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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선거법 새 선거문화] (3) 묶인 국고보조금

    4·13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당과 각 후보들에게 ‘선거자금 확보’ 비상이 걸렸다. 국고보조금을 유권자 1인당 800원에서 1,200원으로 50% 인상하려던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여론에 부딪쳐 무산됐다. 또 후원회 기부한도액이 법인 2억5,000만원,개인 1억2,000만원으로 동결된것도 자금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편법으로라도 선거자금 확보에 나서든지,아니면 씀씀이를 줄여야 할 판이다.그래도 위로가 되는 것은 선거공영제의 확대다.선거비 보전이 15대때보다대폭 늘었다.유효투표 총수의 20%만 확보하면 선거비용 제한액은 보전받게된다. 지역구별 선거비용 제한액 공시는 다음달 18일 지역구별로 이뤄진다.지난해 평균은 8,100만원이었고 올해는 1억원 남짓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막상 선거를 해보면 이보다 훨씬 비용이 든다.주요 정당후보의 경우비공식 비용까지 포함,전체 선거비용으로 10억∼20억원은 들 것이라는 추측이다. 때문에 각 후보 진영도 ‘자금조달’을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개인 후원회와 출판기념회 등 각종 ‘합법적방법’을 통한 자금확보 노력을기울이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자금 동원의 어려움과 선거공영제 확대로 후보자 개개인이 지출하는 자금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이 관계자는 “공영제가확대된 만큼 각 정당과 후보들은 과거와 같이 조직에 의존하는 금권선거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당 차원에서 보면 여당인 민주당은 다른 당에 비해 자금 동원이 다소나은 편이다.그러나 총선용 거금을 한꺼번에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민주당은 지난달 열린 중앙당 후원회에서 50억원을 조달했다고 밝혔다.하지만 비공식 모금액까지 합치면 이보다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다.여기에다 선관위로부터 103억원의 보조금을 받게 된다. 자민련은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자금조달 능력’과 의원들의 ‘개인플레이’에 의존하고 있다.비록 여당이지만 돈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당관계자들은 ‘엄살’을 떨고 있다. 총선에 앞서 81억여원의 국고보조금을 받는다.유세비용,홍보비만 산정해도5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있다.따라서 2월말 쯤 중앙당 후원회 개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특별당비 모금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한나라당은 야당이 된 뒤 처음 치르는 총선으로 걱정이 태산같다.국고보조금은 3당 가운데 가장 많은 130억원을 받지만 후원금·기부금 등이 여당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줄었다. 그나마 희망을 걸고 있는 부분은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특별당비’.내부적으로 200여억원의 특별당비 모금을 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나라당은 또 총선전 또 한차례의 중앙당 후원회를 열 계획이다. 박준석기자 pjs@
  • 중견 판·검사 줄줄이 떠난다

    2월말 법조계 정기인사를 앞두고 중견급 판·검사들이 잇따라 사표를 제출,수사·재판 등 업무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1일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법관 인사에 이어 18일 지방법원 부장판사급 이하 인사를 단행하는 법원에서는 40여명의 판사가 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명예퇴직 신청자 명단에는 서울지법의 윤여헌(尹汝憲·사시 11회),박준수(朴峻秀·〃 13회),이두환(李斗煥·〃),강민형(姜敏馨·〃16회),김택수(金澤秀·〃 19회),윤진영(尹珍榮.〃),소순무(蘇淳茂.〃 20회) 부장판사와 서울행정법원의 임승순(任勝淳·〃19회) 부장판사 등 재경(在京) 부장판사8명을 비롯,상당수 중견 부장급 판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1일 정기인사를 앞둔 검찰에서도 고조흥(高照興·사시 20회) 서울북부지청 형사1부장,박광빈(朴光彬·〃 22회) 대검 마약과장,박정규(朴正圭·〃 22회) 서울동부지청 형사3부장,김승대(金昇大·〃 23회) 서울남부지청 형사6부장,노성수(魯成洙·〃 22회) 수원지검 형사2부장,한희원(韓禧源·〃 24회) 광주고검 검사 등 부장급 검사 6명과 평검사 16명 등 모두 22명의 검사가 사표를 제출했다.사의를 표명한 판·검사들은 대부분 법무법인으로 가거나 개업변호사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판·검사들의 ‘사표 러시’는 곧바로 담당업무의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대법원은 이번 인사부터 ‘지방법원 부장급 이상 법관은 2년간 한 재판부를 맡아 심리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원칙을 마련했지만 상당수 부장판사들이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연쇄 인사이동이 불가피해졌다.재판부의 인사이동으로 일부 재판은 재판기일이 한달 이상 연기되는 등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인천지검도 강력부 이평근(李平根·사시 34회) 검사를 비롯,형사2부 하형인(河형引·〃 38회)·조용호(趙容浩·〃) 검사와 형사3부 엄재민(嚴在民·〃)검사 등 소장파 검사 4명이 한꺼번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는 판·검사에 대한 현실적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모은다.서울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판·검사들이 ‘품위유지’를 할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 못한 현실에서 물질적 풍요를 보장하는로펌 등의 유혹을뿌리치기는 쉽지 않다”면서 “과중한 업무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법조비리·옷로비 사건 등으로 판·검사의 명예가 실추된 것도 집단 사표제출의 한 원인”이라면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사기진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50세 주부 빛나는 고교졸업장

