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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화하기 쉬운 일상 속 과학

    소화하기 쉬운 일상 속 과학

    사이언스 브런치/이종필 지음/글항아리/364쪽/1만 5000원물리학 박사인 저자가 정치, 문화,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우리의 일상 속 과학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층의 변화를 과학적 원리로 살펴보고 요즘 드라마에서 유행하는 타임 슬립을 과거의 내가 다른 선택을 해서 다른 시공간에 살고 있다는 가설의 평행 우주와 양자역학 이론으로 설명한다. 또한 프로야구에서 4할대 타자가 나오지 않고 3할대에서 멈추는 이유를 상향 평준화에 의한 변이의 감소라는 진화론으로 설명한다. 모든 선수의 실력이 상승하면서 그만큼 독보적인 기록이 나올 확률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기고] 미네르바의 부엉이와 온고지신/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기고] 미네르바의 부엉이와 온고지신/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깃들 무렵 나래를 편다.” 헤겔의 ‘법철학’에 나오는 말이다. 미네르바는 지혜의 여신이고, 밤에도 낮처럼 볼 수 있는 그의 부엉이 글라우쿠스는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격동의 시간이 지난 후 참된 지혜가 생겨난다’로 해석되는데, ‘시대 전환기에는 새로운 사상과 철학이 들불처럼 일어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이다. 우선 ‘인구 절벽’이 문제다. 당장 내년에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국민 열 명 중 두 명은 65세 이상 어르신이라는 말이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어 경제의 활력과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양극화 문제도 심각한 도전 과제다.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고 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소득 불평등 확대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저해한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저성장 추세의 이면에 우리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양극화의 그늘이 있을지도 모른다. 소위 4차 산업혁명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 미래학자는 2020년쯤에 사상 최고의 부(富)를 둘러싼 미래 산업전쟁이 시작될 것이며, 2020년대 중반쯤에는 국가별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한다. 아이폰의 등장과 노키아의 몰락,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지켜보면서 기술 발전이 초래할 미래에 긴장하게 된다.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느냐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심화, 급속한 기술 발전 등이 우리 경제·사회 구조와 삶의 방식에 미치는 영향은 서로 상승 작용을 반복하며 얽혀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되면 첨단기술을 가진 노동자는 좋은 일자리를 얻게 되겠지만, 단순 기술직이나 사무직 노동자는 기계로 대체될 수 있다. 이는 실업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게 된다. 임기응변식 대응으로는 힘들다. 변화의 방향을 냉철하게 읽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정부의 바뀜에 상관없이 흔들림 없이 실행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정책도 유행을 탄다. 시대 전환기에는 과거의 것은 모두 낡은 유물, ‘앙시앵 레짐’(ancien regime)으로 치부하고, 새로운 철학과 사상을 찾게 된다. 기존의 가치를 폐기하고 새로운 정책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난다. 헤겔이 말한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그런 의미만 있을까. 그렇지 않다. 부엉이는 석양녘에 낮 동안 일어난 일을 지혜롭게 살펴 어두운 밤하늘 높게 비상할 준비를 한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갖게 된 지혜를 의미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이 헤겔의 말 속에 숨어 있다. 과거의 것 중에서 좋은 것은 발전시키고, 미래를 위해 부족한 부분은 채워 나가야 경제·사회 운용의 일관성도 생기고, 더 큰 발전의 힘도 축적된다. 전환기에 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온고지신하는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효도폰도 이젠 스마트폰이 대세!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등이 몰려 있는 가정의달은 부모 세대에게 ‘효도폰’을, 자녀에게 ‘키즈폰’을 선물하는 게 유행이 됐다. 그러나 사양이 낮고 조작이 간편한 폴더폰이 효도폰으로 인기를 끌던 시대는 지났다. 60세 이상의 부모 세대들도 ‘갤럭시S8’ 같은 고사양의 최신 스마트폰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4일 공식 온라인몰 ‘T월드 다이렉트’ 고객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65세 이상 구매 고객이 가장 많이 선택한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갤럭시A8’(14%)이 뒤를 이었다. ‘갤럭시A8’은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중가 라인업인 ‘A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로 출고가는 55만원이다. 이는 60대 이상의 부모님 세대가 디지털 기기에 능숙해진 것과 관련이 있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지난 4월을 기준으로 SK텔레콤의 60대 이상 고객 중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은 74%에 달했다. 2012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60대 이상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10% 초반에 불과했던 것과 대조된다. 자녀 세대는 연령에 따라 선호하는 휴대전화 종류가 달랐다. SK텔레콤의 조사 결과 만9세 이하 어린이들은 손목시계처럼 착용하는 키즈폰을 선호했지만 만 10~12세 고객은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와이드’(14%)와 ‘갤럭시온7’(12%)이 가장 인기였다. 만 13세 이상의 중고생은 ‘갤럭시A8’(15%), ‘아이폰7’(11%) 순으로 선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런웨이 文, 속풀이 洪, 뚜벅이 安, 인증샷 劉, 껴안는 沈

    런웨이 文, 속풀이 洪, 뚜벅이 安, 인증샷 劉, 껴안는 沈

    文, 인파 뚫고 무대 등장 극적 효과 洪, 중·노년 긁어주는 사이다 발언 安, V자 포즈… 4박5일 도보 유세 劉, 연설 짧게 ‘포토 타임’은 길게 沈, 일일이 안아주고 함께 울어줘최근 대선 후보들의 유세 현장을 담은 사진에 공통적인 장면이 있다. 많은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향해 길게 손을 뻗으면 그 중심에 후보가 우뚝 서서 환호하는 얼굴로 두 팔을 크게 벌리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체육관이나 학교 운동장 등 ‘광장’으로 상징됐던 유세 현장이 ‘거리’로 옮겨져 후보와 유권자들의 밀착감을 강조하는 유세 현장이 유행이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나 비슷한 장소에서도 후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서울 신촌의 젊음의 거리, 경남 진주의 차 없는 거리 등 좁은 길에서 가득 메운 인파를 헤치고 등장한다. 문 후보가 군중 속 한가운데 레드카펫을 연상케 하는 돌출무대인 ‘런웨이’를 걸어 유세차로 발걸음을 옮기는 동안 시민들은 두 팔을 문 후보를 향해 뻗고 환호성을 보낸다. 평소엔 재킷을 입지 않고 흰 셔츠에 파란 넥타이를 매던 문 후보는 부산, 광주, 마산에선 각 지역의 프로야구팀 유니폼을 입어 유권자들이 더욱 친근감을 느끼도록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보수층으로 대변되는 중·노년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유세를 펼친다. 여러 지역을 거점 유세지로 지정해 유세차 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년층의 속마음을 긁어 주는 발언들을 쏟아낸다. “좌파정권이 되면 대한민국이 적화된다”, “언론이 어떻게 해서라도 (나를) 대통령 안 시키려고 온갖 지랄들을 한다”는 등 젊은 층에는 다소 과격하게 느껴지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전북 전주에서는 지지자에게 씨암탉을 받아 먹으며 ‘호남의 사위’라고 했고 KBS ‘전국노래자랑’ 콘셉트로 애창곡을 불러 노년층의 감성을 자극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선거벽보로 인해 상징이 된 두 팔을 V자 형태로 뻗은 포즈를 하며 강한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사전투표가 시작되고 투표일이 5일밖에 남지 않은 4일부터는 유세차량에서 내려와 ‘국민 속으로’ 4박 5일간 도보 유세를 시작했다. 하지만 전날까지 안 후보의 일정은 매우 빡빡했다. 하루 5개 도시를 찍은 날도 있고 보통 6~7개의 일정을 소화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대학가와 서울 강남역, 대학로 등 젊은 층이 많은 거리에서 걸어 다니며 ‘인증샷’을 찍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정작 유세차에서 연설하는 시간은 10분도 안 되고 연설이 끝나자마자 유세차에서 내려와 바로 딸 담씨와 공간을 분산해 ‘포토 타임’을 갖고 다가오는 모든 시민들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허그 대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시민들과 껴안는 것이 상징이 되어 버린 심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특히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많이 찾아온다. 심 후보는 “어렵고 절망에 빠진 젊은 사람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다가오는 모든 사람들을 일일이 안아 주고 함께 울어 준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서툴지만 해볼래요” 아이도 외국인도 젓가락질 삼매경

