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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에서 유일하게 프로축구 열린 벨라루스 ‘보드카 마시면 그만’

    유럽에서 유일하게 프로축구 열린 벨라루스 ‘보드카 마시면 그만’

    보통 때라면 쳐다보지도 않을 벨라루스 프로축구 리그가 세계 축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모든 리그가 문을 닫고 사람들은 집밖에도 나오지 말라는 정부와 당국의 엄명과 호소를 듣는데 인구 950만명의 이 나라에서는 주말에도 버젓이 프로축구 경기가 열렸다. 영국 BBC는 젊은 팬들이 웃통을 벗은 채 열렬한 응원전을 펼치는 사진을 실으며 세계에서도 축구 경기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열린 몇 안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며 유럽에서는 유일하게 열린 나라가 확실하다고 전했다. 마스크를 쓴 사람이 더러 눈에 띄긴 했지만 극히 소수였다. 28일(현지시간)에 1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 여섯 경기가 진행됐는데 수도 민스크에 연고지를 둔 FC 민스크와 디나모 민스크의 더비 등이 열렸다. 디나모 구단은 홈페이지에 실린 매치 리포트를 통해 “이번 더비는 사실상 지구에서 유일하게 공식 개최된 축구 경기였다”고 자랑했다. 이 팀은 2-3으로 졌다. 30일 오전 7시 47분(한국시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집계에 따르면 옛소련에서 독립한 벨라루스의 코로나19 감염자는 94명, 한 명도 목숨을 잃지 않았다. 그렇긴 해도 알렉산더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하나도 걱정되지 않으며 보드카만 마시면 바이러스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발언해 입길에 올랐다. 알렉산드르 알레이닉 벨라루스축구연맹 대변인은 예방 조치를 철저히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체육부에서 권고하는 모든 조치를 따랐다. 팬들과 접촉하는 모든 이에게 장갑을 나눠줬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강행한 이유로는 코로나19 걱정이 없다는 것 외에 러시아, 이스라엘, 인도 등 10개국과 맺은 중계권 계약도 들먹였다. 이들 나라의 축구 팬들이 볼거리가 없어 자신들이라도 제공해야 했다는 것이다. 리그 우승을 일곱 차례나 했던 디나모 구단의 알렉산데르 스트록 대변인은 개막 이후 2연패를 당한 뒤 국제적 주목을 받았으니 선수들이 “훨씬 더 책임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 팬들은 빈정댔다. “당신이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 시즌 개막전에 나서는 슬러스크와 디나모 브레스트의 포진도를 구해 보고 있다면 축구에 환장한 것이 맞다”고 조롱한 이도 있었다. 데이비드 왓슨이란 누리꾼은 “이 일(코로나19 확산)의 끝에 가면 모두가 응원할 팀을 벨라루스에서 찾아내겠네”라고 비아냥거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네덜란드·스위스·벨기에 환자 한국 앞질렀다, 사망자는 진작에

    네덜란드·스위스·벨기에 환자 한국 앞질렀다, 사망자는 진작에

    네덜란드와 스위스, 벨기에가 코로나19 환자 수에서 한국을 앞질렀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30일 오전 4시 47분(한국시간) 현재 스위스의 코로나19 감염자는 1만 4829명, 네덜란드는 1만 930명, 벨기에는 1만 836명으로 세 나라 모두 한국(9583명)을 넘어섰다. 전날까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환자가 많이 발생한 나라였던 한국은 이제 열두 번째 나라가 됐다. 더욱이 한국은 하루 100~200명대 환자가 새로 추가되는 추세인 반면, 한국 아래 터키(9217명), 오스트리아(8743명) 등이 빠르게 늘고 있어 조만간 이들 나라에도 순위를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 사망자는 네덜란드가 771명으로 감염자 규모에 견줘 상당히 많은 편이다. 벨기에가 431명, 스위스가 300명을 기록하고 있어 모두 한국(152명)보다 월등히 많다. 한때 중국에 이어 무서운 속도로 환자가 폭증했던 한국이 감염자, 사망자 모두 안정화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럽에서 이탈리아, 스페인의 뒤를 이어 환자도 많고 사망자도 많은 독일, 프랑스, 영국의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를테면 이들 세 나라는 유럽 확산의 2중대인 셈이다. 독일은 6만 1164명의 감염자 가운데 490명만 숨져 지극히 낮은 치명률을 기록한 반면, 프랑스는 감염자가 4만 704명인데도 하루 사망자가 310명 추가돼 29일 아침(현지시간) 누적 희생자가 2606명으로 이란(2640명)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영국은 1만 9772명의 감염자 가운데 1228명이 숨지는 등 그런대로 관리가 되는 모습이지만 정부는 지난 23일 3주를 기한으로 발동한 이동제한령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BBC에 출연해 “정확히 예상할 순 없지만, 모두가 상당 기간 이런 조치가 계속되리라는 것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중인 보리스 존슨 총리는 대국민 서한을 통해 “솔직히 말씀드리는 것 이 낫다. 코로나19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면서 모든 국민이 집에 머물 것을 재차 호소했다. 물론 코로나19와의 싸움은 길게 봐야 한다. 한 나라에서 종식됐다고 안심할 수가 없다.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를 지속적으로 해야만 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국내 백화점의 시발점-삼월오복점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국내 백화점의 시발점-삼월오복점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생소하게 느껴지는 오복점(吳服店)은 일반적으로 포목점이라는 뜻인데 일본식 용어다. 오복은 일본 의상을 말하고 오복점은 일본에서 기모노 원단이나 여러 가지 의류, 잡화를 취급하는 점포라고 한다. “우리 아아(아이)가 있던 오복점 주인 말이제. 그 쇠가 빠지(빠져) 죽을 왜놈이 전방을 치우믄서 이자는 일자리도 없어졌어이…”는 소설 ‘토지’에 나오는 문장이다. 오복점은 일본에서 백화점으로 발전했다. 알다시피 서울 신세계백화점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미쓰코시(三越)백화점 경성 지점이었다. 미쓰코시의 역사는 에도(도쿄)에 오복점을 연 16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미쓰코시오복점은 1903년 백화점으로 확대 개편했다. 미쓰코시오복점이 1906년 경성출장소를 현재의 명동 사보이호텔 건너편에 열었는데 국내에서 문을 연 최초의 백화점인 셈이다. 세계 최초의 백화점은 1852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점한 ‘봉 마르셰’로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다. 연말인 1911년 12월 10일자 매일신보에 실린 삼월오복점 광고는 이미지가 없이 ‘세모(歲暮) 대매출’이라는 글귀를 앞세운 활자 광고로 눈길을 붙잡으려 하고 있다. ‘그 옆에는 내(來) 15일부터 야간영업 개시’라고 써 놓았고 아래에 “1. 신제 완구품 진열 1. 유행 우자판(羽子板·제기 비슷한 일본 놀이기구) 진열 1. 연말연시 증답품(贈答品·선물로 주고받는 물품) 진열”이라고 덧붙여 두었다. 이를 통해 보면 당시에도 연말이 되면 바겐세일 행사를 했고, 연말 대목에는 야간에도 영업을 했으며, 백화점을 통해 어린이 장난감도 판매됐고, 일본식 놀이도 유입된 것을 알 수 있다. 미쓰코시오복점 경성출장소는 1916년 그 자리에 3층짜리 새 건물을 지었는데 1층과 2층은 상품 판매장이었고, 3층은 서예나 그림 전시회장, 부인들의 모임 장소로 개방했다고 한다. 또 비품도 화려한 것으로 일본에서 들여오고 일본에서 상품 전문가가 와서 진열을 하는 등 일본화한 것으로 보인다(매일신보 1916년 10월 6일자). 현재 남아 있는 미쓰코시 경성출장소 사진은 1915년의 것으로 새 건물을 짓기 전이다. 도쿄 본점은 1923년 9월 큰불이 나 전소됐는데도 국내 출장소는 광고를 계속 내며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 후 미쓰코시오복점은 1930년 10월 현재의 신세계백화점 자리에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당시로서는 동양 최대라는 백화점 건물을 지어 입주했다. 강점기 초기의 백화점은 일본 자본이 독식했으며, 민족 자본으로 설립한 화신백화점이 생기기까지는 더 기다려야 했다. 광복 후 미쓰코시백화점은 동화백화점으로 바뀌었고, 삼성그룹이 1963년 이 백화점을 인수해 신세계로 상호를 변경했다. sonsj@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국어사전 뜻풀이의 절대성

