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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사 휘발유·경유 판매 기승

    고유가 시대를 틈타 유사 휘발유와 경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은 7월18일부터 한달간 유사 휘발유와 경유의 제조 및 유통 행위를 특별단속해 1220명을 적발해 31명을 구속하고 유류 53만 6000ℓ를 압수했다고 29일 밝혔다.유형별로는 유사석유 제조사범 151명(12.4%), 판매사범 1069명(87.6%)이었다. 제품별로는 유사 휘발유 관련이 1180명(96.7%), 유사 경유 관련 23명(1.9%), 유사 휘발유와 경유 모두 관련된 사람이 17명(1.4%)이었다. 경찰청은 “유사 휘발유 등은 정상 제품의 3분의2 가격인 ℓ당 1000원 안팎에 판매돼 고유가로 고민하는 운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면서 “세녹스 판매업체가 지난해 유죄판결을 받고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한 점을 감안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유사 석유 등은 대부분 가짜 세녹스 제품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국제유가의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유사석유 유통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산업자원부를 비롯한 유관기관과의 합동단속을 계속하기로 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유흥비 탕진해 진 빚 파산면책 가능한가요

    실연하고 아픔을 잊기 위해 1년을 멋대로 살았습니다. 유흥주점에서 3000만원 정도를 썼고, 비슷한 돈을 경마로 날렸습니다. 해외여행길에 두번 올라 500만원 정도를 쓰다 보니, 결혼자금으로 쓰려던 적금 2000만원을 탕진한 것도 모자라 빚이 5000만원이 되었습니다. 이자만 월 100만원이 넘는데, 배달 기사로 한 달에 버는 100만원으로는 이자도 내지 못합니다. 파산하고 면책받을 수 있을까요? -한갑수(27) 지나치게 낭비하는 채무자의 면책을 허가하지 않아도 파산법상 문제는 없습니다. 실무상으로는 월 수입의 50% 이상을 유흥과 여가활동에 쓴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따져 낭비의 경중을 판단합니다. 한갑수씨의 경우 수입에 비해 과다한 유흥비를 지출했으니, 형식적으로 낭비를 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 파산을 신청해도 면책을 받지 못할 사유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절망하지는 마십시오. 구제 받을 길은 있습니다. 우선 면책이 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개인신용대출은 용도를 묻지 않고 이루어지고, 신용카드는 빚을 져서라도 소비하라고 사람들을 유혹하기에 낭비의 책임을 오직 채무자에게만 지우지는 않습니다. 채권자의 잘못도 있다는 것입니다.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한 인간의 나약함이 강박적·충동적 소비를 조장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진보적인 성향의 판사들 중에는 채무자가 문서위조 같은 적극적 위법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순전한 소비신용에 대해 면책을 하기도 합니다. 법은 반드시 면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 게 아니라 면책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파산제도에 의한 면책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다음으로 개인회생 제도를 생각해볼 수도 있겠죠. 개인회생은 파산법에 의해 면책을 못 받은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파산제도의 한 변형이지만 짧으면 3년에서 길면 8년, 일반적으로 5년 동안 최저한의 생계비로 근검절약하면서 저축할 돈을 변제하도록 요구합니다. 따라서 즉시 면책을 해주는 파산제도에 비해 보통 채무자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채무자는 선택을 망설이게 됩니다. 개인회생 제도에서 채무자를 유인하기 위해 일종의 당근으로 마련한 장치가 채무가 생긴 원인을 묻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거 낭비로 인해 증가된 채무도 개인회생채권에 편입돼 변제계획에 따른 일부 변제로 청산됩니다. 한갑수씨의 개인회생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급여 100만원 중 최저생계비 60만원을 뺀 40만원씩 60개월간 합계 2400만원을 갚을 계획을 세운다면 변제계획이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도중에 실직 등 돈을 갚지 못할 불가피한 사유가 생기면 다 이행하지 못해도 면책을 부여합니다.
  • [사설] 청와대 검사파견제 편법 부활 안된다

    청와대가 최근 공석중이던 사정비서관에 현직 부장검사를 임명하면서 청와대 검사파견제가 되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파견을 자원했던 현직 검사가 파견근무 후 재임용 절차를 거쳐 검찰로 복귀한 데 이어 후임자도 검찰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는 풍문이다.“청와대 파견제도가 폐지된 만큼 검찰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던 법무부의 공언은 말할 것도 없고 노무현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검찰의 중립성’을 해치는 구태의 반복이다. 2002년 2월3일 김대중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 검사파견제를 폐지토록 특별지시한 것은 이 제도가 검찰청법이 금지한 검사의 겸직조항을 사실상 어기는 편법운영인데다,‘효율성’보다는 폐단이 더 크다고 판단한 때문이었다. 게다가 검찰관련 수사 및 인사 정보 등이 현직 복귀를 염두에 둔 사정비서관 등 일부 인사에 집중됨에 따라 ‘정치 검찰’이라는 그릇된 권력문화를 조장하는 빌미가 됐던 것도 사실이다. 검찰의 중립성 시비가 아직 완전히 불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가 앞장서 잘못된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떤 이유를 대든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노 대통령은 ‘평검사와의 대화’ 이후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검찰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전임 송광수 검찰체제가 모처럼 국민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도 노 대통령의 검찰 중립화 의지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효율성에서는 다소 뒤지더라도 대통령-법무장관, 민정수석-검찰국 등 합법적인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핫라인’의 유혹에서 하루속히 벗어나길 바란다.
  • [열린세상] 사이버 ‘양심5敵’ 몰아내자/강지원 변호사

    사이버상에 양심5적(敵)이 판을 치고 있다. 욕설·비방 퍼붓기, 야동·야사 유포하기, 허위사실·유언비어 퍼뜨리기, 이름·아이디 훔쳐쓰기, 남의 저작물 마구 쓰기 같은 것들이다. 딱히 양심을 팔아 먹는 일들이 이런 일들만은 아니겠으나, 요즘 사이버상에서 가장 극심한 몰양심을 5가지만 골라 재미있게 붙여본 별칭이다. 사이버세상은 어느 틈엔가 오프라인과 똑같이 사람들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그것도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마치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광장과 같은 ‘광장형’ 공간이 되어 버렸다. 하긴 원래 인간이 영적인 존재라면 온 세상에 퍼져 있는 사람들끼리도 마치 한 광장에 모여 있는 것과 같은 광장형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처럼 영적으로나 가능한 현상들이 목전에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1995년 우리나라에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처음 발족할 때 창설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PC통신상에 음란물이 많이 떠돌아 다닌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정도였다. 그로부터 10년, 그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보니 10년만에 강산이 변한 것이 아니라 아예 또 하나의 세상이 창조된 것 같은 느낌이다. 숨소리, 목소리까지 소통되는 거대한 광장형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원래 사람사는 세상이란 다 그런 것일까. 지금 이 온라인세상에서는 온갖 탈선과 범죄, 비행과 일탈, 타락과 악행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가고 있다. 오프라인의 그것들과 비교해보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광장성 때문에 더 큰 폐해가 나타나기도 한다. 소위 ‘개똥녀’를 비롯해 일단 표적이 정해지면 오프라인에서는 모여질 수 없는 수많은 인파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공격을 퍼붓는다. 가히 사이버 ‘폭격’이다. 음란물의 수준도 옛날 포르노 수준이 아니다. 허위 사실로 중상모략하고 매장시키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남의 이름, 아이디, 주민등록번호를 몰래 쓰거나 음악 영화 등을 공짜로 마구 다운받아 쓰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오프라인에는 나름대로 법과 윤리·도덕 같은 사회적 규범이 있다. 그리고 곳곳에 경찰, 학교, 교회, 사찰 같은 존재들이 있다. 그런데도 어디 한시도 조용한 날이 있던가. 그런데 온라인에는 그런 것마저도 없다. 인간의 저변에 깔린 악성들이 아무런 제동없이 그대로 솟구쳐 올라오는 것 같은 양상이다. 마치 연못을 휘저어놓을 때와 같다. 연못이 평온할 때는 윗물은 다소 맑고 쓰레기는 바닥에 깔린다. 그런데 그 연못을 작대기로 휘저으면 온갖 쓰레기가 수면위로 올라와 전체가 볼썽사나워진다. 사람이란 그렇게 쓰레기 같은 악성을 타고 날까. 프로이트식으로 말하면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정신병환자만 열심히 관찰한 이였으므로 어느 정도 편견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는 이도 많다. 그러나저러나,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어느 누군들 크고 작은 유혹에 혹하지 않는 이들이 있을까. 아무도 없는데 나 혼자 슬쩍 해 볼 수 없을까,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데 아무 짓이나 내키는 대로 해 본들 누가 알아나 차릴까…. 순간순간 뜬구름처럼 스쳐가는 유혹과 충동과의 싸움은 결국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다. 혹 이상한 짓 한번 해볼까 하다가도 이내 ‘양심에 찔려’ 차마 실행에 나아가지 못하는 일들이 허다하다. 신독(愼獨)을 좌우명으로 살아온 지 오래지만 이처럼 어려운 일은 없다는 느낌을 받는 때가 적지 아니하다. 양심은 법이나 윤리·도덕보다 더 근본적이고 내면적인 개념이다. 오프라인에서 그런 것처럼 온라인에서도 똑같이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연습을 하여야 한다. 사이버양심운동을 제창하는 소이이다. 강지원 변호사
  • 儒林(418)-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3)

    儒林(418)-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3)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43) 공손추는 만장(萬章)과 더불어 쌍벽을 이루던 맹자의 제자이다. 사기에는 ‘물러나와 제자 만장들과 서경을 강술하고 공자의 뜻한 바를 펴서 맹자 7편을 저술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어 만장을 수제자로 지칭하고 있지만 정작 맹자에는 공손추와 더불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두 장이나 게재되어 있을 만큼 또 하나의 으뜸제자였던 것이다. 공손추는 스승이 제나라의 경상의 자리에 올라 도를 행하게 되었으므로 이제 왕업이나 패업을 이루게 되는 것은 분명한 일로, 만약 이루게 되면 마음이 기뻐서 동요할 것인지 어떨지를 물었던 것이다. 이에 맹자는 ‘나는 사십세가 되었으니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다.(不動心)’라고 대답하자 문득 공자가 말하였던 ‘나이 사십세 불혹(四十而不惑)’이란 말을 떠올렸다. 공손추는 공자의 ‘사십이불혹’과 스승 맹자의 ‘사십이부동심’이 어떻게 다른가를 묻고 ‘마음이 동요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서 묻는다. 물론 ‘불혹’과 ‘부동심’은 둘 다 ‘어떠한 유혹이나 고난을 받더라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동일한 뜻을 갖고 있으나 면밀히 분석하면 엄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공자의 ‘불혹’은 ‘외부적 상황에 쉽사리 넘어가지 않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고, 맹자의 ‘부동심’은 ‘스스로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음인 것이다. 즉 ‘불혹’은 ‘객관적 상황에 따른 주체의 반응’이며,‘부동심’은 ‘주관적 상황에 따른 주체의 반응’인 것이다. 이에 대해 맹자는 부동심에 대해서 상세한 설명을 한다. 여기에서 그 전문을 소개할 필요는 없거니와 그 대답의 요지는 ‘오직 한 가지 일에만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 부동심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맹자는 맹시사(孟施舍)의 예를 들어 부동심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맹시사가 용기를 기르는 방법을 ‘이기지 못하는 것을 이기는 것처럼 보는 것이니, 적을 헤아려 이길 것을 고려한 뒤에 공격한다면 이는 적군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어찌 반드시 이기는 것만을 할 수 있겠는가. 오직 두려워하지 않을 뿐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맹자의 말은 이기고 지는 결과에 상관하지 않고 오직 공격하는 것에만 신경을 집중시킴으로써 부동심을 터득한 맹시사의 예를 통해 ‘뜻(志)은 기운(氣)을 거느리는 장수이니, 뜻을 잘 간직하면 자연 기운은 난폭하게 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뜻이 한결같으면 기 또한 한결같을 것이다.’라는 설명으로 ‘마음의 지(志)’와 ‘몸의 기(氣)’를 집중시켜 한결같은 한마음 한 몸으로 통일시키는 것이 부동심을 터득하는 방법이라고 답변하는 것이다. 그러자 공손추가 다음과 같이 묻는다. “감히 묻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디에 장점이 있으십니까.” 이에 맹자는 맹자에 나오는 구절 중 가장 유명하고 맹자의 인생을 한마디로 함축시켜 보여주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내린다. “나는 말을 알며, 나는 나의 호연지기를 잘 길렀다(我知言 我善養吾浩然之氣).” 맹자의 바로 이 대답에서 그 유명한 ‘호연지기’란 고사성어가 태어난 것이다.
  • [세이프웨이클래식] 강수연 ‘스물아홉의 반란’

    [세이프웨이클래식] 강수연 ‘스물아홉의 반란’

