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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예련, “주상욱과 공개연애? 할리우드 부러울 때 있어”

    차예련, “주상욱과 공개연애? 할리우드 부러울 때 있어”

    배우 주상욱과 차예련이 열애 사실을 인정한 가운데, 과거 차예련의 공개연애에 대한 발언이 새삼 화제다. 차예련은 지난해 8월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공개연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당시 차예련은 “확실한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며 “키 큰 남자를 좋아한다. 원래 키가 172cm인데, 하이힐 10cm를 신으면 키가 182cm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할리우드 시스템이 좀 부러울 때도 있다”며, 공개연애에 대해 “제가 끝까지 결혼한다는 전제하에는 (공개연애)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한편, 28일 주상욱 차예련 측은 연애설 보도 이후 연인 사실임을 인정했다. 두 사람은 “드라마 ‘화려한 유혹’을 함께 촬영하며 가까워졌다. 종영 후 좋은 감정을 가지고 만남을 시작했다”며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톱 미모’ 걸그룹 멤버, 성인영화 데뷔 ‘충격’ ▶‘모델 동생 질투’ 흉기로 140회 찔러 살해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연극·뮤지컬

    [이주의 문화 레시피] 연극·뮤지컬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예수를 유혹하면 밑바닥 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 주겠다는 제의를 받는 노예 마리아의 굴곡진 삶을 다룬 작품. 4월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 4만~10만원. (02)588-7708. ●연극 ‘헤비메탈 걸스’ 회사의 정리해고 대상에 오른 30·40대 여직원 4명의 좌충우돌 생존기를 그렸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확 날려주는 작품. 6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쁘띠첼씨어터, 4만 4000~5만 5000원. 1588-1555.
  • 일상 속 설현의 팔색조 매력 담은 TV CF ‘눈길’

    일상 속 설현의 팔색조 매력 담은 TV CF ‘눈길’

    광고계의 블루칩, 걸그룹 AOA 설현의 다채로운 매력이 담긴 TV CF가 공개됐다. 최근 국내 온라인쇼핑몰 G마켓은 올해 초 자사 모델로 발탁한 설현의 모습이 담긴 TV CF로 새로운 브랜드캠페인 전개에 나섰다. 공개된 영상에는 뷰티, 패션, 식품, 여행 등과 관련한 다양한 상품을 쇼핑하고, 이를 일상 속에서 즐기는 설현의 모습이 담겨 있다. 다리가 저려 와도 포기할 수 없는 핏 좋은 스키니진부터 남자를 유혹하는 향수, 언니가 호시탐탐 노리는 핸드백 등 다양한 제품과 함께 팔색조의 매력을 뽐내는 설현의 모습은 이목을 집중시킨다. 한편 설현은 이동통신 서비스, 캐주얼 의류, 게임, 아웃도어, 여성 의류, 치킨, 화장품 등 다양한 브랜드의 모델로 활약하고 있으며 지난 1월 열린 서울영상광고제 TVCF AWARD 2015에서 ‘올해의 모델상’을 수상했다. 영상=GmarketZone/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핫뉴스] 설현 기습 포옹한 홍콩 남자 MC, 해명 들어보니▶[핫뉴스] 설현, 침대에 누워서 뭐해? 일상 엿보니
  • “제철 주꾸미의 유혹, 주말 서천여행 어때요?”

    “제철 주꾸미의 유혹, 주말 서천여행 어때요?”

     ‘가을 낙지, 봄 주꾸미’라는 말에서 보듯 봄에 맛이 드는 주꾸미철이 왔다. 겨우내 살을 찌운 주꾸미가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 살이 오른 알백이 주꾸미가 잡히면서 서천 일대가 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가장 알리는 마량 동백나무숲의 동백꽃들도 일제히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서천의 마량항과 홍원항은 전국에서 주꾸미 어획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손꼽힌다. 때맞춰 26일부터 4월 8일까지 마량항 일원에서는 제17회 동백꽃·주꾸미 축제(사진)가 열린다.  축제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홍성돈 축제추진위원장은 “마량항 앞바다의 갯벌은 미네랄이 풍부해 주꾸미의 맛이 일품”이라면서 “몸에도 좋은 영양분을 한가득 담은 서천 주꾸미를 한번 맛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3~4월이 제철인 주꾸미는 ‘바다의 봄나물’이라 불릴 정도로 식감이 좋고 영양 또한 탁월하다. 원기회복에 좋은 타우린이 낙지의 2배, 문어의 4배, 오징어의 5배인 100g 당 1597㎎이나 들어 있다.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농도를 낮춰 주며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고, 시력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축제기간 중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서천군 관계자는 “연인끼리 마량항을 거닐며 즐기는 보물찾기 이벤트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할 것이고, 포구에서는 어부들의 깜짝 경매로 뜻밖의 행운을 잡을 수도 있다”면서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 주꾸미 소라낚시’ 같은 이벤트도 중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런가 하면 연간 100만여 명이 찾는 국립생태원과 푸르른 송림 위 하늘길을 걷는 장항스카이워크, 해양자원의 보고인 국립 해양생물자원관 등 인근 관광지 또한 놓칠 수 없는 서천여행의 진수. 여기에 서해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동백정의 일몰은 덤이다.  ‘잘 먹는 것이 곧 보약이다’(약식동원·藥食同源)는 말처럼 제철에 나는 음식은 우리 몸에 더할 나위없는 보약이 될 수도 있다. 어느새 다가온 봄, 몸과 마음에 활력을 가득 채워주는 제철 주꾸미와 동백꽃으로 눈과 입의 호사를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인터넷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국 총리도 송중기에 빠졌다

    태국 총리도 송중기에 빠졌다

    방한 솜킷 부총리는 방문 요청 영화·드라마 공동제작 제안도 최근 한국을 방문한 태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자국 최고 지도자인 총리와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남자 주인공 송중기의 만남을 요청했다고 현지 일간 더 네이션이 24일 보도했다. 2013년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군 출신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지난 주말 국민에게 “‘태양의 후예’처럼 애국심을 고취하는 드라마를 봐야 한다”며 시청을 독려하기도 했다. 송중기는 이 드라마에서 가상의 나라 ‘우르크’에 파병된 육사 출신의 한국군 특수부대 장교로 출연하고 있다. 현지 일간 더 네이션에 따르면 솜킷 짜뚜시피탁 태국 부총리와 함께 방한한 유따싹 수빠손 태국관광청장이 지난 21일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송중기의 태국 방문을 제안했다. 그는 “엘리트 군인을 연기하는 멋진 남성 배우의 태국 방문은 태국인의 한국 방문을 촉진할 것”이라며 달콤한 유혹도 던졌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탓에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태국 관광객 수가 전년에 비해 8%가량 급감한 가운데 한국관광공사로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을 것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실세인 솜킷 부총리는 한술 더 떠서 양국이 공동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송중기의 출연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유따싹 청장도 태국 내 중국 관광객 급증의 원인이 됐던 중국 영화 ‘로스트 인 타일랜드’의 성공을 거론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현재 송중기의 태국 방문 가능성은 상당히 커 보인다. 한국관광공사가 자사의 해외 홍보활동에 참여해 온 송중기의 소속사에 그의 방문을 적극 타진할 것을 약속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태국 시청자들은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주로 인터넷과 위성방송을 통해 시청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팬으로 알려진 쁘라윳 총리는 현지 방송에 “‘태양의 후예’에는 애국심과 희생, 명령에 대한 복종, 그리고 책임감 있는 시민이 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경에는 군부 독재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 드센 가운데 이를 무마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4세 딸이 계부 유혹?… “청주 학대 엄마는 망상장애자”

    남편과 불화 딸 때문이라 여겨 암매장 시신수색 야산서 재개 대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친모에게 욕실에서 학대를 당해 숨지고서 암매장된 안모(당시 4세)양 사건에는 자살한 친모 한모(36)씨의 편집증(망상장애)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 곽재표 수사과장은 24일 “아이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씨가 남긴 메모를 살펴본 결과 편집증 증상이 보인다”며 “보육원에서 데리고 온 딸 때문에 남편과 불화가 생겼다고 생각해 밥을 굶기거나 베란다에 벌을 세우는 등 수차례 학대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씨는 자신에게 가혹행위를 당한 딸이 계부인 남편에게 의지하자 ‘딸이 남편을 유혹하려는 것 아니냐’는 망상까지 한 것 같다”며 “딸이 숨지고서는 딸을 증오하는 내용이 메모장에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곽 과장은 “한씨의 메모 중 안양이 숨지기 전후로 추정되는 시기의 내용이 일부 뜯겨 나갔는데, 실종아동 전수조사에 심리적 압박을 받은 한씨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안양 시신 수색작업을 25일 재개한 뒤 오는 28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구속된 계부 안모(38)씨에게는 시체 유기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만 적용할 계획이다. 안씨가 딸이 숨지는 과정에 관여한 증거나 정황은 찾지 못해서다. 안씨는 “2011년 12월 24일 퇴근해 보니 대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아내가 딸을 학대해 숨져 있었고, 시신을 베란다에 2~3일 방치했다가 암매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차례 딸을 폭행한 사실도 자백했다. 시신 수색은 안씨가 줄곧 암매장 장소로 지목하고 있는 충북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인근 야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암매장과 관련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안씨는 ‘거짓반응’이 나왔지만 자신도 시신을 찾고 싶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안양이 2011년 5월과 12월 두 차례 병원에서 타박상 치료를 받은 진료기록을 확인하고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조희팔한테 뇌물 9억 받은 경찰의 죗값은

