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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성추행 10년이하 징역형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9일 군에 구치소를 신설하고 영창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군내 가혹행위 금지규정을 강화해 선임병의 ‘얼차려’ 등으로 인한 인권침해를 적극 억제하고, 성추행 행위도 세분화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당정은 이날 여의도 모 호텔에서 협의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군 형법·행형법 개정안을 오는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이은영 제1정조위원장이 밝혔다.이 위원장은 또 “기존 영창의 경우 이름을 ‘군 유치장’으로 바꾸고 전화통화나 미디어 시청, 의료조치를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법안은 군 장병의 상관 폭행치사 등 범죄에 대한 사형 제도를 폐지하는 한편,‘직권을 남용한 가혹행위’로 규정된 기존 가혹행위 범죄에 ‘위력을 행사한 경우’를 포함시켜 ‘얼차려’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추행죄의 경우에도 ‘폭행·협박 및 위계·위력에 의한 추행’ 조항을 신설, 범죄구성 요건을 보다 구체화하고,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가출, 구속, 변사 모두 틀린 경찰

    장례식까지 치른 60대 남자가 뒤늦게 나타나 식구들이 매우 놀랐다는 사연이 며칠전 보도돼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런데 이 웃지 못할 소동이 벌어진 원인이 경찰의 부실한 일 처리에 있었다고 하니 기가 막히다 못해 분노마저 일어난다. 그 경위를 보면, 변사체로 오인된 김모씨는 지난달 6일 절도 혐의로 서울 은평경찰서에 체포돼 이틀 뒤 구속됐으며 한달동안 경찰서 유치장과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다. 한편 가족들은 김씨가 귀가하지 않자 지난달 8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가출인 신고를 하였다. 그후 일주일만에 한강에서 발견된 변사체의 신원을 확인하면서 김씨로 착각, 장례식을 치른 것이다. 참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씨를 구속한 은평경찰서는 가족에게 통보하지 않았고 가출인 신고를 받은 서대문경찰서는 김씨가 인근 경찰서에 수감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 또 변사체를 김씨 가족에게 인계한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문 확인 등 기본적인 신원확인을 도외시했다. 인신을 구속한 은평경찰서, 가출인 신고를 접수한 서대문경찰서, 변사체를 인계한 마포경찰서가 모두 기본업무를 소홀히 한 탓에 멀쩡한 사람이 죽은 사람으로 둔갑하는 해프닝이 일어난 것이다. 경찰 업무의 부실함이 가히 총체적임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경찰은 지난 3월 발생한 항공사 여승무원 피살 사건에서도 희생자 가족의 실종 신고를 무성의하게 처리해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그런데도 가출인·실종 신고를 경시하는 그릇된 풍조가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음이 이번 해프닝에서 재확인됐다. 경찰은 현재 수사권 독립을 요구하며 검찰과 팽팽히 맞서 있다. 경찰이 수사권을 확보하려면 먼저 그에 걸맞은 능력과 성실한 자세를 국민에게 보여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처럼 입이 열개라도 변명하기 힘든 짓을 잇따라 저지르면서 무슨 염치로 수사권 독립을 요구한단 말인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선 내부 기강부터 철저히 바로잡기 바란다.
  • [세상에 이런일이]신혼 첫날밤에 署니?

    30대 여성이 신혼여행을 가려고 비행기를 타려다 사기 혐의로 기소중지된 사실이 드러나 경찰서 신세를 졌다.9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A(37·여)씨는 8일 오후 결혼식을 마치고 광주공항에서 제주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 수속을 하던 중 기소 중지된 사실이 들통 났다. 공항 측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A씨를 경찰에 인계했다.A씨는 2001년 신용카드 빚 1200만원을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기소중지된 사태로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었다. ‘5월의 신부’는 꼼짝없이 첫날밤을 경찰서 유치장에서 보내야 하는 신세가 됐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경찰에서 4시간 만에 풀려났다. 담당 경찰관은 “A씨가 신혼여행을 앞두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최대한 빨리 조사를 마치고 검찰 지휘를 받아 불구속 입건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유치장 수감자 목매 자살

    5일 오전 7시10분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 유치장 4호실에 수감 중이던 송모(29·거제시 일운면)씨가 유치장 출입문에 목을 매 있는 것을 근무자가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이날 유치장에는 경찰관 2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불과 4m 옆에서 수감자가 목을 매는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 유치장 내부의 폐쇄회로TV(CCTV)도 사고 시간을 전후해 17시간 동안 작동하지 않아 폐쇄회로TV 모니터가 설치된 상황실에도 수감자가 목을 맨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다. 마산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발언대] 60년 경찰에 맞는 옷을…/김동자 경찰청윤리계장

    라일락 향기가 향수보다도 좋게 내 코를 스치는 아침이다. 엊그제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 갔다 왔다. 내가 들어서자마자 ‘야 짭새 나타났다.’하며 반가워들 한다. 사실 초등 동창모임은 30년이 지난 중년이 되어서야 만들었기 때문에 처음엔 여간 어색하지가 않았다. 자기 소개들을 하는데 불현듯 나는 ‘짭새’라는 단어를 떠올렸다.‘나 짭새야.’ 라고 소개하는 순간 얼마나 키득거리는지…. 쉬쉬하며 쓰던 ‘대명사’를 당사자가 직접 인용을 하니 우스웠던 모양이다. 그 다음부터는 모두가 거리낌없이 나를 짭새라고 부른다. 비하의 뜻이 전혀 담기지 않은 애칭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한참 오고간 뒤에 짭새 근황은 어떠냐고 누가 물어온다. 이때다 싶어 침을 튀겨가며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 이야기를 시작했다. 힘들게 설명했더니 고작 한다는 이야기가 “그래도 수사에 있어서는 검찰이 형이고 경찰은 동생 아니니? 형만한 아우 없다고 아무래도 형이 낫지 않겠니?” 하는 거였다. 집에서 살림하는 동창 아줌마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애 키우는 이야기를 했다.6살 짜리한테 7살이 할 수 있는 일,8살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번 시켜보자. 처음엔 어려워 할지 몰라도 점차 7∼8세가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이게 된다. 마냥 못 미덥다고 맡기지 못한다면 국가 전체적으로 손해다. 처음엔 좀 크다 싶은 옷을 입혀야 자라면서 알맞게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동창들한테 설명하려다 보니 궁박한 설명이 됐다. 혹여 누군가가 이 글을 보고 ‘임상실험’ 운운한다면 그 또한 속좁은 사람일 것이다. 순경으로 들어와서 올해로 23년째가 된다.15∼16년전 내가 수사과 서무업무를 담당할 때만도 검사가 유치장 감찰을 나올 때면 수사과장 이하 전직원이 현관 앞에 도열했었다. 이제 그런 모습은 옛날 이야기가 됐다. 모든 게 변하고 있다. 광복과 더불어 창설된 우리 경찰이 올해로 60주년을 맞는다. 성숙한 국민에게 성숙한 치안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맞는 옷을 입혀주기를 간절히 기대해 보는 아침이다. 김동자 경찰청윤리계장
  • [누드브리핑] 코끼리에게 물어봐

