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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 생활형 전기차 충전소서 시범 보인 산업장관

    도심 생활형 전기차 충전소서 시범 보인 산업장관

    한국전력은 9일 서울 용산역 아이파크몰 주차장에서 도심 생활형 전기차 충전소 1호 준공식을 갖고 코레일, 이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과 함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주형환(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기차 충전을 해 보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개성공단 전면 중단 1년] 국제사회 대북제재 ‘탄력’… 남북교류·협력 ‘올스톱’

    [개성공단 전면 중단 1년] 국제사회 대북제재 ‘탄력’… 남북교류·협력 ‘올스톱’

    EU·호주 등도 잇달아 제재 동참 인도적 지원·남측정보 유입 끊겨 北미사일 도발·5차핵실험 감행10일로 1년을 맞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는 박근혜 정부 대북 제재의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 결정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은 탄력을 받았지만 남북 교류·협력은 지금껏 ‘올스톱’이 됐다. 지난해 개성공단 중단 조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고강도 대북 제재 결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을 감행했지만 안보리의 결의안 논의는 중·러의 반대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상황을 이어갔다. 이에 정부가 독자 대북 제재 차원에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며 제재 의지를 강조하자 안보리 논의도 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결국 역대 가장 강력한 제재라는 결의 2270호 도출로 이어졌다. 이후 안보리는 물론 미국,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등이 잇달아 독자 제재를 발표했다. 하지만 남북 교류·협력 역시 전면 중단됐고 남북 관계는 2000년 6·15공동선언 이전 상태로 돌아갔다. 지난해 여름 함경북도에 사상 최악의 수해가 발생했으나 정부는 제재를 이유로 ‘인도적 지원’마저 거부했다. 개성공단 중단 이후 대북 지원은 유진벨재단의 결핵약 지원 등이 전부다. 강력한 제재 카드를 너무 일찍 꺼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개성공단 중단은 사실상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제재 조치다. 그럼에도 북한은 지난해 중·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이어갔으며 9월에는 5차 핵실험까지 감행했다. 이후 우리 정부가 내놓은 독자 제재 조치는 기존 제재를 강화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만약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다고 해도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제재 카드가 남아 있지 않은 셈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중단으로 남한 정보가 대량으로 유입되는 경로가 끊긴 점도 아쉽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탈북한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개성공단 노동자에게 지급된 물자가 시장에서 유통되는 등 개성공단이 북한에서 남한의 발전상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⑨ 홈브루잉, 크래프트맥주를 이끌다.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⑨ 홈브루잉, 크래프트맥주를 이끌다.