    4조 8000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희대의 사기꾼인 조희팔한테 거액의 뇌물을 받아 챙긴 권모(51) 전 총경에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김기현 부장판사)는 25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 전 총경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1500만원, 추징금 9억원을 선고했다. 권 전 총경은 대구지방경찰청 강력계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10월 30일 대구 수성구 한 호텔 커피숍에서 조희팔과 만나 자기앞수표로 9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돈을 받은 시점은 조씨가 중국으로 도주하기 한 달여 전으로 경찰이 조희팔 사기 조직을 본격 수사하던 때다. 권씨는 2008년 7∼8월 주변 사람들에게 비상장 회사 주식을 사면 곧 상장돼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며 투자를 유도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권씨는 재판에서 “조희팔이 모 플라스틱 회사에 투자한 돈을 대신 전달한 것일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관련 주식을 대여하는 등 자신의 재산으로 인식하고 행동한 정황이 많고 조희팔 입장에서도 굳이 경찰관의 이름을 빌려 투자를 할 이유가 없는 점 등으로 볼 때 뇌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또 “조희팔이 경찰의 수사를 피해 도주 중일 때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수사 정보를 알려줘 은신을 쉽게 하고 수사를 어렵게 했다”며 “고위 경찰 간부로서 공무원의 청렴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핫뉴스]4세 딸이 계부 유혹?… “청주 학대 엄마는 망상장애자” ▶[핫뉴스]보호기관서 돌아왔다… 또 매질이 시작됐다
  • “경제성·지역특색 살린 축제 발굴을”

    “경제성·지역특색 살린 축제 발굴을”

    태안 튤립축제 준비상황 점검 아산 창조경제센터 격려도 2007년 기름 유출로 뒤범벅됐던 충남 태안군은 이제 봄이면 ‘튤립 천국’으로 탈바꿈한다. 남면 신온리 168의 3 일대 ‘네이처월드’ 26만 4000㎡(7만 9860평)에서 펼쳐지는 축제에서는 카루셀·키코마치·플라멩코·퓨리시마 등 300여종, 150만 송이가 향기를 뽐내며 손님을 유혹한다. 2012년 첫발을 떼 올해로 5년째인데, 방문객 수에서 지난해부터 연중으로 열리는 ‘빛 축제’를 따돌렸을 정도로 인기를 끈다. 입장료는 20세 이상 성인 9000원, 3세 이상 아동·청소년 7000원이다. 빛의 향연을 함께 즐긴 누적인원은 지난해 110만명을 돌파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신품종 등 다채롭고 화려한 튤립의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해마다 수종을 엄선하고 주제를 달리한다. 오는 4월 16일~5월 8일엔 ‘화가들의 정원’이라는 주제로 모나리자와 메릴린 먼로를 형상화한 조형물 등 볼거리와 체험행사를 마련한다. 지난해엔 미국 홀랜드, 캐나다 오타와, 일본 도야마, 인도 카슈미르 지역과 더불어 세계 5대 튤립축제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은 22일 축제 준비에 바쁜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둘러봤다. 그는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2014년 기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1만 5246건이나 되는 축제를 열었다”며 “경제성에 지역특색을 살린 경우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되, 그렇지 않으면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명품 지역축제 사례로 태안을 찾아간 것이다. 김 차관은 오후 아산시 배방읍에 들어선 충남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성과와 중점 추진사업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현장 관계자, 입주 기업 대표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센터는 지난해 5월 출범한 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일자리 창출, 주민 소득증대 등 지역경제에 한몫을 거들어 모범사례로 꼽혔다. 김 차관은 “지자체,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대학, 산업체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정보공유와 협업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센터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광장] 선거판의 정수, 경적필패/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선거판의 정수, 경적필패/오일만 논설위원

    바둑의 본질은 선거와 맥이 닿는다. 더 많은 집을 차지한 사람이 이기는 바둑의 원리는 다수표로 승부를 결정짓는 선거의 룰과 유사하다. 온갖 책략을 동원해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나 변화무쌍한 민심의 판세를 짚어 가는 깊은 수읽기가 필요한 대목도 비슷하다. 4·13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으니 바둑으로 치면 포석 단계를 거쳐 중반전 이후로 넘어가는 수순이다. 지금부터는 한 수만 삐걱하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20대 국회의 입법 권력을 틀어쥐면서 2017년 대선의 승기를 잡는 분수령인 만큼 여야의 승부 호흡은 갈수록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과정을 복기해 보면 이렇다. 공천 국면에서 새누리당은 경적필패(輕敵必敗)의 우를 범했다.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한다는 바둑의 격언이다. 야권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되면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쾌재를 불렀다. 선거판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는 여당의 필승 구도나 다름없다. 당에선 180석이 목표라고 했지만 한때 200석 이상도 가능하다는 분위기였다. 바둑에선 이를 두고 선작오십가자필패(先作五十家者必敗)라고 한다. 먼저 50집을 지은 사람은 반드시 패한다는 의미인데 방심과 교만을 경계하는 말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에 앞서 5대0으로 이긴다고 장담했던 이세돌 9단도 이 경구를 두고두고 가슴에 새길 것이다. 친박 인사들은 공천 과정에서 진박(眞朴) 마케팅이란 패거리 정치에 나섰고, 권력자에게 반기를 든 인물들은 여지없이 공천에서 배제했다. 비박(비박근혜)계 인물들이 대거 낙천했다고 해서 언론은 ‘3·15 공천학살’이라 명명했다. ‘친박에 의한 친박을 위한 사천(私薦)’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로 민심은 싸늘해졌다. 이런 역풍은 경선 과정에서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이나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 무수한 친박계 인물들을 추풍낙엽처럼 떨어뜨렸다. 정수(正手)에서 벗어난 ‘무리수’를 당원과 유권자들이 응징한 결과다. 야권 분열로 초반부터 패색이 짙어진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카드’라는 승부수를 들고나왔다. 더민주의 대주주로 불렸던 문재인 전 대표는 연고도 없는 외부 인사에게 공천 전권을 넘겼다. 야당이 처한 판세와 맥을 짚은 신수(新手)였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친노(친노무현)의 상징인 이해찬 의원과 전병헌 등 중진 의원들을 쳐내는 초강수를 던졌다. 친노 운동권 세력의 단절을 통한 중도세력 규합이란 노림수가 담겨 있다. 친노의 전횡에 분을 삭이던 지지자들은 박수를 보냈고 파국으로 치닫던 제1야당의 위상을 간신히 지켰다. 하지만 여기서 신중하지 못한 ‘덜컥수’가 나왔다. 김 대표가 비례대표 2번을 받으면서 당 안팎으로 셀프 공천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 과정에서 김 대표의 위상도 적지 않게 상처를 입었다. 호남을 교두보로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의 ‘묘수’를 던진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어떤가. 제3당 창당을 선언하며 초반 기세를 올렸지만 정치 9단들이 설치는 정치판에서 정치 초단(수졸·守拙)의 미숙함이 드러났다. 위기십결(圍棋十訣)에서 말하는 공피고아(攻彼顧我), 즉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라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안 대표는 새 정치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정작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구태 정치인들만 모여들었다. 호남 공천 과정의 멱살잡이 정치를 보면서 국민들은 과연 무엇을 생각했을까 궁금하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공천 파문은 입에 담기도 부끄럽다. 여론의 역풍이 무서워 자진 탈당을 압박하는 것은 비겁한 처사다. 공천을 안 주기로 했으면 당당하게 그 이유를 공표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공당의 자세다. 어물쩍 물타기로 넘기려는 얄팍한 속셈인데, 바둑으로 치면 꼼수나 음험한 속임수, 즉 암수(暗手)에 해당한다. 신산(神算)으로 불렸던 이창호 9단의 명언이 있다. ‘한 건에 맛을 들이면 암수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바둑을 이기려면 괴롭지만 정수가 최선이다.’ 정치도 선거도 정수를 벗어나면 반드시 표심(票心)이 응징한다.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서는’ 존재가 바로 민심이자 유권자들이다. oilman@seoul.co.kr
  • 문화 입은 ‘마장 축산물 시장’ 관광객 유혹 나서

