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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호감’도 들이대면 뜬다

    ‘비호감’도 들이대면 뜬다

    “망가져서 확실히 떴어요.” 얼짱·몸짱에 매너도 좋아야 인정받는 세상에 스타일이 망가져 뜨는 연예인이 늘고 있다. 내숭보다는 솔직한 모습으로 CF와 개그, 영화 등을 누비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다소 ‘비호감’이지만 그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 휴대전화 CF에서 엉겨붙은 레슬러 2명을 헤드셋을 끼고 멍청하게 바라보던 남자. 바로 모델 출신의 VJ 찰스(본명 최재민)다. 지난해 케이블 음악채널 KM의 ‘크레이지 투’로 데뷔, 엽기적인 악동으로 나와 수많은 안티팬을 몰고 다녔다. 이어 ‘망나니 찰스, 개과천선하다’라는 코너에서도 끼를 발산, 결국 망가지는 캐릭터의 CF모델이 됐다. 현재 자신의 이름을 건 로드쇼 프로그램 ‘찰스가요’를 진행 중이다. 여세를 몰아 최근 한 초고속인터넷 CF에도 출연, 멍청한 얼굴로 밤을 새우면서 인터넷 다운로드를 기다린다. 마찬가지로 한 휴대전화 CF를 통해 좁은 공간에서 손과 목을 이용한 엽기춤(일명 ‘맷돌춤’)을 선보이며 망가져 스타덤에 오른 신인 박기웅도 영화에 이어 뮤직비디오까지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동갑내기 과외하기2’ 캐스팅에 이어 데프콘 3집 타이틀곡인 ‘CITY LIFE’ 뮤직비디오 주인공을 맡아 코믹한 연기를 선보인다. 망가짐의 정수는 개그맨을 따라갈 수 없겠지만, 요즘 뜨고 있는 개그맨은 대부분 비호감·망가짐의 극치다.KBS의 간판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현대생활백수’코너에서 뻔뻔한 실업자로 나오는 고혜성은 ‘∼하면 안되겠니’ 등 유행어를 만들며 인기몰이 중이다. 백수의 상징인 트레이닝을 입은 망가진 모습이 어필했는지 디지털방송·휴대전화 요금제 등 CF에 잇따라 출연, 주가를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내여자의 남자친구’에도 캐스팅됐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도 얼굴을 뒤로 젖히며 ‘따라와∼’를 외치는 엽기녀 정주리를 비롯, 이해할 수 없는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쪼아’팀 등이 망가짐의 대명사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의 인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KBS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의 ‘움직이는 벤처기업’ 봉선이에게 물어보자. 비호감 외모에 과격한 몸짓으로 망가지지만 ‘나는 나’라며 몸값을 자칭 40억원대에서 50억원대로 높인 그를 보면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진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뮤지컬 주연 배우 변신 ‘컬투’ 멤버 김태균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뮤지컬 주연 배우 변신 ‘컬투’ 멤버 김태균

    기상천외한 반전이다. 사회를 뒤집어보는 스릴이 있다. 역설적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뱉어내는 유행어도 간단치 않다.‘그때 그때 달라요’‘생뚱맞죠’‘희한하네’…. 그뿐이 아니다. 황당무계한 영어강좌로 배꼽을 잡는다.‘None of your business’는 원래 ‘네 할 일이나 잘 해’라는 뜻이다. 그러나 ‘난 어부여 빚있어’로 해석해 정책당국을 꼬집고 빚에 쪼들린 어부의 신세를 풍자한다. 인기 개그 듀오 ‘컬투’(정찬우·김태균). 어느날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불쑥 나타났다. 처음엔 말 그대로 생뚱맞았다. 하지만 순식간에 팬들이 많아졌다. 단순 코미디가 아닌 사회의 흐름을 민감하게 간파한다. 교육정책의 혼선이나 정치인들의 말바꾸기를 겨냥해 ‘그때 그때 달라요’라는 말로 꽈배기처럼 비비 꼬았다가 풀어놓는다. 이 말은 지난해 우리 사회의 유행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요즘도 마찬가지. 다른 사람 같으면 소재 빈곤 등으로 잠시 재충전할 법도 한데 여전히 왕성한 활동으로 팬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최근에는 음반 준비도 하고 드라마와 뮤지컬에 출연하는 등 갈수록 원숙한 끼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모처럼 강의 듣는 학생된 기분 ‘컬투’ 멤버 중 김태균(34)씨는 요즘 뮤지컬 ‘찰리 브라운’(4월6일∼6월25일) 주연 배우로 변신해 또 다른 면모를 과시한다. 공연장인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김씨를 만났다. 저녁 공연 직전이어서 노란 티셔츠의 무대복 차림이었다. 먼저 뮤지컬로 데뷔한 소감을 물었다.“너무 재미있어요. 배운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모처럼 선생님한테 강의를 듣는 학생이 된 기분이었어요. 생각대로 공연도 잘되고 있고요.” 뮤지컬이란 노래와 춤, 연기력 등 만능의 끼가 두루 갖추어져야 한다. 김씨는 연예계 데뷔 후 거의 ‘개그쪽’이었다. 그래서 낯선 뮤지컬 입문이 어렵지 않았을까.“아뇨, 즐거웠어요. 다른 배우들이 잘 해줘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어요.(옆에 서 있는 동료 출연자 임철형씨를 가리키며)특히 저 형이 잘 해줘요.”라며 웃는다. 그러자 임씨는 “태균이가 대본 외우는 것을 1등으로 마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합니다.”라고 거들었다. 뮤지컬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평소 원하던 것이었고 때마침 제의가 들어와 선뜻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지난 13년동안의 연예 활동, 즉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음반도 내고 영화제작에도 참여했던 자신의 끼를 이번 뮤지컬을 통해 기분좋게 중간 점검해보겠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연기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경험이 아니냐는 것. 아울러 그동안 코미디만 해서인지 뮤지컬 무대에 막상 올랐더니 저절로 신이 나고 에너지가 넘쳐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거듭 즐거워했다. ●철학적 메시지 담은 성인동화 뮤지컬 ‘찰리 브라운’은 우리에게 강아지 캐릭터 ‘스누피’로 잘 알려진 찰스 슐츠의 단편만화 ‘피너츠(Peanuts)’가 원작. 아이 6명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상을 그리고 있다. 김씨가 맡은 찰리 브라운은 하루하루가 실수투성이다. 하는 일마다 ‘머피의 법칙’이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김씨는 작품에 대해 “어른들에게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성인동화”라면서 스스로 자기를 찾고, 또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깨달아가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풀이한다. 다시 말해 살면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신세한탄만 하다가 어느날 ‘그래 나야’하고 비로소 깨닫는다는 것. 관객 나름대로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홍보해달고 주문한다. 김씨의 음악적 재능은 이미 뮤지컬에서도 단박에 통할 만큼 인정받은 셈.2003년 1월 ‘컬투’를 결성한 후 그해 5월 첫 음반을 출시했다. 이어 노래와 개그를 접목시킨 라이브 개그 콘서트 공연을 최초로 도입했다. 그동안 여섯 차례의 라이브 공연을 펼쳤고 지난해에는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예능상을 수상했다. 이번달에는 두번째 음반을 출시한다. 그가 직접 작사한 노래도 여럿 있다. 이소라·김민종의 ‘우리 다시’를 비롯, 컬투로 발표된 노래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쳤다. 어릴 적부터 시 쓰는 것을 좋아할 만큼 작사에도 타고난 소질이 있다. “목소리는 아버님한테, 연기는 어머님한테 물려받은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여섯 살때 세상을 떠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어머니는 활달하고 친목회 모임에 나가기만 하면 항상 사회를 맡아 좌중을 이끌 정도로 끼가 많다고 귀띔한다. “개그 아이디어요? 일상에서 찾아요.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얼핏 스치는 게 있습니다.‘웃찾사’에서 찬우형이랑 영어 개그할 때에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간순간 단어를 가지고 준비했지요. 요즘 영어는 유치원 아이들도 따라 하거든요.” ●깨가 쏟아지는 신혼… 소문난 효자 개그맨이 아니었으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러자 “직장인만 되지 말자고 했지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예체능계쪽에서 뭔가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방송연예과를 지망했어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고교(서울 동성고)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서울예술대에 들어가서야 확 달라졌다는 것. 갑자기 그렇게 돌변할 수 있느냐고 하자 “입학했더니 다들 미쳐 있더군요. 저도 안 미치면 안될 것 같았어요.”라며 웃는다. 대학졸업후 문선대에서 군복무를 했다.1군사령부 예술단에서 활동했는데 MC면 MC, 노래면 노래, 코미디면 코미디로 가는 곳마다 장병들을 사로잡았다. 제대후 그는 개그맨이 되기 위해 곧바로 MBC 공채시험에 응시, 합격했다.1994년 7월이었다. 정찬우씨도 이때 만났다. 처음엔 각자의 길을 걸었지만 갈수록 궁합이 척척 맞아 ‘컬투’로 의기투합을 한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결혼해 아직은 깨가 쏟아지는 신혼이다.9년 전 김씨가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부인 이지영씨를 처음 만났다. 서로 좋은 느낌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둘다 바빠 진전시키지 못했다. 그러다가 4년 전 한 음식점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진지하게 이어졌다. 지난해 여름 한 공연장에서 이씨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무대 위에서 이씨의 이름을 부르며 김현식의 ‘기다리겠소’를 목청껏 불러 사랑의 마음을 전했다. “더 이상의 동반자는 없어요. 너무나 잘 이해해주고 투정이나 칭얼대는 것도 없어요. 또 (부인은)현실적 결단력이 강해요. 사람 많은데 가는 거 싫어하고요.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에요.” 이들의 보금자리는 성북구 종암동. 친형이 목사로 선교활동 중이어서 바로 옆집에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효자로 소문났다고 하자 “제가 소문냈어요.”라며 즉각 웃어넘긴다. ●내년 봄엔 팬들과 스크린으로 만나 김씨는 이번 뮤지컬에 출연하면서도 ‘웃찾사’에 고정출연하고 또 ‘주주클럽’ 진행을 맡는 등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러다 보니 새벽 2시에 잠자리에 들 정도. 건강을 염려한 부인이 처음에는 뮤지컬 출연을 반대했으나 요즘에는 오히려 열심히 하라며 격려를 해준다. 부인도 직장에 다녀 맞벌이 부부인 셈. 김씨는 바쁜 일과로 자주 운동을 못하지만 매주 일요일에는 꼭 야구를 한다. 연예인 야구팀 ‘조마조마 클럽’(단장 박상원)에 나가 정찬우씨 등 야구를 좋아하는 동료 연예인들과 야구시합을 벌인다. 끝나면 소주 한두잔 기울이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평소 주량은 소주 2병이다. 돈을 많이 벌었느냐는 질문에 “번 만큼 많이 써요. 투자할 일도 많고요.”라고 대답한다. 이번 뮤지컬 공연이 끝나면 오는 7월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2006컬투쇼’를 펼친다. 또 내년 봄에는 스크린을 통해 팬들과 새롭게 만난다.“유쾌하고 경쾌하면서도 엽기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면서 시나리오도 직접 쓸 작정이라고 했다. 늘 준비된 미소 속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밝게 비친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o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72년 서울 출생 ▲91년 서울 동성고 졸업 ▲93년 서울예술대 방송연예과 졸업 ▲94년 MBC개그맨 공채 5기로 데뷔 ▲2003년 컬투 결성, 음반 출시, 컬투쇼(서울 대학로 컬투홀) ▲04년 컬투 여름콘서트(서울 성대 600주년 기념관), 크리스마스 콘서트(서울 돔아트홀) ▲05년 독도살리기 ONE콘서트(돔아트홀) ▲06년 4월 ‘찰리 브라운’으로 뮤지컬 데뷔 ▲출연프로 SBS웃찾사, 주주클럽, 라디오 2시의 탈출 외 다수
  • 국내 유일 파란 눈의 개그맨 샘 해밍턴

