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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후년의 클럽하우스] 떼거리 골프 투어 “이제 그만”

    주변을 둘러보면 얼굴이 까만 구릿빛으로 변한 사람이 부쩍 늘었다. 가을 시즌 종료 이후 일정을 맞춰온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해외 골프투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신문 지상에는 ‘파라다이스’로 떠날 것을 유혹하는 광고와 기사가 넘쳐난다. 이달 말 설을 전후해 해외 골프투어가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지만 벌써부터 인천 공항 출국장엔 골프백을 싸짊어지고 탑승을 기다리는 골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개인적인 선호도나 동행하는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투어 목적지가 결정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뭐래도 비용이다. 괌이나 사이판·일본 등 가족 위주의 여행을 즐기는 휴양지보다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고 또 추가 경비를 조금만 더 부담한다면 36홀 이상의 무제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동남아, 그중에서도 밤문화의 짜릿함까지 만끽할 수 있는 태국을 찾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해외 투어의 ‘떼거리 문화’를 척결해야 한다는 따가운 지적도 늘고 있다. 예전에 견줘 외국 여행이 한결 쉽고 간편해졌지만 소풍가는 어린 학생들처럼 설렘 그 자체의 마음가짐으로 해방감을 만끽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 비행기에 오르기 전부터 면세점에 들려 양주를 꿰차는 것은 기본이고 어디에서건 거친 소리가 난무한다. 돈으로 안되는 일이 어디 있느냐고 큰소리치기 일쑤다. 평소 착실하고 모범적이던 가장들도 떼를 지어 우르르 몰려다니는 해외 골프투어에 나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목소리도 높아진다. 머나먼 타국의 클럽하우스에서는 물론 코스 곳곳에서도 한국말이 큰 소리로 메아리친다. 저녁 무렵이 되면 뙤약볕 아래서 하루종일 샷에 시달린 골퍼들의 피곤한 몸엔 오히려 활기가 더 넘쳐난다. 싱싱한 해산물이 곁들여진 푸짐한 만찬과 안주가 2차·3차를 유혹하는 것. 이때쯤이면 골프 투어를 떠나기 전 비용을 놓고 갑론을박하던 사람들마저 지갑을 활짝 열어젖히고 흥청망청 돈을 뿌려댄다. 이른바 ‘19홀’, 주지육림과 환락의 시간이다. 매년 이맘때 국내 가정에 불화가 쌓이고 일부 특정(?)병원과 의원들이 특수를 누리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사연들의 시발점이다. 일부 몰지각한 골퍼들의 선동에 의해 자행되는 떼거리문화. 올 겨울엔 반드시 없어져야 할 구시대의 잔재다.골프 칼럼니스트 golf21@golf21.com
  •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시조 당선작] 국립중앙박물관/한분옥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시조 당선작] 국립중앙박물관/한분옥

    국립중앙박물관/한분옥 투명한 유리 집에 한 여인이 살고 있다 천년이 흘러간 뒤 다시 천년 반석에 놓여 꽃 같은 싱싱한 웃음,늘 그 자리에 바치고 세속 모든 언어들이 여기와 갈앉는다 풍경도 울지 않는 채,감도는 작은 고요 해묵은 청동의 녹이 봄빛 파랗게 물들이고 가까이 다가서면 이웃집 아낙도 같은 어쩌면 옷깃 한번 스치고 간,머언 인연 같은 아니야,나를 어루신 우리 어머니 손길 같은 실선 따라 흘러내린 빛나는 고운 눈썹 떨쳐낸 유혹하며 숨겨진 예감하며 살 에는 바람 소리도 춥지 만은 않구나 ■ 당선 소감 “시조는 내 숙명의 사막…비단길 열릴때까지 계속 걸을 것” 태화강 푸른 대숲 위로 달이 뜹니다. 천년 신라, 처용의 달입니다. 덩그렁 한 아름 달이 집 뜰에 내려와 춤사위가 시작됩니다. 상처 입은 을유년 액운 다 물러가고 오로지 풋풋하고 싱싱한 기운만이 깃들어 병술년 새아침이 밝아 오는 천신무(天神舞)를 추어댑니다. 진양조로 시작된 천신무는 어느덧 현란한 자진모리로 치닿습니다. 이렇듯 이 땅에 머무는 모든 이에게 새해는 정말 저마다의 희망과 꿈이 활짝활짝 피어나길 손을 모읍니다. 시조는 나에게 있어 두려움의 대상이자 꼭 걸어가야만 했던 사막임에 분명합니다. 이 막막한 사막이 비단길로 열릴 때까지 앞서간 분들의 정신세계를 흩트려 놓거나 가볍게 여기지 않겠습니다. 고독과 사색의 늪에 깊이 빠지는 것만이 우리가락 전통 시문학의 맥을 이어갈 수 있으리란 확신을 가져 봅니다. 늦은 시작의 선상에 서서 출발의 신호가 내려지기까지는 많이도 초조하긴 했지만,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님을 말하고 싶습니다. 부족함 앞에 큰 선물인 용기를 심어 주신 선생님, 좋은 인연 맺어주신 서울신문사에 고통 뒤에 다가선 세상이 이리도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 한분옥 약력 ▲1951년 경남 김해 출생 ▲부산교대 및 동 대학원 졸, 울산대 행정학과 박사과정 수료 ▲예술계 신인상 수필 당선 ▲제7회 가람 이병기 추모 시조공모전 장원 ▲울산중앙초등학교 교사 ■ 심사평 “손길 닿는듯 감각적 시어 돋보여” 응모된 작품들은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해가 거듭될수록 시조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그만큼 깊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이번 작품들은 다양한 소재를 시조의 형식으로 형상화하는 역량들이 크게 눈에 띄었다. 시조가 갖는 형식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감각과 리듬으로 참신한 내용을 담아내어 현대적 기능으로서의 기법을 구사해 낸 점이 돋보였다. 당선작 한분옥의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 문화의 중추적 사물을 대상으로 설득력 있게 파고 들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진술한 전개가 아니라 손길에 닿는 감각적 표현으로 시선을 끈 수작이다. 이밖에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김종학의 ‘늦가을, 남천강에서’, 조성문의 ‘다도해 무화과’, 한마루의 ‘자음과 모음(문자 메시지)’, 정행년의 ‘월포리 단상’ 등으로 이들 네 사람의 작품은 모두 시조의 기본 형식에 충실하면서도 각자 나름대로 개성있고 고른 수준을 보여준 작품들이다. 김종학의 ‘늦가을, 남천강에서’는 언어의 조탁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작품으로 당선작과 마지막까지 겨뤘으나 아깝게 밀려났다. 조성문의 ‘다도해 무화과’는 안정감을 주는 대신 평이한 표현으로 참신성이 결여돼 보였다. 한마루의 ‘자음과 모음(문자 메시지)’은 현대적 소재를 무리없이 전개한 작품이다. 다만, 생경한 시어로 작품을 가볍게 만든 점이 아쉬웠다. 정행년의 ‘월포리 단상’은 동일한 작품을 타사에도 응모한 것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근배 한분순
  • [책꽂이]

    ●딴 동네 교회(문승용 지음, 평단펴냄) 네 컷 만화속에 개신교의 현 세태에 대한 풍자를 담은 책. 지난 6년간 ‘기독신문’에 ‘문고리’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신앙만화를 엮은 것으로, 사치와 권위에 젖어 있는 목사들과 교회 문밖으로만 나서면 딴 사람으로 변하는 교인들을 비판한다.1만원.●한국사회 어디로 가나?(조대엽·박길성 등 지음, 굿인포메이션 펴냄) 대전환기를 맞은 한국사회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권위의 패러다임은 무엇이며 어떻게 구축되어야 하는가, 새로운 권위구조에 대한 합의 가능성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담았다.1만 5000원.●아폴로도로스 신화집(아폴로도로스 지음, 강대진 옮김, 민음사 펴냄)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휘기누스의 ‘신화집’과 함께 그리스 원전 3대 신화집으로 꼽히는 책. 티탄들의 반란과 전쟁부터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 이야기까지 고대문학 작품들의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했다.1만 8000원.●에로스와 타나토스(조용훈 지음, 살림 펴냄) 서양미술에 나타난 사랑의 미학을 표현한 책. 샤갈, 뭉크, 클림트, 모딜리아니, 루벤스, 미켈란젤로 등이 남긴 불멸의 회화들을 통해 사랑과 유혹, 죽음에 새겨진 미의 본질을 들여다본다.1만 5000원.●현대 우주론을 만든 위대한 발견들(찰스 세이프 지음, 안인희 옮김, 소소 펴냄) 신화에서 최근의 빅 스플랫 이론까지, 현대의 우주론이 성립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책. 코페르니쿠스 혁명, 허블의 혁명, 초신성 우주론 등 3가지 혁명을 통해 우주의 비밀에 다가간다.1만 2000원.●미래(수전 그린필드 지음, 전대호 옮김, 지호 펴냄) 21세기 과학기술이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 것인지를 그려본 책. 저자는 첨단 과학기술이 미래의 일상적 삶의 방식뿐만 아니라 사고의 방식, 타인과 관계하는 방식까지 바꿀 것이라고 예측한다.1만 5000원.●예수, 선을 말하다(케네스 링 펴냄, 진현종 옮김, 지식의 숲 펴냄) 성공회 신자이자 선사인 저자가 기독교·불교·도교에 대한 탄탄한 지식과 다년간의 선 수행을 바탕으로 기독교와 선불교의 소통과 열린 대화를 시도한다. 또 갈등을 겪고 있는 종교간 공존의 방법도 모색한다.2만 2000원.●바이칼에서 찾는 우리민족의 기원(이홍규 엮음, 정신세계원 펴냄) 우리 민족 형성의 뿌리를 한반도의 북방 시베리아 바이칼호 지역에서 찾으려는 시도를 담았다. 이홍규 박사 등 한국바이칼포럼 학자들이 지난 2002년의 북방 답사와 유전학·언어학·고고학 자료들을 바탕으로 엮었다.2만 5000원.
  • [실전논술] 한국인의 사고하는 태도 문제점과 해결책