    [이경우의 언파만파] 국어사전 뜻풀이의 절대성

    국어사전은 보수적이다. 국어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은 저만큼 한두 걸음 뒤에 있는 듯하다. 이렇게 느껴지는 건 찾는 낱말이 보이지 않을 때다. 새로운 것일 수도, 예전부터 오가던 말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사전 편찬자들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어사전에 올릴 만한 낱말을 관찰하고 의미가 변해 가는 말들을 쉼 없이 기록한다. 표제어로 적절한지, 뜻풀이를 수정할지 판단은 시간을 두고 지켜보며 할 수밖에 없다. 특정한 말이 순간의 유행인지, 일시적으로 벗어난 형태인지 흐름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어사전에 오른 말들은 벌써 시간을 보낸 것들이다. 자기 자리를 잡고 다른 말들과의 관계도 일정하게 형성한 상태다. 검증을 거친 것이라 할 수 있다. 국어사전 편찬자들은 이 말들이 좀더 가지런하게 보이도록 안내하고 관리를 한다. 낱말들에 새로운 자격을 준다. 자격을 얻은 말들은 권위를 갖는다. 국어사전에 올랐다는 게 자격의 표시가 되는데, 이 말들은 의미에 작은 변화도 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국어사전의 독자들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 준다. 그래서 한때 ‘너무’는 국어사전처럼 부정적인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것이었다. “너무 예뻐”라고 하면 지적을 받았다. 그런데 말은 항상 사전적으로만 쓰이지 않는다. 다른 말들과 관계를 맺고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지 않으면 어울려 쓰이기 힘들다. 의미를 더하기도 하고 덜기도 하면서 상황에 맞게 변화한다. 1938년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은 ‘봉지’(封紙)를 “종이로 만든 주머니”라고 풀이해 놓았다. 비닐로 만든 주머니가 없던 시절이었다. 현재의 ‘표준국어대사전’은 “종이나 비닐 따위로 물건을 넣을 수 있게 만든 주머니”라고 풀이한다. ‘지’가 ‘종이’를 뜻하는 말이었지만, ‘비닐’도 받아들인 것이다. ‘조선어사전’에서는 ‘봉투’도 “종이 주머니”다. 당시 비닐은 대상이 아니었으니 당연히 ‘봉지’처럼 ‘종이 주머니’의 하나였다. 한데 ‘표준국어대사전’도 ‘봉투’를 “종이로 만든 주머니”라고 풀이한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비닐 봉투’는 그릇된 표현이 된다. 그렇지만 현실은 ‘봉지’와 큰 차이를 두지 않는다. ‘표준’에는 ‘쓰레기봉투’가 표제어로 올라 있다. 쓰레기봉투는 주로 비닐로 돼 있다. 국어사전은 자격을 갖춘 말들을 모아 놓았다. 권위와 신뢰가 있다. 그렇다 보니 문구 하나에도 절대적인 한 권위를 주려는 경향이 보인다. 표현은 얼마든지 달리할 수 있다.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 wlee@seoul.co.kr
  •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빼앗긴 들에 평온한 일상은 언제 돌아올까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빼앗긴 들에 평온한 일상은 언제 돌아올까

    코로나로 빼앗긴 들에도 봄날은 올까. 거리 곳곳에는 개나리, 진달래는 물론 벚꽃까지 봄의 전령사들이 행인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속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은 겨울이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다. 코로나19의 확산세는 감염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지역은 물론 아직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곳까지도 전전긍긍하게 만들고 있다. 과학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20세기 중반부터 인류는 곧 모든 질병을 정복하고 21세기는 우주 정복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그렇지만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예상치 못한 신종 감염병들이 등장하고 이미 사라진 것으로 생각됐던 질병까지 나타나 인류를 괴롭히고 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플루,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에볼라, 지카바이러스, 홍역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코로나19는 지금까지 발생한 감염병들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감염병은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서 옮을 수 있고 불특정 다수에게 빠르게 확산된다는 특성 때문에 비감염성 질병과 달리 타인에 대한 불신과 배제, 무질서라는 평소 인간들이 숨기고 싶어 했던 부정적 감정들을 수면 위로 드러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실제 코로나19 확산으로 선진국이라고 알려졌던 나라들에서 인종차별, 생필품 사재기, 의료시스템 붕괴 같은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은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나 2008년 세계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사건이며 감염병이 종식된 이후에도 이전과 같은 생활방식이나 환경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한편에서 과학자들은 현재의 상황을 과학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논문들의 숫자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 19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900여 건의 연구논문들이 공개됐다. 특정 질병에 대해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연구논문이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학진흥회(AAAS)에서 펴내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한 주가 멀다 하고 코로나19와 관련한 긴급 논평을 내고 있다.지난 25일에는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연합(GAVI) 이사장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맨해튼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논평을 냈다. 버클리 이사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단계에 있는 약 44종의 백신 중 최종적으로 사용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몇 개나 될지 미지수인 만큼 제2차 세계대전에서 원자폭탄을 만들기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처럼 전 세계 과학자들과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백신 개발의 가능성을 높이고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언스 편집장인 홀든 소프 미국 워싱턴대 화학과 교수도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이제는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 ‘기대치는 낮추고 결과는 더 크게’, ‘이것은 현실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잇따라 발표하고 지금의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과학자와 사회 모든 분야 구성원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차분히 준비하고 따라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과학기술은 시행착오와 앞선 연구의 축적을 통해 발전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이런 일반적 과정을 따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현재 상황을 비행기 골격만 하늘에 띄운 다음 비행하면서 비행기를 완성하고 목적지에 안전하게 착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문제 해결 동력을 잃게 만들고 장기적으로 과학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바닥에 치닫게 만들 수 있는 정치인들의 무책임하고 비과학적 발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선무당이 사람 잡고,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는 법이다. edmondy@seoul.co.kr
  • 코로나 확산에 사재기 열풍 왜?… 심리적 불안 탓!

    코로나 확산에 사재기 열풍 왜?… 심리적 불안 탓!

    위기 느끼며 할 수 있는 일 별로 없지만 위험에 뭔가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두루마리 화장지는 어디서든 품절 1호 사재기로 질병 대처 자기 만족감 부여미국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11만명을 넘었고 유럽과 일본 등 전 세계 확진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는 등 전 세계가 패닉에 빠졌다. 특히 각국 정부가 ‘자택 강제 격리’라는 초강수를 들고나오면서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 비상식량과 생필품 등의 사재기 광풍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트코와 월마트 등 대형 할인마트가 문을 열자마자 가장 먼저 없어지는 것은 다름 아닌 ‘두루마리 화장지’다. 28일(현지시간) 오전 9시 30분 미국 버지니아 페어팩스의 코스트코가 문을 열기는 기다렸던 수십명의 사람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곳은 ‘두루마리 휴지’의 매대였다. 이들의 쇼핑 카트에는 30개들이 큼지막한 대형 휴지가 하나씩 실렸다. 그렇게 영업시작 30분 만에 코스트코의 휴지는 동났다. 또 얼마 전 미주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휴지를 사러 간 만삭의 임신부가 화장지 코너에서 출산하는 일도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는 몇 개 남지 않은 화장지를 사기 위해 애를 쓰던 중 진통을 느꼈고, 주변에 있던 간호사 등의 도움으로 매장에서 건강하게 출산했다. 사재기 광풍이 분지가 한 달여가 됐지만, 미국인의 휴지 사재기는 여전하다. ‘휴지 사랑’은 나라를 가리지 않는다. 최근 호주 멜버른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두 여성이 마지막 남은 휴지를 사기 위해서 다투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미 다섯 묶음을 쇼핑카트에 담은 여성이 남은 하나마저 사가려고 하자 다른 여성과 싸움이 붙은 것이다. 또 홍콩에서는 휴지 때문에 슈퍼마켓이 털리는 일도 벌어졌다. 이를 낮은 비데 보급률과 소비문화 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지만 전문가 대부분은 ‘심리적 불안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위기감을 느끼지만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호주 멜버른대학의 브라이언 쿡은 “휴지 사재기는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드는 행동”이라면서 “사람들은 위험에 처했을 때 자신이 ‘뭔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하고 이를 충족시키는 게 휴지 사재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서양인은 휴지 없이 청소하는 것을 ‘역겹다’고 생각하는 심리적인 장벽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경제심리학자 안야 아흐트지거는 “사람들은 휴지 사재기 등을 언론이나 직장 동료 등에게 접한다”면서 “이런 사재기 이야기를 들으면 불안해져 사재기에 동참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다른 사람들이 사니까 덩달아 휴지를 산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마땅한 대체품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물티슈나 종이 타월이 있긴 하지만 그 용도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휴지 사재기현상은 통제할 수 없는 새로운 유행병에 직면했을 때와 같은 불안한 상황과 특히 관련이 있다”면서 “통제할 수 없는 유행병과 달리 화장지를 충분히 비축해 두는 행동은 스스로 만족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산 휴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가짜 뉴스, 장시간 두고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라는 인식 등 다양한 심리적 원인 가능성도 제기됐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환경파괴로 터전 잃은 바이러스… 인간을 돌고 돈다