    “한국 홈브루잉이요? 이 정도면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입니다.”  지난 4일 서울 성동구의 크래프트맥주 브루펍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 열린 ‘제 1회 어메이징홈브루잉대회’에서 만난 심사위원 빈센트 창(41·대만)은 심사를 마친 뒤 “서울의 홈브루잉(Homebrewing·맥주자가양조) 수준이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빈센트씨는 “홈브루잉 대회 심사를 여러번 해봤지만 이번 대회처럼 기본이 탄탄한 맥주들이 많이 출품된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주말동안 서울 여행을 하고 대만으로 돌아갈 예정인데, 벌써부터 한국의 크래프트맥주들을 맛볼 생각에 흥분된다”고 들떠했는데요. 빈센트 뿐만 아니라 이날 심사에 참여한 30명의 맥주 전문가들도 “보통 홈브루잉 대회를 하면 수준 이하의 맥주들이 절반 가까이 나오는데, 이번 대회는 거의 모든 맥주가 제 스타일에 적합한 상태로 양조된 것 같다”며 한국의 홈브루잉 수준이 향상된 것 같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실제로 총상금 1000만원이 걸린 이번 대회는 출품작이 158개에 달해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했습니다. 홈브루잉 세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출품작이 150개가 넘어가는 대회를 이른바 ‘메이저’급 대회로 칩니다. 크래프트맥주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지 3년 남짓 된 한국에서 높은 수준의 규모 있는 홈브루잉 대회가 열렸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크래프트맥주 저변이 넓어졌음을 뜻합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 크래프트맥주의 인기와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지요. 전체 출품작 가운데 30%가 사우어 맥주(28개)와 인디안페일에일(IPA·26개)이어서 역시 사우어맥주 와 IPA맥주가 크래프트맥주의 대세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도 심사 중간 중간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맥주들을 맛보았는데, 훌륭한 맥주가 많아 한 모금씩 마시다보니 금세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더군요.   ●홈브루잉과 크래프트맥주의 관계  맥주 관계자를 비롯한 ‘맥주덕후’들이 이번 대회에 적잖은 관심을 기울인 이유는 바로 홈브루잉이 크래프트맥주 발전의 필요충분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크래프트맥주의 사전적인 정의는 ‘독립적인 자본으로 운영되면서 지역 사회와 연계된 소규모 양조장이 생산하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스타일의 맥주’입니다. 세 개의 키워드로 요약하면 ‘소규모, 지역성(로컬), 다양성’ 정도가 될 수 있는데, 이 크래프트맥주 주요 특성의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홈브루잉’입니다.   대량 생산에 초점을 맞춘 대기업 맥주는 가장 인기가 많은 단일 종류의 맥주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등 세계적인 맥주회사들이 모두 라거(Lager) 생산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첨단 생산 장비를 갖추었기 때문에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새로운 맥주 스타일에 도전하거나 다양한 시도를 하기에는 손해가 큽니다.  반면 소규모 양조장에서는 ‘사우어(Sour),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 등 매니악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맥주를 생산해 ‘다양성’을 책임지는 역할을 합니다. 이 소규모양조장의 양조사들은 ‘홈브루잉’을 통해 생각지도 못했던 재료를 맥주에 넣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여기서 검증된 맥주들을 상업용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스타우트 맥주를 버번위스키통 숙성시킨 버번배럴스타우트, IPA에 야생효모(브렛)을 넣은 아메리칸와일드에일 등의 새로운 맥주 스타일이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되었죠.   현재 세계적인 크래프트맥주회사로 성장한 양조장 대표나 유명 양조사들 대부분이 홈브루어 출신이었다는 점도 홈브루잉과 크래프트맥주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입증합니다. ‘보스턴라거’로 유명한 맥주회사 ‘사무엘아담스’의 짐 코크(미국) 회장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맥주 레시피로 맥주를 만들어 오늘날의 사무엘아담스로 키운 장본인인데요. 양조장을 세우기 전 그는 유명 컨설팅 회사를 다니면서 취미로 홈브루잉을 즐겼던 평범한 ‘맥덕’이었습니다. 어느날 집안 창고에서 증조할아버지의 맥주 레시피를 발견한 뒤 “바로 이거다”싶어 과감히 회사를 때려쳤고, 그 레시피는 ‘보스턴라거’가 되어 전 세계의 맥주 팬들의 입맛을 사로 잡았습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크래프트맥주계에서도 짐 코크 회장과 비슷한 ‘스토리’를 가진 사람들은 넘쳐납니다. 이날 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히든트랙의 정인용 대표도 홈브루잉을 하다가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브루펍(매장에서 맥주를 양조해 판매하는 펍)을 차린 경우인데요. 그는 웃으면서 “홈브루잉을 하다보면 실력이 늘어 맛좋은 맥주를 만드는데, 여기에 꽂히면 대부분 사직서를 내고 상업양조사가 되거나 브루펍을 차리더라. 근데 다들 후회하고 있다”라며 장난섞인 농담을 던지더군요.   ●점점 올라가는 홈브루잉의 인기, 레시피만 최대 100만개 크래프트맥주 인기가 치솟으면서 한국에서도 홈브루잉에 대한 관심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홈브루잉에 대한 관심은 특히 2014년 4월 주세법 개정안 시행으로 소규모양조장 맥주의 외부유통이 허가된 직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요. 국내 최대 맥주만들기동호회인 다음 카페 ‘맥만동’의 운영자 이형(44·회사원)씨는 “2013년까지 약 2만명이었던 회원수가 이듬해 1만 명이나 늘었다”고 돌아봤습니다. 크래프트맥주가 생활 속으로 들어오면서 사람들이 다양한 맥주 스타일을 인식하게 되고 자연스레 홈브루잉 인구도 늘어난 것입니다.  홈브루잉의 매력은 당연히 다양성에 있습니다. 이씨는 “홈브루잉으로 맥주를 만들면 100만 개 이상의 레시피가 가능하기 때문에 세상에 없는 나만의 맥주를 탄생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맥주의 쓴맛과 아로마를 좌우하는 홉(Hop) 종류는 150개가 조금 넘는데, 계속 교량을 하고 있어서 최대 수백가지 홉이 맥주에 쓰일 수 있다고 합니다. 홉은 나라별, 대륙별, 지역별로 각각 다른 특성을 띄고 있어 어떤 홉을 조합하느냐에 따라 맥주는 천차만별의 향과 맛을 냅니다. 맥주용 보리(몰트)와 발효를 담당하는 효모의 종류도 100여개에 달합니다. 여기에 과일과 각자 넣고 싶은 부재료를 조합하면 이씨 말대로 셀 수 없이 다양한 맥주가 탄생되는 것이죠.   홈브루잉을 하게 되면 맥주에 대한 전문성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재료를 선택하고, 결과물을 맛볼 수 있기 때문에 반복 작업을 하다 보면 맥주 테이스팅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크래프트맥주 펍에서 상업맥주를 맛보면서 해당 맥주에는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이죠. 양조자에 대한 존경심도 절로 우러나올테고요. 맥주에 대해 알고 싶다면 홈브루잉만큼 좋은 학습이 없는 셈입니다.  집에서 맥주를 만들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맥주전용 공방까지 생겨나 각종 장비 등을 구비하지 않아도 누구나 홈브루잉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이씨는 “2013년 전까지 맥주 공방은 서울·경기권 통틀어 2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최근 2~3년간 4~5배는 증가했다”며 “예전에는 집에서 혼자 맥주를 만들었지만 요즘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함께 공방에서 맥주를 만드는 문화가 생겨났다”고 말했습니다. 맥주공방 비어랩 구충섭 대표는 “11~2월은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주말에는 항상 예약이 꽉 찬다”며 “공방 손님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홈브루잉, 초보라면 페일에일에 도전하세요  홈브루잉에 도전하고 싶으시다고요? 처음부터 홈브루잉으로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홈브루잉을 200번 넘게 했다는 서형탁(32·한의사)씨는 “물을 먼저 데우고 곡물을 넣어야 되는데 곡물을 먼저 넣어서 아까운 곡물을 모두 버리는 참사가 일어났었다”고 자신의 첫 홈브루잉을 회상했습니다. 서씨는 “두번째 홈브루잉도 장비 소독을 제대로 안해 맥주가 오염돼 만든 맥주를 모두 버렸다”며 “세번째 홈브루잉에서야 비로소 ‘맥주’와 비슷한 액체가 나왔다”고 웃었습니다. 서씨의 세번째 홈브루잉은 커피를 넣은 스타우트였는데요. 커피를 지나치게 많이 넣어 맥주를 맛본 주변인들이 “커피가 너무 도드라져 균형이 무너졌다”며 혹평을 했지만 정작 서씨는 커피가 강한 맥주를 의도했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홈브루잉을 한 뒤 맥주를 완전히 버리게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서씨는 “홈브루잉은 하는 방법이 인터넷에 다 나와 있고, 3~5시간 정도면 양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어려운 작업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나 “계속 하다보면 새로운 레시피, 나만의 레시피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때문에 새로운 맥주에 도전을 하다 결과물이 뜻대로 나오지 않으면 힘들다”며 “지금까지 만든 맥주의 절반 정도는 다 마시지도 못하고 버린 것 같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마음에 들었던 맥주는 20~3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홈브루잉을 하는 이유는 “양조 작업 자체도 재미있지만, 맥주가 나온 이후에도 맥주 한 잔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좋기 때문”입니다. 서씨는 “홈브루잉의 마지막 단계는 맥주 병입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완성된 맥주에 대해 토론하고 되돌아보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좋은 맥주는 여지없이 사람을 모이게 합니다. 이처럼 자신이 만든 맥주를 주변(지역) 사람들과 나누며 소통하는 크래프트 맥주 정신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홈브루잉 초보라면 페일에일(Pale ale)에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서씨는 “물론 ‘초심자의 행운(Beginner‘s luck)’이라는 게 홈브루잉 세계에도 있어 첫 맥주가 가끔 맛있을 수도 있지만 망칠 확률이 크다”며 “페일 에일 스타일은 비교적 레시피가 단순하고, 가장 비싼 재료인 홉도 많이 들어가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망쳐도 상처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웃으며 조언했습니다.  ●“홈브루잉을 즐긴다면 BJCP에도 도전해보세요” 대한민국 1호 BJCP(홈브루잉 공인 심사위원) 이상원씨  “홈브루잉 경험이 BJCP가 되는데 엄청난 자산이 됐어요.”  지난 4일 어메이징홈브루잉 대회에서 만난 대한민국 최초의 BJCP 이상원(43)씨는 BJCP가 될 수 있었던 비결 ‘0순위’로 다년 간의 홈브루잉 경험을 꼽았습니다. BJCP는 Beer Judge Certification Program(맥주 심사·평가 자격 프로그램)의 준말로, 1985년 미국에서 홈브루워들이 홈브루잉 맥주를 평가하기 위해 만든 가이드를 뜻합니다.   이 BJCP 자격증 시험을 통과하면 홈브루잉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출품작을 평가하고, 출품된 맥주를 맛본 뒤 평가서를 작성해 대회에 참가한 홈브루어에게 맥주에 대한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요. 현재 전 세계 이 자격을 갖춘 사람은 1만 128명이고, 6060명이 실질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크래프트맥주가 워낙 글로벌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보니 BJCP는 최근 아시아까지 확산됐는데요. 아시아에서는 홍콩, 대만, 중국 등을 중심으로 50명의 BJCP가 존재합니다. 한국의 평범한 회사원이자 ‘맥덕’인 이씨는 지난해 9월 베이징까지 날아가 자격 시험을 치르면서 한국 최초의 홈브루잉 공인 심사위원이 되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홈브루잉을 해온 이씨도 초반 10배치(10번) 넘게 홈브루잉을 망친 화려한 전력을 자랑합니다. 마트에서 ‘세계맥주 골라먹기’가 취미였던 그는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맥주에 탐닉하면서 이듬해 야심차게 홈브루잉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실패는 계속됐고 어느 순간 “대체 나는 왜 이모양일까”이라는 환멸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맥주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이씨는 “11번째 배치부터 레포트 쓰듯 목표와 재료를 일일이 기록하면서 나만의 맥주를 만들려고 노력했더니 비로소 홈브루잉 실력이 늘기 시작했다”며 “홈브루잉을 하면서 공부한 것이 결국 맥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데 굉장한 자산이 됐다”고 말합니다. 이후 그는 국내 홈브루잉 동호회에서 개최하는 각종 홈브루잉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면서 평가 경험을 쌓았습니다.   “나름 맥주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정도 받고, 저도 ‘맥덕’으로서 즐겁게 홈브루잉 맥주들을 평가 했는데, 어느 순간 한계가 오더라고요. 좀 더 체계적으로 공신력을 갖고 심사를 하고 싶어 BJCP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이씨는 2년 전부터 BJCP 시험을 준비했지만 시험을 보는 것 자체가 순탄치 않았습니다. BJCP 자격 시험은 1차 온라인 필기시험, 2차 심사/테이스팅으로 구성돼 있는데, 2차 테스트가 한국에서 열리지 않아 자격증을 따려면 회사에 휴가를 내고 해외로 나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쪽에 세번이나 시험을 신청했지만 매번 사정이 생겨 먼 길을 떠나지 못했던 이씨는 최근 중국에서 BJCP 테스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2차 테스트에서 통과해 드디어 BJCP가 되었습니다. 한국 최초의 BJCP이자 홈브루잉 맥주 전문가로서 “기쁘다”는 소감을 할 줄 알았는데 그는 “한국이 아시아에서는 크래프트맥주 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중국에서 이미 시험도 볼 수 있고, BJCP 가이드라인도 중국어로 번역돼 있는 반면 우리는 그렇지 못해 부끄러웠다”고 털어놓았습니다.  “BJCP는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이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시험이에요. 심사위원이 참가자를 합격, 불합격 시키는게 아니라 함께 발전하고 공부하자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도 BJCP에 도전한다면 한국 크래프트맥주가 더욱 긍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이후 이씨는 한국에서도 BJCP 테스트가 곧 실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와일드웨이브브루잉의 푸브루(필명) 대표와 함께 BJCP ‘교재’라고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한국 첫 BJCP 시험은 11일에 홈브루잉 대회가 열렸던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 열립니다.  이씨는 “한국인들이 취미에 대해 선을 많이 긋는 것 같다”며 “미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BJCP들도 따로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우리는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나누어 자격증? 내가 전문가될 것도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아쉬워했습니다. 그가 번역 작업을 하는 이유도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신감을 갖고 맥주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단지 상업맥주만 마셨다면 제가 이렇게 맥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홈브루잉을 하고 있다면, 맥주를 좀 더 깊이 알고 싶다면 BJCP에 꼭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꿈꾸는 ‘덕후’들이 많아져야 한국 크래프트맥주도 발전할 수 있어요”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중구 짝퉁 단속 No.1