    “서툴지만 해볼래요” 아이도 외국인도 젓가락질 삼매경

    젓가락을 사용하면 손가락에 있는 30여개의 관절과 70여개의 근육이 움직이며 두뇌 활동을 도와준다. 젓가락질이 정확한 손놀림과 집중력 향상에 좋은 이유다. 우리나라가 골프와 양궁 강국이 되고 반도체, 줄기세포, 복제기술 등 미세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서 우수한 것도 젓가락의 힘이라고 한다. 젓가락이 세계를 들어 올린 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미국 작가 펄 벅은 “한국인의 젓가락질은 밥상 위의 서커스를 보는 것처럼 신기하다”고 극찬했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젓가락의 위대함이 충북 청주시의 젓가락 테마사업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젓가락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한국만의 색채와 장인정신을 입히자 외국의 반응까지 뜨겁다. 젓가락을 통한 새로운 한류 열풍이 기대되고 있다.지난달 25일 태국 방콕의 한국문화원 전시관. 일본·영국·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태국주재 문화원 관계자와 태국 현지인 등 300여명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청주시의 젓가락특별전을 보기 위해서다. 개막 축하공연으로 사물놀이와 젓가락 장단 퍼포먼스가 시작되자 전시관은 한순간에 축제장으로 변했다. 피부색은 달랐지만 흥겨운 장단에 모두가 하나가 됐다. 관람이 시작되자 외국인들은 한국 젓가락의 매력에 눈과 귀를 모두 열었다. 젓가락의 역사와 사용법을 배운 외국인들은 서툰 손놀림으로 젓가락질을 하며 실수를 연발했다. 그러나 젓가락질이 재미있고 신기한 듯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젓가락 만들기 등 체험코너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국문화원이 인터넷을 통해 체험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모집 하루 만에 정원을 초과했다. 주태국 한국문화원 강은아 원장은 “2013년 한국문화원 개원 이후 다양한 콘텐츠를 태국에 전파했는데 이번 젓가락특별전은 더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젓가락콘텐츠를 더욱 발전시키면 동남아는 물론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사업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다음달 2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특별전은 조상들의 지혜를 담아 청주가 만든 옻칠 수저, 분디나무 수저, 방짜유기수저 등을 소개한다. 옻칠은 방습, 방염, 방충 효과가 뛰어나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고 중부권에 자생하는 분디나무는 잎과 열매가 맵고 항균성이 좋다. 구리와 주석을 78대22의 비율로 합금해 만들어 낸 유기는 무독, 무취, 무공해의 특성을 지녔다.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한국의 수저 유물 등도 함께 전시된다. 개막식에 참석했던 이범석 청주 부시장은 지난 2일 “특별전은 청주에서 열린 ‘젓가락 페스티벌’에 대한 나라 안팎의 관심이 이어지면서 주태국 한국문화원의 초청으로 이뤄졌다”며 “젓가락을 테마로 한 전시가 젓가락 비문화권에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청주의 젓가락사랑은 2015년 시작됐다. 한·중·일 문화장관 회의를 통해 청주가 중국 칭다오, 일본 니가타와 함께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게 계기가 됐다.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은 한·중·일 3개국이 매년 1개 도시를 선정해 활발한 문화교류를 진행하는 것이다. 사업 취지에 맞게 청주시가 3개국이 함께할 수 있는 소재를 고심하던 중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의 명예위원장을 맡은 이어령(83) 전 문화부 장관이 젓가락을 제안했다. 젓가락은 3개국이 2000년 넘게 사용한 필수품이자 나라의 음식문화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는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식탁이 커 길고 끝이 뭉뚝한 나무젓가락을 주로 사용해 왔고 일본은 생선가시를 자주 발라 먹다 보니 젓가락이 짧고 끝이 뾰족하다. 한국은 고기와 전 등 무거운 음식을 먹어 금속젓가락을 사용해 왔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3개국의 젓가락 이야기보다 더 좋은 소재가 없다’며 무릎을 탁 쳤다. 또한 청주는 젓가락과 인연이 깊다. 청주권에서 5000여종의 수저 유물이 출토됐고 고려가요 ‘동동’에 분디나무젓가락 이야기가 나오는데 분디나무는 청주권에 대량으로 자생하고 있다. 옛 수저에는 생명을 상징하는 디자인과 문양이 그려졌는데, 청주는 인류생명문화의 상징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로리볍씨 유적이 있는 곳이다.첫걸음은 2015년 11월에 개최된 젓가락페스티벌이다. 청주시는 11월 11일을 ‘젓가락의 날’로 선포하고 이날을 전후해 다양한 젓가락 행사를 열었다. 젓가락을 테마로 한 학술회의와 전통 유물부터 창작품까지 3개국의 진귀한 젓가락 1000여점을 전시한 젓가락특별전을 열었다. 또한 젓가락질 도사를 뽑는 젓가락경연대회도 가졌다. 세계 최초의 젓가락 페스티벌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일본 NHK가 젓가락페스티벌의 주요 내용을 세계 150여 지역에 생방송으로 중계했고 아랍계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영했다. 중국과 일본 주요 매체들도 페스티벌의 내용과 취지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지난해 열린 젓가락페스티벌도 대박 행진을 이어 갔다, 유물과 창작젓가락 등 기상천외한 젓가락 3000여점이 호기심을 자극해 방문객이 5만 2000명에 달했다. 우리나라 최초 젓가락협동조합인 ‘가락공방’과 이종국 작가가 펼친 ‘내 젓가락 갖기 프로그램’ 작업장 역시 관람객으로 붐벼 1000여명이 자신만의 젓가락을 만들어 갔다. 젓가락 판매까지 이뤄져 방문객이 행사 기간에 구입한 젓가락이 1억원어치나 됐다. 올해는 3개국의 젓가락 전문가들이 3개국의 젓가락 문화를 이해하는 책을 내기로 했다. 청주시는 특색 있는 디자인과 스토링텔링을 접목한 청주만의 젓가락 50여종과 젓가락 장단 공연 콘텐츠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달에는 젓가락 상품 개발과 글로벌마케팅, 페스티벌 등 모든 젓가락 테마사업을 주도할 젓가락연구소를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내에 설립할 계획이다. 젓가락연구소 설립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젓가락연구소가 체계적으로 조사 연구해서 콘텐츠 개발 등 모든 젓가락 테마사업을 주도하게 된다”며 “청주만의 특성이 가미된 젓가락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세계화해 시민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주요 도시에 상설 판매장을 운영하고 전시회, 박람회 등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내 젓가락 갖기·선물하기 운동도 전개한다. 3개국이 공동으로 젓가락문화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시는 젓가락이 3개국의 공동문화인 데다 포크와 나이프 역사보다 1500년 가까이 오래됐고, 젓가락질이 교육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유전자라는 점에서 문화유산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콘텐츠진흥팀장은 “한·중·일 3개국이 손을 잡고 젓가락 테마사업을 펼치는 것은 동아시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벨 평화상감”이라며 “젓가락문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직지와 함께 청주를 상징하는 또 다른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젓가락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를 꿈꾸고 있다. 그는 “젓가락콘텐츠를 통한 장인들의 다양한 창작활동을 유도해 그들이 경제적 가치를 얻도록 할 방침”이라며 “젓가락 공방이나 갤러리 등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청주공항 등 지역 내 곳곳에 청주젓가락 상설판매장을 만들고 수출도 하겠다”며 “이미 유럽 사람들 사이에는 한국 젓가락을 수집하는 유행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젓가락을 통해 문화가 산업이 되고 지역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강조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방승언의 삐-급 문화 쪼개기] 유행했던 예비군복 인증…전쟁은 게임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방승언의 삐-급 문화 쪼개기] 유행했던 예비군복 인증…전쟁은 게임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미국의 강경한 대북기조에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배째라’식 엄포에는 이골이 난 우리 국민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돌발행동만큼은 예측하기 힘들다며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 ‘해볼 만한 전쟁’은 없다 긴장 속에서 한때는 미국이 북한을 폭격할지도 모른다는 ‘북폭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일각에선 이 극단적 시나리오를 두 손 들어 환영하고 나섰다. 미국이 압도적 화력으로 북한을 공격하고 나면 국군이 북진해 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이길 수만 있으면 전쟁도 나쁘지 않다는 태도는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등장했던 레퍼토리다. 2년 전 있었던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언 때에도 일부 예비군들 사이에선 SNS에 “전투준비 완료”를 외치며 군복 사진을 올리는 이른바 ‘예비군 인증’이 유행했었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호기 자체는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너무 가벼운 태도였다. 자신만만하게 ‘전쟁 나도 괜찮다’거나 심지어는 ‘전쟁을 내야 한다’고 말하는 일부 예비군들 앞에서 전쟁 발발 즉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현역 장병들과 그 가족은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 국방부의 전쟁 게임, ‘국방 FPS’ ‘전쟁불사’를 외치는 일부 국민의 무모함을 자제시켜야 할 책임은 아마도 국군에 있다. 전쟁의 진짜 피해를 가장 현실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집단으로서 국군은 지금도 장병들에게 ‘전쟁 승리’보다는 ‘전쟁 예방’이 중요하단 사실을 강조해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월 공개된 국방부의 ‘국방 FPS’ 게임 개발 연구 보고서는 국방부의 이런 평소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물건이었다. 개발인력 9명, 예산 60여 억 원, 개발기간 2년으로 현실감 넘치는 온라인 FPS(First Person Shooter·1인칭 총격전 게임)를 개발하겠다는 이 계획은 이미 그 실현가능성 측면에서부터 많은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보다 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부분은 개발목적 쪽이다.국방부는 ‘국방 FPS’의 목적이 “군에 대한 즐거운 간접 체험을 통해 입대 대상자들의 군복무에 대한 공포를 줄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투행위를 ‘즐거운 체험’으로 인식시키는 게 이 게임의 최대 목적이라는 의미다. 물론 전투를 재미있는 오락거리처럼 연출하는 작법 자체는 수많은 게임이 공유하는 아주 기본적 요소다. 그렇지만 누구보다도 전쟁을 엄숙히 대해야 할 국방부가 게임 업계의 고질인 전쟁미화 문제를 그대로 답습했다는 것은 한 번쯤 짚어보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다? 게임계에서 전쟁미화에 대한 담론은 아직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십 년 넘게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 전쟁게임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서도 이 점은 명확히 드러난다. 이 시리즈에 속한 대부분 작품의 주된 줄거리는 약간 과장을 섞자면 ‘시체의 산을 쌓아 세상을 구한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 가능할 만큼 단순하고 자극적이다. 그러나 이 점을 문제 삼는 개인이나 단체는 아직 많지 않다.더불어, 전쟁게임에 부적절한 정치·역사적 뉘앙스가 담기지 않도록 단속하는 일에 있어서도 업계는 아직 서투른 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삼은 전략게임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2’는 2차대전 최대 피해국이자 공로국인 러시아를 거의 악당 조직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러시아인들 외에 이 문제를 성토하고 나서는 사람은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는 기조가 이렇듯 만연해 있더라도 업계가 전쟁묘사 방식에 대한 반성을 아예 포기해선 안 될 일이다. 북미원주민 추방전쟁을 오락거리로 포장한 5,60년대 서부극들에 대한 현세대의 평가는 당시와 많이 다르다. 현대 전쟁게임에 대한 후손들의 평가라고 해서 호의적이리란 보장은 없다. ●게임으로 재해석된 ‘지옥의 묵시록’ 2012년 미국에서 발매된 게임 ‘스펙옵스: 더 라인’(이하 ‘스펙옵스’)은 게임업계에 이런 반성의 분위기를 조성한 최초의 메이저 게임으로 꼽힌다. 이 게임은 자연재해로 고립된 두바이에서 질서유지를 명분삼아 계엄군 행세를 하는 미 육군 33보병대대와, 이들을 물리치려는 미국 특수부대 델타포스 사이의 싸움을 다루고 있다. 6개월 전, 두바이 인근에 주둔 중이던 33대대는 갑자기 불어 닥친 대규모 모래폭풍 속에서 시민을 구조하기 위해 두바이 시내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구조작전은 처참히 실패했고 33대대는 시민들과 함께 완전히 도시에 고립되고 만다. 대대장 ‘존 콘래드’ 대령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극한 환경 속에서 안전을 내세워 계엄령을 선포한다. 하지만 무력을 앞세운 일방적 통제는 곳곳에서 점차 부조리한 억압과 학살로 이어졌고 33대대는 자각하지 못한 채 폭군으로 군림하게 된다.영국 문학사에 조예가 있다면 콘래드 대령의 이름과 줄거리에서 이미 게임의 주제의식을 일부 간파했을 수도 있다. 콘래드라는 이름은 소설 ‘암흑의 핵심’(Heart of Darkness)의 저자 ‘조셉 콘래드’에게서 따온 것이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으로도 잘 알려진 ‘암흑의 핵심’은 19세기 말엽 세계를 물들인 서구 제국주의를 비판하는 고전이다. 맥락을 고려해보면 안전을 명분으로 억압을 펼치는 33대대의 모습은 세계 경찰을 자처하며 전 세계에 손을 뻗치고 있는 미국의 현대판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적 은유로 읽힌다. 미군을 정의의 사도로 묘사하는 대신 그들의 오랜 적폐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 게임은 이미 독특하다. 하지만 스펙옵스가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은 미국정부의 패권주의에 그치지 않는다. ●‘영웅게임’의 모순 ‘스펙옵스’를 플레이하면 대번에 느낄 수 있는 묘한 사실 하나는 33대대에 맞서는 주인공 ‘마틴 워커’가 도무지 ‘착한 놈’ 같지 않다는 점이다. 이야기 중반부터 워커는 당초 임무였던 생존자 구조보다는 33대대 및 콘래드의 처단에만 집착하며, 이로 인해 수십 명의 민간인을 죽게 만든다. 그런데도 워커는 멈추지 않고 결국엔 두바이 생존자 전체의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을 초래하기까지에 이른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이런 불편한 전개는, ‘살인만으로 영웅이 되는’ 대다수 전쟁게임의 비현실적인 내러티브를 180도 뒤집어 비꼬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겨 있다. 워커가 마침내 마주한 콘래드 대령의 마지막 대사는 제작진의 비판의식을 잘 요약해 준다. 콘래드는 말한다. “자네는 구원자가 아닐세, 자네의 재능은 구하는 쪽이 아니라 죽이는 쪽에 있었지. 영웅이 된 기분을 느끼려 여기까지 왔지만, 자네는 그런 존재가 아니야”더 나아가, 이 대사는 플레이어를 향하는 제작진의 비판이기도 하다. 자기 행동의 당위성을 돌아보지 않고 끝까지 내달린 워커의 모습은, 게임에 표현된 폭력이 과연 정당한 것일지 고민해보지 않은 채 그저 타성적으로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하는 대다수 소비자의 모습을 모사하고 있다. ●‘불편한 게임’을 소망하며 제작진은 단 하나의 이야기로 정부, 게임업계, 소비자라는 세 집단 공통의 문제인 ‘무비판’을 지적해 내는데 성공했다. 자아비판을 모르는 미 정부는 자유세계 수호의 확신에 젖어 세계 각지의 무력분쟁에 개입했고 미국 게임계는 그런 행태를 고발할 생각은커녕 오히려 영웅적 서사로 윤색해내기에 바빴다. 그리고 게이머들은 정부와 업계의 중첩된 무비판이 낳은 결과물을 다시 무비판적으로 소비해왔다. 가장 대중적 미디어인 게임을 통해서도 사회 각 층위의 안일함에 대한 첨예한 비판을 이뤄내는 이런 모습은, 분명 우리가 부러워 할 만 한 것이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이 게임이 출시된 지 5년이 지난 현재, 미국 게임계 판도는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대중문화의 가치 및 외연의 확장은 일부 기업이나 몇 개 작품의 노력만으로 찾아올 수 있는 종류의 변화는 아니다. 엔딩 크레딧에서 플레이어를 깊은 회한에 빠지게 만드는 ‘불편한 게임’이 더욱 많이 출시되기를, 그리고 그런 게임들이 보다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길 희망해 본다. earny@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3. 괜찮은 여자는 많은데 괜찮은 남자는 없다?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3. 괜찮은 여자는 많은데 괜찮은 남자는 없다?

