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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영철 “나도 인권 있다”

    “나도 인권이 있다.”,“보도내용이 잘못됐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항변이다. 유영철은 19일 오후 언론과 인터뷰할 뜻이 있는지를 묻는 경찰에게 “나도 인간”이라며 거절했다고 한다.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 관계자는 “본인이 강경하게 ‘인격을 존중해 달라.’고 말해 설득에 실패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자기도 사람이기 때문에 반성과 후회,죄책감을 느낀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경찰은 이날 오후 7시 유영철의 공개 인터뷰를 갖는다고 발표했다가 본인이 거부한 데다 경찰 지도부도 말려 급히 취소했다. 유영철의 항변은 이날 밤 경찰 조사를 마치고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되기 직전에도 이어졌다.그는 20일 0시5분쯤 취재진이 둘러싸자 “보도 내용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서 “전처에 대한 부분과 부유층 살해동기 부분이 잘못됐다.”며 따졌다.취재진이 “무엇이 잘못됐냐.”고 물었으나 경찰이 “됐다.그만하자.”고 막는 바람에 답변은 이어지지 못했다. 경찰이 지나치게 유의 언론공개를 꺼린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용의자의 얼굴을 함부로 공개할 수 없다는 인권차원의 배려가 극악무도한 살인범에게는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때문에 검거과정에서 유가 얼굴을 다쳤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풍문도 나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유영철, 직장여성도 살해했다

    유영철에게 살해된 피해자 가운데 출장 마사지사가 아닌 아르바이트 주부와 피부관리사도 포함된 것으로 20일 밝혀졌다. 또 유가 지금까지 드러난 20명 말고도 또 다른 20대 여성을 살해했다고 진술,경찰이 확인작업에 나섰다.범행이 확인되면 유에 의해 피살된 희생자는 21명으로 늘어난다. ●경찰, 유영철의 추가범행 확인거부 빈축 유는 이날 밤 경찰조사를 마치고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되기 직전 “21번째 피해 여성이 있느냐.”,“경찰이 확보한 발찌가 그 여성의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경찰은 유가 지난 4월 중순 신촌 전화방에서 만난 20대 중반 여성을 마포구 노고산동 집으로 데리고 가 둔기 등으로 살해,근처 야산에 유기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조사중이다.경찰은 “탐지견 등을 동원해 시신 발굴작업을 벌였으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경찰은 유가 이 여성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함에 따라 시체가 발견되는 대로 DNA 분석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키로 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유의 추가범행 여부를 확인하려는 취재진에 “확인해 줄 수 없다.알아도 말 못한다.”고 발뺌해 빈축을 샀다. ●경찰, 취재진과 몸싸움… 카메라등 파손 경찰이 입감을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려는 유와 기수대 사무실로 취재진이 접근하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 차량 문과 취재용 카메라가 파손됐다. 유는 지난 3월 중순 전화방을 통해 알게된 권모(24·여)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해한 뒤 시체를 토막내 유기했다.경찰은 권씨의 친구 김모씨로부터 권씨 실종신고를 이미 3월에 했고,권씨가 종로에 있는 피부관리실에 오전 9시 출근해 오후 7시 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또 지난달 5일 서대문경찰서에 실종신고가 접수된 한모(34·여)씨는 아이가 둘 있는 주부로 이혼한 뒤 아르바이트로 전화방에서 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도구 망치만 회수…칼·톱은 못찾아 서울경찰청 김병철 형사과장은 유의 지난 15일 도주 당시 흉기 처리에 대해 “집에서 250m 정도 떨어진 길거리에서 망치는 회수했으나,봉투에 넣어 150m 떨어진 쓰레기통에 버린 칼과 톱 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부유층 살해 동기에 대해서는 “교도소에 있을 때 부인과 이혼하고 원한을 품었으나 아들 때문에 직접 복수를 하지 못하고 제3자를 물색했으며,어릴 때 불우한 환경을 떠올려 부유층을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범행 자백·진술에만 의존 한편 경찰은 지난해 고급주택가에서 발생한 4건의 부유층 노인 살인사건에서 유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모’를 확보,분석했으나 유의 혈액형이 O형인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당시 체취한 체모는 A형이었다.문제의 체모는 지난해 10월 삼성동 단독주택에서 살해된 유모(69·여)씨의 집 욕실 세면대에서 발견됐다.길이 10㎝ 안팎의 이 체모는 피해자나 가족의 것이 아니어서 경찰이 기대를 걸고 있었다.전주교도소 출소 후 유의 첫 범행이었던 지난해 9월 신사동 노교수 부부 피살 현장에서도 체모가 발견됐으나 이 또한 피살된 부부와 가족 등의 것으로 드러나 무용지물이 됐다. 범행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은 유의 자백과 진술이다.지난해 10월 구기동 사건의 경우 집 내부 벽난로,어항 위치를 정확히 밝힌 데다 피해자들이 어떤 자세로 누워 있었는지를 생생히 재연했다.11월의 혜화동 사건에서는 담 너머에 고양이 집이 있었다거나,흉기로 사용된 골프채가 현관 오른쪽에 있었다는 사실 등 범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현장 상황을 자백했다. 안동환 유지혜기자 sunstory@seoul.co.kr
  • 유영철 “나도 인권 있다”

    “나도 인권이 있다.”,“보도내용이 잘못됐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항변이다. 유영철은 19일 오후 언론과 인터뷰할 뜻이 있는지를 묻는 경찰에게 “나도 인간”이라며 거절했다고 한다.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 관계자는 “본인이 강경하게 ‘인격을 존중해 달라.’고 말해 설득에 실패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자기도 사람이기 때문에 반성과 후회,죄책감을 느낀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경찰은 이날 오후 7시 유영철의 공개 인터뷰를 갖는다고 발표했다가 본인이 거부한 데다 경찰 지도부도 말려 급히 취소했다. 유영철의 항변은 이날 밤 경찰 조사를 마치고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되기 직전에도 이어졌다.그는 20일 0시5분쯤 취재진이 둘러싸자 “보도 내용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서 “전처에 대한 부분과 부유층 살해동기 부분이 잘못됐다.”며 따졌다.취재진이 “무엇이 잘못됐냐.”고 물었으나 경찰이 “됐다.그만하자.”고 막는 바람에 답변은 이어지지 못했다. 경찰이 지나치게 유의 언론공개를 꺼린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용의자의 얼굴을 함부로 공개할 수 없다는 인권차원의 배려가 극악무도한 살인범에게는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때문에 검거과정에서 유가 얼굴을 다쳤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풍문도 나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TV에 내모습 잘 나왔느냐” 뻔뻔함에 유치장직원 당혹

