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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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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또다시 불어닥친 감원 태풍

    또다시 감원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이번에는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감원 대상 연령이 40,50대는 말할 것도 없고 30대까지 내려갔다.업종과 기업 규모에도 구분이 없다.일본 대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장인 소니사가 최근 30세 이상을 대상으로 명예신청을 받기도 했다는 외신 보도가 우리에게도 현실이 된 것이다.게다가 80%의 기업이 신규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가운데 ‘뽑지는 않고 자르기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지난해부터 직장인들에게 유행어가 된 ‘사오정(45세 정년)’과 ‘오륙도(56세까지 직장을 다니면 도둑)’라는 말이 오히려 사치스럽다고 할 정도다. 군살빼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기업의 절박한 심정은 중소제조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최근의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39%는 현재와 같은 경제 상황이 지속된다면 버틸 수 있는 생존 연한이 2년이라고 답했으며,64%는 3년을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CEO들의 심리는 최악의 단계인 ‘허탈 상태’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이들이 지적한 것처럼 참여정부 출범 이후 성장과 분배 사이에서 오락가락한 경제정책,노동계의 내몫 챙기기,경직된 노동시장,대기업 임금 인상분의 납품단가 전가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결과다. 더구나 중소제조업체의 절반 이상이 개성공단이나 중국 등으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국내 최고 은행인 국민은행마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객상담을 전담하는 콜센터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그럼에도 일부 대기업 노조들은 ‘정년 때까지 고용 보장’과 ‘분배’에만 집착해 고용시장 경직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자리는 근로자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그 핵심은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다.정부도 기업에 대해 가슴을 활짝 열어야 한다.정부의 1차적인 책무는 기업의 투자 마인드를 부추겨 일자리를 보다 많이 창출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욕설 세번이면 인사 감점”/서초구 공무원 ‘고운말 캠페인’ 온·오프라인으로 접수 중징계

    “어∼이,김 주임.”“뚜껑 열리는 일 있어?”“자네 귀 먹었나?” 하루의 많은 부분을 일터에서 보내는 직장인들은 은연 중 가까이서 함께 지낸다는 이유로 동료,특히 부하직원에게 이런 말투를 쓰기 십상이다.그러나 반말도 반말 나름.상대를 비하하는 단어이거나 비속어,외래어가 자주 끼어들면 버릇이 돼 고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서로 적대의식이 작용,업무에도 적잖은 지장을 주기 마련이다. 서초구(구청장 조남호)가 ‘바른 말,고운 말로 일터를 기름지게 하자.’는 직장내 캠페인을 벌이기로 해 화제다.많은 캠페인이 그렇듯 권장 차원에서 머무는 게 아니다. 인격을 모독하는 말을 하거나 반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직원 등을 고발하는 신고센터를 인터넷,감사관실 등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하게 설치하고 고발당한 사람에 대해서는 인사상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여기에는 ‘삼진아웃제’가 적용된다.반면 밝은 표정으로 업무를 보면서도 올바른 언어생활에 모범을 보인 경우는 표창한다. 이를 위해 바른 말,고운 말 사용에 관한 포스터를 공모해 승강기 등청사 안팎에 붙이고,자체 홈페이지에 ‘아름다운 우리 말’ 사이트를 만들어 널리 쓰도록 할 계획이다. 철퇴 대상에는 여성을 경시하는 ‘미스○’,상대를 얕잡아 보는 ‘당신,…’,나이로 보아 아랫사람이라고 무시하는 ‘이봐∼’,인터넷과 방송 유행어로 비속어에 해당되는 ‘방가방가’‘∼짱’ 등도 포함된다.‘××이’ 하는 식으로 이름 뒤에 ‘이’를 붙여 매우 낮춰 부르는 것 등이 포함된다. 서초구 관계자는 “이번 운동은 언어폭력을 삼가자는 수준을 넘어 동료간의 친절 생활화가 이뤄져야 민원인에 대해서도 친절한 자세가 자연스레 우러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임영숙 칼럼]검찰 개혁 이제 시작이다

    지난 2월 새 정부의 내각이 구성될 무렵이다.역대 정부에서 몇차례 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진 한 선배가 말했다.친지로부터 “당신은 이제 거물이라 장관 후보에 오르지 않는 모양이다.”는 전화를 받고 “내가 무슨 거물이냐.”했더니 “거물(巨物)이 아니라 거물(去物)이라는 뜻”이라는 대답을 들었다는 것이다. 이 선배의 이야기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폭소를 터트렸다.그리고 씁쓸한 표정으로 “맞아.우리 모두 거물이야.”라며 고개를 끄덕였다.50∼60대가 모인 자리였다. 사시 23기인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임명된 이후 검찰 인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소동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선 듯싶다.새 검찰 총수로 송광수 전 대구 고검장이 내정된 데 이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11일 발표됐다.이번 인사로 사시 12∼14회가 주축이던 검찰 지휘부가 사시 13∼18회로 젊어지고 많은 ‘거물'들이 배출됐다. 오랫동안 검찰 몫이었던 법무장관에 판사 출신의 40대 여성이 임명되자 파격적인 서열파괴인사가 실시될 것이라는 예측으로 검찰이 반발하고 급기야 사상 유례없는 대통령과 평검사의 ‘맞장뜨기’대화가 TV로 생중계되고 그 결과 검찰총장이 옷을 벗은 후 이루어진 인사다.검사장급 이상 38명이 교체된 사상 최대의 물갈이 인사로 선후배의 자리가 뒤바뀐 충격에 따른 반발움직임도 있지만 여진이 오래 가지는 않을것 같다. 이번 인사가 검찰에는 충격적이겠지만 사실 검찰 개혁의 작은 출발점일 뿐이라고 할 수도 있다.검찰 개혁이 본격화되지 않는다면 검찰 수뇌부가 조금 젊어졌다는 것이 국민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이 이른바 ‘정치권력의 시녀’에서 벗어나 ‘사회정의의 실현자,인권옹호의 파수꾼’으로 독립하는 것이다.검찰의 독립성이 검찰의 조직이기주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확보돼야 하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검찰청법을 개정해 법무부장관 자문기구인 검찰 인사위원회를 실질적인 심의기구로 격상시켜 검찰개혁을 제도화해야 한다. 검찰개혁은 더 나아가 판사 변호사 조직을 포함한 법조개혁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한번의 시험으로 평생 특권이 보장되는 사시제도의 문제점과 이른바 법조3륜의 폐쇄성의 병폐를 깨트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그 대안으로 지금까지 제시돼온 로스쿨 제도 도입,사법고시 철폐,변호사 경력자 중 판·검사 임용,판사 계급제 철폐 등 법조계의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추진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개혁보다 앞서 검찰이 현실을 직시하고 의식변화를 먼저 이루어야 할 듯싶다.이번 검찰 인사파동에서 얻은 중요한 수확은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모두가 공감했다는 것,그리고 검찰과 국민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검찰로서는 치욕적인 유행어 ‘검사스럽다’가 인터넷에 떠돌 만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표출되고 있는데도 “검찰이 왜 이렇게 개혁의 대상으로 낙인찍혔는지 모르겠다.”는 검사의 푸념이 아직도 나오고 있다.우리 사회 구석구석이 변화하고 있는데 검찰은 오랫동안 호두 껍데기처럼 단단한 장벽 속에 스스로 갇혀 있지 않았나 되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물론 일부 정치검사들의 잘못으로 추락한 검찰 이미지 때문에 검찰 조직의 모든 사람을 개혁대상으로 몰아붙이는 듯한 분위기 또한 위험하다.단순히 나이나 기수로 도덕성과 부도덕성을 가르는 것도 적절치 않다.일방적인 몰아붙이기는 사회의 건강성을 해친다. 이번 검찰 인사에서 ‘거물'이 된 사람이 분노에 가득 찬 마음에서 옷을 벗기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후배 상관 밑에서 소신껏 일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고 싶다.진정한 검찰개혁은 거기서부터 시작될 것이다.지나친 기대일까. 미디어연구소장 ysi@
  • [굄돌]‘원빈’과 ‘양동근’사이

    지난 연말,한 방송국의 연기대상에서 ‘양동근’이라는 배우가 세 부문 상을 싹쓸이했다.그리고 방송기자단이 뽑은 2002년 최고의 프로그램에 그가 주연한 ‘네 멋대로 해라’가 선정되었고.대본도 좋고 연출도 훌륭했지만,난 양동근이라는 배우 없이 ‘네 멋대로 해라’라는 걸작은 나올 수 없었다고 단언한다. 내가 양동근이라는 연기자를 처음 만난 것은 ‘뉴논스톱’이라는 청춘 시트콤을 연출할 때다.당시 그 시트콤을 기획한 선배는 원래 양동근 자리에 원빈을 생각하고 있었다.아무래도 젊은 시청자의 눈길을 끌려면 미남 스타가 나와야 하니까.그래서 원빈을 캐스팅하려고 그 기획사를 찾아갔는데,정작 원빈 캐스팅에는 난색을 표하더니,대신 당시 무명인 양동근을 소개했다고 한다.(둘은 같은 기획사 소속이다.) ‘꽃미남’원빈을 섭외하겠노라고 가서는 ‘개성파’양동근을 캐스팅해 돌아왔을 때,주변의 반응을 한번 생각해 보시라….정말 분위기 안 좋았다. 하지만,뚝배기보다는 장맛이라더니.시간이 흐름에 따라,양동근의 시트콤 연기가 서서히 호응을얻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한 턱 쏴!’라는 유행어까지 만들며 인기가 급상승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명랑소녀’장나라가 양동근을 남몰래 흠모하는 이야기까지 세간의 화제가 되었으니,비록 구리구리한 외모이긴 하지만 양동근의 숨겨진 카리스마가 빛을 발해준 덕분이다. 새해가 밝았다.연출가로서 바라는 새해의 복 중 하나는 당연 양동근 같은 숨은 대어를 발굴하는 것이다.스타 연기자 모셔오기 경쟁보다는 남들이 주목하지 못하는 인재를 찾아내 그들의 매력을 대중 앞에 선보이는 것….그것은 의미있는 작업이니까. 아직 제 짝을 찾지 못한 여러분께도 비슷한 전략을 권하고 싶다.너무 원빈만 찾지 말고 주위에 있는 양동근같은 이에게서 내면의 매력을 찾아보라고….그리하여 그 매력을 통해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복을 누리시기 바란다.그리고 새해에는 다들 부자 되시기 바란다.진정한 부자는 마음의 부자,사랑을 넉넉히 베풀 줄 아는 사람일 테니까. 김민식 MBC PD
  • 시청자 51% “방송언어 저질이다”