    “기도 안차는 일이지만 이참에 홍보가 절로 됐으니 좀 봐주십시오.”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코끼리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불안을 자아낸 사건에 대해 서울시설관리공단 간부가 한 말이다. P처장은 난동사고 이튿날인 22일 “아니, 처음엔 보고를 받고도 알아듣지 못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코끼리들이 수영장 터에 지어놓은 막사에서 빠져나왔다는 말인 줄로만 알았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늑대가 탈출했을 땐 무섭게 여겨지는 동물이라 시민들이 대비할 수 있었으나, 코끼리는 좀처럼 구경하기도 힘든 동물이어서 설마 하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몸집이 엄청난 코끼리들이 5시간이나 ‘거리의 무법자’로 돌아다닌 사건은 라오스 조련사들이 수칙을 어겨 빚어졌다고 한다. 원래 코끼리들이 울타리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평일이라 손님이 적어 오후 2시30분 예정된 쇼를 취소한 게 빌미가 됐다.“이 틈을 타 조련사들이 딴에는 홍보를 하려고 했는지, 바람이라도 쐬려는 것이었는지 코끼리를 타고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상상도 못한 사고는 한 시간도 채 안 돼 터지고 말았다. P처장은 “그래도 코끼리 여섯마리 가운데 한 녀석은 경찰서로 걸어들어가 ‘집단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자수했지 뭡니까?”라면서 “그런데, 경찰서 마당 기둥에 묶어놓았다는 말이 유치장에 가뒀다는 소문으로 번져 또다시 배꼽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한 시민은 사건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 19일 대공원을 찾아갔을 때의 경험을 이렇게 귀띔했다.“코끼리 한 마리가 울타리에서 자기 코를 물어뜯는 발작을 되풀이했다. 코끝 20㎝는 벌겋게 물들었고…. 이유를 알게 된 것은 30m 정도 떨어진 옥외공연장에서 폭죽이 터졌을 때. 스트레스 때문인지 휴식시간엔 조용해졌다가 음악이 시작되자 또 코를 물어뜯었다.” L(서울 광진구 구의2동)씨는 “인터넷으로 소식을 접하고도 설마 했는데 집앞 골목길에 배설물이 흩어져 있어 알고 보니 코끼리 소행이었다.”면서 “보기에도 민망할 뿐더러 날씨가 따뜻해지면 냄새도 장난이 아닐 것 같다.”며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진짜 사고원인이 무엇이냐는 의문도 대공원 안팎에서 고개를 들었다. 서울시청 기자실에서는 “먹이를 제대로 주지 않는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미증유의 사건이 벌어졌는데 원인을 제대로 캐낼 수 있겠느냐. 코끼리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코끼리가 유치장에 들어갈 수 있을까?”“코끼리 공연도 있었느냐?”는 등의 말이 오갔다. 홍보 효과를 보긴 본 셈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檢·警의 경쟁적 인권보호 다짐

    검찰과 경찰 등 최근 수장이 바뀐 두 권력기관이 잇따라 인권보호를 다짐하는 약속을 내놓았다. 국민의 공복 신분에도 불구하고 국민위에 군림하여 국민을 한없이 왜소하게 만들었던 두 기관이 인권존중의 시대적 요구에 맞춰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수사권 독립을 놓고 두 기관이 힘겨루기를 하고있는 상황에서 경쟁적 선언에 대한 의구심 또한 고개를 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두 기관은 다짐을 제대로 실천해야 하겠지만 국민이 왜 불신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지도 헤아려야 한다. 추호라도 다른 속내가 있다면 반성할 일이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인권 존중의 선진검찰 구현’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불구속 수사의 최대한 확대, 자백위주의 수사방식 지양, 과학적 증거확보, 형벌에 앞선 설득과 중재의 중요성 등 새 검찰 총수가 역설한 것은 국민이 새시대 검찰상에 줄기차게 요구해 왔던 바다. 제도화를 통한 정착을 기대한다.‘인권검찰’선언이 권력으로부터의 검찰독립 명제를 흐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 있지만 두 가치가 양립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인권 없는 정의 없고 정의 없는 인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어제 발표한 인권보호 종합추진계획 역시 획기적 경찰활동 개선책을 담았다. 밤샘조사 금지, 범죄피해자 정신피해 치료서비스 제공, 피해자와 가해자의 직접대면을 막기 위한 화상대질조사실 설치 등은 그동안 경찰수사에 쏟아졌던 불만을 일거에 풀어줄 수 있는 내용들로 평가된다. 인권침해로 얼룩졌던 유치장 환경도 개선될 모양이다. 그러나 제도들이 실효를 거두려면 일선경찰의 의식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 의식 업그레이드 대책이 없는 것은 아쉽다.‘인권검찰’‘인권경찰’이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수사상의 인권보호는 선진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 두 기관의 인권보호 다짐이 말잔치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 [클릭이슈] 검 · 경 수사권 논쟁

