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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속 ‘나만의 작은 사치’… 프리미엄 향수 인기몰이

    불황속 ‘나만의 작은 사치’… 프리미엄 향수 인기몰이

    ‘로케팅’(rocketing)은 일상적으로 쓰는 물품은 저렴한 것으로 사면서 자신이 가치를 두는 특정 제품에는 큰돈을 쓰는 소비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2002년 낸 보고서에서 처음 언급됐다. 이를 연구한 존 버트먼은 “로케팅은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계층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람들은 경제상황을 걱정하거나 두려워할 때 기쁨을 줄 수 있는 상품을 소비하며 위로를 얻는다”라고 정의했다. 불황에 지갑이 얇아지면 다른 소비는 줄이고 한두 가지 품목으로 사치를 즐긴다는 얘기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고급 향수의 인기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나만의 향기’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 병에 10만원이 훌쩍 넘는 프리미엄 향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수입화장품의 백화점 매출이 떨어지는 반면, 고급 향수 매출은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15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7월 고급 향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0.3% 증가했다. 향수 매출 증가율은 2011년 65.6%, 지난해 92.7%로 꾸준한 성장세다. 화장품의 매출 증가 폭이 2011년 17.6%, 지난해 4.8%, 올 들어 2.6%로 매년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가격이 10만~50만원대로 일반 향수보다 최대 10배 이상 비싼 프리미엄 향수가 잘 팔리는 이유는 뭘까.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작은 사치’라고 설명한다. 수백만원짜리 명품 백은 아니지만 비교적 적은 돈으로 명품을 소비한다는 만족감을 준다는 것이다. 조말론, 딥티크, 아닉구탈, 바이레도, 크리드, 아쿠아디파르마 등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는 전문 조향사를 두고 꽃, 아보카도 오일, 송진, 계피, 소금 등 40~50종의 천연 원료를 조합해 직접 수제 향수를 만든다. 합성 향료를 사용하는 일반 향수와 달리 독특하고 풍부한 향을 낸다는 평을 받는다. 프리미엄 향수는 니콜 키드먼, 시에나 밀러 등 해외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이효리, 고현정, 서인영 등 국내 패셔니스타들이 애용한다고 알려지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9월 영국 향수 조말론의 매장을 본점과 강남점에 열었는데, 일부 상품은 사려면 5~6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지난해 가을 매장 개편에서 프리미엄 향수를 강화했다. 영국 왕실이 인증한 향수인 펜할리곤스의 단독 매장을 시작으로 샤넬, 디오르, 아르마니 등 향수 전문매장을 8개로 늘렸다. 향기를 즐기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향초와 막대형 방향제인 디퓨저 등의 판매도 급격히 느는 추세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서는 지난달 천연 콩기름으로 만든 소이캔들과 인기 향초 브랜드 양키캔들의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각각 687%와 115%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우드윅의 갤러리캔들처럼 천연 나무 심지를 쓰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효과까지 내는 향초가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레저·패션’ 양날개로 中 공략하는 이랜드

    ‘레저·패션’ 양날개로 中 공략하는 이랜드

    이랜드가 국내외 패션업체와 호텔 등을 집어삼키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인수·합병(M&A)으로 저평가된 업체를 사들인 뒤 가치를 키워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인 패션과 레저라는 양 날개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지난 1일 대구 남구의 특2급 프린스호텔을 인수했다. 이 호텔은 이랜드가 보유한 6번째 특급호텔이다. 이랜드는 연내 재개관을 목표로 호텔을 재단장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전주 코아호텔(특2급)을 사들였다. 앞서 2009년 인수한 켄싱턴제주호텔(특1급)도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특2급), 설악산 켄싱턴스타호텔(특1급), 평창 켄싱턴플로라호텔(특2급) 등 특급호텔 3곳을 운영 중이다. 이랜드의 레저 부문 M&A는 국외에서 더욱 활발하다. 지난해 중국 광시성 구이린 호텔에 이어 사이판에 있는 3개 리조트인 퍼시픽아일랜즈클럽(PIC), 팜스리조트, 코럴오션포인트(COP)를 잇따라 인수했다. 지난 3월에는 제주의 한류 복합 테마파크인 애월국제문화복합단지의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랜드가 호텔과 레저 산업에 손대기 시작한 것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랜드 관계자는 “국내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연간 1000만명을 넘어섰지만 그들을 사로잡을 만한 즐길거리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폭증한 사이판과 구이린 등도 마찬가지여서 위락시설과 관광·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관련 업체 인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유통과 패션 부문의 M&A도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스포츠브랜드 케이스위스를 비롯해 코치넬리와 만다리나덕 등 이탈리아 브랜드 등도 차례로 손에 넣었다. 패션 부문의 M&A도 중국을 염두에 뒀다. 이랜드는 34개 브랜드를 중국에 진출시켰지만 고가의 명품 브랜드군이 없다. ” 이랜드 관계자는 “명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키고자 이탈리아 패션업체를 잇달아 인수했다”면서 “명품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 브랜드를 만드는 것보다 인지도가 높은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도산했거나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사들인다는 M&A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프린스호텔은 경영난에 빠졌었고 코아호텔은 2년여간 빈 건물로 방치된 상태였다. 죽어 있는 지방 상권의 저평가된 기업을 사들인 뒤 부활시키는 것이 이랜드가 추구하는 인수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무차별 M&A로 이랜드의 재무 상태가 상당히 악화됐다고 우려한다. 지난 6월에는 그룹의 주력 기업인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이 ‘긍정’에서 ‘안정’으로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는 지난해 현금성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자금 흐름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M&A를 진행할 때 연기금, 사모투자펀드(PEF) 등 재무적 투자자가 3년 이상 장기 투자에 참여하는 등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지금&여기] 우윳값 인상 난리 굿/오달란 산업부 기자

    [지금&여기] 우윳값 인상 난리 굿/오달란 산업부 기자

    지난 8일 아침, 매일유업의 한 직원은 농협 하나로마트 구매담당자의 휴대전화로 사진 한 장을 찍어 보냈다. 홈플러스에서 산 매일우유 1ℓ의 영수증이었다. 경쟁사가 우유 가격을 2350원에서 2600원으로 올렸으니 당신들도 올리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같은 시간, 이마트는 하나로마트가 문 열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매일우유 가격표를 보기 위해서였다. 하나로마트가 우윳값을 올리지 않은 것을 확인하자 이마트도 값을 올리지 않았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마트를 따라 부랴부랴 가격을 환원시켰다. 매일유업과 서울우유 등이 인상을 당분간 미루기로 하면서 우윳값 인상 논란은 일단락됐다. 난리 굿도 이런 난리 굿이 없다. 이날 온종일 전화통을 붙들고 양쪽 얘기를 듣고 있자니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양쪽은 서로 ‘을’(乙)이라고 주장한다. 우유업계는 가장 큰 유통경로인 대형마트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대형마트는 우유 빠진 마트 냉장고를 상상할 수 있겠느냐며 우유업체가 가격을 올린다고 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둘 다 이기적이긴 마찬가지다. 우유업계와 대형마트 3사는 이미 이달 초 우유의 소비자가격을 250원 올리기로 뜻을 모았다. 106원 오른 원유값에 인건비, 생산비 등의 인상분을 반영하면 이 정도가 적당하다는 게 우유회사의 논리다. 강제휴업 등으로 매출이 줄어든 대형마트도 여기에 동조했다. 서로 남는 장사이기에 합의가 된 것이다. 우윳값 인상이 무조건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연유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것이 소비자들의 요구다. 예전처럼 업체가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소비자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공유가치 창출이 화제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처음 제안했다. 수익을 창출한 다음 사회 공헌활동을 요식행위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이익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상생, 동반성장과도 뜻이 통한다. 이런 측면에서 유통업계와 우유업계가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합리적으로 인상 폭을 결정해 주길 바란다. dallan@seoul.co.kr
  • 명품떨이 첫날 장사진…“10명씩 10분만 구경 하세요” 진풍경