    중구 짝퉁 단속 No.1

    ‘보관 창고 급습하고, 미스터리 쇼퍼가 뒤지고.’서울 중구가 지난해 위조상품(짝퉁) 단속에서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고 8일 밝혔다. 2012년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받아 2014년부터 전담 단속반을 가동하고, 끈질긴 모니터링을 해 온 끝에 얻은 결과다. 중구가 집계한 지난해 위조상품 유통·판매 단속결과에 따르면 동대문관광특구, 명동, 남대문시장을 중심으로 총 517건을 적발, 5만 3207점을 압수했다. 정품가로 따지면 460억원 상당이다. 앞서 475건 적발에 3만 3957점을 압수했던 2015년도보다 늘어난 것은 물론, 2012년 처음 단속을 시작한 이래 최고 기록이다. 짝퉁이 가장 많이 적발된 곳은 동대문관광특구로 전체의 80%(414건)였다. 이어 남대문시장 14%(74건), 명동 4%(25건) 순이었다. 도용상표는 샤넬이 26.5%(1만 4079점)이 가장 많았고, 루이뷔통 15.7%(8343점), 버버리 5.3%(2808점)가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압수물량이 크게 늘었다는 것. 지난해 적발 건수는 2015년 대비 8.8%(42건) 늘어난 데 비해 압수물량은 57%(19,250점)나 증가했다. 다양한 수사기법을 도입하고 판매처에서 유통망까지 단속 범위를 넓힌 결과로 풀이된다. 보관 창고 압수수색을 통한 압수물량은 2015년 1055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1만 728점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미스터리 쇼퍼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외국인 여행객을 가장한 이들은 위조상품 점포 정보를 입수해 구청에 제공했다. 단속반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29건을 적발, 정품가 2억 8000만원에 이르는 1544점을 압수했다. 또 미스터리 쇼퍼는 2015년 적발된 227개 점포들을 모니터링해 왔는데, 재취급 업소 8곳, 폐업 6곳을 제외한 213곳(94%)이 더이상 위조상품을 다루지 않고 있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지난 5년간 단속반 직원들의 노력으로 예전처럼 쉽게 짝퉁을 팔기 어렵다는 인식이 뿌리내렸다”면서 “허를 찌르는 수사기법으로 짝퉁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경남, 학교급식 불법 39개 업체·기관 수사 의뢰

    경남도 내 학교급식 식자재 구매 과정에서 업체끼리의 입찰 담합과 위장업체 영업 등 불법 사례가 수두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도는 8일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도내 110개 학교 등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학교급식 집행 실태를 감사한 결과 2306건에 326억원의 불법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번 도 감사는 지난해 학교급식에 지원된 도 예산 집행 사항을 도가 감사하기로 도교육청과 합의한 데 따랐다. 감사 결과 15개 업체가 식자재 구매 입찰 때 담합해 특정 업체가 낙찰되도록 하는 수법으로 1756건에 174억 27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12개 위장업체가 불법으로 545차례에 걸쳐 140억 8100만원을 낙찰·계약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 업체는 부부·친인척·직원 이름으로 4개 위장업체를 설립해 133개 학교와 305회에 걸쳐 83억 2800만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한 뒤 식자재 납품은 1개 업체에서 했다. 또 부산·대구 등에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경남 지역에 8개 위장업체를 설립해 137개 학교와 240차례에 걸쳐 54억 2900만원의 계약을 체결하고 납품은 대형업체에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지역교육청에서는 친환경 지역농산물 직거래 등을 명분으로 특정 업체를 지정해 분리발주 및 수의계약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2건에 10억 9600만원의 특혜를 제공한 사례도 있었다. 또 지난해 도의회 ‘학교급식사무조사특위’가 지적한 요구 사항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도의회조사특위는 안전성을 위해 분기별로 1차례 이상 ‘소고기 유전자 검사’를 할 것을 권고했으나 교육청이 학교 자율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육류 납품업체들이 유전자 번호가 일치하지 않는 저급 소고기를 납품하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는 법을 어긴 5개 업체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담합 등 유착이 의심되는 29개 업체와 5개 기관의 관련 공무원을 수사 의뢰했다. 행정을 잘못해 과실이 중대한 51개 기관 관계자에게는 도교육감에게 처분을 요구했다. 이광옥 도 감사관은 “학교급식의 투명성이 확보될 때까지 해마다 강도 높은 감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인천시·전북도 등 광역지자체로부터 벤치마킹을 위한 문의와 자료 요구가 잇따른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베이징 수십 억 주택 17%는 20대 여성 소유…어떻게?

    베이징 수십 억 주택 17%는 20대 여성 소유…어떻게?

    중국 베이징에서 1000만 위안(약 18억원)이 넘는 호화 주택 소유자 중 20대 여성 비율이 17%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여성들 중 대부분은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하는 왕홍(网红)과 온라인 유통업체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쇼핑몰 운영자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7일 증권일보는 보도했다. 현지 부동산 전문 업체 ‘마이티엔팡찬(麦田房产)’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20대 여성이 1000만 위안 이상의 베이징 소재 주택을 소유한 비율은 17.3%에 달했으며, 2000만 위안(약 36억원)의 초고가 부동산 소유자 가운데서도 약 5%가 20대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가장 고가의 부동산을 소유한 20대 여성 소유의 부동산 가격은 8500만 위안(약 15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들 20대 젊은 여성들은 주택 구입 시 현금 결제를 선호했다고 해당 보고서는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2000만 위안 이상의 고가 부동산을 구입한 여성의 절반 이상이 계약 당시 현금 결제, 일시불 지급 방식으로 구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온라인 생방송, 온라인 유통업을 기반으로 신흥 부동산 재벌로 거듭한 해당 여성들이 선호하는 주택은 베이징 차오양구(朝阳区) 쯔위산장(紫玉山庄), 허셩쌰오윈루8하오(合生霄云路8号), 하이덴취(海淀区) 썅산칭친(香山清琴) 등 일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해당 지역 평균 부동산 가격은 2000~3000만 위안에 달했다. 같은 기간 최소 연령의 주택 소유자는 23세 여성으로, 베이징 차오양구 소재의 3000만 위안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지난해 기준 건립된 지 18년 이상 노후화된 베이징 소재 주택의 평균 매매 가격은 600~700만 위안이었으며, 부동산 소유주 가운데 가장 많은 연령층은 30대로 나타났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대형마트, 9일부터 닭고기 제품 판매가 5~8% 인상