    [클릭이슈] 검 · 경 수사권 논쟁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를 놓고 검찰과 경찰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검·경은 수사권 조정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자 민간인을 참여시킨 ‘수사권 조정자문위원회’까지 구성했지만 여전히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대 쟁점은 수사주체와 지휘권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195조와 196조. 검찰은 “토씨 한 자도 고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개정을 요구하는 경찰은 “독립적인 수사권이 확보돼야 한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수사권 독립을 창설 60년의 숙원으로 여기는 경찰과 수사권을 양보하면 위상이 흔들린다고 우려하는 검찰. 양측 모두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협상 현장으로 들어가 본다. 지난달 28일 자정 경찰청 회의실. 수사권 조정자문위원회 회의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고성이 새어 나왔고, 결국 검·경측 조정위원들은 형사소송법 개정 여부를 놓고 절충안을 내지 못한 채 등을 돌렸다. 양측 인사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9시간에 걸쳐 마라톤 공방을 벌였다. 한 조정위원은 “양측이 타협 없이 서로를 비토하는 상황에서 국민이 납득할 합의안이 나올지 걱정”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검찰vs경찰’ 점입가경 기싸움 지난해 12월 출범한 수사권 조정자문위원회는 검·경이 6명씩 추천한 12명의 민간위원과 양측 인사 1명씩 모두 14명으로 구성됐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놓고 양측이 3개월 동안 벌인 자체 협상이 결렬된 직후였다. 양측 인사가 절반씩 참여하다 보니 회의는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었다. 서로 자기쪽 인사를 세우기 위해 세대결을 벌이면서 위원장 선출부터 삐걱거렸다. 결국 검찰측인 김일수 고려대 교수가 위원장으로 선출됐지만 13차례 회의에서는 줄곧 회의 방식과 회의록 작성을 둘러싼 신경전이 되풀이됐다. 회의록 문구를 놓고 검찰은 사안마다 ‘합의’라는 표현으로 회의록을 정리하자고 주장했지만 경찰이 ‘의견일치’를 내세우면서 한 시간씩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참다 못한 조정위원들은 “미리 문구를 합의해 회의에 나오든지 아니면 위원들이 없는 데서 싸우라.”고 경고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갈등은 상대 기관에 대한 흠집내기로 이어졌다. 검찰측이 경찰 수사의 인권침해 가능성을 제기하자 경찰측은 “검찰이 인권침해 개선을 위해 한 일이 얼마나 있느냐.”고 맞불을 놓는 등 여과없는 격론이 벌어졌다. ●조정위원 앞세운 대리전, 원점에서 맴돌아 이런 상황에서 핵심 쟁점인 형소법 개정 여부를 놓고 조정위원들은 자체적인 절충안을 마련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경찰이 수사권을 민생범죄에 한해 행사하는 대신 선거·공안·마약·조직범죄 등 12개 중요 사건은 검찰의 지휘를 받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황덕남 변호사는 형소법 195조에 경찰을 수사주체로 명기하지 않는 대신 대통령령으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민생 범죄에 한해 위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경찰이 조 교수안을, 검찰이 황 변호사안을 지지하면서 ‘누구의 안을 절충안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위원회는 오는 11일 공청회를 연 뒤 18일쯤 14차 회의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청회도 양측의 이견만 확인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위원들조차도 실효성에는 부정적이다. 한 조정위원은 “검찰은 다른 건 양보해도 형소법 195·196조 조항만큼은 결사 사수를 전략으로 삼았고, 경찰도 배수진을 치고 강경 자세를 고수해 위원들도 양측 입장을 대변하느라 맘고생이 많았다.”고 전했다. ●잘못된 수사 관행은 고치자 검·경을 대표해 나온 조정위원들이었지만 두 수사기관의 문제점은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집중적인 질타를 받은 사안은 내사(內査) 관행. 위원들은 한 해 경찰의 내사가 15만건, 검찰도 5000여건에 달하지만 적절한 규정이나 제한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내사도 정식 수사절차에 편입시켜 수사기록을 남기고 피내사자의 방어권도 보호하도록 권고했으며, 두 수사기관도 동의했다. 검·경의 유치장 감찰 방안에도 위원들은 ‘야간 불시감찰’이라는 제3의 방안을 권고했다. 민간 조정위원회를 꾸리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은 아닐까. 검·경의 수사권 조정 협상은 결국 뚜렷한 합의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직 논리를 앞세운 ‘그들만의 협상’은 정작 사법서비스의 수요자인 국민들에게서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박동섭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남편 전처의 딸이 돈 요구 행패

    저는 1988년 결혼해 남편과 행복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미국에서 돌아왔다는 20대의 젊은 여성이 남편의 전처 딸이라고 하면서 행패를 부립니다. 한번은 술을 마시고 찾아와 “아버지의 돈을 내놓아라. 그 많은 재산은 다 어떻게 했느냐.”면서 거실의 유리창을 깨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막을 길은 없을까요. 하지만 형사고소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또 이런 것이 남편을 상대로 이혼청구를 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는 없을까요. -김인숙(가명)- 접근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 신청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일반 민사소송절차로 신청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청하는 것입니다. 남자대학생이 어떤 여학생을 일방적으로 좋아해 편지나 이메일을 보내고, 계속 전화를 걸고, 뒤를 따라 다닌다든지, 집 앞에서 일정한 시간에 기다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서로 좋아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여학생은 싫어하는데 남학생만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좋아해 ‘스토킹’을 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이 경우 그 남자의 친구를 동원하여 말리는 길도 있지만, 역시 어렵다면 민사신청으로 “홍길동은 ○○○에게 100m 이내의 접근을 금지한다.”는 신청을 내면 법원에서는 당사자를 소환합니다. 그리고 담당판사가 신청인의 진술과 상대방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고, 접근금지명령을 내립니다. 이런 결정을 받고도 위반하면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할머니가 재산이 많아 장남이 자기에게 유리한 유언을 받아내려고 평소와 달리 어머니에게 잘 대하고 나아가 다른 형제자매를 일절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딸들이 “오빠가 어머니를 만나지 못하게 한다. 나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싶다.”고 호소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면접교섭 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가족간의 접근금지 신청은 가족의 일원이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가정생활의 평온을 깨트릴 때 사용됩니다. 인숙씨의 경우처럼 딸은 인숙씨의 1촌의 인척(배우자의 혈족)이고, 친족이므로 서로에게 일정한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딸은 아버지의 재산에 대하여 현재 청구할 권한은 없지만 생계유지가 곤란하다면 아버지를 상대로 부양청구를 할 수는 있습니다. 만일 같이 살고 있었다면 계모인 인숙씨와 딸 사이에도 서로 부양할 의무가 있습니다. 인숙씨가 남긴 재산에 대하여 그 딸이 상속할 권리는 없고, 딸이 남긴 재산도 인숙씨가 상속할 수 없음은 마찬가지입니다. 인숙씨가 딸을 상대로 접근금지신청을 하려면, 주소지 관할 수사기관에 고소하고 동시에 접근금지를 신청해야 합니다. 신고를 받은 사법경찰관은 폭력행위가 진행되고 있다면, 즉시 현장에 출동해 폭력행위의 제지, 행위자와 피해자 분리, 범죄수사 등을 합니다. 이런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폭력행위가 재발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검사는 가정법원에 임시조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정법원은 행위자를 피해자의 집이나 방으로부터 퇴거 등 격리, 피해자의 집·직장 등에서 100m 이내의 접근금지, 병원 등 기타 요양소에 위탁, 경찰서 유치장·구치소에 유치 등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판사로부터 접근금지결정을 받으면 행위자는 피해자와 항상 100m 밖에 있어야 하고 같이 살 수는 없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바로 구속됩니다. 접근금지결정은 사실 상당히 가혹한 최후의 수단인 만큼 가족의 건강, 가정의 평화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신청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딸의 행동이 남편에 대한 이혼사유가 될 수 있는가는 남편이 혼인 당시 전처와 딸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아내에게 알렸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를 알리지 않고 느닷없이 전처의 딸이 나타나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행패를 부리는데도 남편이 수수방관하거나 딸의 편을 든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사설] 과태료 체납에도 구치소 보내나

