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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삼웅 칼럼] 화해시대의 냉전수구 지식인

    헤겔이 지식인을 미네르바의 부엉이에 비유하여 역할의 ‘추종성’을 강조하였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을 이끌고 시대조류를 형성하는 것은 역시 지식인의 역할이다. 국가의 흥륭을 결정하는 요인은 건전한 정치세력과 올곧은 지식인그룹의 역할을 들 수 있다. 건전한 정치세력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올곧은 지식인그룹이 존재해야 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대정신에 투철한 지식인그룹이 존재하는 사회치고 낙후되거나 멸망한 국가는 없다. 불행히도 우리 근현대사는 올곧은 지식인이 소외되고 사악한 지식인집단이 주류가 되어 역사의 물굽이를 역류시키고 시대정신을 오염시켰다. 왜정시대 친일지식인의 반민족성이나 독재시대 어용지식인들의 반민주성 그리고 요즘 냉전의식에 중독된 반통일적 지식인집단의 행태를보면 사악한 지식인의 존재가 얼마만큼 역사발전에 저해하는가를 알게 된다. 2차대전후 프랑스와 독일이 파시즘지식인을 청산한데 비해 한국과일본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거대한 극우파워를 형성했다. 일본의 극우세력이나 한국의 수구집단은 ‘동조동근(同祖同根)’의 유사성을 갖고 있다. 독초가 번창한 땅에 약초가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원래 독초는 번식력이 강한데다 꽃도 아름답고 열매 또한 탐스러워 사람을 유혹한다. 양귀비꽃을 상기하면 된다. 해방과 혁명,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져도 ‘양귀비’로 상징되는 수구세력은 약화되지 않았다. 실로 우리의 비극은 여기서 기원한다.만악의 근원이다. 왜정시대 ‘내선일체론’이나 5공시대 ‘광주폭도론’그리고 요즘‘북한불변론’으로 이어지는 수구지식인의 ‘붓장난’은 민족의 이성에 칼질하는 망나니 짓이다. 한 시대가 지나면 이들의 ‘칼춤’이지탄의 대상이 되지만 ‘지탄(指彈)’은 말 그대로 손가락질일 뿐,악의 존재는 멀쩡하다. 악초가 ‘손가락질’로 제거되는 일은 없다. ‘양귀비꽃의 마력’처럼 수구지식인일수록 미사여구·교언영색으로무장하고 허구의 논리로 민중을 매혹한다. 강고한 집단주의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준다. 왜정시대 ‘아시아 해방과 미·영귀축론’에는 친일파의 독초가 숨겨 있었고, 5공시대 ‘광주폭도론’의 배경에는 유신잔재가,요즘 내세우는 ‘상호주의원칙’에는 냉전회귀의 분단주의 비수가 꽂혀 있다. 기득권도 챙기고 논리성도 세우려는 냉전수구지식인의 이중성은 박쥐의 생태와 닮는다. 음습한 곳에서만 생존이 가능한 박쥐처럼 기득권과 논리성의 가면을 바꿔쓰면서 기회주의적 줄타기를 거듭한다. 왜정시대가 행세에 편하고 독재시대가 치부에 적합하며 분단시대가 기득권 지키기에 유리한 때문이다. 그래서 한사코 해방을 기피하고 민주화를 거부하고 통일을 방해한다. 수구세력은 김대중대통령의 집권으로 한때 겁을 먹었다. 개혁·민주·통일이라는 수구세력이 가장 기피하는 조건을 두루 갖춘 권력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DJ정부는 곧 지역성에 바탕한 거대야당과 수구지식인집단에 포위된 소수정권의 한계를 드러냈다. IMF 극복이라는과제가 개혁을 이완시켰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시대상황도‘물리적 개혁’을 막는 금줄(禁線)이 되었다. 권력핵심의 인적 구성도 개혁성보다 현상유지쪽에 치우쳤다. 이를 놓칠세라 ‘정권의 한계’를 간파한 수구세력은 지역주의와 반공정서를 바탕으로 개혁의 발목을 잡고 남북화해협력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심지어 진보적 시민단체나 언론사 내부에서도 개혁을지지하면 ‘친여’로 몰려 비판된다. 독재시대에는 친여와 친야의 흑백론이 필요했다. 군정 대 반군정의 경계선이 확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개혁과 수구,통일과 반통일의 잣대가 비판의 기준이 돼야 한다. 길은 없는가.깨어 있는 지식인그룹이 수구세력의 본질을 밝히고 그들의 반시대적 논법을 깨뜨려야 한다. 여야 개혁정치인들도 시대적과제에 힘을 모아야 한다. 더이상 수구지식인의 반시대적 ‘여론’이국민의 뜻으로 둔갑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북한 김용순총비서의 방남(訪南)에서 보듯이 남북관계는 지난 반세기보다 올 3개월동안 훨씬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민족사의 큰 경사다. 이런 시점에서 냉전의식에 절은 수구지식인들도 인식의 변화를 보였으면 한다. 마침 추석명절을 보내고 업무를 새로 시작하면서 이 기회에 한번쯤 민족과 역사를 생각하면 어떨까.수구지식인의 정체성회복이 시급하다. 김삼웅 주필 kimsu@
  • 행자부, 옥외광고물관리법 기초자치 단체장에 이양

    행정자치부는 13일 옥외광고물 인·허가권과 단속권을 시·도지사에서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장에게 이양하는 내용의 옥외광고물관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에 따르면 불법 옥외광고물에 대한 벌금이 500만원에서 1,000만원,과태료도 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불법광고물이 설치된 건물 또는 토지의 소유자에 대해서도 철거 등의 조치명령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방치돼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는 광고물에 대해 실효성 있는 단속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 과태료 부과후에도 광고물 표시를 계속하는 대형 불법광고물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 제도를 신설,500만원 범위에서 강제금을 부과해 부당한 이익을 환수하기로 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도시미관을 해치고 청소년을 유혹하는 유해 불법광고물이 난립해도 처벌규정이 약해 단속이 미미했다”며 “단속권이양과 벌과금 상향조정 등으로 강력한 단속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추기자 sch8@
  • 올림픽 중계방송 “시청자를 잡아라”