    대형마트, 9일부터 닭고기 제품 판매가 5~8% 인상

    AI에 닭고기 도매가격 1주일새 30% 급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이후 급락했던 닭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오는 9일부터 매장에서 파는 주요 닭고기 제품 판매가를 5~8% 인상한다. 이마트는 현재 4980원인 백숙용 생닭 가격을 9일부터 5200~5300원대로 올리고 다른 주요 닭고기 상품 가격도 비슷한 수준으로 올린다. 롯데마트는 닭고기 전 상품 가격을 5~8% 인상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주요 대형마트의 닭고기 판매가 인상은 도매가격 급등 때문이다. 최근 1주일새 닭고기 도매가격은 30% 이상 급등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AI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당 930원까지 떨어졌던 육계 도매가는 지난달 말까지 1000~1100원대의 낮은 시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설 연휴 이후 닭고기 수요가 회복되고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현재 육계 도매가는 AI 발생 전인 ㎏당 1500원대로 불과 1주일 만에 30%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AI의 영향으로 닭고기 수요가 줄었지만 설 연휴 이후 공급이 크게 줄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소고기, 돼지고기 수요까지 닭고기로 몰릴 경우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고]

    ●박희영(서울시립대 교직원)문영(에스엠유통 부장)씨 모친상 송명호(더존푸드 대표)씨 장모상 6일 건국대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2030-7909 ●신덕수(BNK부산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씨 장인상 7일 부산보훈병원, 발인 9일 오전 5시 30분 (051)601-6797 ●김현철(두원공대 입학홍보처장)씨 부친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02)3010-2000 ●김수봉(텍스빌 대표이사)수영(대경모방 대표이사)수강(운수업)수창(자영업)씨 모친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410-6920 ●김윤주(전 부산중앙교회 목사)씨 별세 상근(연세대 신과대학 교수)씨 부친상 최선미(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씨 시부상 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9일 오전 6시 (02)2227-7587 ●이원섭(금강일보 지방국장)선옥(천안 천성중 교사)씨 모친상 양덕주(대전대 정책감사실장)씨 장모상 7일 천안 단국대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41)550-7167
  • [단독] 명절 반짝·재탕… 탁상대책 엎어야 밥상물가 잡는다

    [단독] 명절 반짝·재탕… 탁상대책 엎어야 밥상물가 잡는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민생물가 상승을 막겠다며 관계장관회의, 경제현안점검회의, 범정부 태스크포스(TF)회의 등을 연달아 열고 가격 상승 억제 방안들을 쏟아 냈다. 그러나 대책들이란 게 대개 생활 밀접품목 가격 점검, 정부 비축 물량의 시장 공급 확대, 가격 인상 유발 불공정행위 단속 등 ‘전가의 보도’처럼 등장하는 ‘물가관리 3종 세트’에 집중됐다.정부는 매년 해 왔듯이 농·수·축산품 정부 비축 물량의 출하를 일시적으로 늘림으로써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을 막았다. 하지만 지난해 설 명절에 비해 이미 대부분의 물품 가격이 오른 뒤였기 때문에 단기 대책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1950년 시행된 추곡수매 때부터 시작된 ‘비축-공급’과 ‘감시·단속 강화’를 결합한 산업화 시기 정부 주도의 물가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정부 주도 물가관리 방식의 ‘체감 실효성’이 낮다는 것을 잘 보여 준 사례가 이번 설의 배추와 무 가격이다. 배추와 무는 정부가 지난달 16일 2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집중 관리 의지를 표명했던 품목이다. 정부는 지난달 13일부터 비축 물량의 시장 공급을 두 배로 늘렸다. 그 결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고시하는 소매가격이 배추는 3.1%, 무는 6.1%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설 직전과 비교하면 배추와 무는 각각 36.7%, 32.1%씩 오른 상태였다. 설 물가를 직전이 아니라 전년 명절 때와 비교하게 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올랐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정부는 또 지난달 가공식품 가운데 라면, 주류 등을 구체적으로 지목해 물가 오름세를 틈탄 인상을 막겠다며 소비자단체와 함께 가격감시 활동과 불공정행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이번 명절을 전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민생 물가와 관련해 접수한 사건은 하나도 없었다. 결국 시장 공급자들을 위축시키는 심리적 효과만 냈던 셈이다. 기업들은 이렇게 시장을 지배하려는 듯한 정부의 태도가 정책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저항감만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지난달 물가관계차관회의 이후 6.0%(147원)가 오른 동원F&B 참치캔(단품)의 경우 언뜻 동원F&B가 정부 정책을 거스른 것으로 비칠 수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0.4% 오른 수준이다. 참치캔의 가격은 내렸다가 올랐고, 최근 가격 인상은 4년 6개월 만의 원어 투입 단가 상승 때문이란 것이 동원F&B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산물의 경우 가격 급등을 바로바로 막기는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정부가 이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지난달 주요 성수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서민들이 많이 접하는 식품이나 공공요금을 시장에만 맡겨 두고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으로는 단기적인 물가 상승에 즉각적인 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부가 시장가격을 감시·통제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식품업계에 ‘상황이 안 좋으니 가격 인상 요인이 크지 않으면 인상을 재고하거나 시점을 늦출 수 없겠느냐’고 부탁하는 수준”이라면서 “정부의 최선은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좌홍 기획재정부 민생경제정책관은 “농가의 생산과 출하 조절, 유통구조의 개선 등이 중장기적으로 물가 안정의 근본 대책”이라면서 “일시적 물가 변동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우리나라의 특수성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은 1980년대부터 유통구조의 개선을 통한 물가정책을 이어 오고 있다. 또 미국은 통화정책을 바탕으로 공공서비스 및 공공재의 가격 정책을 통해 물가를 조절하고 있다. 물론 뉴욕주의 임대료 등 주별 특성에 따라 법적 관리 대상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처럼 시장에 직접 개입하진 않는다. 우리나라도 단기적·직접적 간섭보다는 공정위의 일상적이고 적극적인 독과점 규제와 함께 장기적·제도적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4~5단계로 이뤄져 복잡한 농축수산물의 유통구조 개선에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유통구조 개선과 관련해 정부는 사실상 ‘양치기 소년’에 가깝다.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발언을 수십년째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동(전 금융통화위원)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정부의 물가 관련 회의는 보여 주기용으로 효과가 없다”면서 “평소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재벌과 대기업의 독과점을 공정위가 제대로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금화 한은 물가연구팀장은 “한은의 통화정책이 수요 측면에서 주는 영향은 간접적으로 천천히 나타난다”며 “정부가 공급 측면에서 실효성 있는 유통구조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위기의 한국경제, 답은 있다] 오너家 비선 경영 탈피… 反재벌 정서 털어내자