    습관적으로 “소개팅 해 주세요~” 라는 말을 달고 산다. “슬기씨, 만나는 사람 없어?” 라고 하면 딱히 대꾸할 말이 없기도 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달래기 위해, 혹은 진심으로 원하는 마음에서 ‘툭’ 불거져 나왔다. 그러면 돌아오는 대답은 “주변에 괜찮은 여자는 많은데, 괜찮은 남자는 없더라”였다. 주변 여자들에 물어보니 비슷한 말을 왕왕 들었다고 했다. 자매품으로는 “괜찮은 솔로 여자는 많은데 괜찮은 남자들은 다 임자가 있어~” 쯤이 되겠다. 대선 시즌을 맞아 ‘가짜 뉴스’를 가리는 ‘팩트 체크’가 유행이다. 우리가(혹은 내가) 무시로 듣는 ‘괜찮은 여자는 많은데 괜찮은 남자는 없다’는 참인지 거짓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귀찮아서? 예의상? 물론 저 말이 참인가 거짓인가를 따지기 전에 ‘의례적으로 할 수 있는 말’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저 말인즉슨 완곡하게 소개팅 주선을 거절하는 말이 되기도 하기 떄문이다. 하긴 소개팅이란 게 얼마나 귀찮은 일인가. 중간에 상대방 쪽 눈치가 어떠냐고 취재를 요구하기도 하고, 상대가 맘에 안 들었을 경우 진상스럽게 A/S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본인에게 그런 말을 했던 회사 선배에게 ‘팩트 체크’를 요구했다. 유수빈(36·남)은 “여자가 상대적으로 우월하니까?” 라고 말했다. 수빈은 “진짜 슬기같이 여러모로 괜찮은 여후배가 소개팅을 해달라고 해도 격에 맞는 남성이 주변에 없음. 인구학적으로 남자가 더 적은 것도 아닌데 말이지…” 라고 했다. 아무리 봐도 예의상 하시는 말인 것 같았드아...   ◆ 스펙, ‘남자 > 여자’여야 한다? 소개팅 주선자의 ‘자기 검열’은 보통 아직도 “남자가 여자보다 스펙이 좋아야지~”하는 부분에서 비롯됐다. 직업·학벌 등등 소위 스펙에 관한 ‘괜찮은’ 기준이 남자와 여자에게 각기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다. 공정연애위원회심판관리관(31·남)은 “이 나이쯤 되니까 소개팅이 약간 매물을 사고 파는 시장? 같은 느낌인데 적어도 남자가 여자보다 더 좋은 직장에 더 많이 벌고, 학벌이 좋아야 한다는 기준을 무의식 중에 가지고 있어.”라고 했다. 이어 “돈 잘 벌고 능력 있는 여자애들한테는 비슷한 수준의 내 친구들이 있어도 소개를 못 시켜주는 경우가 있지. 그 경우 소개를 시켜줘도 남자들이 자격지심을 가질 수 있게 되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결혼말고도하고싶은게너무많아(30·남)은 ‘과도기’라는 말로 갈음했다. ‘결혼말고도’ 주변 남자들은 이제 막 취업이 됐거나, 준비 중인 경우가 많다. “취업이 된 사람 혹은 괜찮은 사람들은 눈이 높거나 이미 임자가 있어. 나이가 이십대 후반, 삼십 초반이니 여자 입장에서도 취준생은 싫잖아.”   ◆ 여자는 여자에게 관대하고, 남자는 남자에게 박하다? 마성의보이스(34·남)은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남자는 남자를 별로 인정을 안하니까 아니야?”라고 했다. 내가 의문을 표하자 보이스는 부연 설명했다. “남자 애들 뭐 그런거 있잖아. 친한 애들 약점 잡아서 계속 놀리는. 또 무리에서 내가 제일 괜찮은 거 같고 그런거. 요즘은 워낙 여자애들이 잘 나가거나 그래 보이니까 내 주변 남자애들은 뭔가 부족하고 찌질한 거 같고. 그러고 보니 남자애들은 친구를 과소평가하고 여자애들은 서로 과대평가 하는 거 같애.” 현재 솔로인 그남자가내꺼(30·여)는 그렇게 말했다. “저 같은 경우는 괜찮은 남자가 주변에 있었음 제가 먼저고 ^^ 뭣보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 ‘내 친구 >>>> 남자 사람’ 이렇게요.” 얘기는 자연스럽게 ‘외모’ 얘기로 흘러갔다. 관리관은 말했다. “남자들 사이에서는 여자가 해주는 소개팅은 안 받는다는 불문율이 있어. 여자들은 자기와의 친소 정도에 따라 외모를 더 후하게 평가해 주는 경향이 있거든.” 5월에꼭제주도에가야만하는여자(31·여)는 ‘괜찮은 여자는 많고 괜찮은 남자는 없다’는 명제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외모만 봐도 여자는 화장 빡세게 해서 꾸민 얼굴이고, 남자는 맨 얼굴일 때가 많고, 괜찮은 여자=그냥 여자들이 생각했을 때 괜찮은 여자일 때가 많다는 것이다. 5월엔신통방통타로도사(30·여)는 반대의 의견을 내놨다. 사회 통념상 미(美)에 대한 기준이 여자에 더 박한 고로 여자들이 더 예뻐지기 위해 성형이나 미용에 더 공을 들였다는 것. 이에 반해 남자는 그냥 ‘방치’했기 때문에 외적으로 여자가 더 괜찮아 보이고, 남자가 덜 괜찮아 보인다. 결국 사회적 시선의 산물이라는 거다.   ◆ 소개팅 주선자한테 징징대지 맙시다 ‘팩트체크’ 결과 ‘괜찮은 여자는 많은데 괜찮은 남자는 없다’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그 안에는 당신으로부터 소개팅을 부탁받은 당신의 친절한 조력자인 친구·선배·후배의 속사정들이 다 있었다. 한 때 ‘소개팅이 취미’라고 할 만큼 꽤 많은 소개팅을 해봤던 나는 왕왕 주선자를 원망하는 일이 없었다고는 전혀 말 못한다. (실은 아주 많았다.) 그러나 대개는 내가 먼저 ‘소개팅을 해달라~’고 얘기를 했고, 그에 맞춰 상냥한 조력자인 주선자는 최선을 다했다. 적어도 먼저 소개팅을 부탁했으면, 주선자한테 까탈스럽게 굴지 맙시다. 그도 굉장히 수고스러운 일을 굉장히 수고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상냥한 친구들아, 고생했다. 앞으로는 좀 쉴게. 덧붙임 : 그런 의미에서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다음주 화요일(5/9)은 쉽니다. 이유는 알 만한 분은 아실 겁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30만 명 속은 영상 봤더니…‘속을만하네’

