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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4월 임시국회, 민생개혁 법안 처리로 생산성 보여라

    4월 임시국회가 오늘부터 한 달간 일정으로 열린다. 3월 임시국회는 여야 간 이견이 없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임세원법’(의료법 개정안) 등 ‘비쟁점 법안’ 몇 개만 처리하고 막을 내린 ‘빈손 국회’였다. 시급하고 민생이 걸린 법안 처리는 1, 2월 국회가 개점휴업을 하면서 미뤄진 채 3월을 거쳐 4월 국회를 맞았다. 오늘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의사 일정을 논의한다고는 하지만 전망이 썩 밝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할 가능성이 높아 임시국회 첫날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4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법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택시·카풀 합의에 따른 택시업계 지원 관련 법안을 비롯해 ‘유치원 3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데이터경제 활성화 3법 등 혁신·투자 활성화 관련 법안 외에도 ‘미세먼지·선제적 경기대응’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등이 다뤄지는 만큼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법안이 수두룩하게 쌓여 있다. 그중에서도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 ‘미세먼지·선제적 경기대응’ 추가경정예산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개혁 법안 처리는 시급하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현행 3개월인 탄력근로제 기간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안에 따라 6개월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자유한국당은 1년을 주장하고 있어 절충이 쉽지 않지만 주 52시간 추가 계도 기간이 지난달 31일로 끝나 사업주들이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 만큼 여야가 지혜를 짜내 신속히 처리하기를 바란다. 1월 말 처리 시한을 어기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릴지 여부로 몇 개월째 입씨름만 벌이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도 이번에는 결과물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20대 국회 전반기는 무능력, 무효율, 무합의 등 3무(無)의 한심한 모습만 보여 줬다. 1인당 1억 5000만원의 세비를 꼬박꼬박 챙기면서 일 안 하고 노는 대한민국의 3무 국회가 4월에는 생산적으로 변신하기를 촉구한다.
  • [분양 하이라이트] 청약·전매 비규제… 남양주 1153가구 공급

    [분양 하이라이트] 청약·전매 비규제… 남양주 1153가구 공급

    포스코건설은 경기 남양주 진접읍 부평2지구에서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 아파트(조감도)를 분양한다. 59, 75, 84㎡로 설계된 1153가구다. 4베이로 설계하고 다양한 수납공간을 제공한다. 인공지능 플랫폼을 설치해 집 안에서는 음성인식으로, 집밖에서는 카카오홈 앱이나 카카오톡으로 전자장비를 제어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 제거기능을 갖춘 환기 시스템도 설치한다. 유치원·초등·중학교를 걸어서 다닐 수 있다. 2021년 지하철 4호선과 연결되는 진접선이 개통되면 당고개까지 14분이면 오갈 수 있다. 비규제지역이라서 청약, 전매제한에서 자유롭다. 분양가는 3.3㎡당 817만~926만원.
  • [우리둘은1학년]방과후학교는 구세주인가, 계륵인가

    [우리둘은1학년]방과후학교는 구세주인가, 계륵인가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털어놓습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딸의 초등학교 입학식이 끝나자마자 엄마에게도 숙제가 쏟아졌다. 새 학기 준비물 챙겨 보내기, 신입생 학부모 연수와 학부모 총회에 참석하는 일 등이다. 그중에서 부담이 제일 컸던 과제는 방과후학교 수강신청이었다. 정규수업이 끝난 다음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인데, 대학 강의처럼 원하는 과목을 고르고 온라인으로 수강신청을 한다. 입학 이틀 뒤인 3월 6일부터 방과후학교 수강신청이 시작되기에 무슨 과목을 들을지 아이와 미리 상의가 필요했다.  ●엄마의 사심이 반영된 과목 선택 수강신청 하루 전, 방과후학교 안내문을 펼쳐놓고 딸과 나란히 식탁에 앉았다. 아이도 나도 정보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딸 쪽이 그나마 나았다. 딸: 친구가 그러는데 마술이 인기가 많대.나: 마술? ‘매주 다른 주제와 기법으로…, 최고로 재미있는 공연예술….’