    [위기의 한국경제, 답은 있다] 오너家 비선 경영 탈피… 反재벌 정서 털어내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메모리 반도체 부문 1위, TV 1위…. 삼성전자가 보유한 기록이다. 삼성은 연간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25조원의 초우량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으로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공을 세웠지만 재벌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가장 먼저 타도의 대상에 오르는 기업이기도 하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산업 전반에 구조조정이 재편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최순실 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반(反)재벌 정서 역시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전문가들은 “기업 안팎으로 과감한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여러 강소 기업이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독일과 달리 스웨덴은 우리처럼 재벌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스웨덴의 대표적 재벌인 발렌베리 가문은 우리나라에서 삼성이 갖는 영향력 이상을 지니고 있다. 발렌베리 가문은 에릭슨(정보통신), 사브(자동차·비행기 엔진), 스카니아(트럭), 일렉트로룩스(가전), ABB(전기·기계), SEB(금융) 등 12개 대기업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 기업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 시가총액은 주식시장 전체의 50%에 달한다. 발렌베리 가문은 150년 동안 5대에 걸쳐 거대한 경제왕국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국민들 사이에 반재벌 정서는 거의 없다. 기업의 경영 성과와 지배구조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수익에 대한 사회 환원이 제도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은 계열사마다 전문경영인이 있지만 그룹 전체의 전략을 세우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미래전략실(삼성), 정책본부(롯데) 등 법적 지위가 없는 소수의 그룹 관계자들이 모여 의사결정을 한다”면서 “이런 회의체는 오너의 지시를 받고 수행하는 역할에 그치기 때문에 투명성은 물론이고 전문성도 모자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은 기업 이사회에서 결정한 모든 내용이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또 그룹의 사회공헌재단들이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대주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기업의 성과가 자연스럽게 사회에 환원되도록 하고 있다. 예컨대 크누트 앤 앨리스 발렌베리 재단(40%), 마리앤느 앤 마르쿠스 발렌베리 재단(3.5%), 마르쿠스 앤 아말리아 발렌베리 추모재단(2.6%) 등은 모두 인베스터(발렌베리 지주회사)의 대주주다. 이런 제도 덕분에 발렌베리 가문의 기업들은 해마다 수조원대의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스웨덴 10대 부자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없다. 10대 재벌의 오너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성적표를 받아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래에 대한 전략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간한 ‘연구개발(R&D) 투자 보고서’(2016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은 매출 등 영업실적에서는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래에 대비한 R&D 투자는 적다. 삼성전자가 지난 5년간 매출 대비 설비투자에 들인 비용은 평균 12.2%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R&D 투자 비용은 6.9%에 그쳤다. LG전자는 6.1%, 현대차는 2.2%로 인텔,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페이스북 등의 R&D 투자가 각각 21.9%, 16.0%, 26.9%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최고 기업들이 20~3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 분야 투자에는 인색하고 당장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위기 극복의 대표적인 사례는 가까운 일본 도요타 자동차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과잉생산, 환율 악화 등으로 4600억엔(약 4조 7000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010년 렉서스 차량 1000만대를 리콜 처분하며 4위로 내려앉았던 도요타는 지난해 28조 4031억엔(약 310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극적으로 1위를 탈환했다. 도요타는 당시 추진 중이던 글로벌 생산 공장 추가 건설과 신차 개발을 전면 중단하고 생산 플랫폼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요타는 기존의 성공 모델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구조개혁을 단행했다”며 “첫째 R&D 투자, 둘째 협력업체와의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MW, 벤츠, 도요타의 경우 협력업체들과의 관계가 우호적인 대표적 기업으로 손꼽힌다. 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외려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대기업들이 투자하는 데 제약이 심하다”면서 “대표적인 것이 대형마트 규제”라고 지적했다. 수출과 내수 모두 움츠러든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기업들을 옥죄는 식의 규제를 한다는 것이다. 대형마트 출점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했던 프랑스도 최근에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유통업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배 부원장은 “투자 여건이나 노사 관계 등을 경제적 문제로 따지기보다 이념적이거나 정파적 이슈로 접근하는 것은 문제”라며 “재벌 개혁도 일자리나 투자 확대 등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기업들을 겨냥한 전 세계 헤지펀드들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차등의결권’(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 등 경영권 방어장치 도입도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나라도 삼성전자가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받는 홍역을 치르면서 차등의결권 제도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지만 ‘재벌 개혁 선행’이 먼저라는 반대에 부딪혀 진척이 없는 상태다. 오너 가문이 스스로 자체적인 능력 검증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앞서 발렌베리 가문은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 도움 없이 명문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하고 외국 유학을 마칠 것 ▲해군 장교로 복무할 것 ▲10~20년간 발렌베리 계열사가 아닌 금융기관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것 등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또 항상 2명의 리더를 둬 잘못된 판단 가능성을 줄이고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인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주주, 채권자, 노동자 등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실현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올바른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포켓몬 잡으려다 개인정보 털릴 수도

    포켓몬 잡으려다 개인정보 털릴 수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개인정보 유출, 악성코드 유포 등 사이버범죄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포켓몬 고 한국 서비스가 개시된 이후 게임 정보 공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조작 등 게임 진행을 도와주는 ‘보조 앱(애플리케이션)’도 덩달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이들 앱 가운데는 불필요하게 많은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어 불법 유통 등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면서 “해당 앱의 목적·기능과 관계없이 수집된 개인정보는 불법 유통 등으로 악용될 수 있으니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포켓몬 고 열풍을 틈탄 악성코드 유포나 사기, 해킹 등도 우려된다. 경찰에 따르면 포켓몬 고를 PC에서 실행시킬 수 있게 해 별도 조작 없이 포켓몬을 자동 사냥해주는 ‘오토봇’ 프로그램에서 사용자의 구글 계정 암호를 평문으로 수집하는 기능이 발견됐다.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 등에는 포켓몬 고 계정이나 희귀한 포켓몬, 오토봇 프로그램 등을 판매한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는 상황이다. 아이템 수집이나 레벨업을 대신해주겠다며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경찰은 이런 게시물이 사기로 이어질 우려가 크고, 검증되지 않은 오토봇 프로그램 등에는 악성코드가 탑재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첫 구제역 확진, AI 방역 실패 되풀이 안 된다

    올겨울 첫 번째 구제역이 충북 보은의 젖소 농장에서 확인됐다고 한다. 사상 최악이라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꼬리를 완전히 내리지 않은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에는 구제역이 발생한 것이다. 방역 당국은 보은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던 젖소 195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전국 10개 시·도, 41개 시·군에서 발생한 AI로 매몰 처분된 닭·오리·메추리는 모두 279만 마리에 이른다. 가금류 사육 농가에 이어 우제류 농가의 걱정은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 축산의 기반 자체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구제역은 겨울철이면 찾아온다. 낮은 온도에서 활동성이 높아지는 구제역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다. 그럼에도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하고 있다면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농림축산식품부는 소와 돼지 사육 농가에 구제역 백신 2회 접종을 지키라고 당부하기는 했다. 농식품부 조사 결과 보은 농장의 경우 접종이 충실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접종 기록은 있지만 적은 개체만 항체가 형성돼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정부가 책임을 농가에 떠미는 것에 불과하다. 공기 전파에 따른 전염력이 높은 구제역은 방역 당국의 권고가 아니더라도 백신 접종은 필수다. 하지만 접종했다고 100% 항체 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백신 유통 및 접종 과정에서도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농가가 실제로 백신을 접종하고 당국에 신고했다고 해서 안전해진 것은 아니다. 결국 접종 이후 항체 형성 여부도 중요하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발병 확인 이후 보은 지역 소와 돼지 5만 5000마리에 긴급 예방 접종을 하기로 했다.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전염병은 아예 일어나지 않도록 처음부터 철통 봉쇄하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올해 구제역 방역은 일단 실패한 것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방역 당국은 전국으로 확산된 AI의 재판(再版)이 되지 않도록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해 10월부터 특별방역 대책 기간을 운영해 구제역 백신 항체율이 소 97%, 돼지 75%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농식품부는 AI 방역에서 잃어버린 신뢰를 구제역 방역에서 되찾아야 할 것이다. AI 초동 방역에 소극 대응해 실망을 주었던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 달라.
  • 숙명학원 이사장에 이승한 회장

    숙명학원 이사장에 이승한 회장

    숙명여대의 학교법인인 숙명학원 이사장에 이승한 넥스트앤파트너스(N&P)그룹 회장이 선임됐다고 숙명여대가 6일 밝혔다.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이 신임 이사장은 삼성물산 유통부문 대표이사를 거쳐 삼성테스코를 창립한 뒤 홈플러스그룹 대표이사와 회장을 지냈다. 삼성미술관 리움을 기획하고 영종도 신공항 고속도로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금탑산업훈장과 국민훈장 백장, 영국 왕실의 대영제국 지휘관(CBE) 훈장을 받았다. 한국의 경영자상, 대한민국 창조경영인대상 등을 수상했다.
  • 이통사 웃는 지원금상한제 ‘10월 폐지론’