    30만 명 속은 영상 봤더니…‘속을만하네’

    시청자들을 깜짝 속게 만드는 12초짜리 영상이 화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데일리 모션(Daily Motion)에 공유돼 30만 건 가까이 조회수를 기록한 ‘섹시한 가슴골’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파키스탄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측되는 영상에는 브래지어만을 한 채 은 목걸이를 하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잠시 뒤, 카메라가 뒤로 물러서자 가슴골이 파인 여성의 실체가 밝혀진다. 이는 실제 여성의 가슴 라인이 아닌 어린이 엉덩이 위에 브래지어를 놓고 은 목걸이로 장식을 한 것. 앞니가 빠진 어린이는 시청자들을 완벽하게 속인 자신의 속임수에 기뻐하며 즐겁게 외친다. 해당 영상은 해외에서 유행하는 일부 모양만 본 뒤 ‘가슴 혹은 엉덩이’(Boobs or bum)인지를 맞추는 게임 중 하나로 지난 2015년 데일리 모션에 게재된 이후 28만 8천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Daily Motion Kahbbri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동근 상의 부회장 칼럼집 출간

    이동근 상의 부회장 칼럼집 출간

    이동근(60)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이 30일 ‘리디자인 코리아-한국 경제 희망 찾기’란 제목의 칼럼집을 펴냈다. ‘대한민국은 일하고 싶다’, ‘기업이 바로 서야 나라가 선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등 모두 3개 파트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오븐 속에 갇힌 제조업의 민낯, 낡아빠진 기업 문화의 병폐,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의 스컹크 공장에서 핀 혁신의 꽃 등 우리가 주목하고 반성해야 할 과제들을 약 50편의 칼럼에 썼다. 이 부회장은 서문에서 “요즘 ‘노오력’이란 말이 유행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살 길을 도무지 찾을 수 없는 세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꿈을 잃어가는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단순히 무엇 하나만 바꿔선 안 된다”며 “경제를 떠받치는 근본적인 틀을 리디자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1979년 23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상공부, 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 등에서 근무하다 2010년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에 취임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찌개에 퐁당 김밥에 쏙쏙 불판에 지글…맛있는 널 사랑햄~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찌개에 퐁당 김밥에 쏙쏙 불판에 지글…맛있는 널 사랑햄~

