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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가미에 걸린 유부녀 “슬로 퀵퀵”

    올가미에 걸린 유부녀 “슬로 퀵퀵”

    「댄스」를 배우다 바람을 피우고, 바람을 피우다 몸까지 빼앗기고 끝내는 올가미에 걸려들어 돈까지 강요당한 어느 가정주부의 사련극(邪戀劇) 시말기. 5년동안이나 놀아나던 불륜행각에 끝내는 제3의 여인이 등장했고 가진 수법으로 거액을 협박당하다 버틸수없게 되자 남편과 시부모앞에 무릎을 꿇고 과거를 고백, 손가락을 깨물어 혈서로써 정절을 맹세했던 것. 또 돈을 우려내려고 협박과 공갈을 하며 끈덕지게 달라붙던 여인은 꼬리를 잡혀 철창신세를 지게됐고, 파탄을 불러일으켰던 「댄스」교사는 전국에 수배중이다. 의남매(義男妹) 가장하고 몸과 돈 모두 바쳐 사건전모를 가려달라고 경찰에 고발한 이 여인은 취조형사들앞에서 『춤바람이 이렇게 무섭게 번질줄은 몰랐다』고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서울 성동구 인창동에서 남부럽지않은 살림을 꾸려오던 임(林)모여인(38)이 유혹의 수렁으로 스스로 빠지게된 것은 지난 67년 가을 어느날, 중구 묵정동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2층방에 차려놓은 비밀「댄스」교습소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부터다. 『사교에 도움이 될것같아서』이 막연한 생각이 알뜰한 가정주부를 자유부인으로 타락시켜버리고 벗어날수없는 굴레속에 빠뜨릴 줄이야. 『배워서 남주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그럴싸한 권유도 있었다. 임여인은 그날로 부끄러움도 잊은채 「댄스」교사 유(劉)모씨의 품에 안겨버렸다. 「슬로…슬로…퀵·퀵」감미로운 선율이 뇌리를 스쳐간다. 「스텝」을 익혀갈수록 교습시간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남자의 체취가 온몸을 감쌀때는 야릇한 느낌마저 들었다. 임여인의 행동반경은 「댄스」를 배우면서 날로 넓어지기만 했다. 새 친구들을 알게된 임여인은 유교사와 함께 시내 「카바레」로 가 춤실력을 과시하기도 했고, 유원지로 몰려나가 집안에 갇혀 쌓였던 고달픈 심정을 마음껏 풀어헤치기도 했다. 이러던중 임여인은 유씨와 자신도 모르게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어버렸다. 67년12월15일. 『친구집에 놀러간다』고 적당히 둘러댄 임여인은 유씨와 함께 인천 모「카바레」로 가 춤을 추다 시간이 늦어져 여관으로 끌려들어갔다. 술이라곤 입에도 안대본 임여인은 유씨가 억지로 권하는 맥주반병을 마시고 정신이 몽롱해지자 모든것을 술에 취한 탓으로 돌리고 유씨와 정을 나눴다. 그후 임여인은 유씨의 예속물이 돼버렸다. 임여인도 주위 사람들에게 유씨를 의동생으로 소개, 유흥장과 여관등을 돌아다니며 마음껏 사련을 불태웠다. 정을 나눈지 한달도 못된 68년 1월초순이 되자 유씨는 임여인에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방을 얻어야겠으니 10만원만 달라』는 유씨의 말을 달리 거절할수 없게된 임여인이었다. 두달후에는 「오토바이」를 산다며 20만원을 받아갔다. 지난 69년 8월에는 정부 권희연(權希姸)여인(33)과 약혼을 한다며 약혼반지 살돈 5만원을 요구했다. 그해 8월15일 유씨가 권여인과 약혼식을 할때까지도 임여인은 권여인에게 『유씨와는 남매지간일뿐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불륜의 정사를 계속했다. 놀아난 현장 사진 내놓고 “네 남편한테 보여주겠다” 세사람사이의 묘한 관계는 임여인이 수세에 몰리며 백일천하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유씨는 권여인에게 임여인과의 관계를 모두 털어놓고 『지금까지 40여만원의 돈을 손쉽게 빼앗아 썼다』고 자랑까지 하며 임여인을 등칠 새로운 방법을 모의했다. 혼인신고를 한 정식부부로 가장하기로한 유씨는 권여인을 시켜 임여인을 협박, 돈을 긁어내도록 사주했다. 지난6월초 임여인을 전화로 불러낸 권여인은 『그동안 받아온 정신상의 피해를 현금1백50만원으로 보상하지않으면 당신과 우리남편 유씨를 간통죄로 고소하겠다』고 다그쳤다. 이들의 올가미에 여지없이 걸려든 임여인은 권여인을 붙잡고 『가정주부가 무슨 돈이 있느냐』고 애걸을 했고 권여인은 『유부녀 주제에 남의 남편과 놀아나고도 말이 많으냐』며 쏘아댔다. 지난6월19일 유씨와, 임여인이 놀러다니며 단둘이 찍은 사진을 1백80장이나 복사 해 갖고 나타난 권여인은 『돈을 내놓지 않으면 당신 남편 점포앞에 이 사진을 뿌리겠다』며 임여인을 궁지에 몰아넣기도 했다. 이들의 사기극을 눈치채지 못했던 임여인은 사랑하는(?) 유씨를 집근처 독탕에서 만나 권여인의 감정을 달래줄 것을 부탁했으나 유씨는 『1백50만원이 벅차면 1백만원만 내라』고 오히려 호통을 쳤다. 백(百)50만(萬)원 마련하지 못해 시부모앞에 혈서(血書)로 고백 사면초가가 돼버린 임여인은 『70만원으로 잘 해결하자』고 권여인을 달랬으나 권여인은 『당신네 집은 돈푼깨나 있어보이는데 무슨 엄살이냐』고 7월 10일까지 1백만원을 갖고 시내 모다방으로 나오라고 못박아 말했다. 시한이 지나도록 돈을 마련하지 못하고 벙어리냉가슴이 돼버린 임여인앞에 지난 19일 다시 나타난 권여인은 『당신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를 찾아가 선생님들과 학부형에게 모든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고 임여인은 『오는 20일까지만 참아 달라』고 사정했으나 아무소용 없었다. 다음날 임여인의 남편 김(金)모씨(40)가 경영하는 상점부근 다방으로 임여인을 불러낸 권여인은 『더이상 날짜를 연기할수 없다. 당장에 당신 남편을 찾아가겠다』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앞이 캄캄해진 임여인이었다. 상점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남편을 바라본 임여인은 남편이 이미 권여인으로부터 모든 사실을 전해듣고도 시치미를 떼고 있는것 같아 더이상 속일 힘조차 없었다. 임여인은 남편과 시부모가 모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지난 과거를 모두 자백하고 손가락을 깨물어 혈서를 써 앞으로는 정숙한 아내가 될것을 다짐했다. 임여인은 그 길로 경찰에 고발-길고긴 사련의 막은 내렸다. 서울J여고를 거쳐 S여대 국문과를 나온뒤 친구들과 시내 일류다방을 동업으로 경영해왔다는 권여인은 여자로서의 당연한 질투심 때문에 유씨가 시키는대로 금품을 뜯어내고야 말겠다는 독부의 집념을 갖게됐다고 흐느꼈다. <우홍제(禹弘濟) 기자> [선데이서울 71년 8월 1일호 제4권 30호 통권 제 147호]
  • 피부관리 한의원서 한다