    방송3사가 15일 막을 올리는 시드니 올림픽 중계방송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각 방송사가 가진 채널을 총동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기해설자와 사이버 캐릭터까지 동원,시청자들의 눈길을 유혹하고 있다. KBS는 1TV,2TV와 위성 2TV 등 3개 채널을 동원,올림픽 기간동안 한국팀이 출전하는 전 경기를 모두 생중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기본적으로 1TV의 ‘시드니 올림픽 중계석’(오전 11시∼오후 5시)과 2TV의 ‘여기는 시드니’(오전 10시30분∼오후 6시)를 통해 낮시간에 열리는 주요 경기를 중계한다.이어 심야시간에는 1TV의 ‘시드니 올림픽하이라이트’(밤 11시30분∼12시10분)와 2TV의 ‘오늘의 시드니 올림픽’(밤 12시∼새벽 3시)에서 그날 열린 경기의 주요장면과 재방송을 내보낸다.특히 위성 2TV는 24시간 내내 올림픽 경기를 중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일성,이용수씨 등 기존의 해설자와 함께 황영조,유남규씨 등 역대 메달리스트들을 해설자로 기용했고 사이버 캐릭터 ‘스포키’를 등장시켜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MBC는 스포츠 제작및취재요원,아나운서,해설자 등 모두 103명의 인원을 시드니에 파견,매일 오전 11시∼오후 4시,오후 5시45분∼오후 8시20분 ‘시드니 올림픽 주요경기’를 통해 한국팀이 출전한 경기와관심 경기를 중계한다.이와 함께 밤 12시25분∼새벽 3시에는 ‘2000시드니 올림픽 하이라이트’를 통해 그날 펼쳐진 주요 경기를 재방송한다. SBS도 매일 오전 5시부터 1시간동안 ‘굿모닝 시드니’를 통해 전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와 당일 경기를 소개하고 오전 11시∼오후 8시에는 ‘2000 시드니올림픽’을 마련,주요 종목을 현지로부터 중계방송한다.또 케이블 TV인 SBS스포츠채널(채널30)을 이용해 매일 21시간씩 시드니 올림픽 특집 방송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 중계도 각 방송사 별로 따로 편성을 했기 때문에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중복편성을 피할 수 없게 됐다.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유망종목 등에 전 방송사가 일제히 중계에 나설 경우 전파 및 인력,장비의 낭비와 함께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 제한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사이버 아파트 과장광고 활개

    사이버 아파트(초고속 정보통신건물)들이 인증제도를 악용,부당광고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관리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건설업자와 소비자들간마찰이 예상되자 기준을 강화한다며 뒤늦게 부산을 떨고 있다. ◆홍보효과 높은 인증제도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초고속 정보통신건물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엠블럼제도라고도 불린다.본인증(1·2·3·준3등급)과 예비인증이 있다.전자는 완성된 건물만 해당된다. 후자는 완공에 앞서 건설업체가 분양광고에 활용할 수 있도록 내주는것이다.인증 발급부서는 각 지방체신청이다. 그러나 예비인증의 경우 완공 후 사정이 달라질 소지가 적지 않다. 본인증을 못 받을 수도 있다.등급이 달라지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소비자들과의 마찰도 불가피하다.정통부의 사후관리가 필요한 이유들이다. 인증비용은 싸다.건축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건축비가 1억원든다면 70만원 밖에 안든다.그 돈으로 ‘초고속 정보통신 아파트’딱지를 붙일 수 있다.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가 좋아 홍보효과는 만점이다. ◆건설업체들 줄줄이 걸려 감사원이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의원에게 낸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건설업체들의 얄팍한 상술이 드러난다. 감사원이 적발해낸 과당광고 게재사례는 모두 21건.지난해 9월 1일부터 지난 3월 14일까지 서울체신청으로부터 263건의 인증을 받은 업체들을 조사했다. 3가지 부류로 나뉜다.첫째 예비인증을 받기도 전에 미리 인증 엠블럼을 광고에 낸 경우.대림산업의 신산본 2차 대림아파트 등 4건이 해당된다. 둘째 예비인증을 받고도 본인증을 받은 것처럼 ‘예비’ 문구를 삭제한 건수는 14건.벽산건설의 용인수지 2지구 수지벽산아파트 등이적발됐다. 세째 아예 인증을 받지않고 인증을 받은 것처럼 광고한 사례도 3건이 드러났다.풍림산업이 일산 풍림동에 지은 풍림아파트 등이 포함됐다. ◆사후관리 허술 정보통신부는 초고속 정보통신 건물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해왔다.지난 5월 정부부처 차관간담회 등을 통해 각종 관급공사에서 초고속 정보통신 서비스가 가능토록 설비를 갖출 것을 요청하는 등 외연에만 주력했다. 그러다보니 사후관리가 부실했다.감사원의 지적을 받고서야 부당·광고행위를 한 건축업체와 건축주에 대한 제재조치를 강구하고 나섰다. 박대출기자 dcpark@
  • 봉사명령 받은 강산에 고양시 정신지체인과 콘서트

    대마초 흡연으로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가수 강산에(37)가 장애인들을 위한 위문콘서트를 열었다. 강씨는 8일 오후 고양시 설문동 정신지체장애인 수용시설 박애원 강당에 모인 200여명의 장애인 앞에서 자신의 기타 반주로 히트곡 ‘넌할 수 있어’‘라구요’ 등을 열창했다. 강씨는 공연을 마친 뒤 “장애인들과의 만남은 어려운 이웃의 삶을되돌아본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젊은이들이 마약의 유혹에 빠지지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씨는 대마초 흡연으로 8월22일 서울지법으로부터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받아 4일부터 고양 은빛선교원에서 치매노인을 돌보고 있다. 한편 강산에의 사회봉사명령을 집행하고 있는 서울보호관찰소 의정부지소는 직원들과 고양시 범죄예방위원들이 마련한 60여만원 상당의위문품을 박애원 장애인들에게 전달했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
  • 수목드라마, KBS 가세 ‘불꽃 3파전’

    가을을 맞아 MBC,SBS,KBS 등 방송3사가 새 수목드라마를 마련,시청자들을 TV브라운관 앞으로 유혹한다.특히 2년 반 만에 KBS가 10월부터 수목드라마를 부활시킴에 따라 기존의 MBC-SBS 맞대결 양상에서 3파전 양상으로 바뀌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MBC는 오는 13일부터 16부작 미니시리즈 ‘비밀’(극본 정유경,연출김사현)을 방송한다. ‘비밀’은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의류상가 판매원 희정과 그녀의 여동생 지은,그리고 이 두 자매를 엇갈리게 사랑하는 두 남자의이야기를 그린다. 가족에 대해 헌신적이면서 버려진 아이라고 믿고 있는 언니 희정은영화 ‘동감’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하늘,자의반 타의반으로 희정의 행운을 가로채는 욕심많은 동생 지은은 영화 ‘가위’로 상승세를타고 있는 하지원이 각각 맡아 두 여배우 사이의 불꽃튀는 연기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류시원이 귀공자풍 연기에서 벗어나 껄렁껄렁한 건달 분위기의 옷가게 주인 외아들로 등장,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김민종이 희정을 사랑하는 디자인 회사 기획실장으로 출연한다. 14일 첫 방송되는 SBS의 새 수목 미니시리즈 ‘줄리엣의 남자’(극본 박계옥,연출 오종록)는 기업의 M&A과정에서 펼쳐지는 둘러싼 암투와 운명적인 장벽을 뛰어넘는 두 남녀의 사랑이 그려진다. KBS2 ‘꼭지’로 얼굴이 알려진 예지원이 쓰러져가는 백화점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송채린 역을 맡았고,N세대 스타 차태현이 할아버지가물려준 채린의 백화점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채린을 돕는 장기풍으로등장한다.김민희가 사채시장의 큰 손의 손녀로,신인 지진희가 채린을사랑하면서도 그녀의 백화점을 인수하려는 최승우로 출연한다. 이외에도 신구,강부자,박정수,이정길 등 중견 탤런트들이 주인공들을 뒷받침한다. 한편 KBS2는 한 달 늦은 10월 18부터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의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천둥소리’(극본 손영목,연출 이상우)를방송한다. 허균 역에는 선이 굵고 반항아적 연기를 해온 최재성,상대역인 허균의 애첩 ‘성옥’역에는 영화 ‘가위’와 MBC ‘신 귀공자’로 인기를 얻고 있는 최정윤이 캐스팅됐다. KBS는 지난 98년초 IMF 상황에서 ‘공영성 강화와 상업주의 배제’를 내세우면서 수목드라마를 폐지했다.그러다 지난 7월 일일드라마였던 ‘목민심서’를 수목드라마로 슬쩍 바꾸면서 본격 수목드라마 ‘천둥소리’를 방송하기 위한 다리를 놓았다.스스로 내건 약속을 깼다는 부담을 안고 출발하는 ‘천둥소리’가 ‘허준’,‘용의 눈물’ 등최극 사극 인기 바람을 타고 MBC,SBS의 아성을 깰 수 있을 지 결과가주목된다. 장택동기자 taecks@
  • 부실 금융기관 “사고뭉치”

