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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D-4] 최후의 필살기

    18대 총선 선거전이 막바지로 접어든 4일 각 정당과 후보들은 아껴둔 ‘최후의 필살기’를 총동원하며 난타전으로 내달았다. 열세 후보끼리의 단일화가 잇따랐고, 갖가지 공약이 춤을 췄다. 혼탁·불법 선거 시비도 가열됐다.●목포 정영식·이상열 후보 단일화 합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박지원 비서실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남 목포에서 민주당 정영식 후보와 무소속 이상열 후보가 이날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현재 두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선두 박 후보를 근소한 차로 뒤쫓고 있어 파괴력이 주목된다. 전주 완산갑에서는 무소속 이무영·유철갑 후보가 이 후보로의 단일화에 합의했다. 선두를 달리는 민주당 장영달 후보측에 비상이 걸렸다. 역시 민주당의 장세환 후보가 강세인 전주 완산을에서는 무소속 김완자·심영배 후보가 김 후보로의 단일화에 합의했다.●민화식 후보측 3000만원 뿌린 혐의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는 민주당 민화식 후보측이 경선을 앞두고 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3000만여원을 뿌린 정황이 선관위에 포착돼 광주지검 해남지청이 수사에 들어갔다. 광주 서구을에서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대량 발송 사례가 발견됐다. 광주 남구에서는 무소속 강운태 후보가 “민주당 지병문 후보측이 ‘강 후보가 당선되면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지 후보를 경찰에 고발했다. 대구 달서을의 한나라당 권용범 후보는 무소속 이해봉 후보가 자신에 대해 신용불량자라는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경찰이 여당 후보 명함 뿌렸다.” 경남 남해·하동에서는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차상돈 하동경찰서장이 지난 3일 화개파출소장에게 한나라당 후보 명함 500장을 전달하는 등 관권선거운동을 벌였다.”고 주장했고, 차 서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서울 마포을에서는 민주당 정청래 후보가 지난 2일 지역 초등학교 학부모 행사장에 들어가려다 이를 막는 김모 교감에게 폭언을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행사장으로 들어가려는 정 의원을 김 교감이 “학교 행사이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며 제지하자, 정 후보는 “굉장히 건방지고 거만하다.”는 말로 모욕을 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 후보측은 “학부모 100명 앞에서 선거운동 하러 간 사람이 그런 행동을 했겠느냐.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일본인 사진 게재 논란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비례대표 책자형 선거공보 첫 페이지에 사용된 사진 속 인물들이 일본인으로 확인됐다.”면서 “민주당은 일본 서민을 위한 정당이냐.”고 공격했다. 유아에서 노인에 이르는 일반인 사진 109장 중 엄마가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이 일본의 한 사이트에서 유료로 판매하는 사진과 같으며 나머지 인물들도 일본인들이었다고 한나라당은 주장했다. 민주당은 “공보물 제작을 맡은 외주업체가 일본인 사진이 아니라고 확인했다.”면서 “쓸데없는 트집잡기”라고 반박했다.●민주당 “정몽준, 사회적 물의” 민주당은 김재두 부대변인 명의로 한나라당 정몽준(서울 동작을) 후보에 대해 ‘윤리위반 신고서’를 한나라당 윤리위원회에 접수했다. 이같은 신고는 당원이 아니어도 가능함에 따라 이뤄졌다. 신고서는 “귀 당의 정몽준 의원은 4월2일 취재 중이던 모 방송사의 여기자를 성희롱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음”이라고 적고 있다.●“농촌진흥청 폐지 철회” 지역 민심에 호소하는 공약들이 속출했다. 진보신당은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주공항 활성화와 주민들의 소음 피해를 막기 위해 청주 오근장동의 공군비행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자인 민주노동당 충북도당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농촌진흥청 폐지 철회 등 농업 공약으로 맞불을 놨다. 민주당 부산선대위는 낙동강 상수원수 1급수 프로젝트 추진 등을, 한나라당 부산선대위는 영세 자영업종의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의 공약으로 맞섰다.김상연 박창규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 ‘신문의 날’ 박수를 보내며/임영호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신문의 날’ 박수를 보내며/임영호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원래 기념일에는 과거의 업적을 칭송하고 앞날에 대해 덕담도 하는 게 관행이다. 지난 시절 신문 특유의 화려한 무용담들을 기억하거나 현재의 중요한 위치를 생각해 보면, 그리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신문의 날(7일)을 맞은 소감이 그리 편치만은 않다. 현재 신문업계 전체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확실하고 빠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기 때문이다. 신문업계는 성장세 둔화와 독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포털을 비롯한 뉴 미디어의 도전으로 고전하고 있다. 현재 신문은 광활한 벌판을 힘겹게 달려온 뒤 다시 끝없는 바다와 맞닥뜨린 심정일 것이다. 그렇다고 신문의 운이 여기서 다한 것처럼 절망할 필요는 없다. 도전은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신문은 종이로 찍어내는 뉴스였다. 하지만 위기에 처한 것은 종이이지 뉴스가 아니다.“뉴스페이퍼는 페이퍼가 아니라 뉴스로 정의되어야 한다.” 이는 뉴욕타임스의 발행인 아서 설즈버거가 한 말이다. 미래를 개척하는 데 어제의 감각과 관행은 도움이 안 된다. 신문 종사자들은 화려한 시절의 기억은 잊어버리고 원점에서 새로 출발하는 심정으로 뼈를 깎는 개혁에 임해야 한다. 그런데 신문의 개혁 방향에 대해 세계적으로 저명한 전문가들이 내린 처방은 의외로 단순하다. 첫째는 저널리즘의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좋은 신문의 요건이 무엇이던가? 바로 정확하고 믿을 수 있으며 권위있는 뉴스가 아닌가? 이런 진단에는 이유가 있다. 지금 인터넷에는 방대한 정보가 유포되고 있지만, 약간의 가공과 포장을 걷어내면 이 정보에는 정작 새로운 게 그리 많지 않다. 국내외 할 것 없이 이 정보의 출처를 추적해 들어가 보면 대개 전통 매체인 신문이 나온다.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가늠하는 잣대는 뉴스 매체의 권위이다. 신문의 권위는 오랫동안 권력이나 외부의 압력에 대항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지키려고 노력해온 과정에서 축적된 것이다. 독자들의 뇌리 속에 각인된 이미지, 이것이야말로 신문의 브랜드 가치이며, 이 점에서 신문은 아직 어떤 매체보다 경쟁력이 있다. 또 하나의 처방은 정보의 부가가치를 높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신문은 사건에 관한 뉴스를 빠르게 취재하는 데 전념해 왔다. 그래서 특종은 신문 기자에게 자랑스러운 훈장과 같았다. 하지만 지금처럼 매체가 다양해지고 정보의 전파 속도가 빠른 시대에 속보 경쟁은 의미가 없다. 기자들은 한두 시간 앞서는 특종에 목숨을 걸지 몰라도 여기에 신경 쓰는 독자는 예상외로 많지 않다.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가 되려면 사실 전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신문 뉴스는 사건의 여러 측면과 의미를 알려주는 정보가 되어야 한다. 이를 전문성이라 불러도 되고 심층성이라 해도 좋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신문에서 정보의 플러스 알파가 된다. 또한 이는 앞으로 신문이 디지털 콘텐츠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새로운 매체와의 무한 경쟁 시대에 신문이 살 길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이 숙제를 푸는 데 있다. 적어도 포털의 블로그보다 신문이 더 유익하다는 확신이 들 때, 젊은이들은 다시 신문으로 돌아올 것이다. 신문의 날을 맞아 그간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신문이 인류 정신유산의 보루로서 더욱 발전하길 빈다. 임영호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13) 봄날의 과부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13) 봄날의 과부