딸: 엄마, 나 마술 할래!나: 인기가 많으면 신청 못 할 수도 있어. ‘플랜 B’를 생각해보자.딸: 플랜 B가 뭐야?방과후학교 과목은 30개 정도였다. ▲사고력 신장 ▲과학영역 ▲미술영역 ▲체육영역 ▲음악영역 등 5개 영역으로 구분돼 있었다. 딸 아이는 평소 좋아하는 만들기와 바이올린 수업을 원했고, 나는 가능하면 다양한 영역에 참여하길 바랐다. 체력을 기를(솔직히는 ‘방전시킬’) 체육과 과학에 대한 흥미를 키울 수 있는 실험도 하면 좋겠다 싶었다. 그중에서도 축구를 강력히 권했다. 16년 전 만난 미국인 룸메이트 때문에 축구는 내 로망이 됐다. 어릴 때부터 여자축구부 선수로 뛴 그 애는 강골이었다. 근육이 적당히 붙은 허벅지와 종아리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나: 축구는 어때?딸: 남자애들 하는 거 말야?나: 미국에서는 여자아이들도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한대. 남자들보다 더 잘한대. 엄마 친구도 그랬어.딸: 그래? 그럼 할래! 욕심 많은 엄마, 설득이 쉬운 딸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들을 다섯 과목을 확정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방과후학교를 집어넣은 이유는 간단했다. 아이가 지루해할까봐서다.맞벌이 부부의 아이이기 때문에 딸은 오후 1~2시에 수업을 마치면 돌봄교실로 향한다. 이곳에서 간식을 먹고 놀면서 오후 5시까지 엄마나 아빠를 기다린다. 돌봄교실도 교육활동을 제공한다. 하지만 전문강사가 진행하는 방과후학교가 더 재미있고, 배울 것도 많을 것 같았다. 저렴한 비용도 한몫했다. 보통 매주 1회, 한 번에 80분 정도 수업을 하는데 3개월(12회) 수업비가 6만 5000~8만 5000원이다. 학원비나 유치원 특별활동비와 비교도 안 되게 쌌다. ●초를 다투는 수강신청 전쟁 수강신청 당일이 되었다. 오후 2시부터 온라인 서버가 열린다. 학교를 마친 딸을 데려와 집에서 신청할 생각이었다. 때마침 교문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던 엄마들에게 귀동냥으로 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엄마1: 수강신청이 보통 치열한 게 아니라는데….엄마2: 인기 있는 과목은 서버 열리자마자 마감된다니까요. 그래서 저는 모바일이랑 컴퓨터 동시에 접속해놓고 신청해요.엄마3: 저는 애들 아빠랑 친정 식구한테 신청할 과목을 분담시켰어요. 고학년 자녀를 키워본 듯한 엄마들이 풀어놓는 ‘꿀팁’이었다. 과목당 수강 정원이 20~25명 남짓이니 금세 마감된다는 얘기였다. 당연히 혼자 5과목을 신청하는 건 무리였다. 남편에게 급히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나: 방과후학교 수강신청 금방 마감된대요. 과목을 나눠서 신청해야겠어. 과학실험이랑 바이올린, 2과목 맡아줘요. 스마트폰으로 동시접속 된다니까 로그인하고 5분 전부터 ‘새로고침’ 눌러요.남편: 알았어요. 서버가 열리기 30분 전, 손가락을 풀며 노트북 앞에 대기했다. 신청 순서는 인기가 많을 것 같은 과목부터, 수강 정원이 다 찼다면 대체할 과목을 바로 신청…. 시뮬레이션도 여러 번 했다. 대학 수강신청보다 더 떨렸다. 원했던 과목 5개 중 4개 성공, 하나는 대체과목으로 신청. 이 정도면 선방했다. 옆에서 맘 졸이며 기다리던 딸도 기뻐서 팔짝 뛰었다. 딸은 그렇게 1분기, 석 달 동안 요일별로 창의로봇, 창의요리, 바이올린, 방송댄스, 축구에 참여하게 됐다. 다섯 과목 수강료는 재료비까지 합쳐 42만 500원이다. ●“방과후를 다섯 개나 한다고요?” 부담스런 숙제를 잘 해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딸이 방과후학교를 매일 한다고 했더니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엄마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엄마4: 5개나 한다고요? 시간이 돼요?나: 방과후, 돌봄교실 외에 아무것도 안 해서요…. 매일 방과후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는 없었다. 시켜도 한두 개 정도, 대부분 학원으로 보냈다. 누구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지만, 엄마들이 방과후학교를 그리 탐탁지 않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찜찜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방과후학교 제도를 파보기 시작했다.방과후학교라는 이름은 참여정부 때 처음 등장했다. 교육부가 2004년 12월 발표한 ‘방과후학교 운영 기본계획’에서다. 정부는 방과후학교를 ‘창의적이고 심신이 건강한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대상, 지도강사, 교육비, 운영시간 등을 확대 개방해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2005년부터 48개 방과후학교 시범학교가 지정되는 등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이를 법으로 보장하려는 시도는 학원연합회 등 사교육 업계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대신 교육부 고시(제2013-7호, 제2015-74호)와 초중등교육과정 총론으로 운영 근거를 갖고 있다.