    국내 유일 파란 눈의 개그맨 샘 해밍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개그콘서트 연습실. 수십명의 개그맨들이 대기실과 리허설실을 오가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샘, 우리 차례야. 빨리 가자.”개그콘서트의 터줏대감 박준형의 목소리가 들린다. 수첩을 보며 열심히 연습을 하던 샘 해밍턴(27)이 “넵, 형님∼”하며 따라 나선다. 리허설실에서 시작된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인터뷰’에서 해밍턴은 외국자본의 ‘먹튀’를 재미있게 꼬집는다. 김석현 PD와 선배들의 조언을 들은 뒤 무대에서 내려온 그를 만났다. 시종일관 유창한 우리말로 ‘한국에서 외국인 개그맨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풀어놨다. ●“개그는 나의 운명∼” 호주 출신인 그가 우리 안방극장에 개그맨으로 데뷔한 것은 지난해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 ‘하류인생’에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이후 코믹 영어뉴스 코너인 ‘월드뉴스’를 거쳐 올 초부터 ‘인터뷰’의 멤버가 됐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외국인 개그맨이지만 한국말에 막힘이 없고 친근함이 묻어나는 푸근한 인상이 그만의 장점. “배우 출신인 어머니가 호주 방송국 PD로 일하셔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연기를 했어요. 대학때는 튀고 싶어서 한국어와 마케팅을 복수전공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키웠습니다.”교환학생으로 고려대에서 공부한 뒤 2002년부터 아예 한국에 눌러앉았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생활은 쉽지만은 않았다. 방송 예능프로그램에서 외국인 ‘재현배우’역할을 간간이 맡다가 돈벌이를 위해 건설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연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대학로 공연장 등을 돌며 틈틈이 기회를 엿봤다. 회사를 나와 다시 재현배우 생활을 했으나 일감이 별로 없어 방송을 관둬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영어학원 강사를 할까 하다가 개그공연에서 도우미를 했는데 한국말을 잘 해서 눈에 띄었나봐요. 덕분에 개그콘서트팀에서 연락이 와 개그맨으로 활동하게 됐어요.” 그러나 첫 고정 출연작 ‘월드뉴스’는 8주만에 막을 내렸다.“코너가 없어져 아쉬웠지만 당시 유행어를 아직도 기억하는 분들이 있어 신기해요.” 앞서 2003년에는 ‘갈갈이’ 박준형측이 연락을 해와 국내 최초로 속담과 ‘콩글리시’를 접목한 영어개그를 시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방송 불가. 박준형과의 재회는 지난해 영어개그를 다시 추진하면서 이뤄졌다. 이번에는 방송에 나가기 전 전국을 돌며 공연을 했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인터뷰’가 방송을 타면서 영어로만 이뤄진 대본에 우리말을 넣었고, 아유미·다니엘 헤니·히딩크·로버트 할리 등 외국인 연예인의 성대모사를 시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 중이다. ●“만능 엔터테이너가 꿈” 그는 외국 개그와 한국 개그가 많이 다르다고 했다. 거침 없는 말로 웃기는 외국 스탠딩 코미디와 달리, 한국 개그는 액션도 필요하고 계속 웃음을 유도하기 위해 빨리 흘러간다는 것. 그래서 집중력도 더 필요하다고 했다. ‘인터뷰’에서 박준형의 말처럼 ‘조금 떠서 설날 외국인 장기대회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지만 이제 시작이고 배울 것이 많다며 겸손해했다.“아직 많이 부족해서 한 단계씩 밟아나가려 하지만 나름대로 욕심도 많아요. 시사개그는 물론,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도 도전하고 싶고 미국 등 해외로 진출하는 꿈도 갖고 있습니다.” 그의 가장 큰 소망은 소박한 듯하면서도 쉽지 않아 보였다.“외국인이라서 주목받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 역할도 맡아 자연스럽게 인정받고 싶어요. 국적으로 비교되지 않고 제 개그가 재미있고 참신하게 다가갔으면 합니다.” 글 사진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왕따’ 감정적 대응 자제 아이와 함께 해결

    ‘왕따’ 감정적 대응 자제 아이와 함께 해결

    ‘혹시 우리 아이도…?’ 해마다 새 학기가 되면 집단따돌림(속칭 왕따)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우리 아이는 내성적이고 수줍음을 잘 타는데, 친구들보다 한 살 어린데 등 이유도 여러 가지다. 그러나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집단따돌림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나타나는 반복적인 경우다. 집단따돌림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짚어봤다. 집단따돌림에 대한 학부모들의 걱정과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요즘에는 왕따가 학기 초부터 시작된다고 하는데. 예전에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 왕따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각 반마다 학년이 올라가면 무의식적으로 그룹을 짓는 경향이 많다. 눈치 빠른 아이들은 한 그룹에 속하기 위해 빨리 처신한다. 반면 내성적이거나 소극적은 아이들은 제때 그룹에 들어가지 못해 어떤 모임에도 끼지 못하다가 왕따 표적이 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에는 학교 수업 자체가 그룹별로 이뤄지는 집단학습이 많아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면 공부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7살에 학교에 가 왕따를 당하기 쉬울 것 같아 걱정이다. 지나친 걱정이다. 물론 덩치가 작고 나이가 적으면 저학년 때 애기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런 현상은 사라진다. 오히려 일부러 입학을 늦추면 아이 스스로 자신이 뭔가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 쉽고, 자신감이 떨어져 왕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친구들이 싫어한다’고 한다. 집단따돌림 아닐까. 부모가 성급하게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 우선 정말 친구들이 싫어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데 스스로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아이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잘 설명하게 하고, 어떤 마음인지 잘 들어준다. 아이를 비난하거나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담임교사와 상의해 아이의 적응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특정한 한 아이가 지속적으로 괴롭힌다면 도망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경우 아이에게 피하는 것이 비겁한 행동이 아니라 현명한 방법임을 잘 설명해줘야 한다. 아이 스스로 집단따돌림을 당한다고 생각한다면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해결할 힘이 있다. 많이 칭찬해주고, 인정해줘야 한다. ▶우리 아이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데 혹시 잘못 키워서 그런 것은 아닌지 죄책감이 든다. 절대 그렇지 않다. 왕따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왕따 당하는 아이들의 가정환경을 살펴보면 어린 시절 부모에게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거나 부모와 일찍 떨어져 자란 경우, 지나친 과잉보호 속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이런 환경이라면 또래 사이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에 쉽게 위축되고 더 걱정하고, 부모에게 쉽게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이러한 원인이 모두 부모 탓일 수는 없다. 부모는 왕따의 원인이 아니라 아이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도우미다. ▶아이가 학교에서 다른 아이를 집단따돌림시킨다고 한다. 다른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가정이나 부모에 대해 쌓여 있는 불만을 학교에서 푸는 경우다. 차분하게 앉아서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라. 대화할 때 주의할 점은 다그칠 것이 아니라 아이의 욕구부터 인정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너에게 그런 힘이 있었구나.’‘그런 생각을 보여주고 싶었구나.’하는 식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후 ‘그런데 그 친구 입장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식으로 도덕적인 부분을 풀어나가야 한다. 아이는 자신의 심리를 누가 알아주고 인정해준다고 생각하면 점차 행동이 바뀐다. 학교에서의 그런 행동이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큰 잘못이라는 것도 분명히 알려준다. 집에서 부모의 태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의 폭력적인 언어나 행동을 자주 보고듣는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이를 배운다.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행동이 되풀이되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은 괜찮지만 반복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로 해결하기 어려우면 가까운 상담센터나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자칫 아이의 인생을 망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 도움말 한림대 성심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현주 교수, 서울 수송초등학교 한영진 교사, 서울 강서교육청 신성희 상담교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사소하고 불분명한 원인이 절반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이유를 모르거나 사소한 경우가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소아청소년 정신과에 접수된 집단따돌림 주요 사례를 살펴봤다. #사례1:외모 중학교 2학년인 A양은 까만 얼굴 때문에 놀림을 받았다. 뭘 만지면 친구들은 더러운 손으로 만진다며 “썩었다.”고 놀렸다. 친구들은 A양의 물건을 숨기기도 하고, 몰래 미술작품을 부수기도 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서 A양은 자꾸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어갔다. 때로는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지능도 뛰어나고 수업시간에도 잘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도 성적이 좋은 편이라 친구들에게는 질시의 이유로 작용했다. #사례2:잘난 척 중학교 1학년인 B양은 친구들 사이에서 잘난 체한다며 왕따를 당했다. 또래에 비해 다소 성숙한 외모에 말투도 책에 나오는 어려운 말을 사용했다. 자신의 입장이나 감정을 분명하고 똑똑하게 말할 줄 알고, 지능은 최우수 수준에 속했다. 그러나 B양이 친구들에게 놀자고 하면 “짜증난다.”며 피했고, 아무도 함께 하려고 하지 않았다. 자존심이 강한 B양은 더욱 꿋꿋하게 행동했지만 친구 얘기만 나오면 눈물을 흘렸다. 이후 상담을 받으면서 B양의 이러한 모습이 잘못이 아니라 차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부모도 B양의 마음을 공감해주자 B양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보다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사례3:내성적인 성격 초등학교 4학년인 C양은 너무 소심해 제대로 자기 주장을 못한다.C양의 엄마는 자신의 나쁜 점만 닮은 것 같아 딸이 따돌림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위로하기보다는 “어떻게 한마디도 못하느냐.”며 화만 냈다. 그럴수록 C양은 주위의 반응이 부담스러워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닌다. 그러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상태가 곧 호전됐다.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목소리도 커졌다. 엄마도 칭찬을 하면서 딸의 장점을 발견했다.C양의 경우 다소 불안한 성향이긴 하지만 집이나 학교에서 이해받거나 성취 경험이 적다 보니 더욱 자신감이 떨어져 불안과 우울한 감정이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례4:성적 중학교 1학년 D군은 항상 무언가를 빠뜨리고 실수도 잦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D군이 끼어있는 조는 항상 수행평가에서 꼴찌다. 친구들은 이런 D군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따돌리다 한번은 집단으로 때린 적도 있다.D군에게 문제를 발견한 D군의 부모는 병원에 도움을 요청했고, 치료를 받으면서 상태가 좋아졌다. 예전보다 차분해져 실수가 줄어들자 선생님에게 칭찬도 듣고 친구들도 더이상 괴롭히지 않았다. #사례5:가해자에서 피해자로 E군은 초등학교 4학년때만 해도 친구들을 놀리고 따돌리는 데 앞장섰다. 그러던 E군은 6학년때부터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반대로 ‘돼지’라며 따돌림당하기 시작했다.E군은 예전 자신이 따돌림시켰던 일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잃었고, 그럴수록 친구들의 놀림도 심해졌다.E군은 비로소 예전의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용기를 내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관계가 다시 좋아졌다. ■ 도움말 한림대 성심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현주 교수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혹시 내가 왕따? 해당하는 문항에 표시해 보세요. □친구보다 성적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방과후 군것질은 혼자 먹는 경우가 많다. □학급시간에 ‘놀아요∼’하는 애들이 짜증난다. □같이 노는 애들 중에서 나보다 잘 난 애는 없다. □모두가 아는 소문을 가장 늦게 전해듣는 편이다. □혼잣말을 잘해서 구박을 많이 받는다. □애들한테 성적을 말할 때는 거짓말을 한다. □조금이라도 튀어서 선생님께 예쁨받고 싶다. □비밀이 많은 편이다. □친구 사이에 돈 때문에 욕을 먹은 적이 있다. □애들이 하는 유행어를 잘 못 알아듣는다. □생일 때 부를 친구가 3명이 채 못된다. □편지나 이메일 받는 일이 일주일에 두 번 이하다. □친구 부탁을 거절했다가 되갚음을 당한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해서 좀 지저분한 편이다. □지금 우리 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친구가 귀찮으면 당장 끊을 자신이 있다. □싫어하는 친구 이름을 적어내라고 하면 혹시 내 이름이 많지 않을까 걱정된다. □자주 하는 말투 중에 “이건 너만 알고 있어.”가 있다. □작은 돈을 빌려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가짜 상표를 진짜인 것처럼 뽐낸 적이 있다. ▲5개 이하:괜찮다. 이 정도의 고민은 누구에게나 있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다. ▲6∼12개:왕따 잠재력이 엿보인다. 다소 이기적이고 주변에 관심이 없는 것이 문제다. ▲13∼18개:당신은 몰라도 은근히 왕따 취급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생활방식을 바꿔야 한다. ▲19개 이상:중증 왕따. 늘 혼자라는 생각에 정상적인 친구관계를 포기한 적이 오래다. 적극적으로 노력하자. ※ 출처:교육인적자원부 2006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장(감)·전문직 연수자료집 ■ 가해학생들의 공통점은? 전문가에 따르면 집단따돌림이라고 하면 시키는 쪽과 당하는 쪽이 명확히 나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집단따돌림을 시키는 학생들의 주요 공통점은 말을 잘 하고, 친구들을 주도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편이며, 사회성도 뛰어나고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겉으로는 지극히 평범하고 정신병리적인 현상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주변 환경을 들여다보면 부모가 관심을 쏟을 만한 여건이 안돼 불만이 쌓여있는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 채워지지 않은 만족감 때문에 학교에서 힘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이다. 특히 친구들을 되풀이해서 괴롭히는 학생들은 가정적인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우울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지능이나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가해 행동은 주로 집단적으로 나타난다. 서울 수송초등학교 한영진 교사는 “가해학생의 경우 혼자서는 못 하고 몇 명이 무리지어 한 아이를 괴롭히는데 가해행동 이후에도 자신도 왕따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점점 다른 방법으로 남을 괴롭힌다.”면서 “동조하는 학생들 역시 아무런 이유없이 괴롭혔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가해 학생의 성격이 활달하고 공부나 생활면에서도 보통 이상인 경우가 많아 학부모들이 오판하기도 쉽다. 서울 강서교육청 상담교사인 신성희씨는 “상담을 해보면 ‘부모인 나에게조차 예의바른 태도를 보이고 말도 잘해 전혀 그런 아이인 줄 몰랐다’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간혹 아이들간에 일어난 일이라고 해서 부모가 나서서 ‘사이좋게 지내라’고 타이르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오히려 부모에게 고자질이나 하는 아이라며 왕따의 또다른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 말고 담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생활을 가장 잘 알 수 있을 것 같은 담임교사도 가장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담임은 학기 초에 왕따는 절대 안된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점심시간이나 자습시간, 청소시간 등 교사의 관심이 잘 가지 않는 시간에 학생들의 분위기를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개그 프로’ 달라지면 안되겠니?