    대출사기,고객돈 횡령 등 최근 구조조정 대상 금융기관을 중심으로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경영부실에다 직원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현상이 겹쳐금융기관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그러나 이같은 시스템부재에도 불구하고 해당 금융기관은 물론 금융감독원도 속수무책이다. ◆사고의 공통점 최근에 확인된 대형 금융사고는 모두 5건.한빛은행관악지점의 불법대출을 비롯,평화은행·울산종금·중앙종금의 고객예금 횡령에 이어 5일에는 경기 부천시 중앙신용협동조합에서 간부직원이 대출서류 위조 및 인감 도용 등의 수법으로 고객예금 64억원을 빼내 달아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사고가 난 금융기관들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거나 경영부실로 장래가 불투명한 곳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한빛·평화은행은 경영정상화계획을 내야 하는 구조조정 대상 은행이고,중앙종금은 예금보험공사 자회사로 편입될 처지다. 신협은 지난 97년과 98년에 중앙회 회장이 수십억원을 횡령하는 등대표적인 사고빈발 금융기관이다.수법도 지능적이어서 전산처리되는잔액증명서를 위조하거나 계약중도 해지 등을 악용해 횡령했다. ◆왜 발생하나? 무엇보다 금융기관 종사자들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다.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시장불안론’을 강조했다.증시불안과구조조정 여파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직원들이 업무상 늘 만지는고객돈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도 증시가 불안정하면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곤 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도 요인으로 지적된다.580억원대의 불법대출을 한 한빛은행 관악지점의 경우,본점감찰에서 아무런 지적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평화은행도 같은 지점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7월까지 다섯차례에 걸쳐 불법대출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본점은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울산종금의 경우,첫번째 인출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나도록 사고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부재’가 극심한 상태다. ◆감독당국은 뭘했나? 금융당국은 거듭되는 금융사고에도 불구하고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은 은행검사를 본점위주로 바꾼 상태로 지점검사는 각 은행본점 검사부 몫”이라면서 “시간이 부족해 종금이나 신협 등의 경우,정기검사를 사실상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외국처럼 3∼4일정도 직원들에게 휴가를 명령한 뒤,휴가자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맡김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는 방안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대한매일을 읽고/ 청소년 흡연폐해 홍보프로 개발 시급

    여학생 흡연 9년 새 2.5배 증가 제하의 기사를 읽었다. 청소년의 흡연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으며 특히 저학년과 여학생들의흡연율이 증가하고 있음은 우려할만한 일이다. 굳이 통계가 아니더라도 어딜 가나 학생들의 흡연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수 있다.자기들 딴에는 멋이고 호기심의 발로로,우려할 부분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의학적인 근거나 건강측면에서 볼 때 성장기 청소년들의 정신적 신체적발달에 치명적인 것이 흡연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담배피우는 학생이 곧 불량학생’으로 성립되는 등식은 이제는 진부하다.어른들도 피우는 담배가 청소년시기에 왜 자제해야 할 대상인지 좀더 진지한 교육과 접근이 필요하다.나는 30대 직장인이지만 아직도 담배 유혹을 안 느낀다.학생때 학교에서 상영해준 담배폐해에관한 영화때문이다.검게 변색한 호흡기관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던기억이 난다. 우리 청소년들한테 금연 강요나 흡연 매도 따위의 논리는 부적절하다.스스로 그 폐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담배 피우는 것자체가 결코 탈선이나 불량으로 직결되어서는 안된다. 이용호[경남 사천시 선구동]
  • 케이블 투니버스, 새달 4일부터 ‘딜버트’ 방영

    대부분의 현대인이 가정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바로 직장이다.직장은 인간관계의 핵심이 되는 공간일 뿐 아니라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곳이다.그렇지만 철저한 규율과 조직원리 앞에 많은 사람들이하루에 몇 번씩 사표를 내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는 곳이 또한 직장이다. 만화전문 케이블TV 투니버스(채널38)는 오는 9월4일부터 직장에서스트레스를 받는 한 샐러리맨의 에피소드를 그린 ‘딜버트’(월∼금밤 9시)를 방송한다.투니버스는 일본 애니메이션 일색인 국내 만화영화 시장의 다양성을 위해 9월부터 평일 9시 시간대를 ‘Western Animation’시간대로 설정,‘딜버트’를 첫 프로그램으로 내세웠다. 원래 딜버트는 스콧 애덤스의 3단짜리 신문 연재만화로 이를 콜럼비아 트라이스타사에서 매회 30분짜리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사인펠드’로 유명한 래리 찰스가 원작자 애덤스와 함께 책임 프로듀서를맡았다. ‘딜버트’는 IQ 170의 천재 엔지니어 딜버트가 회사내에서 무능한사장에게 바보 취급을 받으며 겪는 에피소드와 갈등을 축으로 전개된다.컴퓨터 프로그래머로 17년동안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실직당한 작가 애덤스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때문에 구조조정,업무재편 등으로불안에 떨고 있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도 피부에 와 닿을 것으로보인다. 현재 ‘딜버트’는 세계 1,900여개 신문에서 연재하고 있으며 구독자수는 약 1억5,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지난 97년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딜버트’가 이례적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단행본으로 제작된 ‘딜버트의 법칙’은 뉴욕 타임스가 선정하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을만큼 해외에서 인기는 대단하다. 첫회 방송에서는 어떤 종류의 제품인지도 모르고 상품이름을 지으라는 회의에 참석한 딜버트의 황당한 모습이 방영된다.2회와 3회에서는신제품 아이디어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모습과 신제품 정보 보안책을세우면서 생기는 해프닝이 펼쳐진다. 투니버스 관계자는 “딜버트는 답답한 작업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샐러리맨들의 대변자로서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결실의 가을 발레의 유혹 ‘발레축제 2000’