    피부관리 한의원서 한다

    “깨끗해지고 싶으냐? 그럼 속부터 고치거라∼.” 뚜렷한 이목구비보다 맑은 피부가 미인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 지 오래.‘동안’‘생얼’의 압박에 피부미인이 되고자 피부과를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렸던 여성들이 최근 부쩍 한의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겉만 아무리 고쳐봤자 속이 다스려지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오장육부가 건강해야 겉도 빛날 수 있다는 진정한 웰빙의 깨달음 때문일까. 근래에 여성 전용 한방 좌훈점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 것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20대 후반 갑자기 돋아난 여드름은 몸 속 어딘가가 좋지 않다는 신호. 불규칙한 생활습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꼽히는 성인 여드름은 체질을 바꾸지 않고서는 여간해서 잡기 힘들다. 탕약으로 잘못된 내부 장기를 바로잡는 동시에 한약재를 이용한 피부 침치료를 병행하는 ‘한방 에스테틱’이 활황을 맞고 있는 이유다. ●20대 여드름, 체질개선해 잡고 서울 강남 일대 거의 모든 한의원은 전문점 못지않은 피부 관리실까지 갖춰 놓고 피부 미인을 꿈꾸는 여성들의 욕구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 피부 때문에 한의원을 찾는 여성들의 대다수는 레이저 시술로 인해 부작용을 경험한 이들이다. 피부가 극도로 얇아지거나 홍반이 생기기도 하고 심한 경우 화상을 입기도 한다. 잦은 레이저 치료의 대가로 기미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를 우스갯소리로 ‘황금기미’라고 부른다. 값비싼 돈을 치르고 얻은 기미라는 소리다. 규림한의원의 장은화 원장은 “보통 여드름 환자는 가슴에 열이 많은 사람들로 쉽게 얼굴이 빨개지고 건조함에 시달린다. 위장에 문제가 있거나 나쁜 피들이 뭉쳐 어혈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근본에 손대지 않고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의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여드름 치료법은 ‘MTS(Micro Needling Therapy Systme)요법’. 작은 침이 달린 롤 모양의 침인 ‘다륜침’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먼저 화장을 지운 얼굴을 청동자기로 만든 ‘괄사’를 이용해 곳곳을 문질러 준다. 본격 치료에 앞서 막힌 기를 뚫고 혈액 순환을 돕는 과정이다. 황련, 백목련, 동백, 감귤 등 생약 추출물을 이용해 필링을 한다. 이어 피부 상태에 따라 콜라겐 또는 태반액을 얼굴에 조금씩 발라 가며 다륜침을 격자 방향, 대각선 방향 등 팔방으로 굴려 준다. 얼굴에 미세한 구멍을 내 약재의 흡수율을 높이는 것으로 약간 따끔거린다. 피부 두께에 따라 0.2∼1.5㎜ 길이의 침을 쓰는데 긴 침을 사용할 경우 마취크림을 바르기도 한다. 얼굴의 혈을 자극해서 염증과 독소를 배출시키는 배독침을 놓은 뒤 화끈거리는 얼굴을 진정시키고 보습을 주기 위해 닥나무 추출물로 만든 차가운 팩으로 마무리한다. ●천연약재로 얼굴 마사지 한번 시술하는 데 1시간30분 정도 걸리며 탕약과 더불어 2∼3개월 꾸준히 관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상태가 심한 환자들은 피부의 자체 재생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본격 치료에 들어간다고. 어찌보면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피부에 숨 쉴 틈을 주는 것 아닐까. 한방치료에 대한 수요는 새로운 시술법의 개발을 촉진한다. 비만관리에서 피부관리로 영역을 확장한 한의원들은 ‘동안침’으로 불리는 ‘탄력침’을 비롯해 ‘주름침’‘모공침’ 등을 내놓으며 여성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웨딩 입은 속옷

    웨딩 입은 속옷

    웨딩 속옷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광택이 있으면서 흐르는 듯한 새틴 소재나 비침이 있는 레이스 소재, 하늘거리는 시폰 소재를 통해 우아하면서도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 예비 신부들을 유혹하고 있다. 신혼부부가 커플로 입는 잠옷 세트도 있다. 남영L&F의 비비안은 순백색의 웨딩 속옷을 출시했다. 패드의 바깥쪽 부분을 단단하게 만들어 볼륨업 효과도 있다. 짧은 길이의 슬립도 세트로 판다. 가격은 상·하 세트가 8만 7000원, 슬립은 8만 3000원. 신영와코루에서는 레이스를 사용한 웨딩 속옷을 만들어 내놓았다. 크리스탈이 장식돼 있으며 색상은 아이보리와 오렌지 두 가지. 웨딩드레스를 연상시키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상·하 세트에 17만 2000원. 슬립은 13만원이다. 트라이엄프의 웨딩 속옷은 가슴 정중앙과 어깨끈에 구슬과 큐빅 장식으로 화려함을 강조했다. 하늘하늘한 소재로 컵 겉부분을 감싸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도 중점을 뒀다는 설명. 아이보리와 소라색 두 가지가 있다. 상·하 세트에 14만 7000원, 세트로 함께 출시된 슬립은 10만 5000원이다. 섹시쿠키는 파스텔톤의 웨딩 속옷을 선보였다. 에메랄드 블루 바탕에 고급스러운 골드 컬러로 포인트를 줬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상·하 세트에 4만 2000원, 함께 출시된 하이 웨이스트 디자인의 슬립은 5만 2000원이다. 신혼부부가 정답게 입을 수 있는 커플 잠옷도 있다. 임프레션은 귀여운 신랑신부가 프린트된 커플 잠옷을 내놓았다. 여성 제품은 목, 소매, 바지 등 끝부분에 레이스를 달아 귀여운 느낌을 살렸다. 남성 제품은 블루, 여성 제품은 핑크 색상이며, 가격은 각각 7만 3000원이다. 비비안에서는 빨랫줄에 걸려 있는 곰돌이 인형을 표현한 커플 잠옷을 판매하고 있다. 흡수성이 뛰어난 면 소재를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남성 제품은 블루, 여성 제품은 핑크 색상으로 가격은 각각 10만 5000원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내수진작용 추경 편성 안된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가진 고위당정협의에서 내수진작용 추경 편성문제를 놓고 엇갈린 시각차를 드러냈다. 정부는 투자와 소비, 고용의 부진을 타개하는 방편으로 추경 편성을 요구한 반면 한나라당은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며 감세를 통한 내수진작을 촉구했다. 우리는 경기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시각에 공감하면서도 내수진작용 추경 편성에는 반대한다. 내수를 부추기기 위해 추경을 편성하려면 국가재정법을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 국가재정법은 지난 2006년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한나라당 주도로 추경 편성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옛날로 돌아가자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 채무를 줄일 생각은 않고 돈 쓸 궁리부터 한다며 정부를 압박하지 않았던가. 추경 편성의 요건을 완화하면 세계잉여금이 발생할 때마다 채무 상환보다 추경 편성을 통해 사업비로 지출하려는 유혹에 빠질 게 뻔하다. 정부는 ‘세계잉여금은 재정이 민간의 활동을 억제했다는 뜻’이라거나 ‘추경 편성은 경기부양이 아닌 경기중립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마디로 궤변이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특히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은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당과 추가협의를 갖겠다지만 법을 고쳐 추경을 편성하겠다는 발상은 버리는 것이 옳다.
  • [데스크시각] 우리에게 역사의 신은 있는가/ 김종면 문화부장