    ‘식상하고 가벼운 개그는 가라.’ 요즘 ‘개그 마니아’들은 TV를 보고 있자면 짜증이 난다. 지상파들의 개그 프로그램들이 모두 공개형식에다가 빠른 템포의 트렌디 코미디로 이뤄져 ‘그 나물에 그 밥’이기 때문이다. 제2의 ‘개그콘서트’(개콘·KBS)와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SBS)을 꿈꾸며 최근 신설된 SBS ‘개그 ONE’(사진 왼쪽)과 MBC ‘개그夜’는 신인 개그맨들의 말장난 수준의 대사와 엉성한 연기로 코미디의 격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코너들도 서로 비슷해 따라하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개콘’과 ‘웃찾사’에서 검증된 것으로 판단된 코너들을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또 이들 프로그램 모두가 공개형식이다 보니 방청객의 반응에 좌우돼 코너의 생존·방송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현실이다. 한 신인 개그맨은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개그 아이디어를 제시해도 작가나 PD가 받아주지 않아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개그 ONE’과 ‘개그夜’는 모두 신인 개그맨을 발굴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그만큼 참신함을 무기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줘야 하지만 상당수 코너들이 유행어 만들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그동안 ‘개콘’과 ‘웃찾사’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한동안 이들의 유행어를 따라하며 즐거워할지 모르지만,‘참을 수 없는 개그의 가벼움’을 느끼면서 또다시 허무해할지 모른다. 한 중견 개그맨은 “요즘 개그들의 템포가 빨라 장수 코너가 없어 안타깝다.”면서 “방청객의 즉석 평가를 받는 공개형식이 아닌,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비공개 코미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률 저조로 종방된 KBS ‘폭소클럽’이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와,26일 방송된 MBC 비공개 파일럿 프로그램 ‘코미디 액츄얼리’(사진 오른쪽)에 관심이 쏠린다.‘폭소클럽’도 공개방식이었지만 블랑카의 ‘이게 뭡니까’, 최양락의 ‘올드 보이’ 등 풍자적이면서도 신·구 개그가 어우러진 코너들이 시도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홍렬·서경석·이병진·정형돈 등 연기력을 갖춘 개그맨들이 출연한 ‘코미디 액츄얼리’는 60% 야외촬영 등을 통해 가족을 테마로 한 콩트식 개그를 선보였다. MBC 최영근 예능국장은 “젊은층 위주의 공개·트렌디 개그가 코미디의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에 대안을 고민하던 중 비공개 형식의 ‘코미디 액츄얼리’를 시험적으로 기획했다.”면서 “시청자 반응 등을 살펴본 뒤 방송을 계속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8282/우득정 논설위원

    청와대는 최근 양극화 시리즈를 통해 빈부격차 등 양극화 심화의 원인을 박정희식 ‘압축성장’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서구 자본주의의 100년 역사를 20년으로 단축하려다 보니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균형과 속도 경제의 모순은 IMF사태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불러들인 것으로 분석했다. 빈곤 탈출이 지상과제였던 1960,70년대에는 템포 빠른 군가풍의 노래가 유행했다. 대중가수들이 취입한 음반 마지막 부분에 ‘건전가요 보급’이라는 명목으로 군가가 의무적으로 삽입되던 시절이었다. 우리의 ‘빨리 빨리’문화는 그 시절 국민들이 무의식중에 장단을 맞춘 빠른 곡조와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1990년 중반 이후 산업연수생 제도 도입과 더불어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 땅에 몰려오면서 가장 먼저 듣고 익히게 되는 단어가 ‘빨리 빨리’였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에 파견할 연수생들을 교육하면서 군대식 체력훈련 외에 선착순 뺑뺑이를 돌리는 것도 우리의 속도 중시문화에 미리 적응시키려는 의도로 이해된다. 오죽했으면 한국에 유학 오는 외국 학생이 한결같이 듣게 되는 조언이 한국인과 식사 속도를 맞추려다가는 굶기 십상이라며 함께 식사하지 말라는 것이었을까. 몇해 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느림’ 열풍은 ‘빨리 빨리’문화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일상 풍경인 카페는 ‘비스트로’라고도 불린다. 그 어원은 1815년 나폴레옹이 몰락한 뒤 파리에 입성한 러시아 군인들이 카페로 몰려와 ‘빨리 빨리’ 마실 것을 달라며 ‘비스트로 비스트로’라고 외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파리지앵의 느긋한 생활상을 상징하는 카페에 이처럼 정반대의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유럽에 진출한 한국의 전자업체들이 ‘빨리 빨리 서비스’로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자제품이 고장나면 유통업체로 들고가 맡긴 뒤 한달 이상 기다려야 했던 소비자들로서는 집으로 방문해 즉시 수리해주니 혹할 수밖에 없으리라. 국내에서는 구박받는 ‘빨리 빨리’가 머잖아 유럽에서는 서비스 혁명을 선도하는 유행어로 자리잡을지도 모르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한류통신] 대장금이 점령한 中대륙

    [한류통신] 대장금이 점령한 中대륙

    지난주 말 아내와 함께 상하이 중심가 화이하이 거리에 있는 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귀에 익은 음악소리가 들렸다. 다름 아닌 휴대전화의 컬러링으로 울리는 대장금의 주제가였다. 요사이 이곳 상하이 푸단대학 교정에서도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같은 소리를 자주 듣는다. 대장금 주제가를 녹음한 컬러링이 소위 최근 상하이의 ‘쿨’한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이란 것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한 대형 학원은 광고에 대장금 주제가를 넣어 선전하는 것을 지역 유선TV에서 본 적도 있다. 지난해 9월1일 후난성 위성TV를 시작으로 중국 대륙을 강타한 대장금 열기는 식기는커녕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것도 새로운 형태로. 지난해 10대 유행어 가운데 4번째로 꼽혔던 대장금의 열기는 이제 기민한 상인들의 판촉과 사업 대상이 됐다. 우선 한국 식당들은 대장금에서 나온 각종 약선 등 보양식품과 궁중 음식들을 선보이며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보는 대장금에서 먹는 대장금으로 진화했다고나 할까. 한 인터넷 매체 조사에 따르면 대장금을 빼놓지 않고 보았던 중국인 10명 중 2명은 극중에 나오는 음식 때문에 대장금에 관심을 가졌다고 답했다. 건강과 양생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중국인들에게 대장금의 음식 이야기, 약선 이야기가 먹혀들었던 것이다. 상하이의 TV는 대장금에서 나온 음식들을 갖고 요리대회를 열기도 했다. 시청률이 부쩍 올라갔던 것은 물론이라고 한다. ‘대장금 식단‘ ‘대장금 보양식’ ‘대장금 음식백과’ ‘대장금식 조리’ 등 상하이의 서점에선 극중에 나오는 음식들만을 모아놓은 책들이 쫙 깔려 있다. 책 판촉대전으로 까지 번진 셈이다. 지난 설에는 중국의 CCTV가 ‘대장금의 살아있는 음식들을 찾아서’란 프로를 방영하기도 했다. 중국인들의 대장금 열기를 보여준다. ‘대장금과 한의학’ ‘대장금과 미식’이란 책들도 쏟아져 나오더니 요사이에는 한 술 더 떠 ‘대장금 성공학’이 상하이의 젊은 직장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다.‘직장인 대장금’‘대장금의 목표달성 계시록’‘대장금과 여성’ 등 대장금에서 성공하는 비결을 배우자는 것이다. 인터넷 게임에 주인공으로까지 등장한 대장금이 이제 어디까지 영역을 넓힐까. 중국대륙이 흡사 대장금에 점령당한 느낌이다. 쑨커즈 중국 푸단대학교 교수
  • 개그하다 드라마로