    문화 입은 ‘마장 축산물 시장’ 관광객 유혹 나서

    수도권 축산물 유통의 60~70%를 책임지는 ‘마장 축산물 시장’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거듭난다. 최근 국내외 관광객들이 단체로 많이 찾는 점을 고려해 축산물 도·소매뿐 아니라 인근 지역과 연계한 관광, 쇼핑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성동구는 올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전통시장(상점가) 활성화 지원사업’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지역 내 7개 전통시장과 상점가에 총 129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 등의 확산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의 자생력 확보와 지역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다. 마장 축산물 시장은 3~4년 전부터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에게 특색 있는 관광지로 부각되고 있다. 싱싱한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정육 식당들이 들어서며 관광안내 책자에 많이 실려 연평균 5000~6000명이 찾고 있다. 이에 따라 50억원을 투자해 관광객 맞이를 위한 대형버스 주차장 설치, 고객지원센터 건립, 방송시설 확충 등 정비에 들어간다. 지난해 서해 5도의 자연산 활어를 도심에서 선보였던 ‘뚝도 활어시장’도 올해 본격적인 기반 조성에 착수한다. 18억원을 지원해 특화상품 개발과 주차환경 개선 등에 나설 계획이다. 이 밖에 금호·옥수 지역의 ‘금남 시장’은 수제 음식 테마거리로, 왕십리 도선동 상점가는 젊음과 여행의 거리로 조성하는 등 지역마다 특색을 살린 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원오 구청장은 “이번 정비가 완료되면 각 시장과 상점가가 새로운 명소로 부상해 지역 경제 살리기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석철주 개인전 현대적 감성과 아크릴로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석철주 작가가 사계절의 변화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신몽유도원도’(작품) 등 신작을 중심으로 15여 점의 대작을 선보인다. 중구 소공로 쌍용남산플래티넘 금산갤러리, 23일부터 4월 22일까지. (02)3789-6317. ●신한신진작가공모전 ‘살아있는 것들’ 신한갤러리의 젊은 작가 발굴을 위한 공모전 첫번째 전시. 김민정, 김해진, 왕덕경, 정문식 작가의 평면회화 및 설치, 영상 작업 등 다양한 매체 작업. 강남구 역삼동 신한아트홀 내 갤러리, 28일부터 5월 7일까지. (02)2151-7684. <대중음악>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 최희선 콘서트 20년 넘게 가왕을 보좌해온 국내 정상급 기타 연주자가 최근 솔로 2집 앨범을 발표하고 단독으로 꾸리는 무대. 25일 오후 8시·26일 오후 7시, 백암아트홀. 6만 6000원. (02)541-7110. ●박주원 기타 콘서트 ‘집시 시네마’ 한국인이 사랑하는 영화 음악을 강렬한 집시 스타일로 재해석한 음반을 바탕으로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 싱어송라이터 프롬, 색소폰 연주자 장효석 등과 함께하는 무대. 26일 오후 7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6만 6000~7만 7000원. (02)3143-5480. <연극·뮤지컬>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 시인 윤동주의 삶을 통해 격동의 시대, 비극의 시대에 자유와 독립을 꿈꿨던 순수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 2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4만~8만원. (02)523-0986. ●연극 ‘환도열차’ 1953년 피란민을 태우고 부산에서 출발한 환도(還都)열차가 시간을 초월해 2014년 서울에 불시착한다는 독특한 발상에서 출발한 작품. 22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1만~5만원. (02)580-1300. <클래식·국악> ●광림아트센터 브런치콘서트 실내악 연주단체 나인9뮤직소사이어티가 ‘챔버 뮤직, 그 화려한 유혹’이라는 주제로 다채로운 현악 앙상블의 연주와 해설을 들려준다. 커피와 쿠키를 즐기며 공연 내용을 미리 들어보는 프리뷰 콘서트도 공연 직전 마련된다. 26일 오전 11시. 2만원. (02)2056-5787. ●염경애의 심청가-강산제 분명한 성음과 강인한 통성을 자랑하는 염경애 명창이 4시간 넘게 ‘심청가’ 전체 사설을 완창한다. 26일 오후 3시. 국립극장 KB하늘극장. 2만원. (02)2280-4114~6.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6) 경주 남산동 남산예길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6) 경주 남산동 남산예길

    경북 경주 시내에서 불국사 가는 길 오른편으로 나지막한 산이 길게 누워 있다. 바로 경주 남산이다. 그리 높지 않은 산(고위봉·해발 494m)이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우리의 문화를 대표하는 산이다. 신라시대 왕궁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서 남산으로 이름 지어진 이곳은 천년 전엔 부처님의 세상이었다. 산에서만 지금까지 절터 150개소, 불상 129체, 탑 99점 등이 발견됐다. 신라시대의 표현을 빌리자면 ‘멀리서 보면 줄지어 있는 탑신이 날아가는 기러기 떼처럼 보인다’고 했을 만큼 불교 문화가 꽃핀 곳이다. 산에는 이 밖에도 왕릉 13기, 산성터 4개소 등이 남아 있다. 2000년 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산 전체가 자연유산이 아닌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례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쉽지 않다. 천년이 지나도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가득한 남산 아래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건 정해진 수순일지 모른다. 그중에서도 남산의 동쪽 중앙에 오목하게 위치한 남산동 남산예길은 자발적으로 모여든 예술가들이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윤만걸 명장 기계 안 쓰고 숱한 돌 문화재 복원 마을이 들어선 동남산 자락엔 신라 불교미술의 걸작들이 특히 많이 남아 있다. 초기 불상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부처골 감실여래좌상, 거대한 바위 사방에 부처님의 세계를 환상적으로 조각한 탑골의 부처바위 마애불상군, 남산에서 현존하는 가장 완전한 불상으로 꼽히는 미륵골 석조여래좌상 등은 각각 신라 초기와 전성시대를 상징하는 예술품이다. 남산의 걸작 중의 걸작으로 꼽히는 칠불암과 신선암의 불상도 남산예길의 연장선상에 있다. 칠불암의 마애불상군은 남산의 유일한 국보이기도 하다. 천년의 유혹 때문인가. 지금은 석공 명장부터 도예가, 화가, 염색, 자수공예가 등이 이 길 위에 터를 잡았다. 이들 중 일부는 작업장을 갤러리로 오픈했다. 통일전 주차장에서 시작해 2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는 이 길은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봄이면 파스텔톤의 봄꽃이, 여름이면 야생화와 들꽃, 가을이면 코스모스들이 반긴다. 특히 황금들판으로 변신하는 가을이면 은행나무길과도 어우러져 가히 환상이다. 남산예길이 속한 통일전 앞 은행나무 길은 가을이면 사진명소로 첫손 꼽힌다. 이 길 한가운데, 석탑교 지나 윤만걸 석공 명장의 작업장이 있다. 국보 감은사지 석탑과 나원리 5층 석탑, 보물인 남산의 천룡사지 석탑과 용장사지 석탑 등 경주 유수의 문화재들이 윤 명장의 손끝에서 복원됐다. 가능한 한 기계를 배제하고 손으로 직접 작업해 신라 석공의 후예라는 칭송이 붙는다. 2대째 명장을 꿈꾸는 그의 두 아들도 이 작업장을 기반으로 함께 일을 한다. 그의 이력을 조금이라도 알고 작업장을 방문하면 이곳에 굴러다니는 돌 하나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길은 윤 명장의 작업장에서 오른쪽 현각사 안쪽으로 꺾어져 실개천을 따라 이어진다. 약 10여 분 천천히 걷다 보면 두 도예작가의 작업실이 나란히 나타난다. 화려한 꽃무늬로 여심을 사로잡는 권은희 작가의 연도예와 단아하고 귀품 있는 백자가 주를 이루는 백성일, 이정은 부부 작가의 백암요다. 두 작가 모두 다른 스타일의 작품들을 활발히 선보이는 터라 도자기 문외한이라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끔 마당에서도 훤히 보이는 백암요의 장작 가마에 불이 피워지는 날이면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백암요를 지나 5분 정도 더 걸어 올라가면 야선미술관이 나온다. 낮은 대나무 담장 안에 정갈하게 꾸며진 4채의 작은 한옥이 남산 전경과 기막히게 어우러지는 곳이다. 선화를 주 종목으로 하는 화가 박정희의 작업실 겸 전시관으로, 물감이 아닌 자연에서 얻는 흙이나 돌 등을 재료로 작업을 하는 독특한 그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도자기와 염색 등 다방면으로 재주가 많은 그의 작품들을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남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오는 카페에서 좋은 재료로 만든 수제 차와 케이크를 들며 잠시 쉬어가기도 좋다. 다시 길은 소나무 외피 무늬로 특허를 얻은 김외준 작가의 청광도요, 목공예가 김종대 작가의 김종대 갤러리 등으로 이어진다. 경주 시내 한옥마을에서 염색공예체험관 노을빛 갤러리를 운영하는 신귀준 작가의 공간도 이곳에 있다. ●작은 연못 서출지는 신라 소지왕 때 조성 한옥들이 올망졸망하게 어우러지는 이 마을 안쪽 돌담길은 사계절 다른 정취로 정답고 아련하다. 마을 안쪽으로 서로 다른 두 개의 탑이 조화를 이루는 남산리 삼층석탑, 소리로 세상을 어루만진 스님의 이야기가 남아 있는 염불사지 등을 함께 구경하다 보면 길은 종착지인 서출지에 이른다. 이요당을 중심으로 봄이면 목련과 개나리, 여름이면 연꽃과 백일홍이 화려함을 뽐내는 작은 연못이다. 작지만 그 역사는 신라 21대 소지왕까지 올라가니 훌쩍 천년을 넘는다. 특이하게도 이곳에 자리잡은 많은 예술가의 고향은 경주가 아니다. 다른 곳을 헤매다가도 다시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윤만걸 명장의 말이 이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저 산 위에서 작업하다 내려다보는데 여기만한 곳이 없는 기라. 실개천 흐르고 누런 들판이 확 트여서 풍요롭고, 딱 여기다 싶데요.”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 - 지역번호 054 →가는 길:경주 시내에서 7번 국도를 따라 통일전 방면으로 향한다. 통일전 주차장 이용. 버스는 터미널이나 경주역 앞에서 11번을 이용해 통일전 또는 현각사 앞에서 하차한다. 야선미술관은 오전 11시~오후 6시 문을 연다. 화, 수요일은 휴관. 백암도예, 연도예, 청광도요 등은 사람이 있을 경우엔 언제든 문을 열어주지만 미리 전화해 보고 가는 것이 좋다. →함께 가볼 곳:남산예길 가는 길목의 경북산림환경연구원은 주변 부지에 1만 5000여 점의 다양한 나무와 식물들이 심어져 사계절 눈길을 끈다. 야생화가 피는 초여름, 단풍 드는 가을이 가장 좋다. 경주 월성 뒤쪽 월정교에서 시작하는 남산 동쪽 둘레길인 ‘동남산가는 길’에선 남산 불교미술의 걸작을 만나볼 수 있다. 신라 초기 불상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부처골의 할매부처, 탑골의 마애불상군, 석굴암 불상과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미륵골 석조여래좌상 등을 볼 수 있다.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헌강왕릉, 정강왕릉, 서출지를 거쳐 남산동의 석탑까지 함께 돌아본다. 대부분의 길은 경주시에서 잘 정비했다. →맛집:여기당(743-2752)은 시래기밥과 전 등을 전문으로 하는 소박한 식당이다. 서출지 옆에 있다. 야선미술관 옆의 아라키(070-4212-6959)는 일본인이 직접 만드는 카레집으로 소문났다.
  • 필리핀의 순결 팔라완Palawan