    정부가 상습·고액 과태료 미납자에 대해 체납가산금을 77%까지 물리고 법원 판결을 통해 최고 30일간 감치(監置) 조치할 수 있도록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을 만든다고 한다. 주차위반, 생활폐기물 무단투기 등에 부과되는 과태료는 2002∼2003년 총 3900만건(2조 2500억원)에 이르렀으나 집행률은 50%에 불과하다. 과징금(집행률 84%)·범칙금(83%)에 비해 크게 저조하다. 그러다 보니 과태료는 ‘안 내도 그만’이라고 인식돼 돈이 있으면서 고의로 체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행정기관들은 현행 법규상 체납자에게 가산금을 물릴 수도 없고 부과 시효도 없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정부가 이런 미비점을 보완해 사회질서를 바로 세우겠다는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과태료 부과 건수가 그렇게 많고 상습체납자가 부지기수인 점은 국민 의식수준의 문제로,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그렇더라도 악질 체납자를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집어넣어 버릇을 고치겠다는 발상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법적 절차를 거쳐 강제징수의 최종 수단으로 쓰겠다지만 그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소지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과태료를 안 낸 사람은 형사범이거나 경범죄를 지은 게 아니라 국가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뿐이다. 신용사회에서는 인신구속이 아닌 경제적 제재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입법예고에도 들어있듯이 상습체납자에 대해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여 신용불량을 경고하거나, 시효경과 후 재산압류 등으로도 얼마든지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체벌보다는 징수기법의 개발로 집행률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
  • 과태료 체납자 유치장 간다

    과태료 체납자 유치장 간다

    “과태료 쯤이야….”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오랫 동안 내지 않다간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갇힐 수 있다. 법무부는 24일 행정법규를 어겼을 때 부과되는 과태료를 고의적으로 장기간 내지 않는 체납자들을 강제구금하는 내용 등을 담은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을 입법예고했다.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3월쯤 국회에 제출돼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행된다.50% 수준에 불과한 과태료 징수율을 높이려는 것이 목적이다. 법안에 따르면 1년 이상 또는 1년에 3번 이상 과태료를 체납한 사람 중 과태료 납부능력이 충분한 데도 고의로 내지 않은 사람은 재판을 통해 최대 30일까지 감치할 수 있다. 감치란 재판장 직권으로 대상자를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치소 등에 가둘 수 있는 제도다. 과태료 장기·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감치는 행정기관의 신청에 의해 검사가 청구하면 법원이 결정한다. 과태료를 내면 즉시 석방된다. 법무부는 고액체납자의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해 엄격한 요건을 갖추겠다고 했으나 재야 법조계에서는 “행정법규 위반자를 강제 구금한다는 발상 자체가 행정편의주의적이고, 인권침해 소지가 다분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법안은 이와 함께 과태료 체납자는 신용정보기관에 관련 자료를 제공, 신용평가에 반영토록 했다. 인·허가 사업체 경영자가 체납하면 관련 단체나 기관에 허가정지나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또 앞으로는 지방세와 마찬가지로 60개월간 최고 77%의 가산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과태료란 과태료는 흔히 주정차 위반, 과속운전, 불법 광고 부착행위 등 비교적 가벼운 법규 위반에 대해 부과된다. 생활 폐기물 무단투기(100만원 이하), 그린벨트내 미신고 건물개축(500만원 이하), 독점규제법 위반행위 조사 거부(2억원) 등도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부과 대상 위법행위만 1900여개에 이른다. 주정차위반의 경우, 경찰 단속에 걸리면 범칙금이 부과되지만 구청공무원 등은 과태료를 부과한다. 과속운전의 경우도 무인카메라에 찍히면 차량소유주에게 과태료가 부과되고, 운전자가 현장에서 적발되면 범칙금을 내야 한다. 노역장 유치(벌금)·행정처분(과징금)·즉심회부(범칙금) 등 납부하지 않았을 경우 내려지는 ‘제2의 제재’ 수단이 과태료에는 없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깔깔깔]

