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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장고’ 이국주-박나래, 셰프들도 홀린 음식 맛의 비결은?

    ‘냉장고’ 이국주-박나래, 셰프들도 홀린 음식 맛의 비결은?

    ‘냉장고를 부탁해’ 이국주, 박나래의 요리를 맛 본 셰프들의 반응이 화제다.지난 27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방송인 이국주, 박나래가 셰프들을 위한 요리를 만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국주는 된장칼제비와 부추깻잎전을, 박나래는 짜조와 분짜를 만들었다. 먼저 된장칼국수를 맛 본 셰프들은 “날치알을 넣은 게 신의 한 수”라고 칭찬했다.특히 이연복은 “칼국수가 국물을 다 빨아 먹어서 국물이 적은데도 걸쭉하고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며 극찬했다. 부추깻잎전을 시식한 셰프들은 전을 더 맛보기 위해 접시로 몰려들었다. 김풍은 “선수급 실력이다. 가게에서도 이런 퀄리티를 내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국주는 전을 맛있게 만든 비결에 대해 “부침가루 양을 줄이고 깻잎과 부추전을 많이 넣었다”고 설명했다. MC 김성주는 “깻잎 향이 진짜 절묘하게 나온다”고 말했고, 안정환은 “전 집 하나 내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맛을 걱정한 이국주는 “다행이네요”라며 안도했다. 이어 셰프들은 박나래의 짜조와 분짜를 시식했다. 셰프 레이먼킴은 “요즘 이태원에 유행하는 그 가게 분짜 같다”며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의 음식을 모두 맛 본 안정환은 “(요리하면서) 떠는 것 같아서 맛 없을 줄 알았는데 둘 다 요리 실력이 장난이 아니다. 맛있다”고 평가했다. 셰프 샘킴 또한 “저희 옆에 앉으셔도 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카드뉴스] 강아지도 아프면 한의원에서 침 맞아요…한방수의학의 세계

    [카드뉴스] 강아지도 아프면 한의원에서 침 맞아요…한방수의학의 세계

    조선시대에는 침으로 말을 치료하던 ‘마의’(馬醫)가 있었다고 합니다. 드라마도 나왔었는데요. 반려동물 천만 시대인 요즘에도 전통적인 한방 치료법을 접목시킨 동물 치료법이 남아 있습니다. 한방수의학과 같은 대체수의학은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됐다고 합니다. 이제 반려동물은 어엿한 가족의 한 구성원이 됐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동물을 기르는 수준을 넘어 반려동물의 몸과 마음 전반을 관리해주는 ‘홀리스틱 펫 케어’(Holistic pet care)가 유행이 됐습니다. 한방수의학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포토 다큐] 커지는 펫케어… 침도 맞아요’에 나와 있습니다. 기획·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제작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고창 AI, 세계서 처음 발견된 신종”

    올겨울 처음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 세계적으로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로 확인됐다. 겨울 철새가 옮긴 것으로, 토착화된 AI는 아니라는 의미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17일 전북 고창군 오리 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의 유전형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유럽에서 유행한 ‘H5N8’형과 2014년 유럽에서 발견된 저병원성 ‘H3N6’형이 재조합된 ‘H5N6’형으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러한 신종 H5N6형은 세계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H5N6형 AI가 343건 발생해 세계에서 발생 빈도가 가장 높았지만 이번에 나온 유전형은 과거 국내에서 유행했던 바이러스와는 특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H5N6형과 비교하면 H5형은 93%, N5형은 84% 정도밖에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반면 지난해 네덜란드 홍머리오리에서 분리된 H5N8형과는 99% 이상, 2014년 네덜란드 흰뺨기러기에서 분리한 H3N6형과는 97% 이상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에 감염된 철새의 바이러스가 야생조류, 사람, 차량 등을 통해 농장 안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는 고병원성인 만큼 가금류 전파 속도나 증상이 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박 본부장은 “유전자가 새로 조합된 초기 바이러스인 만큼 숙주인 조류 안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 양이 많지 않아 초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어 방역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임신 전 비만하면 아이 자폐증·ADHD 위험 ↑”(연구)

    “임신 전 비만하면 아이 자폐증·ADHD 위험 ↑”(연구)

    임신 전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커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자폐증 등 신경발달장애에 시달릴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 의료원과 버지니아코먼웰스대 공동 연구진이 임신 전후 체중과 출산 후 아기의 신경발달장애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논문 41건(메타분석 32건)을 검토해 위와 같은 결과를 국제 학술지 ‘비만 리뷰’(Obesity Reviews) 최신호(22일자)에 발표했다. 임신 전 비만한 여성이 낳은 아이에게 신경발달장애가 나타날 위험은 50%, 과체중 여성이 낳은 아이의 경우 1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폐증 위험은 비만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 기준으로 36%, ADHD 위험은 62% 더 높았다. 이번 연구는 현재 유행처럼 확산 중인 비만이 다음 세대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강조한다. 비만과 마찬가지로 최근 몇십 년 동안 자폐증과 ADHD, 그리고 다른 행동장애들의 발병률이 증가했다. 미국 여성의 40% 이상이 비만이며, ADHD와 투렛 증후군, 자폐증과 같은 신경발달장애는 20명 중 약 1명에게서 나타날 만큼 일반적이다. ADHD만 취학 연령 아동의 2~5%에 영향을 미치는 데 조산이나 저체중으로 태어나거나 임신 중 어머니가 술담배나 심지어 약물을 남용할 경우 그 위험은 증가했다. 이와 함께 비만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발달 지연 위험은 56%, 정서적 또는 행동적 문제 위험은 42% 더 높았다. 또한 임신 중에 비만이 되면 임신성 당뇨 위험이 커지는데 이런 여성의 아이는 조산과 행동장애 위험이 크고 나중에 시행한 인지능력 검사에서 점수가 낮았다.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버나드 휘멜러 교수는 “임신 중 환경적 독소나 스트레스, 또는 영양 등의 노출에 따라 태어난 아이에게 신경발달장애가 생기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제야 타석에 제대로 들어온 기분, 최고령 타자 되고 싶어” 장항준 감독

