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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불법 도박,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박경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장

    [기고] 불법 도박,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박경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장

    30대 후반의 전호진(가명)씨는 17년 전 자신의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당시 호진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으로 일본으로 첫 해외여행을 갔다. 친구들과 함께 신나는 시간을 보낸 호진씨. 비행기 표를 늦게 예약해 혼자 하루를 더 머물러야 하는 것도 행운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하루가 길고도 어두운 터널의 시작일지 그땐 몰랐다.친구들을 배웅한 뒤 숙소로 돌아오던 호진씨는 특이한 소리에 이끌렸다. 파친코 게임장이었다. 언제 또 와볼까 싶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차피 귀국하면 쓸 일이 없다는 생각에 동전을 다 쓸 때까지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임. 2분이 채 되기도 전에 주머니에는 동전 하나만 남았다. 마지막 동전을 기계에 넣는 순간 팡파르가 울리며 쇠구슬이 우르르 쏟아졌다. 주변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를 건넸다. 호진씨는 3만엔을 손에 쥐고 신나게 숙소로 돌아왔다. 그 짜릿한 쾌감을 도무지 잊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모아 다시 일본에 갈 수 있을까만 궁리했다. 그러던 중 TV에서 불법 게임장 적발 뉴스를 보게 됐다.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도 파친코 게임장이 있었던 것이다. 망설이기를 몇 번, 호진씨는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불법 게임장으로 향했다. 후회와 죄책감에 시달리며 드나들다 아르바이트로 번 150만원을 날려버렸다. 하지만 발걸음은 멈춰지지 않았다. 불법 게임장에 가기 위해 밤새 아르바이트를 한 것으로도 모자라 등록금도 탕진했다. 사채까지 빌리기도 했다. 어느 날 찾아온 빚쟁이들을 보고 어머니가 쓰러졌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이제 그는 혼자다.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던 가족들은 이민을 가버렸다. 자살 시도도 여러 번 하며 반성했지만 도박의 올가미는 그를 쉽게 놔주지 않았다. 노숙 생활을 하면서도 일용직으로 몇 푼 만지는 날에는 어김없이 도박장을 찾는 생활이 이어졌다. 그렇게 보낸 세월이 17년. 다행히 지금 호진씨는 도박 상담센터를 다니며 재활의 길에 들어섰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불법 도박 규모는 적게 잡아 83조원이고 많게는 170조원에 육박한다는 연구도 있다. 내년 국방예산이 43조원이니,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엄청난 규모도 문제지만 도박 중독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불법 도박은 범죄조직의 주요 자금원이다. 이를 방치하면 사회가 피폐해지는 것은 물론 남미 일부 국가들처럼 범죄조직이 활개를 치게 될 수도 있다. 정부는 2007년 9월, 합법 사행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불법 도박 감시를 위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를 만들었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올해는 불법 도박 단속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신속하게 차단하고 연계 계좌의 거래를 정지시키며 신고 포상금도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있다. 벌칙도 대폭 강화하고 온라인 감시시스템도 구축할 것이다. 불법 도박 예방 교육 및 홍보도 확대하고 중독자 치유에도 더욱 노력하는 것은 물론이다. 17년이라는 긴 세월을 잃어버린 제2, 제3의 호진씨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불법 도박 근절에 모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
  • ‘욱’하는 은퇴자들

    ‘욱’하는 은퇴자들

    “후회 감정 커 공격 투자” 86%부적절한 은퇴준비 위험 노출40~50대 한국인들은 유혹을 이긴다는 ‘불혹’과 하늘의 뜻을 아는 ‘지천명’을 운운하지만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이들 상당수가 은퇴 준비에서 감정에 휘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르덴셜생명은 45∼69세의 은퇴 예정자 또는 은퇴자 803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해 ‘2017 대한민국 은퇴감성지수(REQ) 연구’를 21일 발표했다. 은퇴감성지수는 2006년 미국 푸르덴셜생명과 코네티컷 대학교 연구팀이 은퇴 시기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행동학적 리스크를 조사하고 금융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감정적 요인을 분석해 개발한 지수다. 은퇴를 준비할 때 자신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통제할 줄 아는 능력을 측정했는데, 지수가 높을수록 감정에 덜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86%, 즉 5명 중 4명이 은퇴설계시 감정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행동 위험에 강하게 노출되어 있고, 비합리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부적절한 은퇴 준비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한국 은퇴자들이 주로 영향을 받는 감정은 크게 후회, 비관적 사고, 무력감, 안주 등 4가지였다. 특히 과거에 했던 실수나 실패에 지나치게 집착해 같은 실수나 실패를 반복하기를 두려워하는 감정인 후회(평균 58점)가 가장 은퇴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투자 결정은 모든 선택의 기준이 ‘과거’에 있기 때문에 아주 작은 투자 위험조차 회피하고, 역으로 과거의 낮은 수익을 보상받으려고 지나치게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비관적 사고(평균 46점)에 빠지면 적극적 행동이 이득인데도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노후 재정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느낄 수가 있고 이는 결정해야 할 것이 많아 차일피일 미루는 무력감(평균 40점)과도 연결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말폭탄’으로 들리지 않는 트럼프의 북 궤멸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궤멸이라는 전례 없는 ‘말폭탄’을 터뜨렸다. 우리 시간으로 그제 밤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그는 “미국은 강력한 힘과 함께 인내심을 갖고 있지만, 만약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에 했던 ‘화염과 분노’나 ‘심판의 날’ 같은 표현과는 비교를 불허하는 메가톤급 발언이다. ‘화염과 분노’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북 정권에 초점을 맞춘 데 반해 이번 ‘완전 파괴’는 말 그대로 북한 주민 전체가 김정은과 함께 절멸하는 상황을 상정한 극한의 위협이라는 점에서 궤를 달리한다고 할 것이다. 상황에 따라선 다량의 핵무기를 동시에 북에 퍼부을 수도 있다는 소리로도 들린다. 유엔 역사상 미국 대통령 연설로는 가장 거칠고 직접적이며 반평화적인 그의 발언은 당장 행동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김정은의 핵 질주를 억제하기 위한 엄포로 보는 게 좀 더 현실적일 것이다. 자신이 볼 때 고강도 대북 압박에 줄곧 어깃장을 놓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응축된 불만이 이런 거친 표현으로 분출된 것일 수도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지가 “깡패 두목의 연설 같다”고 비난하고 영국 가디언지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핵미사일 말고 다른 장난감을 갖고 놀기를 기대한다”고 조롱했으나 이런 비판의 기저 역시 ‘왜 행동으로 옮기지도 못할 겁박으로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느냐’는 질책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연설은 곳곳에서 심각한 우려를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라 할 ‘미국 우선주의’와 ‘힘의 우위’가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연설에서도 트럼프는 각국의 주권을 강조하며 미국 우선주의를 거듭 천명했다. 이데올로기나 철학, 명분 대신에 실질적 이익과 결과를 중시하는 그의 가치 체계도 거듭 표출됐다.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이를 위협하는 그 어떤 도전도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동맹이라는 것도 공동의 이익이 아니라 일방의 이익으로 작동한다고 생각되면 가차 없이 폐기 또는 변용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또 하나의 우려는 트럼프가 ‘미치광이 전략’을 더욱 중시할 가능성이 보인다는 점이다. 김정은의 비상식적 행동에는 그 이상의 비정상적 대응으로 맞서야 성공을 거둔다는 발상으로, 자칫 군사적 대응에 대한 강한 유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가 비정상적 판단의 실험무대가 되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 북·미 간 대치가 고조될수록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커가고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의 각별한 대응이 요구된다.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 상황은 우리의 관리하에 통제돼야 한다. 외교안보 라인은 이제부터라도 미국과의 채널을 풀 가동, 시시각각 상황 변화에 따른 긴밀한 대화 체제를 구축하기 바란다.
  • 술의 유혹…술 안마실 때 혜택 7가지

