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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대선 오픈 프라이머리] 범여권, 외부인사 영입 경쟁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에선 대선후보를 오픈 프라이머리로 선출할 예정이다. 시기는 오는 7∼8월쯤으로 예상된다. 기성 정치인들보다는 정치권 밖의 명망가들을 영입, 현재의 낮은 지지도를 끌어올려 대역전극을 이뤄낸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범여권에서 오픈 프라이머리 영입 대상으로 거론하는 외부 인사들은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과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이다.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열린우리당과 최근 집단탈당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김한길 의원 그룹, 선도탈당한 천정배 의원 그룹, 민주당 등이 경쟁하는 모양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 측은 정운찬 전 총장과 가깝게 지낸다. 하지만 정 전 총장의 정치적 후견인은 20년 가까운 친구인 김종인 민주당 의원이다. 여권의 한 의원은 “최근 김 의원의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은 정 전 총장을 품에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민단체측과 연대를 도모하고 있는 천정배 의원 그룹에선 문국현 사장 등 기업인 영입에도 공을 들인다. 현대자동차 사장과 현대카드·현대캐피탈 회장을 지낸 이계안 의원이 총대를 멨다. 교섭단체를 구성한 김한길 의원 그룹은 의원 수 확대와 민주당 측과의 소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범여권 외부인사 영입은 기존 정치인들의 기득권 포기와 맞물려 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기존 대권 예비주자들이 오픈 프라이머리에 함께 참여하면 외부인사들은 ‘남의 잔칫상 들러리’가 될 것으로 우려해 나서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열린우리당 재선 의원들이 ‘정동영·김근태 2선퇴진론’을 제기하며 드는 논거가 그렇다. 여당의 일부 초·재선의원들은 “다음달 중순까지 지켜본 뒤 두 분 지도자가 기득권을 버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우리가 집단으로 기득권 포기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공공연히 밝힌다. 하지만 여권의 대선 예비주자 진영은 생각이 다르다. 외부인사 영입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정치적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대권 쟁취에 얼마나 도움될지에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고건 전 총리의 대권 중도포기 사례에서 드러나듯 ‘외부인사들이 대권 레이스에 필요한 맷집이 있겠느냐.’는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다. 정동영 전 의장이 전당대회 직후 여의도를 떠나 삶의 현장 체험에 나선 것이나, 김근태 전 의장이 잠행에 나선 것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재기해법’마련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씨줄날줄] 문국현/이목희 논설위원

    정치인을 취재하다 보면 가끔 한참 앞서가는 이를 만난다.1980년대 중반 이상희 전 의원이 그랬다. 과기부장관을 지낸 그는 언제나 우주개발을 말했다. 개헌 등 정쟁 취재에 여념이 없던 초년병 기자에게는 그가 꿈나라 얘기를 하는 외계인인 양 비쳤다. 대권 도전에 나섰던 인사 가운데는 박태준씨가 비슷했다. 쌀개방 등 10여년 뒤에 이슈가 된 사안을 거침없이 말하는 데 놀랐었다. 범여권의 제3후보로 거론되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에게서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람입국 성장, 중소기업 육성 전략 등 그의 아이디어를 듣노라면 ‘현장에서 먹힐까.’라는 의문이 든다. 일부 공무원들도 “공허한 제안의 나열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한다. 그러나 선수끼리는 알아보는 법일까. 지난 연말 한국을 방문한 잭 웰치 전 GE회장은 탁견이라며 문 사장을 극찬했다고 한다. 문 사장은 “연말까지 한참 남았다.”며 대권 도전에 여운을 남기고 있다. 기업인으로 대선에 출마하거나 대권 도전 뜻을 밝혔던 이로는 고 정주영씨와 박태준·김우중씨가 있다. 그들은 모두 실패했다. 대기업을 정치에 끌어들이다가 국민 심판을 받았고, 정치판의 이전투구를 헤쳐나가기엔 역부족인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문 사장은 시민사회단체 연계에서 다른 기업인 출신과 차별성을 가진다. 국내외 환경·문화운동에 활발히 동참하면서 시민사회단체와 끈끈한 유대를 구축해 놓았다. 얼마전에는 진보·개혁 국민후보를 추구하는 ‘창조한국 미래구상’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가 정치에 뛰어든다면 기업·시민사회단체·정치권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실험에 들어가는 셈이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문 사장의 후원자로 나설 태세를 갖추고 있다. 문 사장은 지난주 최 대표와 함께 황사 방지 활동의 일환으로 중국을 다녀왔다. 박원순 변호사도 문 사장 지원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제종길 의원 역시 환경·시민운동으로 인연을 맺은 인사들. 문 사장은 여권의 여러 정파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이계안 의원이 천정배 의원 그룹과 문 사장을 연결시키려 노력중이다.‘문국현 변수’를 색다른 기분으로 지켜볼 만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영입대상 제3세력은 ‘손사래’

    범여권내 대통합신당을 지향하는 열린우리당과 김한길 의원 중심의 집단탈당파,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민생정치 준비모임 등 3갈래 정치세력들이 경쟁하듯 ‘외부세력 연대’를 외치고 있다. 각 세력마다 시기·방법에는 조금씩 편차가 있지만, 연대를 ‘선점’하려는 의도를 공통적으로 깔고 있다. 정계개편의 주도권 때문이다. 영입(연대)이 승부수가 될지, 무리수에 그칠 것인지 외부세력들의 속내를 통해 실현가능성을 따져 본다.●각 정치세력의 영입(연대)경로 열린우리당은 여권내 기득권 포기와 같은 명분 제시가 없는 한 외부세력과의 적극적 연대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컨설팅업체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개헌발의와 민생법안, 노 대통령과의 차별화 등 각종 국정현안에 대한 당론 정리과정도 병행돼야 한다.”는 이중고를 들었다. 집단탈당파의 경우 외부세력과의 인연의 강도가 취약한 편이다. 탈당에 대한 비난전과 정계개편 과정에서 위상 격하를 막기 위해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기존 범여권의 범주를 벗어난 인물로까지 스펙트럼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민생정치 준비모임은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여권 인사들과 인맥·성향이 중첩돼, 연대를 통한 세력화까지 이를지는 미지수다.●“연대를 위한 진정성있는 원칙이 나와야 한다” 영입(연대) 대상 가운데 ‘창조한국 미래구상’은 현 상황에서 실체가 있는 ‘외부세력’으로 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래구상 측은 “정책연합은 가능하지만 오로지 대선정국만을 위한 통합이나 연대는 있을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일단 정치권의 제의를 “새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허울만 벗으려는 시도”라고 평가절하했다.미래구상측의 지금종 사무총장은 “지금 정치권의 제의에 화답하기에는 이르다.”면서 “미래구상이 독자후보를 내지 못할 경우 일종의 정책연합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때도 전제가 있다.‘반수구 국민후보’라는 원칙을 견지하되 신자유주의 반대와 6·15공동선언 실천으로 집중되는 미래구상측의 정책에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밖에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과 박원순 변호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은 여전히 손사래를 치고 있는 상황이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제3후보,밥상을 기다리지 말라/김종배 시사평론가