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바탕으로 방과후학교를 개설한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방과후학교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을 앞서는 선행학습이 제한된다. ●엄마들이 방과후학교를 꺼리는 이유 정부는 방과후학교를 통해 ▲사교육비 경감 ▲교육격차 완화 ▲돌봄 서비스 제공 ▲지역사회 학교 실현 등 4가지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 달 동안 방과후학교를 경험해보니 사교육비를 줄이고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은 긍정적이다. 사설 축구교실, 쿠킹클래스, 음악학원을 각각 따로 보낸다면, 비용이 족히 배 이상 들었을 것이다.하지만 주 1회 수업인 데다 다음 분기에 또 들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서 교육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수강료를 내더라도 일대일로 집중 교육을 해주는 학원을 선호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솔직히 주 1회 단체 바이올린 수업이,매일 다니는 사설 음악학원을 대체하기란 불가능하지 않은가. ●방과후학교 참여율 5년간 13.3%P 하락 한국교육개발원이 2017년 펴낸 ‘방과후학교 참여율 제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갈수록 낮아진다. 2012년 초중고교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은 464만명이었으나 2017년 337명으로 감소했다. 출산율 감소로 재학생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전체 학생 대비 방과후학교 참여 비율도 72.2%(2013년)에서 58.9%(2017년)으로 하향세를 보인다.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역시 사교육 때문이다. 개발원이 학생 1만명, 학부모 1만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학생의 59.3%가 ‘사교육 참여’를 들었다. 이 아이들의 또 절반쯤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학원(41.7%) 또는 예체능학원(9.4%)에서 시간을 보냈다. 학부모의 답변도 비슷했다. 다만 ‘희망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서’(34.0%), ‘학교에 남기 싫어서’(32.3%), ‘수준에 맞지 않아서’(10.9%),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2.5%)라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연구자들은 방과후학교가 소외계층엔 상당한 혜택이 되지만, 가정배경이 좋고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에게는 외면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교육을 억제하는 효과도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맞벌이 학부모에겐 선택 아닌 필수? 우리 아이가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한다는 생각에는 ‘부부일심’이다. 삶의 질을 위해 피아노 학원은 다녔으면 좋겠고, 건강을 위해 수영이나 태권도, 줄넘기도 배우면 좋겠다. 나중에 영어도 배워야하고, 수학도 필요하면 학원 문을 두드려야 할 것이다. 맞벌이 부부인 우리에겐 학원비 이상의 문제가 있다. ‘시간 관리’ 부분이다. 야무진 엄마들은 소문 난 학원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아이의 방과 후 스케줄을 알차게 짤 것이다. 직접 데려다주는 ‘픽업 앤 드롭’을 하거나 학원 차량 승하차를 밀착 관리할 수도 있다. 맞벌이 학부모들이 세심하게 챙기긴 어려운 부분이다.맞벌이로 자녀를 키운 선배들의 제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최대한 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퇴근시간까지 버키는 것. 이러려면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또 다른 방법은 조부모의 도움을 빌리든가 도우미를 써서 학원에 보내는 것이다. 이 경우 상당한 돌봄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이다. 아이가 어설픈 솜씨로 바이올린을 켜는 게 귀여웠고, 고사리손으로 썰고 볶아 가져오는 요리를 맛보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 요새는 마음이 영 편치 않다. ‘제대로 배우는 거 맞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걱정을 하던 중에 딸은 친한 친구가 없다며 방송댄스 수업을 지난주부터 안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또 바이올린 시간에는 연습시간이 30분이나 남았는데 지루하다며 돌봄교실로 일찍 가버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음 분기 방과후학교에선 반드시 마술과 쿠킹클레이를 들어야겠다며 벼르고 있다.