    ●다음 글을 읽고, 한국인이 사고하는 태도에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서 그 해결책을 제시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며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사고는 기억이 아니다. 그것은 이성에 의해서, 이성의 엄격하고 보편적인 법칙을 따라서 어떤 사실·사태·사건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문자 그대로의 ‘이치(理致)’의 추구력을 말한다. 진리와 오류는 반드시 증명되어야만 한다. 증명하려는 불 같은 의욕이 없는 사고는 있을 수 없으며 이성을 등한히 하는 사고는 사고의 죽음과 마찬가지다. 참된 사고에는 엄청난 지적 긴장이 수반돼 피땀나는 지적 노력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저 결론만을 찾으려는 가지가지 유혹이 사고하는 과정 속에 항상 따르고 있음은 자연스러운 이치이다. 한국인의 사고의 빈곤은 모든 학문의 영역에서 뚜렷하게 독창적인 이론이 하나도 한국에서 세워지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증명되거니와 학계나 문화계에서 볼 수 있는 이른바 학자, 지식인들의 태도 혹은 경향 속에서 한국의 사고가 얼마만큼 자립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볼 수 있다. 현재 한국인의 사고하는 태도에서 대략 세 가지 경향을 들 수 있다. 첫째, 사대주의이다. 멀쩡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신문, 잡지에는 그런 말 대신 알 수도 없는 외국어를 쓰려는 경향이 근래 심해지고 있다. 빌려 쓴 외국어가 흔히 잘못 쓰이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우습고도 가슴 아픈 일이다. 이러한 경향은 잠재적이나마 외국어 숭배의 심리를 반증한다. 사대 심리는 여기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외국 문학의 인기, 무조건적인 외국인 학자에 대한 엄청난 관심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내용상으로 볼 때, 별로, 아니 전혀 관계도 없는 기사나 원고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것이라고, 외국의 것이라고, 무조건 대대적으로 신문이나 잡지에 보도되고 실리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권위주의는 일종의 사대주의이다. 왜냐하면 사대주의는 근본적으로 외국 문화의 권위를 인정함으로써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인 사고의 권위주의에서 일종의 사대 사상을 또한 찾아볼 수 있다. 대단치도 않은 학술론·잡문에도 필자의 학술적 양심·유식을 보이려는 듯이 흔히 외국 문서의 참조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가 하면, 필요도 없는데 공연히 외국어를 원문대로 삽입한다. 그뿐 아니다. 어떤 주장을 할 때 그 주장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기에 앞서 이미 권위 있는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의 견해를 인용함으로써 그 주장이 옳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은근한 압력이 많다. 그러나 사고는 권위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참다운 사고는 우선 권위를 일단 비평적으로 대하는 데서만 출발한다. 어떠한 사실 혹은 주장은 권위 있는 사람이 그것을 인정해서 옳아지는 게 아니다. 어떤 사실이 정말이라면 그것은 단순히 사실이 정말이기 때문이요, 어떤 주장이 옳다면 그것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리에 빈틈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사대주의의 반동으로 나타나는 국수주의이다. 이 경향은 첫째의 경향에 비해서 약하지만 무시 못할 경향이다. 국수주의적 사고는 ‘옳고’,‘그름’의 기준, 가치의 기준을 문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념 혹은 감정에 두고 있는 사고 방식이다. 한 이론이나 주장은 그것이 동양인에 의해서 세워진 것이기 때문에 옳은 것이 되고, 한 예술 작품은 그것이 한국인에 의해서 창조된 것이기 때문에 좋아진다. 사대 사상? 열등 의식에 사로잡힌 나머지 동양적인 것, 한국의 것을 무조건 무시하는 자학을 해서는 안 됨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애국심이나 어떤 감정에 좌우되어 그와는 정반대의 길을 택함은 사고하는 태도가 아니라 사고의 자위 행위이다. 자위 행위가 건전한 기쁨을 가져오지 않음을 물론이거니와 그런 행위를 하는 본인에게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해로움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적 사고의 특색은 냉소주의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 냉소주의자들은 전혀 사고할 능력이 없으면서도 어떤 우연이나 딴 이유에 따라 사고하는 사람들, 즉 학자·교수·문화인이란 명칭을 받게 된 사람들이거나 혹은 사고할 능력은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사고하기를 중지한 게으름뱅이들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그들 자신을 사고인의 범주 속에 넣고 있고 그렇게 해 주기를 바란다. 그들은 삼사십이 못 되어 이미 ‘도(道)’에 통해서 우주적 고차원에서 관조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들의 눈에는 무엇을 더 알고 따지고 캐 보려는 모든 지적 노력이 철없는 짓으로 보인다. 그들에게는 열심히 수학을 따지고 예술을 논하며 정의를 찾으려는 사고가 유치한 것으로 보이고, 참다운 사고는 그러한 작은 사고의 테두리를 넘어서 주말이면 낚싯대나 잡고 바라보는 구름 속에서만 있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사고의 죽음을 의미한다. 냉소주의자들은 사고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고를 부정하는 패배자에 지나지 않는다. -박이문 <한국인> ●지문의 분석 이 글은 한국인에게 사고의 자립이 필요한 이유와 그 방안에 대해서 언급하기 전에 먼저 한국인의 사고하는 태도를 논리적이고 비판적으로 반성하고 있는 글이다. 먼저 자립성이 없는 한국인의 사고로 이성적 활동이 빈약하고, 이성을 등한시하는 한국인의 사고는 빈곤하다고 보고 있다. 참된 사고에는 지적 긴장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한국인이 어떻게 사고하는가를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말하고 있다. 하나는 외국어 숭배 등의 사대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외국의 것이라면 무조건 숭배하는 사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한 사고의 권위주의는 일종의 사대 사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사고의 자위 행위로써의 국수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국수주의는 이념과 감정 등에 가치의 기준을 두는 사고 방식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고의 자학 행위, 자위 행위가 지닌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사고를 부정하는 패배자의 자세인 냉소주의도 지적하고 있다. 학문적 진리를 따지고 천착하려 하기보다는 현실을 벗어나 자연에서 소요하는 행위가 참다운 사고라고 보는 관점이다. 글쓴이는 이러한 태도는 사고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냉소주의적 사고 방식은 사고를 부정하는 패배자의 모습이라고 여기고 있다. ●출제의도와 생각하기 이 문제는 한국인이 지니고 있는 단점이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파악한 뒤에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를 묻는 문제이다. 즉, 나 개인이 아닌 우리 민족의 모습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는 문제이다. 우리 사회가 보다 나은 사회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가 무엇인지를 성찰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러면 왜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 한국인이 자립적인 사고를 갖지 못하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이 논술에서 찾고자 하는 사고의 자립을 위한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문제 해결을 위한 정신적인 측면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 보도록 하는 데 중요한 출제 의도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관점에서 사고의 자립을 위한 방안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두 가지를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논술 문제는 애초에 분량상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내용을 마구 늘어놓으면 논리적인 서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사고 방식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올바르게 성찰해야 할 필요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 머문다든지 너무 주관적인 색채가 가미되면 문제에서 의도하고 있는 바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한 방식으로 문제의 핵심적 원인을 진단한 다음에 그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면 우리 나라 교육에서 나타나는 문제점 중 하나로 사물에 대한 올바른 비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문제 해결 방안으로 이러한 문제점에서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교육을 하게 되면 자립성이 있는 사고를 할 것인지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구체적인 수업 현장을 염두에 두고 논의를 전개할 수도 있고,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토론이 일반화되는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도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식으로 마무리를 짓는 것은 논술의 기본적인 성격에서 벗어나는 태도이므로 지양해야 한다. ●어떻게 쓸까 우선 주제의 방향은 논제에서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므로 그러한 점을 고려하여 ‘사고의 자립을 위한 방안’ 정도로 정리하면 된다. 이와 관련된 주제문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주성과 독립을 위해서 사고의 독립이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의 서론 부분에서는 우리의 사고 과정이라든지 사고 방식과 관련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사고의 자립성을 찾을 수 없는 상황 비판하는 정도에서 논의를 도입하면 될 것이다. 이 때 유의해야 할 것은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 방향이 분명히 제시되면 글의 방향을 분명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본론 부분에서는 사고의 자립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면 된다. 먼저 본론의 처음 부분에서는 사고의 자립을 위한 교육적인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사고의 자립과 관련된 우리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개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나타내는 특징들인데, 예를 들면 주입식 교육의 수업이 지닌 폐해를 생각해 그러한 점을 지양하고 비평적 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본론 둘째 부분에서는 한국적 사고의 자립을 위한 올바른 자세가 무엇인지 성찰해 보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진리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 정신이 요구된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부분에서는 앞서 논의한 내용을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사고의 독립 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독립은 없다는 점을 논의의 전제로 하여 한국인에게 사고의 자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하면 된다.
  • 대구 남해서 키우면 동해서 싹쓸이