    고민스럽게 됐다. 작심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처신을 수동태에서 능동태로, 위치를 ‘통합 대상’에서 ‘통합 중심’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여권 구도가 얼추 정리돼 간다. 혼란상을 거듭하던 열린우리당이 지난 14일 전당대회를 열어 대통합 신당 추진을 결의했다. 김한길, 강봉균 의원이 주도하는 ‘실용 탈당파’도 자신들의 원내교섭단체 명칭을 ‘중도개혁 통합신당 추진모임’으로 정했다.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개혁 탈당파’도 ‘민생 정치’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모두가 영입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외부 인사, 제3후보가 ‘등쌀’에 시달리는 건 불가피하다. 통합의 중심에 서 달라는 요구가 빗발칠 것이다. 당사자들의 태도는 느긋하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연말까지는 한참 남았다.”고 했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은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도 달다 쓰다 말이 없다. 얼핏 봐서는 당연한 처신 같다. 여권이 3분 구도로 정리돼 가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과도기적 질서다. 대선 막판에 다시 합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판에 섣불리 나서서 위험등급을 올릴 이유가 없다. 하지만 아니다.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잔류파가 탈당파를 향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특정 의원의 과거 처신까지 들춰내는 정도다. 감정이 쌓여가고 있다. 통합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격화되면 감정의 골은 더 벌어진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 외부 인사, 제3후보는 ‘단일 추대’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과도기적 질서가 재정립된다 해도 범탈당파와 범잔류파의 양분 구도를 극복하긴 어렵다. 때마침 열린우리당의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통합’이 아니라 ‘선거 연합’을 거론하고 나섰다.‘똑같이’가 아니라 ‘따로 또 같이’ 가자는 말이다.‘따로 또 같이’ 구도가 짜이면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 어부지리를 노리면서 계속 살피기만 하다가는 누구처럼 좌고우면한다는 비난을 사면서 고립될 수 있다. 도리도 아니다. 최종 선택권은 탈당파나 잔류파가 아니라 국민이 갖고 있다. 국민에게 이미지가 아니라 실체를 보여주는 건 도리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실용 탈당파’의 일원인 이강래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을 평한 바 있다.“훌륭한 후보감이었지만 훌륭한 대통령감은 아니었다.”면서 15가지 잘못을 나열했다. 잦은 말실수, 코드인사, 언론과의 적대적 관계, 고집, 오만, 독선, 정책의 일관성 부족 등이다. 대개가 정책 역량이 아니라 정치 역량이다. 국민도 훌륭한 대통령을 뽑고 싶다. 그래서 정책 역량 못잖게 정치 역량을 검증하고 싶다. 말실수는 안 하는지, 고집, 오만, 독선은 보이지 않는지, 일관된 정책 집행 역량이 있는지를 재고 싶다. 쉬운 과정이 아니다. 행정의 달인이라던 고건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권 밖에서 맴맴 돌다가 대선판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서너 달 만의 일이다.‘정치 달인’이 정치 역량 부족을 질타당하고,‘행정 달인’이 정치적 도전에 무릎 꿇는 게 작금의 정치판이요 대선판이다. 어부지리는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 오픈 프라이머리에 나서서 검증 받는 절차가 있지 않으냐고 하지만 ‘특수한 승부’에서 이기는 것과 ‘일상적 갈등’을 조정하는 것은 차원이 전혀 다르다. 전자의 경우엔 앞만 보고 가면서 상대를 내치면 되지만 후자는 전후좌우를 두루 살피면서 모두를 안아야 한다. 양반 다리하고 앉아 밥상 들어오기를 기다릴 때가 아니다. 직접 나서서 아궁이에 불을 지필 때다. 대선에 나설 마음이 아예 없는 게 아니라면 그렇게 하는 게 도리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 “환경은 생명… 지구 온난화 막자”

    “환경은 생명… 지구 온난화 막자”