    명품떨이 첫날 장사진…“10명씩 10분만 구경 하세요” 진풍경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소공동의 롯데백화점 본점. 영업 시작과 함께 정문이 열리자 100여명의 사람들이 물밀 듯이 밀려들었다. 이들은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나눠 타고 9층을 향해 진격했다. 명품을 최대 70% 싸게 판다는 해외명품대전에서 알짜배기 물건을 건지기 위해서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올여름 처음 열린 명품할인전에는 평소 눈여겨본 상품을 싼 가격에 사려는 알뜰 구매족의 발길이 이어졌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날 1만 30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 가운데 3300여명이 10억원어치의 명품을 사 갔다. 명품 할인의 꽃은 단연 여성 가방이었다.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의 ‘명당’에 자리를 잡은 멀버리와 에트로는 찾는 손님이 너무 많아 임시벽을 세워 구획을 나눴다. 또 혼잡을 줄이기 위해 10여명씩 짝을 지어 10분 동안만 판매대를 구경하게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20~30대 여성들이 선호하는 멀버리의 대표 제품 베이스워터백과 세실리 플라워백은 미리 준비된 100개가 모두 팔렸다. 이들 제품은 각각 정가에서 30%, 40% 할인된 167만 8000원과 137만 8000원에 선보였다. 한 여성 고객은 행사 시작 5분 만에 180만원짜리 가방을 골라 신용카드로 결제하기도 했다. 에트로의 클래식 아르니카백과 페이즐리 할로우백은 40~50대 여성들이 열심히 집어 들었다. 롯데백화점은 물건이 떨어져 고객들이 불만을 품지 않도록 부랴부랴 추가 물량 확보에 들어갔다. 에트로에서 62만원에 가방을 산 30대 주부는 “여름휴가여서 남편과 명동에 나왔는데 마침 평소 좋아하던 명품 가방이 30% 싸게 나왔다”면서 “흔치 않은 기회니까 마음에 들면 바로 사야 할 것 같아 장만했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손님의 90% 이상이 여성이었으나 간혹 젊은 남성들도 눈에 띄었다. 패션과 미용에 투자하며 가꾸는 남자들, 일명 그루밍족이었다. 이들은 주로 혼자 다니면서 가방과 지갑, 셔츠 등을 구경했다. 브릭스 가방 안팎을 꼼꼼히 살펴보던 한 남성 고객은 “평소 들고 다닐 ‘데일리백’을 보러 나왔다”면서 “디자인과 품질이 좋고 가격도 정가보다 절반 가까이 싼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백화점을 찾았지만 상층 명품 행사장을 찾은 이들이 아래층의 매장에서도 물건을 사는 ‘샤워효과’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할인전은 평소 찜했던 물건만 골라 사는 체리피커(혜택만 챙기는 고객)가 많이 찾는다”면서 “백화점 매출 신장에 큰 기여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커버스토리-팝업스토어 전성시대] “기회는 지금뿐”… 서울고객 줄세운 지방빵집·일본손님 애태운 공주객실

