담을 덜려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더 해야 할 일엔 팔짱을 끼고 있다. 대학 살림을 근본적으로 늘려줄 고민은 않는다.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다. 제 할 일은 않고 남만 탓하는 식이다. 한쪽 수입을 막으면 다른쪽 수입이라도 뚫어줘야 할 게 아닌가. 수입을 늘릴 대책이 필요하다. 한쪽을 막은 정치권에 책무가 있다. 기여입학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기부금을 장학금으로 쓰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좀 더 논의하면서 결정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좀 더 논의해 봐야 할 때다. 대학 배불리란 얘기가 아니다. 학부모, 학생들의 등골 휘게 하지 말자는 당위성의 문제다. 이익과 손실의 경중을 다시 따져보자. 정치권이 공론화에 나서라. 무조건 추진하자는 요구가 아니다. 지혜를 모아보자는 취지다. 대통령 주문도 거부하면서 못할 게 뭐가 있나. 반값 등록금 논란만 벌이지 말고. 아니면 더 좋은 해법을 내놓든가. dc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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