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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Y씨가 ‘신이 내린 직장’ 떠난 이유/임창용 공공정책부 차장

    얼마 전 잘 알고 지내던 중앙부처의 공무원 Y씨가 공직을 그만두었다. 그는 핵심부서의 팀장이면서 부이사관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1년만 더 근무하면 받을 수 있는 공무원연금 수급혜택까지 포기할 만큼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최근 식사를 함께 하며 들은 사직 이유란 게 너무 맥빠지는 것이었다. 그는 ‘그냥 답답해서’라고 했다. 가정을 둔 가장이 답답해서 사표를 던졌다니? 처음엔 치기 어린 ‘철부지의 응석’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의 ‘답답증’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왔다. 먼저 공무원 조직에 제대로 된 경쟁이 없다고 했다. 그에게 경쟁은 조직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새 사업이든, 업무혁신에서든, 다른 사람 혹은 다른 팀보다 잘해보겠다며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이들이 없었다는 것. 이같은 분위기가 ‘아이디어뱅크’란 별명까지 얻을 만큼 창의성이 돋보였던 그를 맥빠지게 했던가 보다. 혼신의 힘을 다하다가도, 옆에 경쟁하는 이들은 보이지 않고 구경꾼만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힘이 쭉 빠지더란다. “갈수록 앞이 보이지 않았다.”란 이야기도 했다. 누가 뭐래도 최선을 다하면 앞길이 보장될 것이라는 공직 초기의 믿음이 자꾸 흔들렸다고 한다. 선배들 모습 때문이었다. 그가 보기에 조직내 고위직 인사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일로 승부했던 훌륭한 선배들은 하나씩 밀려나고, 로비와 청탁을 앞세운 선배들이 여전히 득세했다. 산하기관 인사에서도 외부의 압력이 끊임없이 작용했다. 이제 40대 중반인 그는 “10년 후, 아니 5년 후 내가 설 곳은 어디일까?’란 불안감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Y씨는 공직을 떠난 뒤 조그만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획업체를 창업했다. 각종 공연이나 관광 관련 이벤트나 상품을 개발하는 회사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즐거움을 맛보고 있다고 했다. 사소한 일이든, 큰 프로젝트이든 자신의 소신대로 일을 처리하고, 결과에 대해 스스로 100% 책임지는 시스템. 이같은 환경이 비로소 자신의 숨통을 트이게 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신이 내린 직장’이란 유행어까지 낳은 ‘공무원 전성시대’에 Y씨 이야기는 분명 역설이다. 한 해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이 쇠심줄만큼이나 튼튼한 일자리를 찾아 공직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반면 Y씨 같은 인재는 ‘답답증’을 호소하며 조용히 자리를 뜨는 것이다. 수년 전 경제부처의 엘리트 공무원들이 잇달아 민간 부문으로 이직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 그들이 지적했던 것 역시 표현만 다를 뿐 이같은 답답증과 앞날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역대 정부마다 혁신을 내세웠지만, 정작 ‘답답증’은 치유되지 않고 있다. 보고체계의 손질, 회의문화 개선 등의 눈에 보이는 소소한 혁신은 제법 이루어진 듯하다. 하지만 정작 업무 평가라든가, 성과 관리, 인사의 투명성 등 핵심 분야는 좀처럼 진전이 없다. 어설픈 업무 평가와 성과 관리는 경쟁을 촉진하기보다 냉소를 감춘 구경꾼들만 양산해냈다. 인사청탁을 하면 패가망신할 것이라고 시퍼런 날도 세워 보았다. 하지만 칼을 휘둘렀다는 이야기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 청탁에 저항하다 그 칼을 맞고 낙마했다는 소식이 의식 있는 엘리트들을 주눅들게 했다. 진정한 조직 혁신이 이루어지려면, 인재들이 신명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열정이 있는 엘리트들이 앞날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안정’에 만족하는 다수도 중요하지만, 개혁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는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창의력으로 무장한 소수 인재들이 아닐까. 임창용 공공정책부 차장 sdragon@seoul.co.kr
  • “좌측통행이 국가경쟁력 떨어뜨려”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인 박근혜 전 대표가 새해 들어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외모와 말투부터 ‘전투 모드’로 확 바뀌었다. 외모는 특유의 고고하고 단아한 모습에서 탈피해 ‘가난한 집안의 억척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특강이나 인터뷰의 내용과 수위도 한층 강해졌다. 박 전 대표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말로 일축,‘참 나쁜 ○○’ ‘참 좋은 ○○’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낸 데 이어 18일 자유시민연대 초청 특강에서도 예전과는 달리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특강에서 청와대와 여권을 겨냥해 “국민은 모두 우측통행을 하는데, 자기들만 좌측으로 가면서 국민이 틀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전세계가 모두 우측통행을 하고 있는데, 자신들만 좌측통행을 하면서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이어 “선진국 문턱까지 올라섰던 우리나라가 지금 오히려 퇴보의 길을 걷고 있다.”며 “이는 결국 국가 지도자의 문제”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선진국 진입 과제로 ▲자유민주주의 수호 ▲무너진 공권력과 국가기강 확립 ▲국민화합 ▲올바른 리더십 등 4가지를 제시한 뒤 “더 이상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면서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다음 정권은 반드시 올바른 국가관과 국정능력을 갖춘 선진화세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 사태와 관련,“법 위에 ‘떼법’이 있다.”며 “강성·귀족·비리 노조가 이 땅에 더 이상 발붙이게 해서는 안된다. 이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공공의 적’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후보 검증’에 대해서도 더욱 톤이 높아졌다. 즉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예방주사나 백신을 맞는 기분으로 미리 우리가 자체적으로 거를 것은 거르고 의문점이나 궁금한 것을 해소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사실상 경쟁자인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했다.특히 그는 “당내 경선이 첫 번째 관문이라고 하지만 정작 우리가 싸워야 할 상대가 있고, 그 상대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네거티브 공세를 펼칠 것”이라고도 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과거를 묻지 마세요’의 나애심(2)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과거를 묻지 마세요’의 나애심(2)

    국내 최초로 본격적인 ‘싱잉스타’ 시대를 연 나애심씨가 발표한 노래들은 대부분 오빠인 작곡가 겸 연주인 전오승씨가 만든 곡들이다. 이 ‘전봉수-전봉선’ 남매, 즉 ‘전오승-나애심’ 콤비는 대구 피란시절 취입한 나애심씨의 데뷔곡 ‘밤의 탱고’를 시작으로 ‘언제까지나’ ‘미사의 종’ ‘황혼은 슬퍼’ ‘과거를 묻지마세요’를 비롯해 60년대 들어서도 ‘맘보는 난 싫어’ ‘해 떨어지기 전에’ ‘아카시아 꽃잎 질 때’ 등을 잇달아 히트시킨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우리 생활 속에 미국 문화가 급속히 유입되었다. 대중가요 역시 상당수의 노래가 5음계를 탈피해 화성과 선율이 서양화되기 시작한다. 이전 가요에서 찾기 쉽지 않았던 새로운 리듬들이 속속 등장할 무렵 당시 젊은 작곡가 전오승 역시 특히 폴카나 룸바 리듬에 매력을 느낀 듯하다. 계층상승적 욕구와 더불어 이러한 새로운 조류가 유행을 선도했던 그 변화의 중심에 전오승씨가 있었고 그와 콤비를 이루며 새로운 리듬을 따라 인기를 누리던 리더가 나애심씨였다. 이들 남매의 대표곡 중 하나가 ‘과거를 묻지마세요’. 이 노래는 1959년 개봉된 영화주제가로 영화에서의 타이틀 롤은 배우 문정숙씨가 맡아 열연했다. 주제가는 정성수 작사, 전오승 작곡, 나애심 노래로 이들은 모두 이북 출신이다. 이를테면 아픈 역사의 증언이요, 우리 민족의 넋두리인 셈이다. 작사자 정성수씨는 이 노랫말을 통해 ‘38선이란 장벽이 하루 빨리 무너지고 북녘 땅에도 성당의 종소리가 울려 어둡고 괴로웠던 과거를 서로 묻지 말고 앞으로 평화롭게 함께 살자’라는 메시지를 담아 분단의 아픔과 통일에의 희망을 동시에 노래하고 있다. 아울러 이 노래의 빅 히트와 더불어 한때 이 ‘과거를 묻지마세요’라는 단어는 남녀관계를 비유하는 말로 비화되어 한동안 유행어로 대중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은막의 스타’로서 나애심씨는 1956년 ‘백치 아다다’에 이어 ‘나는 너를 싫어한다(권영순 감독)’,‘쌀(신상옥 감독)’,‘육체의 고백(조긍하 감독)’,‘감자(김승옥 감독)’등을 비롯해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의 활동이 주춤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초. “처음엔 다큐멘터리 기록영화, 문예영화 등에 주로 출연했어요. 이후 술집마담 같은 역을 맡기도 했는데 어느 날 세 살 난 어린 딸이 젓가락장단을 두드리며 엄마의 영화장면을 흉내내며 놀고 있더군요. 이때 충격을 받아 이후부터는 주어지는 배역들에 지나치게 신경쓰다 보니 연기 폭이 많이 위축되었지요.” 이 회고 속에 등장하는 어린 딸이 바로 가수 김혜림씨.1989년 ‘DDD’라는 노래를 발표해 사랑받았던 가수다. 그렇듯 ‘나애심 가족’은 소문난 ‘스타 패밀리’였다. 오빠인 연주인 겸 작곡가 전오승씨, 그리고 신상옥 감독의 영화 ‘사랑방손님과 어머니(1961년)’에서 ‘옥희’로 기억되는 아역배우 출신 전영선씨가 바로 전오승씨의 딸. 또 나애심씨의 세 살 아래 동생 전봉옥씨 역시 성악을 전공했던 재원으로 전오승 작곡의 ‘샌프란시스코의 꾸냥(姑娘)’,‘스냅 사진사’ 등을 발표했던 가수. 아울러 나애심씨의 딸인 가수 김혜림씨까지, 말하자면 이들 ‘연예가족’의 이야기는 한동안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나애심씨의 큰 키는 세월이 지나면서 많이 줄었다. 아울러 본인 스스로 ‘쿤타킨테 머리’라 부르는, 이른바 머리숱이 많아보이게 하는 파마 헤어스타일로 변신해 지내고 있다는 조크를 던지기도 하는 그는 1983년부터 그 동안의 모든 연예활동을 접고 신앙생활에만 전념하고 있다. 동시에 ‘세상노래’는 앞으로 입에 올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그동안 성가집만을 틈틈이 발표해 왔다. “처음 병원에서 ‘골다공증’ 진단이 나왔을 때는 그게 무슨 용어인지 몰라 ‘골고다의 언덕’이라고 하는 줄 알았어요. 그만큼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고 살아왔지요. 또한 연예활동 내내 나이를 적게 속였으나 이제는 하나님을 믿으니 거짓말은 더 이상 안 되겠지요?”라며 실제 본인은 ‘30년 말띠 생’이었음을 웃으며 밝히기도 했다. 특히 물자부족과 열악한 시설로 ‘우리나라 최악의 음반 침체기’였던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까지, 더욱이 음반 제작 자체가 결코 쉽지 않았던 그 시절 ‘전오승-나애심’ 콤비가 남긴 아름다운 노래들은 그 때문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낚시광’으로도 소문난 작곡가 전오승씨는 현재 딸 전영선씨와 함께 미국 LA에 거주하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프로다운 프로’ 보고 싶다