●갈수록 무거워지는 선택의 무게 결국 다른 엄마들처럼 일정부분을 학원으로 돌리는 선택을 할 듯하다. 방과후학교는 아이가 원하는 수업으로 일주일에 2번 정도로 줄인 다음 피아노 학원과 태권도 학원을 보내는 걸 고민하고 있다. 학원은 아이를 학교 앞에서 태워 데려가고 집에 데려다줄 수 있는 곳으로 골라야 할 것이다. 결정 장애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자부했는데, 나름대로 명쾌하고 직관적으로 인생의 순간을 결정하며 살아왔는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는 번번이 선택의 기로에 번민한다. 선택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진다. 삼십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 하나만 생각했다. 설령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혼자 감당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결혼과 출산 이후 나의 사소한 결정 하나가 배우자와 아이들, 가족의 삶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 아이의 방과후 일정을 결정하는 문제가 아이의 진로를 좌우할지도 모를 일 아닌가. 그래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가 좋은 교육 정보를 모으고,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살피며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것이리라.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 주 주제는 “녹색어머니회가 아직도 있어?”입니다.
  • [불온(不·on)한 회의] 버려지고 얻어맞는 아이들, 엄마 탓?…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불온(不·on)한 회의] 버려지고 얻어맞는 아이들, 엄마 탓?…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지난달 29일 제천, 인천 등에서 영아유기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충북 제천역에서는 스물한 살 대학생이 열차 화장실에서 신생아를 낳고 달아나 아기가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인천의 한 주택가와 교회 앞에선 버려진 아기가 발견됐습니다. 한 아기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 사망했고, 또 다른 아기는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고 합니다. 충격적인 소식에 이어 한 정부지원아이돌보미가 14개월 된 영아를 학대하는 영상이 퍼져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영아유기와 아동학대는 분명 사라져야 할 범죄입니다. 하지만 이들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또 다른 문제가 엿보입니다. 바로 이들 사건의 원인을 ‘여성’에게서 찾는 겁니다. 이번 ‘불온한 회의’에서는 이런 시각을 다뤄봅니다. 부장: 하루에만 세 건, 세 신생아가 버려진 채 발견된 건 적잖은 충격인데. 혜진: 세 건 중 ‘KTX 영아유기 사건’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어요. 이 아이는 무슨 잘못이 있어서 태어나자마자 화장실에 버려져야 하나 생각하니까 너무 화가 났어요. 그런데 유기한 당사자가 아직 어린 대학생이더라고요. 본인도 엄청난 신체적 고통과 두려움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마냥 비판만 할 수 없었어요. 세진: 그날 어떤 매체에서는 ‘탯줄이 달린 채’라고 썼어요. 제게는 그런 표현이 어머니를 연상시키고, 곧바로 어머니가 아이를 버렸다는 연상 작용을 일으켰습니다. 게다가 그런 사건에서 남자에 대해선 전혀 말이 없어요. 댓글에서도 여성에 대한 비난만 난무하죠. “아기를 버린 엄마를 찾아서 살인죄를 물어야 한다”는 식으로. 진호: 모든 비난과 책임이 여성에게 향합니다. 위탁이라는 공개된 절차나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넣는 임시방편에서조차 ‘친모’에게 책임을 지우고 있는 거죠. 여성이, 그것도 어린 나이에, 예기치 못한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 일종의 패닉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 심적 부담과 처벌까지 고스란히 여성에게 지우는 게 아닐까 싶어요. 유민: 서울 관악구에 있는 베이비박스 운영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는데, 이건 아이를 키워주는 보육시설이 아니에요. 최소한 죽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죠. 베이비박스에 아이가 들어오면 경찰에 넘겨서 부모가 조사받도록 합니다. 그들이 양육권을 포기하면 보육원 보내는 거죠. 세진: 미혼모가 지원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하죠. 