    한국 발레가 최근 몇년새 보여준 성장은 발레계 스스로도 깜짝 놀랄만큼 눈부시다.올해만 해도 국립발레단의 김용걸이 동양인 최초로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입성했는가 하면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 장운규-노보연이 세계적 발레대회인 바르나국제발레콩쿠르에서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해 한국 발레의 위상을 드높였다.지난달말 열린 ‘세계춤2000’에서는 줄리 켄트,이렉 무카메도프 등 쟁쟁한 발레스타들을 서울로불러들여 이원국,김주원,김지영 등과 한무대에 서게함으로써 세계 발레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더욱 반가운 것은 ‘여유있는 사람들의 고상한 취미’쯤으로 여겨지던 발레가 대중에게 성큼 다가서고 있다는 점.얼마전 공연된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이런 여세를 몰아 국립발레단(단장 최태지)유니버설발레단(문훈숙)광주시립무용단(박경숙)서울발레시어터(김인희)등 국내 4대 직업발레단이 처음으로 ‘발레축제2000’을 기획했다.각 단체의 특성을 가장 잘살린 다양한 작품들을 모아 9월7·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올린다. ‘해설이 있는 발레’로 발레대중화에 앞장서온 국립발레단은 ‘파리의 불꽃’‘돈키호테’‘다이애너와 악테온’을,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유니버설발레단은 ‘라 바야데어’‘바버 아다지오’‘알비노니 아다지오’를 선보인다.지방유일의고전발레단체인 광주시립무용단은 ‘기병대의 휴식’‘잠자는 숲속의미녀’‘투쟁’을 레퍼토리로 택했고, 창작발레의 선두주자인 서울발레시어터는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의 ‘생명의 선’‘나우 앤 덴’‘세레나데’를 공연한다. 단장 4명이 모두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여성 주역무용수 출신으로 평소에도 친자매이상의 친분을 유지해온 터라 이번 행사에 대한 애착과 기대가 남다르다.이들은 “모처럼 전성기를 맞고 있는 발레계가 이번 행사로 더욱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발레축제2000’에는 이틀간의 합동공연외에 무용평론가들이 뽑은명작발레 비디오상영,공개강좌,워크숍 등이 마련된다.(02)2272-2153이순녀기자
  • 새달 2일 개봉 ‘아이즈 와이드 셧’

    지난해 타계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으로 일찍이 화제를 모았던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이 9월2일 마침내 국내 개봉한다.세계적 거장이 인간의 잠재적 성심리를 해부하는 작업에 할리우드의 간판스타 톰 크루즈와 그의 실제 부인 니콜 키드만이 나란히 주연을 맡겼다는 사실부터 이래저래 얘깃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질끈 감은 눈’을 뜻하는 제목은 생전에 큐브릭이 “생애 최고의작품”이라 극찬했다는 이 영화에 아주 제격인 은유다.사회가 던져놓은 통념의 그물망에 걸려,혹은 지나치게 견고한 이성의 성벽 때문에,질끈 눈감고 있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성적 강박을 에누리없이 까발린다. 의사인 빌 하버트(톰 크루즈)의 가정은 무엇 하나 부러울 게 없어보인다.결혼생활 9년에 일곱살난 딸 하나를 두고 미모의 아내 앨리스(니콜 키드만)와 뉴욕 상류층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그러나 ‘2001 섹스 오딧세이’라는 별칭에 어울리게 영화는 오래가지 않아 평온한 일상을 일탈로 치닫게 유도한다. 한순간 말없이 스쳤을 뿐인 사내에게 일년째마음을 뺏긴 채 살아가고 있다는 아내의 충격적 고백을 듣고 빌은 걷잡을 수 없이 동요한다.미지의 남자와 끊임없이 정사를 맺는 아내를 상상하며 빌은 그 자신속에도 욕망의 원형이 짓눌린 채 숨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동시에그제껏 눈치채지 못했던 주위의 욕망들까지도 들여다보게 된다. 대형 오페라 무대를 연상케 하는 대저택의 혼음파티는 영화의 주제의식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다.성적 코드들로 일관되게 진행되던극이 스릴러쪽으로 색깔을 바꾸는 지점이기도 하다. 밤거리를 배회하던 빌은 우연히 대학 동창인 피아노맨 닉(토드 필드)을 만난 후 잠입한 비밀 섹스 파티장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다. 심리물은 자칫 난해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독이 했던 탓일까.주제를 직선적으로 전달하려는 듯,다시 예전처럼 일상을 되찾기로 한 부부가 영화 끝부분에 나누는 대사들은 다분히 ‘계도적’이다. “그 수많은 유혹들로부터 무사하다는 데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고일탈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빌에게 앨리스는 말한다.2시간38분동안 큐브릭이 펼쳐놓은 몽환적 화면에 정신없이 빠져있던 관객들을 일순간흔들어 깨우는 고도의 장치인지도 모르지만. 비공개로 촬영해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던 영화는 국내개봉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는 화면에 일절 손대지 못하게한 감독 유족측의 뜻에 따라 국내 등급심의를 자진철회하기도 했었다.결국 신체의 일부분에 최소한의 모자이크 처리를 하기로 했지만,필름은 감독이 찍은 원판 그대로다. 황수정기자 sjh@
  • 서울발레시어터 댄스뮤지컬 ‘비잉’

    서울발레시어터가 창단 5주년을 기념해 초대형 댄스뮤지컬 ‘비잉(Being)’을 공연한다.25∼2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82-9498서울발레시어터의 대표작인 ‘비잉(현존)’은 98년 초연당시 안무자제임스 전에게 무용예술사 선정 ‘올해의 안무가상’을 안겨주었으며,지난해에 이어 올해 문예진흥원 우수레퍼토리로 선정됐다.‘비잉’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존재의 근원을찾아가는 긴여행을 2시간에 걸쳐 보여준다. 첫무대 ‘비잉I’은 기존의 질서를 거부하고 새로운 세계를 갈구하는 이들의 소망을,둘째 무대는 유혹과 갈등으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의 혼돈을 보여준다.마지막 무대에서는 사랑과 용서의 가치를 깨닫고 그속에서의 구원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의 몸짓을 형상화한다. 이번 공연에는 미국 애틀랜타발레단과 네바다발레단에서 각각 활동중인 전 멤버 로돌포 파텔라와 곽규동씨가 객원무용수로 출연해 기량을펼친다. 이순녀기자 coral@
  • ‘이동하는 몸, 흔들리는 땅’展 29일부터