    신윤복의 그림 ‘봄날의 과부’처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그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그림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그림을 기법 차원에서만 독해한다면 그림을 제대로 읽은 것이 아니다. 사실 이 그림은 사회사적 독해를 요한다. 먼저 그림부터 꼼꼼히 챙겨 보자. 이 그림이 만들어내고 있는 공간. 기와를 얹은 담장이 에워싸고 있는 마당이다. 담장은 장방형의 돌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기와를 덮었으니, 예사 집이 아니다. 권세 깨나 있고 돈 좀 주무르는 그런 집안이 분명하다. 그림 왼쪽 상단에는 담장 너머 흰 꽃, 붉은 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다. 배나무 꽃인가, 벚나무 꽃인가, 배롱나무 꽃인가. 어쨌든 좋다. 이런 꽃으로 계절이 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의 짝짓기 그림에 담은 신윤복의 파천황적 발상 봄은 생명의 계절이고, 생식의 계절이다. 곧 봄은 생명을 잉태하는 계절인 것이다. 하여 그림 아래 부분의 마당에서 개 두 마리가 짝짓기를 하고 있다. 그림에 개의 짝짓기라니, 조선시대에 신윤복이 아니면 불가능한 파천황적인 발상이다. 한데 짝짓기를 하는 것은 개만이 아니다. 개로부터 시선을 조금 위로 올려보면 참새 두 마리가 짝짓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또 그 위로 참새 한 마리가 더 있어 파닥거린다. 바야흐로 봄은 짝짓기의 계절인 것이다. 식물의 꽃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식물의 성기가 아닌가. 꽃이 피고 수정이 되어 열매를 맺는 것은 식물의 짝짓기 행위다. 생명력이 충만한 봄은 어디서 왔는가. 당연히 담장 밖에서 왔다. 담장을 넘어오는 붉고 푸른 꽃이야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봄은 개구멍에서도 온다. 개 두 마리는 바로 담장 아래의 개구멍으로 들어온 것이다. 참새들이야 저 허공을 통해서 왔을 터이고. 그런데 담장 안은 어떤가. 이제 시선을 오른쪽 두 여인네로 옮겨보자. 두 여자는 비스듬히 누운 나무에 기대어 서 있다. 그런데 그 나무가 문제다. 나무는 소나무로되, 이미 꺾어진 소나무고, 살아 있다는 증거는 아래쪽의 빈약한 잎을 단 가지 둘뿐이다. 소나무는 죽어가고 있다. 집 밖은 생명력이 충만한 봄인데, 여기 돌담 안의 집은 죽어가고 있는 풍경이다. 이제 여자 둘을 보자. 오른쪽 여자는 삼회장저고리를 제대로 차려 입고 있고, 머리를 길게 땋아 댕기를 묶고 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귀한 집의 규수다. 왼쪽 여자는? 구름 같은 가체를 올리고 있는데, 옷은 모두 흰색, 즉 소복이다. 이 여자는 결혼을 한 여자이고, 또 상중에 있다. 말할 것도 없이 남편이 죽은 여인이다. 왜 신윤복은 과부를 그림에 배치했는가 궁금하다. 여자 둘의 시선은 개의 짝짓기에 가 있다. 그런데 둘의 표정이 대조적이다. 처녀의 표정은 쌀쌀맞고 차갑고 무심하다. 하지만 과부는 배시시 웃는다. 무언가를 안다는 눈치다. 과부의 웃음에 신윤복의 의도가 있다. 신윤복은 과부의 소외된 성욕을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여성의 성적 욕망 철저히 억압한 가부장제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여성은 젊어서 남편이 사망했을 경우, 재혼, 곧 개가의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고려시대에는 남편이 죽어도 여성은 개가, 삼가(三嫁)할 수 있었고 이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조선 건국 이후 성리학의 가부장적 윤리관은 여성의 재혼을 윤리적 타락으로 규정했다. 성종 때 ‘경국대전’의 편찬을 완료하면서, 남성의 가부장제는 마침내 법으로 여성이 개가해서 낳은 자식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좋은 벼슬자리를 얻을 수 없도록 제한하였다. 이런 판국이었으니, 양반가의 여성은 사실상 재혼의 길이 막혔던 것이다. 이런 조치와 함께 남성의 가부장제는 남편이 죽고도 재혼하지 않은 여성을 절부(節婦)라 부르고, 남편을 위해 자기 신체를 자해하거나, 대신 죽거나, 남편이 죽었을 때 즉시 따라죽은 여성을 열녀라고 불러 정문을 내리는 등 사회적 명예를 부여하였다. 이런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어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후 여성의 수절은 양반만이 아니라, 일반 백성들에게까지 퍼졌다. 양반 상인 할 것 없이 남편이 죽으면 예사로 수절하였고, 남편을 따라 목숨을 끊는 경우가 속출하였다. 신윤복의 이 그림은 이런 사회적 배경을 깔고 있는 것이다. 젊은 여성이 수절할 경우 그 내면의 성욕을 처리할 방법이 묘연하였다. 조선조의 가부장제는 여성의 성을 출산과 쾌락으로 분리하고, 후자를 음란함으로 규정하였다. 따라서 남편이 죽은 뒤 홀로 남은 여성의 성은 출산이 배제된 성이기에 쾌락만이 남았고, 그것은 자동적으로 음란함이 되었다. 홀로 된 여성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발설할 수가 없었으니, 이것은 가부장제가 여성에게 가한 가장 큰 폭력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남성은 이와는 반대로 아내가 죽으면 속현(續絃)이란 그럴 듯한 말로 재혼을 할 수 있었고, 기생제도와 축첩제도 등을 통해 능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성적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사실 개가를 금지하는 것은, 한 남성이 자신이 죽은 뒤에까지 여성의 성을 독점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곧 조선의 가부장제는 여성의 성적 욕망을 억압하고, 남성의 성적 욕망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성욕은 사라지지 않고 다만 변형될 뿐 가부장제가 아무리 여성의 성욕을 억압하는 담론을 유포해도 여성의 성욕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성욕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것은 변형될 뿐이다. 박지원의 ‘열녀함양박씨전’의 서문은 한평생 밤이면 동전을 굴리면서 지새운 과부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과부는 이렇게 말한다.“무릇 사람의 혈기는 음양에 근본을 두고 있고, 정욕은 혈기에 모이며, 생각은 고독한 가운데서 생겨나고, 아프고 슬픈 감정은 생각하는 데서 우러나겠지. 혈기가 때로 왕성하면 어찌 가부라고 정욕이 없겠느냐? 가물거리는 호롱불 아래 그림자를 조문(弔問)하며 외로운 밤 지새기가 괴롭고, 게다가 처마에 빗방울이 뚝뚝 떨어진다든지 창에 달빛이 환히 들어올 때, 오동잎 하나 뜰에 날리고, 외기러기는 하늘에서 울고 가고, 멀리 닭의 울음소리 들리지 않고, 어린 종년은 쿨쿨 코를 고는데 혼자 잠 못 이루는 이 고충을 누구에게 하소연하겠느냐?” 어떤가. 과부의 성욕을 억압하는 것이 어떤 형벌인지 짐작이 가는가. 양반가의 이 여인은 자신의 성욕을 억압하는 데 성공했지만, 현실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았고 별의별 일이 다 벌어졌다. 조선후기의 문헌인 ‘기문’이란 책에는 과부의 이야기가 둘 실려 있는데, 매우 흥미롭다. 한 과부가 계집종을 데리고 수절하며 사는데, 계집종 역시 남편을 잃고 수절하였다. 어느 날 동네에 송이버섯 장수가 왔다. 과부는 송이버섯이 남성의 성기와 같이 생긴 것을 보고는 계집종을 시켜 값을 따지지 않고 모두 사오게 하였다. 용도야 뻔하다. 두 여자는 송이를 ‘덕거동’이라 부르고 욕망이 솟을 때마다 덕거동으로 욕망을 달랬다. 이야기는 이어지지만 여기서 멈추자. 또 다른 이야기 역시 과부의 것이다. 어느 날 과부가 이웃에 사는 기생이 잘 생긴 사내와 온갖 성희(性戱)를 즐기는 것을 보고 치솟아 오르는 욕망을 누를 길이 없어 집으로 돌아와 자위 행위에 빠진다. 이게 너무 심하여 마침내 말을 못하게 되었다. 이웃에 사는 할미가 무슨 일로 찾아왔다가 여자가 벙어리가 된 것을 보고는 한글로 필담을 한 끝에 자초지종을 알아내고는 동네의 장가를 들지 못한 사내를 불러와 짝을 맺어준다. 사내와 한바탕 거창한 방사를 치른 후 과부는 다시 말을 하게 되었다. 적지 않게 전하는 이런 이야기의 존재는 과부의 성적 욕망이 은폐될 뿐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조선의 가부장제는 여성의 성적 욕망을 억압하고 은폐하는 데 성공했을 뿐, 그 내면의 욕망을 소멸시킬 수는 없었다. 신윤복의 그림은 바로 그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소복을 입은 과부가 개의 짝짓기를 보고 배시시 웃는 그 장면은 그 젊은 과부의 내부에도 성적 욕망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이 그림이야말로 조선시대 최고의 그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 같은 신윤복의 그림을 베낀 모방작도 더러 남아 있다. 신윤복의 그림의 영향력이 대단했던 것이다. 물론 수준은 원작에 한참 못 미친다. 작자 미상의 ‘봄날의 과부 모방작’만 해도 전반적으로 필치가 원작에 비해 자연스럽지 못하고, 개의 짝짓기 장면이 아주 천박하게 느껴지는 등 전반적인 수준이 확연히 떨어짐을 알 수 있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檢 “총선 3M사범 끝까지 추적”