    햄(Ham)은 원래 돼지 뒷다리 또는 돼지 뒷다리를 자연 숙성시킨 것을 뜻한다. 스페인의 하몽, 이탈리아의 프로슈트가 여기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는 돼지고기 부위 중 인기가 없는 뒷다리살 등을 염지(고기에 간이 배고 부드럽게 하는 과정), 훈연, 가열 등을 해서 만든 가공식품을 햄이라 부르고 하몽, 프로슈트는 생햄이라고 부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선 중기의 요리서인 ‘증보산림경제’에는 ‘납육’(肉)이라고 돼지고기를 밀 삶은 물에 데친 뒤 소금, 식초 등에 재었다가 말리는 요리법이 나온다. 외국의 햄 제조 방식과 비슷하다. 하지만 40대 이상이 ‘햄’ 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기억은 생선과 전분으로 만든 ‘분홍 소시지’다. 젊은 세대는 “스팸?”이라고 되묻기도 한다. 우리의 햄은 어디서 길을 잃었을까.국내에 햄이 처음 소개된 때는 한국전쟁 이후다. 1937년 미국 호멜사에서 처음 출시한 ‘스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전투식량이 되면서 세계 각지에 퍼졌다. 출시 당시 스팸은 대공황의 여파가 남아 있던 1930년대 후반 미국 저소득층에게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한국전쟁 당시와 직후 국내에서 스팸은 소시지, 베이컨에 김치를 섞어 만든 부대찌개의 주요 재료가 된다. 국내의 육(肉)가공 업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3년이다. 진주어묵을 팔았던 평화상사는 1969년 진주햄소시지로 이름을 바꾼다. 이때 나온 햄은 생선과 전분을 섞은 어육혼합 소시지다. 계란물을 살짝 입혀 기름에 구워 먹는 형태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금도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맛을 지닌 추억의 도시락 반찬으로 대접받는다.국내 햄 시장의 큰 변화는 1980년대에 시작됐다. 햄에 들어간 고기의 함량이 중요해지며면서 롯데, CJ 등 대기업이 합류하기 시작했다. 롯데햄(롯데푸드)은 ‘순살코기로 만든 본격 햄’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살로우만’ 햄과 소시지를 1980년 9월 출시했다. 돼지고기 함량 88.3% 이상으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프랑크 소시지, 비엔나 소시지, 베이컨 등도 ‘살로우만’의 이름을 달고 나왔다. 당시 나왔던 육가공 제품의 형태가 지금까지 그대로 쓰이고 있다.그해 12월 CJ제일제당은 ‘백설햄’을 내놨다. CJ제일제당이 육가공 업체 1위로 도약하게 된 제품은 1981년에 나온 ‘런천미트’다. 롯데푸드의 ‘로스팜’과 함께 그동안 미국에서 수입됐던 사각캔햄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이 여세를 몰아 미국 호멜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1987년 ‘스팸’을 내놨다. ‘세계적인 명성, 세계적인 품질, 스팸을 제일제당이 만듭니다’라는 광고에 이어 2002년 ‘따듯한 밥 위에 스팸 한 조각’이라는 TV 광고로 일반인들에게 ‘햄’ 하면 ‘스팸’이라는 인식을 심었다. 스팸 출시 첫해 500t이었던 매출 규모는 2016년 2만 1342t으로 늘어났다. 스팸을 명절 선물세트에 넣기도 하는 한국인의 스팸 사랑이 만든 결과다. 2014년 1월 24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국제판에 한국인의 스팸 사랑을 다룬 기사를 실었을 정도다.햄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다양한 용도로 요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밥이 주식인 우리의 식단에 짠맛이 잘 어울렸다. 스팸김치볶음밥이 대표적이다. 요리하기 편하도록 김밥용 햄, 슬라이스 햄 등이 나오면서 햄은 1990년대 소풍이나 회사 야유회 김밥의 필수품이 됐다. 한국육가공협회에 따르면 육가공제품(햄, 소시지, 베이컨, 햄)의 판매량은 1990년 4만 5644t에서 지난해 19만 7924t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이 중 햄과 캔(햄) 제품의 판매량은 6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생선, 전분 등이 일부 들어간 혼합 소시지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3만 7518t에서 2만 7175t으로 줄어들었다.육가공 제품의 국내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났지만 인공첨가물 논란 등 건강 관련 뉴스가 발생할 때마다 줄어들었다. 이에 제조업체들은 고기의 함량을 높이고, 인공첨가물을 빼고,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내놓으면서 위기를 넘겼다. 롯데푸드는 2005년 경북 의성의 특산물인 마늘을 넣은 ‘의성마늘햄’을 출시해 건강 논란을 피해 갔다. 마늘은 미국 주간 타임지에 10대 건강식품으로 소개됐는데 의성 마늘은 단단한 ‘육쪽마늘’로 품질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햄에 암 예방 효과가 있는 마늘을 쓰면 고기 특유의 잡내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합성아질산나트륨 등 첨가물 이슈가 육가공 시장에 상존하는 위험 요소다. 고기 제품에 붉은색을 띠게 하는 합성아질산나트륨은 발암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2010년 ‘더(The)건강한햄’, 롯데푸드는 2013년 ‘엔네이처’ 브랜드를 출시하고 합성아질산나트륨 등 첨가물을 넣지 않은 제품을 내놨다. 대신 고기의 함량을 높였다.가장 최근의 충격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2015년 10월 햄·소시지 등의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한 사건이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육류가 단백질, 비타민 등의 공급원으로 반드시 필요한 식품이며 우리나라 국민의 가공육 섭취 수준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가공육 섭취량은 1일 평균 6.0g이다. WHO 발표는 가공육을 매일 50g씩 먹으면 암 발생률이 18%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식약처는 다만 가공육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은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채소 등 다양한 식품 섭취, 적당한 운동, 균형 있는 식습관 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체들은 닭고기를 사용한 제품 생산을 늘렸다.햄과 소시지는 사회적 변화상을 반영해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2013년 이후에는 캠핑 열풍으로 야외에서 구워 먹는 햄과 소시지가 한 부분을 차지했다. 캠핌용 제품은 가정용 제품보다 크고 굵다. 다른 식품을 더한 제품도 인기다. 대상은 캠핑용으로 4가지 치즈를 넣은 ‘콰트로 치즈 그릴비엔나’를 출시했다. 2015년 이후에는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브런치(아침 겸 점심) 문화가 식문화로 유행하면서 슬라이스 햄이 인기를 끌었다. CJ제일제당은 브런치 시장을 1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으로도 햄과 소시지 소비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1인 가구가 주요 가구 형태로 자리잡으면서 햄샌드위치, 소량 포장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혼술 문화가 퍼지면서 간편한 안주로 햄이나 소시지가 선호되고 있다. 어린이 간식으로 자리잡은 진주햄의 ‘천하장사’, 롯데푸드의 ‘키스틱’ 등은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나오고 있다. 햄, 왠지 꺼려지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이 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세계사 바꾼 탐보라 폭발…잿빛 하늘이 던지는 경고

    세계사 바꾼 탐보라 폭발…잿빛 하늘이 던지는 경고

    세계사를 바꾼 화산 탐보라/길런 다시 우드 지음/류형식 옮김/소와당/432쪽/2만 5000원“1815년 4월 10일 탐보라 화산 폭발 이후 인류 사회는 완전히, 깡그리 변했다.” 환경과 문학의 학제 간 연구 권위자인 길런 다시 우드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교수는 이 문장이 웅변하고 있는 확신을 책 ‘세계사를 바꾼 화산 탐보라’에서 전 지구적 맥락으로 논증한다. 화산 활동에 대한 과학에서 출발해 200년 전 다양하게 변주됐던 예술 작품과 역사 기록을 훑어 묶은 ‘시간 여행기’다.탐보라는 인도네시아 숨바와섬의 화산으로 환태평양 ‘불의 고리’ 지대에 있다. 저자는 노련한 사냥꾼처럼 1만 2000년 이래 최대 규모로 꼽히는 탐보라 폭발이라는 단 하나의 사건만 좇는다. 삼각뿔 모양의 산 정상 부위 1500m를 통째로 날려 버린 거대한 폭발은 1400㎞ 떨어진 테르나테섬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화산가스를 성층권까지 밀어 올렸고, 연무가 태양을 가리며 전 세계에 극단적인 이상기후를 초래했다. 책에 서술된 여러 기록들을 종합하면 지구 기후와 계절 리듬이 깨진 총체적인 ‘리셋’이었다. 사흘간 지속됐던 발작적인 폭발은 전율할 정도의 도미노식 비극을 낳았다. 인도양 수온이 내려가면서 몬순기후 체계가 무너졌다. 폭우가 사라지자 바닷물이 강을 따라 내륙으로 밀려 들어왔다. 바다 생물을 숙주로 한 콜레라균은 무역로를 따라 유럽에서 아시아로 퍼져 ‘팬데믹’(pandemic·세계적인 대유행 상태)이 됐다. 프랑스 파리의 가장무도회 참석자 수십명은 춤을 추다 콜레라로 쓰러져 무도회 복장째로 매장됐다. 콜레라와 장티푸스의 뒤를 이은 건 대기근이었다. 영국, 아일랜드, 스위스 등 각국에서 부모에게 살해된 아이들의 기록이 전해졌다. ‘여름을 잃어버린 해’라는 유럽 속담은 탐보라 폭발 이듬해인 1816년의 극단적 이상기후와 재앙에 기원을 둔다.저자는 탐보라 폭발 후 감지된 세계 도처의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사건들과 인간들의 바뀐 운명을 ‘원격상관’(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의 상관 관계성) 기법으로 추적해 복원했다. 이 책이 탐보라 폭발에 대한 최초의 저서가 아닌데도 수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문학과 예술은 시대적 음산함을 잔뜩 머금었다. 중국 시인 이어양은 대기근의 풍경을 ‘가난한 백성들은 그 돈조차 구하지 못해/아들딸 손을 잡고 거리에 내다 파네/막내는 이별의 한을 알지 못하나/눈치를 챈 큰아이는 부모 붙잡고 통곡하네’라는 애절한 시로 전했다. ‘빛과 색채의 낭만주의 화가’ 윌리엄 터너 등 동시대 화가들의 그림에는 잿빛 하늘이 등장했다. 폭풍우 치는 밤의 풍경을 담은 영국 시인 조지 바이런의 ‘어둠’과 SF소설의 선구작으로 꼽히는 여류작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모두 이상기후가 횡행하던 1816년 6월 밤의 파티(바이런과 친구 존 폴리도리, 셸리와 남편 퍼시 셸리 등 참석)에서 잉태됐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중국의 이상기후는 농민들로 하여금 환금작물인 아편을 재배하게 만들었고, 이는 청 제국 붕괴의 서막이 됐다. 아편 재배술은 미얀마-태국-라오스 산간 주민들에게 퍼져 오늘날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인 ‘골든 트라이앵글’이 됐다. 유럽의 전염병과 대기근은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대규모 이주를 촉발하며 자유주의 사상을 전파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의 빈곤층 고용 촉진법으로 대변되는 복지국가와 공중보건 개념은 근대 세계의 기초가 됐다. 저자는 탐보라 폭발 이후 힘의 축은 동양에서 서양으로,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 갔으며 그 판도는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책은 탐보라가 덮친 유럽 곳곳의 풍경에서 길어 올린 다채로운 이야기도 담아 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이 1783년 영국과의 파리조약 협상장에서 휘갈겨 쓴 ‘기상학적 상상력과 추측’이 화산과 기상이변의 관계를 다룬 최초의 과학 논문으로 둔갑한 뒷얘기도 흥미롭다. 탐보라 재앙은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는 경고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연은 지금도 나름대로 자신의 세계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며 “1815년과 2015년 사이 누적된 기후변화와 우리 손으로 만든 프랑켄슈타인인 탄소 쓰레기 누적과 자연파괴가 불러올 극심한 혼돈은 미래 어느 역사가도 기록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티셔츠, 세상 향해 외치는 나만의 확성기