    환경파괴로 터전 잃은 바이러스… 인간을 돌고 돈다

    인구 증가와 환경 파괴 등이 맞물리면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신종 감염병에 고통받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더구나 감염병이 대규모로 유행하는 주기도 빨라지고 있다. 2002년 사스부터 2009년 신종플루까지는 7년이 걸렸지만 2015년 메르스까지는 6년, 2020년 코로나19까지는 5년이 걸렸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3~4년 만에 또 다른 감염병이 확산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메르스 후 5년 만에… 유행주기 점점 빨라져 최근 대규모로 유행한 감염병들은 인수공통감염병이라는 특징이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이란 사람에게 전염되는 동물의 감염병을 말한다. 병원체가 공격 목표를 동물에서 사람으로 바꾸고, 사람의 몸속에 자리잡는 데 성공하면 새로운 질병이 모습을 드러낸다. 야생 물새에서 시작해 몇몇 가축을 거쳐 1918~1920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5000만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스페인독감’도 마찬가지다. 라임병, 웨스트나일병, 광견병,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 탄저병, 라싸열, 니파 바이러스 모두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전 세계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감염질환의 75%가량이 이런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알려졌다. 희한한 신종 질병이 있다면 인수공통감염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동물에게서 옮겨온 바이러스는 치명적이다. 사람에게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없어 한번 걸리면 전파가 빠르고 치사율도 높다. 조류독감의 치사율은 무려 60%에 이르고, 메르스는 30~40%, 에볼라 바이러스는 50~70%나 된다. 신종플루는 치사율이 낮은 대신 확산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감염시켰다. 코로나19도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전파 속도가 빨라 발생 두 달여 만에 전세계에서 56만 7000여명(28일 기준)을 감염시켰다. 전문가들은 동물과 인간의 ‘종(種) 간 장벽’을 뛰어넘어 이런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유로 환경 파괴를 든다. 미국의 수의학자인 마크 제롬 월터스는 저서 ‘에코데믹’에서 “인류의 지구환경 및 자연의 순환과정 파괴가 신종 감염병 등장과 감염병 확산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개발이 계속되는 한 신종 감염병은 계속해서 출현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감염병을 뜻하는 ‘에피데믹’을 변형해 ‘에코데믹’(eco-demic), 즉 환경감염병으로 부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국내 학자들도 에코데믹의 출현을 경고해왔다. 국립수의과학연구원 정석찬 연구관은 2011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산림자원의 훼손으로 인한 매개체(모기, 쥐 등) 증가, 화학물질의 오염에 의한 숙주동물(인간 등)의 면역기능 약화, 매개 동물 및 병원체 이동의 증가에 따라 인수공통전염병 발생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전국을 휩쓴 메르스도 환경 파괴가 신종 감염병 확산을 부른 사례였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와 사스는 염기서열의 상당 부분을 공유하는 사촌뻘이다. 이보다 유전적으로 더 가까운 게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로부터 왔다고 학자들이 추정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인간에게 직접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긴 것은 중간 숙주인 낙타로 알려졌다. 사는 곳이 다른 낙타와 박쥐는 원래 만날 일이 없는 동물이지만 자연 파괴로 박쥐들이 마을로 넘어와 낙타와 마주치는 일이 잦아졌다. 이 과정에서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가 낙타에게 전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후 낙타 안에서 이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전파되기 쉬운 형태로 변화됐다는 게 정설이다. 코로나19는 천산갑이란 포유류가 사람에게 전파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을 방문해 코로나19 조사를 진행한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중국 전문가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가 박쥐에서 시작돼 중간 숙주인 천산갑을 거쳐 사람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이름도 생소한 천산갑이 사람과 접촉할 일은 많지 않지만, 사람들이 천산갑을 보양 식품으로 섭취하면서 위험에 노출됐을 것이란 가설이다. 미국의 유명한 과학저술가 데이비드 콰먼은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란 책에서 “나무가 벌목되고, 토종 동물들이 도살 될 때마다 그들의 몸에 깃들어 살던 미생물이 주변으로 확산된다”며 “밀려나고 쫓겨나 서식지를 빼앗긴 기생적 미생물 앞에는 두 가지 길이 놓여 있다. 새로운 숙주를 찾든지 멸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바이러스에게 77억명을 웃도는 인류는 그야말로 ‘블루오션’이다. 2100년이면 109억명으로 최대치에 이를 정도로 개체수가 많은 데다 조류처럼 멀리 이동할 수 있으니 숙주로 삼기에 제격이다. ‘전염병의 세계사’ 등을 쓴 미국의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은 “인구는 최근까지도 지금의 절반에 불과했으나 25~27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했다”며 “굶주린 바이러스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더라도 수십억 인체는 기가 막힌 서식지이며, 인체에 침입해 적응할 수만 있다면 기가 막힌 표적”이라고 말했다. 인류는 천연두를 완전 퇴치한 경험이 있다.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을 퇴치할 수 있을까. 바이러스는 스스로 번식하지 못한다. 숙주가 없는 한 혼자서는 생존할 수 없다. 따라서 한 몸에서 다른 몸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으면 이론적으로는 박멸할 수 있다. 하지만 인수공통감염병은 예외다.●‘사람만 감염 ’ 천연두·소아마비 퇴치 성공 천연두는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었다. 오직 사람에게만 감염을 일으킨다. WHO가 전 세계적으로 전개한 천연두 퇴치 운동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천연두 바이러스가 인간의 몸 외에는 어디서도 번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만 감염되는 소아마비도 마찬가지다. WHO는 국제적으로 소아마비 박멸운동을 시작해 전 세계 소아마비 환자 수를 99%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는데, 이는 바이러스가 인간 외에는 달리 숨을 곳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백신으로 인간이 집단면역을 형성하더라도 인수공통감염병의 병원체는 어디론가 숨어버릴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더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원래 숙주인 박쥐나 천산갑에, 메르스 바이러스는 박쥐와 낙타에, 뎅기 바이러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사는 원숭이 몸에 도사리고 있다가 조건이 맞으면 재등장할 수 있다. 코로나19 완전 종식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다만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병률을 낮추는 것은 가능하다. 아직 코로나19 백신이 없는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일부에서 인구의 60~70%가 감염되면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될 것이라고 얘기한 게 주목을 받았다. 지난 23일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은 “인구 60%가 면역을 가졌을 때 (코로나19의) 확산을 멈출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연구에서도 인구의 70% 정도가 집단적으로 감염되면 면역이 형성돼 나머지 30%의 인구에는 더 이상 추가 전파가 되지 않을 것이란 이론이 제기된 바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되면 면역력을 갖게 되고, 이런 사람의 비중이 커질수록 접촉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확률이 낮아진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 감염병을 종식시키기에는 희생이 너무 크다.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우리나라 인구가 약 5000만명이고, 이 중 70%가 감염된다면 3500만명이 감염된다. 이 중 치명률이 1%라는 점을 고려하면 35만명이 사망해야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면역은 이론으론 가능할지 몰라도 정책으로는 부적합하다.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생물 중 돌연변이율이 가장 높아 운 좋게 백신을 개발하더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RNA를 유전자로 갖고 있는 바이러스는 유전정보를 담은 염기쌍(유전정보 조각들)이 평균 1만개 정도에 불과하다. 적은 유전자 한계를 극복하고자 바이러스는 다양한 수법으로 진화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 따라서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코로나19의 전파 속도와 치명률을 낮추는 것 밖에 답이 없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정부가 ‘생활방역’을 이야기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염병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 완전 정복은 요원한 숙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9일 전화인터뷰에서 “이번에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이 빨리 끝난 것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생활화 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침 예절 지키기와 마스크 착용,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만 잘 지켜도 감염병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 바이러스를 피하는 방법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화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원격근무·1인 가구 많은 스웨덴…학교·카페 운영 그대로