    필리핀의 순결 팔라완Palawan

    팔라완은 필리핀 최고의 청정지역, 최후의 미개척지로 불린다. 희귀한 멸종위기 동물들과 전 세계에 존재하는 산호종의 75%가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다. 필리핀의 또 다른 선물 어두운 저녁, 팔라완의 푸에르토 프린세사Puerto Princesa 공항에 내렸다. 밤이라곤 해도 명색이 공항인데 너무 깜깜하다. 공항을 나서니 바로 시골길이다. 사람도 별도 보이지 않았다. 푸에르토 프린세사를 ‘숲의 도시’라고 부른다더니 공항은 ‘숲속의 공항’ 같다. 필리핀 서쪽 끝에 위치한 팔라완은 접힌 우산처럼 가늘고 긴 섬이다. 면적은 제주도의 7배. 동서 길이는 40km에 불과하지만 남북 길이는 600km에 달한다. 마닐라에서 팔라완의 주도인 푸에르토 프린세사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10분 거리다. 시간은 얼마 안 걸리는데 제 시간에 가기란 쉽지 않다. 필리핀에서 국내선 연착은 늘 있는 일, 아예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속 편하다. 배를 타고 팔라완으로 갈 수도 있다. 마닐라에서 ‘슈퍼 페리’라는 배를 타면 27시간 정도 걸린다. ‘슈퍼’ 페리가 꽤나 느리다. 필리핀 하면 많은 이들이 보라카이부터 떠올린다. 팔라완은 해운대 같은 보라카이에 싫증난 여행자들을 위한 필리핀의 또 다른 선물이다. 필리핀 최고의 청정지역, 최후의 미개척지로 불린다. 팔라완의 1,780개 섬 중 관광객이 접근할 수 있는 섬은 24개에 불과하다. 고유한 자연생태를 지키려는 필리핀 정부의 의지다. 팔라완은 필리핀에서 전기 트라이시클을 운행하는 유일한 도시이기도 하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초록바다거북, 바다코끼리, 고래상어 같은 희귀하고 이국적인 멸종위기종을 볼 수 있다. 7,000여 개의 섬을 가진 필리핀에서도 이런 동물을 볼 수 있는 곳은 팔라완밖에 없다. 팔라완의 산호지대에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산호종의 75%가 서식한다. 지구 전체 바다에서 산호초가 차지하는 면적은 0.1%에 불과한데 바다생물의 25%가 산호초에 의지해 살아간다고 한다. 그만큼 산호초는 바다 생태계에서 중요하다. 2015년 6월 E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하나뿐인 지구>는 팔라완을 찾아 팔라완의 종 다양성을 확인했다. <하나뿐인 지구>는 이렇게 말한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종 다양성 집중 지역은 지구 표면의 단 2.3%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팔라완은 육지와 바다 생태계를 모두 볼 수 있는 자연의 보고다.” 문화도 다양하다. 팔라완 주민들이 쓰는 방언은 52개에 달한다. 주민 중 단 28%만이 필리핀 공용언어인 타갈로그어를 사용한다. 다른 도시와 달리 치안도 좋다. 팔라완의 범죄발생률은 필리핀에서 가장 낮다. 땅 속의 강을 따라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국립공원 199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국립공원Puerto Princesa Subterranean River National Park은 팔라완 최고의 볼거리로 꼽힌다. 이름 그대로 땅 속을 흐르는 지하강이 이곳의 하이라이트다. 지하강 전체 길이 8.2km 중 1.5km 구간이 일반인에게 개방되는데, 배를 타고 둘러볼 수 있다. 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하루 입장객은 1,200명으로 제한한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시내에서 지하강 국립공원행 배를 타는 사방 비치Sabang Beach 선착장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한가로운 도로를 달리며 울창한 석회암으로 이뤄진 산간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났다. 선착장에서 필리핀 재래식 보트인 ‘방카’를 타고 20분, 국립공원 입구에서 다시 작은 배를 갈아타고 지하강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거대한 석회암 산이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입구로 들어가자 이내 칠흑 같은 어둠이 앞을 가렸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면서 다양한 형상의 석회암 석순과 종유석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지하세계, 암석세계다. 가이드는 이리저리 랜턴을 비추며 설명을 시작했다. “여기 보세요. 예수님이 있습니다.” 처음엔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종유석을 바라보니 정말 예수의 모습이다. “성모 마리아도 있습니다. 아, 저기에는 샤론 스톤도 있네요. 고개를 돌려 보세요. 공룡도 있고, 썩은 가지도 있고, 거대한 땅콩도 있네요.” 저마다의 상상에 따라 지하강은 무수히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 막막한 어둠 속 지하 세계에도 생명이 살아간다. 박쥐들이다. 동굴 천장에 수많은 박쥐가 매달려 있고, 때로는 머리 위를 스치듯 손살같이 날아간다. 동굴뱀도 있다. 지하강의 유일한 파충류이자 박쥐의 천적이다. 육지의 강물이 바다와 합쳐지는 지점과 가까워질수록 다양한 생명이 등장한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은 몇해 전 제주도와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에선 상업적 캠페인이란 이유로 의견이 분분했지만, 팔라완 사람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현지인들은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이 세계에서 가장 길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베트남과 라오스 국경의 퐁 나케방 국립공원과 멕시코 등에 더 긴 지하강이 있다. 시간이 찬찬히 흐를 때 맹그로브 숲 리버크루즈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북부도로Puerto Princesa North Road를 타고 15km 정도 달리면 산카를로스강이 나온다. 산카를로스강은 혼다베이로 흘러들어 가는데, 바로 이 구간에서 맹그로브 숲 리버크루즈가 이뤄진다. 어찌 보면 그저 강을 따라 배를 타는 것뿐이었는데, 맹그로브 숲 리버크루즈를 경험하는 동안 나는 팔라완 여행에서 가장 평화로운 시간을 가졌다. 우리 일행이 탄 배를 제외하면 그 숲에는 어떤 인공적인 것도 없고, 승객의 말소리 외에는 어떤 소음도 없었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맹그로브 숲은 풍요롭고 단정했다. 하루하루 도시에서 일희일비하며 사는 사람들과는 다른, 변하지 않는 자연의 영속성을 느낄 수 있었다. 영국의 계관시인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는 “사람들은 뚜렷한 관점이 없기 때문에 거리나 저녁 식탁에서 이야기되는 것들에 귀를 곤두세우며 불행해진다. 이를 치료할 수 있는 건 새, 냇물, 수선화, 양 같은 자연뿐”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가 말한 자연에 팔라완의 맹그로브 숲을 추가하고 싶다. 맹그로브 나무는 큰 이파리로 소금기를 걸러내기 때문에 바닷가에서도 잘 자란다. 맹그로브 숲은 새들에게 둥지를 틀 자리를 제공하고, 초식동물에겐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인간에게도 중요하다. 갯벌에 빽빽이 들어선 맹그로브는 태풍과 파도를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환경 파괴로 인해 지난 40년 동안 세계 맹그로브 숲의 30~50%가 황폐해졌다. 안타까운 일이다. 