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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치원 3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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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학 혁신하려면 ‘공영형 사립대학’ 즉시 추진해야

    사학 혁신하려면 ‘공영형 사립대학’ 즉시 추진해야

    연세대와 홍익대에 대한 교육부의 감사 결과가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부가 대학 설립 이후 한 차례도 감사를 받지 않은 사립대학 16곳을 선정해 감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차로 두 대학의 감사 결과가 발표된 것인데 입시비리, 학사비리, 회계비리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국민 모두가 선망하는 명문사학이 받아 든 초라한 감사 성적표를 둘러싸고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고 대학생은 냉소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이것이 연세대와 홍익대만의 문제일까. 이 결과 발표를 보면서 수십 년 된 역사지만 질기게도 안 바뀌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우리 모두의 삶에서 가장 가까이 있고 매우 근본적인 이야기이면서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이야기,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 같지만 실상은 잘 모르는 이야기를 재론할 수밖에 없다. 바로 교육 이야기다.●헌재 “사학, 공교육 체제 떠받치는 두 축” 판시 우리나라 고등교육에서 사립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6.5%나 된다. 이 수치는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나라 고등교육에서 사립대학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반대로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역할이 매우 작다는 사실도 의미한다. 각급 교육에서 사립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초등학교 2% 이하, 중학교 11%, 고등학교 41%인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고등교육 분야에서는 국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대학의 큰 흐름은 유럽에서 시작됐는데 원칙적으로 국립이다. 유럽에 사립대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예외적이고 특수한 존재다. 국립 중심의 대학이 식민지 시대에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사립대학으로 발전했고 미국이 사학의 원조가 됐다. 미국 대학의 경우 학교 수로는 사학이 60%지만 학생 수로는 40% 정도니 우리나라 사학의 비중은 미국의 두 배 수준이다.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비중이 엄청나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학의 비중 자체가 본질적인 것은 아니다. 나라마다 역사가 다르고 발전 과정이 다르니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우리나라처럼 고등교육에서 사립대학의 비중이 높다고 덮어놓고 나쁘다고 말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가난했던 시절에 국가가 못한 고등교육의 책무를 민간에서 맡아 준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질 일이다.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이든 다른 이유든 국가가 방관하는 상황에서 민간이 나서 주어 그나마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사학의 어두운 역사가 길을 막는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역사는 사학의 역사인데, 그 역사를 사학비리의 역사라고 말하면 지나친 비판일까. 건강한 사학의 수고를 감안한다면 서운할 대학들도 없지 않겠다. 하지만 사학비리의 역사에 이름을 올렸거나 지금도 이름이 올라 있는 수많은 문제 대학들의 존재를 감안한다면 결코 지나치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드러난 사학비리까지는 아니더라도 학교를 비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사학들이 적지 않다는 현실적인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최근 세종대, 백석대, 백석예술대에 대한 교육부의 감사 결과도 발표됐다. 교육부는 백석대 총장을 파면하고 세종대 이사 전원을 해임할 예정이라고 한다. 교육부와 구(舊)재단 사이에서 지루하게 재판을 이어 오던 경주대의 경우, 최근 교육부가 재판에서 승소함으로써 임시이사 파견의 정당성이 확인됐다. 수원대는 이사 해임을 둘러싸고 교육부와 구재단이 수년째 법정투쟁을 이어 오는 중인데 조만간 선고가 예정돼 있다. 청암대도 이사 교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명지대에는 이미 임시이사가 파견됐다. 이것은 언론에 보도된 일부 사례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고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사립 초중고에도 문제가 많은데 특히 사립 고등학교가 심각하다. 이 문제가 유치원으로까지 확산돼 최근 유치원 3법이 개정됐다. 지금은 기억에서 사라지다시피 했지만 80년대 이후 사학 문제의 상징이었던 선인재단은 국립 법인대학인 인천대로 바뀌었고 상지대, 조선대, 대구대, 성신여대 등은 긴 고난의 과정을 거쳐 최근 정상화됐다. 반면 영남대 등 과거 구재단이 복귀한 대학들은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세 가지 사실이 중요하다. 첫째, 사학이 많은 데다 상당수가 부패했고 일부는 조직화돼 있기 때문이다. 사학비리의 조직화다. 둘째, 사학의 이해관계자들이 정치, 정부, 기업, 언론, 종교 등에 폭넓게 뻗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부패동맹이다. 셋째, 사학을 규율하는 사립학교법과 사학을 관할하는 정부의 관리체계가 무르고 부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 번째가 문제다.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疏而不漏)라고 노자가 도덕경에서 “하늘의 그물은 성기나 죄는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했는데 사학비리는 노자의 이야기에 적용되지 않는 모양이다. 다시 생각해 보자. 교육이란 무엇인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가장 근본적인 미래전략이다. 대학이란 무엇인가.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최고 수준의 교육이자 국가발전을 추동하는 핵심 동력이다. 이 역할의 86.5%를 사학이 담당하고 있으니 사학이 얼마나 중요한가. 여기서 다수의 사학비리가 발생하니 사학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 그러니 사학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 2013년 헌법재판소는 사학재단이 제기한 위헌 심판에서 사립학교 역시 국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국가 공교육 체제를 떠받치는 두 축의 하나라고 판시했다. 국공립이든 사립이든 모두 국가 공교육체제에 편입돼 있다는 것이다. ●‘공영형 사립대학’ 세계적 수준 대학 도약 가능 ‘공영형 사립대학’의 구상은 여기서 출발한다. 국공립과 사학은 설립 주체의 차이일 뿐 목표가 동일하므로 국공립은 공공성을 강조하고 사학은 자율성을 강조한다는 이분법은 잘못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위 결정문에서 교육의 공공성이 사학의 자율성에 우선한다는 사실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러므로 전체 대학의 86.5%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은 사학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전략이며 공영형 사립대학이 그 정책적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다. 이 정책을 통해서 크게 다섯 가지 중요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공영형 사립대학은 사학비리의 창궐을 막을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처방이다. 둘째, 공영형 사립대학은 사학이되 공공성이 강화된 다수 대학을 육성함으로써 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다. 셋째, 공영형 사립대학은 대학과 지역의 연계를 촉진함으로써 사회협력을 강화하고 지역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다. 넷째, 공영형 사립대학은 전체 학령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청년들의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교육수단이다. 다섯째,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영형 사립대학은 우리나라 사학을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유용한 발전전략이다. 이렇게 물어보자. 대학의 공공성을 제고할 다른 방법이 있는가. 사학비리를 척결할 다른 방법이 있는가. 수많은 지방사학의 수준을 향상시킬 다른 방법이 있는가. 대학을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할 다른 방법이 있는가. 포괄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질적 제고를 통해서 대학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추동할 유효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없다면 공영형 사립대학 정책을 즉시 추진하기를 권한다. 공영형 사립대학은 국공립대학을 추가로 신설하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서도 국공립대학을 확대하는 효과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학의 공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탁월한 전략이다. 적은 비용으로 다목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 정책 가성비 또한 매우 높다. 아마도 K방역에 비견되는 K교육이 될 것이다. 그러니 망설일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의 현 상황에서 공영형 사립대학에 반대하는 의견이 있다면 그것은 예비타당성 문제가 아니라 교육을 전혀 모르거나 비리사학에 경도된 입장일 가능성이 높다. 상지대 총장
  • 안산유치원 집단 식중독 피해 학부모들, 유치원 원장 고소