    檢 “총선 3M사범 끝까지 추적”

    이번 총선에서는 인터뷰나 여론조사를 빙자해 특정 후보를 이롭게 하거나 금품을 요구하는 등 미디어를 활용한 부정선거 사례가 집중 단속된다. 대검찰청은 24일 전국 공안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이번 총선을 돈안드는 깨끗한 선거(money-free),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공정한 선거(matador-free), 군소 미디어의 부정선거행태가 사라지는 선거(media abuse-free) 등 이른바 ‘3M 선거’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금품선거·거짓말선거·군소미디어 부정선거 사범은 선거 이후에도 배후조종자를 추적해 끝까지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이 지목한 군소 미디어 부정선거 유형은 ▲인터뷰 또는 우호적 기사 게재를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선거에 편승해 정기간행물을 등록하는 언론 브로커 행태▲여론조사를 빙자한 정치컨설턴트의 사전선거운동 등이다. 검찰은 또 이번 총선에서 근거없는 네거티브나 익명성을 악용한 흑색선전, 무책임한 폭로와 허위사실 확대 등 거짓말 선거사범은 피해자의 고소 취소 여부와 상관없이 철저하게 수사키로 했다. 특정 후보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선거사범에게는 원칙적으로 징역형을 구형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선거사범의 고무줄 구형 시비와 이에 따른 선거 중립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확정한 ‘선거사범 구형 기준’을 본격 적용할 예정이다. 선거범죄를 금품, 불법·흑색선전, 폭력, 비용 등 4가지 유형별로 1∼30등급으로 구형 기준을 나누고 범행횟수와 범행내용, 동기, 가담정도, 범죄경력 등 다양한 양형인자를 적용해 등급을 가감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거짓말사범은 기본등급이 ‘벌금 100만∼150만원 구형’의 7등급이다. 총선 후보 A씨가 상대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가중 6)으로 상대 후보가 전과가 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회견(가중 1)을 열었다면 A씨는 7개 등급의 가중치가 붙어 14등급(벌금 500만원 또는 징역형)에 해당된다. 벌금형은 1등급부터 20등급까지, 징역형은 12등급부터 30등급까지 적용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새우깡發 먹거리 불신 확산

    새우깡에서 ‘생쥐 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되면서 소비자들의 ‘먹거리 불신’이 다른 과자들로 옮겨 가고 있다. 소매상들은 중간에서 가장 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H슈퍼 주인 장모(44)씨는 “업소에서 대량으로 사가는 물품에서 사고가 터져 타격이 너무 크다.”고 한숨을 지었다. 다른 과자들은 하루에 3봉지 팔기가 힘들지만 노래방 새우깡은 적어도 하루에 한 박스씩 팔았는데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동네 N슈퍼 주인 이모(55·여)씨는 “18일에는 스낵류 과자가 한 봉지도 안 팔렸다.”면서 “하루에 스낵 5∼6봉지는 팔았는데, 이제 장사 망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G마켓 종업원 신모(23)씨는 “손님들이 ‘깡’으로 끝나는 과자는 손도 대지 않는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생쥐깡’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면서 과자류를 기피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김모(31)씨는 “새우깡뿐만 아니라 다른 과자들도 못 믿겠다. 포털사이트에는 음식물에서 나온 이물질 시리즈까지 유포되고 있다.”고 말했다.7살된 딸을 둔 이모(36)씨는 “안 그래도 과자가 몸에 좋지 않을 것 같아 줄이고 싶었는데 딸이 뉴스를 보고 스스로 과자를 안 먹는다.”면서 “전통있는 과자도 위생상태가 불량한데 다른 것은 안 봐도 뻔하다.”고 말했다. 한편 ‘생쥐머리 새우깡’ 외에도 그동안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발 사례는 엄청나게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19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간 한국소비자연맹 등 9개 소비자 단체 상담실에 접수된 가공식품 이물질 발견 고발 사례만 1071건이다. 소비자들이 귀찮아서 고발하지 않고 넘어간 경우까지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농심 제품과 관련된 신고가 5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양유업(50건), 매일유업(43건), 오리온(33건), 해태제과(25건), 롯데제과(24건), 롯데칠성음료(22건), 동원(21건), 파리바게뜨(16건)등의 순이었다. 이물질로는 벌레(158건)가 가장 많았다. 정체불명의 물질(124건), 곰팡이(37건), 쇠(26건), 플라스틱(20건) 등도 상위 5위에 포함됐다. 머리카락(9건), 비닐(9건), 뼈(6건), 돌(3건), 고무(3) 등도 나왔다고 소비자들이 고발했다.가공식품의 유통기한과 관련된 고발도 315건이나 됐다. 가공식품의 부작용(290건) 및 변질(241건)과 관련된 고발에서는 유제품과 관련된 사례가 많았다.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물질 관련 소비자 불만이 많은 것은 업체들이 당장의 불만제기에 물품교환 등 소극적으로만 대응하기 때문”이라며 “이물질 중 어떤 게 안전문제와 관련이 있고, 제품회수가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인지 기준을 만들어 필요하면 식품당국에 보고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주현진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책꽂이]

