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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극단화의 유혹, 막말의 매력/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극단화의 유혹, 막말의 매력/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더운 여름을 보내며 우리 마음을 더욱 덥게 만들었던 것은 여당과 야당의 대치 정국이었다. 의견 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평행선을 넘어, 오히려 의견 차이가 더욱 커지는 모양새를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서울신문 8월 24일자 27면 ‘언제부턴가 우린 다시 돌을 들었다’는 논설위원의 글에 공감했다. 특히 신문들까지 사회 갈등의 첨병이 되어 ‘적진’을 매도하고 사회를 하나로 묶으려 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신문이 가져야 할 기능 중 ‘사회통합 기능’의 중요성을 요즘 신문들이 망각하고 있음을 잘 일깨워 주었다. 26일자 2~3면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 6개월을 평가하며 “원칙 중시로 대북 주도권을 얻었고 권위주의로 정치를 잃었다”고 요약한 기사들에서도 비교적 균형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나라가 양분되어 있다는 사실이 매우 염려스럽다. 여당과 야당이 이야기하는 국민은 과연 같은 국민을 뜻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양쪽 모두 스스로 보고 싶어 하는 국민들만 보고 있기에, 서로 자기 쪽이 다수 국민의 뜻을 더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여야 모두 반쪽 국민을 잘 단결시켜 근소한 차이로라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지금 대부분의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현실을 직시했으면 한다. 겸허하게 전체를 바라볼 때 비로소 진짜 다수 국민들의 뜻이 읽힌다. 집단 간 갈등에 관한 사회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이 극단화의 유혹에 끌리기 쉬운 것은 일단 자기가 속한 집단의 정체감이 뚜렷해지면 그 집단 구성원들이 대부분 동의하는 의견을 더 ‘강력하게’ 말하는 사람이 더 ‘리더’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온건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자기 집단을 대표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막말’을 동원해서라도 강력하게 상대방을 깎아내릴 때 자기 집단 구성원들이 속 시원해하며 더 따르게 되는 성향도 이와 관련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견 양극화 현상은 선거 때 집단정체감이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지지층을 결집시키느라 상대방을 더욱 강하게 깎아내리며 경계를 더 선명하게 만들어 온 데 기인한다. 예전에는 지역감정에 의지해 선거를 치렀고, 요즘은 세대차에 기대어 선거를 치른다. 지역과 세대에 따라 살아 온 환경이 다르니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런 차이를 조금이라도 줄여 ‘하나의 대한민국’으로 발전시키려 하기보다, 차이를 더욱 강조하면서 자기 쪽만 우월하고 정당하며 상대 쪽은 열등하고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레임에 언론까지 가세해 의견 양극화를 더욱 부추긴다. 양분되어 있는 나라를 하나로 통합하는 데 기여하기보다 어느 한쪽의 투사인 것처럼 대리전을 하고 있는 언론의 양태가 그래서 염려스럽다. 양 극단에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강한 목소리를 내며 편 가르기를 하는 사람들보다 각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기가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소박한 희망에 언론의 조명을 비춰주기 바란다. 국민이 각자 알아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진보신문과 보수신문을 모두 읽어야만 겨우 진짜 현실을 희미하게나마 파악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 신문 하나만 보면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신문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 8세 소녀, 40대와 강제결혼 첫날밤 뒤 사망 ‘충격’

    8세 소녀, 40대와 강제결혼 첫날밤 뒤 사망 ‘충격’

    예멘의 8세 소녀가 강제 결혼 뒤 첫날밤을 치르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일고 있다. 예멘 북서지역세 살던 소녀 라완은 40대 남성과 강제로 결혼해 첫날밤을 보낸 뒤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을 폭로한 현지 시민단체들은 라완이 심한 장기손상으로 인한 출혈로 사망했으며, 이 소녀의 가족들을 체포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이 일부 빈민가에서 어린 딸을 나이 많은 남자에게 강제로 시집보내는 관행을 없앨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멘에서는 어린 소녀의 결혼 풍습이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현지 인권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예멘에서 15세 이전에 결혼하는 여성의 비율은 약 25%에 달한다. 또 어린 신부가 순종적이면서 유혹에 덜 흔들리는 정숙함을 가졌으며, 아이를 더 많이 낳을 수 있다는 관념 역시 이 같은 풍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9월 12세 소녀 신부가 출산 도중 숨지는 사건 등은 예멘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이에 세계 최대의 어린이보호단체 등은 이를 막기 위한 법적 장치를 구비해야 한다며 예멘 정부를 압박해 왔지만 사실상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예멘 정부는 과거 법적으로 결혼이 가능한 연령을 최소 15세로 지정했지만, 1990년대에 들어 딸의 결혼 시기는 부모가 직접 결정해야 한다며 법률을 무효화했다. 한편 어린 소녀의 인권이 짓밟히는 곳은 비단 예멘뿐만이 아니다. 어린이인권보호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는 5700만 명이 넘는 어린 신부들이 있으며, 인도 소녀들이 이중 46%를 차지한다. 의학 전문가들은 15세 이전에 결혼하는 여성은 20대 여성에 비해 출산 도중 사망할 확률이 5배나 더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춘천 의암호 ‘물레길’

    [명인·명물을 찾아서] 춘천 의암호 ‘물레길’

    삼악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푸른 북한강 물줄기를 한곳에 모아 놓은 춘천 의암호 ‘물레길’이 창조 레포츠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카누를 타고 의암댐과 붕어섬, 중도를 돌아볼 수 있는 4㎞ 안팎의 뱃길 관광 코스들이 생태 체험 학습과 주변 섬에서의 캠핑, 카누 제작 체험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물레길은 3년 전 강원대 장목순 교수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처음 의암호에 만들어졌다. 현재 나무로 만든 3~4인용 카누 30대가 비치돼 있다. 이용 요금은 1대에 3만원이 기본이며 1명 추가될 때마다 1만원씩 더 받는다. 호수변 송암레포츠타운에 배 모양의 깔끔한 사무실 건물과 선착장, 카누 보관 장소 등을 마련해 두고 관광객을 맞는다. 의암댐과 인어상을 둘러볼 수 있는 삼악산 코스, 붕어섬 일대를 한 바퀴 돌아보는 붕어섬 코스, 중도 샛길까지 이어지는 중도 코스 등이 있다. 모두 왕복 4㎞ 안팎의 코스다. 호수 주변에는 애니메이션박물관과 막국수박물관, 인형극장, 어린이회관 등 물길 따라 쉬어 가며 찾아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수년 내 의암호에 레고랜드까지 들어서면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풍광도 뛰어나 호수 주변에 절벽처럼 솟아 있는 삼악산과 두름산, 서면 마을 전경 등이 장관이다. 가을이면 산에 물든 단풍이 호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늦가을과 봄에는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유혹한다. 이 같은 의암호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물레길이 단순 물길 관광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생태 체험장과 캠핑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남이섬보다 조금 작은 붕어섬은 주변에 갈대숲과 습지가 잘 보존돼 있어 각종 물새, 곤충 등이 많이 서식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생태 체험 학습장으로 인기다. 중도 샛길 코스도 물풀과 수생식물, 물새 둥지 등이 있어 학생과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 입소문이 나 의암호 물레길에는 지난 한 해 8만 5000명이 다녀갔다. 첫해보다 3배나 늘어난 수치다. 올해도 물레길을 찾는 관광객들이 주말이면 1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단체 이용객을 위해 카누 수도 100여대로 늘릴 계획이다. 자연과 체험이 함께하는 녹색관광의 트렌드에 맞춰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킨 결과다. 호수 주변과 호수 안에 산재한 섬에서 캠핑을 하려는 관광객이 늘면서 자연스레 물레길에 캠핑까지 접목되고 있다. 카누는 20~30분 정도의 수상 안전교육을 받으면 누구든지 노를 저으며 탈 수 있다. 별도의 선착장이 없어도 타고 내릴 수 있으며 물 깊이가 15㎝ 내외라서 발목만 잠긴 상태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어디든 정박하고 내려 쉴 수 있다. 오는 26일에는 한국관광공사 주관으로 의암호를 중심으로 인근의 춘천댐 춘천호~화천댐 파로호~소양강댐 소양호 등을 잇는 130㎞ 거리의 3박 4일 카누캠핑대회가 열린다. 카누 캠핑은 강원 영동·영서 전 지역의 강과 호수를 활동 무대로 차츰 범위를 넓혀 가고 있으며 전국 카누 캠핑도 구상 단계에 있다. 낙동강 하회마을을 중심으로 펼치던 40~50㎞ 카누 캠핑, 강원 인제 신남~소양강댐에 이르는 40㎞ 카누 캠핑 등을 하나로 묶어 전국의 강과 호수를 하나의 물레길로 통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7월에는 의암호변 송암스포츠타운 안에 카누를 직접 조립, 제작할 수 있는 ‘카누제작 체험교실’까지 만들었다. 200만원 안팎이면 재료를 구입해 자신의 카누를 만들 수 있어 벌써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움직이는 12인승 솔라우든보트도 연구 개발용으로 만들어 띄웠다. 이같이 단순 물놀이 수준의 관광 물레길이 레포츠산업으로까지 빠르게 진화하면서 지난해에는 한국관광공사의 창조관광 우수상을 받았다. 코레일, 경북 상주시 등과 업무제휴하고 양해각서(MOU)까지 교환했다. 2016년쯤에는 50~60명이 탈 수 있는 태양광 미니 크루즈선 6대를 만들어 의암호에서 운영하고 수초 지역의 물길에 수상 데크를 설치하는 등 더 많은 물길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2017년 이후에는 태양광을 동력으로 한 호화 요트까지 만들어 고급화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장목순 사단법인 물레길 이사장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카누가 경제력 향상과 함께 대중화되면 여러 곳에 물레길이 생겨나고 수상레저가 확산될 것”이라면서 “수상레저산업에 좋은 아이디어를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가을 전어의 유혹

    가을 전어의 유혹

    8일 서울 성동구 롯데마트 행당역점에서 홍보도우미들이 시중가보다 30%(200g에 9900원)가량 저렴한 가을 전어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판매하는 전어는 하동, 삼천포 등에서 잡은 자연산이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착한가격’ 쏟아진다

    ‘착한가격’ 쏟아진다

    대형 건설사들이 가을 분양시장을 맞아 전셋값 수준의 ‘착한가격’을 앞세운 주택 물량을 대거 분양한다. ‘8·28 부동산 대책’으로 매매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의 온기를 가격 경쟁력으로 더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반도건설은 동탄2신도시에서 또 한번의 ‘완판 신화’에 도전한다. 반도건설은 오는 27일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A-13블록에 건설하는 ‘동탄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2.0’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지상 25층, 11개동, 전용면적 74~84㎡, 총 999가구로 구성되며 입주는 2016년 4월 예정이다. 견본주택은 경기도 화성시 능동 529-1번지에 문을 열 예정이다. ‘동탄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2.0’은 평균 890만원대라는 동탄2신도시 최저 분양가로 책정, 전 가구 2억원대면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다. 현재 서울 평균 전셋값이 3.3㎡당 870만원(국민은행 현재 시세)에 육박한 상황에서 수도권 전세입자들이 노려볼 만하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동탄2신도시에서 착한 가격과 한층 개선된 상품 및 서비스로 무장해 다시 도전한다”며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에게 내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분양가를 전셋값 수준에 맞췄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6일 분양을 시작한 서울시 송파구 위례지구 택지개발사업 내 ‘위례 아이파크’는 3.3㎡당 1700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공급된다. 같은 송파구인 잠실의 아파트가 3.3㎡당 2700만원 안팎인 점을 염두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삼성물산이 이달 분양하는 ‘래미안 잠원’도 전용면적 84㎡형 일부를 주변 전셋값 수준인 8억 8000만원대에 분양해 인기몰이에 나선다. 이는 인근 위치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전셋값보다 최고 7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래미안 퍼스티지의 전세금은 9억 2000만∼9억 5000만원 수준이다. ‘래미안 잠원’은 3.3㎡당 평균 분양가도 2987만원으로 책정했다. 3.3㎡당 3000만원이 훌쩍 넘는 강남에서는 보기 드문 가격이다. 울트라건설도 ‘광교 경기대역 울트라 참누리’의 분양가를 3억원 이하로 정해 눈길을 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양악수술 고려 중인 직장인 많아…