    술의 유혹…술 안마실 때 혜택 7가지

    긴 명절 연휴 동안 오래 못봤던 친구, 친척들을 많이 만난다. 술이 빠질 수 없다. 어른이 따라주는 술이라서 마시고, 모처럼 만난 친구들과 회포를 풀지 않을 수 없어 마시고, 음복이라서 마시고, 안주가 좋아서 마시고 하다보면 자칫 술에 찌든 채로 추석 명절을 지낼 수 있다. 적당히 마시면 몸에 좋다고들 하지만, 지나치기 쉬울 때다. 건강을 망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와 적당히 마시고 사양할 수 있는 굳은 의지가 필요하다. 물론 가능하기만 하다면 한 잔도 안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금주(禁酒)가 우리 몸에 주는 건강 혜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근 미국 매체 리틀띵스닷컴이 술을 끊었을 때 몸에 일어나는 변화 7가지를 소개했다. 1. 잠을 잘 자게 된다 호주 멜버른대 연구진이 ‘알코올중독: 임상 및 실험연구’(Alcoh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 Research)에 발표했던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알코올은 수면을 방해해 밤중에 깨거나 잠을 설치게 해 낮 동안에 졸음을 유발한다. 따라서 술을 끊으면 수면의 질이 향상돼 하루를 재충전해 상쾌한 기분으로 보낼 수 있다. 2. 암에 걸릴 위험이 준다 과음이 간에 나쁜 영향을 줘 간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굳이 증명할 필요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간암 뿐만 아니라 유방암이나 두경부암, 식도암, 또는 대장암 등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평소 술을 자주 마시던 사람이라면 술을 끊는 것만으로 이런 암의 위험에서 조금씩 멀어질 수 있다. 3. 돈을 아낄 수 있다 당연한 말이다. 한 병에 몇만 원씩 하는 와인 대신 물이나 탄산수를 마시면 돈을 아낄 수 있다. 물론 안주값 역시 무시할 수 없으니 술값이 재정에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4. 과식을 막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NIAAA)가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적당히 음주해도 술을 마시는 동안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경우보다 먹는 양이 늘어난다. 즉 술을 끊으면 자연히 과식을 막을 수 있다. 5. 살이 빠진다 4번의 연장선이다. 다이어트 앱 업체 ‘마이피트니스팔’(MyFitnessPal)에 따르면, 술안주는 기본적으로 열량이 높다. 이뿐만 아니라 술 역시 종류에 따라 식사량과 비슷한 수준의 열량을 지니고 있어 술을 끊게 되면 불필요한 열량을 줄여 살이 빠지게 되는 것이다. 6. 피부가 좋아진다 미국 패션잡지 보그에 따르면, 술을 마시면 탈수 증세와 염증이 일어나 피부에 심한 손상을 줄 수 있다. 즉 술을 끊는 것만으로 피부가 생생해지고 손상됐던 혈관도 줄어 피부색 자체가 좋아진다. 심지어 같은 나이로 20년 넘게 음주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10세 이상 나이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즉, 술을 마시지 않으면 노화 속도를 줄일 수 있다. 7. 위산 역류가 준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에 따르면, 알코올은 위와 식도의 근육을 이완해 위산을 역류할 수 있다. 따라서 위-식도 역류 질환(GERD)이 생길 위험이 있다는 것. 만일 속 쓰림 등의 증상이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다면 금주하면 좋아질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금주는 다양한 혜택을 주지만, 그동안 술을 계속해서 마시던 사람이 술을 끊게 되면 며칠 동안 몸이 떨리거나 불면증이 생기며 불안감이나 우울증, 또는 발한 등 다양한 금단 증상이 나타나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금단 증상은 사라지고 몸에서 혜택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사진=ⓒ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구하기 쉽고 싼 신종 쏟아지면서 직장인·주부들까지 빠져”

    “유학파 상류층 자녀 죄의식 약해엄한 처벌… 조기적발 체계 절실” 전문가들은 최근 마약 범죄가 늘고 있는 것을 ‘불안한 사회 구조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은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사회적 안정성이 약화되면서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 구조가 됐다”면서 “고통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나고자 마약에 손대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마약 수요가 특정 직업군에서 직장인, 주부 등 일반인으로 도심에서 시골로 다변화하고 있다”면서 “구하기 쉽고 저렴하고 ‘약효’가 좋은 신종 마약들이 많이 나오면서 마약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또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처럼 사회 고위층 자녀나 연예인들이 일반인보다 마약의 유혹에 더 쉽게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식 교수는 “마약을 허용하거나 관대하게 여기는 외국에서 마약을 접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마약에 대한 범죄 의식 수준이 낮다”면서 “상류층 자녀들일수록 외국 유학 경험이 많기 때문에 종종 마약을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호 교수는 “고위층 자녀는 소위 ‘잘나가는’ 부모의 기대를 채워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면서“연예인들이 인기에 대한 압박과 행동의 제약을 극복하지 못하고 마약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듯이, 상류층 자녀도 그들와 유사한 압박을 받아 마약에 손을 대는 빈도가 높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마약에 대한 엄격한 단속, 통제와 함께 예방 교육과 홍보를 통해 마약 사범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유엔에서 인정한 마약 청정국이지만 마약 범죄가 1년에 1만건이 넘어가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단속되면 엄하게 처벌하는 정책을 유지하되 마약 소지를 조기에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신태용 우석대 약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유치원에서부터 연극을 통해 마약이 나쁘다는 인식을 함양하고 중·고등학교에서는 토론을 통해 마약의 위험성을 스스로 깨닫게 한다”면서 “학교에서 마약 예방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윤호 교수는 “수사당국은 오래전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벌여왔지만 오히려 마약 범죄는 오히려 늘고 있다”면서 “마약 공급을 차단하는 것보다 교육과 재활을 통해 마약 수요를 줄이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와우! 과학] 몸통보다 다리가 긴 벌…그 이유는?