    ●‘V’의 의미 친구가 밤늦게 영등포에 급하게 볼일이 생겨 전철을 타러 갔는데 막차로 구로행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친구는 전철을 탄 뒤 구로에서 내려 택시를 타러 갔다. 짧은 거리라서 그런지 택시들이 서지 않았다. 옆 사람을 보니 손가락 검지와 중지를 펴들고 “더블”을 외치고 있었다. 친구도 따라서 ‘V’자를 그리며 택시를 잡았다. 그러나 그 친구는 택시를 타고 나서야 돈이 얼마 없는 걸 알게 되었다. 친구는 손가락을 아까의 모양을 유지한 채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 “기사님, 영등포까지 2분 만에 가주세요.” ●살려주세요 한 남자가 파출소로 뛰어들어왔다. 남자 : 저를 어서 유치장에 가두어 주세요, 제발. 저는 제 마누라를 때리고 왔습니다. 경찰 : 그래서요? 죽었습니까? 남자 : 그렇다면야 제가 이렇게 ‘보호’ 요청을 하겠습니까?
  • 지자체 생활사범 단속업무 ‘스톱’

    지자체 생활사범 단속업무 ‘스톱’

    ‘이젠 자치단체가 맡아야 한다.(경찰)’‘우린 아직 준비가 덜 됐다.(지자체)’ 지난해 7월 대구 수성구는 불법 음란 전단물 배포와 관련,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가 거절당했다. 행정법 위반 사범에 대한 수사기능이 자치단체로 이전됐으니 수성구가 직접 조사를 해 검찰로 송치하라며 사건 접수를 반려한 것이다. 대구 달서구도 식품사범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이 이를 돌려보내자 책임 시비를 우려, 또다시 ‘등기’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겉도는 단속 경찰은 지난해 5월 특별사법관리 집무규칙이 개정돼 환경, 위생, 교통분야 수사기능이 자치단체에 이전된 만큼 당연히 자치단체가 수사를 떠 맡아야 한다며 자치단체의 요청을 모두 거절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 자치단체는 수사기능만 이전됐지 뒤따라야할 자치단체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 실무교육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상 수사기능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버티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자치단체와 경찰은 지난해 연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자치단체의 고발을 받아 주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광주지역 등은 지난해 7월부터 경찰이 고발장을 접수하지 않았다. 올들어 대구 등 전국의 기초 자치단체는 경찰이 더 이상 고발장을 접수하지 않기로 해 자체적으로 특별사법경찰관리를 배치했지만 담당공무원들은 ‘수사는 능력밖의 일’이라며 대부분 소극적인 자세다. 자치단체 대부분은 본격적인 수사업무 수행을 위한 조사실을 설치하지 않았다. ●부실 교육이 문제 특별사법경찰관리로 배치된 공무원들은 지난해말 검찰과 경찰로부터 하루 2∼3시간씩 일주일간 수사절차 및 조서작성 요령, 인권보장, 품위유지 등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공무원들은 “짧은 교육 탓인지 수사업무에 도무지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 달서구 관계자는 “평소 전문분야가 아닌데다 한차례의 교육으론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수시로 형사소송법 등을 뒤지고 있지만 실무에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또 대구 중구 관계자는 “수사능력도 없는데 무조건 업무를 떠 넘기는 것이 문제”라며 “단속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들은 올들어 단속업무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분위기다. 대구 서구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단속을 할 경우 수사업무가 늘어나게 돼 수사능력이 숙련될 때까지는 단속 자체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수사기능 이전으로 국민의 식생활과 직결돼 있는 식품·위생사범 등에 대한 단속업무가 겉도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 참여연대 관계자는 “준비 부족으로 앞으로 자치단체의 단속업무에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주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식품 위생사범 단속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안은 없나 시민단체들은 “일방적인 전달식 수사교육보다 행정공무원이 수사 경험을 쌓도록 일정기간 경찰에 파견근무토록 하는 등 경찰과 자치단체가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자치단체의 전문성 결여와 준비부족 등을 들어 자치경찰제가 도입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경찰이 예전처럼 수사기능을 계속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2006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중인 자치경찰제가 실시되면 어차피 이들 수사업무는 자치경찰이 맡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지난해 9월 마련한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에는 현재 기초자치단체에 부여한 보건, 위생 등 20여개 특별사법경찰권을 자치경찰이 맡도록 하고 있다. 이외호 대구시 위생과장은 “수사 업무의 전문성과 특수성 등을 감안, 자치경찰제가 도입될 때까지 경찰이 수사기능을 계속 맡는 것도 시행착오를 줄이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고소, 고발, 진정사건이 갈수록 늘어나는데다 경찰 고유의 치안업무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자치단체 고발사건 등을 받아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성환 대구 서부경찰서 조사계장은 “자치단체가 단속 계획의 수립부터 현장 조사후 검찰 송치까지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하면 단속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면서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그때 다시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교통행정과 신계장의 호소 “기소중지자가 도망갈까봐 오줌 한번 못 누고 곧바로 데려왔어요.” 대전 대덕구 교통행정과 신철용 계장은 12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로부터 차량을 무단 방치한 혐의로 기소중지된 김모(36)씨를 체포했다는 연락을 받았던 지난해 9월 초를 잊지 못한다. 당시 신 계장은 난감했다. 호송차량은 구청 차량이면 되겠지만 수갑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인근 경찰 지구대에서 빌렸다. 경찰이 동행해 줬으면 하고 바랐지만 오불관언이었을 뿐. 별 수 없이 이날 오후 4시쯤 동료 직원 3명과 함께 상경, 동대문서로 찾아갔다. 김씨를 인계받은 신 계장 등은 휴게소에 한번 들르지 못하고 곧바로 대전으로 내려와 동부경찰서 유치장에 넣었다. 별도 수감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밤 11시를 넘긴 시간이었다. 신 계장은 “전과 20범이 넘는 사람을 데려오려니 무척 무서웠다.”며 “시간이 너무 늦어 조사는 다음날 유치장에 다시 가서 받았다.”고 말했다. 신 계장은 “낮에 가면 대부분 없고 밤에 가면 아이를 시켜 ‘아빠 없어요.’라며 문을 열어주지 않아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소재지가 추적되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선다.2003년 7월에도 태모(34)씨를 체포했다. 태씨는 덕암동에 승용차를 버려 기소중지됐었다. 경험이 없고 무서워 경찰을 설득, 동행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신 계장은 “기소중지자는 조사도 대부분 경찰서에서 하고, 수갑도 경찰로부터 빌리고, 전과조회도 경찰에서 한다.”면서 “구청에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전화로 출석요구를 하면 ‘너희들이 멋대로 폐차하고 왜 벌금까지 내야 하느냐.’고 큰소리치는 등 영이 서지 않는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이런 험한 일을 하다 보니 교통 관련 부서는 구청 직원 사이에 기피부서로 통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대덕구는 1000건의 무단방치 차량을 적발, 이 가운데 244명을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직원 2명이 무단방치 차량 단속을 맡고 있다. 이들에게는 검찰이 신분증을 발급하고 있다. 차량 무단방치로 검찰에 송치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식약청등 성공사례 현재 특별사법경찰관리제도를 실시중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은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사전교육과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수입농산물 단속에 특별사법경찰관리제를 활용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 1998년 특별사법경찰관리제를 처음 시작했을 때 조서작성이나 수사요령 등을 몰라 어려웠지만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아 현재는 제도운용에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도입 초기 예상됐던 단속업무 공백과 같은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피의자의 전과조회 등 관련 정보도 지방검찰청을 통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며 예상되는 우려를 일축했다. 특별사법경찰관리제를 이용해 불량·위해식품사범을 적발하고 있는 식약청 관계자는 “새로운 수사기법을 배우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교육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시로 검찰 수사관 등을 초빙해 수사실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경찰이나 검찰에 담당공무원을 보내 1개월 이상 수사실무를 배우기도 한다는 것이다. 관련 교육을 받은 서울시 한 자치구 관계자는 “관련 공무원들을 지방검찰청에 모아 놓고 3∼4시간 교육을 실시한 것이 전부였다.”면서 “관련 업무를 맡는 검사들이 수사요령 등을 교재를 이용해 강의했지만 짧은 교육시간 때문에 효과는 별로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진행된 교육은 행정직 공무원에게 하루아침에 수사관련 업무를 파악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홍익대 법학과 김성태 교수는 “업무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사실무를 익힐 여유없이 특별사법경찰관리제가 시행된다면 상당기간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특별사법경찰관리제도란 검사장이 지명하는 행정공무원이 특정한 직무의 범위 안에서 단속계획의 수립, 단속, 조사, 송치 등의 업무를 모두 맡아 수행하는 제도. 형사소송법 제197조에 근거, 경찰 등 일반사법경찰관리의 수사권이 미치기 어려운 삼림, 해사, 전매, 세무, 군(軍), 교도소 등 특정지역 및 시설에 대한 수사나 조세사범, 마약사범, 관세사범 수사시 전문가에게 수사권을 위임하는 제도다.
  • [25일 TV 하이라이트]