    오늘날 예술가들에게 지역적 정체성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문화 지형이 나날이 평준화되어 가고 있는 요즘,지역미술의 개념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고 있다.서울작가니 지방작가니 하는 구분은 이제 별 의미가 없다.세계를 하나로 이어주는 거대 정보통신망은 지리적·문화적거리를 한순간에 무색케하며 지역공동체의 역할과 유대를 느슨하게하고 있다.‘집’이나 ‘땅’은 이미 농경시대의 절대적 권위를 상실한 지 오래다.작가들은 정주민적 사고보다 유목민적 사고에 더 익숙하다.이런 현실은 전시개념의 틀까지 바꿔 놓았다. 29일부터 9월 19일까지 서울 동숭동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열리는 ‘이동하는 몸,흔들리는 땅’전은 그 대표적인 예다.이 전시는 본래 각 지역의 우수한 작가들을 발굴,그들의 자생적 정체성을찾아주고 창작의욕을 북돋워준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그러나 작가들이 지역의 정체성과는 상관없이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판단에서 전시의 방향을 바꿨다.이에 따라 전시 초점은 ‘지역에 뿌리박힌 작가’가 아니라 ‘흔들리는 땅’위를걷는 ‘이동하는 몸’으로서의 예술가에 맞춰졌다.전시를 주최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은 각 지역대표로서의 작가가 아니라 오히려 지역과 유리된 개인으로서의 작가를 발굴하는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번 ‘예술행위의 탈중심’작업에는 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현역작가 16명이 참여했다.강용석 권순환 김석환 김수범 김영길 김영호박동주 박민석 박상화 박이창식 윤진숙 이문형 정주하 차경섭 허강황경희 등이 그들이다.사진,비디오,웹,설치,회화 등 다양한 장르의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1전시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땅,역사적·사회적 관점에 의해 재정의되는 땅,문명을 수용하며 변형되는 땅,가상공간을 통해 이동하는 땅 등 ‘흔들리는 땅’의실존적 형상을 표현한 작품들로 꾸며진다.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최근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매향리 폭격장에 대한 다큐멘터리 사진작업. 동두천 양공주 사진작업으로 잘 알려진 강용석은 거리두기와 톤 조절기법 등을 적절히 사용,매향리 문제에 대해 감정적인 접근을 배제하고 냉정한 시선을 유지한다.무거운 주제의식과 인화된 화면이 주는쾌락적 요소가 서로 충돌하는 그의 화면에는 분단의 비극이 숨어 있다.바로 그 지점에서 이 사진의 사회적 소명은 완수된다.황폐해진 흙덩이를 웅장한 산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김영길의 스트레이트 사진도색다르다.허구와 실제를 교란하는 카메라의 눈을 통해 인간의 시각적 인식능력과 이미지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한다.김영호의 간판그림도 주목되는 작품.그에 따르면 무질서한 간판숲은 천민자본주의의 극치다.그는 형형색색의 간판들을 일정한 크기로 나눠 캔버스에 옮긴다.현대도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유혹에 이끌리는 도시인의 감수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모호하고 중층적이며 아이러니컬하다. 2전시실에서는 변형되고 조작된 신체나 떠돌아다니는 몸 등 ‘이동하는 몸’을 주제로 담론을 벌인다.이문형은 철망부처와 철망변기작업을 통해 안과 밖,형태와 그림자,있음과 없음이 교류하는 경계의 현장을 보여준다.유전자복제 문제를 다룬 작품도 있다.차경섭은 유전자복제 사이보그에 대한 공포를 그물에 갇힌 괴물 형태의 게로 형상화한다.생명의 신비를 박탈하고 인간의 유전인자조차 욕망의 제물로 삼으려는 거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절망과 저항이 담겼다.이밖에 출품작가중 가장 젊은 윤진숙(26)은 현기증 나는 과학문명의 질주,그속에 내던져진 존재인 인간의 무관심을 주제로 한 인터액티브 영상작업을 펼친다.(02)760-4602. 김종면기자
  • [네티즌 이슈] 음란물 규제

    *전통으로부터의 성해방. 누가 성(性)을,섹스를,요즘 유행하는 말로 섹슈얼리티를 억압과 금기의 역사라고 했던가.영화나 포르노 비디오가 넘쳐난다고 해서 하는말이 아니다. 부부교환 그룹 섹스가 등장하고, 성인전용 영화관까지생겨날 마당이지 않은가.지금 성 담론은 지칠 줄 모르고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성이 ‘안방’에만 머물던 은근과 은유의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성이 언어와 담론의 세계로 전면적으로 등장한 것은 20세기의 뚜렷한 특징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보수적 전통이 남다른 한국 사회에서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성이 ‘해방’돼가고 있다.이렇게 된 데에는특히 IMF와 후기 자본주의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속화시키는한편으로 과잉 생산-소비-폐기에다 과잉욕구, 허위욕망까지 불러내기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창궐하는 성담론은 기득권의 정치적음모론이나 자본주의 논리만으로는 규정할 수 없다.PC를 통해 자기 방에서 세계적 수준의 성 스펙터클을 자유자재로 볼 수 있는 세상이지 않은가.또 동성애자들이 공공연하게 주장을 펼치고,급진적 페미니스트 그룹이 여성전용 카페를 열어 ‘Cunt Cabaret’이란 행사도 열고 있고 있다. 이같은 성담론은 이제 동성애와 여성해방운동의 정점에 머무르면서,억압적 사회구조 자체를 깨면서 성담론의 금기를 깨고 확장시키는 데복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섹슈얼리티의 심화는 도리어 현대인의성에 대한 몰입으로 전화시키고 있다. 가볍고 쾌락적인,즐기고 파는성들이 이미 인터넷이나 PC통신을 통해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될 것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남녀의 성 역할이 연장된다는 점이다.지난 98년 PC통신 천리안에서 채팅 중이던 여성 이용자가 남성으로부터 성에 관한 폭언을 담은 메모를 받은 것과 그 처리과정은 성차별 이데올로기가 통신상에서도 그대로 재생산되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폭언을 한 남성이용자는 경고를 받은 데 그쳤지만 여성이용자는 ‘화냥년’이라는 ID가 성폭력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ID를 빼앗겼다. 풍미하는 성담론을 통해 성차별과 같은 전통을 극복하는 한편으로이런 논의 자체가 자칫 쾌락적인 문화를 생산해내는 것으로 나갈 수있음을 주의하는 일이 진행돼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 민영기 온나라커뮤니케이션 웹PD. *실효성 있는 규제안 마련. 현대는 억압된 성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기치로 내걸고 소설,영화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인터넷 음란물사이트에 하루 접속자가 20만명이 넘고,정부에서 규제하면 할수록 지능적인 프로그램의 개발로 네티즌을 유혹하고 있다. 작금의 이런 풍속도가 하나의 새로운 문화흐름으로서의 성의 해방을말하고 있다면, 그 속에는 신념과 철학을 가진 그 주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그리고 그 주체의 팽창도 보여야 한다.그 흐름이 한 문화로서 자리를 잡든 못 잡든,일단은 주체로서의 움직임이 명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어디에서나 거리낌없는 성에 대한 담론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그런 담론을 접할 때마다 나는 그 주체의 부재를 느낀다.어디까지나 나는 아닌 남의 이야기로서의 담론들이다.고대로마에 성행했던 검투사에 광분했던,민중들이 있었다.죽기까지 싸우는 검투사들을 흥분해서 바라보는 객체로서의 민중들,이 훔쳐보기의 민중들은 절대로 한 문화를 주도할 수 없다.바라는 관객이 있으므로 무대에 나서는 사람이 있고 흥행을 붙이는 거간꾼이 나타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이는 사창가의 포주처럼 섹스라는 상품을 내세워 돈을벌자는 상업적 의도 외에 아무런 의미도 둘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문화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그 옛날부터 뒷골목에서 쉬쉬하며 남의 눈을 피해가며 주고받던 암호였던 것이다.단지 지금 무분별한 시대의 조류를 타고 뒷골목을 벗어나서 공공연한 장소에서 거래가 되는 것뿐이다.우리는 다만 우리가 사는 이 장소를 이 뒷골목 집단에게 내어주고 말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안되는 일이다. 나와 내 가족이 사는 곳에 유흥가가 들어섬을 반대하는 이치와 같이우리가 일상으로 대하는 공간에 이들의 범람은 마땅히 제한되어야 할것이다. 다행히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정책적으로 이를 규제하겠다고 한다.그러나 과연 얼마만한 실효성이 있을지 걱정이다.다른 선진국들도적극적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당해내지 못할 정도로 음란물사이트들의 운영 능력이 첨단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결국 우리정책 입안자들도 이런 점을 주지하고 단지 사이트를 검색해서 경고하거나 폐쇄시키는 모니터 수준의 단속이 아니라,그들 실력 이상의전문 요원을 동원,실효성 있는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안윤미 소설가
  • ‘北送 장기수’ 남한에서의 마지막 여행