    [그 책속 이미지] 티셔츠, 세상 향해 외치는 나만의 확성기

    1000개의 티셔츠 행동을 프린트하다/라파엘 오르시니 지음/정지인 옮김/동녘/252쪽/1만 8800원흰색 ‘티셔츠’는 거리의 캔버스다. 집회 현장에서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그 자체가 ‘깃발’이다. 흰색 면티에 로고, 글, 이미지를 새겨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낸 ‘프린트 티셔츠’는 20세기의 유산이자, 21세기에도 다양한 패션과 문화 현상으로 변주되는 ‘핫’한 아이템이다. 전 세계적으로 복제되며 불멸의 아이콘이 된 체 게바라 이미지부터 반전, 평화, 성평등, 동물권 보장, 희생자 추모 등 각종 메시지는 시대상을 상징하는 언어로 소비된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은 티셔츠 1000장의 디자인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티셔츠의 미시사’다. 왼쪽은 미국 프로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2014년 뉴욕 경찰의 난폭한 체포 행위로 숨진 비무장 흑인 에릭 가너의 죽음에 항의하는 티셔츠를 입고 있는 장면. 검정 면티에 새겨진 ‘숨을 못 쉬겠어’(I CAN’T BREATHE)는 가너가 남긴 마지막 말이다. 오른쪽은 유머스러운 문구가 쓰인 국내 티셔츠. 주로 반어법과 자기 비하, 유행어가 새겨진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나는야 올빼미 ‘나포츠족’ 운동하기 딱 좋은 밤

    나는야 올빼미 ‘나포츠족’ 운동하기 딱 좋은 밤

    지난 27일 오후 8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남산야외식물원에 운동복 차림의 직장인 3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일명 ‘러닝크루’(달리기 동호회)로 밤에 도시 곳곳을 뛴다. 이날은 필레이디, 아더스, 낭만이 모였고, 남산산책로(1㎞)를 3바퀴 돌아 승부를 가리기로 했다.2바퀴까지 연습으로 몸을 풀며 뛰던 세 팀은 이후 기록을 측정하는 3바퀴를 전력을 다해 달렸다. 각 팀은 큰 목소리로 자신들만의 구호를 외치며 대열을 유지했다. 1위는 필레이디로 1㎞당 4분 38초가 걸렸고 아더스(4분 51초), 낭만(5분 1초) 순이었다. 휴대전화의 애플리케이션이 이들이 달린 시간을 자동으로 측정했다. 특별한 우승 상품은 없었지만 세 팀은 서로를 격려하고, 좋은 성적을 낸 팀을 축하했다. 팀원들은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으며 “낮에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고 입을 모았다. 주한미군 소속인 박진홍(34·필레이디)씨는 “야간 도심 달리기를 잠시 스쳐가는 유행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고요한 도시의 밤을 함께 달려 보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며 “다양한 사람들이 달리기라는 하나의 목적으로 모여 운동을 하는 즐거움은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20, 30대를 중심으로 야밤 운동이 인기다. 밤에는 주로 실내 헬스나 나 홀로 조깅이 인기였지만, 평일 밤에도 단체 운동을 즐기는 ‘나포츠(night+sports)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 밤에 도심 곳곳을 뛰는 러닝크루만 서울에서 50여개가 활동 중이고 풋살장은 새벽 2~4시에도 대여하기가 힘들 정도로 인기다. 퇴근 후 자투리 시간에 함께 운동을 하며 건강을 다지고 주말은 오롯이 가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아직은 도심에 운동시설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러닝크루를 중심으로 한 야간 도심 달리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최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급격하게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인적이 드문 성곽이나 산악지역, 공원, 대학 캠퍼스 운동장, 한강공원 등에서 밤공기를 맞으며 달리는 식인데 달리는 거리만큼 기부하기 모임, 해외 대회 준비반, 연령별·성별 클래스 등 이색 러닝크루들도 활동하고 있다. 마라톤이 고도의 정신력과 인내심, 체력을 기반으로 한 운동이라면 러닝크루는 함께 ‘재미있게 달리기’가 특징이다. 달리기 전문 공간 ‘런베이스 서울’의 손나자용(30) 코치는 “최근 1~2년 사이에 러닝크루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회원이 100명을 넘는 대형 러닝크루도 생기고 있으며 서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곳만 50여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에 문을 열었는데 개장 1년 만에 누적 방문자가 1만 5000명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회사원 노원경(35)씨는 “러닝크루를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됐는데 정기적으로 하는 달리기 외에도 회원 중에 일정이 맞는 사람들끼리 퇴근 후에 ‘번개’(일정에 없이 갑자기 잡는 약속)로 만나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테니스 강사 안수미(33)씨는 “단순히 운동이 목적이라면 혼자서 헬스클럽을 가겠지만 러닝크루는 함께 운동을 즐기면서 새로운 활력을 얻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극제라는 점에서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야간 풋살’도 인기다. 풋살은 한 팀이 11명인 축구와 달리 5명이 한 팀을 이뤄 가로 20m, 세로 40m의 작은 경기장에서 볼을 다룬다.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축구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직장인 박정수(32)씨는 2주에 한 번씩은 직장 동료들과 함께 시내에 있는 풋살장을 예약해 운동을 한다고 소개했다.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유부남이고 자녀들도 있어서 주말에는 시간을 내기가 힘듭니다. 주중에는 술자리가 많지만 그래도 한 번 정도는 저녁에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챙기려고 합니다. 다행히 가족들도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풋살은 전국적으로 1만 3000여개팀, 20만명의 동호인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쇼핑몰이나 마트 등에도 풋살장을 설치해 대여할 정도다. 하지만 예약 경쟁은 치열하다. 용산아이파크몰 관계자는 “건물 옥상에 5개의 풋살장을 24시간 운영 중인데 2시간에 8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에도 평일 밤에 풋살을 즐기려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며 “주말의 경우 24시간 내내 예약이 가득 차 새벽 2~4시에도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농구 역시 ‘나포츠족’에게 인기 종목이다. 회원만 22만명이 넘는 농구 동호회 인터넷 카페인 ‘nsb 농심’을 운영하는 배우람씨는 “적게는 3명만 있어도 한 팀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 중 하나”라며 “매년 두 번씩 카페가 주최하는 3대3 농구대회를 연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종만(36·경기 평택)씨는 “평일 야간에 운동을 하고 나면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오히려 다음날 근무에도 도움을 주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항만에서 근무하는 전진규(35)씨는 “운동을 하는 시간은 건강을 챙기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다른 직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다”며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야간 스포츠용품 판매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6일까지 발광다이오드(LED)암밴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고 야광 셔틀콕도 65% 판매가 신장됐다. 자전거 라이트는 10%, 반사밴드와 반사테이프는 각각 339%, 45% 많이 팔렸다. 나포츠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체육 시설이나 공간은 부족한 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직장인은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체육시설을 예약할 수 있는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은 매월 정해진 시간에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데 업무시간 때문에 좀 늦게 들어가 보면 예약이 다 차 버린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현재 서울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체육시설은 축구·풋살장(79개), 농구장(24개), 야구장(11개) 등을 포함해 총 237개다. 전문가들은 나포츠족의 증가는 일상의 고단함을 운동으로 해소하려는 인구가 증가한다는 긍정적 신호이기 때문에 이들을 뒷받침해 줄 사회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우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 동호회를 중심으로 운동을 즐기는 경향이 장기적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여전히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밤에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직장인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 같은 문화를 계속 이어 갈 수 있도록 퇴근시간 보장 등 정책적 지원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유라 망언 “내 몸 단점도 많다..허리 짧고 팔뚝살 많은 편”