앞서 팔라완을 필리핀 최고의 청정지역이라고 말했지만 이곳 생태계라고 인간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팔라완 지역 전체가 ‘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음에도 불법적인 벌채와 낚시, 공해, 오염 등으로 인한 문제는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팔라완의 맹그로브 숲은 필리핀 생태환경의 바로미터다. 별빛, 달빛 그리고 반딧불 빛 이와익강 반딧불 투어 때로는 어둠과 침묵이 더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사진으로 남길 수 없는 순간이 마음에 더 깊이 남는다. 이번 여행에선 이와익강IWahig River의 반딧불 투어가 그랬다. 캄캄한 밤, 반딧불이를 찾아 맹그로브 나무가 빼곡한 강 위를 노를 저으며 나아갔다. 반딧불이는 배 아래에 노란색 빛을 발광하는 기관을 갖고 있다.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건 오로지 짝을 찾기 위해서다. 흥미로운 건 반딧불이가 내는 빛이 전혀 뜨겁지 않다는 것. 오히려 차가운 편에 가깝다. 차가운 빛으로 짝을 유혹하는 셈이다. 강을 타며 내려가던 중 어느 순간 어둠 속에서 명멸하는 반딧불 빛이 보였다. 한두 마리가 아닌 수백 마리가 맹그로브 나무에 매달려 크리스마스트리의 전구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가이드는 마치 반딧불이들과 신호를 주고받듯 랜턴 불빛을 비추었다. 나도 스마트폰으로 빛을 보내니 반딧불이들이 기다렸다는 듯 박자를 맞춰 빛을 내 줬다. 그러고 보니 잠깐이나마 짝을 찾으려는 녀석들의 노력을 헛되게 만들었단 생각이 들어 좀 미안했다. 반딧불이를 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내게 팔라완의 반딧불은 별빛, 달빛보다 밝게 느껴졌다. 내가 그 시간을 단순한 반딧불 투어가 아닌, ‘반딧불 별빛 달빛 투어’라고 칭하고 싶은 이유다. 혼다베이의 무인도를 찾아 혼다베이 호핑투어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30분이면 호핑투어의 출발지인 ‘혼다베이’에 도착한다. 아름다운 해변과 산호초로 둘러싸인 혼다베이 주변에는 크고 작은 무인도가 100여 개에 달한다. 혼다베이의 호핑투어는 동남아의 다른 지역에서 하는 호핑투어와는 좀 다르다. 배를 타고 바다 위 포인트를 옮겨 다니는 대신, 서너 개 무인도를 순회하면서 스노클링과 수영을 즐기는 방식이다. 섬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취향에 맞게 가고 싶은 섬을 정하면 좋다. 방카를 타고 첫 번째 목적지인 카우리섬Cowrie Island을 찾아갔다. 무인도라고 해 정말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관광객을 상대하는 작은 매점 등이 있다. 두 번째 목적지는 바다 위의 스노클링 포인트다. 여기서 본격적으로 스노클링을 즐긴다. 세 번째 목적지는 아름다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판단섬Pandan Island이다. 그 밖에 스네이크섬Snake Island도 스노클링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팔라완 섬 주변의 해협은 아주 깊어서 대형 선박이 섬과 섬 사이를 오갈 수 있을 정도다. 해변 근처에서 수영을 할 땐 수심이 낮아 보여도 조금만 더 바다쪽으로 나가면 바로 절벽이라고 한다. 팔라완 북부인 엘 니도 해양보존구역에 다양한 멸종위기종이 서식할 수 있는 이유다. 팔라완 주도 반나절 여행법 푸에르토 프린세사 시티 푸에르토 프린세사는 인구 53만명이 거주하는 팔라완의 주도다. 2010년까지만 해도 팔라완에서 ATM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은 푸에르토 프린세사밖에 없었다고 한다. 작은 도시이지만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고 트라이시클이 많은 탓인지 간혹 교통체증도 있다. 최근엔 대형쇼핑몰 ‘로빈슨’이 푸에르토 프린세사의 메인 스트리트인 리잘 거리Rizal Ave.에 문을 열기도 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시내에도 반나절 정도 둘러볼 곳들이 있다. 1924년 미국인들이 세웠다는 이와익 교도소Iwahig Prison and Penal Colony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교도소의 모습과 완전히 다르다. 죄의 경중에 따라 다른 티셔츠를 입은 범죄자들이 수감되어 있지만, 교도소라기보다 대농장 같은 분위기다. 수감자 대부분은 가족과 함께 쌀이나 채소를 재배하면서 지낸다. 다른 일반 교도소에 비해 갱생률이 높다고 한다.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때도 수감자들이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며 손님들을 맞이했다. 팔라완 야생동물 구조·보존센터Palawan Wildlife Rescue and Conservation Center에서는 희귀종인 바다악어를 보고 악어의 생태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과거 악어사육장이었던 곳을 야생동물 보존센터로 바꾸었다. 악어뿐 아니라 섬의 다양한 동물들도 보호한다. 이곳에서 악어를 구경할 때는 악어 탱크 안쪽으로 손을 넣어선 안 된다. 어린 악어들이 점프를 해 손을 물 수도 있다.베이커스 힐Baker’s Hill에서는 정원을 거닐며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을 보고, 전망대에서 혼다베이와 팔라완 들판을 내려다볼 수 있다. 입구의 베이커리에선 갓 구운 팔라완 스타일 빵을 맛볼 수도 있다. ▶travel info PALAWAN Airline필리핀항공은 취항 이래 75년째 동안 국제선 무사고를 자랑한다. 인천에서 오전 8시10분 출발, 마닐라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오전 11시25분 도착한다. 팔라완행 국내선 비행기는 제3터미널에서 출발한다. 모든 한국 운항 노선에는 한국인 승무원이 탑승한다. 2014년 금호건설은 GS건설과 함께 푸에르토 프린세사 공항 확장 공사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17년 공사가 마무리되면 현재 한 해 30만명을 수용하는 공항에서 200만명 수용 가능한 국제공항으로 새롭게 오픈한다. CLIMATE온난하고 햇빛이 좋지만 6월 말부터 8월까지는 비가 자주 내린다. 필리핀의 여름인 3월부터 6월 초까지는 쾌적한 날씨가 이어져 섬의 매력을 한껏 즐길 수 있다. SAFETY종종 뉴스에 등장하는 필리핀 소식은 유쾌하지 않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마닐라의 치안에 대해선 말이 많다. 나 역시 필리핀 치안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 필리핀을 떠올리면 무작정 권총을 든 택시강도가 떠올랐을 정도로 선입견이 깊었다. 하지만 며칠간 직접 경험해 본 마닐라의 치안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다만 유흥지는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스마트폰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면 우버Uber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지 교민들도 우버 택시를 한 번 타보니 일반 택시는 이용하지 못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안전하고 친절하다. PUBLIC TRANSPORT트라이시클Tricycle은 오토바이의 한쪽 면을 개조해 승객이 탈 좌석과 짐을 실을 짐칸을 만든 것이다. 얼핏 보면 오토바이 위에 미니봉고의 절반을 씌어 놓은 것 같다. 미군이 남기고 간 지프를 개조해 만든 지프니와 더불어 팔라완의 양대 대중교통 수단이다. 시내에서 기본요금은 8페소. 에디터 고서령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필리핀항공 www.philippineair.co.kr, 클럽코리아 02 774 3842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가족·동급생과 원만한 청소년, 흡연·음주 비율 낮다 (연구)