    양악수술 고려 중인 직장인 많아…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성형수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컬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가 지난 6월 11일부터 2주간 남녀 직장인 619명을 대상으로 ‘성형유혹’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형하고 싶다’고 답한 직장인이 전체 중 68.1%(421명)를 차지한 것. 특히 이들 중 약 11%에 해당하는 71명이 턱뼈를 성형하고 싶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수치는 전통적인 성형 인기 부위인 눈(14%)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최근 화제를 끄는 V라인 수술법인 ‘양악수술’ 성행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갸름한 턱라인을 강조하는 V라인 얼굴이 새로운 미의 기준으로 떠오른 가운데, 드라마틱한 개선 효과를 보이는 양악수술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양악수술은 전신마취 후 상악과 하악의 뼈를 잘라 분리한 다음, 뼈를 이동시켜 고정하는 대규모 수술로, 비대칭 및 교합이상, 감각이상, 턱 함몰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치료목적이 아닌 외모개선을 위해 양악수술을 결정하는 현 상황에 대해 의료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며, “턱라인 개선은 치과치료, 교정 등 비수술법을 통해 어느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킬본 A-point 치아교정’을 통해서는 돌출입 교정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킬본 A-point 돌출입 치아교정은 돌출된 앞니 6개와 양쪽 어금니 3개씩을 단단한 철사로 된 설측 교정 장치로 고정하는 것으로, 치아를 우선 후방으로 이동시킨 뒤 배열하므로 일반적인 치아교정에 비해 기간이 단축된다. 더불어 통증과 치아뿌리의 단축, 잇몸 뼈 함몰, 블랙트라이앵글 등 부작용이 최소화 되며, 맞춤형 교정 장치로 어떤 경우의 돌출입이라도 효과적으로 교정할 수 있다. 교정장치가 외관상 보이지 않는 설측교정법으로, 심미적인 부담도 적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SPC그룹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SPC그룹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3월 베트남 호찌민에 글로벌 100호점이자 베트남 1호점인 까오탕점을 열었다. 같은 해 6월 2호점 하이바쯩점, 10월 3호점 빈컴센터A점 등 호찌민, 하노이, 다낭, 달랏 등의 주요 도시에 진출해 모두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베트남을 동남아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베트남은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으로 빵과 커피 문화가 발달돼 있다. 베이커리와 카페 사업의 성장이 기대된다. 또 8800만 인구 가운데 60%가 30세 이하인 젊은 나라로, 구매력 큰 소비자층이 두꺼운 편이다. 파리바게뜨는 고급화, 현지화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받는다. 현지에서 보기 힘든 쇼트케이크, 타르트, 페이스트리와 병에 담긴 우유 푸딩 등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생소한 팥빙수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이 식사 대용으로 즐겨 먹는 바인미 샌드위치(바게트빵 사이에 구운 고기와 향신 채소를 넣은 음식), 망고 등의 열대 과일로 만든 스무디는 대표적인 현지화 메뉴다.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도 화제라고 파리바게트는 전했다. 2층 테라스는 저녁마다 가족 고객의 예약이 쇄도할 정도로 인기다. SPC그룹은 2020년까지 베트남에만 300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호텔따라 떠나는 그리스