    개그하다 드라마로

    “드라마 속 감초연기 자신있어요.” 배우에 탤런트, 가수 등까지 만능 엔터테이너로 뛰는 연예인들이 늘어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개그맨들도 예외는 아니지만 뛰어난 입담으로 MC를 맡거나 드라마·영화에 반짝 출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드라마 연기에 과감히 도전장을 낸 개그맨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1999년 같은 해에 데뷔, 다양한 경력을 쌓은 뒤 지상파와 케이블 드라마에 주연 못지않은 역할로 모습을 드러낸 김미진과 김늘메가 주인공이다.“나도 드라마 주연”이라고 외치는 그들을 만나봤다. ■ 지상파 3사 섭렵 김미진 ●성대모사·시사프로그램서도 ‘끼´ 발산 1999년 KBS 개그맨 공채 14기로 데뷔,KBS ‘개그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MBC ‘웃는 day’ 등 지상파 3사의 개그 프로그램을 두루 거친 김미진(30). 그가 다음달 6일부터 방송되는 MBC 주간시트콤 ‘소울메이트’(연출 노도철, 극본 조진국)에서 주인공 8명 중 하나인 노처녀 기자 ‘미진’으로 출연한다. 드라마에 주인공 격으로 출연하는 것은 처음. 그만큼 각오도 남다르다.“신문사 교열부장 역할인데,6하 원칙을 즐기며 또박또박 말하는 캐릭터입니다.2회 대본을 보고 파혼 경력이 있는 노처녀라는 것을 알았어요. 아직 상대 역이 없지만 남자 주인공 4명 중 짝 없는 2명 가운데서 찍으려고요(웃음). 자신 있습니다.” 8년차 개그우먼이지만 특별한 유행어도 없고 평범한(?) 외모 때문에 기대보다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다양한 코너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마음고생도 심했다. 그런 그가 돋보이게 된 것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오면서부터.MBC라디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등에서 이영애·전도연·강혜정 등의 성대모사로 인기를 얻은 뒤 EBS라디오 ‘모닝스페셜’과 ‘아름다운 동요세상’,MBC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등에 잇따라 출연, 끼를 발산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말 데뷔 7년만에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다.“코미디를 알기까지 7년이나 걸렸나 봐요(웃음).‘재미있는 라디오’를 통해 성대모사와 애드리브를 많이 선보였더니 코미디프로그램과 광고에 이어 드라마 출연까지 이어졌어요. 좋은 기회인 만큼 많이 배워서 전천후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원래 성우가 꿈이었다는 그. 그만큼 라디오에 애착이 많다. 영역은 넓히고 싶지만 라디오와 개그에서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일까?16일 첫 방송된 MBC 새 코미디 ‘개그야(夜)’에서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나만봐”등 유행어 김늘메 ●“카메오 아닌 제대로된 역할 처음 맡아” 케이블TV 투니버스의 26부작 드라마 ‘에일리언샘’에서는 능청스러운 체육선생님 ‘배영환’역으로 열연 중인 김늘메(32)를 만날 수 있다. 1999년 SBS ‘코미디살리기’ 코너로 데뷔한 뒤 2004년까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부끄러워요’,‘혼나야겠어’,‘나만봐’ 등 유행어로 인기를 끌었던 그가 1년여간의 공백을 깨고 도전한 것은 놀랍게도 개그가 아니라 드라마 주연급이다. “공개코미디에서 유행어 위주로 하다 보니 짧은 시간에 새로운 것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가 어려웠습니다. 현장 반응에 연연하지 않는 새로운 연기에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난해 개그를 잠시 접고 케이블 프로그램 MC로 활동하면서 유행어 위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엿봤다. 마침 ‘웃음을 찾는 사람들’ 작가가 ‘에일리언샘’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역할의 섭외가 들어왔다.“처음에는 드라마 연기가 어색했어요. 그래도 카메오가 아닌, 제대로된 역할을 처음 맡은 것이라 의욕이 생겼습니다. 몇 주 걸려 대본·카메라작업에 익숙해지면서 캐릭터 연기에 빠져들었어요.” 공개코미디와 달리 드라마는 애드리브를 자제하고 대본에 충실해야 하지만 NG를 내면 다시 찍을 수 있어 완성도 면에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앞으로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지만 개그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는 그. 공개코미디가 아닌 옴니버스 형식의 MBC 새 프로그램 ‘코미디 액추얼리’(가제)에도 이미 캐스팅됐다. 그는 “‘코미디 액추얼리’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 남녀노소 누구나 봐도 즐길 수 있는 정통 코미디를 보여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골 작은역 어쩌다 ‘사고역’으로

    시골 작은역 어쩌다 ‘사고역’으로

    ‘고모역을 아시나요.’ 경부고속철도 동대구역과 경산역 사이에 위치한 미니역. 열차가 정차하지도 않고 드나드는 사람도 없다. 직원이래야 역장을 포함해 고작 3명. 이곳이 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입구 위에 붙어있는 이름표 뿐이다. 그래도 대구시 수성구 고모동 고모역은 일반인에게 꽤 알려져 있다. 열차를 타고 이곳을 한번 지나보지 않은 사람도 고모역이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다. 다름 아닌 잇따른 사고 때문이다. ●어제와 오늘 1925년 영업을 시작한 고모역은 1970년대 가장 활기를 띠었다. 아침 통근열차는 늘 만원이었고 역 앞에는 통학생들의 자전거가 즐비했다. 당시 연인원 5만 4000여명이 기차에 몸을 실었다고 한다. ‘비 내리는 고모령’의 작곡가 박시춘씨가 이곳에서 형제봉을 바라보며 영감을 얻어 곡을 지었다고 한다. 고모령은 대구 파크호텔 뒤편에서 팔현마을로 진입하는 구간을 말한다. 이 노래의 기념비가 1991년 호텔 진입로에 세워졌다. 고모령에서 2㎞쯤 가면 고모역이 나온다. 최근 그린벨트가 해제됐지만 아직 개발의 기계소리가 들리지 않는 대구속의 시골마을이다. 이 역은 광복의 혼란 속 1949년 불타 새로 지어진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대구 칠성시장이나 번개시장 등지로 농산물을 팔러나가던 동네 주민들이 많이 이용했다. 그러나 점차 승객이 줄면서 지난해 10월 일반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간이역으로 추락했다. 박윤환(39)고모역장은 “동대구에서 부산과 마산을 가는 통근열차가 하루 4차례 운행됐으나 하루 1명꼴도 기차를 타지 않아 일반열차의 정차가 폐지됐다.”며 “지금은 군부대 화물을 실은 화물열차만 하루 1∼2차례 들렀다 갈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근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승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고모역이 폐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열차사고의 ‘블랙홀’인가 1981년 5월14일. 부산을 출발해 경산역을 통과한 특급열차가 매호건널목(서울기점 335.4㎞)을 지나다 오토바이와 충돌한 뒤 사고처리를 위해 후진하다 뒤따라오던 부산발 대구행 보통급행열차가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승객 50여명이 숨지고 240여명이 크게 다쳤다. 2003년 8월8일. 서울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가 역을 통과한 직후 서울기점 337㎞지점에서 선로에 정차해 있던 화물열차를 추돌,2명이 숨지고 90여명이 부상했다. 고속철(KTX) 개통 직후인 2004년 5월25일. 부산발 서울행 KTX가 고모역 통과직전에 객차 위쪽 전차선에 낀 이물질 때문에 단전이 일어나 20여분간 완전히 멈춰섰다. 지난 12일 오전 5시15분쯤에는 고모역 대구선 철로위에서 강릉을 출발, 동대구역으로 가던 4513호 무궁화호 임시관광열차 2량이 탈선했다. 탈선된 2개 차량에는 승객 32명이 타고 있었으나 열차가 서행중이어서 사상자는 없었다. 사고는 역으로 들어오려던 동대구∼포항 정기열차를 먼저 통과시키기 위해 관광열차를 대피선로로 보내는 과정에서 선로변환기 작동이 지체돼 발생했다. ●사고 왜 잦은가 사고원인은 ‘인재’가 대부분이다. 1981년 사고는 기관사가 임의로 후진하다 엄청난 사고를 냈다. 2003년 사고도 사고구간에서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열차 2대를 함께 진입시키지 않아야 하는 데도 화물열차 진행중 여객열차를 진입시킨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지난 12일 사고는 열차가 예정시각보다 30분 일찍 고모역에 도착하면서 이날 오전 5시20분 동대구역을 출발, 포항으로 향하는 무궁화 2109호 통근열차와 대구선(단선 선로)에서 만날 수밖에 없었다. 예정에 없던 선로변환 작업이 이뤄지면서 탈선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왜 방치하나 대구 시민들 사이의 유행어 가운데 ‘또 대구냐’ ‘또 고모역이냐’가 있다. 잇따른 대형사고에 대한 불안함을 반영한 것이다. 유상철(48·대구시 수성구 사월동)씨는 “사고가 반복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휘동(53·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고모역 사고가 ‘인재’라는 데는 수긍을 한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철로 선형에도 상당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즉 고모역에서 경산역까지 6.8㎞구간의 철로 선형이 S자여서 기관사가 열차를 운행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것이다. ●대책은 없나 철도공사측은 이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말한다. 이재철(56)철도공사 기관사선임지도팀장은 “고모역에서 경산역까지 철로의 곡선반경은 600m정도”라며 “이는 경부선 새마을열차가 시속 최고 110㎞까지 달릴 수 있는 구간이며 곡선 반경이 400m인 지점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크게 경사가 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KTX운행에 대비해 지난 2003년 경사도를 많이 줄이는 선형 개량공사를 했다.”며 “고모역 주변에서 사고가 많이 난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고모역에 가면 어머니의 눈물이 보인다’로 시작하는 이 시처럼 고모역 직원들은 고모역이 더 이상 사고역이 아니라 어머니의 향수를 떠올릴 수 있는 곳으로 기억되기를 바라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한류통신] 가정사로 감동 엮는 한국드라마