    개그 프로그램 중에 ‘뉴스가 뉴스다워야 뉴스지.’하는 유행어가 있다. 신년을 맞아 이를 패러디해 보고 싶다. 다름아닌 ‘프로가 프로다워야 프로지.’ 라는 말이다. 우리 프로축구는 1983년 슈퍼리그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내디뎠으니 어느덧 4반세기의 역사다. 그럼에도 K-리그가 ‘프로’축구를 구가하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대기업 홍보와 지역별 안배라는 태생의 한계를 갖고 출범했지만, 제법 탄탄하게 성장해 왔고 그 기반 위에서 2002년 4강 신화까지 탄생시킨 점은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프로축구는 ‘프로다운’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프로구단은 스스로 독립적인 재생산 구조를 갖춰야 한다. 한 해 열심히 공을 차고 마케팅을 해서 이듬해 경영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최근 시민구단 인천유나이티드가 2006년도 구단 운영을 결산해 보니, 수입이 116억원이었고 지출이 111억원이어서 창단 3년 만에 5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시금석이다.5억원의 흑자라는 내용도 반갑지만 프로구단 중에서 이처럼 자신들의 수지타산을 공개적으로 밝힌 구단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구단운영이 모기업의 지원과 홍보 차원에서 이뤄진 탓에 우리 구단은 ‘프로’의 면모를 갖추지 못한 상태이다. 다음으로 여러 선수들이 ‘프로다운’ 정신으로 경기를 뛰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1년 내내 땀 흘리며 고생한 선수들로서는 억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월드컵과 유럽 리그 때문에 한층 눈이 높아진 국내 팬들이 보기에 우리 프로축구는 느리고 거칠고 관중 반응은 신경쓰지 않는 축구로 인식돼 있다.‘재미없는 축구’라는 말이다. 이 점에 대해 ‘프로’ 선수들의 새로운 자각이 필요하다. 문화적 관점에서 볼 때 축구의 적은 야구나 농구가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이다. 주말의 황금 같은 시간대에 흥미진진한 영화나 감동적인 드라마 대신 축구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영화나 드라마보다 훨씬 더 열정적인 시간을 선사해야 할 의무가 선수들에게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와 같은 교감에 의해 스타가 탄생하고 선진 축구가 시작되는 것이다. 구단은 구단대로, 선수는 선수대로 2007년을 새로운 각오로 뛰지 않으면 안된다. 관중이 없으면 축구는 없다는 절박한 프로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월드컵 프리미엄도 없고 대규모 국제대회도 적은 2007년이다. 오로지 프로축구의 아름다운 순간들로 팬을 사로잡아야 하고 그렇게 해서 생존해야 하는 해다. 그야말로 ‘프로가 프로다워야 프로’라는 말이 절실한 때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서울광장] ‘희망 격차사회’의 공포/ 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희망 격차사회’의 공포/ 황성기 논설위원

    격차 사회. 이달 초 일본에서 발표한 2006년 유행어 톱10에 든 말이다. 일본인이라면 올 한해 질리도록 접했을 터이다. 전 국민이 중산층이라는 자부심에 똘똘 뭉친 ‘1억 총(總)중류’ 일본이 거품경제와 붕괴의 20년을 지나면서 계층간 격차가 벌어지는 바람에 생활에서도 실감하는 일상어이다. 몇년 전 일부 학자들이 이런 현상에 주목하고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 일본 사회를 보는 하나의 틀이 됐다. 마이니치 신문이 연초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64%가 ‘격차사회가 되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나아가 71%는 ‘향후 격차사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일본에서 자신을 ‘중의 하’층 이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66%나 되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의식 면에서 일본의 중산층이 붕괴하고 있음을 이 조사는 보여준다. 완만히 진행돼 온 일본의 격차사회가 5년 넘게 집권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시절 추진한 신자유주의 경제, 글로벌화로 인해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심화됐다는 데 이론을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고이즈미 정권을 승계한 아베 신조 총리는 ‘재도전 가능한 사회’가 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국민을 달래고 있지만 격차사회를 개선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일본이 패전 후 1970년대 고도 경제성장기를 거쳐 거품 경제가 붕괴되기 전까지는, 노력하면 누구나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사회를 지향하고 그 목표를 실현했다. 그러나 거품이 붕괴해 주가와 부동산의 대폭락, 은행·기업의 줄도산에 이어 구조조정이 전 부문에서 이뤄지면서 노력하면 희망이 실현되는 사람과 노력해도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사람으로 분명히 나뉘는 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야마다 마사히로 같은 사회학자는 ‘희망 격차사회’라고 이름붙였다.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미국도 뒷모습을 들춰 보면 상위 5% 미만이 전체 부의 60%를 소유한 것이 엄혹한 현실이다. 한때 전 국민의 60∼70%가 중산층이라고 자랑하던 미국은 의료보험조차 못 드는 사람이 3억명에 가까운 인구 중 4500만명에 이른다.70년대 이후 중산층이 상당수 해체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맹국으로 따지면 미국의 빈곤층은 17.1%로 세계 2위, 일본은 15.3%로 5위이다. 일본은 아직 고용과 소득 면에서의 격차만 문제시하고 있으나 미국은 이를 넘어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산의 집중과 세습에 의한 격차의 확대까지 겹쳐 계층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의 길을 걷게 됐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여러 해결책이 제시됐으나 양극화가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이다. 초기의 양극화가 고용과 소득 면에서 버는 자와 못 버는 자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면 최근의 양극화는 자산, 특히 부동산을 지닌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 일본형 격차사회와 미국형 계층사회가 지닌 모순이 동시에 진행되며 양극화라는 단순한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계층의 분화와 고정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한국사회학회의 의식조사에서 나타난 ‘월 소득 500만원, 자산 보유 10억원 이상’이란 중산층의 잣대는 빈곤층으로 인식하는 국민을 양산시키고 있다. 노력을 해도 희망을 갖지 못 하는 ‘희망 격차사회’의 공포가 병술년 세밑,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올 인터넷 유행어 1위 ‘된장녀’

    올해 인터넷 세상을 뜨겁게 달군 유행어 1위는 ‘된장녀’였다. 야후코리아는 누리꾼들이 많이 찾은 검색어를 조사한 결과,2006년 새롭게 등장한 최고의 유행어는 ‘된장녀’였다고 23일 밝혔다. ‘된장녀의 하루’라는 온라인 게시글로 촉발된 ‘된장녀 논란’은 인터넷을 타고 남녀 성대결 논쟁으로 이어졌다. 안티 된장녀 사이트가 생겨났는가 하면 ‘된장녀 키우기 게임’이 등장하기도 했다. 또 개똥녀, 시청녀, 엘프녀, 딸녀, 개풍녀 등 이른바 ‘OO녀’로 지칭되는 신조어가 계속 양산됐다. 이어 2위는 영화배우 김수로씨가 선보인 ‘꼭짓점댄스’.2006 독일월드컵 공식 응원 댄스가 될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또 TV프로에서 이마와 허벅지를 쉴새없이 때리는 동작만으로 웃음을 선사한 ‘마빡이’(3위)도 수많은 패러디 소재로 인기를 끌었다.4위는 만화가 고병규씨의 두 컷짜리 만화인 ‘조삼모사’,5위는 연예인들의 이상한 표정의 순간 캡처, 생얼 등 리얼한 시리즈가 연작으로 이어지는 ‘연예인 굴욕’이 차지했다.6위는 지난 10월 음란물 유포 혐의로 입건된 김모씨를 이르는 별칭 ‘김본좌’,7위는 월드컵 결승전 때 지단이 마테라치를 들이받는 장면을 본 네티즌들이 ‘을룡타’에 영감을 얻어 만들어낸 ‘지단타’가,8위는 개그야의 인기코너 ‘사모님’이 차지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 in] 연예인 특례입학 교육행정의 부조리