    사회 저명 인사들이 ‘지구를 사랑하는 10인´ 발대식을 갖고 지구 온난화 방지에 팔 걷고 나섰다. 김지하 시인과 영화배우 안성기씨 등은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STOP CO2’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10인회에는 이들 외에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윤준하 환경운동 연합 공동대표, 이선종 원불교 서울교구장, 임옥상 문화우리 회장, 조한혜정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최열 환경재단 대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영화배우 안성기씨,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참여한다. 김지하 시인은 “환경은 생명”이라면서 “지구를 물질로 보지 않고 살아있는 것, 영성이 깃든 것으로 볼 때 지구온난화 등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정부·기업·교육기관에 ▲에너지부와 신재생에너지청 신설▲지자체의 도시교통 친환경 재설계▲공공기관의 신재생에너지 활용 및 녹색상품 구매 의무화▲환경교육의 정규과목 편입을 실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CEO칼럼] 이변의 2007 세계경제포럼/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CEO칼럼] 이변의 2007 세계경제포럼/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매년 1월말 눈 속에 파묻힌 스위스의 산간마을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 회의)은 내게 세계적 메가트렌드 파악과 지식 재충전을 위한 최고의 ‘윈터 스쿨(winter school)’이다. 흰 눈에 덮인 산봉우리마다 눈사태를 막기 위한 검정색 방책들이 마치 인삼밭 장막처럼 줄줄이 늘어서 있고, 수십m씩 곧바르게 자란 나무 숲 사이로 긴 슬로프의 스키장이 곳곳에 펼쳐져 있는 다보스의 풍경은 늘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올해 다보스의 모습은 달랐다. 첫날 다보스에는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100년만의 이상 난동현상이 스위스의 심산유곡인 다보스에서마저 큰 이변을 낳은 것이었다. 둘째날이 되어서야 조금씩 눈이 내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예전의 다보스는 아니었다. 올해 대 주제는 ‘힘의 이동’이었다.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에서 중국, 인도 등 신흥 경제대국으로 급히 이동하는 힘, 세계화에 따른 고용불안 및 소득 불균형에 대해 불만이 누적되는 중산층들의 힘, 지정학적으로는 점점 영향력이 커지는 자원 보유국들의 힘, 종합적 정보보유 집단의 힘, 경영측면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점증하는 요구, 제조업의 힘을 능가하는 유통 고객들의 힘 등 12가지 힘의 이동 현상과 대처 방안을 논의하려는 것이 본래 주최측의 의도였다. 그런데 12개 중요과제의 중요성을 매기는 전자투표 과정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기후변화 방지에 대한 대책 등을 과거에 늘 다뤄왔더라도,2007년 주요 과제에서 빠진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사전 모임에 참석한 700여명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경제인과 교수, 정부 인사가 75% 이상을 차지하는 모임에서 환경이 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결국 원래 준비됐던 12개 분야를 10개로 통합·재편하고, 기후 변화를 11번째 중요한 힘의 이동 과제로 선정하는 데 합의했다. 이게 마지막 이변은 아니었다.11개 과제 중 어느 것에 우리 지구촌 지도자들이 하루바삐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느냐를 놓고 전자투표에 부친 결과, 기후변화방지가 55%로 1위였다. 소득불균형 극복은 12%로 2위가 됐다. 환경과 사회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경제적 관심을 압도한 것이었다. 개막식날 기조연설은 정부개혁 및 일자리 창출의 영웅이 되어 돌아온 독일의 여성 총리 엥겔라 메르켈이 했다. 메르켈 총리가 기후변화방지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할 때 지난 10년동안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세계적 노력에 냉담했던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양원 합동연설을 통해 앞으로 10년 내에 에너지 사용을 20% 감축할 것을 선언했다. 세계는 이제 하나의 방향으로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멕시코·남아공·베트남·동유럽 신흥공업국 등은 연 8∼10%대의 초고속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세계적 변화의 한 가운데 다보스에서 한국은 보이지 않았다.200개가 넘는 공식 세션(session)이나 50개가 넘은 비공식 세션에서조차 한국은 잊혀져 가는 듯 보였다. 2008년 세계경제포럼의 아시아 지역 경제인 정상회의는 서울에서 열릴 수 있게 됐다. 우리 경제가 보다 환경친화적이고 사회친화적이 되고, 우리 한국보다 50배나 큰 세계 시장에 우리 한국의 기업들과 젊은이들이 더 많이 진출해 우리 경제가 질적인 참 성장을 해나가고 규모도 두 배, 세 배 커지기를 기원했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 與·탈당파, 이번엔 ‘黨얼굴’ 영입경쟁

    탈당으로 갈라선 여권의 각 정파가 외부 대선주자 영입을 위한 물밑 경쟁에 들어간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잔류 열린우리당과 천정배 의원 주도의 탈당그룹, 김한길 의원 주도의 탈당파가 한정된 외부주자 풀(pool)을 놓고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정계개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세력도 중요하지만 ‘얼굴’을 누구로 내세우느냐가 결정적이다. 유력 대선주자는 곧 집권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현재 범여권에선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박원순 변호사, 강금실 전 법무장관, 진대제 전 정통부장관 등이 영입대상으로 거론된다. 한나라당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도 영입 풀에 포함돼 있다. 이들 중 정 전 총장, 문 사장, 박 변호사 등은 ‘천정배 그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다. 천 의원측이 시민단체 등 제3세력과의 연대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천 의원 주도의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일단은 높은 편이다. 탈당 러시로 ‘빨간 불’이 켜진 열린우리당도 유력 인사 영입을 통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김원기·문희상·유인태 의원 등 중진그룹과 함께 김근태 의장을 중심으로 한 재야파가 활발하게 외부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여론 지지도가 워낙 낮다는 점에서 외부 인사가 선뜻 합류할지는 미지수다. 그나마 강·진 전 장관 등이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를 감안해 열린우리당의 얼굴로 나설 가능성은 있다. 김한길 의원은 전날 “비정치권의 훌륭한 분들을 찾아서 신당 창당의 주역이 되도록 옆에서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비켜섰지만, 본인이 직접 대선주자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 소속 손학규 경기지사가 김부겸 의원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재선그룹이 주도하는 신당에 합류할 것이란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탈당파 의원들은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기획탈당’ 공세에 대해 이날 “통합신당을 대하는 두려움의 발로”라고 싸잡아 반박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탈당 둑 터진 與 어디로] 與 세조각 날까

    [탈당 둑 터진 與 어디로] 與 세조각 날까

    열린우리당 천정배·이계안 의원 등이 개혁신당의 깃발을 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여당발 정계개편은 탈당파들이 만들 개혁신당과 중도·보수신당, 당에 남을 잔류파가 꾸려갈 신당 등 3개 이상으로 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천 의원 등 개혁신당을 추진하는 여당 의원 10여명은 22일 현재 ‘탈당선언문’까지 작성했다. 빠르면 23일 선언문을 낭독할 가능성도 있다. 이계안 의원을 비롯해 이종걸·김재윤·이상경·안민석·우윤근·제종길·정성호·최재천 의원 등이 개혁신당의 깃발을 천 의원과 함께 들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로 ‘선도 탈당’한 임종인 의원도 천 의원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들은 민주당의 김종인·김효석 의원 등과도 긴밀하게 접촉해 왔으며,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외부세력 영입 작업도 진행해 오고 있다. 김한길 원내대표 등이 참여하는 중도·보수신당도 등장할 전망이다. 양형일·유재건·강봉균·전병헌 의원 등이 이끄는 통합신당 4개 의원모임 소속 의원들 상당수가 이 중도·보수신당을 꿈꾸고 있다. 이들은 정동영 전 의장도 이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염동연 의원 등 호남 출신 일부 의원들도 참가를 적극 검토중이다. 김근태 의장도 탈당 문제를 고심하고 있다. 오는 29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다음달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결정짓는 게 우선이지만, 중앙위가 열릴 가능성이 낮아 현재로선 ‘중앙위 불발→의장직 사퇴→지도부 해체→당 분열’이란 수순이 눈에 훤하기 때문이다. 한 측근은 “29일 중앙위가 열리지 않으면 의장직을 그만 둘 수밖에 없고, 탈당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의장이라는 직책상 탈당을 해도 막차를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곤혹스럽다. 사수파와 함께 당에 남아 신당을 만들 수도 있지만, 당을 나와 개혁신당에 합세할 가능성도 있다. 측근은 “강봉균 의원 등 중도·보수파와는 함께 하기 어려울 것이다. 천 의원 측과는 그동안 많은 의논들을 함께 해왔다.”고 말했다. 김 의장의 측근인 이목희 의원은 22일 “대거 탈당 사태가 오면 소수가 당에 잔류하고, 나가는 분들 중에선 개혁적 색채가 강한 분과 보수적 색채가 강한 분들이 함께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여당이 3분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진보세력 “대선 개입” ‘단일후보’는 엇갈려