    “전지현이나 김희선의 친필 사인 하나 얻을 수 없을까요. 안재욱도 괜찮고, 교수님이 한국분들을 많이 잘 아시니까….” 한국사를 전공하고 한국에서 유학한 ‘지한파’란 덕에 주변에서 이처럼 ‘곤혹스러운’ 부탁을 자주 받는다. 젊은이들뿐 아니라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자녀를 가진 선배나 지인들로부터의 이같은 주문은 끊이지 않는다. 각종 한국산 오리지널 기념품을 사달라는 부탁과 함께. 소위 한류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뜨거워지기 시작한 열기는 갈수록 끓어오르고 있다. 가장 위세를 떨치는 한류의 ‘장르’는 역시 TV드라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어느 때나 손쉽게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연예인들에 대한 호감도가 중국 연예인들을 앞서 나갈 정도다. 전지현, 김희선, 안재욱 등 한국 연예인들을 모르면 진짜 중국인이 아니다. 이들은 음료수, 샴푸, 전자제품 등 중국의 각종 상품 광고모델로 등장, 늘 중국인들의 곁에 지내는 친근한 처지가 됐다.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필자의 처도 연속극 ‘명성황후’가 중앙TV(CCTV)에 방영될 즈음에는 만사 제쳐 놓고 TV 앞으로 달려가곤 했다. ‘사랑이 뭐길래’ ‘인어공주’ ‘노란손수건’ ‘대장금’ 등은 지난해에도 중국 가정을 강타했다.‘대장금’이 2005년 중국의 유행어 중 하나였다는 것도 한류 열기를 확인케 한다. 젊은이들은 청춘극에 혼을 빼앗기고, 중년 이상, 특히 중년 여성들은 일상생활을 소재로 한 가정극에 푹 빠져 있다. 자질구레한 집안일, 고부간 갈등, 이웃과 친구 등 둘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일들, 자녀들의 진학과 결혼…. 한국 드라마의 장점은 이런 자질구레한 가정사들을 세밀하게 그려내면서 호소력을 얻고 있다. 크고 거창한 일이 아닌, 작지만 구체적이고 우리 생활 속의 이야기들이다. 연속극은 단지 이야기의 전개뿐 아니라 사회의 가치관, 윤리도덕, 사회와 인간이 빚어내는 선·악과 미·추를 모두 보여준다.한국 드라마는 이런 번잡스러운 작은 일들을 통해 감동을 만들어 낸다. 한국 연속극들의 등장 인물들은 밝다. 좌절 속에서도 웃음이 있고 불행 속에서도 희망의 빛이 흐른다. 아마 이런 한국인들의 정신이 극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피곤에 지친 중국의 민초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중국 푸단대학 교수
  • “감세땐 부유층만 혜택”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장은 신년 기자회견문의 절반 이상을 양극화 해소 방안에 할애했다. 한나라당을 겨냥한 정치공세도 양극화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이날 회견에 대해 문제 해결의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하지 못한 채 선언적인 제안과 추상적인 대책에 머물렀다는 평가도 없지 않았다. 야당은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유 의장이 언급한 ‘국회 양극화 해소 특위’는 지난해 10월13일 문희상 전 의장이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한 ‘국회 양극화 대책 특위’의 재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유 의장은 “감세 주장으로 국민의 환심을 사려고 들면서, 다른 한편으로 증세가 뒤따르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감세 정책의 혜택은 대부분 부유층에 돌아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 의장은 당초 회견문에 한나라당의 사학법 장외투쟁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문구를 실었다가 전날 여야 원내대표의 산상회담 직후 대폭 수정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등원 합의로 연설문 원본을 크게 고쳤다.”고 말했다. 야당의 평가는 인색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양극화가 무슨 유행어도 아니고, 필요하면 여야 정치인들 말잔치에 불려다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논평했다.박찬구 황장석기자 ckpark@seoul.co.kr
  • “웃어라 4050” 1020중심 개그프로그램속의 ‘성인개그’

    “웃어라 4050” 1020중심 개그프로그램속의 ‘성인개그’

    “우리 엄마는 40세가 넘었지만 성대모사는 물론, 모창도 잘하세요. 예전에 꿈이 가수셨어요. 꼭 뽑아 주세요.” 평일 저녁 8시10분부터 방송되는 MBC라디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연출 김용관)의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성대모사 패러디 코너인 ‘한발 늦은 드라마’에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참여문의가 이어지고 있다.‘3김퀴즈’‘대충토론’등 성인들이 공감하며 웃을 수 있는 다른 코너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참여도가 높아진 것. 지상파TV들의 각종 개그·오락프로그램들이 10∼20대 젊은 시청자 위주로 흐르면서 중장년층이 TV를 보면서 웃음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구세대’ 신세로 밀려나 있을 수만도 없는 일. 성인들을 타깃으로 한 코미디 공연 전용관이 생기고, 개그프로그램에 옛 코미디언들이 출연해 새로운 코미디를 선보이는 등 중장년층의 웃음을 찾아 주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코미디를 즐기려는 성인들의 수요는 분명히 있다는 반증이다. ●‘올드보이’, 성인개그 신호탄? KBS 2TV의 간판 개그프로그램인 ‘폭소클럽’(월요일 오후 11시05분)에 최근 중장년층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코미디언 최양락이 진행하는 코너인 ‘올드보이’에 황기순·이용식·김보화·배영만·김정래·박세민 등 옛 코미디언들이 출연,‘추억의 개그’를 선보이고 있다. 신인 개그맨들과 함께 유행어 등을 이용,‘개그 배틀’을 벌이기도 한다. 최근 녹화장을 찾은 진성만(48)씨는 “딸과 함께 보기 시작했는데 ‘올드보이’의 팬이 됐다.”면서 “속도가 느린 정통 코미디를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을 공략한 ‘올드보이’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반가운 얼굴들이 나온다는 입소문에 시청률은 14∼15%까지 올랐다.‘폭소클럽’ 전체 시청률(7%)의 두배 수준이다. 그러나 과거 개그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요즘 인기개그를 따라하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다.‘폭소클럽’ 서수민 PD는 “이번주부터 배일집·배연정씨가 출연, 후배들에게 고하는 형식의 ‘속풀이장’으로 형식을 바꿨다.”면서 “앞으로 코미디언뿐 아니라 박상규·서수남·이상용씨 등 옛 가수·MC·탤런트 등도 출연, 문화계 ‘올드보이’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폭소클럽’은 또 김형곤·김구라 등이 출연하는 시사코미디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성인코미디 전용관의 앞날은? 코미디에 대한 성인수요를 잡기 위한 시도는 TV 밖에서도 활발하다. 코미디콘텐츠회사 ‘채플린엔터테인먼트’의 유인택 대표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 시네코아극장에 개관한 성인코미디 전용극장 ‘채플린홀’이 대표적이다. 대학로를 탈피, 종로에서 정통 성인코미디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지난 15일 막을 내린 첫 작품 ‘마누라가 예뻐 보여요’의 흥행은 부진했다. 전체 312석에 매일 100석 안팎의 관객을 끌었을 뿐이다. 유 대표는 “성인코미디에 대한 관심은 불러 일으켰지만 경험·준비 부족으로 작품의 극성이 떨어져 생각만큼 관객을 모으지 못했다.”면서 “2월 하순에 시작할 ‘마누라가 예뻐 보여요2’는 관객들의 웃음과 공감을 높이도록 짜임새를 보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구 코미디언들의 아이디어로 이뤄지는 양질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성인들 웃음 소외되면 안돼” 빠른 템포에 유행어 위주인, 젊은층을 위한 개그도 필요하지만 성인들도 웃음에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8년째 대학로 등에서 성인용 스탠딩개그 공연을 펼치고 있는 개그맨 김형곤씨는 “어른이 웃어야 가족이 화목하고 나라가 편안해진다.”면서 “성인들이 자연스럽게 즐기고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드보이’와 ‘재미있는 라디오’의 사회를 맡고 있는 개그맨 최양락씨는 “10대 개그도 있어야 하지만 40∼50대 코미디도 필요하다.”면서 “성인개그는 ‘구닥다리’라는 편견을 깨고,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세대공감’개그로 거듭나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005 유행어 시추에이션

    2005 유행어 시추에이션

    2005년에도 어김없이 유행어가 탄생했다. 말 자체의 재미도 있지만, 대개 유행어는 사회 흐름을 반영하거나 풍자하기 때문에 ‘유행’된다고 한다. 대중문화 분야에서 생산돼 세간의 입을 통해 절찬리에 쓰였던 유행어를 살펴보자.‘그까이꺼 뭐, 대∼충’ 골랐다. #너나 잘하세요 :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이영애가 교도소를 나서며 던진 대사였다. 평소 이영애 이미지와는 다른 뉘앙스로 주목받았고, 영화 팬의 입소문을 타고 들불처럼 번졌다. 비존칭, 존칭이 혼재된 모순적인 구성이 경고성 멘트의 감칠맛을 살렸다. 비슷한 유행어로 탤런트 신구가 CF에서 내뱉었던 “너나 걱정하세요.”가 있다. #언제까지 그 따위로 살 텐가 : 정작 사극 ‘신돈’의 인기보다 이 대사가 네티즌의 사랑을 받으며 당사자인 손창민을 당황케 했다. 특히 그가 앙천대소하는 모습은 ‘하하창민’이라는 인터넷 패러디를 탄생시켰다. 부조리한 세상에 호통을 치는 시원함을 담고 있다. #근데 니, 자들하고 친구나? : 최근 2∼3년 동안 인기를 모았던 강원도 사투리가 영화 ‘웰컴투동막골’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이 작품에서 강혜정은 “나 이쁘나.”,“배암에 물리면 마이 아파?” 등을 대량으로 시중에 유통시켰다. 순수한 ‘광녀’의 이미지와 ‘따뜻+순박’의 강원도 억양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 : 다섯 살 지능을 가진 스무 살 자폐청년이 마라톤에 도전하는 실화를 감동적으로 옮긴 영화 ‘말아톤’에서 조승우와 김미숙이 주고받았던 대사. 유행어라기보다는 명대사로 분류된다. 역시 순수함이 가득했던 ‘말아톤’은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이거 웬 황당한 시추에이션∼ : MBC 마니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안성댁으로 열연했던 개그우먼 박희진의 독특한 코맹맹이 억양 때문에 따라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던 유행어 가운데 하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았을 때 즐겨 사용됐던 말이다. #그까이꺼 뭐, 대∼충 : KBS ‘개그콘서트’(개콘)의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경비원 차림의 장동민이 즐겨 썼던 말이다. 각박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느림과 여유의 미학을 반영했다는 평가가 있다. 사실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유행어가 탄생하곤 한다.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화상고’ 코너의 “호이짜∼!” 등 의성어나 “북경오리를 맨손으로 때려잡고 떡볶이를 철근같이 씹어 먹으며 달리는 마을버스 2-1에서 뛰어내린 육봉달!”,“이 세상의 날씬한 것들은 가라. 곧 뚱뚱한 자들의 세상이 오리니.” 등 ‘개콘’의 박휘순과 김현숙의 입심이 대표적이다.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 올해 CF 유행어 가운데 ‘W송’이 으뜸이다. 흥겨운 폴카 리듬에 실린 복고풍 노래는 남녀노소,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사람들을 흥얼거리게 했다. 쓰라린 현실에 부딪혔으나 인생에 달관하는 자세를 품고 있기에 인기를 끌었다는 철학적인 해석도 있다. #∼하삼 : 인기 댄스그룹 ‘NRG’의 천명훈이 방송 출연에서 귀엽게 보이려고 무심코 사용했던 말투가 유행됐다. 천명훈이 스스로도 인터넷 채팅에서 사용했던 말은 기대치 않은 폭넓은 인기를 얻으며 인터넷 채팅어의 어미를 ‘∼하삼’으로 물들였다. #됐거든∼ : 출발점은 ‘웃찾사’ ‘1학년 3반’ 코너의 박규선. 친구들을 무시하는 상황에서 나왔던 여성의 말투를 흉내 낸 유행어다.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대사에서는 “∼거든”으로 변형되며 더욱 확산됐다. 혼혈스타 다니엘 헤니가 한국말을 배우는 과정에서 “됐거든∼”을 먼저 익혔다니 말 다했다. 최근 만연한 개인주의적 사고가 스며들었다는 시선도 있다. #유행어 공장장 탁재훈 : 원래 가수였다. 타고난 재치로 각종 쇼프로그램 MC로 나서며 유행어를 양산해내고 있다.“아우 머리”,“아우 배 아파∼”,“장난쳐∼”,“아우 왜∼”,“안 되겠네∼” 등등. 특별한 의미가 있기 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적절한 반응들이 대중을 사로잡았다. 인터넷에는 ‘탁재훈 유행어 싱글앨범 1집’이 떠돌아다니고 있을 정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애니토피아(EBS 밤 12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캐릭터.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태어나는 것인지 캐릭터에 숨겨진 많은 이야기들을 공개한다. 또 상상의 이야기로만 생각하던 애니메이션이 우리 현실에서는 어떻게 존재하고, 우리는 어떻게 애니메이션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지 재미있는 상황을 통해 확인해 본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SBS 오후 11시5분) ‘퀴즈야 놀자’코너에 ‘부담보이’ 천명훈이 특별 출연해 폭소 현장을 연출한다. 부담요법 전문의로 출연한 천명훈이 유행어와 성대모사를 선보인다. 얼굴 표정부터 몸짓, 목소리까지 완벽하게 재현하며 코믹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다. 가수 채연은 ‘자주 찾기’코너에 등장해 섹시 코믹연기를 펼친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25분) 부산 APEC에서 부시 대통령이 발언한 비자면제에 대한 동포들의 반응을 알아본다. 비자면제 자체가 한국의 위상을 올려주고 무엇보다 방문객 증가로 동포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한다. 또 미국 진출 사업가와 유학생도 증가하겠지만, 무분별한 입국으로 불법체류자가 늘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맨발의 청춘(MBC 오후 8시20분) 승효의 호텔에서 경주가 일하는 게 마음에 걸렸던 인애는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지만 경주는 돈을 모아야 한다며 거절한다. 떡볶이 장사를 하고 싶은 마음에 천동은 미선을 부추겨 기석이 일하는 곳으로 간다. 한편, 레스토랑에서 외국인 손님을 맞아 영어를 못해 버벅거리고 있던 경주를 준혁이 돕는다. ●클래식 오디세이(KBS1 밤 12시55분) 지난 10월, 세계적 권위의 쇼팽 국제콩쿠르에서 2위 없는 공동 3위로 한국인 최초의 수상자가 된 형제 피아니스트 임동민·임동혁. 쇼팽 국제콩쿠르 역사상 형제의 공동 수상이라는 진기록을 남긴 그들과 함께 한다. 음악에 대한 열정에서 미래의 거장의 모습과 깊이있는 음악 세계를 엿본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10분) 마법약으로 지연시켜 놓았던 암흑 에너지가 다시 팽창하기 시작하고 후크네 가족에게 고통이 찾아온다. 암흑 에너지가 터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안 돌이는 그동안 진짜 친구처럼 대해 주었던 미르와 가온, 아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 지배자를 제거하기로 결심하고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 [씨줄날줄] 학력과잉/육철수 논설위원