    안산유치원 집단 식중독 피해 학부모들, 유치원 원장 고소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 사립유치원 피해 학부모들이 사라진 보존식 등 유치원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 강제수사가 필요하다며 해당 유치원 원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피해 학부모들이 직접 고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안산 A유치원 학부모 7명이 식품위생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 등 혐의로 유치원 원장 B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줄 것과 A유치원이 급식 보존식을 일부 보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증거를 인멸한 것은 아닌지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소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사라진 보존식을 제외하고 유치원 내에선 균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번 사건의 원인을 확인하려면 한시라도 빠르게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고소한다“며 ”유치원 측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가리기 위해서라도 cctv 확보 등 강제수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유치원에서는 지난 12일 한 원생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인 뒤 급격히 늘어 27일 정오 기준 유치원 원생 및 교직원 202명 중 111명이 식중독 유증상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어린이 15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의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을 보였다. A유치원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궁중떡볶이와 우엉채조림, 찐감자와 수박, 프렌치토스트, 아욱 된장국, 군만두와 바나나 등 6건의 보존식이 보관돼 있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보건당국으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은 바 있다. 그런데 유치원은 철저한 위생수칙인 ‘학교급식 HACCP 시스템’ 밖에 방치돼 온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급식법 제4조 학교급식 대상에 ‘유치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최근 ‘햄버거병’ 사고가 난 유치원도 교육 당국의 위생 감독을 받지 못했다. 안산교육지원청은 누리과정(만3∼5세 무상교육) 및 무상급식 시행으로 사립유치원에도 예산이 지원되자 2017∼18년 사립유치원에 대한 급식 점검을 벌였으나 2019년부터는 중단했다. 대대적인 사립유치원 특정감사 진행으로 중복감사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대신 희망하는 사립유치원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지원을 해줬는데, 안산지역 48개 사립유치원 중 5곳만이 이를 희망했다. 이에 따라 학교급식법 대상에도 유치원이 포함되도록 지난해 말 ‘유치원 3법’이 개정됐지만, 내년 1월 30일부터 시행돼 올 하반기까지 ‘유치원 급식 관리 사각지대’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A유치원은 오는 30일까지 시의 유치원 폐쇄 조치가 끝나면 7월 1일 영업을 재개하겠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가 반발이 일자 이를 번복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마다 의견이 달라 전체 의견을 설문 조사한 뒤 보건 당국 등과 협의해 학사일정 방향을 정할 것”이라며 “A유치원의 폐쇄조치 연장 여부는 관계 당국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의원들 연구단체 만들어 의제 주도 경쟁

    의원들 연구단체 만들어 의제 주도 경쟁

    박용진, 원격의료 등 규제혁신에 초점 송영길, 기후변화·그린뉴딜 정책 중점 이광재 당선자는 경제·외교 분야 연구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새 의제를 주도하기 위한 의원연구단체 구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회에 새로 입성하는 초선 당선자들을 적극 영입해 의제 설정에서부터 공론화, 법안 발의까지 원내 목소리를 형성하려는 취지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유치원 3법’ 통과를 이끌어 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재선) 의원은 규제 혁신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사회 의원 경제연구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원격의료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떠오르게 될 이슈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규제 문제와 사회적 갈등에 대한 해법을 찾는 모임이다. 민주당 이소영, 장경태, 허영, 허종식, 기본소득당 용혜인 당선자 등 초선 의원들을 포함해 12명가량이 함께하기로 했다. 박 의원은 “타다(승합차 호출 플랫폼)나 배달의민족(배달 플랫폼) 등에서 보듯이 사회 혁신은 갈등을 동반하게 돼 있는데 이런 것들을 정치권이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지 선제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보고, 입법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일찌감치 ‘그린 뉴딜’을 역설했던 민주당 송영길(5선) 의원은 ‘기후변화와 그린 뉴딜 정책을 연구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추진한다. 송 의원은 인천시장 시절 유치한 유엔 산하 녹색기후기금(GCF)과 비영리단체 푸른아시아와 협력하고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앨 고어, 빌 게이츠 등과도 접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모임에는 민주당 한준호·홍성국, 정의당 배진교, 미래통합당 최형두 당선자 등 20명이 참여한다.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 원장을 지낸 민주당 이광재 당선자는 경제·외교 분야 연구단체인 ‘우후죽순’(가칭)을 준비하고 있다. 1994년부터 공식화된 의원연구단체는 국회의원들이 소속 정당을 떠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모여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20대 국회에서는 68개 단체가 등록해 활동했으며 주로 재정·경제와 복지·노동·인권 분야가 많았다. 2409건의 법안제개정 발의가 의원연구단체를 통해 이뤄졌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국회가 드라마 주인공 아닌 금융관료 엑스트라로 전락”

    “국회가 드라마 주인공 아닌 금융관료 엑스트라로 전락”

    “잘못된 법안은 21대서 바로잡고 싶어 민생문제 해결이 정치의 가장 큰 역할 정무위 복귀 원해… 성과·변화 있어야”“국회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는데, 결국 금융관료의 엑스트라로 전락하게 됐습니다.” ‘재벌 저격수’로 불리며 인터넷전문은행법 반대에 앞장선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재선·서울 강북을) 의원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대 국회가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때문에 명분 없는 일을 하게 됐다. 답답한 심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의원들은 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통과시키는 분위기였다”며 “21대 국회에서 바로잡으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박 의원은 지난달 초 본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자격 요건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을 삭제하는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반대토론을 하며 ‘예상 밖’ 부결(재석 184명 중 찬성 75명)을 이끌어냈다. 그는 ‘2차 부결의 역사를 만들어 보겠다’며 투지를 불태웠지만, 결국 전날 본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법은 재석 209명 중 찬성 163명으로 통과됐다.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는 KT가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는 당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으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법, 민주당의 비례정당 참여, ‘조국 사태’ 등에서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박 의원은 “충언은 귀에 거슬리고 명약은 입에 쓰다”면서 “외롭다고 생각되더라도 해야 할 일을 하고 할 말은 하는 게 국회의원의 책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사립학교 회계투명성을 확보하는 ‘유치원 3법’을 통과시키며 ‘비리 유치원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오랜 시간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천착해 온 정치인이다. 21대 국회에서 다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을 소관기관으로 두는 정무위원회 복귀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이유다. 박 의원은 자신의 노선을 ‘민생좌파’라고 규정했다. 그는 20대 국회 상반기 정무위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세금 부과, 현대자동차의 세타2엔진 리콜 문제를 제기하면서 제도 변화를 만들어 냈다. 박 의원은 “먹고사는 문제,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정치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나라도 성과를 만들어 내고 변화를 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선임에도 20대 국회에서 중진보다 더한 존재감을 보여 준 박 의원은 민주당(68명)·더불어시민당(17명) 초선들에게도 이런 조언을 건넸다. “국회의원이 마음먹고 일을 하면 그 일은 됩니다. 진영 간 대립에 예민해지거나 욕심 내지 말고 하나씩만 마음속에 품고 정해진 일을 하십시오. 그게 국민에게 봉사하는 길입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인터뷰]민주당 박용진 의원 “국회가 금융관료의 엑스트라로 전락”

    [인터뷰]민주당 박용진 의원 “국회가 금융관료의 엑스트라로 전락”