    “이제야 타석에 제대로 들어온 기분, 최고령 타자 되고 싶어” 장항준 감독

    2008년 ‘전투의 매너’라는 작품이 극장 개봉하기는 했었다. 케이블 TV용으로 만든 거다. 우연치 않게 짧게 스크린에 걸렸으나 소리소문 없이 내려갔다. 제대로 된 스크린 복귀는 2003년 ‘불어라 봄바람’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장항준(48) 감독이 ‘기억의 밤’(29일 개봉)을 갖고 돌아왔다. 그것도 스릴러다. 장기인 코미디가 아닌. 긴 세월, 얼마나 조바심이 났을까 싶은 데 씨익 미소 짓는다. “한 작품은 길게 갔어요. 죽을만 하면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게 아주 사람을 미치게 만들더라고요. 그나마 다행인건 불러주는 분들이 있어서 쫄딱 굶지는 않았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죠. 가장의 책임감 때문에 돈 벌러 예능에 나간 적도 있어요.(부인 김은희 작가가 뜨기 전의 이야기다.)”마냥 빈둥댄 것은 아니다. 방송 일을 하면서도 영화에 복귀하려 했지만 어떤 작품은 펀딩이 안되고, 어떤 작품은 캐스팅이 안됐다. 크랭크인도 못하고 엎어진 것만 세 개. 중간에 제작이 중단된 경우도 있다. 실패가 반복되면 초초하고 급하고 쫓기기 마련인데 그는 오히려 힘을 빼는 순간이 찾아왔다고 털어놨다. 2014년 말 ‘기억의 밤’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다. “간절함의 경지에 올라 해탈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계약 제안도 있었지만 거절하고 그냥 혼자 자유로운 기분에서 썼어요. 전에는 쫓기듯 썼는데 힘을 빼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야구 선수들이 몸이 가볍다는 말을 하잖아요. 그런 느낌이에요. 곧 오십인데 이게 어른이 된다는 것지,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관대해지는 것 같아요.” ‘기억의 밤’을 이야기 하려면 스포일러의 지뢰밭을 건너야 한다. IMF 구제금융으로 중산층이 몰락하고 가족이 해체되던 1997년을 배경으로 등장한다. 아버지(문성근), 어머니(나영희), 형 유석(김무열)과 함께 새 집에 이사온 재수생 진석(강하늘). 형은 난데 없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19일 만에 돌아온다. 진석은 돌아온 형에게서 점점 낯선 느낌들을 받게 되고 새 집은 혼돈으로 뒤덮힌다. 요즘엔 관객들에게 힌트도 주지 않은 채 두뇌 게임을 하려는 경우도 적지 않은 데 장 감독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벌인다. 허점이 보이더라도, 헐렁이 감독이 디테일에 신경 못썼다고 쾌재를 부르면 나중에 자존심 상하기 십상이다. 의아한 부분들이 구슬처럼 줄줄이 꿰어지기 때문이다. 스릴러를 바탕으로 추격전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공포물 문법도 차용하고, 후반부에 가서는 드라마가 짙어지며 장르가 파괴된다. “장르 자체가 목표는 아니었어요. 다양한 맛이 나는 음식을 만 들려 했지요. 후반부에 관객들이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족에 대한 이야기, 또 세상에 모든 것은 보이지 않은 실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장 감독은 원래 예능 작가 출신이다. 데뷔작 ‘라이터를 켜라’가 인기를 끌며 주목받았지만 이후 오랜 기간 영화로는 빛을 못봤다. 그 사이 방송 드라마에서 ‘싸인’ 등 큰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왜 다시 영화일까. “사실 드라마 쪽 개런티가 더 세요. 드라마 제안도 많았지만 모두 거절했어요. 한 번도 영화를 떠난다는 생각은 안했지요. 이야기를 만들어 내려는 욕망은 플랫폼과 상관은 없는 데 저는 왠지 드라마가 버겁더라고요. 재미도 영화 같지 않고요. 영화는 낮에도 꿀 수 있는 꿈이라고 하잖아요.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며 그 반응을 느끼는 맛은 정말 남다르죠.” 평소 대중이 자신을 방송인이나 예능인으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섭섭할 것 같기도 한데, 오히려 그런 이미지를 전복시킬 수 있어 재미 있다고도 했다. “‘싸인’ 때도 반응이 ‘장항준이 법의학 드라마를?’ 이었어요. 해왔던 것으로 보면 로맨틱 코미디를 하는 게 마땅했겠죠. 처음엔 편성이 나오지도 않았어요. 당시 그런 장르 드라마가 없어서 받아준 것만으로 감사한 일이었는 데 방송사에서 그랬어요. ‘어차피 안 될 것 같으니 망신만 시키지 말아달라고’. 그런 연장선상에서 이번에 스릴러를 한다고 하니, ‘니가 왜?’라는 이야기가 많았죠. 그래도 전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되고 있는 것을 하려고 하면 이미 유행이 지나가 버린 게 되니까요.”좋아하는 장르도 움직인다고 했다. 처음엔 코미디를 좋아했다가 거대한 서사에 끌리더니 지금은 스릴러에 꽂혀있단다. “사실 한 장르에서 톱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때 그때 제가 좋아하면 그만이고, 대중까지 좋아해주면 더할 나위 없는 일이지요. 영화하는 사람들은 싫건 좋건 모두 채플린의 후예이자 히치콕의 후예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처음엔 채플린이 었는데 나이 먹으며 히치콕이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아직 스릴러에 대한 욕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 그 끝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해도 해도 안되면 다른 것을 찾아봐야죠.” 널리 알려졌다 시피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와 부부 사이다. 예능 작가 시절 사수, 부사수로 만났다. 장 감독은 자신을 ‘남자 김은희’, 김 작가를 ‘여자 장항준’이라고 이야기하며 껄껄 웃었다. “척하면 척이라고 할까, 감이 비슷해요. 각자 작품에서 갈림길에 섰을 때,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 혼란스러울 때 서로에게 도움이 되죠. 작품에 푹 빠지지 않고 한 발 물러나서 바라보며 의견을 주니까 신뢰할 수 있는 거죠. ‘기억의 밤’ 초고가 나왔을 때 ‘시그널’로 한창 바쁘던 김 작가에게 보여줬더니 재미 있다고, 잘 되겠다고 그랬죠. 그 한마디가 저에게 큰 힘이 됐죠. 반대로 ‘시그널’ 1, 2부 책이 나왔을 때 김 작가가 저에게 물어봤어요. 방송국에서 무전기 설정을 빼라는 의견인데 어떨 것 같냐고요. 저는 무전기가 결정적인 거라고 절대 빼면 안된다고 답해줬지요.” 부부 창작자로 단점은 없을까 했더니 곰곰이 생각하더니 지금까지는 장점 만 있었다며 웃었다. “제일 위험한 게 둘 다 잘됐다 둘 다 망하는 것인데, 저희 부부는 서로 달라 달라 정말 다행이었어요. 제가 한창 영화 작업할 때는 김 작가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때였고, 제가 주춤거렸을 때는 김 작가가 잘 되어서 마치 보험을 들어놓은 것처럼 안정감 있게 작업을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김 작가도 10년 넘게 고생이 많았어요. 수면 위로 나오기까지 과정은 정말 힘들었죠.”‘위기일발 풍년빌라’, ‘사인’에 이어 부부 합작품을 또 볼 수 있을까 했더니 단칼에 자른다. “아니요. 이제는 김 작가가 너무 거물이 되어서. 하하하. 농담이고요. 제가 진화하지 못하고 정체된 사이 김 작가는 저보다 더 훌륭한 창작자가 됐어요. 앞으로 공동 작업은 김 작가에게 손해고 저도 좋을 게 없을 것 같아요. ‘무한상사’ 때 서로 본능적으로 느꼈어요. 다음에 같이 일하면 안되겠구나 하고요. 왜 그런 말이 있잖습니까,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그는 생각보다 필모가 두텁지 않은 감독이다. 제대로 찍은 건 ‘기억의 밤’까지 세 편에 불과하다.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위대한 타자가 누구냐면, 타석에 많이 들어선 타자라고요. 그렇게 보면 저는 출장 기회가 없었던 셈이에요. 이제부터라도 오래 선수 생활을 해 최고령 타자가 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홈런도, 안타도 터뜨리겠죠. 이제부터 영화를 더욱 진중하고 차분하게 대할 것 같아요. 영화감독으로 행복하게 사는 법을 이제야 터득한 것 같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역대급 기인’ 공초 오상순