    [커버스토리-팝업스토어 전성시대] “기회는 지금뿐”… 서울고객 줄세운 지방빵집·일본손님 애태운 공주객실

    단기간 ‘구름 떼 고객’을 모아 인지도 상승에 효과적인 팝업스토어가 길거리를 벗어나 백화점과 호텔 안으로 파고듦에 따라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차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업계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특산물 담당 전호영 CMD(선임상품기획자)는 4년 전부터 대전에 갈 때마다 지역 명물 빵집 ‘성심당’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그 유명한 ‘튀김 소보루’의 맛을 잊지 못해서만은 아니었다.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성심당을 언젠가 꼭 한번 백화점에 입점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으로 시작한 성심당은 57년간 한결같은 맛으로 전국 각지의 맛집 순례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통한다. 성심당은 2년 전 세계 최고 권위의 여행 정보지 ‘미슐랭 가이드’에도 등재돼 국제적인 명성까지 획득했다. 한국도 모자라 외국서 밀려드는 손님을 다 소화하기가 힘들어 한명당 6개 이상 빵을 팔지 않는 다소 ‘야속한’ 원칙까지 세워 놓았다. 전 CMD는 이 대단한 빵집을 입점시키기 위해 문턱이 닳도록 성심당을 드나들었고 올 1월 그 소원을 이뤘다. 지난 1월 14~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식품관에 차려진 ‘성심당 팝업스토어’는 소위 대박을 쳤다. 7일간 찾은 방문객이 1만 7000명에 달했고 1500~5000원짜리 빵으로 1억 5000만원어치의 매출을 올렸다. 관계자들이 흐뭇해한 건 짭짤한 수입 때문만은 아니다. 지역의 소박한 맛집이 화려한 도심의 백화점에 잠시나마 둥지를 틀었다는 사실은 고객들에겐 색다른 추억거리다. 다수의 언론 매체엔 재미난 뉴스거리로 두고두고 화제를 낳았다. 롯데백화점은 성심당의 성공을 발판으로 4월엔 ‘대한민국 1호 빵집’으로 단팥빵과 야채빵이 유명한 전북 군산의 ‘이성당’을 불러올렸고, 두 달 뒤인 6월에는 강원도 속초의 ‘만석닭강정’도 불러와 연이어 홈런을 쳤다. 지역 명물의 서울 상경은 입소문이 퍼져 이성당과 만석닭강정의 경우 각각 1주일·9일 동안 3만명, 2만 2000명의 고객 유치와 2억 4000만원, 3억 7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주로 멋지고 화려한 의류나 화장품을 홍보하기 위해 활용되던 팝업스토어가 백화점에서는 지역 명물 및 특산품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그 밥에 그 나물’ 같은 브랜드와 상품으로 고루해진 백화점업계에 전국 팔도의 유명 맛집과 특산품은 요즘 구세주가 되고 있다. 고가의 외국 수입 브랜드를 들여오기 위해 글로벌을 부르짖던 백화점들은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불황기 소비심리를 조금이나마 자극하기 위한 방편으로 새삼 ‘로컬’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가 지방 맛집을 유치하는 데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향수와 추억을 제공해 꽁꽁 언 소비심리를 그마나 풀 수 있다. 여기에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눈총을 받고 있는 요즘 지역과 상생한다는 이미지도 줄 수 있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서 전국 팔도의 유명 맛집과 특산품을 발굴하는 것은 ‘특명’이 됐다. 업계의 맏형답게 롯데백화점은 일찌감치 지난해 12월 상품본부에 ‘특산물 담당’이란 조직을 만들어 새로운 흐름의 물꼬를 텄다. 성심당, 이성당 등이 롯데백화점과 손잡고 거둔 성공 사례가 퍼지면서 전국 각지의 맛집 앞에 백화점 바이어들이 줄을 선다는 과장된 얘기도 떠돌 정도다. 전통을 이어 가는 지역 강자들 앞에서 백화점들은 ‘슈퍼 갑’의 체면도 던졌다. 롯데백화점의 전 CMD는 “성심당 사장님을 설득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대형 오븐 등의 설비를 백화점 식품 매장에 들여오는 일도 쉽지 않았다”며 “성심당에서 사용하는 오븐의 전기 용량을 맞추기 위해 전기 설비 공사까지 했다. 내가 알기로는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유명 향토 맛집을 발굴하기 위한 ‘제왕의 귀환’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 중이다. 상품본부 생활사업부 내 바이어 20명으로 꾸려졌는데 팀 이름처럼 왕년에 날렸거나 아직 유명해지지 않은 지방의 숨은 고수들을 찾아내는 게 이들의 임무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우연히 접한 맛집이나 먹거리를 속속 보고하는 한편 지인들이나 인터넷 블로거들의 추천을 토대로 맛집 목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이들의 첫 결실은 지난 4월 15~18일 서울 양천구 목동점에 차린 ‘전주 PNB 풍년 제과’ 팝업스토어다. 대표 상품은 1600원짜리 수제 초코파이. 전주에 있는 본점에서만 연평균 180만개가 팔리는 히트 상품이다. 소식을 듣고 고객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고 하루 평균 2000여개 이상 팔렸다. 물건이 없는데도 계산을 먼저 하고 간 고객도 상당수였다. 지난 15~18일에는 롯데백화점에서 이미 ‘파워’가 검증된 만석닭강전 초대전을 열어 하루 준비 물량(1500마리) 완판 기록도 세웠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불경기라 그런지 소박하지만 전통 있는 맛집처럼 추억과 향수를 주는 먹거리 아이템이 고객을 유도하는 효과가 높다”며 “백화점을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닌 체험하고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시장 먹거리에 문턱을 과감히 낮춘다. 다음 달 9일부터 서울 중구 충무로 본점 식품 매장에서 일주일 동안 광장시장, 남대문시장, 신포시장 등의 소문난 맛집으로 구성된 임시 저잣거리를 운영한다.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 남대문시장 가메골 만두, 부산 승기 호떡, 대구 납작만두, 신포시장 어묵 등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호텔방을 팝업스토어 개념으로 활용하는 업체도 있다. 수동적으로 고객을 기다리는 대신 직접 찾아가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 롯데호텔 제주는 노르웨이 고급 유모차 브랜드인 ‘스토케’와 손잡고 9월 15일까지 ‘스토케 VIB(Very Important Baby) 패키지’를 판매한다. 디럭스룸을 ‘유모차계의 벤츠’로 불리는 스토케 익스플로리 유모차를 비롯해 침대, 의자, 기저귀 탁자 등 스토케의 유아용 가구들로 꾸몄다. 어린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고객들에게 직접 제품을 체험하게 해 호감을 주고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아직 국내 출시 전인 침구, 목욕용품, 모자 달린 목욕가운 등 고급 섬유로 만든 ‘스토케 텍스타일’ 제품도 함께 비치해 고객 반응을 살핀다. 롯데호텔의 스토케 패키지는 지난해 9월부터 석달간 처음으로 선보였다. 하룻밤에 42만원 이상으로 비쌌지만 한번 이용해 본 고객들이 인터넷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 후기를 올리면서 입소문이 났다. 수차례 행사 재개 요청을 받은 롯데호텔과 스토케는 올여름 휴가철을 맞아 다시 제휴 패키지를 내놨다. 호텔 입장에서도 가족 고객을 불러모으는 효과가 큰 ‘팝업방’을 반기는 눈치다.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인 서울 중구 명동에도 팝업스토어 형식의 호텔방이 생겨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과 에뛰드하우스는 명동 한복판에 있는 스카이파크호텔 센트럴점의 9층과 10층을 각각 ‘전세’냈다. 한 층에 있는 24개 객실과 복도 등을 모두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 꾸민 것이다. 일명 레이디스 플로어(여성 전용층)다. 욕실에는 해당 브랜드의 화장품과 샴푸, 샤워용품 등을 비치해 써 볼 수 있게 했다. 마스크팩이나 색조 화장품 등 잘 팔리는 상품을 선물로 준다. 복도에는 여러 색의 매니큐어를 재미 삼아 발라 볼 수 있는 화장대를 뒀다. 특2급의 스카이파크호텔은 하루 평균 100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이용하는데 이 중 80%가 일본인이다. 호텔 관계자는 “객실의 90% 이상이 항상 차 있는데 여성 전용층은 1순위로 예약이 끝난다”면서 “일반 객실보다 비싼 10만~30만원대인데도 찾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남양유업 사태 일단락… 무엇을 남겼나

    남양유업 사태 일단락… 무엇을 남겼나

    갑(甲)의 횡포 논란의 진원인 ‘남양유업 사태’가 일단락됐다. 남양유업은 18일 피해 대리점주들의 모임인 남양유업 대리점협의회와 협상을 마치고, 공정거래 및 상생협약안을 마련했다. 이번 사태는 유통업계에 널리 퍼진 대리점 괴롭히기 관행을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 남양유업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을 추슬러 매출을 끌어올려야 하는 등 산적한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남양유업과 대리점협의회는 이날 서울 중구 중림동 LW컨벤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보상기구 설치를 통한 피해액 산정 및 보상 ▲불공정거래 행위 차단 ▲상생위원회 설치 등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 우원식 최고위원 등도 참석했다. 양측은 한 달 내에 배상중재기구를 만들어 피해 대리점주에 대한 보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보상 대상은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년간 일어난 물량 ‘밀어내기’ 피해액이다. 배상금은 오는 9월 말까지 산정해 지급할 계획이다. 본사 영업사원이 대리점에 물량을 떠넘기는 밀어내기로 인한 피해는 구체적인 자료로 입증하기 어려워 보상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남양유업은 피해 대리점주 132명에게 다음 달 초까지 1인당 500만원의 생계자금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나중에 산정되는 배상금에서 공제된다. 남양유업은 또 대리점 측에 구입 및 판매목표 강제, 이익 제공 강요 등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불공정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양측은 대리점의 권익을 보호하는 상생위원회를 설치하고 1년에 4차례 이상 회의를 열기로 했다. 협상 타결에 따라 남양유업과 대리점협의회는 양측에 대한 고소 및 고발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모든 임직원은 앞으로 대리점이 회사의 동반자이자 한 가족임을 명심하겠다”며 “남양유업과 대리점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국민들이 한번 더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사태는 지난 5월 인터넷에 본사 영업직원과 대리점주의 대화 녹취 파일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영업직원의 폭언과 밀어내기 등의 내용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퍼지면서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졌다. 남양유업의 대국민 사과에도 매출은 전년 대비 15%나 하락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일 대리점에 제품 구매 등을 강제한 남양유업에 12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정치권도 불공정 거래를 개선하고자 관련 법규 마련에 나서는 등 남양유업 사태는 ‘갑을 논란’의 한가운데 있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롯데백화점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롯데백화점