    ‘필드의 패션모델’ 강수연(29·삼성전자)이 5년간의 설움 끝에 감격의 첫 우승컵을 안았다. 강수연은 22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에지워터골프장(파72·6307야드)에서 벌어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이프웨이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우승했다. 2위 장정(25·205타)에게 무려 4타차 앞선 완승. 지난 2001년 조건부 출전권자로 LPGA 투어를 밟은 강수연은 이로써 미국 진출 5년 만에 스물아홉 늦깎이 챔프로 우뚝 섰다. 지금까지 LPGA 투어 첫 승을 올린 10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고참. 투어 전체에서도 지난해 웨그먼스로체스터에서 우승한 킴 사이키(38·미국) 등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나이다. 전날 1∼공동6위까지 점령한 ‘코리아 여전사’들도 대부분 자리를 지켜내며 ‘코리안 파티’에 동참했다. 장정에 이어 박희정(25·CJ)과 ‘루키’ 김주미(21·하이마트) 임성아(21·MU)가 ‘톱5’를 꿰찼고, 한희원(27·휠라코리아)과 송아리(18·하이마트)도 공동 10위에 자리잡아 리더보드 상단은 온통 한국 선수들의 이름으로 도배됐다. 한국 선수가 리더보드의 1∼5위까지 싹쓸이한 것은 LPGA 출전사상 처음. 한국은 강지민(25·CJ)과 김주연(24·KTF) 이미나(24) 장정에 이어 강수연까지 ‘마수걸이승’으로만 시즌 5승을 합작하는 진기록을 세우며 스웨덴(7승), 미국(6승)과 다승행진을 펼치게 됐다. 3타차 단독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강수연의 승부처는 12번홀(파5). 강수연은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를 펼친 에게 2타차까지 쫓기다 티샷이 깊은 러프에 빠져 역전의 위기를 맞았지만 침착하게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안착시킨 뒤 5m가 넘는 내리막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궈 대세를 결정지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 장정은 14·17번홀(이상 파4)에서 잇따라 보기를 저지르며 추격의 실마리를 놓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국가대표 거친 ‘골프 엘리트’ 한·미 오가며 ‘눈물밥’ 지난 2001년 미국 무대를 밟기 전까지 강수연(29·삼성전자)은 ‘1인자’였다. 3년 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 최정상급을 달리던 한 살 아래의 박세리(28·CJ)를 내려다볼 만큼 자존심도 강했다. 국가대표를 거친 ‘골프 엘리트’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년 연속 최저타수상과 상금왕까지 움켜쥔 국내 최정상급이었다. 통산 8승에 단일대회 3연패,2000년 아시아서킷 3승 등 해외 성적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여자오픈 2연패(2000∼01년)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박세리,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등 거물들을 제치고 일궈낸 것. 그러나 미국 무대는 달랐다.2000년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 49위로 겨우 조건부 출전권을 받아 자존심을 구긴 데 이어 이듬해 출전한 3개 대회에서는 딱 한 차례 컷을 통과하는 데 그쳤다. 상금은 고작 3776달러. 눈물을 뿌리며 국내로 ‘U턴’한 강수연은 한국여자오픈과 하이트컵,LG레이디카드오픈 등 3승을 쓸어담으며 다시 칼을 갈았고,2002년 2승을 보탠 뒤 다시 LPGA 투어에 도전장을 냈다. 풀시드(전경기 출전권)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크게 변한 것은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해 11월 국내 대회 프로암경기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2년 출전금지라는 중징계를 받아 국내 무대에 설 수도 없었다.2003년 다케후지클래식 준우승으로 반짝했지만 상금랭킹은 33위. 지난해에는 45위로 떨어졌다. 올해에도 ‘톱10’ 성적은 단 두 차례. 부상과 경기 불참으로 “다시 국내로 돌아오라.”는 유혹도 있었다. 그러나 강수연은 “우승 한번 없이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미국 무대를 고집했고, 결국 5년간의 ‘눈물밥’을 생애 첫 우승으로 되갚았다. 강수연은 “본격적으로 LPGA에서 뛴 2003년 이후 줄곧 슬럼프였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첫 우승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강수연은 오는 주말 매경여자오픈과 삼성파브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기 위해 일시 귀국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마음을 유혹하는 경제의 심리학/니혼게이자이신문 지음

    마음을 유혹하는 경제의 심리학/니혼게이자이신문 지음

    일본 도쿄 시부야거리의 한 규동(덮밥) 전문점. 점심시간만 되면 덮밥 한 그릇 먹기 위해 사람들이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린다. 그러나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는 시간은 10분. 이곳을 찾은 20대 후반의 한 여성은 “맛있는 덮밥을 먹기 위해 이 정도는 감수하겠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만일 1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덮밥 맛이 그저 그랬다면 어떻게 했을까. 행동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이럴 경우 사람들은 불쾌한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한다. 그러나 이미 지나가버린 30분은 돌이킬 수 없고, 결국 ‘맛’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된다. 이집 음식은 맛있고, 그러니 많은 사람이 올 수밖에 없다고 해석해버리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어떤 대상에 시간을 투자하면 할수록 특별한 애착을 갖게 되며,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는 심리를 잘 보여주는 현상이다. ●30분 줄서서 10분 만에 먹는 점심도 “맛있으면 OK” 경제는 개개인의 행동의 집합체지만 종잡을 수 없고 정답도 없다. 그 중심에 사람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심리, 경영자 심리, 기업 심리 등이 얽혀 축적된 것이 경제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방정식에 따라 움직인다지만, 실제 시장에선 비싸다는 이유로 팔리고, 싸기 때문에 팔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어난다.’‘실적이 좋은 회사의 주가는 상승한다.’‘경기가 좋은 나라의 통화는 인정받는다.’ 등은 당연한 명제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인간이 꼭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며, 인간의 마음에 따라 움직이는 경제 역시 반드시 합리적이지는 않다.‘마음을 유혹하는 경제의 심리학’(니혼게이자이신문 지음, 송수영 옮김, 밀리언하우스 펴냄)은 이처럼 수많은 경제이론 속에 꼭꼭 숨겨져 있는 경제의 참모습을 ‘마음’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살펴본 책이다. 심리학적으로 경제를 읽는 방법을 제시하는 이 책은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경제학자 대니얼 커너먼의 행동경제학이론을 실물경제와 시장에 적용해 풀어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연재기사를 토대로 했다. ●‘마지막 한정품´에 지갑 여는 소비자들 책은 ‘비합리’와 ‘혼돈’으로 움직이는 경제를 실제 시장에서 일어나는 풍부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확률적으로 손해라는 걸 알면서도 복권을 사는 사람들,‘마지막 한정품’이라는 상술에 앞다퉈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 잘못된 줄 알면서도 군중심리에 휘말려 시식코너 제품을 사는 주부 등등. ‘한정품’ 상술을 보자. 지난 2003년 봄에 도쿄 긴자에 로드숍을 낸 프라다 오픈 기념 특별 한정백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일이 있었다.11만∼12만엔이나 하는데도 ‘지금밖에 살 수 없다.’란 이유로 여성들은 개점 전부터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렸다. 도쿄의 한 호텔 부지에 들어선 한 고급맨션아파트는 평균 4억엔이나 하는데도 분양 즉시 마감됐다. 도심 최고의 부지에 ‘이런 물건은 더 이상 나오기 힘들다.’는 심리가 부유층의 구매욕을 자극한 것이다. 이는 비단 고급품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전혀 판매가 안 되던 접시도 히트상품 사이에 살짝 놓아두면 이상하리만치 잘 팔린다. ●‘붉은악마의 경제학´ 등 한국사례도 소비자들은 무의식중에 재빠른 자만 살아남는 의자뺏기 게임을 하고 있다고 책은 지적한다.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기 전까지 자신의 의자를 확보하기 위해 저마다 안절부절, 눈치작전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행동경제학에선 ‘직감이 소비행동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이 직감은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소비행위를 정 반대 방향으로 이끄는 심리적 요인인 것이다. 한국이 일본에 이웃하고 있어서인지, 책은 2002 월드컵 때 거리를 달군 ‘붉은악마의 경제학’,‘김치냉장고 전쟁’,‘빼빼로데이’로 대표되는 ‘숫자마케팅’ 등 한국의 사례도 많이 들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소비자의 심리나 실물경제의 모습이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일상에서 무심코 넘겼던 사람들의 소비행태나 실물경기의 다양한 모습들을 색다른 시각으로 뜯어보는 재미를 주는 책이다.1만 1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충·동 구·매? 그·게 뭔·데?

    충·동 구·매? 그·게 뭔·데?

    직장인 김정은(31·여)씨는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을 가지 않는다. 식품은 가까운 마트에서 구입하고, 필요한 상품이 생기면 계획을 세워 전문점을 찾는다.“전문점이 다양하게 상품을 갖춘데다 대형 할인점처럼 각종 상품을 함께 판매하지 않아 충동구매할 염려가 적다.”고 말했다. 운동화를 사러 갔다가 티셔츠에 바지까지 사는 일이 덜 생긴다는 얘기다. 흔히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라 불리는 전문 할인점이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자제품 전문점 ‘하이마트’가 1989년 한국형 카테고리 킬러로 첫선을 보인 뒤 신발·문구·수입식품이 대열에 합류했다. 다양한 브랜드가 한꺼번에 모여 있어 쇼핑이 편리한데다 가격도 싸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서울인이 방문한 대표 카테고리 킬러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와인나라 아웃렛 = 와인전문점 서울 양평동 와인나라 아웃렛(www.winenara.com)은 어둠침침하다. 와인이 온도에 민감한 터라 뜨거운 조명을 비추지 않은 것이다. 품질을 중시한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미국,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5개국 와인 500여종이 매장을 가득 채웠다. 가격은 8400원에서 100만원까지 천차만별. 와인이 나무 상자에 들어 있어 고급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가격은 평균 10∼20% 저렴한 편. 게다가 ‘이달의 와인’을 정해 1+1행사(한 병을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것)를 진행한다. 이달에는 3만 6000원짜리 750㎖ 샹송(Chanson)을 2만 7000원에 팔면서,375㎖(2만원)를 덤으로 주고 있다. 와인전문가가 상주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양평점 직원 김보희씨는 소믈리에(와인전문가)로 4년간 활동하다 이곳으로 옮겼다. 매일 바꾸는 시음 와인을 권하고, 와인 고르기를 돕는다. 제품명과 생산지, 특징을 꼼꼼히 적은 이름표가 와인마다 달려 있어 혼자 쇼핑하기도 편하다.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와인은 ‘매니저 추천 상품’이라 표시돼 있다. 4월과 10월에 열리는 ‘와인장터’도 인기만점. 라벨에 흠집이 난 고급 와인을 60∼70% 저렴하게 판매한다. 사흘 동안 진행되는 행사에 맞춰 지방에서도 찾아 온단다. 김보희씨는 “1년간 마실 와인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알뜰 애호가도 있다.”고 귀띔했다. 링코 = 문구·소형 가전제품 서울 코엑스몰에 자리 잡은 문구·사무용품 전문점 링코(www.linko.com)는 800평 규모에 1만 8000여가지 상품을 갖췄다. 볼펜, 노트 등 일반 문구류에서부터 유화 물감 등 전문 미술용품까지 상품군별로 진열돼 있다. 할인점답게 매달 2주일씩 100여개 상품을 20∼30% 저렴하게 판다. 대량 구매하는 법인을 위해 계산대도 따로 만들고 묶음 포장제품도 비치했다. 매장에 들어서면 지난 6월 새로 단장한 ‘디지털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사무용품에서 컴퓨터, 디지털카메라,MP3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한 것. 이창우 점장은 “사무용품이나 소형 전자제품을 각각 판매하는 매장은 있지만, 둘을 합쳐놓은 곳은 없어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폰,USB포트, 플래시 메모리, 공유기 등 소품들이 무척 다양하다. 문구용품은 브랜드와 가격별로 분류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커피, 녹차, 음료 등도 보인다. 이 점장은 “회사들이 사무용품 뿐 아니라 커피 등 소모품도 한꺼번에 구입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ABC마트 = 신발 멀티숍 2003년 6월 오픈한 후 하루 5000여명이 방문하는 ABC마트(www.abcmartkorea.com) 서울 명동 1호점.1990년 일본 도쿄에서 처음 시작된 ABC마트는 2002년 12월 한국에 상륙했다. 올 매출목표는 500억원. 나이키, 아디다스, 퓨마 등 세계적인 신발 브랜드와 함께 자체 브랜드 반스(Vans), 호킨스(Hawkins) 등 40여개를 한자리에 모았다. 명동 1호점은 쩌렁쩌렁 울리는 음악 소리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남성 직원들은 손뼉을 치며 할인 상품을 소개, 흥을 돋운다. 이민수 지역장은 “고객들이 부담 없이 매장 안으로 들어 오도록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진열된 신발만 2000여가지. 러닝화, 스니커즈, 등산화, 농구화, 보드화 등 상품군 별로 분류돼 신상품을 찾기가 쉽다. 운동화 끈, 신발 왁스 등 관련 제품도 갖췄다. 스니커즈 관리법 등도 꼼꼼히 소개한다. 대부분 5∼10% 할인하지만,‘게릴라 타임세일’ 등 다양한 행사도 펼친다. 오후 4∼5시쯤 많이 진행하는 타임세일에선 전 제품을 5∼10% 추가 할인해 준다.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거나 몇 족만 남은 경우에도 바로 50∼80% 기획행사에 돌입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카테고리 킬러란 특정 상품계열을 특화한 전문점. 다양한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해 가격 경쟁력도 높다.1980년대 등장한 미국의 장난감 전문점 ‘토이저러스’ 전자제품 전문점 ‘베스트 바이’가 대표적. 한국형은 인터넷쇼핑몰과 함께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 온라인 ‘woori’에 접속하면 ‘미국 네스퀵(Nesquik), 델몬트 프룬 주스(Prune Juice), 이탈리아 스틸라(Stilla) 올리비 오일, 프랑스 테세르 농축 복숭아, 일본 소바(메밀국수) 세트가 한자리에.’ 우리홈쇼핑의 인터넷쇼핑몰 우리닷컴(www.woori.com)에 국내 최대 수입식품 전문몰이 탄생했다. 식자재 전문 수입업체인 영남코퍼레이션, 메가마켓, 유원커머스과 제휴,5000여종의 수입 식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백화점, 대형 할인점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수입 상품을 망라했다. 매달 이벤트를 열어 푸짐한 경품도 나눠준다. 8월에는 오픈 기념으로 1만원 이상 구입하면 헬로키티 미니 수첩을,2만원 이상이면 영국 맥케이 잼 미니어처를,3만원 이상이면 스위스 라이볼리 통조림을 준다. 우리닷컴은 전문몰을 수입업체별로 구성했고, 몇 백원짜리 식품을 구입할 경우엔 매장별로 함께 배송받도록 배려했다. 구매상품이 3만원 미만이면 배송비 3000원을 내야 한다. 검색기능을 강화,900여개 상품을 동시에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상품기획팀 정재필 대리는 “수입상품을 구매하려 고객들이 발품을 팔지 않도록 모든 수입식품을 6개월 간에 걸쳐 한자리에 모았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마카오 유럽인가 중국인가