    2004년에 방영된 EBS 드라마 ‘명동백작’은 50~60년대 서울 명동에 모여든 문인, 예술가들의 생활사를 그린 24부작 드라마로, 말하자면 6·25 직후 한국의 문화사라 할 수 있다. 전후에 문인, 예술가들이 왜 그리 명동바닥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는지 이유를 몰랐던 이들도 이 드라마를 보면 비로소 그럴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리라. 당시에는 전화가 고가품이었다. 갑부급이 아니면 꿈도 꾸지 못할 물건인지라 문인, 예술가들은 명동의 다방이나 술집을 아지트로 삼아, 거기서 원고청탁도 받고 창작 얘기도 나누었던 것이다. 신문사나 잡지사 기자들도 오후 3시쯤 되면 다방으로 전화를 걸거나 아니면 직접 명동 바닥을 뒤지고 다니며 필자를 만나 원고를 청탁하고, 고료 역시 그 자리에서 건네지곤 했다. 그러니 너 나 할 것 없이 가난하던 문인들은 그 돈으로 우루루 술집으로 몰려가 권커니 잣거니하며 토론과 담론으로 밤을 지새웠던 것이다. 그러한 문인들 중에 명동을 특히 사랑하던 소설가 이봉구가 바로 명동백작이란 별명으로 불리었다. 보통 명동에 모여드는 문인, 예술가들은 소설가와 시인, 극작가, 무용가, 가수, 배우 등 수백 명은 좋이 되었고, 그중에는 한국문화계를 이끌던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즐비했다. 모나리자 다방, 은성주점 같은 곳이 주요 집결지였는데, 이를 무대로 오상순, 서정주, 김수영, 박인환, 김관식, 전혜린, 이중섭, 이해랑, 김백봉 등등이 날이면 날마다 얼굴을 맞대고 담소를 나누었다. 박인환의 시 ‘세월이 가면’은 술자리에서 지어진 것으로, 마침 작곡을 하는 김진섭이 그 자리에서 곡을 붙이고, 역시 자리를 같이하던 나애심이 노래를 불러 유명하게 되었다는 얘기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와 같다. 박인환은 술에 취하면 술잔을 높이 들고 에디뜨 삐아프의 ‘사랑을 찬가’를 불러대곤 했다. “캄캄한 어둠에 싸이고 세상이 뒤바뀐다 해도 그대가 날 사랑하면 무슨 상관 있으리요”라면서 말이다. 이처럼 로맨티스트였던 박인환과 모던니스트 김수영은 절친이었지만, 기질적으로는 상극이었던 모양이다. 박인환은 김수영에게서 우정을 얻기 위해 애썼지만, 강고한 김수영은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30살에 심장마비로 절명. 김수영은 그보다 10여 년 더 살다가 교통사고로 사망. 어쨌거나 명동에 모여드는 수많은 문인, 예술가 중 역대급 기인을 꼽자면 단연 승려 출신의 시인 오상순(1894∼1963)이다. 잠자는 시간 외에는 담배를 입에 떼지 않았다는 가공스런 체인스모커. 호는 공초(空超). 우리는 한때 문학사를 배우면서 오상순 호가 꽁초에서 나왔으리라 짐작했다. 근데 알고 보니 골초에서 따온 거란다. “술이라 하면 수주(변영로)를 뛰어넘을 자가 없고 담배라 하면 공초를 뛰어넘을 자가 없다”는 말이 한때 유행어가 되었을 정도라니 알아줄 만하다. 공초는 원래 기독교였는데 나중에 불교로 개종했다. 일본 도시샤 대학 종교학과를 졸업하였다니 당시로서는 드물게 가방끈이 길었음에도 어떤 자리도 맡지 않고 명동 다방에서 담배와 문학에만 정진했다니, 기인이 아닐 수 없다. 평생을 무소유로 살아 생전에 시집 한 권도 내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날 이봉구가 다방에 앉아 있는 공초를 보니, 웬일인지 담배를 피우지 않고 멀근히 있었다. “아니, 선생님, 왜 담배를 안 피우시죠? 끊으셨습니까?” “끊기는…차라리 목숨을 끊지.” “아, 돈이 떨어지셨군요?” “돈이란 게 늘 떨어지는 것이지.” 이봉구는 얼른 나가 담배 한 보루를 사와 선생에게 건넨다. 공초는 늘 그런 식으로 담배를 이어갔다. 죽을 때도 조계사의 허룸한 헛간방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1963년 제자들에 의해 ‘공초오상순시집’이 간행되었다. 유해는 수유리 북한산 등산길 옆에 안장되었는데, 묘 앞 시비에는 그의 ‘방랑의 마음’ 첫머리가 새겨져 있다.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 오,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 나의 혼(魂)’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신랑은 계란맞고, 신부 폭약맞는 결혼 뒤풀이

    신랑은 계란맞고, 신부 폭약맞는 결혼 뒤풀이

    ‘훈나오’(混闹)라 불리는 중국식 결혼 뒤풀이가 단순히 신랑, 신부를 골려주는 데서 벗어나 심각한 부상 사태까지 낳는 등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최근 중국 전역을 뜨겁게 달군 훈나오 영상은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한다. 선전에서 한 남성이 도끼로 유리문을 깨부수고, 뒤에서는 하객들이 이 남성을 응원한다. 유리 파편이 하객들에게 튀어 신부 들러리 3명이 얼굴에서 피를 흘리자 요란스러운 결혼 뒤풀이가 중단됐다. 도끼로 문을 깨는 것은 신랑이 신부에게 가는 길을 돕는 전형적인 중국의 결혼 뒤풀이다. 지난달에는 톈진에서 한 신랑이 소화기 분말을 맞고 쓰러지기도 했다. 너무 많은 분말을 들이마신 신랑은 정신을 잃었다가 하객들의 우려에 깨어나서 신부의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재촉했다.  6월 시안에서는 두 남성이 신부 들러리를 웨딩카에 밀어 넣고 그만 하라는 여성들의 호소에도 가슴을 만지는 성추행 사건도 발생했다. 이 장면 역시 결혼식 비디오 촬영화면에 고스란히 담겨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신랑과 신부 들러리만 이 요란스러운 중국 결혼 뒤풀이의 희생양은 아니다. 종종 신부들도 성적 행위를 흉내 내라는 요구를 받거나 신랑의 부모들이 짓궂은 농담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여성 작가 호우 홍빈은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에는 ‘결혼 첫 삼일에는 규칙이 없다’란 말이 있을 정도로 결혼식 뒤풀이에 관대한 문화가 있다”라며 “예전의 중국에서는 성에 대해 교육받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결혼식 뒤풀이가 종종 결혼이 무엇인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에서는 신랑 신부의 친구들이 답례 성격으로 난폭한 뒤풀이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1993년 개봉한 이안 감독의 영화 ‘결혼피로연’은 이러한 중국의 결혼 문화를 잘 담고 있다. 산둥성 쯔보에서 웨딩플래너로 일하는 멍준은 “뒤풀이의 짓궂은 농담 때문에 신부 들러리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산둥성은 결혼 뒤풀이 문화가 엄격하게 지켜지는 곳이다. 멍은 “몇 년 전만 해도 결혼 뒤풀이에서 주로 신부 들러리들이 언어 폭행은 물론 신체적 폭행까지 당했다가 이제 타깃이 신랑에게 옮겨가고 있다”며 “요즘은 신랑에게 주로 짓궂은 농담을 한다”고 덧붙였다. 신랑을 가로수에 묶고 노래를 부르게 하거나 재미있는 의상을 입히는 것이 요즘의 뒤풀이 유행이란 것이다.  결혼 뒤풀이는 북송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신부는 남성 하객들이 야한 농담을 하거나 만져도 참는 것이 결혼 예식 과정의 하나였다. 푸단대 인류학자 판 티안슈는 “중국 공산당이 집권하면서 전통적인 예식 문화는 사라졌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 예전의 결혼 문화 가운데 하나인 뒤풀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외설적인 농담이나 야단법석은 중국의 전통 결혼문화지만, 뒤풀이는 지방에 따라서 다르다”고 밝혔다. 중국이 개방된 이후 전통문화가 다시 생겨났지만, 중국인들은 전통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결혼 뒤풀이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판의 진단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미세먼지·마케팅 정보 알려드려요… 빅데이터 착한 진화