    가족·동급생과 원만한 청소년, 흡연·음주 비율 낮다 (연구)

    사회적인 성격이 강하고 가족, 친구들과 강한 유대감이 있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흡연과 음주 등 나쁜 습관과 거리를 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던디대학교 연구진은 영국의 13~17세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다음의 3가지 핵심 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학생일수록 음주나 흡연, 약물 등의 유혹을 잘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제시한 세 핵심그룹은 가족, 급우(나이나 학년이 같은 학교 동급생), 친구 등이며, 이들과의 가깝게 지내지 못하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청소년은 음주와 흡연, 대마초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청소년들에게 위의 세 그룹과의 관계 및 음주·흡연·대마초 등의 빈도수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한 달 동안 조사대상 전체의 14%가 흡연을, 31%가 음주를, 7.5%가 마리화나를 피워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후 이들 조사대상에게 세 그룹 중 자신과 매우 가깝거나 동질감이 느껴지는 그룹의 수를 적어내게 한 뒤, 음주·흡연·대마초 경험비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세 그룹 중 어느 한 그룹과도 가깝지 않은 학생의 흡연율은 24.1%인데 반해 세 그룹과 모두 가까운 학생의 흡연율은 8.8%로 떨어졌다. 음주 비율 역시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않은 학생은 41.6%인데 반해 세 그룹에 모두 속하는 학생은 25.6로 더 낮았다. 대마초 경험도 마찬가지로,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않은 학생 중 대마초 경험이 있는 학생은 13%였지만, 세 그룹 모두에 속하는 학생 중 대마초 경험이 있는 학생은 2.7%에 불과했다. 다만 그룹별로 살펴볼 때 가족이나 동급생이 아닌 ‘친구 그룹’과 더 강한 연대감이 있는 경우 흡연·음주·약물의 위험이 높아졌지만, 연구진은 이러한 청소년들이 ‘가족 그룹’ 및 ‘동급생 그룹’과의 연대를 강화할 경우 위의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 학술지 발달 심리학(Developmental Psychology)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국내여행 | 남쪽바다가 건네는 말①욕지도가 피었다

    국내여행 | 남쪽바다가 건네는 말①욕지도가 피었다

    육지는 섬을 꿈꾸고 섬은 육지를 그린다. 그렇게 남해를 사이에 두고 통영과 욕지도는 서로에게 꿈과 그리움으로 일렁인다. 둘 사이를 가르는 쪽빛 파도에 육지와 섬이 보내는 연서戀書가 실려 온다. 남쪽 바다가 수줍게 건네는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 보자. 욕지 앞바다의 고등어 양식장. 동그란 양식장이 마치 꽃 모양 같다 욕지항의 모습. 작은 항구가 정겹 ●욕지도가 피었다 오랜 시간을 섬은 물고기와 사람을 그리워했다. 그래서일까. 섬 곳곳에 그리움에 지친 꽃 ‘동백’이 빨갛게 피었다. 지금 욕지도에는 물고기와 사람의 꿈이 퐁퐁 피어난다.이름에 품은 ‘알고자 하는 마음들’ 섬 이름이 제법 거창하다. 욕지欲知, ‘알고자 하거든’이라는 뜻이다. 이 섬에 머물기만 하면 저절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섬은 어리석은 육지 사람들을 이름으로 유혹한다. 욕지도의 지명은 ‘辱知蓮華藏頭尾問於世尊욕지연화장두미문어세존’이라는 불교 경전에서 유래한 것이다. ‘연화장극락세계를 알고자 하거든, 그 처음과 끝을 부처님께 물어보라’는 뜻이다. 욕지도와 함께 연화열도를 이루는 연화도, 두미도, 세존도 역시 같은 문구에서 유래했다. 극락을 찾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통영의 삼덕항에서 출항한 배는 45분을 달린다. 곤리도, 추도, 두미도, 노대도와 같은 이름의 섬들을 밀어내며 달린다. 섬들이 가까워졌다가 이내 멀어진다. 바다에 점점이 박힌 섬들을 눈으로 좇다 보면 어느새 욕지도다. 배에서 마주한 섬의 얼굴이 말쑥하다. 바다는 눈부시고 바람은 시원하다. 남해 바다에 고요히 떠 있는 섬에서 극락세계, 파라다이스를 구하는 것은 인간의 끈질긴 허영심이다. 인간이 던지는 초라한 질문에 섬은 말없이 스스로를 내어 준다. 그리고 아무리 초라하고 한심한 꿈일지라도 섬은 넉넉하게 그 마음을 품어 준다. 배가 도착하는 욕지항의 오목한 항구처럼 말이다. 비렁길 옆으로 해가 지고 있다 벼랑이어도 괜찮은 비렁길 벼랑을 뜻하는 비렁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비렁길은 절벽을 따라 이어진 옛길을 다듬은 곳이다. 이곳에는 후피향나무, 돈나무, 팔손이 등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다. 누가 심어 주고 가꾸어 주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묵묵히 살아내는 나무들이 어여쁘다. 숲에서는 바다 냄새가 나고, 바다에서는 숲의 향이 풍긴다. 절벽 위의 고불고불한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출렁다리 앞이다. 출렁다리는 욕지도의 또 하나의 비경. 이름처럼 걸을 때마다 다리가 출렁인다. 한 걸음 내딛으면 출렁, 잦아들길 기다렸다가 한 걸음 내딛으면 다시 출렁, 걸음을 조심하게 만든다.출렁다리를 건너면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는 전망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당바위가 너르고, 바위 양쪽의 풍광이 시원하다. 마당바위의 끝으로는 그저 바다, 바다, 바다뿐이다. 탁 트인 바다 앞에 서자 버거웠던 것들이 사라락 사그라지는 것만 같다. 하늘이 붉어지고 바다도 붉어진다. 해질녘이다. 다시 하루 동안의 나와 화해하는 시간이다. 좌부랑개로 불리던 자부마을동백꽃이 욕지 바다를 향해 만개했다양식장에서 일하는 욕지도 주민 입 안에 생생한 고등어 놀던 바다 욕지도가 좋은 것을 고기가 먼저 알았다. 욕지도 인근 바다는 수온이 높고 잔잔한 대신 조류가 빨라 물이 깨끗하다. 인간보다 예민한 고기들이 몰리지 않을 이유가 없고, 고기가 몰리는 곳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 시대, 가장 먼저 근대화가 이루어졌던 섬이 바로 욕지도다. 욕지도 바다에는 주야로 고깃배들이 몰렸다. 또 돈이 몰렸다. 욕지항 근처에 있는 자부마을의 옛 이름은 ‘좌부랑개’다. 그 옛날 좌부랑개의 골목마다에는 100여 개의 술집이 있어, 뱃사람들이 거친 하루를 달래던 노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의 자부마을은 조용한 어촌이다. 그러나 골목길을 걷노라면 뱃사람의 호주머니를 가볍게 만들던 그 옛날의 니나노 가락이 고샅마다 들리는 것만 같다. 자부마을에 술집과 유곽은 사라졌지만 일제 강점기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바로 고등어 간독이다. 고등어 간독은 만주에서 전쟁 중이던 일본군에게 생선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아래로 땅을 판 후 그 안에 내장을 제거하고 살짝 말린 고등어를 소금과 함께 차곡차곡 쌓아 저장하던 곳이다. 욕지도 인근 바다에서 자연산 고등어가 한창 좋았던 시절까지도 된장독, 고추장독처럼 집집마다 있는 고등어 간독에다 고등어를 저장했었다. 그러나 이것도 고등어가 좋았던 시절 이야기다. 지금은 욕지도 인근의 수온이 상승해 자연산 고등어를 잡으려면 먼 바다로 나가야 한다. 욕지도 앞 바다에 고등어의 발길이 끊어지자 고등어 간독도 비었다. 빈 고등어 간독은 물이 차거나 야생동물이 빠지는 골칫거리가 되었다. 그렇게 집집마다 있던 고등어 간독은 고등어 좋았던 시절과 함께 하나둘씩 메워지거나 헐렸다. 최근에는 고등어 간독의 역사적 의미를 보존하고자 대형 간독의 복원이 한창이다. 다행히 고등어가 욕지 바다에서 놀던 시절을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욕지도 사람들은 욕지 바다를 떠난 고등어를 좇는 대신 기르기 시작했다. 고등어 양식 말이다. 욕지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고등어 양식에 성공한 곳이다. 욕지도 바다 여기저기에 동그란 그물이 꽃처럼 피었다. 바로 내파성 가두리 양식장이다. 이곳에서 체포된 치어가 성어로 길러진다. 고등어는 배양기술이 없다. 치어를 체포해 기르는 방식으로만 양식이 가능하다. 그래서 내파성 가두리 양식장 옆에는 반드시 치어를 체포하기 위한 정치망이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이곳 욕지도에서 고등어 양식이 가능한 이유는 치어 체포가 비교적 쉽고, 고등어가 겨울을 날 수 있을 정도로 수온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고등어 양식은 수질도 중요한데, 욕지도는 물길이 하루에 4번 바뀌므로 바다 속 부유물 제거가 용이함에 따라 항상 물이 맑고 깨끗하다. 가두리 어장 안에서 좁은 공간에 적응한 고등어는 수차 안에서도 생존 가능하다. 그래서 서울에서도 고등어 회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수차보다는 바다에서 건진 고등어가 맛이 더 좋을 것이다. 욕지도에서 기른 고등어 회 맛을 안 볼 수 없다. 솜씨 좋게 손질된 고등어 회가 꽃잎처럼 접시 한 가득 담겨 온다. 붉은 살 한 점을 얼른 입에 넣는다. 살이 단단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눅진하게 배어 나오며 달다. 욕지 바다가 기른 맛이 참 생생하다. 깻잎에 쌈장과 생강을 넣고 쌈을 싸 먹으니 고등어의 기름진 고소한 맛과 깻잎의 청량한 향, 생강의 알싸한 맛이 씹을수록 한데 어우러져 일품이다. 입 안에 욕지 바다가 번진다. 할매 바리스타가 능숙하게 주문 받은 음료를 제조한다아기자기한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 고운 우리 섬 할매바리스타 욕지도가 부유한 어촌이던 시절, 통영에서 섬으로는 시집을 보내지 않았으나 욕지도만은 예외였다고 한다. 욕지도로 시집온 이야(언니를 뜻하는 통영 사투리)는 세월 따라 꽃다운 섬 할매가 되었다. 자부마을 항구에 아리따운 섬 할매들의 꿈이 자박자박 부풀었다.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이야기다. 다방커피와 커피믹스만 알던 섬 할매들이 이름마저 생소했을 바리스타의 꿈을 키웠다. 이를 위해 할매들과 커피 선생님은 6개월간 통영과 욕지도를 오가며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바리스타 과정을 수료한 12명의 할매들과 이사장, 총무를 포함한 총 14명은 ‘자부마을 섬마을 쉼터 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을 차렸다. 의자와 테이블 몇 개로 소박하게 시작했던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은 지난해 4월 마을기업으로 지정되어 정부 지원을 받았다. 덕분에 지금은 꽤 근사한 커피숍이다.커피숍에 들어서자 손으로 쓴 메뉴판과 작지만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이 여행자를 맞는다. 꼬불꼬불 파마머리에 얼굴이 고운 할매가 주문을 받는다. 뜨거운 라떼 한잔을 주문한다. 안쪽에서는 다른 할매가 먼저 주문받은 라떼를 내리고 있다. 조금 느려도 우유 거품을 능숙하게 뽑아낸다.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의 메뉴는 아메리카노, 라떼, 핫초코, 스무디. 여기에 향토음식인 빼떼기죽, 고구마라떼, 고구마 케이크 등 욕지도 특산물인 고구마를 이용한 메뉴가 더해졌다. 가격도 착하다. “심심했는데 언니들캉 동생들캉 여서 시간 보내는 기 제일로 좋다.” 아무래도 할매들은 느지막이 시작한 바리스타 일이 재미있기만한가 보다. 커피숍에 출근하기 위해 안하던 화장도 곱게 하신단다. 할매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커피 중 어떤 커피가 가장 맛있는지가 슬며시 궁금해진다. “우리도 자주 마신다. 아무끼나 묵어도 다 맛나다.” 컵에 가득 담긴 라떼를 호로록 마시며 창밖을 바라본다. 고기가, 어부가, 노랫가락이 그득하던 항구에 향기가 차오른다. 커피에서 참 고운 맛이 난다.할매바리스타 경남 통영시 욕지면 욕지일주로 15 055 645 8121 아메리카노 2,500원, 빼데기죽 5,000원, 고구마라떼 3,500원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윤정 취재협조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www.hanbada.or.kr,통영시 www.tongyeong.go.kr
  • [사설] 정책·비전 없고 싸움판에 빠진 최악 총선