    [와우! 과학] 몸통보다 다리가 긴 벌…그 이유는?

    분주하게 날아다니면서 꿀을 채집하는 꿀벌은 가끔 우리에게 불편을 주기도 하지만, 식물의 수정을 돕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간도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생태계에서 꿀벌이 차지하는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꿀벌이라는 단어에는 사실 인간의 편견이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꿀 이외에도 다양한 식물의 수액이 벌을 부르는 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서식하는 디아스치아(Diascia) 속의 식물은 달콤한 꿀 대신 영양가가 풍부한 식물성 기름으로 벌을 유혹한다. 이 식물의 꽃에 있는 주머니 같은 작은 돌기에 있는 기름을 먹기 위해 특별히 진화된 벌이 레디비바(Rediviva)속의 벌로 긴 앞다리를 이용해서 기름을 채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긴 앞다리에는 털이 나 있어 기름진 수액을 채취함과 동시에 꽃가루 역시 옮겨줄 수 있다. 벌은 기름을 유충에게 먹이기도 하고 왁스와 비슷한 성분으로 벌집을 짓기도 한다. 스텔렌보스 대학 연구팀은 다양한 레디비바 속의 벌들을 연구했다. 디아스치아 속에는 70종의 식물이 알려져 있는데 각각의 돌기는 종에 따라 길이가 서로 다르다. 벌 역시 이에 따라 6.9mm에서 23.4mm까지 다양한 길이의 앞다리를 진화시켰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에는 몸통 길이보다 앞다리의 길이가 더 길어지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사진) 이렇게 다양한 길이의 돌기와 앞다리는 공진화에 의한 것으로 특정 종류의 꽃은 특정 종류의 벌에 의해서만 수정되어 서로 혼동될 가능성이 작다. 길이가 맞는 앞다리를 이용해서 기름과 꽃가루를 채취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모습도 기괴하고 생활방식도 이상하지만, 이렇게 생긴 것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독특한 커플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로 너무 깊게 연관되어 있어서 하나가 사라지면 다른 하나도 멸종될 운명이기 때문이다. 최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개발이 진행되면서 많은 동식물의 서식지가 사라지거나 축소되고 있다. 적절한 보호가 없다면 이들 중 상당수가 다음 세기에는 사진으로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포토] ‘유혹의 손짓만해도’ 퍼기

    [포토] ‘유혹의 손짓만해도’ 퍼기

    미국 가수 퍼기가 1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Rio Festival’ 중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금융기관장 인사 흔드는 시민단체와 노조

    새 정부 출범 이후 넉 달 만에 금융권 기관장 물갈이가 시작됐다. 금융적폐 청산이라는 목표와 시민단체·금융기관 노조 요구 등을 함께 고려하다 보니 시기를 놓친 게 사실이다. 문제는 금융권 기관장급 인사가 도를 넘은 외풍과 잡음에 시달리며 혼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전문성 없는 공신(功臣)을 내려보낸 것이 주로 말썽이 됐다. 이제는 노조와 시민단체까지 기관장 인선에 노골적으로 가세해 혼란을 키우는 형국이다. KB금융만 해도 그렇다. 2014년 윤종규 회장이 내부 출신으로 첫 수장이 되자 노조는 “관치와 외압을 벗어난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그제는 돌연 “회사 측이 윤 회장의 연임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에 개입했다”며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니 노조가 미는 후보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따위의 온갖 뒷말이 나돈다. 한국거래소도 노조의 이사장 공모 방식에 대한 반대로 공모 기간을 이달 말로 연장했다. 이사장 추가 공모를 하는 것은 거래소 설립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시민단체의 압력에도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금융감독원장 막판 교체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을 때에도 반대한 적이 있다. 지난 정부에서 허가 난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를 두고 인가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설립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주장에 소비자 이익과 금융 발전 측면에서 막 출범한 인터넷은행의 발목을 잡는 게 과연 맞느냐는 비판도 따른다. 금융 비전문가를 내리꽂는 관행은 없애는 게 백번 마땅하다. 정부부터 낙하산 인사와 정실 인사의 유혹을 떨쳐 버려야 한다. 새 정부 출범 때마다 반복되는 낙하산 논란을 없애려면 후보 추천 단계부터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마련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노조나 시민단체가 금융기관장 인선 방식이 마뜩잖다고 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 또한 문제가 많다. 새 정부와 철학을 같이하고 전문성이 풍부한 인사를 내려보내는 것을 코드인사라고 폄훼하며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다. 경제 관료가 통상 꿰차는 자리라고 해서 반드시 관료로 채우란 법은 없다. 도덕적 흠결이 없고 금융기관 생리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내외부 출신 가리지 않고 쓰는 게 맞다. 정부와 시민단체, 금융권 노조는 적정선을 넘지 말기 바란다.
  • [모바일픽] 우린 언제든 어디서든 잘잔다옹~