    ●갈림길에서 삶을 묻는다(윌리엄 브리지스 지음, 이명원 옮김, 이끌리오 펴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개인이나 기업의 성공은 변화의 수용여부로 판가름난다고 주장. 영문학자이자 세계적 컨설턴트인 저자는 변화는 두려운 것이 아니고 삶을 좀 더 성숙하고 풍요롭게 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1만 3800원.●미국 명문대 진학 가이드(척 휴스 지음, 정윤미 옮김, 크림슨 펴냄) 미국 하버드대 입학사정관 출신인 저자가 미 명문대가 원하는 지원자의 필요충분조건을 분석한 대학진학 지침서. 저자는 학업 성취도와 과외 활동, 인성, 기타 추상적 요소 등 4가지 영역을 기준으로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해 선발한다고 설명한다.1만 4000원.●검색어 1위 UCC 이렇게 만든다(함성원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UCC를 어떻게 기획, 제작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그 전략과 방법을 소개. 기존의 성공적인 UCC의 전략을 철저히 분석해 아이디어 제시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유포까지 구체적인 노하우를 담았다.1만 3000원.●열광의 코드 7(패트릭 한런 지음, 홍성준 등 옮김, 명진출판 펴냄) 코카콜라·나이키·구글 등 유명 브랜드나 히트상품을 만드는 요인은 광고비용이나 어려운 마케팅 이론이 아니라, 종교의 ‘믿음의 체계’를 빌린 것이라고 주장. 브랜드 컨설팅 CEO인 저자는 소비자들에게 종교와 같은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심어 주기만 하면 판매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1만 5000원.●미래과학, 꿈이 이루어지다(이종호 지음, 과학사랑 펴냄) 미래 과학의 발전방향을 제시.‘컴퓨터 옷을 입고 만능세포로 산다.’는 부제에서 보듯 미래과학의 진보를 통해 우리 생활이 어떻게 변화할지 살폈다.1만 5000원.
  • [총선 D-26] 친박 김무성·친이 박희태 울고

    [총선 D-26] 친박 김무성·친이 박희태 울고

    13일 한나라당의 ‘영남권 대학살’ 소식을 전해듣고도 믿지 못해 확인을 거듭한 의원들이 많았다. 친박 좌장격인 김무성 최고위원이 낙천된 것을 박 전 대표측은 ‘충격 그 자체’로 받아들였다. 친박계인 김재원 의원과 유기준 의원은 최근 유포된 ‘살생부’ 명단에 몇 차례 오르내렸지만 탈락 가능성은 다소 낮게 받아들여져 왔다. 친박 내부에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매파인 유승민·이혜훈 의원 낙천설이 돌 때에도 한기를 피해 있었다. 영남권 공천을 사흘 정도 앞두고 김 의원 이름이 시중에 유포되는 ‘살생부’에 포함됐다는 소문이 빠르게 번졌고, 결국 탈락했다. 유기준 의원 역시 살생부에 이름이 올랐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았다. 도덕성, 여론 지지율, 의정활동, 당 기여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친박계의 소장파인 김재원·유기준 의원 낙천이 김무성 의원 낙천과 결합돼 ‘친박 결집’을 가속시키는 변인이 될지 주목된다. 의외의 인물은 친이측에도 있었다. 한나라당 경선 때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지낸 박희태(남해·하동) 의원이다.5선인 그의 낙천을 놓고 이날 공심위는 언쟁을 벌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낮은 지지율과 5선이라는 점이 공천 탈락 요인으로 지적된다. 3선인 권철현(부산 사상) 의원 낙천도 충격을 던진다. 부산 지역 선대위를 사실상 총괄한 실무 그룹이었다는 점에서 낙천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정형근 최고위원의 낙천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그는 “일단 어떤 경위로 이렇게 됐는지를 들어봐야겠다. 차분하게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권오을(안동) 의원은 “3선 이상은 어렵다.”라는 경북 안동 지역의 속설을 뛰어넘지 못했다. 안동 김씨와 권씨가 두 축을 이룬 안동 민심은 3선 이상의 다선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총선 D-27] 민주 호남 살생부에 ‘발칵’

    통합민주당이 호남지역의 공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12일쯤 ‘현역의원 30% 물갈이 대상’을 발표하려고 했었다. 공심위는 이미 지역 여론조사 결과가 반영된 확정자료를 넘겨받았다. 그러나 이날 오후까지 최고위원회가 열리지 않는 등 명단 확정과정의 진통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1차 압축 결과가 확정된 뒤 공천 후유증이 증폭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상천 대표를 비롯한 구 민주계와 손학규 대표를 정점으로 한 신 당권파의 대립각이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수도권 바람몰이를 위한 전략공천지 선정 문제까지 얽혀 있다.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지도부급 인사의 전략공천 지역이 정해지면서 호남지역 중량급 인사들의 수도권 징발론 문제가 태풍의 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재승 공심위원장은 이날 YTN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호남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지도부의 경우 탈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박 대표 등 구 민주계 인사들을 공개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중량급 인사의 공천 탈락 소식도 흘러나왔다. 이인제(충남 논산·금산·계룡)·정동채(광주 서구)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여파로 지도부는 호남의 물갈이 대상을 쉽사리 발표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1차 압축의 후유증 파고는 예상보다 컸다. 앞서 비공식적으로 살생부 명단이 유포된 데다 ‘담합 공천’이라는 말이 돌 만큼 공정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주로 정치신인들이 많다. 민형배 광주 광산을 예비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산 을만 해도 지역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켰던 내가 배제된 채, 일부 심사위원과 친·인척 관계거나 총선 출마 후 서울로 가버렸던 ‘철새 후보’가 1차 후보로 압축됐다.”고 주장했다. 당내 지분 안배도 골칫거리다. 박상천 대표와 구 민주계 인사들이 호남에서만큼은 전략공천 지역을 확보해 달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손 대표와 열린우리당계 인사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구혜영 박창규기자 koohy@seoul.co.kr
  • [총선 D-27] 한나라 영남공천 파행에 ‘복선’?