    박 “인터넷전문은행법 21대 국회에서 바로잡을 것”‘민생좌파’ 노선…“먹고사는 문제 해결하는 것이 정치”초선에게 “진영 대립 말고 문제 한 가지씩 해결하자” 조언“국회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는데, 결국 금융관료의 엑스트라로 전락하게 됐습니다.” ‘재벌 저격수’로 불리며 인터넷전문은행법 반대에 앞장선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재선·서울 강북을) 의원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대 국회가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때문에 명분 없는 일을 하게 됐다. 답답한 심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의원들은 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통과시키는 분위기였다”며 “21대 국회에서 바로잡으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박 의원은 지난달 초 본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자격 요건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을 삭제하는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반대토론을 하며 ‘예상 밖’ 부결(재석 184명 중 찬성 75명)을 이끌어냈다. 그는 ‘2차 부결의 역사를 만들어 보겠다’며 투지를 불태웠지만, 결국 전날 본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법은 재석 209명 중 찬성 163명으로 통과됐다.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는 KT가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는 당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으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법, 민주당의 비례정당 참여, ‘조국 사태’ 등에서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박 의원은 “충언은 귀에 거슬리고 명약은 입에 쓰다”면서 “외롭다고 생각되더라도 해야 할 일을 하고 할 말은 하는 게 국회의원의 책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사립학교 회계투명성을 확보하는 ‘유치원 3법’을 통과시키며 ‘비리 유치원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오랜 시간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천착해 온 정치인이다. 21대 국회에서 다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을 소관기관으로 두는 정무위원회 복귀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이유다. 박 의원은 자신의 노선을 ‘민생좌파’라고 규정했다. 그는 20대 국회 상반기 정무위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세금 부과, 현대자동차의 세타2엔진 리콜 문제를 제기하면서 제도 변화를 만들어 냈다. 박 의원은 “먹고사는 문제,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정치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나라도 성과를 만들어 내고 변화를 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선임에도 20대 국회에서 중진보다 더한 존재감을 보여 준 박 의원은 민주당(68명)·더불어시민당(17명) 초선들에게도 이런 조언을 건넸다. “국회의원이 마음먹고 일을 하면 그 일은 됩니다. 진영 간 대립에 예민해지거나 욕심 내지 말고 하나씩만 마음속에 품고 정해진 일을 하십시오. 그게 국민에게 봉사하는 길입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씨줄날줄] 선별이냐 보편이냐 복지 논쟁/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선별이냐 보편이냐 복지 논쟁/장세훈 논설위원

    코로나19 확산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정하는 문제가 복지 논쟁의 새로운 화두이다. 지급 방식은 일회성이라는 점에서 복지 정책보단 재난 대책에 가깝다. 하지만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70%’로 하느냐, ‘전 국민’으로 하느냐의 문제는 최근 10여년 동안 반복적으로 등장한 선별적·보편적 복지 논란의 연장선으로도 볼 수 있다. 정부가 지난 16일 국회에 제출한 7조 6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은 선별적 지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복지 정책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선별적 복지를 우선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복지 혜택과 대상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준’을 정하는 게 가장 큰 관심사였다. 이는 한정된 재원을 바탕으로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이번 추경안의 재원 역시 적자국채 발행 대신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나랏빚을 늘리지 않는 방식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정책 기조가 선별적 복지에 무게가 실렸다면, 보편적 복지가 사회적 의제로 떠오른 계기는 2010년 촉발된 ‘무상급식’ 논쟁이다. 당시 ‘무상급식’을 내세워 지방선거에서 서울의 기초자치단체를 석권한 야당 소속 구청장들은 이 공약을 실천에 옮겼고, 이에 반발한 여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듬해 무상급식 찬반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쳤다가 투표율 미달로 개표가 무산됐고 결국 시장직마저 내놓았다. 2015년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경남도교육청에 무상급식 지원 예산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3년에는 ‘무상보육’ 논쟁으로 옮아갔다.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으로 초등학교 취학 전 3년의 보육을 무상으로 한다는 것인데, 재원 문제를 놓고 민주당 출신 지방자치단체장들과 갈등을 빚었다. 이 무상보육은 회계부정 등이 드러나면서 ‘유치원 3법’으로 귀결됐다. 무상보육 논쟁과 맞물려 여야는 ‘저부담 저복지’, ‘중부담 중복지’, ‘고부담 고복지’ 논쟁에 뛰어들면서 정국을 뜨겁게 달궜다. ‘고교 무상교육’ 정책은 지난해 10월 31일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정치적 논란이 일단락됐다. 재난지원금 논의 과정을 되짚어 보면 복지 정책의 ‘수혜 대상’과 ‘소외 대상’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다. 선별적 지원은 재정 건전성 우위라는 기존 의사결정의 틀을 유지하지만, 지원 대상을 골라내는 데 행정적·사회적 비용을 키운다. 보편적 지원은 기본소득제 도입 등 복지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진행된 보편적 복지정책의 구체적 사례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공론장에 올리는 게 논쟁을 생산적으로 이끄는 새 출발점이 될 수 있다.
  • 주류 굳힌 86그룹·당내 지분 커진 이낙연 ‘견제와 균형’

    주류 굳힌 86그룹·당내 지분 커진 이낙연 ‘견제와 균형’

    송영길·우원식·홍영표 당권 도전 유력 이 前총리 행보 따라 맞대결 가능성도 박주민·박용진·강훈식 등 재선그룹 주목 지역구 초선 67명… ‘친문’ 입김 세질 듯 전반기 국회의장에 박병석·김진표 물망4·15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당선자를 합쳐 모두 180석을 석권하면서 여권 권력구도에도 새바람이 불게 됐다.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86그룹은 당내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게 됐다. 이인영 원내대표, 우상호 전 원내대표 등을 비롯해 상당수 당내 86그룹 주자들은 4선 이상의 중진 반열에 올라서면서 당 대표와 대권을 노릴 힘을 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원내대표와 우 전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태년 의원, 윤호중 사무총장 등이 이번에 나란히 당선돼 4선의 반열에 올랐다. 이들보다 연령대가 높지만 같은 운동권 출신으로 분류되는 홍영표·우원식 전 원내대표도 모두 4선 그룹에 합류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송영길 의원은 5선 중진이 됐다. 오는 8월 열릴 전당대회에서 이들 중 상당수가 당 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과 우원식 전 원내대표, 홍 전 원내대표가 당권을 잡고자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주목받는 이 원내대표는 8월 당권주자보다는 대권주자로서 움직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당내 기반을 다진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86그룹과의 맞대결도 주목받고 있다. 이 경우 이 전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 86그룹 사이에서 출마와 불출마를 두고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대거 ‘재선’ 타이틀을 획득한 ‘포스트 86세대’ 정치인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고위원을 지냈거나 주요 당직을 맡아 이름값을 높인 인사들이 본격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세월호 변호사 출신으로 최고위원을 지내며 몸값을 높인 박주민 의원, 유치원 3법으로 이름값을 높인 박용진 의원 등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이 임미리 교수 고발사건 등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홍익표 의원에 이어 수석 대변인직을 맡은 강훈식 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국면과 선거법 개정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한 김종민 의원 등도 주목된다. 이들은 전당대회에 출마하거나 원내수석부대표 혹은 원내대표 등의 주요 직책에 도전하며 한 단계 더 나아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총선에서 전국 각 지역구에서 승리하며 대거 입성한 초선들의 세력 구성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만 총 67명의 초선이 당선됐다. 이 중 상당수는 청와대 출신이어서 당내 여론을 형성할 때 ‘친문’(친문재인)의 입김이 상당히 세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장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선출할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친문 후보들이 강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는 전해철 의원, 박홍근 의원, 노웅래 의원 등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중진 의원들의 국회의장단 경쟁 구도도 주목된다. 의장은 관례상 원내 1당이 맡도록 돼 있어 이번에도 민주당에서 배출될 가능성이 크다. 21대 국회에서 최다선인 6선이 되는 박병석(대전 서갑) 당선자와 5선이 되는 김진표(경기 수원무) 당선자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박·김 당선자 모두 온화한 성품과 다른 의원들과의 원만한 관계 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역시 5선이 되는 설훈 당선자 등도 의장직 도전 가능성이 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속보] 국회, ‘코로나 3법’ 의결…‘감염병 유행지 입국금지’ 포함