    [모바일픽] 우린 언제든 어디서든 잘잔다옹~

    반려묘를 위해 거금을 들여 값비싼 고양이 침대를 사줬더니 정작 침대 주인은 종이 상자에서 더 편안함을 느낀다면, 그만큼 허무한 순간도 없다. 이는 아마도 침대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침대가 있는 곳까지 가자니 밀려오는 낮잠을 버틸 수 없어서일 테다. 이러한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이 공개한 사진 속 고양이들은 정말 어디서든 자려고 한다. 가장 불편해보이는 장소도 몸을 뉘어 잠을 청할 수만 있다면, 낮잠 자기에 가장 최적의 장소이자 바람직한 장소로 바뀐다. 몸집이 너무 작은 아기 고양이는 주인의 주머니에 몸을 동그랗게 말아 넣곤 즉시 잠에 빠졌다. 낮잠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건 아기 고양이 뿐만은 아니다. 덩치가 큰 고양이들도 박스 안에 자신의 몸을 밀어넣어 낮잠을 잔다. 어떤 고양이는 평소에는 안자던 쓰레기통 안에 잠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주인의 시선에선 이상하고 불편해보이는 장소지만 고양이는 개의치 않는다. 그들에게 불가능한 장소란 없다. 어디서든 낮잠을 잘 수 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한 여름 강변의 크리스마스

    한 여름 강변의 크리스마스

    쿠알라룸푸르 서쪽을 흐르는 셀랑고르 강변에 쿠알라셀랑고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세계적인 반딧불이 서식지로 알려진 곳이다. 쿠알라셀랑고르에서 반딧불이 관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대략 두 곳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캄풍쿠안탄 반딧불이 공원이다. 쿠알라룸푸르의 여행사들이 운영하는 대부분의 당일치기 반딧불이 관찰 프로그램이 이 공원을 무대로 열린다.이번 여정에서 찾은 곳은 ‘셀랑고르 반딧불이 리조트’다. 캄풍쿠안탄 공원과 직선거리는 가깝지만 강이 가로막은 탓에 실제 거리는 자동차로 20여분 남짓 떨어져 있다. 캄풍쿠안 반딧불이 공원에 견줘 이 일대의 강은 폭이 넓고 유속도 빠르다. 노를 저어 이동하는 캄풍쿠안탄 공원과 달리 셀랑고르 리조트에선 동력선을 이용해 돌아본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해가 지기 전까지 쿠알라셀랑고르 일대를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셀랑고르 강변 마을이다. 낡은 수상 가옥과 어선 등이 어지러이 어우러져 있다. 여행자들이 마트에 들러 기념품을 사거나, 저녁 요기를 하는 곳도 이 마을이다. 저물녘이면 강 너머로 멋들어진 해넘이 풍경이 펼쳐진다. ‘원숭이 사원’으로 불리는 부킷 말라와티도 이곳에 있다. 어둠이 황톳빛 강물 위로 내려앉으면 반딧불이 여정이 시작된다. 셀랑고르강을 에워싼 맹그로브 숲이 녀석들의 축제장이다. 사실 캄풍쿠안탄 반딧불이 공원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셀랑고르 강 일대는 예부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곳 중 하나였다. 하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반딧불이는 삶의 터전을 조금씩 잃었고 사람들의 눈에서도 멀어졌다. 반딧불이가 다시 사람들 곁으로 돌아온 건 2011년부터다. 한 기업과 지방 정부가 힘을 합해 서식지 재건에 나섰다. 반딧불이가 살 나무를 심고, 달팽이 등 먹이도 풀어놓았다. 오늘날 우리가 수많은 반딧불이를 다시 보게 된 건 바로 이 재생 프로젝트 덕이다.고요를 실은 배가 검은 강물 위를 흐른다. 배가 강물을 헤치며 나아갈 때마다 맹그로브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초록빛으로 빛난다. 반딧불이 쇼가 시작된 것이다. 나무 전체가 작은 LED 전구로 장식된 듯하다. 이 모습을 두고 호사가들은 ‘한여름 밤의 크리스마스트리’라며 치켜세우기도 한다. 카메라를 들이대 보지만 눈으로 보는 것만큼 담기지 않는다. 사람의 눈이 가진 조절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제아무리 고가의 카메라라도 주변 기기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한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반딧불이는 주로 수컷이 불을 밝힌다.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서다. 수컷의 몸 길이는 겨우 6㎜ 정도. 암컷은 더 작다. 나무 한 그루마다 수십, 수백마리의 반딧불이가 매달려 있다. 상상해 보시라. 이런 나무들이 셀랑고르강을 따라 수㎞에 걸쳐 이어져 있다. 작은 벌레가 선사하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빛의 쇼다. 현지 관계자들은 오후 8~9시 사이에 반딧불이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고 했다. 대개의 반딧불이 관찰 프로그램도 이 시간에 맞춰 진행된다. 반딧불이가 서서히 불을 밝힐 무렵 모기들도 피를 찾아 나선다. 어찌나 극성인지 모기기피제 정도로는 녀석들의 흡혈 본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바투 동굴 역시 쿠알라룸푸르 근교의 관광 명소다. 일종의 힌두교 성지로, 동굴 내부 전체가 힌두교 사원으로 조성됐다. 동굴 초입에 서면 거대한 황금빛 동상이 객을 맞는다. 힌두교 전쟁과 승리의 신인 무루간이다. 얼추 43m에 달하는 거대한 동상을 지나면 272개의 계단이 나온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계단이 초입부터 여행자의 김을 뺀다. 272개의 계단은 인간이 평생 지을 수 있는 죄의 숫자를 뜻한다고 한다.계단 주변엔 게잡이 원숭이들이 많다. 우리의 길고양이를 보는 듯하다. 원숭이들은 관광객들이 주는 음식을 받아먹으며 살아간다. 그러니 대부분의 원숭이들이 야생성을 잃은 건 당연한 결과다. 몇 해 전엔 유해 조수로 지정돼 수많은 게잡이 원숭이들이 살처분됐다고 한다. ‘죄 많은’ 인간의 곁에 머문 대가가 처참하다. 동굴 초입에 매달린 종유석이 인상적이다. 악마의 이빨처럼 길게 늘어져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공동이 나온다. 규모가 어지간한 초등학교 운동장보다 넓은 듯하다. 동굴 천장엔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이곳으로 빛이 쏟아져 내린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하늘을 향해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다. 꼭 화산 분화구를 보는 듯하다. 그 아래로 힌두교의 여러 신을 조각한 제단이 세워져 있다. 바투 동굴은 3개의 주요 동굴로 이뤄져 있다. 사원동굴의 규모가 가장 크다. 동굴 내부에 종유석 등 다양한 형태의 동굴 생성물들이 있다. 사원동굴 옆은 갤러리 동굴이다. 다양한 힌두신 상과 힌두 신화를 그린 벽화로 장식됐다. 수많은 동굴 생물이 서식하는 다크동굴(Dark Cave)도 이채롭다. 글 사진 쿠알라셀랑고르·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여행수첩 →가는 길:제주항공에서 ‘밸류 얼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밸류 얼라이언스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동맹체다. 일반 항공사의 항공 동맹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현재 제주항공을 포함해 8개국의 LCC가 밸류 얼라이언스에 가입돼 있다. 밸류 얼라이언스의 가장 큰 장점은 취항지 확대다. LCC들 간 결합으로 취항지가 확 늘어났다. 예컨대 제주항공 취항지가 아니더라도 동맹체에 가입한 항공사의 취항 노선을 활용해 어디든 갈 수 있다. 대형 항공기 도입 없이 장거리 노선 취항 효과를 본 셈이다. 이는 요즘 여행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다구간 여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물수제비 뜨듯 여러 국가를 돌아보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LCC 간 결합이니만큼 출발, 도착지를 달리 해도 비용 부담은 크지 않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경우 필리핀 마닐라를 거쳐 간다. 비행 스케줄을 잘 활용하면 알뜰하게 두 나라를 돌아볼 수 있다. 다만 주로 밤 시간을 이용해야 해 여정의 효율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인터라인’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밸류 얼라이언스의 부족한 부분을 촘촘하게 메울 수 있다. ‘인터라인’은 발권 대행 협약을 뜻한다. 제주항공은 현재 국영항공사인 캄보디아 앙코르항공, 태국의 국적사인 방콕에어웨이스 등과 인터라인 협약을 맺고 있다. →음식:나시르막은 우리의 비빔밥 비슷한 말레이시아의 국민 음식이다. 코코넛밀크 등으로 지은 쌀밥에 양념 멸치, 삶은 달걀, 볶은 땅콩, 오이 등을 넣고 삼발이라 불리는 매운 양념에 비벼 먹는다. 우리 입맛에 제법 잘 맞는다. →렌트:차를 빌렸을 경우 주차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이포의 경우 주차증을 인근 상점에서 사다 차량 안에 비치해야 한다. 주차증은 즉석 복권처럼 긁는 방식이다. 주차 시점과 출차 시점을 정확히 지켜야 과태료를 물지 않는다. →통행료:고속도로 통행료는 카드로 낸다. 편의점 등에서 ‘터치 앤 고’ 카드(20링깃)를 산 뒤 적당한 금액을 충전해서 쓴다. 톨게이트에서도 충전할 수 있다. 이포까지는 편도 30링깃, 셀랑고르까지는 편도 15링깃 정도다. 1링깃은 270원 정도다. →전기:말레이시아의 콘센트는 3점식이다. 요즘은 우리와 비슷한 2점식 콘센트를 함께 설치해 둔 곳들이 많다. →기온:캐머런 하이랜드는 낮에도 기온이 20도 아래로 내려간다. 긴팔 옷을 준비해 가는 게 좋다. →요금:캄풍쿠안탄 반딧불이 공원은 배 한 척당(4인 기준) 53링깃이다. 셀랑고르 반딧불이 리조트는 1인당 16링깃을 받는다.
  • 1300번의 울림에도… 26년째 반성 없는 일본