    마카오 유럽인가 중국인가

    홍콩에서 서쪽으로 64㎞쯤 떨어진 마카오(澳門)는 면적이 23.8㎢에 불과한 조그만 땅이다. 중국 대륙의 주하이(珠海)시와 접한 마카오 시구와 타이파섬, 콜로안섬의 면적을 모두 합해도 홍콩의 5분의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마카오의 인구는 약 45만명. 이중 95%가 중국인이며 수천명의 포르투갈인이 살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지배 아래서 동양과 서양을 연결하는 중계무역항이었으며 기독교 포교의 중심지로 명성을 떨쳤다. 오늘날 세계화는 마카오가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간의 무역중심지였던 18세기 후반 마카오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하는 역사가들도 있다. 지금은 영향력을 점차 상실해가고 있지만 마카오는 여전히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향수의 도시’로 사랑받고 있다. 마카오까지는 지난해 인천∼마카오간 마카오항공 직항노선이 개설돼 한층 편리하게 갈 수 있다. 글 사진 마카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Fusion City (1) 유럽의 문화재 ●돌에 새긴 대자연의 교훈 마카오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 행정특별자치구다. 마카오는 ‘도박의 도시’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카오야말로 옛것과 새것, 동양과 서양이 어우러진 유서 깊은 문화의 고장임을 알 수 있다. 수백년 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은 마카오에는 아직도 유럽의 정취가 남아 있다. 마카오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라면 단연 성바울 성당 유적이다. 이곳은 원래 중국의 첫번째 교회이자 예수회의 대학이었다.17세기 초 이탈리아 예수회 신부인 카를로 스피놀라가 디자인한 이 성당은 일본의 종교박해를 피해 나가사키에서 건너온 일본인 기독교 석공들의 도움으로 완성됐다. 1835년 태풍 때 화재로 소실돼 지금은 건물 정면과 계단, 지하실 등만 남아 있다. 유럽과 아시아 예술양식이 결합된 건물 정면에는 성직자들의 청동상이 안치돼 있다. 성당 벽면에는 성모 마리아가 발로 뱀의 머리를 짓밟고 있는 형상이 있는가 하면 ‘죽을 때를 생각해 죄를 짓지 말라.’는 구절도 새겨져 있다. 이것들은 종종 ‘자연물에 숨은 교훈(sermons in stones)’이라 불린다. 성당 지하에는 1996년 문을 연 천주교예술박물관이 있다. 이곳에는 예수회 신부의 묘와 일본인 선교사 등의 유골,17세기 종교예술 작품 등이 진열돼 있다. 유리 케이스에 담긴 순교자의 뼈가 주위를 숙연하게 만든다.1600년대 마카오에는 종교박해를 피해 건너온 일본 기독교인들이 특히 많았다. ●네덜란드 공격 막아낸 요새 성 바울 성당 터 동쪽의 꾸불꾸불한 ‘포트리스 힐’(요새 언덕)을 올라가면 구릉 모양의 ‘몬테 요새’에 이른다. 원래 성 바울 성당과 같은 시기인 1617년 예수회의 의식용으로 세워진 것으로 1626년 요새로 바뀌었다. 몬테 요새는 네덜란드의 공격으로부터 마카오를 지켜낸 곳으로 유명하다.1622년 세례자 성 요한의 축일인 6월24일 예수회 신부가 네덜란드 화약고에 대포를 발사해 적으로부터 마카오를 구해낸 곳이 바로 이곳이다. 몬테 요새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카오의 도시 풍경과 이웃 주하이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요새는 훗날 총독의 관저로 사용됐다. 현재는 마카오박물관이 들어서 있어 지난 4세기 동안의 마카오 역사를 웅변해 준다. ●한국천주교의 상징 김대건 동상 성 바울 성당에서 골동품·재활용 가구 거리인 루아 데 산토 안토니오거리를 지나면 카모에스 공원이 나온다.1557년 한때 마카오에서 살았던 포르투갈의 국민시인 카모에스를 기려 만든 곳이다.‘흰비둘기 공원’이라고도 불리는 카모에스 공원에는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최초의 한국인 사제인 김대건 신부는 1837년 마카오 파리외방전교회 극동 대표부에 도착해 신학수업을 받았다. 김대건 신부 동상은 1985년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제막한 것. 홍콩과 마카오의 한국인 가톨릭 신자들이 이를 다시 보수해 1997년 새로 봉헌했다. ●마카오 시내의 세나도 광장 세나도 광장은 분수와 나무, 벤치, 카페와 공공행사를 위한 공간을 갖춘 보행자 전용 광장이다. 물결무늬가 인상적인 이 광장은 수세기에 걸쳐 도시의 허브 역할을 해왔다.1999년 12월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될 때 포르투갈에서 돌을 가져와 새로 깔았다. 포르투갈 장인에 의해 만들어진 광장의 물결무늬는 세나도에서 성 바울 성당까지 이어진다. 광장 한쪽 편에는 시의회 건물이 있으며 반대편에는 16세기에 지어진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선시설 인자당(仁慈堂)이 있다. 광장 끝 쪽에는 17세기 도미니크회에서 지은 바로크 양식의 성 도미니크 성당이 웅장하게 서 있다. ●유럽풍의 콜로니얼 건축물 세나도 광장에서 택시로 15분 거리에 있는 타이파 주거박물관에서는 20세기 초엽 마카오에 살던 포르투갈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콜로안 섬을 바라보고 있는 박물관 주변에는 400년 전 포르투갈인이 가져와 심었다는 가(假)보리수가 가로수처럼 늘어서 있다. 박물관 안에는 초기 포르투갈 정착민과 ‘토생포인(土生葡人·마카오에서 태어난 포르투갈인) 등의 주거생활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마카오의 또 다른 상징은 마카오 타워다.2001년 개장한 마카오 타워는 높이가 338m로 세계에서 10번째로 높은 초고층 건물이다. 마카오 전경과 주강 삼각주의 모습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마카오 타워에서는 안전벨트를 맨채 타워 바깥 수백m 고공을 걷는 스카이워크(skywalk)라는 프로그램도 있어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참가자로선 스릴을 느낄 수 있지만 전망대에서 시내를 조용하게 조망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 Fusion City (2) 중국의 전통문화 ●마카오 최고(最古)의 사원 신앙의 자유가 보장돼 있는 마카오 사람들은 대부분 불교를 믿는다.7% 정도는 가톨릭 신자다. 아마 사원은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가운데 하나다. 배를 타는 사람들의 수호신인 도교 여신 아마(阿)와 불교의 여신인 쿤람을 모신 사원이다. 입구에는 마조각(祖閣)이라는 글자가 걸려 있다. 사원 안에는 늘 향 냄새가 진동한다. 마카오 사람들은 현재와 과거, 미래를 상징하는 뜻에서 보통 향을 세 개씩 피운다. 아마신은 특히 푸젠성 사람들과 타이완인들이 많이 섬기는 신이다. 아마 사원은 마카오라는 지명의 발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포르투갈인이 마카오에 처음 상륙해 지명을 묻자 원주민이 현지어로 ‘아마카오’라고 대답했는데, 그때부터 마카오가 되었다는 것이다. ●부끄러움 막아주는 나무 마카오 시내에서 또 하나 들를 만한 곳이 전당포박물관이다. 박물관 직원은 1994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실제로 영업을 했다고 말한다. 입구에는 ‘차수판(遮羞板)’이라는 붉은 색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 눈길을 끈다. 부끄러움을 막아주는 나무라는 뜻이다. 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불편할 뿐이라는 말도 있는데…. 하지만 남에게 돈을 빌린다는 것은 중국인에게도 역시 수치스러운 일인가 보다. 전당포에 들어가는 문과 나오는 문이 따로 돼 있는 점도 특이하다. 박물관 나무기둥 아래에는 물이 담긴 돌받침이 깔려 있다. 마카오에는 개미가 유난히 많아 이런 장치가 필요하다고 한다. ●장대한 스케일의 민속공연 중국의 민속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원명신원(圓明新園)도 주하이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청나라 황제의 정원인 원명원이 열강의 침략으로 불탄 뒤 주하이에 이를 그대로 옮겨 지었다는 곳이다. 원명신원은 황제의 정원답게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화려한 중국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야외쇼가 하루 한차례 열린다. 무도사극 ‘대청(大淸)황조’도 그중 한 레퍼토리다. 드럼 위에서 춤추는 고상무(鼓上舞), 방패춤인 순패무(盾牌舞), 청나라 병사의 위용을 그린 팔기병무(八旗兵舞) 등 20여개의 춤이 중국인의 웅대한 스케일을 느끼게 한다. ■ Fusion City (3) 휴식: 라스베이거스+온천 마카오의 문화유적과 카지노를 즐겼다면 휴식을 위해 하루쯤 마카오와 이웃한 주하이에서 머무르는 것도 괜찮다. 주하이 사람들은 “주하이는 공기가 깨끗해 깡통 포장을 해 수출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하다. ‘남중국의 진주’라 불리는 주하이는 주강삼각주(Pearl River Delta)의 한 축을 이루는 경제특구. 중국에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가장 먼저 받아들인 이 곳은 쑨원의 정치활동 무대이자 국민당 혁명의 근거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하이는 146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백도지시(百島之市)´라 불린다. 북쪽으로는 중산시, 남쪽으로는 마카오와 연결돼 있다. ●꿈꾸는 ‘동방의 라스베이거스’ 마카오의 밤은 화려한 카지노 전광판으로 불야성을 이룬다. 마카오에는 처음으로 지어진 리스보아 카지노를 비롯, 지난 5월 문을 연 미국 ‘라스베이거스식’ 진사(金沙)오락장(일명 샌즈 카지노) 등 모두 19개의 카지노가 있다. 특히 샌즈 카지노는 카지노 겸 엔터테인먼트의 복합시설로 100만평방피트의 규모를 자랑한다. 카지노는 크게 미국식과 유럽식, 그리고 동양식으로 나눌 수 있다. 미국식은 대규모 테마파크 같은 유희시설을 갖춘 가족 단위 개념이 강하다. 반면 유럽식은 멤버십 개념으로 상류사회의 사교클럽 형식을 띤다. 동양식 카지노는 게임 위주의 소규모 형태로 운영되는 게 보통이다. ●주하이 최고의 웰빙온천 주하이에서 무엇보다 가볼 만한 곳으로 꼽히는 곳은 온천이다. 특히 광둥성 지역에서 최고·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어온천(御溫泉)은 홍콩자본으로 지어진 일본식 노천탕으로 꽃탕, 삼합탕, 화흥탕, 명주탕, 성신탕, 명목탕, 감무탕, 광피탕, 폭포탕, 지열탕, 망경탕, 욕족탕, 육복탕, 커피탕 등 다양한 온천탕을 갖추고 있다. 어온천은 당나라 시대의 독특한 건축 양식과 우아한 모습으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입장객에게는 전통차와 음료, 샌드위치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발의 즐거움을 안다 주하이 여행의 피로는 주하이의 유서깊은 발마사지로 풀 수 있다. 이곳에서 누구나 아는 발마사지 가게는 ‘지족락(知足樂)’이다. 발의 즐거움을 안다는 제목이 운치가 있다. 이곳의 발마사지사들은 3개월 길게는 6개월의 교육을 받은 뒤 자격증을 딴다. 그렇게 천하지도 흔하지도 않은 직업이다. 피부미용사 정도다. 이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1일 3교대로 하루 24시간 영업한다. 값은 한국돈으로 5000원 정도니 별 부담은 없다. ●이렇게 가세요 마카오항공에서 주 5회 마카오 직항편을 운행한다. 목요일과 일요일은 부산에서, 나머지 요일은 인천에서 출발한다. 단 9월부터 매일 인천에서만 출발한다. 마카오는 홍콩에서는 배로 한 시간, 헬기로는 15분 걸린다. 마카오를 통해 주하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마카오 반도 북쪽의 궁베이세관이나 타이파와 콜로안 섬 사이 매립지에 만들어진 연화대교를 건너 횡금도에 있는 횡금(橫琴)출입국장을 거쳐야 한다. 마카오관광청 서울사무소(02)778-4402, 자유여행사 (02)3455-8888, 에어마카오 (02)3455-9900.
  • 벤야민의 ‘미완성 프로젝트’ 마무리