    미세먼지·마케팅 정보 알려드려요… 빅데이터 착한 진화

    지역별 맞춤 저감 방안 수립 지원 패션 유행 예측 등 소상공인에게 제공 버스 노선 등 대중교통 정책에도 활용 국제사회 데이터 공유 감염 확산 방지 “미세먼지 농도는 겨우 몇 백 미터 떨어진 곳도 차이가 큽니다. 제주도에선 250m 떨어진 두 곳의 미세먼지 농도 차가 2.5배나 됐고, 부산 동현초의 경우 학교 안이 밖보다 1.5배나 농도가 짙었습니다. 미세먼지 국가 관측기가 있는 상공과 실제 생활공간인 지상의 농도도 차이가 크죠. 실제 생활하는 공간에 더 촘촘히 미세먼지 관측망을 구축해야 보다 실질적인 대처가 가능합니다.” 지난 22일 KT 미세먼지 분석원이 ‘기가 사물인터넷 에어맵’(GiGA IoT Air Map)의 실시간 미세먼지 관측화면을 보며 설명했다. 에어맵은 빅데이터 및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한 미래형 미세먼지 관측망이다. KT는 향후 100억원을 투자해 자사의 통신주 450만개, 기지국 3만 3000개, 전화부스 6만개 등 총 500만곳에 미세먼지 관측기를 부착하고, 여기서 나온 빅데이터를 분석해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가 운영 중인 미세먼지 관측소는 300여개다. 한 관측소에서 측정하는 미세먼지 값이 반경 약 100㎞를 대표하기 때문에 정보를 세밀하게 제공하기는 힘들다. 실제 부산 동현초의 경우, 학교 밖에 있는 국가 관측망의 지난달 평균 미세먼지 농도(PM10)는 28.5㎍/㎥였지만 KT가 학교 내에 설치한 관측망의 측정 결과는 43.3㎍/㎥으로 1.5배 높았다. KT는 10여개 권역에서 미세먼지 측정망을 가동한 결과, 장소마다 특화된 대처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서울 수서 고속철도(SRT) 역사는 같은 건물임에도 지점마다 미세먼지 농도 차가 컸다. 상대적으로 환기가 잘되는 2번 출입구의 미세먼지 평균 측정값(11월 1~16일)은 68㎍/㎥이었지만, 승강장은 77㎍/㎥, 고객 라운지 80㎍/㎥, 매표소 82㎍/㎥ 등이었다. 이산화탄소의 양도 승강장은 559ppm이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고객 라운지는 702ppm으로 25.6%나 차이 났다. 또 지난 22일 오후 6시 11분, 경기 광명도서관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는 불과 45㎍/㎥였지만 400m 떨어진 경기 광명사거리의 미세먼지 농도는 119㎍/㎥로 1.6배나 됐다.●“미래엔 살수차가 스스로 미세먼지 찾아 운행” 현재 에어맵 시범실시 기관들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갖가지 미세먼지 절감 대책을 세우고 있다. 경기 양주 외식과학고는 실내 미세먼지 측정값에 따라 공기청정기를 가동하고, 광명시청은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곳을 중심으로 살수차 노선을 유동적으로 운영한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미래에는 미세먼지 빅데이터에 따라 자동으로 노선을 바꾸는 자율주행 살수차가 도입되고, 공조기의 세기를 조정하거나 창문이 자동으로 개폐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곳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기업들의 공공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시민들에게 명절 교통 정보나 맛집, 인기 여행지 정보를 무료로 공개하는 것으로 시작된 ‘빅데이터 공공사업’은 정부에 감염병 추적 경로나 미세먼지 측정값을 알리거나 소상공인을 위해 최신 트렌드 정보를 공개하는 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개발한 기술을 앞다투어 무료로 내놓는 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도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빅데이터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도 있다. KT의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도 G20에서 나라별 감염병 데이터의 공유를 논의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된 빅데이터 공공사업이다. 통신사가 로밍 데이터를 분석해 감염병 우려국에 다녀온 시민을 파악하고 질병관리본부에 전달한다. 또 해당 시민에게는 ‘감염병 예방 및 신고요령’을 문자로 보내는 식이다. KT가 지난해 11월 처음 시작했고, 현재 각국 확산을 위해 케냐, 아랍에미리트 등의 정부 및 통신사와 협의 중이다.●휴대전화 신호로 집회 참여 인원 산정 SK텔레콤은 빅데이터 기술로 한 장소에 모인 인파를 산정하는 방식을 고안해 공공기관에 제공 중이다. 현재 주로 쓰이는 페르미 방식은 단위 면적에 있는 사람의 수를 세고서 면적을 곱하는 방식이어서 오류 가능성이 큰 편이다. 실제 지난해 말 촛불집회 때 페르미법을 쓰는 경찰의 추산 인원과 집회 주최 측의 추산치가 10배까지 차이 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각 이동통신 기지국의 신호세기를 계산해 기지국이 미치는 범위 내에 있는 스마트폰의 개수를 파악한다. 30분 이상 체류한 단말기 수를 조사한 뒤 통신사 시장점유율, 전원을 끈 비율, 휴대전화 미소지자 비율 등을 적용해 인파를 세는 식이다. 시간별 유동인구나 일정 구획별로 인파를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교통 대책을 세우거나 재해·재난 대응책 마련에 기초 자료로 쓰인다. 교통수단이 없는 외딴 지역과 산업단지·관광지를 오가는 경기도의 ‘따복버스’(따뜻한 복지버스)도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산했다. 운송업체들이 불규칙한 수요로 정규 노선 편성을 기피했지만 이용자 동선을 분석하고 ‘출퇴근형’, ‘관광형’ 등 특화된 노선을 구축하면서 성공을 거둔 사례다.유행 패턴을 알려 주는 네이버의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datalab.naver.com)은 마케팅 비용과 시장분석능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데이터랩은 성별, 연령별, 기간별로 가장 많이 검색된 색상, 제품명, 유행 트렌드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쇼핑몰 사업자가 ‘부츠컷 청바지’, ‘와이드 청바지’, ‘스키니진’ 중에 20대 여성들이 어떤 단어를 쇼핑 목적으로 가장 많이 검색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카카오는 카카오택시서비스 이용객들의 이용행태를 분석해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사당역 인근 등 서울 내 대중교통 공백구간을 찾아냈다. 일명 ‘라스트 원 마일’이라 불리는데 대중교통이 사무실이나 자택 인근까지만 닿아 단거리 택시 이용률이 다른 곳보다 3배 이상 집중되는 지역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애매한 정류장 위치나 복잡한 노선 탓에 대중교통에서 내려 10분 이상 걸어야 하는 경우 단거리 택시 이용 비율이 높다”며 “대중교통을 조금만 개선하면 시민들이 교통비를 크게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성 빅데이터 공개 범위 논의해야” 기업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제공하는 데는 미래 산업 경쟁에서 앞서가려는 포석도 있다. 빅데이터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로봇, 자율주행차 등 수 많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기반이 된다. AI 스피커는 각국의 언어와 방언에 대한 대화 데이터가 많을수록 명령을 잘 알아듣고 자율주행차는 도로, 지형, 표지판뿐 아니라 운전자의 습관까지 데이터로 분석했을 때 안정성이 높아진다. 시장조사업체 IDC은 지난해 16ZB(1ZB=10해 바이트)를 넘어선 전 세계 데이터량이 2025년 163ZB를 기록하면서 10배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한 사람이 생산하는 하루 평균 데이터 생성 건수는 2015년 218건에서 2025년 4785건까지 2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어떤 미래 기술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빅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의 경우 선택받은 미래 기술을 상용화시키는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시민에게 이익을 주고 빅데이터도 수집할 수 있는 공공영역의 빅데이터 사업은 향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래 한국과학기술연구정보원 박사는 “도로, 미세먼지, 교통량, 국립공원, 날씨 등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빅데이터의 대부분은 그 원천이 공공정보”라며 “따라서 공공정보를 가공한 기업들의 빅데이터를 어느 정도까지 사회에 공개토록 할지,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다행이야, 고생했어… 큰 지진 없이 수능 끝났다