    연예인이 되면 대학진학은 옵션인가. 연예인 대학특례입학이 다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매년 입시철마다 나오는 문제지만, 수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기도 하다. 연극·영화학과 등에 진학하려는 수험생은 한 해 1만명이란다. 이상과열이랄 수도 있는 이런 인기는 연예인이 얼마나 선망의 대상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래서 연예인 특례입학은 심각한 문제다. 연예인 특례입학을 한 학생들 가운데는 정말 예술적 기질이 넘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기획사의 홍보력 덕에 TV에 몇번 나왔다는 것만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도 있다. 특례입학생 중에는 학교 책임 아래 졸업까지 보장받는 사람도 있다하니 더더욱 놀랍다. 이는 형평성에 심각한 문제다. 연예 관련 학과가 인기를 끌다보니 지난 90년 중반 이후 관련 학과를 만드는 대학들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체계적이고 내실있는 교육시스템을 통해 인재를 길러야 한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니 인기 학과임을 자랑하기 위해 기존 연예인을 받아들여 학교 홍보에 주력하는 방식을 쓴다. 백년을 내다봐야 한다는 대학 행정의 우울한 단면이다. 교육 행정은 상술이 아니다. 진중하고도 진중해야 한다. ‘출석’이 중요한 것은 학문에서 정보교류를 하는 법, 정기 공연 등을 통한 통합적 메커니즘을 배우기 때문이다. 이런 진지한 협동작업을 통해 예술을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참된 예술인으로 성장하는 일이다. 이런 과정 없이 오랜 생명력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연예 관련 학과에 대한 입시준비도 그야말로 벼락치기다. 성적이 고만고만하니까 실기 비중이 큰 연예 관련 학과로 급히 눈을 돌린다. 중·고교 시절 연극 한 편 보지 않고, 시나리오나 희곡 하나 진지하게 읽어본 적이 대부분이다.그러니 ‘기본’이라 할 것도 없을 정도로 민망한 수준이다. 실기 현장에서 곧장 드러난다. 겉멋만 잔뜩 들어간, 유행어만 남발하는, 깊이와 느낌이 전혀 없는, 그런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올해도 한 대학 연예 관련 학과의 경쟁률이 150대1을 기록했단다. 즉흥적이고 근시안적 대학행정과 준비없이 오직 스타만을 꿈꾸는 수험생들. 우리 교육이 이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때다.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 [2008 베이징올림픽-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스포츠의 양극화-육상 꿈나무가 없다

    [2008 베이징올림픽-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스포츠의 양극화-육상 꿈나무가 없다

    “좋은 재목을 찾아 꿈나무로 육성하려 해도 프로와 인기 종목에 빼앗기는 게 현실입니다. 토양이 튼튼해야 메달이나 기록 경신을 바라볼 텐데 걱정이 태산입니다.” 한 육상 지도자의 해묵은 하소연이다. 한국 육상의 미래를 짊어질 ‘묘목 키우기’가 한계에 달했다는 얘기다. 꿈나무가 될 재목을 찾았다 싶으면 빠르다고 축구로, 키가 크다고 농구 등으로 빼앗긴다는 푸념이다. 2000년 대한육상경기연맹에 등록된 초등학생 선수는 2821명. 지난해엔 1673명으로 40%나 쪼그라들었다. 중학생도 3105명에서 1811명, 고등학생도 2252명에서 1565명으로 급감했다. 제2의 황영조·이봉주나,100m 한국 기록을 깰 스타 탄생을 기대하기엔 턱없이 허약한 토양이 아닐 수 없다.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兩極化)는 한국 사회를 파고드는 화두이자 유행어다.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인기를 먹고사는 프로 종목에도 양극화는 있다. 같은 종목이라도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는 말할 것도 없고, 아마추어와 아마추어 사이에도 양극화는 눈에 띈다. 인기스포츠 프로야구의 한 해 관중과 골프장 연간 이용객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많을까. 정답은 골프장 이용객이다. 지난해 프로야구 경기는 361만여명이 찾아가 즐겼다. 반면 골프장에는 1617만여명이 다녀갔다. 심지어 프로야구를 포함해 축구, 농구, 배구 등 4대 프로 스포츠 관중 수보다 골프 내장객이 많다. 기초 종목은 관중수를 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출전 선수와 선수 가족, 관계자 등 ‘그들만의 잔치’로 치러지기 일쑤다. 경기장 분위기도 ‘신바람’과는 거리가 멀다. 현장에서는 수많은 관중을 기대하지 않은 지 오래다. 가장 큰 고민은 역시 꿈나무가 자랄 기반이 더욱 엷어진다는 것이다. ●새 싹 찾기가 힘들다 최근 가장 각광받는 스포츠는 단연 골프다. 사치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며 중산층 이하까지 저변이 확산되고 있다.2003년 초등학생 골프 선수는 145명이었다. 올해 무려 333명으로 늘었다. 중학교는 861명, 고등학교 1316명으로 많아졌다. 상급학교로 갈수록 자원이 줄어드는 타 종목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피부로 느껴지는 최고 인기 종목은 축구다. 뿌리도 단단하게 다져지고 있다. 지난해 대한축구협회에 등록한 초·중·고 선수는 무려 1만 7000명을 웃돈다. 이에 견줘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 있는 육상, 수영, 체조 등은 한숨만 높아간다.“기초 종목인 육상은 타 종목 선수를 공급하는 ‘인큐베이터’로 전락했다.”는 절규에서 수영, 체조도 예외일 수 없다. 지난해 초등학생 등록 선수가 1289명이었던 수영. 중학교 697명, 고등학교 506명을 거치면 대학 선수는 겨우 233명이다. 한국이 수영으로 세계 정상을 넘보는 것이 불가능하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2005년 체조 선수는 2610명이었다.5년 전 1749명보다 수치상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건강·웰빙 바람과 맞물려 에어로빅 부분이 대폭 증가한 것. 에이로빅 선수는 2000년 485명에서 지난해 1451명으로 3배나 점프해 기계·리듬 체조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꿈나무를 키울 거름도 없다 국내 체육 단체가 가장 부러워하는 곳은 바로 대한축구협회다. 일년 지출이 300억원을 넘나든다. 게다가 축구협회는 유소년축구재단을 따로 만들어 유소년층 육성에 힘을 쏟는다. 프로축구연맹도 보조를 맞춰 프로팀에 의무적으로 유소년 시스템을 구축토록 했다. 이밖에도 협회는 유소년 발전프로그램 사업에 해마다 20억원이 넘은 예산을 쏟아붓는다. 반면 육상경기연맹의 1년 예산은 약 43억원. 꿈나무를 위해 책정되는 비용은 고작 4억원이다. 육상은 그래도 낫다. 수영연맹 예산은 3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며 체조협회는 20억원에도 못 미친다. 열악한 재정 탓에 ‘묘목을 꿈나무로 키울 거름’도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스스로 성장한’ 선수를 지원하기에 급급하다.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스타 김연아가 대표적인 경우. 그녀는 세계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 한 해 약 7000만원의 자비를 들여 해외 연수를 수차례 다녀왔다.‘주니어 여왕’으로 등극한 지난해부터 공식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빙상연맹의 한 관계자는 “재정 상태가 열악한 종목에서는 좋은 재목이 등장해도 안타깝게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기초 종목의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흘린 땀의 값어치도 다르다 지난 5월 여자 역도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장미란은 500만원의 포상금을 받았고, 너무 약소(?)한 것 아니냐는 팬들의 질타로 논란이 일었다.2002년 한국축구가 월드컵 4강을 일궜을 때 선수 개인이 받은 포상금은 무려 3억원이다. 지난 독일월드컵에서도 16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개인당 최대 5000만원에서 최소 2000만원이 지급됐다.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장미란은 그나마 나은 편. 최근 전국체전 역도에선 두 개의 한국 기록이 나왔다. 이에 대한 포상금은 겨우 10만원 정도였다. 한 선수는 “포상금을 바라고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잘 나가고 잘 받는 종목 얘기를 들을 땐 힘이 빠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경제적 여력이 있는 단체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대교그룹 회장이 협회장인 배드민턴협회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포상금 3억원을 약속했다. 삼성의 지원을 받는 육상경기연맹은 남자 100m와 남자 마라톤 한국신기록에 각 1억원, 세계신기록에는 무려 10억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수영연맹은 지난해까지 고작 50만원이던 한국신기록 포상금을 올해부터 100만원으로 인상했다. 체조는 명문화된 포상금 규정조차 없다. 세계선수권 금메달이 1500만원 정도다. 국내 육상·수영 등의 수준을 고려하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거나 세계 신기록 작성은 ‘그림의 떡’일 수 있다. 하지만 한 육상 선수는 “많은 포상금은 경기력 향상에 분명 자극제가 되고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는 운동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메달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적용되던 병역 특례가 축구, 야구 등 프로 스포츠로 확산된 것도 기초 종목 선수들의 힘을 빼는 요인이다. 홍지민기자 icarus@ seoul.co.kr
  • “고품격 비공개 개그 부활이 꿈”