    “못배운 한을 풀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1남1녀의 어머니로,또 생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학업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던 주부가 오십의 나이에 내신 2등급의 우수한 성적으로 고교를 졸업하고 명지대 영문과 신입생 ‘00학번’이 됐다.졸업식에서 중·고 6년 개근상과 고3학급의 회장직을 성실히 수행한 데 대한 공로상도 받는다. 11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성지고(교장 金漢泰)를 졸업하는 이병례(李幷禮·50·서울 양천구 신정동)씨는 가난한 전남 완도 노화읍 섬마을에서 태어나학교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고 17살의 나이에 홀로 서울에 올라와 구로공단에 취업했다.22세때 결혼한 뒤에는 빠듯한 살림에 노점상,식당일로 공부에대한 꿈조차 꿀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고 자식들도 자라자 공부에 대한 열정이 타올랐다.지난 92년 한글부터 배우며 어렵게 공부를 시작했다. 꼬박 6년동안 수업을 마치면 양천구 목동 사거리에서 운영하고 있는 F스포츠용품 대리점으로 가서 밤 10시까지 파김치가 되도록 일을 하고,집에 돌아와서는 11시,12시까지 집안 일을 해야 했다.학교 숙제는 새벽까지 할 수밖에 없었다. 편하게 살자고 타협하고 싶은 유혹이 들기도 했지만 자기와의 싸움에서 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아들과 딸,동료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아들 박준수(朴埈秀·27)씨는 서울대 지리학과 3학년,딸 미라(美羅·24)씨는 단국대를 졸업한 뒤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주택저당증권 장기투자자 ‘유혹’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도울 뿐아니라 안전한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으로 손꼽히는 주택저당증권(MBS:Mortgage Backed Security)이 이르면 다음달말 국내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발행되는 MBS는 최우선순위 채권인 국민주택기금을 담보로 하고 있는 안전한 상품이어서 장기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얼마나 발행되나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KoMoCo,이하 코모코)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국민주택에 대출된 국민주택기금중 미회수금을 기초로 올해안에 1조7,500억원 규모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키로 하고 빠르면 3월말 3,000억원 규모의 MBS를 시중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코모코는 지난달 건교부 승인을 얻어 이달중 H증권 등 3개사로된 주간사 선정을 매듭짓고 금리 등 세부적인 발행조건을 결정할 방침이다. 다음달 발행되는 MBS는 85년을 전후해 국민주택에 대출한 국민주택기금 미회수분 5,000억원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최소 5만원부터 10배 단위로 최고 500억원까지 7가지 종류로 구성돼 있어 기관뿐 아니라 소액투자자도 관심을가져볼 만하다. 코모코 허창무(許昌茂)이사는 “모든 채권에 앞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국민주택기금을 담보로 증권을 발행함으로써 주택저당증권은 물론 앞으로 발행할 주택담보부채권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고 국민주택기금을 크게 확충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유통되나 다음달 발행되는 MBS는 건교부가 코모코에 주택저당채권을 양도하면 코모코는 이를 바탕으로 MBS를 발행한 후 주간사를 통해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각한다. 매각대금은 주간사와 코모코를 거쳐 국민주택기금으로 적립돼 내집 마련 수요자들을 위한 국민주택 건립자금으로 재투입된다. ◆투자가치 있나 우선 MBS 구입자는 3개월마다 한번씩 국고채 금리를 기준으로 책정된 이자를 3개월에 한번씩 받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채권투자의 경우 무엇보다 안전성을 우선해야 하는데 이번에 발행되는 MBS는 안전성 높은 국민주택기금을 기초로 한 까닭에 장기간 보유해도 좋다는게 코모코측의 설명이다. 전광삼기자 hisam@
  • [대한매일을 읽고] 마약사범 확산 막을 근본대책 마련 시급

    마약사범이 1만명을 넘어섰다는 기사를 읽었다. 마약에 대해서는 비교적 안전지대로 인식되어 온 우리나라가 이제는 마약에무방비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특히 갈수록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하니 우려를 금할 수 없다. IMF 관리체제 이후 실직자들이 현실도피 수단으로 마약을 복용하는 사례가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나 지난해 마약이 청소년층에까지 파고 들었다는 설명이다. 마약은 한 개인을 폐인으로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가정과 사회를 황폐화시킨다.더욱이 환각 상태에서 위험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기 때문에 당국의 강력한 대처가 시급하다. 현재 마약사범에 대한 정책은 형사처벌 위주로 되어있다.그러나 이같은 정책으로는 마약사범을 뿌리뽑을 수 없다고 본다.단순히 붙잡아 가둬 두는 것으로는 그 사람을 마약의 유혹에서 건져낼 수 없다.당국과 피의자 가족의 지속적 관심과 예방 및 단속은 물론,현재 운영중인 마약사범보호치료시설의 획기적인 개선이 우리나라를 마약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다. 이안천[제주시 삼도1동]
  • [굄돌] 신춘의 축제를 위하여

    며칠 전 2000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품집을 펴냈다.몇 년 전부터 내가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해오던 일이다.당선 작가를 확인하고,게재 허락을 얻고,작품을 구해 입력하고 교정보고 필름 뽑아 다시 교정보고 인쇄소에 넘기는등등의 숨가쁜 과정을 거쳐,마침내 1월 중순경 이제 출발선상에 선 젊은 작가들의 청신한 얼굴 뜨거운 입김으로 아름다운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인쇄소에서 막 배달돼 오븐에서 지금 꺼낸 빵처럼 뜨끈뜨끈한 책을 손으로쓰다듬으며 이 젊은 작가들의 앞날을 생각한다.이 가운데 문단 중심에 진입하여 한국문학의 새 길을 여는 신진기예로 주목받을 사람은 얼마나 될까?이들 중 과연 몇 작가가 5년 10년 후에도 지금 이 순간의 순수함과 열정을 잃지 않고 자신의 문학에 순사(殉死)하고자 하는 정신을 견지하고 있을 것인가?그들은 그들의 젊은 재능을 노리는 손길들이 환락가의 밤 불빛처럼 빛나고있는 유혹의 거리를 지나야만 한다.또 그들은 한국의 소설사 전체와 겨루어새 문학을 일구는 힘든 싸움의 전장을 낮은 포복으로 쉬지 않고나아가야만한다.그들은 또한 우리 문단을 지배하고 있는 연줄로 얽힌 권력의 그물망과도 싸워야 한다.고향의 뒷동산 오솔길을 거니는 것과 같은 편하고 쉬운 길은 어디에도 없다.비약도 있을 수 없다. 이 아름다운 정신의 젊은 작가들은 자신과도 싸워야만 한다.이제 곧 그들을덮쳐올 주저앉고 싶고,타협하고 싶고,때로는 옆길로 벗어나고 싶은 내부의유혹과 싸워 견뎌야만 한다. 나는 이 푸르디푸른 젊은 정신들에게 정지용 시인의 시인론을 선사하여 그들의 앞날을 축복하고자 한다. “시인은 정정한 거송(巨松)이어도 좋다.그 위에 한 마리 맹금(猛禽)이어도좋다.굽어보고 고만(高慢)하라.”그렇게 나아가,여기 모인 모든 작가가 한국문학을 이끄는 큰 문학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이성희 도서출판 프레스21 대표
  •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파장] KBO·구단선 ‘각개 격파’ 계속