    [속보] 국회, ‘코로나 3법’ 의결…‘감염병 유행지 입국금지’ 포함

    국회가 26일 본회의에서 이른바 ‘코로나 3법’으로 불리는 감염병예방법과 의료법, 검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감염병예방법), 검역법, 의료법 개정안 등 방역과 관련한 코로나 3법을 가결했다. 감염병예방법: 감염취약계층에 무상 마스크 지급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은 재석 수 237인 중 찬성 235인, 기권 2인으로 통과됐다. 이 법안은 감염병 환자 발생 또는 발생 우려가 있을 때 감염취약계층에 무상으로 마스크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감염병 재난위기 경보 단계가 ‘주의’ 이상이고, 마스크 착용으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유치원생, 초등학생, 65세 이상 노인 등 감염취약계층에 마스크를 지급하게 된다.에볼라 바이러스병 등 17종에 해당하는 제1급 감염병의 유행이 우려되면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보건복지부가 고시하는 물품과 장비, 의약품의 수출을 금지한다. 현재도 국민 생활의 안정을 위한 수출 제한을 취할 수는 있으나 개정안을 통해 감염병 예방을 위한 근거 규정도 마련했다. 여기에 비정기적으로 실시되던 감염병 실태조사를 실시 주기에 따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의료기관에서 해외여행력 정보 확인도 의무화했다. 감염병 관리기관의 지정 주체에 보건복지부를 추가하는 동시에 보건복지부 소속 역학조사관을 30명 수준에서 10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았다. 또 앞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시·군·구 기초단체는 필수적으로 역학조사관을 둬야 한다. 의료법 개정안: 의료기관 감염 감시체계 마련 의료법 개정안은 재석 237인 중 찬성 237인으로 만장일치 통과했다.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 관련 감염 상황 전반에 대한 감시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의료기관이 감염 정보를 보건복지부에 자율적으로 보고하게 하며, 보고한 해당 의료기관이 보건의료 관계법령 위반 사실이 있는 경우 행정처분을 감경·면제한다. 검역법 개정안: 감염병 유행지 입국금지 검역법 개정안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검역 감염병이 유행하거나 유행할 우려가 있는 지역민이나 경유자가 국내 입국 시 입국금지·정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이날 재석 234인 중 찬성 234인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독] ‘월급’ 원장들의 비애… 유치원 횡령 맞서다 해고 통보만 받았다

    [단독] ‘월급’ 원장들의 비애… 유치원 횡령 맞서다 해고 통보만 받았다

    “3개월치 급여를 줄 테니 그만 나오시죠.” 한 대형 사립유치원 고용 원장인 A씨는 다음달 개학을 앞두고 유치원 이사장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구체적인 해고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해당 유치원 안팎에서는 “뒷돈이 오갈 가능성이 있는 교재 구입과 업체와의 계약을 거부한 게 이유였다”고 입을 모은다. 해당 유치원은 2018년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당시 거액의 회계 부정이 적발된 곳이다. A원장은 중요한 사안은 유치원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것과 에듀파인의 회계부정을 막기 위해 이사장 측이 틀어쥔 에듀파인 공인인증서를 돌려달라며 ‘출근 투쟁’ 중이다. A원장은 “유치원 회계 부정을 종용하고 이를 따르면 공범, 따르지 않으면 부당해고의 처지에 놓이는 게 ‘고용 원장’들의 비애”라면서 “제도적인 보호장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치원 3법’(개정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시행을 앞두고 사립유치원의 고용 원장들 사이에서 경영자의 부당한 압력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사립유치원에 고용돼 급여를 받고 근무하는 원장들이 이사장의 회계 부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부당 해고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치원 3법’ 시행으로 원장은 투명한 회계 운영의 책임을 지게 됐지만, 과거처럼 뒷돈을 챙길 수 없게 된 이사장들이 피고용자인 원장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설립자로부터 일방적인 해임 통보를 받았다는 유치원 원장의 청원이 진행 중이다. 자신을 교회 부설 유치원의 고용 원장이라고 소개한 B원장은 지난 10일 게시한 청원에서 “교회 측이 ‘돈을 빼올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고 유치원 통장 등을 가져가 상의 없는 지출을 했다”면서 “문제 제기를 하자 해임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비슷한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과거와는 달리 부당 해고를 그냥 받아들일 수 없다는 원장들의 의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사립유치원의 교원은 본인의 의사나 정당한 사유 없이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을 수 없다. 사립유치원 원장에 대한 징계는 시도교육청 소관의 교육공무원징계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게 돼 있다. 박용환 비리사립유치원범죄수익환수국민운동본부 대표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있어도 일부 사립유치원 경영자가 초법적인 인사 관행을 고수하고, 교육당국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회계 부정 문제를 바로잡고자 하는 의식 있는 고용 원장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의원은 “유치원 3법의 국회 통과는 유치원 회계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시작”이라면서 “교육당국과 함께 현재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부당 해고에 대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국회 통과 다음날부터… ‘유치원 3법’ 뒤집을 궁리만 한 한유총