    진보세력 “대선 개입” ‘단일후보’는 엇갈려

    국내 진보·개혁 성향의 시민·사회운동가들이 ‘합리적 신진보운동’을 기치로 올 대통령선거에 적극 개입할 것을 선언했다. 하지만 단일후보 추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창조한국미래구상(가칭)’은 1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국사회의 창조적 미래를 위한 시국 대토론회’를 열고 본격 행보에 나섰다. 발제에 나선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열망을 배반, 정책·현실적으로 대안이 아니다. 민주노동당도 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하기보다는 ‘문제제기 정당’으로 축소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면서 “기존 정치세력으로는 곤란하며, 대안은 ‘새로운 상상력의 정치운동’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새로운 정치운동은 단기적으로 대선 승리를 목표로 해야 하며 이를 위해 범진보·개혁세력의 국민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정책을 먼저 제안하고 단일 국민후보를 선출하는 ‘선 정책 후 후보’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은 “성급하게 진보·개혁세력의 승리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대선에서 실패하더라도 강력한 진보정당 건설에 이바지하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면서 “단일후보를 내려면 어디까지 진보·개혁세력의 범주에 넣어야 할지 그것부터 의견일치를 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는 “우리의 역할은 올 대선에 가장 올바르고 전문성있고 역량있는 후보를 찾아내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라면서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 가운데서도 있는지 없는지를 검증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자로는 문국현 유한킴벌리사장, 임진택 연극연출가, 임동규 부산YMCA사무총장, 나간채 전남대 사회과학대학장, 권미혁 여성민우회 공동대표, 손석춘 원장,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위원장, 최현진 회사원, 이학영 YMCA사무총장 등 9명이 참석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할머니 시인·작가 댕기머리 처녀 되어