    시청자들은 방송언어가 저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상일 방송언어특별위원회 위원이 최근 밝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1.8%가 ‘방송언어 수준’이 저급하다고 평가했다.반면 방송관계자들은 문제가 될만큼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사는 시청자 139명과 PD·방송작가·MC 등 방송관계자 23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시청자들은 비속어(95.7%)반말(62.6%)등을 방송언어의 큰 문제점으로 꼽았으며,이러한 문제에 관한 일차적인 책임은 제작자와 연출자(43.9%)출연자(28.1%)진행자(18.7%)작가(9.4%)등에게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방송관계자들은 문제점으로 ▲비속어·은어·유행어 ▲개인 친분에 따른 반말 ▲무분별한 자막 사용 등을 들었다.
  • [월드컵 다시보기] (4)2002년 6월 한국

    ■‘대~한민국' 환희의 ‘붉은 축제' 활짝 2002년 6월 한국 사회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나.월드컵으로 인해 분출된 역동성과 새로운 사회현상들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자리매김될 것인가.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길거리응원의 중심에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마력 앞에 해외동포들은 가슴 찡한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전 세계는 부러움과 놀라움의 감탄사를 연발했다.특히 길거리 응원은 21세기 초 우리 사회에 새로운 문화코드를 이끌어 냈으며,기성세대의 고정관념까지 보기좋게 허물었다.지난 한달 동안 4700만 국민 모두가 공유한 흥분과 감격,환희와 눈물의 체험을 되짚어 본다. ◇208세대의 힘= 온 몸을 태극기로 휘감고 ‘대∼한민국’을 목터져라 외친 20대 초반의 여성들,‘386세대’들이 비장하게 부른 ‘아리랑’,‘애국가’를 테크노 리듬에 맞춰 머리 흔들며 부른 젊은이들,승리의 환호 속에서도 쓰레기를 줍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앳된 학생들…. 세계를 놀라게 한 길거리 응원의 배경에는 그동안 늘 ‘말썽꾸러기’로 어른들의‘꾸중’을 듣던 ‘208세대’가 있었다.20대,2000년대 학번,80년대 출생자들이다. 젊음을 원동력 삼아 자발적으로 모인 ‘208세대’는 딱딱하고 비장하게만 느껴졌던 ‘태극기’와 레드 콤플렉스 탓에 금기시했던 ‘붉은색’을 아무거리낌없이 길거리에 내놓았다.이들은 ‘태극기 패션’,‘페이스페인팅’등 파격과 일탈의 문화코드를 유행시켰다.국가가 개입하지 않은 21세기형 ‘잔치 문화’의 흥겨움도 선사했다. 이들이 서울 광화문에서 물꼬를 튼 ‘축구 해방구’는 가정화목과 세대화합,이웃사랑의 한마당을 통한 국가 통합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한림대 사회학과 한준 교수는 “‘208세대’가 보여준 건강하고 당당한 모습이야말로 우리나라를 세계의 중심 국가로 우뚝 서게 할 원동력”이라면서“외국인들도 이 엄청난 열정의 분출 광경을 경이의 눈으로 주시했다.”고평가했다. ‘우리의 세계’를 열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208세대’는 앞으로 문화변동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원하는 문화현상을 만들고 스스로 창출한 문화를 즐길 줄 아는 문화창조자와 문화수요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자신감’으로 충만돼 있기 때문이다. ◇거리로 나선 여성·아줌마 부대= 여성들이 보여준 뜨거운 응원열기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바꿔 놓기에 충분했다. “여성과 아줌마 부대를 뺀 길거리 응원은 생각할 수도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길거리 응원에 나선 인파의 절반 이상은 여성들이었다. 동덕여대 사회학과 정준영 교수는 “스포츠,특히 축구라면 남편이나 남의 일로만 치부해 왔던 아줌마부대가 아이들의 손을 이끌고 거리로 나오면서 ‘월드컵 문화’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월드컵 이전만 해도 여성들에게 축구경기는 군대 얘기와 함께 ‘선수와 공이 힘차게 부딪치는,남성들의 운동’에 불과했다.그러나 월드컵과 길거리응원의 열풍은 마침내 여성을 집 밖으로 끌어내 축구잔치의 황홀한 체험을 공유하게 만들었다. 길거리 응원에 세 차례나 나왔던 주부 양미경(37·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씨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은 물론 포지션과 장·단점까지 훤히 꿰뚫고 있다.”고 자랑했다. 젊은 여성들은 외국의 꽃미남 스타들을 보며 가슴 설레는 환성을 내지르기도 했다.일부는 ‘보는’ 축구가 아닌 직접 ‘하는’축구를 찾아 나서기도한다.전문가들은 가부장제의 남성우월주의로 인해 욕구를 분출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여성들이 길거리응원을 통해 집단행동의 카타르시스를 체험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일부 여성들은 “한반도 전체가 경련하듯 비명을 지른 잔치에 우리도 거리낌 없이 참여한 것일 뿐”이라며 “여성의 관심을 특별히 바라보는것 자체가 성차별적인 인식”이라고 반박한다. ◇잔치 한마당,뒤풀이= 폴란드와의 경기 때만 해도 전국적으로 50만여명에 불과했던 길거리 응원단은 경기가 거듭되면서 400만여명까지 늘어났고 급기야 지난달 25일 독일전에서는 전 국민의 20%에 해당하는 700만여명으로 불어났다.놀이터,학교 운동장,술집,식당 등에 모인 소규모 응원단의 숫자까지 합치면 온 국민의 절반 이상이 ‘집 밖 응원전’에 동참한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팀의 경기가 열린 날 도심 거리는 잔치 마당으로 변했고,아파트단지 베란다에서도 ‘오 필승 코리아’가 메아리쳤다.흥에 겨운 젊은이들이 차량위에 올라가 태극기를 흔들기도 했고,처음 만난 사람들과 어깨를 걸고 ‘기차놀이’를 벌이기도 했다. ‘열린 가슴’이 빚어낸 ‘난장’은 일상으로까지 이어졌다.‘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는 자연스러운 인사말이 됐고,오가는 차량들도 ‘빵빵 빵빵빵’을 울려 대며 ‘우리’라는 동질감을 만끽했다. 잔치에는 승패가 중요하지 않았다.한국팀이 패배한 날에도 뒤풀이 응원의 모습과 열기에는 변함이 없었다. ‘광장’의 개념도 이념의 탈을 벗었다.‘4·19’,‘5·16’등 질곡의 현대사에서 ‘광장’은 언제나 ‘싸움터’였다.당시 ‘광장’으로 나온 사람들은 억압의 대상에 저항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월드컵 기간 국민들은 신명을 내고 잔치를 즐기기 위해 ‘광장’으로 나왔다. 중앙대 사회체육학과 안민석 교수는 “수백만명이 광장에 모여 일희일비했는데도 기성세대들이 우려했던 과격행동이나 폭력사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외국의 언론들이 한국의 응원문화를 전하면서 ‘훌리건’대신 ‘콜리건’이란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 이번 월드컵은 이역만리 해외동포들에게도 ‘조국애’의 진수를 체험케 했다.동포들은 “태극전사의 승전보를 접할 때마다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동포의 현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라는 내용의 글이 속속 올랐다.영국 유학생협회 게시판에서 ‘박종성’이란 ID의 네티즌은 “외로운 유학생활 4년 동안 이번처럼 한국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운 적은 없었다.”고 감격해했다. 300여명의 일본인들과 함께 ‘코리아-재팬(Korea-Japan)응원단’을 만들어 열띤 응원을 펼친 700여명의 재일동포들의 감동은 각별했다.대한해협을 넘어온 이들은 한국팀이 경기할 때마다 ‘화해와 감동’의 응원전을 펼쳤다.오사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권동품(52)씨는 “이번 월드컵이 두 나라의 아픈 역사를 치유하는 데 좋은 약이 됐다.”고 털어놨다. 한국의 ‘도움’으로 16강에 진출한 미국은 연일 신문 머리기사 1면과 상보를 통해 ‘한국의 기적’,‘현대축구의 신데렐라’라며 한국팀의 신화를 빠뜨리지 않고 전했다.미국 현지동포들은 월드컵을 계기로 전 교민이 한마음이 돼 내년 ‘미주이민 100주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들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5년째 살고 있는 김수경(33·여·회사원)씨는 “대통령 아들의 비리사건 등 우울한 소식이 많아 교민 모임도 뜸했는데 이제는 하루가 멀다하고 만나 축하인사를 나눈다.”고 좋아했다. ◇월드컵의 환호에 가린 그늘= 월드컵의 열기에 숨겨진 우리 사회의 아픈 모습 또한 모두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지난 5월 시작된 노동계의 임·단협 총파업은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나홀로 투쟁’의 양상을 띠게 됐다.미군캠프기지의 고압선에 감전돼 두 다리와 팔을 잃은 전동록씨가 세상을 등졌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월드컵에 묻혀 있었다.수많은노점상과 철거민들은 ‘국제적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속과 철거를 당하며 힘겨운 생존권 투쟁을 벌였다.지난달 13일에는 미군 장갑차에 깔려 꽃다운 소녀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 월드컵의 뒤안길에 묻혀 있는 소외계층의 아픔을 우리 국민 모두가 보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상지대 교양학부 정대화(43) 교수는 “월드컵은 변화의 구심점이 없는 우리사회에 커다란 기둥으로 작용했다.”면서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가 모여 이뤄진 ‘연대’의 기운을 소외된 이웃에게도 나눠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구혜영 이영표기자 koohy@ ■쏟아진 월드컵 유머·유행어 월드컵 기간에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만큼이나 각종 유행어와 유머도 많이 쏟아졌다. PC통신의 축구동호회에서 붉은악마가 탄생했듯 네티즌들은 히딩크 감독과 대표팀,축구를 주제로 많은 화젯거리를 만들어냈다.스타 선수와 각종 사건·사고,극적 반전이 만발했던 월드컵은 항상 ‘재미’를 추구하는 네티즌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주제였다. ◇히딩크=희동구(?)/ 네티즌은 히딩크 감독의 귀화를 위해 상암 희씨의 시조로 희동구(喜東丘)란 한국 이름을 붙인 모의 주민등록증을 만들었다.한국팀이 승승장구하자 히딩크의 얼굴 사진을 확대 복사한 대형 주민등록증이 응원단의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히딩크 감독 귀화운동’과 ‘이적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인 네티즌들은 히딩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담은 갖가지 이야기를 퍼뜨렸다.‘전능하사 세계를 하나되게 하신 축구신과 그 외아들 거스 히딩크 감독님을 내가 믿사오니…킥 오프’라는 ‘히딩크 주기도문’이 등장했다.‘송종국(國) 설기현(縣)에 살며 김남일을 한다….’로 시작되는 ‘히딩크 설화’까지 나왔다. 히딩크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긴 명언을 묶은 ‘히딩크 어록’을 응용한 ‘히딩크식 수능대처법’도 등장했다.길거리 응원만 열심히 다닌 수험생이 “모의고사 성적이 이게 뭐냐?”고 닦달하는 부모님께 “모든 것은 11월에 맞춰져 있습니다.그때까지는 과정일 뿐입니다.11월이 되면 전국을 깜짝 놀라게 하겠습니다.”라고 대꾸한다는 것이다. 축구 열기 때문에 ‘월드컵 세대’로 불리는 현재 고교생들이 ‘단군이래 최저학력’을 기록하리라는 우려에는 “현재 200점,하루에 1점씩 올린다면 130일 후에는 330점이 될 것입니다.”라고 답한다는 유머도 나왔다.“골드컵을 원한다면 골드컵에 맞춰주고,월드컵을 원한다면 월드컵에 맞춰주겠다.”란 히딩크의 말을 응용해 “모의고사를 원한다면 모의고사에 맞춰주고,수능을 원한다면 수능에 맞춰주겠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돌았다. ◇꽃미남 열풍/ 잉글랜드의 베컴,한국의 안정환 등 축구실력뿐 아니라 외모까지 뛰어난 선수들은 ‘꽃미남’으로 불리며 여성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두 선수가 각각 ‘인디언 머리’,‘아줌마 파마’라는 독특한 머리 모양을 선보이자 젊은이들 사이에 새로운 유행으로 퍼지기도 했다. 네티즌에게 가장 인기높은 국가대표 선수는 기죽지 않는 거친 수비로 히딩크 감독의 ‘총애’를 받은 김남일 선수.일부 네티즌들은 나이트클럽 종업원으로 일했던 김 선수의 이력과 외국 선수들에게 ‘욕설’도 서슴지 않는 일화를 엮은 ‘김남일 어록’을 만들어 그의 인기를 확대 재생산했다. 김남일의 팬들은 월드컵 주제가 ‘발로 차’를 개사(改詞)한 ‘걷어 차’를 김 선수의 주제가로 선사했다. ‘압박축구’가 한국 축구의 새로운 스타일로 부각되면서 한국 영화 ‘해적,디스코왕 되다’의 제목과 포스터를 패러디한 ‘한국,압박왕되다’라는 합성사진도 단연 인기를 끌었다. 각국 선수 이름이나 팀의 별명을 이용한 말장난도 많았다. 네티즌들은 팔꿈치를 이용한 교묘한 반칙으로 ‘아주리 군단’이 아닌 ‘아주 까리 군단’으로 불린 이탈리아가 한국에 패한 뒤 ‘(집으로)아주 가 버리게’ 됐다고 비꼬았다. 윤창수기자 geo@
  • [도쿄 이야기] 식지 않는 고이즈미 인기