    벤야민의 ‘미완성 프로젝트’ 마무리

    발터 벤야민.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일원, 흉내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를 뜻하는 ‘아우라’ 예술이론을 만들어낸 문예비평가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벤야민을 비평가보다 일급 문화사학자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차이는 벤야민이 생전에 제대로 된 저작물은 남기지 못한 데서 온다. 문화작품 등에 대한 단편적인 글만 남아 있다 보니 ‘비평가’로서만 비춰졌던 것. 그러나 벤야민의 진면목은 문화를 보는 시선을 넘어, 그 시선 자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역사에 대한 통찰을 남겼다는 데 있다. 그 기획이 바로 ‘파사젠 베르크(Passagen Werk)’. 파사젠은 회랑을 뜻하는 불어 파사주에서 온 단어다. 영어로는 ‘아케이드’다. 그러나 벤야민은 끝내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짓지 못했다. 유태계 독일인에게 2차대전은 너무도 버거운 짐이었고 그는 독일을 탈출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남긴 것은 프로젝트의 완성을 꿈꾸며 남긴 메모 뭉치들뿐이었다. ●아케이드와 쇼윈도-‘몽타주’로써의 역사 1층에는 화장실이 없다, 창문이나 시계를 달아놓지 않는다, 카트 바퀴가 너무 잘 굴러가서는 안 된다 등등. 백화점이나 할인마트들이 매상을 올리기 위해 짜낸 갖가지 묘안들에 대해 듣다보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자본주의는 저 산 너머 대형공장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발밑에 깔려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벤야민은 자본주의의 원형을 19세기 중엽 프랑스 파리의 파사주에서 찾았다. 벤야민이 살던 20세기 초만 해도 이미 파사주는 백화점에 밀려 한 물 간 곳. 그럼에도 둥근 유리천장 아래 복도를 거닐며 양 옆에 늘어선 가게들에 진열된 상품을 쇼윈도를 통해 두루두루 둘러볼 수 있었던 파사주는 소비자를 유혹하는 자본주의 시대의 원체험, 그 자체였다고 봤다. 그래서 상품과 유흥과 요리와 매춘부 등이 넘쳐나는 파사주의 전성기,19세기 중엽의 파사주가 남긴 기억의 편린들을 집요하게 모은다. 그런데 완성된 원고가 아니라 메모의 모음이다보니 내용이 굉장히 파편적이다. 이런 저런 얘기가 단락별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가 하면,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얘기들과 인용문이 줄줄이 나열되어 있다. 영화에서 말하는 일종의 ‘몽타주 기법’이다. 내가 아니라 사물 그 자체로서 말하게 한다. ●과거를 구성하고 이해하는 방식으로서의 역사 몽타주 기법은 벤야민을 문화사가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자본주의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쇼 윈도에 전시된 제각각의 상품들이 모두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이미지 그 자체가 이미 자본주의라는 것. 어떤 목적이나 계획으로 역사를 설정하고 설명하는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늘어놓고, 있는 그대로를 봐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벤야민은 역사를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 구분했기에 이런 접근을 했다. 사실 그대로의 역사와 받아들여지고 이해하는 역사. 벤야민은 사실 그대로가 아니라 받아들여지고 이해하는 역사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그것은 인과관계로 묶은 사건의 나열이나 흐름을 풀어헤친 뒤 모든 것을 아무렇게나 던져 놓는 수법이었다. 어찌보면 ‘진보’의 역사관으로 너무나도 충실했던 파시즘 시대에, 벤야민 같은 이들이 생각해낼 수 있는 저항방법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부활하는 벤야민 벤야민은 그동안 다른 학자들에 비해 가려져 있었다. 파사젠 베르크는 1980년대 들어서야 출간됐다. 그러나 이런 파편적이되 정밀한 서술 때문에 외려 문화사의 한 표준으로 올라설 수 있는 역설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문학동네에서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라는 책을 선보였다.‘파사젠 베르크’를 프랑크푸르트학파 연구자인 미 코넬대 수전 모스 교수가 자신의 방식대로 정리해서 풀어냈다. 이로서 벤야민에 다가갈 수 있는 한 다리가 놓여진 것이다. 원본 그대로를 번역해 놓은 ‘아케이드 프로젝트-발터 벤야민’(새물결 펴냄)의 출간은 이런 디딤돌 덕분이기도 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두번 비난받는 보상판정

    승부를 가려야 하는 스포츠에서 최종 판정은 심판의 몫이다. 펜싱이나 미식축구에서처럼 전자기기나 비디오를 판정에 이용하면 정확성은 높아진다. 그러나 종목의 특성상 기계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종목에서는 인간이 모든 결정을 내린다.인간이 결정을 하는 이상 어차피 100%의 정확성은 기대하지 못한다. 유도 복싱 레슬링처럼 두 명의 선수가 하는 경기를 5명이 지켜보며 판정을 하는데도 말썽이 끊이지 않는다. 하물며 22명이 북적거리는 경기를 3명의 심판이 관장하는 축구나 한 경기에 300개 정도의 공을 주심 혼자서 판정해야 하는 야구에서는 판정의 정확성은 훨씬 떨어지게 마련이다. 결국 스포츠에서 오심은 의도적으로 내린 것이 아니라면 경기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스포츠는 대체로 오심에 대한 번복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림픽 종목은 심판 판정에 대한 재심이 가능하다. 야구도 마찬가지다.TV 중계에서 해설자들이 이상한 판정에 대해 “가까이서 본 심판이 잘 보았겠죠.”란 말을 흔히 한다.그러나 이 말은 틀릴 때가 많다. 수십 미터 떨어진 관중석에서 더 정확하게 볼 수도 있다.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시야가 가리면 보이지 않는다.때문에 야구규칙은 심판 판정에 의심이 있으면 동료와 상의하고, 잘못됐다면 번복토록 했다. 심판의 권위도 중요하지만 심판의 기본 임무는 정확한 판정이기 때문이다. 또 규칙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해서는 절대 안되는 번복도 있다. 볼, 스트라이크 판정은 아무리 본인이 잘못 본 것처럼 느끼더라도 번복해서는 안된다. 그러다가는 수십 번이나 번복할 수도 있다. 보상판정도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 한번 오심을 내려 한 팀이 유리해졌다고 느낄 때 상대팀에 의도적으로 유리한 판정을 내리는 게 보상판정이다. 많은 심판이 이것을 알면서도 오심에 대한 부끄러움과 손해를 본 팀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자신 탓에 승패가 뒤집어 졌다는 비난이 두려워 보상판정에 대한 유혹을 강하게 느낀다.지난 11일 고교야구에서 일어난 사건을 통해 심판 판정의 결정 과정을 되짚어 보자.1사 만루에서 3루주자는 피치아웃으로 런다운에 걸렸지만,3루에 돌아가는데 성공했다.3루를 밟고 있는 3루주자를 태그하자 3루심은 돌연 아웃을 선언했다. 이어 2루주자도 런다운으로 아웃됐다. 자신은 세이프됐다고 확신한 3루 주자는 홈으로 뛰어들었다.문제는 오심보다 오심 이후의 처리였다. 현장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심판으로서 가장 현명한 결정은 최초의 오심을 번복하지 않는 것. 야구 규칙의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결정은 3루주자의 아웃을 번복하고 득점을 인정하는 것. 어차피 오심은 저질러진 일이고, 둘 중 하나만 택했다면 오심 하나로 끝날 일이었다. 물론 어느 한 팀은 손해를 보아야 한다. 손해 본 팀의 비난을 피하려고 모든 플레이를 없었던 일로 돌린 일은 보상판정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보상판정은 한번의 비난으로 끝날 일을 두 번 비난받게 만든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tycobb@sports2i.com
  • 조물주의 실수 - 하늘아래 처음 보는 결혼식

    조물주의 실수 - 하늘아래 처음 보는 결혼식

      들러리가 없다.「웨딩·마치」도 없다. 넒은 예식장엔 외로운 결혼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모인 네 명의 친구들 뿐. 주례가 있을 리 없는 기막힌 결혼식장- 면사포 속 신부의 두 눈에 이슬이 맺힘은, 더욱이 상견례를 올릴 신랑이 없기 때문이었다. 사랑해선 안될 불구(不具)의 몸, 단장(斷腸)의 몸부림 7년 끝에 12월 12일 하오 7시 논산의 미원(美園)예식장에서는 애틋한 화제를 일으킨 한 처녀의「신랑없는 결혼식」이 쓸쓸히 올려졌다. 김형진(金亨眞)(27·논산읍 화지동)양. 여성으로서 마땅히 있어야 할「기능」을 갖추지 못하여 한탄하던 이 불구의 여심은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는 쓸쓸한 예식장에서 이날「독신의 화촉」을 울면서 밝혔다. 골격이나 용모, 살결과 음성까지 어느 것 하나 흠 잡을데가 없는(신장 153cm, 35-24-35) 김양은 선천성 질(膣)폐쇄증 환자.「웨딩·드레스」에의 파란 꿈은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성불구자임을 알게 된 7년 전에 이미 산산이 깨어졌다. 결혼 첫날밤이면 탄로날 자신의 말 못할 비밀. 결혼이란 그녀로선 감히 생각지도 못할 죄악이었다. 실의와 비탄 속의 7년, 찢어질듯한 가난 속 -. 『결혼을 하자. 제2의 탄생을 하는 거다』그녀는 결혼식을 올렸다. 슬픔을 신랑삼아, 그리고 그녀에게는 이미 먹여 살려야 될 세 동생이 딸려 있었다. 김양이 자신의 신체 구조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한 것은 20세 되던 해. 여성으로 있어야 할「생리」가 없는데 의아심을 품은 그녀는 21세 되던 62년에 산부인과 전문의사를 찾은 결과 자신이 도저히 여성으로서 제 구실을 못할 성불구자임을 알게 되었다. 김양은 부산의 어느 직장에 취직했다. 월급날이면 유명하다는 산부인과를 찾아 다니기에 거의 미치광이가 되다시피 했다. 그녀가 다닌 용하다는 산부인과만도 서울 부산 등에 7개-. 그러나 그 중 한 군데서만『가능성은 없지만 해보자』는 것이었고 나머지는 모두가『수술을 해 봤자 별 수 없다』는 절망적인 선언이었다. 더구나 남자로 성전환도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보면 그녀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죽고 싶다. 난 이제 살 수 없다』그녀는 회사를 결근했다.「보이·프렌드」P가 이튿날 찾아왔다. P와는 5년 동안이나 교제를 한 사이. 결혼할 단계였다.『그런데 내가 성불구라니…』그녀는 몸부림을 쳤다. 그날 밤 어둡고 싸늘한 바닷가를「데이트」하던 P는 그녀의 완강한 버팀에 끓어오르는 격정을 억눌러야 했다. 하숙방으로 돌아온 김양은 밤을 지새며 생각했다. 연인의 뜨거운 청혼에도 홀로 울어야만 했던 비밀 겨우 요도(尿道)만이 수줍은 듯 도사리고 있는 자신의 생식기. 이러한 비밀도 모른 채 P는 결혼을 서두르고-. 『내가 만일 결혼한 여자라면 P의 관심을 끌지도 않았을텐데-』 그녀는 문득 결혼식을 생각했다. 그리고「신랑없는 결혼」을 결심했다. 어쨌든 자신은 이미「결혼한 몸」이란 걸 세상에 선언해야 될 것 같았다. 여자로서 일생 한 번 입어 보게 되는「웨딩·드레스」에의 유혹이 보다 선명하게 그녀를 감쌌을는지도 모른다. 12월 12일. 그「나 혼자만의 결혼식」이 올려지던 날은 따뜻하고 청명했다. 소문을 엿든 사람들은 흔히 있는 영혼식 정도로 저마다 지레 생각들을 했다. 김양에게는 그러나 섬겨야 될 영혼조차도 없는, 너무나 눈물겨운 결혼식이었다. 『세 동생을 키우는데 전심전력을 다 하겠어요. 그들의 착실한 어버이가 되는게 소망이며 꿈입니다』 김양은, 아니 김여사는 다소곳이「의지」를 반짝인다. 생의 보람을 찾으려는 5년 동안의 끈질긴 투쟁은 그녀를 이제 월수 6만원의 사업주로 키웠다. 미용사 3년 만에 작은 미장원을 하나 차린 것이다. 결혼(?)도 했다. 동생들이 훌륭한 모습으로 커가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고 했다. 동생 영애(13)양이 올해 논산「쌘뽈」여중에 특기(문예)장학생으로 들어갔을 땐 뛸 듯 기뻤다고 어버이(?)다운 한 마디도 잊지 않는 김양 - 그녀는 지금 논산에서「뼈저리게 외로운 신혼」을 보내고 있다. <논산 = 배기찬(裵基燦)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12/22 제1권 제14호 ]
  • [CEO 칼럼] 여름은 독서의 계절/안용찬 애경 사장

    [CEO 칼럼] 여름은 독서의 계절/안용찬 애경 사장

    한낮의 땡볕이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군다. 도로변의 나무들이 무더위에 지쳐 있다. 사람들의 마음은 산과 바다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은 듯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아 보인다. 요즘 같은 시기에 서점은 파리 날릴 것 같지만 내가 즐겨 찾는 서점에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한여름 무더위에 무슨 책타령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진정한 독서의 계절은 여름이다. 흔히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 하지만 청명한 가을날 실내에 틀어 박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보통 인내심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우리 나라 가을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 유혹을 뿌리치고 실내에 책을 읽을 만큼의 자제심이 나에게는 없다. 무더운 한여름이야 말로 시원한 곳을 찾아 꼼짝 않고 책을 읽기에 제격이다. 자투리 시간만 나면 회사 근처 애경백화점내 ‘북스리브로’라는 대형서점으로 책 구경을 간다. 아무래도 베스트셀러에 눈이 먼저 가는데 최근에는 ‘무심’ ‘희망의 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기도’ 등이 좋았다.‘무심’은 공감하는 바가 커 혼자 읽고 말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50여권을 더 사서 회사 간부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영어판 책 중에는 ‘Life’s Greatest Lessons’와 ‘Positive Words,Powerful Results’라는 책을 편하게 읽었다. 역시 다량 주문해 영어가 가능한 간부들에게 읽어보라 전해 주었고, 집에도 두 권을 가지고 가 아이들 방 책꽂이에 살짝 놓아 두었다. 특히 ‘Life’s Greatest Lessons’는 작가가 고교 교사 출신이어서인지 평이한 단어로 씌어져 정말 중요한 인생의 교훈들을 쉽고 와닿게 설명하고 있다. 경영관련 서적은 전에 읽었던 ‘Good to Great’를 올 여름에 다시 읽었다.‘이건희 개혁 10년’은 이번 주말에 읽을 예정이다. 지난 주에 읽은 ‘진다방 미스신이 심은하보다 예쁘다’라는 책은 제목이 재미있어 샀는데 작가가 나하고 동갑이라 그런지 내용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 책 읽는 내내 즐거웠다. 와인에 관심이 많아 와인 서적을 많이 구매하지만 실제로 책방에 서거나 앉아서 읽는 책의 수도 만만치 않다. 어떤 와인책은 한 두시간 훑고 나면 사기가 아까운 책도 많다. 내용이 워낙 겹치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서점에는 좀 미안하지만 아예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속독으로 두 세권을 읽어버리기도 한다. 수년 전까지 경영관련 베스트 셀러를 즐겨 읽었는데 얼마 전부터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읽고 있다. 여전히 왕성하게 책을 사지만 그에 못지 않게 있는 책을 없애는 데에도 시간을 쏟는다. 평생 지니고 싶은 책은 30여권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회사와 집에 200∼300권의 책이 있지만 조만간 100권 내외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할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 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한번 훑어보고 곁에 둘 것인지 남에게 불하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내가 힘들 때 나를 일으켜 세워준 것은 책이었다. 괴로울 때는 책에서 힘과 용기를 얻었고, 즐거울 때는 책을 통해서 더욱더 즐거워 했다. ‘처서’가 다가오는 것을 보니 이제 곧 세상은 가을 옷으로 갈아 입을 예정이다. 그쯤 되면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 사람들을 산으로 들로 유혹할 것이다. 그 전에 서점에 들러 몇 권의 책을 사고 보자. 당장 읽어도 좋고 나중에 읽어도 좋다. 독서에 투자하는 것만큼 효율적인 투자는 없다. 여름은 독서의 계절이다. 여름이 다 가기 전에 퇴근길에 서점부터 들르자. 지금 내 곁에 쌓여 있는 책을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안용찬 애경 사장
  •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모기의 과학’을 알면 뇌염 등의 공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 모기는 시각보다 후각이 더욱 발달돼 있어 밤에는 주로 사람의 냄새를 맡고 표적으로 삼는다. 먼저 모기는 대기의 0.03%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가 30분의1만 변화해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람이 호흡과정에서 내뱉는 이산화탄소의 냄새는 15∼20m 떨어진 거리에서도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젖산도 모기를 유인하는 물질이다. 저녁에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한 뒤 씻지 않고 바로 잠자리에 들면 땀과 함께 젖산이 나와 모기에 물리기 십상이다. 또 아세톤도 모기를 유혹한다. 그래서 신진대사 작용이 활발한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모기에 물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아울러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깨끗이 목욕하고 향수나 화장품 등 화학물질은 바르지 않는 게 낫다. 모기는 사람들의 발 냄새는 물론 각종 향기를 맡고 달려들기 때문이다. 보통 아이들이 모기에 많이 물리는데, 이는 모기가 다가왔을 때 제재할 힘이 없고 몸에서 열이 많이 나기 때문이다. 모기는 몸에서 나는 열로 사람을 식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기는 검정·파랑 등 어두운 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잠옷도 밝은 색을 입는 것이 좋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증시 개미들 또 묻지마투자