    호텔따라 떠나는 그리스

    좋은 호텔은 좋은 여정을 만든다. 아테네와 펠로폰네소스반도의 이오니아해, 에게해에 자리한 좋은 호텔 세 군데를 소개한다. ●Athens 아테네 올림픽을 기억하는 신의 도시 ▶hotel 고대 도시의 품격을 품다 호텔 그랜드 브르타뉴Hotel Grande Bretagne 공항에서 아테네 시내로 접어드는 길은 혼잡하다. 얼키설키 얽힌 도로 위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노라면 신들의 도시 아테네에 대한 막연한 로망은 흐려지고 만다. 로망 이전에 아테네는, 전 세계에서도 매연으로 이름 높은 그리스 제일의 도시인 것이다. 호텔 그랜드 브르타뉴는 그런 아테네의 심장부에 자리하면서도 혼잡한 도심의 기운을 뒤로하고 당당하게 서 있다. 그랜드 브르타뉴가 문을 연 건 1874년. 140년이 넘는 세월은 호텔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시간은 현재에서 과거로 흘러 고대 도시 아테네로의 여정을 알린다. 로비의 와이파이 존을 찾아다니며 현실의 끈을 놓지 못하는 현대인은 그래서 그랜드 브르타뉴에서 초라해진다. 그랜드 브르타뉴가 세워진 이래 아테네에서는 두 번의 올림픽이 열렸다. 최초의 근대 올림픽인 1896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그것이다. 그랜드 브르타뉴는 두 번의 올림픽 당시 모두 공식 호텔로 지정됐다. 전 세계에서 유례 없는 기록이다. 호텔의 유명세에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소피아 로렌 등 왕족들과 할리우드 스타들의 방문도 한몫 했다. 그랜드 브르타뉴는 클래식과 디럭스 타입의 객실을 비롯해 7개 타입의 스위트 객실을 선보인다. 비교적 좁은 편인 낮은 등급의 객실이라도 고풍스럽기는 한결같다. 완벽한 조망을 바란다면 디럭스 스위트가 제격이다. 객실은 디럭스 타입과 동일하지만 아크로폴리스를 조망하는 넓은 발코니를 지녔다. 세세한 배려 또한 잊지 않았는데, 객실에는 각각 다른 5종류의 베개가 비치돼 있다. 부대시설로는 인도어 수영장과 아웃도어 수영장, 스파 등이 자리했다. 압권은 레스토랑이다. 멀리 아크로폴리스를 품은 ‘GB 루프 가든’의 풍경은 시간과 빛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진다. 그곳에서는 한낮에는 태양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고, 어두운 밤에는 조명으로 환하게 물든 아크로폴리스를 맞게 된다. GB 루프 가든에서의 식사는 맛을 음미하고 배를 채우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여행의 참맛을 되뇌게 하는 행복한 각성이다. 그랜드 브르타뉴에는 GB 루프 가든을 포함해 7개의 레스토랑이 자리했다. 찾아가기 아테네 국제공항에서 호텔까지는 차로 45분 정도 걸린다. 신타그마 광장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면 호텔까지 쉽게 닿을 수 있다. 시내에서 이동한다면 지하철 신타그마역을 이용해도 된다. 호텔의 위치는 호텔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 그런 의미에서 그랜드 브르타뉴는 백 점 만점에 백 점이다. 호텔은 국회의사당과 신타그마 광장 바로 옆에 자리했다. 신타그마 광장은 아테네의 트렌드와 미식 중심지인 에르무, 미트로폴레오스 거리와 이어진다. 아크로폴리스, 제우스 신전, 판아테나이코스 근대 올림픽 경기장 등 아테네의 굵직굵직한 볼거리 또한 차로 10분여 거리로 가깝다. 홈페이지 www.grandebretagne.g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h Drive 코린토스Corinth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 사이에는 코린토스 운하가 흐른다. ‘육지에 파 놓은 물길’이라는 운하의 뜻 그대로 코린토스 운하는 인공적으로 판 물길이다. 1881년에 시작된 공사는 1893년에 끝나 코린토스에서 살로니코스까지 700km 바닷길을 단 6.3km로 줄였다. 운하를 파려는 노력은 기원전부터 있어 왔지만 매번 여러 반대에 부딪쳤다. 신이 막아 놓은 것을 왜 파느냐는 종교적인 이유도 있었고, 살로니코스에 비해 코린토스의 해수면이 높아 살로니코스가 잠기고 말 거라는 비과학적인 이유도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술이었다. 67년, 네로 황제는 포로 6,000명을 동원해 공사에 착수했지만 그들은 모두 수장되고 만다. 이리저리 한눈에 담기는 코린토스 운하는 펠로폰네소스를 찾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지나는 길이다. 코린토스 운하만 스쳐 지나기 섭섭하다면 루트라키 해변이나 아크로코린트로 향하는 것도 괜찮다. 한적한 루트라키 해변에는 그리스 대중 음식점인 ‘타베르나’가 줄지어 서 있다. 입맛 당기는 해산물 요리는 시끌벅적하게 그리스 스타일로 즐겨야 그 맛이 배가 된다. 아크로코린트는 아크로폴리스의 3배 높이인 해발 575m에 세운 도시국가다. 코린토스와 살로니코스를 모두 굽어보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해 여러 차례 땅의 주인이 바뀌는 비극을 겪었다.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쌓았던 아크로코린트의 성벽은 길이가 4.6km, 두께가 무려 두께 7m에 달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0min Drive 아크로폴리스Acropolis 아크로폴리스는 폴리스의 높은 곳이라는 의미다. 각 폴리스에는 아크로폴리스가 존재하지만 오늘날 아크로폴리스는 흔히 아테네를 일컫는다. 아테네는 1,000여 개에 이르는 도시국가 중 하나인데, 대표적인 도시국가로는 아테네, 스파르타, 테베 등이 있다. 아크로폴리스로 향하기 전 여행자들은 으레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들른다. 이전에는 파르테논 신전 옆에 자그마하게 자리했지만 지금은 ‘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웅장하게 변모했다. 아크로폴리스의 변천사와 출토 유물 등의 전시물도 볼 만하지만 건축가 베르나르 추미가 참여한 박물관 건물은 그 자체로도 유명하다. 아크로폴리스는 이름 그대로 높은 언덕에 자리했다. 박물관에서 나와 언덕까지는 걸어야 하고, 그 길 중간에는 음악당인 헤로데스 아티쿠스가 있다. 닫힌 문 사이로 일부 모습을 드러내는 음악당은 아크로폴리스에 입장한 후에야 제대로 된 반원형의 모습을 보여 준다. 불레의 문을 통과하면 양쪽으로 선 에레크테이온 신전과 파르테논 신전을 보게 된다. 에레크테이온 신전은 남쪽 벽의 여인 조각상 가리아티드로 유명하다. 파르테논은 아크로폴리스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도리아식 기둥의 황금 비율을 선사해 최고의 신전이라는 찬사를 받지만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 늘 그래 온 것처럼 파르테논 신전은 공사 중이다. 입장료┃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5유로 아크로폴리스 전망대 12유로 ●Pylos 필로스 이오니아 해의 숨결 ▶hotel 상상 그 이상의 리조트 코스타 나바리노Costa Navarino 코스타 나바리노는 단순한 리조트가 아니다. 오랜 열정과 땀의 결실이다. 코스타 나바리노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는 1987년. 그리스의 해운 선주 바실리스는 펠로폰네소스 남서쪽에 자리한 메시니아 주의 땅을 일부 구입하며 코스타 나바리노의 서막을 올렸다. 코스타 나바리노가 첫 손님을 맞이한 해는 2010년. 2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 리조트에는 1만6,000그루가 넘는 올리브 나무와 8,000그루가 넘는 과실수가 옮겨 심어졌다. 황량했던 황톳빛 땅은 나무가 우거진 푸른 땅으로 변모했다. 코스타 나바리노의 골프 코스는 일대를 더욱 푸르게 꾸민다. 2009년에 선보인 코스타 나바리노의 듄 코스는 푸르름의 결정판이다. 티박스에 서면 골프 코스와 조화를 이룬 바다와 강, 언덕의 푸르름이 한눈에 담긴다. 듄 코스는 US 마스터스 챔피언인 베른하르트 랑거와 골프 매니지먼트 회사인 트룬 골프가 설계했다. 듄 코스 외에 코스타 나바리노에는 2011년에 완성된 베이 코스가 하나 더 있다. 코스타 나바리노의 골프 코스가 특별한 이유는 코스타 나바리노는 골프 리조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름하며 내세우지 않은 시설조차 코스타 나바리노에서는 이리도 훌륭하다. 코스타 나바리노는 그 밖에도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수영장은 기본. 리조트 내에는 워터 슬라이드를 갖춘 아쿠아파크까지 자리했다. 정규 테니스 코트에 어린이 전용 테니스 코트까지 갖췄으니 기타 스포츠 시설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이오니아 해를 마주한 1km 길이의 해변이 자리했지만 리조트에 머물며 해변에 나갈 일은 흔치 않다. 코스타 나바리노의 건물은 돌로 된 성채를 연상케 하는 메시니아의 전통 양식을 따랐다. 건물들이 미로처럼 연결된 까닭에 무심코 길을 나섰다가는 헤매기 일쑤다. 리조트 지도는 필수. 리조트 내 시설은 상상을 초월한다. 코스타 나바리노에는 18곳에 달하는 레스토랑이 자리했다. 그리스 정통 요리에서 아시아 요리까지, 전 세계 맛 기행이 리조트 내에서 이뤄진다. 스시 등 아시아 요리를 선보이는 라운지 바인 ‘인비’와 야외극장과 인접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다 루이지’는 특히 인기다. 조식은 뷔페 레스토랑인 ‘모리아스’에서 진행된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직접 만드는 신선한 요구르트와 다양한 종류의 꿀과 잼이 특징이다. 객실은 로마노스 리조트에 320개, 웨스틴 코스타 나바리노에 444개가 마련돼 있다. 모든 객실에는 리조트 시설과 바다가 조망되는 넓은 발코니가 딸려 있다. 일부 1층 객실은 전용 인피니티 수영장을 갖췄다. 찾아가기 아테테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2시간 45분 거리다. 아테네 공항에서 출발하는 리조트 전용 택시는 한 대에 280유로. 국내선을 이용, 칼라마타 공항에서 리조트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칼라마타 공항에서 48km 거리로 리조트 전용 택시는 한 대에 70유로다. 홈페이지 www.westincostanavarino.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3h 20min Drive 모넴바시아 Monemvasia 육지에서 섬이 됐다가 다시 육지와 연결된 모넴바시아. 필로스에서는 3시간, 칼라마타에서는 2시간 30분 거리다. 아테네에서 모넴바시아로 가려면 무려 5시간이 걸리지만 당일치기로 모넴바시아를 찾는 이들도 꽤 된다. 길에 버리는 시간조차 아깝지 않을 만한 가치가 모넴바시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넴바시아는 펠로폰네소스 남동쪽 라코니아 주에 우뚝 선 섬이다. 본디 반도에 속한 땅이었지만 375년의 대지진을 겪으며 섬으로 분리됐다. 이 섬은 수백 년이 지난 6세기, 다시 육지와 400m 둑으로 연결된다. 모넴바시아는 그리스어 ‘모네Mone’과 ‘엠바시Emvassi’가 합쳐진 말로 ‘하나의 입구’라는 뜻이다. 실제 모넴바시아로 들어가려면 단 하나의 입구를 지나야 한다. 그렇게 닿은 모넴바시아는 식물의 뿌리처럼 뻗은 고샅으로 이어진다. 입구의 고샅은 중앙 광장으로, 또다시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연결된다. 모넴바시아는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구분된다. 아랫마을을 굽어보며 선 윗마을은 옛 모습을 잃은 지 오래. 여행자들의 발길이 잦은 아랫마을에는 보수를 거친 800여 채의 옛집과 4곳의 교회가 남아 있다. 중앙 광장에서 바다 쪽 절벽을 굽어보면 절벽에 매달린 집들의 모양새에 모넴바시아는 역시 그리스 섬이구나 싶다. 그러다가 눈을 돌려 고샅을 훑으면 육지의 어디인가 싶기도 하다.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음식을 조금이라도 얻어 먹겠다고 얌전히 테이블 옆을 지키니 여행자들에게 길들여진 ‘섬 고양이’인가 싶다가도 다가서면 흠칫 놀라 몸을 낮춰 피하니 ‘육지 고양이’인가 싶다. 육지 혹은 섬. 풀리지 않는 숙제다. 모넴바시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고샅을 훑고 바다를 감상하고, 레스토랑과 카페,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는 일이 전부라면 전부다. 하루 이틀 더 묵어 간다 해도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고샅을 품은 그 집, 바다를 안은 저 집의 정취가 모두 달라 며칠 머물며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모넴바시아는 그런 곳이다. 스페체스 섬은 자동차가 없는 곳이다. 천천히 오가는 마차가 이곳의 예스러운 정취를 더해 준다. ●Spetses 스페체스 오토바이가 넘실거리는 섬 ▶hotel 그리스 최초의 리조트 호텔 포세이도니온 그랜드 호텔The Poseidonion Grand Hotel 정기선이든 전셋배든 수상택시든, 스페체스로 향하는 배들은 크기와 형태를 막론하고 다피아 선착장Dapia Port으로 향한다. 멀리, 배에서 바라보는 스페체스는 늘 바라 온 그리스 섬이다. 에게해를 비추는 햇빛은 청록빛에 물들고, 바다로 쏟아질 듯 섬의 언덕에 다닥다닥 붙어 자리한 집들은 파스텔톤 황톳빛을 머금었다. 선착장에서 내려다본 스페체스의 풍경은 또 다르다. 선착장에서 걸어서 1분도 채 안 되는 거리에 포세이도니온 호텔이 떡 하니 자리하고 있어 스페체스의 전형과는 조금은 다른 스카이라인을 그려 낸다. 포세이도니온 호텔은 프랑스 남동부, 지중해 연안의 휴양지인 코트다쥐르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아테네의 호텔 그랜드 브르타뉴와도 동일한 양식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을 빌리자면 ‘그리스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급히 지은, 외견만 고급스런 호텔이 아니라 제대로 정성을 들여 세운 품격 있는 본격적인 호텔이다.’ 비즈니스 개념의 호텔만이 존재했던 19세기. 포세이도니온은 그리스 최초의 리조트호텔로 1914년에 문을 열었다. 유럽 각국의 왕족들이 호텔을 다녀갔고 그들의 흔적은 호텔의 옛 장부에 생생하게 남았다. 숙박객들의 이름과 숙박료를 꼼꼼하게 적은 옛 장부는 로비 한 편을 장식하며 호텔의 역사를 말해 준다. 포세이도니온 호텔은 웅장하고 화려하다. 방과 거실을 분리한 듯한 형태의 로비는 고급스러운 소파와 테이블로 꾸몄다. 로비 천장은 화려한 샹들리에로 장식하고 층과 층은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했다. 포세이도니온은 6층은 됨직한 3층 건물이다. 현대의 실용성만 놓고 본다면 형편없는 건물이겠지만 사치스럽기에 웅장하고 화려할 수 있었다. 다만 1914년에 머물렀다면 호텔은 낡아 버렸을 것이다. 호텔은 2004년부터 5년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시행해 2009년 6월에 다시 문을 열었다. 타일, 벽돌 등의 자재는 기존의 것을 유지했기에 웅장하고 화려한 옛것과 깨끗하고 편리한 새것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포세이도니온 호텔은 히스토릭 윙Historic Wing과 포세이도니온 뉴 윙Poseidonion New Wing으로 구분된다. 각 건물에는 슈피리어, 디럭스, 스위트 등급의 객실이 자리한다. 정원, 바다의 조망에 따라 객실 등급은 또다시 세분화된다. 낮은 등급의 객실은 아담한 침실과 욕실이 있는 단출한 시설이지만 편안한 침대와 침구를 갖췄다. 반면 스위트 등급의 객실은 사치스러울 정도로 고급스럽다. 그중 전용 엘리베이터로 닿을 수 있는 로열스위트는 호텔에서도 단 하나뿐인 객실이다. 3개의 침실에는 각각 욕실이 딸려 있으며, 넓은 거실은 값비싼 가구로 채웠다. 압권은 에게 해를 끌어안은 발코니. ‘발코니의 넓이가 부의 기준’이라는 그리스의 문화를 몸소 깨닫게 하는 장소다. 포세이도니온 그랜드 호텔은 ‘베스트 클래식 부티크 호텔Best Classic Boutique Hotel In The World’ 등 2012년에만 호텔 어워드 3관왕을 차지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찾아가기 펠로폰네소스 아르골리스 주 남동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코스타 항에서 스페체스까지 가는 페리를 매일 4회 운항한다. 소요 시간은 15분. 운항 시간은 수시로 바뀌므로 호텔에 문의하는 게 좋다. 수상 택시는 코스타 항을 비롯해 포르토 헬리 등지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24시간 운항하지만 늦은 밤이나 새벽에 타려면 따로 문의해야 한다. 아테네에서 스페체스 섬으로 바로 간다면 피레에프스(피레우스) 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면 된다. 배의 종류에 따라 2시간 30분~3시간가량 소요된다. 홈페이지 www.poseidonion.com 유의사항 그리스의 2,000여 개의 섬 중 사람들이 살아가는 섬은 200여 개다. 그리스 섬 사람들은 연중 섬에 살지만 11~4월에 여행자들이 섬을 찾기는 힘들다. 이 시기에는 호텔은 물론 카페나 레스토랑 등 여행자 편의시설이 모두 문을 닫는다. 이유는 다름아닌 날씨 때문. 강수량이 집중되는 시기라 그리스의 찬란한 햇빛은 고사하고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진다. 포세이도니온 호텔 또한 같은 이유로 이 시기에 문을 닫는다. 1~10min Walk 스페체스Spetses 스페체스 섬에는 차가 없다. 호텔에서 짐을 나르는 데 사용하는 개조 트럭이 존재하지만 일상적으로 운행되는 차는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 않아도 섬이라는 단어는 고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법. 자동차마저 사라져 버린 섬의 정적은 가보지 않고는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스페체스 섬의 실상은 정적과는 거리가 멀다. 섬은 차가 없는 대신 오토바이로 넘쳐난다. 10초에 한두 대의 오토바이는 반드시 보게 되니 하릴없이 섬을 왔다갔다 하는 이들이 있음이 분명하다. 여행자에게 오토바이를 빌려 주는 가게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오토바이를 타면 섬 구석구석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겠지만 작은 섬에서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천천히 섬을 걷다 보면 섬의 풍경과 일상이 느리지만 여유롭게 눈에 담긴다. 조금 멀리 이동할 일이 있다면 마차를 타면 된다. 섬의 정취에 예스러운 정취를 더하는 아주 멋진 교통수단이다. 포세이도니온 호텔에서 걸어서 1분이면 다피아 선착장이고, 다피아 선착장 인근에는 스페체스 섬의 다운타운이 형성돼 있다. 말이 다운타운이지 걸어서 10분이면 훑을 만한 기념품 가게, 카페,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다. 기념품 가게의 단골 메뉴는 마차, 집, 고양이 등 스페체스의 풍경이 새겨져 있는 마그네틱이다. 여기에 영어로 휘갈겨 적은 ‘스페체스’라는 글씨는 기념만 되지 않는다면 지워 버리고 싶을 정도로 조악하다. 신발, 의류, 모자,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도 많다. 무언가를 사고 말고를 떠나서 모든 가게들은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스페체스의 풍경에 녹아 있다. 카페와 레스토랑은 점심이나 저녁 시간을 제외하면 한산하다. 스페체스의 ‘그리스’ 할아버지들은 한산한 카페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나른한 그들의 일상은 여행자들에게 그리스를 말하는 풍경이 된다. 지금은 아니지만 17~18세기의 스페체스는 ‘부富’로 대변되는 섬이었다. 스페체스의 작은 섬에는 범선을 만드는 큰 조선소가 있었고 이곳에서는 화물과 대포를 모두 실을 수 있는 범선을 생산했다. 17세기 이전, 그리스는 해적으로 골머리를 앓았는데 이러한 범선이 생산되며 순조로운 무역이 가능해졌다. 스페체스 섬에 부를 가져다준 본거지는 올드하버다. 오늘날 제일 항구의 명예는 다피아 선착장에 내줬지만 당시 올드하버의 영화로운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올드하버에는 요트 등 개인 소유의 배들이 즐비하고, 인근에 자리한 부유한 선박 소유주들이 지은 호화로운 집들이 스페체스 특유의 풍경을 만든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 가옥은 그리스에서 가장 비싼 집들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올드하버는 다피아 선착장에서 2km 정도 떨어져 있다. 다피아 선착장과 가까운 락사리나 부부리나Laksarina Bouboulina의 집도 스페체스 섬이 풍요로웠던 시절에 지어졌다. 부부리나는 1821년 투르크와 맞선 독립전쟁에 전 재산을 내어 놓고 독립군을 이끈 여걸이다. 그리스에서 그녀의 이름을 듣는 건 어렵지 않은 일. 유로를 쓰기 이전 그리스의 화폐인 드라크마에도, 거리 이름에도 부부리나는 살아 있다. 과거나 현재나 변함없이 부부리나를 존경하는 그리스인들 덕분에 스페체스는 풍요로움과와 더불어 영광의 섬으로 불리게 됐다. 부부리나의 집은 1991년에 부부리나 박물관으로 선보였다. 집 안에 오래된 무기와 책, 도자기, 편지와 문서, 그림, 개인 소장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부부리나의 후손이 40분간 영어가이드 투어를 진행하며 6유로의 입장료는 옛 집을 유지, 보수하는 데에만 쓰인다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h 15min 에피다브로스Epidaurus 에피다브로스는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병의 치유를 기원하던 장소다. 에피다브로스에 모인 환자들은 일상의 즐거움을 찾았고, 대규모 반원형 극장은 그렇게 탄생했다. 에피다브로스는 그리스, 로마의 오케스트라 극장 가운데 유일하게 온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기원전 4세기경에 지어진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음향 시스템 또한 완벽하다. 에피다브로스의 무대에는 당시의 음향 시스템을 시험하고자 전 세계 여행자들이 줄을 선다. 소리를 치는 이들도, 노래를 부르는 이들도 있다. 객석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도 소리는 잘 들린다. 소리가 벽을 치고 증폭돼 울리는 것마냥 아주 잘 들린다. 에피다브로스의 반원형 극장은 1만4,0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입장료 6유로 1h 30min 나프플리온Nafplion 펠로폰네소스 반도 아르골리우스 주에 자리한 나프플리온. 