    20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는 전혀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살인범 맞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종 태연했다.또 수사 진행이 빨라지면서 ‘거짓말’도 일부 드러났다. 18일 밤 11시25분쯤 서울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간 유영철은 유치장 직원들에게 “내 모습이 TV에 잘 나왔느냐.이를 닦고 싶다.”며 말을 건네 직원들을 당혹케 했다.경찰 관계자들은 “반성이나 후회의 빛을 보이기는커녕 뻔뻔함까지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잠잘 때 유영철의 수갑을 풀어줬으나 기동수사대 형사 2명 사이에서 자게 했다.자해를 막기 위해 유치장 보호관 이외에 의경 2명이 추가로 배치됐다.유영철은 19일 아침 6시쯤 일어난 뒤 ‘아침을 먹고 싶지 않다.’며 식사를 거부했다.특히 유치장에는 10여명의 피의자가 있었지만 유영철을 자극시키지 않기 위해 평소와는 달리 TV뉴스를 틀어주지 않았다. 간질로 사망했다는 유영철 가족에 대한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유영철은 당초 경찰에서 “가족 병력인 간질을 앓으면서 항상 죽음에 대한 공포에 시달렸다.”면서 “기왕 죽을 거 혼자 죽기 싫었다.”고 밝혔다.막일을 하던 아버지가 20년전 정신분열성 간질환으로,작은형도 10년전 같은 병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그러나 유영철의 어머니 김모(57)씨는 “남편과 둘째아들 모두 사고로 죽었다.”고 말했다.경찰도 “사생활에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모친과 만나 보니 ‘3층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말을 하더라.”고 털어놨다.때문에 유영철이 동정 여론을 의식,가족병력을 내세워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유영철은 가족에게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태연했다.처음 검거돼 범행 일체가 드러나기 전 자청해 어머니와 여동생을 면회했을 때 “TV에 나오는 거 내가 다 했다.”고 스스럼없이 말하기도 했다.이 말을 들은 어머니 김씨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TV에 내모습 잘 나왔느냐” 뻔뻔함에 유치장직원 당혹

    20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는 전혀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살인범 맞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종 태연했다.또 수사 진행이 빨라지면서 ‘거짓말’도 일부 드러났다. 18일 밤 11시25분쯤 서울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간 유영철은 유치장 직원들에게 “내 모습이 TV에 잘 나왔느냐.이를 닦고 싶다.”며 말을 건네 직원들을 당혹케 했다.경찰 관계자들은 “반성이나 후회의 빛을 보이기는커녕 뻔뻔함까지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잠잘 때 유영철의 수갑을 풀어줬으나 기동수사대 형사 2명 사이에서 자게 했다.자해를 막기 위해 유치장 보호관 이외에 의경 2명이 추가로 배치됐다.유영철은 19일 아침 6시쯤 일어난 뒤 ‘아침을 먹고 싶지 않다.’며 식사를 거부했다.특히 유치장에는 10여명의 피의자가 있었지만 유영철을 자극시키지 않기 위해 평소와는 달리 TV뉴스를 틀어주지 않았다. 간질로 사망했다는 유영철 가족에 대한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유영철은 당초 경찰에서 “가족 병력인 간질을 앓으면서 항상 죽음에 대한 공포에 시달렸다.”면서 “기왕 죽을 거 혼자 죽기 싫었다.”고 밝혔다.막일을 하던 아버지가 20년전 정신분열성 간질환으로,작은형도 10년전 같은 병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그러나 유영철의 어머니 김모(57)씨는 “남편과 둘째아들 모두 사고로 죽었다.”고 말했다.경찰도 “사생활에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모친과 만나 보니 ‘3층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말을 하더라.”고 털어놨다.때문에 유영철이 동정 여론을 의식,가족병력을 내세워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유영철은 가족에게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태연했다.처음 검거돼 범행 일체가 드러나기 전 자청해 어머니와 여동생을 면회했을 때 “TV에 나오는 거 내가 다 했다.”고 스스럼없이 말하기도 했다.이 말을 들은 어머니 김씨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카드덫’ 은행원의 눈물

    “‘카드 덫’에 발목 잡힌 당신은 끝내 몰락하고 말 것이다.” 신용불량자 400만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암울한 묵시록이다. 시중 한 대형은행의 여의도 지점에서 기업들을 상대로 여신·대출 업무를 담당하는 과장이자 세 자녀의 아버지인 백모(39)씨.그는 과장으로 승진한 지 한달 만에 근무하던 지점에서 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9일 구속됐다.금융 전문가인,15년 경력의 은행원도 ‘카드빚 탈출’에 결코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만난 백씨는 “은행원이라서 카드의 생리를 잘 안다고 자신했지만 내 자신을 파멸시킬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긴 한숨을 토해냈다.백씨는 “지난 3년 동안 죽도록 일하면서도 20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며 살아야 했던 지옥 같은 생활이 끝나 차라리 후련하다.”고 말했다. ●카드 연체이자만 1억 7000만원 백씨는 5년 전부터 카드를 하나둘씩 발급받기 시작했다.지점 선·후배 간에 관행처럼 이뤄지던 후배에 대한 빚보증 2000만원도 카드 대출로 해결했다.주식투자를 위한 종자돈과 부족한 용돈도 카드 현금서비스를 통해 마련했다.직업이 은행원이어서 카드의 신용대출 한도가 일반인보다 월등히 높은 3000만원이었다. 그때까지 백씨는 자신이 카드를 컨트롤할 수 있다고 믿었다.보너스를 받아 정산을 해 이자도 많지 않았다.하지만 카드가 늘어날수록 씀씀이도 커졌다.2001년 백씨의 지갑 속에 든 신용카드가 20장으로 늘어났다.백씨가 지난 5년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쓴 돈만 2억 2000만원.하나 둘씩 연체가 되자 연 20%가 넘는 이자가 달라붙기 시작했다.5년 동안 백씨에게 날아온 이자만 1억 7000만원.백씨는 “이자를 갚아도 갚아도 안 됐고 집이나 직장에 말도 꺼내지 못한 채 혼자서 고민했다.”면서 “한순간에 미쳤다.”고 후회했다. ●“카드빚 탈출은 불가능했다” 백씨는 기자에게 “카드가 무섭다.한번 이자가 무섭게 붙기 시작하면 내 능력으로도 막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결제일마다 현금서비스로 이자를 막다가 한도가 차면 다른 카드로 다시 현금서비스를 받아 메우는 식이다 보니 나중에는 원금은커녕 이자만 돌려막는 악순환이 계속됐다는 것이다.결국 막다른 골목에 몰린 백씨는 고율의 이자가 부과되는 캐피털과 사채 사무실의 문까지 두드리는 신세가 됐다.절망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예금청구서 위조해 5억원 출금 서울 모 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한 백씨는 1989년 한 시중은행에 입사했다.백씨는 98년 자신이 다니던 은행이 합병된 후 정리해고의 광풍에서도 살아남았다. 깔끔한 업무처리 능력을 인정받은 것.지난달에는 과장으로 승진,노른자위인 여의도 지점에서 여신·대출을 담당했다.백씨는 지난 22일 예금청구서를 위조해 은행에서 보관하던 5억원을 동서 명의로 개설한 통장에 입금했다.백씨가 직접 전산에 정상 대출로 입력해 직원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백씨는 입금된 5억원 가운데 3억 9900만원을 곧바로 인출,카드빚을 갚는 데 썼다. 백씨의 범행은 그러나 이날 저녁 지점 결산을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백씨는 지점장에게 범행을 실토했고 26일 지점장과 함께 경찰서에 출두할 때까지 나흘 동안 본점 검사부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백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카드 이자 갚을 날짜가 다가오자 초조함에 은행 돈에 손을 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현재 카드 돌려막기로 버티고 있는 잠재적 신용불량자만 300만∼40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 [세상속으로] 서울역앞 ‘파출소’ 통해본 세태