    증시 개미들 또 묻지마투자

    주식시장에서 개인 소액투자자들을 일컫는 ‘개미’들의 투자 행보에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상승장에서는 보유주식을 팔아치워 외국인과 국내기관의 배만 불려 주더니 최근 조정장에는 뒤늦게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내리 팔다가 뒤늦게 기웃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7일만에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들은 이날 판 주식보다 22억원어치를 더 사들였다. 외국인도 664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81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들은 이날 증시마감 직전에 산 주식의 절반 가까이를 팔아치웠으나 간신히 매수세를 유지했다. 전날에는 오전엔 강력한 ‘사자’에 나섰으나 오후들어 갑자기 ‘팔자’로 돌아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눈치작전을 한 것이라면 들락날락한 만큼 실익이 있어야 하는데 결과가 매번 그렇지 못하다. 개인은 지난 5월 초순부터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 지난 9일까지 3개월 동안 단 5일만 제외하고 거침없이 주식을 팔아치웠다. 누적 순매도액이 무려 5조 4069억원에 이른다.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각각 2조 4164억원,1조 6855억원을 더 사들여 주가상승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3개월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165.49포인트(17.71%)나 올랐다. ●거꾸로 투자해 혼자 손실 현재 증시를 ‘대세 상승장’으로 이끌고 있는 1등 공신은 국내 기관이다. 연기금과 함께 적립식펀드로 자금력을 키우면서 앞선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수년간 국내 증시를 이끌던 외국인도 기관의 발걸음을 좇아 그런 대로 재미를 봤다. 올 들어 기관은 한국전력(주가상승률 32.02%), 현대자동차(31.53%),LG필립스LCD(28.18%) 등을 8142억원어치나 사들여 30% 안팎의 수익을 챙겼다. 외국인도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주가상승률이 평균 38.61%나 됐다. 이와는 반대로 개인은 가장 많이 사들인 5개 종목에서도 LG전자(-1.08%), 삼성SDI(-8.93%), 대우건설(-4.32%) 등이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주식매매의 평가이익을 집계해봐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778억원,6091억원의 수익을 올린 반면 개인은 1조 6340억원의 손해를 봤다. 사들인 주식은 주가가 떨어지고 판 주식은 되레 오르는 등 ‘거꾸로 투자’를 한 셈이다. 주가가 93.1%나 뛴 하이닉스에서 1536억원,21.9%나 오른 삼성전자를 통해 1276억원을 까먹는 보기드문 상황마저 연출됐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5월부터 주가는 계속 오르는데, 현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보유주식을 서둘러 처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묻지마 개미 등장 경계 올해 개인의 투자행태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과거 증시에서 번번이 묻지마식 투자를 했다가 돈을 날린 쓰라린 경험이 증시에 대한 불신을 키웠고, 증시를 읽는 안목도 상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가가 조금 오르자 과거에 반토막 난 주식을 무작정 서둘러 처분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하루이틀새 개미들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왕 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 대량매매자들이 증시에 모습을 드러낸 점도 관심을 끈다. 하루 1억원 또는 1만주 이상 대량 주문을 낸 개인의 비중이 4%대에서 지난달에 5.32%(110만건)로 뛰어올랐다. 증권사 관계자는 “왕개미들은 어차피 노는 돈을 굴리는 이들이어서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이제 개미들이 소문만 듣고 투자해 돈을 버는 시절은 끝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들이 또다시 묻지마식으로 덤비면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유혹을 갖게 되고, 그러면 유동성이 받치고 있는 현 증시는 힘없이 주저앉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맘대路 멋대路 프랑스여행