    국회 통과 다음날부터… ‘유치원 3법’ 뒤집을 궁리만 한 한유총

    사립유치원 재산권 인정 사업까지 추진 서울교육청 “한유총 설립 취소는 정당” 강제 해산 취소에 항소… 법정 공방 2R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치원 3법’(개정 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날 이사회를 열고 유치원 3법에 대해 “헌법소원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서울교육청이 한유총에 대한 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을 취소한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기로 하면서 한유총의 존폐를 둘러싼 교육당국과 한유총 간 법정 갈등이 2라운드에 접어들게 됐다. 17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한유총은 모든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국가관리회계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유치원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날인 지난달 14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유치원 3법에 대해 ▲헌법소원 등으로 다툴 만한 사안이 있는지 확인 ▲사립유치원에 과도한 규제로 작동할 수 있는 조항에 관해 재·개정 노력 ▲재정이 수반되는 조항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의해 지원 요청 등에 나선다는 내용을 심의했다. 또 ‘사립유치원 재산권 인정 사업 실시’를 올해 1~2월 주요 사업계획으로 승인했다. 그러나 한유총은 유치원 3법에 불복한다는 비판을 우려한 듯 헌법소원 등의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유총 관계자는 “에듀파인을 조건 없이 수용한다는 입장은 (개학 연기 투쟁 직후인) 지난해 3월 이후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며 “시행령 등이 마련된 뒤 법률 검토를 통해 개정이 필요한지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지 헌법소원 등 방향을 정해 놓은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재산권 인정 사업’에 대해 “‘시설 사용료’ 요구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상황에서 설립자의 지위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부 대형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에듀파인 의무화는 위헌임을 주장하며 헌법소원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한유총은 “우리와 무관하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한유총이 회원 및 유관기관에 배포하는 회보 ‘한유총’ 5호(2020년 2월) 1~2면에는 “유치원 3법은 국민의 사유재산권 침해 등 헌법을 위배하는 요소가 있다는 논란을 샀다”면서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지 않는 민간 개인 사립유치원에도 에듀파인을 강제 도입하는 것은 여전히 논란”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한유총 관계자는 “한유총의 입장이 아닌 자문 변호사의 의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유총은 앞서 지난해 4월 서울교육청의 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에 따라 강제 해산됐지만 이후 서울행정법원에 취소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내 지난달 31일 승소했다. 이에 대해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이날 이재정 경기교육감, 도성훈 인천교육감과 함께 공동 입장문을 내고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세 교육감은 입장문에서 “한유총의 개학 연기 투쟁은 유아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자녀 교육권을 침해하고 국가의 손실을 가져온 집단 행위”라며 “사회적 책무를 외면한 한유총에 대해 끝까지 법인 설립허가 취소의 정당성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교육청, ‘개원연기 협박’ 한유총 해산 취소 판결에 항소

    서울교육청, ‘개원연기 협박’ 한유총 해산 취소 판결에 항소

    “한유총, 위법한 집단행동 정당 주장 여전…해산 처분 정당” 수도권 교육감들 입장문 발표“한유총, 위법 반복 가능성”서울시교육청이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해주지 않는다며 유치원 개원 연기 사태를 빚었던 사립유치원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을 취소한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기로 결정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등과 함께 입장문을 내고 “한유총이 (개원연기 등) 위법한 집단행동을 여전히 정당행위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면서 “미래에도 이를 반복할 가능성이 분명하기 때문에 설립허가 취소처분은 정당하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교육감들은 법원이 개원 연기 기간이 하루고 참여한 유치원도 전체 사립유치원의 6.5%에 불과하다는 이유를 들어 개원연기로 인한 공익침해가 한유총을 해산시킬 정도가 아니었다고 판단한 데 대해 “지엽적 사실로 공익침해 범위를 지나치게 축소했다”면서 “법원도 개원연기가 위법한 집단행동임은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한유총, 회계투명성 제고 ‘유치원 3법’ 도입에 반대…개원연기 투쟁 ‘아이·학부모 볼모’ 사회적 비난 여론 직면한유총은 지난해 3월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사용을 강제하는 규정 등이 담긴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반대해 유치원 개원을 미루는 ‘개원연기 투쟁’을 벌였다. 앞서 2018년 10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3년부터 5년간 교육부 국정감사를 통해 적발된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1870여곳을 공개했다. 정부가 비리를 저질렀지만 사립유치원 명단을 개인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며 공개한 것이었다. 감사내역에 공개된 사립유치원들은 원생들이 낸 교육비를 횡령·유용하거나 성인용품, 개인 쇼핑 등 부적절한 품목을 사고 이를 회계 장부에 주먹구구식이나 거짓으로 기록하면서 큰 논란을 빚었다. 정부는 사립유치원에 누리과정 예산으로 2013년부터 해마다 2조원 가량의 예산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한유총은 정부가 지원금에 대한 회계 내역을 투명하게 운용하라며 요구한 에듀파인 도입을 거부하며 개원 시기에 맞춰 집단 휴원을 예고하고 나섰고 이에 어린 아이들과 학부모를 볼모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 한다는 사회적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정부·교육청, 한유총 투쟁에 긴급돌봄시스템 도입 등 인력·비용 낭비 교육감들은 “한유총이 집단 휴원을 예고하고 실행하지는 않았지만, 학부모는 불안에 떨고 정부와 교육청은 긴급돌봄시스템을 마련하느라 인력과 비용을 들였다”면서 “(집단행동이) 실행되지 않았어도 국가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며 이는 지난해 개원연기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4월 한유총이 정관상 설립목적에서 벗어난 행동을 벌이고 공익을 해했다며 한유총의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 사실상 강제 해산했다. 교육청에 맞서 한유총은 즉각 서울행정법원에 설립허가 취소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해 7월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데 이어 지난달 31일 본안소송에서도 한유총 손을 들어줬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In&Out] 사립학교 개혁의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방정균 상지대 한의예과 교수

    [In&Out] 사립학교 개혁의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방정균 상지대 한의예과 교수

    여의도가 들썩이고 있다. 또다시 선거철이 다가온 것이다. 이제 말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국회가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20대 국회는 회기 말기에 패스트트랙 법률 개정을 둘러싸고 여야가 극한 대립을 했고, 이 시기 대부분의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은 공직선거법·공수처 설치 등에 집중됐다. 그러나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것은 유치원 3법의 통과 여부였다. 다행스럽게도 새해 벽두에 이 법이 통과됐다. 그동안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와 그에 편승한 일부 정치권의 집요한 방해가 있었지만, 마침내 국회가 이 법을 통과시키면서 모처럼 제 역할을 한 것이다. 필자는 험난했던 유치원 3법의 통과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학혁신에 대한 의지와 그 실행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던 2007년 사립학교법 재개정 상황이 떠올랐다. 이후 현 정부는 사학 비리 척결 등 사학혁신을 중점으로 교육부에 사학혁신위원회와 교육신뢰회복추진단을 설치해 사학혁신을 추진했고, 그 내용을 정리해 지난해 말 ‘사학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사학혁신 추진방안은 일부 사학의 부정 비리에 대해서는 엄정한 조사 감사 기조를 유지하고, 사학 비리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학 회계 투명성 제고 △사학 법인 책무성 강화 △사학 운영 공공성 확대 △사립교원 권리보호 지원 △교육부 자체 혁신이라는 5개 분야에 세부 26개 제도개선 과제를 담았다. 교육부의 사학혁신 추진방안 가운데 필자가 의미 있게 보는 방안 몇 가지를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1000만원 이상 배임·횡령을 한 임원은 시정 요구 없이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하도록 취소 기준을 강화했다. 이는 사학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둘째, 개방이사의 실효성 강화를 위해 설립자 및 설립자의 친족 등을 개방이사 선임에서 제외하고, 개방이사추천위원회의 구성·운영 사항을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어 세 번째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기속력 강화를 위한 조치를 강구했다. 사립교원의 권리보호를 위해 소청위의 기속력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법률 개정 사항이다. 이 외에도 사학혁신을 위해 필요한 조치가 다수 담겨 있다. 교육부의 사학혁신안이 제대로 시행된다면 사학 비리 척결과 혁신을 위한 주춧돌이 세워질 수 있을 것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사학혁신 추진방안은 전반적으로 핵심을 잘 짚어 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리 임원의 복귀를 원천적으로 막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담지 못하는 등 그동안 교육 운동단체가 요구한 내용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진정한 사립학교 개혁은 사립학교법의 전면적인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사학 개혁의 원년이 돼 사학의 신뢰가 더욱더 높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청년이 살고 나라가 살려면 대학 살려야… 정치, 교육에 눈떠라