    구단측의 강경방침과 집단이탈 사태로 진통을 겪고 있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KPBPA·회장 송진우)가 안팎에서 힘을 받으면서 대반격을 시도하는등 ‘제2라운드 파워게임’에 돌입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이어 참여연대와 ‘함께 하는 시민행동’도 25일 지지성명을 발표했고 해외에서 활약 중인 프로야구 선수들도 ‘동조대열’에 합류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서에서 “선수협의회 구성을 힘으로 누르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주들의 횡포를 지켜보며 실망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뛰고 있는 이종범(주니치)과 메이저리그의 이상훈(보스턴 레드삭스),박찬호(LA 다저스)도 “가능하다면 돕고 싶다”고 말해 선수협의회 지지를 표명했다. ‘함께 하는 시민행동’도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앞장 선 선수회 임원들의 행동에 경의를 표시한다”면서 “구단들의 부당한 해산 압력에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선수협의회도 자문위원과 에이전트회사인 SM1이 손을 뗀다고 발표해 ‘배후 불순세력’ 비난에대해 정면돌파를 선언했다.자문위원으로 선수협의회를도왔던 권시형 민주당 정책전문위원은 “정책기획은 경실련에서,법률자문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협회’가 맡아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회와 KBO의 이같은 대치상태는 KBO나 선수회 어느 한쪽의 세력이 급속히 기울어질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회가 ‘세 불리기’로 명분을 축적시키면서 동료애 등으로 뭉칠 땐 대세의 역전이 가능하다.반면 KBO와 구단은 선수 개별접촉 및 선수회 내부갈등을 유도하는 등 양보할 기미가 전혀 없어 사태는 장기화 될 전망이다. 송한수기자 onekor@ *왜 불거졌나 프로야구 선수들이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협의회 구성을 강행한 것은구단의 ‘일방통행식’ 운영에 맞서 프로선수로서의 기본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 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초기에 리그 정착을 위해 마련한 ‘선수보유규정’을 별다른 수정없이 이어오며 선수들을 옥죄어 왔다.“노비문서나 다름 없다”는 여론의 질타에 눌려 올해부터 자유계약선수(Free Agent)제도를도입하기는 했지만 이 마저도 구단들의 담합과 횡포로 유명무실한 상태.결국 선수들은 자신들의 신분과 대우를 모두 구단의 처분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생적인 조직’ 구성에 나선 셈이다.구단과 선수의구조적 불평등 관계를 스스로 깨겠다는 것. 이같은 의지는 초대회장으로 뽑힌 송진우(한화)가 취임 일성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의 활성화를 구단에 기대하기보다는 선수들의 손으로 이룩하겠다”고 밝힌 데서도 짐작할 수 있다. 선수들의 논리는 시대적인 흐름과 맞물려 팬들과 여론의 뜨거운 성원을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직은 구단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하고 있다.지난 88년과 96년 두차례나 선수들의 ‘조직화’를 좌절시킨 구단들은 여전히 ‘자본의 논리’를 버리지 않는다.이러한 시각에서 구단들은 선수협의회가 출범하자 마자 ‘가입 선수 전원 퇴출’이라는 초강수를 뒀다.이 여파로 지난22일 75명으로 창립총회를 연 선수협의회는 24일 132명까지 불었다가 바로그날 삼성의 가입거부,현대의 집단 탈퇴 등으로 ‘와해’ 위기에 몰리는 등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명분을 앞세운 선수들의 ‘제몫찾기’와 상업성을 내세운 구단들의 ‘기득권 지키기’가 이번 선수협의회 파동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셈이다. 송한수기자 *외국의 사례 프로야구 역사가 오래된 미국과 일본에서도 선수노조는 구단과의 갈등 끝에 태어났다.지금은 선수노조가 정착돼 선수들이 막강한 구단과 맞설 수 있는힘을 가지게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1885년 프로야구 선수동맹을 일찌감치 만들었고66년에 선수노조를 창립했다.선수노조는 구단주들과 투쟁해 69년 에이전트제도를,72년에는 연봉조정신청 권리를 얻었다.76년에는 스프링캠프를 취소하며 강력하게 반발한 구단과 맞서 6년차 이상 선수에게 자유계약 자격을 주는 프리 에이전트(FA)제도도 탄생시켰다. 현재는 구단주들이 메이저리그 현안에 대해 선수노조와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하기 어렵다.미·일 올스타전,아메리칸리그 지명타자제도 존속,올 메이저리그 일본 개막전 등이 선수노조와 구단주들의 협의를 통해 결정됐다. 일본도 지난85년 선수노조를 결성했다.기존의 선수회가 83년 롯데의 다카하시가 일방적으로 해고당한 뒤 선수노조로 무르익기 시작했다.85년 당시 임의 단체였던 프로야구선수회가 도쿄지방위원회에 노동조합 자격심사를 청원,“프로야구 선수도 노동자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은 후 본격적인 선수노조로 나서게 됐다. 이 때부터 선수회는 프로야구 기구 및 각 구단과 처우개선에 관한 단체협약을 벌이며 각종 사안에 대한 협상권을 갖게 됐다.내국인 선수라면 자동적으로 가입되는 일본의 선수회는 현재 후루타(35·야쿠르트)를 회장으로 에이전트 활성화에 대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결별선언 '곁가지 논쟁' 일단락 ‘순수한 자문단이냐 불순한 목적을 가진 배후세력이냐’-. 프로야구선수협의회(KPBPA)가 25일 결별을 선언했지만 기획단과 스포츠마케팅사인 SM1의 성격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8개구단 사장단은 24일 “불순한 의도를 가진 제3세력에 조종되는 선수회는 인정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기획단이 양준혁 등에게 먼저접근,달콤한유혹으로 선수들을 부추겼다는 주장이다. 반면 정당 전문위원,변호사,교수로 이루어진 기획단은 “불합리한 대접을받고 있는 것을 하소연할 데 없는 선수들을 위해 자문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정치·상업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순수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KBO측은 기획단과 SM1을 부각시켜 집중 공격했고 김기태,이승엽 등도 ‘배후세력’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선수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결국 선수회의 순수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삼성이 불참을 선언했고 현대선수 42명도 일제히 선수회를 탈퇴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선수회의 설립취지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외부세력이 개입된게 문제”라고 말했다. 선수회가 기획단·SM1과 분리되면서 이들의 탈퇴명분도 약해졌고 불순세력운운하던 KBO측도 ‘깨끗한’ 선수회와 마주하게 됐다. 선수회의 본질적 성격보다 창립배경을 둘러싼 곁가지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했던 ‘선수회사태’가 이제 본격적인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 *계약 우위 확보 힘겨루기 '팽팽'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선수협의회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핵심 쟁점은 무엇일까.내막을 한꺼풀 벗겨 보면 양측 모두 힘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 KBO 표면적인 반대 이유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외부세력에 의해 조종되는 선수회의 실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가뜩이나 적자에 허덕이는 구단운영이 외부세력에 휘둘릴 경우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결코 이롭지 못하다는 주장이다.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반대이유는 선수협의회의 구성 취지를 담은정관에 있는 듯 하다. 정관의 총칙 14조 1항에 보면 ‘회원과 구단과의 계약조건의 유지,개선 등권익보호에 관한 사업을 행한다’고 명시돼 있다.이는 지금까지 구단이 행해온 선수계약에 관한 우선적인 권한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명문화하고 있는것으로 결국 이를 인정하게 되면 소속 선수들에 대한 통제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밖에 없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듯 하다. ◆ 선수회 선수회측은 이같은 KBO의 주장은 헌법에 보장된 결사의 자유를 막는 행위라고 반발한다.선수회의 송진우 회장은 “구단들은 서로 구단주회의도 열고 이사회를 통해 입장을 조율하고 때로는 담합행위까지 하면서 프로야구를 지탱하는 한 축인 선수들의 협의체는 인정하지 않는 행위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명분상의 이유.선수회측도 역시 절박한 과제는 구단과의 계약에서 힘의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자유계약선수제(FA)를 비롯,최저연봉제,다년계약제 등 선수들의 생존권이 달린 현안문제를 일괄 타개해나가겠다는 의도도 숨어 있다. ◆ 시민 반응 선수회 구성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은 급기야 ‘선수회 지지 홈페이지(www.ww.or.kr/aseball)까지 구성되는 등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하이텔의 임광국씨(MEDIA5)는 “KBO 없이 올 시즌을 열자”.“19년을 돌려 다오.삼성·현대 선수단의 팬이었다니”(Bahro).“팬들은 나약한 선수를 원하지 않는다”(Solm)는 등 주로 KBO와 불참선수들에 대한 비난일색이었다.반면 “돈을 올리기 수작”(YULVA) “노조구성의 전주곡”(SONSKS) 등선수회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글도 눈에 띄었다. 박성수기자 ssp@
  • 獨 라디오프로 “애인 바람기 테스트”대인기