    “13일에는 영남권 공천을 발표하겠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임해규 위원이 12일 이같이 발표했지만, 영남권 공천 신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 8일과 10일에 이어 세 번째로 미뤄진 탓이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 공천에 있어서만큼은 공심위가 연이어 ‘공수표’를 남발한 꼴이 됐다. 영남권 공천 심사 결과를 본 뒤 일종의 행동에 취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측을 중심으로 “공심위가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날 공심위가 서울 종로·중구 지역 공천자를 확정 지으면서 영남권과 서울 강남 지역에 대한 공천만 끝나지 않아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이제 사실상 경선을 단 한군데도 할 수 없게 됐다.”면서 “애초에 시간을 갖고 기준에 맞게 하자고 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했다. 공천을 기다리는 신청자들의 바람에는 아랑곳않고 공심위는 이날 오전에 회의를 열지 않았고, 오후에도 2시간여 만에 회의를 끝내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에 영남권 공천 신청자들은 더 분노했고, 당 내부 갈등은 첨예해졌다. 신청자들의 분노는 공천이 늦어지는 이유가 당내 중진급 계파들의 지분다툼 때문이라는 소문을 낳았다. 이미 대부분의 공천 윤곽이 그려졌고, 세부 조율만 남았나 하는 의혹이다. 당 주변에서 끊임없이 출처를 알 수 없는 ‘살생부괴담’이 퍼지고 있기도 하다. 살생부가 떠돈다는 소문은 살생부를 만든 출처와 연결되고, 이는 청와대 개입설과 맞물린다. 모두 의혹 수준이지만, 점점 ‘야사(野史)’가 ‘정사(正史)’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계파 챙기기로 영남권 공천이 얼룩지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공심위가 심사를 지연시키면서, 손해는 고스란히 한나라당에 돌아오고 있다. 살생부 유포설이 공당의 이미지를 좀먹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사실상 영남 공천은 공심위 소관 밖 일이 아닌가.”라면서 “계파별로 앞 순위에 서는지, 뒤 순위에 서는지가 중요한 일이 되는 것이지 개혁성과 의정활동 등은 평가요인이 안 될 것”이라며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다. 이런 여파로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이야기나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전략공천을 위해 심사를 미루고 있다.”는 설명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발언대] 사이버범죄 피해 막으려면/조대희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발언대] 사이버범죄 피해 막으려면/조대희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인터넷 공간이 현실 공간과 더불어 제2의 중요한 생활 무대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같은 편의 제공 이면에는 익명성과 비 대면성을 악용하는 사례가 만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 사기, 사이버 머니 불법 환전, 불법 대출, 음란물 유포, 타인의 개인정보 불법 수집 등 각종 불법 행위 등이 그 예이다. 최근 들어 게임 아이템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와 중국 등지에는 이른바 수백대의 PC를 설치한 ‘작업장’을 마련해놓고 고용인을 활용, 아이템을 수집해 환전·알선 등으로 불법 수익을 내고 있다. 국내에는 이런 작업장이 1000여개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작업장’에서는 게임 아이템을 기업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게임 계정을 많이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많은 사람의 개인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타인의 개인 정보를 불법 수집하고 거래한다. 또 악성 코드를 통해 기존 게임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훔쳐가 또다른 범죄를 파생시킨다. 실제로 불법 오락인 ‘바다이야기’ 파문 이후 침체됐던 불법 게임장 시장은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게임 아이템이 PC 등을 통해 암암리에 거래되면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불법 행위들은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학부모와 교사들의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 방한한 로널드 노블 인터폴 사무총장은 “한국에 인터폴 최초의 사이버 훈련센터를 건립해 아시아 지역 전체를 관할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한국 경찰의 사이버 수사 능력이 세계적인 위치에 올랐다고 평가한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사회에서 사이버 상의 범죄가 만연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댓글 하나 게시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사이버상의 개인 정보 누출로 인한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하면 각 경찰관서 사이버수사팀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고가 빨라야만 다른 피해자의 양산을 막을 수 있다. 조대희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20&30]사내 왕따·은따들의 이야기