    4·13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모두 당의 집권 비전과 제대로 된 정책도 제시하지 못한 채 공천 과정에서 이전투구에 빠져들고 있다. 여야가 선거구 획정을 놓고 정치공학적인 이해득실을 따지다가 이달 초에 겨우 선거구획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당의 집권 비전과 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모습보다는 여야 모두 생존을 위한 계파 싸움에 매몰돼 있는 양상이다. 공천과정에서 집권 여당의 위상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집권당으로서 안정된 국정운영을 위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대신 공천과정에 돌입한 이후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계 간 계파 갈등이 권력투쟁의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양대 계파가 유리한 공천룰을 확정하고, 자기 계파를 공천하기 위한 힘겨루기를 벌이는 과정에서 낯 뜨거운 ‘공천 살생부’와 ‘윤상현 의원 막말 파문’ 등이 터지면서 집권당으로서 부끄러운 모습을 국민들에게 여과 없이 보여줬다. 국가 안보와 경제 위기 속에서 정치 개혁, 국가 발전을 위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집권당의 본분을 잊어버린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야권 역시 수권정당으로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연대·통합 논쟁에 빠져 감정싸움까지 치닫고 있지만 정작 야권의 비전과 정책 제시는 소홀히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제민주화를 바탕으로 한 ‘더불어 성장론’을, 국민의 당은 사회 격차 해소를 위한 ‘공정성장론’을 각각 주요 정책으로 제시한 이후 야권 통합 논란 속에 세부 내용조차 확정하지 못한 실정이다. 거대 담론만 있고 구체적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지리멸렬한 야권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이다. 제3세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국민의당은 야권연대를 거부하는 안 공동대표와 야권연대를 주장하는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의원이 대립하면서 분당 위기에 처했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내놓고 있는 정책 공약도 과거 무상시리즈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 경제가 침체국면에 접어든 시점에서 여야 정당들이 생산적 정책으로 국가의 미래비전 제시에 주력해야 할 텐데 당장 눈앞의 선거 승리에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의 유턴기업 지원 확대나 더민주의 ‘셰어하우스형 임대주택’, 국민의당의 ‘컴백홈법’ 등이 대표적이다. 공약 실행에 소요되는 재원 조달 방안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표심을 유혹하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다. 총선 공약이 국가와 국민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은커녕 특정 지역과 집단의 이익만 대변한다면 또 다른 부작용과 후폭풍을 낳을 건 누가 봐도 뻔하다. 20대 국회를 구성하는 4·13 총선은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과 정책으로 당당하게 경쟁해야 한다. 올바른 공천을 통해 국민들의 여망인 정치 개혁을 실현하고 국가 경제를 살리는 지혜가 도출돼야 한다. 공천 과정에서 옥석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지금처럼 사탕발림식 재탕 삼탕식 공약으로 표심을 유혹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정치권이 끝내 소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결국 유권자가 총선에서 표로 심판할 수밖에 없다.
  • 대학 여학생회 “학군단이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피해”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ROTC) 후보생이 같은 학교 여학생을 성추행했으나, 민간인 시절 저지른 일이라는 이유로 학군단 측으로부터는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서울 한 대학교의 문과대 여학생위원회에 따르면 A(여)씨는 2013년 3월 신입생 황영행사에서 같은 과 B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A씨는 사과를 요구했으나 B씨는 사과하기는커녕 “A씨가 나를 먼저 유혹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B씨는 그 후 대학 학군단에 입단했다. A씨는 가해자와 학내에서 마주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다. 결국, 지난해 8월 여학생위원회 등에 도움을 요청했다. A씨는 학군사관후보생과정 교육을 담당하는 ‘육군학생군사학교’와 학군단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 경찰에 신고하는 것은 너무 오래전 일이라 신고 접수가 힘들다는 말을 듣고 단념했다.  사건은 학내 양성평등센터로 인계됐다. B씨는 지난해 말 학교 성폭력예방 및 처리위원회로부터 1년 휴학 및 성폭력 교육 이수,사회봉사 100시간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A씨와 여학생위원회는 일련의 과정에서 학군단과 육군학생군사학교의 대처를 문제 삼았다. 여학생위원회는 “학군단과 육군학생군사학교는 피해자의 요청을 묵살해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의 자료 조사 및 증거수집에서 큰 걸림돌이 됐다”며 “당시 B씨가 민간인이라는 이유로 간단한 조사조차 하지 않는 등 최소한의 책임을 방기했다”고 비판했다.  A씨 측은 “학군단과 육군학생군사학교의 대응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면서 “가해자를 퇴단 시키고, A씨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학군단 측은 그러나 “민간인 신분일 때 일어난 사건이니 군에서 자체적으로 처벌할 수 없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며 “경찰 수사 결과에서 성추행 혐의가 드러나면 퇴단 조치를 취할 수 있으나 학교 징계만 갖고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알쏭달쏭+] 우리는 왜 달고 기름진 음식에 중독될까?