    1300번의 울림에도… 26년째 반성 없는 일본

    길원옥 할머니 등 300여명 참석 집회 후 참가자들 靑앞까지 행진 “바위처럼 살아가 보자. 모진 비바람이 몰아친대도. 어떤 유혹의 손길에도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살자꾸나.”13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민중가요 ‘바위처럼’의 한 소절이 울려 퍼졌다. 지난 8·14 세계 위안부 기림일에 늦깎이 가수로 데뷔한 길원옥(89) 할머니의 목소리였다. 노랫소리는 낮고 느렸지만 소절 하나하나에 옹골찬 기운이 담겨 있었다. 이어 원곡이 흘러나왔고 경기 남양주 수동초등학교 6학년생 20여명이 나와 노래에 맞춰 신나게 율동을 했다. 길 할머니와 김복동(91) 할머니를 비롯해 1300차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현장에 나온 300여명은 노래에 맞춰 손뼉을 쳤다. 1992년 1월 8일부터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열린 수요시위가 이날로 1300회를 맞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26년째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참가자들은 “1300번의 울림이 있기까지 피해자들은 스스로 인권운동가가 됐다”면서 “일본 정부의 반성과 법적 배상을 우리 손으로 이뤄 낼 때까지 다음주 1301차부터 다시 나비 날갯짓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미향 정대협 공동대표는 경과보고에서 “1992년 당시 한국 사회는 할머니들을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사람으로 바라봤으나, 할머니들은 목소리를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며 “이제 할머니들은 포기하지 않는 존재로서 하나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시위 참가자들은 현재 생존한 할머니가 35명뿐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서울신문 9월 9일자 1면> 박근혜 정부 때 이뤄진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비난도 들끓었다. 양진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 공동대표는 “당시 합의를 놓고 할머니들은 ‘역사를 팔았다’고 표현했다”면서 “일본은 역사를 인정하지 않고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시위를 마친 뒤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할머니 두 분도 휠체어를 타고 행진에 동참했다. 정대협 측은 2015년 한·일 합의 폐기와 화해치유재단 해산 등 내용을 담은 공개요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방방곡곡 가을에 빠지고 축제에 빠지고] 물·불·빛… 한국의 세시풍속으로 유혹하다