투르크와의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후 그리스 임시정부가 들어선 곳이기도 하다. 나프플리온은 아테네와도 2시간 30분가량 거리로 가까워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다. 나프플리온을 기점으로 삼고, 에피다브로스를 함께 돌아보면 된다. 타운 홀이 자리한 신타그마 광장은 나프플리온 여정의 출발점이다. 여유가 된다면 나프플리온이 한눈에 조망되는 아크로 나프플리온과 팔라미디 성채에 올라 본다. 아크로 나프플리온의 언덕 아래로는 바다 혹은 골목으로 이어지는 길이 여러 갈래로 펼쳐진다. 카페와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는 나프플리온의 골목은, 일상이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그런 일이 늘 그렇게 일어나는 것처럼 골목 사람들은 여유롭다. 나프플리온의 개들도 골목 개 행세를 한다. 원색의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프플리온의 골목에서는 여행자가 아닌 척, 그들의 생활에 녹아 들어 골목 사람처럼 굴고 싶다. 하지만 이런 마음은 꽃보다 화려하게 치장한 기념품 가게에서 꺾이고 만다. 어느 관광지에나 있는 그저 그런 기념품이 아니라 꽤 괜찮은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몇 있어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골목을 벗어나 바다로 난 길로 향하면 바다 위에 떠 있는 성채가 보인다. 부르지 섬이다. 베네치아인들의 요새였던 곳으로 19세기에는 사형 집행인들이 은퇴 후 이곳에서 생활했다 한다.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터키항공 02-3789-7054 www.turkishairlines.com ▶travie info 항공 한국에서 그리스로 가는 직항은 없다. 터키항공을 이용해 인천, 이스탄불, 아테네를 연결하면 빠르고 편리하다. 인천과 이스탄불 구간은 매일 1회, 이스탄불과 그리스 구간은 매일 4회 운항된다. 시차 그리스가 한국보다 6시간 느리다. 화폐 유로를 사용한다. 2013년 7월 기준, 1유로는 1,477원. 전압 220V, 50HZ. 한국의 전기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은, 견디자면 한없이 길고, 만끽하자면 너무나 짧은 계절이다. 아드레날린 펑펑 샘솟는 여름 레포츠! 그러나 하드코어는 좀 곤란하다면 가볍게 팅!핑!킹! 여름날 웃음 팡팡 튀는 산하로 가자.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봉화군청 www.bonghwa.go.kr, 영주시청 yeongju.go.kr, 모두캠핑 www.modecamping.com ●Rafting 낙동강 상류 이나리 강변 영차, 으싸 물 위의 전력질주 스키 한번 못 타고 겨울을 보낸 섭섭함을 기억한다면 이 여름이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래프트에 몸을 싣는 일이다. 래프팅의 계절은 여름보다 짧기 때문이다. 인제 내린천도 가봤고, 정선 동강도 가봤고, 한탄강도 가봤지만 낙동강은 처음이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초행자들을 놀래키려는 듯 낙동강 발원지에서 가까운 봉화 이나리 강변은 거친 물살을 쏟아내고 있었다. 며칠 전 내린 장마비가 한몫 단단히 했다. 장마 때는 도로에서 불과 1m 아래까지 차오를 정도로 수위가 높아지는데 래프팅의 스릴은 이 수위와 정비례한다. 보통 래프팅은 6~9월까지 석 달간 허락되어 있지만 첫물과 끝물은 마니아들이 움직이는 시기이고, 일반인들에게는 7~8월 두 달간이 무난하다. 35번 국도를 타고 상류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 십여 개의 보트가 차창 밖으로 스쳐갔다. 봉화 래프팅은 봉화나루터에서 시작하여 길게는 청량교까지 코스가 이어진다. 상류에서부터 순서대로 관창교, 오마교, 관창1교, 청량교 등의 다리 부근에 선착장이 있는데 짧게는 6km, 길게는 10km까지, 여러 코스가 있다. “위험한 곳과 재미있는 곳은 다르다!” 베테랑 가이드의 연륜 어린 충고가 귀에 쏙 박혔다. 스릴을 추구하는 자들에게는 ‘위험하다!’는 경고가 유혹으로 들리겠지만 래프팅의 재미는 여러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수량이 많고 거친 물살이 간혹 나타나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노련한 가이드의 안내와 팀워크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안전이다. 그래서 몸을 푸는 준비 운동과 안전교육은 필수다. 무게가 60kg이 넘는 10~12인승 보트는 여러 명이 힘을 합쳐야만 운반도, 운행도 가능하다. “봉화의 래프팅 코스에는 두 가지 고비가 있는데요, 첫 번째 것은 위험하기만 하고 재미있는 곳은 아니고요, 두 번째 고비는 좀 위험하지만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그의 설명을 듣고 보니 하얀 포말이 올라오는 지점이 다가올수록 물속에 자갈이 구르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소용돌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트 바닥에 부착된 발고리에 안전하게 발을 고정하고 구령에 따라 몸을 앞뒤로 숙이기도 하고 힘차게 패들을 저으니 어느새 수면이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미 몸은 흠뻑 젖은 상태. 아드레날린의 세례를 받은 듯하다. 가이드가 경고했던 두 개의 고비를 넘기고 나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이빙 타임! 바닥이 보이질 않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물길을 잘 아는 가이드들이 파악해 둔 다이빙 지점은 수심이 깊어서 다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자세로 입수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저절로 환호성이 터진다. 그 소리에 놀란 두루미가 멀리서 날아올랐다. 물길 따라 그냥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래프팅은 의외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몇 번 물에 빠지고 나니 (그래서 물을 삼키지 않는다면) 배가 홀쭉해져 있다. 종료 지점이 가까워지면서 몇 팀과 캔 맥주 내기 레이싱을 해서 더 그랬을지도. 단단하게 조였던 구명조끼가 다 헐렁하게 느껴질 정도. 당장 식당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뿐일 때 낙동강레포츠센터의 넓고 깨끗한 샤워장은 참 고마운 존재였다. 생사고락을 함께한 후에 나누는 밥상은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했고, 맛있을 수밖에. 한여름이 꿀맛이다. ▶Rafting Gear 래프트 래프팅은 2차 세계대전 후 남은 군용 고무보트를 운송 수단으로 사용했다가 레저용으로 확산됐다. 작게는 3~4인용(45kg, 3m60cm)부터 크게는 12인용(64kg, 4m50cm)까지 있으며 PVC나 고무재질로 만들어진다. 고무 래프트 한 척의 가격은 보통 300~400만원 사이다. 구명조끼 수영을 못해도 래프팅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구명조끼다. 체중 120kg까지 안전하다. 착용요령은 가슴둘레가 꼭 맞도록 몸통의 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다리 고정끈까지 확실하게 채워야 물에 빠졌을 때 조끼가 벗겨지지 않는다. 안전모 너무 크거나 작은 사이즈는 불편할 뿐 아니라 안전하지도 않으므로 적당한 사이즈를 골라서 착용해야 한다. ▶travie info 낙동강 래프팅 경상북도 봉화군 명호면의 35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중앙래프팅(054-672-0802), 봉화래프팅(054-673-0890), 청량산래프팅(054-674-1999) 등 여러 업체를 발견할 수 있다. 소요시간 2~3시간 요금 1인당 2만~3만5,000원(코스별) 봉성 청봉숯불구이 봉화군 봉성면은 솔잎향이 가득한 돼지숯불구이로 유명하다. 춘향목에서 딴 솔잎이 잡냄새를 제거하고 육질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비결. 숯불 화덕에서 구워 오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걸리지만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직접 띄운 메주로 만든 된장찌개도 일품. 돼지 숯불구이 1인분 1만8,000원 문의 054-672-1116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Camping 연천 조각공원 캠핑장 예술이 있는 풍경 그리고 캠핑 <1박2일>, <아빠, 어디가>의 영향력이 대단하긴 하다. 여행을 귀찮아하시는 어머니의 입에서 ‘캠핑 한번 해보자!’라는 제안이 먼저 나오다니. 부모님의 로망을 풀어 드리긴 해야겠는데 한번 쓰자고 비싼 캠핑장비를 구입하기는 그렇고, 또 막상 텐트생활을 불편해 하실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 끝에 나온 답은 캐러밴이었다. 여름의 위세는 당당했다. 주차장에 내려서 고작 10여 미터를 걸었을 뿐인데 말 그대로 뙤약볕 샤워. 이 순간 드는 생각은 아무리 자연 속의 캠핑이라지만 텐트가 아닌 캐러밴을 예약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주방용 에어컨과 침실용 에어컨을 가동하니 차 안 공기는 금세 뽀송뽀송, 시원해졌다.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둘러보니 6인승 캐러밴은 펜션 시설 못지않았다. 전면에는 커플을 위한 큰 침대와 전용 에어컨, 후면에는 2층 침대 2개가 있었다. 중앙부의 주방에는 가스레인지와 냉장고는 물론이고 식기와 밥솥 등 모든 주방도구가 갖춰져 있으니 늦은 점심식사 준비도 뚝딱 이루어졌다. 게다가 평면 TV까지. 또 하나의 집이다. 캐러밴에 딸린 파라솔 테이블 옆으로 대형 그늘막 설치가 끝날 무렵 아버지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셨다. 냉장고에서 금방 꺼낸 맥주 한 캔. 그렇게 온 가족이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어린시절 부산 외갓집 앞 평상에 할머니, 이모, 삼촌까지, 온 가족이 모여 수박을 깨먹던 추억이 몇십 년의 시차를 뚫고 달려와 있었다. 그때 어린 나 대신, 꼭 그 또래의 조카가 뽀로로 캠핑의자에 앉아 있을 뿐. 열기가 가시고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할 때쯤 공원 산책에 나섰다. 좀 전까지 예사로 보았던 물체들에 다가서니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멀리서 돌멩이인 줄 알았던 연못가의 검은 물체들은 세심하게 배치된 군화 수십 켤레고 그냥 장대라고 생각했던 쇠철봉 위에 녹슨 철조망이 걸려 있었다. 저 멀리 검은 천막은 미국의 군용막사였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도 매년 6월 민통선예술제를 주최하고 있는 미술관다운 작품들이었다. 서울에서 불과 2시간을 달려왔을 뿐인데 분단이라는 현실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이곳에 설치된 대형 작품들은 대부분 석장리 조각공원의 관장인 박시동 화백의 것이고 곳곳에 소품들이 숨은 듯 전시되어 있다. 분단과 평화에 뜻을 둔 작품들도 있지만,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주제를 표현한 작품들이 푸른 잔디밭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석장리 조각공원이 캠핑 캐러밴 사이트로 변신한 것은 지난 6월의 일이다. 기존에 전시되어 있던 작품들 사이로 모두 17대의 캐러밴이 자리를 잡았다. 예술을 테마로 하는 독특한 오토캠핑장이 생긴 것이다. 캠핑장 운영을 맡고 있는 김규호씨의 부지런함과 싹싹함 뒤에는 아버지 김명환씨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캐러밴 등 특수차량을 생산하는 (주)두성특장차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명환씨는 일반인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캠핑장 운영에 대한 컨설팅과 강연도 맡고 있다. 전국에 캠핑장이 급증하는 추세에서 테마와 개성이 없으면 금방 도태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런 의미에서 연천 조각공원점은 야생 버라이어티 캠핑보다는 느긋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캠핑장이다.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정성들여 가꿔 온 정원처럼 아늑하다. 생태보고지역인 최북단 제1땅굴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지난 15년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채 재배해 온 야생화와 약초들은 효소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약을 치지 않아 파리가 많은 것이 흠이었지만 살충제를 뿌리면 반딧불들도 함께 사라질 것이 고민이라고. 박시동 관장 내외가 거주하는 집과 작업실이 뒤편에 있고, 주차장 뒤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손수 만들었다는 황토방 3채가 있다. 그중 하나는 효소저장소로 사용 중이다. 9월부터 관장 내외가 지도하는 도자기 체험, 사진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개시할 예정이며 수년 동안 숙성시킨 효소도 구입할 수 있다. 또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50명 이하 단체를 위한 여행지로도 제격. 야외부대와 황토방 펜션 등 다른 캠핑장에는 없는 시설도 있다. ▶Camping Gear 캐러밴을 이용하는 가장 큰 장점이 캠핑 장비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긴 하지만 한 두가지만 더 준비하면 캠핑의 재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끽할 수 있다. 캠핑 의자 보통 캐러밴 옆에 피크닉 테이블이 있지만 이동이 어렵고 좁기도 하다. 편하게 옮겨 앉을 수 있는 캠핑 의자가 있다면 경치 좋은 자리, 시원한 자리에서 독서를 하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작은 테이블과 그늘막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화롯불 지피기 캠프파이어가 없다면 캠핑의 낭만을 절반도 즐기지 못한 것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숯불 바비큐용 화로를 빌려주기도 하지만 이와 별도로 장작을 구입해서 모닥불을 만들면 밤새 불가에 모여서 도란도란 즐길 수 있다. ▶travie info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은 캐러밴 전용 캠핑장으로 2인용, 4인용, 6인용까지 총 17대의 캐러밴이 있다. 원래 석장리 조각공원이었던 캠핑장에는 조각품과 설치미술, 연못과 잔디정원으로 꾸며져 있으며 2채의 황토펜션도 운영 중이다. 태안반도의 학암포 캠핑장과 영종도의 왕산 제휴점도 있다. 주소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석장리 875 요금(최저요금기준) 스탠더드 8만원(2인용), 디럭스 11만원(4인용), 스위트(6인용) 14만원, 황토펜션(2인용) 10만원 문의 1544-6615 www.modecamping.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ekking 청량산·죽령옛길 참! 시원한 여름 숲길 그 좋아하던 등산도 여름이면 잘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러나 내공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여름 숲이 얼마나 시원한지를. 그 계속물이 얼마나 차가운지를. 봉화 청량산 물과 함께 걸었네 청량산 산행은 보통 ‘입석’에서 시작된다. 이름 그대로 서 있는 돌. 뚝 떨어져 나온 커다란 바위가 마치 이정표처럼 서 있다. 탐방코스는 5가지로 짧게는 2시간(4km) 코스도 있고 정상을 넘는 코스는 5시간 40분(7km) 정도를 잡아야 한다. 물병 하나 들고 오르기 시작! 청량산淸凉山은 수려한 풍경 때문에 금강산과 비교하여 ‘소금강’으로 불리는 곳이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과 재산면, 안동시 도산면과 예안면에 걸쳐 조선시대에 풍기군수로 재직했던 주세붕이 직접 명명했다는 12개의 봉우리(내산內山 9개, 외산外山 3개)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최고봉은 장인봉870m이다. 30분 정도 걸어가니 반가운 쉼터가 나왔다. 청량정사를 먼저 방문해야 정석이겠지만 발길이 먼저 닿는 곳은 바로 옆에 위치한 ‘산꾼의 집’. 칠순이 넘은 기인 이대실 선생이 이 집의 주인이다. 서예, 달마도, 가야금, 무예 등 다방면에 재능이 많은 그는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몄고 직접 제작한 소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후한 인심 덕에 이곳에 들르는 나그네는 누구나 따끈하고 달큰한 약초차를 공짜로 마실 수 있다. 원하는 만큼 마시되 컵을 헹구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였다. 입구에서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 들이키고 나니 뼛속까지 시원해진다. 경사면에 위아래로 펼쳐진 청량사의 중간 허리쯤에 이미 도착해 있었다.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창건된 청량사는 산 중턱쯤, 마치 부채를 펼쳐서 세워놓은 듯 비탈진 절벽 아래 독특한 가람배치를 이루고 있었다. 전성기에는 산 곳곳에 암자가 27개나 되었다지만 지금은 조선 후기 양식을 보여주는 유리보전과 원효대사가 머물렀다는 응진전이 가장 수려한 모습을 자랑한다. 이번에는 그 냉수의 힘으로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목적지는 해발 800m 지점의 하늘다리. 2008년에 설치한 하늘 다리는 솟아오른 두 개의 봉우리, 자란봉과 선학봉의 정상을 연결한 길이 90m의 산악현수교다. 다리 가운데 지점에는 투명한 복합유리섬유 바닥재를 사용해 마치 허공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했지만 오래돼서인지 불투명해져 버렸다. 어쨌든 아찔한 풍경인데 운동화를 신은 소년들은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청량사에서 선학정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에는 졸졸졸 계곡물이 따라 내려온다. 고대에는 수산水山이라고 불렸다는데, 그만큼 12봉 사이 계곡마다 물이 풍부했었나 보다. 그 조잘대는 물소리만으로도 청량하기가 그지없다. 청량산도립공원 mt.bonghwa.go.kr 054-679-6651 영주 죽령옛길 ‘잠시 쉬었다 가게나!’ 소백산국립공원의 둘레에도 길이 흐른다. 충북 단양, 강원 영월, 경북 영주에 모두 걸쳐 있는 소백산자락길이다. 총 12개의 자락길 중에서 죽령옛길은 3자락(11.4km)을 구성하는 3개의 길(죽령옛길, 용부원길, 장림말길) 중에서 첫 번째 문화생태탐방로다. 그러나 죽령옛길(2,8km 50분)의 역사는 신라 아사달과 15년(1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풍령, 문경새재와 함께 영남과 다른 지방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통로였고 조선시대 유생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거쳤던 곳이기도 하다. 그 선비들이 쉬어 가곤 했던 주막과 마방은 1900년대 초까지도 운영을 했었다. 지금은 다 무너진 돌담의 흔적으로만 남아 있지만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어르신들도 아직 계시다. 주막에서 들이킨 약주 한잔의 힘을 보태지 않았다면 고갯길은 더 힘겨웠을 것이다. 구름도 자고 간다는 추풍령이 고작 해발 221m이니 해발 689m의 죽령을 넘는 구름들은 사나흘 푹 묵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이 길을 오갔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는 퇴계 이황 선생도 포함된다. 형제간의 우애가 지극했던 퇴계 이황 선생과 형 온계 이해 선생이 서로를 배웅했던 계곡자리가 남아 있었다. 고속도로가 깔리면서 쓸모가 없어진 죽령옛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우거진 풀숲에 잠식되나 했지만 트레킹 붐을 타고 다시 빛을 찾았다. 지금은 국가명승 30호로 지정되었고 12자락 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몇해 전 이 길을 걸었을 때에는 소백산역(구 희방사역)에서 시작해 죽령마루까지 오르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반대 방향으로 내려갔다. 나무 계단과 데크가 놓이고 도로변에는 정자까지, 길은 제법 정비가 되어 있었다. 숲길이 끝날 무렵에는 사과, 자두, 호두가 알차게 영글어 가는 과수원이 나왔다. 열매는 여름이라는 뜨거운 에너지의 집약일지도 모르겠다. “여름에 걷기에는 정말 최곤데요!” 누군가의 탄성이 지나갔다. ▶travie info 송이돌솥밥 봉화는 전국 최대 송이 주산지다. 송이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돌솥밥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솥밥을 푸기 전에 송이 한 점을 참기름장에 찍어서 그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것이다. 봉화에서 나는 신선한 나물반찬들이 입맛을 돋운다. 송이요리전문점 솔봉 송이(봉화읍 내성리, 054-673-1090) 돌솥밥 1만5,000원 약선정식 청정지역에서 재배해 향이 깊고 부드러운 나물들을 간수 뺀 소금과 효소 등으로 맛을 낸 약선요리는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인삼요리와 한방인삼김치를 전문으로 하는 약선당은 2010년 세계약선요리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순화 여사가 창업했고 아들 이정훈씨가 대를 잇고 있다. 약선당(영주 봉현면, 054-638-2728) 약선정식 2만원, 인삼정식 3만원
  • [데스크 시각] 민주당의 수영법/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민주당의 수영법/이지운 정치부 차장