    [킬(독일) DPA 연합]독일북부지역에서는 요즘 남편이나 아내, 또는 애인의바람기를 대신 테스트해주는 라디오 방송 프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지역의 ‘델타 라디오’라는 한 민영 방송국의 ‘충실성 테스트’라는프로로 이 프로의 디스크 자키 마티아스 파프가 청취자들의 요청에 따라 청취자들 파트너의 바람기를 직접 테스트해준다. 신청자가 남성일 경우엔 파프는 그의 파트너에게 전화를 걸어 남몰래 흠모해 왔다며 유혹한다. 반면 여성 청취자가 요청을 해오면,상대 남성에게 전화를 걸어 여동생 대신에 전화했다”고 둘러대면서 수작을 벌인다. 이 프로는 작년 4월부터 시작했으며 애청자들은 주로 14세∼35세 사이의 젊은이들.파프는 “매일 4∼5명의 청취자들이 자기 파트너의 속 마음을 시험해달라고 전화를 걸어오는데 대부분 20대초반의 젊은이들”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의 독일풍조와도 무관하지않다는 분석.로슈톡 대학 사회교육학 교수 카린 뵐러트는 “가정을 중요시하는 독일인들이 점점 늘고 있으며 특히젊은이들은 ‘가정’이란낱말이 우정과 파트너십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강화도 겨울’ 포구와 진홍빛 낙조의 유혹

    강화도에 가보자. 한겨울을 감싸고도 남을 만한 따뜻한 포구를 찾아서. 혹한속에서도 생명의 기운이 살아 넘치는 갯벌을 찾아서.10여년전 절필을 선언한하종오 시인은 강화도에 틀어박혀 ‘염하를 건너오면/뭐가 있을 것 같아서섬으로 왔다’고 했다지. 한겨울 강화도는 무엇을 ‘건지는’게 아닌 ‘맡기는’여행에 제격이 아닐까.차길 닿는대로,발길 닿는대로 가보자.그러다 도시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라도 잊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저 몸을 맡겨보자. 어머니 품 같은 포근함이 그립다면 먼저 포구에 가볼 일.강화에서 가장 큰항구 외포리를 갔더니 겨울인데도 너무 어수선해 포구 특유의 안온함을 느끼기엔 부족하다. “선두포구가 조용하고 풍광도 좋지요.”선착장 인근 식당의 아주머니가 귀띔한다.외포리 남쪽에 있는 선두포구로 방향을 틀었다. 20분쯤 가니 선두포구 못비쳐 동막해수욕장이 나온다.썰물 때면 수백만평의광활한 갯벌이 드러나는 곳.날씨가 차 인적이 드물다.그러나 아무것도 없을것 같은 뻘을 몇번 뒤적이자 갯지렁이와 검은 흙을 뒤집어 쓴 칡게가 꼼지락거리며 나온다.그 생명의 강인함이라니!.추워 떨리던 몸이 순간 후끈 달아오른다. 선두포구는 아주머니 말대로 인적이 없어 쓸쓸함이 갯골을 메운다.하지만 이를 덜어주는 것이 있으니,바로 철새다.갯벌과 인접한 논바닥에 앉아 있던 큰기러기 떼가 발소리에 놀라 날아오른다.갯벌 위 먼 상공에도 100여마리 기러기가 삼각편대 대형으로 하늘을 가르고 있다. 내친 김에 뱃길에 몸을 맡겨보기로 했다.강화도 서쪽 석모도행 배에 승용차를 탄채 올랐다.외포리에서 석모도 석포선착장까지 10분도 채 안걸리는 짧은뱃길.배를 따라오는 기러기들에게 과자 부스러기를 던져주며 노는 재미가 쏠쏠하다. 석모도는 해안 일주도로가 19㎞에 불과해 천천히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그만이다.선착장을 나와 진득이고개를 넘어 달리면 염전과 미니포구인 어유정포구,민머루해수욕장이 잇달아 나온다. 어유정포구는 작고 아담한 것이 초행이지만 왠지 친숙한 느낌을 준다.서너척의 작은 어선과 갯벌,미니 선착장이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민머루해수욕장도 500m정도의 짧은 백사장과 갯벌이 전부.바위와 잔돌엔 석화가 드문드문 달라붙어 자란다.해수욕장 치고는 제법 운치 있다. 민머루해수욕장에서 조금 더가면 장구너머포구다.가는 길 중간 고갯마루에차를 세웠다.무언가 큰 것을 본 느낌.섬의 서쪽 해안선이 한눈에 들어오고확 끼쳐오는 서풍에 가슴 속까지 서늘하다.요란스럽지 않고 ‘점잖게’굽은해안선이 서해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시간이 촉박해 장구너머포구는 그냥 지나쳐 선착장으로 차를 몰았다.다시 외포리다.외포리선착장 옆에는 젓갈시장이 있다.강화도를 떠나기전 한번 꼭 들러야 할 것같은 느낌을 받은 곳이다.밴댕이젓 조개젓 오징어젓 등 십수가지젓갈이 가득 담긴 큼지막한 통을 앞에 두고 아주머니들이 손님을 부른다.1㎏이 훨씬 넘을 것 같은 밴댕이젓 한병이 5,000원이다. 서울을 향해 출발하려다 서쪽 하늘을 보고 멈칫했다.엷은 구름을 빨갛게 불태우는 낙조.강화의 또 하나 아름다움이 거기에 있었다. ◆가는길 승용차로 가려면 올림픽대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올림픽대로 끝에서김포로 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48번 국도로 갈아타면 강화대교까지 이어진다.대중교통은 서울 신촌사거리 서강대교 방면에 있는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강화로 출발하는 버스가 10분 간격으로 있다. ◆먹거리 강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밴댕이회.맛과 영양이 뛰어나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특산물이라고 한다.외포리 등 모든 포구의 음식점에서 회와 회무침을 맛볼 수 있다.한접시에 1만5,000원.회무침은 1만원.두사람이 먹기에 적당하다. 순무도 강화의 대표적 특산물. 보라빛이 도는 동글동글한 열매로 톡 쏘면서씁쓰레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세계최대 마약생산 미얀마,오명벗기 ‘안간힘’