    [방방곡곡 가을에 빠지고 축제에 빠지고] 물·불·빛… 한국의 세시풍속으로 유혹하다

    추석 황금연휴 기간에 경남 진주에서 남강유등축제를 비롯한 축제가 이어진다.진주시는 11일 대한민국 최고 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다음달 1~15일 남강과 진주성 일원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축제의 주제를 추석 명절과 연계해 ‘한국의 세시풍속’으로 정했다. 축제 기간에 남강과 진주성 일원에 형형색색 7만여개의 등을 설치해 물·불·빛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도시 야경이 연출된다. 추석·설날 고유 전통문화풍습과 단오 등 사계절 문화를 보여 주는 화전놀이, 그네뛰기, 씨름, 강강수월래, 연날리기, 널뛰기, 윷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세시풍속 등이 전시된다. 유등축제의 유래를 표현한 ‘하늘 위 풍등’과 진주 발전을 기원하는 4령등(용·봉황·거북·기린), 유등축제의 세계 진출을 형상화한 ‘에펠탑등’이 새로 선보인다. 진주교·천수교 등 2개의 다리에는 볼거리로 빛 테마길을 설치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등 전시 존’과 ‘관광객 소원성취 나무 등 전시장’도 마련된다. ‘소망등 달기’와 ‘유등 띄우기’와 같은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행사도 열린다. 입장료는 1만원이다. 진주시민은 월~목요일 무료이고 경남도민과 전남 순천·여수 등 남중권 주민은 50% 할인된다. 2000년부터 해마다 개최하는 진주남강유등축제는 2006~2010년 5년 연속 최우수 축제, 2011~2013년 대한민국대표축제, 2014년 글로벌 육성축제로 선정됐다. 캐나다와 미국 등 해외 여러 축제에도 초청받았다. 남강유등축제와 연계해 다음달 3~10일 진주성과 남강 둔치 일원에서 제67회 개천예술제가 열린다. 드라마 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대표 축제인 ‘2017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은 1~15일 경남문화예술회관과 남강둔치에서 열린다. 진주남강 야외전시장에서 2~10일 진주실크박람회, ‘제124회 진주전국전통소싸움대회’가 5~10일 이어진다. 진주시는 축제 기간에 관광객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행사장 주변과 외곽에 모두 1만 1220대를 세울 수 있는 임시주차장을 마련하고 주차장과 축제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7~15분 간격으로 무료 운행한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런닝맨’ 선미 유혹에 유재석, 이엘리야 버리고 ‘가시나’

    ‘런닝맨’ 선미 유혹에 유재석, 이엘리야 버리고 ‘가시나’

    ‘런닝맨’ 유재석이 선미를 선택했다.10일 방송된 SBS ‘런닝맨’에서는 커플 레이스가 펼쳐진 가운데, 선미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10일 방송된 SBS ‘런닝맨’은 ‘반반 투어 제3탄’으로 꾸며진 가운데 백지영, 솔비, 선미, 황승언, 이엘리야, 성훈, 조세호가 게스트로 출연해 커플 레이스를 펼쳤다. 방송 오프닝에서 출연자들은 본격적인 레이스를 앞두고 커플 선정을 시작했다. 첫번째로 나선 이엘리야는 우아한 모습으로 등장하다가 발목을 삐끗하는 예능식 등장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그녀는 커플로 유재석을 선택했다. 두번째로 선미가 ‘가시나’ 노래에 맞춰 등장하자 멤버들은 크게 환호했다. 특히 이광수와 지석진은 “어제 밤에도 보면서 잠들었다”며 좋아했다. 선미의 선택은 이미 이엘리야가 선택한 유재석. 유재석은 결국 선미를 선택해 커플을 이뤘다. 사진=SBS ‘런닝맨’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즉생” 바른정당 비대위 체제 전환…유승민 위원장 맡을 듯

    “사즉생” 바른정당 비대위 체제 전환…유승민 위원장 맡을 듯

    바른정당이 이혜훈 전 대표 사퇴에 따른 지도부 공백 사태를 메우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10일 가닥을 잡았다. 비대위원장은 당 대선후보였던 4선의 유승민 의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바른정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변인은 “현 당헌·당규에는 대표 궐위 시 한 달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는데 정기국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한 달 안에 전당대회를 개최하기 어렵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최고위에서는 비대위원장으로 유 의원을 합의 추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으로 유 의원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소수 의견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 역시 차기 비대위원장직을 맡아 달라는 당내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저는 동지들과 함께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즉생(死則生)! 바른정당이 최대의 위기에 처한 지금, 죽기를 각오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여기서 퇴보하면 우리는 죽고, 여기서 전진하면 우리는 희망이 있다”면서 “이 정도의 결기도 없이 무슨 개혁보수를 해내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또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구나 달콤한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면서 ‘자강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당장의 선거만 생각해서 우리의 다짐과 가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친다면 국민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우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에서 부상하는 보수 연대·통합론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바른정당은 11일 최고위원회의 및 13일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새 지도부 체제 구성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불후의 명곡’ 배다해 폴포츠, 프리스틴 꺾고 우승..전설 김기표 “울었다”

    ‘불후의 명곡’ 배다해 폴포츠, 프리스틴 꺾고 우승..전설 김기표 “울었다”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서 배다해&폴 포츠 팀이 기립박수를 받으며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9일 저녁 6시 5분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은 작곡가 김기표 편으로 꾸며졌다. 김기표는 밴드 신중현과 더 멘, 검은 나비, 히식스 등 7080년대를 주름잡은 그룹 사운드 출신 음악인으로 박남정 ‘사랑의 불시착’, 소방차 ‘하얀 바람’, 양수경 ‘사랑은 차가운 유혹’ 등을 탄생시켰다. 김기표 편에는 폴 포츠&배다해, 송소희&고영열, 벤, 한동근, 여자친구, 케빈 오, 프리스틴 총 7팀이 출연했다.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여자친구는 소방차의 ‘하얀 바람’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그룹의 색에 맞게 재해석한 ‘하얀 바람’으로 색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여자친구와 경쟁한 이는 케빈오였다. 그는 심신의 ‘그대 슬픔까지 사랑해’를 세련되게 편곡했다. 서정적인 멜로디에 케빈오의 부드러운 음색이 잘 어우러진 노래는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케빈오는 여심의 마음을 흔들었다. 배다해는 “너무 잘생겼다. 자기 전에 이 목소리를 듣고 싶다”며 극찬했다. 송소희 역시 “앞으로 제가 듣고 싶은 노래 목록에 많이 들어갈 거 같다”고 놀라워했다. 노래를 들은 김기표 역시 그의 음색을 극찬하며 그의 팬이라고 밝혔다. 관객의 선택은 케빈오였다. 케빈오는 387표를 얻어 여자친구를 누르고 1승의 주인공이 됐다. 케빈오에 맞설 세 번째 무대의 주인공은 한동근. 한동근은 구창모의 ‘방황’을 열창했다. 한동근의 무대를 본 김기표는 “많이 놀랐다. 같은 노래인데 저렇게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세대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노래하는 스타일이 엄청 다양한 것 같다. 멋지다”고 극찬했다. 한동근은 “(편곡을)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가사 자체에서 저한테 처음 와 닿았던 게 어두운 기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송소희&고영열의 무대가 이어졌다. 송소희&고영열은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실연의 아픔을 승화시키는 김수희의 ‘서울 여자’를 열창했다. 두 사람은 대표 국악 선남선녀답게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벤. MC 신동엽은 “비타민 같은 존재”라며 그를 소개했다. 벤은 그동안 보여줬던 매력과는 상반된 모습을 선보이며 감탄을 자아냈다. 하지만 벤도 한동근을 넘지 못했다. 이어 한동근과 대결할 여섯 번째 가수로 배다해와 폴포츠가 호명됐다. 폴포츠&배다해는 김정수의 ‘내 마음 당신 곁으로’를 선곡했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무장한 두 사람의 듀엣 무대는 전율이 흘렀다. 전율 돋는 환상의 무대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노래를 들은 김기표는 “울었다”고 고백했다. 마지막 순서로 프리스틴이 박남정 ‘사랑의 불시착’으로 ‘불후’ 데뷔를 알렸다. 하지만 배다해&폴 포츠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최종 우승은 배다해&폴 포츠에게 돌아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동욱의 파피루스]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