    “늙은이가 엿이라도 팔아서 목구멍에 풀칠 좀 하겄다고 서울 올라왔어.평생 농사짓다 망한 것도 서러운디 야박하게 딱지를 끊고 그려.” 토요일인 27일 밤 11시10분쯤 서울 남대문경찰서 동부지구대(옛 서울역전 파출소)에서는 전북 정읍에서 상경한 이모(70·농업)씨가 자식뻘되는 경찰관을 붙잡고 선처를 호소하고 있었다. 지하철 4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서 망치질을 하며 엿을 팔다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잡혀온 것.이씨는 “농사도 못짓고 몸도 아파 이제는 이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라고 하소연했지만 3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이씨는 농촌 생활이 갈수록 힘들어 얼마전부터 서울과 정읍을 며칠씩 오가며 엿을 팔았다고 했다. 지난해 8월 ‘파출소’에서 ‘지구대’로 이름은 바뀌었지만,이곳은 여전히 서민의 힘겨운 삶과 세태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농촌서 온 노숙자 1주일에 2∼3명 최근 이씨처럼 농촌에서 푼돈이나 벌겠다고 상경한 뒤 이곳 신세를 지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지구대 직원들은 환란위기 때 ‘IMF노숙자’가 쏟아져 나온 것처럼 요즘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했다.지구대장 이용성(52)경위는 “농촌경제 파탄으로 무작정 상경했다가 일을 구하지 못해 귀향도 못하고 노숙하며 발만 동동 구르는 딱한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지난 겨울부터 예전에는 없던 이같은 신종 노숙자가 1주일에 2~3명씩 꾸준히 생겨난다.”고 말했다. ●“더 큰 도둑은 여의도 있는데 왜 우리만…” 서울역 인근의 노숙자들이 걸핏하면 문을 두드리는 곳도 동부지구대.지난 26일 오후 8시32분쯤 만취한 노숙자 서모(43)씨가 지구대에 들러 무작정 “죄가 있으니 나를 잡아가 달라.”고 소리지르며 20분 남짓 소란을 피웠다.배 고프고 갈 곳 없으니 유치장이나 감옥에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김동식(50)경사는 “힘들게 살아가는 노숙자들에게 벌금을 물려 뭐하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있으니 단속은 해야 한다.”라면서 “요즘엔 노상방뇨나 소란 등 경범죄로 단속하려고 하면 노숙자들이 ‘더 큰 도둑은 국회에 모여 있는데 왜 이런 것 가지고 그러냐.’고 항의해 난감할 때가 많다.”고 씁쓸해했다. ●무임승차권 발급 올들어 176명 무임승차권을 얻으려는 ‘딱한 사람’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여비와 연고가 없는 노약자나 장애인,지갑을 분실한 사람 등이 무료로 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서울역에 의뢰해 무임승차권을 내주는 것은 ‘서울역전 파출소’만의 오랜 전통.하지만 지구대측은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무조건 무임승차를 요구하며 떼 쓰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실제 무임승차권이 발급된 건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176장으로, 300만원 어치에 이른다.이 가운데 ‘귀향 노숙자’가 41명으로 4분의1정도를 차지한다. 지난 26일 낮 1시쯤에는 군산에서 일용직 노동을 했다는 한모(51)씨가 지구대 문을 열고 들어섰다.한씨는 “지방에 하도 일이 없어 며칠전 상경했는데 일도 못 구하고 이제 1000원짜리 몇장만 달랑 남았다.”면서 “군산으로 내려가게 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27일 오후 10시43분쯤에는 술에 취한 김모(50·여)씨가 세살배기 외손자와 함께 와서 “사흘 전 친척집에 놀러왔는데 내려갈 차비가 없다.”면서 “가정주부가 돈이 없어 집에 못 내려갈 판인데 왜 무임승차권 하나 못 끊어주냐.”고 20분 남짓 떠들었다.경찰은 대구에 있는 김씨의 남편에게 연락해 후불제로 귀향토록 조치했다. 무임승차 비용은 결국 국민의 혈세에서 충당되기 때문에 발급 여부를 결정하는 지구대 직원들의 눈은 거의 ‘인간 거짓말탐지기’ 수준.박순기(48)경사는 “일부 노숙자들은 무임승차권을 건네주면,그것을 다른 승객에게 팔아 소주를 사 마시곤 한다.”면서 “얘기를 나눠보고 정말 딱한 사정이 있는 사람에게만 무임승차권을 발급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사건 패트롤] 왕따에 무너진 中조기유학생