    미얀마가 마약퇴치 작업에 몰두하며 세계 최대의 마약생산국이란 오명 벗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생산지를 완전히 없애겠다고 의욕을 보이는 것. 미얀마는 샨주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군벌인 와주연합군(UWSA)과 공동으로 마약 ‘헤로인’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의 주요 재배지인 샨주 북부 산악지역 농민 5만명을 샨주 남부 태국 접경지역의 완훙으로 소개하는 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다. 미얀마의 반정부 소수민족이던 와족은 89년 들어선 군사정부로부터 ‘양귀비 재배지 제거’를 약속,자치권을 얻어냈고 지난해 11월 그 약속 이행에 들어가 지금까지 1만여명의 양귀비 재배농을 이주시켰다.3월말까지 2만명의 농민이 추가로 이주할 예정이다. 미얀마 정부와 UWSA측은 양귀비 주요 생산지는 2005년까지,나머지는 2015년까지 마약을 완전히 없앨 계획이다. 미얀마가 이처럼 마약의 근원적인 퇴치에 나선 것은 국내외적 압박 때문.세계 마약 공급량의 절반,미국에 수입되는 헤로인의 60%가 미얀마산으로 마약최대생산국 미얀마의 국가신인도는 땅에 떨어졌다.미얀마의 양귀비 재배면적은 약 13만㏊로 연간 1,700t의 양귀비를 생산할수 있다.가뭄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흉작이었던 98년에도 약 1,200t 정도가생산된 것으로 유엔마약통제프로그램(UNDCP)은 추정하고 있다.양귀비 10t에서 헤로인 1t이 생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100여t 이상의 헤로인이 생산돼 전세계로 공급됐을 것이라는 얘기다.미얀마,태국,라오스 등 세곳을 연결하는 ‘황금의 삼각지대’가 세계 마약 주생산지로 꼽히는 이유다. 또 마약의 내수가 확대되면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확산의 일등공신이된 것도 미얀마 정부의 마약퇴치 발걸음을 서두르게 하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와 군벌의 마약퇴치 작업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우선 양귀비 재배는 사탕수수나 커피재배에 비해 3배의 소득을 가져다주는 만큼 농민들이 마약재배의 유혹을 떨칠지 의문이다.농민들 이주와 대체작물 재배 지원을 위한 재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마약으로 부를 쌓아 권력을 유지하는 군벌이 언제까지 ‘제살’을도려낼지도 미지수다. 박희준기자 pnb@
  • [외언내언] 겹 분화구

    제주도는 신생대 3기말 수많은 용암분출로 이뤄진 화산섬으로 섬 전체가 화산의 보고(寶庫)로 일컬어질 정도로 각종 화산지형이 다채롭게 발달되어있다.처음 해저에서 화산폭발로 용암평원이 형성된뒤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백록담이 생기고 이어 소규모 화산작용으로 ‘오름’이라고 부르는 400여개의 기생화산이 생겨났다.화산암의 찌꺼기인 ‘송이’는 건물의 지붕을 덮는멋진 재료로 쓰인다. 이 섬 최남단에 위치한 송악산은 세계에서도 드물게 보는 겹분화구이다.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 38권에 고려중엽인 1002년과 1007년 탐라국에 화산폭발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은 당시 두차례의 화산폭발로 인해 해발 135m의 송악산이 생성된 사실을 가르킨다.분화구안에 또 하나의 분화구를안고있는 특이 지형인데다 가장 최근에 형성된 까닭에 분화구지대가 이뤄지는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화산의 산 교과서’로 불린다. 겹분화구는 응회암층·사구층·화산암층·송이층 등 속살이 드러나 있어 생성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전시장 역할을 하는데다 최근엔 새발자국 화석까지 발견돼 고생물학 연구에도 중요한 장소로 부각 되고 있다.희귀한 형성과정에 걸맞게 신비스런 자태가 잘 보존되어 있으며 희귀 암석이 많아 중국화산학자와 일본학자들이 수시로 현장을 찾아 연구를 하는 등 세계적으로 화산지질학 연구대상의 가치를 크게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송악산 겹분화구내 49만평에 리조트단지 개발 허가를 내줘 학계와 환경단체들이 사업승인 철회를 요구하는 운동에 나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개발계획에 따르면 제 1분화구 지대에 호텔과 콘도,식당,쇼핑센터,놀이시설 등이 들어서며 제 2분화구 위로는 곤돌라를 설치한다는 것이다.이럴 경우 분화구 정상의 암반을 잘라낼 수밖에 없어 겹분화구 원형이 크게 훼손될 것이 뻔하다. 그동안 절대보전지구로 보호되던 겹분화구에 지난 연말 갑자기 리조트단지가 허가난 것은 지역개발과 세수(稅收)증대라는 눈앞의 물질적 유혹때문이다.개발할 경우 도재정에 큰 도움이 되고 4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경제논리가 앞선 결과이다.관광시설을 확대하고 수익을 늘려 지역발전을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필이면 학술적 가치가 높은 분화구안에서 이런 사업을 해야 하는가는 재고 할 문제다. 제주도는 하늘이 한민족에게 내려주신 축복이다.완만한 한라산 산록의 순상화산체가 갖는 수려한 경관과 해양성기후로 인한 생태계는 이국적 분위기로찾는 이를 매료시킨다.자연유산은 우리의 후손과 공유해야 할 하늘의 선물로 어떠한 명분으로도 훼손시켜서는 안된다. 이기백 논설위원
  • [고시촌 24시] 학원강사

    고시 학원의 인기강사들에게도 스포츠나 연예계의 스타들처럼 스카우트의유혹이 끊이지 않는다. 고시촌에서 ‘잘나가는 강사’는 그를 따라 옮겨다니는 수강생들이 500여명에 이른다.당연히 학원강사들의 수입은 인기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유명 학원을 찾아다니던 수험생들의 행태가 최근에는 인기있는 강사를 쫓아가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쉽게’ 가르치고,‘깔끔하게’ 정리해주는 강사들을 찾아 학원을 넘나들며 강의를 듣는 것이다. 고시생들의 이같은 경향 때문에 학원강사들도 강의 내용의 차별화를 지향한다.자신만의 서브노트를 공개하거나,자체시험을 실시하고,최신 판례를 철저히 분석하는 등 긴장감 있게,또 지루하지 않게 강의를 주도해 나간다. 수강생들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처음 강단에 선 강사들은 쓰라린 ‘첫경험’을 하게 된다.한 강사는 “첫 강의에서 대학교수처럼 무게있는 강의를 했다가 ‘재미없다’,‘더이상 못들어주겠다’는 반응이 바로 나타나 당황했다”고 회상한다. 1∼2년을 주기로 새로운 경향을 나타내는 수강생들의 입맛을 맞추는 것이수험생을 합격시키는 것만큼 큰 숙제다. 초·중·고교 교사나 보습학원 강사들은 보통 ‘가르치는 일’을 전업으로삼고 있지만 일부 고시학원 강사들은 본업과 부업을 겸하고 있다.현역 교수나 대학원에서 학위를 이수중인 고시 경력자,행시 합격생이나 사시를 패스한 사법연수원생 등도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든 것중 하나는 제자들과 같이 고시공부를 하고 있는 강사들이 있다는 것.제자를 먼저 합격시킨 강사가 있다면 “제 머리도 깎지 못하면서?”라며 고개를 갸우뚱하기 쉽다.하지만 이들이 의외로 고시촌의 ‘잘나가는 강사’다. 이들의 특징은 오랜 고시준비 기간동안 쌓은 풍부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자신만의 전문과목을 개척해 나간다는 것.공부하는 ‘수험생’과 가르치는‘강사’의 두 입장을 골고루 체험해 수험생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시원하게긁어준다. 지난해 초반부터 고시학원가의 새 세력으로 급부상한 이들이 현직변호사들. 형법을 수강중인 L씨(33)는 “변호사 출신 강사들의 강점은 실무위주 강의로 쉽게 이해시킨다는 것”이라면서 “실무경험이 요구되는 과목에서 교수 출신보다 변호사 출신을 선호하는 층이 넓다”고 귀띔한다. 최여경기자 kid@
  • [외언내언] ‘신상 공개’