    원격근무·1인 가구 많은 스웨덴…학교·카페 운영 그대로

    스톡홀름 직장인 중 절반이 원격근무 1인 가구 비중 50%… 가족 전염 적어 BBC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화” 분석 105명 사망… 50명 이상 모임 금지령 伊사망 1만여명… 전세계 3분의1 달해전 세계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유럽 각국이 국경 봉쇄와 이동제한령 등을 강제하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의 ‘느슨한 조치’가 눈길을 끌고 있다. 원격근무 활성화와 높은 1인 가구 비중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된 덕분에 스웨덴 정부가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유연한 정책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BBC는 28일(현지시간) 원격근무를 장려하는 스웨덴의 기업문화 등이 다른 유럽국가와 다른 코로나19 대책이 가능한 이유라고 보도했다. 유연근무와 원격근무가 가능한 기술력과 기업문화가 널리 퍼져 있으며, 수도 스톡홀름 직장인 가운데 절반이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스톡홀름에는 스포티파이와 스카이프 등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 2200억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이 소재하는 등 세계에서 창업생태계가 가장 활발한 도시로 꼽힌다. 나아가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따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스테판 뢰벤 총리가 지난 주말 TV 연설에서 강조한 것도 “시민 각자에게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는 메시지였다. 1인 가구가 많은 스웨덴의 인구통계학적 특징 때문이라는 관점도 있다. BBC는 “대가족 위주인 지중해 국가들과 달리 스웨덴 가정의 절반이 1인 가구로 이뤄져 가족 내 바이러스 확산의 위험이 적다”고 분석했다.물론 스웨덴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위협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미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통계에 따르면 스웨덴 내 확진자는 3069명, 사망자는 105명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500명을 초과하는 모임을 금지했던 스웨덴 정부는 29일부터 50명 이상 모임을 금지하도록 대책을 강화했다. 수위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2인 이상 금지(영국)나 3인 이상 금지(독일, 오스트리아) 등 권위주의 시대에나 볼 법한 이웃국가들의 대응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약한 대응이다. 필수업종을 제외하고 영업을 전면 금지한 이웃 국가와 달리 스웨덴에서는 여전히 학교와 식당, 카페 등의 일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반면 정부가 더 강한 대책을 강제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스웨덴 의대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에마 프린스 박사는 “스웨덴 사람들이 정부 권고를 잘 따른다고는 하지만, 현재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는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른 유럽 주요국들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삼엄하기 때문이다. 29일 오전 4시 30분 현재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가 1만 23명으로 전 세계 사망자(3만 249명) 가운데 3분의1에 달했고, 스페인이 581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AFP통신은 자체 집계에 따라 전 세계 사망자 3만 3명 가운데 3분의2가 넘는 2만 1334명의 사망자가 유럽에서 나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확진자는 9만 2472명으로 미국(11만 554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고, 스페인(7만 2248명)과 독일(5만 6202명) 등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와 벨기에가 현 이동제한령을 다음달 중순 이후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하는 등 각국 정부는 대응 수위를 높였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코로나에 정치·경제 영향력 서양→동양 가속화”

    “코로나에 정치·경제 영향력 서양→동양 가속화”

    1919~1920년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평화 회의는 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공식 소멸과 유럽 대의민주주의의 발전, 미국과 대서양 연안 서유럽 중심의 시대를 열었다. 1942~1943년 러시아 남부 볼가강 둑에서 7개월 가까이 계속된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나치 독일의 무적 신화를 파괴해 2차 세계대전 판도를 뒤집은 결정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이런 사건들처럼 세계 정치와 경제의 중심을 뒤흔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2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신중한 어조로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 정치·경제 균형이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정치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에 쓴 글에서 “이번 사태에서 유럽과 미국의 반응은 중국, 한국, 싱가포르 등과 비교했을 때 느리고 무질서했다”면서 “코로나19는 힘과 영향력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하는 것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발병국’ 중국은 코로나19 극복 경험을 ‘소프트파워’로 삼아 이참에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탈리아 등 피해가 심각한 나라들에 원조 제공에 나서는 것은 자국 사태 해결에 정신이 팔려 있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무대에서 지도자적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이다. 코로나19가 세계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가능성도 보인다. 비정부기구인 국제위기그룹(ICG)은 많은 국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집트가 중국처럼 해외 언론을 추방한 사례를 비롯해 각국 대통령이 전시비상권을 장악한 일에서부터 각국 선거가 연기되고 의회가 문을 닫고, 봉쇄와 통행금지가 일상이 된 상황 등이 위기 이후에도 이어져 민주주의를 위축시킬 것이란 진단이다. 월트 교수는 “위기관리를 위해 비상조치를 취한 많은 정부가 위기가 끝나도 새로 얻은 권력을 포기하기를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도 위력이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전례 없는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로 인해 정부의 힘은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해졌다. ‘보이지 않는 손’의 한계 상황에 국가 개입의 영역이 확장됐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간 포럼이 이번 위기 상황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는 더 큰 후폭풍으로 대혼란을 겪을 수 있다. ICG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남수단, 예멘 등이 특히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감염병으로 인해 인도적 지원 흐름이 막히고 평화회담이 제한되거나 외교 일정이 연기되면 분쟁 국가에 미칠 영향은 심각하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이 밖에 역사적 대변혁을 가져온 사건으로 1929년 세계 대공황,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 2001년 9·11 테러 등도 언급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국내 거처 없으면 정부시설서 격리…‘하루 10만원’ 비용은 본인이 내야

    국내 거처 없으면 정부시설서 격리…‘하루 10만원’ 비용은 본인이 내야

    정부가 4월 1일부터 출발지와 국적, 체류기간에 상관없이 모든 입국자를 2주간 의무 격리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19 해외 유입 증가에 따른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유럽·미국발 장기체류 입국자로 한정한 의무 격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유럽과 미국 이외에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됨에 따라 위험도가 증가 중이라고 판단하고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1차장은 “관광 목적의 입국자에게는 사실상 입국제한에 가까운 조치”라며 “아주 강도 높은 입국제한을 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무 격리 예외자는 경제활동이나 의학 등 학술적 목적, 인도적인 용무로 단기간 한국에 머물고자 입국한 사람뿐이다. 이들 또한 각국의 한국 대사관을 통해 사전 승인을 받고 공항 검역 진단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야 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면제자에게는 보건소가 매일 전화를 걸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강화된 능동감시를 적용할 예정이다. 방역 당국은 입국한 지 14일이 지나지 않은 기존의 해외 입국자에 대해서도 격리를 권고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격리 지침을 어기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외국인은 강제추방될 수 있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하고 스크린 골프를 치는 등 외부활동을 한 30대 영국인 남성에 대해 강제추방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 자가격리에 들어갈 거주지가 없다면 국가가 지정한 격리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대신 하루 10만원 내외의 비용을 내야 한다. 호텔처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숙박시설은 격리 장소로 활용할 수 없다. 국내에 거처가 없는 외국인까지 강제 격리하려면 격리 시설을 확보해야 해 정부로서도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정부는 해외 유입을 틀어막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행정력과 비용을 감수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유입뿐 아니라 집단감염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에서는 구로구 만민중앙성결교회와 관련해 이날 6명이 추가 확진돼 모두 13명의 확진환자가 나왔다. 대구 달성군 대실요양병원과 제2미주병원에서도 지금까지 각각 90명, 75명 등 모두 16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치명률은 29일 0시 기준 1.59%로 올라갔다. 특히 80대 이상 확진환자 사망률은 17.51%로 한 달 새 4.7배 높아졌다. 그나마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돼 격리해제된 환자가 전날보다 222명 늘어난 5033명으로 전체 누적 확진환자 9583명의 완치율이 52.5%로 절반을 넘어선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코로나19? 우린 끝나서 괜찮아”…中 전통시장 또 야생동물 판매 기승