    [20&30]사내 왕따·은따들의 이야기

    ■그들이 ‘왕따’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왕따 자처한 ‘처세의 달인´들 한 시중은행에 다니는 정모(29·여)씨는 40대 중반의 영업팀장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직장 동료들은 그를 ‘왕미남´이라고 부른다.‘왕에 미친 남자´의 줄임말이다. 골프장에서 상사가 그날따라 골프공이 잘 맞지 않자 “그게 다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라고 했다는 팀장의 일화는 전설이다. 횡단보도에서 상사와 차 사이에 서서 손으로 막으면서 행여나 상사가 다칠까봐 신경쓰는 모습이 부하들의 눈에 곱게 보일 리가 없다.“결국 그 영업팀장은 우리에겐 수치스러운 존재로 낙인 찍혀 스스로 왕따가 됐습니다.”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모(30)씨의 소속 부장도 비슷한 케이스로 왕따가 됐다. 박씨의 부장은 ‘처세의 달인´으로 통한다. 윗선에서 입김을 불면 마치 태풍이 분 듯 행동한다. 부하 직원들의 얘기보단 윗선의 성향에 따라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서 더 유리할지부터 머리를 굴려 판단하고 행동하는 바람에 부하 직원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때문에 부하 직원들은 부장과의 식사 자리는 웬만하면 피한다.“점심 시간이 되면 사내 메신저로 대충 약속을 정한 뒤 마치 각자 약속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흩어지죠. 부장도 그걸 알까 모르겠네요.” 김모(29·여)씨가 다니는 한 외국계 회사의 만년 40대 과장은 정반대의 이유로 왕따가 됐다. 그는 외국계 회사 근무의 필수인 영어 능력이 모자란다. 게다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필수적인 친화력과 유머도 없다. 때문에 직원들은 과장과 밥도 먹으려 하지 않고 근무와 관련된 보고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슬픈 건 그 과장 역시 그 사실을 안다는 것.“한 번은 ‘나도 왕따 당하고 능력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아이들 등록금 때문에 회사 끈질기게 다녀야 한다.´고 하더군요. 동정심이 일었는데 막상 또 같이 있으면 짜증이 샘솟아요.” 회사원 류모(27·여)씨는 한 살 많은 여선배가 ‘은따(은근히 따돌림)´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 선배는 상사들에게는 예의 바르고 늘 상냥해 능력에 걸맞지 않은 큰 일을 따내는 유형이다. 하지만 능력이 모자라다 보니 위에서 압박을 받은 만큼 아래로 토해낸다.“후배들을 압박한 뒤 기대대로 못해 오면 온갖 히스테리를 부리고 후배의 후배가 있는 자리에서도 짜증을 내곤 해서 다들 몸서리를 쳤죠. 결국 저희 동기 10여명이 모두 선배를 메신저에서 삭제했고 선배의 전화가 와도 다 통화 상태가 좋지 않은 척하며 전화를 잘 받지 않아요.” ●종교에 심취해 회사업무 나몰라라 공기업에 다니는 윤모(31)씨의 부서 차장은 종교 때문에 왕따를 당한 경우다. 한 소수 종교에 심취한 차장은 가끔 지하 복도에서 이유없이 어슬렁거리고 혼자 중얼거리며 논다.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눈빛이 이상해 어떤 동료들은 “변태 같다.”며 피하기도 한다. 게다가 사내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자질구레한 일들을 하려 하지 않아 완전히 눈 밖에 났다. 업무 능력도 뛰어나지 않다 보니 결국 차장의 자리는 자연스레 ‘섬´이 됐다.“다들 다른 부서로 갔으면 하고 바라는데, 다른 부서에서도 서로 받지 않겠다고 해요. 그냥 어쩔 수 없이 왕따시키는 거죠.”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30)씨 회사의 한 과장은 학력과 경력 콤플렉스 때문에 결국 왕따로 발목 잡힌 경우다. 유명대 출신이 즐비한 대기업에서 과장은 예체능 계열 대학을 나왔다는 점에서 일단 소외됐다. 게다가 회사에서 추진하던 신규 사업이 애매모호하게 사라지고 그 사업을 위해 채용됐던 사람들이 고용승계되면서 한 자리를 겨우 차지하게 됐다. 회의를 해도 업무 파악이 느린 점이 학력 탓이 됐다. 대리급 직원들이 깔보고 대들기도 했고 시킨 일을 태업하면서 상사에게 야단맞게 만들기까지 했다.“과장은 상사에게 야단맞으면서도 그저 ‘예, 예.´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 다른 공기업에 다니는 박모(29)씨 부서의 전 과장도 왕따를 당하다 지난해 초 결국 지방으로 인사이동 조치됐다. 그는 업무 능력도 뛰어나고 머리도 좋으며 동료들의 기념일이나 행사도 잘 챙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늘 미묘한 분위기에서 눈치 없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는 바람에 결국 눈 밖에 났다.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의 어깨를 툭툭 치고 다니며 친한 척하는 바람에 좋지 않은 소문이 났고, 일찍 결혼한 상사를 두곤 “사고 쳐서 일찍 했대.”라며 민감한 소문을 스스로 퍼뜨리고 다니기도 했다. 결국 직원들의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게 됐고 윗선에도 보고가 되는 바람에 전출 조치를 당하고 말았다. ●여성들의 잔인한 복수, 은따 여성들이 많은 간호사들 사이에서도 왕따가 있다. 간호사 박모(27·여)씨가 다니는 대학병원은 살벌하다. 잘난 척하는 동료 간호사 한 명을 철저하게 왕따시켰다. 그 간호사는 늘 누구를 달래는 듯한 말투로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때문에 어떤 동료는 “다른 사람에겐 몰라도 나한텐 말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대놓고 시비를 걸었다. 모두가 그 간호사에게 등돌리고 서서 “저리 가라.”고 떠밀어도 그 간호사는 “저한테 관심 있어서 그런 거죠.”라며 투정을 부려 도리어 화를 돋우고 만다. 결국 지역 병원으로 이동하게 됐지만 조만간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에 모두 몸서리를 치고 있다.“응급의학과에서 초동 처리를 할 때 빠른 속도가 필요한데 그 간호사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서 뭐라고 하면 오히려 어른이 아이를 달래는 듯 대꾸하는 거예요. 일을 못하면 선배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라도 하든지, 원.” 외국인 직원이기 때문에 왕따당한 경우도 있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김모(27·여)씨는 동료들과 함께 중국인 신입사원 주모(29)씨를 따돌림시켰다. 한국말이 서툰 주씨는 입사하자마자 선배들에게 반말을 하며 상사처럼 ‘명령 하달´을 해 “싸가지가 없다.”는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정서도 맞지 않는 데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 회사 생활을 견디지 못한 주씨는 결국 6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사표를 냈다. 하지만 주씨는 ‘보복´을 잊지 않았다.“회사를 그만두면서 사장에게 그동안 괴롭혔던 사람들과 회사에 대한 불만을 낱낱이 폭로하고 나가 한동안 회사 사람들이 곤욕을 치렀죠.” ●“내가 설마 왕따일 줄은…” 직장인 김모(26)씨는 왕따가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오랜 준비 끝에 원하던 회사에 입사한 지 1년째. 그토록 하고 싶은 일이었기에 무조건 열심히 했다. 상사 말에는 절대 복종하고, 시키지 않는 야근도 자청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일까, 상사는 그런 그를 예쁘게 봐주지 않았다. 입사 동기와 자신을 비교하며 “일을 그렇게밖에 못하나.”라고 핀잔주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김씨는 상사가 입사 동기를 편애하는 것이려니 하며 스스로를 달랬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안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퇴근을 하려는데 상사가 뒤에다 대고 “OO씨는 술 잘 안 마시지. 그럼 우리끼리 회식간다.”고 선언했던 것. 상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동료들은 가방을 메고 사무실을 떠나기 시작했다. 결국 김씨는 자신만 빼고 부서 사람들이 회식을 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제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성격이 밝고 싹싹해서 어디서나 예쁨을 받았거든요.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이재훈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잘 어울리지 못해서 따돌림 당한적 있다” 직장인 10명 가운데 3명은 사내에서 왕따를 당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20∼30대 직장인 953명에게 ‘직장에서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는가.’라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30.7%가 ‘있다.’고 답했다. 왕따를 당한 이유로는 23.5%가 ‘잘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라서’를 꼽았다. 다음으로 ‘이유를 모르겠다.’(14.0%),‘입바른 소리를 잘하는 편이라서’(12.3%),‘업무상 실수를 많이 해서’(10.2%),‘이상한 소문이 퍼져서’(9.9%) 순이었다. 왕따를 당한 방법(복수응답)으로는 ‘대화 거부’가 4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업무 비협조’(37.9%),‘인사·말 등 무시’(31.1%),‘모욕적인 언행’(21.5%),‘허위소문 유포’(20.8%),‘혼자 식사’(19.8%) 등이 있었다. 어떤 사람이 왕따를 당할까. 왕따를 당하는 직원의 유형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2.2%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사람’(31.9%),‘독단적인 사람’(31.6%),‘잘난 척하는 사람’ (26.1%),‘책임회피를 잘하는 사람’ (25.0%) 등이 있었다. ‘왕따를 당한 뒤 어떤 점이 달라졌나.’(복수응답)라는 물음에는 41.6%가 ‘인간관계에 신경을 쓰게 됐다.’고 답했다. 또 35.5%가 ‘애사심이 떨어졌다.’,32.8%가 ‘소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라고 답했으며,‘우울증을 겪었다.’고 답한 사람도 32.4%나 됐다. ‘왕따를 당한 뒤 어떻게 대응했나.’라는 질문에 43.4%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22.2%는 ‘고치려고 노력했다.’고 답한 반면 13%는 ‘회사를 그만뒀다.’고 했고 ‘그 자리에서 반발했다.’고 답한 비율은 4.1%에 그쳤다. 이재훈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 건보공단·의협 갈등 봉합될까

    물고 물리는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새 정부 출범으로 진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건강보험관리공단과 대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법정 분쟁까지 치달았던 양측의 다툼은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일촉즉발의 ‘전운’은 여전히 감돌고 있다. 지난 1월 주수호 의협회장과 의협연구소 직원 등을 서울 서부지검에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던 공단과 공단노조측은 “옳고 그름이 가려질 때까지 소를 취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공단측은 의협과 다투는 것으로 비쳐질까 염려하면서도 손상된 명예는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의협이 대형로펌을 내세워 소송대리를 준비시킨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의협측은 “아직 소장도 전달받지 못한 상황에서 법정대리인을 내세울 이유가 없다.”면서 “건전한 비판과 연구에 대해 공단이 먼저 싸움을 걸어왔다. 맞고소도 검토하고 있다.”고 완강한 태도를 드러냈다.●기싸움 혹은 명예회복 양측의 갈등은 올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협이 “공단 직원 평균 연봉이 4798만원으로 일반 근로자(3053만원)보다 57%나 많고 5년간 유휴인력 감축이 1.5%에 불과했다.”면서 “공단이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언론사에 돌리면서 비롯됐다. 공단은 즉각 기획예산처 발표를 제시하면서 공단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이 공공기관 35개기관 중 32위로 최하위 수준이라고 반박했다.“직원 대부분이 1987년부터 1989년 사이에 입사해 전반적으로 근속연수가 높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어 공단과 노조측은 의협에 맞서 ‘우리나라 의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벌어 들인다.’‘의사들의 허위진료비 청구가 늘고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이를 두고 의료계 안팎에선 “새 정부 의료정책을 놓고 양측이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벌이는 기싸움”이라 풀이한다.●건보공단 vs 의료계 장외대리전 이런 가운데 이성재(50) 전 건보공단 이사장과 의사출신인 김철수(64) 병원협회장이 정치권에서 장외대결을 벌일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15대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이 전 이사장은 열린우리당 이해찬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관악을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을 지낸 김 회장도 한나라당 같은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해 현재 다른 3명의 예비후보와 막바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만약 양자대결이 성사된다면 건보와 의료계 관계자가 장외 정치권에서 맞닥뜨리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5월 국내 수입되는 GMO 농산물 논란