    “고품격 비공개 개그 부활이 꿈”

    “지금은 공개 개그의 후발주자로서 경쟁사들을 쫓아가고 있지만 내년에는 한국판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미국 최고의 비공개 TV코미디쇼)를 만드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7개월 전 시청률 2%대로 시작한 MBC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야’(매주 월 오후 11시15분)가 최근 14%를 돌파하며 선전하고 있다. 한동안 ‘암흑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MBC 코미디가 오랜만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 ‘개그야’의 선전으로 지상파 3사 개그 프로그램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지금도 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노창곡 PD를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만나 ‘개그야’에 대한 모든 것과, 개그의 미래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청률 공신은 ‘사모님∼’ 노 PD는 ‘김기사∼운전해∼’라는 부잣집 사모님의 코맹맹이 멘트로 인기를 끌고 있는 코너 ‘사모님’의 선전이 프로그램 전체의 시청률을 끌어올렸다고 자평했다.“4개월 이상 시청률 2∼6%대에서 헤맬 때도 좋은 코너들이 꽤 있었는데 시청자들이 MBC 개그에 대한 불신이 커서 안 보셨던 거 같아요.7월 초 시작한 ‘사모님’이 입소문을 타면서 기폭제가 됐어요.” 특히 대부분 신인 개그맨들이라 인지도 면에서 불리하지만 이왕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신인들의 잠재력과 끼를 믿었다고 했다. 그는 “오랜 무명시절을 거친 개그맨들이 많은데 매일 새벽 6시까지 회의를 하고 대본연습을 하는 모습에 희망을 느꼈다.”면서 “대본은 다른 방송사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만큼 이들의 얼굴이 알려지면 타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처럼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미디 죽은 사회는 각박” 노 PD는 1990년대를 풍미했던 드라마 형식의 코미디 ‘테마게임’ 이후 MBC 개그의 전통이 끊겼다며 안타까워했다. 예전의 수준 높은 정통 코미디를 뒤로 한 채 젊은 제작진이 만들다보니 연륜과 노하우가 단절됐다는 것이다. 개그 연출을 해보지 않았던 노 PD가 연예·코미디 연출의 대가인 김정욱 CP와 손잡고 ‘개그야’를 만들게 된 것도, 신구의 조화를 통해 코미디 전통을 잇고 싶었기 때문이다. “제2의 전성기를 꿈꾸며 코미디 연출에 도전했지만 지금은 공개 개그가 대세라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러나 공개 개그를 통해 스타 개그맨들이 키워지면 고품격 비공개 코미디를 부활시킬 겁니다. 내년 상반기쯤 한국판 SNL을 선보이고 싶어요.” 특히 개그 프로그램들이 자리를 잡고 인정받아 개그맨들이 코미디만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그맨들의 생활이 어려워 조금이라도 인기를 얻으면 MC나 다른 오락프로그램으로 옮겨가 안타깝다.”면서 “풍자적이고 사회를 뒤집을 만한 고품격 개그를 만들어 개그맨들이 개그로 승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코미디가 죽은 사회는 각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행어 몇 마디가 아니라, 개그 수준을 더욱 높여 사람들을 웃기고 사회 분위기를 여유롭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 사진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노PD가 꼽는 지상파 3사 개그의 장점 KBS는 ‘구수함’,SBS는 ‘10대 취향’,MBC는 ‘세련됨’.“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MBC 노창곡 PD는 “지상파 3사 개그 프로그램은 각각 특징이 있다.”면서 “소위 잘 나가는 타사 코너들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노 PD가 비교한 MBC ‘개그야’와 KBS ‘개그콘서트(개콘)’,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은 같은 공개 개그 형식이지만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개그야’는 꽉 짜여진 대본에 기승전결이 뚜렷한 내러티브 형식이 주를 이룬다. 이른바 점잖고 세련된 개그를 추구한다는 것. 반면 ‘개콘’은 개그맨들의 개인기와 애드리브가 발휘돼 때로는 기승전결이 무너진다. 그래서 코너마다 구수한 느낌이 든다.‘웃찾사’는 개그의 정통성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10대 취향의 비언어 개그가 강세를 보인다고 풀이했다. 노 PD는 “어떤 스타일이 더 낫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이지만,‘개그야’는 연기와 이야기로 승부하고 ‘개콘’은 개인 캐릭터가,‘웃찾사’는 트렌드가 가장 잘 살아난다.”고 말했다. 노 PD와 함께 각 사의 ‘명품 개그’를 뽑아봤다.‘개그야’의 베스트는 단연 ‘사모님’이다. 풍자 패러디인 ‘명품남녀’와 말더듬는 개인기로 눈길을 끄는 ‘주연아’도 꼽힌다.‘개콘’은 최장수 코너 ‘봉숭아학당’과, 정종철 등 출연진들이 너무 힘들어서(?) 곧 막을 내릴지도 모르는 슬랩스틱 개그 ‘마빡이’가 수위를 겨룬다. 노 PD는 “신인들도 자연스럽게 주목받아 자기만의 코너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무기인 ‘봉숭아학당’이 가장 부럽다.”며 캐릭터 연기를 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점에서 욕심을 냈다.‘개콘’에서는 또 얼마 전에 막을 내린 코너 ‘집으로’가 ‘개그야’의 ‘아홉살 인생’과 자주 비교되는데, 장수 코너로 자리잡았을 만큼 잘 만든 코너라서 배울 게 많다고 호평했다.‘웃찾사’에서는 ‘형님뉴스’가 베스트로 뽑혔고,‘퀸카 만들기 대작전’‘이건 아니잖아’ 등도 눈길을 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영화에 진출하는 TV 연출가

    영화에 진출하는 TV 연출가

    『10년안으로 「베니스」, 「칸느」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 연출가 이남섭씨(李南燮·36)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면서 펼치는 포부. 직접 TV「드라머」를 쓰고 연출하던 솜씨로 영화에서도 각본·감독 겸업의 양수겹장이다. TV연출가가 영화감독으로 진출한 예는 『미워도 다시한번』의 정소영(鄭素影)감독에 이어 두번째다. 공교롭게도 이남섭·정소영 두사람은 KBS-TV에서 4년 가까이 함께 일한 동료PD, 연출과 집필을 겸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갖고있다. 이남섭씨의 처녀작품이 될 영화는 구정 「프로」로 개봉될 『의리(義理)의 사나이 돌쇠』다. KBS-TV의 인기연속극으로 역시 李씨자신이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던 『녹슬은 단검(短劍)』이 원작이다. 1월25일 TV방영(放映)이 끝나기가 바쁘게 영화촬영도 끝냈으니까 TV극의 영화화(映畵化)에도 초 「스피드」의 기록을 세운 셈이다. 촬영기간이 불과 8일이었다는 점도 李씨의 일솜씨를 자랑하는게 된다. 그의 TV이력은 KBS-TV의 개국(61년 12월)과 함께 시작됐으니까 이미 1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그가 꼽는 대표작품은 『배신자(背信者)』 『사직골 구(具)서방』 『잡았네요』 『녹슬은 단검(短劍)』. 이 4편중 3편이 영화가 됐지만 연속극으로서도 모두 성공한 작품이다. 특히 『잡았네요』이후의 『녹슬은-』같은 「코미디」극은 새로운 유행어를 탄생시키면서 TV가(街)에 선풍을 일으킨 작품들이다. 『이른바 예술 작품으로 「데뷔」못하는게 좀 서운합니다. 그러나 문제작을 들고 나간다는 결의보다는 우선 흥행부터 성공시켜놓고 볼 생각이죠. 영화계 안에서의 기반부터 닦아놓고 그 다음에 하고싶은 영화를 만들 참입니다』 『의리(義理)의 사나이 돌쇠』는 「코믹·터치」의 사극(史劇)이지만 TV 「드라머」에서 불가능했던 분야를 개혁, 완전히 새로운 영상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처음으로 「메거폰」을 잡아본 뒤의 소감은 『영화가 TV보다 수월하다』는 것. 『TV는 녹화하는 순간 「카메라」 조명, 편집등 기술적인 문제까지 동시에 해야하는 까다로움과 시간에 쫓기는 피로감이 있지만 영화는 기술적 여건의 제한이 적어 훨씬 여유를 느꼈다』한다. 서울大 불문과(佛文科)를 나온 李씨가 영화감독에 뜻을 둔 건 대학 2학년 때부터. TV 연출을 맡으면서 차차 자신이 생겼고 63연도에 도불(渡佛)하여 1년가량 본격적인 영화공부를 했다. 『그곳에서 이른바 세계적인 감독의 영화를 매일 한두편씩 보았죠. 「칸느」「베니스」등 권위있는 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들, 정말로 멋이 있읍니다. 영화야말로 모든 예술중에서 가장 다양한 표현수단이 될 수 있어요』 『한국영화는 소재도 문제지만 「테크닉」이 너무 떨어져요. 소설을 그림으로 읽어주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감정, 분위기 묘사가 천편일률이고 대사가 맞지 않요. 대체로 말이 너무 많고』 신중하면서도 날카로운 비판을 털어놓는 李감독은 국산영화가 관객을 잃고있는 이유가 『작품의 질이 낮기때문』이라고 못박았다. 그가 만들고 싶은 영화는 『춘향전(春香傳)』같은 한국고유의 소재를 가지고 현대적인 「테크닉」을 구사한 작품. 고유문화의 전승(傳承)을 주제로 현대적인 영화를 만들고싶단다. 뜻대로 된다면 내년쯤 「유럽」에 가서 그곳 영화를 좀더 보고올 예정. TV「탤런트」 김난영씨(金蘭榮·28)가 부인이고 두 동생 창홍(昌弘·30), 만홍(萬弘·27)씨가 DBS, KBS-TV의 「프로듀서」인 방송가족. TV극 『녹슬은 단검』에 출연했던 김난영씨는 남편의 「데뷔」영화에서 남정임(南貞任), 박노식(朴魯植) 등과 공연(共演)한다. [선데이서울 70년 2월 1일호 제3권 5호 통권 제 70호]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올드트래퍼드서 부럽지 않은 한가지