    “코로나19? 우린 끝나서 괜찮아”…中 전통시장 또 야생동물 판매 기승

    겁에 질린 개와 고양이가 녹슨 우리에 들어차 있다. 박쥐와 전갈은 여전히 약재로 팔리고 있으며 토끼와 오리는 알 수 없는 동물의 사체와 피 그리고 오물로 뒤덮인 바닥에서 나란히 도축돼 있다. 이는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영국 주간 타블로이드 신문 메일온선데이가 중국의 몇몇 전통시장에서 촬영해 29일자로 공개한 사진들 속 모습을 설명한 것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아래 3개월간 폐쇄돼 있던 이들 시장을 25일부터 다시 개방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신문의 특파원들이 현장에서 포착한 이들 사진에는 어떤 위생 조치도 마련돼 있지 않아 이번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같은 사태가 또다시 일어날 우려를 낳고 있다.27일 한 특파원이 중국 남서부 구이린에 있는 한 실내 전통시장을 방문, 수천 명의 사람이 그곳으로 몰려들어 각종 육류를 구매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에 따르면, 이 시장에는 서로 다른 종의 동물들이 우리 안에 갇혀 있다. 또 이곳에서는 현지 겨울철 보양식을 만들기 위해 개와 고양이 고기를 구매하려는 고객으로 가득했다. 그는 “여기 사는 모든 사람은 코로나19가 종식돼 더는 걱정할 일이 없다고 믿는다”면서 “그들이 생각하는 한 코로나19는 이제 단지 외국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날인 26일 중국 광둥성 둥관에 있는 한 전통시장을 방문한 또다른 특파원은 코로나19 발병 원인으로 여겨지는 박쥐와 함께 전갈 등 야생동물을 판매한다는 광고판을 버젓이 내놓고 영업을 개시한 한 약재상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이 특파원은 “이 시장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정확히 똑같은 방식으로 다시 운영되고 있다”면서 “단 하나의 차이점은 보안 요원들이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을 막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충격적인 모습들은 중국이 전국적인 봉쇄를 해제하고 침체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사람들을 격려한 뒤 나온 것이다. 한편 코로나19의 최초 발병 근원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화난 수산물시장이라고 많은 증거가 가리키고 있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탈리아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현지 전문의의 말을 인용해 주장하는 사람들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메일온선데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과잉대응이 낫다” 박원순, 화상회의 통해 노하우 전해…

    “과잉대응이 낫다” 박원순, 화상회의 통해 노하우 전해…

    LA, 밀라노 등 31개국 45개 시장 참여드라이브스루 등 서울시 코로나19 대응책 소개45분→70분간 진행된 화상회의 서울시는 27일 23시15분 시장집무실에서 45개 세계 주요도시 시장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대응 화상회의’를 열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화상회의를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코로나19의 선제적 대응을 위한 서울시의 방역 경험과 노하우를 소개했다. 참석 도시는 서울시를 비롯해 로스앤젤레스(LA), 런던, 밀라노, 로마, 마드리드 등 31개국 45개 시장들이 참여했다. 회의는 전 세계 96개 대도시로 구성된 글로벌 네트워크 C40(도시 기후리더십 그룹)의 의장인 에릭 가세티(Eric Garcetti) 미국 LA 시장이 먼저 제안했다. 에릭 의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울시의 코로나19 방역 및 대응 노하우에 대한 발표를 요청했고 박 시장이 이를 받아들여 최종적으로 성사됐다. 박 시장은 ‘과잉대응이 늑장대응보다 낫다’는 서울시의 감염병 대응원칙 아래 신속한 검진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 워킹스루 같은 선별진료소를 도입하고, 환자 중증도에 따라 치료시설을 분리, 운영하는 등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혁신사례를 소개했다. 에릭 시장은 위기상황에서의 도시간 경험 및 노하우 공유를 강조했고, 살라 밀라노 시장은 밀라노에서 1개월간의 봉쇄 조치 경험을 통해 얻은 주요 메시지와 권고사항을 공유했다. 또 시에라리온 프리타운 시장은 낮은 자원,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 환경 등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 대비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에릭 시장은 이번 회의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공유 플랫폼 등을 통해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나갈 것을 제안했다. 당초 45분간 진행될 것으로 예정됐던 회의는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으로 약 70분간 진행됐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전 세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도시 간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서울시는 코로나19 방역과 대응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탈리아서 102세 코로나19 완치…담당의 “모든 노인에게 희망”

    이탈리아서 102세 코로나19 완치…담당의 “모든 노인에게 희망”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이탈리아에서 102세 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됐다고 미국 CNN 등 외신이 28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에 있는 산마르티노병원에 이달 초 입원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102세 여성 환자가 20여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고 현지시간으로 26일 퇴원했다. 이로써 이탈리카 그론도나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이탈리아 최고령 코로나19 완치자로 기록됐다. 이 여성의 치료를 맡았던 의사인 베라 시크발디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녀에게 ‘하이랜더’(불멸자라는 뜻)라는 별명을 붙였다”면서 “이탈리카는 이번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고 있는 모든 노인에게 희망을 줬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바이러스 분야 최고 전문기관인 국립고등보건연구소(ISS)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평균 연령은 78세이다. 그만큼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 고령 환자가 많다는 말이다. 시크발디 박사는 또 “이탈리카는 이달 초 가벼운 심부전으로 입원했었다”면서 “그녀는 약간의 가벼운 코로나19 증상만 있어 우리가 검사한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지만 그녀는 스스로 회복해서 우리가 할 일이 사실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크발디 박사와 동료 의사들은 이탈리카 그론도나의 사례가 자신들에게 너무 깊은 인상을 남겨서 이 사례를 더욱더 깊이 연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은 이 여성에게서 혈청학적 검체도 채취했다. 시크발디 박사는 “1917년에 태어난 이탈리카는 그 직후 만연한 펜데믹인 스페인 독감도 이겨냈을 가능성이 있는 코로나19 최초 완치자로 여겨진다”고 말했다.이탈리카 그론도나는 현재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다. 그녀의 외아들은 수십 년 전 미국에서 사망했다. 그녀의 조카인 레나토 빌라 그론도나는 “그녀의 완치 비결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자유롭고 독립적인 여성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녀는 삶과 춤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고 프레디 머큐리(퀸의 보컬)와 발렌티노 로시(세계적 모터사이클 선수)를 사랑한다”면서 “그녀 앞에서 바이러스가 항복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현지시간으로 28일 오후 6시 기준 누적 사망자 수가 전날 대비 889명 증가한 1만23명을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 규모가 1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지역 감염 사례가 나온 이래 36일 만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1만명대 누적 사망자 규모는 이탈리아가 처음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5974명 증가한 9만2472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전 세계에서 미국(11만367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다만, 하루 확진자 증가율이 7%를 밑돈 것은 처음으로 최근 들어 누적 확진자 증가율은 서서히 하향 곡선을 그리는 모양새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10.8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 정부는 내달 3일까지인 전국 이동제한령 기한을 연장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탈리카 그론도나 본인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NYT “‘코로나 이혼’ ‘코로나둥이’ 이런 말 유행할 것”