    ●한강수 타령(MBC 오후 7시55분) 나영은 강수에게 계약금으로 받은 돈을 보여주며 기획사와 계약을 했다고 자랑한다. 한편 준호는 가영의 회사 팀장에게 가영이 약혼식을 안했다는 것을 확인한다. 가영은 출근 준비를 하다가 우연히 박사장이 엄마에게 하는 얘기를 듣게 된다. 단옥의 과거를 알게 된 가영은 깜짝 놀라는데….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겨울, 원주가 뜨끈뜨끈하다. 참숯 가마의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강원도 원주. 참숯에 지지는 건 삼겹살뿐만이 아니다. 뜨끈한 찜질방에 누워 있으면 겨울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열기가 전해지는 현장으로 함께 떠나본다. ●꿈은 이루어진다(EBS 오후 5시10분) 사람의 후각을 대신해서 냄새를 맡아주는 시스템, 전자 코. 단순한 알코올 농도 측정부터 센서를 달고 사람 몸속에 들어가 위에 있는 헬리코박터 균을 냄새를 이용해 찾아낸다. 또한 식품과 음식이 얼마나 부패되었는지를 30초 내에 감별해내는 차세대 감각센서 응용기술의 집합체이다. ●러브 인 그리스(iTV 오후 9시5분) 혜민은 대위와 함께 미령의 집에 들른다. 미령은 은기의 기사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하는 한편 양평이 받은 쪽지를 누가 준 것인지 묻는다. 결국 미령의 목적이 이걸 확인하려는 것이었음을 안 혜민은 자신이 그랬다고 대답하고 양평은 그런 미령에게 화를 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상렬은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는 것이 심심해서 휴대전화 폰팅을 한다. 상대방은 전화 통화만 오랫동안 하고 약속 장소에는 나오지 않는다. 상렬에게는 엄청난 전화비가 정보이용료로 나온다. 데이트 상대가 되어 주겠다고 정보이용료만 받은 폰팅업체는 사기죄가 성립되는지 확인해 본다. ●부모님 전상서(KBS2 오후 7시55분) 창수는 수아를 데리고 있고 싶어 하지만 수아의 직선적인 말에 호되게 한 방 얻어맞고 수아와 같이 살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혼 준비를 하면서 점점 창수의 비겁한 면이 드러나고 성실은 돈으로 압력행사를 하는 창수를 보며 비참함과 굴욕감에 치를 떤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홍기는 자신을 유치장에서 빼준 박강호의 존재를 추적한다. 정우는 경찰서에 가느라 해인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 맘에 걸려서 사과하는 의미로 해인에게 근사한 저녁을 사준다. 한편 동자는 춘보의 가창력을 높인다며 군대와 맞먹는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는 데 정신없다.
  • [씨줄날줄] 주정뱅이 구금법/우득정 논설위원