    할머니 시인·작가 댕기머리 처녀 되어

    그들에게 그런 열정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40대에서 80대인 열아홉 사람의 시인과 작가들이 지난 9월 29일부터 30일, 이틀 동안 남산자락에 있는 <문학의 집·서울>에서 공연한 문인극 <맹진사댁 경사>에서 자신의 모습을 던져버리고 극중 인물에 빠져 관객들의 흥을 돋우었다. 필자는 이 연극의 스태프로 기획단계부터 마지막 쫑파티까지 참여하면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한 연극의 늪 속으로 다시 빠져들었다. 그리고 이번 연극을 통해 새롭게 연극이라는 늪 속에 빠진 문인이 몇 사람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문인극은 오래 전에 몇 번 공연된 바 있지만 최근 10여 년 간은 볼 수가 없었는데 지난해 <산림문학관>을 개관하면서 김후란 이사장이 문인극에 관심을 가져 이번 <문학의 집·서울> 개관 5주년 기념행사로 서울시와 유한킴벌리의 지원을 받아 공연이 이루어졌다.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맹진사댁 경사>는 1943년 오영진 작가가 발표한 때부터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공연되고 있는, 대학에서나 기성극단에서 선호하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돈으로 진사를 산 천민이 더 대접받는 양반이 되고 싶어서 가문에 혹해 사윗감을 보지도 않고 혼사를 결정하고는 그 사돈댁에 어울리는 가문이 되어야 한다며 맹씨네 족보를 거짓으로 바꾸는 등 법석을 뜬다. 그러는 중 사위가 병신이라는 소문을 듣는다. 아무리 가문이 탐난다 해도 하나뿐인 딸을 병신한테 시집보낼 수 없다고 생각한 맹진사는 궁리 끝에 딸의 몸종을 대신 시집보낸다. 그런데 초례청에 나타난 신랑은 외모가 준수했다. 이에 놀라 밤 피신을 시킨 딸을 데려다 놓지만 신랑은 대신 시집온 착한 이뿐이를 진정한 아내로 맞겠다고 공포하여 맹진사 내외와 그 딸은 하늘이 무너지는 허탈감에 빠진다는, 인간의 욕심이 지나치면 화가 됨을 보여주는 풍자극이다. 몇 번을 보아도 새로운 재미로 공감할 수 있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볼 수 있는 내용이어서 <문학의 집·서울> 개관 다섯 돌을 맞는 잔치 분위기에 적합한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연출을 맡은 극단 미추의 강대홍 상임연출가는 출연을 희망하는 문인들이 모인 첫날, 대본을 한 번씩 읽어보게 한 후 사흘 후에 배역을 결정하기로 하고는 걱정에 빠졌다. 문인들이라 감성이 있어 책 읽기는 좀 하는 것 같은데, 나이 드신 분이 많아 대사 외우는 것이 문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주최측에서 원래 문인극이란 전문극단 공연과 달리 실수하기 마련이고 관객들도 실수를 애교로 보아준다고 편안하게 생각하라고 했지만, 손님을 초대해놓고 실수하고 장난처럼 공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며 연출가와 출연자 모두가 열심히 연습들을 했다. 그러기는 해도 으레 대사는 까먹을 테고 실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막을 올리고 보니 입석까지 꽉 메운 관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연극에 빠져들어 재미있어 하며 놀라워할 정도로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연극이 어설플 줄 알았는데 너무 잘했다” “얼마나 연습했느냐?” “현실에 맞는 풍자 몇 마디 감칠맛 났다”는 등 칭찬이 줄을 이었다. 맹 노인 역의 황금찬 시인은 여든아홉이며, 열세 사람이 6~70대여서 전체 출연자의 평균 연령은 일흔에 가까웠다. 그리고 주인공 맹 진사 역의 유자효 시인을 비롯해서 상당수의 출연자가 무대에 처음 서는 것이고 보면 그만큼의 성과 뒤에는 부단한 노력이 따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처녀 역을 맡은 박순녀 소설가, 김여정 시인, 박정희 시인, 최금녀 시인, 지연희 수필가도 모두 할머니이다. 이 할머니들이 댕기머리 처녀가 되어 봄놀이 나와 두어 마디하고 퇴장하는데, 그 몇 마디를 위해서 보름 동안 연습을 했다. 처음에는 대사가 입에 붙지 않아 어색했지만 자꾸 연습을 하니 자신이 붙고 욕심이 생겨서 공연이 임박해서는 연출자에게 한 번 더 나오게 해달라고, 그게 안 되면 대사라도 한마디 더 달라고 조르기도 했단다. 누군가가 “연극은 모르핀 같아서 한번 맛을 알게 되면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서도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모두 나름대로 무척 바쁜 사람들이 출연료도 거의 없이 겨우 20여 일 연습기간 동안 오가는 교통비 정도인 데도 불구하고 연극에 대한 호기심과 매력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고, 공동체 작업에 맞도록 서로 위하고 배려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연습에 몰두하여 공연의 성공을 가져오게 하였다. 연극이 끝나고 쫑파티라는 것을 했다. 연습하는 동안의 에피소드도 얘기하고 미진함도 털어놓으며 큰 소리로 노래도 부르고,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모두가 아쉬움을 가슴 가득 안은 채 문인극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헤어졌다. <맹진사댁 경사>에 출연한 문인 배우들은 다음과 같다. 맹노인 : 황금찬 시인 맹진사 : 전 SBS이사 유자효 시인 맹진사 부인 : ‘시마을문학회‘ 대표 홍금자 시인 갑분이 : 장안대학 교수 김유선 시인 이쁜이 : 박미경 수필가 삼돌이 : 전 한국시인협회장 이근배 시인 미언(신랑) :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부회장 이길원 시인 미언의 삼촌 : 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성춘복 시인 박참봉 : 박정기 희곡작가 김규은 : 김규은 시인 텁석부리 : 장안대학 교수 정승재 소설가 처녀 I : 동남대학 교수 지연희 수필가 처녀 2 : 최금녀 시인 처녀 3 : 전 세륜중학교 교장 김여정 시인 처녀 4 : 박순녀 소설가 처녀 5 : 전 한양여대 교수 박정희 시인 농민1·친척 갑 : 한국희곡작가협회장 김흥우 희곡작가 농민2·친척 을 : 한국시문학연구소 소장 김경식 시인 농민3·친척 병 : 동덕여대 명예교수 조병무 평론가             월간 <삶과꿈> 2006.12 구독문의:02-319-3791
  • [CEO칼럼] 혼이 있는 경제/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CEO칼럼] 혼이 있는 경제/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중국이 앞서 나가고 있다.13억 인구의 거대한 항공모함 중국이 인구 5000만명도 안 되는 우리나라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이 11차 ‘5개년 계획’에서 ‘혼(魂)이 있는 경제(Soul Economy)’를 선언한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경제를 ‘육체 경제(Body Economy)’라고 스스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혼이 있는 경영’을 실천했다. 현 세대의 젊은이들에게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꼽히는 안철수 의장도 늘 ‘혼이 있는 기업’론을 갈파해 왔지만, 유물론자이자 세계 최대의 거대경제인 중국이 혼이 있는 경제를 먼저 내세울 줄은 미처 몰랐다. 중국이 새로이 꿈꾸는 혼이 있는 경제는 사람과 자연과 사회와 새로운 관계, 즉 상생의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 25년간의 경제개발이 저임금 육체노동, 세계적 규모의 하드웨어 건설, 국가주도의 경제대국론에 기반한 것이었다면 앞으로 25년에서 50년은 지식기반 소프트웨어 중심,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상생시키는 환경친화적 기술과 산업육성, 사회적 양극화를 최소화하는 사회 통합적 경제발전에 주력하겠다는 국가적 의지의 표현이다. 이런 의지와 열기는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한 중국 기업인 정상회의(CBS)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지난해 11월18일과 19일은 주말인데도, 지식사회와 지속적 혁신에 의한 가치창조 및 고객창조를 평생 갈파하였던 피터 드러커 교수의 96회 생일기념 심포지엄에 구름같이 몰려 왔던 중국인 기업가, 전문가들의 진지한 태도에서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중국이 저임금 산업국가에서 혁신주도형 지식사회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자발적 의지와 학습이 중시되는 창조경제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아직도 시멘트 사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0년간 토건국가, 하드웨어 중심국가 소리를 들어왔지만 소프트웨어 중시로 가기는커녕, 점점 더 견고한 시멘트 토건 숭상국가로 고착해가고 있다. 연간 수십조원의 토목 건설비와 토지 보상비가 환경을 파괴하고, 이웃을 분열시키고, 부동산 거품을 극대화시켜 경제위기를 잉태한다. 이런 현상은 ‘일본열도 개조론’ 이후 사상초유의 부동산 거품 붕괴와 금융파산과 함께 경제몰락과 암흑의 10년 터널을 지나온 일본의 전철을 우리가 따라 밟고 있다. 우리 한국은 지금 과도한 국토개발과 지역개발과 토지보상 경쟁, 부동산 투기 경쟁에 몰입해가고 있다. 전체 기업의 99%, 전체 근로자의 87%가 종사하고 있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8%도 되지 않는다. 특히 비정규직과 소기업 종사자들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2%밖에 되지 않는다. 기술과 지식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에 자기 국민의 90% 가까이를 무학, 문맹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몰아가는 이 사회는 부동산 광풍에서 벗어나 혼이 있는 경제, 창조경제로 나아가야 할 때가 됐다. 누가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와 환경과 미래를 지킬 것인가. 누가 우리 사회를 세계 속에서 신뢰받고 존경받는 지식·문화국가로 이끌어 줄 것인가. 이제 우리도 새로운 미래를 위해 혼이 있는 경제를 시작할 때이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 ‘시민사회, 대안정치 세력화’ 새실험