    NYT “‘코로나 이혼’ ‘코로나둥이’ 이런 말 유행할 것”

    캐나다 몬트리올에 사는 사진작가 모건 클레망가뇽(33)은 공원 벤치에서 얼마 전 데이트 앱으로 사귀기 시작한 뉴질랜드인 남자친구와 만났다. 음악을 하는 남자였는데 60㎝쯤 떨어져 앉았다. 각자 이어론으로 셸린 디옹,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의 음악을 함께 들으며 ‘간격을 유지한 채‘ 춤을 췄다. 간식도 맥주도 따로 먹었다. ‘웃펐다’. 터키 이스탄불의 침실 두 개 아파트에 사는 제이납 보즈타스(42)는 12년을 함께 산 남편이 일년 전부터 반찬투정이나 하고 컴퓨터 앞에서만 시간을 보내려 해 정나미가 떨어졌다. 2주 전 남편 아이패드를 보니 딴 여자를 만나고 싶어했다. 잘 됐다 싶었다. 남편을 쫓아내고 이혼해 혼자 두 아이를 키울 생각이었다. 그런데 남편은 격리가 풀릴 때까지만 함께 지내자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남편과 침대 사이만 띄운 채 지낸다. 둘 다 열이 나 앓아 누웠다. 그녀는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갇힌 신세 같다고 했다. 독일 베를린에 사는 미국인 작가 마이클 스카투로(38)는 베를린, 마드리드, 런던, 뉴욕 출신의 싱글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론 물리적으로 함께 있는 것은 아니고 베를린의 ‘물 좋은’ 베르가인 나이트클럽의 번쩍거리는 조명을 컴퓨터 스크린으로 지켜보며 채팅으로 만나고 있다. “코로나 남친, 여친”을 찾는 것이다. 중국 우한에서 지난해 12월 31일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3개월이 돼가는데 세계인의 사는 모습, 특히 사랑하고 미워하는 모든 감정의 결도 바꿔놓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많은 결혼 예식이 취소됐고, 중국의 위기가 진정되자 지난달 쓰촨성과 샨시성에서 이혼 신청자들이 갑자기 늘었다. 국경이 통제돼 생이별을 하는 가족의 애끊는 사연도 늘고 있다. 집에 꼼짝없이 갇힌 싱글 남녀들은 온라인이 유일한 구명줄이 되고 있다. 가상 요가 데이트를 즐기고 디지털 가라오케 파티에 참여하고 왓츠앱으로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끈다. 반려동물은 런던이나 마드리드, 파리처럼 봉쇄된 도시민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병원이나 먹거리를 사러 외출하는 일과 함께 하루 한 번 집 밖에 나올 수 있는 핑곗거리가 되고 있다. 과거에 “정전 신생아(blackout babies)”란 우스갯소리가 유행한 것처럼 2033년에는 “코로나 둥이”와 “격리 10대(quaranteens)”란 농담을 주고받을지 모른다. 물론 자가 격리의 압박감 때문에 부부 사이의 감정이 나빠져 “코로나 이혼(covidivorce)”이 급증할 수도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보면 “그와 함께 격리되면 괜찮을까? 화장실 휴지처럼 그를 쓰고 나서 버리는 건 아닐까?” 같은 글들을 쉽게 볼 수 있다.지난달 발렌타인 데이를 앞두고 홍콩에서는 꽃 매출은 90% 줄고, 마스크로 꾸민 부케, 알코올 소독제를 선물하곤 했다. 인도에서는 콘돔과 피임약들이 불티나게 팔렸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중국 우한의 간호사는 방호복에 “역병이 끝나면 정부가 남친 한 명 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적고는 동영상을 촬영해 올렸다. 나중에 그녀는 짝이 키가 컸으면 좋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는데 국영 CCTV는 군인과 경찰 지원자가 쇄도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근처에 사는 남성은 스페인에서 돌아온 연인과 밀회를 즐겼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했는데 친구들이 당국에 신고해 지난 14일 온마을이 봉쇄됐고, 그는 이 지방 최초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됐다. 파리의 한 대학에서 재직하고 있는 미국 사회학자 션 새퍼드 교수는 9·11 테러 이후는 사람들이 연대를 과시하기 위해 광장에 모이거나 추모 집회를 많이 열었는데 이번 감염병 때는 위기가 닥치면 물리적으로 가까이 다가가려는 인간의 본능과 정반대의 행동을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 역시 남편, 일곱살 아들로부터 간섭을 받거나 충돌하는 일을 피하려고 큰 칸막이를 세워 본인만의 공간을 집에 만들었다고 했다. “이제 우리는 착한 세계시민이 되는 영웅적인 방법이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이란 얘기를 듣고 있어요.” 이제 출근하려면 침대에서 식탁까지만 이동하면 그만이다. 런던의 심리학자 루시 앳치슨은 봉쇄 때문에 일부를 더 단단히 결속시키고 다른 부류를 더 철저히 떼내고 부딪치게 만든다고 갈파했다. 그녀는 “모든 이슈를 프라이팬에 집어넣고 진짜 열을 가해 끝장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며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 깨닫게 만든 것과 같다. 만약 관계가 좋지 않다면 떠날 수 있을 때 떠나려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고통을 견디며 살기에 얼마나 인생이 짧은지 깨달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레망가뇽은 남친을 만나기 전 절대 신체 접촉을 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위반했다. 결국 입을 맞추고 말았다. 일년 동안 혼자여서 외로움에 지쳐 있었던 탓이었다. 그의 아파트로 가 팔에 안겨 함께 영화를 봤다. “코로나가 이 모든 일을 마술처럼 빚어낸 건가요? 어딜 가나 무서웠는데 그를 만나면서는 전혀 무섭지가 않았어요. 아마도 이 병에 걸려 죽는 것이 코로나 얘기의 끝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무슨 일이 생기든 그 순간은 아름다웠어요.”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호주] 사재기에 마트 물건 동나자 화풀이 속출…결국 눈물 터진 직원

    [여기는 호주] 사재기에 마트 물건 동나자 화풀이 속출…결국 눈물 터진 직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불러온 사재기 광풍으로 한 마트에서 생필품이 동이 나자 화가 난 고객들이 직원들에게 화풀이를 하면서 한 직원이 그만 울음을 터뜨린 모습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6일 호주 야후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사진은 빅토리아주에 있는 한 대형 마트 체인점인 울워스에서 촬영됐다. 최근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으로 마스크와 손세정제 뿐만 아니라 화장지와 쌀 그리고 파스타 등 생필품 사재기 광풍이 불면서 이들 생필품을 구하지 못한 고객들은 정작 아무런 잘못도 없는 마트 직원에게 화풀이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울워스에서 일하는 이 직원은 수시로 자신에게 화풀이해대는 고객들을 상대하다 결국 서러움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 울고 있는 직원을 한 여성 고객이 달래주고 있는 사진이다. 이 사진을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린 여성은 강력한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그녀는 “10분마다 화풀이 당하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리는 이 불쌍한 직원을 보아라. 마트 직원들에게 화풀이하기 전에 이 대혼란을 누가 일으키고 있는지 생각해 봐라”면서 “마트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일을 하는데, 당신들 바로 바보 같은 당신들이 사재기를 하고는 물건이 동이 났다고 직원들에게 화풀이하고 성을 내고 비난을 한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 체인점들은 개인당 구매 제한, 노약자 및 의료 종사자 우선 쇼핑 시간, 24시간 영업 등 여러 대안을 실행하며 소비자들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가파르게 상승해 3635명에 이르고 14명이 사망하면서 코로나19 공포가 더욱 확산하고 있어 사재기 광풍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맥그리거 답게 “외출 막게 군대 동원, 입국 전면 금지”

    맥그리거 답게 “외출 막게 군대 동원, 입국 전면 금지”