또 미혼모가 자신의 임신 사실을 미혼부한테 알렸는데도 도움을 거절당한 사례가 적지 않아요. 진호: 하지만 당사자들 입장에서도 낙태가 불법이기 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어요. 남성이 낙태 비용을 보태줄 경우엔 방조죄에 해당되고요. 저는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낙태하는 경우만 허용하는 현행법이 문제라고 봐요. 세진: 현재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여성들도 낙태 자체를 찬성하는 게 아니라 낙태가 범죄화하는 걸 막자는 겁니다. 주리: 반면 법무부에서는 지난 1월 영아를 유기하는 사람에게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어요. 아이 입장에선 죽임을 당하는 셈이기 때문에 법무부의 발표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에요. 낙태도 출산과 같은 과정을 거쳐요. 여성의 신체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낙태를 한 후 한동안은 자신의 몸을 보호해야 하는데도 낙태가 범죄이기 때문에 그러지 못해요. 그걸 알면서도 여성들이 낙태를 선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겠어요. 부장: 참으로 부조리한 사회라는 생각이. 낙태는 범죄라 아이를 낳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한부모가정에 대한 제도가 미흡하고 시선은 얼마나 날카로운지. 그렇게 힘겹게 낳은 아이를 위해 경제활동을 하려니 아이를 맡겨야 하는데, 정부지원돌보미까지 아동학대를 한 사건이 일어나다니. 주리: 사실 맞벌이 부부에게 돌보미 제도는 정말 절실합니다. 저는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찾으면서 민간단체를 알아본 적이 있는데요. 당연히 부모가 아이를 맡을 사람 됨됨이를 볼 기회가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부모가 면접을 봐야 해요. 단체가 내준 체크리스트에 집에 폐쇄회로(CC)TV가 없는지, 지켜보는 조부모는 없는지 등을 적어야 합니다. 자신들 입맛에 맞는 집을 골라 가겠다는 거죠. 수요는 많고 공급은 부족하다 보니 벌어지는 상황이에요. 세진: 과연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울 환경인지 의문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일단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더라고요. 저도 제 조카를 돌볼 때 순간순간 화가 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를 키우는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잠시 하늘을 보라’고 하더군요. 잠시 화를 식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죠. 유민: 예전에 어떤 물놀이장에서 충격적인 모습을 본 적이 있어요. 물놀이를 마치고 돌아갈 때쯤 어떤 아이가 안 가겠다고 떼를 썼나 봐요. 아이 보호자로 온 할머니가 아이 뺨을 세차게, 서너 살밖에 안 돼 보이는 아이가 몸을 못 가눌 정도로 때리는데 아무도 말리지 않는 거예요. 아마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못하는 듯 보였어요. 주리: 아동학대의 원인은 결국 어른들이 자기 통제를 못해서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부모든 교사든 돌보미든 다 교육이 필요해요. 진호: 그렇지만 교육부나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가 교육의 필요성을 몰라서 안 했을까요.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그만큼 안 이뤄지니까 충분한 교육을 생략하고 손쉽게 돌보미를 채용하는 겁니다. 혜진: 아동학대가 교육으로 해결될 수 있는지도 저는 의구심이 드는데요. 진호: 유치원 교사를 길러내는 데 오랜 시간을 들이고 엄격한 자격 제도를 도입한 것은 그 중요성 때문입니다. 그런데 돌보미서비스 시스템만 만들어놓고 적정한 자격을 갖도록 하지 못하는 이유는 수요가 너무 많기 때문이죠. 주리: 정부에서 감시·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허술하게 돌보미서비스를 가정에 공급하는 것만큼은 반드시 개선돼야 합니다. 현재 돌보미들은 인터넷으로 몇 시간만 교육받으면 너무 쉽게 자격증을 딸 수 있어요. 진입장벽이 너무 낮습니다. 부장: 결국 정부가 돌보미 교육 예산을 더 책정해야 한다는 건데. 진호: 보육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더 좋은 보육환경을 만들도록, 정부가 나서기로 했으면 과세를 더 해야 한다고 봐요. 돌보미서비스에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해야 하고 정책도 세밀하게 짜야 합니다. 주리: 국가가 저출산·고령화 정책을 국가 100대 정책으로 내세웠다면 이런 부분에 대한 예산은 다른 걸 줄여서라도 더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부가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게 해줘야 저출산이 해결되지 그렇지 않고 자꾸 증세가 문제라고 얘기하면 해결이 되겠어요. 