    “칼을 들 때 두려움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돈 없다고 한 학기 내내 왕따를 당하는 것보다는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중국 베이징의 명문 중학교(한국의 고교 과정)에 조기유학을 갔다가 방학을 맞아 귀국한 뒤 출국 하루를 앞두고 강도짓을 벌인 전모(17)군의 손에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전군과 마주한 어머니 김모(41)씨는 “남들 1000원 쓰면 100원은 써야지.엄마에게 말하면 어떻게든 보내줬을 텐데 왜 여기까지 왔냐.남편 잃고 너 하나 보고 살았는데…”라며 가슴을 쳤다. 전군은 이날 0시5분쯤 영등포구 당산동 H아파트에서 귀가하던 약사 이모(39·여)씨를 흉기로 위협,현금 8만 4000원과 신용카드 3장을 빼앗다 현장에서 검거됐다. 2년 전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영등포 인근 시장에서 행상을 하는 홀어머니를 둔 전군은 사촌동생(16)과 함께 조기유학을 가게 됐다.음식업을 하는 고모부 내외가 7대 독자인 조카를 제대로 공부시켜야 한다며 유학을 보낸 것.고모부 내외의 후원으로 중국 학교에 입학했지만 전군에게 지난 한 학기 동안의 유학 생활은 악몽과 같았다. 2인1실의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 전군에게 처음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학비를 내고 남은 돈으로 같은 또래의 한국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었고 학교 밖에서 식사를 하며 공부도 했다.성적도 중간은 됐다.그러나,전군의 집이 가난하고 용돈마저 궁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따돌림’이 시작됐다.한 달에 10만원 안팎의 용돈으로 친구들과 어울릴 수도,밥값 한번 내기도 힘들었다.주위에서 “넌 돈도 없냐.”고 면박을 받거나 “밥도 한번 못 산다.”면서 무시당하기 일쑤였다.전교에 소문이 퍼지면서 전군은 “저기 왕따 지나간다.”는 비아냥에 시달려야 했다. 혼자 기숙사 식당에서 끼니를 때우는 일도 부쩍 많아졌다.한국 학생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됐다.한국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왕따’를 중국에서 겪으며 고민을 나눌 상대도 없었다. 비싼 전화요금 때문에 한달에 한번 어머니와 통화한 게 고작이었다.지난달 10일 귀국한 전군은 26일 출국을 앞두고 부엌칼을 가슴에 품었다.전군은 “같은 한국친구를 사귀려면 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경찰은 이날 전군에 대해 강도협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민경찬 653억 모금은 자작극”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 민경찬(44)씨의 모금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3일 ‘653억 모금 의혹은 실체가 없는 민씨의 자작극’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이날 민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민씨는 지난해 5∼9월 짓지도 않은 경기 이천 중앙병원의 식당운영권을 주겠다며 박모(50·부동산업자)씨로부터 4억 5720만원을 받아 가로채는 등 이 병원의 식당과 약국 운영권,공사 수주를 미끼로 3명으로부터 11억 72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은 ‘653억원 모금 의혹’의 실체와 관련,최근 3개월 동안 민씨와 2차례 이상 통화한 185명과 관련계좌 73개를 조사했지만 별다른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상원 특수수사과장은 “피해신고는 한 건도 없었고 민씨의 업무일지와 메모 등을 근거로 26명을 소환,조사했지만 모금설의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실체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검찰 수사에서 명확한 결론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어 “민씨는 ‘이천 중앙병원 설립에 470억∼480억원 정도 들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투자를 망설이는 사람을 후회하게 만들고 투자를 유치할 생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민씨는 이날 오전 8시15분쯤 서울 서대문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로 가면서 “말 한마디 잘못해 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경찰에서 모든 것을 철저히 조사받았고 사실대로 다 밝혔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특수1부 이창재 부부장 검사에게 배당,경찰이 작성한 2000여쪽의 수사기록 검토에 착수했다.신상규 서울지검 3차장은 “사기 혐의 외에도 민씨에 대해 제기된 모든 가능성에 대해 면밀한 검토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검찰은 다음주 초부터 관련자를 차례로 소환,조사하고 필요하면 추가 계좌추적도 벌이기로 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정동주 역사문학 에세이-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3)한국인을 사랑한 사람, 무어 목사