    남해안에서 키운 대구가 동해안에서 남획되고 있다. 경남도와 거제시 등이 대구 어자원 회복을 위해 매년 치어 및 인공수정란 방류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회유로인 동해안에서는 치어까지 잡고 있는 것이다. 담백한 맛으로 겨울철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대구는 냉수대를 따라 남해안 진해만과 경북 영일만으로 이동, 산란한 후 봄이 되면 오호츠크해로 북상했다가 이듬 해 겨울에 돌아오는 회귀성 어종. 하지만 최근 동해안 일부 저인망어선들이 대구가 회유하는 길목에서 치어를 마구잡이로 잡고 있다. 대구 치어는 모양이 비슷한 노가리(명태새끼)로 둔갑, 가공공장으로 넘겨지거나 재래시장 등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산자원보호령은 대구의 경우 21㎝이하는 잡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명태는 제한규정이 없다. ●미약한 처벌에 수입은 짭짤 동해안 어민들의 불법조업은 지난 2003년 남해안 어민들의 항의로 단속이 강화되면서 중단됐다가 다시 고개들고 있다. 처벌에 비해 수입이 짭짤해 어민들이 쉽게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이다.1항차 조업에 1000만∼20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데 반해 불법조업하다 적발되더라도 통상 300만원이하 벌금에 30일간 어업정지 처분이 고작이다. 속초해양경찰서는 지난 24일 대구 치어를 어획, 속초수협 위판부두에 정박 중이던 저인망어선 태영호와 백양호를 적발, 조사 중이다. 해경은 26일에도 대구치어 1120㎏을 운반하던 이모(53·속초시 동명동)씨를 적발했다. 조사결과 이씨는 백양호 선장 최모(50·속초시 조양동)씨로부터 대구치어를 인수받아 운반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속초해경 관계자는 “대구 치어가 ㎏당 4000원이나 되는 고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어민들이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동해안에도 금어기 설정해야 이처럼 처벌이 미약하다 보니 속초지역은 물론 강구·죽변지역 어선들까지 불법조업에 가세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양수산부는 대구 어자원 보호를 위해 포획금지 몸길이를 현재 21㎝에서 30㎝로 강화하도록 수산자원보호령을 개정, 지난 11월30일 입법예고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전문가들은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금어기를 설정, 치어를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해만은 대구 산란시기인 1월 한달간 금어기이지만 동해안에서는 일년내내 조업이 가능하다. 산란장이 아니므로 금어기를 설정할 수 없다는 것이 해양부 입장이다. 그러나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해 펴낸 ‘유용어류도감’에는 대구가 진해만과 경북 영일만에서 12월∼4월사이 산란한다고 명기돼 있다. 경남도 김석상 어업생산과장은 “지난 81년부터 계속한 인공수정란 방류사업으로 대구 자원이 늘어났다.”면서 “자원보호를 위해 동해안에도 금어기를 설정하도록 해양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원 이정규·속초 조한종기자 jeong@seoul.co.kr
  • 등단 28년만에 첫 동시집 ‘산속 어린 새’ 낸 김명수

    등단 28년만에 첫 동시집 ‘산속 어린 새’ 낸 김명수

    해방둥이로 올해 환갑인 시인 김명수(60)가 세밑에 의미있는 두 권의 책을 내놨다. 등단 28년 만에 첫 동시집 ‘산속 어린 새’(창비)를 출간했고, 군(軍)을 주제로 한 장시를 묶은 ‘수자리의 노래’(들꽃)가 곧 나올 예정이다. 197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월식’‘세우’‘무지개’등 3편이 동시 당선되며 등단한 시인은 ‘침엽수 지대’‘가오리의 심해’ 등의 시집을 통해 뛰어난 서정시를 선보여왔다.‘엄마 닭은 엄마가 없어요’‘달님과 다람쥐’등 몇 편의 동화집을 발표하고, 외국 동화를 번역하는 등 아동문학가로도 활동해왔지만 동시집은 처음이다. 일반 시에 비해 동시가 쉬울 거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동시가 더 어렵다”(정호승 시인). 어린 아이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시를 쓰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기왕의 시들이 워낙 맑고 순수해 동시를 쓰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12월, 일곱 번째 시집 ‘가오리의 심해’를 발표하고 나서 동시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등단은 시로 했지만 혼자 문학공부를 하던 시절엔 동시, 동화, 시조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글을 썼습니다. 그때 습작했던 한권 분량의 동시를 잃어버린 뒤 한동안 뿌리를 잊고 살았는데 문득 다시 쓰고 싶어지더군요.” ‘산속 어린 새/작고 어린 새//공기조차 얼어 붙은/추운 새벽에//다람쥐도 산토끼도/춥고 추워서//굴 속에 웅크린/겨울 산 속을//포르릉 포르릉/날아다니며//얼어붙은 겨울 숲을/잠 깨워 주는//잿빛 날개 녹색 깃털/작고 어린 새’(‘겨울 새벽 아빠와 약수터 갈 때’전문) 농촌의 자연과 순박한 서민들의 생활을 노래한 시에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오롯이 느껴진다.‘밤이 되면 몽당연필 세 개가/필통 속에 나란히 누워 잠들고//밤이 되면 순이와 철호와 기영이 삼 남매가/슬레이트집 단칸방에 누워 잠들고’(‘몽당연필’중) 동시가 너무 잘 써져 3개월 만에 원고를 탈고했다는 시인은 “아이의 시간은 짧고, 어른의 시간은 길다. 아이의 시간이 어른의 시간으로 이어질 수는 없을까. 동시는 모든 사물과 사물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맺는, 뭇 존재들이 근원으로 다가가는 것”이라고 머리말에 적었다. ‘산속 어린 새’가 시인의 내면에 깃든 순수에 대한 동경을 꽃피운 시집이라면 ‘수자리의 노래’는 시인에게 탈영의 유혹까지 안겨줬던 고달픈 군대의 기억을 되살린 기록 시집이다.1966년 논산훈련소 입소때부터 메모를 시작했다는 시인은 40년간 꽁꽁 묶어두었던 시들을 풀어 계간 문예지 ‘창작21’가을호와 겨울호에 연재했다. 시인은 “내 세대가 예비군도 첫번째, 민방위도 첫번째 대상자였다. 평생 군대생활을 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그때의 기억이 내 인생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오늘의 눈] 방위사업청은 생선가게 고양이 아니었으면…/전광삼 정치부 기자

    자주국방의 산실인 국방조달본부가 35년만에 간판을 내리고, 새해 첫날 출범할 방위사업청에 임무와 역할을 넘긴다. 국방조달본부는 지난 1971년 1월 국방부 건설본부와 각 군 조달기구, 육군 연구발전사령부의 시험분석실 등을 통폐합해 국방부 직할부대로 창설된 이래 연평균 2700여건의 크고 작은 계약을 체결해 왔다. 그동안 방산업무의 투명성·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13차례 개편과정을 거쳤다. 과학적 제조원가 산정을 위해선 공인회계사와 원가회계전공자를 채용하고,209만 품목 384만건의 가격정보 자료도 데이터베이스화했다. 특히 전자입찰제도 도입으로 올해 조달품목의 98% 가량을 계약했으며, 대금 청구·결제방식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등 조달체계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요 군사시설 및 무기 도입을 둘러싼 크고 작은 잡음과 의혹은 국방부와 군 고위 간부출신들이 좌지우지해 온 조달본부를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시키곤 했다. 특히 지난 1993년 ‘율곡비리사건’에 이어 1996년 ‘린다김 로비사건’ 등이 터지면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라는 국민들의 비난을 면치 못했다. 이후 국방조달본부는 각고의 노력을 해왔으나 끝내 그 결실을 보여주지 못하고 방사청에 모든 것을 넘긴 채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게 됐다. 군인 중심의 국방조달본부가 군·민 공동의 방사청으로 바뀐다고 해서 군납 비리가 근절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없다. 오히려 지금까지는 검은고양이(군 출신)만 먹던 생선을 앞으로는 검은고양이와 흰고양이(민간인)가 나눠 먹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심지어 신설될 방사청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독립된 기관으로서 방산업무를 전담할 경우, 비리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믿는 국민들도 있다. 모든 것은 새로 출발할 방사청의 의지와 노력에 달렸다. 방사청에 근무할 직원들 역시 무수한 유혹에 시달릴 것이다. 그럴 때마다 국방조달본부가 왜 간판을 내리고, 방사청이 왜 설립됐는지를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광삼 정치부 기자 hisam@seoul.co.kr
  • [데스크시각] 서울시에 부는 선거열풍/강동형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연말 모임에서 ‘줄기세포’를 모르면 자리에 끼지 못할 정도로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가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청에서는 예외다. 선거 열풍이 ‘황우석 진실’을 압도하고 있다. “○○○당 서울시장 후보는 누가 유력할까.” “○○○당에서는 누가 서울시장 후보가 될까.” “차기 서울시장은” 서울시청 공무원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화제에 올리는 내용들이다. 정답이 될 수도 없는 나름대로의 답을 내놓고, 서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때론 반론을 제기,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서울시 공직자들은 눈앞에 다가온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 선거에 관한 한 가히 열풍 수준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탓이다. 서울시의 선거 열풍은 구청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모 구청의 부구청장을 만났다. 그는 “내년 선거에서 누가 서울시장으로 유력한가, 대통령 후보는 누가 될 것 같으냐.”고 말문을 열었다. 나아가 본청 공무원 가운데 ‘누가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로 뛰고 있다.’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누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회도 피력했다. 서울시 고위간부 2∼3명, 부구청장 2∼3명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설이 공공연하게 나돈다.1∼2명의 중간간부도 단체장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선거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요즘 서울시에는 크게 두 부류의 공무원이 있다는 말이 있다. 한 부류는 기회가 되면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질 ‘공직자’다. 앞에서 출마예상자로 거론된 공무원군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 자리 보장이 힘들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또 한 부류는 정년퇴임을 하겠다는 공직자들이다. 이들은 시청 근무를 고사하고, 승진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상당수가 구청을 피난처로 삼으려 한다. 시청 근무는 정년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구청장으로 나가기 위해 직급을 낮춰 자리를 옮긴 공무원도 있다. 한 인사는 “고위간부들이 부구청장을 선호해 구청으로 가고 싶어도 자리가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공직자들이 민선 단체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자치단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권장할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단체장 선거를 준비하는 공직자 가운데 상당수가 공직생활을 더 할 수 없다는 불안감으로 단체장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야당 단체장이 맡고 있는 서울시정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에 먼저 불만을 표시한다. 공무원으로서 일만 했는 데도 중앙정부나 여당에서 바로 봐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유력 대권후보인 이명박 시장의 일거수일투족은 대권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자의든 타의든 이 시장과 지근거리에 있는 고위 공직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정치풍토는 공직사회까지도 우군이 아니면 적으로 분류한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최근 더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단체장과 공무원 스스로의 책임이 더 크다. 광역자치단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직원들을 줄 세우려는 유혹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공직자의 신분을 망각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요즘 시청에서 “모당 후보가 차기 시장이 돼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선거결과에 초연할 공무원은 많지 않다. 그러나 공직자로서 ‘○○○사람’이는 꼬리표를 다는 것은 특히 경계해야 한다. 서울시에서 일만 열심히 하고, 정치와도 상관이 없는 한 공무원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 구청 국장(서기관)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부이사관이 되지 못하고 공직을 끝내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눈물을 보였다. 결국 그는 공로연수를 가지 않고, 부이사관 승진과 동시에 공직을 떠나는 길을 선택했다. 많은 동료들이 안타까워했다. 그의 좌절에는 정치권과 동료들이 붙인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자들이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다. 강동형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yunbin@seoul.co.kr
  • 내년에도 ‘신차 레이스’