    맘대路 멋대路 프랑스여행

    유행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이드의 깃발을 쫓아 다니는 패키지 여행은 구시대 유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내맘대로’ 자유롭게 떠나는 선진국형 개별자유여행(FIT)이 새로운 추세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어디를 가보았다는 ‘점찍기식’ 여행에서 벗어나 나만의 여행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행을 즐길 줄 아는 젊은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유럽의 관문인 프랑스를 FIT로 직접 다녀왔다. 쪽빛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 초록빛 계곡과 드넓은 초원을 따라 파리에서 노르망디, 루아르, 꼬뜨 다쥐르, 프로방스까지 발길 닿는 대로 다녔다. 렌터카와 지하철, 버스, 프랑스 철도와 연안 여객선, 조그만 지방 철도에도 올랐다. 여행도중 뜻하지 않은 곳에서 멋진 풍경을 만났다. 에펠탑이나 니스해변 등 여행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명소들보다 프랑스의 푸른 자연속에 숨겨진 비경들이 더 아름다운 감동을 안겨줬다. 그렇다고 패키지 여행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니다. 크게 어렵지도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전정신과 철저한 준비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기자가 다녀온 10박 11일간의 프랑스 여행을 소개한다. ■ 도움말 MK유럽, 레일유럽, 프랑스관광청 프랑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여행, 이렇게만 하면 준비가 반이다 준비에 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랐지만 여행에 대한 설렘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준비에 노력한 만큼 편하고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는 교훈을 준 시간이기도 했다. 출발 한달전. 본격적인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항공과 숙박, 이동수단 등의 순으로 여행의 골격을 잡았다. 항공편은 인터넷 서핑을 통해 에어프랑스 홈페이지에서 특가 상품을 찾아냈다. 프랑스 파리를 경유하는 니스행 항공권으로 항공료 79만 9000원에 파리 스톱오버(경유지에서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것) 비용 10만원, 세금 10만 9000원 등 모두 100만 8000원. 정상 가격(130만∼180만원대)보다 많이 쌌다. 일본이나 두바이 등을 경유하는 60만∼80만원대 항공편도 있었지만 편하고 빠른 직항편을 택했다. 숙박은 유럽지역 호텔 예약 전문업체인 MK유럽(02-719-0461)을 통해 일정에 맞는 주요 도시에 호텔을 정했다. 인터넷에 숙박예약 사이트가 많지만 MK유럽은 국내 여행사 등에 호텔을 공급하는 다국적 호텔 체인업체로 훨씬 저렴하다. 숙박은 특급부터 일반 호텔까지 다양하며, 숙박비는 문의해 경비에 맞추면 된다. 교통수단의 경우 지하철이나 버스 등 단거리 이동은 현지에서 해결하면 되지만 철도나 렌터카 등은 국내에서 예약하는 것이 편하고 저렴하다. 유럽 지역의 철도는 레일유럽 한국사무소가 있는데 개인 예약은 받지 않으며, 서울항공(755-1144)과 걸리버(2170-6500),RTS(722-4033)에서 대행한다. 렌터카는 허츠나 에이비스, 알라모 등의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개별 여행인 만큼 휴대전화 로밍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통신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분당 발신은 1000∼2000원, 수신은 400∼500원이다. 여행자 보험은 출국직전 공항에서 가입하면 된다. 비용은 보상액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사망 1억원, 상해치료 2000만원, 질병치료 1000만원, 휴대품 분실 40만원의 경우 10일에 1만 5000∼2만원선이다. 여행 준비물로는 인터넷 등을 통해 자기가 가볼 곳에 대한 여행정보를 미리 찾아 준비하고, 프랑스 여행서적 2권 정도를 지참하면 좋다. 특히 파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광지는 불어 안내서밖에 없는 만큼 불어 사전도 지참하면 요긴하다. 이 정도만 준비하면 여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기타 현지 여행 정보는 기사의 <ⓘ>를 참고하면 된다. ◆ DAY1 몽마르트르, 야경에 취하다 ●설렘과 걱정, 파리에서의 첫날밤 ‘잠시후 샤를르 드골공항(CDG) 도착하겠습니다.’현지 시간 오후 6시40분(국내 시간 새벽 1시40분). 파리 도착을 알리는 대한항공 KE 901편 기장의 목소리에 잠이 깼다. 창밖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파리의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그저 파랗기만 하다. 오후 1시55분 서울을 출발한 비행기는 12시간을 날아왔지만 파리는 한낮의 강렬한 태양이 내리쬔다.‘뭘 해야하나?’ 첫 숙박지를 찾는 것조차도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목적지는 파리시내 북쪽에 위치한 ‘포레스트 힐 라 빌레트’(Forest Hill La Villette). 시내 지도를 펴고 한동한 고민한 끝에 고속전철(RER)과 지하철을 타는 것이 찾기 쉬울 듯싶어 공항 RER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RER 티켓(8.75유로)과 지하철표를 10묶음 단위로 할인 판매하는 ‘카르네’(carnet)를 구입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함께 탈 수 있는 티켓 1장은 1.30유로지만 카르네는 10유로. <ⓘ-1> 처음 타본 RER는 후텁지근했는데 무엇보다 내릴 역에 대한 안내방송이 없어 당혹스러웠다.RER는 20분만에 파리 북역(Gare du Nord)에 도착했고, 지하철 2,7호선으로 갈아타고 ‘포르트 드 라 빌레트’(Porte de la Villette)역 에 내렸다. 지하철 역시 안내방송이 없어 역구내의 간판을 보면서 내릴 곳을 가늠해야 했다. 지하철 문도 우리와 달리 수동식으로 내릴때 녹색버튼을 누르거나 손잡이를 손으로 돌려서 열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호텔 프런트에 ‘호텔 바우처’(호텔 예약서)를 보여주고 방을 얻은 뒤 짐을 풀었다. 별 3개인 호텔 숙박료는 조식을 포함,1박에 210유로. <ⓘ-2> ●젊음이 가득한 몽마르트르 언덕 밤 9시. 피곤함이 밀려왔지만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가기위해 과감히 방을 나섰다. 지하철 7,2호선을 타고 앙베르(Anvers)역에 내려 사크레쾨르 사원이 있는 언덕을 올라갔다. 순백의 성당 잔디에는 늦은 시간에도 많은 인파로 붐볐고, 언덕위의 노천 식당 테라스는 활기가 넘쳤다. 배가 고파왔다. 성당 아래 ‘레테 앙 팡트 두스’(L´ete en Pente Douce)라는 작고 예쁜 식당을 찾았다. 식사는 ‘오늘의 요리’로 치즈와 토마토, 돼지고기 등을 넣은 샐러드 ‘살라드 뒤 뮐레’(11유로)로 양이 무척 많다. 팁은 식탁에 놓고 나오면 된다. <ⓘ-3> 순백색 조명을 밝힌 성당을 올라가자 야경을 감상하는 인파로 가득했다.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젊은 남녀가 키스를 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처음에는 다소 당황했지만 너무 자주 보여(?) 금방 익숙해 졌다. 이어 성당을 끼고 오른쪽길로 올라가면 몽마르트르 언덕이 나타나는데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도 10여명의 화가들이 관광객들에게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었다. 밤 12시 호텔로 돌아와 파리의 첫날밤을 지냈다. 한국 시간으로 치면 아침 7시로 밤을 꼴딱 세운 셈이다. <ⓘ-4> ◆ DAY2 센강은 좌우를 나누지 않는다 ●쪽빛 하늘을 따라 도심을 걷다 눈이 부시도록 파란 물빛이 창밖에서 쏟아진다. 그 빛에 놀라 잠을 깬 것은 오전 5시. 시차 탓에 빨리 일어난 것이다. 호텔에서 간단히 빵과 커피로 아침을 먹은 뒤 본격적인 시내 관광에 나섰다. 오전 8시. 지하철을 타고 파리의 중심인 시테(Cit)섬의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향했다.<ⓘ-5> 시테역에 내리자 고딕 건축의 최고 걸작인 대성당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닥에는 파리 중심석이 새겨져 있다. 형형색색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비취는 성당 내부는 장엄함과 엄숙함에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이어 걸어서 파리의 중심을 흐르는 센(Seine)강을 건넜다. 강폭은 넓지 않았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파리 3·4대학(소르본대학)을 거쳐 뤽상부르 공원에 도착해 휴식을 취했다. 앙리 4세의 왕비가 세운 공원으로 넓이가 25만㎡에 이른다. 사각형으로 반듯하게 깎아놓은 나무과 넓은 잔디밭. 잔디에 누워 하늘을 봤다. 구름 한점없는 하늘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 ●죽은자들의 세계 카타콩브 찌는 듯한 더위는 시원한 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지하묘지 카타콩브(Catacombes·입장료 5유로). 사전 지식이 없이 들어간 지하묘지는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주택가 한복판에 만들어진 지하묘지로 800m에 이르는 동굴안에 인골 600만기가 안장돼 있다. 낮 12시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관광객이 거의 없다. 나선형 계단을 땅속으로 내려가자 어두컴컴한 동굴안에서 서늘함이 밀려왔다. 기온은 11∼12도. 밖의 날씨와 비교하면 등골이 오싹해지다 못해 춥다. 가로 1.5m, 높이 3m의 동굴을 따라 100m쯤 걸어들어가자 유골이 동굴 양 옆으로 빼곡하게 쌓여 있다. 출구까지는 45분이 걸린다. 밖으로 나와 인근에 있는 ‘와자’(Wadja)라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이 지역 예술가들이 모여 토론을 벌이는 식당이다. 매일 바뀌는 오늘의 메뉴는 전채요리와 메인요리, 디저트 세 가지로 구성된다. 전채요리는 꽃양배추 샐러드, 메인요리는 생선과 쇠고기, 디저트는 과일프루츠나 치즈빵 중에 고르면 된다. 발품을 팔아도 아깝지 않을 만큼 맛있다. 가격도 14유로로 비교적 저렴하다. 몽파르나스 묘지는 철학자 사르트르와 시인 보들레르, 소설가 모파상 등 저명인 100여명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인근 주민들에게는 공원처럼 편안한 곳이다. 파리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집을 찾아 지하철을 타고 7호선 퐁마리(Pont Marie) 역에 갔다. 역에서 나와 퐁마리 다리를 건너 첫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바로 보이는 ‘베르티용’(Berthillon)이라는 집이다. 유사한 아이스크림 집이 많아 헷갈리기 쉽지만 간판에 ‘31번’이라고 쓰인 집이 원조다. 가격은 1컵짜리가 2유로,2컵짜리가 3.5유로다. <ⓘ-6> 휴식도 여행의 일부. 오후 8시 간단히 저녁을 먹은 뒤 잠자리에 들었다.<ⓘ-7> ⓘnformation center ⓘ-1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RER와 버스, 택시 등 다양하다.15∼2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에어프랑스 버스의 경우 편도 11.50유로 정도이며, 택시는 도심까지 40∼50유로(야간 20% 할증)다. 환율은 1유로에 1240원 정도. ⓘ-2 이는 공시 가격으로 국내에서 예약하면 훨씬 저렴하다. 호텔 숙박료는 대도시와 지방,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지방 도시의 별 1∼2개짜리 호텔이 40∼80유로다. 별 3개 이상은 100∼300유로 선이다. ⓘ-3 팁은 음식값이나 택시요금의 10% 정도지만 식당에서는 통상적으로 2∼3유로 정도면 된다. ⓘ-4 항공권은 에어프랑스 티켓을 끊었지만 왕복 대한항공을 이용했다. 인천∼파리행은 오전 10시25분, 오후 1시55분 두차례 있는데 오전은 에어프랑스, 오후는 대한항공이 운항된다. 두 항공사가 코드셰어(좌석공유)를 해 두 곳 중 저렴한 항공사에서 티켓을 끊으면 된다. 돌아오는 항공편은 오후 1시15분,9시50분에 있다. 에어프랑스 티켓으로도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다. ⓘ-5 지하철은 14호선까지 있으며, 운행은 오전 5시30분부터 자정넘어(0시30분)까지 운행한다.1·3·5일권인 파리비지트 패스(www.parisvisite.co.kr) 등 다양한 할인 티켓 제도가 있지만 하루에 티켓이 2∼3장 정도면 충분한 만큼 카르네가 간편하다. ⓘ-6 프랑스 거리는 집 주소만 알면 지도 한장만 들고도 어디든 찾아갈 수 있을 만큼 잘 정비돼 있다. 지도에 표시된 도로 번호를 따라 가면 원하는 곳을 찾을 수 있다. ⓘ-7 프랑스 전원은 220V로 우리나라와 같다. 자기전 카메라와 캠코더 등을 충전하면 된다. ◆ DAY3 전원 드라이브, 느림을 즐기다 ●파리의 명물 에펠탑과 개선문 전날 너무 일찍 잠을 청한 탓에 눈을 떠보니 새벽 2시. 잠이 오지 않아 오후부터 시작될 렌터카 여행을 준비했다. 책을 펴고 오를리(Orly) 공항에서 노르망디 지역의 수도원 몽생미셸로 가는 길을 연구했다. 전날 5유로 주고 구입한 미슐랭(Michelin) 프랑스 전도를 펴고 고민하는 사이 어느 덧 날이 밝았다. 오전 일정은 에펠탑과 개선문. 식상하리만치 유명한 파리의 상징물이지만 빼놓을 수는 없었다. 오전 8시 에펠탑을 향했다. 에펠탑은 6호선 트로카데로(Trocadero)역과 비르아캥(Bir-Hakeim)역에서 내리면 갈 수 있다. 샤이요(Chaillot) 궁전도 구경하면서 내려갈 겸 트로카데로 역에서 내렸다. 멀리 샹드 마르스 공원과 에펠탑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1898년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에펠탑은 높이 320m로 3개 층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다. 이어 샤를르 드골 에투알(Charles de Gaulle Etoile)역에서 내려 개선문을 본 뒤 콩코드 광장까지 이어지는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다. 넓은 도로를 따라 유명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있다. 오를리 공항을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센강을 따라 앵발리데(Invalides) 옆에 있는 에어프랑스 버스정류장으로 걸었다. 센강 유람선을 타는 바토뮤슈 승선장에는 일찍부터 관광객들이 유람선 관광에 나섰다. 센강과 어우러진 에펠탑의 풍경이 장관이다. 퐁데 앵발리드 다리와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앵발리드 공원을 지나자 정류장이 나타났다. 도보로 30분. 오를리행 버스는 30분마다 1대씩 있는데 1인당 8유로다. 차비는 기사에게 내면 된다. 시내 교통이 막혀 공항까지 40분쯤 걸렸다. ●렌터카를 몰고 시골 풍경속으로 오를리 웨스트 공항 허츠 렌터카 데스크에서 한국에서 예약한 바우처와 함께 국제면허증, 신용카드를 내밀자 손쉽게 수속을 끝냈다. 직원은 프랑스내 호텔 주소를 물은 뒤 “한번도 안 탄 새차를 빌려 주겠다.”며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수속을 마친 뒤 터미널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렌터카는 이제 막 출고된 소형 벤츠. 타코미터(운행기록장치)에 36㎞라고 찍힌 갓 출고된 차량이었다.<ⓘ-8> 오후 1시30분. 무작정 공항을 빠져 나왔다. 낯선 곳에서의 운전, 낯선 차에 대한 불안감이 밀려왔다.‘괜히 빌렸다.’는 후회도 들었다. 렌터카 직원이 “공항을 나가 5분쯤 파리 시내쪽으로 가다가 ‘베르사이유’(Bersailles) 방향의 표지판이 보이면 그 길로 진입하라.”고 알려줬지만 긴장한 탓에 진입로를 놓쳤다.10여분쯤 헤매다 결국 차를 세운 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 겨우겨우 고속도로에 오를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는 차가 많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편도 3차로의 차선중 모든 차가 가장자리의 차선을 이용한다는 것. 추월할때만 1·2차선을 이용했다.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는 130㎞, 비가 올 때는 110㎞. 차들은 운전경력 15년인 나도 별로 내본적이 없는 170∼190㎞의 속도로 말그대로 쌩쌩 달린다. 어느 정도 운전에 익숙해지자 주변 경치가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널찍한 벌판에 젖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그림속의 풍경들이 계속 이어졌다. 긴장이 풀리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샤르트르 지방을 지나 고속 휴게소로 들어갔다.<ⓘ-9> 낯선 프랑스 라디오 방송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들으며 달린지 3시간. 국내에서 좋아하는 음악 CD 등을 가져 올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국도로 1시간쯤 달리자 오후 5시30분 몽생미셸에 도착했다. 널찍한 갯벌 사이로 난 긴 도로를 달리자 햇빛을 받아 금색으로 빛나는 웅장한 수도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수도원 앞 주차장(주차료 4유로)에 차를 세운 뒤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성 내부 관람은 6시까지로 아쉽게도 입장이 마감됐다. 그렇지만 성안 마을 등은 돌아볼 수 있었다. 성안은 17세기의 마을 모습 그대로다. 고풍스러운 호텔, 식당, 매점, 기념품 가게 등이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살아있는 과거의 마을이다. 레스토랑 호텔인 ‘메르 풀라르’ 맞은편에 있는 유명한 비스킷 가게에 들러 버터와 우유가 듬뿍 들어간 ‘칼레트’ (9유로) 한상자를 샀다. 오후 8시쯤 성을 나와 숙소를 잡기로 했다. 다른 지역의 숙소는 서울에서 미리 예약을 했으나 이 지역은 렌터카 일정이 늦게 결정되는 바람에 숙소를 정하지 못했다. 몽생미셸에서 10분쯤 거리에 있는 성밖 마을에는 호텔들이 많았다. 그러나 차로 1시간을 달려 항구도시 생말로(St.Malo)에 도착했다. ●시골 피자집 아저씨의 미소 밤 9시. 생말로는 젊음의 활기가 넘쳤다. 해변에는 수영하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제트스키, 보트 등이 거친 물살을 가르며 달렸다. 숙소는 유스호스텔의 일종인 상트로 바트릭 바탕고 ‘오베르주 쥐네스’(Auberge de jeunesse). 건물이 아담하고 예쁜데다 해변 근처에 있어 인기가 높은 숙소다.2인실을 빌려 짐을 풀었다.(숙박료는 조식 포함 1인당 16.5유로). 방은 깨끗하고 넓었다. 직원에게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자 “올 초부터 한국 배낭여행객들이 조금씩 찾고 있다.”며 2유로인 침대 커버를 무료로 건네줬다. 짐을 풀고 인근 ‘엘 파티오’(El Patio)란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했다. 작은 피자와 시원한 생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이자 하루의 피로가 씻은 듯 달아났다. 특히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고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피자집 아저씨의 미소는 두고두고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음식값은 10유로. ⓘnformation center ⓘ-8 렌터카는 국내 대행업체에 전화로 예약하면 이메일로 바우처를 보내주는데 인쇄해서 가져가면 된다. 비용은 24∼27일(3박 4일) 72시간 빌리는데 89.59유로이며, 세금 등을 포함해 143유로 정도가 든다. 예약시 오토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국제면허증은 각 운전면허시험장에 가면 당일 발급해 준다. 인지대 5000원. ⓘ-9 휴게소는 우리나라 비슷하다. 주유소를 거쳐 들어가면 대형 슈퍼마켓과 화장실, 레스토랑이 있다. 톨게이트도 우리나라 체계와 비슷해 입구에서 표를 뽑은 뒤 나갈 때 돈을 지불한다. ⓘ-10 프랑스의 운전에서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은 ‘선진입차 우선’인 교차로. 우리나라와 같은 사거리에는 대부분 로터리가 있는데 왼쪽에 진입한 차가 없으면 들어갈 수 있다. ⓘ-11 고성 투어버스는 투르역 광장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출발하는 투어 차량이 있다. 반나절(5∼6시간), 하루코스(9시간) 등이 있는데 20∼40유로다. 입장료와 점심값은 별도다. ◆ DAY4 투르, 동화나라로 가는 길 ●생말로에서 투르까지 안개 낀 ‘그랑베 섬’(Rocheur du Grand Be)과 해안선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해변은 이른 아침부터 조깅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간간이 빗줄기가 쏟아지는 해변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차를 몰고 시내를 한바퀴 돌았다. 좁은 도로를 따라 가자 프랑스 최대의 항구답게 수백여척의 요트가 정박해 있고, 영국 등지로 떠나는 대형 여객선도 기적을 울리며 사람들을 불렀다. 오전 10시. 간단하게 숙소에서 아침을 해결한 뒤 루아르(Loire) 고성지역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고속도로보다는 시골 국도를 달리고 싶은 마음에 국도를 따라 떠났다. 내리던 빗줄기도 점차 줄어든다.<ⓘ-10> 시골길은 무척 한적했다. 스쳐지나가는 하나하나의 풍경이 그림이다. 그래서 프랑스에 고흐, 고갱, 마티스 등 유명 화가들이 이곳에서 활동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스쳤다. 대형 지도를 따라 가다 보니 수차례 길을 잃었지만 그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그냥 주변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라발, 앙제시내를 거쳐 지나갔다. 기름이 거의 바닥이 가까워 온다. 주유도 하고 잠시 쉴 겸 다시 고속도로에 들렀다. 얼마쯤 달리자 휴게소다. 주유소는 셀프 주유다. 노랑, 파랑, 빨강 라벨의 주유기가 있어 어느 것을 넣어야 하나 잠시 고민. 근처에 있는 “주유원에게 어느 것을 넣어야 하느냐”고 묻자 ‘쉬페르 프르미에르’(Super Premiere)라고 쓰인 노란색 주유기를 가리켰다. 처음으로 직접 해보는 주유. 차의 주유기를 열고 넣자 45ℓ나 들어간다. 기름이 가득차면 저절로 멈춰 주유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기름값은 50유로로 따져보니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계산은 주유한 후에 중앙에 있는 계산원에게 가서 주유기 번호를 불러주면 된다. 투르로 향하는 길은 영화속에서나 봤음직한 전원 풍경 그대로다. 경치에 취해 차를 대놓고 쉬어가기를 여러번. 사나흘을 머물러도 좋을 듯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의 만남 오후 4시 ‘프랑스의 정원’으로 불리는 루아르 계곡에 접어들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긴 1020㎞의 루아르 강을 따라 르네상스 시대의 왕후, 귀족들의 수많은 성이 흩어져 있다. 프랑스 전역에 약 5000개의 성이 있는데 이중 쉬농소·앙부아즈·랑제·앙제·블루아·쇼몽·슈베르니성 등 80여개가 이 곳에 있다.<ⓘ-11> 첫 목적지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무대가 된 위세(Uss)성. 투르시내에서 28㎞떨어진 곳으로 1485년에 건축됐다. 동화속의 성처럼 하늘로 솟아오른 첨탑이 주변 경치와 어울려 아름답다. 너무 조용해 정말 공주가 잠만 잘 수밖에 없었을 것처럼 고요하다. 사진은 성 앞에 있는 작은 강 뒤에서 찍는 것이 예쁘다. 사진을 찍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인근에 있는 아제 르 리도(Azay-le-Rideau)성으로 향했다. 성보다는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휴양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점심은 인근의 ‘라망드’라는 식당에 들어가 오믈렛(8유로)으로 간단히 때웠다. 이어 빌랑드리(Villandry) 성으로 향했다.16세기 건축물로 르와르 고성중 가장 마지막에 곳.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기 쉽지 않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성 관광’ 안내 광고에 등장할 정도로 아름다운 성이다. 각종 야채가 있는 정원, 장식정원, 분수정원 등 정원이 특히 아름답다. 내부와 정원 관광은 8유로. 오후 7시. 투르 시내에 예약한 ‘홀리데이 인 호텔’에 들어갔다. 기차역 앞에 있어 찾기 쉬웠다. 주차장에 들어가려면 먼저 호텔 체크인을 한 뒤 가로막을 통과할 수 있는 비밀 번호를 받아야 하며, 주차료 7유로를 내야 한다. 식사는 역 앞에 있는 ‘로데옹’(L´odeon)이란 식당.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민물고기 요리를 파는 곳으로 가격은 15∼20유로. ◆ DAY5 작은 마을에 들러 고흐를 기리다 ●투르에서의 한적한 휴일 프랑스의 주말은 어떨까. 시민들의 휴일 생활을 엿보려 일요일마다 시청앞에 장이 서는 벼룩시장을 찾았다. 100여개의 노점에는 집에서 쓰던 소품이며, 책, 그림, 찻잔, 액자, 음악판과 CD 등 없는 것이 없다. 쓰던 물건이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예쁜 액자 하나를 사려고 물어보자 30유로. 새것에 비해 결코 싸지 않다. 시내를 빠져나오자 몽콩투르(Moncontour) 포도주 동굴 저장 지역이 나왔다. 파리로 향하던 중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이 곳의 경치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다.‘포도밭 산책로’라는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보니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넓은 포도밭과 대형 저장고가 보였다. 마을 전체가 포도주를 생산하는 곳이다. 인근에 있는 ‘뱅 드 부브라이’라는 곳에는 바위산에 동굴을 뚫고 집을 지은 이색적인 마을. 바위산 위에 지은 돌탑과 그 아래 마을, 호텔 등 모두가 돌산과 연결돼 마을이 형성돼 있다. 렌트카로의 마지막 여행지인 파리시내 북쪽에 있는 조그만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파리 외곽도로의 교통 체증 탓에 5시가 넘어서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고흐의 발자취를 찾아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1890년 7월 고흐가 3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곳. 비록 이곳에서 고흐가 산 시간은 두달 남짓하지만 이 곳을 무대로 많은 그림을 남겼다. 고흐가 자취했던 ‘라부(Ravoux)의 숙소’(입장료 5유로) 등 골목 구석구석에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고흐의 자취를 더듬어 갈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안내판이 나온다. 그림을 그린 방향을 어림잡아 가늠해 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다. 마을과 계단, 오베르 교회, 까마귀 들판 등을 그림의 소재를 돌아본 뒤 산중턱에 있는 고흐의 묘지를 찾았다. 동생과 나란히 묻혀 있는 묘지는 담쟁이 덩굴로 둘러싸여 있지만 다른 묘지들에 비해 그리 화려하지는 않다. 오후 8시. 오를리 공항 근처 홀리데이 인 호텔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뒤 내일을 기약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 DAY6 니스 해변, 푸른 바다에 마음을 적시다 ●렌터카 여행을 마치고 렌터카를 반납한 뒤 비행기에 몸을 싣고 남프랑스의 니스(Nice)로 향했다. 느지막이 일어나 공항터미널로 향했다. 렌트카 반납에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오전 11시 공항으로 출발했지만 반납은 열쇠를 건네 주는 것으로 간단히 끝났다.<ⓘ-12> 비행기는 오후 3시. 공항 방침상 짐을 보관해 주는 장소나 라커가 따로 없기 때문에 출발 시간까지 무작정 공항에서 기다려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비행기가 1시간30분이나 연착했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3∼4시간 걸리는 떼제베(TGV)를 이용하는 것는 건데 아쉬움이 든다. ●가슴을 열어주는 니스해변 오후 6시 ‘리비에라의 여왕’이라는 별칭이 붙은 니스에 도착했다. 국제 영화제로 유명한 칸느와 함께 지중해를 바라보는 꼬뜨다쥐르 지방의 중심도시.4번홀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선 버스’(요금 4유로)에 올랐다. 니스 해변을 따라 가는 버스에서 보는 풍광이 눈을 사로잡는다. 공항에서 해변까지는 약 6㎞.20분 정도 걸린다. 리비에라(Nice Riviera) 호텔에 짐을 푼 뒤 곧바로 해변으로 향했다. 그냥 물속으로 뛰어 들고 싶을 정도로 푸르다. 그 속에서 흘러가는 여유로운 시간. 호텔에서 마세나광장에서 해변으로 가면 활모양으로 뻗은 해안을 따라 화려한 호텔들이 즐비하다.<ⓘ-13> 프롬나드데장글레(영국인의 산책로)는 해안을 따라 3.5㎞에 걸쳐 계속되는데 해변은 형형색색의 파라솔과 데크체어로 채워져 있다. 밤 9시가 넘도록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긴다. 볼거리도 많다. 마세나 광장 등지에서는 음악공연과 길거리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길거리에 동상처럼 서있는 각종 캐릭터 모형은 실제 사람으로 관광객들이 돈을 넣으면 슬쩍 움직인다. 이 곳에서 동쪽으로 가다보면 약간 높은 바위산이 보이는데 이곳이 빠끄 드 샤또라고 불리는 ‘성터공원’이다. 해안선과 옛항구 등 니스의 마을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전망대 엘리베이터(편도 0.7유로)가 있다. 맛집은 마세나 광장 인근에 있는 지중해 요리 전문점 방돔(Le Vendome)에서는 원조 홍합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은 9유로. ◆ DAY7 칙칙폭폭, 지중해를 끼고 달리다 ●기차를 타고 지중해를 따라 기차를 타고 지중해의 쪽빛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것만큼 시원한 것이 있을까. 맑게 갠 하늘, 검푸른 지중해의 먼 바다, 수영복 차림으로 바닷가를 거니는 연인들…. 니스에서 칸, 툴롱, 마르세유, 아를, 아비뇽을 거쳐 계속되는 철로변의 풍경은 마치 영화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굳이 어느 도시에 내리지 않아도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광만 보아도 가슴이 시원하다. 이렇게 기차 여행이 시작됐다. 호텔에 큰 짐을 맡긴 뒤 니스빌 역으로 갔다. 한국에서 끊어온 3일짜리 프랑스철도 자유 티켓으로 첫 목적지인 아를(Arles)로 향했다. 시간표는 각 역마다 비치돼 있다. 직접 가는 편도 있지만 대부분 마르세유(Marseille)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가야 한다. 오전 9시 니스역에서 기차를 타고 갔다. 가는 길은 영화의 도시 칸 등을 지나가는데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 마르세유엔 11시26분, 아를에는 오후 1시51분에 도착했다. 기차는 영화에서 보는 왜건형 칸막이방. 한 방에 6명이 마주보고 앉아서 간다. ●작지만 예쁜도시 아를과 아비뇽 론강(Le Rhone)을 끼고 있는 아를은 작지만 기원전 1세기 로마시대의 유적 등 볼거리가 많은 도시다. 아를 역에서 걸어서 라마르틴 광장을 거쳐 내려가면 카발르리몬, 원형투기장, 고대극장, 생트로핌 교회, 반고흐 카페, 반고흐 다리 등 볼거리가 많다.3세기 초엽 만든 생트로핌 교회는 로마네스크 미술의 견본으로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장소다. 반 고흐가 요양을 했다는 아를 요양원에서는 이젤을 펴놓고 예쁜 정원을 그림에 담는 화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반고흐 다리는 시내에서 직접 가는 버스가 없다. 바리올(Barriol)행 1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20분 정도를 걸어야 볼 수 있다. <ⓘ-14> 오후 6시 아를 역으로 돌아와 인근 도시 아비뇽(Avignon)으로 향했다. 기차로 17분.14세기 교황청이 이 곳으로 이전해 오면서 세계 교회의 중심지가 됐다.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교황청 광장 주변 카페들이 예쁜데 로셰 데 돔 공원에서 바라본 론강의 경치가 압권이다. 공원에서는 ‘생베네제’ 다리가 보이는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멜로디인 ‘아비뇽 다리위에서’라는 동요의 무대가 된 곳이다.12세기 지어졌으나 17세기 홍수로 소실돼 지금은 반쪽만 남아있다. <ⓘ-15> ◆ DAY8 섬섬옥수, If I were a bird ●하늘 빛을 담은 프리울섬 마르세유 항구에 있는 어시장은 어촌 마을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갓 잡아 올린 정어리와 도미 등 각종 생선을 판매하는 어부들과 아침 찬거리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마르세유는 프랑스에서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BC 600년전 그리스인들이 세운 항구도시다. 마르세유에서는 한번쯤 여객선을 타고 인근섬 여행을 떠나도 좋다. 아침 일찍 항구의 ‘벨주부두’에 있는 마르세유 여객선 터미널(www.answeb.net/gacm)을 찾았다. 이 곳에서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무대가 됐던 ‘이프섬’(Ile D´If)으로 가는 배가 떠난다. 왕복 10유로. 오전 9시부터 1시간 단위로 배가 출발하는데 만선이면 시간에 관계없이 출발한다. 이프섬은 배로 10여분 남짓 걸린다. 여객선의 종착지는 이프섬에서 10분쯤 더 떨어진 ‘프리울 섬’으로 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성이다. 나무 한그루 없는 민둥산은 사막을 연상케 한다. 섬에 내려 순회 코끼리 열차(왕복 3.5유로)에 올랐다. 차로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30분쯤 걸리는데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황홀하게 만든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해수욕장이 있는데 쪽빛 물빛 그자체다. 가는길에 있는 해수욕장은 2∼3일쯤 푹 쉬다가고 싶게 만든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전 11시30분 배를 타고 서둘러 섬을 나왔다. 기차를 놓쳐 바로 직후 있는 테제베를 예약했다. 일반 철도는 그냥 타도 되지만 테제베는 예약이 필요하며, 따로 수수로(1.5유로)를 내야한다. 그래도 프랑스 대표 철도인 테제베를 타본다는 기대감에 표를 끊었다. 그러나 니스까지 걸리는 시간은 2시간50분. 일반열차가 2시간10분 걸리는 것에 비해 이 구간에서만은 시속 300㎞이상으로 달린다는 테제베가 오히려 일반 고속열차보다 느리다. 자리도 일반열차에 비해 불편하다. ⓘnformation center ⓘ-12 렌터카 반납시 우리나라와 달리 꼼꼼하게 체크하거나 묻는 일이 없다. 기름이 부족하거나 렌트 시간을 초과하면 미리 100유로 정도 임치해 놓은 돈에서 제하고 돌려준다. ⓘ-13 공항 등 프랑스의 공공장소에서는 노인과 장애인, 임산부, 유아 등에 대한 우대가 특별하다. 줄을 서지 않고 우선적인 서비스를 받는다. ⓘ-14 프랑스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계절이 분명한데 남프랑스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에는 덥지만 건조해 지내기 쉽고, 겨울에도 온난하다. ⓘ-15 프랑스 철도 예약을 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여행 계획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철도 패스중 적합한 것을 골라야 한다. 패스를 이용하는 국가 수에 따라 요금이 천차만별이다. 유럽 전지역을 돌아다니려면 유레일 패스가 유리하지만 프랑스 등 특정 국가만을 여행하려면 프랑스 패스를, 프랑스와 인근 국가 3∼5개국을 이용하려면 유레일 셀렉트 패스를, 프랑스와 이탈리아 2국가만 여행하려면 프랑스-이탈리아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저렴하다. 프랑스 철도패스는 1등석 성인이 299달러이며,2명 이상 여행할 경우 세이버 티켓을 끊으면 15%정도 저렴하다. 나머지 패스의 경우 1개국을 추가할 때마다 7만∼10만원정도 요금이 올라간다. 특히 철도패스에는 센강 유람선, 박물관 할인 등 보너스 할인 혜택이 있으므로 꼼꼼하게 살펴보면 좋다. 모든 패스로는 해당국가 테제베와 일반 철도 모두를 탈 수 있는데 테제베를 타려면 반드시 미리 예약을 해야 하며, 예약비로 1.5∼8유로 정도를 내야 한다. 일반 철도는 예약없이 기차역에 나가 오는 기차를 그냥 타면 되는데 3일권의 경우 한달동안 3일을 탑승 횟수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 DAY9 포도주·풍경, 프로방스의 유혹 ●프로방스 철도에 몸을 싣고 아침 일찍 ‘살레야 광장’으로 향했다. 아침에는 과일, 야채 판매상과 꽃시장, 기념품 가게 등이 들어서 서민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니스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중심부에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 전문점 등이 즐비하다. 생필품은 물론 고급 브랜드부터 저가 브랜드까지 다양한 품목을 갖췄다. 우리나라에서 맛볼 수 없는 프랑스 전통 치즈와 포도주, 과자 등 각종 먹을거리를 맛봐도 좋다. 낮 12시 호텔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코드다쥐르 지방의 웅대한 산악풍경을 볼 수 있는 프로방스 철도(www.trainprovence.com)에 올라보기로 했다. 철도역은 니스역에서 북쪽으로 약 400m,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데 하루 4차례 정도 기차가 운행한다.<ⓘ-16> 철로가 단선이라 교행이 어려운데다 철로가 오래돼 수리를 자주해 역에 도착하면 돌아가는 기차 시간을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기차는 두칸짜리 아담한 기차지만 10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기차다. 기차역에서 프랑스철도 티켓을 보여주면 50% 할인해 준다. 디뉴까지는 150㎞로 3시간10분이 걸리는데 시간이 없어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앙트르보(Entrevaux)까지만 가보기로 했다. ●17세기 요새마을 앙트로보 앙트로보까지는 크고 작은 13개의 기차역을 지나는데 1평 남짓한 간이역도 많다. 기차는 바르강 계곡을 따라 달리는데 깎아지른 듯 세워진 바위산과 계곡, 산허리에 매달린 자그마한 마을 등 주변 경치가 아름다워 차창밖으로 매력적인 마을이 즐비하다. 이날도 철로에 이상이 생겼다. 오래된 철로라서 수리중이라는 차장의 말에 따라 중간에 내려 2∼3개 역을 버스로 갈아타고 갔다. 바위산 단면들은 지층이 지리책에 나온 사진처럼 그대로 보아도 멋있다.2시간 걸려 도착한 앙트르보는 17세기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바위산 정상에 있는 요새도시가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든다. 성을 휘감고 올라가는 길이 이채롭다. 그 앞으로는 강물이 흐르고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는 고성문이다. 강에는 마을 아이들이 수영을 즐기고, 마을은 한적하기 그지없다. 고성을 들어가는 길에 입장료를 따로 받는 사람이 없어 입장료 자판기에 돈을 넣고 3유로짜리 코인 티켓을 끊은 뒤 회전문에 넣으면 들어갈 수 있다. 올라가는 길은 다소 가파르다. 그렇지만 건너보이는 마을 전경이 감탄이 나올 정도로 예쁘다. 정상에는 각종 방과 감시탑, 감옥 등 전형적인 성이다. 정상까지 다녀오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 DAY10 마지막 시간은 마티스와 함께 ●니스에 아쉬움을 남겨두고 이제 막 적응이 됐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후 비행기를 타기 때문에 오전에는 호텔에 짐을 맡기고 마티스 미술관과 샤갈 미술관을 돌아보기로 했다. 마티스 미술관까지는 17번 버스(1.20유로)를 탔다. 가는 길에 검표원들이 버스를 가로 막고 표검사를 했다.<ⓘ-17> 마티스 미술관(입장료 4유로)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다. 오히려 인근 시미에 지구에 있는 로마시대의 투기장과 원형극장, 목욕탕 등 유적들이 더 볼만하다. 이어 걸어서 20분정도 떨어진 샤갈미술관(입장료 4.5 유로)에는 구약성서 이야기를 묘사한 17장의 연작 유화 등 450점이 전시돼 있다. 오후 2시 공항으로 출발, 아쉬웠던 여행이 끝났다. 호텔에서 택시를 불러 탔는데 편도 요금은 25유로.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프랑스. 일상에 찌들어 쫓기듯 살아온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유익한 여행이었다. ⓘnformation center ⓘ-16 기차는 니스에서 알프스 온천마을인 디뉴(Digne)까지 운행한다. 니스에서 오전 06:42,09:00,12:43,17:00에 출발하고, 디뉴에서는 07:00,10:33,13:58,17:25분에 출발한다. ⓘ-17 버스 티켓을 기사에게 구입하면 꼭 버스에 비치된 개찰기(콩포스테·Composter)에 표를 체크해야 한다. 그래야 표에 시간이 찍히고 이후 표가 1시간 정도 유효한데 만일 이를 하지 않고 있다가 검표원에게 걸리면 ‘무임승차’에 해당하는 벌금을 문다. 무임승차하다 걸리면 30배의 벌금을 물게 된다. ⓘ-18 관광지와 호텔 주변은 소매치기 등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찰·구급차(19), 소방서(18), 주 프랑스대사관(01.47.53.01.01), 한국관광공사(01.45.38.71.23), 대한항공(01.42.97.30.80)으로 연락하면 된다.
  • [씨줄날줄] 후폭풍/우득정 논설위원