    수영 강사가 어느 정도 수영을 익힌 수강생들에게 얘기 중이다. “이제 방법도 좀 알 것 같고 자세도 좀 익어가는 게 느껴지시나요?” 고개를 끄덕이는 수강생들. “그 자세가 편안해지면서, 나한테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드세요?” 이어지는 강사의 말, “그건 전부 틀린 자세라고 보면 됩니다.” 돌연 단호해지는 목소리. “생각해 보세요. 이 수준에서 어떻게 편해질 수 있겠어요. 습관이 되면 고치기 힘들어요. 가르쳐 드린 대로, 원칙대로 하세요!” 오랜만에 만난 후배에게 해준 얘기다. ‘도대체 앞이 안 보여 답답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 보좌관에게 달리 위로해줄 말이 없었다. “야당은 원래 편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할 수밖에. 정보의 비대칭성은 야당을 힘들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정권이 무슨 카드를 들고 있는지 알기도 어렵고, 언제 어떻게 사용될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사안별 대응도, 전략의 수립도 쉽지 않다. 새 정권 출범 이후 지난 6개월의 민주당이 그랬던 것 같다. 힘들었으리라. 그럼에도 민주당의 영법(泳法)은 한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혹 편한 자세로 수영을 해온 습관은 없었는지. 되짚어 보니 확실히 그런 것이 띈다. ‘1기 야당’ 시절인 이명박 정권에서부터 이어져온 습관으로 ‘촛불’로부터 밴 것이 아닌가 싶다. 야당이 되자마자 가장 어려워야 할 것 같을 때, 10년 만에 다시 해본 야당은 의외로 쉬웠다. 광우병 시위로 이명박 정권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2년 뒤 지방선거에서는 예상 밖 선전으로 대망의 꿈을 되살렸다. 비장한 톤으로 “2017년을 차분히 준비하겠다”던 민주당 브레인들이 2012년을 직접 겨냥하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였다. 곧바로 문재인 전 비서실장을 대선 후보로 세우려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무상 급식’은 흥행의 절정이었다. 지난 몇 년 여당과의 이슈 대결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전장이었다. 2년여 공방 내내 주도권을 쥐었고, 2011년 8월에는 마침내 오세훈 시장 몰아내기에 성공했다. 승승장구한 전투 때문이었는지, 민주당은 곳곳에서 ‘치밀함’의 부족을 드러내곤 했다. 천안함 사건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의혹론에 냅다 올라타 한참을 달리더니, 김한길 당 대표는 그 길을 거슬러 오느라 취임 이후 열심히 군부대를 방문해야 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슈에서 가던 길을 거꾸로 질주했다. 이후의 종적은 찾을 수가 없다. 너무 편하게 생각한 것 아닐까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일들이다. 편하게 한 것으로 따지면 지난 대선전만 한 것이 없다. 후보 단일화 문제에서는 지지자보다 더 도취된 모습도 보였다. 지금도 촛불은 민주당에 달콤한 유혹일 수 있다. 사실 감정 해소에 그만한 것도 없다. 그러나 국정원 대선 개입 규명 문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세밀하게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 재래식으론, 요즘의 정치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힘들다는 걸 민주당도 모르지는 않아 보인다. 다만 숨은 가빠 오고 몸에 익어온 자세가 편해질 때가 문제다. 수영강사의 마무리는 이랬다. “편한 자세로는 절대로 안 돼요. 저도 실력이 쑥쑥 느는 것 같다가 초보부터 다시 시작했거든요.” jj@seoul.co.kr
  • 뉴칼레도니아 원시기록