    해마다 이 때쯤이면 ‘일본 신어(新語)·유행어 대상’ 수상식이 도쿄에서 열린다.그해 유행어의 주인공에게 상을 주는,한 출판사 주최의 28년째 이벤트이다. 올해에는 ‘성역없는 개혁’,‘개혁의 아픔’ 등 개혁과 관련된 6가지의 말을 유행시킨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대상을 탔다. 그는 그 상을 타러 바쁜 시간을 쪼개 수상식에도 참석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너무나 기쁜 얼굴로 상패를 받아들었다.그장면은 바로 방송을 탔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4월26일 총리직에 올랐다.지난 7개월을 보면 역대 누구보다도 그는 대중에 바짝 다가서 있는 총리다.바닥에 가까운 지지율로 하야하다시피 권좌에서 내려온 전임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와는 사뭇 다르다. 5공 때의 ‘땡전 뉴스’처럼 ‘땡 고이즈미 뉴스’로 부를수 있을 만큼 고이즈미 총리는 TV에 자주 등장한다.땡전 뉴스와 다른 게 있다면 시키지도 않는데도 일본 방송사들은 다투어 그를 다룬다.상품가치가 있어서다. 고이즈미 사진집에 고이즈미 셔츠,고이즈미 과자까지 나올정도인 그의 표정은 다양하다.때로는 웃는 얼굴,때로는 심각한 얼굴,그의 표정 연출은 얼마 전 탤런트로 데뷔한 장남보다 몇 수 위다.그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친근함’이다. 그가 일본 국민을 사로잡으며 지지율 80% 전후의 고공비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이미지와 함께 단순한 정치논리 덕분이다. 파벌정치 구조에서 정치기반이 약한 그는 국민의 지지를 택했다.‘자민당을 바꾸고 일본을 바꾸겠다’는 슬로건은 밀실야합 정치에 식상해 있던 일본인의 기대를 순식간에 높이고지지의 동력이 됐다. 그는 개혁 대 반개혁의 구도로 대립각도 분명히 세웠다.‘저항세력’이라고 명명된 자민당 내 기득권 세력을 구석에몰아넣고 때로는 겁주고,때로는 얼르는 광경에 일본인들은마치 자신이 개혁세력의 주체가 된듯한 통쾌함을 느낀다.그런 일본인의 심정을 고이즈미 총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정치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그의 이런 정치 스타일을 두고 정적(政敵)들은 포퓰리즘(대중주의)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그런 측면도 부정할 수 없다. 그가 개혁에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본인은 거의 없지만 그의 능수능란한 정치술로 지지율 고공비행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황성기특파원marry01@
  • 김재규’유혹하는 유럽 도자기’역사속 박제된 우리 도자기문화

    도자기가 예술과 문화로 꽃핀 곳은 원래 동양이었다.특히 중국은 당·송대에 걸쳐 절정의 도자기 문화를 일궈냈고 19세기까지 그 명성을이어갔다. 그러나 도자기문화는 실크로드 등을 통해 서양으로 전수된뒤 종주권을 서양에 내주지 않으면 안됐다. 20세기 말에 들어선 유럽이 고급 브랜드를 완전히 장악했다.영국의 ‘웨지우드’‘우스터’‘무어크로프트’,이탈리아의 ‘도치아’,프랑스의 ‘세브르’,독일의‘마이센’,스웨덴의 ‘마리에베르그’,헝가리의 ‘빌모스 즈솔네이’ 등이 세계 도자기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최근 출간된 유혹하는 유럽 도자기(김재규 지음, 한길아트 펴냄)는영국에서 앤티크 딜러로 활동하는 저자의 현장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는 도자기문화 입문서다. 도자기문화가 어떻게 태동·발전·전파됐는가를 당대의 시대상과 함께 다뤄 동서문명교류사의 한 단면을 읽게해준다. 유럽의 본격적인 도자기 역사는 독일에서부터 시작됐다.독일 마이센의 연금술사였던 보트거와 작센공국의 제후였던 아우구스트2세 아래서 일하던 티룬 하우젠이 부딪치면 투명한 소리를 내는 자기를 개발함으로써 유럽의 도자기 역사는 첫 발을 내딛게 된 것.하지만 초기에는 철분 함량이 많아 색상이 검붉어지는 등 질적인 문제점이 많았다. 1710년 마침내 백색토를 찾아내고 제조공정상의 난점을 해결,유럽도백색자기 시대를 열게 됐다. 16세기까지 도자기기술을 갖고 있던 나라는 중국과 한국 뿐이었다. 일본은 조일전쟁(임진왜란)때 우리 도공들을 붙잡아 가 도자기문화대국으로 성장했다.지금도 유럽의 도자기 명가들은 ‘재퍼네스크’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며 ‘이마리’나 ‘가키에몬’같은 일본풍 장식을 모방하고 있다.17∼18세기에 이미 ‘시누아즈리(Chinoiserie,중국양식 혹은 취미)’라는 말이 나오게 한 중국이나 고려청자의 나라한국의 도자기가 세계시장에서 ‘치이는’ 것과 대조적이다.무엇이이런 격차를 낳았을까.이 책은 ‘우물안 개구리’식의 자족적 세계에안주해왔던 우리 문화인식의 현주소를 한 번쯤 되돌아 보게 한다. 김종면기자
  • [외언내언] 북한 신드롬

    북한 ‘단고기’가 남한의 ‘영양탕’,‘사철탕’처럼 보신탕을 뜻한다는것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북한의 ‘부스럭 돈(잔 돈)’‘끌신(슬리퍼)’‘손가락 총질(삿대질)’정도에 이르면 낯설다.우리측 정상회담 밀사였던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은 북측 대표가 “중대한 사변을 성사시키기 위해 나왔다”고 하자 깜짝 놀랐지만 ‘사변’은 북에서는 ‘중요한 일’을 의미한다. 분단 55년동안 남북한간에 달라진 것은 말 뿐이 아니다.남한의 6.25이후 세대에게 북한동포의 이미지는 대부분 학생시절 ‘때려잡자 공산당’이란 포스터를 그리면서 형성됐다.‘괴뢰군’과 ‘빨갱이’로 대표된 북한 사람은 ‘늘 전쟁을 준비하는 뿔달린 도깨비’로 뇌리에 박혔다.냉전대립은 북한동포의 정상적인 모습도 그리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과거 역사를 보는 시각도 다르고 그 기록도 상반된 구석이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여파로 일기 시작한 북한 신드롬은 흥미롭다. 이북 출신이 아니면 거의 알지 못했던 ‘륙륙날개탕(메추리 완자탕)’과 ‘‘평양온반’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반갑습네다’라는 북한어투의 인사말을 따라 하고 그런 제목의 노래가 휴대전화 벨소리로 채택된다고 한다.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말했던 ‘섭섭지 않게 해드리죠’가 새 유행어로,오른 손을 머리 위로 올리는 북한식 인사법을 재미삼아 따라하는 어린이까지 있다고 한다.여기에다 원색이 강렬한 북한에서 우리나라 60년대와 같은 촌티의 순박함을 발견하고 이를 광고와 마케팅에 적용하는 복고파도 등장한다니 북한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고 할 정도이다. 이런 북한신드롬은 우리 국민들이 있는 그대로의 북한동포와 그들의 생활에 본격 관심을 보이는 증거이기도 하다.사실 김 위원장은 남한이 공식으로 접해본,가장 개방적이고 거리낌없는 북한 사람이다.따라서 김 위원장의 행동과 말은 기존 경직된 북한 문화와 동포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충격을 주면서도 새로 눈을 뜨게 했다.즉 ‘거기도 유머가 있고 사람이 살며 유교도덕도 살아있구나’하는 실감 말이다. 독일처럼 분단된동포간에 문화적 접촉은 통일로 가는 수순이다.서로 이질적인 부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과정이다.그러면서도 남북한간 차이를 단지 극복과 호기심의 대상으로 볼 게 아니라 오히려 한민족의 사고(思考)폭과 문화적 깊이를 더해주는 계기로 봐야 하지 않을까.유행을 밀레니엄뿐아니라 60년대의 시각으로도 접근하고 역사를 오른 쪽뿐아니라 왼쪽에서도 보면 그 의미를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李商一논설위원bruce@
  • 99정치권… 말말말