    “대황제 폐하께,나 새뮤얼 무어는 미국의 시민으로서 하늘과 땅을 지으신 하느님으로부터 사명을 받아 주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입니다.만약에 황제폐하께서 폐하의 신하들과 함께 이 말씀을 듣기를 원하신다면 저를 불러주시길 황송한 마음으로 바라옵니다.” 한글로 적힌 이 편지는 겉봉에다 ‘코리아의 황제,서울시(The Emperor of Korea,City)’라 적고 그 안에 넣어져 우체통에 있었다. 이 편지는 고종황제께 전달되지 않고 내무부 관리의 손에 들어갔다.그 관리는 편지를 보낸 이가 그즈음 한창 한국의 백정(白丁)들에게 설교하는 일로하여 미국선교단과 서울 주재 외교관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새뮤얼 무어라는 사람임을 알았다.그 관리가 보기에 무어 목사는 불손하기 그지없었다.감히 일개 외국선교사가 사사로이 고종황제에게 편지질을 한 것은 크게 비난받을 무례한 짓이라는 공식 불평과 함께 그 편지를 미국 공사 알렌(H,N,Allen)에게 다시 보냈다. ●“무어는 정신이 건전치 못한 사람 같다” 편지 겉봉의 수신인은 ‘코리아의 황제’,수신인의 주소를 ‘서울(City)’이라고 적은 것은 우습기도 하고 기발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 편지를 검토한 알렌 공사는 미 국무부에 보낸 공문서에서 “이런 겉잡을 수 없고 무례한 선교사는 공사관 영창에 가둬야 옳다.”고 했다.그의 어머니께 보낸 편지에서는 “무어라는 괴짜 선교사 한 사람을 감금시키겠다고 협박할수밖에 없다.”고 했으며,미국 북장로교 해외선교부 총무 엘린우드(Ellinwood)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무어 목사는 가장 어렵고 귀찮은 사람이며 내가 언젠가 그를 ‘미친인간’으로 보지 않으리라 장담 못하지만 그의 행동은 분명 ‘정신이 건전치 못한 사람’같다.”고 썼다. 또한 “무어 목사가 고종황제를 만나겠다는 것은 그의 백정들(his butchers)을 인정받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며,‘정신 상태가 건전한 사람’으로 인정할 수가 없어서 공사관에 관계된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삭제해버렸다.”고 하면서 “선교사들의 보호뿐만 아니라 무어 목사같은 괴짜들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선교사 거류지를 차라리 부산,인천,원산과 같은 개항지로제한하는 것이 좋겠다.”고 까지 썼다. 알렌 공사는 1900년 가을 평양에서 열린 장로교 선교사들의 연례회의에서,앞으로 무어 목사가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알렌 공사의 모든 명령에 순종하고 재한 미국인 거류민으로서 어울리는 행동을 하겠다는 서약을 받도록 했다.그리고 이같은 사실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는 회의록을 미국공사관에 전달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무어 목사는 이 통고를 받은 뒤 몹시 괴로워하다가 “내가 미국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에 대하여 너무 추상적으로 생각하여 나의 상관에게 매우 버릇없이 말했음을 깨닫지 못했었다.”는 사과편지를 알렌 공사에게 보내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지을 수 있었다. 알렌 공사의 말대로라면 “무식한 토박이 글쟁이가 썼기 때문에 무례한 글”이었으나 무어 목사는,“그 편지는 지도를 받아 가장 존대하는 말로 썼으며,편지 겉봉의 표기가 잘못되어서 불손하다는 항의를 받게 되었다면 그것은 본의가 아니고 이 나라의 관례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며,불손한 의도는 전혀 없었고 다만 황제폐하와 그가 다스리시는 나라의 현재와 영원한 복락을 염원해서 쓴 것이었다.”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비단 이 사건뿐만 아니라 한국의 천민 계급의 대명사이자 가장 탄압받고 사는 백정들에게 기독교를 통하여 인간의 존엄과 평등의 참뜻을 깨닫게 하기 위한 선교활동으로 인하여 알렌 공사와 무어 목사 사이에는 비난과 해명의 편지가 여러 차례 오고 갔다. ●1900년 서울 외교관들 화제의 주인공 무어 목사는 참기 어려운 마음의 괴로움을 선교본부 엘린우드 총무에게 편지로 토로했다.“나와 같은 사람을 파괴시키기 위해 알렌은 그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느껴집니다.나는 지금까지 누구를 증오한다는 것이 어떤 심정인지를 알지 못했습니다.…알렌에게 품었던 미워하는 감정은 몇 주간이었고,그 폭풍은 벌써 지나가버렸습니다.아마 누군가가 특별히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라고. 1900년 한해 내내 서울의 외교관들 사이에서 단연코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던 무어 목사는 그때 40세였다. 새뮤얼 무어(Samuel F.Moore,한국 이름 모삼열·牟三悅)는 1860년에 태어나서 1906년에 이 세상을 떠났다.그가 한국에 온 것은 1892년 9월19일 제물포를 통해서였다.시카고 부근 그랜드 리지(Grand Ridge)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1889년 몬타나대학(College of Montana,현재 이름은 RoCky Mountain College)을 마치고,매코믹신학교(MCcormick Theological Seminary)에 입학하여 1892년 봄에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남다른 소명의식을 갖고 있었던 그는 대학시절 학교 근처 감옥의 죄수들을 찾아다니면서 인간답게 사는 길을 열렬하게 외쳤고,신학교 시절에는 경찰서 유치장의 죄수들을 찾아다니며 인간의 행복에 대해 설교하기도 했다.그해 9월 로즈 엘리(Rose Elly)와 결혼하여 미국 북장로 선교사가 되어 두 달 뒤 아내와 함께 한국으로 왔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까지 15년동안 한국에 살면서 아들 셋,딸 하나를 모두 한국땅에서 낳아 길렀다.딸은 무어 목사가 세상을 떠날 때 아내의 복중에 있어서 유복자로 태어났다. 그는 죽은 뒤에도 한국땅에 묻혀서 우리와 함께 살지만,그가 떠난지 10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한국인은 그토록 그가 차별받은 사람들을 붙들고 절규했던 인간평등과 사랑을 많이 잊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리 스스로에게 되묻고 싶다. ●3년만에 한국말로 완벽하게 설교 그는 한국에 온 뒤 빨리 한국말을 익히기 위하여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그 당시 선교사들은 정동이나 연동에 모여 살았다.신변의 안전과 가정생활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무어 목사는 한국인 마을에서 서민들과 함께 어울려 살았다.빼어난 언어감각으로 한국이 온지 반년이 채 못지나서 한국말로 주기도문을 유창하게 외웠고,간단한 기도는 거뜬히 할 수 있었다. 3년 뒤 그는 수원의 한 교회에서 한국말로 설교를 했는데 너무나 완벽하게 한국 서민이 사용하는 말로 교인들을 감동시킨 나머지 한 교인이 미국에서도 목사들이 한국말을 쓰는지 묻는 바람에 크게 웃은 일이 있었다. 한국사람이 양복만 입은 것 같다는 한국인들의 그에 대한 칭찬은 그의 한국말 솜씨가 얼마나 자연스러웠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그의 생활 대부분이 한국인들과의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 그의 말은 서민들의 생활언어여서 서민이라면 누구하고도 원활하게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다. 그즈음 미국의 선교사위원회에서는 선교활동을 돕기위하여 선교사들에게 ‘한국어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있었다.그런데 그토록 한국말을 잘하는 무어 목사는 그 시험에서 늘 낙제점수를 받았다.이유는 사뭇 엉뚱했다.그 시험에서는 서울 양반계층들이 사용하는 유식하고 고급스러운 말들만 물었기 때문에 무어 목사가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던 것이다.선교위원회에서는 무어 목사에게 양반의 고급 교양어를 배우도록 권고했다.무어 목사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민중을 가르치려면 민중과 호흡해야 자신이 최선을 다해 섬기고 싶은 것은 평범하고 진실된 한국 서민들이며,그들을 위하는 길은 양반들의 고급스러운 말을 이용한 성경운동 보다는 그들의 가난하고 낮은 삶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들의 입장이 되어서,그들의 마음이 되어서 그들의 눈과 가슴으로 인간이 평등해야 하는 까닭을 설명했다.자유를누리기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려면 그들의 사용하는 말을 쓰는 것 보다 현명한 것은 없다고 했다. 감리교의 초기 선교사였던 아펜젤러(H.G.Appenzeller) 목사는 어느날 무어 목사가 어느 교회앞 길거리에서 많은 한국인들에게 한국말을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전도하는 것을 보고 매우 감동적이었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기도 하다. 그는 민중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민중의 습속을 생활하면서 민중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믿었다.이런 그의 진지하고 애정어린 태도는 많은 한국인들에게 깊은 감명을 갖게 했고,향기롭게 새겨진 그의 인상은 오래도록 가슴에 살아남아 있다. 그의 집은 늘 한국 서민들로 북적거렸고,항상 그는 길거리에서 서민들을 만나 세상사는 얘기를 주고 받았다.예수를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조금도 차별하지 않고 좋은 이웃이 되려고 했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그의 집을 인의예지가(仁義禮智家)라 칭송했다. 오늘,같은 한국인이면서 한국인을 차별하는 저 천하에 몹쓸 지연,학연,혈연이 만든 질병앞에서 나는 다시 한번 무어 목사를 그리워한다.
  • 송두율교수 본지 구혜영기자에 옥중서신/“ ‘빨갱이’에게는 착각할 자유도 허용 안되는지…”