    청년이 살고 나라가 살려면 대학 살려야… 정치, 교육에 눈떠라

    두 개의 금언이 있다.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모두 동의하는 말이다. “교육이 살아야 미래가 있다.” 이 말을 부정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교육이 살아야 미래가 있다”는 말이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본이 되는 말이다. 그런데 이 기본에 탈이 났다. 고령화에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인데 젊은이들 사이에서 4B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가슴이 철렁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비연애, 비성관계, 비결혼, 비출산을 4B라고 한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는 마당에 4B운동이라니 대책이 없다. 청년들에게 희망이 없다면 나라에도 희망이 없는 것 아닌가? 서울과 수도권에는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밀집해 살고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금값이다. 정상적인 직장생활로 아파트를 장만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꿈이다. 반대로 나머지 모든 지역은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소멸위험지수를 보면 서울과 수도권 일부 도시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지역이 소멸 지역이니 국가균형발전은 애저녁에 물 건너갔다. 대한민국은 재벌공화국이고 자영업자가 다수다. 중소기업은 재벌과의 관계에서 쪼그라들었다. 재벌은 배가 터지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배를 곯는 양극화가 한강의 기적으로 일군 한국자본주의의 실상이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취직하기를 바라지만, 낙타 앞의 바늘구멍이어서 양질의 일자리는 신기루에 가깝다. 여기까지가 현실이다. 이 암울한 현실을 바꾸려면 정치와 교육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교육은 현실보다 비극적이고 정치는 교육에 관심이 없다. 교육의 의미도 모르고 교육의 역할도 모르니 낫 놓고 기역자를 모르는 것과 똑같다.교육은 청년을 인재로 양성하는 과정이다. 청년들은 교육을 통해서 사회적 역할을 부여받는다. 교육은 또한 청년을 사회로 연결하는 사다리 역할을 한다. 교육은 모든 사회적 관계가 고착되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계층이동의 통로다. 바람이 대기를 섞어 주고 해류가 바닷물을 섞어 주는 것처럼 교육은 사람과 사회를 섞어 주어야 한다. 이 사다리가 튼튼해야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데, 사다리 역할을 할 교육의 계층이동 기능은 정지됐고 그 정점에 있는 대학은 위기에 직면했다. 대학의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사실인데 대입 수험생은 2018년에 60만명 이하로 줄었고 올해 49만명에서 4년 후에는 37만명으로 12만명이 감소한다. 전체 수험생의 25%가 줄어드는 셈이다. 전국에 330개의 4년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이 있는데, 줄어드는 숫자로 보자면 입학 정원 1500명 규모의 대학 90개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이 상황을 방치하면 혼란이 온다. 서울 일부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대학이 신입생을 채우지 못하고, 특히 지방 사립대와 전문대가 폐교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학생이 줄고 재정이 악화되면 교직원 급여가 체불되고, 교육환경이 부실해지고, 재정 투자가 감소하면서 교육은 총체적 부실에 빠진다. 교육 현장은 갈등과 분규의 아수라장이 된다. 선명하게 보이는 교육의 미래다. 어떤 선택이 가능할까? 입학 정원을 줄이든 대학을 줄이든 방법을 강구해야 할 상황에서 교육부가 손을 놓아 버렸다. 정원 감축의 책임을 대학의 자율 감축으로 떠넘겨 버린 것인데, 두 가지 판단착오가 있다. 첫째, 학생의 감소는 재정의 감소를 의미하는데, 국가 지원금도 없고 재단 전입금도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감축은 대학을 파국으로 몰아넣는다. 둘째, 학령인구의 감소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학의 소멸로 이어지고 지방대학의 소멸은 지역 소멸을 더욱 재촉한다. 지방대학과 지역의 동반 몰락을 예고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입학 정원을 줄여야 한다면 서울과 지방을 구별하지 않고 균등하게 줄이면 된다. 자생력이 없는 일부 대학은 문을 닫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입학 정원이 줄면 대학 재정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므로 정부가 재정결손을 보전해 주어야 한다. 차제에 국공립대학과 대학원이 활성화된 사립대학은 연구 중심 대학으로 전환하고 학부 정원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 학령인구만 문제가 아니다. 사학 비리는 가장 오래된 고질적인 문제다. 대학의 86.5%가 사립이고 사학의 투명성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사학 비리 척결 없이는 교육개혁이 가능하지 않다. ‘유치원 3법’은 국회에서 통과됐는데 사립학교법은 왜 개정되지 않을까? 사립학교법 개정이 어려우면 시행령 개정으로, 시행령 개정이 어려우면 재정지원 방식으로, 그것도 어려우면 정부의 지도감독권으로 대학의 정상화를 다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데 그런 노력이 아쉽다. 교육부 예산도 개선이 필요하다. 국가장학금의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섰는데 여전히 정부와 학생 간의 직거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이 국가장학금을 직접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과 전문대학의 혁신지원사업과 BK사업 등 지원 사업의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는데 비리가 있는 대학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고 대학 운영 상황에 따라 차등 지원하면 대학의 정상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정부 정책의 혁신은 집권세력, 정부, 공무원, 국민이 함께 풀어 가야 성공한다. 공무원은 당연히 혁신의 주체가 돼야 한다. 그러나 관료집단은 기득권에 매몰되거나 보신주의적 태도에 젖어 혁신에 저항할 가능성이 크므로 관료주의는 철저히 배척해야 한다. 교육 영역에서도 그간 관료적 기득권주의가 적잖이 확인됐다. 과거 사분위를 통해 비리 재단이 속속 복귀할 때 교육부는 수수방관했고 일부 관료들은 교육 마피아가 돼 비리 재단과 결탁했다. 상지대는 매우 상징적인 사례인데 분규 내내 교육부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고, 결국 교육부를 대신해서 대법원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데 대법원의 판결로 정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교육부는 정상화를 촉진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정부의 교체가 관료집단의 개혁으로 확장되지 못하고 기득권적 관료주의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거의 모든 청년이 대학교육을 받는다. 긴 교육의 마지막 단계인 대학은 청년이 사회와 연결되는 통로이자 청년의 미래를 구축하는 디딤돌이다. 그런데 그 대학이 천박한 경쟁주의에 매몰되고, 서열주의로 고착되고, 사학 비리에 찌들고, 재정 부족으로 허덕인다면 어떻게 제 역할을 수행하겠는가? 형식적인 취업률 향상에 연연해 취업에 유리한 순응적인 기능인만 양산한다면 나라의 미래가 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현실을 비판하면서 고난을 무릅쓰고 진리와 정의, 협동과 창조의 가치를 함양하라고 가르칠 수 있겠는가? 청년들에게는 눈앞의 현실 못지않게 미래와 희망이 중요하다. 특히 삶의 전 과정을 지배하는 출산, 육아, 교육, 주거에서 희망이 필요하다. 청년들을 가슴 뛰게 하는 것은 미래를 향해 열린 길이므로 사회가 그 길을 만들어 주고 교육이 그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교육이 기득권을 옹호하고 재생산하는 방식이라면 희망은 없다. 아이를 낳고 기르고 교육하는 모든 과정이 오로지 개인의 몫이라면 누구도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지 않을 것이다. 청년이 살고 나라가 살기 위해서는 대학이 살아야 하고 대학이 대학다워야 한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비리는 교육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이기에 사학 비리든 교육 비리든 일체의 비리와 부조리를 교육 현장에서 제거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고 대학을 개방해 대학 간 연결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국가가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면 된다. 대학이 살아야 미래가 열린다. 먼저 대학을 살리는 일을 시작하자. 상지대 총장
  • 법인 설립취소 면한 한유총 … 서울교육청 “유감, 항소할 것”