    2007년 대선에서 시민사회 진영의 정치실험은 성공할 것인가. ‘미래구상 전국모임’(가칭)은 개혁적인 시민사회 세력이 정치개혁을 주도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 최종 목표도 수구세력의 집권을 막고 진보개혁세력이 총집결, 대선 승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들의 ‘시민사회 주도론’에는 기존 정치권에서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절박감이 배어 있다. 더 이상 기존 정치권은 대안세력이 될 수 없음을 선언한 것이다.더구나 ‘참여정부=시민사회세력’이라는 등식 속에서 시민사회 진영도 싸잡아 ‘무능세력’으로 전락한 데 따른 분노도 근저에 깔려 있다. 시민사회 진영은 2004년 총선 당시에는 낙천·낙선운동과 물갈이 운동을 통해 좋은 정치인을 가려내고 부패한 정치인을 몰아내려 했다. 그러나 이제는 후보검증 차원의 활동보다 한단계 진전된 정치운동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김근태의 외곽지원세력?’ 이런 움직임은 정치권이 시민사회 진영을 ‘제3지대’로 거론하며 여전히 ‘영입’과 ‘통합’의 대상으로 거론하는 것에 대한 거부의사로도 보인다. 그동안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을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을 돕기 위한 정치권 밖의 잠재적 외곽세력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다.똑같이 통합신당을 지향하지만 당내 최대 계파인 정동영 전 의장과는 정체성에서 차이가 나는 김 의장이 통합신당내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강화를 위해 ‘외연확대’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한 실무자는 “열린우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에 참여하거나 비판적 지지세력으로 남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견해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으로 ‘시민사회단체의 정치세력화’로 비쳐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엿보인다. 출범도 하기 전 시민운동의 순수성이 왜곡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세차례 가진 전국단위 모임에서도 이 부분이 심각하게 논의됐다고 한다. 때문에 차기 대선까지 ‘반수구세력 국민후보’선출을, 장기적으로는 ‘독자 정당’건설에 대한 논의를 조심스럽게 모색중인 상황이다.●참석 인사 면면 모임은 최열 환경재단 대표와 정대화 상지대 교수,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 양길승 녹색병원장 등 6월 항쟁 1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6월 사랑방’멤버들과 주요 시민사회단체 핵심 관계자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초 세번째 모임에서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을 초대해 중소기업 활성화대책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최열 대표는 “각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사회인사 등 국민적 지지를 받는 각계 인사들을 포괄하는 능력있는 집단으로 거듭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력분포를 봤을 때, 실용주의적 세력과 개혁지향적 세력이 한 시대를 준비했던 후진타오를 정점으로 하는 중국의 제4세대 권력층처럼 ‘전문성’을 중시하겠다는 포부로 비쳐진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직장 가족친화지수 낙제점

    국내 기관·기업에서 자녀 양육·지원제, 탄력근무제 등 가족친화 제도를 도입하는 수준이 ‘낙제’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가족친화 프로그램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가족친화지수(FFI)를 최근 개발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기업 및 대학 등 705개 기관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한 결과를 27일 공개했다.가족친화지수는 탄력적 근무제와 자녀양육 및 교육 지원제, 부양가족 지원제 등 5개 범주와 제도 시행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 등을 100점 만점으로 수치화한 것이다. 결과를 보면 대상 기관·기업의 평균 점수는 37점으로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50점 이상은 91개 기관에 그쳤다.75점 이상의 우수 기관으로는 중앙행정기관에서 교육인적자원부와 충북도청, 부산시청, 대학에서는 한남대와 목포대가 선정됐다. 기업에서는 유한킴벌리와 대교, 이랜드, 네오웨이브,LG전자 등이 뽑혔다.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산전후 휴가제는 전체의 88.7%인 625개, 육아휴직제는 72.2%인 509개 기관이 활용하고 있어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었다. 반면 남성 근로자가 배우자의 출산에 따라 휴가를 받을 수 있는 직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매우 잘 지키고 있다.’는 응답이 15.3%에 불과해 대조를 이뤘다. 이은희 가족문화팀장은 “중앙행정기관이나 지자체의 지수는 비교적 높아 민간 부문을 선도하는 반면, 기업은 돈이 든다는 이유로 제도 도입에 소극적”이라면서 “앞으로 가족친화 인증제를 도입해 선정된 기업에는 세제 감면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사고] 오피니언 필진 바뀝니다

    [사고] 오피니언 필진 바뀝니다

    서울신문 오피니언면의 ‘CEO칼럼’ ‘녹색공간’ ‘문화마당’ ‘옴부즈맨칼럼’의 필진 일부가 새해부터 바뀝니다. 이와 함께 중앙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별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내용을 담은 칼럼 ‘지방시대’가 신설됩니다. 기존 ‘CEO칼럼’은 경영현장 리더들의 생생한 경험을 소개하며,‘녹색공간’은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는 환경칼럼입니다.‘문화마당’을 통해 전문가들이 문화현장을 다각도로 조명할 예정이며, 독자들에게 더욱 다가가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옴부즈맨 칼럼’ 필진들은 서울신문 지면을 날카롭게 분석·비평할 것입니다. ■ 오피니언면 필진 명단(무순) ●CEO칼럼 문국현(유한킴벌리 대표) 정이만(63시티 대표) 한기선(두산그룹 주류BG 사장) 이종수(현대건설 사장) 박종원(코리안리 사장) ●녹색공간 박정임(KEI 책임연구원) 이기영(호서대 식품미생물학과 교수) 김제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안준관(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장) ●문화마당 코디 최(문화이론가·화가) 한명희(예술원 회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최동호(고려대 국문과 교수) 김지우(소설가) ●옴부즈맨 칼럼 민영(경희대 언론학부 교수) 심재웅(한국리서치 상무) 남재일(언론재단 상임연구위원) 김사승(숭실대 언론학부 교수) 최영재(한림대 언론학부 교수) 전혜영(고대신문사 편집국장) ●지방시대 임정덕(부산·경남·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오창균(대구·경북·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김준태(광주·전남·조선대 교수·시인) 방은령(대전·충남·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김선범(울산·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최형재(전북·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남기헌(충북·충청대 행정학부 교수) 송재호(제주·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장·제주대 교수)
  • 권진규의 아틀리에·나주 한옥 영구 보존