    “‘빨갱이’에게는 착각할 수 있는 자유도 허용되지 않는 건가요.” 지난 10월 22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수감된 송두율(59·宋斗律)교수가 28일 본지 구혜영기자에 옥중서신(사진)을 보내왔다.송 교수는 구속 직전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본지와 단독인터뷰를 가진데 이어 두차례 편지를 보내왔다.송 교수는 지난달 14일 첫번째 편지를 보냈다.두번째 편지는 3차 공판을 이틀 앞둔 지난 21일 쓴 것이다. 송 교수는 편지에서 지난 1,2차 공판을 보도한 언론의 태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그는 “신문을 훑어보니 ‘재판정을 강의실로 착각한다.’는 비아냥도 있고 ‘드레퓌스(Dreyfus)로 자신을 착각한다.’는 소리도 들었다.”면서 “착각할 수 있는 자유도 ‘빨갱이’에게는 허용되지 않는지…”라고 호소했다.드레퓌스는 유대인 프랑스군 장교로,1894년 독일군 첩자란 혐의로 체포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당시 근거없는 판결에 지식인들이 저항하는 등 드레퓌스 사건은 공권력에 의한 인권유린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송 교수는 이어 “멀리 독일에서 동료들은 ‘위엄을 지닌’,그리고 ‘계몽적인’ 자기변론이었다고 만족해 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면서 “앞으로 남은 공판에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해달라는 격려를 많이 받고 있어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송 교수는 “매주 공판이 열려 4만여장이나 되는 자료를 뒤적이는 일이 바쁘지만 재판이 길어지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편지는 가족에 대한 걱정과 연말연시를 맞는 심경도 담고 있다. 송 교수는 “너무나 어이없이 당하는 일이라 가족의 분노와 실망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다.”면서 “집사람은 몸도 건강치 못하고 둘째 아들 린도 미국에서 할 일(소아과 전문의 연수과정)이 잡혀있는 상황인데 너무나 미안하다.”고 적었다.송 교수는 “우리 가족 모두 오늘의 상황을 빨리 뒤로하고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뒤돌아보는 때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송 교수는 “오랜 외국생활에서도 성탄절을 특별히 기념하지는 않았지만,설이나 추석 등 우리의 명절을 특별히 맞은 것도 아니다.”면서 “두 문화의 ‘경계’에서둘다 놓치고 말았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송 교수는 옥중 생활과 관련,“이곳이 3층이라 윗풍이 세지만 건조한 추위는 독일의 습한 추위보다 견디기 한결 나은 것 같다.”면서 “수감자들과 주변 분들의 성원을 지켜보며 그래도 헛되이 살지는 않았다는 것에 일말의 위안을 얻고 있다.”고 차츰 안정돼 가는 심경을 드러냈다.그는 끝으로 “사법당국의 최종 결정이 있은 뒤 나름대로 계획도 세우고 그에 따른 생활도 설계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 군납업자 경찰조사중 자해 소동/‘TNT급 비밀’ 묻으려?

    군납비리의 추악한 이면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차관급인 국방부 산하의 현직 연구기관장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되는 등 혐의가 속속 드러났다.수사를 받던 군납업자가 경찰서에서 자해를 시도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차관급 2명 추가 영장 22일 오전 10시쯤 서울 미근동 경찰청 특수수사과 2층 사무실에서 군납업체 M사 대표 최모(53·구속)씨가 필기도구로 왼쪽 눈 부위를 찌르고 책상에 머리를 들이받았다.최씨는 근처 적십자병원으로 실려가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백할 것이 있다.’며 필기도구를 요구,건네주자마자 자해를 했다.”고 밝혔다.병원측은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날 오전 유치장에서 자신의 진술 때문에 국방과학연구소(ADD) 박용득(62·예비역 중장) 소장과 한국국방연구원(KIDA) 황동준(58·예비역 대령)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는 소식을 듣고 자책감 때문에 자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최씨는 병원에서 “회식비로 돈을 준 것인데 두 사람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된다는 것을 알고 괴로워서 자결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씨가 다른 군 관계자에게 추가로 돈을 건넸는지를 강하게 추궁받는 과정에서 ‘비밀’을 지키기 위해 자해를 시도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차관급 인사 2명 영장 구속영장이 신청된 박씨와 황씨는 국방부 산하 대표적인 두 연구기관의 수장으로 차관급 대우를 받는다. 박씨는 육사 22기로 11군단장,교육사령관,지상군작전사령부 창설 준비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해 2월 국방과학연구소장으로 임명됐다.황씨는 육사 24기로 대령으로 예편했으며 국방연구원 부원장을 세 차례나 지냈을 정도로 군 무기체계에 정통한 전문가다. 이들이 돈을 받은 단서는 최씨의 회계장부와 비망록에서 발견됐다.최씨는 서류를 담아 정리하는 비닐 재질의 ‘클리어 홀더’속에 1만원짜리 신권을 100장씩 묶은 돈다발 10개를 넣은 뒤 서류봉투에 담아 건넸다고 경찰은 밝혔다.최씨는 M사 이사로 영입한 예비역 장성 두 명과 함께 박씨와 황씨를 만나 돈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지금까지 사법처리 선상에 오른 사람은 10명으로 늘어났다.이원형(57) 전 국방품질관리소장 등 6명이 구속됐고,2명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며,1명은 불구속 입건,천용택 의원에게는 2차례 소환장이 발부됐다. ●어디까지 수사하나 경찰은 입건된 군납업자들의 출금계좌를 추적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전 한국레이컴 회장 정호영(49·구속)씨의 계좌 10개를 집중 추적하고 있다.이미 전·현직 군 간부 2,3명에게 금품을 준 단서가 포착됐다. 앞으로 남은 수사의 초점은 크게 두 갈래.밝혀진 군납 관련 뇌물은 ‘빙산의 일각’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천문학적 액수로 추정되는 무기도입 커미션의 본체는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인사비리와 허술한 감시체계 등 군 내부 문제의 수사도 병행될 전망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씨줄날줄] 동전 하나 사랑 더하기

    달력이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이제 거리에서는 구세군의 종소리와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퍼지고 한해살이를 마무리하는 발걸음도 바빠질 것이다. 연말이 되면 훈훈한 소식들이 기다려지지만 올해는 그리 기대할 것이 못될 것 같다.외국에서는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아직도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신용불량자가 360만명도 넘는다는데 연말이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올해는 살인,강도,납치,유괴 등 카드빚으로 인한 범죄가 유난히 많아 시민들을 불안하게 한 한해였다. 최근 동전 200원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들린 정모(23)씨는 “날씨는 추워지고 유치장에서 나오니 갈 데가 없어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 돈을 훔쳤다.”고 말했다고 한다.정씨는 앞서 몇 만원을 훔쳐 경찰에 붙들렸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났다고 한다.정치권과 재계의 수백억원이 넘는 불법 비리사건이 계속되다 보니까 이제 몇 천만원이나 몇 백만원은 돈으로도 보이지 않는 세상이 됐다.그런 와중에 모든 언론들이 고작 ‘200원에 불과한 절도사건’을 일제히 보도한 것을 보면 사연도 사연이지만 고르지 못한 사회에 대한 고발 성격도 담겨 있었을 것이다.수백억원을 꿀꺽한 사람들은 활보하는데 기껏 100원짜리 동전 두 개를 훔쳐 감옥에 가겠다는 인생이 대비되지 않는가. 날씨가 추워지면서 지하도 계단에 웅크리고 있는 걸인들의 동전바구니도 썰렁하다.행인들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녀서 그런 걸까.아니면 남을 돌볼 여유가 사라져서 그럴까.보이는 곳도 이런데 안 보이는 불우이웃들의 겨우살이는 더 힘들 것이다. 여기저기서 불우이웃돕기 운동들이 벌어지고 있다.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는 12월 한달동안 ‘동전 하나 사랑 더하기 운동’을 벌인다고 한다.톨게이트 출구에 모금함을 설치,통행료를 지불하고 남은 동전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모금 운동이다.동전 하나 사랑 더하기 운동은 1998년에 시작돼 5년간 2억 7000만원을 모금했고,이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을 돕는 손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법이다.지금도 곳곳에서 불우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사무실이나 가게 한 구석에 사랑의 동전함을 하나씩 놓아두면 어떨까. 김경홍 논설위원
  • “겨울 나기엔 교도소가 좋아”20代 영장 반려되자 또 도둑질