    다행이야, 고생했어… 큰 지진 없이 수능 끝났다

    “최선 다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마음 졸인 학부모들 자녀들 격려 올해 응원 키워드는 ‘워너원’ ‘급식체’ 응원 피켓 대거 동원“정말 고생했다. 최선을 다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3일 경북 포항 북구 유성여고 앞에서 학부모들은 시험을 치르고 나온 자녀들을 껴안고 등을 토닥이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시험을 잘 봤는지 못 봤는지를 물어보는 부모는 거의 없었다. 지난 15일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되면서 포항 지역 수험생들의 마음고생이 특히나 심했던 까닭인지 부모들은 자녀가 시험을 무사히 치러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녀들을 껴안고 눈물을 흘리는 부모도 적지 않았다. 아침에 긴장한 표정으로 시험장으로 들어갔던 수험생들도 모두 밝은 표정으로 교문을 나섰다. 지진 발생 이후 새 고사장으로 지정된 포항제철중 앞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고3 수험생들은 시험을 마치고 나오며 “고사장이 바뀌었다는 사실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며 밝게 웃었다. 제자들을 응원하러 나온 권모 교사는 “이번 지진과 수능 연기로 혼란스러워하는 제자들을 보면서 마음이 짠했다”면서 “부디 다들 좋은 성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포항 지역 고사장에는 버스가 10여대씩 비상 대기를 했다. 학생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차량이었다. 교육청 직원뿐만 아니라 경찰들도 학교 주변에 순찰차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수능 2교시가 끝나고 지진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들은 모두 안도하는 마음으로 철수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포항 북구 지역에서 규모 2.0 이하의 미세 여진이 4차례 발생했다.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수능을 치르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진 않았다. 이날 수험생들을 고사장으로 실어 나른 경찰의 활약도 빛이 났다. 고사장인 서울 용산구 중경고에 도착하고 나서야 수험표를 경기 의정부 집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한 고3 학생은 경찰차를 타고 왕복 84㎞를 오간 끝에 고사장 입실에 성공했다. 경기 화성에서는 버스를 놓쳐 고사장까지 갈 방법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수험생이 경찰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시험을 치렀다. 경찰은 이날 955명의 수험생을 고사장에 안착시켰고 수험표를 집에 두고 나온 13명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도왔다. 고사장을 잘못 찾아간 수험생 59명도 경찰의 도움이 없었다면 시험을 보지 못할 뻔했다. 경찰은 이날 하루에만 1만 112건의 ‘수험생 민원’을 처리했다.올해 수능 응원의 키워드는 ‘아이돌’과 ‘급식체’로 요약됐다. 이날 전국 수능 고사장 앞에서 펼쳐진 응원전에서는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노래 ‘나야 나’ 패러디가 가장 많이 등장했다. 학생들은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라는 가사를 ‘대학 합격 너야 너’, ‘1등급 주인공은 너야 너’ 등으로 바꿔 응원 구호로 외쳤다. 아울러 ‘수능 대박 인정? 어 인정’과 같은 ‘급식체’(급식을 먹는 초중고교생이 사용하는 일종의 은어)를 이용한 피켓도 대거 동원됐다. 매년 수능 날마다 고사장 앞에서 펼쳐지는 ‘수능 응원’에 당대의 유행을 비롯해 시대상이 농축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 11월 15일 수능 날에는 ‘공동합격구역’이라는 응원 피켓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큰 흥행을 기록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제목에서 차용한 것이다. 2002년에는 ‘월드컵 4강’의 열기가 수능까지 이어졌다. 재학생들은 수능 날 고사장 앞에서 응원 문구였던 ‘꿈★은 이루어진다’와 ‘오~필승 코리아’를 개사한 ‘오~필승 선배님’을 외쳤다.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2707명의 수험생이 별도의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른 2009년 수능 날에는 ‘수능 대박 확진이오’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스마트폰이 널리 확산되던 2012년에는 스마트폰의 잠금 상태를 해제하는 것에서 착안한 ‘풀어서 오답해제→해제하면 SKY’라는 피켓이 이목을 끌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수능 날에는 단원고 1학년생들이 세월호 참사 여파로 심리치료를 받던 2학년생들을 대신해 수능 응원에 나섰다.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2학년’ 세대가 수능을 치른 2015년에는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트위터에 “전국에 우리 유민이 친구들, 천국에 있는 아이들이 응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2016년 수능 응원전에는 ‘이러려고 대박 났나’, ‘온 우주의 기를 모아 합격’ 등 ‘국정 농단’ 사태를 풍자한 문구들이 응원에 활용됐다. 포항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포항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서울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값도 판도 커졌네, 소형 가전

    값도 판도 커졌네, 소형 가전

    소비 주저 않는 ‘포미족’ 증가 100만원대 무선 스틱형 청소기 50만원대 드라이어 등 ‘불티’ 무선주전자 등 주방용품도 인기소형 가전 시장에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홈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뛰어난 기능은 물론 남다른 디자인으로 가전제품을 쓸 때도 남들과는 차별화된 가치 소비를 하려는 분위기가 유행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모니터의 소형 가전·가구 이용 관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소형 가전 및 가구 보유율은 61.8%로 2014년 46.2%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또 응답자의 85% 이상은 “소형 가전 및 가구의 이용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이른바 ‘포미족’이 프리미엄 소형 가전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포미족은 ‘건강(For Health), 싱글(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스펠링 앞 글자를 합친 신조어다. 자기 개발이나 건강 등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고 소비하는 부류다. 실제 소비자에게 소형 가전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명품백을 사는 대신 같은 브랜드의 립스틱이나 향수로 기분을 내는 ‘립스틱 효과’와 비슷하다. 이런 이유로 해외 명품 가전업체는 물론 최근 국내 가전업체들까지 경쟁에 동참했다. 무선청소기, 헤어드라이어 등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바람은 주방, 패션, 생활 가전 등 전방위로 불고 있다.●일반 드라이어보다 10배 비싸도 인기 국내에 ‘명품 무선청소기’ 바람을 몰고 온 영국업체 다이슨은 최근 50만원대 드라이어 ‘슈퍼소닉’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청소기에 들어가는 초강력 디지털 모터를 손잡이 부분에 넣어 기능과 디자인 혁신을 동시에 이뤄 냈다. 장시간 사용해도 손목에 무리가 덜 가고, 모발을 빠르게 건조시켜 준다. 바람이 나오는 송풍구가 원형으로 뚫려 디자인도 시선을 끈다. 일반 드라이어와 비교하면 약 10배 가격임에도 인터넷 블로그에는 “머릿결이 상하지 않고 매우 빠르게 말려 준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무선 스틱형 청소기는 이미 각축전이 치열하다. 다이슨의 ‘V8’를 필두로 LG전자 ‘코드제로 A9’, 삼성전자 ‘파워건’ 등 국내 업체들이 가파르게 경쟁하고 있다. 모두 가격이 100만원대를 오르내리지만 ‘코드제로 A9’은 출시 넉 달 반 만에 판매량 10만대를 넘어서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여기에 영국업체 지테크의 ‘멀티 파워 플로어’, 일렉트로룩스의 ‘뉴 에르고라피도’ 등 신제품도 가세했다.동부대우전자의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는 전 세계 최초로 출시된 부착식 벽걸이형 세탁기로, 나 홀로 가구에 특화된 고급형이다. 29.2㎝ 두께로 벽면에 설치해 공간 활용이 쉽다. 허리를 굽히지 않고 손쉽게 세탁물을 넣고 꺼낼 수 있고, 세탁 용량이 3㎏이어서 대용량 드럼세탁기 대비 세탁 시간, 물 사용량, 전기료를 아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나 홀로 가구들이 대개 건강식, 미식에 관심이 많거나 홀로 요리해 먹는 경향이 있는 것을 겨냥해 블렌더, 토스터, 무선주전자 같은 주방 가전도 인기다.●해외 프리미엄 업체 국내 진출 가속 미국 브랜드 ‘바이타믹스’의 ‘크리에이션’ 블렌더는 최근 해독주스 열풍을 타고 7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홈쇼핑 등에서 주목받고 있다. 2마력 모터를 장착해 부드러운 과일부터 딱딱한 씨앗, 얼음, 질긴 채소를 찌꺼기를 남기지 않고 갈아 준다. 항공기에 쓰이는 스테인리스스틸 칼날을 적용해 일반 블렌더 대비 내구성이 뛰어나고, 친환경 BPA 프리 소재를 써 비싼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발뮤다의 토스터기는 가격이 30만원에 이르지만 “죽은(딱딱한) 빵도 촉촉하게 살려 낸다”는 별명을 얻을 만큼 인기가 높다. 이탈리아 가전 스메그 공식 수입사인 스메그코리아는 한국 전력 기준(220V, 60㎐)에 맞춰 성능과 내구성을 높인 전기포트, 반자동커피머신을 최근 출시했다. 1950년대 레트로(복고풍) 스타일로 전기포트는 8가지 색상, 커피머신은 4가지 색상을 내놓는 등 디자인 요소도 고려했다. 공기정화살균기도 프리미엄 소형 가전 대열에 동참했다. 중소업체 EMW의 공기정화살균기 ‘클라로’는 일반 공기청정기와 달리 백금 촉매에 250도까지 열을 가하는 살균, 탈취 반응으로 공기 중 유해물질을 근본적으로 없애 준다.수요가 늘면서 외국 업체들이 국내 마트에 들어오거나 홈쇼핑 방송에 나서는 등 마케팅 경쟁도 거세다. 가격이 119만원에서 449만원에 이르는 스위스 프리미엄 스팀다리미 ‘로라스타’는 23일 롯데하이마트 압구정점, 월드타워점 등 2곳에 새로 입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1등급 주인공은 너야너”...올 수능 응원 키워드는 ‘워너원’