    유라 망언 “내 몸 단점도 많다..허리 짧고 팔뚝살 많은 편”

    다섯 번째 미니앨범으로 1년 8개월 만에 컴백, 약 3주간 ‘아윌비 유어스’로 활동하며 한층 더 성숙해진 걸스데이 유라가 bnt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하이니크, 율이에, 티에드 등으로 구성된 3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화보에서 그는 특유의 매력을 뽐내며 원피스부터 모던한 블라우스 룩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유라는 연습생 시절부터 7년 동안 가수로 지낸 삶에 대해 덤덤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데뷔 전 이름 모를 회사부터 유명한 엔터테인먼트까지 약 60여 곳에 캐스팅이 됐다. 그때 저는 19살이었고 고등학교 졸업 전에 데뷔를 하고 싶었다. 빨리 데뷔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있던 기회를 놓쳤다. 현재 소속사에서 한 달 연습 후 걸스데이로 데뷔했고 바쁠 때는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자면서 활동 중이다”며 말문을 열었다. 유라는 데뷔 시절 카메라 울렁증을 겪었다. “지금은 카메라가 너무 편하지만 과거에는 선배보다 카메라가 더 무서웠다. 그리고 초창기에는 제가 그룹 내 시크를 담당하는 멤버였기 때문에 제 본연의 모습을 숨겨야 했다. 매우 털털하고 장난기가 많은 편인데 신비로운 이미지를 유지해야 해서 답답한 적도 있었다”고 웃으며 전했다. 각종 프로그램에서 털털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 걸스데이. 신비주의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말에 유라는 “걸그룹에게 신비주의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상하게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더라 하하. 요즘 시대에는 진실된 모습을 더 좋아해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때 울산 얼짱으로 유명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그때 당시 미니홈피가 한창 유행했는데 제 홈페이지 하루 방문자 수가 200~300명 정도였다”고 웃으며 답했다. 유라와 명품 각선미는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는 “데뷔 초창기에 다이어트 스트레스가 있었다. 회사에서 하루에 한 번씩 몸무게 체크를 했다. 지금은 몸매 관리를 독하게 하지 않는다. 활동 시기에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편. 제 몸은 단점도 많다. 골반 위치가 높은 편이라 다리가 길어 보이지만 반대로 허리가 짧아서 허리 라인이 없어 보인다. 팔뚝에 살도 많은 편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어느덧 데뷔 8년 차, 긴 시간 동안 많은 무대에 서며 걸스데이 팀워크는 더욱 단단해졌다. “멤버들끼리 나이가 달라서 그런지 서로 존중하게 된다. 서로에게 언니이자 동생이기 때문에 오히려 트러블이 없이 잘 지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멤버들에게 부러운 점이 있는지 묻자 “혜리는 얼굴이 정말 작다. 저도 얼굴이 큰 편은 아닌데 혜리 옆에 있으면 얼굴이 커 보인다”고 답했다.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고 있는 유라. tvN ‘인생술집’에서 술 마시는 모습을 공개하고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내숭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전반전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제 주량을 알기 때문에 ‘인생술집’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방송에서 소주 7잔 정도 마셨고 이후 한 병 반 정도 더 마셨다. 주량은 소주 2병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두 번째 출연이다. 이번 방송을 준비하면서 개그맨 김기수와 시청자 수가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유명한 예능 프로그램은 MBC ‘라디오스타’ 빼고 다 출연해본 것 같다. 최근에 김구라 선배님과 함께 MBC ‘발칙한 동거 빈방 있음’을 촬영하면서 친해졌다. 선배님이 MC로 있는 프로그램이니까 더 편하게 촬영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사랑스럽고 솔직한 매력을 가진 유라. 그의 이상형은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다. “과거에는 웃는 모습이 예쁘다는 등 디테일하게 어떤 점에 대한 바램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냥 저를 좋아하는 남자가 최고다”는 말에 진솔함이 느껴졌다. 남다른 섹시 카리스마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걸스데이. 언제까지 섹시한 콘셉트를 가져갈 수 있을지 묻자 유라는 “여자들은 서른 살에도 섹시한 것 같다. 서른 살이 제일 섹시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연륜은 무시 못한다. 앞으로도 열심히 행복하게 활동할 생각이다”며 포부를 전했다. 사진 = 레인보우 미디어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러 청소년 130명 목숨 앗아간 게임, 전세계 확산중

    러 청소년 130명 목숨 앗아간 게임, 전세계 확산중

    한 ‘소셜미디어 게임’이 러시아의 10대 청소년 130여 명을 자살로 몰았다는 ‘혐의’를 받아 논란이 된 가운데, 이와 유사한 게임이 러시아를 넘어 카자흐스탄과 브라질, 영국에서도 유행의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는 올해 초, 아파트 옥상에서 여학생 2명이 자살하고, 또 다른 14세 여학생이 달려오는 열차에 몸을 던져 세상을 떠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러시아 경찰은 이 여학생들의 공통점이 '대왕고래’(Blue Whale)라는 이름의 게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러시아 1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이 게임의 규칙은 간단하다. '큐레이터' 혹은 '마스터'라고 부르는 게임 관리자로부터 미션을 받고, 24시간 내에 이를 수행하고 미션 인증사진을 보내면 된다. 미션은 총 50개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게임이 제시하는 미션이 상상 이상으로 자극적이라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칼로 몸에 상처를 내고 이것으로 글씨 새기기’, ‘친구 때리기’ 등이 포함돼 있으며, 마지막 미션은 바로 ‘자살’이다. 게임 관리자가 제시하는 미션을 거부할 경우, 다른 게임 이용자들이 올린 잔혹한 사진을 보여주거나 이용자의 부모를 살해하겠다며 이용자를 협박하기도 한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를 이용하는 10대들이 게임에서 오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며, 나중에는 세뇌된 듯 자연스럽게 마지막 미션인 자살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지 경찰은 10대 청소년 130여 명의 죽음이 이 게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선 가운데, 유사 게임이 브라질과 영국 청소년 사이에서도 유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최근 보도했다.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바즐던의 한 학교는 최근 학부모들에게 가정 내에서 ‘대왕고래’ 유사 게임에 대한 철저한 지도를 바란다는 내용의 공식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학교 측은 “경찰로부터 해당 게임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학부모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에스토니아와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지의 국가에서도 ‘대왕고래’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브라질의 경우 인터넷이 확대되고 소셜미디어 사용자가 늘면서 자살을 약속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속 훤히 비치는 바지 출시…과연 유행할까?

    과연 하반신이 훤히 드러나보이는 이 바지가 미래에 유행하는 패션이 될 수 있을까?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UPI통신 등 외신은 패션 브랜드 '탑샵'이 출시한 파격적인 디자인의 바지가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로 비판만 즐비한 화제의 이 제품은 100% 폴리우레탄으로만 제작된 100달러(약 11만원) 짜리 시스루(see-through) 바지다. 한 마디로 속이 훤히 비치는 비닐 바지인 것. 어찌보면 가수 박진영이 1990년대 입어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킨 비닐 바지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번엔 안타깝게도(?) 여성용만 출시됐다. 회사 측은 웹사이트에 "사람들의 관심을 보장하는 매우 특이한 비닐 바지"라면서 "파티와 축제에 입고 가면 이상적인 패션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트위터 등 SNS 반응은 바지 디자인이 너무 앞서갔다는 평가다. 네티즌들은 "술에 취해 매장에 가야 살 수 있는 바지"라면서 "아마 이 바지를 입으면 더위는 두 배, 부끄러움도 두 배 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나 2년 정도 지나면 비닐 바지가 유행이 될지도 모른다는 흥미로운 예상도 나왔다. 패션 잡지 보그 측은 "사실 처음 봤을 때 비닐 바지는 충격적으로 보이기도 한다"면서도 "지난해 패션쇼에서 이와 유사한 바지가 등장해 대중화될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인사이드] ‘홍역 치르다’ 이젠 옛말…홍역 국내 발생 ‘0’