    5월 국내 수입되는 GMO 농산물 논란

    “세계 정복을 꿈꿀 수 있는 기업은 어디일까?” 5년 전만 해도 이 질문에 대해 인터넷 기업의 정점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를 꼽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명공학 기업을 먼저 거론하는 이가 늘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곳이 바로 생명공학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의견이 농담으로 치부되지 않는 이유는 생명공학 기업들의 영역이 날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새로운 종 창출 실제로 몇몇 기업들은 최근 들어 모든 식물을 죽일 수 있는 수준의 제초제를 개발해냈다. 이어 이 제초제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는 콩과 옥수수 등을 개발하고 있다. 만일 이 제초제가 대량으로 유포되면 세계는 오로지 이 기업들이 파는 식물 씨앗을 재배해 목숨을 연명할 수밖에 없다.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유전자조작작물(GMO)은 국내에서는 안전성 문제로 철저히 외면 받아 왔다.GMO 가공품 원료의 3% 이내에서만 사용이 허가돼 왔으며, 분유와 두부 등 특정 제품에 섞여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시장에서 곧바로 퇴출되곤 했다. 그러나 국내 식품업체들이 5월부터 GMO 옥수수를 본격적으로 수입하겠다고 나서면서 GMO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GMO는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특정 작물의 유용한 유전자를 다른 작물에 삽입, 재조합한 것을 일컫는다. 최초로 상업화된 GMO는 1994년 칼젠사가 개발한 ‘무르지 않는 토마토’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 당시 GMO는 생산량을 늘리고, 농사를 편하게 지으며, 농약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개발됐다. 대부분 제초제내성, 해충저항성, 바이러스저항성 등의 형질을 가졌다. 지난 2007년 말 현재 23개국,1억 1430만㏊에서 GMO가 재배되고 있다. GMO는 보통 4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 우선 식물을 대상으로 해충저항성이나 특정 영양소 등 유용한 특성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탐색해 DNA를 추출한다. 이어 원하는 성질의 단일 유전자만 분리하고, 이 유전자가 다른 생물체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DNA를 재조합한다.3단계에서는 목표로 하는 작물에 재조합된 유전자를 이식해 형질을 전환시킨다. 식물에 자신의 유전자를 삽입시키는 특징을 갖고 있는 아그로박테리아를 이용하거나, 전기충격으로 유전자를 융합시키는 방법 등이 쓰인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유전자가 삽입된 세포를 조직 배양해 식물체로 재분화시키면 새로운 GMO가 등장하게 된다. 2000년대 들어 GMO는 단순히 식물의 생장을 조절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종을 창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비타민, 불포화지방산, 철분 등 인체에 유익한 성분을 첨가한 작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쌀에 부족한 비타민A를 첨가한 ‘황금쌀’은 아시아 시장에 새로운 ‘쌀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3세대에서는 먹는 백신 등의 의약품 개발이나 대체에너지 생산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GMO 콩 땅콩 알레르기 유발 확인 GMO는 개발도상국 빈농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고 식량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유해성과 안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GMO가 인체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1996년에는 브라질 너트의 유전자를 콩에 접목시킨 GMO 콩이 땅콩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사실이 알려짐으로써 GMO 콩 개발이 중단된 사례도 있다.GMO를 섭취하는 주체가 사람인 만큼 유전적 영향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십년 이상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시민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생명공학기업들은 ‘실질적 동등성’이란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실질적 동등성은 일반식품과 생명공학식품간에 서로 다른 점(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실질적으로 동등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기준이다.170개 회원국을 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안전성 평가의 기본 개념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는 이 기준을 적용하는 반면, 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GMO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GMO 수입이 확대되더라도 철저한 성분표시제를 도입해 중간 가공 단계에 GMO가 첨가된 제품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정동영 전 후보 불구속 기소 검토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오세인)는 17대 대선 과정에서 비방 광고 등을 한 혐의로 고소·고발된 정동영 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에 대해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검찰은 한나라당 등의 고소·고발에 따라 정 전 후보가 BBK 사건과 관련해 선거방송,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김경준씨와 동업자’ 등으로 비방하고 광고한 사실이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해 왔다. 검찰은 BBK 특검수사가 종료된 데다 4월 총선 전 수사 종결 방침에 따라 정 전 후보를 소환조사하고 기소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 전 후보가 이미 한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하고 있어 현재까지 수사 상황만을 놓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만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측으로부터 고발당했던 이명박 후보와의 형평성을 감안, 서면 조사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美 대선 후보경선] 오바마 ‘아프리카 복장’ 사진 파문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를 결정지을 다음달 4일 ‘미니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아프리카 전통 복장을 한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돼 파장이 일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욱이 문제의 이 사진이 오는 4일 텍사스와 오하이오 예비선거에서 반전을 노리는 힐러리 클린턴 의원 진영에서 드러지리포트 사이트를 통해 유포시킨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힐러리 진영의 ‘흑색’ 선거전략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은 오바마가 2006년 아프리카 순방 때 케냐 동북부 와지르 지방에서 찍은 것으로 흰색 터번과 소말리아 족장 복장을 하고 있다. 누군가 오바마 의원이 아프리카계 흑인임을 연상시키기 위해 유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바마 캠프 운영실장인 데이비드 플루프는 즉각 성명을 내고 “힐러리 측근들이 오바마 의원이 아프리카에 뿌리를 둔 흑인임을 상기시키는 사진을 일부러 이메일로 유포시켰다.”고 힐러리측을 맹비난했다. 힐러리 캠프측은 사진 유포 책임을 직접적으로 부인하지는 않고 있어 파장이 확대될지 주목된다.kmkim@seoul.co.kr
  • 성남 구도심 재개발 본격화