    공자님은 말씀하셨다.“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不亦說乎).”라고. 그 시대야 많이 배우면 넘치는 지식을 주체 못해서 제자를 가르치기라도 했을 것이다. 배워서 남 줄 것도 아니고 식자우환만 피하면 인생이 편안했을 터이니 학문이 어찌 즐겁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요즘은 배워도 써먹을 데가 마땅찮아 박학다식도 때로는 거추장스럽다. 너도나도 대학을 나오는 통에, 또 그래야 ‘사람행세’를 할 수 있는 세태여서 그에 걸맞은 직업 구하기도 여간 쉽지 않다. 한국경제연구원 박성준 선임연구위원의 ‘청년층 학력과잉 실태’ 연구를 보면 많이 배워서 서글프고 기막힌 한국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15∼30세 청년층 가운데 29.1%가 해당 직업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학력이라고 한다. 어느 취업사이트에 따르면 연령구분 없이 구직자의 68%가 하향취업을 한다니 국민의 상당수가 고학력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다. 튼튼한 체력과 깨끗이 청소하겠다는 마음자세, 그리고 직업정신만 제대로 되어 있으면 족할 환경미화원 모집에 대졸자가 구름처럼 몰리는 게 오늘날 대한민국의 구직 현주소다. 한국노동연구원(1983∼2003년 통계)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1인당 공·사교육비가 1억 1190만∼1억 3071만원 든다고 한다. 대학까지 기껏 가르쳐 놔도 대기업에 입사하면 직무교육에 1인당 1억원이 넘게 든다니 죽어나는 건 돈이다. 대졸자가 21세부터 60세까지 직장생활을 한다면 평균 2억 5853만원을 번다는데, 대졸자의 상당수는 본전 찾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더구나 1975년 28만명이던 대학생 수가 2004년엔 275만명으로 30여년만에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일자리는 턱없이 모자라고 대졸자는 넘쳐나니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나 ‘청백전’(청년백수 전성시대)이라는 달갑잖은 말이 시대의 유행어가 됐다. 쓸데없는 학력 인플레로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돈만 주고 뒷문으로 들어갔다가 뒷문으로 빠져나오는 ‘보결석사’와 ‘보결박사’도 모르긴 몰라도 숱하게 많을 것이다. 남아도는 고학력자는 정말 처치 곤란이다. 인적자본(휴먼캐피털)이 풍부한 건 좋으나, 능력에 딱맞고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회는 그저 낭비일 뿐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아이디어 금융상품 대박행진 계속된다

    아이디어 금융상품 대박행진 계속된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봐’ 현재 시중은행들은 은행별로 100∼200여종에 이르는 금융상품을 팔고 있다. 전산시스템의 발달로 생품개발 주기는 2∼3일로 줄었고, 색다른 상품이 나왔다 싶으면 곧바로 ‘베끼기’에 돌입해 눈에 띄는 ‘명품’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상품의 홍수’ 속에서도 일부 은행 상품이 고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 눈길을 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치밀한 마케팅으로 시장을 선점한 상품들은 경쟁 은행이 제 아무리 유사한 상품을 내놓아도 좀처럼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다. ●대출도 ‘아이디어 싸움’ ‘8·31 부동산종합대책’ 이후 주택담보 대출이 막히자 은행들은 우량 중소기업 대출과 전문직 종사자 대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부실 위험이 가계대출보다 커 섣불리 대출을 확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나은행이 1993년 내놓은 ‘닥터론’은 전문가 대출의 효시나 다름없다. 지금은 대부분의 은행들이 의사, 변호사, 약사 등 특정직업을 상대로 대출 상품을 팔고 있지만 의사 대출에 관한 한 하나은행이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7일 현재 대출 실적이 1조 5095억원인 닥터론은 출시 이후 줄곧 0%대의 연체율(0.35%)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종합대책’에 따라 기업은행이 내놓은 ‘네트워크론’은 중소기업 대출의 대명사가 됐다. 중소기업과 은행, 대기업을 한 데 묶은 네트워크론은 중소기업이 구매기업(대기업)에 납품을 끝낸 뒤에야 대출이 이뤄지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납품계약서만으로도 대출이 가능해져 중소기업이 생산단계에서부터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지금까지 4132개 중소기업이 네크워크론을 통해 대출을 받았고, 금액은 1조 2663억원에 이른다. ●한번 승자는 영원한 승자 대구·경북지역이 주 영업권인 대구은행은 ‘독도사이버지점’으로 ‘대박’을 이어가고 있다.2001년 광복절에 개설돼 오프라인 지점과 똑같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독도사이버지점은 현재 14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대구은행 190여개 지점 중 고객이 가장 많고, 예금액도 1200억원이나 된다. 특허청으로부터 운영시스템에 대한 ‘BM(비지니스 모델) 특허’를 받았다. 예금주들에게 독도 방문의 기회를 주고 수익의 일부를 독도경비대와 독도발물관에 기부한다. 지난 4월 독도 분쟁이 정점에 달했을 때 대형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독도사랑 정기예금을 출시했지만 대구은행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신한은행의 ‘골드 리슈’도 독보적인 상품이다.2003년 11월 출시된 골드 리슈는 고객이 통장에 돈을 입금하면 예금액에 맞는 금의 가치로 적립시켜 주는 상품으로 ‘황금 재테크’란 유행어까지 만들었다. 다른 은행들도 금을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시장이 워낙 제한적이어서 신한은행의 ‘아성’을 무너뜨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명품 개발 그러나 상품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명품 개발은 더욱 힘들어진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독창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경쟁 상품을 약간 변경해 빨리 따라가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은행연합회가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선발이익 보호제도’를 통해 배타적 상품권(우선판매권)을 인정받은 은행 상품은 7건에 불과하다. 우선판매권 인정 기간이 길어야 3개월이고, 그대로 베끼지만 않으면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은행들은 선발이익 보호제도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시중은행 상품개발실 관계자는 “새로운 개념의 상품을 개발해 시장에서 인정받는 게 상품개발자들의 소망이지만 지금같은 상품 출시 경쟁에서는 금리를 차별화시키는 것 외에 다른 것을 연구할 시간과 여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佛서 뜨는 세대·계층별 마케팅

    佛서 뜨는 세대·계층별 마케팅

    |파리 함혜리특파원|‘코코스’‘모모스’‘요요스’…. 2000년 미국 언론인 데이비드 브룩스가 처음 사용한 뒤 유행어가 된 ‘보보스’에 못지않게 요즘 프랑스의 마케팅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시되는 신조어들이다. 프랑스 시사주간지 누벨 옵세르바퇴르 최신호는 연령, 직업, 정치적 성향, 취향 등에 따라 사회계층이 세분화되면서 이에 맞춘 마케팅이 ‘뜨고’있다고 전했다. 이들 단어를 창안한 기호학자 장뤽 엑스쿠소는 “계층별로 사고방식, 행동방식은 물론 소비성향까지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코코스(Cocos) 기존의 가치와 관습, 질서에 대한 결속력이 강한 64세 이상의 노년층. 수입과 재산이 많아 경제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다. 전통적인 계층체제의 수혜자들이며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우아하며 화려한 스타일의 실내장식을 좋아하는 이들은 유리로 된 값비싼 장식장에 값진 장식품들을 갖춰 놓는 걸 즐긴다. 호화로운 크루즈여행을 선호하며, 좋아하는 자동차는 푸조 607.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좋아한다. ●보보스(Bobos) 원래 부르주아의 물질적 풍요와 보헤미안의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누리는 미국의 새 상류계층을 일컫는다. 베이비붐 세대로 38∼63세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를 이룬다. 사고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컨대 입으로는 환경보존을 외치면서 자동차는 SUV유형을 좋아하는 식이다. 멋을 중시하는 이들은 요트, 고급 포도주와 에스프레소 커피, 벽난로를 좋아한다. 건강과 심리적 안정을 중시해 천연소재에서 추출한 건강보조식품 ‘오메가 3’를 먹고, 심리전문잡지를 즐겨본다.1968년 5월 학생혁명 주역 중 한명이었던 다니엘 콘벤디트 유럽의회 의원을 좋아한다. ●모모스(Momos) 28∼38세의 연령대인 이들은 실용성과 윤리적 가치를 동시에 중시한다. 동양의 선(禪)사상에 관심이 많고 전쟁을 반대하며 미국의 반전주의 감독 마이클 무어를 좋아한다. 상업주의 광고와 낭비를 증오하는 실용파 소비계층이다.H&M류의 중저가 의류,IKEA와 같은 DIY가구, 르노의 로간 같은 중저가 자동차를 선호한다. 개인용 컴퓨터도 기본 기능을 갖춘 맥 미니면 충분하다. 명품에는 무관심해 ‘노노족’이라고도 한다. 대안소비운동의 주축으로 제 3세계의 제품을 즐겨 구매한다. ●요요스(Yoyos) 연령층으로는 15∼28세인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유행에 민감하다는 것. 모모스족과 정반대의 성향이다. 음악전문방송 MTV에 매료돼 있으며 패리스 힐튼, 데이비드 베컴 같은 스타들의 유행을 따라 한다.MP3, 은색 휴대전화, 야구모자, 나이키 운동화가 이들의 유행 코드. 플레이 스테이션, 아이팟(iPod) 나노 등 각종 신제품에 관심이 많고 개성이 강한 자동차를 좋아한다. 요요스보다 좀더 어린 연령대(9∼15세)의 소비계층은 조조스(Zozos)라고 부른다. lotu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MC데뷔 35년 가족프로의 대명사 허참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MC데뷔 35년 가족프로의 대명사 허참