    [데스크시각] 우리에게 역사의 신은 있는가/ 김종면 문화부장

    “정이월에 대독 터진다는 말이 있다. 딴은 간간이 부는 천변 바람이 제법 쌀쌀하기는 하다…” 70여년 전 청계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박태원의 소설 ‘천변풍경(川邊風景)’은 이렇게 시작한다. 봄의 끝 자락인 춘삼월, 이제 그 천변의 바람은 훈기를 내뿜고 있지만, 내 가슴에 스며드는 바람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천변풍경’을 둘러싸고 벌어진 한심한 일들이 천변의 바람 결을 제대로 느낄 여유마저 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천변풍경’은 적잖은 수모를 겪었다. 어느 야당 대통령 후보의 업적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이 소설은 몇몇 문학행사에서 언급되는 것조차 금기시됐다. 강압에 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권력에 기댄 이들이 스스로 권력의 눈치를 보며 그런 반문화적 행태를 보인 것이다. 딱한 일은 또 있다. 한 관변단체가 주관한 시험에선 출제위원이 ‘천변풍경’ 문제를 내려 했다가 석연찮은 이유로 출제가 보류된 적도 있다. 가히 ‘천변풍경’ 수난시대였다. 그럼 ‘천변풍경’은 어떤 소설인가. 월탄 박종화는 서울 토박이 말을 사용한 ‘경알이문학’(서울문학)의 표상으로 삼았고, 춘원 이광수는 “내가 읽은 가장 인상깊은 소설”이라며 찬탄해마지 않았다. 제6차 교과과정이 적용된 1994년 이후엔 문학 교과서에도 실리며 청소년들의 ‘필독서’가 됐다. 서울대는 한국고전 100선 목록에 올려 일독을 권하고 있다. 이런 작품에 그처럼 마(魔)가 낀 것은 우리 문화가 아직도 타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이제 와서 지난 일들을 말해 무엇하랴.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문화의 자율성이 훼손돼선 안 된다는 점이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의 유혹 앞에 문화적 명분은 내동댕이쳐지기 일쑤다. 문화는 지금 이 순간도 정치에 치여 신음하고 있다. 최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발언으로 촉발된 문화계 코드인사 퇴진 논란만 해도 그렇다.‘천변풍경’의 경우와 차원은 물론 다르지만, 둘 다 정치가 개입해 문화를 죽이는 꼴이란 점에선 똑같다.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쪽도, 버티기로 맞서는 쪽도 정치생각만 있지 문화생각은 없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최고라는 독선과 아집의 정치만 춤춘다. “계속 잡음을 일으키는 분들”의 퇴진과 관련, 유 장관은 성숙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나누고 귀 기울이고 보듬어 가는 유연한 리더십을 보여줬다기보다는 군림하고 지배하는 ‘헤드십’에 가까웠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최근 미국의 대선게임을 취재한 뉴스위크가 적절히 지적했듯이, 지금은 “머리와 가슴이 맞서면, 가슴이 이기는(When It’s Head versus Heart,The Heart Wins) 시대다. 물갈이를 하든 조직개편을 하든 지금 유 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감성의 리더십, 설득과 소통의 추진력이다. 문화계 전반에 신뢰의 인프라를 까는 일이 시급하다. 취임 후 유 장관의 행보를 비판하며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이 낸 “권력이란 낮술에 취해 폭력의 칼을 휘둘러대는 망나니…”라는 막말 성명은 피아(彼我)밖에 없는 살벌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아무리 억장이 무너지기로서니 이게 어디 문화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이 할 말인가. 퇴진 논란의 핵인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바로 이 단체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무엇이 정의이고 진실인가. 선(善)을 지향하는 역사의 신이 존재한다면, 누구도 그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외면할 수 없다. 이 시점에서 개인의 명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문화계 전체가 상처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떳떳하게 ‘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시대가 더이상 요구하지 않는다면, 난 나만의 이야기를 간직한 채 나귀를 거꾸로 타고라도 떠나고 말겠다. 그게 그나마 구겨진 명예를 살리는 길이요, 문화의 자율성을 지키는 방도다. 김종면 문화부장
  • 편가르기 공약에 찢기고 멍든 ‘천년이웃’

    편가르기 공약에 찢기고 멍든 ‘천년이웃’

    돈 선거와 뉴타운 등 18대 총선이 낳은 헛 공약의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다. 당선자 46명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무더기 재선거 가능성도 점쳐진다. 돈 선거·헛 공약·소지역주의 갈등이 겹쳐진 결정판으로 경주가 꼽힌다. 선거운동원 13명이 이미 구속된 상태여서,‘제2의 청도’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천년 고도’ 경주의 찢겨진 자존심과 분열된 민심을 짚어 봤다. “부끄럽지예. 경주 이미지만 땅에 떨어지고 상처만 남았다 아입니꺼.” 16일 경주 도심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안강읍내. 금은방을 운영하는 토박이 김동철(56)씨는 혀를 찼다.“경주 시민들 정신 차리야지예. 한국수력원자력 부지는 이미 양북으로 정해진 걸 국회의원이 우예 바꾸겠능교. 게다가 돈까지 뿌린 사람은 안 뽑았어야지예.” ●‘한수원 이전´ 내걸어 표심 유혹 4선 의원에 지역유지인 친박연대 김일윤(70) 후보는 오는 2010년 경주의 동남쪽 양북면에 들어설 예정인 한수원 본사를 경주 시내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런 탓에 경주 시내와 외곽인 동경주 사이에 ‘소지역주의’가 생겨났다. 김 후보는 ‘친 이명박계’인 한나라당 정종복(58)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하지만 김 당선자는 돈 살포 혐의로 총선 당선자 가운데 맨 먼저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선거운동원도 잇따라 구속됐다. 안강읍내에서 7년째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서보국(43)씨는 “지역 국회의원이 ‘범법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면 자존심이 상하고 부끄럽다.”면서 “돈 선거로 청도가 그렇게 시끄러웠는데 벌써 여기도 재선거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역이기·돈선거… 상처 남겨 하지만 경주 시내의 민심은 안강읍과는 딴판이다. 주민들은 오히려 김 당선자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우유 배달원 김창숙(55·여)씨는 “한수원이 양북으로 가면 (경주보다 더 가까운)울산에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시내로 끌어와야 한다.”면서 “돈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좀 뿌려 주면 어떠냐. 시내 상권이 다 죽었는데, 지역만 발전되면 한나라당이든 아니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부동산업자 김모(57)씨는 “TV를 보니 대낮에 돈을 꺼내 나눠 주고 그걸 카메라로 찍던데, 상대방 후보가 조작한 것 같더라.”면서 “돈을 썼거나 말거나 경주 시민이 살려면 김일윤씨가 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경주 시내 민심이 김 당선자에게 기운 건 한수원 본사 유치가 지역 상권을 살릴 거란 기대 때문이다. 경주는 2006년 1월부터 핵폐기장 유치의 인센티브로 오게 될 한수원 유치 문제로 시내와 ‘동경주’로 불리는 양북·양남면, 감포읍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 결국 같은해 12월 양북 유치로 결정됐지만 총선에서 선거인수가 많은 시내 주민들의 표심에 기댄 공약이 나오면서 소지역주의 갈등은 커졌다. 한수원 신흥식 본사이전추진실장은 “김 당선자 측이 시내 유치에 대해 우리와 상의한 적이 없고 이전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면서 “경주 전체가 합의된 공통 분모를 가져온다면 검토해 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양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경주 주민들은 격앙된 분위기다. 양북면 입구에는 ‘동경주 주민은 달나라 사람이냐.’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양북면 안동2리 주민 신태헌(57)씨는 “헛된 공약을 내세워서 시내 사람들을 선동하고 동경주 주민들에게 상처 주면 되겠느냐.”면서 “시내에 유치되면 동경주 사람들은 모두 사생결단을 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흥2리 노인회관에서 만난 이해숙(86·여)씨는 “쓰레기장(핵폐기장)은 여기에 갖다 놓고 한수원만 가져 간다니 가만 있겠냐.”고 말했다. 경주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서울광장] 통북통남의 길 찾자/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통북통남의 길 찾자/황성기 논설위원

    우리 대통령들은 외교 데뷔의 무대로 미국을 택했다. 그 방미길에는 몇글자 캐치프레이즈가 따랐다. 첫 문민 출신의 자부가 담긴 김영삼(YS) 대통령의 ‘신외교’,IMF 위기 직후 경제를 살린다는 김대중(DJ) 대통령의 ‘세일즈외교’, 민족을 앞세운 노무현 대통령의 ‘자주외교’가 그것이다. 오늘 방미길에 오르는 이명박(MB) 대통령은 ‘실용외교’라는 말을 붙였다. 4차례의 정권 교체를 겪은 15년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미에 변하지 않는 의제는 북한의 핵이다.3명의 대통령이 미완의 핵을 상대했다면,MB는 실험을 마친 핵을 마주하고 있다. 미완의 핵이란 공통 과제를 안고 있었던 지난 대통령들은 북핵에 ‘굳건한 한·미 공조로 대응’한다는 합의에선 일치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미묘하게 달랐다.YS는 핵을 지렛대로 한 북·미의 접근과 남의 소외를 경계했다. 그의 경계심은 적중했다. 집권 2년째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제네바합의를 목도하고는 미국과 불편해졌다. DJ는 YS를 반면교사 삼아 첫 방미 때 북·미 교류를 지지했다. 북·미가 좋아지면 남북도 좋아지고 한·미 관계도 튼튼해진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DJ는 대북 포용정책을 혐오하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출범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그 역시 정권 후반부 한·미 관계가 순탄치 못했다. 최악의 대북·대미 상황을 물려받은 노 대통령은 전쟁불사를 외치며 분기탱천하던 미국을 달래랴, 반미·좌파 인상을 불식하랴 힘겨운 첫 방미의 여정을 보냈다. 그런 점에서 MB의 방미는 완성된 북핵을 등에 지긴 했어도 그 어느 대통령보다 수월하다. 길은 멀어도 핵폐기의 고지가 보이기 시작했고, 부시와도 눈높이가 맞다.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북핵만큼은 큰 이견 없이 조율을 해낼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 문제는 남북관계다.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면 지원한다는 ‘비핵 개방 3000’을 천명했다. 핵타결 전까지는 남북관계를 움직이기 어렵다는 얘기다. 북한 입장에선 10년만에 강팔라진 남이라는 우회로를 거치지 않고 미국과 결판 짓자는 통미봉남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최근의 남북경색에 이은 싱가포르 북·미 잠정합의에서 그런 조짐이 보였다. 14년 전처럼 남한이 소외되지 말란 법은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는 통미봉남은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를 보내면서, 부시 대통령에게는 비핵화를 촉구하는 통미봉북(通美封北)의 모양새가 될 소지는 충분하다. 한 손에 떡을, 다른 한 손엔 독을 쥐곤 따라오길 기다리는 오만일 수 있다. 나아가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미국으로부터 경직된 대북 정책의 수정을 요구 받을 공산조차 있다. 비핵화와 평화 공존은 앞뒤가 따로 없는 동전의 양면이다. 집권 초기의 미국 친화를 비웃기라도 하듯 말기에 불편해졌던 관계 복원을 MB가 첫 방미에서 이루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 복원이든 동맹 강화든 한반도 평화 없이는 무의미하다. 한반도 평화의 열쇠는 그 누구도 아닌 우리가 쥐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남북관계의 안정이 필요하다. 한·미가 핵해결 의지를 확인하는 것으로는 모자란다. 정상끼리의 ‘남북관계’대화에서 통미통북의 새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이 대통령이 지향하는 유연한 실용일 것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남북이 통미는 하되, 봉남과 봉북으로 대치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닌텐도게임기 Wii ‘짝퉁’ Vii 나왔다