    “예정된 이별이 아쉽고 슬프지만 하나된 조국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9월2일 북송될 장기수들이 19∼20일 이틀동안 남한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했다.이들을 후원해온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및 양심수후원회가 마련한 이번 나들이에는 북송 장기수 22명,남한에 남을장기수 9명과 민가협 회원 등 100여명이 동행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린 20일 충주시 안송면 ‘좋은 사람들의 모꼬지 분교터’에 모인 북송 장기수들의 얼굴에는 꿈에 그리던 고향에 간다는설렘과 남쪽의 지인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슬픔이 교차했다. 5년 동안 장기수를 보살펴온 김은하(金恩河·29·여·교사)씨는 노인들을 끌어 안으며 “아버지,정말 다시 볼 수 있을까요.건강하세요”라며 복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19일 오후 9시 분교 대강당에서 열린 환송식 송사에서 민가협 임가란 상임의장(71·여)은 “비전향 장기수는 아픈 우리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살아왔다”면서 “북에 가서도 못다한 통일운동을 계속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답사를 한 비전향 장기수 우용각(禹用珏·72)씨는 “6·15선언은 면면히 이어져 오던 통일운동이 활화산처럼 터져나온 것”이라면서 “통일의 그날까지 계속 전진하자”고 힘차게 외쳤다. 민가협 회원들은 북에 가서도 통일을 위해 일해 달라는 뜻으로 자신들의 목요집회때 항상 쓰던 보라색 수건을 장기수들의 목에 걸어주었다.이날 밤 11시쯤 열린 캠프파이어에서 참가자들은 각자의 소원을종이에 적어 불에 태웠다.‘조국통일’이라고 쓴 종이에 불이 붙자‘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북에 있는 가족들이 과연 잘 살고 있을까.나를 기억이나 할까…”두런두란 나누는이야기 소리는 밤이 깊도록 끊이지 않았다. 30년을 복역하고 출소해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장기수 7명과 함께 ‘우리탕제원’을 운영하는 조창손(曺昌孫·70)씨는 “북에서 떠날때 젖먹이였던 딸과 아들이 지금은 마흔 셋,마흔 둘이 됐을 것”이라면서 “아비 노릇 못한게 한스럽지만 손자와 손녀를 꼭 안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양심수후원회 권오헌(權五憲·63) 상임의장은 “할아버지들이 떠나면 쓸쓸하겠지만 30∼40년 가까이 온갖 유혹에도 자신의 소신을 지킨분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충주 이창구 조태성기자 cho1904@
  • 강남·용인 ‘분당族’ 많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신시가지가 주말이면 서울과 광주,용인 등 인근시군의 원정 나들이객들로 붐비고 있다.쾌적한 공원과 넓은 주차장,산재한 할인매장 등이 이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서현동 중앙공원은 이미 주말 나들이코스로 명성이 났고 지난해 개장된 호수공원인 율동공원에는 번지점프를 즐기려는 청소년들로 북적인다.주차장에는 서울은 물론 인천 번호판을 단 차량들을 쉽게 볼 수있다. 아이들과 함께 롤러블레이드를 타기 위해 분당을 찾은 권상은씨(38·서울 서초구 잠원동)는 “공원과 자전거도로,주차시설이 잘 갖춰져있어 주말이면 탄천 둔치나 중앙공원을 찾는다”며 “오는 길에 값싸게 쇼핑도 할 수 있고 먹자거리에서 이것저것 음식도 골라먹을 수 있어 한나절 나들이로는 그만”이라고 말한다. 시 관계자는 “율동공원의 경우 주말 외지인들의 이용률이 전체의절반을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나들이객 뿐만 아니라 최근엔 원정쇼핑객들도 부쩍 늘고있다.분당에는 롯데와 삼성플라자,마그넷,이마트,킴스클럽 등 무려 10여개 대형유통센터가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주말이면 어김없이 할인경쟁에 돌입한다.이틈에 주민들은 평균 10∼30%가량의 할인혜택을 보고있다.주차면적들도 넓어 주말에도 주차걱정이 없다. 삼성플라자 관계자는 “주말에는 서울은 물론 용인과 광주에서도 쇼핑객들이 찾아와 10∼20% 가량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김재규’유혹하는 유럽 도자기’역사속 박제된 우리 도자기문화

    도자기가 예술과 문화로 꽃핀 곳은 원래 동양이었다.특히 중국은 당·송대에 걸쳐 절정의 도자기 문화를 일궈냈고 19세기까지 그 명성을이어갔다. 그러나 도자기문화는 실크로드 등을 통해 서양으로 전수된뒤 종주권을 서양에 내주지 않으면 안됐다. 20세기 말에 들어선 유럽이 고급 브랜드를 완전히 장악했다.영국의 ‘웨지우드’‘우스터’‘무어크로프트’,이탈리아의 ‘도치아’,프랑스의 ‘세브르’,독일의‘마이센’,스웨덴의 ‘마리에베르그’,헝가리의 ‘빌모스 즈솔네이’ 등이 세계 도자기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최근 출간된 유혹하는 유럽 도자기(김재규 지음, 한길아트 펴냄)는영국에서 앤티크 딜러로 활동하는 저자의 현장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는 도자기문화 입문서다. 도자기문화가 어떻게 태동·발전·전파됐는가를 당대의 시대상과 함께 다뤄 동서문명교류사의 한 단면을 읽게해준다. 유럽의 본격적인 도자기 역사는 독일에서부터 시작됐다.독일 마이센의 연금술사였던 보트거와 작센공국의 제후였던 아우구스트2세 아래서 일하던 티룬 하우젠이 부딪치면 투명한 소리를 내는 자기를 개발함으로써 유럽의 도자기 역사는 첫 발을 내딛게 된 것.하지만 초기에는 철분 함량이 많아 색상이 검붉어지는 등 질적인 문제점이 많았다. 1710년 마침내 백색토를 찾아내고 제조공정상의 난점을 해결,유럽도백색자기 시대를 열게 됐다. 16세기까지 도자기기술을 갖고 있던 나라는 중국과 한국 뿐이었다. 일본은 조일전쟁(임진왜란)때 우리 도공들을 붙잡아 가 도자기문화대국으로 성장했다.지금도 유럽의 도자기 명가들은 ‘재퍼네스크’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며 ‘이마리’나 ‘가키에몬’같은 일본풍 장식을 모방하고 있다.17∼18세기에 이미 ‘시누아즈리(Chinoiserie,중국양식 혹은 취미)’라는 말이 나오게 한 중국이나 고려청자의 나라한국의 도자기가 세계시장에서 ‘치이는’ 것과 대조적이다.무엇이이런 격차를 낳았을까.이 책은 ‘우물안 개구리’식의 자족적 세계에안주해왔던 우리 문화인식의 현주소를 한 번쯤 되돌아 보게 한다. 김종면기자
  • [사설] 벤처까지 부당내부거래?