    이통사 웃는 지원금상한제 ‘10월 폐지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핵심 규정인 ‘공시지원금 33만원 상한제’를 일몰 예정 시한에 맞춰 오는 10월 1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원금 상한제 실시 뒤 기업은 마케팅 비용을 줄였지만, 가계 통신비 부담은 여전하다는 비판 때문이다. 단통법 이후 움츠러들었던 번호이동 시장이 10월부터 다시 활성화될 것인지 전망은 엇갈렸다.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단통법 시행 첫해인 2014년에 비해 지난해 총 1조 2033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덜 쓴 것으로 6일 집계됐다. 3사의 연간 마케팅 비용은 2014년 8조 8220억원, 지난해 7조 6187억원으로 2년 만에 13.6% 줄었다. 반면 가계 월 통신비와 관련이 깊은 이통사의 ‘가입자별 평균매출’(ARPU)은 단통법 시행 이후 지금까지 회사별로 3% 미만 떨어지는 데 그쳤다. 3사의 ARPU 구간은 단통법 시행 직전인 2014년 3분기 3만 5760~3만 6600원에서 지난해 4분기 3만 5355~3만 5657원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단통법 이후 기업의 마케팅 비용 감소분이 가입자에게 돌아가기보다 이통 3사의 몫으로 남은 셈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통사들이 비용 절감분을 소비자 후생 강화나 소외계층 통신비 지원에 활용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단통법 규제로 인해 기업은 이익 보고 소비자는 손해 보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통법 제정 당시 이 같은 상황을 예상, 안전 장치로 마련해 둔 ‘보조금 상한제 일몰 카드’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4년 10월 1일 시행된 지원금 상한제의 일몰 시한(3년)에 맞춰 올해 10월 1일 보조금 상한제를 폐지했을 때 시장이 다시 과열될지는 오리무중이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사는 “지난 2년 동안 번호이동 대신 결합상품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나와도 보름 정도 호황에 그치는 등 유통 시장 변화가 컸다”면서 “과거와 같은 보조금 과열이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지만, 시장은 생물(生物)이기 때문에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잦은 제도 변화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의 위기’는 3년이라는 보조금 상한제 실시 기간보다 연장될 것이란 얘기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광명 지방세수 6년 만에 56%↑

    경기 광명시 지방세 징수액이 2010년 1067억원에서 지난해 1664억원으로 597억원( 55.9%) 늘었다고 6일 밝혔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경제 자족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지난 6년간 가장 높은 세입징수 세목은 지방소득세로 517억원이 늘어 145.8% 증가했다. 최근 KTX광명역세권 개발 등으로 세금이 연평균 16.7% 늘어났다. 광명시 세입이 많이 증가한 이유는 지방소득세가 독립세제로 전환됐고, 기업이 대거 입주한 덕분이다. 미개발 상태로 있던 소하동에 SK테크노타운과 기아자동차 등이 들어섰다. KTX역세권인 일직동 일대에는 이케아와 코스트코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입점했다. 소하·일직동 일대 입주기업이 2010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공기업을 제외한 지난해 지방세 납부액은 기아차가 247억원으로 가장 많고, 코스트코 코리아 17억원, 이케아 코리아 14억원, 호반건설 7억원, 엠시에타개발이 6억원 순이다. 시는 앞으로 가학동 첨단 연구·개발단지와 배후 주거단지인 광명·시흥 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면 훨씬 많은 추가 세입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세외수입 85억원을 거둔 광명동굴도 기대주다. 양 시장은 “2022년 광명·시흥 테크노밸리까지 완공되면 확실한 경제 자족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열린세상] 가짜뉴스를 경계하자/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가짜뉴스를 경계하자/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올해 언론계의 화두는 ‘가짜뉴스’(fake news)다. 가짜뉴스란 겉으로는 뉴스처럼 보이지만 조작된 내용과 그럴듯한 구성으로 독자를 현혹하는 사이비 콘텐츠를 가리키는데, 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 노출, 확산되는 게시물의 형태를 띤다. 최근 세계가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일일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중국, 브라질, 호주, 인도 같은 나라에서 가짜뉴스의 폐해가 다수 보고됐다. 특히 정치적 혼미 속에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는 한국에서도 가짜뉴스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가짜뉴스로 인해 자칫 잘못된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고, 안 해도 될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으며, 겪지 않아도 될 사회 혼란을 치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해는 결국 국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최근 들어 왜 가짜뉴스가 판을 치게 된 것일까. 그 배경에는 언론 산업의 쇠퇴가 맞물려 있다. 언론은 인터넷에 밀려 뉴스 생산에서 누렸던 독점적 지위를 내려놓게 됐고, 누구든지 뉴스를 제작하고 노출시킬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그러니 뉴스 공급의 ‘칼자루’는 더이상 언론사에 있지 않다. 인력 감축으로 발로 뛰는 취재를 포기하는 대신 인터넷에 의존해 기사를 써야 하는 현실에서 완벽한 사실 보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체불명의 뉴스가 범람하는 혼란을 틈타 언론으로 위장한 사이비들이 왜곡되거나 허위 사실의 게시물을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유통시키는 수법을 쓰는 것이다. 문제는 소셜미디어가 지극히 개인 미디어이면서도 사회 전체를 엮는 거대한 네트워크라는 데 있다. 이용자는 호기심을 유발하거나 이색적이고 자신의 관심을 끄는 게시물에 무심코 ‘좋아요’ 또는 ‘공유하기’를 누르고 그 내용을 사실로 믿는 경향이 있다. 자극적일수록 기억에 오래 남고 사람들에게 화젯거리가 된다. 가짜뉴스는 사람의 몸속에서 바이러스가 균을 퍼뜨리듯 사회 전체에 퍼져 건강한 가치와 공동체 이념을 갉아먹고 사회를 분리시키는 소셜바이러스다. 호머의 ‘일리아드’에서는 올림피아 여신들의 전지전능함을 찬양하며, 세상을 알기 위해 오로지 ‘뉴스’밖에 의존할 길 없는 인간의 취약함과 무지를 깨우쳐 달라고 호소한다. 한쪽에서는 호기심에 발을 동동 구르고, 다른 쪽에서는 이야기하고 싶어 안달하는 인간의 양면적 본능을 알고 있는 가짜뉴스는 현대인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무지에 빠뜨리고 있을 뿐이다. 가짜뉴스는 뉴스 제작을 위한 웹사이트 툴이나 앱을 통해 만들어진 후 소셜미디어에 노출되고 확산되는 일종의 ‘사회 교란’ 현상이다. 검색 툴에서 의도적으로 높은 순위에 배치하거나 검색어를 입력할 때 자동완성 기능을 통해 이용자를 유인하기까지 한다. 가짜뉴스는 인류 역사에서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뉴스가 존재했던 태초부터 허위, 과장, 왜곡, 조작으로 독자의 관심을 끌려고 했던 기록은 수없이 많다. 로마제국의 ‘악타’에도, 중세의 ‘뉴스북’에도, 20세기 신문의 전성기에도 뉴스 행세를 하는 가짜뉴스가 버젓이 유통됐다. 사회가 평화로울 때는 선정적 내용으로 독자를 유혹하고, 전쟁과 혁명의 시기에는 선전과 유언비어로 상대방의 분열을 노리는 심리전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다. 오늘날 미디어 풍요의 시대에 가짜뉴스 시장도 열렸다는 사실에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 가짜뉴스 폐해를 방지하려면 사실 확인(fact-checking)이 가능하도록 모든 방법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두 가지 제안을 해 본다면 첫째, 프랑스 르몽드처럼 언론사가 주도해 사실 확인 시스템 또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작업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언론의 이념을 실천하고 뉴스 유통의 공신력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둘째, 언론사 단독으로 어렵다면 독일의 비영리기구 ‘코렉티브’처럼 비정부기관(NGO)과 협력해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장치를 공동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정부의 온라인 통제가 과도한 편이라 정부 주도로는 투명한 사실 확인 절차를 기대하기 어렵다. 아울러 가짜뉴스 식별 능력을 높이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면 소셜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월요 정책마당] 미세먼지와 화학물질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윤섭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월요 정책마당] 미세먼지와 화학물질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윤섭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환경부가 지난 한 해 언론에서 보도한 환경 분야 관련 단어를 자체 조사한 바 있다. 결과는 예상대로 ‘미세먼지’(1만 6318건)와 ‘가습기 살균제’(1만 4895건)로 나타났다. 두 단어는 국민이 가장 불안해했던 환경문제를 대변해 준다. 매년 늦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 극성인 미세먼지는 마스크 없이 외출하는 것을 두렵게 만들 정도로 위험한 존재로 부상했다. 수백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사고는 국민을 화학물질 공포감에 떨게 했다. 올해도 새해 첫날부터 일부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을 기록하는 등 심상치 않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를 의미하는 ‘노케미족’이 등장할 정도로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가 여전하다. 환경부는 이 같은 환경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올해 ‘미세먼지 줄이기’와 ‘화학물질 안전관리’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선정해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미세먼지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기상·대기자료와의 인과관계 등을 분석해 고농도 미세먼지의 예보 정확도를 현재 63%에서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 정부가 마련한 미세먼지 특별대책이 효과를 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전 단계로 정확한 예보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이 실생활에서 준비해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2월부터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수도권 공공·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 운행뿐 아니라 공사 중지 명령을 발령하고 학교·어린이집에서는 야외수업 금지, 휴업 권고 등 비상대책도 시행한다. 시범 실시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해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은 허가하지 않고 현재 건설 중인 발전소 9기에 대해서는 배출허용기준을 현재보다 최대 5배까지 강화해 오염물질 배출을 원천적으로 관리한다. 특히 2005년 이전 출시된 노후 경유차 중 종합검사에 불합격하거나 저공해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차량은 서울 전역에서 차량 운행을 제한받는다. 아울러 노후차량 약 7만 5000대를 대상으로 약 720억원의 예산을 들여 매연 저감장치 부착 비용과 조기 폐차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의 주원인인 중국과 실효성 있는 협력도 강화한다. 4월부터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원인과 특성 등을 공동으로 연구하는 동시에 중국 74개 대도시의 대기 질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신받아 예보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불행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한다. 오는 6월까지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생활화학제품 전수조사를 완료하고 문제가 있는 제품은 공개하는 동시에 회수할 방침이다. 근본적인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으면 시장에 화학제품 출시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살생물제관리법’도 연내 제정을 추진한다. 지난해 말까지 접수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청자 4400여명의 피해조사·판정을 올해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천식·피부염 등 폐 이외의 질환에 대한 피해 판정기준도 단계적으로 마련해 조속한 지원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환경오염 피해가 발생하면 자동차 보험처럼 피해자가 신속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오염 피해구제제도’를 올해 완전하게 정착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시행된 피해구제제도에 따라 피해자가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않아도 보상받을 길이 열렸다. 기업이 도산해 보상 능력을 상실하거나 원인이 불분명한 환경 피해에 대해서는 국가가 직접 의료비·요양생활수당·장의비 등의 구제급여도 지급할 계획이다. 기업은 한 번의 환경오염 사고로 도산에까지 이르던 것을 환경책임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위험을 줄이게 돼 지속 가능 경영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식의 변화가 감지된다. 제도 시행 첫해 기업들의 보험 가입률이 98%에 달하고 있다. 올해는 업종별·시설 규모별 보험료율을 차등화하고 단체 계약 상품을 출시하는 등 피해구제제도가 현장에서 무리 없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역점을 둘 방침이다. 환경부는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민생 정책으로 미세먼지 등의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하고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만전을 기할 것이다.
  •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기름·닭·소스 388가지 맛 ‘치킨 공화국’ …20년간 외식 메뉴 1위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기름·닭·소스 388가지 맛 ‘치킨 공화국’ …20년간 외식 메뉴 1위