    그랜저(TG)·신형 베르나·신형 싼타페, 그랜드카니발·로체·뉴프라이드, 뉴SM5·SM3뉴제너레이션, 카이런·액티언, 젠트라·스테이츠맨…. 올 한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했던 신차들이다. 국내 완성차 5사는 올 한해 이처럼 많은 신차를 쏟아내고도 내수판매 110만대에 만족해야 했다. 좀처럼 자동차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탓이다. 내년 1월1일부터는 그동안 한시적으로 할인됐던 자동차 특별소비세가 원상조치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더 움츠러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자동차업체들이 준비한 ‘신차 레이스’도 만만찮아 이들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각 업체들은 내년 자동차 내수 규모를 올해보다 13% 늘어난 125만대로 보고 있다. 첫 신차 레이스는 GM대우가 1월 중순 매그너스 후속으로 내놓을 중형세단 ‘토스카’가 장식한다.2000㏄와 2500㏄ 2종류가 출시된다.2000㏄급에서는 유일하게 자동5단 변속기를 채택했으며 연비는 약 10.8㎞/ℓ, 가격은 NF쏘나타나 뉴SM5보다 낮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닉 라일리 사장은 “토스카의 시장점유율이 매그너스보다 2.5배 이상 높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GM대우는 또 4∼5월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5월쯤 아반떼XD 후속모델 ‘HD’를 출시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으로 베르나 3도어(해치백)도 시판될 전망이다. 내년 말에는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고급 대형차 ‘BH’를 즐길 수 있다. 배기량 3800∼4500㏄ 엔진에 후륜 구동 방식의 엔진과 서스펜션 등을 모두 새로 개발했다. 기아차는 미니밴 카렌스를 이을 ‘UN’을 4월쯤 출시한다.7인승 차량으로 2000㏄급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이 탑재될 예정이다. 쌍용차는 무쏘SUT의 적재함 크기를 화물차 기준인 2㎡ 이상으로 키운 신형 스포츠유틸리티트럭(SUT)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다. 내년에 더욱 눈에 띄는 신차는 디젤 모델들. 현대차가 1월 쏘나타 디젤 모델을 출시하고 기아차 로체도 내년 초 디젤 모델이 시판된다. 르노삼성은 뉴SM3 디젤을 1월 중 출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디젤모델이 없던 GM대우도 내년 중으로 라세티급 이상 모델에 디젤엔진을 장착해 선보일 계획이다.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승승장구’했던 수입차업계도 내년 ‘물량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내년 수입차 판매는 올해 3만대보다 15% 증가한 3만 45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 선보일 신차는 무려 80여종으로 올해 60여종보다 20종이나 늘어난다. 디젤 모델이 다양해지고 혼다가 어코드(3.0) 하이브리드를 국내 처음으로 시판한다. 수입차들의 ‘가격 파괴’도 계속될 전망이다. 포드코리아는 다음달 출시될 중형 세단 ‘뉴 몬데오’(2000㏄)의 가격을 올해 모델(3160만원)보다 400만원 이상 낮춰 2700만원으로 정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도 4월 준중형 세단 ‘제타’를 출시하는데 2000㏄ 가격이 2000만원 후반∼3000만원 초반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동심 유혹 ‘얼음판’

    동심 유혹 ‘얼음판’

    쇠붙이를 박은 꼬챙이로 얼음판을 찍어 힘껏 뒤로 민다. 나무 썰매가 ‘쉬∼익’ 미끄러진다. 이리저리 넘어지고 굴러도 재밌다. 영이, 철수보다 멋지고 빨리 타는 방법이 없을까. 나름대로 기술을 연마하다 보면 어느덧 해가 기운다. 언제부턴가 학원 강의실로, 집 안 컴퓨터 앞으로 쏙 들어가버린 아이들은 좀처럼 밖에 나올 생각을 안 한다. 추운 겨울에는 거리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올겨울, 움츠러든 아이들을 동네 얼음 썰매장으로 이끌어 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내 얼음 썰매장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비싼 입장료나 거창한 장비는 필요없다. 고사리 손에 낄 털장갑과 두툼한 점퍼만 입혀 내 보내면 된다. 그 곳에서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동심의 세계에 빠져보자. 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서울에 썰매장이 부활하고 있다. 올 겨울 문을 여는 얼음 썰매장은 10곳에 이른다. 정릉천, 보라매공원, 월드컵공원 안 평화의공원에 썰매장이 새로 생겼다. 성북천, 우이천을 얼려 만들었던 썰매장은 올해도 문을 연다. 대부분 공짜이거나 몇 백원 정도만 내면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물론 너른 산자락에 펼쳐진 스키장만큼 화려하진 않다. 그러나 방학 내내 컴퓨터 앞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아이들을 밖으로 끌어내기엔 충분하다. 꽁꽁 언 동네 개울에서 널빤지를 썰매로 삼아 놀던 추억에 젖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얼음 지치며 씽씽 성북구는 성북·정릉천 복원 사업과 연계해 성북천과 정릉천에 얼음 썰매장을 마련했다.23일 오후 3시 성북천, 오후 4시 정릉천 얼음썰매장이 개장한다. 올해 새로 문을 연 정릉천 썰매장은 KT월곡지점 앞에 폭13m, 길이 80m 규모다. 성북천 썰매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안암교에서 보문3교까지의 100m 구간에 폭 10m 규모로 만들었다. 썰매장별로 150개의 썰매를 비치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과 편의를 위해 화장실과 구급약품 및 난방용기 등도 비치했다. 내년 2월 10일까지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성북천은 지하철 6호선 보문역, 정릉천은 월곡역에서 내리는 게 편리하다. 마포구 월드컵 공원 안에는 썰매장이 한 군데 더 늘었다. 서울시는 월드컵공원 안 난지천공원에 이어 평화의 공원 야외전시장 부지에 얼음 썰매장을 만들었다. 크기는 가로 45m, 세로 30m로 200개의 썰매를 빌려준다. 썰매장 바로 옆에는 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포토 아일랜드’도 있다. 썰매타는 모습, 눈사람, 겨울 나무 등의 모형 속에서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기에 안성맞춤이다. ●새로 선보인 보라매공원·방화근린공원·정릉천 썰매장 동작구 보라매 공원에는 올해 처음 썰매장이 만들어졌다.50m×40m규모로 200대의 썰매가 구비됐다. 썰매장 바로 옆에는 인라인 스케이트장, 농구장, 암벽 등반대도 있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개방 시간은 유동적이다. 가능하면 얼음 상태가 좋은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강서구는 방화근린공원 내 원형광장 243평에 썰매장을 마련했다.100여개 썰매가 있으며,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공원관리사무소에 신청하면 된다.(2600-6562) 성동구는 지난해 청계천쪽에 만들었던 얼음 썰매장을 전농천으로 옮겼다. 직사각형(25×30m) 형태로 지난 14일 문을 열었다. 50여개의 썰매가 준비돼 있다.2인용 썰매가 눈길을 끈다.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에서 내려 도시철도공사 뒤편으로 가면 된다. 강남구의 양재천, 강북구의 우이천 썰매장은 올해도 같은 자리에 마련됐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래 양재천 썰매장은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 유치원생용(160평)과 초등학생용(260평) 썰매장이 분리돼 있다. 썰매는 300대 준비되어 있다. 최대 2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1000평 규모의 넓은 우이천 썰매장도 썰매를 100대 구비해놨다. 관악구도 12월 말쯤 도림천에 썰매장을 만들 예정이다. ●서초구, 반포 종합운동장에는 대형 야외스케이트장 서초구는 반포종합운동장내 대형 야외스케이트장을 조성,19일부터 매일 밤 10시까지 개방하고 있다. 반포종합운동장은 지난 10월 초 악취와 해충서식지로 악명 높았던 반포 유수지를 탈바꿈 시켜 만든 곳이다. 축구, 농구, 배드민턴, 족구, 게이트볼, 인라인스케이트 등이 자리잡았다. 이번에 개장한 야외 스케이트장은 880평 규모로 여름철에는 수영장, 겨울철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쓰인다. 링크 면적만 약450여평(56m×26m)으로 7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말에는 늦은 시간에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밤 11시까지 운영한다. 입장료는 썰매장에 비해 다소 비싸다. 초등학생 단체(주말 및 공휴일 제외)는 1000원, 초등학생 및 일반단체는 2000원, 기타 개인은 3000원이다. 스케이트 대여료 2000원은 별도로 내야 한다. 지하철 3·7호선 고속터미널역 5번출구에서 걸어서 8분 거리에 있다. 버스를 이용할 때는 서래마을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된다. 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사진 류재림 정연호기자 jawoolim@seoul.co.kr ■ 서울서 눈썰매도 탄다 가족놀이로 안성맞춤 ‘서울에도 눈 썰매장 있다.’ 많지는 않지만 눈 썰매를 즐길 수 있는 설원이 여러 군데 있다. 어린이대공원은 올해 처음으로 눈썰매장을 만들어 20일 개장했다. ●어린이대공원서 눈썰매타고 공연도 보고 ‘눈놀이 동산’은 60m 길이의 슬로프로 만들어졌다.1500평 정도로 시내에 있는 눈썰매장 치곤 넓다. 한꺼번에 4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어른은 7000원, 어린이는 6000원으로 일반 눈썰매장에 비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30명 이상 단체 이용객은 1000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어린이대공원은 눈놀이 동산 개장을 기념에 겨울 축제를 열고 다양한 놀거리를 마련했다. 눈놀이 동산 옆 특설 무대에서는 주말과 휴일 다채로운 공연이 열린다. 시베리아 야쿠티아 민속 예술단 공연, 산타 미인 댄스 파티, 추억의 DJ 쇼 등이 준비됐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퀴즈 대회, 장기 자랑 코너에 참여하면 푸짐한 선물도 받을 수 있다. 특설 무대 주변 15곳에서는 모닥불을 지피고 군밤을 나눠 먹는 ‘군밤 이벤트’가 진행된다. 윷놀이, 널뛰기, 제기차기, 투호놀이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전통 민속 놀이 마당 등 상설 이벤트도 풍성하다. ●3종 슬로프 자랑하는 강북 드림랜드 강북구에 있는 ‘드림랜드’와 태릉 ‘이스턴 캐슬’도 대표적인 눈썰매장이다. 드림랜드 눈썰매장은 성인용, 가족용, 유아용 등 3개의 슬로프를 갖췄다.4호선 수유역 또는 미아삼거리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야 한다. 태릉 이스턴캐슬은 오는 24일 ‘태튜브눈썰매장’을 개장한다. 불암산의 아름다운 설경과 어우러진 태릉튜브눈썰매장은 새로운 ‘튜브썰매’를 도입했다. 옷이 젖지 않는 점이 장점. 아빠가 끌어주는 얼음썰매, 눈놀이터, 키즈플레이존 등 다양한 놀이 공간이 있어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7호선 태릉입구역에서 내리면 가깝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1000원 버세요 서울신문과 어린이대공원이 독자 여러분께 눈썰매장 1000원 할인 쿠폰을 드립니다.
  • [Book & Life] 베스트셀러와 ‘사재기’