    [알쏭달쏭+] 우리는 왜 달고 기름진 음식에 중독될까?

    달콤한 케이크나 아이스크림, 그리고 기름기가 흐르는 치킨이나 튀김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이렇게 높은 열량을 지닌 음식을 조금 먹는 것 자체는 건강에 그다지 해롭지 않다. 문제는 너무 자주 먹으면서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 경우다. 이 경우 비만해지는 것은 물론 당뇨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까지 얻을 수 있어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다. 과거 비만은 미국 등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문제였으나 이제는 신흥국까지 포함, 세계적인 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만 퇴치를 위해서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는 것은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비만이 되는 사연은 다양하겠지만, 사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유는 한 가지다. 많은 열량을 섭취하고 그만큼 소비하지 않아서 남는 에너지가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이 이유다. 많이 먹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사실 최근 비만 인구가 많이 늘어난 데는 높은 열량을 지닌 음식이 늘어난 것도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 왜 건강에 해로울 만큼 이런 음식을 자꾸 먹게 되는 것일까? 보통 일반적인 시각은 개인의 취향이나 식탐을 원인으로 돌리지만, 과학자들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믿고 있다. 분명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달고 기름진 음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중독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 탄수화물 중독이라는 이야기는 생소한 개념이었으나 이제는 과학적인 원인 규명에 접근하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과학자들은 쥐를 이용한 신경 모델을 통해 달고 기름진 음식에 중독되는 기전을 연구했다. 중독 증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부분은 변연계(limbic system)에 있는 중변연 도파민 시스템(mesolimbic dopaminergic system)이다. 이 신경 시스템은 특정 물질이나 행동을 하면 쾌감을 느끼는 보상 작용을 한다. 따라서 알코올 같은 화학 물질은 물론 도박 같은 행위 중독에도 관여한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에 의하면 쥐에게 달고 기름진 음식을 먹이면 도파민 시스템이 흥분하여 쾌감을 느끼게 한다. 그 흥분 상태는 24시간까지 지속하는데 그 이후에는 다시 흥분 상태에 이르기 위해 같은 음식을 찾는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그 상세한 기전을 분석해 중독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신경 신호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쾌감이 느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단순히 탄수화물 중독을 넘어 이 시스템과 관련된 여러 중독 증상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그런 치료제가 개발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시는 모든 사람이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도한 알코올 의존으로 인해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고 명백한 중독 증상이 있는 경우에 치료하게 되는 것처럼 탄수화물과 지방 중독에 대한 치료 역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경우 먼저 치료해야 한다. 매번 달고 기름진 음식의 유혹을 참지 못해 다이어트에 실패한 고도 비만 환자에게 효과적인 신약이 개발된다면 체중 조절이 한결 쉬워지게 될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치료 이전에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통해서 건강을 관리하려는 노력이다. 사진=포토리아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매혹의 백조 vs 무희의 매혹

    매혹의 백조 vs 무희의 매혹

    봄을 알리는 발레 향연이 시작됐다. 한국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각각 대표 작품을 들고 나와 올 발레 시즌 막을 연다. 국내 대표 발레단들의 자존심을 건 시즌 첫 작품인 만큼 관객들이 어느 발레단의 무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지도 관심이 쏠린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오는 23일부터 고전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위)로 기선 제압에 나선다. ‘백조의 호수’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로 꼽힌다.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는 1895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키로프 극장의 전신)에서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와 그의 제자 레프 이바노프의 안무로 초연한 ‘마린스키 버전’이다. 우아하고 서정적인 백조 ‘오데트’와 강렬하고 고혹적인 흑조 ‘오딜’의 1인 2역이 백미다. 흑조 오딜이 남자 주인공 ‘지그프리드 왕자’를 유혹하면서 펼치는 연속 32회전 춤은 단연 압권이다. 18명의 발레리나가 푸른 달빛이 일렁이는 호숫가에서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며 추는 군무도 ‘발레 블랑’(백색 발레)으로 불리는 명장면이다. 황혜민-엄재용, 황혜민-이동탁,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홍향기-강민우, 중국 출신 예 페이페이와 뮌헨 바바리안 국립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막심 샤세고로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 세묜 추딘과 예카테리나 크리사노바 등 여섯 커플이 출연한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지난해 다소 과감하고 파격적인 도전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면 올해는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려 한다”며 “최고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발레 입문작 ‘백조의 호수’로 클래식 발레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3일까지,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 1만~10만원. (070)7124-1737. 국립발레단은 30일부터 발레계의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라 바야데르’(아래)로 반격에 나선다. ‘라 바야데르’는 회교사원의 무희를 의미한다. 고대 인도의 힌두 사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용맹한 전사 ‘솔로르’, 간교한 공주 ‘감자티’ 사이의 배신과 복수, 용서와 사랑을 그린 고전발레다. 120여명의 무용수, 200여벌의 의상이 동원돼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를 연출한다.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을 33년간 이끈 세계적인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국립발레단의 특성을 살려 일부 안무를 직접 다듬은 ‘국립발레단 버전’이다. 2013년 초연 당시 92%의 판매율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듬해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취임 첫해 첫 번째 공연으로 무대에 올라 흥행에 성공하며 국립발레단의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강 단장은 “단원들의 기량과 연기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지난해 공연했던 고전발레의 대표작인 ‘백조의 호수’, ‘지젤’을 뒤로하고 ‘라 바야데르’를 시즌 첫 공연작으로 택했다”고 밝혔다. 김지영, 이은원, 박슬기, 김리회, 이영철, 정영재, 김기완, 이동훈 등 국립발레단 대표 무용수들과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프리드만 보겔이 출연한다. 다음달 3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5000~8만원. (02)587-6181.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프로듀스101‘ 신곡 연습에 멘붕 온 전소미·최유정

    ‘프로듀스101‘ 신곡 연습에 멘붕 온 전소미·최유정

    엠넷 걸그룹 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101’이 11일 방송될 8회 방송 일부를 같은 날 선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1차 평가에서 살아남은 연습생들이 콘셉트 평가를 위해 신곡 ‘YUM YUM’을 연습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보컬 트레이너 제아는 연습생들의 신곡 연습을 지켜보며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제아는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전소미에게 신곡 ‘YUM YUM’이 유혹하는 내용을 담은 곡인 만큼 더욱 감정이입을 극대화하라고 주문한다. 판타지오 최유정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허찬미와 함께 ‘YUM YUM’의 메인 보컬을 맡은 최유정은 생각보다 높은 고음 부분에 소리를 지르거나 손가락을 부르르 떠는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낸다. 앞서 ‘프로듀스101’ 제작진은 산이, B1A4 진영, DJ KOO 등 총 5명의 작곡가가 ‘프로듀스101’ 연습생들에게 곡을 선물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1차 평가에서 살아남은 61명의 소녀들이 다섯 장르의 신곡에 도전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프로듀스101’ 8회는 11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영상=[8회 선공개] 지푸라기 잡고 "꿀꺼~~↗엌~!" 최유정 고음 도전!@ 콘셉트평가 <YUM YUM> 연습/네이버tv캐스트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영상) 차오루 “군대서 전효성 몸매 몰래 봤는데…”☞ (영상) 트와이스 쯔위·지효 숙소에서만 춘다는 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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