    권진규의 아틀리에·나주 한옥 영구 보존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은 서울 성북구 동선동에 있는 조각가 권진규의 아틀리에를 권씨의 동생인 권경숙씨로부터 기증받았다. 앞서 문화유산기금은 전남 나주의 전통마을에 있는 한옥을 매입해 보수 및 복원을 거쳐 영구보존키로 했다. 동선동 아틀리에는 권진규가 1959년 일본에서 귀국한 뒤 1973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작품활동을 한 예술의 산실이다. 작업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등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등록문화재 134호로 지정됐다. 문화유산기금은 이번에 생활공간과 작업실은 물론 유품 일부도 기증받았다. 1930년대에 지어진 나주 한옥은 풍산 홍씨의 집성촌인 다도면 풍산리 도래마을에 있다. 본채와 사람장, 부엌이 근대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주변 가옥 및 마을 전체적인 보전 차원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1억원의 매입 비용은 재단의 모금과 유한킴벌리의 후원으로 충당했다. 기금은 권진규의 아틀리에는 미술가들이 머물며 작업을 할 수 있는 레지던스 프로그램(Artist-in-Residence) 용도로 활용하고, 주기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또 나주 한옥은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원형을 복원한 뒤 지역 특산물의 나주반을 일부 전시하고 지역의 생활상과 마을의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사장 윤상구)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공동대표 문국현·양병이)가 2004년 ‘최순우 옛집’을 복원하면서 소유권을 출연받아 설립한 공익법인이다. 그동안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 최순우 옛집, 동강 제장마을을 각각 시민유산 1,2,3호로 명명하고 보전활동을 벌여 왔다. 문화유산기금은 13일 나주 한옥은 시민유산 4호, 권진규 아틀리에는 시민유산 5호로 각각 선포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씨줄날줄] 제4의 물결/우득정 논설위원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1980년 출간한 ‘제3의 물결’에서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은 수천년에 걸쳐 진행된 반면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은 30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제3의 물결인 정보화혁명은 수명이 20∼30년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출간한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에서 ‘다가오는 제4의 물결을 준비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정보화의 진전으로 정부와 기업, 비즈니스의 개념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제4의 물결에 편승해 혁명적인 부를 창출하려면 시간과 공간, 지식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시공 개념에 따르면 기업은 제3의 물결을 넘어 제4의 물결을 헤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반면 관료사회와 교육제도, 노동운동은 제2의 물결에, 정치나 법률은 아직도 제1의 물결에 안주하고 있다. 여기에서 ‘속도의 충돌’이 발생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기술 발전과 고령화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라면서 20대까지의 교육으로 평생을 버티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단언한다. 그래서 강조되는 것이 ‘생각의 혁명’이다. 나이라는 기존의 잣대를 버리고 평생에 걸쳐 끊임없이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라는 얘기다.1973년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에사키 레오나 교수 역시 여든을 넘긴 지금에도 ‘창조적인 사고’와 ‘도전’을 역설한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21세기의 주도권은 한 국가가 인적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하느냐의 총량에 따라 판가름난다. ‘4조3교대’ 근무제로 평생 학습체계 구축을 근간으로 하는 유한킴벌리의 ‘뉴 패러다임’운동이 포스코의 모든 협력업체들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줄어든 노동시간 25%를 근로자들의 인적개발로 돌려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접근방식이다.2004년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이러한 패러다임을 제창하고 나서자 제2의 물결에 머물고 있는 관료사회에서 엄청난 반발이 일어났다. 네트워크 구축 수준에 머물고 있던 자신들의 밥그릇이 위협받게 된 탓이다.‘속도의 충돌’에서 뉴 패러다임이 소멸될 듯 하더니 포스코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니 반갑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다둥이네는 좋겠네”

    “다둥이네는 좋겠네”

    “아이 많은 집은 요금을 깎아드립니다.” 서울시가 다자녀 가구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만 13세 이하 자녀를 2명 이상 둔 가정에 금융과 문화, 쇼핑 등 다양한 경제적 혜택을 주는 ‘다둥이 행복카드’를 발급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다둥이 행복카드는 서울시가 민간기업과 협약을 체결한 후 다자녀 가정에 발급하는 일종의 ‘우대카드’다. 다자녀 부모가 카드를 제휴업체에 제시하면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공원 입장료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업체는 우리은행,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 금융기관과 국립중앙극장 등 문화예술 시설, 유한킴벌리, 해피랜드, 보령메디앙스, 모닝글로리, 박준미용실 등이다. 대형백화점과 서울대공원, 서울랜드 등 놀이시설 등도 참여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또 각종 대형마트와 할인점 등의 참여를 높여 다자녀 가정의 장바구니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특히 금융기관의 혜택 등이 눈에 띈다. 기업은행은 자녀 수에 따라 두 명은 0.2%, 세 명 이상은 0.3∼1.0%의 우대금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대출금리를 0.5%까지 인하해 준다. 또 참여율이 높은 유아·출산용품 업체들도 20∼30% 정도 할인혜택을 주기로 했다. 서울시는 다음달 8일까지 기업이나 업체 등의 신청을 받아 구체적인 할인율 등을 논의한 후 12월20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할인혜택을 받는 다자녀 가구뿐만 아니라 참여기업도 매출신장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윈·윈(Win-Win)하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자체적으로 세 자녀 이상 가정에 30%의 할인혜택을 주고 있는 한 유아브랜드 회사는 사업을 시작한 2005년 7월 이후 1년 만에 매출이 흑자로 돌아섰다. 서울시측은 다자녀 가정 지원사업이 시작되면 서울시내 55만여 가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둥이 행복카드 사업은 모든 다자녀 가정에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주는 것 이외에도 자녀 출산율을 높이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둥이 카드는 다음달 4일부터 거주지 동사무소와 어린이집 등에서 연중 신청 받을 예정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한·중·일 3000년 문화유전자 따져보자”

    “한·중·일 3000년 문화유전자 따져보자”