    법인 설립취소 면한 한유총 … 서울교육청 “유감, 항소할 것”

    지난해 ‘개학 연기’ 투쟁을 벌이다 법인 설립 허가가 취소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설립 취소 위기를 면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이날 한유총이 서울교육청을 상대로 낸 법인설립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한유총은 지난해 3월 ‘유치원 3법’에 반발하며 개학연기 투쟁을 벌였다. 한유총의 법인 설립 허가를 내준 서울교육청은 한유총의 집단행동이 공익을 저해하고 ‘유아교육 진흥’이라는 단체의 목적 외 사업을 수행한 것으로 보고 지난해 4월 22일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한유총은 설립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날 1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한유총은 본안에 대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관련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으며, 지난해 6월 한차례 각하된 뒤 다시 집행정지를 신청해 한달여 뒤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한유총 관계자는 선고 후 취재진에게 “승소했다고 해서 한유총의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단지 국가가 민간단체에 사형 선고를 할 만큼 잘못하지는 않았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항소할 뜻을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유아교육 정상화의 절실함과 더 높은 공공성과 투명성을 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판결에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청은 “법인 설립허가 취소로 침해되는 한유총 회원의 사적 이익은 취소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우선할 수 없다”면서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간절히 소망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야당의 저항·방해” “이 정권 못 믿어”… 듣고 싶은 민심만 들었다

    “야당의 저항·방해” “이 정권 못 믿어”… 듣고 싶은 민심만 들었다

    4·15 총선 전 마지막 명절인 설 연휴를 보내고 돌아온 여야가 27일 전혀 다른 민심을 전하며 저마다 총선 승리를 자신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설 직전 단행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2차 검찰 인사,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에 대한 국민 여론을 정반대로 평가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일부 야당과 기득권 세력의 온갖 저항과 방해에도 선거제도와 검찰개혁 그리고 유치원 3법 등의 입법을 완수해낸 데 대한 국민의 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정부 여당이 주도해야 한다는 뜻도 재확인했다”고 총평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설 명절 민심보고’ 간담회를 열어 “설 민심은 한마디로 민생 먼저였다”며 2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170여개 법안을 포함한 민생법안을 처리하자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민심은 검찰의 일은 정부에 맡기고 국회는 민생에 집중하란 것”이라며 “이제는 검찰과 법무부가 스스로 자기 문제를 해결하도록 정치권도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입법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감염병의 위험도에 기반한 검역관리, 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해외 감염병 통합관리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검역법 개정안은 현재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아울러 검찰 개혁 입법의 후속 작업인 경찰 개혁, 국가정보원 개혁 작업도 총선 전에 마무리할 계획이다.반면 한국당은 “국민들은 더이상 이 정권만 믿고서는 살 수 없다고 했다”고 총평했다. 한국당 이창수 대변인은 “설 연휴 하루 전, 정권의 2차 인사 폭거를 보며 국민들은 정권의 숱한 의혹이 정말 이렇게 묻히는 것은 아닌지, 이대로 법치와 정의가 무너지는 것인지 분통을 터뜨렸다”며 “경제성장률 2%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들고서도 선방했다는 정부를 보며, 올해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고 민심을 전했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도 국회 간담회에서 “도저히 안 되겠다, 이번 4월 반드시 정권 심판하겠다, 그야말로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말씀을 들었다”며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한국당은 최 비서관 기소를 둘러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윤석열 패싱’ 논란 등을 파헤칠 당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특검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29일 법사위 긴급현안질의를 추진하고, 특검법도 발의할 계획이다. 심 원내대표는 “우리가 현재 숫자가 부족해 저쪽(여당)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텐데, 4월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 특검을 제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보수당의 하태경 책임대표는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설에는 ‘문’자가 들어간 사자성어가 많이 회자된다”며 “대표적으로 전대미문과 동문서답이다. 전대미문은 역대에 문재인 같은 대통령 없었다, 동문서답은 문이 동쪽이라면 답은 서쪽이다는 뜻”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다.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이번 설에는 민생 해결을 요구하는 민심이 높았다. 정치의 역할을 소환한 3대 민심은 주택, 취업, 소상공인 문제 해결이었다”며 정의당의 4·15 총선 공약에 이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유아 영어학원에 ‘유치원’ 이름 쓰면 처벌한다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영어유치원’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 처벌받게 된다. 사립유치원도 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회의록을 공개해야 한다. 교육부는 21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제16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의 ‘유치원 3법 입법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회의에서 교육부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영어유치원’이라는 이름을 쓰는 것에 대해 처벌하는 규정을 유아교육법에 마련하기로 했다. 현행 유아교육법 시행령은 유치원이 아닌데 유치원이라는 이름을 쓸 경우 1회 위반 시 200만원, 2회 위반 시 300만원, 3회 이상 위반 시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는 과태료 부과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처벌 규정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2017년 474곳에서 지난해 558곳으로 늘어났다. 연간 교습비는 지난해 평균 1159만원으로 조사됐다.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이 사립유치원에 도입되면서 이에 반발하는 유치원들이 폐원한 뒤 영어유치원으로 전환하는 사태가 잇따랐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유치원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후속 조치로 사립유치원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사립유치원도 유치원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회의록을 작성·공개해야 하며 교육관계법령을 위반해 처분을 받은 유치원은 위반사실을 공표해야 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18·19대 청년 정치인 16명 중 현역 2명뿐… 비례로 시작, 재선은 ‘벽’

    18·19대 청년 정치인 16명 중 현역 2명뿐… 비례로 시작, 재선은 ‘벽’

    18대 국회 7명·19대 9명… 주류서 밀려나 20대 총선서 대부분 고배… 21대 재기 ‘꿈’ 정치 경험 살려 국정 동참… 시민운동도4·15 총선을 겨냥해 여야가 ‘2030 표심’을 잡기 위해 청년 정치인을 앞세우는 가운데 18·19대 총선에서 청년의 이름으로 당선된 의원 중 현역으로 남은 사람은 단 2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청년 비례대표로 의정 활동을 시작하지만 재선의 벽을 넘지 못해 대부분이 주류 정치의 외곽으로 밀려난 것이다. 총선에서 당선된 2030 정치인은 18대에 7명, 19대에 9명이었다. 18대에 한나라당에서는 김동성·홍정욱·강용석 의원이 각각 지역구에서 당선됐고, 무소속으로 김세연, 통합민주당에서 김유정, 민주노동당에서 이정희, 친박연대에서 양정례 전 의원이 배지를 달았다. 이 중 현재까지 의원 신분으로 남은 건 3선의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뿐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최근 “한국당은 이제 수명이 다했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19대에서는 직전보다 많은 9명의 청년 정치인이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이 중 남은 의원은 전진당 이언주 의원뿐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최근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을 창당하면서 19대 국회에서 보여 줬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정치색을 보이고 있다. 국회를 떠났지만 청년 정치인의 경험을 살려 국정에 동참하거나 시민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19대 민주통합당 청년비례 출신인 김광진 전 의원은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청와대 정무비서관 역할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20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떨어진 장하나 전 의원은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로 변신해 ‘유치원3법’ 등을 통과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 18·19대 출신 청년 정치인들은 대부분 지난 20대 총선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그럼에도 또 적지 않은 수는 21대 총선에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이자스민 의원은 정의당으로, 통합진보당 소속이었던 김재연 의원은 민중당으로 적을 옮겨 출마한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민주당 김해영, 한국당 신보라,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도 모두 21대 총선에 나간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문대통령, 오늘 여당 원내지도부 만찬