    99년 정치권을 맴돈 말은 정쟁(政爭)과 혼돈의 자화상을 담고 있다.독설과험담이 꼬리를 물었고,속내를 감춘 풍자와 은유가 난무했다.지난 한해 ‘말의 정치’를 결산한다. [대치정국] 정국현안을 둘러싼 여야간 설전(舌戰)은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원색적 성토와 인신공격 속에 설화(舌禍)가 이어졌다. 연초 국회 529호사건으로 한나라당이 “배째라식 투쟁”(權哲賢의원)을 외치자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측이 529호실을 망치로 부수고 들어간 것을 빗대어 “망치국회가 대화정치를 실종시켰다”(鄭均桓의원)고 맞섰다. 정부 여당의 정책혼선이 이어지자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의원은 “현 정권은 초보에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이회창(李會昌)총재도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처럼 ‘국민의 정부’에는 국민이 없다는 말이있다”고 가세했다. 여당은 야당의 방탄국회를 빗대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일병 구하기’는 히트쳤지만 ‘서상목 구하기’는 관중이 넌더리내는 실패작”(국민회의鄭東泳 당시 대변인)이라고 공박했다. 한나라당이 영남권 등 장외집회를 계속하자 국민회의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은 “상습적 가출벽을 버려라.나라는 죽고 고향만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여야간 신경전은 ‘빨치산 발언’으로 곪아 터졌다.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11월 부산집회에서 “현 정권의 덮어 씌우기는 전형적인 빨치산 수법”이라고 발언한 것은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정치행태를 드러낸대표적 사례다. 대통령이나 현 정권을 직접 겨냥한 발언도 쏟아졌다.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고(故)제정구(諸廷坵)의원은 ‘DJ암’에 걸려 세상을 뜬 것”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내각제와 양당 합당] 김종필(金鍾泌)총리는 연초 “김 대통령과는 척하면 30척”이라며 내각제 논의에 불을 지폈으나 “타협은 패배가 아니다”고 해명하는 것으로 연내 개헌론에 종지부를 찍었다.자민련 김용환(金龍煥)의원은“장수가 도망쳤으니 누가 성(城·내각제)을 지키랴”며 한탄했고 한나라당김철(金哲)의원은 “DJ의 습관적 위약(違約)과 JP의 습관적 미수가 빚어낸참사”라고 폄하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론은 “여자친구와 손목잡고 키스하다 마음이 맞으면 결혼하는 것 아니냐”(국민회의 李萬燮총재대행)는 말에서 보듯 한때현실화될 조짐을 보였다.그러나 “러시아 군대가 체첸공화국을 유린하고 있다”(자민련 姜昌熙의원)며 자민련 내 반대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김 총리는 “대통령과 합당의 ‘ㅎ’자도 꺼낸 적이 없다”며 합당 거부를 선언했다.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자민련의 처지는 보쌈돼 갈 날만 기다리는 과부 신세”라고 양당간 신경전을 부채질했다. [전직대통령 설전] 지난 한해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은 현 정권을 원색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지난 4월 부산·경남 방문 당시 “김대중씨는 독재자”라고 주장한 김 전 대통령은 27일 전직대통령의 연말 만찬초청에도 “독재자들이 모이는 자리에는 참석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거부했다.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이 지난 2월 “전직 대통령이 주막집 강아지식으로하면 안된다”고 김 전 대통령의 언행을 공격하자 김 전 대통령측은 “전씨는 골목강아지”라고 맞불을 놓았다.급기야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도 “(YS에게 정권을 넘겨준) 나는 색맹환자”라고 전직 대통령간 말싸움에 뛰어들었다. [각종 청문회] 환란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선 강경식(姜慶植)전 부총리는 “불끄러 들어간 소방수를 방화범으로 몰 수 있느냐”며 정책결정상의 오류는 단죄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항변했다.진형구(秦炯九)전 대검부장의 폭탄주 실언으로 김태정(金泰政)전 법무장관이 경질되자 파업유도청문회에는 “진형구는 논개”라는 말이 나돌았다.진 전 부장은 “맥주가 약해서 양주를 타서 마셨다”며 나름대로 폭탄주론을 피력했다. “비올 때는 우산을 써라”(裵貞淑씨)는 말로 불거진 옷로비청문회는 “미안합니다,제가 몸이 아파서…”(延貞姬씨)라는 유행어를 남겼다.‘김봉남’(앙드레 김의 본명)이라는 이름 석자도 화제가 됐다.한나라당 김용수(金龍洙)부대변인은 “현 정권은 고위층 마나님들이 운명을 쥔 안방공화국”이라고논평했다. [기타] 정치권에 신진 인사를 기용하려는 여권 구상이 알려지면서 한동안 ‘젊은 피’가 화두가 됐다.자민련 김용환(金龍煥)의원은 “늙은 피는 안전하지만 젊은 피는 에이즈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며 검증 논쟁에 불을 붙였다. 한나라당 장광근 부대변인은 “젊은 피를 수혈하기 전에 혈액형 검사부터 해야 한다”며 정체성 시비를 불렀다. 서경원(徐敬元)전 의원은 ‘DJ의 1만달러 수수’ 재수사 도중 “북한에서받은 돈은 공작금이 아닌 통일운동자금”이라고 말해 정가를 긴장시켰다. 후반기에는 국민회의 국창근(鞠^^根)의원이 한나라당 김영선(金映宣)의원에게 “싸가지 없는 X”이라고 폭언을 퍼붓었다가 설화를 톡톡히 치렀다. 박찬구기자 ckpark@
  • [국회의원 입법활동] 2. 겉도는 개혁입법

    정치개혁이 겉돌고 있다.대한매일이 한국유권자운동연합과 공동조사한 ‘정치개혁입법 실태조사’는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구태정치 청산을 목표로 출범한 국회 정치개혁입법특위가 지금까지 처리한정치개혁관련 의원발의 법률안은 총 44건중 고작 6건이다.처리율은 13.6%다. 15대 국회의 의원발의 법률안 처리율 64.5%의 5분의 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개혁입법 법률안 44건을 종류별로 보면 정당법 4건,정치자금법 8건,선거법18건,국회법 10건,국정감사·조사법 2건,선관위법 2건 등이다. 유권자운동연합측이 법안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치개혁 관련이 26건,당리당략적 내용이 5건,기타 13건이다.후원회 모금 한도를 높인 정치자금법개정안이 당리당략에 따른 의원입법의 대표격이라고 지적했다.‘여야담합’이라는 비판이다. 진정한 정치개혁 관련 법률안으로 평가되는 26건의 처리 상황은 개혁과는거리가 먼 정치권의 실상을 단적으로 나타내준다.26건 중에서 유급 선거사무원수 축소와 정당연설회 축소를 내용으로 하는 선거법개정안 1건만 가결처리됐기 때문이다. 정당법에서는 ▲검찰총장,경찰청장의 퇴임후 일정기간 정당당적 취득금지▲유급직원 제한 및 처벌제도 강화 ▲특별시·광역시 부시장 및 도 부지사의 정당발기인 및 당원 허용 ▲연합공천 금지 등 4건이 모두 계류 중이다.이가운데 연합공천 금지는 한나라당이 공동여당의 연합공천을 원천봉쇄하려는심산에서 제출한 것으로,당리당략적 내용으로 분류된다. 정치자금법은 ▲후원회제도 활성화 및 정치자금 후원자에 대한 수사기관의수사요건 제한 ▲노조의 정치활동제한 규정 삭제 ▲정당보조금 배분 비율조정 ▲선관위에 기탁금 명문화 등의 입법안이 역시 계류중이다.선관위를 통한 정치자금 기탁 조항과 지정기탁금제 폐지 및 무소속 의원의 후원회 허용 조항은 폐기됐다. 선거법에서는 ▲보궐선거 투표일 공휴일화 ▲당적변경 제한 ▲공무원 입후보 제한 완화 ▲출구조사 허용 등이 계류중이다.국회법에서도 ▲예결위 상설화 및 소위원회 활성화 ▲소위 회의록 공개 등이 언제 빛을 볼지 모르는 상황이다. 반면 행정위 등 다른 위원회의 정치개혁관련 법률안은 8건중 7건이 가결처리돼 건수는 적지만 처리율은 87.5%에 달한다.국회 정치개혁특위는 ‘낮잠자는 위원회’라는 비아냥을 들을 만하다. 한종태기자 jthan@ *법안발의 하위20명 대한매일과 한국유권자운동연합의 조사결과 15대 국회 개원 이후 올 상반기까지 38개월동안 의원발의 법안이 3건 이하인 국회의원이 20명이었다. 특히 ‘하위 20인’의 상당수는 정치거물이나 중진,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의원이어서 현실정치와 입법활동의 괴리(乖離)를 실감케 했다. 이들은 그러나 “발의 건수만으로 의원활동을 계량화하는 것은 무리”라고항변했다.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의원쪽은 “지역구에 수해도 있고 정치적으로 바빠 국회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같은 당 서청원(徐淸源)의원쪽은 “집단민원과 선심성 발의 법안이 많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건수보다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자민련 이택석(李澤錫)의원쪽도 “비록 1건이지만,서민 고통을 덜기 위해발의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곧 처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통일외교통상위의 자민련 박철언(朴哲彦)·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 등은 “상임위 성격상 개인의 법안 발의가 힘들다”며 단순비교에 이의를 제기했다. 반면 중진일수록 개인의 정치행보나 소속 상임위에 상관없이 국정경험과 경륜을 의원입법 활동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비판도 만만찮다.어떤 이유로든 입법활동을 소홀히 하는 것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에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이번 ‘하위 20인’ 조사에서는 1년 이하 의정활동 의원은 제외했다.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 김태랑(金太郞),자민련 김의재(金義在) 송업교(宋業敎),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안상수(安相洙) 이형배(李炯培)의원 등은 발의 법안이 1건 이하였지만 의정활동기간이 1∼12개월로,다른 의원과 비교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다. 박찬구 주현진기자 ckpark@ **이기주의 판치는 국회 국회도 ‘이익집단’.껄끄러운 것은 외면하고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철저히챙기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대한매일과 한국유권자운동연합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15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접수된 의원징계건과 심사건은 모두 51건(의원징계 41건,윤리위 심사 10건).이 가운데 21건(원안 가결 1건,부결 6건,폐기 14건)이 처리되고 30건이 미처리됐다. 의원징계건 41건중 처리된 것은 12건.이마저도 모두 ‘폐기’로 마무리됐다.대부분이 사건발생 5일 이내에 윤리특위에 접수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5일 이후에 접수됐기 때문에 자동 폐기됐다.실제로 의원을 징계하겠다는 것보다는 당리당략적 정치공세에 치중했음을 보여준다. 윤리위에 접수된 10건 가운데 9건은 처리됐으나 1건을 제외하고는 부결되거나 폐기됐다.원안 가결된 것은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의원이 ‘사정,사정하는데…’라면서 대통령을 비난한 사안이 유일하다.그나마 의원으로서 부적합한 표현을 삼가라는 경고를 하는데 그쳤다.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의 ‘미싱 발언 파문’건은 아직도 미결상태로 남아있다. 윤리특위가 제역할을 못함에 따라 시민 사회단체 등에서는 ‘국민소환제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의원 이기주의’의 또다른 예는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서도 나타난다.15대 국회에서 모두 10건이 접수돼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을 빼고 9건이 처리되지 않았다.국회의원들이 회기중 불체포특권을남용,법 위에 서려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특히 야당은 사법처리대상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듭 임시국회를 소집,‘방탄국회’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이익추구에는 적극적이다.4급 상당 별정직비서관 1인을 증원하는 안건을 97년 10월31일 운영위원장 명의로 상정한 뒤곧바로 처리했다.의정활동보고서 우편요금 인상안,국회의원 상조연금 법안,3급 이상 별정직 수석보좌관제 신설 등의 안건은 소리 소문 없이 입법을 시도하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발언대] 8·15사면대상 ‘정치적 거래’ 없어야