    지난 6월3일, 필자는 잉글랜드 올드트래퍼드 경기장에 있었다. 박지성이 활약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이다. 마침 잉글랜드와 자메이카의 평가전이 열렸다. 필자는 올드 트래퍼드의 99가지가 너무나 부러웠다. 권태롭고 억압적인 일상에서 축구가 그야말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금세 알 수 있었다. 올드트래퍼드의 두 시간 동안 축구는 전통이었고 종교였으며, 위대한 축제였다. 엄청난 인파가 몰려 뜨겁게 함성을 지르고 이를 발판으로 빛나는 경기를 빚어내는 그 광경은 축구가 만들어낼 수 있는 아름다운 드라마의 절정이었다. 그런데 단 한 가지는 조금도 부럽지 않았다. 오히려 이 때문에 99가지를 다시 해석해야 할 것 같았다. 바로 ‘철저한 통제’였다. 입장하는 과정은, 조금 과장하면 경호원들의 터널을 통과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필요할 경우 경호원들은 몸수색까지 샅샅이 했다. 훌리건 등 일부 팬들의 과잉행동 탓에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으나 그럼에도 유행어처럼 ‘이건 아니잖아!’라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기억을 새삼 떠올리는 것은 최근 K-리그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일부 현상들 때문이다. 축구를 아름답게 하는 99가지는 여전히 실현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외려 과잉행동과 사전단속이라는 부정적인 양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 2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전. 박진감 넘치는 승부와 팬이 함께 어울리는 잔치 마당이었다. 그런데 북쪽 스탠드 팬들은 잔치를 즐길 수 없었다. 과거 안양 LG와 부천 SK의 연고지 이전을 반대하는 일부 서포터스가 ‘안전상의 이유’로 자리를 옮길 것을 요구받았고, 서포터스는 심심찮게 거친 욕설을 뱉었다. 지난 23일 ‘신 라이벌전’으로 4만 관중을 불러모은 FC서울과 수원의 명승부도 판정 시비 때문에 물병 투척과 거친 욕설로 얼룩졌다. 그 야유와 항의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연고 이전 문제는 축구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이며, 석연찮은 판정 시비는 K-리그의 영원한 숙제이다. 그러나 욕설을 내뱉고 물병, 유리병을 던지고 심지어 깃발에 불을 지르는 것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그래서 걱정스럽다. 이러다가 아름다운 축구 문화가 채 꽃이 피기도 전에 몸수색과 통제가 경기장을 압도하는 것은 아닐까. 열정적인 그라운드 문화가 탄생하기에 앞서 성난 서포터스와 경찰의 쫓고 쫓기는 장외 혈전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한번 상상해보라. 관중은 점점 줄고 서포터스와 선수들, 심판 등 경기 관계자, 여기에 경호원과 경찰까지 더해 날마다 욕설과 난투만 벌어지는 축구장을. 끔찍하지 않은가.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올드앤뉴가 오히려 외계어 남발 조장?

    올드앤뉴가 오히려 외계어 남발 조장?

    ‘초글링.지대.안습.므흣.샤방샤방.오나전.스샷’ “공부하세요”라는 말로 유명한 K2TV ‘상상플러스’의 인기코너 ‘세대공감 올드앤뉴’가 10대들이 사용하는 정체불명 신조어와 외계어를 마구잡이로 소개해 우리 말을 크게 오염시키고 있다. 올드앤뉴는 10대와 50대로 대표되는 신·구세대가 각자 사용하는 단어들을 서로 맞춰봄으로써 세대간 언어장벽을 허물어 보겠다는 의도로 기획된 프로그램. 최근 ‘현대가 며느리’로 화제가 된 ‘얼음공주’노현정 아나운서의 진행과 이휘재.탁재훈 등 감초연기자들의 재치가 맞물려 그동안 20%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의 ‘50대가 모르는 10대의 말’ 코너에서 바른 국어로 보기 힘든 단어들조차도 ‘세대공감’이라는 이름으로 반드시 알아야 하는 단어로 둔갑시켜 소개한다는 점이다. 특히 10대들의 비속어나 은어.과감한 축약어나 엉뚱하게 비약한 말들을 소개하면서 출연진들에게 ‘공부하라’고 머리까지 두들기고 있다. 애초 바른 우리말 사용을 촉진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우리말을 비틀고 비속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대’(제대로의 줄임말).‘지름신’(지르다+신의 합성어로 충동구매를 부추긴다는 가상의 신).‘므흣’(수상쩍은 미소나 흡족한 상태).‘안습’(안구에 습기찬다 즉 ‘눈물이 난다’는 뜻) 등 정체불명의 ‘외계어’들이 이 코너를 통해 전파를 탄 뒤 대중화됐다. 지난달 4일 방송분에는 ‘스샷’(스크린 샷의 준말)이 등장. ‘방송용어로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올드앤뉴’ 게시판의 ‘50대가 모르는 말’코너에는 ‘캐안습’(‘안습’보다 강한 뜻).‘샤방샤방’(웃는 모습을 뜻하는 의태어).‘오나전’(‘완전’의 키보드 오타에서 비롯된 말).‘담탱이’(담임선생님의 비속어) 등 2만9000여개(단어중복 가능)에 달하는 은어.비속어.외계어들이 등재되면서 ‘대중화’를 기다리고 있다. 방송을 보고 ‘안습’ 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됐다는 서울 관악정보산업고 강태호 군(18)은 “올드앤뉴에 나오는 단어를 모르면 친구들과 대화가 어려울 것 같아 늘 거르지 않고 시청한다”고 말했다. 밀양 밀성여중 이아란 양(13)도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부모와 함께 올드앤뉴를 즐겨 본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20대’인 서강대 이 솔 씨(23·여)는 “우리말을 갈고 닦아야 할 의무가 있는 공영방송사에서 굳이 ‘세대공감’이라는 이름으로 뜻도 모르는 외계어를 소개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국대 방송영상학강내원 교수는 “TV와 같은 매스미디어에서는 신조어의 사용에 있어서 인터넷보다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방송에서 바른 국어 사용을 위해 신조어.유행어.외계어에 대한 구분을 보다 명확히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ecoknight@
  • [씨줄날줄] 차브족/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차브족’이란 단어는 우리사회 기성세대에게 아직은 생소할 듯하다. 차브(chav)는 2004년 영국의 옥스퍼드대학 사전에 오르면서 그해의 최고 유행어로 뽑혀 단박에 주목을 받았다. 도시 뒷골목에서 흔히 마주치는, 트레이닝복에 야구모자를 쓰고 값싼 금붙이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젊은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단어의 뜻은 집시들이 쓰는 말 차비(chavi=어린이)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차브족의 특징은 당당한 개성 표현에 있다. 명품 하나라도 몸에 걸치고 “난 너희와 달라, 나는 고급이거든.”이라고 주장하고 싶어한 그동안의 젊은이들과는 달리, 차브족은 자신이 사회적·경제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놓였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도리어 “그래, 나 가난하고 무식해. 그래서 어쩔 건데?”라면서 떳떳하게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한다. 영국에서 등장한 차브족 문화는 그들의 ‘양아치 패션’을 중심으로 급속히 번져나갔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보다는 유치하고 값싼, 그래서 촌스럽기까지 한 차림새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쿨(cool)’한 것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같은 흐름에 인기인들이 동참함으로써 차브 패션은 유행의 한복판으로 진입했다. 영국의 축구 천재 웨인 루니와 그의 애인인 콜린 맥러플린, 영국의 해리 왕자, 미국에서 라틴계를 대표하는 영화배우 겸 가수인 제니퍼 로페스 등이 차브 패션을 즐기는 인사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가수 이효리가 한때 트레이닝복을 무대의상으로 활용해 길거리에 트레이닝복을 입은 여성이 넘쳐나기도 했다. 차브족 사이에 샴페인이 유행하면서 관련업계가 고민에 빠졌다는 외신이 들어왔다. 차브족이 즐기면 그 문화는 ‘저급’ 취급을 받고, 그 결과 기존 애호층에게서 외면받게 되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명품족과 대척점에 있는 차브족이 ‘적’의 영토에 침입해 함락하는 꼴이라고나 할까. 최근 우리사회에 ‘된장녀’ 논쟁이 한창이다. 스스로 경제력을 갖지 못하고도 명품으로 치장하려고 애쓰는 ‘그녀’들보다야 당당하게 제 영역을 넓혀가는 차브족이 훨씬 예뻐 보이기 마련이다. 그들의 패션감각에 동의하는가는 각자 판단할 몫이지만.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SBS ‘웃찾사’ 자칭 퀸카 김현정·정주리