    재벌들이 온갖 업종의 계열사를 문어발식으로 거느리면서 계열사끼리 서로자금지원을 해주고 비싸게 물건을 사주는 부당 내부거래를 해온 관행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가 수차례 재벌들의 부당 내부거래를 적발해서 징계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그런데도 부당 내부거래가 근절되지 않고 여전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실망스럽다. 공정위의 최근 발표를 보면 5대 재벌에서 적발된 온갖 내부거래 비리가 6∼30대 그룹에서도 그대로 발견된다.상당수 중견 재벌들은 금융기관을 끼고 우회적으로 또는 골프장 회원권과 어음을 직접 사주는 방법으로 계열사에 자금지원을 해준 것으로 적발됐다.당국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내부거래 수법과 유형이 날로 고도화하고 지능화하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사실 문어발식 경영이나 부실 계열사의 무리한 수명연장 등 국내 재벌의 고질병은 상당부분 부당 내부거래 탓이다.또 부당 내부거래는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따라서 우리는 기업개혁 차원에서 부당 내부거래 조사를 상시화해야한다고 본다.재벌의 규모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조사해 부당 내부거래를 뿌리뽑아야 한다. 더욱이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듯 벤처기업까지 부당 내부거래 고리에 들어가 있는 점에 우리는 주목한다.대림그룹은 벤처기업인 계열 정보통신회사의 주식을 오너 회장 아들에게 싸게 넘겨 변칙 상속 혐의를 받고 있다.삼성 등 대재벌들의 문어발 경영이 벤처기업에까지 확장됐을지 모른다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신임 이남기(李南基)공정거래위원장이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4대 그룹의 부당 내부거래 조사에서 재벌들이 오너 자녀가 운영하는 벤처기업을 지원하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특히 재벌 계열사들이 그동안 수백개에 달하는 자회사나 분사 형태로 벤처투자를 늘려온 점에서 공정위의 이런 조사 착안점은 적절하다.대기업들이 슬림화와 구조조정을 위해 벤처사업을 별도 회사로 떼어내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이런 벤처기업이 대기업의 막강한 자금지원 우산 아래 성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부당 내부거래로 인해 같은 분야에서 창업한 다른 독립 벤처기업이 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재벌개혁 차원에서 부당 내부거래 조사 인력도 보강하고 내부거래징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과징금이 적어 재벌들이 계속 내부거래의 유혹을 받는지를 점검해 과징금 부과액을 높여야 한다.법을 고쳐서라도 형사고발 등 사법적 제재를 쉽게 발동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 신간 맛보기

    ●동물의 사생활( 존 스파크스 지음,김동광·황현숙 옮김,까치 펴냄)번식에대한 강한 충동을 지니고 있는 동물들의 짝짓기 생태를 분석했다. 암컷 떼를 독점하기 위해 ‘판막음’할 때까지 사투를 벌이는 코끼리바다표범,열광적인 몸짓과 울음소리로 경연을 벌이는 목도리도요새,암컷의 빛깔로변신해 다른 수컷들의 눈을 속인 뒤 재빨리 정액을 방출하는 시크리드 피시,수컷에서 암컷으로 성전환을 거듭하는 돌조개,정원을 아름답게 꾸며 암컷을유혹하는 바우어새,주사기처럼 암컷의 피부를 찌른 뒤 정액을 주입하는 빈대,수컷이 뱃속에서 새끼를 기르는 해마 등이 장엄한 ‘짝짓기 쇼’의 주인공들이다.1만2,000원. ●다름을 위하여 같음을 향하여(유승삼 지음,창해 펴냄)‘다름’과 ‘같음’을 열쇠말 삼아 울림 있는 글들을 써온 중견 언론인의 칼럼집.저자는 자유주의 사회의 기반인 ‘다름’과 사회구성원들이 추구해야할 공동선으로서의 ‘같음’의 가치를 강조한다.그의 붓끝은 이합집산하는 정치인과 집권층에 휘둘리는 검찰을 질타하는가하면,양심의 자유에반한다며 준법서약서를 쓰지않은 최연소 장기수와 청렴을 몸으로 실천한 한 대법관에게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등 예지를 발휘한다.지난 10년에 걸쳐 발표해온 글들이지만 지금도 수긍할 만한 내용들이 적지 않다.저자는 중앙일보 출판법인 중앙M&B 대표.9,000원. ●자전거 여행(김훈 지음,생각의나무 펴냄) ‘문학 저널리스트’라는 지은이의 별칭에 어울리게 산야를 자전거로 돌며 훑은 풍경화같은 산문 31편이 실렸다.지은이가 지난해 가을부터 올 봄까지 ‘풍륜’(자전거에 붙인 이름)을타고 후미진 산골과 바닷가 마을까지 두루 돌아다닌 끝에 길어올린 기행문들.서정어린 지은이의 시선은 경주 감포를 ‘무기의 땅,악기의 바다’로,영일만을 ‘태양보다 밝은 노동의 등불’로 보았는가 하면,마암분교에서는 ‘꽃피는 아이들’을 봤다.미문이되 힘이 느껴지는 필치가 어느 산자락,바닷가한 귀퉁이를 돌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낸다.9,000원●투탕카몬(크리스티앙 자크 지음,김승욱 옮김,문학동네 펴냄) 소설 ‘람세스’로 필명을 날려온 프랑스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크리스티앙 자크의 새장편.3,000여년동안 잠자고 있던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몬의 무덤을 발굴한고고학자 하워드 카터(1874∼1939)와 카나번 백작(1866∼1923)을 주인공으로 한 실화소설이다.19세기말,20세기초의 이집트 룩소르,왕들의 계곡의 발굴터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별스럽다.고고학자이기도 한 지은이의 해박한 이집트관련 지식과 현대 물질문명에 대한 깊은 통찰이 돋보인다.전2권,각권 8,000원
  • 소방 행정/ 실태·개선 방향