    최근 유통업계에서 ‘갑을 관계’로 규정되던 권위의식을 버리고 문턱을 낮춰 협력업체와 진정한 상생을 모색하는 바람이 거세다. 이런 분위기에 부응해 롯데백화점은 유통업계의 맏형답게 새로운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전통시장 돕기에 나섰다. 서울의 약수시장(본점)과 방이시장(잠실점), 부산 서면시장(부산본점), 광주 대인시장(광주점) 등 지역별로 전통시장 8곳을 선정, ‘활기차고 재미있는 전통시장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지역의 각 전통시장과 자매결연한 점포들은 마케팅 기법과 서비스 마인드를 전수해 전통시장이 자생력을 갖추도록 지원한다. 그 첫 활동으로 지난 4월 잠실점 직원들이 방이시장을 방문해 전기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위생 및 행정규정 사항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본점에서는 약수시장 60여명의 상인을 대상으로 서비스 교육과 함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난타’ 공연을 체험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백화점의 마케팅 노하우를 활용, 백화점식 ‘약수시장 특별 전단’ 제작을 지원했다. 시장 지도와 ‘알뜰 서비스 쿠폰’이 들어 있는 전단 2만 5000부를 시장 내방 고객과 인근 주민들에게 배포해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시장을 찾는 소비자의 편리한 쇼핑을 위해 특별카트도 만들어 선착순으로 증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롯데백화점의 전통시장 지원은 재능 기부 형식의 새로운 상생 활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점으로 활동을 확대하고 서비스·이벤트·디자인 등 백화점의 핵심 역량을 활용해 전통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더욱 힘쓸 예정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국세청, 롯데쇼핑 4개 사업본부 세무조사 착수

    국세청이 롯데쇼핑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이날 오전 10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시네마 등 롯데쇼핑 4개 사업본부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서울국세청은 오전 10시쯤 중구 소공동에 있는 백화점, 송파구 잠실에 있는 마트와 시네마, 성동구 왕십리에 있는 슈퍼 본사에 직원을 보내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국세청 직원들은 각 사의 전 부서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본 가운데 재무 관련 부서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롯데그룹 측에도 이번 조사 대상인 롯데쇼핑 4개 사업본부와 관련한 각종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는 서울국세청 조사1국과 조사4국 직원 150명가량이 투입됐다. 조사1국은 4~5년 주기의 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부서지만 조사4국은 탈세 혐의가 파악된 곳에 대한 특별 조사를 전담한다. 롯데쇼핑은 이번 조사를 연말쯤 있을 것으로 예측했던 정기 세무조사로 파악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2009년 9월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특별 세무조사와 정기 세무조사 둘 다 벌이는 곳”이라며 “확신할 순 없지만 이번 조사는 정기 조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2월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롯데호텔을 상대로 정기 세무조사를 벌였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고가경품·명품으로 고객을 유혹하라!

    고가경품·명품으로 고객을 유혹하라!

    불황을 맞아 손님 끌어모으는 것마저 힘들어진 유통업계가 값비싼 경품과 호화 명품을 미끼로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백화점은 한동안 뜸했던 해외여행 등을 경품으로 다시 내걸었고, 면세점과 온라인몰은 평소 구경하기 어려운 명품 시계와 가방을 한정판으로 판매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8일까지 전국 모든 점포에서 해외여행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물건을 사지 않고 방문하기만 해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등 1명에는 몰디브 콘래드리조트에서 4박을 묵을 수 있는 패키지 여행상품권을 준다. 2등 2명에는 호주 스레보 스키리조트 4박 이용권을, 3등 3명에는 스위스 융프라우 만년설 체험권을 준다. 해외여행 경품은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에 나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주방세제, 샴푸 등 생필품을 사은선물로 주거나 자동차, 상품권처럼 환금성 경품을 내세웠다면, 올해는 고가 경품에 대한 기대심리와 고객 유인효과를 고려해 관련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백화점은 지난 5월에는 ‘여왕의 하루’라는 주제로 호화 쇼핑, 스파, 호텔 등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경품으로 내걸기도 했다. 국내 최고급 스파에서 120만원짜리 마사지를 받고 백화점에서 2000만원 어치의 쇼핑을 즐긴 뒤 하룻밤에 1400만원이나 나가는 롯데호텔 로열 스위트룸에서 1박을 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창립 30주년이었던 2009년에는 분양가 5억 8000만원짜리 48평형 아파트, 우주 여행권이 경품으로 내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워커힐면세점은 10억원이 넘는 명품 시계를 들여왔다. 고가의 시계와 보석에 관심이 많은 중국인 ‘큰손’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다. 워커힐면세점은 다음 달 말까지 스위스 시계브랜드 위블로의 한정판 시계 5점을 특별 전시한다. 이 가운데 ‘빅뱅 38㎜ 원밀리언’은 48캐럿, 총 880개 다이아몬드가 들어갔다. 전세계에 딱 1점뿐인 이 시계의 가격은 14억원에 달한다. 이 면세점 관계자는 “이 시계를 구경하기 위해 면세점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로 저가제품을 취급하던 소셜커머스에서는 최근 고가의 명품백이 팔렸다. CJ오쇼핑의 오클락은 하루에 1%씩 가격이 낮아지는 ‘프라이스다운샵’에서 시중가 1750만원짜리 에르메스 버킨백이 37일 만에 1100여만원에 팔렸다고 밝혔다. 명품을 보러 들어오는 방문자가 전달보다 16% 증가해 ‘집객 효과’가 확인됐다고 오클락 측은 설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결국 콧대 낮춘 폴로 아동복

    1990년대 잘사는 집 아이들의 유니폼으로 불리던 미국 의류 브랜드 ‘폴로’가 아동복값을 최대 40% 낮춘다. 다른 유아동 브랜드들도 잇따라 가격 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랄프로렌 코리아는 한국에서 파는 폴로 아동복의 고가 정책을 접을 것으로 알려졌다. 랄프로렌 측은 여름 제품을 할인해 주는 시즌오프 행사가 이달 말 끝나면 가을·겨울 신상품부터 가격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정확한 인하율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최대 40%가량 값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 위주로 고가 정책을 유지해 온 폴로가 콧대를 낮춘 건 옛날만큼 장사가 안되기 때문이다. 국내 폴로 아동복의 가격은 미국 현지보다 60%나 높다. 미국 현지와 국내 가격 차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국내 폴로 매장을 외면하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 상당수 소비자들은 구매대행 사이트나 직구(직접구매)를 통해 폴로 제품을 구매했다. 코스트코 등 국내 창고형 대형마트도 병행수입한 폴로 제품을 백화점 가격보다 20~30% 저렴하게 팔았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궁지에 몰린 랄프로렌이 가격 인하책을 들고나온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 “다른 유아동복 브랜드도 잇따라 가격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씨줄날줄] 미시의 열정/오승호 논설위원