    상습으로 절도를 일삼던 청년이 오갈 데가 없다며 감옥에 가기 위해 200원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7일 주차된 화물차의 문을 강제로 연 뒤 차 안에 있던 동전 200원을 훔친 정모(23)씨에 대해 상습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는 전날 3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6만원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혀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나 검찰에서 영장이 반려돼 풀려났다.그러나 10시간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지르다 검문검색에 걸렸다. 정씨는 경찰에서 “날씨는 추워지고 유치장에서 나오니 갈 데가 없어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 돈을 훔쳤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 세상 모순 알리는 ‘푸른 호각 소리’/6년만에 8번째 시집 ‘은빛 호각’ 낸 이시영 시인

    중견 시인 이시영(54)이 6년 만에 내놓은 8번째 시집 ‘은빛 호각’(창비사 펴냄)은 새로운 형식과 일관된 시정신으로 빛난다.특히 산문시가 많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시인은 첫시집 ‘만월(滿月)’을 비롯하여 ‘바람 속으로’‘길은 멀다 친구여’ 등에서 주로 쉽고 긴 시로 이야기하듯 세상의 모순을 고발했다. 그러다 시적 연륜이 무르익어서였는지 91년 발표한 시집 ‘이슬맺힌 노래’를 시작으로 94년 ‘무늬’ 등으로 이어지는 작품에서는 짧은 시로 변화를 모색했다.노장(老莊)사상을 보는 듯 선시(禪詩)에 가까운 압축적 시는 96년 시집 ‘사이’에서 절정에 이르렀는데 그중에는 2∼3행으로 이루어진 ‘저녁빛 속’‘시월’등 간결한 시에서 함축미를 보여주었다.당시 시인은 “시적 호흡이 긴 시를 감당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러던 시인이 세상에 하고픈 이야기가 많아서일까 아니면 마음이 더 한가로워진 것일까.이번에 산문시라는 새로운 발걸음을 떼어놓았다.산문시임에도 늘어지거나 산만하지 않고 행간의 긴장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익살스러운 대화와 차분한 장면묘사로 새만금 갯벌을 살리려는 삼보일배 행렬을 그린 ‘수경 스님,규현 신부님’,날조된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허무맹랑함을 고발한 ‘증언’ 등은 산문시라는 틀에서 제값을 발한다. ●산문시라는 새로운 발걸음 선보여 또 동료 문인들을 노래한 작품이 부쩍 많아졌다.이전에 그의 작품을 채운 사람들은 대개 이름없는 민초들이었다.그런데 이번 시집엔 ‘혼불’의 작가 최명희 등 문인들이 자주 등장한다. 유신시절 함께 유치장에 갇혔던 이들은 물론 경찰관까지 몰두하게 만든 이야기꾼 이문구의 모습(‘구류’),두차례 만남에서 “근원적 고독감”과 그의 이면에 담긴 “하기 힘든 얘기의 긴 부분”을 느낀 최명희(‘최명희씨를 생각함’),항일투쟁에 빛나는 옌볜 작가 김학철 옹이 의연하고 위엄있게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노 혁명가의 죽음’) 등을 통해 시인은 ‘문단의 큰 사람’으로서의 다양한 교유경험을 확장시켜 문단사의 한축 혹은 현대사를 풍성하게 한다. ●가난한 이웃에 대한 애정 묻어나 아울러 가난한 이웃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묻어나는 이번 시집은 엄격하고 치열한 자세로 한결같이 인간다움을 지향해온 시적 여정을 오롯이 반영한다.그 모습은 다음 시에 비유적으로 담겨있다.“겨울이 깊어가자 라일락나무에 다시 꽃망울이 돋았다/거리엔 바람 불고 하늘은 푸른데/세상의 모든 아픈 것들은 저렇게 오는가”(시 ‘맺힘’ 전문) 시인은 76년 첫시집을 내면서 세상과 자신에게 “정말,좋은 시를 쓰고 싶다.그것이 나의 꾸밈없는 노래이면서 우리들의 진정한 노래로 불려질 수 있는 시를”이라고 세상과 자신에게 다짐한 바 있다. 이번 시집은 새로운 틀을 모색하면서도 그의 초심만은 푸른 소나무처럼 변하지 않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종수기자 vielee@
  • 외국인노동자 불법체류 단속 D-4/ 어디에…15만명 수용시설 확보못해