    얼마전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특정 담배를 사기 어려웠던 적이 있다. 담배가게마다 꼭꼭 쟁여놓고 팔지 않는 이른바 ‘사재기’ 때문이었다. 어디 담배뿐인가. 연탄, 라면, 휘발유 같은 생필품은 물론, 금, 건축자재, 음반까지 돈 되는 것은 모두 사재기 대상이다. 사재기는 사전적 풀이로 ‘필요 이상으로 몰아사서 쟁여둔다.’란 의미다. 값이 오르면 팔아 이득을 챙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출판계의 사재기는 그 방식이나 의미가 좀 다르다. 일부 출판사들이 각 서점에 나가 있는 자신들의 책을 사들이는 행위를 이른다. 이른바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리기 위해서다.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들이 서점에 나가 책을 사는 게 전통적 방식이었으나 요즘엔 출판사가 입금만 하면 서류상으로 ‘깔끔하게’ 처리된다고 한다.책 사재기는 엄밀히 따져보면 사재기라기보다는 일종의 조작행위다. 자기 것을 사들일 뿐 아니라, 가격 인상과는 관계없기 때문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특정 주식을 사들여 그 가치를 띄우는 주가조작 행위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지만 주가조작이야 심각한 불법행위라서 법망에 걸려드는 날엔 패가망신을 면키 어렵다. 하지만 책은 다르다. 자기 책을 사들여 베스트셀러 순위가 올라갔다고 처벌받지는 않는다. 연말 출판계 결산이 다가오면 빠지지 않는 뒷공론 중 하나가 일부 베스트셀러들에 대한 ‘사재기’ 혐의다. 아무리 뜯어보아도 ‘베스트셀러여야 할 이유’가 없는 책이 떡 윗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만난 한 출판사 대표 Y씨가 고민을 토로했다. 일부 서점에서 ‘사재기 제의’가 있었다고. 그리고 강한 유혹을 느끼고 있다고. 출판시장도 이젠 마케팅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지만, 넘어서는 안될 선이 있다. 그리고 사재기는 마케팅이 아니라 사기행위다. 힘들더라도 K씨가 유혹을 떨쳐내고 어려움을 견뎌내길 바란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色色 캐럴 쪼아!

    色色 캐럴 쪼아!

    “야∼, 크리스마스다∼!” 성탄절하면 생각나는 것은 우선 눈, 트리, 썰매, 양말에 담긴 선물, 루돌프 사슴, 산타 할아버지…. 그리고 절대 빠질 수 없는 게 눈이 흩날리는 거리에 울려 퍼지는 캐럴이 아닐까? ‘징글벨 징글벨 징글 올 더 웨이….’하고 말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캐럴 음반이 쏟아져 나온다. 워낙 고착화된 장르라 레퍼토리에 한계가 있다. 그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조금씩 색다른 컨셉트로 무장하며 매년 겨울을 유혹하고 있다. 올해 국내 음반 시장에 새로 출시(재발매 포함)된 캐롤 음반만 무려 30개에 육박한다. 어떤 캐럴을 들으며 겨울나기를 해볼까나. #빅마마 대한민국 대표 여성보컬 그룹 빅마마가 지난달 말 ‘기프트’(예당음향)를 발매했다. 최근 캐럴 음반의 흐름이 재미와 즐거움이었다면 빅마마는 ‘클래시컬’로 방향을 잡았다. 출중한 가창력의 하모니, 아카펠라로 재즈와 가스펠 분위기가 넘치는 음반이다. 마지막 트랙 ‘꿈의 크리스마스’는 멤버 신연아가 노랫말을 지은 창작곡으로 눈길을 끈다. 현재 각종 앨범 차트에서 다른 가수들의 정규 앨범을 제치고 상위권을 유지하며 올해 최고의 캐럴 음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호동·채은 방송계의 익살꾼 강호동과 CF계 꼬마천사 소녀 정채은이 만났다.‘오!해피데이’(팬텀)이다. 야수와 미녀의 진실된 사랑으로 감동을 전달한다는 컨셉트. 마냥 코믹 요소만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다. 트랙 하나하나가 고급스럽게 편곡됐다. 여기에 강호동의 사뭇 진지한 노래 솜씨와 정채은의 귀엽고 상큼한 목소리는 전체 앨범에 신선하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신나는 비트의 타이틀곡 ‘창밖을 보라’는 유재석, 김종국, 이민우, 천명훈, 하하, 지상렬, 박명수 등이 총출동한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져 올겨울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 줄 듯. 강호동은 10년 전 개그 코너 ‘소나기’의 인기로 ‘호동과 포동’ 캐럴 음반을 발매,40만장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앨범이 이를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웃찾사vs개콘 심형래의 ‘달릴까 말까’ 음반 이후 코믹은 매년 캐럴 음반의 주요 테마가 되고 있다. 올해에도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과 개그콘서트(개콘)가 저마다 개성으로 버무려진 코믹 캐럴을 내놨다.SBS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 멤버 27명들이 참여한 ‘웃찾사 크리스마스캐롤’(소니 비엠지)과,KBS 개콘에 출연하는 멤버 11명이 내놓은 ‘X-MAS 개그파티’(팬텀)이 그것. 웃찾사는 원곡 가사는 그대로 살리고 중간중간 애드리브를 넣어 웃음을 던지는 반면 개콘은 트로트, 힙합, 하우스 등 다양한 장르 편곡에다가 가사마저 웃기게 바꾼 것이 특징. #머라이어 캐리, 케니지,EMI 전세계적으로 1000만 장 이상 팔렸던 ‘팝의 여왕’ 머라이어 캐리의 ‘메리 크리스마스’(소니 비엠지)가 11년만에 다시 출시됐다. 리믹스 곡이 추가됐고, 뮤직비디오 2편과 크리스마스 공연 실황을 담은 DVD가 새로 포함됐다. 케니 지의 ‘더 그레이티스트 홀리데이 클래식스’(소니 비엠지)도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색소폰 연주자 케니 지가 그동안 발매했던 ‘페이스’‘미러클스’ ‘위시스’ 등 크리스마스 앨범 가운데 최고 히트곡을 엄선해 새로 출시한 작품이다. EMI는 ‘더 이상의 캐럴 음반은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베스트 크리스마스 100’을 발매했다.6장 CD에 캐럴의 고전 빙 크로스비를 시작으로 엘라 피츠 제럴드, 페기 리, 스테이시 오리코, 스파이스 걸스, 노라 존스 등에 이르기까지 EMI 소속 아티스트들이 불렀던 캐럴 100곡을 수록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작업남녀 국가대표의 로맨스 ‘작업의 정석’