    “허참, 거 재치있네. 입담 한번 구수하구만.” 언젠가 식구들과 TV를 보다가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얘기다.KBS 2TV의 주말 프로인 ‘TV가족오락관’은 가족 프로그램으로 20년 넘게 장수, 이 분야에선 독보적인 생명력을 자랑한다. 지난 1984년 4월 처음 전파를 탄 이래 단 한번도 펑크를 낸 적이 없다.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재치박사들을 불러모아 말 그대로 ‘건강한 웃음’을 선사했다. 주요 고객은 온 집안 식구들. 할머니가 웃을 때면 손자·손녀도 함께 웃을 정도로 가족프로그램으로 인기다. 뿐만 아니다. 그 옛날 엄마 손을 잡고 왔던 딸이 지금은 엄마가 되어 딸의 손을 잡고 다시 방청석을 찾을 정도로 세대를 뛰어넘는다. 비결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진행자 허참(57·본명 이상룡)씨가 아닐까. 특유의 ‘몇대 몇’이라는 애교섞인 교통정리와 함께 구수한 입담으로 많은 아줌마팬들을 꾸준히 확보해오고 있다. 허씨는 올해로 MC데뷔 35년째를 맞는다. 아울러 ‘TV오락관’ 첫 방송때부터 22년째 이끌어와 단일 프로로는 ‘최장수MC’ 계급장을 달고 있다. 선배인 송해씨가 ‘전국노래자랑’을 17년째 진행을 맡은 것에 견주면 얼른 인정이 된다. 또 쌍벽을 이루는 임성훈씨의 경우 74년 데뷔했지만 현재 SBS ‘세븐데이즈’‘솔로몬의 선택’ 등 주로 인기전문 MC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일단 차별을 둘 수 있다. 가을날 오후 햇살이 가득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공원에서 허씨를 만났다. 사진촬영을 먼저 하면서 지금까지 거쳐간 파트너 여성MC가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한 열여덟명쯤 될거요.”라고 하면서 웃는다. 이 가운데 손미나씨가 5년으로 가장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다고 기억했다. 초창기 신동우 이현세 화백을 비롯, 여러 성악가와 칼럼니스트 등 명망가들이 단골 출연해 불꽃튀는 재치를 겨루었다고 한다. 연예계 최다 출연자로는 김성원 사미자 송재호 여운계 연규진씨 등. 재치가 넘치는 사람일수록 출연횟수가 자연히 많아졌다는 것이다. 방송 펑크를 내본 적이 있느냐고 하자 “86년도에 운전 중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그때 정소녀씨가 혼자 ‘TV오락관’을 진행한 적이 딱 한번 있다.”고 고백했다. 당시 사고로 눈주위를 다쳤는데 나중에는 저절로 쌍꺼풀이 생겼다며 웃는다. “요즘도 방청객 중에는 왕년의 팬들이 많이 옵니다.20대 처녀가 40대 아줌마가 됐고요,40대 아줌마였던 방청객이 지금은 60대가 되어 다시 만나곤 합니다. 경기도 부평에 사는 한 할머니는 방송이 끝나면 ‘허 선생, 옛날이나 지금이나 왜 그렇게 똑같아요.’라고 시비(?)를 걸기도 합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함께 사인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지요.” 아이디어 개발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전적으로 작가 오경석씨가 18년째 이끌어오고 있다.”면서 자신도 틈틈이 고민하며 머리를 짜낸다고 했다. 개그맨 전유성씨 같은 경우는 외국에 다녀오면 나름대로 애정어린 아이디어를 센터링해준단다.“데뷔시절 개그 아이디어 개발을 위해 전유성씨 집(서울 미아리)에서 편찮으신 아버지 몰래 옆방에서 촛불을 켜고 머리를 자주 맞댔다.”고 토로했다. ‘TV오락관’ 진행을 22년전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첫 방송은 표정이 어설펐고 세트도 촌스러웠다. 방송후 소주를 마시며 반성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허씨의 집은 경기도 분당. 최근에는 남양주 송천리에 집을 하나 따로 장만했다. 얼마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공기좋은 곳에서 어머니를 잘 모시려고 이같은 결심을 했다. 때문에 주말에는 남양주로 가서 어머니와 함께 지낸다. 허씨는 이곳에 청소년 수련원을 운영할 계획이다.‘TV가족오락관’식 건전한 아이디어 개발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단다. 이른바 ‘재치수련원’이다. 내년 여름에 개장해 재기발랄한 청소년들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허씨는 MC뿐만 아니라 2년전 가수로도 데뷔했다. 가수 설운도씨가 작사·작곡한 ‘추억의 여자’라는 음반을 내놓아 ‘가요무대’나 ‘열린음악회’ 등에서도 특유의 목소리를 뽐냈다. 평소에는 ‘울고넘는 박달재’와 현철씨의 ‘사랑은 나비인가봐’를 즐겨부른다. 이를 두고 현철씨는 “내 노래로 밥묵나.”라고 만날 때마다 놀린단다. 허씨의 술친구는 주로 가수들이다. 특히 조용필 최헌씨와는 절친하다. 이들이 디너쇼 하는 날에는 항상 허씨가 단골로 MC를 맡아 분위기를 돋운다.80년대 후반 혜은이씨가 ‘제3한강교’로 한창 뜨자 지방출연 요청이 쇄도했다. 그러자 허씨는 이덕화씨에게 혜은이씨의 지방출연 MC를 권유했다.“아마 이덕화씨가 MC를 시작한 것이 이때가 처음일 것.”이라면서 “그후 ‘토요일밤에’를 맡아 ‘부탁해요.’라는 유행어로 히트를 쳤다.”고 말했다. 허씨는 부산 출신. 허씨가 어릴 적 큰 세숫대야에 물을 채워놓고 놀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스님이 이를 보고 “쟤는 말로 먹고 살겠어.”라고 툭 던졌다. 그러자 법조인 아들을 원했던 부친(당시 법원 공무원)은 “우리 집안에 변호사가 나오겠구나.”라고 무척 좋아했다. 허씨는 학창시절부터 웅변에 소질이 있었다. 담임 선생의 권유도 있었지만 틈만 나면 원고지를 직접 작성해 3㎞정도 떨어진 부산 부둣가로 달려가 목청껏 소리내곤 했다. 영남상고 졸업후 육군에 입대한 허씨는 26사단 웅변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이어 사단 문선대 경연에서 대본을 직접 쓰고 콩트부문에 당선하면서 군대 3년 동안 문선대에서 마이크로 실력발휘를 했다. 군 제대 직후에는 우연히 서울 종로를 거닐던 중 ‘DJ를 구합니다.’라는 벽보를 보고 무작정 찾아간 곳이 ‘쉘브르 음악다방’이었다. 그날 음악을 들으며 행운권 추첨에 당선된다. 무대 위에 오른 그는 이름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자신의 본명인 이상룡 대신 “그냥 뭐”하면서 머뭇거렸다. 그랬더니 사회자가 “허∼참”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나중에 ‘허참’이라는 예명을 쓰게 됐다. 또한 이날 음악다방에 있던 이종환(MBC 전 PD)씨가 “여기서 일해 볼 생각이 없느냐.”고 제의해 선뜻 응했다. 허씨는 음악다방 DJ 시절 지금의 부인을 만난다. 손님으로 찾아왔던 한 여인이 허씨의 구수한 입담에 반했고 허씨는 비오는 날 우산을 빌려주면서 서로 사랑을 속삭였다. 허씨는 “30분짜리 긴 음악을 틀어놓고 옆 다방에서 얘기를 나누곤 했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떠올렸다. MC 이외의 다른 일을 물었더니 “서울디지털대학 중국어과에 다닌다.”고 했다. 설운도씨 디너쇼 진행을 몇년째 해주고 있다는 그가 얼마 전 함께 중국에 갔을 때 말한마디 못했던 것이 너무 억울해 등록했단다. 간혹 시간이 날 경우 인천에서 개업한 음식점에 들르기도 하고 서울 강남의 밤업소에 가끔 출연해 자신의 노래 등 몇곡을 부른다고 귀띔했다. “가족 프로그램을 천직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가정에 끝까지 건강한 웃음을 선사하겠습니다.” 허씨는 자신의 천부적인 재담에 대해 동네 아줌마들한테 항상 인기를 끌었던 어머니를 영락없이 닮았단다. 하지만 ‘쉬지 말고 끝까지 뛰자.’라는 좌우명으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했다. 허씨는 머리맡에 아이디어 개발을 위해 항상 유머책을 놓는 버릇이 있다. 딸이 호주 유학갔을 때 유머책을 번역한 대학노트 10권도 옆에 있다. 요즘에는 다산 정약용의 ‘일기’를 읽으면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새삼 깨닫고 있다고 덧붙인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9년 부산 출생 ▲영남상고, 동아대 졸업, 중앙대 국제경영대학원 수료. ▲71년 동양방송 ‘7대가수쇼’ MC데뷔 ▲74년 문화방송FM ‘청춘을 즐거워’ MC, 동양방송 ‘가요앙코르’ ‘쇼쇼쇼’ ‘가요청백전’ ‘올스타 청백전’ ‘쇼 일요특급’ MC. ▲75년 문화방송 ‘싱글벙글쇼’‘젊음은 가득히’ ‘푸른신호등’ ‘허참과 이밤을’ MC ▲76년∼84년 교통방송 ‘가요운전석’ KBS 라디오 ‘허참과 즐겁게’ MC ▲84년∼현재 ‘TV가족오락관’ MC ▲98년 한국복장기술경영협회 올해의 베스트드레서 ▲2003년 ‘추억의 여자’로 가수 데뷔
  • 한국산 분홍빛 신예병기