    뉴칼레도니아 원시기록

    이 작은 섬나라에 ‘낙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소설1)과 드라마2)였다. 여행기자로서의 명명은 좀 달라야 한다는 부담감. 그러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찬사는 이미 다 사용됐다. 검증만이 남았다. 1)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일본 여류작가 모리무라 가쓰라가 1965년 출간한 소설로 우베아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베아는 뉴칼레도니아 본섬에서 북동쪽으로 자리잡은 로와요떼 군도 중 하나다. 소설(영화화되기도 했다)의 유명세 덕택에 일본인들이 종종 찾아오지만 아직 개발의 손길을 덜 타서 파라디 우베아라는 이름의 호텔이 하나 있을 뿐이다. 2) <꽃보다 남자> 2009년 초 방영된 KBS 드라마로 뉴칼레도니아에서 촬영된 장면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켜 한국에 ‘프렌치 파라다이스’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민호(구준표 역), 구혜선(금잔디 역), 김현중(윤지후 역), 김범(소이정 역), 김준(송우빈 역) 등이 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프랑스 죄수들이 건설한 도시 누메아에는 현재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40%가 살고 있다 New Caledonian History 그들은 배를 타고 왔다 섬이란 묘한 곳이다. 그 은근한 고립감은 사람을 유혹하기도 하고, 또 숨 막히게 하기도 하므로. 뉴칼레도니아는 침묵 같은 섬이다. 한번 흘러들어간 이야기조차 다시 나오는 법이 없다. 여기서 영원히 머물러도 좋다고 생각해서였을 것이다. 그것이 낙원의 속성이므로. 그 섬에 죄수들을 보낸 이유 1864년 5월, 처음 이 섬에 도착한 프랑스 죄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가장 가깝다는 대륙인 호주조차 1,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고립무원의 섬이 그들에게 낙원으로 보일 리 없었다. 정치범, 관습범, 매춘부, 강제 추방자들은 지금도 비행기로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거리를 몇 달간 배에 실려 항해한 끝에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 도착했다. 지금은 본섬인 라 그랑드 떼르와 하나로 연결된 누메섬이 당시 입도하는 죄수들이 건강검진을 받던 관문이었다. 이 섬의 원래 주인은 3,000년 전부터 살고 있었던 카낙족Kanak1)이었지만 뉴칼레도니아라는 이름을 붙여 준 것은 제임스 쿡(1728~1779) 선장이었다. 1774년 항해에서 자신의 고향이었던 스코틀랜드(옛 이름이 ‘칼레도니아’였다)를 연상시키는 섬을 발견하고 뉴칼레도니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1853년 이 섬을 점령한 사람은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였고 프랑스식 정식 명칭은 누벨칼레도니Nouvelle-Caledonie다. 수도 누메아Noumea를 프랑스처럼 만드는 과업은 죄수들의 몫이었다. 1864년 첫 이송 이후 22년 동안 2만1,000여 명의 프랑스 죄수들이 75회에 걸쳐 뉴칼레도니아에 실려 왔다. 98%의 남자, 2%의 여자(고아, 과부, 창녀, 알콜중독자 등)로 구성된 그들은 8년간의 의무 노동으로 항구와 도시를 건설했다. 우엔토로 언덕128m이나 F.O.L 전망대에 올라가면 당시에 지어진 ‘신식민지 스타일’, 혹은 ‘뉴트로피컬 스타일’ 건축물들이 알알이 섞여 있는 풍경이 촘촘하게 들어온다. 1877년 완공된 (현재의) 누메아 시립 박물관이나 1887년부터 10년 동안 건설한 생 조셉 성당2)도 그중 하나다. 형을 마친 사람 중 많은 인원이 섬에 남았다. 가족들의 여행 경비를 지원할 정도로 프랑스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이었다. 누메아의 고아만Baie de L’Orphelinat에는 이름 그대로 고아원이 있었다. 이곳 출신들은 대부분 죄수들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00만명 미군이 남긴 것 낙원이 따로 있겠나. 정 붙이고 살다 보면 낙원이지. 하지만 1853년 니켈3)이라는 노다지의 발견은 뉴칼레도니아를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들었다. 땅속이 다 금고라서 이 ‘그레이 골드’를 그냥 꺼내 쓰기만 하면 된다. 그 수혜를 받는 뉴칼레도니아의 인구는 고작 25만여 명. 그래서 이 섬에는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인구의 15%가 20세 이하라서 섬은 여유로우면서도 활기차다. 이주민과 기독교도의 증가에 따라 식민 체제를 굳힌 이 섬에 낯선 신인류가 착륙한 것은 1942년이었다. 이후 4년 동안 15척의 군함을 타고 자그마치 100만명이 넘는 미군이 이 섬을 거쳐 간 이유는 뉴칼레도니아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군과 연합군의 태평양 사령부였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고 퇴군길에 미군은 들고 왔던 무기와 군함을 거두어 갔지만 초콜릿, 껌, 코카콜라, 비타민, 파이, 담배 등을 남겨 놓았다. 재즈와 클럽 문화도 남겨졌다. 별다른 나이트라이프가 없는 섬에서 클럽은 여행자들의 오아시스가 됐다. 해상에 방갈로처럼 떠 있는 레스토랑과 바 ‘르 루프Le Roof’는 젊은이와 여행자에게 지나치기 어려운 방앗간이라 주중에도 항상 붐비고 주말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멜라네시안4) 혼열인 듯 건강한 피부색을 지닌 여인의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미군들은 구매력이 높은 손님이기도 해서 뉴칼레도니아에 처음 상점이 생긴 것도 이 시기였다. 그린 파파야 사슴 구이, 생선 샐러드, 일데뺑의 달팽이 요리. 박쥐 스튜 등은 뉴칼레도니아에서 처음 맛보는 별미였다. 과일과 채소를 파는 상점들도 생겨났다. 모젤 항구Port Moselle 앞 아침 시장의 풍경 너머에 그런 스토리가 있었다니, 생선 한 마리도 예사롭지 않다. 와인, 치즈 등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도 분명하고 낯선 열대의 과일, 아시아 음식들, 그리고 마이크로네시안의 주식인 타로토란와 얌참마 등, 작은 시장 안에 뉴칼레도니아의 역사와 문화가 모두 섞여 있었다. 뉴칼레도니아는 이제 프랑스의 식민지가 아니라 자치령이다. 2차 세계대전 전후 가속화된 인종차별금지와 탈식민지화의 영향으로 1946년에는 시민권 권리 법규가 금지되었고 1957년에는 보통 선거권이 실행됐다. 1998년에는 누메아 조약을 통해 자치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이점 때문에 실제로 완전 독립을 원하는 여론은 크지 않은 편. 하지만 낙원에도 만장일치란 없는 것인지, ‘선 경제자립, 후 독립’을 주장했던 카낙의 민족지도자 ‘장 마리 치바우Jean-Marie Tjibaou’는 1989년 극단주의자에게 암살당하고 말았다. 2014년과 2018년에 독립과 관련된 투표가 있을 예정이지만 찬성이 다수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한다. 1) 카냑족 멜라네시안에 속하는 카냑족은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절반 이상이며 나머지는 유럽 혼열과 아시안, 폴리네시안 등이다. 하와이 말로 ‘사람’을 뜻하는 ‘카나카’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전통의상인 뽀삐네popinee를 고수하며 아직도 짚으로 만든 지붕에 흙벽으로 이뤄진 전통 가옥 ‘꺄즈case’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2) 생 조셉 성당 꼬꼬디에 광장 근처 경사면에 우뚝 자리한 생 조셉 성당은 당시 남태평양 유일의 고딕성당이었다. 지금도 누메아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소리 울림이 좋아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공연을 한 적도 있다.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99%는 기독교이며 구교와 신교의 비중이 6:4 정도다. 3) 니켈 뉴칼레도니아는 캐나다,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 니켈 수출국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25%, 생산량의 12%를 차지한다. 채광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초기에는 산에 불을 놓아서 오래도록 꺼지지 않으면 니켈광산이 있는 곳으로 추정했다. 가볍고 단단해서 동전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한국에서는 수년 전 포스코가 진출해 광산개발사용권과 한국수출권을 획득했다. 4) 멜라네시안 멜라는 ‘검다’는 뜻으로, 원주민들이 피부색이 어두워서 붙여진 이름. 오스트리아 북동쪽으로 파푸아뉴기니, 비스마르크 제도, 솔로몬제도, 뉴헤브리디스, 바누아투, 피지 등이 멜라네시아Melanesia에 속한다. 서태평양 지역은 폴리네시아, 마이크로네시아, 멜라네시아로 구분되지만 그 기준은 그리 명확치 않다. New Caledonian Ecosystem 야떼를 여행하는 법 잠깐 사이였는데 일행을 놓쳤다. 좀 전까지 사람을 피해 일정한 거리를 두며 숨바꼭질을 하던 카구Cagou새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상대가 수적으로 적다는 것을 파악하자마다 눈빛이 달라졌다. 빨간 눈동자로 레이저를 쏘듯 째려보며 포위망을 좁혀 왔다. 겁 없는 녀석들. 그러나 오싹한 기분.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쳐야 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지구상에서 오직 뉴칼레도니아에만 살고 있으며 국조로 보호받고 있는 카구새1)는 날지 못한다. 울음소리도 얄궂어서 마치 짖는 듯하다. 천적이 없어서 나는 기능이 퇴화할 정도로 태평성대를 누리던 카구 새들은 개와 고양이 등 뉴칼레도니아에 살지 않았던 외래종이 유입되면서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현재는 400여 마리밖에 남지 않는 국제보호조류다. 놀라운 것은 카구새가 뉴칼레도니아에 사는 7,000여 가지 희귀 동식물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 이 섬이 아니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나무와 꽃들의 원조는 공룡 시대 이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간단히 말해 뉴칼레도니아는 생태적으로 시간이 멈춘 섬이다. 그 이유는 지리적 환경에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뉴질랜드, 호주와 남극과 함께 곤드와나Gondwana 대륙에 속해 있다가 약 6,000만년 전에 뉴질랜드와 함께 떨어져 나왔다. 그후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가라앉아 2,300만년 전 즈음에는 대륙의 93%가 바다 밑으로 잠겨 버렸다. 그때 가장 높은 지대에 속했던 지역이 현재의 뉴칼레도니아와 뉴질랜드다. 오랜 시간 동안 극적인 지각변동과 기후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뉴칼레도니아는 여전히 공룡시대와 가장 유사한 생태계를 유지고 있다. ‘생물학적 노아의 방주’, ‘생태계의 엘로라도’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종 다양성에 있어서 아마존, 인도-말레이시아, 파푸아뉴기니, 마다가스카르에 이어 세계 5위로 꼽힌다. 그 원시의 자연은 멀리 있지도 않다. 누메아의 주택가에서는 마당의 정원수가 바오밥 나무다. 붉게 펄럭이는 꽃 때문에 불꽃나무라고 불리는 플레시아나도 흔한데 역시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나무다. 공원의 절반 정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블루리버파크The River Blue Park라면 또 얼마나 많은 희귀종들을 보유하고 있겠는가. 수도 누메아에서 남동쪽으로 1시간 정도 차를 몰아 야떼Yate지역에 도착했다. 공룡보다 오래된 소나무 가이드 프랑소와 트랑Francois Tran씨는 생태학자이자 한번 들은 한국어 단어까지 정확하게 구사하는 비상한 기억력,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어려운 설명들은 하나로 지루하지 않았다. 뉴칼레도니아의 생태계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적임자였다. 공원으로 진입하는 동안 프랑소와씨가 가장 열정적으로 설명한 것은 아로카리아Aroucaria 나무였다. 뉴칼레도니아의 대표 수종인 이 나무는 사실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기가 힘든 만큼 까마득한 소나무의 조상님이다. 2억5,000만년 전 중생대 초반에 나타났으니 공룡보다 오래 살아남은 셈. 공룡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때 뉴칼레도니아를 찾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로카리아가 추운 날씨에 적응한 것이 지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침엽수종의 소나무이고 더운 지방에서는 잎 모양이 넙적하고 부드러운 카오리 나무가 됐다. 그 잎 모양도 제각각이어서 현재 전 세계에는 19종의 아로카리아 나무가 남아있는데 그중 13종을 블루리버파크에서 볼 수 있다. 숲에서 직접 마주친 수령 1,000년 이상의 카오리 나무는 그 그늘의 폭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높이 40m, 둘레 2.7m, 펼친 가지의 폭이 35m나 된다. 얼마 전에는 수령 700년 이상의 카오리나무 350그루가 새로 발견되기도 했다. 4,50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카오리 나무는 어떤 모습일지는 도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야떼는 열대림과 건조림2)이 섞여 있는 거대한 산림이다. 완주하려면 며칠씩 걸리는 트레킹 코스에 캠핑장, 호수, 연못, 폭포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중에서 블루리버파크는 야떼 호수를 중심으로 9,000ha에 이르는 땅이다. 야떼Yate호수는 수력발전용 댐 건설로 생긴 담수 인공호수다. 호수에 잠긴 냐울리Niaouli3) 고사목은 물비늘을 뚫고 금방이라도 솟아오를 것 같았다. 오래 쳐다보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세기말적인 풍경이어서가 아니라 오후의 눈부신 은광 때문이었다. 드넓은 숲을 탐방하느라 점심 피크닉이 꽤나 늦어졌었다. 프랑소와씨가 만들어 온 새콤한 샐러드에 금방 구워낸 사슴고기, 멧돼지 소시지를 더하니 색다른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프랑스식인지, 원주민식인지 모르겠지만 이날의 점심은 2시간 가까이 충분한 휴식과 수다로 채워졌다. 우리와 계절이 반대인 뉴칼레도니아는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지금쯤은 평균 기온 15~25℃ 사이의 겨울을 관통하고 있을 것이다. 뉴칼레도니아 사람들은 이런 환경을 ‘에버 스프링’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뉴칼레도니아의 숲에는 분명 영원에 가까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블루리버파크 | 위치 누메아에서 동쪽으로 45km 거리. 차로 45분 정도 소요된다. 개장 오전 7시~오후 5시(입장은 오후 2시까지 가능, 월요일 휴관) 입장료 400퍼시픽프랑 문의 687-43-61-24 가이드 투어 예약 칼레도니아 투어스 687-78-68-38 caledoniatours@lagoo.nc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카구새 몸 크기가 평균 55cm로 눈동자는 빨간 색이고 부리도 다리도 붉다. 수명이 30년 정도 되는 카구새는 1년에 1개의 알을 낳아 35일간 품은 후 부화시키는데 분가할 때까지 7~9년 정도를 가족 단위로 생활한다. 날지 못하는 대신 뛰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며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면 한쪽 다리를 세워 바로 도망갈 자세를 취한 상태로 멈춰서 경계한다. 2) 냐울리 껍질이 하얗고 속살은 검어서 나무다멜라누까(블랙 & 화이트)라는 별칭이 있다. 껍질이 마치 종이처럼 벗겨지는데 불이 붙어도 겉만 타고 안은 잘 타지 않아서 목재로 잘 사용된다. 수액에 여러 가지 효능이 있어서 감기약이나 비누를 만들고, 사탕으로 먹기도 한다. 3) 열대림 vs 건조림 칼레도니아의 서쪽 해안지대, 한 해 강수량이 50cm~1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400여 종 이상의 식물들이 살고 있다. 냐울리 나무는 대표적인 건조림 수종이다. 건조한 환경에 적응해서 자라는 키 작은 관목지대를 ‘마이닝 마키아Maquis miniers’라고 부른다. 반면 동쪽 해안의 한 해 강수량은 3~6m 정도라서 풍성한 열대우림을 이루고 있다. 이 중 82%가 고유종이다. New Caledonian Island 비오는 날의 일데뺑 일데뺑Ile des Pins으로 가는 에어칼레도니 비행기는 20분간 태평양 바다 위에 떠 있었다. 바케트를 닮았다는 본섬과 그 둘레로 푸른 띠를 그린 라군들, 그리고 작은 부속섬들을 감상하기 위해서였지만 날이 흐렸다. 뿌연 시야에 잡히는 것은 가물거리는 형상들뿐이었다. 그리고 흐린 날씨는 일데뺑 일정 내내 계속됐다. 부니 나무를 닮은 사람들 기대에 찼던 오로 자연풀장Baie d’Oro et Piscine Naturelle에 도착했을 때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얕은 수심, 투명한 물, 고운 모래사장, 앙증맞은 열대어 무리까지, 완벽한 스노클링 조건을 갖춘 오로 풀장이었지만 단 한 가지, 날씨가 받쳐주지 않았다. 수온이 뚝 떨어져 수영은 포기. 입고 온 비키니가 무색했다. 하지만 그런 날씨조차 자연의 일부가 아니던가. 쭉쭉 뻗은 아로카리아 나무의 결기도,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숨기고 있는 오로만의 청정함도 그대로였다. 해가 없어도 열대어들은 열심히 빵을 먹기 위해 모여들었고, 사위는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게다가 아름다운 해변, 그 하나만을 기대하기에는 일데뺑은 의외로 큰 섬이었고 풍경은 여러 갈래다. 첫 갈래는 일데뺑의 남동부, 귀향자 수용소였다. 1871년 파리 코뮌이 실패로 끝난 후 쏟아진 정치범들, 알제리에서 일어난 까빌 반란 사건의 정치범 등 중범죄자들은 외딴 섬 안의 또 다른 외딴 섬인 일데뺑까지 보내져 수용소에서 생을 마쳤다. 규모가 꽤 컸던 이 수용소는 지금 폐허 위의 폐가로, 넝쿨에 휩싸여 있다. 시간의 옷을 입고, 숱한 이야기의 무대가 되었을 장소의 기운은 예사롭지 않았다. 수용소를 출발한 차가 쿠토 비치Baie de Kuto에서 카누메라 비치Baie de Kanumera로 연결되는 도로를 달릴 때였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울창한 부니Bugny 나무가 드리운 그늘 터널이었다. 부니 나무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거대한 ‘엔트’처럼 금방이라도 어깨를 흔들며 걸어 다닐 것 같았다. 우락부락하지만 강하고 듬직한 모습. 바오 마을Vao Village에서 만난 카낙족의 모습은 부니 나무를 닮아 있었다. 어떤 경계도 느껴지지 않는 적당한 무관심, 그러나 건네는 인사를 따뜻하게 받아주는 온정. 그리고 호기심보다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 이 마을의 중심인 바오 성당은 1860년 죄수들에 의해 건립된 것으로 멀리서 보면 전면 입구의 파사드와 후면의 붉은 첨탑이 퍼즐처럼 겹쳐 스위스 산장처럼 아담해 보인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생 모리스 기념비는 온통 산호석과 전통장승, 꽃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처음 가톨릭을 전파해 준 선교사들을 기리를 마음이 지극해 보였다. 바다거북과 함께 춤을! 일데뺑에서 다시 모터보트를 탔다. 마치 인형 속에 더 작은 인형이 줄줄이 나오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작은 섬에서 또 작은 섬으로, 그리고 더 작은 섬으로 가는 중이다. 아직 정박할 만한 곳이 없는데 보트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다. 거북이의 등장이었다. 뉴칼레도니아의 바다에는 녹색 바다거북, 큰머리 거북, 붉은 바다거북 등이 살고 있다고 들었다. 배의 추격을 물리치고 도망가려는 거북이를 노칠세라 한 남자가 첨벙 물속으로 다이빙을 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이 거북이가 아니라 듀공dugong이었다면 그의 다이빙은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다. 돌고래와 인어 전설의 기원이라는 듀공은 해초를 먹고 살기에 ‘바다의 소’라고 불리지만 몸길이가 3m나 된다니 말이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앵무조개1)도 뉴칼레도니아의 심해 속에 살고 있다. 3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새하얀 모래사장이 등장했다. 마치 사막의 신기루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기이하나 한편으로는 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마저 솟구친다. 배에서 내려 모래섬 위에 발을 내딛고 나서야 비로소 이 새하얀 모래섬이 현실임을 실감케 된다. 지금 내가 내려선 곳이 바로 그 유명한 노깡위Nokanhui Island라는 황홀한 현실. 이 풍경을 가능케 한 것은 라군2)이었을 것이다. 폭이 55~78km밖에 되지 않고 길이는 500km에 이르는 뉴칼레도니아는 섬의 둘레를 따라 세상에서 두 번째로 긴 1,600km의 라군석호이 띠를 두르고 있다. 섬과 산호초 사이의 바다를 이르는 라군은 파도가 없어 항상 잔잔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일데뺑과 로와요떼 군도에 속하는 리푸, 마레, 우베아섬 등의 작은 섬들이 자리잡고 있다. 산호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은 따뜻한 수온과 풍부한 햇볕이다. 산호초가 많으면 물속에 산호공급이 활발해 수중생물에게도 살아가기 좋은 조건이 된다. 그래서 산소탱크를 메고 깊은 바다에 들어가지 않아도 뉴칼레도니아에서는 살아있는 바다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앙증맞은 조개껍데기와 산호 조각을 모아서 손바닥 위에 굴리면 만화경을 보는 것처럼 변화무쌍하다. 그런 자잘한 재미를 만끽하지 않는다면 노깡위를 섭렵하는 산책은 채 20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 산책을 잠시 방해했던 것은 트리코레예라고 불리는 무지개뱀Rainbow Snake이었다. 빠비용처럼 띠무늬를 지닌 이 바다뱀은 물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다 인기척에 놀라서 나무더미 사이로 몸을 숨겼다. 독이 있지만 입이 너무 작아서 사람을 물 수는 없다고 하니 두려워할 존재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손에 쥔 마트료시카 인형은 개인 소유인 메트르Maitre섬이었다. 파도를 헤치는 요트 항해 끝에 도착한 이 섬은 2004년 에스카파드 아일랜드 리조트Escapade Island Resort의 개장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뉴칼레도니아 유일의 수상 방갈로가 S자로 줄지어 선 풍경은 꿈꾸던 바다 위의 휴가를 현실로 재현한 느낌이다. 테라스에 설치된 계단의 마지막 스텝은 열대어가 유영하는 바다다. 비 오는 일데뺑 여행은 마치 그 마지막 계단에서 우뚝 멈춰 서 버린 듯한 느낌이었지만, 그것이 다시 뉴칼레도니아를 가고 싶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뉴칼레도니아 관광청 www.new-caledonia.co.kr, 에어칼린 www.aircalin.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앵무조개 3억4,000만년 전부터 살았던 두족류 동물로 수심 150~600m의 심해에 살고 있다. 지름 20cm, 혹 9cm의 크기로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갈색의 방사상 띠로 이루어진 껍질의 무늬가 앵무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앵무조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누메아 아쿠아리움에서 살아있는 앵무조개를 볼 수 있다. 2) 뉴칼레도니아 라군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24,000㎢의 라군으로 2008년 7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폭이 좁게는 30km, 최대 200km까지 펼쳐진 곳도 있다. 둘레의 총 길이는 1,600km로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다음으로 길다. ▶travie info 항공편 2008년부터 에어칼린이 인천-누메아 사이를 주 2회(월, 토, 약 9시간 30분 소요) 운항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기내 환경 업그레이드로 이코노미 좌석이 기존보다 15도 더 젖혀지며 손잡이도 자유자재로 조절이 가능해졌다. 개인별 최신 통합 리모콘뿐 아니라 USB 및 애플용 포트도 탑재했다. 이 밖에도 한국인 통역원이 탑승하고 있으며 기내식으로 김치를 제공하는 등 지역 맞춤형 서비스도 충실하다. 동계시즌인 10월30일부터는 수·일요일로 요일을 변경해 신혼여행객이 이용하기에 더 편리해질 예정이다. 문의 02-3708-8581 시차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날씨 평균 기온 15~32도 사이의 초여름 날씨. 계절은 한국과 반대다. 화폐 퍼시픽프랑을 쓴다. 한국에서는 달러보다 유로화로 바꿔 가는 것이 유리한데 환전 수수료가 높으므로 웬만한 것은 카드로 결제하는 게 낫다. 물가는 유럽 수준.
  • 하이트진로, 한류 타고 중국 20~30대 ‘유혹’