    김강자(金康子) 서장이 ‘미아리 텍사스촌’에서 시작한 미성년 매매춘과의 전쟁이 큰 전과(戰果)를 올렸다.미성년 매매춘이나 ‘원조교제’,청소년 강간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도록 한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14일 국회를 통과했다.‘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안’은 ▽19세 미만 청소년과 성관계를 맺은 사람 ▽청소년의 성행위를 알선하거나 장소를 제공한윤락업자 ▽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수입·수출한 사람 ▽청소년을 강간·강제추행한 성폭력범의 이름·나이·직업 등 신상과 범죄사실 요지를 관보에 게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개하도록 했다.미성년 성학대를 막을 수 있는기본적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미아리 텍사스촌’에서 시작된 ‘김(金)의 전쟁’이 아니었더면 이 법안은 무산될 뻔 했다.지난해 11월초 의원입법으로 각각 발의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안’과 ‘청소년 보호법’ 중 개정법률안이 통합된 이 법안은 12월27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그러나 법사위 일부의원들이신상공개 처벌은 인권침해의 위헌소지가 있다며 반대하는 바람에 이번 임시국회 회기 안에 통과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었다.전면전으로 확대된 ‘김의 전쟁’은 이 법안 통과에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결국 임시국회가 폐회되기 하루전 법사위 통과,마지막날 본회의 통과가 이루어진 것이다. 사실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안’은 미국의 ‘메건 법(Megan’s Law)에 비하면 매우 온건한 법이다.메건 캔타라는 7세된 여자아이가 이웃에 이사 온 전과 2범의 성폭행범에 의해 강간·살해당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 진이 법은 성폭행범이 이사가는 곳마다 경찰에 자신의 소재를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성폭행범의 신상도 우리보다 더 상세하게 공개된다.즉 이름·나이·관련범죄 사실은 물론이고 육체적 특징과 사진,거주지 등을 경찰에 등록하고주민들은 그 정보가 수록된 CD를 보거나 전화로 조회할 수 있다.성폭행범이형을 마치고 출소할 때 그의 범죄에 따라 위험성의 정도를 법원이 결정하며‘아주 위험’ 판정을 받은 경우 경찰이 방문해 성폭행범이 이웃에 산다는것을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이 법이 규정하는 성폭행범은 강간범 뿐만 아니라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거나 유혹해 성관계를 맺는 자도 포함된다.미성년 성학대는 중형으로 다스리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안’ 시행령 제정과정에서 죄질이 나쁜 경우 메건법처럼 보다 상세하게 신상을 공개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일반인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 관보를 통한 신상공개는 자칫 형식에 흐를 수도 있다.성폭력특별법 또한 이 법안의 정신에 따라 다시 개정돼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이 법안이 남성들의 그릇된 성의식을 고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임영숙 논설위원 ysi@
  • Q채널 성인용 다큐 ‘스크린 앤 에로티시즘’

    성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다큐전문 케이블TV Q채널(채널 25)이 오는 13일부터 매주 목·금요일 밤 11시 시간대에 성인용 다큐만을 집중적으로 방영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물론 소위 ‘18마크’가 찍힌다. Q채널 관계자는 “덮어두고 감추려고만 했던 성 문제를 드러내 우리 사회 표현의 자유와 검열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고 편성의도를 밝혔다. 첫 다큐로 호주의 독립제작사 MC스튜어트사가 제작해 공중파 TV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된 바 있는 6부작 ‘스크린 앤 에로티시즘’을 선택한 것도 이같은 기획의도에 따른 것.자극적인 소재를 조심스럽고 진지하게 접근한 점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이 다큐는 100년 영화역사를 고찰하며 성의 표현 문제를 둘러싸고 빚어진 수많은 논란들을 빼어난 영상 속에 재현한 작품이다.검열의 ‘덫’에 걸려 지금까지 국내 영화팬들에게 소개되지 않았던 성애 장면들도 선보인다. 영화의 출발과 궤를 같이한 1편 ‘성과 무성영화’를 시작으로 ‘이브의 유혹’,‘완전치 못한 순수’,‘할리우드가 성년에 달하다’,‘동성애에서 X등급까지’,‘국가검열에서 NC-17등급까지’가 차례로 방송된다. 물론 가장 볼만한 것은 마지막편.적나라한 성 표현이 문제된 폴 버호벤의 ‘원초적 본능’,강간과 폭력 장면이 난무했던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 오렌지’,일본에서 개봉을 못해 프랑스에서 겨우 상영된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감각의 제국’ 등이 국가검열의 문제를 건드린다. 다소 선정적인 소재임을 의식한 듯 Q채널 측은 시청자 반응 등을 살펴본 뒤후속작들의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조심스런 자세.할리우드 영화에서의 성표현 문제를 역사적으로 고찰한 ‘할리우드 섹스’와 미국 매춘산업의 역사를 인류학적으로 접근한 ‘후커스 앳 더 포인트’를 검토하고 있다. 제한적인 시청자층을 상대하다 보니 케이블 TV의 편성전략은 공중파와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 이미 만화전문 케이블TV 투니버스(채널 38)가 지난 해 12월,노골적인 성표현과 폭력 장면으로 점철된 성인 애니메이션 ‘고르고 13’을 시험방영한 뒤추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터여서 Q채널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임병선기자 bsnim@
  • “아무리 힘들더라도 부정유혹 빠지지 말라”