    “내가 내 안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해선 안됩니다. 너와 나의 사이, 그 끝없는 관계 속에 존재하는 것입니다.3인칭이 없고 2인칭이 없는데 어떻게 1인칭이 있을 수 있습니까. 민족을 사랑한다는 이름으로 민족의 눈을 멀게 해서는 안됩니다. 물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끊임없이 자맥질을 해야 물귀신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원로 문학평론가 이어령(73) 성결대 석좌교수는 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특별 강연회에서 한·중·일 3국의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은” 문화적 특성을 유난히 강조했다. 유한킴벌리(대표이사 사장 문국현)가 주최한 이날 강연회는 유한킴벌리의 지원으로 제작된 ‘한·중·일 비교문화상징사전-매(梅)·난(蘭)·국(菊)·죽(竹)·송(松)’(전5권·종이나라 펴냄) 출간을 기념해 마련된 것. 문국현 사장을 비롯해 이홍구 전 국무총리, 윤영섭 전 교육부장관, 원로시인 김남조 전 숙명여대 교수, 임영숙 전 서울신문 주필 등 문화 학술 언론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중·일 비교문화상징사전 작업의 책임편집을 맡은 이어령 교수는 “사군자 하면 으레 유교문화만 떠올리는데 거기엔 불교와 무속, 중국의 도교, 일본의 신도까지 다 깔려 있다.”며 “하나의 코드로만 가둬 보지 말고 한·중·일 3국이 3000년 역사 속에서 함께 일궈온 문화 유전자의 관점에서 비교 분석해 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상식’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일침을 놓았다.“우리가 알고 있는 화투 속의 ‘5월 난초’는 난초가 아닙니다. 일본 말로 아야메(あやめ), 즉 창포예요. 난초는 꽃잎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왜 일본 사람들이 화투에 난초를 그리지 않았는지, 왜 우리 만큼 난초를 사랑하지 않는지, 그런 근원적인 사고를 해봐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문화 유전자란 무엇인가. 한 예를 들면 3000년 전 중국이 원산지인 매화는 한국에 전해지고 다시 일본에 알려졌다. 그런 만큼 매화는 이 세 나라 국민의 생활 속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 유전자라고 할 수 있다. 세 나라의 배우가 나오는 영화 ‘무극’에서 매화가 화려한 배경을 이루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동양에서 난초가 알려진 것은 공자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들어가기 전 빈 골짜기를 지나면서 난초를 보았다는 ‘공곡유란(空谷幽蘭)’ 일화를 통해서다. 공자가 본 난초는 물론 오늘날 우리가 아는 난초와는 다를지 모르지만, 중국은 그만큼 오랜 난초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중국은 난초라는 이름을 도둑맞았다고들 분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세가 한번 기울면 아무리 소리를 쳐도 소용이 없는 법이지요. 반면 공자가 그 옛날 난초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거문고를 탓던 곡을 최근 중국이 완벽하게 재현한 것은 사뭇 감동적인 일입니다.” 이 교수는 “우리는 문명은 아는데 문화는 모르고 있다.”는 말도 했다. 한·중·일 문화DNA를 읽어내는 이번 작업은 그렇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이 교수는 비교문화상징사전에 이어 현재 2차사업인 ‘12지(十二支)’의 문화유전자 분석작업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피터드러커 소사이어티’ 1주년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전 클레어몬트 대학 교수를 기리는 피터드러커소사이어티(이사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가 15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창설 1주년 기념행사를 갖는다. 피터드러커소사이어티의 그동안 활동을 보고하고 드러커혁신상에 대한 설명과 평가 방법을 소개한다. 드러커혁신상은 평생학습을 통해 성장동력이나 기업이나 단체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피터드러커소사이어티는 드러커 교수의 지식근로자 정신을 한국 사회에 접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생학습을 통한 지식 근로자 육성→지식근로를 통한 혁신추구→혁신을 통한 성장→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성장결과의 사회적 공유의 선순환을 추구한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영유아업체 저출산시대 살아남기

    영유아업체 저출산시대 살아남기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영·유아를 마케팅 대상으로 삼는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관련기업들은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8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3396억원이던 3세 이하 유아복 시장이 지난해에는 2975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태어난 지 만 1년 이하인 영아복의 경우 369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28.7%가 줄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AC닐슨에 따르면 국내 분유 판매량은 2001년 1216만 3000㎏에서 지난해에는 925만 4000㎏으로 줄었다. 분유 판매량이 감소함에 따라 재고량은 늘어 업체들은 울상이다. 분유 재고량은 2004년 5674t에서 지난해에는 9505t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 5월말에는 1만 1111t으로 불었다. 우유 소비량은 2001년 302만 6216t에서 지난해에는 302만 8287t으로 5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다. 기저귀 시장도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2001년 10억 2016만장이 팔렸던 기저귀가 5년 뒤인 2005년 10억 3472만장 나갔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지난해 팔린 기저귀에는 최근 증가한 노인용이 포함돼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유아용 기저귀는 사실상 감소 추세”라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로 뚫어라 유업계는 제품의 다양화와 고급화로 활로를 뚫고 있다. 최경철 남양유업 팀장은 “업체들이 과거에는 분유제품을 한 두가지 내놓았지만 최근엔 소비자들이 고급제품을 찾는 바람에 5∼6가지씩 다양하게 출시한다.”고 말했다. 저가형 제품부터 프리미엄급, 최근 유기농 원료로 만든 최고급품까지 나왔다. 조용국 빙그레 팀장은 “판매량은 줄었지만 매출금액은 감소하지 않도록 고급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대타’ 상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남양유업은 음료부문 강화를 통해 종합식품회사로 변신 중이다. 남양은 1990년 회사 전체 매출 비중이 40%에 이르던 분유를 20% 이하로 줄였다. 대신 해마다 음료 신제품을 5종 이상 내는 등 앞으로 5년 이내 음료 ‘빅3’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17차’ 등을 신제품으로 낸 남양은 주스 브랜드를 ‘더 본’으로 통일했다.‘외도’가 본업이 되고 있는 셈이다. 매일유업 역시 1990년대 초부터 음료사업에 진출, 썬업주스, 까페라떼와 같은 대박상품을 키워냈다. 박경대 매일유업 과장은 “분유·유아식 등 육아 식품의 비중이 18%”라며 “저출산시대 분유 등 유아식 사업에서 벗어나려고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출산 육아경영이 새로운 화두 기업들의 출산장려 경영과 마케팅도 다양하다. 유아복 및 유아용품 전문기업 이에프이는 세 자녀 이상을 출산한 고객에게 ‘플러스 원 카드’를 발급, 자사 브랜드인 해피랜드, 압소바, 파코라반베이비,a-크리에이션 등을 30% 깎아 준다. 캐주얼 아동복 업체 리바이스 키즈 역시 지난 6월부터 자녀가 셋 이상이면서 14세 이하의 아동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자사 제품을 30% 싸게 판다. 일동제약은 지난 6월부터 1년간 셋째아이가 있는 고객에게는 분유값을 절반에 팔고 있다. 유아용품 전문업체인 아가방은 셋째자녀를 낳은 고객에게 40% 할인해 준다.1955∼1963년생 ‘베이비 붐 세대’ 고객이 늦둥이를 낳으면 기저귀를 무료로 준다. 저출산 시대가 되면서 ‘출산과 육아 경영’이 기업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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