    종합격투기(MMA) UFC의 말썽쟁이 스타 코너 맥그리거(32·아일랜드)가 코로나19와 관련해 군대를 동원하는 방안에 대해 찬동한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정부는 28일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앞으로 2주 동안 국민들에게 집안에 머물러줄 것을 명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런데 종종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조국 사랑에 앞장서는 맥그리거는 사람들이 생필품을 구입하거나 긴급하거나 절실한 일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일절 집밖에 나오지 말라는 명령을 어기는 국민들을 단속하는 데 군대를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발 나아가 그는 외국인이 아예 국내에 발을 못 붙이도록 해외 역유입을 전면 차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맥그리거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정부가 우리의 방위력을 동원하는 것을 조직화해야 한다고 난 주장한다. 우리 군의 능력은 1만 5000명의 가르다이(경찰)를 보조하는 역할만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그래야 한다. 지금이 그럴 때”라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4분짜리 동영상을 올려 직접 자신의 주장을 설명하고 자가 격리 생활 중에도 좁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열심히 하고 영양가가 충실한 식단을 짜라고 주문하며 마무리했다. 맥그리거는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 부쩍 이런저런 발언을 많이 내놓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전면 봉쇄령을 전국에 내려야 한다고 말했고 다음날에는 아일랜드 의료진에게 감사한다며 마스크 등 개인 보호장구 등 100만 유로 어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강남구청장, 제주여행 모녀 감싸기에 ‘파면 청원’까지

    강남구청장, 제주여행 모녀 감싸기에 ‘파면 청원’까지

    제주 여행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미국 유학생 모녀에 대해 “선의의 피해자”라고 밝힌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은 27일 오후 강남구청사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제주도가 미국 유학생 모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기로 한 것을 언급했다. 정 구청장은 “모녀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제주도의 손배소 제기 방침이 알려지면서 치료에 전념해야 할 모녀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상태에 빠져있다”면서 “제주도의 고충이라든지 또 제주도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이들 모녀도 이번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라고 감쌌다. 그는 “추가적인 역학조사에 따르면 이들 모녀의 여행동기는 유학생 딸이 지난해 9월 미 보스톤 소재의 한 대학에 입학했는데, 입학 후 강도높은 수업 스케줄 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며 “기분전환을 위해 이들 모녀는 22일부터 하와이 여행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하와이행 항공편이 취소되자 제주도 여행길에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녀가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면 바람직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 협조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현재 비난과 제주도 손배소 제기 등은 모녀가 겪은 상황이나 제주도에서의 상황에 대한 오해나 이해 부족에 따른 것 아니냐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남구청 공식 블로에 올라온 ‘확진자 1명 추가 및 제주여행 강남구민에 대한 구청장 입장 글’에는 28일 오전 10시30분 현재까지 2,743건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는 “한달째 집에서 아이들과 생활하고 있다. 현재 스트레스없는 대한민국 국민이 어디있나”, “일상이 멈춰 짜증나지만 모두를 위해 참고 있는데 뭐라고요?”, “진짜 선의의 피해자는 제주도민이다”, “요즘 시기 유학생의 2주간 격리는 상식이다. 작은 증상에도 예민하게 반응해 관리했어야 한다” 등의 비난이 대부분이었다. 정 구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도 상당수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순균 강남구청장의 파면을 청원합니다’는 글이 올라왔고, 현재 2만5천명 이상이 동의했다. 반면에 미국 유학생 모녀의 행동에 대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각심을 줄 필요는 있지만, 손해배상까지 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강남구청장의 의견에 공감하는 글도 일부 있었다. 한편 미국 유학생 김모(19세, 강남구 21번 확진자)양과 어머니 박모씨(52세, 강남구 26번 확진자)는 다른 동행자 두 명과 함께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제주도 여행을 갔으며, 서울로 돌아온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둘 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는 김모 씨가 제주 입도 첫날인 20일 저녁부터 오한과 근육통 및 인후통을 느꼈고, 23일 오전에는 숙소 인근 병원을 방문할 정도로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였지만 여행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26일 제주도는 두 모녀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강남구 확진자 모녀 처벌 청원 하루새 10만명 넘어

    강남구 확진자 모녀 처벌 청원 하루새 10만명 넘어

    제주도 4박5일 여행을 다녀온 서울 강남구 코로나19 확진자 모녀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 ‘자가격리를 어기고 제주도 4박5일 여행. 미국유학생 강남구 **번 확진자 처벌해주세요’란 청와대 국민청원은 27일 제기되어 28일 현재 약 11만 7000여명이 찬성했다. 청원자는 강남구에 사는 40대 주부로 20년차 회사원이며 8살 4살 두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했다. 이어 2월 중순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 첫째는 3년 다니던 유치원 졸업식도 못하고 지금 한 달째 집에서 온종일 휴대전화 게임만 하고 있고, 둘째는 최근부터 낮에 잠깐씩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며 코로나로 인한 상황을 설명했다. 청원자는 “아낌없이 희생하는 훌륭한 의료진과 공무원분들, 사재기 한번 없는 대한민국 국민의 높은 시민 의식에 나름 자부심을 느끼며 하루하루 사회 구성원으로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생활하고 있었다”며 “강남구의 **번 미국 유학생 확진자 동선과 4박 5일 제주도 여행 내용을 접하고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자가격리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3월 15일 입국하여 14일 동안 자가 격리를 무시하고 국민에게 혼란을 준 강남구 **번 확진자를 엄중히 처벌하라고 주장했다.청원자는 “이번 처벌로 이후 외국 유입자들이 제대로 된 자가격리를 실행할 수 있도록 본보기를 만들라”며 “지금 같은 전시 상황에서는 더 과해도 과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구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 모녀에 대한 추가 역학조사와 전날 제주도가 밝힌 소송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는 26일 “유학생 모녀가 유증상이었음에도 여행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고의가 있었다”며 “방문 업소 폐쇄·방역 조치 등 피해를 고려해 1억 원대의 민사상 손해배상소송과 형사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정 구청장은 “유학생 딸 A씨는 지난해 9월 미국 보스턴 소재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강도 높은 시간표 등 학교생활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기분 전환을 위해 애초 21일부터 하와이 여행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항공편이 취소되자 지난 20일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후 코로나19 증상인 미각과 후각 이상 증세가 나타나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 어머니도 이틀 뒤인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남구청장이 미국 유학생 확진자 모녀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자 이들 모녀가 고위 공직자의 가족이라는 소문이 난무했다. 이에 산업자원부는 “제주도 여행을 한 유학생이 산업부 공직자의 딸이라는 일부 댓글, 사설 정보지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라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강남구는 유럽 입국 자가격리자가 26일 기준 300여명으로 해외입국 뒤 14일 자가격리자가 가장 많을 때는 2000명에 이를 전망이라며 내부직원을 1000명 가까이 자가격리 모니터링 요원으로 뽑아서 사전교육을 시키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올림픽 연기 사흘만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하루 100명 넘겨