    “1등급 주인공은 너야너”...올 수능 응원 키워드는 ‘워너원’

    ‘급식체’ 응원 피켓 대거 동원 “대학 합격 너야 너.”, “수능 대박 인정? 어 인정.” 올해 수능 응원의 키워드는 ‘아이돌’과 ‘급식체’로 요약됐다. 23일 전국 수능 고사장 앞에서 펼쳐진 응원전에서는 아이돌그룹 ‘워너원’의 노래 ‘나야 나’ 패러디가 가장 많이 등장했다. 학생들은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라는 가사를 ‘1등급 주인공은 너야 너’ 등으로 바꿔 응원 구호로 외쳤다. 아울러 ‘급식체’(급식을 먹는 초중고교생이 사용하는 일종의 은어)를 이용한 피켓도 대거 동원됐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10대들은 또래 집단 간의 관계에서 사회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익숙한 아이돌그룹 노래와 ‘급식체’가 응원 문구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매년 수능 날마다 고사장 앞에서 펼쳐지는 ‘수능 응원’에 당대의 유행을 비롯해 시대상이 농축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 11월 15일 수능 날에는 ‘공동합격구역’이라는 응원 피켓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큰 흥행을 기록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제목에서 차용한 것이다. 2002년에는 ‘월드컵 4강’의 열기가 수능까지 이어졌다. 재학생들은 수능 날 고사장 앞에서 응원 문구였던 ‘꿈★은 이루어진다’와 ‘오~필승 코리아’를 개사한 ‘오~필승 선배님’을 외쳤다. 2009년 수능 날에는 ‘수능 대박 확진이오’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그해 수험생 2707명은 신종 플루 확산으로 별도의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기도 했다. 2012년에는 ‘풀어서 오답해제→해제하면 SKY’라는 피켓이 등장했다. 스마트폰이 널리 확산되던 때로 스마트폰의 잠금 상태를 해제하는 것에서 착안한 응원 문구였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수능 날에는 단원고 1학년생들이 세월호 참사 여파로 심리치료를 받던 2학년생들을 대신해 수능 응원에 나서 이목을 끌었다.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2학년’ 세대가 수능을 치른 2015년 ‘유민 아빠’ 김영오씨는 트위터에 “전국에 우리 유민이 친구들, 천국에 있는 아이들이 응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2016년 수능 응원전에는 ‘이러려고 대박 났나’, ‘온 우주의 기를 모아 합격’ 등 ‘국정 농단’ 사태를 풍자한 문구들이 수능 응원에 활용됐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짠내투어’ 김생민, 짠내는 “그뤠잇” 예능은 “스튜핏”

    ‘짠내투어’ 김생민, 짠내는 “그뤠잇” 예능은 “스튜핏”

    ‘짠내투어’ PD가 김생민의 ‘짠내’에 혀를 내둘렀다.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tvN 예능 프로그램 ‘짠내투어’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자 손창우 PD와 개그맨 김생민, 박나래, 가수 정준영, 배우 여회현이 참석했다. 박명수는 개인적인 일정으로 인해 행사에 불참했다. 이날 손창우 PD는 김생민의 소비 성향에 대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아낀다”고 밝혔다. 손 PD는 “김생민의 유행어인 ‘스튜핏’과 ‘그뤠잇’으로 그의 프로그램 속 모습을 표현해보자면 일단 ‘짠내’ 가득한 여행 설계가 ‘그뤠잇’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능감’은 ‘스튜핏’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 PD는 “김생민은 ‘짠내투어’에서 야외 예능의 신생아 같은 모습을 보인다”며 “그러나 발전하는 모습은 ‘그뤠잇’이다”고 덧붙였다. 김생민은 “사실 이런 프로그램을 처음 해봐서 분위기를 잘 모른다. 5년 정도 시간을 주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박명수 형, 박나래, 정준영, 여회현 등이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짠내투어’의 첫 번째 여행지는 일본 오사카다. 김생민이 첫번째 ‘짠내투어’ 설계자로 나설 예정. ‘통장요정’ 김생민이 최저비용으로 최고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짠내투어’는 25일 토요일 밤 10시 20분 첫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범죄도시’ 윤계상 팬과의 만남 공약...“장첸 만나러 아이 올거니?”

    ‘범죄도시’ 윤계상 팬과의 만남 공약...“장첸 만나러 아이 올거니?”

    ‘범죄도시’에서 잔악무도한 장첸 역으로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배우 윤계상이 팬들을 찾아간다.22일 윤계상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영화 ‘범죄도시’ 누적 관객 수 500만 돌파 기념 공약을 지키기 위해 윤계상과 팬들의 만남을 주최하겠단 뜻을 밝혔다. 소속사에 따르면 다음 달 22일 오후 8시 윤계상은 팬 200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다. 참가인원은 선착순이 아닌 윤계상이 직접 무작위로 추첨해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윤계상은 영화 ‘범죄도시’ 단체 관람 행사에서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하면 팬과 만남을 갖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윤계상은 이번 영화에서 신흥 범죄조직의 악랄한 두목 ‘장첸’역을 맡아 활약했다.그는 특히 조선족 연기를 찰지게 소화하며, “너 혼자왔니?”, “왜 돈 아이 갚니?”, “어 왔니?” 등 대사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는 21일 기준 누적 관객 수 683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영화 ‘범죄도시’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아기와 나’ 정연주가 닮았다는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는 누구?

    ‘아기와 나’ 정연주가 닮았다는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는 누구?

    배우 정연주가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 닮은꼴이라는 별칭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22일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출연한 배우 정연주(28)가 데뷔 초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를 닮아 화제가 된 것에 대해 언급했다. 정연주는 “그렇게 많이 닮은 편은 아닌 것 같다”면서 “하지만 청순하다는 말을 들으니까 기분이 좋긴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연주는 지난 2011년 데뷔 당시 모델 출신 배우 이성경, 이유리, 전혜진, 아오이 유우 등 여러 스타 닮은꼴로 화제가 됐다.특히 정연주와 아오이 유우는 하얀 피부와 검고 긴 머리, 환한 미소까지 닮아 얼핏 보면 같은 사람으로 착각할 정도다. 아오이 유우는 1985년생으로, 하얀 피부와 환한 눈웃음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일본 모델 겸 배우다. 2000년대 초반 자유분방한 패션과 일명 ‘똥머리’라 불리는 올림머리 헤어 스타일은 국내 여성 팬의 인기를 크게 얻었다. 실제로 ‘아오이 유우 스타일’이 유행하기도 했다. 한편 정연주는 2011년 단편영화 ‘손님’으로 데뷔,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양한 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렸다. 또 지난 2015년부터는 tvN ‘SNL 코리아’에 고정 크루로 출연해 인기를 얻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아기와 나’에서는 아기와 남자친구만 남겨두고 흔적 없이 사라진 미스터리한 여자친구 ‘순영’역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사진=아오이 유우 공식 사이트·정연주 인스타그램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비포장 자갈길서 요동 심하지 않고 굴곡 심한 곡선도로 코너링 안정감