    닌텐도게임기 Wii ‘짝퉁’ Vii 나왔다

    ‘위’(Wii) 짝퉁, ‘비’(Vii)를 조심하세요! 닌텐도의 가정용게임기 ‘위’(Wii)가 오는 26일 국내 발매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wii를 쏙 빼닮은 짝퉁게임기가 나와 게임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일명 ‘비’(Vii)라는 이름의 게임기가 아키하바라(秋葉原)에 유통되기 시작해 싼 가격과 Wii에 버금가는 소프트웨어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 중국의 게임기제조업체 LetVGO가 내놓은 Vii는 Wii와 거의 같은 외형으로 Wii의 게임소프트웨어 ‘위 스포츠’(Wii-Sports·테니스·야구·골프·볼링·복싱 총 5종 게임이 포함 됨)와 비슷한 ‘브이 스포츠’(V-Sports)도 딸려 있어 판박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또 스포츠게임도 정교하고 섬세한 화면을 연출해 Wii 못지 않은 체감을 느낄 수 있다. Vii 본체에는 11종의 게임이 내장돼 있으며 가격은 Wii의 약 3분의 1가격인 7980엔(한화 약 7만 7800원). 이같은 짝퉁 게임기에 대해 닌텐도 측은 “문제 의식을 느끼고는 있지만 현재로써 특별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IT전문가 야마타니 타케시(山谷剛史·31)는 “Wii와 비슷해 보이지만 확실히 짝퉁 Vii가 어설픈 감이 있다.”며 “게임기 뿐만이 아니라 짝퉁을 내놓는 중국에 대해 기업들이 하나가 돼 저작권 논의를 계속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의견에 대해 LetVGO 마케팅부의 톰 슈(Tom Xu)는 “Wii와 닮았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Vii는 초심자 유저들을 대상으로 만든 것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기”라고 반박했다. 한편 Wii는 2006년말 출시된 뒤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는 2000만대가 넘게 판매됐다. 사진=LetVGO 홈페이지(사진 위·왼쪽은 Vii·오른쪽은 Wii, 사진 아래는 브이 스포츠 중 테니스와 야구)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열린세상] 사교육 굴레에서 벗어나려면/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 교수

    [열린세상] 사교육 굴레에서 벗어나려면/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 교수

    두번의 선거가 막을 내렸다. 축제의 뒷마당을 정리하고 노정된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야 할 시점이다. 여러 현안 중에서 교육 문제는 IMF 환란이후 우리가 처한 최대 난제이며, 사교육은 그 핵심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고, 비생산적인 공부에 찌들어 호기심을 잃어버린 아이들을 구하고, 황폐한 가족의 삶을 회복하는 길이다. 사교육의 역사는 길며 생명력이 강하다. 해법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공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사교육을 억제하는 방안이라고 하지만, 무엇이 공교육을 강화하는 것인지 잘 모른다. 사교육과 공교육이 경쟁하지만, 사교육은 근본적으로 공교육에 기생하고 있으며 문제 풀기나 암기 위주의 일차원적 학습이 주종을 이루기는 매한가지다. 사교육이라는 생명체가 활개치고 다니는 조건은 여기저기 널려 있다. 지필고사 형식의 시험이 존재하고, 배움이 무엇을 탐구하고 알고 깨우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문제를 풀고 한 점이라도 더 높은 점수를 따려는 경쟁이며, 시험이 삶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전국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물론 평가하는 방식이 동일한 조건에서 사교육은 창궐할 수밖에 없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그 조건을 없애는 것이다. 첫째,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은 형식으로 이전에 배운 내용을 단기간에 외우고 그대로 토해내는 평가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수시로 일상의 학습내용을 다양하고 촘촘하게 평가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한 학기 성적은 그러한 과정이 축적되어 나타난 결과물이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 교사들에게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교육 문제의 해법은 ‘교실’과 ‘교사’에게서 찾아야 한다. 특히 ‘교사’가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교사에게 가르칠 내용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고유한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율권이 인정되어야 한다. 교육청이나 학교의 자율뿐 아니라 개별교사의 자율이 중요하다. 개별교사가 평가하는 내용과 방식이 다양하고, 이를 사교육이 복제할 수 없고, 대학이 그 평가 결과를 선발 기준으로 사용해야만 사교육에 대한 유혹을 줄일 수 있다.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교육 내용과 평가체제 하에서 사교육 기관이 이를 복제하고 새롭게 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수백, 수천가지가 넘는다. 셋째, 대학은 학생을 선발할 때 점수로 표시된 성적만이 아니라 그 학생이 가지고 있는 삶의 배경·흥미·열정, 좌절과 극복의 경험, 꿈·잠재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어느 한 시기에 얼마나 많은 고기를 낚았는가 하는 양뿐만 아니라, 고기를 낚고 싶은 열정도 고려해야 한다. 점수와 더불어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다른 완충장치는 매우 중요하다. 주관적이고 뜬구름 잡는 얘기라고 하겠지만 지필고사 역시 한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주관적이기는 매한가지다.‘비슷한’ 능력을 가진 학생이 집중적인 사교육을 통해서 더 나은 점수를 올릴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어디 몇십점뿐이겠는가? 그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 점수가 선발의 중요한 기준이 되면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생들도 대학원 진학을 위해 학원 문턱을 기웃거린다고 하지 않는가? 지난달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단평가 결과는 사교육이 얼마나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사교육을 받지 않은 영역에서 지역 간 격차는 크지 않았다. 유독 사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영어와 수학에서만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었다. 아이들의 잠재된 능력 차이가 아니라 부모의 부와 사교육의 결과였다. 사교육 문제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언젠가 터져버릴 그 무엇이며 , 더 늦기 전에 사교육을 포함, 교육 문제 전반을 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 교수
  • [사설] 내수진작 인위적 경기부양 안돼야

    정부가 추경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내수 진작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기세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내수 위축이 민생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지적한 데 이어 그제 기자회견에서는 내수를 부추기기 위해 지난해 더 걷힌 세금을 활용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 살리기의 양대 축으로 제시했던 감세와 규제 완화 외에 재정 투입 확대와 금리 인하 등 정부가 구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 같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떨어뜨렸으나 기필코 5% 중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도 감지된다. 물가불안이든 경기침체든 최대 피해자는 서민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내수를 진작하겠다고만 했지 어떤 사업을 통해 하겠다는 ‘내용’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과거 정부처럼 각 부처에 사업비 집행을 떠넘기는 식의 전시성 부양책으로 흘러선 안 된다. 내수 진작의 타깃을 먼저 분명히 한 뒤 공공근로사업 확대 등 1회성 지원보다는 기초체질을 강화하는 사업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자면 정부가 내수 진작 효과가 큰 사업의 목록을 작성한 뒤 재정 투입의 우선 순위부터 매겨야 한다. 정부는 특히 성장률 수치에 집착한 나머지 내수 진작이 인위적인 경기부양으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가 ‘경제 실정’으로 호된 비판을 받았음에도 끝까지 인위적인 경기부양의 유혹을 뿌리친 점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새 정부도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하지 않겠다던 처음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강만수 경제팀은 경기의 급격한 침체는 막되 물가불안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 수단을 구사하기 바란다.
  • 총선 끝나자 봄축제 향연