    SBS ‘웃찾사’ 자칭 퀸카 김현정·정주리

    “못생긴 여자들이 예쁜 여자들 앞에서 큰소리 치며 잘난 척 하니까 오히려 더 사랑받는 거 같아요(웃음).”허벅지가 꽉 끼는 청바지에 화려한 머리띠, 부채까지 흔드는 모습이 1970∼80년대 소위 ‘잘 나가는’ 언니들을 연상시킨다.SBS 개그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의 간판 코너 ‘퀸카 만들기 대작전’에서 자칭 퀸카로 나오는 개그우먼 김현정(사진 왼쪽·25)과 정주리(오른쪽·22). 이들의 미션은 3단계에 걸친 강의를 통해 퀸카가 되고 싶어 찾아온 2명의 교육생을 가르치는 것. 그런데 교육생들이 오히려 흠 잡을 데 없는 퀸카이고, 결국 강의는 먹혀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결코 굴하지 않으며 ‘퀸카 만들기 대성공’을 당당하게 외치는 그들을 만나봤다. ‘퀸카 만들기’는 웃찾사에서 5개월째 순항하며 어느새 장수 코너가 됐다. 처음에는 외모지상주의를 꼬집거나 여성파워를 과시하는 등 거창한 풍자보다는, 무조건 웃기는 개그를 만들자는 데 의기투합했다고. 그러나 못생긴 여자들이 오히려 더 당당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며 호응이 커지면서 외모뿐 아니라 커리어우먼의 상황 등으로 소재를 넓히고 있다.“여성의 관심사를 다루다 보니 오히려 여성 시청자들이 더 좋아해요. 실제 우리를 본 남성팬들은 퀸카 교육생들보다 우리가 더 예쁘다고 한답니다. 즐거운 일이죠.”(김현정) ●“우리도 남성팬 많아요.” 최근 막을 내린 코너 ‘따라와’에서도 망가지는 모습으로 인기를 끈 정주리는 “못난 사람이 이쁜 사람 앞에서 따라 하라며 가르치니까 희열을 느껴요. 꿈이 이뤄졌죠.”라며 웃었다. 이들에게 진정한 퀸카는 무엇일까.“저희도 여자니까 당연히 예뻐지려고 노력하는데 타고난 퀸카들을 보면 억울하다.”며 20대 여성들로서의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나 ‘자신감이 넘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김현정),‘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정주리)이 진정한 퀸카가 아닐까 싶다며, 서로를 위로했다.“개그우먼이다보니 비호감이고 예쁘게 보이지 못해 안타깝다.”는 정주리의 말에 “아냐, 너 실제로는 예뻐.”라며 김현정이 다독인다. 웃찾사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여성들만 나오는 코너를 만들어 독특한 아이디어로 인정받고 있지만 시행착오도 많았다. 지난해 8월 SBS 공채개그맨 8기로 함께 데뷔한 이들은 직접 짜낸 개그들이 번번이 퇴짜를 맞았고, 결국 올 3월 여성들만의 의상과 춤, 출연진을 보강한 ‘퀸카 만들기’를 선보였다.‘내가 왔잖아’‘닥쳐’‘나름 느낌 있었어’ 등 유행어는 평소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대화에서 나왔다고. 서로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주리는 동물적 본능이 있어서 뭐든지 기대 이상으로 소화해요.”(김현정) “현정 언니의 연기는 100번,200번 봐도 재미있어요. 제 본능을 발견하고 발전하게 해 준 것은 언니의 꼼꼼한 연기지도 덕분입니다.”(정주리) ●“고부 갈등 그린 ‘올가미´ 준비” 틈만 나면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는 이들은, 웃음이 많아 새벽까지 웃다가 콘티를 짜지 못하는 날이 많다고. 성격이 급한 김현정과, 느긋하게 다 받아주는 정주리의 찰떡궁합은 거의 매일 이뤄지는 대학로 공연장 공연과 웃찾사 촬영장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따라와’와 ‘퀸카 만들기’의 뒤를 이을 만한 개그로 고부간의 갈등을 그린 ‘올가미’(가제)를 준비 중이다. 이들의 꿈은 야무지다. 여성개그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것.“그동안 개그우먼들은 별다른 아이디어 없이 남자 개그맨들에 묻어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장수한 개그우먼은 손에 꼽을 정도죠. 게으른 개그우먼이 아니라, 아이디어로 진검승부를 하고 싶습니다.” 정주리는 “반짝 스타가 아니라 진득하게 개그에 전념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면서 “훗날 ‘정주리쇼’처럼 나만의 쇼를 갖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주리야,‘정주리쇼’ 만들면 제일 먼저 나를 불러줘.”(김현정)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네드라이브] 태권브이·천둥이 ‘충무로 카타르시스’

    충무로가 영리해졌다.‘꿈보다 해몽’이라고 핀잔할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최근의 몇몇 시도들은 확대해석의 근거가 확실하다. 충무로 참새들의 입방아에 오른 에피소드 둘.●‘영리해진 충무로-에피소드1’ “태권브이만도 못한…” 탄생 30돌을 맞은 토종 애니메이션 영웅 로보트 태권브이가 일을 냈다. 태권브이의 저작권과 판권을 지닌 영화사 신씨네가 지난 24일 매니지먼트사(나무엑터스)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나무엑터스는 문근영 김태희 김주혁 김지수 등 대한민국 대표스타들을 보유한 파워 매니지먼트사. 이제 태권브이는 문근영, 김태희와 회사동료가 되어 영화,CF,TV시리즈, 뮤지컬, 게임 등 전방위 엔터테이너로 뛴다는 얘기다. 여기서 문득 연결되는 할리우드 영화가 ‘시몬’이다. 턱없이 콧대세우는 여배우(위노나 라이더)때문에 영화가 엎어질 위기에 처하자 감독(알 파치노)은 컴퓨터그래픽으로 사이버 배우를 만들어 대체해버린다. 물론 초점이 사이버 배우의 탄생에 맞춰진 영화는 아니었다. 그러나 스타들의 몸값거품으로 만성두통을 앓는 충무로 현실에서 영화 속 사이버 배우는 카타르시스였다.태권브이가 그런 뉘앙스의 존재가 됐다. 영화 한편 찍을 때마다 근거없이 개런티가 수직상승하는 스타파워에 조만간 ‘비인간’배우들이 제동을 걸어줄 날이 올까.‘디지털 액터’가 이미 영화에 등장하고 있다는 외신이 들리니 우리에게도 ‘사이버 전지현’‘사이버 김태희’가 나오지 말란 법 없다. 그때 거품 몸값의 콧대높은 스타들은 이렇게 꼬집힐지 모른다.“에잇! 태권브이만도 못한∼.”●‘영리해진 충무로-에피소드2’ “천둥이보다 못한…” 새달 10일 선보이는 ‘각설탕’은 말과 인간의 우정을 그린 휴먼드라마이다.1000대1의 오디션 경쟁을 뚫고 캐스팅된 경주마 ‘천둥이’의 화면분량은 여주인공 못지 않다. 말이 충무로 최초로 ‘투톱’영화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여주인공과 우정을 엮는 천둥이에 카메라는 애정을 듬뿍 담았다. 최고 기수의 꿈을 이루려는 주인을 위해 목숨바쳐 달리고, 새끼를 낳다 죽어가는(실제 출산과정을 다큐처럼 보여준다) 어미말을 통해 눈물겨운 모성의 모티프를 건져올린다. 동물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시도가 속속 이어진다. 강아지가 주연하는 ‘마음이…’도 추석쯤 개봉한다. 스크린의 새로운 시도들이 메타포로 이어지는 건 어쨌건 즐거운 일이다. 인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스크린 밖의 사람들은 또 이런 유행어를 들이대지 않을까.“천둥이보다 못한∼.”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충무로 “웰컴 투 사투리”

    충무로 “웰컴 투 사투리”