    ‘지도층이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이제 더이상 설득력이 없는 진부한 경구다.국민은 지도층의 비리나 범법사실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할 때 더이상 새롭지 않은 사실들에 좌절하고 있다. 최근 김대중 대통령의 8.15 광복절 사면이 대폭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보도가 나왔다.여러 사연 때문에 사회로부터 격리된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사회적인 화합을 도모하겠다는 김대통령의 뜻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그러나 사면을 단행할 때 지켜야할 근본원칙이 있다. 첫째,대통령의 사면권은 과거 전제군주제에서 시행되던 은혜적 조처가 아니다.그러므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또 합의가 모아지지않은 인사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배제되어야 한다.둘째,사면권의 남용으로 권력분립의 큰 틀을 깨뜨려서는 안된다.대통령의 통치행위를 인정한다고 해도 이미 사법적 판단으로 죄값을 치르고 있는 것은 본인은 물론 범죄 유혹을 느끼는 다른 예비적 범법자들에게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그러므로 상당한 죄의대가를 치르지 않은 사람은사면대상으로 고려해서는 안된다. 셋째로 ‘유전무죄,무전유죄’나 ‘유권력 무죄,무권력 유죄’라는 법적 정의에 어긋나는 유행어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고위 공직자나 권력층의 비리가 횡행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행여 비리에 연루되고 ‘재수없이’ 걸려들어 처벌을 받지만 그들은 항상 집권세력의 정치적 판단에 의해 사면,재기(?)를 반복하는 불사신이 될 수 있다는 기본적인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현철씨의 사면에 대해서 언론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다수 국민이 그의 사면에 부정적인 답변을 보이고 있다.그의 상고포기가 집권층과의 물밑거래가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국민은 현철씨를 비롯한 지도층의 사면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갖는다.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으며 법대로 처벌을 받아 죄값을 치러야 한다는 법의 형평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신창원신드롬에서 나타나는 그의 체포에 대한 아쉬움과 그의 지도층과 부유층 대상의 범죄행각에서 나타나는 대리만족적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한다.국민들이 바라는 뜻을 이번 사면복권 단행에서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들만의 거래가 되어서는 안된다.만일 그럴 경우 오히려 사면이 거론되는인사들이 아닌 집권당과 정부가 심판을 받는 날이 올 것이다. 박상훈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 정보화시대 핵심 인터넷 교육 힘쓰자 각 가정마다 통신요금 지출현황이 3년 전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했다.휴대폰,PC통신,인터넷 이용료는 물론 CATV 수신료까지 납부하는 가정은 매월 5만원이 넘는 금액을 부담하게 되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다.위성방송 시청,통신판매 확산,ARS와 인터넷을 통한 은행거래,사이버 주식거래의 보편화등 공간이용이나 이동에 따른 비용지출없이 처리할 수 있는 통신수단들이 많이 보급돼있기 때문이다. 어느덧 우리들은 정보화 시대에 들어와 있으며 앞으로도 시간과 공간을 아껴쓸 수 있는 수단이 급속도로 개발 보급될 것이고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며 속도와 품질향상을 위한 디지털화와 광통신화가 이루어질 것이다.급변하는 정보화시대에 적응하는 사람과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그리고 선도하는 전문가의 삶의 질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얼마전 ‘인터넷 서바이벌(생존)실험’이 있었다.제한된 공간에서 인터넷만을 이용해 정해진 며칠간을 지내는 것으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이제 인터넷만으로도 생활할 수 있는 시대라는 반증이었다.인터넷은 정보화시대의 핵심이기에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 개발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는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수단으로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와 있는 것이 ISDN이다.이 ISDN은 인터넷이나 PC통신을 하면서 전화통화를 할수 있다는 단순한 장점보다는 데이터통신을 두배 이상 빠르게 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보화사회의 기초시설이자 필수품이다. 급변하는 정보화시대에 적응하고 활용하여 통신복지를 맘껏 누릴 수 있는사회인이 되기 위해선 어쩌면 현재 학생들에게 있어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 PC운용능력과 인터넷,통신지식을 함양하는 것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이미 정보화사회의 편리함과 신속성을 맛본 지금 본격적인 정보화시대에 대비하기위해 가정에서는 이에 대비한 투자를 해야하는 것이다.지금은 60년대 공상만화가 현실화되었고 현재의 꿈은 조만간에 현실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이상규 [수원시 팔달구 영통동]
  • 저질프로그램 실상:下(방송 이대로는 안된다:4)