    ‘총선 끝, 놀∼러 가자.’ 한동안 어수선하게 만든 총선이 끝나자 전국이 봄맞이 ‘축제 모드’에 휩싸였다. 자치단체마다 자칫 선거법 위반 논란 때문에 미뤄둔 주민 행사들을 쏟아냈다. 나들이에 ‘투표확인증’을 지참하면 공용주차장 등을 공짜로 이용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요일 일부 지방에 약간의 비소식도 있지만 신나는 나들이 열기를 식힐 수 없을 듯하다.●벚꽃 향기에 취해 볼까 11일 서울 동대문구 중랑천 둔치에선 ‘제1회 봄꽃축제’가 열린다.3㎞가 넘게 30∼40년 벚꽃나무들이 나란히 늘어선 둔치에서 멕시코 전통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이어 러시아 공연팀이 라틴, 삼바, 차차차로 이어지는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이날 저녁 개막식 행사의 타깃은 청소년들. 소녀시대,SS501, 쥬얼리, 앤디 등 유명가수들의 콘서트가 펼쳐진다. 축제는 인디언 음악·춤 공연과 송대관, 하동진, 민해경 등의 가요한마당이 이틀간 진행된다. 한강여의도 봄꽃축제도 15일부터 열린다. 벚꽃나무 1589주가 만드는 꽃 터널과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활짝 핀 봄꽃길이 상춘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야간에는 바닥에 설치된 특수조명이 벚꽃의 운치를 더한다. 금천구도 이번 주말 시흥역 앞 벚꽃십리길에서 ‘2008 벚꽃축제’를 연다.12일에는 구민들마다 숨은 끼를 발산하는 주민한마당과 노래자랑이 열린다. 저녁엔 가수 리아, 김수희, 한혜진 등과 함께하는 음악회와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는다.13일에는 시흥역부터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벚꽃십리길 걷기대회도 마련된다. 특히 금천패션타운 입주사들이 국내 의류 변천사를 보여주는 거리패션쇼도 선보인다. 볼만하고 먹음직스런 특산물 축제가 나들이객을 유혹한다. 경북 청도군은 12일부터 5일간 이서면 서원천변에서 ‘청도 소싸움 축제’를 연다. 전국대회 8강 이상에 오른 싸움소 120여 마리가 출전해 체급별 경기, 왕중왕전, 라이벌전 등을 펼친다. 주한미군의 로데오경기와 소싸움사진 촬영대회 등 국제적 이벤트도 열려 ‘빅이벤트’가 기대된다.●특산물 잔치 다채울릉군도 18∼19일 나리관광지구에서 ‘산나물 축제’를 연다. 더덕·산나물 캐기, 요리 경연·건강걷기 대회, 울릉·독도 퀴즈대회, 보물찾기, 노래자랑 등이 펼쳐진다. 경주시는 19∼24일 황성공원에서 ‘한국의 술과 떡 잔치’를 벌인다. 신라음식, 전통음식 등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다. 항도(港都) 부산에서도 11일 ‘광안리 어방축제(∼13일)’를 시작으로 ‘기장 멸치·다시마·미역축제’ 등이 열린다. 어방 축제에는 조선시대 좌수영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재현하는 볼거리가 제공된다.25∼27일 기장 대변항에서는 멸치와 다시마, 미역이 봄 입맛을 돋운다. 또 미역과 다시마를 따고, 활어를 잡는 체험도 한다. 경남 김해시도 19∼26일 대성동 등지에서 ‘제32회 가야문화축제’를 개최한다. 가야토기 전시, 가야복식 체험, 김해가락오광대 공연, 가야무사의 무예 시범 등을 볼 수 있다. 72만㎡에 걸쳐 유채꽃이 펼쳐진 강원도 삼척군 근덕면 맹방리에서는 30일까지 유채꽃 축제가 열린다. 인천 강화도에서도 12일부터 백련사∼적석사로 이어지는 꽃길에서 진달래 축제가 시작된다.●총선때문에 속탄 공무원들 벚꽃축제를 준비한 일부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선거 기간 때문에 행사를 미뤄야 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상고온으로 벚꽃의 개화시기가 5일이나 앞당겨졌지만, 마침 그 때가 선거 일정이 한창인 시기였다. 축제를 앞당기자니 선거법에 걸릴 수 있고, 미루자니 자칫 ‘벚꽃이 없는 벚꽃축제’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윤중로 벚꽃축제를 준비한 영등포구 관계자는 “지난 7일엔 비까지 내려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용케 버텨준 꽃잎 덕에 이번 주말 축제는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전국 봄축제로 ‘들썩’

    전국 봄축제로 ‘들썩’

    ‘총선 끝, 놀∼러 가자.’ 한동안 어수선하게 만든 총선이 끝나자 전국이 봄맞이 ‘축제 모드’에 휩싸였다. 자치단체마다 자칫 선거법 위반 논란 때문에 미뤄둔 주민 행사들을 쏟아냈다. 나들이에 ‘투표확인증’을 지참하면 공용주차장 등을 공짜로 이용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요일 일부 지방에 약간의 비소식도 있지만 신나는 나들이 열기를 식힐 수 없을 듯하다. ●벚꽃의 향기에 취해 볼까 11일 서울 동대문구 중랑천 둔치에선 ‘제1회 봄꽃축제’가 열린다.3㎞가 넘게 30∼40년 된 벚꽃나무들이 나란히 늘어선 둔치에서 멕시코 전통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이어 러시아 공연팀이 라틴, 삼바, 차차차로 이어지는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이날 저녁 개막식 행사의 타깃은 청소년들. 소녀시대,SS501, 쥬얼리, 앤디 등 유명가수들의 콘서트가 펼쳐진다. 축제는 인디언 음악·춤 공연과 송대관, 하동진, 민해경 등의 가요한마당이 이틀간 진행된다. 한강 여의도 봄꽃축제도 15일부터 열린다. 벚꽃나무 1589주가 만드는 꽃 터널과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활짝 핀 봄꽃길이 상춘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야간에는 바닥에 설치된 특수조명이 벚꽃의 운치를 더한다. 금천구도 이번 주말 시흥역 앞 벚꽃십리길에서 ‘2008 벚꽃축제’를 연다.12일에는 숨은 끼를 발산하는 주민한마당과 노래자랑이 열린다. 저녁엔 가수 리아, 김수희, 한혜진 등과 함께하는 음악회와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는다.13일에는 시흥역부터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벚꽃십리길 걷기대회도 마련된다. ●지방에선 특산물 잔치·축제 볼만하고 먹음직스러운 특산물 축제가 나들이객을 유혹한다. 경북 청도군은 12일부터 5일간 이서면 서원천변에서 ‘청도 소싸움 축제’를 연다. 전국대회 8강 이상에 오른 싸움소 120여 마리가 출전해 체급별 경기, 왕중왕전, 라이벌전 등을 펼친다. 주한미군의 로데오경기와 소싸움사진 촬영대회 등 국제적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울릉군도 18∼19일 나리관광지구에서 ‘산나물 축제’를 연다. 더덕·산나물 캐기, 요리 경연·건강걷기 대회, 울릉·독도 퀴즈대회, 보물찾기, 노래자랑 등이 펼쳐진다. 경주시는 19∼24일 황성공원에서 ‘한국의 술과 떡 잔치’를 벌인다. 신라음식, 전통음식 등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항도(港都) 부산에서도 11일 ‘광안리 어방축제(∼13일)’를 시작으로 ‘기장 멸치·다시마·미역축제’ 등이 열린다. 어방 축제에는 조선시대 좌수영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재현하는 볼거리가 제공된다.25∼27일 기장 대변항에서는 멸치와 다시마, 미역이 봄 입맛을 돋운다. 또 미역과 다시마를 따고, 활어를 잡는 체험도 한다. 경남 김해시도 19∼26일 대성동 등지에서 ‘제32회 가야문화축제’를 개최한다. 가야토기 전시, 가야복식 체험, 김해가락오광대 공연, 가야무사의 무예 시범 등을 볼 수 있다. 72만㎡에 걸쳐 유채꽃이 펼쳐진 강원도 삼척군 근덕면 맹방리에서는 30일까지 유채꽃 축제가 열린다. 인천 강화도에서도 12일부터 백련사∼적석사로 이어지는 꽃길에서 진달래 축제가 시작된다. ●총선 때문에 속 탄 공무원 벚꽃축제를 준비한 일부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선거 기간 때문에 행사를 미뤄야 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상고온으로 벚꽃의 개화시기가 5일이나 앞당겨졌지만, 마침 그 때가 선거 일정이 한창인 시기였다. 축제를 앞당기자니 선거법에 걸릴 수 있고, 미루자니 자칫 ‘벚꽃이 없는 벚꽃축제’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윤중로 벚꽃축제를 준비한 영등포구 관계자는 “지난 7일엔 비까지 내려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용케 버텨준 꽃잎 덕에 이번 주말 축제는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전국종합 whoami@seoul.co.kr
  • [책꽂이]