    비포장 자갈길서 요동 심하지 않고 굴곡 심한 곡선도로 코너링 안정감

    4륜 기술 기반한 오프로드용 ‘X드라이브 ’ 작동 구동력 배분 반자율주행 기능 부족 아쉬워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놓고 수입차들의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전통의 수입 SUV 강자 BMW가 3세대 ‘뉴 X3’를 출시했다. X3는 2003년 첫선을 보인 뒤 전 세계에서 무려 160만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링 카다. 3세대 X3는 명실공히 BMW의 주력 상품이다. 독일 본사 차원에서 글로벌 판매 목표를 200만대로 잡을 정도다. X3는 최근 유행하는 부드럽고 통통 튀는 도심형 SUV와는 결이 다르다. BMW가 자랑하는 4륜 기술을 기반으로 언제든 험한 오프로드를 내달릴 수 있는 차이기도 하다. 지난 17일 X3를 타고 서울 성수동을 출발해 경기 여주 세종천문대를 왕복하는 210㎞ 구간을 시승했다. 특히 오프로드 구간에선 자갈과 비탈길 등 극한 상황에서 주행능력을 집중적으로 테스트했다.탑승한 차량은 ‘뉴 X3 xDrive20d M 스포츠 패키지’다. 첫인상은 탄탄한 근육질의 보디빌더처럼 옹골차다. 2세대 모델보다 더 커진 전면 키드니 그릴과 보닛 위 두 개의 라인 덕에 역동적이고 강한 인상을 준다. 안전벨트를 매고 도로에 들어서니 디젤 차량이지만 소음이 적다. 고속 주행에서도 무게중심이 아래쪽으로 쏠리면서 안정적인 승차감을 건넨다. 중형 차량이지만 휠베이스(앞뒤 바퀴 간 거리)가 5㎝ 더 길어지면서 마치 대형 SUV의 실내공간을 연상시킨다. 특히 뒷좌석 각도를 각각 조절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높인 점이 눈에 띈다. 속도를 올리자 무거운 SUV지만 날렵하게 도로를 빠져나간다. 굴곡이 심한 곡선 구간에서 빠르게 코너링을 할 때도 차가 붕 뜨는 롤링 현상이 적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세종천문대에 도달한 뒤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오프로드 코스에 들어섰다. 마음을 다잡고 자갈이 깔린 비포장 도로에 들어섰다. 각오한 만큼 요동은 심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움푹 팬 모래언덕에 진입하니 머리가 천장에 닿을 정도로 차량이 위아래로 흔들렸다. 운전대를 꽉 잡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고 일정 속도를 유지하니 무난하게 장애물을 통과할 수 있었다. 긴장한 탓에 모래언덕의 윗부분에서 엑셀에서 발을 떼고 잠시 멈춰 섰지만 바퀴가 뒤로 미끄러지거나 차체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전자장치가 도로 노면 상태에 따라 구동력을 네 바퀴에 배분하는 ‘X 드라이브’ 기능 덕이다. 이번엔 미끄러운 돌이 바닥에 깔려 있는 도강 코스에 진입했다. 수심 20~30㎝의 얕은 물길이었지만 바퀴가 밀리지 않고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아쉬운 점도 보인다. 경쟁 모델에 비해 반자율주행 기능이 부족하고 기어를 중립으로 두었을 때 운전대가 떨리는 현상 등이 눈에 거슬린다. 다수의 옵션 추가가 있었지만 가격(6580만~8060만원)은 2세대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이 BMW의 설명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재미있는 원자력] 원전의 아름다운 퇴장, 해체의 방정식/서범경 한국원자력연구원 해체기술연구부장

    [재미있는 원자력] 원전의 아름다운 퇴장, 해체의 방정식/서범경 한국원자력연구원 해체기술연구부장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한때 유행했던 광고 카피가 어울리는 대상이 떠오른다. 바로 지난 6월 가동을 중지한 고리 1호기다.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가 40년 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한 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퇴직 후 노년이 아름다운 삶을 꿈꾸지만 막상 그 시기가 다가오면 아쉬움과 두려움이 커지기 마련이다. 원전의 노년도 마찬가지다. 먼 길을 무사히 달려온 안도감보다 ‘해체’라는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앞두고 두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1970년대 석유 파동의 여파로 세계 각국은 지속가능한 에너지원 확보 차원에서 원전을 건설하기 시작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446기가 운전 중이다. 이 중 고리 1호기처럼 영구정지 상태에 들어간 원전은 163기,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19기다. 원전의 평균수명이 약 30년임을 고려할 때 2020년 이후부터는 해체 대상인 영구정지 원전이 급속하게 늘어날 것이다. 한국에서 원전 해체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부터다. 결국 2015년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가 결정됐고, 2017년 6월 18일 24시에 고리 1호기는 40년간의 운영을 마치고 영구정지됐다.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대통령은 원전 해체산업 육성 및 기술 확보를 위한 해체연구소 설립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한국이 원전 해체산업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해체 사업은 원전의 영구정지부터 오염 제거, 시설 철거, 부지 복원까지 15년 정도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운영허가를 종료하고 부지를 녹지 등 다른 용도로 재이용할 수 있게 되면 비로소 해체가 완료되는 것이다. 해체 시에는 원전을 가동할 때보다 더 많은 폐기물이 한꺼번에 나오고 높은 방사선 준위 때문에 고난이도의 기술도 필요하다. 세계 원전 해체시장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원천 기술을 가진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한국이 핵심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부 유출은 물론 현재 44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세계 원전 해체시장에 한국의 진출도 어려워져 국가적으로 신성장 동력 창출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 이제 원전 해체 기술 확보를 위해 국가 주도로 역량을 집중시켜야 할 때다. 특히 우리 기술로 직접 원전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의 검증 및 실용화가 필수이며, 유관 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체계도 구축해 나가야 한다. 더불어 산업체 능력 배양, 인력 양성, 제도적 보완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런 노력이 충분히 이어진다면 우리 손으로 직접 원전을 해체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 ‘영수’ 대신 ‘새 시대 길잡이’… 시진핑 우상화 급제동

    당중앙, 마오급 호칭 통제 나서 중국 공산당이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중국 전역에서 불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우상화’ 작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각 지역의 우상화 경쟁이 문화대혁명 시절의 마오쩌둥(毛澤東) 우상화를 연상시킨다는 안팎의 지적을 공산당 중앙이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문혁 시절과 달리 현재의 우상화는 오히려 시 주석을 희화화해 권위를 떨어뜨리는 쪽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구이저우성 첸시현의 당 기관지인 첸시난일보는 지난 10일 시 주석을 ‘위대한 영수’로 칭하며 초상화 사진을 신문 1면에 크게 실었다. 이후 각종 관공서에는 시 주석 초상화가 걸렸다. 다른 지역에서도 경쟁적으로 시진핑 숭배 분위기를 띄웠다. ‘위대한 영수’는 문혁 시절 마오쩌둥을 가리키던 용어다. 당시 마오 주석은 ‘위대한 선도자’, ‘위대한 영수’, ‘위대한 통솔자’, ‘위대한 조타수’로 불렸다. 하지만 19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첸시난일보는 물론 바이두와 시나웨이보 등 대형 포털에서 ‘위대한 영수’ 호칭은 모두 삭제됐다. 시진핑 초상화도 내려졌다. 명보는 “각 지역이 경쟁적으로 벌이던 시진핑 우상화 작업을 중앙이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당신을 따르는 것이 곧 태양을 따르는 것’이라는 노래도 사라졌다. 대신 신화통신은 지난 17일 ‘시진핑은 신시대의 길잡이’(領路人·영로인)라는 제목의 1만 2000자 분량의 문장에서 시 주석에게 8개의 새 호칭을 붙였다. ‘신시대의 길잡이’ 외에 ‘창조적인 지도자’, ‘위대한 투쟁으로 형성된 당의 핵심’, ‘인민 행복을 추구하는 근무자’, ‘국가개혁발전의 전략가’, ‘군과 국방을 재건한 통솔자’, ‘국제무대의 대국 영수’, ‘현대화 건설의 총설계사’ 등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검은 머리 언니와 금발 동생 나란히 평창 링크에 설 날 꿈꾼다