    안기부 ‘X파일’사건은 삼성그룹 불법대선자금 전달의혹 공개가 도입부라면 ‘미림’팀의 도청 내용이 ‘상상을 초월할 폭발력을 지닌 핵폭탄’이라고 비유한 이건모 전 감찰실장의 발언과 274개 도청테이프 및 녹취록 압수가 전개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5일 국민의 정부시절에도 불법감청이 지속됐다는 국가정보원의 발표는 사건의 반전국면쯤 될 것 같다. 이제 남은 것은 검찰이든 특검이든 수사를 통해 사법처리하고 테이프에 담긴 일부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다. 하지만 핵폭발에서 폭발 및 지속순간은 각각 100만분의1초,200만분의1초에 불과하지만 후폭풍과 방사능으로 인한 2차 피해는 폭발에 비해 월등히 클 뿐 아니라 후유증도 오래 간다.‘산 자가 죽은 자를 부러워하는 세상’이라는 말이 고통의 크기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뉴턴의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물리학적인 반비례 법칙으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 핵폭발 피해 반경에 든 사람들이 후폭풍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8년 전 우리 사회는 사상 초유의 외환위기 사태를 맞은 뒤 아직도 후폭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직장을 잃은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살아남은 사람조차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봄 정치권을 강타한 탄핵 후폭풍도 강도면에서 외환위기에 못지않다. 소수 집권층을 겨냥했던 거대 야당의 칼날은 자신들의 철옹성을 초토화시키는 핵폭탄이 돼 버렸다. 그럼에도 틈만 나면 자만이 고개를 치켜드는 것을 보면 권력이라는 독수(毒樹)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란 여간 힘들지 않은가 보다. 도청테이프 공작 당시 안기부와 국정원의 계선상에 있었던 인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나는 몰랐다’‘나는 깨끗하다’는 식으로 들어줄 이 없는 허공을 향해 항변을 내뱉더니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는 거대한 방패막이 뒤로 몸을 웅크리고 있다. 지금으로선 가장 안전한 도피처인지도 모른다. 그 모습이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를 예고하는 것 같기도 하다.‘9·11 테러’라는 초강력 폭풍에 이어 무수한 총탄이 난무했지만 빈 라덴은 잡지 못하고 무고한 민초들의 목숨만 거둬들였듯이. 그래서 잘못된 역사는 또다시 반복되는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돋보기] 오점 남긴 한미야구선수권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임일영특파원|한국 땅에 야구가 들어온 지 100주년, 그리고 미국 이민 102주년이라는 뜻깊은 의미를 지닌 한·미야구선수권대회가 6일 막을 내렸다. 예상을 깨고 ‘3전전승’이라는 보너스까지 얻었지만, 내내 마찰음을 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1978년 첫 걸음을 뗀 이 대회는 대한야구협회와 전미야구협회가 공동주최하는 명실상부한 국가대항전.2001년 경비 압박 탓에 중단됐고, 야구협회의 2005년도 사업안에 없었던 이 대회가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 만들어져 무사히 마친 것이 신기할 정도다. ‘불씨’는 두 달여 전 한 사업가의 머릿속에서 지펴졌다. 피혁 제조업체를 운영하며 야구 관련 사업에 관심이 많던 위순명 대회 조직위원장은 한·미선수권이 돈이 될 ‘물건’이라 생각하고 협회에 사업을 제안했다.대한야구협회에는 위 위원장의 제안이 2000년 이후 중단된 한·미선수권을 돈 한푼 안 들이고 부활시킬 수 있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OK’ 사인이 나는 동안, 현지에선 탈이 나기 시작했다. 스폰서들이 속속 발을 빼면서 조직위 재정이 압박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미국팀’도 동부지역의 야구명문 위주에서 경비를 아낄 수 있는 ‘서부 선발팀’으로 급조됐다. 국가대표팀 숙소가 특급호텔에서 ‘장급 여관’으로 바뀌고 버스 임대비를 아끼느라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1∼2시간씩 땡볕에서 기다린 것은 애교였다.3차전은 예정된 KBSSKY 중계가 전날 펑크나면서 시합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영리를 목적으로 급조된 대회가 가진 태생적 한계인 셈.물론 한·미선수권 타이틀을 사업가들에게 덥석 넘겨준 협회 역시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 하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이 선진야구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이 대회는 계속돼야 한다. 다만 올해를 반면교사 삼아 명실상부한 ‘한·미야구선수권’으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은 대한야구협회에 남겨진 무거운 숙제다.argus@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9시50분) 보헤미안의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이상은. 시처럼 섬세한 가사, 독특한 멜로디로 구성된 그녀의 음악은 ‘이상은 스타일’이라는 코드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상은은 어떤 이론이나 개념에 구애되지 않은 채 아름다울 뿐 아니라 느낌을 여과 없이 투영해줄 수 있는 그런 노래를 만든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20분) 케이크의 달콤한 유혹이 시작됐다. 특별한 날의 마스코트 케이크에서부터 어여쁜 꽃송이가 내려앉은 생화케이크, 취향따라 분위기따라 골라먹는 각양각색 조각케이크의 끝없는 변신까지 화려한 외모로 분위기를 띄워주고, 달콤한 맛으로 입 속 기분까지 상큼하게 살려주는 케이크의 유혹 속으로 빠져본다. ●자매바다(MBC 오전 9시) 석구가 노름으로 애들 학비를 다 날렸다는 것을 안 순영은 어떻게 믿고 애들을 맡겨놓겠냐고 다그치고, 석구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며 믿어달라고 애원한다. 순영이 계속 화를 내자 어느 순간 석구도 격분해 자식들 버리고 자기 인생 챙기겠다고 떠난 사람이 누나 아니냐며 대든다. ●해변으로 가요(SBS 오후 9시45분) 태풍을 기다리느라 애가 탄 소라는 태현의 손에 이끌려 무대 위로 올라간다. 어설프게 발을 맞추던 두 사람은 점차 자연스럽게 춤을 춘다. 소라에게 사과할 기회를 노리던 태풍은 빨래하는 소라를 도와주려고 갔다가 ‘킹카’를 만나게 해줘서 고마웠다는 말을 듣고 자존심이 상한다. ●TV소설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형주는 우연히 영실과 학수가 피복공장 앞에서 같이 차를 타고 가는 모습을 보게 되고, 재규가 국회의원 공천을 부탁한 사람이 다름 아닌 학수임을 떠올린다. 한편, 옥분의 일로 마음이 아픈 대출은 인표와의 술자리에서 잃어버린 딸 순님의 존재에 대해 말을 꺼내고…. ●슬픔이여 안녕(KBS2 오후 7시55분) 서영은 도진이가 정우의 험담을 늘어놓자 화를 내면서 연심이 정우를 반대할까 걱정한다. 진희의 가출에 충격받은 금실은 일호의 비밀을 흘리고, 여진은 일호가 성민을 반대했던 이유에 대해 더욱 의심을 한다. 연심은 도진에게서 정우가 백수나 다름없다는 얘기를 듣고 놀란다.
  • ‘짝퉁경유’ 판친다