    한국산 분홍빛 신예병기

      「얄타」회담 때 미소의 양 거두가「콘돔」외교전쟁을 벌였다. 먼저「스탈린」이 특대형「콘돔」하나를「루스벨트」미국대통령에게 선사했다. 그러면서 말했다.『이것은 소련에서 제일 큰「사이즈」입니다』 다음날「루」대통령이「스탈린」에게 소련제 특대품보다 조금 더 큰 놈을 답례로 내놓았다. 그러면서 말했다.『이것은 미국에서 제일 작은「사이즈」입니다』 「스탈린」의 표정이 어떠했는지는 딱히 전하지 않는다. 다만 이「콘돔」외교전쟁의「링」에서「루」대통령의 오른손이 오른 것만은 사실이다. 「콘돔」은 외교 교섭장에서 웃음을 자아내는데 쓰여서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사람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물건이 됐다. 그뿐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출을 해서 외화를 획득하는「콘돔」국제상인도 탄생하고 있다. 일본 선남선녀가 쓰게 될 3만불 어치 2월 19일 김포공항에서 일본으로 떠나는 대한항공기는 사상최초로 색다른 수출품을 싣고 갔다. 물표를 점검한「스튜어디스」양이 살짝 얼굴을 붉혔다. 얼른 손을 떼었다.「가족계획을 위한 남성용 고무제품」. 일컬어「콘돔」이란 신예병기다. 수출한국을 위해 경사스러운 날이었다. 우리나라 비행기가 국산「콘돔」5천「그로스」를 일본으로 첫 수출하는 날이었다. 일류「메이커」인 D물산이 일본의 A무역회사와 연간 5만「그로스」(약 3만「달러」어치)의 매매계약을 맺었다. 그 제1차 화물이 일본측의 불 같은 독촉을 받아 서민에게는 하늘의 별따기 같은「제트」여객기를 잡아타고 나간 것이다. 1「그로스」는 12「타스」다. 일본으로 수출되는 국산「콘돔」은 60만「타스」- 720만 개에 이른다. 국산「콘돔」이 이렇게 해서 세계의 인구 폭발문제를 깊이 근심하는 일본의 뭇 선남선녀에게 가뿐한 해방감을 갖다 줄 것이다. 「콘돔」대일수출 성공의 의의는 수출확대에 미력의 기여를 한다는 무역진흥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생산기술이 일진월보(日進月步)했다는데 더 큰 뜻이 있다. 해방 후 진주한 미국 군인들이 가족계획보다도 성병예방용으로 끼고 들어온 색다른 박래품(舶來品)이「실버·텍스」라는 상품이었다.「실버·텍스」가 애용자의 판도를 넓히면서「텍스」바로「콘돔」이라는 유행어가 생겼다. 인도 정부의 국제 입찰 땐 4파전 끝에 당당히 이겨 국산품이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또 비록 국산화가 성공했다 할지라도 초창기의 국산품은 영 사람을 실망케 했다. 오므라들어 있을 때는 눈에 잘 띄지 않는데 어느 정도 팽창을 하면 구멍이 뽕 났다. 가족계획에 충실한 나머지 신경질스러운 친구는 사용 전에 그 속에 담배연기를 불어넣어서 구멍이 없는 것을 확인하는 소란을 피워야 했다. 그런가 하면 그 용도를 가장 충실히 다해야 할 결정적 순간에 삭막하게도 찢어지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애용자에게 뒷맛 나쁜 환멸의 비애를 안겨다 주었다. 쓸만한 국산「콘돔」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64년. 현재「콘돔」업계를 독주하고 있는 D물산회사의 생산시설이 시동하면서부터다. 이 공장의 생산시설은 일본의「야나세」주식회사에서 도입되었고 생산기술도 그곳 기술자가 와서 지도해주고 갔다. 이번의 대일수출은 일본기술을 도입한 국산품이 불과 5년 사이에 일본제품을 누른 승리의 대일본 역수출이다. 바로 국산「콘돔」의 일본 역습이다. D물산에서는 대일수출은 더 많아지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산「콘돔」의 수출시장은 일본만이 아니다. 지난 68년에 39만 9,927「달러」분을 태국, 인도,「이란」에 수출했다. 특히 인도 수출은「메이드·인·코리어」의 성가를 세계에 떨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인구 증가 억제에 제일 신경을 쓰고 있는 나라가 바로 인도다. 세계가족계획기구의 원조를 받아「콘돔」등의 대량수입을 하고 있다. 그것도 보통 방법이 아니라 국제 경쟁입찰을 통해 품질 좋고 값싼 제품을 산다. 인도 정부가 입찰시킨 68년도의 국제 경쟁에서는 한국을 비롯, 미국, 서독, 일본의 4개국이 참가, 염서(炎暑)의 나라 인도에서 뜻하지 않은「콘돔」4파전이 벌어졌었다. 여기서 한국 제품이 다른 3개국 제품을 눌러 낙찰의 영광을 얻었다. 이 낙찰성공에 이어 한국제품을 재인식한 태국과「이란」이 수입을 했다. D물산에서는 국산「콘돔」뿐만 아니라「콘돔」포장 기계를 인도에 더 수출하기 위해 인도보건사회부 당국과 상담(商談)을 진행 중이다. 6.5배 늘어나야 한다는 등 까다로운 국제규격 합격 그 일 때문에 작년 말 동사 김의한(金義漢) 사장이 인도의 가족계획사업자금 원조국인「스웨덴」에 갔다가 2월에 돌아왔다. 수출 전망이 밝다는 소식이다.「콘돔」의 품질이 국제적으로 인정이 되려면 까다로운 국제규격과 엄격한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수출되는 국산「콘돔」은 이 관문을 무사 통과한 것이다. ◎ 국제규격(「스웨덴」국립시험소가 1959년에「아시아」「유럽」「아랍」등 세계 여러 지역 각 종족의 남성의 체갹과 체력의 모든 상태를 고려해서 가장 합당한 것으로 제정한 것) ▲ 두께 = 최고 0.07mm (지나치게 두꺼우면 경원되기 쉽다는 점과 너무 얇으면 찢어지기 쉽다는 점을 계산해서 두 요구를 일치시킨 두께가 이것이다) ▲ 넓이 = 옆으로 눕혀 폈을 때의 폭 50mm (이「사이즈」의「콘돔」이면 입구의 직경 37mm, 가운데의 직경 50mm의 원통이다) ▲ 길이 = 20cm (이 길이와 넓이는 사용자의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데 충분하다. 바꾸어 말하면 세계 어느 민족을 말할 것 없이 길이 20cm는 팽창계수의 최대치다. 이것이 대체로 하나의 평균적인 최대 한계점이란 것을 말해준다) ▲ 무게 = 1.1 ~ 1.4g ▲ 신장률 = 최저 650% (길이로 따지면 20cm의 6배 반, 1m 30cm 이상 늘어난다. 그러므로「콘돔」길이가 20cm라고 해서 비관할 필요는 없다) ▲ 인장도 = 최저 200kg/cal ▲ 분비물받이의 길이 = 1.5cm (「콘돔」의 맨 끝에 대롱대롱 달린 동그란 용기. 어린이 새끼 손가락의 맨 마지막 관절이 있는 끝부분 만한 크기. 분비물의 1회 사출량을 받는 데는 이만한「사이즈」의 받이면 족하다) ◎ 품질시험 = 여러 시험을 한다. 그 중에서도 까다로운 과정이 두 개 있다. ▲ 수압시험 = 한 제조업자가 가지는「콘돔」재고상품 중 멋대로 500개를 뽑아낸다. 이 중 300개에 대해 시험을 한다. 시험은 300cc(보통 아기 우유병의 1.5배 가량)의 물을 가득히 부어 3분간 매달아두면서 물이 새느냐 안새느냐를 본다. 300개 중 4개까지를 허용한계로 하고 있다. ▲ 팽창도시험 = 역시 재고품 500개를 멋대로 뽑아 그 중 100개를 시험한다. 시험은 공기를 주입해서 터질 때까지의 용량을 본다. 터질 때의 용량은 25ℓ 이상이라야 한다. 공기 25ℓ를 먹어 부풀어 올랐을 때의「콘돔」의 모양은 길이 60~70cm, 직경 70cm의 고무풍선이 되어 있다. 이 어려운 시험에 합격을 해야 세계에서 남부끄럽지 않은 의젓한「콘돔」의 행세를 할 수 있다. 서독·「체코」제품도 국제 규격엔 미달 「스웨덴」국립시험소의 검사는 까다롭다. 세계에서 합격한 나라가 한국을 비롯, 미국, 영국, 일본의 4개국 뿐이다. 심지어 서독과「체코」제도 딱지를 맞고 있다. 품질이 좋아지고 가족계획사업에 따라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자「콘돔」의 종류다 다양해졌다. 투명하고 흰 색깔인 보통「콘돔」에 진기한 가공을 한 것이 있는가 하면 약물처리를 한 것까지 등장한다. 대머리총각같이 밋밋하고 흰 색깔의 물건은 재미가 없다. 그래서 기교를 부린 것이 침실의 연출에 알맞다는 분홍색의 고무를 옆으로 보일락말락하게 주름살을 가게 한 특제품. 폭이 약 5mm인「데리케이트」한 주름살이 3cm 간격으로 4개 박혀 있다. D물산의 신안특허품이다. 또 하나는 제1차적 사용단계에서 뻑뻑한 감을 없애기 위해「콘돔」의 바깥 표면에「제리」를 바른 가공품이다. 특히「제리」를 사용한 것은 그것이 피부에 닿으면 미끈미끈한 쾌감을 주는 동시에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사용도중에 찢어져도 가족계획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완전무기라고 또 한바탕 PR이다. 처녀수출로 일본에 시집간「콘돔」도 표면이 멀쑥한 보통 물건이 아니다. 분홍색에 주름이 간 특제품. 특히 이것이 수출된 이유에 대한 풀이가 재미있다. D물산 관계자는『생활수준이 높아진 까닭인 것 같다』고 분홍색 주름살「콘돔」과 인생「엔조이」론을 결부시켰다. 우리나라의 연간 총소비량은 2백만「타스」로 2천 4백만 개다. 한 달치는 1천 2백만 개. 가족계획협회에 의하면 우리나라 가임남성의 인구는 4백만이다. 이 사람들이 한 달에 3개씩「콘돔」을 쓰고 있다는 추계가 나온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의 건강한 청장년층은 1주일에 2~3회(이희영 박사의 연구)로 되어 있다. 이것으로 본다면 한 달에 8 ~ 12회나「콘돔」을 써야 할 기회가 있다고 할 것이다. 국내 소비는 보통품 50% 분홍색 주름살 30% 정도 D물산은 판로는 넓다고 사세확장에 자신이 만만이다. 그럴 수밖에 없게 됐다. 요즘 경구피임약이 고혈압을 악화시킨다는 미국「스탠포드」대학의 연구보고가 있어 간편한 경구약품이 경원받게 됐다. 기타 피시술자의 수는 지극히 적은 상태에 있다. 그래서 가족계획이 엄격하게 시행되기만 하면 적어도 한 달에 3천 3백만 ~ 4천 8백만 개의「콘돔」이 소비될 수 있다고 계산한다. 지금보다도 2천만 ~ 3천 6백만 개가 더 많은 숫자다. D물산의 판매량을 종류별로 보면 백색의 보통품이 전체의 50%이고 분홍색 주름살이 30%, 나머지가「제리」가공품이다. 이중에서도 서울과 부산 등지 대도시를 중심해서 분홍색 주름살이 많이 나가고 판매량이 점점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 선데이서울 69년 3/2 제2권 9호 통권 제23호 ]
  • 朴대표 淑大서 블루오션정치 강연

    朴대표 淑大서 블루오션정치 강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1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여대생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섰다. 이날 숙명여대를 찾아 ‘블루오션 정치’를 주제로 ‘탈정치’와 ‘선진화’를 강조했다. ●“전투복 입고 왔다고 할까봐 치마 입었다” 회색 치마정장 차림의 박 대표는 “전투복 입고 여대에 왔다고 할까봐 바지 대신 치마를 입었다.”는 조크로 대학생 청중 600여명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강연을 시작했다. 중간중간 “너나 잘 하세요.”,“그 까이꺼 대충…” 등 최근 유행어를 섞어가며 대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도 했다. 박 대표는 무거운 정치 주제에서 비켜나 부모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차례로 흉탄에 잃었을 때의 심정 등 아픈 개인사를 털어놓기도 했다. ●“어려웠던 시절 태어난것 원망한 적도…” 특히 “어려웠던 시절 태어난 것에 대한 원망을 한 적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파도가 바위에 부서지는 그림을 보면서 바위처럼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극복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여권의 선거구제 개편 주장에 대해선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은 지역구도를 없애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지역구도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여권의 ‘정략적 의도’를 경계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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