    작업남녀 국가대표의 로맨스 ‘작업의 정석’

    ‘선물’의 오기환 감독과 ‘안녕, 프란체스카’의 신정구 작가가 손잡고 탄생시킨 영화 ‘작업의 정석’(감독 오기환ㆍ제작 청어람)은 제목에서처럼 그리 ‘정석적’이지는 못하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속은 로맨스가 아닌 코미디로 가득 차 있다. 사랑에 대한 개똥 철학도, 핑크빛 환상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저 남녀간의 ‘작업’이 추구하는 ‘제1 수칙’ 처럼 ‘쿨’함만을 내세울 뿐. 하지만 그래서 웃기고, 재미있다. 스토리 얼개는 다소 성근 맛이 있지만, 그 틈을 손예진의 ‘맛깔나게 망가지는’ 행동과 적나라한 대사, 송일국의 어설픈 허풍기가 적절히 메워준다. 사랑의 교훈이 어떻고, 현실감이 저떻고…미간을 찌푸리며 심각해질 필요가 없다. 그저 주인공 남녀가 벌이는 비현실적이지만, 나름의 공감가는 ‘작업 기술’에 눈과 귀를 맡기기만 하면 이내 머릿속이 뻥 뚫리며 유쾌해진다. 여기 ‘작업’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두 남녀 국가대표 ‘청춘사업가’가 있다. 지원(손예진)과 민준(송일국). 펀드매니저인 지원은 괜찮은 ‘목표물’을 발견했다 싶으면 자동차로 남자의 자동차 뒤꽁무니를 들이받은 뒤 교태어린 미소를 지으며 유혹하는 선수중의 선수다. 건축설계사인 민준도 만만치 않다. 정신과 여의사를 유혹하기 위해 환자로 위장해 들어간 뒤 현란한 혀놀림(?)으로 여자의 마음은 물론 몸까지 사로잡는다. 어느날 공교롭게도 ‘용호상박’의 두 고수가 만났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 둘의 싸움은 쉽게 결판나지 않는다. 하수들에게나 사용하는 일반적인 작업 기술로는 어림도 없는 일. 두 선수는 치밀한 물밑 작업을 거친 뒤에야 본격 작업 대결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동안 백발백중 먹혔던 필살기가 자꾸 헛방망이질을 하는 것은 왜일까. 특히나 프로 선수로서 금기 중 하나인 ‘마음을 주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데….관람 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손예진의 이미지 변신.‘내 머리 속의 지우개’ ‘외출’ 등 멜로물을 통해 청순가련형 이미지만 천착해 오던 그녀가 허리띠 힘껏 졸라맨 채 제대로 망가졌다. 한물간 트로트에 맞춰 춤을 추고, 양푼에 밥을 한사발 비벼 먹고, 문자 메시지로 육두문자를 쏟아내다가도 작업남 앞에서는 이내 고고한 자태의 공주로 변신하는 그녀의 내숭 100단 연기는 예상외로 잘 어울린다.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문희준 다음으로 많다던 그녀의 안티팬들로부터도 많은 호응을 얻을 정도. 기존 캐릭터를 그대로 빌려 온 노주현, 박준규, 현영, 안선영 등 조연들의 감초 연기도 볼거리.15세 이상 관람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아듀 2005 희망을 쏜 사람들] (2)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아듀 2005 희망을 쏜 사람들] (2)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나는 손가락을 두 개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 내 손을 생각하면 아주 귀중한 보물의 손이다.”-희아의 일기 중 여든여덟 개의 피아노 건반 위를 네 손가락이 넘나들며 만들어내는 선율은 경이롭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20). 두손을 합쳐 네 개뿐인 손가락, 그나마 왼손 손가락은 관절이 없어 구부러지지 않는다.50㎝ 남짓한 짧은 다리는 강약과 여음을 조절하는 피아노 페달에 닿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런 모든 역경을 딛고 그가 만들어내는 연주는 어떤 세계적 피아니스트와도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감동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희아는 올해 그만의 소중한 꿈을 이뤘다. 그녀가 좋아하는 ‘아드리느를 위한 발라드’의 명연주자 리처드 클레이더만(팝 피아니스트)과 협연을 가진 것. 희아는 “꿈 같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희아의 아버지는 베트남전에서 부상을 당해 평생을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온 척추장애인, 어머니는 병원에서 그를 간호한 간호사였다. 영화 같은 두 사람의 사랑 속에서 희아가 태어났지만 아이는 불행히도 여느 아이와 달랐다. 피아니스트가 되는 길은 보통 사람보다 열배, 스무배 힘들었다. 희아는 여섯살 때 피아노 앞에 앉았다. 약한 손가락 힘을 키워주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자신감을 주자는 어머니의 생각이었다. 어렵게 개인레슨을 받을 수 있었지만 손가락 힘이 약해 피아노 건반을 울려 소리를 내는 데만 석달이 걸렸다. 정상인에 맞춰진 일반 학교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어머니 우갑선(50)씨는 “그만두고 싶다는 유혹이 찾아올 때마다 먼저 피아노에 돌아와 앉은 것은 희아 자신”이라고 회상한다. 오른손을 쓰지 못해 왼손만으로 피아노를 치는 캐나다 피아니스트 라울 소사의 내한 연주회는 희망을 북돋워준 또다른 계기였다. 매일 10시간 이상의 혹독한 연습이 이어졌다.1993년 전국장애인예술대회 최우수상,1999년 장애극복 대통령상 등을 휩쓸었다. 국내 자선음악회에 이어서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타이완 등지를 오가며 해외연주회도 열었다. 희아의 네 손가락 피아노 연주에는 아직도 남아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새해에는 모두 버리자는 소망이 담겨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초등생 겨울방학 잘 보내려면] ‘꼼꼼한 방학계획표’ 절반은 성공

    [초등생 겨울방학 잘 보내려면] ‘꼼꼼한 방학계획표’ 절반은 성공

    이번주와 다음주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방학에 들어간다. 겨울방학은 한 학년 동안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새 학년 또는 상급학교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추운 날씨 때문에 여름방학보다 야외 활동을 하기 어렵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자칫 TV나 컴퓨터 게임으로 시간을 허비하기 쉽다.“방학을 잘 보내야 다음 학기가 달라진다.”고 강조하는 서울 화랑초등학교 이현진·김언지·장은미 교사의 조언을 들어봤다. 학기 중 학교 수업에 어느 정도 묶여 있던 시간이 방학이 돼 몽땅 ‘자유시간’으로 주어지면 어느 아이나 느슨해지게 마련이다. 때문에 철저하고 꼼꼼한 방학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 방학의 성패를 가른다. ●내 아이 진단 후 계획 세우기 방학 계획을 세우라고 하면 부모들은 그저 학원을 한두개쯤 추가하고 동그란 일일계획표를 만드는 것을 생각한다. 그러나 남들이 많이 다닌다거나, 혹은 옆집 아이가 다녀 수학 성적이 크게 올랐다거나 하는 학원을 무턱대로 따라 보내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계획을 세울 때는 가장 먼저 아이를 꼼꼼히 관찰해 학습, 생활, 예체능면에서 무엇이 부족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 때 담임교사와의 상담은 필수적이다. 수행평가 성적표를 보면서 어느 과목 어느 단원이 부족한지 찾아내고, 학교생활에서도 이를 테면 친구들과 자주 싸운다든지 구부정한 자세로 글씨를 쓴다든지 하는 문제점은 없는지 상담한다. 예체능면에서도 노래나 그림 등 특정 활동에 자신없어 한다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해 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부족한 면을 찾아 맞춤식 계획을 세워야 효과가 있다. 보통 저학년은 학습·체험활동·독서를 2대4대4 정도로, 중학년은 3대3대4, 고학년은 4대2대4 정도로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획표는 원형계획표보다는 요일별로 다른 주간계획표를 짜는 것이 좋다. ●선행학습이 아니라 ‘준비학습’ 방학이 되면 학생과 부모들은 ‘선행학습’의 유혹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방학 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어설프게 지식을 주입하는 ‘선행학습’이 아니라, 다음 학기에 배울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주는 ‘준비학습’이다. 지난 학기에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촘촘히 보충해 주는 것 역시 준비학습의 한가지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곧 배경지식을 접하게 하는 데서 가능하다. 이 때 가장 효과적인 것이 교과서의 원문 도서나 교과서 내용과 관련된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6학년에 올라가는 학생이라면 ‘원리로 양념하고 재미로 요리하는 수학파티(조윤동)’를 읽으면서 수학 과목을 자연스레 준비할 수 있다.‘어린이 살아 있는 한국사 교과서(전국역사교사모임)’나 ‘세포여행(프랜 보크윌)’을 읽으면서는 사회·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더 폭넓게 미리 접할 수 있다. 다음 학기 과학교과에서 ‘세포’를 관찰할 때 “이게 뭐야?”라고 하는 아이와 “세포가 생각보다 못생겼어”라고 하는 아이는 이후 받아들이는 지식의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체험학습, 생활속의 학습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다. 여행이나 체험학습을 통해서, 또는 생활 속에서도 공부할 수 있는 소재는 널려있다. 예를 들어 ‘분류’의 개념은 대형 할인마트에서 배울 수 있다. 할인마트에는 물건들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진열돼 있다. 아이에게 이 물건들이 어떻게 나누어 진열돼 있는지 관찰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기준’에 따른 ‘분류’를 익힐 수 있다. 밥을 먹으며 ‘국물이 있는·없는 반찬’‘식물성·동물성 반찬’ 등으로 분류해 볼 수도 있다. 또 4학년이 수학에 ‘큰 수’가 나오면서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에 전단지에 나온 가전제품의 가격을 이용해 익숙하게 할 수 있다. 광고 전단지를 보면서 ‘TV와 냉장고, 전화기를 사면 얼마가 필요할까.’를 계산하게 하거나 ‘전화기 대신 휴대전화를 사면 어떨까.’ 하는 식으로 묻고 답하면서 큰 수의 개념 및 연산을 확실히 익힐 수 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유적지 등을 견학하면서 체험학습을 하는 것도 방학 중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성탄 아동도서 출간 ‘봇물’