    [서동욱의 파피루스]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

    우리는 늘 해답을 가지고 싶어 안달이다.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해답, 직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해답 등등. 우리는 이런 해답을 향한 편리한 최단 거리에 목말라 한다. 그래서 옆 사람이 만들어 놓은 답을 슬쩍 가져다 써 본다. 남의 공부 방법을 모방해 보기도 하고, 각종 노하우를 수집해 보기도 한다.그런데 ‘이것이 정답’이라고 남들이 자랑하는 게 내 경우엔 잘 적용되지 않는다. 도무지 왜 정답이라고 하는지조차 이해되지 않는다. ‘해답’을 주제로 한 소설이 있다. 개그를 우주적 차원의 교향시처럼 읊고, 터무니없음이 대단한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인 걸작이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다. 이 작품의 골격을 이루는 이야기가 바로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이다. 아득한 옛날 우주에서 두 번째로 똑똑한 컴퓨터인 ‘깊은 생각’에게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컴퓨터는 750만년 동안 연산한 뒤 답을 주면서 답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답은 ‘42’. 사십이가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이라는 것이다. 해답은 얻었지만 도무지 왜 42가 해답인지 이해할 수 없다. 컴퓨터는 말한다.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러면서 제대로 된 질문을 찾기 위해 새로운 컴퓨터를 만들 것을 제안하는데, 그 컴퓨터가 바로 ‘지구’다. 해답이 아닌 질문을 찾기 위한 컴퓨터인 지구는 오랜 세월 그 질문을 연산해 내고 마침내 출력 직전에 도달한다. 지구는 과연 제대로 된 질문에 도달했을까? 소설을 직접 읽어 보며 확인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함구하겠다. 이 이야기는 제대로 된 질문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설령 해답이 주어지더라도 그것은 호두알처럼 꼭 닫힌 채 우리의 이해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늘 성급하다. 그래서 남이 찾은 답안을 빌려다 빨리 사용해 보려는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 성공적인 사업의 해답, 공부의 해답을 찾아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그런데 남들이 찾아낸 해답이 자기 자신에게도 꼭 맞던가? 얼마간 참고는 될지 몰라도 결코 자신을 위한 해답은 되지 못할 것이다. 왜 그런가? 해답이란 그 해답을 얻어 낸 질문과 뗄 수 없이 연결돼 있으며, 따라서 활짝 핀 꽃송이를 꺾어 가지듯 해답만을 똑 따낼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해답이란 문제로부터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과다.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해답의 범위와 성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는 각자가 앓는 저만의 질병처럼 각자의 삶으로부터만 피어 오른다. 가령 프랑스 작가 클로드 시몽은 자신의 문체에 대한 고민에 빠졌을 때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을 접하고서 어떻게 문체를 구사해야 하는지 해답을 찾았다. 포크너의 소설은 클로드 시몽 이전에도 읽혔고 그 이후에도 읽히고 있지만, 모든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만의 문제를 가지고 있던 시몽에게만 해답이 돼 주었던 것이다. 러시아 민요는 많은 사람의 귀에 울려 퍼졌지만, 교향곡을 작곡하며 악상에 대한 고민에 빠졌던 베토벤에게만 해답이 돼 민요조의 분위기를 지닌 7번 교향곡의 4악장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해답은 널려 있지만, 제대로 된 문제를 가진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라 아무런 문제의식 없는 빈털터리가 그것을 집어 들면 그저 돌멩이, 아니면 영문 모를 ‘42’라는 숫자로만 나타난다. 소설로 돌아가 보자.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이 문제이기나 한 것인가? 이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문제는 모든 것을 노력 없이 단번에 알아내겠다는 미련한 욕심의 표현에 불과하다. 마치 전혀 공부하지 않은 젊은이가 침대에 빈둥거리며 누워 내일 시험에서 100점 맞을 궁리를 하는 것처럼. 저 질문의 정답은 확실히 42이다. 그러나 질문을 자신의 삶에서 절실하게 피워 내지 못한 이에게 질문은 추상적인 남의 질문이며, 따라서 해답 역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저 거대한 문제가 제대로 된 질문의 모습이 되기 위해선, 의미심장하게도 지구라는 컴퓨터가 자신의 장구한 전 역사를 조금도 건너뛰지 않고 하나하나 몸소 체험해야 했던 것이다.
  • 신도 유혹에 넘어간 타락한 신부…‘목요일이었던 남자’ 예고편

    신도 유혹에 넘어간 타락한 신부…‘목요일이었던 남자’ 예고편

    추적 미스터리 ‘목요일이었던 남자’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주인공 ‘스미스’는 고해성사를 하러 온 여성 ‘에스더’ 유혹에 넘어가 신부직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다. 복권을 위해 스미스는 로마의 ‘사길리아(Sagilia) 수도원’을 찾고, 그곳에서 자신의 오랜 과거를 아는 이탈리아 정보국 요원을 만난다. 그리고 교황을 만나는 조건으로 미션을 제안 받는다. 바로 비밀 조직에 잠입해 리더를 추적하라는 것. 그렇게 위험한 거래를 수락한 스미스는 비밀리에 침투한 조직에서 다시 에스더를 만나게 된다. 영화 ‘목요일이었던 남자’는 보르헤스로부터 “에드거 앨런 포보다 더 훌륭한 추리 소설 작가”라고 찬사를 받은, ‘G.K. 체스터턴’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신도의 유혹에 넘어가 지위 박탈 위기에 처한 신부 ‘스미스’ 역은 배우 프란시스 아노드가 맡았다. 공개된 예고편은 고해성사하러 온 신도 에스더의 의미심장한 고백으로 시작한다. 이후 신부 스미스가 비밀 조직에 잠입하고 누군가에게 쫓기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진다. 특히 테러 조직에 잠입한 스미스에게 닥친 위기는 감춰진 진실을 궁금케 한다. 이렇게 벼랑 끝에 몰린 신부와 그의 앞에 나타난 의문 여인 이야기를 담은 ‘목요일이었던 남자’는 오는 9월 14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95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포토] ‘유혹의 손짓’ 이탈리아 여배우 발레리아 마리니