    우리나라에 미시(missy) 열풍이 불기 시작한 건 1990년대 중반쯤으로 알려져 있다. 유통업계에서 시작됐다. 미시는 결혼한 여성으로서 미스의 신선한 감각을 잃지 않은 타입의 사람들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1993년 말 후발주자인 한 백화점은 매장 고객의 80%가량을 차지하는 20~30대 여성들을 새로운 소비자군(群)으로 분류할 필요를 느꼈다.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이 백화점으로부터 의뢰를 받은 기획사는 ‘미시’라는 용어를 제시했고, 백화점은 대대적인 판촉전략으로 다른 백화점과의 차별화를 꾀했다고 한다. 유통업계는 처음에는 미시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외형적인 측면만을 강조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미시는 자기 연출에 능하고 직업 의식을 갖고 있으며, 남편과 가사 분담을 하는 등 동등한 남녀관계를 추구하는 특성이 있다. 외모에서부터 의식구조에 이르기까지 기존 주부들과는 다른 신세대 주부의 상징이다. 주체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통업계는 이들에게 교양강좌 등 문화 이벤트를 마련해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기도 한다. 결혼이나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CJ리턴십 프로그램 1기’(150명 정원) 모집에 2530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6주간 인턴으로 근무한 뒤 최종 면접을 거쳐 일부를 정식 채용하는 방식이란다. 연령은 30대(50.1%), 학력은 대졸(77.0%)이 가장 많다. 영어·스페인어·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 등 외국어 능통자들도 있다.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일과 가정의 양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CJ 프로그램 지원자들이 원하는 근무 형태는 4시간 일하는 시간제(67.7%)가 8시간 일하는 풀타임제(32.3%)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변호사·수의사·약사 등 전문직 지원자들도 있다. 자아를 추구하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미시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여성들이 가사와 육아 부담 등으로 경력 단절을 경험하는 M커브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M커브는 20대에는 고용률이 남성과 비슷하지만 30대에는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많아 고용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경력 단절 여성은 190만명이다. 이들의 57%는 30대다. 스웨덴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들은 역U자형이다. 가족친화 경영은 기업의 성장 동력 요소로 꼽힌다. 출산율과 기업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미시들을 적극 채용하고 취업 후 고용 유지도 잘하는 기업들이 늘어나야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초복 보양식 大戰

    13일 초복을 앞두고 유통업계는 보양식 특별 판매에 들어갔다.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를 위한 간편조리제품과 장어, 메기매운탕 등 다양한 식재료가 등장한 것이 눈에 띈다. 롯데마트는 11일부터 17일까지 초복 보양식 기획전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일반 삼계탕용 닭보다 2배 큰 생닭(1㎏ 이상) 30만 마리를 시중가보다 30% 싸게 내놓는다. 또 국내산 냉동 영계(530g)를 20만 마리 준비해 2500원에 판다. 완도 활 전복, 찹쌀, 인삼, 황기 등 삼계탕 재료도 30%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롯데마트는 번거로운 조리가 필요 없는 제품도 출시했다. 미리 조리된 고창 훈제 민물장어(1팩 100g 내외)를 9000원에, 훈제오리 슬라이스(1팩 600g)를 8500원에 판매한다. 데우기만 하면 되는 즉석 조리상품인 보양삼계탕(2인용)은 1만원에 판다. 송파점 등 4개점을 제외한 전국 모든 점포에서 총 2만개가 준비됐다. 홈플러스도 11일부터 보양식 대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13일까지 매장에서 직접 끓인 즉석 삼계탕을 판매한다. 신내점 등 6개점을 뺀 모든 점포에서 하루 20마리 분량의 삼계탕을 끓인 뒤 용기에 담아 7980원에 판다. 끓여서 바로 먹을 수 있는 민물 메기매운탕(3~4인용)도 9800원에 선보인다. 활 전복, 여수산 생물 낙지와 추어탕 재료인 활 미꾸라지 등 수산 보양식 재료는 17일까지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한우 사골(1.3㎏당 1만 9800원)과 한우 우족(1.3㎏당 3만 4800원)을 사면 한 팩을 더 얹어주기로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그린쇼핑 선도하는 ‘온라인 프리미엄 아울렛’ 눈길

    그린쇼핑 선도하는 ‘온라인 프리미엄 아울렛’ 눈길

    여름철 극심한 전력난이 대두하면서 지자체에서 해소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한편 국민의 동참을 독려하는 가운데 최근 에너지 절약을 위해 온라인 쇼핑 이용하는 그린쇼핑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백화점과 같은 전력 다소비 (5000kw 이상) 업체의 경우 냉방온도를 제한해 최대 15% 전기를 절약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백화점들은 다양한 절전대책을 시행하면서도 소비자들의 불쾌지수가 올라가지 않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매장 안의 방문객이 늘어나고 무더위가 더해질수록 실내 온도는 상승하게 마련. 이에 온라인 프리미엄 아울렛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백화점 정기세일보다 더 큰 할인 혜택을 받는 편안한 쇼핑을 하면서도 에너지 절약에 일조할 수 있다는 점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 최근 온라인 프리미엄 아울렛 와이즈앤노블에서는 디자이너 브랜드 수입의류들을 50~8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과거 백화점에서만 판매되던 고가의 상품들도 프리미엄급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그린쇼핑의 영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물론 명품의류 구매를 위한 유통경로에는 백화점 외에도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이 있다. 현재 여주와 파주, 부산 등에서 전국적인 단위로 아울렛 시장이 개막하는 분위기다. 온라인 아울렛 시장의 등장은 이러한 교외형 아울렛들이 주차난과 교통체증 등으로 소비자들이 시간을 소비해야 했던 문제를 고려해 진화한 유통형태로 분석된다. 미국에서는 이미 온라인 프리미엄 아울렛이 일반화된 상태다. 이는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매장 운영 비용을 절감하면서 고객에게 더 큰 할인 혜택을 주고 있으며, 쇼핑객들로선 시간을 절약하면서 에너지 절감에 동참할 수 있으니, 친환경 그린 쇼핑이라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IT 인프라의 발달과 유통의 진화에 따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의 명품구매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며 “과거 창고형 대형 매장에서 세일을 하기 위해 교외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온라인에 가상으로 대형 세일 매장을 설치하는 시대가 왔다”고 전했다. 한편 온라인 프리미엄 아울렛 와이즈앤노블에서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통해 전날 저녁에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도록 하며 주문자의 요청에 따라 퀵서비스로 즉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울고 싶은 대형마트

    울고 싶은 대형마트

    올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든 대형마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갑을 좀체 안 여는 소비자와 정부의 영업규제로 매출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3대 대형마트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5~7% 가량 감소했다. 이마트가 -6.4%로 감소율이 가장 컸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각각 5.9%와 5.7%씩 매출이 떨어졌다. 품목별로도 예외 없이 뚜렷한 감소세다. 이마트의 경우 신선식품(-9.2%), 가공식품(-5.4%), 생활용품(-6.3%), 패션·스포츠(-7.6%) 등의 매출이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이른 더위 탓에 에어컨 판매가 늘면서 가전 매출만 0.8% 늘었다. 롯데마트도 신선식품이 전년 동기 대비 9.7%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의류잡화(-5.4%), 가공식품(-5.1%), 생활용품(-4.1%)도 매출이 줄었다. 홈플러스는 설 연휴가 있었던 2월과 경쟁마트 대비 최저가를 보장해주는 ‘가격비교 보상제’를 시작한 지난달만 제외하고 매출이 감소했다. 대형마트 매출 감소의 원인은 가계의 소비 부진과 일요 의무휴업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1분기 자금순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가계에 남아도는 자금(자금잉여) 규모가 30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0조원가량 늘었다. 지출도 안 하고 빚도 안 냈다는 얘기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가계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는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일요일 의무휴업이 매출 신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푸념한다. 매달 둘째, 넷째주 일요일에 강제적으로 휴업하는 점포가 절반 이상으로 늘면서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 이마트는 146개 점포 가운데 85개, 롯데마트는 103개 가운데 58개, 홈플러스는 136개 가운데 88개가 일요휴무에 참여하고 있다. A마트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일요일에 강제적으로 쉬는 점포가 늘면 영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대형유통사 6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45%가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고 답했다. 그 원인으로 응답 기업의 89.3%가 소비 위축을 꼽았고, 32.1%는 정부 규제를 탓했다. 대한상의는 가격을 인하하는 상품을 늘리고 할인행사 기간을 연장하는 등 마케팅을 동원해도 1인당 소비량이 적어서 매출을 끌어올리기 역부족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매출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3대 마트의 지난달 매출 실적을 보면 홈플러스가 7.1%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고,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각각 3.4%와 3.2%로 매출이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5로 지난 4월(102) 이후 석달째 상승세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고 100 아래면 비관적인 것으로 본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가계부채의 부담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계의 소비여력이 상반기보다 다소 되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3부)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⑨ ‘뉴시니어’ 등장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3부)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⑨ ‘뉴시니어’ 등장