    성남 구도심 재개발 본격화

    행정구역상 성남시 지역이지만 분당신도시에 비해 크게 낙후된 성남 구시가지가 전면 재개발된다. 시의 재개발 계획 수립 이후 7년여 만이다. 재개발 지역은 성남의 핵심 구시가지로, 성남시의 얼굴이 바뀔 정도로 사업규모가 크다.26개 구역별로 3단계에 걸쳐 재개발된다. 경기 성남시는 25일 구도심 재개발에 따른 주민의 임시 거처인 도촌동 택지개발지구의 임대아파트가 완공됨에 따라 26일∼4월25일 한 달여간 주민 입주를 마치고 재개발 1단계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주민촌에서 새 시가지로 변신 성남 구시가지는 1970년대 초 서울 지역에서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판자촌 시민들이 이주해 둥지를 튼 뒤 수십년이 지나도록 ‘못사는 동네’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했던 대표적 도심지다. 그동안 시 명칭이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며 명칭 변경작업도 수차례 시도됐다. 남서울시와 분당시 등 제안이 끊이지 않았다. 분당신도시 주민의 ‘독립시 추진’도 구시가지 주민의 마음을 멍들게 했다. 한 행정구역에 사실상 2개 시가 따로 노는(?) 아이러니를 낳았다. 시 행정 수행도 쉽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구시가지의 재개발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넘어 주민화합이라는 의미도 크다. 개발 사업은 한 지역의 주민을 일시에 이주시킨 뒤 도로와 주택지를 모두 새로 건설한다. 주민들은 한시적으로 거주한 뒤 사업이 끝나면 입주한다. ●3단계 나눠 재개발… 2012년 마무리 구시가지의 재개발 사업지는 시 전체 인구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수정·중원구 지역이다. 도시기본계획은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주민과의 마찰 등으로 2012년쯤 골격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1단계 사업은 중동3구역과 은행2구역, 단대구역 등이다.1차 이주 대상은 912가구로 임대계약을 마친 주민들이다. 전용 면적이 36∼59㎡ 규모이며, 소규모 단지다. 2단계 사업은 2010년 시작된다. 태평 2·4구역과 신흥2·수진2구역, 중1·금광1구역, 상대원3구역, 도환중1구역 등이 대상이다. 3단계는 태평1구역을 포함해 신흥1·수진1구역, 신흥3·태평3구역, 중2구역, 은행1구역, 중4구역, 금광2·상대원2구역, 도환중2구역이다.2011년 착공해 2012년 말에 마무리 될 전망이다. 면적만도 303만 9000㎡에 이른다. ●도촌동 이주단지 총 2759가구 규모 도촌동 순환 이주단지는 2759가구가 입주할 수 있다. 이 중 1082가구는 1단계 주택재개발사업 철거민에게 공급되고 잔여 1677가구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의거해 도시계획사업으로 철거되는 주민과 국가유공자, 장애자 및 일반인에게 공급된다. 이주자는 주택공사에서 정한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납부하고 거주하며, 사업 완료 후 새로 건설한 아파트로 이주하고 본인이 희망할 경우 무주택 자격이 인정되면 계속 거주할 수 있다. 규모는 작지만 분당에 인접해 투자가지가 높다. 계속 거주를 원하는 주민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투기 바람 다시 고개 구시가지 재개발은 투기 바람도 몰고왔다. 수년 전부터 불어닥친 투기 열풍에 재개발이 시작하기도 전에 구시가지 전역이 투기로 들끓었다. 시는 근거 없는 개발 계획을 유포하거나 확정되지 않은 도면을 제시하는 투기 조장행위 등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섰다. 외지인이 주범이던 투기 열풍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시가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재개발 계획에서 누락된 지역도 호가가 치솟아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개발방식 놓고 마찰 시가 주축이 돼 시작된 순환 재개발 방식은 주민이 직접 개발하는 자체 철거 재개발 방식과 수시로 부딪치고 있다. 시가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7년여가 지나도록 늑장을 부린 것도 이 때문이다. 시는 구시가지의 경우 도로와 전기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 순환 재개발 방식을 고집하고 있지만 집 평수를 넓히기를 바라는 주민들은 시의 정책에 수시로 반기를 들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구시가지의 노후 아파트의 경우 주민 이견으로 재건축을 위해 10년을 허비하는 경우도 많다.”며 “첫 주민 이주로 시의 재개발 사업이 활로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사르코지 前부인 경찰서行?

    |파리 이종수특파원|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전 부인 세실리아 여사가 영부인 출신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경찰에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주간 르 푸앵은 23일(현지시간) “사르코지 대통령이 주간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를 ‘허위 사실 보도 유포’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 파리 경찰이 세실리아 여사를 곧 소환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 파리 검찰청은 고소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에 세실리아 여사를 증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vielee@seoul.co.kr
  • 사르코지의 문자메시지가 노래가사로?

    “당신이 돌아와 준다면, 모든 것을 취소하겠소” 최근 프랑스에서는 재혼한 사르코지 대통령이 전 부인 세실리아에게 보냈다고 알려진 문자메시지의 내용이 노래 가사에 등장해 화제다. 프랑스의 유명 여가수 쟌느 쉐할(Jeanne Cherhal)은 지난 수요일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당신이 돌아와 준다면(Si tu reviens)’이라는 제목의 새 노래를 실었다. 피아노 반주에 맞춰 “당신이 돌아온다면 모든 것을 취소하겠어”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쟌느가 프랑스의 삼색기를 알몸에 휘감고 있는 사진과 함께 게재되었는데 24일 현재 홈페이지에서만 18만 명 이상이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쟌느는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깼을 때 이 가사가 생각났다.”며 “문자 메시지에서 힌트를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보편적인 이별에 대한 노래일 뿐 대통령 부부를 의도한 가사는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의 유명 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했다. 신문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모델 출신 가수 카를라 브루니와 결혼하기 일주일 전 이혼한 전 부인 세실리아에게 “당신이 돌아와 준다면 모든 것을 취소할 수 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기사를 실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하은 기자 haeunk@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정봉주 의원 불구속기소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오세인)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 연루 의혹과 관련, 당시 이 후보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고발된 정봉주 통합민주당 의원을 22일 불구속기소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대선 기간 중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 후보의 측근과 김경준씨의 페이퍼컴퍼니의 돈 거래 의혹 ▲김경준씨 변호인의 사임이유 ▲이 후보가 2001년 4월18일 김경준씨와 결별한 뒤 김백준씨의 계속적인 관여 및 활동 등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 의원과 함께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고소·고발된 정동영 전 대선후보와 이해찬·신기남·박영선 의원 등도 조만간 조사를 마치고 기소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나는 실패한 우상… 연예계 떠나겠다”

    “나는 실패한 우상… 연예계 떠나겠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나는 실패한 우상이다.” 홍콩 여성 톱스타들의 누드사진 파문을 일으킨 배우 겸 가수 에디슨 찬(陳冠希·28)이 “이제껏 책임을 회피하는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다. 연예계를 영원히 떠나겠다.”고 선언했다고 22일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 21일 단 6분간의 기자회견에서였다. 사건 발생 20여일 만에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날 홍콩 카우룽베이(九龍灣)에서 4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에게 문제의 사진들은 자신이 찍은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그러나 이 사진들은 매우 사적인 것이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준 적도, 보여줄 의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를 입은 여성 연예인들을 포함해 홍콩의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피해를 입은 여배우들을 아끼고 보호해 달라.”면서 “홍콩사회가 이번 사건으로 나쁜 영향을 받지 않기를 다시 한번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사죄의 의미로 공익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후 홍콩 경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찬의 자택을 방문했다. 캐나다 출생의 찬은 2000년 홍콩으로 건너와 영화 무간도, 이니셜D 등에 출연, 인기를 끌었으며 ‘아시아의 제임스 딘’이라는 별명으로 수많은 여성 연예인들과 스캔들을 일으켰다. 찬의 은퇴 선언으로 앞으로 광고주와 피해 여성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사진 유포로 피해를 입은 여성 스타는 배우 세실리아 청(張柏芝), 인기그룹 트윈스 멤버 질리안 청(鐘欣桐), 가수 조이 융(容祖兒), 배우 보보 찬(陳文媛), 배우 매기 큐 등 8명이다.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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