    ‘짝퉁경유’ 판친다

    ‘가짜 경유’가 넘쳐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세제 개편에 따른 경유 가격의 인상으로 경유에 등유 등을 섞어 파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경유 가격이 1100원대를 넘어서면서 이런 현상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들어 경유의 소비자 가격은 ℓ당 100원 이상 올랐다.7월 첫주에 ℓ당 1073.79원 하던 것이 넷째주에는 1208.57원으로 뛰었다. 이달 들어 약간 소강 상태이지만 1200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반면 등유는 오히려 가격이 내리거나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다. 보일러등유는 7월 첫주 ℓ당 948.94원에서 넷째주에는 945.24원으로 내렸다. 실내등유도 ℓ당 945.11원에서 947.10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이유로 경유에 등유 등 혼합물을 첨가해 판매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한국석유품질검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주유소에서 가짜 경유를 팔다 적발된 건수는 22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1% 늘었다.2003년은 한해동안 270건,2004년 406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보면 경유보다 값이 싼 등유를 섞어 판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솔벤트나 면세유를 혼합한 사례도 있었다. 이 수치는 정상적으로 영업중인 주유소를 상대로 한 조사여서 길거리나 카센터 등에서 몰래 파는 비석유사업자를 포함시킬 경우 가짜 경유 판매실태가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경유값 인상따라 더욱 기승을 부릴 듯 이처럼 가짜 경유가 늘고 있는 이유는 세금이 매년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2001년만 해도 경유 1ℓ에 붙은 세금이 283원이었지만 지난해 7월 이후 477원으로 껑충 뛰었다. 휘발유의 경우 유사 휘발유에 대한 행정당국 감시나 소비자 관심이 집중돼 제조·유통이 어렵지만 유사 경유나 유사 등유는 상대적으로 관리·감독이 소홀한 것도 원인이다. 특히 유사 경유는 경유에 등유 또는 부생연료유(나프타를 정제한 뒤 생기는 등유와 유사한 연료유)를 섞는 방법으로 손쉽게 제조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부터 경유(디젤)승용차가 첫 선을 보이고, 정부가 지난 7월 이후 3년간 1년 단위로 경유가격을 인상키로 함에 따라 유사 경유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ℓ당 황함량이 30PPM 이하인 초저황 경유 공급이 의무화되면 유사 경유 제조나 유통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탈세 목적도 한 몫 제조·유통업자들이 탈세를 목적으로 유사경유를 제조·판매하는 것도 가짜 경유가 판을 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유값은 7월부터 2007년 7월까지 매년 휘발유값 대비 5%포인트 인상된다. 올해 7월 휘발유:경유:LPG의 상대가격 비율이 100:75:50에서 100:80:50(2006년 7월),100:85:50(2007년 7월)으로 경유 가격의 지속적인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경유세금도 3년간 200원 이상 오른다. 또 경유승용차의 등장으로 경유 사용량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어 탈세에 대한 유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한석유협회는 유사경유 적발률이 지난해 1.3%인 점을 감안해 이로 인한 세금탈세액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석유품질검사소 관계자는 “유사 경유를 넣으면 엔진이 마모돼 차량의 수명이 단축된다.”면서 “연비가 많게는 2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소비자들이 유사 경유 판매에 현혹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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