    ◎포맷 베끼기·언어폭력 고질병/인기 끈 프로 무분별 모방/참신­독창적 아이템 낮잠/비속어·욕설 등 ‘통제불능’ 봄·가을 개편때마다 방송사별로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같은 시간대에 편성하거나,잘나가는 경쟁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은근슬쩍 모방해 맞대응함으로써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우리나라 방송사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힌다. 또 선정성·폭력성 못지않게 시청자들에게 악영향을 주는 방송의 문제점 중 하나로 오염된 언어를 남발하는데 따른 언어폭력이 꼽히고 있다. 올바른 언어습관을 유도해야 할 방송이 오히려 잘못된 언어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사성·중복성◁ 실패의 위험을 안고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남이해서 이미 검증된 프로그램을 따라하는데 익숙해 있다. 안정적인 시청률 때문이다. 아침시간대에는 하나같이 주부대상 프로그램,심야에는 연예인이 진행하는 토크쇼,토요일 저녁시간에는 버라이어티쇼가 고정돼 있다. 자연히 진행자나 연예인의 중복출연도 잦다. 시청자들은 포맷도,출연자도‘그 밥에 그 나물’인 방송을 울며겨자 먹기로 봐야 한다. 방송사의 한 PD는 “개편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려고 노력하지만 결국은 시청률이 높은 타방송사나 일본 프로그램을 베껴야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힘들게 아이디어가 채택돼 프로그램을 만들었더라도 시청률이 낮으면 가차없이 중도하차해야 한다. 촉박한 제작시간과 시청률 강박관념 등 열악한 제작환경은 일선 PD들에게 남의 프로그램을 베끼는데 익숙하도록 유도한다. 방송개발원이 지난 가을 개편 이후 방송3사의 프로그램 유사성을 분석한 결과 동일한 시청층을 대상으로 한 비슷한 형식과 내용의 프로그램 편성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버라이어티나 심야 토크쇼의 경우 3명이상의 MC가 집단으로 진행하는 방식은 이미 공식처럼 돼버렸다. 코너도 비슷한 예가 많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스쿨 버라이어티 쇼’형식이나 시청자 참여코너의 방법으로 전화를 이용해 대답을 유도하거나 반응을 알아보는 실험실,스튜디오나 야외 등 즉석무대에서 일반 시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웅변하듯이 하는 발언대 등은 요즘 오락프로그램에서 가장 인기있는 코너들. 한 프로그램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자마자 곧이어 다른 방송사에서 그대로 차용했다. 방송 전문가들은 “당장 시청률을 올리기 쉽다고해서 무분별하게 모방을 일삼다보면 창의성의 상실로 결국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된다”며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참신하고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밀어주는 제작풍토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언어폭력◁ 대다수 국민들은 TV를 통해 알게 모르게 자신의 언어생활에 영향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진행자는 재미있다는 이유로,또는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시중에 나도는 유행어와 비속어를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다. 인기탤런트가 진행하는 모방송국 토크쇼의 경우 유치한 대화가 사람을 즐겁게 만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아더 메치유쌍’‘기분승강기’‘뻥까시네’‘알랑방구 유치뽕’ 등 은어를 사용해 방송위원회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한 주부시청자는 “아이들에게 사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 유행어,은어를 방송 진행자와 출연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더욱이 오락프로그램에서 자막사용이 흔해지면서 이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속어,비표준어,틀린 문장 등이 여과없이 자막처리돼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심지어 ‘오 마이 갓’‘아듀’‘터프 가이’ 등 외국어도 자막처리된다. 이주행 중앙대 교수는 ‘방송과 시청자’10월호에 기고한 ‘방송과 언어’라는 글에서 “방송출연자가 사용한 속어와 약어,비표준어,외국어등을 그대로 표기해 방영하거나 문장부호를 잘못 사용한 예가 많다”며 “방송인들은 책임감을 갖고 방송언어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것 베끼나/‘日 TV프로 복사판’ 넘쳐난다/일부코너·제작기법 도용/같은 내용물로 착각할 판 우리나라 방송이 일본 방송 프로그램을 즐겨 베낀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일이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전후해 각 분야별로 손익계산을 해본 결과 방송을 가장 늦게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도 이런 일상화된 표절과 무관치 않다. 한국방송개발원이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 가운데 4개가 일본 프로그램과 아주 흡사한 것으로 지적됐다. SBS의 ‘특명! 아빠의 도전’은 TBS의 ‘행복 가족계획’을,‘감동,아이 러브 아이’는 니혼TV의 ‘감동의 베이베린픽’과 거의 유사하다. 또 KBS­2TV의 ‘TV는 사랑을 싣고’는 후지TV의 ‘화요 와이드 스페셜’,KBS­2TV의 ‘빅쇼’는 NHK의 ‘2인 빅쇼’와 전반적인 분위기와 포맷이 비슷해 마치 하나의 프로그램을 보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진행방식이나 코너,제작기법 등 부분적으로 베꼈다는 혐의를 받는 프로그램은 이보다 훨씬 많다.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만들기’는 진행방식과 장수퀴즈,영상 편지 등 몇몇 코너가 TBS의 ‘삼마의 슈퍼트릭 TV’와 유사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삼마의…’는 ‘좋은 세상만들기’외에도 ‘비디오챔피언’‘Go,우리들의 천국’과도 일부 코너가 유사했다. 이밖에 ‘황수관의 호기심천국’‘전국노래자랑’‘KBS일요스페셜’‘휴먼TV’ ‘앗 나의 실수’‘기인열전’‘이야기속으로’ 등도 일본 프로그램과 비슷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요즘 대부분의 쇼에서 즐겨 사용하는 여러 기법들,즉 스타의 속마음을 말풍선 표시로 나타내거나 고무망치 같은 효과음 처리,진행자의 대사나 반응들을 자막처리하는 기법들은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애용돼온 것들이다. 그렇다면 시청자나 학계로부터 계속 지적을 받는 일본방송 베끼기 관행이 좀처럼 바뀌지 않는 이유는 뭘까. 방송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제작진의 창의력,윤리의식 등의 부족과 함께 열악한 제작환경과 시청률 등 외부환경을 꼽는다. 개편전 한달도 안되는 시간을 주고,경쟁 방송사보다 높은 시청률을 올리는 프로그램을 만들라면 방송사 간부나 일선 PD나 어쩔수 없이 일본 프로그램의 비디오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방송개발원 朴雄振 연구원은 “일본 방송이 개방될 경우 모방에 의한 은밀한 일본문화에 익숙해온 시청자들이 이를 선호할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개방후에도 떳떳하게 일본 프로그램과 경쟁할 수있는 프로그램의 질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라디오도 똑같아/국적불명 용어 주고받고 성관련 농담 위험수위/저질문화 확대 재생산 영상매체인 TV의 그늘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라디오 프로그램의 저질성도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특히 청취율을 올리려고 인기연예인을 진행자로 대거 기용한 탓에 국적불명의 어휘가 남발하고 불분명한 발음이 그대로 전파를 타는 등 청소년문화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18일 방송된 청소년대상 모프로그램의 한토막. ‘음,기분이 지금 울트라,나이스,캡숑,익스트림,엑셀런트,그레이트,짱이겠죠. 바로 지금 (대입)시험을 마치신 분들…’제대로 된 영어도 아니고,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들을 진행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았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인기 여자탤런트. 이어 고정 출연자인 가수에게는 ‘한 연기 한다면서요’,전화로 연결된 청취자에게는 ‘왕청취자예요?’라는 등 유행어,비속어를 남발했다. 지난달 4일 방송된 또다른 프로그램의 예. 진행자인 여자 패션모델은 초대남자가수와 대화를 나누면서 ‘웃기는 남자들이야’‘어머,재수없어’‘뜨악,이럴수가’‘분위기 짱이에요’등 은어와 속어를 거리낌없이 사용했다. 선정성도 심각하다. 모방송국 아침프로그램에서는 영화배우를 초대해 출연작을 소개하면서 키스의 종류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베드신이나 처녀들의 성관계와 관련된 영화내용을 그대로 방송해 방송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또 애인 집에 놀러 가서 자다가 애인 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할 뻔했던 얘기,여자의 가슴 크기를 놓고 농담을 주고 받거나 수학여행에서 술에 취해 옷을 벗은 여고생 얘기 등을 방송한 프로그램도 징계를 받았다. 방송모니터 관계자는 “청소년 또래집단의 잘못된 언어습관을 바로잡고 올바른 가치관을 유도해야 할 방송이 오히려 이들의 유행어를 확대재생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프로그램 제작자와 진행자는 어휘와 소재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달라진 사회상(IMF체제 1년:2)

    ◎‘생존경쟁시대’ 웃음을 잃었다/초유의 실직사태로 중산층 무너지고 동료의식 사라진 직장분위기 살벌/과소비 줄고 가족화목 중시 긍정현상도 “직장에서 웃음을 찾아볼 수 없는 게 가장 크게 달라진 모습입니다” IMF체제 1년,회사마다 살벌한 분위기가 사무실을 감돌고 있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잇따르면서 서로 존경하고 이끌어주던 ‘미풍양속’은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모두가 경쟁자로 변한 느낌이다. D그룹 영업관리팀 金모씨(24·여)는 “다음 달 구조조정에서 팀원 1명 정도는 그만둬야 할 것 같다”면서 “동료들이 말도 잘 건네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잇따른 중산층의 붕괴도 대표적인 변화다. 경제적 궁핍과 아울러 마음마저 황폐해지고 있다. 지난 1월 다니던 중소의류업체가 부도나면서 직장을 잃은 梁모씨(32). 1년 가까이 지난 현재도 놀고 있다. 직장생활 4년여만에 어렵게 장만한 1억원짜리 아파트는 남에게 전세를 주고 따로 2,500만원짜리 전셋집을 얻어 이사했다. 은행에 맡긴 퇴직금과 전세금에서 나오는 매월 60여만원의 이자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생활이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목표나 희망이 없이 그저 세월을 허송하는게 더 견딜 수 없다. 하지만 긍정적인 현상도 적잖이 나타났다. 낭비와 방탕에 빠졌던 과거를 반성하고 근검 절약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과소비나 호화 해외여행 등도 상당히 줄어 국제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로 이어졌다. 가장들은 외식이나 술자리를 줄이고 가족끼리 오붓한 자리를 자주 갖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IMF사태의 경험으로 앞으로 우리 스스로의 잘못으로 또다시 고초를 자초하지는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점은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분노와 좌절감 속에서 하루하루 고통을 참아내고 있다. 직장을 잃지 않은 사람들도 쪼들리기는 마찬가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자유기업센터가 IMF체제 1년을 즈음해 최근 서울과 신도시 지역 25∼49살 주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응답자의 80%가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다. IMF 이전 월 평균 가구소득은 249만 9,000원이었으나이후는 185만 8,000원으로 60만원 이상이나 깎였다. 중하류나 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가장의 실직은 가족의 해체로 이어지고 특히 노인문제가 심각해졌다. 한국 노인의 전화 徐惠京 이사(40·여)는 “자살 충동을 호소하는 노인들의 절박한 전화,나이 든 부모님을 요양시설에 맡기고 싶다는 자식들의 문의전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어느 누구도 실업의 ‘안전지대’에 있지 않게 됐다. 대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신화’는 깨졌다. 한보·삼미그룹에 이어 기아·진로·한라그룹까지 수많은 대기업들이 무너졌다. 안정된 직장으로 첫 손에 꼽히던 은행과 증권사 직원들도 갑자기 길거리에나 앉는 신세로 전락했다 .동남·동화은행을 비롯한 5개 은행의 퇴출 파동에 이어 대형 시중은행간 합병의 회오리속에 은행원들이 감원 한파에 떨고 있다. ‘철밥통’의 대명사인 공무원 사회에도 ‘칼바람’은 비켜가지 않았다. 올 상반기까지만 2,200여명의 공무원들이 명예퇴직했다. 졸업을 앞둔 대학 4년생들의 마음도 무겁기는 실직자에 못지 않다.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는 서울 K대 행정학과 4학년 金世英씨(26)는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공부했는데 죄송할 뿐”이라면서 “4년동안 열심히 공부했는데 일자리가 없어 너무나 허탈하다”고 털어놓았다. ◎IMF 유행어/‘퇴출’ 등 일상어로/IMF=I’m ‘F’/부유층 빗댄 ‘이대로’/간큰 직장인시리즈 인기 IMF 이후 자조섞인 갖가지 유행어가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퇴출’은 유행어를 넘어서 국민적 화두(話頭)가 됐다. ‘명퇴(명예퇴직)’나 ‘황퇴(황당한 퇴직)’는 일상어의 반열에 올랐고 ‘고개숙인 아버지’라는 유행어는 모두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IMF의 F를 F(낙제),FIRED(해고),FIGHTING(싸운다),FREE(해고된 뒤의 자유) 등으로 비관적으로 해석한 단어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FINE(그래도 괜찮다)이라는 자조섞인 표현도 등장했다. 또 I를 ‘아이고’로,M을 ‘미치고’로,F를 ‘환장하겠네’로 풀이한 ‘아이고 미치고 환장하겠네’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돌았다.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을 꼬집는 ‘복지부동’은 한걸음 나아가 낙지처럼 책상에 매달려 일만 하는 ‘낙지부동’,바짝 엎드려 머리만 굴리는 ‘복지뇌동’ 등 숱한 신조어를 낳았다. ‘신토불이’는 ‘몸(身)이 땅(土)과 하나가 되도록 납작 엎드린다’는 뜻으로 사용됐다. 무더기 명퇴와 퇴출 사태로 모든 직장인들이 가슴을 조이는 가운데 ‘간큰 직장인’시리즈가 유행했다. 감봉과 전직배치를 불평하고 회식에 불참하거나 지각을 하는 사람,여직원에 커피 심부름을 부탁을 하는 직장인은 퇴출 1순위로 지목됐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대졸 초년병들은 ‘모라토리엄(지불유예)형 인간’으로 분류됐고 졸업하고도 학교 주위를 맴돌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잇는 사람들은 ‘캥거루족’으로 불렸다. 술자리에서 ‘건배’ 대신 ‘이대로’가 유행한 것은 부익부(富益富)현상을 누리는 부유층을 빗댄 말이었다. 반면에 ‘소비자 파산’,‘전세대란’,‘깡통집’ 등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서민생활을 반영한 단어들이었다. ◎고통의 시대 생활지혜/일단 아끼되 가치있게 쓸때는써라 ‘100원을 1,000원처럼 쓰는 지혜’. 어느 공익광고의 문안은 IMF체제를 헤쳐나가는 요체(要體)를 잘 표현하고 있다. 무작정 아낀다고 해서 IMF체제가 극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너나 할 것 없이 고달픈 IMF시대. 사람들은 나름대로 갖가지 지혜를 짜내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주부에서부터 회사원에 이르기까지 각자가 터득한 ‘IMF 극복비결 10가지’를 소개한다. ■재활용품센터를 활용한다=주부 朴모씨(44·서울 금천구)는 요즘 벼룩시장,교차로 등 생활정보지를 눈여겨 본다. 생활도구나 가구 등을 새로 구입하기보다는 물물교환을 하거나 중고품을 구입하는 습성이 어느덧 몸에 뱄다. ■원 포인트(One­Point) 식단을 짠다=결혼한 지 1년 남짓된 주부 李모씨(27)는 얼마 전부터 찌개,국,부침개 등 주요 반찬은 하나만 만들고 나머지는 김치 등 밑반찬으로만 내놓는다. 50% 가까이 음식쓰레기가 줄었다. 李씨는 이아이디어를 ‘원 포인트 식단’이라고 이름붙였다. ■퍼머,마사지 등 이·미용 비용을 줄인다=주부 金모씨(37·은평구 불광동)는 2만∼3만원 주고 한달에 한번 하던 퍼머를 두달에 한번으로 줄이고,1주일에 한번씩 하던 피부마사지도 끊었다. 커트기를 구입해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의 이발도 손수 해준다. ■돈 안드는 취미생활 하기=컴퓨터 프로그래머 李모씨(30)는 한달에 6만5,000원씩 주고 아침마다 수영강습을 받았지만 요즘은 조깅으로 대신한다. 요즘 李씨는 조깅예찬론자가 됐다. ■승용차 운행을 자제한다=중소기업을 운영하는 金모씨(47)는 한달 전부터 교통비가 3분의 1로 줄었다. 매일 타고 다니던 자가용을 주말에만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내식당을 이용한다=대기업 과장 鄭모씨(35·경기도 고양시)는 1주일에 한 두번 이용하던 구내식당의 단골손님이 됐다. 습관적으로 밖에서 사먹을 땐 보통 5,000원 안팎의 돈이 들었지만 한끼에 1,600원이면 해결됐다. 시간도 절약돼 금상첨화였다. ■빚을 갚는다=대기업 대리 朴모씨(32)는 매달 50만원씩 나가던 은행이자를 지난 9월부터는 한 푼도 내지 않는다. 7,500만원짜리 전세를 5,000만원짜리로 이사해 은행대출금 2,000여만원을상환했기 때문이다. ■학원을 끊고 직접 가르친다=주부 金모씨(38)는 초등학교 6학년 딸이 다니던 속셈학원을 끊었다. 한달에 10만원씩 나가는 돈을 절약하고,본인이 직접 공부를 가르친다. ■커피숍 대신 집을 찾는다=공무원 李모씨(22·여)는 최근들어 커피숍에 가는 일이 거의 없다. 전에는 친구들과 거의 매일 카페나 레스토랑을 찾았지만 요즘은 서로의 집을 오가며 만난다. ■실력 향상을 게을리하지 않는다=회사원 蔡모씨(33)는 휴대용 카세트를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영어공부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실력만이 재산이라는 생각에서다.
  • 병무비리 수사/崔弘運 논설위원(外言內言)