    [포토] ‘유혹의 손짓’ 이탈리아 여배우 발레리아 마리니

    이탈리아 여배우 발레리아 마리니가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74회 베니스 영화제’에 영화 ‘The Leisure Seeker’ 프리미어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출한 10대 20여명 고의 사고후 금품 갈취

    가출한 10대 20여명 고의 사고후 금품 갈취

    가출 10대 여성 등 30여명이 남성들을 음주 운전하도록 유도한 후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 타내거나 금품을 갈취하다가 적발됐다.광주 북부경찰서는 남성들을 유혹해 음주 운전을 유도한 뒤 고의사고를 내고 금품을 갈취하거나 보험금을 타낸 김모(19)군 4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이모(18)군 등 2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군 등은 2014년 5월 27일 오후 10시쯤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한 남성이 음주운전을 하도록 유도한 뒤 고의사고를 내 보험금을 타내는 등 최근까지 11차례에 걸쳐 3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거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주로 17∼18세의 가출 여성 청소년들이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술을 사줄 사람’ 찾아 만난 후 피해 남성에게 술을 먹인 후 음주 운전을 유도했다. 이들 여성 청소년들은 “2차 가자”, “대리운전 부르지 말고 가까운 집으로 가자” 등으로 피해 남성들이 술에 취해 운전하게 꼬드긴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들이 운전대를 잡으면 미리 대기하고 있던 공범들이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 음주사고를 빌미로 돈을 빼앗거나, 보험금을 청구해 사고 보상금을 받아냈다. 이들은 3년 전쯤에는 도심 골목길 등지에서 고의로 차량에 손목을 부딪친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려 수리비를 받아내는 일명 ‘손목치기’에서부터 범행을 시작했다가 렌터카를 이용한 고의사고 유발, 가출한 여성 청소년을 이용한 음주운전 유도 등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음주 사고 운전자를 인근 편의점으로 데려가 현금 인출기에서 100만~200만원을 찾도록 한 뒤 합의금으로 챙기고 차량 수리비 등은 보험금으로 보상받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특히 유혹팀, 사고유발팀, 목격자팀 등 각자 역할을 나눠 사건마다 최대 6명을 동원해 마치 연극을 하듯 범행을 저질렀다. 가출해서 만난 이들 청소년은 동참자를 바꿔가며 범행을 저지르며 생활비나 유흥비를 마련했다. 공범 남성 중 11명은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달아난 다른 공범 8명을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라이프 톡톡] 피나는 노력으로 헌혈 50회… 사랑으로 100회 도전

    [라이프 톡톡] 피나는 노력으로 헌혈 50회… 사랑으로 100회 도전

    “헌혈을 하면 그냥 즐겁습니다. ‘중독’까지는 아니고 ‘일상’이 됐습니다.” 산림청 해외자원담당관실에 근무하는 윤석범(48) 사무관은 지난 5월 14일 헌혈 50번을 마쳐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유공 금장’을 받았다. 산림청 개청 50주년인 2017년을 앞두고 계획한 이벤트다. 2014년 8월 5일 30회 헌혈을 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유공 은장을 받은 후 세운 계획이다. 애주가이자 애연가인 ‘악조건’을 극복해 무탈하게 이뤄냈다.# 그렇게 좋아하는 술·담배 ‘자제에 또 자제’ 헌혈 50회는 쉽지 않다. 헌혈은 2달에 1번, 1년에 5번만 가능하다. 더욱이 철저한 자기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전립선 약을 먹거나 고혈압, 당뇨·간염 치료 경력이 있으면 헌혈을 할 수 없다. 부황·침을 맞거나 해외에 다녀오면 한 달간 쉬어야 한다. 건강검진 때 많이 하는 수면 내시경 후에는 6개월간 금지된다. 2017년 50회 헌혈 계획을 세운 윤 사무관은 피를 뽑는 ‘전혈헌혈’이 아닌 피에서 혈장과 혈소판을 분리한 후 피를 다시 몸으로 넣는 ‘성분헌혈’에 대해 알게 된 후 전혈과 성분을 병행하고 있다. 성분헌혈은 2주에 1번 1년에 24번까지 가능하다. 지난달 27일 현재 누적 헌혈횟수는 54회(전혈 33회, 성분 20회)지만 1987년부터 2005년까지 미기록을 감안하면 100회에 육박한다. 신분증을 가져가지 않아 헌혈하지 못하는 불편을 없애려 2006년 ‘등록회원’이 됐고, 2008년 정부대전청사에 수요 감소로 채혈실이 폐지된 후에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별도 예약하고 헌혈을 집을 찾는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예상치 못한 불편을 겪어도 중단하지 않았다. 2009년 구미국유림관리소 근무 때는 알지 못하는 성분이 피에서 검출돼 6개월 후 재검사를 받았다. 2016년에는 눈썹 문신 탓에 헌혈이 1년간 불허돼 헌혈 실적이 3회에 불과했다. 윤 사무관은 “사회와 다른 사람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헌혈하기 위해 저를 아끼다 보니 건강이 좋아지고, 지속적으로 건강을 체크받는 혜택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신다고 부인이 핀잔을 주면 헌혈 후 보내주는 건강진단서를 내밀어 ‘건강’을 확인시킨다고 귀띔했다. 수혈이 필요한 주변 사람들에게 헌혈증을 건네다 보니 정작 가지고 있는 헌혈증은 얼마 안 된다. # 수업 빠지려 했던 고3 헌혈… 이젠 뿌듯한 나눔 ‘예찬론자’의 시작은 미미했다. 고교 3학년때 피를 빼는 것이 두려웠지만 헌혈을 하면 수업에 빠질 수 있는 데다 음료수와 빵을 준다던 ‘달달한’ 유혹(?)에 도전했는데 첫 경험 후 느꼈던 ‘뿌듯함’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헌혈자가 20~30대에 집중돼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동년배 남성들이 헌혈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헌혈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윤 사무관은 “100회 헌혈을 달성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고 헌혈 정년(69세)까지 마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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