    ●내가 행복해야만 하는 이유(베르트랑 베르줄리 지음, 심민화 옮김, 개마고원 펴냄) ‘웰빙’과 ‘행복’이 절대가치가 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 그러나 제품소비가 마치 ‘행복’인 것처럼 떠벌리는 소비사회의 유혹에 빠져 현대인은 ‘유사 행복’의 투망에 갇힌 채 허우적거리는 꼴이다. 책은 행복을 향한 우리시대의 열광을 ‘쾌락 필사주의’라 규정하며,‘내’가 행복해져야 하는 이유를 존재 자체의 소명으로 발견해야 한다고 제언한다.1만원.●다윈의 동화(데이비드 스토브 지음, 신재일 옮김, 영림카디널 펴냄) 자연선택 이론으로 대변되는 다윈주의가 현대의 과학적 도그마 가운데 가장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책. 인간은 진화의 산물이 아닐 것이라고 막연히 의구심을 품어본 적 있다면, 읽어볼 만하다. 찰스 다윈으로 대표되는 19세기 고전 진화론자에서부터 에드워드 윌슨, 리처드 도킨슨 같은 오늘날의 신다윈주의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론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1만 8000원.●청춘을 산에 걸고(우에무라 나오미 지음, 김성연 옮김, 마운틴북스 펴냄) 스물아홉살에 세계 최초로 5대륙 최고봉을 등정했던 일본의 산악인 우에무라 나오미(1941∼1984). 메이지대 산악부 시절부터 5대륙 등정 이후 그랑드조라스 북벽을 동계 완등한 1971년까지의 10년을 생전에 고인이 생생히 기록했다. 책은 1994년 포켓북 형태로 국내 출간된 적 있으나 이후 절판됐다.1만 1000원.●눈과 마음(모리스 메를로-퐁티 지음, 김정아 옮김, 마음산책 펴냄) 현상학자 후설의 저작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최초의 인물로 평가받는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퐁티.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1961년에 완성한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회화에 대한 전반적 성찰을 담았다. 세잔, 고흐, 자코메티, 렘브란트, 루오의 그림 등 회화작품을 철학적으로 읽어낸 미학에세이.1만 2000원.●네트워크 이코노미(이덕희 지음, 동아시아 펴냄) 강단에 안주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모델이나 만들어내는 경제학자들은 동화 속 요정들인가? 이런 비판에 동감한 저자가 “네트워크 시대에는 경제를 지배하는 원리가 다르다.”는 주장을 펴는 경제해설서. 세계가 신경망처럼 복잡하게 얽힌 이른바 ‘네트워크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소비, 거래, 유통, 정보의 흐름 등 급속히 재편되는 경제사회의 질서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2만 8000원.●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생애와 사상(P 새뮤얼슨·W 바넷 엮음, 함정호·진태홍 옮김, 지식산업사 펴냄) 레온티에프, 루커스, 솔로, 프리드먼, 새뮤얼슨 등 노벨상 수상자 8명을 비롯해 P 볼커,S 피셔 등 2명의 중앙은행 총재 등을 인터뷰한 글 18편을 모았다. 현대 경제사상 발전에 선구적으로 공헌한 저명학자들의 사상과 경험을 경제학 전반으로 연결시켜 이해할 수 있다.3만 2000원.
  • [사설] 한나라당, 승리 의미 겸허히 헤아려야

    제18대 총선에서 국민은 한나라당에 이명박 정부의 국정을 책임있게 뒷받침하도록 안정의석을 안겨줬다. 유권자들이 막 출범한 여권에 대한 견제보다는 안정 속의 변화를 중시하는 결정을 내린 셈이다. 무소속 후보들이 전례 없이 대거 당선된 것은 기존 및 신생 정당들에 대한 불신을 반영하는 것이다. 통합민주당을 포함한 진보 진영은 참패했다. 4·9총선은 여야가 공히 공천 몸살을 앓으면서 인물 중심의 백병전으로 흘렀다. 무소속이나 당적변경 출마자가 속출하고 ‘친박 연대’라는 희한한 당명까지 나오는 등 전선이 불명확했다. 자유선진당이 충청권서 강세를 보이는 등 지역구도도 여전했다. 이 바람에 유권자들은 정당과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평가할 겨를조차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각 정당은 총선 민의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옷깃을 여며야 한다. 독주의 유혹을 떨쳐내고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새 정부 출범 과정에서 ‘강부자 내각’이니 ‘고소영 내각’이니 하는 비판을 받았다는 사실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인사 실패 못지않게 그 이면에 깃든 독선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다. 신여권은 더는 참여정부의 국정실패에 따른 반사적 지지에 기대지 말고, 국리민복을 증진하는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은 참여정부의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에서 간판을 바꿨지만, 지난 대선에서 참패했다. 이번엔 원내1당 자리마저 내주고 개헌저지선에 훨씬 미달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민의와 동떨어진 잣대와 아마추어리즘으로 독주하다가 국민의 외면을 받은 열린우리당과는 다른 개혁 정당으로 민주당이 거듭나야 할 이유다. 우리는 이번 총선결과가 강도 높게 정치 개혁을 추진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담고 있다고 본다. 정치권은 오로지 당략적 시각에서 무한정쟁을 벌이는 ‘여의도식 정치’의 구태를 청산해야 한다. 여야는 앞으로 인위적 정계개편보다는 합리적 토론과 타협으로 생산적 정치를 펼쳐나가기 바란다.
  • ‘물오른 배팅’ 이병규가 달라진 3가지 이유