    유전면제(有錢免除),무전현역(無錢現役)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대학가에는 오래 전부터 병역면제는 신(神)의 아들,카투사 입영은 장군의 아들,방위병은 사람의 아들,현역은 어둠의 자식들이라는 말도 유행하고 있다. 이번 병무비리수사 결과를 보면서 이런 유행어들이 터무니 없는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전 지방국세청장,의대 교수,한의사,은행 지점장,대기업 이사,고교 교사,정당 지구당 위원장,공기업 간부,중소기업 대표,구의원 등 하나같이 사회지도층 인사들이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 누구보다 먼저 달려나가야 할 사람들이 아닌가. 그들이 바로 내 아들만 편하고 안전하게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수천만원씩이나 뿌린 ‘그릇된 자식사랑’의 장본인들이었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검찰이 공개한 명단을 보면 이들 지도층 인사뿐 아니라 중산층과 포장마차 주인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각 계층이 골고루 포함돼 있다. 이는 이번 사건의 주범 元龍洙 준위가 지난 96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봐준 438명을 조사한 결과지만 그가 지난 10년 동안 돈을 받고 부당하게 처리한 사람은 3,000∼4,000명선에 이를 것이라고 검찰은 추산하고 있다. 또 元 준위를 통하지 않고 병역의무를 멋대로 우롱한 사람들의 신분과 수는 범인(凡人)들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이러고도 나라가 이만큼이나마 지탱하는 것을 보면 주어진 일을 묵묵히 성실히 수행하는 더 많은 애국자들이 있나 보다. 병역은 국민의 기본의무다. 하루,한시간이 아까운 젊은 시절,군복무 2년 반은 허송세월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이것만은 지켜야 하고 그래서 그 의무를 신성하다고 까지 표현하지 않는가. 이번 수사대상에 오른 사람 가운데 뇌물을 준 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무혐의 처리된 사람도 199명이나 된다. 이들은 과연 깨끗한 사람들인 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3선 의원으로 정당 부총재까지 지낸 사람이 있는 가 하면 현직 부장판사와 지방신문 전무도 포함돼 있다. 또 같은 사안을 두고 어떤 사람의 구속영장은 발부되고 어떤 이의 영장은 기각됐다. 이에 대해서도 형평을 잃은 처사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는실정이다. 기왕에 칼을 빼 들었으면 끝까지 매끄럽게 처리했어야지 뒷맛이 개운치 않다. 매사 완벽하게 매듭짓지 못하는 잘못을 이번에도 되풀이한 것 같다. 신성한 병역의무를 부당한 방법으로 기피한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발붙이고 살 수 없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 ’97 최고의 인물­차범근·박찬호/PC통신 가입자 선정

    ◎‘97최고의 사건­월드컵 연속 진출 젊은 세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네티즌들은 97년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PC통신 나우누리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구랍 17일부터 30일까지 ‘마이 베스트,나우누리 베스트’코너를 통해 97년 최고의 사건,유행어,사람 등 6개부문에 대한 온라인조사를 실시,네티즌들의 의견을 물었다. 나우누리 이용자들은 97년 최고의 인물을 뽑는 ‘베스트 사람’부문에서 차범근 감독,붉은 악마,박찬호 선수 등을 선정했다.‘베스트 사건’부문에서는 ‘월드컵 4회연속 진출’을 꼽아 축구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나우누리 서비스중 가장 인기있는 서비스를 뽑는 ‘베스트 서비스’부문에서는 자료실,전자우편,유머코너,새내기 도우미 등이 선정됐다. 이용자들은 특히 나우누리에서 가장 널리 퍼졌던 ‘베스트 유행어’로 통신상에서 감정표현을 위해 사용하는 ‘그림기호’를 뽑았다. 이용자들은 게시판이나 대화방 등에서 글을 게재할 때 감정을 표현하는 글 대신 그림기호를 즐겨 사용,97년 PC통신에서 가장 널리유행된 것으로 보고있다. 예컨대 멋쩍게 웃으며 땀흘리는 모습은 [^^;],멋쩍어서 머리를 긁는 것은[^^?]로,놀란 표정은 [o_O]로 표현,시각적인 효과와 함께 온라인 대화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밖에 ‘98년에 듣고 싶은 뉴스’부문과 ‘98년 이사람은 뜬다’부문에서는 각각 ‘경제회복’과 IMF(국제통화기금) 한파로 고생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을 선정,최근의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소망을 나타냈다. 한편 97년 최악의 인물로는 경제파탄의 책임으로 국민적 원성을 사고 있는 김영삼 대통령을 꼽았고 최악의 사건으로는 IMF관리체제,빨간마후라사건,전두환·노태우 두전직 대통령 사면 등을 들었다. 가장 문제있는 나우누리 서비스를 묻는 ‘워스트 서비스’부문에서는 ‘성인마당’과 ‘연예오락 게시판’코너가 뽑혀 불명예를 안았다. 나우누리 이용자들이 선정한 ‘마이 베스트,나우누리 베스트’결과를 보려면 초기화면 97.따뜻한 겨울 보내기의 11.My Best,NownuriBest를 선택하거나 아무데서나 ‘go best97’을 치면된다.
  • 구조조정과 저성장체제/최연종 한국은행 부총재(시론)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경제를 좀 안다는 사람들간에 “실물경제에 비해 금융산업 낙후가 문제”라는 촌평이 무슨 유행어처럼 번져있었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수긍하는 것 같았다. 이러한 촌평이 함축하는 바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실물경제는 시쳇말로 잘 나가는 편인데 금융산업 낙후가 우리 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여기에서 실물경제라는 말을 재벌로 바꾸면 진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풀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러다보니 금융산업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으레 이말은 스스럼 없이 인용되곤 하였다.아무튼 이제 금융산업은 비록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한 타의일지라도 지금까지 논의된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강도높은 개혁을 맞게 되었다. 한편 그동안 막연히 잘 나가고만 있는 것으로 알았던 재벌들이 금년들어 줄줄이 넘어지면서 그 실상을 세상에 드러내놓게 되었고 급기야는 우리 경제를 위기국면으로까지 몰아넣고 말았다.진정 어느 쪽이 걸림돌이었는지 그 진위를 가리기 어렵게 되었다.IMF는 여기에도 메스를 가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요컨대 금융개혁에 못지않은 재벌개혁도 절실히 요망된다고 본 것이다. 지금까지 재벌은 금융기관으로부터 과다차입을 통해 우리경제의 고투자·고성장을 주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정서적으로 재벌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은연중 그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금융기관 부실문제를 경제논리대로 따져보면 그 근원은 재벌주도 성장모델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재벌 또한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400%에 가까운 재벌의 평균부채비율은 금융기관 부실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예견되는 저성장 체제하에서는 자력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제수지 방어에 역점 이와같이 재벌과 금융이라는 우리경제 양대축이 구조조정을 거치게 되면 우리경제 성장모델에도 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다시 말해서 저성장체제에로 국면전환을 수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이러한 국면전환은 거시경제의 운용면에서도 불가피하다고하겠다.통화 및 재정정책의 운용방향도 성장보다는 국제수지 방어에 역점을 두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우리의 성장지향성향을 바꾸지 않으면 안될 시점에 이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기는 주기적으로 변동을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그래서 우리는 이를 경기순환변동이라고 부르고 있다.그런데 대외거래의 적자로 외화천정이라는 제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상황에 따라서 정책적으로 강제순환을 택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말하자면경기를 강제적으로 변동시켜 적극적으로 국제수지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이러한 강제순환을 극력 기피해 온 게 사실이다.최근 예를 보면 경상수지는 1994년부터 적자추세를 나타냈고 특히 1995년 가을부터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었음에도 우리는 국제수지방어 보다 성장률을 높이는 데 치중하였다.1996년 경우 경기 연착륙을 추진한 결 과경기하강기임에도 불구하고 7%에 가까운 믿기지 않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반면에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2백40억달러 경상수지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율성 발휘 기회 많아 지금 우리는 타의에 의한 구조조정을 강요받고 너나 할 것 없이 내심 언짢아 하고 있다.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구조조정문제가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그리고 저성장체제로 전환도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일이다.이유야 어디에 있든 자발적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없지 않겠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구조조정이라는 난제를 얼마만큼 슬기롭게 풀어 나갈 수 있느냐 하는 점일 것이다. 특히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저성장국면에로 전환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우리 체질자체를 바꾸는 일이다.이것은 타의에 의존할 수 없는 일이다.자의를 발휘할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있다.
  • 코지 미 미주관광업협회장 관광진흥회의 기조연설 요지