    18년 전 초겨울 새벽, 야근을 마치고 경찰서 기자실에서 막 눈을 붙이려는 순간 허리에 찬 삐삐가 요란스럽게 울렸다. 회사로 전화하니 내근하는 선배가 ‘술통 배달’을 지시한다. 술통은 ××경찰서에 보관돼 있단다. 목구멍까지 치밀어오르는 욕설을 간신히 참으며 새벽길을 질주해 경찰서에 들어서니 당직 형사가 ‘저런 꼴통은 처음 봤다.’며 넌더리를 낸다. 형사가 눈길로 가리킨 유치장 안에는 창살에 연결된 수갑을 한 손에 찬 술통이 경찰서가 떠나가도록 소리를 질러댄다. 어르고 달랜 끝에 차에 태워 집에 배달해주고 나니 어느새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 1년 전쯤이었던 것 같다. 대학 동기녀석이 급히 찾는다. 지방에 있는 동기가 가정파탄 일보 직전이라며 동기회 총무인 내가 나서야겠다고 채근한다. 사연인즉 평소엔 멀쩡하다가도 술만 마시면 가재도구를 부수더니 이젠 집사람에게 손찌검까지 한단다. 대학에 다닐 때 술에 취해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방뇨하고, 전봇대마다 붙잡고 알아듣지도 못할 말들을 주절거려 오가는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됐던 녀석이니만큼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속담부터 떠올랐다. 망설임 끝에 전화를 했더니 누가 그 따위 유언비어를 퍼뜨렸느냐며 펄쩍 뛴다. 닭발 내미는 것도 예전의 그 버릇 그대로였다. 6년 전 겨울, 지금은 정부 산하단체장인 중앙부처 국장 K씨,L군과 함께 목젖까지 찰랑대도록 퍼마셨다. 소주 한병만 넘어서면 반말에 육두문자를 거침없이 쏟아내던 L군이 용하게도 정신을 놓지 않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판단한 것이 실수였다. 택시를 잡기 위해 잠시 방심한 틈을 타고 L군이 길가던 한 청년을 신나게 두들겨 패고 있었다. 건방지게 보였다는 것이 본인의 주장이었다. 경찰서에 끌려가 조서를 꾸밀 때도 ‘5∼6대 때렸다.’며 나름대로 호의를 표시하는 형사에게 ‘50∼60대 때렸다.’며 바득바득 우겨댔으니…. 폭력전과 하나에 벌금 100만원의 처벌을 받고도 몇달 후 다시 음주무용담이 소문을 타고 전해졌다. 하지만 이렇듯 호기를 부렸던 주정뱅이들에게 머지않아 족쇄가 채워질 것 같다. 경찰청이 각국의 사례를 종합한 ‘주취자(酒醉者)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행여 주정뱅이들이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 소원을 내려나.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만취자 공공장소 소란땐 구금 ?

    술에 취한 사람의 범죄와 소란 등을 예방한다는 이유로 경찰이 인신을 구금할 수 있는 법률을 추진하고 있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 혁신기획단은 26일 음주로 인한 범죄를 예방하고 술 취한 사람 처리에 따른 경찰력 낭비를 막기 위해 ‘주취자(酒醉者) 보호등에 관한 법률(가칭)’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이 생기면 공공장소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는 사람이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을 경우 경찰이 연행, 경찰서 내 안정실에 최장 24시간 동안 격리, 강제수용할 수 있게 된다. 경찰은 사안에 따라 술취한 사람을 구금한 뒤 1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과료에 처하도록 하고, 이들을 보호하거나 규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무과실 손해에 대해서는 직무 수행자가 책임을 지지 않도록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는 경찰서 내 주취자 보호소 운영이 경찰 훈령에만 언급돼 있어 법적 구속력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면서 “법이 제정되면 논란은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특히 “만취 상태의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고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있어 이같은 법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1년 198만여건이던 전체 범죄는 지난해 191만여건으로 줄었으나 취중의 범죄는 같은 기간 58만여건에서 66만여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취중의 범죄 중 강력·폭력 사건이 43%에 달했으며 공무집행방해도 전체 공무집행방해 사건의 49%를 차지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영장주의 원칙과 인권보호에 역행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현행 경범죄 처벌법이나 형법으로도 공공장소 난동자 등은 충분히 처벌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행정편의만을 고려해 재량권을 남용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국장은 “영장조차 없이 구금하겠다는 것은 헌법상 영장주의에도 명백하게 위반될 뿐 아니라 인권침해의 소지가 많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은 “아직 추진 단계인 만큼 인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규정 마련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국에서는 주취 상태의 범죄를 강력 단속하고 있다. 영국은 취중 소란ㆍ난동자를 연행, 경찰서 유치장에 최대 36시간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프랑스는 공공장소에서 만취 상태에 있는 자에게 3000유로(한화 340만원)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강단서는 송두율 “아직도 삶 옥죄는 국보법”

    강단서는 송두율 “아직도 삶 옥죄는 국보법”

    “다음주부터 꿈에 그리던 강단에 섭니다.” ‘해방 이후 최대의 간첩’으로 불렸던 송두율(61·독일 뮌스턴대) 교수. 지난 21일은 송 교수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지 1년째 되는 날이다.22일 독일에서 ‘1년의 감회’를 전하는 송 교수의 안부 인사는 의외로 소박했다. ●‘간첩’에서 ‘교수’로 맞는 특별한 가을 송 교수는 지난 7월22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지 보름만에 독일 자택으로 돌아와 긴 휴식을 가졌다고 한다. 두 달 동안 독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도 하고, 틈틈이 강의준비도 하면서 지난주에는 석방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가족들과 지중해로 휴가도 다녀왔다는 것이다. 독일 현지에서 도움을 준 지인들을 만나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일정이었다. 지난 12일은 송 교수의 61번째 생일이었다. 송 교수는 “하마터면 감옥에서 환갑을 맞을 뻔했는데 이렇게 자유의 몸으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뒤늦은 축하’를 전하는 기자에게 환하게 답했다. 송 교수는 전화 인터뷰 내내 밝은 목소리였다. 수감생활로 도졌던 고혈압도 많이 나아졌고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송 교수는 “저녁이면 이곳 베를린 집 앞에서 단풍이 물든 가을 풍경을 보는 여유를 가진다.”면서 “지난해 가을에는 서울구치소에서 법원으로 재판받으러 가는 호송차 안에서 은행잎만 봤는데….”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1년의 감회를 떠올릴 때는 부인 정정희 여사가 대신 말을 잇기도 했다. 정 여사는 “이 양반 혼자 감옥에 두고 지난 4월에 잠깐 독일에 왔을 때 베란다에 코스모스씨를 심어두었더니 저 혼자 잘 자라 지금은 온 집안이 코스모스로 가득찼다.”고 전했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변치 않는 숙원 그러나 이들 부부에게는 환갑도, 붉은 단풍도,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도 여전히 ‘낯선 여유’였다. 국가보안법이 그들의 삶을 아직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송 교수가 집행유예로 풀려나기는 했지만 선고 당시 ‘반국가단체 잠입·탈출’ 부분에서는 유죄를 면하지 못했던 터였다. 이와 관련, 송 교수 변호인단은 그의 석방 직후 대법원에 낸 상고 이유에 답변서를 제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런 탓에 송 교수는 국내에서 국가보안법 논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거듭해서 물었다. 순간 지난해 송 교수가 구속되기 직전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기자에게 털어놓은 ‘최후 진술’이 떠올랐다.“나는 전향하려고 한국에 온 게 아니다. 나로 인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고 그래서 우리 사회가 좀 더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지난 8월6일 출국에 앞서 “관용과 상생을 바탕으로 한 우리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실현하는 데 내 사건은 분명히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남기고 간 말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향한 그의 일성(一聲)이었다. 송 교수의 ‘구속 1년’ 화두 역시 ‘국가보안법’이었다. 독일에 건너가서도 매일 인터넷을 뒤지며 국가보안법 논쟁을 지켜보고 현지 언론과 대학 초청 인터뷰에서도 국가보안법은 빠지지 않는 주제였다. 송 교수는 최근 열린우리당이 확정한 ‘형법보완안’에 대해 “아직 분단사회의 최면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정치권이 폐지 불가의 이유로 주장하는 ‘안보 공백’과 ‘국민 불안’은 수십년 전부터 외쳐온 해묵은 논리 아니냐.”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한번으로는 흡족하지 않다” 송 교수는 최근 자서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보낸 지난 1년을 고스란히 담는 작업이다. 강의가 끝나는 내년 2월5일 이후쯤이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송 교수는 “아직도 서울은 낯선 외국 같은 땅이지만 45년만에 찾은 광주와 40년만에 밟은 제주도의 흙을 잊지 못한다.”면서 “‘Einmal ist kein Mal(한번으로는 흡족하지 않다.)’이라는 독일 말이 있다. 두번째, 세번째로 계속 이어지는 고국과의 뜨거운 만남을 반드시 기약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남은 생애도 우리 사회의 완전한 민주화를 위해 일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절도범 잡은 문어