    45년을 외교관의 아내로, 두 자녀의 어머니로 살아온 이오영(69·경기 수원시)씨. 지난해 1월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하면서 인생이 확 달라졌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면 떨리는 마음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뉴시니어 라이프’ 모델 연습실로 향한다. 자신이 짠 대본에 맞춰 워킹 연습을 하고 후배 시니어(senior·연장자) 모델들에게 노하우도 알려 준다.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사귀는 게 좋아요. 자신만만해질 수 있고 자식, 손주들도 아주 좋아하네요.” 이씨의 좌우명은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자’이다. “있는 듯 없는 듯한 사람이 아니라 눈에 띄는 사람이 돼서 사람들이 나를 찾아와서 의논하고 싶게끔 만들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수동적인 노인의 모습에서 벗어나 이씨처럼 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가꾸면서 살아가는 50~60대를 ‘뉴시니어’ 혹은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른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신개념 연장자’, ‘적극적인 연장자’쯤 되지 않을까 싶다. 안신현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뉴시니어의 특징을 ▲젊고 ▲향수에 이끌리고 ▲자아실현 욕구가 강한 것으로 요약했다. 안 연구원은 “전통적인 어르신들은 은퇴 후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이미지인 데 비해 뉴시니어는 과거의 감성과 가치를 향유하면서도 젊어지려고 노력하고, 창의적이며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는 특징을 갖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다른 세대와의 공감능력’이 뉴시니어의 특징에 추가됐다. 63세의 가수 조용필이 지난 4월 19집 음반 ‘헬로’(hello)를 내면서 ‘조용필 신드롬’이 일었다. 발매 두 달 만에 음반 판매량이 22만장을 넘어서 국내 음반 차트에서 연간 음반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샤이니·소녀시대를 넘어선 기록이다. 올 5월 시작된 전국 콘서트 티켓은 가는 곳마다 매진 기록을 세우고 있다. 김윤수 유니버셜뮤직 과장은 “몇 년 전 쎄시봉 열풍이 1970~80년대 향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지금 조용필 신드롬은 젊은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현상”이라면서 “콘서트에 오는 관객의 80% 이상이 20~40대라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31일~6월 2일 서울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의 연령대별 예매 상황을 보면 50대 이상(13.6%)보다도 40대(29.0%), 30대(27.6%), 20대(25.5%)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특성의 배경에는 시대상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이 청년기였던 1960~70년대는 해외 대중문화가 유입됐고, 유현목 감독의 영화 ‘오발탄’이나 ‘신중현과 엽전들’ 같은 대중문화가 융성했다. 또 1970~2000년은 연평균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이 19.6%에 달했던 고도 성장기였다. 안 연구원은 “10~20대 때 다양한 문화를 접했고, 이후 경제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경험하고 견인한 세대는 지금의 50~60대가 유일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세대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이 세대가 문화적 향수를 누릴 수 있는 건 그간 자기 문제를 주변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해 왔고 가시적 성과를 낸 경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든든한 재력도 과거와 달라진 특징이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5분위(소득 상위 20%) 중 60대 이상 가구주 가구의 평균 소득이 1억 359만원으로 5분위 중 가장 높았다. 50대가 1억 358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때문에 올 초 통계청은 은퇴한 부유층 대상 사업을 ‘블루슈머’로 선정하기도 했다. 여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곳이 유통업계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들어 구매액 상위 20% 이상 고객 중 60대 이상만을 별도로 관리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여기에 해당하는 고객 수는 2008년 5만 6000명에서 지난해 10만 2000명으로 거의 2배가 됐다. 1인당 연간 구매액도 750만원 정도로 4년 사이 20% 정도 늘었다. 온라인 쇼핑에서도 시니어들이 주 타깃층으로 자리 잡았다. 소셜커머스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이상 고객의 1인당 구입 단가는 12만 7432만원으로 20대(8만 3193원), 30대(11만 2644원)를 웃돌았다. 이 때문에 50대 이상 고객을 위한 전용 인터넷 쇼핑몰도 나왔다. GS샵의 ‘오아후’(오십대부터 시작하는 아름답고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쇼핑몰)가 대표적이다. 기존보다 홈페이지 글자 크기를 키우고 상품 사진도 2배 확대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시니어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의 경우 2001년에는 50대 이상 수강자의 비중이 전체의 0.5%(668명)에 불과했지만 2006년 2.4%(3212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18.9%(5710명)로 커졌다. 이에 따라 2001년 14개에 불과했던 강좌 수도 지난해 251개로 크게 늘었다. 류미란 신세계백화점 문화팀 과장은 “요즘 시니어들은 자기 계발을 중시하고 새로운 만남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회 진출도 활발해졌다. 50대 취업자 수는 2000년 289만 9000명에서 2007년 409만 3000명, 지난해 535만 30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07년부터는 20대 취업자 수(399만 2000명)를 추월했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도 2000년 196만 3000명에서 지난해 310만 8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를 반영해 올 4월에는 노년 세대 노동조합인 ‘노년 유니온’이 출범하기도 했다. 노년층의 정치세력화도 눈에 띈다. 지난해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킨 주역도 50~60대였다. 당시 50~60대 투표율은 20~30대에 비해 11% 포인트 이상 높았다. 안 연구원은 “일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은 늘고 있지만 그들이 일할 만한 곳은 아직 많지 않다”면서 “사회 일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 등의 적극적인 노인 역할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장마철 수자원 확보 가치 2470억”… 오염물질 제거 등 환경 순기능도