    ◎‘북미인 여행관습 철저히 파악하라’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가 주최하는 제3회 관광진흥회의가 3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과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성공적인 여행 비즈니스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서비스의 품질과 책임’이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한 얼린 코지 전 미주관광업협회(ASTA) 회장의 주제발표를 요약한다. 관광산업은 21세기 최대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유망 산업이다.세계 관광기구(WTO)가 해마다 발행하는 ‘국제관광 개요’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 관광산업은 관광객수에 있어서는 전년 대비 9%,관광 수입은 13% 증가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 관광산업은 미래에 대한 밝은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외국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이 점에 있어 미국의 경험은 한국을 포함,아시아 국가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미국 관광업계에 일고 있는 현상은 한마디로 변화라고 할수 있다.바로 규제 철폐와 인터넷이다. 미국 업계는 커미션 상한제폐지 등 규제 철폐를 통해 항공운임을 떨어뜨렸다.이는 곧바로 20년전만해도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조차도 마음대로 생각할수 없었던 많은 미국인들이 정기적으로 여행을 즐길수 있게 만들었다. 인터넷은 최근 최대의 유행어다.많은 사람들은 가까운 시일내에 인터넷을 통해 빨래도 하고 밥도 짓고 휴가계획도 세울 것이라고 단언한다.이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관광정보의 제공은 여행업계의 고사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결코 그렇치 않다.인터넷에 담겨 있는 여행 관련정보는 너무나 방대,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여행 알선업체로부터 조언과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인터넷은 앞으로도 사람들의 여행 충동을 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절대다수의 여행자들은 어디로 여행하며,어디에 묵을 것인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여행사를 찾을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한국이 미국을 포함,북미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현지인들의 여행관습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첫째,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지리적인식이 부족하다.예를 들면 콜롬보와 카불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미국 관광객들은 스리랑카나 아프카니스탄에서 소요가 일어나면 마치 아시아 전체가 들끓고 있다고 생각,아시아 여행을 기피한다.따라서 한국 관광업계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여행기획을 할 때 지역적인 차이를 잘 인식시켜야 한다. 둘째,아시아 패키지 여행상품이 많이 있지만 대부분 한국을 배제하거나 귀로에 쇼핑 목적으로 하루나 이틀간의 체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여행 기획자들에게 한국의 장엄한 도시밖의 아름다움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특히 미국의 여행업 종사들에게 그런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야 한다.한국이 대부분의 3주 동양여행상품에 반드시 포함되도록 하고 여행자들이 하루나 이틀이 아닌 4∼5일을 머물수 있도록 해야 한다.〈정리=임태순 기자〉
  • 연예인은 공인(외언내언)

    신데렐라의 꿈에 사로잡힌 수많은 스타지망생들은 방송국과 음반회사 주변을 기웃거리며 언젠가 무대에 설 영광의 순간을 기대한다.그리고 긴 모색과 방황끝에 별빛같은 스타의 자리에 올라 대중의 환호와 명성,돈과 인기를 한꺼번에 얻게 된다. 그런 연예인들이란 길거리를 지나는 보통사람들과는 다르다.그들이 하는 말한마디는 당장에 유행어가 되고 사사로운 습관 하나까지도 대중의 관심과 주시를 받게된다.더구나 그들은 청소년의 우상이자 선망의 대상이다.머리에 핀 하나만 꽂아도,청소년들은 이를 모방하고 선호한다. 연예인들이 히로뽕투약과 대마초흡연,음주운전에 무면허운전,손님폭행 등 갖가지 사고로 물의를 빚고있다는 뉴스가 잇따르고 있다.들국화의 리더인 전인권은 히로뽕상습투약,대학가의 록가수 정기영과 조덕배는 대마초 흡연,가수 김흥국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추돌사고,「포기하지마」의 가수 성진우도 무면허운전,개그맨 홍록기는 나이트클럽에서 손님을 폭행했다는 것이다. 사실 타고난 재능이 아닌 마약에 의존된 노래란 불쾌감만 줄 뿐이다.또 음주운전 사고후 도주나 무면허운전은 시정잡배의 수준이다.손님이 못마땅하다고 손찌검을 한것 역시 스스로 고객을 발로 걷어차는 일이다.그때마다 그럴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해도 그들이 공인인 이상 용납될 수 없다.연예인도 사람인데 그럴수 있지 않겠느냐고 한다면 이는 억지요 언어도단이다. 물론 연예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완벽할 수는 없다.그러나 연예인은 그들이 지불한 공과 노력으로 공인의 특권을 부여잡은 사람이다.브라운관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모든 행동에서 모범이 되고 귀감이 되어야 한다. 연예인의 인기란 그날의 바람따라 변하기 마련이다.어렵게 성취한 오늘의 영광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지않게 연예인의 자존심과 품위로 건강한 사회를 가꾸는 봉사자의 역할을 지켜야 한다.스타가 해야할 최대의 문제는 대중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어나가는데 있기 때문이다.
  • 신 신토불이(김호준 정치평론)

    신토불이­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이 용어는 지난 80년대말 농협이 우리 농산물 애용을 권장하는 슬로건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친숙해진 말이다. 직역을 하면 『몸과 흙은 둘이 아니다』인 것을 『태어난 곳에서 나는 농산물이 자기 몸에 제일 맞는다』는 뜻으로 토산품 선전에 원용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이 말이 공직사회에 더욱 심화되고 만연된 눈치보기·무사안일을 일컫는 신종 유행어로 회자되고 있다. 공직사회의 「신토불이」란 공무원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채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어 땅인지 사람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비아냥을 담고 있다. ○공직사회 무사안일 빗대 사용 개혁의 서슬이 시퍼렇던 문민정부 초기에 잔뜩 움츠러든 공직사회를 풍자하던 유행어는 「복지부동」이었다. 「복지부동」은 그래도 땅위에 두꺼비처럼 엎드린 사람을 분간이라도 할 수 있다지만 「신토불이」는 땅속의 두더지처럼 숨어버려 아예 보이지도 않는 상황을 가리킨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했다고 할까, 집권초 경증)의 「복지부동」이 임기말에 이르자 중증의 「신토불이」로 바뀐 것이다. 임기말이 되면 권력누수와 더불어 공직사회의 기강해이가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요즘처럼 공직사회가 질타의 대상이 된 적도 없을 것이다. 눈치보기·일 안하기는 약과이고 차기를 겨냥한 줄대기와 돈 챙기기에 정신이 팔려 있다는 것이다. 멀지않아 윗사람이 바뀔 것이라는 빤한 예상 때문에 상부 지시가 제대로 먹히지 않을 뿐더러 근무시간중에 잡기를 즐기거나 개인 일을 보러다니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고건총리의 새벽 기습순찰에 흐트러진 근무자세를 여지없이 노출한 파출소라든가 야간근무중 업소에서 주민들과 도박판을 벌인 경찰관의 모습은 기강해이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노동법사태·한보대출비리·김현철씨 국정개입의혹 등 잇단 대형 악재가 온 나라를 분노와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면서 공무원의 사기와 의욕을 저상시킨 것만은 틀림없다. 잦은 개각도 공직기강의 해이를 부른 한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국가의 위기는 모른체 하고 권력싸움에만 열을올리는 정치권의 실망스런 모습도 공직자들의 일탈을 부채질했을 것이다. 관료주의가 강하게 확립된 나라로 흔히들 프랑스와 일본을 든다. 특히 프랑스 관료사회는 통치체제가 어떻게 바뀌든 그것 때문에 나라의 기본시책이 흔들리는 일이 없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 공직자들도 대통령과 정치권이 어떻게 돌아가든 좀 더 주인의식과 책임감에 투철했더라면 국정이 이렇게 표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한보사태를 공룡처럼 키운 책임도 따지고 보면 공직사회에 있다. 신한국당의 이회창 대표가 지적했듯이 정부의 한보사태 처리는 그 접근방법이 애당초 잘못된 것이었다. 한보그룹에 대한 제철소 인허가과정, 공유수면 매립과정, 은행대출과정, 기업운영의 성과등을 철저히 밝힌 뒤 사법처리에 착수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이런 실질문제에 대한 조사없이 검찰수사부터 하는 바람에 비리만 부각돼 의혹과 불신을 증폭시킨 꼴이 되고 말았다. 정부가 한보에 대한 불가피했던 정책지원 내역만 밝혔더라도 국민들로 하여금 한보대출 5조7천억원을 몽땅 비리의대상으로 보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투철한 주인의식 확립 절실 그런 점에서 늦게나마 정부가 경제부총리 주도 아래 한보사태의 전과정에 대해 전면적인 재조사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라고 하겠다. 한보사태의 종합적인 진상파악은 이수성내각에서도 거론됐지만 실행되지는 않았다. 해당 부처에서 기피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경제수석들이 관여한 문제라면 청와대가 풀어야지 왜 우리 손에까지 흙을 묻히려고 하느냐는 관료들의 회피주의가 사태확산을 방관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마 임기말이 아니었다면 이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헌법을 고쳐서 대통령 임기제를 포기하지 않는 한 임기말 현상은 주기적으로 오게 마련이다. 따라서 「복지부동」이라든가 「신토불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공직자들의 투철한 주인의식 확립뿐이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 근대화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주역이 바로 공직자들이다. 요즘 일본에서는 관료망국론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튀어 나오지만 한국의 공직자들 앞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 있다. 공직자들이 다시 자긍심을 갖고 나라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난국극복의 주체로서 공직자들의 심기일전과 분발을 촉구한다.〈논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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