    빈집에 들어갔던 절도범이 냉장고에 있던 소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마시다 취해 버려 결국 경찰서 유치장에서 해장을 하는 신세가 됐다. 경찰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쯤 배모(45)씨는 남제주군 성산읍의 한 민박집에 침입했다. 배씨는 먼저 집주인의 여자용 손목시계를 챙긴 뒤 다른 물건을 찾던 중 냉장고 안에 있던 소주와 삶은 문어를 발견했다. 배씨는 ‘본분’을 망각한 채 문어를 안주삼아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해질 무렵까지 앉은 자리에서 소주 3병을 마신 배씨는 곧 만취했고, 마침 집으로 돌아온 집주인의 신고로 붙잡혔다. 경찰에서 그는 “쉬려고 민박집에 들어갔다가 소주와 안주가 있어 마셨을 뿐”이라고 변명했지만, 주머니 속에 숨겨놓은 시계가 나오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비싼 양주의 유혹을 못 이기고 취해 현장에서 붙잡혔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소주를 마시고 잡히는 일은 흔치 않다.”면서 “어딜 가나 술이 문제”라고 말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이날 배씨에 대해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메트로 탐방] 한마디-나옥주 서장

    [메트로 탐방] 한마디-나옥주 서장

    “인권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치안행정의 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수원남부경찰서 나옥주(52)서장은 “유치인들의 인권은 물론 자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인성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경찰서 유치장을 인권 사각지대로 인식하고 있다.”며 “유치인을 상대로 도인(導引)체조를 실시한 이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경찰서 가운데 유일하게 도입한 도인체조는 매일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가량 실시된다.유치인 30∼40명이 참여해 체력보강운동과 명상의 시간,인성교육 순으로 진행된다. “대부분의 유치인들은 죄의식이 없거나 자신의 처지에 큰 불만을 갖고 있어 자해나 자살 등 불상사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이들을 감싸안을 수 있는 사랑이 필요합니다.” 수사1계 김성환 경위의 지도아래 실시되는 도인체조를 통해 유치인들은 현실을 인정하고 경찰에 대한 적대감을 버리는 등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 이곳을 거쳐간 한 조직 폭력배 두목이 “이런 경험은 처음이며 인성교육을 할 때는 한없이 눈물이 나왔다.”면서 조직에서 손을 떼겠다고 다짐하는 등 범죄인들의 교화에 큰 효과를 발휘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유치인들의 복장도 개선했다. 피의자들이 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갈 때는 포승줄이 드러나지 않도록 상의를 걸치고 흰 고무신 대신 자신의 신발을 신도록 배려해 주고 있는 것이다. 나 서장은 “법원 주차장에서 실질심사장까지 50m를 포승줄에 묶여 고무신을 신고 걸어가면 누구나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며 “경찰의 작은 배려가 유치인들에게 큰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한달간 실질심사를 받은 유치인 137명 중 114명(83.2%)이 개선 방법이 좋다고 응답했으며,특히 여성의 경우 응답자 전원(13명)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올 상반기 혁신평가,음주운전 단속,사이버범죄수사실적,상반기 마약사범 검거실적 등 4개 분야에서 도내 1위를 기록하는 등 능동적인 치안활동을 전개해 7명의 특진자를 양산했다. 1982년 간부 30기로 경찰에 입문한 나 서장은 전북 순창서장,부산청 생활안전과장,경기청 교통과장 등을 거쳤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유영철 단식투쟁?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연쇄살인 피의자 유영철이 서울 영등포구치소로 이감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유영철의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동호) 관계자는 “유영철은 검찰로 송치돼 첫 조사를 받은 26일 저녁부터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며 “‘영등포구치소로 이감시켜 주고,수사 검사도 바꿔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유는 ‘입맛이 없다.’는 이유로 물 한모금 입에 대지 않고 있으며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는 구속후 10일간 경찰조사를 받는 동안 다른 수감자들을 볼 수 있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생활하다 검찰 송치 뒤에는 서울구치소의 독방에 수감돼 출퇴근 조사를 받고 있다.무료 변호를 자청한 차형근 변호사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이감 요청을 했다.그러나 검찰은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유영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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