    ‘물오른 배팅’ 이병규가 달라진 3가지 이유

    일본프로야구 2년차에 접어든 이병규의 초반 활약이 심상치가 않다. 작년시즌 일본야구에 적응 하지 못해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남겼던 이병규는 올시즌부터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주니치의 중심타자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병규의 활약이 의미 있는 것은 말 그대로 ‘깜짝 돌풍’이 아니기 때문이다. 올시즌 이병규의 초반 활약이 깜짝 돌풍이 아닌데는 3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일본 야구 경험의 축적 작년시즌 이병규는 일본투수들의 투구패턴에 휘말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병규는 ‘배드볼 히터’(Badball hitter)다. 배드볼 히터란 타석에서 인내심을 발휘해 좋은 공을 기다리는 타격이 아닌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공을 치려는 성향이 강한 타자를 말한다. 데이타 야구가 보편화된 일본에서 이병규의 국내시절 타격성향을 모를리 없었다. 치려는 성향이 강한 그를 유혹하는 변화구에 번번히 헛스윙을 하던 작년과 비교했을때 지금은 인내심을 가지고 확실히 자신이 노리는 공을 설정하고 타석에 임하고 있다. 상대투수의 변화구에 속지 않으니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서도 컷트 능력이 향상된 것이다. 지난 1일 요미우리 에이스 우에하라에게 뽑아낸 시즌 1호 홈런은 경험이 야구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타격이었다. 첫 타석에서 몸쪽공에 삼진을 당한 이병규는 6회에 자신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그 몸쪽 직구를 노려쳐 홈런을 뽑아냈는데 배팅 타이밍은 물론 미리 앞발을 오픈시킨 상태에서 완벽한 스윙으로 홈런을 만들어 냈다. 작년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수읽기 능력향상이다.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의 역활 오치아이 감독은 작년시즌 기대했던 것에 비해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한 이병규를 올해들어 연일 칭찬하기 바쁘다. 물론 잘해서 칭찬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선수 기를 살려주려는 의도가 다분히 포함된 것이다. 또한 오치아이 감독 그 자신이 프로에 입단 했을 당시와 이병규의 처지가 비슷하기에 누구보다 선수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큰 이유를 차지한다. 오치아이는 80년대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 출신 감독이다. 그 역시 큰 주목을 받고 프로에 들어왔지만 루키시즌에 고작 38경기에 출전해 타율 .234에 홈런은 2개에 불과할 정도로 적응하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후 그는 자신의 타격폼에 대한 연구를 코치들과 상의해 프로에 맞는 옷으로 바꿔 입었을 뿐만 아니라 그 변화된 타격자세에 적응하는 노력을 밑바탕으로 프로통산 2371개의 안타, 홈런 510개 타율 .311 의 대기록을 남겼다. 이런 오치아이 감독의 선수시절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를 지금 이병규가 물려받고 있는 것이다. 올시즌 초반 이병규의 활약은 오치아이 감독의 역활이 상당부분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배팅 타이밍의 변화 이병규는 ‘스트라이드’(앞발 내딛기)를 상당히 크게 앞으로 내딛으면서 타격을 하는 선수다. 도저히 안타를 칠수 없을 것 같은 자세에서도 곧잘 좋은 타구를 보내는 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컨택트 능력 부분도 있지만 자신의 타격동작도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변한 것이 있다. 앞다리를 앞으로 내딛는 것은 작년과 크게 변화된 게 없지만 배팅 타이밍을 자신의 뒤쪽으로 놓고 치려는 자세가 달라졌다. 타자가 뒤에서 앞으로 중심이동을 하면서 타격을 하면 아무리 배트 컨트롤이 뛰어난 타자라 할지라도 치는 타격이 아닌 맞추는 타격에 급급할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한국보다 투수의 제구력 수준이 한단계 높은 일본투수들의 예리한 변화구를 공략한다는 것은 이병규 본인에게는 큰 벽일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올시즌 들어 배팅 타이밍을 한박자 늦춰 놓고 공략하려는 타격준비 동작은 이병규를 한단계 도약시켰다. 작년시즌 히팅 타이밍이 너무 앞쪽에서 이루어져 애를 먹었던 그였지만 올시즌에는 자신의 배꼽 부위에서 히팅 임펙트가 이루어지다 보니 자신의 체중을 실어 넣는 파워가 붙었을 뿐만 아니라 타구의 질도 향상됐다. 미리 몸을 앞으로 이동시켜 공을 때리던 것을 공이 자신의 중심까지 오는걸 충분히 보고 타격을 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시즌 전 동계훈련에서 오치아이 감독이 이병규에게 주문한 바로 그 타격동작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병규는 7일 현재 35타수 11안타(홈런 1개) 타율 3할 1푼 4리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다소 엉뚱한 공에 헛스윙을 하던 버릇을 고쳐 중심이 앞으로 쏠리지 않은 상태에서 좀 더 오랫동안 공을 보고 타격을 하는 동작으로 바뀐 것이 올시즌 초반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이유이다. 주니치의 하위타선이 아닌 중심타자(3번)가 된 이병규. 달라진 배팅 타이밍 그리고 오치아이 감독의 신뢰가 뒷받침 된 올시즌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프로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am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옴부즈맨 칼럼] 총선 후 서울신문의 역할/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총선 후 서울신문의 역할/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번 선거에서 정책대결은 실종됐다. 보수세력들간 경쟁에서, 지역주의로 회귀한 정당구조에서 정책선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끼리끼리 하는 경쟁에서 정책 차이가 있겠는가. 지역주의에 귀의한 정당에서 지역감성 외에 무슨 정책이 필요하겠는가. 결국 정책논의는 사라지고 감성적인 정치구호만 남발했다. 그들끼리 경쟁에 국민들은 소외되고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그러니 투표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선거 투표율을 50%대로 예측하고 있다. 전체 유권자의 31% 지지를 얻어 당선된 대통령,25% 내외의 득표로 당선된 국회의원, 이들이 정치를 독식하는 현실이 눈앞에 닥쳤다. 더 큰 문제는 보수 대통령에 이어 보수 성향 국회의원들의 독식이다. 한나라당, 친박연대, 자유선진당, 무소속연대 등 보수 세력이 200석 내외의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보수 세력에 의해 독식된 정부와 국회가 70%대의 투표 기권자와 타당 지지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선거결과는 승자독식이지만 모든 정책을 독식해서는 안 된다.30%의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과 국회의원이지만 이들 30%의 대표일 수는 없다. 그러나 벌써 여기저기서 그들을 지지한 30% 보수 세력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승자독식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민의를 누가 대변할 것인가이다. 정책정당으로서 기반도 약하고 지지율이 낮은 야당이 민의를 제대로 대변할 것이라고 당분간은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명박 정부가 안정된 과반 이상 의석을 얻는다면 거침없이 각종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들 정책이 만약 그들의 지지 세력인 30% 국민만을 대변하는 정책들이라면 누가 그것을 견제할 것인가이다. 민주정치는 기본적으로 여론에 기반한다. 선거로 뽑힌 정치권력은 결코 여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 여론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언론이다. 국회와 정부가 정책 및 입법기구로서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때 마지막으로 그 기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언론이다. 그러나 이 기대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벌써 보수신문과 보수정치세력의 권언유착 현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들 보수신문과 보수정치세력은 보수적인 유권자와 독자를 기반으로 탄생한 쌍둥이라 할 수 있다. 이들 간의 권언유착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에서 “어떤 권력이나 자본, 족벌로부터 자유로운 공정보도와 바른 보도로 공공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서울신문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명박 정부의 거침없는 정책들에 대한 검증과 대안 제시는 선거 국면보다 더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바로 현실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선거 국면보다 더 철저히 검증하기를 기대한다. 30% 정부라 할지라도 30%만의 지지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이 경우 정치권력은 지지계층을 배반한 정책에 승부를 걸기보다 여론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 많은 독재 권력들이 언론을 통제하려고 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 정부도 그런 유혹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지 모르겠다. 보수적 성향의 언론독과점 강화, 시장에 포섭된 언론자유, 집회결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간섭, 선거에 관한 의사표현에 대한 제한 등 좋지 않은 징후들이 벌써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이런 정책들은 국민의 언론자유에 대한 침해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이명박 정부는 많은 언론정책을 쏟아 낼 것이다. 서울신문은 국민의 기본권이자 민주주의 실현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언론관련 정책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신성록, 그가 변했다