    [주말 인사이드] “장마철 수자원 확보 가치 2470억”… 오염물질 제거 등 환경 순기능도

    여름철 장마가 시작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 피해에 신경이 곤두선다. 서울 강남과 광화문 일대 등 도심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장마철에는 불쾌지수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만사가 귀찮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기업과 상인들에게 있어 장마는 그야말로 ‘불청객’이다. 우리 경제 활동과 산업, 일상 생활에 적잖은 피해를 준다. 그러나 장마의 순기능도 적지 않다. 때때로 천문학적인 금전적 손실과 인명 피해를 낳기도 하지만 수자원 확보와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다. 지루한 장마철에 집 나서기를 꺼려하는 ‘방콕족’을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마케팅으로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장맛비를 뿌리는 장마전선은 주로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한반도를 거쳐 북상한 뒤 소멸된다. 고온다습한 열대기류가 지역적으로 집중호우를 뿌려 곧잘 피해를 준다. 기상청이 1961년부터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짧은 장마 기간은 6일로 1973년 남·중부 지방에서 6월 25일에 시작해 같은 달 30일 끝났다. 반면 가장 길었던 장마 기간은 1969년 남부 지방에서 진행된 48일(6월 25일~8월 11일)로 나타났다. 최근 40년의 장마 중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해는 2006년으로 전국 평균 699.1㎜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곳은 1985년 여름의 제주도로 강수량이 1119㎜였다. 전문가들은 장마로 인한 손실만큼이나 경제학적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장마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주로 집중호우에 따른 인명·재산 피해다. 기상청에 따르면 호우로 인한 재해는 연평균 5회 정도 발생한다. 태풍 피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호우 피해를 본 해는 1998년으로 2만 4000여명의 이재민과 324명의 인명피해, 1조 2900여억원의 재산 손실이 있었다.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호우 피해는 2011년 7월 26~28일 장마가 끝난 후 수도권에서 내린 비다. 사흘 동안 서울에 평년 연 강수량의 41%인 595㎜의 비가 내렸고 서초구 우면산 등지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사망 57명, 실종 12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주택침수, 정전 등으로 인한 재산 손실만도 2500억원에 이르렀다. 김병식 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21일 “장마 이후 땅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많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여름철에 집중된 장맛비는 막대한 홍수 피해를 일으키지만 수자원 확보와 환경보전 측면에서 그 가치를 과소 평가할 수 없다. 국립기상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30년의 연평균 총강수량은 1343㎜로 이를 전국적인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환산하면 9097억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장마 기간의 평균 강수량은 27.1%인 364㎜로 247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바로 댐에 저장돼 생활 용수나 농업 용수로 활용되거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김백조 국립기상연구소 정책연구과장은 “장마가 없다면 모내기 이후 가장 물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농업용수 확보가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장마 기간에 오는 많은 양의 강수는 고갈된 지하수층에 물을 공급해 이후 봄철 가뭄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장마는 환경 보호에 있어서도 많은 역할을 한다. 장마 기간 중에 내리는 비는 공기중에 떠 있는 먼지와 분진, 중금속 등 오염 물질을 제거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순기능을 수행한다. 서울시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 공기 1㎥당 평균 60㎍를 넘는 미세먼지 농도가 장마철이 지난 7, 8월에는 각각 28㎍, 22㎍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 기간 중 강수는 이 밖에 수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며 도시의 ‘열섬 효과’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장마가 길어지면 이후 이어지는 무더위 기간이 짧아진다. 김 과장은 “미래에 예상되는 국가적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하고 대기 질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장마의 긍정적 효과가 그 사회적 비용을 상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킹맘 진민경(31)씨는 중부 지방에 올해 첫 장마가 시작된 지난 18일 저녁 장을 보기 위해 동네 대형마트에 들렀다가 진땀을 뺐다. 한 손은 어린이집에서 데려온 세 살짜리 아들의 팔목을 붙잡고 한 손에는 우산을 들었다. 커다란 비닐봉투 2개를 팔뚝에 걸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더욱 고역이었다. “장마철에 다시는 혼자 장을 보러 오지 않겠다”고 결심한 진씨는 그날 이후 동네 대형마트의 배달 서비스를 하루가 멀다하고 이용하고 있다. ‘장마철, 발에 물 묻히지 마시고 집에서 시원하게 쇼핑하세요. 배달은 저희가 해 드립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진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자메시지로 품목을 적어 보내기만 하면 집 앞까지 배달되는 데다 비가 오는 날이면 겪어야 하는 교통 체증과 각종 짐의 부담에서 해방된 진씨는 “장마철 장보기가 겁나지 않는다”고 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 습도까지 높은 장마철을 맞아 외식도, 쇼핑도 귀찮다는 ‘장마철 방콕족’이 늘고 있다. 세찬 빗줄기를 피해 집으로, 실내로 파고드는 소비자 때문에 마트와 백화점, 옷 가게 등 업계에서는 “장마철은 곧 비수기”라며 울상을 짓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마철에 최적화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쏟아져 나와 방콕족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부침개로, 한편으론 ‘그동안 미뤄 왔던 성형 수술을 하기에 적합한 시즌’이란 달콤한 말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장마철은 이제 여름 성수기에 못지않은 마케터들의 타깃 시즌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는 장마철 방콕족들을 노린 먹거리 기획전을 속속 내놓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부침개와 각종 전, 막걸리 등 비가 오는 날이면 문득 생각나는 음식을 마케팅의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6일까지 부침개·막걸리와 관련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부침가루와 호박, 감자, 계란 등 부침개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재료 10개 품목 가운데 2개 이상을 동시에 사면 가격의 20%를 깎아 준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장마철이 시작된 6월 29일부터 1주일간 매출을 한 해 전과 비교해 보면 막걸리, 부침가루 등 관련 제품의 판매량이 20.6%, 26%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일부 음식점은 비가 내릴 때만 기습적으로 음식값을 깎아 주거나 덤을 주는 ‘게릴라성 이벤트’로 고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회전초밥 프랜차이즈 전문점 S식당은 비가 내릴 때 매장을 방문하면 특선우동과 따뜻한 커피를 제공하고 패밀리 레스토랑 B사도 기상청 발표를 기준으로 5㎜ 이상 비가 내리면 매콤한 맛의 파스타를 30% 할인해 판매한다. 장마철 특수를 노린 ‘성형 수술’ 관련 애플리케이션(앱)도 쏟아지고 있다. 장마철은 비를 핑계로 외출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여름휴가 시즌이 이어지기 때문에 성형을 계획한 여성들에게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병원 정보를 얻고 성형 시술비 중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는 앱 ‘메디라떼’, 눈·코선·가슴 등 가상으로 성형 결과를 볼 수 있는 ‘레알 성형’, 진료비 견적을 비교할 수 있는 ‘병원견적 넘버원’ 등이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앱 마켓에서는 날씨 관련 앱이나 장마 시즌에 인기가 많은 ‘혼자놀기’용 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T스토어는 테마추천관에 ‘웨더퐁’ 같은 날씨 앱과 심리테스트, 무료 음악감상, 카메라, 각종 유형 테스트 등 장마 관련 콘텐츠를 모아 제공한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은 ‘장마용품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제습제, 빨래 건조대, 우산, 곰팡이 제거제 등 장마와 관련된 상품들을 30~8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가전업체들도 제습기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신헌 롯데쇼핑 대표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엔…

    신헌 롯데쇼핑 대표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엔…

    남양유업 사태로 갑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유통업계의 ‘슈퍼 갑(甲)’으로 불리는 롯데가 잇따라 윤리·상생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11일 롯데에 따르면 신헌 롯데쇼핑 대표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한 기업이 상생 협력의 가치를 소홀히 하고 협력회사와의 관계를 일방적인 갑과 을 관계로 여겨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하더니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바른 윤리의식과 상생의 토대 없이는 오랫동안 쌓아 온 신뢰와 이미지도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르는 사상누각과 같은 것”이라며 “지금처럼 불확실한 영업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서로를 동반자로 인식하고 상호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뿐 아니라 주변의 동료, 파트너를 상호 존중과 배려의 자세로 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상대가 나에게 맞춰 주길 바라기보다 자신부터 원칙을 준수하고 올바른 언행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도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매장 관리 직원이 동료에게 반말한 사례를 언급하며 내부 ‘갑을 문화’에 대한 자성을 촉구한 바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올 상반기 유통업계 키워드는 ‘CHANGE’