    아동 서가에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신간들이 속속 새로 꽂힌다. 불경기에 독자들 주머니를 배려해서일까. 올해는 조촐한 외장의 실속있는 읽을거리들이 눈에 띈다. 성탄선물로 아이에게 책 한권 선물하면 좋겠다.“산타가 골라주더라.”는 엄마아빠의 하얀 거짓말에 아이들은 오래오래 행복할 것이다. 성서와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귀띔해주는 그림책으로는 숲에서 펴낸 ‘하나님 처음 만드신 세상’(브렌든 파월 스미스 글·그림, 유영소 옮김)과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있다. 이들 책의 특징은 배경그림이 레고 모형으로 이뤄졌다는 점. 레고로 만들어진 에덴 동산, 뱀의 유혹에 넘어가는 아담과 이브 등 장난감 세상으로 옮겨온 성경이야기에 아이들이 푸욱 빠질 만하다. 동화작가 유영소가 번역을 맡아 글맛도 한결 감칠맛난다.5세 이상. 명작 대접을 받는 ‘우체부 아저씨 시리즈’의 두번째권 ‘우체부 아저씨와 크리스마스’(앨런 앨버그 글, 자넷 앨버그 그림, 김상욱 옮김, 미래M&B 펴냄)도 선물용으로 깜찍하다. 투명비닐에 포장된 이 그림책 속에는 6통의 편지가 들어 있어 흥미로운 책읽기를 도와준다. 우체부 아저씨가 아기곰 가족, 빨간모자 아가씨네, 병원, 꼬마 생강빵이 사는 과자상자 등을 들러 이야기를 엮는다. 눈 내리는 창문 너머의 아늑한 실내풍경처럼 그림들이 정감있어 좋다.4세 이상. ‘화이트 크리스마스’(캐럴린 뷰너 글, 마크 뷰너 그림, 넥서스주니어 펴냄)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판타지를 꿈처럼 화사하게 그려낸 그림동화. 동글동글 눈사람들이 달빛 가득한 광장에 모여 축제의 밤을 밝히는 장면장면들이 성탄 트리를 마주하는 듯 눈부시다.4세 이상. 산타 할아버지 주인공이 빠질 리 없다. 다리를 다친 산타 할아버지를 대신해 꼬마 산타 니키와 사슴 루돌프가 선물배달에 나서는 유쾌한 이야기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아파요!´(작은 울타리 글, 윤진경 그림, 느낌표 펴냄)에 담겼다.4세 이상. 초등 저학년생이라면 국산 창작동화집 ‘산타클로스를 납치하라´ (노경실·원유순 외 글, 백명화 외 그림, 리젬 펴냄)가 좋겠다. 착한 일을 하지 않는 아이의 얼굴에 낙서를 하고 다니는 ‘산타 크레파스’ 이야기가 표제작.‘산타할아버지에게는 무슨 비밀이 있을까’‘세상에서 제일 큰 양말’ 등 모두 8편의 훈훈한 단편이 묶였다. 사려깊은 아이에게 어울리는 그림동화는 ‘선물이 꼭 필요한 날’(천즈위안 글·그림, 김현좌 옮김, 베틀북 펴냄)이다. 아빠가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해 집안형편이 어려운 꼬마곰 가족. 근사한 선물을 주고받을 수는 없지만,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며 최선을 다하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체온이 느껴진다.4세 이상. 한 권으로 온가족을 충족시킬 실속만점의 책은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성경 이야기’(고정욱 글, 김경희 그림, 나무생각 펴냄). 부모 자식간의 이야기, 지혜나 교육 등 가족관계를 생각케 하는 성경 속 대목들을 간추린 공력이 돋보인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난 판타지에 빠졌어

    난 판타지에 빠졌어

    아직도 만화를 아이들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다. 만화는 이제 어두침침한 골방을 떠나 당당히 문화 예술 장르로 대접받고 있다. 특히 여성을 겨냥한 것으로 여겨졌던 순정 만화의 변화는 놀랍다. 최근 판타지와 결합, 새로운 시공간을 만들어 내며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드라마, 영화, 뮤지컬, 게임 소재로 퓨전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 겨울, 순정 판타지에 빠지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신일숙),‘별빛 속에’(강경옥),‘불의 검’(김혜린),‘바람의 나라’(김진),‘레드문’(황미나)…. 국내 만화 팬들이라면 제목만 들어도, 작가 이름만 들어도 가슴 떨리는 작품들이다. 여성 팬뿐만 아니라 남성 팬들도 다수 거느리고 있다. 내용과 스타일, 스케일에서 ‘여성들만 보는 것’이라고 치부됐던 순정 만화의 테두리를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순정 판타지의 걸작들과 깊게 호흡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경기도 부천만화정보센터는 지난 8일부터 부천종합운동장 내에 위치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폴 인 판타지’ 전시회를 열고 있다.‘만화 온라인 모험기’,‘만화방 명작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는 내년 2월26일까지 약 3개월 동안 국내 만화팬들의 발길을 유혹하게 된다. 부천만화정보센터 홍보담당 최미영씨는 “당초 순정만화 장르 전체를 다루려고 했으나 50여 년이 넘는 국내 순정 만화 역사 속에서 완성도 높은 다섯 작품을 집중조명하는 것이 이 장르의 변천사를 다각도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시회 취지를 설명했다.500평가량의 박물관 내에 약 50평을 할애한 공간에 꾸며진 이번 전시회는 단순하게 그동안 발간됐던 관련 책들을 보여주는 차원이 아니다. 작가들의 펜터치와 화이트, 지우개 자국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원화에서부터 작품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장면들에 색깔을 입힌 수많은 일러스트가 전시돼 눈길을 끈다. 또 초기 발행된 단행본부터 최근 새로 단장된 애장판까지 66권 분량 책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작가 다섯 명이 각자 작품 세계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인터뷰 동영상도 볼거리이다. 전시회만 구경하고 가는 것은 아쉬울 듯.2001년 말 개장했던 박물관의 상설 전시 자료를 음미하는 것도 시간가는 줄 모르는 재미이다. 한국 만화를 연대기, 장르별로 분류해 놓고 있다. 특히 희귀 만화는 어른들도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다. 직접 만화 그리기를 체험할 수도 있으며,3D 애니메이션 상영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관람시간은 매주 화∼일요일(월요일 휴무) 오전 10시∼오후 5시이고, 유료 입장이다. 문의 (032)320-3745. 부천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순정만화 5인5색 # 아르미안의 네 딸들 고대 갈데아 지방에 있는 가상의 나라 ‘아르미안’을 배경으로 네 명의 공주들이 겪는 파란만장한 운명을 그리고 있다.‘아르미안’은 아마존 신화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대대로 여왕이 통치하며 여성 문화가 발달한 나라로, 극중 ‘페르시아’와 대조된다. 그리스·로마 신화가 적절히 변형돼 재창조됐다.신일숙 작가의 또 다른 걸작으로는 ‘리니지’가 있다. 애장본 14권 완간. # 별빛 속에 국내 최초로 SF판타지와 순정이 결합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천문학자의 딸로 우주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는 여고생이 자신이 별나라 왕녀였다는 비밀을 알게 되고, 그녀를 여왕으로 추대하려는 세력과 반대파의 다툼에 휘말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강경옥 작가는 빼어난 캐릭터의 심리와 우주 묘사 등으로 고유 스타일을 창조해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애장본 8권 완간. # 불의 검 역사 판타지물이다. 특히 이 작품은 최근 뮤지컬로 제작돼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고대 북만주를 배경으로, 청동기 문화를 지닌 ‘아무르’와 철기 문화가 발달한 ‘카르마키’와의 처절한 전쟁 이야기가 여주인공 아라의 애틋한 사랑과 버무려지며 큰 인기를 끌었다.김혜린 작가는 영화, 드라마로 만들어진 ‘비천무’나 ‘북해의 별’ 등으로도 유명하다. 단행본 12권 완간. # 바람의 나라 김종학프로덕션의 프로젝트 ‘태왕사신기’와 표절 시비가 이는 등 화제를 모았던 김진 작가의 작품. 고구려 초 역사를 재구성한 역사판타지다. 낙랑을 정벌하고 중국 한나라와 전쟁을 벌였던 무휼왕(대무신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리왕-무휼왕-호동 왕자 등 미묘한 권력 관계와 함께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등의 사랑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현재 단행본으로 22권까지 발간됐다. # 레드문 로맨스, 무협, 역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작품을 내놓고, 또 남·녀를 초월한 다양한 계층에서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황미나 작가가 그렸다.SF판타지다. 시그너스 행성의 태양(구원자)이지만, 반란 세력에 쫓겨 지구로 오게 된 필라르가 윤태영이라는 소년의 육체를 빌려 살아가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필라르는 결국 시그너스로 돌아가지만, 그의 동생 아즐라를 위해 희생되는 운명을 맞는다. 역시 게임으로 만들어 졌다. 애장본 12권 완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디카 리뷰] 이지쉐어 P-880