    신세대와 구세대를 가르는 바로미터 하나. 사투리를 신종 이모티콘처럼 즐길 준비가 돼 있으면 신세대, 그게 아니라면 우겨봤자 구세대다. MBC 월요 퀴즈토크쇼 ‘말 달리자’의 몇 장면. 최근 연기수업의 하나로 경상도 사투리를 배운다는 가수 강인이 능청스러운 인사말 한마디로 좌중을 휘어잡는다. “빼(뼈)가 뽀사지도록(부서지도록) 멋진 춤과 노래를 보여드리겠습니더.” 이어지는 강원도 토종 사투리 퀴즈. 난이도가 외국어보다 더 높다. 전라도 사투리로 ‘검시다’, 충청도 사투리로는 ‘심이 짠짠햐’로 통하는 ‘우타 그러 빡쎄요’의 뜻은? “‘힘이 세다’의 뜻”이란 국어연구원 본부장의 해설에 젊은 방청객들이 또 한바탕 폭소를 터뜨린다. 유행에 민감한 TV 오락 프로그램이야 그렇다 치자. 드라마의 선남선녀 주인공이 투박한 사투리 자체를 감상 포인트로 구사하는 사례가 줄을 잇는다. ●조폭물 전용서 멜로·누아르로 확산 사투리 복권의 진원지는 영화판이다.‘사투리=조폭코미디’로 통하던 충무로 등식은 완전히 깨졌다. 코믹액션은 물론이고 사투리는 어느새 누아르, 멜로 등 전방위 영역확장에 성공했다. 푸대접 받던 사투리가 발언권을 얻은 배경은 무엇일까. 왜 새삼 그것이 대중문화판의 감상 코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일까. ●“10~20대에 사투리는 일종의 이모티콘” 젊은 세대의 놀이 감수성에 사투리의 언어적 재미요소가 뒤늦게 딱 걸려 들었다는 해설이 우선 설득력을 얻는다. 대중문화평론가 김봉석씨는 “영화를 통해 사투리의 진가가 재조명되기 시작했으며, 영화의 주 소비층인 10∼20대에게 그것은 마치 이모티콘처럼 재미있는 통신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모티콘만으로도 소통가능할 만큼 표준어에 대한 규범의식이 약한 신세대에게 사투리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유행어라는 설명이다. ‘사생결단’(부산)‘아이스케키’(여수) 등 잇따라 진한 사투리 영화를 내놓는 MK픽처스의 심재명 대표는 “갈수록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제작 분위기여서 극중 배경인 지역 사투리를 정확히 구사하는 것은 연기의 필수요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마이 무따 아이가”(‘친구’의 장동건) “마이 아파”(‘웰컴 투 동막골’의 강혜정) 이후 ‘대사 유행시키기’는 영화 마케팅의 핵심 아이템이 됐다. ●배우들 사투리과외 지역민들의 박수를 이끌어낼 만큼 완벽한 사투리를 선보여야 하는 배우들의 고충은 극심할밖에. 지역민 발음을 녹음했다가 억양 그대로 흉내내는 ‘특훈’은 기본이다. 신애라가 1960년대 여수 아줌마로 변신하는 ‘아이스케키’(8월24일 개봉) 촬영 현장. 소시민의 생활 사투리를 담아내느라 사투리 과외교사가 나타나지 않으면 감독은 아예 슛사인을 넣지 않는다. 제작사 싸이더스F&H의 정현정 팀장은 “주인공의 발음을 벌교 주민들에게 최종 모니터 받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취업난 반영 ‘씁쓸한 신조어’

    ‘이태백→사오정→이구백, 십장생.’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취업시장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들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3일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취업시장에서는 ‘이구백’과 ‘십장생’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이구백’은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이십대의 90%가 백수’라는 상황을 가리키기 위해 등장했으며,‘10대들도 장차 백수가 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십장생’이라는 말도 탄생했다. 대학 내에서는 밥을 먹으면서 공부한 내용을 점검하고 정보를 나누는 ‘밥터디(밥+study)’ 모임이 활성화됐다. 취업을 위해 지방에서 상경해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는 구직자를 가리키는 ‘나홀로 서울족(인 서울족)’, 취직 못한 신세를 자조적으로 일컫는 ‘빌빌세대’, 장기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구직자가 늘면서 탄생한 ‘공시(公試)커플’ 등도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 회자됐다. 채용 전형에서 실무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이 늘면서 ‘취업 5종 세트’라는 풍자어도 나왔다.‘취업 5종 세트’란 취업을 위해서는 인턴십과 아르바이트, 공모전, 봉사활동 등의 경험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올 상반기에 진행된 주요 기업의 인턴사원 공채 경쟁률은 50대1을 넘어섰다. 과거 중요하게 거론됐던 학벌과 학점, 토익 점수 등 이른바 ‘취업 기초 3종 세트’가 진화한 것이다. 또 공모전 수상 기록이 입사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공모전만 집중 공략하는 구직자가 늘면서 ‘공모병’이란 말도 유행했다. 지방의원도 고액의 연봉을 받게 되면서 5·31 지방선거 전후에는 ‘선거 고시’,‘직업 의원님’ 등의 말도 등장했다. 통장의 위상과 대우가 높아지면서 부업을 하려는 중년 주부들 사이에 ‘통장고시’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커리어 관계자는 “예년에는 심각한 취업난과 힘든 직장 생활을 비관, 자조했다면 올해 등장한 신조어, 유행어에서는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쌍꺼풀 좋다마는 눈이멀어

    쌍꺼풀 좋다마는 눈이멀어

    『사람몸이 천냥(兩)이라면 눈은 9백냥(兩)』이란말이 있다. 『눈은 활동과 아름다움과 향락의 중심』이란, 좀 복잡하고 발전된 가치설도 있다. 눈은 그만큼 중요하면서도 현대인으로 부터는 실제로 가장 심한 학대를 받고 있는 신체기관. 11월 1일은 「눈의날」이다. 「눈 수난(受難)」의 현장을 먼저 가 보자 곰탕집엘 들어가면 물수건이 나온다. 십중 팔구 그것을 집어 든 손님의 손은 눈으로 먼저 올라간다. 눈꺼풀을 까 뒤집으면서까지 열심히 눈을 청소한다. 그것은 청소가 아니라 차라리 병균도포(塗佈) 작업이다. TV를 본다. 눈이 아파오면 약국에서 사온 미용 안약을 몇방울 집어넣는다. 잠자리에 들어 가서도 또한번 안약을 점안(點眼)한다. 아침에 일어나선 시원한 출근길을 위해 집어 넣고, 회사에 가서는 여유있는 집무를 위해 또 안약을 점안한다. 가위 「안약인생」이다. 어린이들의 무모한 과외공부는 「학교근시」라는 재미있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여성들은 쌍꺼풀 성형이란, 일종의 눈 개축(改築)공사를 「왕년에 한두번 안해본」사람이 없다. 사업자금을 마련하겠다고 종합병원 안과엔 요즘도 하루 몇 명씩 눈을 팔러오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인의 눈 학대는 너무 「몬도가네」적이어서, 3천만 동포의 6천만개 눈은 모조리 실명(失明)직전에 있는 전지도 모른다는 「눈의날」급보(急報). 김정환(金正煥)(대한안과회장), 구본술(具夲術) 홍승호(洪承浩)(적십자병원 안과과장) 세 박사는 눈병·실명주의보를 이렇게 내리고 있다. ■ 위험한 미용 안약의 남용(濫用) 미용 안약의 남용은 이제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미용 안약은 4,5종. 이것들은 대부분 혈관 수축제와 수검(收瞼)제 , 그리고 「비타민」과 「스테로이드·호르몬」으로 되어있다. 혈관 수축제는 눈동자를 하얗게 하는 작용을 하며 수검제는 눈의 조직을 긴장시킨다. 미용 안약을 점안(點眼)했을때 순간적으로 눈이 시원해지고 동자가 맑아지는 것은 이 혈관 수축제와 수검제의 작용 때문이다. 김정환(金正煥)박사는 『미용 안약의 성분 자체는 해로운 것이 아니나 문제는 그것의 남용』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는 것은 눈의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인데 이럴 땐 안약을 넣을게 아니라 혈관 확장의 원인을 찾아 대중 치료를 해야 할 거라는 것. 미용 안약의 계속 사용은 또 눈에 염증을 유발할 염려가 있다. 뿐만이 아니라 흰자위가 서서히 까맣게 착색되어 결과적으로는 눈을 보기싫게 만든다.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안약은 특히 위험하다. 최근 S병원 안과를 찾아온 정명자(鄭眀子)(46·가명)여인은 안약의 남용으로 두 눈을 완전히 잃었다. 鄭여인은 1년전부터 눈이 쓰리고 염증이 생겨 D 안약을 계속 사용해왔다는데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시신경이 완전히 죽어있더라는 것. ■ 경계해야 할 눈 성형 쌍꺼풀 성형은 원래 안과학에서 「짝짝이 눈」, 흉터 있는 눈등의 치료수단으로 일찍부터 개발되어 왔다. 그것이 요즘엔 미용 성형술의 일부처럼 착각되어 비전문가에 의해 마구 시술되고 있다는 얘기 쌍꺼풀 성형의 부작용으로 가장 무서운 것으로는 마비성 안검하수(眼瞼下垂)증이 있다. 소위 「거적눈」이란 것으로 이것은눈꺼풀의 근육이 절단되어 눈이 아래로 처지는 것. 시술자의 기량(技倆)이 미흡할 경우 주사를 잘 못 놓아 시신경이 마비되는 일도 예사로 있다. 이밖에 여성들의 짙은 눈화장, 「마스카라」등의 빌어쓰기도 눈 충혈과 염증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요소가 된다고 홍승호(洪承浩)·구본술(具夲術)박사는 걱정하고 있다. ■ 급증하는 「아동근시(兒童近視)」 우리나라 국민학교 아동들의 30%가 근시임이 최근의 조사로 밝혀졌다. 구미(歐美)의 어린이들이 근시이기보다는 오히려 원시(遠視)인 것을 보면 이러한 아동 근시 경향은 확실히 이변에 속한다. 아동근시의 주범(主犯)은 대략 TV, 만화, 과외수업등으로 혐의가 간다. 지난 해 서울대학교 입학생 가운데 50%가 근시로 나타나 놀라움을 준 적이 있다. 도시의 인구밀도와 대기오염도 근시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늙어서도 밝은 눈을 대한안과학회는 올해 「눈의날」표어로 『늙어서도 밝게보자』를 정했다. 40대는 의학적 으로 향로기(向老期). 눈이 피로하고 쓰린 소위 안정(眼精) 피로의 원인으론 ①난시 ②원시 ③신경쇠약 ④증후성 ⑤부동시(不同視) ⑥전신질환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럴땐 미용안약 혹은 일반 안약을 임의로 쓸 것이 아니라 바로 전문의를 찾아가 눈 피로의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김정환(金正煥)박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수 있는 노인성 안질환으로는 ①「트래코마」 ② 눈물이 나는 검내반(瞼內反)과 비려관(鼻戾管)폐쇄 ③녹내장·백내장 등이 있다. 나이를 먹어 눈에 이상이 오면 『늙어서 그렇겠지-』하고 체념을 하는데 이런 증상은 병원을 찾으면 거의 1백% 치료 가능한 것이라는 것. 병원 안과 외래 환자의 3분의 1은 안정(眼精) 피로인데 『늙어서도 밝게보자』는 올해 「캠페인」이 성공만 하면 문제의 반은 해결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름다움과 활동과 쾌락」을 잃은 실명(失明)환자는 지금 전국적으로 약 5만명. 이들 가운데 시력을 회복할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눈은행」의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선데이서울 69년 11/2 제2권 44호 통권 제 58호]
  • SBS 드라마 ‘나도야 간다’ 미혼모딸役 이청아