    하이트진로, 한류 타고 중국 20~30대 ‘유혹’

    “한국 소주와 한국 음식은 궁합이 좋아요.” 지난달 29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취 칭녠루의 대형마트 융왕차오스에서 만난 천모(25)씨는 하이트진로의 ‘명품진로’ 2병을 쇼핑카트에 담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친구를 따라 한국식당에 갔다가 초록색 병에 담긴 참이슬 소주를 마시고 팬이 됐다. 천씨는 “중국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 꼭 술을 곁들이는데 한국 음식에는 소주만큼 좋은 술이 없다”면서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 음식을 좋아하게 된 친구들이 많아져서 함께 소주를 즐겨 마신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증류식 소주인 명품진로를 중국에 출시했다. 이 술은 알코올 함량이 30도이다. 50도를 넘나드는 중국 전통술(백주)보다 훨씬 낮다. 중국 주류시장의 45%를 차지하는 백주는 도수가 낮아 봤자 35도다. 명품진로와 같은 저도주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인 것이다. 토종 술이 득세하는 중국에서 저도주로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뭘까. 하이트진로는 급변하고 있는 중국 주류문화에 주목했다. 소황제, 소공주로 자란 1980년대생 바링허우와 1990년대생 주링허우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주류 소비세대로 떠올랐다. 이들은 독한 술을 싫어한다. 가볍게 즐기는 술 문화를 선호한다. 또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포장마차 장면 등에서 자주 나오는 초록병의 소주를 ‘진로(참이슬)’라는 브랜드로 인지하고 있다. 이충수 하이트진로 중국법인장은 “40대 이상 고객의 입맛은 쉽게 변하기 어렵지만 이제 막 주류를 접하는 20~30대 젊은 세대는 저도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중국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포털사이트 배너광고 등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통술인 백주는 지난 3월 시진핑 주석 체제가 출범한 후 점점 위축되고 있다. 1병에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에 팔리는 백주는 ‘관시’(關係·관계라는 뜻)를 중시하는 중국 비즈니스 관습에 따라 공무원을 위한 선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시 주석이 부패척결을 강조하고 공무 시 금주령을 내리는 등 기강 잡기에 나서면서 백주 시장도 타격을 받았다. 명품진로는 1병(450㎖)에 110위안(약 2만원)으로 중저가에 출시됐다. 부담 없는 선물로 적합하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이 술은 나무통에서 숙성시켜 맛이 깔끔하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은은한 향이 난다. 지난 5월 열린 상하이주류품평회에서 중국술들을 제치고 대상을 받았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시장에서도 도수가 낮은 고급맥주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2.8도의 ‘아이비 라이트’를 출시한 데 이어 이달 초 3.5도의 ‘골드프라임’을 내놓는다. 이충수 법인장은 “앞으로 지역, 연령별로 다양한 중국 현지인들의 수요를 파악해 여러 종류의 주류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현지 맞춤형 제품과 유통망 확장을 통해 중국, 홍콩, 타이완 등 중화권 수출규모를 현재 800만 달러에서 2017년 2500만 달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베이징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긴급출동 24시(KBS1 밤 10시 55분) 1998년 10월 1일 대구 북구 금호강. 갑작스러운 폭우로 불어난 급류에 여중생 3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조대 팀장으로 수색작업에 앞장선 고(故) 이국희 소방관. 쏟아지는 빗줄기와 흙탕물로 변해버린 강물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무서운 상황이었지만 이 소방관은 실종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알기에 수색작업을 강행했는데…. ■월화드라마 굿 닥터(KBS2 밤 10시) 시온(주원)은 자신을 진단의학과로 보내려 하는 소아외과 부교수 도한(주상욱)에게 처음으로 반항한다. 시온은 소아외과 서전(surgeon)의 꿈을 고집하지만, 도한은 그런 시온이 마치 자신의 친동생처럼 걱정스럽다. 한편 윤서(문채원)는 집도를 맡게 된 수술의 어시스턴트로 시온을 지목한다. ■불의 여신 정이(MBC 밤 10시) 정이는 아무 미련도 남아 있지 않다며 분원을 떠나고, 광해는 그런 정이를 허탈한 듯 바라본다. 예전에 살던 곳으로 돌아온 정이와 태도 앞에 갑자기 군관들이 들이닥쳐 태도를 끌고 간다. 광해가 인빈에게 태도를 풀어달라고 하자 인빈은 태도가 자신의 호위무사였다고 말한다. 한편 어머니 연옥의 목소리에 잠이 깬 정이는 가마 앞으로 향한다. ■백세건강시대(SBS 오전 5시 10분)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면서 나들이하기 좋은 가을철이 오고 있다. 야외활동이 잦아지는 계절인 가을철은 성묘 또는 등산, 나들이가 늘어나는 계절이다. 그만큼 감염성 질환에 대한 발병 확률 역시 증가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은 가을철 3대 발열성 질환의 원인 및 진단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요리비전(EBS 밤 8시 20분)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생선 전어. 선선해진 가을바람을 타고 고소한 전어구이 냄새가 사람들을 유혹한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구이 향을 따라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가을 전어를 만나러 경남 사천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어획량이 많든 적든 만족하는 소박한 어부의 마음을 배우러 대포항으로 떠나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아직은 인적이 드문드문 있는 새벽의 주유소.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이곳을 습격하는 이가 있다. 주유소의 뒷문과 벽을 뚫고 보관되어 있던 현금을 모조리 가져가버린 대담한 범인. 자칫 대형 화재 등 위험 요소가 많은 주유소에서의 대담한 범행은 더 큰 참사를 불러올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 터키 유혹한 경주의 아름다움