    [디카 리뷰] 이지쉐어 P-880

    최근 코닥이 하이엔드 시장의 새로운 병기를 내놓았다. 다름 아닌 800만 화소급 이지쉐어 P-880이다. 저렴한 가격, 예쁜 모양,24㎜의 광각 지원,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등으로 무장한 P-880으로 벌써부터 유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격은 옵션에 따라 64만원부터 80만원이다. ●작고 예쁘고 똑똑해요 P-880은 기존 코닥이 지니고 있는 투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흡사 DSRL을 축소해 놓은 듯한 모양으로 한 손에 쏙 들어온다. 오른쪽에 그립이 있어 카메라를 잡았을 때 참 안정적이다. 또한 24㎜가 주는 광각의 매력은 풍경사진을 찍는 유저들을 유혹하기 충분하다. 코닥은 색감이 자연스럽기로 정평이 나있다. 그래서 P-880의 24㎜로 찍은 풍경은 더욱 아름답다. 수동지원은 물론이고 13개의 다양한 장면 모드로 누구나 편리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들었다. 사용자의 편의를 최대한 살린 버튼들의 배치, 메뉴로 들어가지 않고도 버튼 하나만으로 감도, 노출측정 범위, 화이트 밸런스 등 모든 것을 조절할 수 있는 편의성 등이 코닥의 야심작이라고 할 만하다. 감도도 50∼1600까지 지원해 선택의 폭을 높였으며 화이트 밸런스 프리셋 모드(사용자 화이트 밸런스를 지정하는 기능),25지역 선택 측광 등 준전문가들에게 필요한 모든 기능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AF보조광이 있지만 여전히 실내나 어두운 곳에서 AF정확도는 떨어진다. 물론 2.5인치 LCD는 찍은 사진을 10배나 확대해서 볼 때 시원함을 제공하지만 어두운 곳에서 노이즈는 눈에 거슬린다. 물론 사진상에 그렇게 나오는 것이 아니지만 말이다. 또 준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접사 기능이 떨어진다.2∼30㎝에 있는 피사체를 찍을 때는 접사모드로 변환해야만 한다. P-880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성능은 아주 우수하고 쓸 만한 카메라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줄줄 새는 국가 R&D예산] 교수들의 이유있는 항변

    “수억원짜리 연구과제를 따와도 정작 연구책임자인 교수에게는 한 푼의 인건비도 지급되지 않습니다. 교수도 사람인데, 당연히 연구비에 손대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 않겠습니까?” 서울 A대 화학공학과의 한 교수는 연구비 가운데 일부를 ‘개인 용도’로 쓰고 있다. 그는 “연구비에 학생들의 인건비는 들어가있지만, 교수는 직장에서 받는 급여가 있다는 이유로 인건비가 책정되지 않는다.”면서 “연구를 주도하는 것은 교수인데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을 수 없다 보니 연구비에 손을 대게 됐다.”고 털어놨다. 연구비 횡령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연구자들의 ‘모럴 해저드’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연구비 지급 구조 자체에도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당사자인 교수와 연구원들이 말하는 원인을 들어봤다. 대전에 있는 정부출연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정부출연기관은 영리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과제를 따오지 않는 한 자산은 한 푼도 없다.”면서 “연구원들의 봉급을 줄 예산이 따로 책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소 간부들은 돈줄인 정부나 기업에 충성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파생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모 대학 공대 박모(40) 교수는 “연구비 항목에 없는 비용을 지출한 것은 모두 유용이라고 하는데, 밤새 연구하면서 학생들 야식비로 지출한 돈까지 ‘깡’을 한 것처럼 취급하니 연구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가 본인의 능력으로 연구과제를 따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공금에 대한 의식이 희박하다는 의견도 나왔다.C대 공대 박사과정인 이모(29)씨는 “연구비로 자녀 학원비를 대주면서도 내가 따낸 돈이니 내가 쓴다는데 뭐가 잘못이냐고 떳떳하게 이야기하는 교수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대학의 경우 일부 명문대에만 과제가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혔다. 서울대 고위 관계자는 “서울대는 다른 대학에 비해 연구과제가 풍부하게 주어지는 편”이라면서 “여러 기관으로부터 이중, 삼중으로 지원을 받다 보니 유용의 여지도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이효용기자 wisepen@seoul.co.kr
  • [‘바다의 로또’ 고래] ‘밍크’ 한때 1억…돌고래 맛없어 1백만원도 안돼

    [‘바다의 로또’ 고래] ‘밍크’ 한때 1억…돌고래 맛없어 1백만원도 안돼

    “와∼아! 로또가 걸렸다.” 최근 자주 발견되는 혼획고래가 어민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몸집이 크고 고기가 신선한 밍크고래의 경우 혼획고래 발견이 뜸했던 한때 경매가가 1억원까지 치솟으면서 ‘바다의 로또’로 불리게 됐다. 혼획고래 발견이 잦아지면서 경매가격이 3분의1가까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횡재가 아닐 수 없다. 혼획고래도 로또와 비슷하다. 발견했다고 다 횡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혼획고래는 돌고래가 가장 많고 다음이 밍크고래다. 돌고래는 우리나라 주변에 많이 서식하며 동·서·남해안에 걸쳐 두루 혼획이 발견된다. 밍크고래를 비롯한 일반 고래보다 작고 맛이 떨어져 미식가들은 고래고기축에 끼워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경매가격도 100만원을 밑돈다. 혼획 밍크고래 한 마리 값이 수천만원에 이르다보니 살아있는 고래를 몰래 잡아 한탕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어민들도 있다. IWC(국제포경위원회)의 상업포경 금지에 따라 산 고래는 잡을 수 없다. 불법포경은 적발되면 형사처벌된다. 올들어 고래고기 값이 한창 비쌌던 지난 3∼4월 사이 바다로 나가 고래를 잡아 해체한 뒤 배에 실어 몰래 육지로 들어오던 울산지역 어민 13명이 울산해양경찰서에 적발돼 9명이 구속됐다. 죽은 고래라 하더라도 매우 엄격하게 조사해 처리한다. 혼획고래를 발견하면 바로 관할 해경에 신고해야 한다. 해경은 혼획고래가 육지에 도착하면 작살 등을 이용해 고의로 잡은 것이 아닌지 현장에 나가 철저하게 조사를 한다. 조사결과 타살 흔적이 없으면 검사의 지휘를 받아 혼획으로 판정한다. 식용이 가능하면 경매에 부치고 부패해 먹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매립하도록 결정한 뒤 수사를 종결한다. 혼획고래 경매가격은 고기 신선도에 따라 달라진다. 죽은 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느냐에 수백만∼수천만원이 왔다갔다 한다. 그래서 해경도 혼획고래 신고가 들어오면 되도록 빨리 현장에 나가 조사를 진행한다. 고래고기는 부위에 따라 12가지 맛이 난다고 한다. 특유의 향이 있어 꺼리는 사람도 있지만 맛을 들인 사람은 비싸도, 없어서 못먹을 정도다. 상업포경이 금지되기 전, 우리나라 대표적인 포경기지였던 울산에서 고래고기는 상가집에서도 내놓는 대중·별미 음식으로 통했다. 호남지역의 홍어처럼. 현재 울산에는 크고 작은 고래고기 음식점 20여곳이 영업을 하며 혼획고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다. 포항·속초·인천·제주 등 전국 해안에서 혼획고래가 발견되면 바로 울산지역 고래음식점으로 연락이 온다. 어민들은 상업포경 금지로 돌고래와 밍크고래를 비롯한 고래류가 많이 늘어 어업에 지장이 많다고 주장한다. 돌고래떼가 수시로 나타나 오징어 어장 등을 훑고 지나가며, 어로도구를 부수는 경우가 잦아 돌고래떼가 나타나면 급히 피한다고 한다. 어민들은 동·남·서해안에서 혼획고래 발견이 부쩍 많은 것도 고래자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포경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측은 “고래자원이 늘었다는 주장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힌다. 고래연구센터 손호선 연구사는 “넓은 바다를 회유하는 고래류를 한정된 바다에서 몇년 동안 눈으로 조사해 ‘늘었다거나 줄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지금까지 조사자료에도 확신할 만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안용락 연구원도 “1년에 1∼2차례 조사한 자료를 갖고 고래 개체수를 단정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과학적인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혼획 밍크고래는 몸집이 크지 않은 것이 많은데 이는 유영이 서툰 어린 고래가 먹이를 찾아 육지 가까운 쪽으로 접근하다 그물에 걸리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고래연구센터측은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첨단 관찰장비가 없고 연구인원도 부족해 고래 서식실태나 회유경로 등을 과학적으로 조사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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