    법무부는 12일 “기존 화성보호소 외에 김천·천안소년원을 예비시설로 지정하기로 했던 계획을 폐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17일 외국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앞두고 수용시설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불법체류 외국인을 소년원과 경찰서 유치장 등에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우기붕 법무부 출국과장은 “소년원 등 교정시설이나 경찰서 유치장에 수용하는 방안은 인권침해 문제가 있으며 특히 유치장 수용 방안은 실무자 간에 검토가 됐던 것일 뿐”이라면서 “다른 수용시설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15일까지 체류확인을 하지 않은 외국인 불법체류자를 17일부터 강력 단속할 계획이다. 불법체류 추정 외국인 22만 7000여명 가운데 지난달 31일까지 선(先) 등록을 한 외국인은 18만 9615명이며,이중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서 취업확인서를 발급받은 외국인은 11일 현재 18만 1993명이고,이 가운데 법무부 체류 확인까지 받은 외국인은 15만 5477명뿐이다.법무부 체류 확인까지 받지 못한 7만여명과 4년 이상 불법체류 외국인 8만여명 등 15만여명이 잠재적으로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 최수근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장은 “당장 모든 업종에 걸쳐 획일적으로 단속하기보다는 건설·서비스·유흥업 종사자들은 초반부터 단속해서 최대한 빨리 추방하되 종사자가 많은 제조업은 무단이탈자를 제외하고는 단계적으로 단속한 후 추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전향하러 온게 아니라 이땅에 살기위해 왔다”/“國保法으로 사상·양심 재단 不容” 宋교수, 본지기자에 심경 첫 피력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송두율 교수가 22일 “준법서약서도 폐지된 마당에 전향은 있을 수도 없다.”고 밝혔다.이는 검찰에서 사법처리의 ‘관용’은 전향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처음으로 거부의 뜻을 확실히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송 교수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 접견실에서 기자와 만나 “나는 전향하려고 한국에 온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살기 위해 왔다.”면서 “국가보안법으로 내 사상과 양심을 재단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전향은 더더군다나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전향을 거론하는 것은 전 세계의 평화무드에 역류하는 발상이라고도 했다. 흰색 와이셔츠에 검정색 스웨터 차림의 송 교수는 “세계화를 외치지만 세계화 이전에 먼저 존중돼야 할 것은 인권과 양심”이라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나를 옭아맸던 국가보안법이 하나의 에피소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그는 “국가보안법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지 않은 구습”이라면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호흡으로 예기치 못한 시련을 의연하게 이겨내겠으며,내 사건이 국가보안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유럽연합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를 제기한다고 들었다.”면서 “나의 구속으로 노무현 정부가 타격을 입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후보위원 논란과 관련,“일고의 언급조차 할 필요가 없으며,분명히 말하지만 후보위원인 적도 없었고,활동한 적도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입국 이후 지금까지 최소한의 자기방어도 할 수 없었다.”면서 “내 사건이 우리 사회가 과거에 집착하기보다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오히려 혼란을 던져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송 교수는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국민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구혜영기자 koohy@
  • 여운전자 성희롱 의경 문자 메시지로 붙잡아

    교통 의경이 교통법규를 위반한 20대 여성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8시30분쯤 강남구 삼정네거리 근처에서 서울경찰청 교통기동대 소속 이모(24) 의경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며 차량을 몰던 한모(25·여)씨를 적발했다.그러나 이 의경은 즉석에서 범칙금을 부과하지 않고 한씨의 차량 조수석에 올라탄 뒤 골목으로 차량을 유도해 정차시켰다. 이에 한씨가 “원하는 것이 뭐냐.”고 묻자,이 의경은 5분 동안이나 차량에 머물며 “이쁘시네요.남자가 여자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말했다.불안감을 느낀 한씨는 몰래 남자친구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구조를 요청했고,남자친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의경을 연행했다.경찰 관계자는 “이 의경이 경찰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징계위원회를 열어 일주일 동안 경찰서 유치장에 감금한 뒤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 호송버스 탈주범 4일만에 검거/도주당일 시내활보 자루 숨어 검문 통과

    ‘쇼생크 탈출’은 4일반 만에 끝났다. 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호송버스 도주범 강모(23·무직·전과 6범·상주시 낙양동)씨와 애인 김모(22·여·유아원보육교사)씨가 22일 오후 11시50분쯤 은신해 있던 경북 구미시 강씨의 선배집에서 검거됐다. 강씨는 지난 18일 오전 11시30분쯤 대구지법 상주지원에서 선고공판을 받고 경찰서로 돌아가던 중 호송버스에서 탈출,애인 김씨가 몰고 온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강씨와 김씨는 도주 직후 상주시내 단골 미용실에서 머리손질을 하는 등 3시간동안 숨어있었다.미용실은 강씨 등이 차량을 버린 곳에서 50m밖에 떨어지지 않았으나 경찰은 상주 외곽지 차단에만 치중했다. 강씨는 또 상주시 북천교 다리 밑에서 선배와 4시간 동안 술을 마시는 등 시내를 활보하고 다녔다. 이들은 도주 다음날인 19일 오후 선배의 차를 타고 국도 등을 통해 구미시로 빠져나온 뒤 선배의 집에 은신해 있었다.경찰은 상주시내에서 외지로 빠져 나가는 국도와 지방도 등 19곳에 검문소를 설치했으나,강씨와 김씨는 마대자루에들어가 짐으로 위장했다.강씨 선배들은 김씨의 휴대전화를 상주시내에서 껐다 켰다 해 위치 추적에 혼선을 일으켰다. 앞서 절도혐의로 기소된 강씨는 유치장으로 면회온 애인 김씨에게 “실형이 선고될 경우 달아날 것”이라고 말했으며,김양은 호송차를 뒤따라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강씨 등의 탈주를 도운 김모(25·경북 구미시 신평2동)씨 등 4명을 검거,조사하고 있다. 상주 한찬규기자 cghan@
  • 변협 ‘2002 인권보고서’ / “대용감방·보안법 존속 인권상황 개선에 실패”

    대한변호사협회가 1일 ‘2002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인권상황을 강도높게 비판하자 법무부는 대용감방 폐지 등 대안을 마련하고 주요 쟁점을 반박했다.국가보안법 개정,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부당성,형사소송법 개정 등 주요 쟁점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견차를 보였다. 변협은 인권보고서를 통해 대용감방은 인권 사각지대로 법적 근거도 없이 수십년 동안 운영되고 있다면서 경찰청의 이관 추진에도 법무부는 ‘묵묵부답’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대용감방은 구치소 등 교정시설에 수용해야 할 미·기결수를 수용하는 경찰서 유치장을 말한다.영월,밀양,해남경찰서 등 전국 14곳에 있지만 과밀수용,위생불량,의료지원 부족해 ‘인권유린’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법무부는 “대용감방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올해말까지 충주,제천,통영 등 3개 대용감방을 일선 구치소나 교도소로 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2009년 말까지 나머지 11개 대용감방을 각각 이관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변협은 국제사면위원회 인권보고서를 인용,국민의 정부가 국가보안법 독소조항 폐지를 약속하고도 개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또 국보법은 여전히 비폭력적 정치활동자를 투옥하는데 악용된다면서 우리 정부는 주요 인권분야의 개선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법무부는 “국보법은 국가안전과 생존을 위한 법률로 헌법재판소도 수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다.”면서 “반국가 단체나 활동을 처벌대상으로 하기에 사상 자체를 통제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또 98년 465명에 달하던 국보법 구속자가 99년 312명,2000년 130명,2001년 126명,2002년 131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올해 7월말 기준으로 수감자는 14명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변협은 2001년 개정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이 형사관할권과 군사훈련 분야에서 문제점을 갖고 있다면서 형사사법주권이 과거보다 더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여중생 사망사건처럼 미군들이 무죄판결을 받아도 정부는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포함된 검찰 구속기간 연장,참고인 강제구인제 등이 인권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법무부는 “아직 확정안이 마련되지 않았지만,재정신청 확대 등 피의자·피고인 인권신장을 보장하기 위한 개선내용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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