    ‘치킨’을 국어사전에서 찾으면 ‘프라이드치킨’의 준말’이라고 나온다. ‘프라이드치킨’을 찾으면 ‘기름에 튀긴 닭’, 즉 튀김통닭이다. 영어였던 ‘치킨’은 이제 우리나라에서 배달도 되는 ‘국민간식’이 됐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치킨 관련 프랜차이즈는 브랜드 388개에 2015년 말 기준 가맹점 2만 4453개, 직영점 166개다. 커피 관련 프랜차이즈는 브랜드 305개, 가맹점 1만 1637개, 직영점 878개다. 치킨과 커피의 브랜드 숫자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 직영점과 가맹점을 더한 가게 숫자는 치킨이 커피의 두 배다. 프랜차이즈에 속하지 않은 경우까지 더하면 치킨집이 4만개에 이른다고 한다. 퇴직 이후 치킨집을 차려야 하는 중장년층의 절망감이 ‘치킨 공화국’을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닭고기 요리는 닭백숙이다. 영화 ‘집으로 가는 길’에서 할머니가 치킨을 원하는 손자에게 해 준 요리다. ‘물에 빠진 닭’이 아닌 ‘기름에 튀긴 닭’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한국전쟁 이후다. 당시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며 이를 맛본 한국인들이 ‘치킨’이라 부르면서 치킨센터를 만들어 냈다고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저서 ‘식탁 위의 한국사’에서 밝혔다. 치킨에 앞서 전기구이가 유행했다. 식용유가 귀하던 때라 전기 오븐에 돌려 가면서 구운 통닭구이다. 1961년 문을 연 명동영양센터에서 전기구이 통닭, 삼계탕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지금도 아파트 단지 근처 트럭에서 파는 전기구이 통닭을 만날 수 있다. ●1977년 신세계백화점에 1호점 1971년 해표식용유 출시 등으로 식용유가 대중화되면서 치킨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동네에 치킨 가게가 들어서더니 1977년 림스치킨이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1호점을 내면서 프랜차이즈 치킨점이 시작됐다. 국내 최초 치킨 프랜차이즈다. 림스치킨은 지금도 프랜차이즈 영업을 하고 있다. 이어 양념치킨을 처음 선보인 페리카나(1981년), 맥시칸치킨(1985년), 멕시카나(1989년), 장모님치킨(1989년) 등이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집에서 닭을 튀기기 힘든 데다가 가격이 싸면서도 조리할 필요 없이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간편함이 아파트 단지의 등장과 함께 크게 인기를 끌었다. 중산층 이상의 가장이 퇴근길 시장에 들러 노란 봉투에 담아 사오던 치킨이 종이상자에 담겨 집으로 배달되기 시작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등도 치킨이 간식으로 자리잡는 기회가 됐다. 패스트푸드 KFC도 1984년 서울 종로에 1호점을 내면서 국내 영업을 시작했다. 매년 수십개의 치킨 프랜차이즈가 공정위에 브랜드를 등록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면서 닭의 사육량도 늘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6년 1435만 마리였던 육계의 사육 규모는 2015년 9883만 마리로 7배가량이 됐다. 계란 생산 용도로 쓰이는 산란계 사육 규모는 1.5배(3318만→4852만 마리) 증가에 그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산란계는 육질이 질겨 튀김용으로 쓰이지 않는다. 치킨 공화국이 육계보다 산란계를 더 많이 키웠던 농가의 사육 형태를 바꿨다. 국민 1인당 닭고기 소비량도 2016년 기준 13.6㎏이다. 1970년(1.4㎏)에 비해 10배가량으로 늘어났다. ‘식품유통연감 2016’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3대 치킨 프랜차이즈는 BBQ(제네시스), 교촌치킨, BBQ에서 2013년 독립한 BHC치킨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BBQ는 가맹점 수가 2014년 기준 1684개로 가장 많다.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액은 교촌치킨이 4억 1946만원으로 가장 높다. BBQ는 1995년, 교촌치킨은 1991년에 각각 사업을 시작했다. BHC치킨의 전신인 별하나치킨은 1997년에 시작됐다. 1997년은 치킨이 외식 메뉴 1위에 오른 해이기도 하다. 이후로 치킨은 계속 1위다. 별하나치킨이 BBQ에 인수된 것은 외환위기가 아닌 조류인플루엔자(AI)가 퍼졌던 2004년이었다. BHC치킨의 주주는 씨티그룹 계열사의 사모투자펀드다. 외환위기 당시 치킨 가맹점은 되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고 관련 기술은 가맹점 본부에서 교육받으면 되기 때문에 퇴직자들이 몰렸다. BBQ는 가맹점을 열기 전에 ‘치킨대학’에서 8박 9일 입소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촌치킨은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본사에서 11일간 교육을 받는다. 본사에서 중간중간 가맹점을 방문하는 교육도 이뤄진다. 재료 구입에 대한 부담도 적다. 염지(고기에 간이 배게 하고 부드럽게 하는 과정)된 닭고기와 기름을 본사에서 제공받아 튀기고 배달하면 된다. BBQ에 따르면 배달 중심 가맹점의 경우 33㎡ 기준 4000만~8000만원의 창업비용이 든다. 생계형 창업이 가능하다. 치킨 카페 등 다른 유형의 창업은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브랜드별 맛의 차이는 양념과 기름, 그리고 튀김옷의 차이에 기인한다. ‘대한민국 치킨전’을 쓴 정은정씨는 ‘치킨의 본질은 튀김이다. 기름과 닭이 만났을 때의 그 압도적인 고소함과 바삭한 식감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라고 썼다.●가맹점 수는 BBQ·점포당 매출은 교촌 BBQ는 올리브유를 쓴다. 일반적인 올리브유는 발화점이 낮아 튀김유로 적합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었다. BBQ는 롯데삼강과 손잡고 튀김 온도에 적합한 올리브유를 만들어 냈다. 교촌치킨도 카놀라유에 기반해 자체적으로 전용유를 개발했다. 교촌치킨은 튀김 과정을 두 번 거친다. BHC치킨은 해바라기유를 쓴다. 보다 나은 기름을 쓰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다. 튀김옷과 소스 경쟁은 더 치열하다. 튀김옷이 바삭하게 입혀진 크리스피치킨의 경우 분말가루와 물을 섞어 만든 배터액을 골고루 버무리고 다시 한번 분말가루를 뿌려 튀김옷이 만들어진다. 이 배합비율 등은 1급 영업비밀이다. 소스 제조기술도 그렇다. 교촌치킨은 간장치킨의 효시로 불린다. 교촌치킨은 간장치킨의 경우 가맹점에 공급되는 닭고기에 염지를 하지 않는다. 이 경우 소스의 맛이 중요하기 때문에 닭고기 조각을 다른 브랜드보다 많이 만들어 낸다. BBQ는 석박사급 연구진 30여명이 모인 사내 연구소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에서 튀김옷과 소스를 연구한다. BHC치킨은 치킨 위에 치즈를 뿌리고 요구르트와 치즈로 구성된 소스에 찍어 먹는 치즈치킨을 개발했다. 앞서 굽네치킨은 기름에 튀기지 않은 오븐치킨을, 네네치킨은 치킨과 파채를 함께 먹는 파닭으로 인기를 끌었다. 치킨은 이제 ‘치맥’(치킨과 맥주)으로 중국인의 식습관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튀김류를 따뜻한 차와 함께 먹던 중국인들이 치킨만은 차가운 맥주에 먹는 새로운 풍경이 나온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하는 주요 행사 중의 하나도 치맥 행사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BBQ는 세계 57개국에 500여개 매장을 갖고 있다. 이 중 중국에 150여개 매장이 있으며 치킨대학도 열 계획이다. 교촌치킨은 중국에 4개 매장이 있다.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쓰고 있는 BHC치킨은 올해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중국 전역에 매장을 낼 계획이다. 우리 식생활을 바꾼 치킨이 다른 나라의 식생활도 바꾸고 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위기의 면세점] “면세점도 결국 수출산업… 기업규제 풀어야 산다”