    터키 유혹한 경주의 아름다움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개막해 오는 22일까지 23일 동안 열린다. 경주엑스포가 해외에서 열리는 것은 2006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이후 두 번째다. ‘길, 만남 그리고 동행’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서는 각종 전시와 공연, 체험, 특별행사 등 8개 분야의 46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경북도와 경주시, 이스탄불시가 공동 주최하고 양국의 문화관광부와 유네스코, 국제연합 세계관광기구(UNWTO) 등 19개 기관이 후원한다. 개막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이스탄불-경주엑스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카디르 톱바시 이스탄불시장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 한·터 합동 공연단은 축하 공연 ‘오랜 인연 꽃이 되다’로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신라 여인과 터키 청년이 맺은 인연이 터키의 한국전쟁 참전과 2002 한·일 월드컵, 한·터 자유무역협정(FTA), 이스탄불-경주엑스포로 이어지며 꽃을 피운다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1일 아야소퍄 박물관 앞 특설무대에서는 우리나라 공연 예술의 진수를 알리는 ‘한국의 소리 길’이 펼쳐졌다. 박범훈(총지휘), 김일륜(가야금), 김덕수(사물놀이), 안숙선(창), 서경욱(독무), 국립국악관현악단의 협연으로 환상의 무대를 연출했다. 행사 기간 내내 이스탄불 전역에서 신라를 비롯한 한국 문화를 알리는 각종 전시회와 공연 등의 행사가 열린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성폭행당한 척…남친 고소로 돈벌이

    전직 간호조무사 김모(31·여)씨는 2011년 5월 준강간 피해 합의금으로 1000만원을 받았다. 이후 성폭행 합의금이 목돈을 버는 수단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김씨는 남성들에게 성관계를 유도한 뒤 협박해 돈을 뜯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자연스럽게 관계를 유도하면서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과거 남자 친구와 학교 동창생, 동호회 회원, 자주 이용하던 편의점 업주 등을 대상으로 골랐다. 그는 술에 취한 척 유혹해 관계를 갖고는 갑자기 정신이 든 것처럼 돌변해 책임을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자신이 피해자인 것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텔 폐쇄회로(CC)TV 앞에서 갑자기 주저앉는 모습을 연출하거나, 남성에게 책임 추궁을 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또 성관계 직후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상대방을 압박, 합의를 종용하도록 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김씨는 2011년 6월과 올해 1월 두 남성을 준강간 혐의로 허위 고소하고, 올해 1월 또 다른 남성에게 고소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다 덜미가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김홍창)는 평소 알고지내던 남성들에게 성관계를 유도하고 ‘강간을 당했다’며 2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25일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렇게 받은 돈을 성형수술비나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 또 사채업자에게 “성폭행 합의금을 받아 갚겠다”며 돈을 빌려 쓰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성범죄를 엄단하는 것과 동시에 죄질이 불량한 무고 사범 역시 원칙적으로 구속수사 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前남친·동창생등과 성관계뒤 성폭행 당했다며 돈뜯어

    전직 간호조무사 김모(31·여)씨는 2011년 5월 준강간 피해자로 합의금으로 1000만원을 받았다. 이후 성폭행 합의금이 목돈을 버는 수단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김씨는 남성들에게 성관계를 유도한 뒤 협박해 돈을 뜯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자연스럽게 관계를 유도하면서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과거 남자 친구와 학교 동창생, 동호회 회원, 자주 이용하던 편의점 업주 등을 대상으로 골랐다. 그는 술에 취한 척 유혹해 관계를 갖고는 갑자기 정신이 든 것처럼 돌변해 책임을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자신이 피해자인 것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텔 폐쇄회로(CC)TV 앞에서 갑자기 주저앉는 모습을 연출하거나, 남성에게 책임 추궁을 하는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또 성관계 직후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상대방을 압박, 합의를 종용하도록 했다.  이같은 수법으로 김씨는 2011년 6월과 올해 1월 두 남성을 준강간 혐의로 허위 고소하고, 올해 1월 또 다른 남성에게 고소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다 덜미가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김홍창)는 평소 알고지내던 남성들에게 성관계를 유도하고 ‘강간을 당했다’며 2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25일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렇게 받은 돈을 성형수술비나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 또 사채업자에게 “성폭행 합의금을 받아 갚겠다”며 돈을 빌려 쓰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성범죄를 엄단하는 것과 동시에 죄질이 불량한 무고 사범 역시 원칙적으로 구속수사 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윌슨! 수염 깎으면 11억 줄게”

    “윌슨! 수염 깎으면 11억 줄게”

    가슴팍까지 뒤덮은 수염으로 유명한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의 투수 브라이언 윌슨(31)이 100만 달러의 유혹에 빠졌다.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적한 뒤 23일 마이애미와의 원정경기 9회 마운드에 처음 올라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내며 성공적인 이적 신고를 마친 그에게 한 면도기 회사가 수염을 깎으면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면도기 회사인 ‘800레이저닷컴’의 설립자 필립 마시엘로는 “만약 우리 면도기가 그의 수염을 깨끗하게 깎을 수만 있다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윌슨과 만났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100만 달러는 윌슨이 다저스에서 받는 연봉과 같은 액수다. 그러나 2010년 중반부터 수염을 기르기 시작한 그에게 수염 깎는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다저스 팬들은 경기장에 가짜 수염을 붙이고 나타날 정도로 그의 수염을 아끼기 때문이다. 마시엘로는 “돈 문제를 제쳐놓고서라도 윌슨의 수염은 미신적인 의미까지 지녀 난관이 예상된다”며 “수염을 깎는 것에 반대하는 팬들의 글이 이미 트위터를 도배했다”고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에 발벗고 나설 때다

    미국의 주지사들이 현대차그룹 최고위 경영진을 상대로 공장 유치를 위한 로비를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을 활용해 미국 공장 신설을 강하게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외국 기업이 국내에 들어오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선진 생산기술이나 경영기법을 배우는 부수 이익도 얻을 수 있다. 정치권과 중앙 및 지방정부는 경제자유구역 등에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네이슨 딜 미국 조지아주 지사는 최근 한국을 찾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을 하고 미국 내 현대·기아차의 안정적인 노사관계와 지방정부의 지원책 등을 설명하면서 공장 신설을 요청했다고 한다. 로버트 벤틀리 앨라배마주 지사도 10월쯤 한국을 방문해 현대차의 공장 설립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해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에도 중국 기업과 똑같은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고 한다.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피아트에서 분사한 트럭 제조업체 피아트인더스트리얼은 법인세 부담을 덜기 위해 영국 이전 계획을 세웠다. 이 업체의 영국행은 경기 침체 속에 투자 유출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는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은 온갖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국적을 따질 필요없이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인식으로 유치에 나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일부 지자체에서 공장 입지 혜택을 주는 등 글로벌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가시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 투자기업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고 규제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SK종합화학과 GS칼텍스가 일본기업과의 합작투자로 각각 1조 3000억원과 1조원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진척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손자회사가 외국회사와 공동 출자해 증손회사를 만들 경우 손자회사의 최소 지분율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투자 유치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은 일부 대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등의 주장에 밀려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정부는 그저께 기업이 요구하는 규제의 89%를 풀겠다고 발표했다. 다음 달 초에는 경제5단체장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하반기 투자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내 기업의 투자도 중요하지만 외국인 투자를 통한 양질의 고용 창출에 더 신경써야 한다. 외국 기업인들은 한국 진출과 관련해 지적재산권 보호와 노사관계 및 세무·금융 부문의 어려움을 주로 호소한다. 부처 간 협업으로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 촉진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 현대사회 문화의 현주소와 운명을 묻다

    문화의 영역에서도 소비자라는 말은 이제 낯설지 않다. 창작자와 구분지어 문화예술을 누리는 입장과 주권을 강조하는 개념으로도 통한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문화예술의 소비자는 시장 논리에 들어 있다. 실제로 문화는 백화점에 진열된 온갖 상품과 마찬가지로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유행과 소비의 한 부분임을 부인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유행의 시대’는 이른바 불확실성으로 표현되는 현대사회 속 문화의 운명을 짚어 낸 흥미로운 책이다. ‘멈출 수 없는 소비사회에서 잠재적 고객의 혼을 빼놓으려 수없이 경쟁하면서 고객의 선택을 기다리는 상품 보관소.’ 책에서 정의된 문화의 현주소는 이런 설명으로 이어진다. “소비시장은 우리를 문화의 요구에 복종하도록 길들이고, 우리는 소비시장에 의해 식민화되고 착취된다.” 문화는 원래 민중에게 최고의 사상과 창의력을 전해 주고 교육하는 변화의 동인이었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문화는 그런 사명의 역할 대신 유혹의 수단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그 문화가 만들어 낸 유행을 매일 소비하고 살아가고 있다. 온 인류가 공유하는 똑같은 문화는 초국적 자본이 최대한의 이윤을 얻기 위한 상품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백화점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곧 진열대에서 사라질 상품처럼 동시적인 소비와 유행이 일상화된 문화 역시 다양성이 바탕이다. 많은 현인들은 그래서 이제 시장으로 넘어간 문화의 역할을 놓고 이렇게 말한다. ‘그들’과 ‘우리’ 사이의 차이를 인정하는 다문화주의가 대안이라고.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은 다양성 존중보다는 문제의 원인을 이해한 사람들이 함께 행동하지 못하도록 막는 분열의 수단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책 말미에서 저자는 대중과 예술이 계속 만남을 가져야 한다고 못 박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우리 시대의 예술은 만남 속에서 잉태되고 태어나고 실현된다. 그러한 만남을 위해서는 지역적인 풀뿌리 예술과 공연 계획을 장려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감성변태’ 그 200번째 금요일 밤의 유혹

    ‘감성변태’ 그 200번째 금요일 밤의 유혹

    “오디션과 순위 경쟁이 아닌 소소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음악방송은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라는 걸 느낍니다. 욕심을 버리고 버텨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음악의 힘이 떨어져가는 세상이지만 ‘스케치북’처럼 음악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은 남아야 합니다.”음악과 토크가 결합된 정통 음악방송으로 유일하게 남은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23일 200회를 맞았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케치북’의 터줏대감인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은 “(방송을)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스케치북은 참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디션과 경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가요순위 프로그램들이 부활하는 가운데 ‘경쟁’을 배제한 채 음악 그 자체만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으로 명맥을 이어온 것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이다.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에 이어 2009년 4월 첫 전파를 탄 ‘스케치북’은 그동안 여러 유사 음악방송들이 생겨나고 사라진 가운데 4년 넘게 굳건히 자리를 지켜 왔다. 심야시간(밤 12시 20분)이란 핸디캡 탓에 시청률은 3%선에 머물지만 20~30대 고정 마니아층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그는 ‘스케치북’의 장수 비결로 ‘균형’의 원칙을 꼽았다. 대중성과 음악성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반 중심에서 음원 중심으로 바뀐 상황에서 저희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와 가요계의 흐름은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요. 대중적으로 다가가야 할지, 음악적으로 다가가야 할지 항상 균형감을 가지려고 합니다.” 이런 원칙은 가수 섭외와 선곡에서도 드러난다. 그동안 인디 음악인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이돌 그룹, 심지어 ‘개가수’(개그맨+가수) 유브이(UV)까지 ‘스케치북’ 무대에 올랐다. 그는 “아이돌 그룹이든 인디 음악인이든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면 누구나 출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감성변태’라는 별명까지 얻어가며 온갖 농담과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는 입담도 강력한 인기 비결이다. 그의 재치 있는 입담을 통해 시청자들은 스타 가수에게서 의외의 모습을, 생소한 가수들에게서는 친근한 모습을 발견한다. “제가 음악인이라고 해서 모든 내용을 음악으로 채우는 건 반대합니다. 스케치북에서 저의 역할은 음악과 가수를 어떻게 소개하느냐예요. 저는 야한 농담이든 우스꽝스러운 몸짓이든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19금 농담’을 거북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버무려 내는 비결은 대체 뭘까. “여자들이 제압할 수 있는 몸을 가진 데다 어렸을 때부터 기술을 연마해 왔기 때문”이라는 재치 만점의 답이 돌아왔다. 23일 방송되는 200회 특집은 ‘더 팬’(The Fan)이라는 주제로 이효리, 윤도현, 박정현, 장기하가 각각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인 김태춘, 로맨틱펀치, 이이언, 선우정아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유명 가수와 함께 실력파 음악인으로 꼽히지만 대중에겐 생소한 이들을 소개한다는 ‘스케치북’의 취지를 십분 살린다. “300회, 400회까지 이어지며 가수들에게 문턱이 높지 않은, 그러면서도 만만하지도 않은 음악방송이 됐으면 합니다. 가수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말 그대로의 ‘스케치북’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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