    명예퇴직을 앞둔 대전지역 한 공무원이 동료 공무원들에게 아무리 힘들더라도 부정부패의 유혹에 빠지지 말 것을 당부하는 글이 인터넷에 게재,주위를숙연케 하고 있다. 이 글은 ‘다산12’라는 ID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이 최근 행정자치부 인터넷 홈페이지 ‘열린마당’에서 대전시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토론의 장’에 옮겨 놓은 것으로,게재 10여일 만에 조회건수가 100건을 넘어섰다. 이 글에서 자신을 명예퇴직을 두 달여 앞둔 김모(47)라고 밝힌 이 공무원은 1981년 7월3일자로 임용돼 지금까지 말단 공무원 생활을 하며 박봉으로 생활을 꾸려오다 결국 퇴직금을 받아 아파트 대출금 등으로 쌓인 빚 3,000만원을 갚기 위해 20년 가까운 공직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며 그동안의 개인역정을 소개했다. 김씨는 이어 “그러나 공직생활을 그만두고 무엇을 할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몸에 밴 나라를 위한 충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록 가진 것은없고 잘 나지는 못했지만 나의 조국을 영원히 사랑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늘날까지 우리나라가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일부 부정부패 공무원보다 침묵을 지키며 맡은 직분에 충실한 대다수 공무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최용규기자 ykchoi@
  • [발언대] PC통신 불법 금융피라미드에 속지말아야

    최근 PC통신을 통해 ‘손쉽게 돈버는 법’이라는 금융피라미드 가입을 유혹하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내용을 살펴보면 6명의 명단을 준 뒤 이를 순위로묶어 각각 1,000원씩 송금하고 마지막 명단에는 새 가입자의 이름과 은행 계좌를 적어 다른 사람의 송금을 유도하고 있다.덧붙여 한달 만에 8억원을 모았다느니,두 달에 20억원을 벌 수 있다는 식으로 현혹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방법은 법률적,도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때로는 외국의 정치인과 학자,국내의 변호사,대학교수도 가입했다고 하며 법률가의 의견이 덧붙여놓기도 한다.가입비용이 적고 내용도 솔깃해 장난삼아 가입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그렇지만 이는 분명 범죄행위이고 사회에 끼치는 해악도 대단히 크므로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2항 1호의 위반사범이 되며 그에 대한 처벌은 5년 이하의 징역과 1억원의 벌금,수익금 전액 몰수다.또 사기,횡령,범죄단체 조직의 죄까지 더해져 처벌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광고내용 가운데 법적으로문제가 없다, 교수나 변호사도 한다,또 법무사가 괜찮다고 한다,또는 미국 연방우편법에 합법이다 등 하는 말은 모두가 허위이다.우리나라에서도 당연히 불법이다.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보자면 가입한 사람들 모두 투자한 돈 이상의 이익을 얻을 길이 없다(간단히 표를 만들어 계산해보면알 수 있다). 또 물품이나 용역의 생산, 변화,가공이 전혀 없고 금전만 이동하는 이전거래로 근로 의욕과 건전한 경쟁, 창의적 노력을 차단하고 땀과 봉사의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라 반사회적이라 하겠다. 만약 이런 유혹에 넘어가 통장을 만들고 광고를 낸 사람들은 입금된 금액을돌려주는 등 수습을 해야 할 것이며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힘써야 할것이다. 각 은행도 이같은 거래를 철처히 감시하고 고객에게 금융피라미드의 해악과 처벌내용을 알려 고객들을 보호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민수[서울 중구 충정로1가·manmanse@nacf.co.kr]
  • 각계인사 신년사

    ◆朴浚圭 국회의장 지난 천년 동안 인류는 우여곡절 끝에 경천동지할 만한 변혁을 이룩했지만우리의 지난 백년은 분열과 대립,알력과 정체의 한스러운 한 세기였습니다. 국민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행복의 언덕을 찾는가 싶더니 IMF 위기라는 암흑의 터널에서 고통을 겪었습니다.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우리 모두 다시 한번곰곰이 생각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겠습니다. 새해에는 총선거가 있습니다.새 세기를 여는 총선거인만큼 국민의 주권행사에 한층 더 신중을 기해야 하겠습니다.무책임한 선동이나 달콤한 교언영색,허망한 공약(空約)이나 물질적인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선거권 행사를 통해새 시대에 걸맞은 정치를 가꾸어 나가야 하겠습니다.이번 총선거가 우리의운명을 결정한다는 자각을 한번 더 일깨워 주시기 바랍니다. ◆崔鍾泳 대법원장 국민 여러분께 새해인사를 드립니다.명실상부한 세계의 중심국가로 웅비하는 새 천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21세기는 정보와 문화,지식 중심의 시대,경제적 국경이 허물어져 세계가 하나의 무대가 되는 무한경쟁시대가 될 것입니다.우리 모두 시대적 변화를 인식하고,세계 속의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도록 분발해야 합니다. 사회가 전문화되고 모든 분쟁이 더욱 복잡해짐에 따라 법의 지배의 필요성이 한층 증대될 것입니다.국가권력의 행사에 대해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는 일 역시 여전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모든 국민이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저렴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겠습니다.국민들이 법원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고 누구나 평등하게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李萬燮 국민회의 총재대행 세기를 넘어,천년을 넘어 새로운 아침이 밝았습니다.새 세기는 모든 사고와 발상의 대전환이 이뤄져야 하며,일찍이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모든 구태와 관습이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오직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와 발상만이 살아남는 격동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든 문명의 발자취가 그러했듯이,위기와 전환의 시대에는 국가 구성원 모두의 진취적 기상과 헌신이 요구됩니다.개인의 앞길은물론 나라의 앞길 역시,희생적 정신과 개척자적 행동만이 국가의 전도를 밝게할 것입니다.모두합심하여 개인보다는 사회를,또 공동운명체인 국가의 밝은 미래를 위해 대승적 화합의 첫 출발이 되기를 소망합니다.희망의 새 천년,새시대를 맞아 나라를 위한 새로운 헌신을 호소드리며,국민 모두의 건승을 빕니다. ◆朴泰俊 자민련총재 새천년의 문빗장을 여는 오늘 정치권이 과연 이러한 시대적 책무를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국민 여러분들께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수 없습니다.지구촌 곳곳에서 철조망이 걷히고 있는 세계화시대에 정치권은 오히려 ‘마음의 철조망’을 상호간에 굳게 둘러치고,난폭한 언설들을 거침없이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지역패권주의에 안주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것이 지금 이 시간의솔직한 정치권의 모습입니다.이러한 오늘의 정치현실은 천년을 송구영신하는 이 시점에 기필코 버리고 가야 할 ‘구시대의 것’입니다.금년은 국민이 정치권을 심판하는 총선거의 해입니다.잘못된 정치상을 바로잡고 국민에게 희망의새 시대를 열어 드리고자 노심초사했던 우리 당의 의지와 집념이 정당한 평가를 받을 호기입니다. ◆李會昌 한나라당총재 지난 20세기는 우리 민족에게는 수난과 영광을 동시에 가져다 준 한 세기였습니다.이제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또 다른 도전이 거세게 닥치고 있습니다.무엇보다 정치권이 대오각성해야 합니다.21세기 국가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지역주의와 권위주의의 낡은 정치구도를 혁파하고참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상극의 정치를 청산하고 상생의 정치를 반드시 실현해야 합니다. 새로운 정치는 새로운 리더십과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할 때 가능합니다.지금부터라도 정치권이 자기반성과 혁신을 통해 부단히 거듭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21세기에는 반드시 민족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의 시대를 활짝 열어나가야 합니다.채찍과 당근을 균형있게 구사할 때 비로소 북한도 변해 나갈 것입니다.
  • [여론조사] 우선정책 과제