    올림픽 연기 사흘만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하루 100명 넘겨

    도쿄 올림픽 연기 발표가 난 지 사흘 만에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하루 100명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일본 정부가 자국내 확진자 수 증가를 막기 위해 하선을 막아 7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시켰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때 이후 처음이다. 일본 내 감염자 수가 2000명을 훌쩍 넘기면서 지역 사회 감염이 급격히 확산되는 모양새다.NHK “日 확진자 2227명…사망 5명 더 늘어 62명”교도통신은 27일 일본 각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14명이 새로 확인됐다고 각 지방자치단체의 발표를 토대로 집계해 보도했다. NHK 집계로는 이날 오후 11시 기준 일본의 감염자는 2227명에 달했다. 사망자는 62명으로 전날보다 5명 늘었다. 이날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도쿄도가 40명으로 가장 많았다. 도쿄도는 사흘 연속 신규 확진자 40명을 넘었다. 도쿄의 확진자는 24일에는 17명이었는데 25일 41명으로 급증했고 26일에는 47명으로 더욱 늘었다. 이어 오사카부 20명, 가나가와현 11명, 지바현 8명, 사이타마현 6명, 후쿠오카현 4명이라고 교도는 전했다. 이밖에 이바라키·후쿠이·아이치·효고현이 각각 3명, 아키타·오이타현이 각각 2명, 홋카이도와 니가타·나가노·기후·교토·오카야마·에히메·고치·구마모토현이 각각 1명이었다.日, 올림픽 지장갈까 확진자 탄 크루즈선 하선 막아… 확진 712명, 사망 10명 확진자 통계 줄이려 비판 여론에도 검사 소극적24일 IOC, 도쿄 올림픽 1년 연기 발표지난달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확진자 발생이 이어진 때를 제외하고 일본에서 하루에 100명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드러난 것은 이날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3700명을 태우고 요코하마항을 출항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1월 25일 하선한 80대 홍콩 남성이 확진 판정이 나자 다시 요코하마항에 돌아온 크루즈선에 탑승한 승객들의 하선을 금지하는 격리 조치를 내리면서 선내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달 1일에서야 탑승객 전원의 하선이 완료됐지만 일본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 속에 배에서는 총 712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0명이 사망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오는 7월 올림픽을 앞두고 통계상 확진자 수가 일본으로 집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에 “탑승객들이 육지에 상륙 전이니 일본이 아닌 기타지역으로 분류해달라”고 주장했고 WHO는 이를 받아들였다.이후 일본 정부는 자국 안팎의 비판 여론에도 소극적 코로나19 검사로 확진자 수를 늘리지 않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속에 감염자가 전 세계적으로 폭증하고 올림픽 유치에 대한 각국의 연기 요청이 잇따르면서 지난 2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21년 여름까지 1년간 도쿄올림픽을 연기하기로 결정, 발표했다.도쿄도지사 “긴급사태 선언 거의 한계 수준…어떻게 버틸지 고민” 도쿄 3일째 40명 이상 확진…고이케 도지사 25일 “감염 폭발의 중대 국면”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 긴급사태를 선언할 수준인지와 관련해 “거의 한계 수준”이라는 인식을 표명하고서 “여기를 어떻게 버티고 나갈 것인지 대책을 생각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염 폭발의 중대 국면”이라고 도쿄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진단하고서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26일 고이케 지사와 수도권의 인근 광역자치단체장은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외출 자제, 도쿄 방문 자제 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도는 봄철 나들이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우에노 공원을 비롯해 82개 도립공원에서 꽃구경을 자제하도록 주민들에게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는 여럿이 모여서 음식을 먹는 등의 행위를 동반한 꽃놀이 등을 자제하도록 당부했으나 이번에는 음식과 상관없이 꽃놀이 자체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타지자체 “도쿄행 자제” 외출자제 확산…강제성은 없어 도쿄도에서 시작된 외출 자제 등의 요청은 전국 지자체로 확산하고 있다. 교도통신의 집계 따르면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가 주민들에게 도쿄 방면으로의 이동 자체를 촉구했다. 도쿄, 사이타마, 가나가와, 오사카 등 4개 지자체는 주민들에게 중요하거나 급한 일이 아니면 외출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이들 조치는 강제력은 없으며 자율적으로 준수해달라는 요청이다. 슈퍼마켓이나 약국에 가는 등 생활에 필요한 외출은 자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당국의 인식이다. 이 와중에 벚꽃놀이 사진… 아베 부인 아키에 여사 빈축이런 와중에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단체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됐다. 일본 주간지 뉴스포스트세븐이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과 설명에 따르면 인기 모델, 아이돌 그룹 멤버 등 남녀 13명이 조명이 밝혀진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단체 사진에 아키에 여사가 포함돼 있다. 25일 고이케 도쿄도지사가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외출 자제를 요청하고 도쿄도가 27일 꽃놀이 자제를 요청하며 벚꽃으로 유명한 도내 일부 공원의 산책로를 폐쇄하는 등의 조치에 나선 상황이었다. 정치권에서 바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후쿠야마 데쓰로 입헌민주당 간사장은 “국민이 자제를 요청받고 있는 가운데 벚나무 아래에서 마음 편하게 식사 모임, 꽃구경을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스기오 히데야 입헌민주당 의원도 “이런 사진이 나돌아 어젯밤부터 인터넷에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총리는 국민들에게 꽃구경 자제를 요청할 수 있겠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식당에서 지인과 모임을 하면서 벚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라면서 “이른바 공공장소에서 꽃 구경을 하거나 도쿄도가 자제를 요구하는 공원에서의 꽃놀이와 같은 연회를 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원에서 꽃 구경을 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받아들이더라도 단체로 식사 모임을 하는 등의 행위 역시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아키에 여사의 행동에 대한 비판은 계속 되고 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전세계가 의아해하는 日 코로나 ‘성공대처’ 실체는?

    전세계가 의아해하는 日 코로나 ‘성공대처’ 실체는?

    전 세계 전염병 전문가들이 신기해하는 일본 코로나19 대처 ‘성공 신화’가 민낯을 드러낼까.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일본의 바이러스 성공 대처가 그 운을 다하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의 코로나19 대응 실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일본은 발원지인 중국과 가깝고 1월 중순부터 최초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한·중과 달리 상대적으로 감염자가 많지 않아 궁금증을 낳았다. 27일 오후 6시 현재 일본의 확진환자는 1313명, 사망자는 45명이다. 감염자 수에서 중국(8만 5505명)과 한국(9332명)에 크게 못 미친다. 미국 워싱턴대 피터 래비노위츠 교수는 “그들(일본)이 아주 대처를 잘했거나 아니면 아예 (대처를) 안 했거나 둘 중 하나다. 뭐가 맞는지 지금은 알 수 없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NYT는 일본이 코로나19 대유행을 겪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대조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처럼 도시를 봉쇄하지도 않았고 한국처럼 적극적 검사와 선제적 격리에 나서지도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질병 확산세가 통제되고 있어서다. 우선 검사대상이 많지 않아 드러난 환자가 적은 것 뿐이라는 가설이 제기된다. 바로 옆 한국에서는 36만 5000여명이 검사를 받았지만 인구가 두 배 이상 많은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2만 5000명만 진단을 받았다. 하루 검사 건수도 1200건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 정부가 고열 등이 2∼4일 이어져야만 의사 진단을 거쳐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어 놓아서다.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사이토 도모야 국장은 “일본의 제한적 검사는 의도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보건정책상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검사가 확대되면 상대적으로 덜 아픈 초기 감염자들이 보건의료 자원을 잠식하게 돼 국가 전체 의료 체계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신 사이토 국장은 일본인들이 자주 손을 씻고 악수 대신 머리를 숙여 인사하며 평소에도 마스크를 쓰는 습관을 갖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와 유사한 효과를 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프리 셔먼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런 생각에 대해 “도박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셔먼 교수는 “수면 아래에서 뭔가 무르익고 있다는 것이 위험하다. 당신이 알아차릴 때면 이미 늦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쿄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일을 키우고 싶어하지 않는’ 암묵적 공감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100만명분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이를 철회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했겠지만 일본은 달랐다. 당시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이나 이탈리아처럼 (감염자 폭증으로) 의료체계를 마비시킬 계획이냐”, “가짜 환자들까지 병원으로 몰려갈 것이다. 당신(손정의)의 행동은 그저 (일본을 무너뜨리려는) 테러일 뿐이다” 등 노골적 반감을 드러냈다. 한국처럼 한꺼번에 많은 검사를 시행했다가는 환자가 넘쳐나 국제사회에 일본을 ‘위험한 국가‘로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녹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에서는 지난 24일 도쿄 하계올림픽을 연기하기로 합의한 뒤에야 코로나 사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올림픽 연기 직후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걷잡을 수 없는 전염 위험이 높다”고 보고했고,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도 “감염자의 폭발적 증가가 우려된다“고 뒤늦게 나섰다. NYT는 “(이제야) 전염병학자들의 수수께끼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낮은 감염자와 사망자 수 통계에 안도한 일본인들은 만원 지하철을 타고 줄을 서서 쇼핑하거나 벚꽃놀이를 즐기는 등 기존의 행동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 차원의 경고보다는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나서 강력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사카 린쿠종합병원의 감염병 전문가인 야마토 마사야 박사는 NYT 인터뷰에서 “경제적 파급효과는 최우선순위가 아니다. 도쿄를 2∼3주 봉쇄하지 않으면 의료시스템이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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