    검은 머리 언니와 금발 동생 나란히 평창 링크에 설 날 꿈꾼다

    “언니 마리사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걸어 들어가고, 날 때의 이름을 유니폼 등에 붙이고 스케이팅하는 모습을 생각해요. 일종의 운명 같은 것이죠.”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가 유력한 포워드 한나 브랜트(23)는 11개월 위인 언니 마리사(25)와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링크에 서는 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두 자매의 가슴에는 다른 국기가 새겨지게 된다. 한나는 금발이지만 마리사는 검은 머리다. 언니는 1992년 한국에서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미네소타주의 한나 부모에게 입양됐다. 한나는 11개월 뒤에 태어났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6일(한국시간) 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각기 다른 나라를 대표하게 된 자매의 애틋한 사연을 조명했다. 양부모는 어릴 적부터 차별을 두지 않고 모든 것을 자매에게 함께 시켰다. 춤, 피겨스케이팅, 체조에 이어 아이스하키까지 함께 하며 세상에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양부모는 입양한 마리사가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주말에는 한국인 학교에 보냈고, 여름에는 태권도와 춤을 배우는 한국 문화 캠프에도 보냈다. 한나는 좋아라 했지만 오히려 마리사는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말만을 되뇌었다. 한나는 “언니는 한국인 입양아란 사실을 떠오르게 하는 그곳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조국과의 연결은 우연히 이뤄졌다. 마리사는 2015년 미네소타 출신의 한국 대표팀 골리 코치 레베카 룩제거로부터 한국 대표팀에 지원해보라는 제의를 받았다. 북미 여자 아이스하키 2부리그에 속한 구스타부스 아돌프스 대학에서 4년 내내 선수로 뛴 마리사의 재능을 룩제거 코치가 눈여겨본 것이다.마리사는 고민 끝에 수락했다. 그해 7월 입양 뒤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을 때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한글도 몰랐고 아는 이 하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년이 흘러 매운 음식을 싫어했던 그는 이제 휴식을 위해 미네소타 집에 돌아올 때면 가족과 함께 불고기와 만두 등 한국 음식을 먹으러 다닌다. 동생 한나에게는 유행하는 K팝 음악을 들려줬다. 마리사는 지난 4월 강릉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 대회에서 ‘박윤정’이란 이름이 적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한국이 5전 전승으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연주될 때 그는 비로소 자신이 한국인임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그때 생각했죠.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이것이 내가 찾아야 할 정체성이라고 말이죠”라고 말했다. 동생인 한나 역시 꿈인 올림픽 출전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한나는 이번 주 초에 열린 4개국 컵 대회에서 미국 대표팀 공격수로 2골을 넣는 활약을 펼치며 최종 엔트리 발탁을 눈앞에 뒀다. 현재 세미 프로팀에서 뛰는 한나는 아이스하키 명문인 미네소타대 2학년 시절 소치동계올림픽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마리사는 그때 동생이 집으로 돌아와 펑펑 울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마리사는 지난해 겨울 한국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한나의 세미 프로팀 경기를 보러 왔다. 일일이 한국 선수들을 동생과 미국 선수들에게 소개하며 어울렸다. 아버지 그렉은 “두 팀 선수들이 떠드는 소리가 체육관을 들었다놨다 했다“며 웃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필로티 구조’ 원룸·빌라, 지진에 취약…포항 지진 피해로 안전 문제 ‘비상’

    ‘필로티 구조’ 원룸·빌라, 지진에 취약…포항 지진 피해로 안전 문제 ‘비상’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뒤 1층 기둥이 휘고 부서진 한 원룸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필로티 구조’ 건물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필로티 구조란 건물 1층에 벽이 없이 기둥만 세우고 그 위에 건물을 얹는 형식을 말한다. 최근 도심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룸 건물의 모습이다. 1층을 주차장으로 쓰거나, 주차장 대신 유리로 문을 만들고 편의점이나 상가를 운영하는 형태가 많다. 필로티 구조는 지진에 취약한 대표적인 건축 방식으로 꼽힌다. 통상 건축물의 하중은 1층이 가장 크게 받는다. 그 중량의 대부분이 기둥과 벽에 분산되는데, 필로티 구조는 벽이 없다. 4∼8개의 기둥이 벽면이 나눠 받아야 할 건물 하중까지 모두 떠안는 구조다. 상하진동, 좌우 진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4월 일본 구마모토 지진 때 피해 조사를 다녀온 오상훈 부산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구마모토 지진의) 진원지 인근에서 무너진 노후주택과 목조 주택을 제외하고 시내 철근 콘크리트 건물도 몇십 동이 피해를 봤는데 이 중 80∼90%가 필로티 구조”라면서 “필로티는 굉장히 약한 건물”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필로티 건물은 구조적 위험성에도 2002년 주택의 주차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1층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도 맞았고 크지 않은 평수에 건물을 간편하게 지을 수 있어 중소 건설업자의 구미에도 딱 맞아 유행처럼 번졌다. 오 교수는 내진 설계 없는 필로티 건물의 확산이 법의 허점 속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3층 이상 또는 500㎡ 이상인 모든 건축물에 대해 내진 설계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법이 소급적용 되는 것은 아니어서 올해 7월 기준 내진 설계 대상 중 실제 내진 설계가 확보된 건축은 20.6%에 그친다. 필로티 건물도 3층 이상이면 당연히 내진 설계 대상이지만 오 교수는 사실상 내진 설계가 안 된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한다. 오 교수는 “3층 이상 건물의 내진 설계를 의무화해놓고 정작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서 “현재 6층 이하 건물은 구조전문가가 아닌 디자인 전문가인 건축사가 내진 설계를 점검하도록 하는데 이들이 특별 지진하중에 맞게 필로티 건물이 설계됐는지 검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구조전문가인 ‘건축기술사’가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존에 만들어진 필로티 건물의 내진 보강작업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 교수는 “벽이나 철골 브레이스를 더 박으면 되는데 그렇게 되면 주차장이나 1층 공간을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금전적 부담도 크기 때문에 쉽게 개선되길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999년생들의 ‘흑역사’···첫 수능 연기에 수학여행 취소 경험도

    1999년생들의 ‘흑역사’···첫 수능 연기에 수학여행 취소 경험도

    예고없는 수능 연기로 수난사 ‘정점’…“잦은 교육과정 개정 최대 피해자”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16일 치러질 예정이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사상 처음 미뤄지면서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인 ‘1999년생’들은 누구보다 ‘다사다난’한 학창시절을 보내게 됐다.이들 사이에서는 “학창시절 결정적인 시기마다 국가적 재난이 반복된 탓에 우리 중에는 수학여행을 한 번도 못 가본 친구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새천년을 한 해 앞두고 태어난 1999년생들은 약 61만 4000여명이다. 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이던 2009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가 유행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신종플루가 퍼져 확진 환자가 최대 4만 9500여명(2010년 11월 10일)에 달하기도 했다. 수학여행이나 운동회 등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 학교가 휴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못지않게 5학년 때 수학여행을 가는 경우도 많아 1999년생 가운데 상당수는 첫 수학여행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가 발간한 ‘교육기관 신종플루 대응백서’에 따르면 1차례라도 수업을 쉰 학교는 7262곳(학년·학급휴업 포함)으로 전체 초·중·고등학교의 39.9%나 됐다. 1999년생들이 중학교 3학년이 된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이때도 수학여행 등 학교 행사들이 대부분 취소됐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들도 1학기 수학여행 전면 중단 조처를 내렸고 학교·학부모가 취소 위약금을 물지 않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기도 했다.이듬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이 유행했다. 2015년 5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환자는 186명까지 급증했고 36명이 목숨을 잃었다. 온 사회가 공포에 빠졌고 2000곳이 넘는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전염병과 대형 참사 등에도 불구하고 1999년생들에게는 올해 수능 연기가 체감상 가장 큰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겐 사상 처음으로 영어 절대평가가 적용된다. 수능이 24년 역사상 처음으로 예고 없이 미뤄지면서 모든 대학입시 일정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수능은 2010년 신종플루가 확산했을 때도 예정된 날짜에 진행됐다. 1999년생들은 잦은 교육과정 개정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이들은 초등학교 6년 내내 사회수업 시간에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는데 1∼5학년 때는 6학년이 되면 역사를 배우는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됐고, 정작 6학년이 되자 5학년에 역사수업을 두는 ‘2007 개정교육과정’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1999년생들은 7차 교육과정, 2007 개정교육과정, 2009 개정교육과정, 2011 개정교육과정 등 누구보다 많은 교육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마지막 밀레니엄의 해에 태어난 이들은 한국 현대사의 굴곡과 변화의 전 과정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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