    6개월만에 원내대표단과 식사 개혁·민생법안 처리격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다. 만찬에는 이인영 원내대표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14명의 민주당 원내대표단 의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단을 초청해 식사하는 것은 지난해 7월 23일 청와대 오찬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만찬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와 관련해 원내지도부의 노고를 언급하고 치하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및 수사권 조정 관련 후속 조치, 경찰개혁 법안 처리 등 향후 권력기관 개혁 과정에서도 국회가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사립유치원 투명성·공공성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및 개인정보 수집·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이터 3법’(개인정보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민생·경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남은 20대 국회에서 미세먼지법 개정안 등 남은 민생법안의 처리를 위해 힘써 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소영 칼럼] 격세지감

    [문소영 칼럼] 격세지감

    “와! 진짜 통과된단 말이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장면을 TV 생중계로 보면서 남다른 감정이 일었다. 아마도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을 때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좌초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감정은 자연발생적이라기보다는 2004년 참여정부 시절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무기력한 입법 실패에 기인한 것이기도 했다. 당시 국회출입 기자로 정부·여당이 추진했던 4대 개혁입법이 때로는 여당 내부의 갈등으로, 때로는 야당의 전략에 판판이 깨지는 것을 100일 가까이 매일 밤 지켜보며 얻은 트라우마 같은 게 존재하고 있던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출범 당시 4대 권력기관 개혁을 선언했었다. 국가정보원과 검찰, 국세청, 감사원이 그 대상으로 정치적 중립화가 목표였다. 다들 아다시피 실패했는데, 실패의 배경에 무전략의 여당이 있었다. 당시 천정배 열린우리당 초대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4대 개혁입법을 선언했는데, 그 1호가 악법 중의 악법인 국가보안법 폐지였다. 그러나 국보법 폐지냐 개정이냐를 두고 여당 내부에서 격렬하게 갈등하다가 지리멸렬하게 없던 일로 처리되는 것을 지켜보았으니, 그 무능과 무기력에 대해 진저리가 났던 것이다. 결국 2004년에 4대 권력기관 개혁도, 4대 개혁입법도 흐지부지됐다. 천 원내대표가 개혁법안 처리의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진다면서 사퇴하는 바람에, 새해부터 여당 원내대표 공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대통령이 당총재로 군림하며 여당을 좌지우지하지 않는 정당 민주화 시대가 됐다며 환호했건만, 정당 민주화는 유례없던 과도기를 겪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개혁이 화두였지만, 집권 첫해부터 추진하던 개헌은 국회에서 열어 보지도 않고 폐기됐다. 혁신경제는 규제개혁에 진전이 없었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이 제정 또는 개정되지 않고 있던 탓이었다. 개혁이 제도화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심각했다. 집권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로서는 제도화된 개혁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시급했다. 그 역할은 여당의 몫이었다. ‘전대협 1기 의장’이란 꼬리표를 달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5월 등장했을 때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무능한 386세대가 권력을 다 쥐고 내려놓지 않는다는 비판이 비등하던 중이었고, 이 원내대표는 그 세대의 맏형 격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당선 직후 이 대표는 스스로 “부드럽고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약속했을 정도로 강골의 이미지가 강했다. 카운터파트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의 협상에도 불안불안해하는 동료 의원들이 없지 않았다. 어쩌다 나 원내대표와의 토론이라도 TV에서 진행되면 현 정부 지지자들은 ‘고구마 100개 먹은 답답한 기분’이라고 하기도 했다. ‘고구마 100개’의 이 원내대표는 그러나 여소야대 국면에서 ‘4+1 협의체’를 유지하며 지난해 12월 30일에 공수처법을, 지난 13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까지 국회에서 통과시켜 ‘검찰개혁 입법’을 완료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 1호이자,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애태우던 숙원을 해결한 것이다. 그 덕분에 평가가 확 달라졌다. “운동권 출신 정치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거나 “친문이냐 비문이냐보다 능력이 중요하다”, “덜 알려졌다고 무능한 의원은 아니다”, “한때 의심한 거 미안하다” 등등의 평가들도 쏟아진다. 개혁입법뿐 아니라 민생경제와 관련 있는 ‘유치원3법’과 ‘데이터3법’도 입법에 성공했으니 완승이다. 그러나 이 완승이 진짜 완승이 되려면,이 원내대표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한 추가적인 입법과 후속 조치에 힘을 더 쏟아야 한다. 검찰개혁 입법을 우선 통과시키고 개정하자는 의도였다면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책임지고 추가 입법을 하길 바란다. 경찰개혁법안이 이번에 함께 처리되지 않아 ‘검찰 공화국’에서 ‘경찰 공화국’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국민이 호랑이를 피했는데, 늑대를 만나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검사는 실효적 자치경찰제, 사법경찰 분리, 정보경찰 폐지 등이 검경 수사권 조정의 선결조건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권력의 확대와 집권 연장을 위해 경찰을 도구로 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진정성을 가지고 잠재워야 한다. symun@seoul.co.kr
  • ‘유치원 3법’ 공공성 강화 남은 과제

    ‘유치원 3법’ 공공성 강화 남은 과제

    매입·공영형 유치원 전환 예산 갑질 시달리는 교사 처우 개선 ‘먹튀’ 폐원 시도 유치원 감사사립유치원의 비리를 근절하는 ‘유치원 3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유치원이 ‘학교’에 준하는 공공성을 갖추려면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14일 “유치원 3법은 사립유치원이 학교로서의 구조적 틀을 갖추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사립유치원이 내실 있게 운영되도록 공공성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28% 정도인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을 내년까지 4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저출산의 여파로 운영이 어려워진 사립유치원을 공적 영역으로 흡수해 유치원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매입형 유치원과 공영형 사립유치원이 추진되고 있지만 난관이 적지 않다. 사립유치원 1개를 매입해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예산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데다 정작 매입형 유치원으로 운영할 만한 규모의 단설 사립유치원이 많지 않다. 공영형 유치원은 정부의 지원을 늘리는 대신 법인으로 전환하고 개방이사를 두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해 유치원 측이 부담을 느껴 참여를 꺼린다. 시도교육청들이 매입형 및 공영형 유치원에 지원할 수 있는 유치원의 자격조건을 완화하려다 ‘비리 유치원의 퇴로를 열어 준다’는 시의회의 비판에 가로막히기도 한다. 박 부연구위원은 “정책 초기인 만큼 규제보다는 저변 확대에 초점을 두고 더 많은 유치원이 참여하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세한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도 요구된다. 에듀파인이 전면 도입되면서 회계 담당 직원을 따로 두지 못하거나 원장이 시스템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소규모 유치원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저임금과 ‘갑질’에 시달리는 사립유치원 교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편에서는 에듀파인 도입에 반발해 문을 닫는 유치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폐원하려는 유치원에 대해서는 반드시 종합감사를 실시해 부당하게 집행한 금액을 환수하는 등 ‘먹튀 폐원’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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