    롯데마트는 10일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 키워드로 ‘체인지’(CHANGE)를 꼽았다고 밝혔다. 이는 ‘상생’(Co-work), ‘가치소비 증가’(Heal-being), ‘이상기후’(Abnormal Climate), ‘새정부 출범’(New Government), ‘해외 수입 상품’(Global), ‘에너지 절감’(Energy) 등의 영문 앞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상반기 남양유업 파문 등으로 ‘갑을 관계’가 이슈로 떠오르자 상당수 업체들이 계약서에 갑을 표시를 없앴다. 경기 불황 속에서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과 심신을 치유하려는 힐링을 강조한 소비가 두드러졌다. 지난달까지 일반 간장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반면 ‘저염간장’ 판매는 150% 늘었고 천연조미료도 5배 넘는 신장세를 보인 게 대표적이다. 이상기후로 인한 소비변화도 지속됐다. 4월까지 추위가 이어지다 갑자기 더위가 찾아오며 봄철 의류 매출은 꺾이고 여름 상품은 때이른 호조를 보였다. 새 정부 출범으로 물가안정이 과제로 떠오르면서 유통구조 혁신이 화두로 부상했으며, 유통업체들은 물가를 잡기 위한 방편으로 해외 직소싱과 병행수입 강화에 주력했다. 또한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서 에너지 절감 노력이 펼쳐지고 있으며 가정용 절전 상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유통업계 甲’ 백화점 횡포에도 제동

    ‘유통업계 甲’ 백화점 횡포에도 제동

    서울의 한 백화점에 입점한 패션업체 A사. 2011년 3월 4800만원을 들여 매장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 하지만 1년 5개월밖에 안 된 지난해 8월, 백화점은 인테리어를 다시 바꾸라고 요구했다. 가을맞이 개편이 이유였다. 백화점의 필요에 의한 변경이었지만 4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백화점 눈치를 봐야 하는 ‘을’(乙)의 처지라 별다른 항의도 하지 못했다. 앞으로 이렇게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가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입주 점포에게 떠넘기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매장 바닥이나 조명·벽체 등 기초시설 공사비용은 대형 유통업체가 전부 부담해야 한다. 인테리어도 비용의 50% 이상을 대형 유통업체가 분담해야 한다. 공정위는 5일 이런 내용 등의 표준 거래계약서 개정안을 확정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백화점·대형마트 입주 점포 한 곳당 인테리어 교체 부담 비용은 2009년 4430만원에서 2011년 4770만원으로 2년 새 7.7%가 늘었다. 송정원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백화점 등이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입점업체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인테리어 교체를 요구하고 그 비용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이번 표준 거래계약서 개정으로 점포당 1년에 최소 2400만원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V 홈쇼핑사의 횡포에도 제동이 걸린다. 그간 홈쇼핑사는 할인 이벤트를 하면서 그 비용을 전부 납품업체에 떠넘겼다. 소비자가 자동응답(ARS)으로 주문할 때 가격을 정가보다 깎아주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앞으로는 이렇게 발생하는 할인 비용의 50% 이상을 TV 홈쇼핑사가 부담해야 한다. 업체당 1년에 2300만원 정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공정위는 전망했다. 방송 제작에 필요한 비용도 전부 TV 홈쇼핑사가 부담해야 한다. 그간 TV 홈쇼핑사는 판매 수수료와 별도로 방송 제작비용을 납품업체로부터 받아왔다. 연예인 출연 때는 웃돈도 요구했다. 업체당 연간 1030만원 정도의 비용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또 홈쇼핑사와 납품업체 간 배송 및 반송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해 관련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도록 했다. 홈쇼핑사가 납품업체에 자사 계열사 등 특정 택배업체만을 이용하도록 강제하는 것도 금지시켰다. 송 과장은 “올해 내로 이번에 개정된 표준 거래계약서 사용 여부에 대한 특별조사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조치로 분담 비용이 늘어난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새로운 방식으로 비용을 떠넘길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금거래소 설립 추진] 재산은닉 수단 변질 金시장 개혁… 무자료 거래 줄여 세수확대 기대

    [금거래소 설립 추진] 재산은닉 수단 변질 金시장 개혁… 무자료 거래 줄여 세수확대 기대

    국제 금값은 떨어지고 있는 반면, 최근 한국에서는 ‘금테크’가 각광 받는 등 금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의 금 거래는 꾸준히 양성화되고는 있지만, 음성 거래의 규모가 정상 거래를 압도하고 있어 대표적인 지하경제로 낙인찍혀 있다. 새누리당이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금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은 1차적으로는 금 시장을 양성화하면 부족한 세수의 상당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거래소 신설에 앞서 정부가 가정 먼저 할 일은 시장의 규모 파악이다. 정부도 불법 시장의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2006년에 추산한 것은 대략 연간 150t 정도로, 최근 시세로 따지면 7조원 이상이다. 이 가운데 지하경제 규모는 60~70%로 추산된다. 특히 수출용 금제품 원재료로 사용되는 금지금(순도 99.5% 이상 금괴) 거래에 부가세를 매기지 않는 특례 제도가 집중적으로 악용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업자 간 거래는 2008년부터 ‘금지금 부가가치세 매입자납부제도’ 도입 등으로 점차 양성화됐지만, 여전히 개인 구매 시에는 신고나 세금 부담이 없다. 한국귀금속유통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금 시장은 세금계산서가 없는 무자료금과 자료금의 유통시세가 별도로 형성돼 있는 이중 가격구조로 돼 있다. 또한 국내 현물시장에서는 아직 브랜드와 순도가 제각각이다. 금지금의 표준화가 안 돼 있다 보니, 국내 투자자들도 신뢰하고 금거래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앞으로 금거래소가 설립되면 이런 문제점들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합법적인 금 거래 유통시장의 확립을 위해 무엇보다 금거래소에서 투자용 금과 일반상품으로서의 금에 대한 세금 체계를 따로 관리하는 체계를 갖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유동수 한국귀금속유통협회 회장은 최근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금 시장 현황 및 양성화 방안’ 간담회에서 “돌반지를 살 때 현금으로 사는 관행이 뿌리박혀 있어 소매점에서 부가세를 낼 수 없는 시장이 형성됐다”면서 “무자료 거래 관행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정부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거래 시장이 양성화되면 세무조사를 꺼리는 관행도 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금 도매시장에서 현재 0.2~0.5%의 수익률인데도 금이 고가이다 보니 매출액이 많아 세무조사의 표적이 되고 있는 불합리한 점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회장은 “매출이 증가하면 세무조사의 위험성이 높아져 점점 음성 시장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귀금속 업계를 불량 유통업계로 볼 게 아니라 공정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거래소 설립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1차적으로는 정부부처 간 의견 조율이 이뤄져야 하지만, 설립 장소 선정에도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는 전남·광주에 설치할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다른 쪽에서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있는 부산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광주광역시와 광주상공회의소가 주축이 된 ‘상품거래소 광주설립추진위원회’는 4일 제1차 회의를 열고 “거래소의 광주 유치를 위해 민·관의 역량을 결집해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전방위적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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