    SBS 드라마 ‘나도야 간다’ 미혼모딸役 이청아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 잘생긴 ‘킹카’ 조한선과 강동원의 구애를 동시에 받았던 평범한 여고생을 기억하는가. 아니면 SBS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에서 매력남 전진·이완과 삼각관계를 이뤘던 당찬 소녀는 어떤가. 그동안 대표작마다 꽃미남들 사이에서 방황(?)했던 이청아(22)가 당당한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방송 중인 SBS 금요드라마 ‘나도야 간다’에서 미혼모 ‘박행숙’(김미숙 분)의 딸 ‘박다슬’역을 맡아 자기만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청아가 맡은 다슬이는 늦깎이 대학생이 된 엄마와 같은 대학 같은 과에 다니며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엮어가고 있다. 야무지고 밝은 성격이지만 칼 같은 자존심 또한 만만찮다.‘사고뭉치’ 엄마한테는 깍쟁이 딸이지만, 누구보다도 엄마를 불쌍하게 여기고 아버지 없이 자신을 낳고 길러준 엄마에게 고마워하는 속 깊은 여대생이다. 그러나 같이 시험을 치는데 커닝페이퍼를 보거나 답을 알려달라고 조르는 못말리는 엄마가 또 무슨 일을 벌일까 전전긍긍하는 고달픈 청춘이다. 주책을 부리는 엄마를 구박하다가도 결국 이해하고 챙겨주는 어른스러운 면도 보인다. 엄마가 22년만에 재회한 첫사랑이자 다슬이의 생부인 ‘김현수’(정보석 분)와 엄마가 결혼하기를 바라면서 그들을 든든히 후원하기도 한다.“나이도 실제 비슷한 역할인 데다가, 엄마와 딸로서 겪는 정서와 갈등이 비슷해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엄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아요.” 실제로 자신이 깍쟁이 같다고 밝힌 그는 “자기 표현이 확실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전작 ‘해변으로 가요’와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마냥 밝은 게 아니라 속으로 슬픔을 삭여야 한다.”면서 “아빠가 없는 콤플렉스로 엄마 가슴을 아프게 할 만큼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이청아는 2002년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으로 데뷔한 뒤 그리 많은 작품을 하지 않았다. 올해 한양대 연극영화과 졸업반으로, 학업에 충실하고자 노력하다 보니 다작이 되지 않았다고. 그는 “학생으로서 수업을 빠지지 않고 듣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배우라고 다르게 보는 것 같아 쑥스럽다.”면서 “그동안 방학때만 작품을 해왔고, 이번 드라마는 수업과 촬영이 겹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하면서 6개월째 영화전문지에 기고를 하고, 시나리오도 틈틈이 쓸 정도로 재능이 많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연출 전공이지만 감독 입봉보다는 이야기가 좋고, 글 쓰는 것을 즐겨요. 지난해 쓴 시나리오로 영화도 한 편 찍었는데,2학기때와 졸업 후에는 동기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어요.” 최근에는 지난 2월 개봉한 ‘썬데이서울’에 이어 새로운 영화에 도전하고 있다.2003년 권상우·김하늘 주연의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속편 ‘동갑내기 과외하기2’의 주인공인 재일교포 여학생 역에 캐스팅된 것. 촬영은 드라마가 끝난 뒤 7월 중순이나 말부터 시작하지만, 그 전에 눈썹도 바꾸고 염색도 하는 등 재일교포의 외모로 완전히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그는 “역할상 일본어를 잘 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 일본어 공부를 하고 특히 학생들이 즐겨 쓰는 유행어와 일본문화 등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신인이지만 꿈이 많은 그다.“원래 무던하게, 굴곡 없이 살고 싶었는데 배우를 하게 됐고, 한때는 할리우드 진출의 꿈도 꿨지만 지금은 어디에서든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다소 엉뚱한 면도 보인다. 연기를 하는 것만으로 행복할 수 없겠지만, 지금은 연기가 좋고 연기 공부를 위해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고 싶다고. “사회적 약자들, 빈민가 사람들이나 천대받는 술집 여자, 창녀 등 소외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도 좋지만 그냥 카메라를 보고 있으면 기교 없이도 진실을 전하는 다큐멘터리 같은 작품도 매력이 있어요.”펜과 종이를 항상 가지고 다니며 메모하는 버릇이 있어서일까. 앳된 외모와 말투에 비해 어른스러움도 느껴진다.“앞으로 드라마에서 엄마의 고민과 갈등에 크게 기여(?)하는 ‘다슬이’로서 최선을 다할 게요. 지켜봐 주세요.”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먹 튀/우득정 논설위원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2년 만에 투자금(1조 3000억원)의 3배가 넘는 4조 5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챙기게 되면서 ‘먹튀’(먹고 튀다의 줄인 말)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로 떠올랐다. 조선조 이성계 때부터 고종 황제 때까지 매월 10억원 가까이 적금을 부어야 탈 수 있는 금액을 불과 2년 만에 세금 한푼 물지 않고 삼킨다니 이 땅의 최고 법령인 ‘국민정서법’이 용납하지 않는다. 생떼를 부려서라도 세금을 왕창 뜯어내든가 그것도 안되면 코피라도 터뜨려주라는 게 국민의 감정이다. 현재 감사원과 검찰에서 수사 중인 2003년 당시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혹 사건은 이런 정서에 편승해 시작됐다. 론스타의 대명사처럼 따라붙는 ‘먹튀’라는 단어에는 부정적인 가치판단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원래 ‘먹튀’는 고액의 연봉을 챙기고도 제 몸값을 못하는 프로 운동선수를 일컫는 수식어였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벤처 열풍이 몰아치면서 유행어가 되었다. 금방이라도 대박을 터뜨릴 것처럼 그럴 듯하게 포장해 투자자들을 모집한 뒤 껍데기 회사만 남기고 줄행랑치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탓이다. 벤처 무늬만 보고 불나방처럼 덤벼들었던 ‘묻지마 투자’는 코스닥 붕괴와 더불어 개미들의 거대한 무덤이라는 참담한 결과로 막을 내렸다. 하루가 멀다하고 되풀이되는 인터넷 쇼핑몰 사기사건이나 개발계획을 퍼뜨린 뒤 한탕하고 사라지는 기획부동산업소의 사기사건도 ‘먹튀’라는 기본 속성은 똑같다. 외환위기 이후 이 땅에 몰려든 해외 투기자본들은 고액 배당 요구, 부동산 등 알짜 자산 매각, 경영권 위협 등의 수법으로 막대한 차액을 챙겼다. 어찌보면 우리가 무지했던 탓에 지불해야 했던 수업료라고도 할 수 있다. 뒤늦게 투기성 단기자본이 국경을 넘을 때 고율의 세금을 매기는 ‘토빈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투기와 투자의 경계선이 모호한 상황에서 자본시장의 국경선을 폐쇄하지 않는 이상 ‘먹튀’는 재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들어올 땐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가 나갈 땐 오물을 끼얹고 없던 함정을 만들어 빠뜨린다면 글로벌 경제시대에 미아로 전락할 수 있다. 지금은 가슴이 아닌 머리의 힘이 필요할 때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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