    새해 우리 사회의 화두(話頭)는 부정부패 척결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에 우리나라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두 가지를 묻는 질문에응답자의 44.2%는 부정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이어 물가안정(38. 9%)과 정치개혁(38.6%)·실업대책(32.6%)·경제개혁(24.2%)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년간 지속된 단골 메뉴들이기는 하지만 이같은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민들의 관심사에 변화가 일고 있음을 알 수 있다.지난해 9월 대한매일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물가안정’(28.9%)과 ‘실업대책’(25%)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부정부패 척결’(18.9%)은 세번째 과제에 머물렀다.우리 사회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경제적 고통을 어느 정도해결하면서 이제 국민들은 보다 건강하고 깨끗한 사회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정부패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지수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잘 드러난다.지난달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가 조사한 공직부패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92%가 우리나라의 부정부패를 심각한 수준으로 봤다.또 지난해 10월 국민회의 김옥두(金玉斗)의원이 경찰공무원 498명을 설문조사한결과 70%가 뇌물이나 청탁의 유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같은 달 국제투명성기구(TI)의 각국별 부패지수 발표에서 우리나라가 조사대상 99개국가운데 자메이카·리투아니아 등과 함께 50위에 올랐음은 부정부패가 우리사회의 가장 심각한 치부임을 말해준다. ‘물가안정’이 두번째 과제로 꼽힌 것은 가파른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진경호기자 jade@
  • 정세균의원 15대 의정활동 자료집 펴내

    초선의원인 국민회의 정세균(丁世均)의원이 15대 국회에서 느낀 소회를 ‘15대 국회를 되돌아 보며’라는 제목의 자신의 다섯번째 정책 자료집에 담았다. 의정 활동을 자성하고 결산하는 심정으로 책을 펴냈다는 것이다.그는 자료집에서 “15대 국회는 무용론이 제기될 정도로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국회가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기관이 된 데 대해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겸허히 반성한다”고 적었다. 이는 변화된 정치상황에 국회가 적응하지 못하고,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따르지 못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반성은 계속됐다.청문회에서 나름대로 노력은 했지만 언론 보도를 의식하는발언과 중복질의에 가세한 점을 부끄럽게 여긴다고 술회했다. 비화들도 소개했다.예결위 계수조정소위 위원로 활동할 때 정부부처와 이익단체 등으로부터 읍소형 청탁 전화와 압력성 전화폭력에 시달렸다거나,또 의원에 당선된 뒤 첫 감사 때는 한보그룹의 로비 대상 인물로 지목돼 1,000만원의 현금다발 공세를 받고 당황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유혹을 뿌리쳐 정치적 소신과 깨끗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끝으로 16대 국회는 생산적인 국회,국민 통합의 국회,의회주의 원칙이 확립되는 국회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매체비평] 새 천년에 비는 세가지 소망

    한 해가 저물어간다.언론에서 하도 떠들어대는지라 식상하기는 하지만,새천년을 맞는 해라는 점에서 이번엔 좀 특별하기는 하다.따지고 보면 해가 바뀐다 해서 그리 대단한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그냥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는 것 뿐이다.그래도 이리 요란을 떠는 것은 아마 지난 해에 이루지 못한 일을 되새겨보고 반성하자는 좋은 뜻일 게다. 우리나라에 근대적인 신문이 생긴지 백년이 넘었지만,과거를 돌아보면 좋은 일보다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더 많다.물론 우리사회의 얼룩진 정치·사회사 때문에 불가피했던 일들이 대부분이다.하지만 과거의 어두운 흔적들은 아직도 전통이나 관행의 형태로 남아 우리를 괴롭히고 있고,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첨단 제작시설과 종합 정보산업,뉴밀레니엄 같은 21세기적 어휘와 함께 비리,로비,촌지 같은 18세기의 부패한 토호 이미지의 단어가 공존하는 현실이 슬프다. 새 천년을 맞아 우리 언론에게 주문하고 싶은 것 세 가지를 꼽아보았다.뉴밀레니엄을 맞는 시점이니 이왕이면 지난 백년 동안 이루어지지 않았던 좀거창한 꿈들만 골랐다. 첫째,우리도 자랑할 만한 언론사 하나쯤 두었으면 한다.권력이나 유혹과 타협하지 않는 언론의 정신적 자세를 거론할 때마다 뉴욕타임즈나 르 몽드의예만 드는데 신물이 났다.어느 사회건 언론이 특별대우를 받는 것은 오랫동안 싸워 지켜온 정신적 전통 때문이다.우리 언론에는 과연 이런 전통이 남아있는지 의문이다.정치적 규제가 사라진 오늘날에도 권언유착이니 무슨 장학생이니 해서 언론은 비틀거리고 있다.개화기와 독재정권 등 어려운 시절에도 꿋꿋이 유지되었던 기개와 패기들이 그립다.부디 새 천년에는 남의 나라 얘기 대신에 우리 언론사 이름을 자랑스럽게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둘째,염불보다는 잿밥에만 골몰한,크고 작은 사이비언론들을 몰아냈으면 한다.아직도 우리 주위엔 신문사를 권력처럼 여기는 언론인이 아직도 남아 있다.군소 지방지들 중에는 신문을 잘 만드는 일보다는 사주가 벌여놓은 일의방패막이 노릇을 하거나 이권사업에 열심인 데도 있다고들 한다.하지만 나는 일부 지방언론사만 사이비언론으로 몰아부치는 데는 반대다.오히려 중앙지가운데는 아예 내놓고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는 데가 많기 때문이다.언론사라면 어딜 가든 으례 특별대우를 받고 법에 좀 어긋나는 일이 있어도 눈감아주는 것이 ‘관행’이라면 차라리 스케일 작은 사이비언론은 애교에 가깝다.정부가 언론사에 세금을 물리고 조사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 뉴스거리가 되는 코미디는 새 천년에는 없어졌으면 한다. 셋째,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는 언론의 모습을 보고싶다는것이다.우리 신문은 초창기부터 계몽주의 성격이 강했는데,이는 자랑스런 전통이라 해도 좋다.당시만 해도 언론계에는 의식있는 지식인들이 모여들었고국민들은 민도가 높지 않았기에,좀 어설픈 아마추어주의도 그런대로 통했다. 그런데 사회 각 부분이 전문화된 지금도 언론은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계몽주의는 좋은 전통이지만 21세기에 맞게 새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 품고 있던 생각을 막상 풀어놓고 보니 꿈 치고는 좀 시시하다는 느낌까지든다.하지만 이런 소박한 주문을 해마다 되풀이해야 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임영호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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