    [위기의 면세점] “면세점도 결국 수출산업… 기업규제 풀어야 산다”

    국내 면세점시장의 지속적인 부진이 점쳐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과도한 기업 규제 중심의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면세점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지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큰 데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대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수출시장’이라는 것이다.변정우 경희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5일 “전 세계 공항면세점의 대부분이 해외 업체들이 참여 가능한 공개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면세점산업은 국내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닌 세계시장을 무대로 한 글로벌 기업과의 싸움”이라면서 “특히 대기업 신규 입점 허가 조건으로 지역관광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창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무분별한 사업자 수 늘리기로 인한 출혈경쟁은 시장의 성장이 아닌 ‘관광브로커 배 불리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 시장은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대기업 3곳과 특화된 면세사업을 하는 중소업체 2곳 정도가 모여 모두 5개 업체 정도가 경쟁하는 게 바람직한 규모이며 소수 업체의 담합 등 부작용에 대해서는 정부가 특허권 재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3년 도입돼 면세점 사업권을 5년마다 원점에서 재심사하는 ‘5년 한시법’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정재완 한남대 무역학과 교수는 “당장 5년 뒤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모험적인 투자를 감행하기 어렵고 다수의 실직 위험까지 있어 시장의 불안정성을 초래한다”면서 “지난해 국회에 발의된 관세법 개정안대로 재심의 기한을 10년으로 연장하되, 원점에서 재심사하는 게 아닌 일정 요건이 맞으면 사업을 갱신하도록 해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면세점을 일반 유통업의 관점에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면서 “이미 사업자가 13곳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소모적인 경쟁이 아닌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가려면 결국 정부차원에서의 관광객 유치를 통해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워내는 방법뿐”이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특허제를 등록제·경매제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유경쟁을 통해 역량을 갖춘 사업자만 시장에 남게 되면 자연히 경쟁력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국가재정수입을 높이면서 효율적으로 사업자 선정을 하기 위해서는 경매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주파수와 같이 국가에서 국유자산의 이용권을 매각할 때는 일반적으로 경매 방식을 이용한다”면서 “면세사업권도 기술특허가 아닌 전매특허라는 점에서 경매를 통해 입찰가를 높게 써내는 곳에 사업권을 주면 국가에서는 특허에 맞는 수수료가 발생하고 업계도 경쟁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업체 입장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 등을 진행했다가 막상 허가가 나지 않으면 타격이 상당하며, 이는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낭비”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면 면세점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는 등록제로 바꿔 시장 자율성을 확보하되, 등록 요건을 법률과 시행령으로 정밀하게 규정하면 부적격 업체가 무분별하게 뛰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간편식 5년간 50% 성장…불황과 혼밥족이 키웠다

    간편식 5년간 50% 성장…불황과 혼밥족이 키웠다

    집밥을 대체하는 가정간편식 시장이 최근 5년간 50% 이상 커졌다. 가격 만족도가 높은 편의점 도시락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샐러드나 껍질 벗긴 과일 도시락 판매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5일 내놓은 ‘가공식품 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식품업체 생산 실적 기준으로 2015년 기준 1조 6720억원이었다. 2011년(1조 1067억원)보다 51.1% 증가했다. 전체 간편식 중 도시락, 김밥처럼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섭취식품 비중이 59.3%로 가장 높았다. 가열해 먹는 즉석조리식품(34.9%)과 샐러드, 간편과일 등 신선편의식품(5.7%)이 뒤를 이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실속형 상품이 잘 팔리는 불황 세태가 맞물리면서 5000원 안팎인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편의점 도시락 매출은 2013년 780억원에서 2015년 1329억원으로 70.4% 증가했다. 신선편의식품 시장 규모는 2015년 956억원으로 2011년(601억원) 대비 59.1% 성장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초기에는 단순 세척 샐러드 제품 위주였으나 최근 치즈, 건과류, 닭가슴살 등 구성 재료가 다양해져 생산 규모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우리 농산물 소비가 촉진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등 정책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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