    소방행정의 문제점 제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특히 소방직 공무원들의 근무여건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소방행정이 국민들의 인명피해와 재산손실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데도 개선이 잘되지 않는 점은 무엇일까.실태와 개선 방향등을 점검한다. [실태] 소방파출소에 근무하는 소방공무원들은 24시간 2교대로 일한다.참고로 서울시내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은 3교대다.이는 전적으로 인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소방인력은 2만2,746명으로,소방인력 기준에 관한 규칙상 기준인력의 73.7%에 불과하다.실제로 소방파출소의 평균 근무 인원은 15명이다.그러나 전일 근무자를 제외하면 실제 근무자는 7명에 불과하다.출동때 최소 기준인원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출동시 최소 인원은 펌프차에 4명,구급차 6명,구조차 11∼15명이 있어야 한다. 소방공무원들의 1인당 담당 인구는 2,082명.일본의 841명,미국의 208명,영국의 942명과 비교하면 얼마나 열악한지 금방 알 수 있다. 소방공무원들은 항상 화재 등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다.지난 한해동안 20명이 순직하고 250명이 부상을 입었다.공무원수 대비,사망과 부상자수가 경찰보다 많은 것 또한 현실이다.그런데도 소방공무원은 연금혜택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군인이나 경찰은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중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고,전역이나 퇴직을 한 사람에게 연금혜택을 주고 있으나 소방공무원은 교육훈련을 받다가 사망해도 연금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연금보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소방공무원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국가보훈처 등에서 반대,아직까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문제점] 소방인력의 부족현상은 구조적인 문제다.공무원 총 정원제에 묶여인원을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 없게돼 있다.소방공무원들은 경찰직 처럼 별도 정원으로 관리해주길 바라고 있으나 행정 당국의 난색으로 해결이 안되고있는 실정이다. 소방관서에 공중보건의를 배치하지 못하게 돼 있는 현실도 문제중의 하나다.각종 응급 사고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사람들이 119구조대인데도 병역법 등에 묶여 공중보건의를 두지 못하고 있다. [대책] 정부는 이러한 소방당국의 현실을인정,다각적인 대책을 수립중에 있다.우선 소방교육기관을 중점 육성,소방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중앙소방학교’를 소방대학으로 승격,이론과 실습을 연계하는 교육기관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또 행정자치부 직속으로 국립소방과학연구소를 설립,연구기능 기반을 조성할 예정이다. 문제점으로 지적된 공중보건의 배치는 국방부와 협의,병역법을 개정키로 했다. 이밖에 소방 종합 정보통신망을 구축,대형 재난 대응체제에 보다 신속하게대처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특히 119 지령체제를 전산화,현장활동 지원 정보 제공뿐 아니라 유관기관과의 즉시 협조 체제도 갖추게 된다. 그러나 화재나 재난은 사고가 일어났을 때의 신속한 대처보다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 지도가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예방대책이 소방행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성추기자 sch8@. *국내외서 죽음 무릅쓴 활약. 인원 부족,열악한 근무환경 등에도 불구하고 119구조대는 국내외를 가리지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95년 930여명이 부상을 당하고 48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참사’로불렸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슴 속에 분노와 허탈을 남겼지만 119구조대의활약상은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119구조대는 사고 후 17일이 지나도록 희망을 잃지않고 구조활동을 펼쳐 많은 생명을 구해냈다.이때 ‘돌아온 사자’,‘해결사’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 98년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계속된 지리산과 경기북부 지역에서는 계곡,가옥에 고립된 1만323명을 구해냈다.이밖에도 성수대교 붕괴사고,대구 지하철 도시가스 폭발사고 등 각종 재난현장에서 활약,재해·재난 현장에는 119구조대가 있고,119가 있는 곳에는 ‘안전’이 있다는 의식을 심어줬다. 국외에서도 119구조대의 활약은 눈부시다.지난 97년 8월 괌 KAL기 추락사고현장이나 9월 캄보디아 포첸통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베트남 민항기 추락사고,지난해 8월 터키 대지진 현장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해냈다. 또 지난해 9월대만 남투현 대지진 현장에서는 여진의 위험을 무릅쓰고 6살 꼬마아이를 구조해 전세계를 감동시키기도 했다. 최여경기자 kid@. *美 소방업무 조례로 규정. 대부분의 소방 선진국은 인원이나 조직 등에서 철저한 관리체계를 갖추고있다. 미국의 소방업무는 연방정부법에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지자체인 주(州)의조례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각 주에는 다양한 형태의 소방행정체제를 유지하고,시(City)정부와 카운티(County)정부를 중심으로 분권화돼 있다. 주 정부의 소방국은 소방법령의 제정과 폐지,소방행정의 조정과 통제 등의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또 소방교육과 훈련기관 설치 및 운영,소방공무원의보수,근무조건 등을 결정한다.시와 카운티 소방관서는 실질적인 책임을 지고화재진압 구조 구급 등의 소방업무 수행한다. 하지만 연방정부의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연방재난관리청 밑의 연방소방국(USFA)은 각각 재난의 예방과 대응, 정책기능의 조정과 화재 예방등 넓은 의미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일본의 소방체계는 국토 여건상 소방업무 외 지진 태풍 활화산 원자력 등의방재를 담당하고 있다. 시·정·촌(市町村) 등 기초자치단체 중심의 소방행정체제가 확립돼 있으나최근 들어 점차 광역화하는 추세다. 중앙 소방청은 자치성 산하에 소방청을두고 있고,자치성 소방청에는 소방연구소 소방대학교 소방심의회가 있다.도·도·부·현(道都府縣)에는 소방청과 소방국 소방방재과 등이 있다. 영국의소방행정은 County Region(우리나라의 도 정도)에서 주로 관장하고 있다. 이곳에는 상근직원만 근무하는 소방본부 및 소방서가 설치돼 화재진압 및 재난사고에 대비하고 있고,읍·면에는 상근직원을 중심으로 비상근 직원이 보조하고 있다. 정기홍기자 hong@. [기고] “채찍보다 일할여건 조성을”. 사회의 안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요구 수준에 부응하는 양적·질적인 측면의 조건을 갖춘 인적자원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재해 사례를 보더라도 재해·재난의 피해는 그 사회의 안전역량과 일치하는 확률적 함수 관계를 갖는다. 그 관리체제나 관리역량을 증강시키면 자연히 사고가 줄게 되어 있으나 그에 반해 본질은 그대로 둔 채,정신만 바짝 차리면 된다는 식의 으름장으로는절대로 그 확률을 줄일 수 없다.말하자면,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미국은 정규 소방직이 27만 5,000명이며 잘 훈련된 의용 소방대원 8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일본은 16만 명의 정규 소방직과 96만 명의 의용 소방대원을 보유하고 있다.우리나라에는 정규 소방관 2만 3,000명과 여건이 제대로갖추어지지 않은 8만 4,000명의 의용 소방대원이 있다.단순히 수적으로 비교해도 우리의 소방은 선진국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훈련의 여건이나,장비 등의 수준은 비교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교육 시설이 부족해서 신임 소방관을 우선 현장업무에 투입하고 순서가 돌아오면 직무교육을 받게하는 이른 바 ‘선배치 후교육’의 경우가 허다하다. 119의 구급이송 환자 수는 최근 5년 간 33만 명에서 95만 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또한 화재나 자연 재해 건수는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바와 같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사고이후의 특별 점검은 물론 안전업무의 요구가 폭증하였다.이러한 가운데 그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그나마의 인력도줄여야 했다. 각종 참사를 겪으면서 소방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나 호감도는 눈에 띄게 높아졌다.구급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안전이나 환자 이송 등의 업무는어려울 때 가까이 있는 공무원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왔고, 만능해결사의 모습은 아이들의 우상이 되었다. 미국,영국,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직업 위험도가 가장 높은 직종으로 소방관을 꼽는다.소방관을 뜻하는 ‘Fireman’또는 ‘Firewoman’을 통칭해서 ‘Fire fighter’라 한다.시민들의 신망과 애정은 그들에게 용기,사명감, 비리의 유혹을 벗어날 수 있는 자부심의 원천이다. 지금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소방의 업무가 단순히 불을 끄는 ‘불돌이’가아니다.‘불’은 시급을 요하는 재난의 대표명사 일 뿐,소방은 ‘안전을 통해서 안심 할 수 있는 세상’ 의 지킴이이다.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전통적인 공공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으로서 그들의 업무수행방식은 사회 시스템을 바탕으로,그리고 성능 지향의 기술력을 중심으로 첨단화되고 있다.소방관련 법규와 기준은모든 제품과 시설의 국제 경쟁력을 좌우한다. 아직도 우리 소방 조직의 처지가 어떤 지에 대해서는 이따금 매스컴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져 있지 않다.그들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마땅히 엄정한 공적 관리와 국민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그러나 채찍보다 먼저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상식적인 여건을 갖추어 주어야 하는 것도 안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도리이다. 尹 明 悟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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