    [인사이드] ‘홍역 치르다’ 이젠 옛말…홍역 국내 발생 ‘0’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홍역퇴치 인증을 받은 이후 2년 연속으로 토착형 홍역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5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 ‘홍역 대유행’을 치른 뒤 정부는 ‘국가홍역퇴치 5개년 계획’을 수립해 백신 접종률을 높였고, 2006년 사실상 홍역퇴치를 선언한 바 있다. 2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홍역 의심신고 건수는 336건으로, 이 가운데 실제 환자로 판명된 사례는 18명이었다. 18명 가운데 9명은 몽골, 인도네시아, 중국 등 해외를 방문해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고 4명은 국내에서 해외 감염자와 접촉한 뒤 발병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5명은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는 유전자형으로 확인돼 모두 해외유입 연관 사례로 분류됐다. 환자 2명을 제외한 16명은 백신 예방접종 여부를 모르거나 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홍역은 발열, 발진, 기침, 콧물, 결막염이 특징인 급성 유행성 감염병이다. 홍역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와 접촉하면 감염될 가능성이 90% 이상으로 높다. 1965년부터 홍역 백신이 사용됐고, 1980년대부터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 접종이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2000년 5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대유행이 일어나면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환자의 대부분은 2세 미만과 7~15세로 조사됐다. 당시 2세 미만 소아의 대부분은 MMR 접종력이 없었고, 7~15세 소아 가운데 80%가 MMR 백신 1차 접종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12월 실시한 접종률 조사에서 7~9세 MMR 백신 2회 접종률은 39%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는 8~16세 연령을 대상으로 일제예방접종을 시행해 청소년의 MMR 2회 접종률을 95% 이상으로 높였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 집단면역수준이 전체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일부 비면역자가 있으면 홍역에 감염될 수 있다”며 “홍역이 발생하더라도 발생규모를 최소화시켜 집단 유행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개인별 면역수준을 확보하는 것이 국내 전파를 최소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감염병 환자 발생신고 제대로 안돼

    감염병 환자가 발생하면 의료기관은 즉시 정부에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를 벌여 위법·부당사항 8건을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의사나 한의사는 감염병 환자를 진단하면 소속 의료기관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또 의료기관장은 1~4군 감염병일 경우 바로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직접 신고하거나 담당 보건소장, 지방자치단체를 거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감사원이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제2군 감염병인 수두로 기재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 청구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시내 의료기관 1499개 중 81.5%(1221개)가 수두 발병 신고를 하지 않았다. 또 제2군 감염병인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도 의료기관 824개 중 79.6%(656개)가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았다. 특히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 의원은 같은 기간 건강보험공단에 수두를 병명으로 요양급여 180건을 청구했지만, 신고는 단 1건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상이 이러한대도 질병관리본부는 뒷짐만 지고 있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민건강보험의 의료급여 청구 내용 등을 토대로 감염병 실태를 파악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의료기관의 신고에만 의존한 셈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염병 환자 신고를 빠뜨린 의료인에 대한 벌금 상한선이 17년간 200만원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신고 누락을 방지하려면 벌칙규정을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역사속 공무원] 아시아 한류의 원조 이수광

    [역사속 공무원] 아시아 한류의 원조 이수광

    中서 한시 교류한 베트남 사신 본국에 퍼뜨려 시집 품귀 현상 日·태국서도 “읽고 싶다” 대유행한류의 원조가 케이팝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조선시대에도 겸재 정선은 중국에서 그의 그림을 사러 온 중국인이 집 앞에 장사진을 칠 만큼 한류스타였다. 조선의 또 다른 한류스타로는 이수광이 있다. 조선시대 최초의 문화백과사전으로 평가받는 ‘지봉유설’의 저자 이수광은 베트남에서 한시로 특히 인기가 높았다. 1604~1607년 조완벽이 안남국(安南國·현재의 베트남)을 세 차례 방문하기 전까지는 양국의 사신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는 것이 교류의 전부였는데, 이수광은 당시 안남국 최고의 인기스타였다. 요즘 우리나라 아이돌 가수들이 중동처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에서 스타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이수광도 평생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안남국에서 최고의 인기인이 돼 있었던 것이다. 선조 30년인 1597년 30대 초반의 젊은 관료였던 이수광은 진위사로 베이징에 파견돼 50여일 간 사신단 숙소인 옥하관에 머물렀는데, 여기서 역시 안남국 사신으로 온 풍극관을 만났다. 서로 문재(文才)임을 한눈에 알아본 두 사람은 통역을 물리고 직접 필담을 나누며 시를 주고받았다. 귀국한 풍극관은 이수광의 한시를 널리 퍼뜨렸고, 머지않아 이수광의 시집은 돈 주고도 사지 못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안남국 유생들이 이수광의 한시를 밑줄 쳐가며 공부할 정도로 문학 교과서가 됐다. 이 같은 사실은 정유재란 때 일본에 끌려가 노예생활을 하다 무역상의 눈에 띄어 1604년부터 세 차례나 안남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조완벽에 의해 국내에 전해졌다. 이수광의 시가 얼마나 인기였는지는 조선왕조실록, 이지항의 ‘표주록’, 안정복의 ‘목천현지’ 등을 통해 전해지고 있으며,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도 상세히 소개됐다. 조완벽은 진주 출신의 선비로 세 번째 안남국 방문을 마치고 일본 교토에 있던 중 때마침 이곳에 쇄환사로 왔던 여우길 일행을 만나 10여년만인 1607년 귀국할 수 있었다. 고향에 돌아온 조완벽이 자신의 경험을 친구 김윤안에게 전했고, 김윤안은 정사신에게, 정사신은 이수광에게 이를 전해 이수광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20권의 책으로 정리한 ‘지봉유설’ 이문(異聞)편에 깨알 같은 자기 자랑을 실을 수 있었다.‘인조실록’ 19권 1628년 12월 26일자에는 이날 타계한 이수광에 대한 추모 글이 있다. “수광의 자는 윤경, 호는 지봉인데 약관에 급제하여…그가 사신으로 중국에 갔을 때 안남, 유구(현 오키나와), 섬라(현 태국) 사신들이 모두 그의 시문을 구해 보고 자기 나라에 유포하기까지 했다. 우리나라 사람으로 일본에 포로로 잡혀갔던 자(조완벽)가 상선을 타고 교지(交趾, 당시 안남국은 2개로 분열돼 내전 중이었는데, 그중 한 세력)에 갔었는데 교지인들이 그의 시를 내보이며 ‘그대는 당신 나라 사람인 이지봉을 아는가?’하였다. 이처럼 다른 나라 사람까지도 그를 존중하였다.” 실록에는 더 언급이 없지만, 20살에 일본에 끌려 온 조완벽이 이수광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안남인들이 몹시 실망스러워했다는 내용이 몇몇 문헌에 전해져 온다. 조선 사신이 이수광이 얼마나 인기스타인지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숙종실록’ 23권 1691년 12월 5일자에는 연경에 사신으로 다녀온 민암과 강석빈의 보고이다. 안남국 사신에게 이수광의 시를 알고 있느냐 물었는데, 능히 알고 있어 함께 암송까지 했다는 내용이다. 풍극관에게 시를 지어준 지 9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수광의 시가 안남국에서 인기였음을 확인한 것이다. 최중기 명예기자(국가기록원 홍보팀장)
  • [길섶에서] 보수화/황성기 논설위원

    요 몇 년간 옷을, 하물며 양말조차 제대로 사지 않았다는 사실을 눈치챈 것은 봄철에 접어들면서다. 유행 좇기를 즐기지 않았지만 옷가게에 들러 새 옷도 보고 사곤 했다. 몇 해째 입은 봄옷을 꺼내 보니, 10년 가까이 된 어떤 옷은 상의건 하의건 폭이 넓어 촌스런 티가 물씬 풍긴다. 옷수선 가게에 물어보니 줄이는 데 새것만큼의 돈이 들었다. 옷뿐만 아니라 구두나 가방, 손수건, 혁대도 벌써 몇 년째 신던 것, 쓰던 것 그대로다. 나이 들면 쓸모없는 기억들은 뇌에서 저절로 사라져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습득했던 지식, 그리고 세상을 살면서 만들어진 생각은 특히 그렇다.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은 툭하면 업데이트를 요구한다.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쓸모가 줄어든다. 옛 옷을 입으며 유행을 무시하던가, 새 옷을 사 입으며 옛 옷은 과감히 버리던가. 옷처럼 묵은 지식과 생각도 갱신하지 않을 바에는 삭제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오래된 가치를 고집하며 세상을 좇지 못하는 옹고집으로 늙지 않아야 할 텐데 괜스레 걱정이다. 낡은 봄옷을 입으며 드는 생각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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