    신성록, 그가 변했다

    신성록(26)이 변했다. 이번에는 ‘코믹남’이다. 영원히 로맨틱 가이로 남아있을 것 같던 그가 지난 2일 첫선을 보인 ‘아빠 셋 엄마 하나’(KBS2 수·목 오후 9시55분)에서는 어리버리하면서도 의리있는 형사로, 사전제작 드라마인 ‘유혹의 기술’(OCN 금 오후 11시)에서는 연애고수로 거듭나는 귀여운 소심남이 됐다. ●뮤지컬로 다져진 ‘천의 얼굴´ 그런데, 신성록의 변신은 ‘유죄’다. 이유가 있다. 넘치는 매력으로 뭇 여성들이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게끔 만드니 말이다. 그는 2003년 ‘모스키토’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뒤 수편의 무대에서는 감성 넘치는 목소리로,‘고맙습니다’‘6년째 연애 중’ 등의 영상작품에서는 진지하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보는 이들을 홀렸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보면 볼수록 정겨운 순수남이 되어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단다. 하지만 이런 변화무쌍함에 대해 정작 신성록 자신은 담담하다.“배우로서 이것저것 다양한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코믹연기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이미 ‘김종욱 찾기’ 같은 뮤지컬에서 많이 해본 걸요. 앞으로는 거칠고 반항적인, 강한 성격의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저 인기 많은 연기자가 아니라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소화하는 ‘진짜 배우’가 되겠다는 소리다. 지난주 첫선을 보인 KBS 2TV ‘아빠 셋 엄마 하나’는 정자기증으로 얼떨결에 예비아빠가 된 세 친구의 개성 넘치는 3색 매력이 빛을 발했다는 호평을 얻었다. 그 가운데 한 명이 그가 맡은 형사 나황경태.“한마디로 아기를 키워본 적 없는 남자들의 좌충우돌 육아기예요. 조현재, 재희, 유진 등 또래 배우들이 많아서인지 너무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어요.” 그가 이렇게 천의 매력을 뿜어낼 수 있는 건 어떤 캐릭터를 걸쳐도 어울리는 ‘천의 마스크’ 덕분이다. 바가지 머리에 잠자리 안경을 쓰면 풋풋한 총각이었다가, 양복 정장에 그윽한 눈매를 하면 금방이라도 어엿한 실장님이 되는 그는 분명 유연한 이미지의 소유자이다. 나이에 비해 조숙하게 보인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외모에 불만은 없어요. 어려보이는 사람이 진지한 역을 하면 무게잡는 느낌이지만, 나이 들어 보이는 사람이 웃기면 유쾌하게 봐주잖아요. 그렇다고 자랑삼는 건 아니고요, 약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을 저 자신이 장점화시키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는 스스로 행운을 만들어가는 배우다. 뮤지컬 배우 출신이라서 겪는 어려움은 없을까.“2006년 tvN ‘하이에나’로 TV 드라마에 본격 출연했는데, 초반에 기술적인 부분에서 카메라 움직임에 익숙지 않아 어려움을 느끼긴 했죠. 하지만 그건 금방 익숙해졌으니 힘들었다고 할 수도 없어요. 오히려 응용력이 생겨서 적응 가속도는 더 빨리 붙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은 무엇인지 물어봤다.“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맡았던 드라큘라가 맘에 들어요. 사랑에 굶주린 남자의 슬픔을 보여주는 시적인 캐릭터예요. 광기에 차 있던 폭군이 죽지 못하는 저주를 받아 고독해지고 쓸쓸한 존재가 돼 가는 모습에 한없이 몰입했던 기억이 나네요.” ●영화·드라마 종횡무진 맹활약 그때 알았다. 그는 외모뿐만 아니라 생각 역시 조숙하다는 것을. 스물여섯에 장르를 종횡무진하며 갖가지 캐릭터를 거침없이 구사해내는 힘도 거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인간 내면의 심연을 이해하는 성숙함이 느껴졌다.“뭘 맡겨도 잘하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얼마전 ‘GP506’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천호진 선배의 연기를 보며 ‘저 나이에도 저렇게 폭발력 있는 연기를 할 수 있구나.’ 싶어서 존경심이 들었어요. 올해 계획은 일단 ‘아빠 셋 엄마 하나’를 잘 마무리하는 거고요, 그 다음 드라마든 영화든 또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스크린에서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면,10일 개막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가면 된다. 여성영화제 10주년 기념작인 이수연 감독의 ‘래빗’에 출연했기 때문. 하루만에 촬영을 끝냈다는 옴니버스식 단편영화에서 그가 또 어떤 변신을 시도했는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4일 ‘러브 서바이버’ 시즌2

    채널 동아는 2004년 한국을 강타한 ‘러브 서바이버’(원제:Paradise Hotel)의 두 번째 시즌이 4일 오후 11시30분부터 1,2회 연속 방송된다.‘러브 서바이버’는 젊은 남녀가 서로 이성의 사랑을 차지하려 유혹과 배신을 거듭하는 리얼리티 버라이어티 쇼. 미국 전역에서 선발된 11명의 남녀가 경쟁하며, 살아남은 남녀 한 쌍에게는 상금 50만달러(약 5억원)가 주어진다. 현재 미국 폭스 리얼리티 채널에서 인기리에 방송 중인 시즌2는 모두 16편. 채널 동아는 매주 2편씩 이를 내보낼 계획이다.
  • ‘이소연 효과’ 우주비행 서적 봇물

    8일 한국 우주인이 처음으로 우주비행에 나선다. 지금 국민의 눈과 귀는 온통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의 탑승권을 쥔 이소연씨에게 쏠려 있다.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출판계에서도 우주여행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우주비행, 골드핀을 향한 도전’(마이크 멀레인 지음, 김은영 옮김, 풀빛 펴냄)이란 책이다.1978년 미항공우주국(NASA)이 최초로 실시한 우주비행사 모집에 뽑힌 35명 가운데 한 명인 마이크 멀레인의 회고록이다. 그는 1990년 퇴역할 때까지 세 번이나 우주왕복선에 올랐다.‘골드핀’은 우주선을 타고 80.45㎞ 상공 이상을 비행한 경우 옷깃에 꽂게 되는 ‘진정한 우주인’으로서의 상징이다. 멀레인은 1984년 디스커버리호를 타면서 골드핀을 처음 꽂았다. 멀레인은 우주와 로켓에 대한 호기심이 강했던 어린 시절에서부터 기적처럼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하고 혹독한 훈련을 거쳐 진정한 우주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진솔하게 적고 있다. 언론의 지나친 관심, 유명세를 노린 온갖 유혹과 소문, 내부에서 벌어지는 극심한 경쟁, 죽음을 부르는 폭발 사고에 대한 공포와 그 극복과정 등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흔히 동경의 대상이 되는 이들이 그러하듯 경험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윤색을 할 수도 있건만, 그는 우주비행사들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근사한 서명을 지어내려고 고심하는 동료들의 모습, 우주선에서 콘돔을 닮은 남성용 소변수집장치를 착용하며 사이즈가 공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비행사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우주를 향한 165일간의 도전’(한국최초우주인 후보 30인 지음, 시그마북스 펴냄)도 일독할 만하다.3만 6000여명이 지원해 1200대 1의 경쟁을 뚫고 2차 선발까지 통과한 후보 30명의 열정의 기록이다. 현역 공군, 교수, 경찰, 기자 등 다양한 직업을 지닌 이들이 회사에도 쉬쉬하며 남몰래 분투했던 흔적들에선 도저한 도전정신이 살아 숨쉰다. 중력가속도 시험, 기립경사대 시험, 저압실 테스트, 무중력 훈련, 수중유영 테스트 등 힘겨운 평가들을 하나씩 치러 나갈 때의 긴장과 희열을 고스란히 전해 준다. 우주를 향한 꿈을 불태우고 있는 이소연씨의 말은 퍽 인상적이다.“피나는 노력의 결과는 바로 노력하는 그때가 아닌, 어느 날 나도 모르는 사이에 행운처럼 다가온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발언대] 정책선거로 희망의 정치를/서인덕 중앙선관위 정책정당지원팀장

    [발언대] 정책선거로 희망의 정치를/서인덕 중앙선관위 정책정당지원팀장

    18대 총선에서 정책선거의 핵심은 우리 생활과 환경, 미래와 직접 관련이 있는 공약을 쟁점화시키고 다양한 토론을 거쳐 해부하여 그 정책이 실현가능한 것인지 우리 지역, 우리나라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대운하 공약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운동에는 대표 공약이나 정책적 쟁점을 놓고 경쟁하고 선택받는다면 그 추진이나 이행에 책임을 지는 성숙한 선거문화와 정치문화를 이루려는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 이전까지만 해도 정책선거는 요원한 것이었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선거사상 처음 도입되면서 우리는 그 희망을 보았다. 그리고 대선에서도 추진했고, 그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총선에서 또다시 정책선거가 실종됐다고 하고 있다. 정책선거가 하루이틀에 이루어지는 날림공사는 아닐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60여년의 선거사에서 정책으로 경쟁하자고 수없이 외치고 노력했지만, 그 실현 정도는 미약했다. 그럼에도 5·31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이 도입되면서 정책선거가 선거의 핵심 화두가 되었고 우리 모두 공동의 노력을 통해 선진 선거문화의 지평을 열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이번 총선 역시 상대당의 대표공약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고 유권자도 정책공약을 보고 선택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거기에다 정치권도 자당의 정책공약을 알리기 위해 정책공약집을 발간·판매하고 있다. 총선 투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선거는 정책경쟁의 장이 되어야 한다. 네거티브의 유혹에 빠지거나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정책공약을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는 것은 역사의 준엄한 명령이자 민심이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유권자의 총합의사는 정당이나 후보자보다 똑똑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는 이제 투표장에 가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정책선거는 상대적으로 선거 후유증도 적고 국민통합을 기할 수 있고 선진선거문화와 정치발전을 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서인덕 중앙선관위 정책정당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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