진호: 이번 정부지원돌보미 학대 사건 속 당사자인 부부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린 글을 봤어요. 전 그 부부가 정말 이 정책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서 돈이 최소한 안 드는 방향으로 정부에 제안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교육을 강화하는 건 근본적인 문제지만, 지금 당장 CCTV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지원해준다면 최소한 평소에 학대를 해오던 사람들도 조심하게 되겠죠. 혜진: 감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미국 같은 경우엔 옆집에서 수상한 소리만 나도 경찰이 바로 오게끔 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모두가 그런 태도를 체질화하고 있는 거죠. 한국에선 아이에게 매를 드는 걸 일종의 ‘훈육’이라고 보지만, 미국에선 엄연히 아동학대로 분류하고 있어요.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니 결국엔 더 큰 사회문제로 다가오는 거죠. 진호: 아까 사례로 언급된 할머니 경우에도 미국이었으면 할머니가 손자 뺨을 때리는 순간 누군가는 전화기를 들어 신고를 했을 거예요. 우리나라 경찰은 그런 신고를 받아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수도 있지만. 분야 곳곳에서 인식을 바꿔야 해요. 부장: 우리나라가 결혼과 출산에 대한 오지랖은 참 넓은데 말이지. 결혼 언제 하냐, 애는 언제 낳냐, 이런 건 잘도 물어보면서 아동학대에 대해서는 남의 가정사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지. 혜진: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어요. 아이들이 건강한 환경 안에서 올바른 방식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부모뿐만 아니라 사회가 다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폭력적인 방식은 절대 용납해선 안 돼요. 정리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미세먼지 제로 꿈꾸는 ‘녹음 1번지’ 강서

    미세먼지 제로 꿈꾸는 ‘녹음 1번지’ 강서

    “유치원에서 배웠는데, 나무를 심으면 공기도 맑아지고 미세먼지도 없어진대요.” “우리 어린이 친구들 똑똑한걸. 최근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서 나무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단다.나무 한 그루만 심어도 많은 양의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고 나무 마흔일곱 그루를 심으면 어른들이 운전하는 자동차 한 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양의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단다.” 지난 3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공암나루근린공원에선 정겨운 이야기꽃이 피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이 식목일을 앞두고 열린 ‘향기와 꽃이 있는 생활권 식목 행사’에서 아이들과 함께 꽃을 심으며 나누는 대화가 훈훈함을 자아냈다. 노 구청장은 “우리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심은 나무와 꽃들이 10년, 20년 후엔 강서를 ‘녹음 1번지’로 만들 것”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날 행사엔 주민들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한항공, 한국공항, 이마트 등 지역 내 직장봉사단원 등 50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왕벚나무, 수수꽃다리, 영산홍, 조팝나무 등 수목 5050그루와 맥문동, 튤립, 수국 등 초화류 1만 5000포기를 심었다. 한 50대 주민은 “강서가 싱그러운 초록으로 물들어 미세먼지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청정 자치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직원 60여명과 함께 참여한 코오롱인더스트리 사회공헌팀 최수정씨는 “지난해 4월 과천에서 마곡으로 회사가 옮겨온 후 강서 지역을 위해 뜻깊은 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푸른 강서, 미세먼지 제로 강서’ 조성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 가슴 뿌듯하다”고 했다. 구는 올해 도심 속 생활 주변 녹지 조성을 위해 예산 19억원을 투입한다. 공원 내 녹지도 확대하고 아파트, 공영주차장 옥상, 동네 숲에도 지속적으로 녹지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학교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자연학습장과 학교 숲을 조성하는 ‘에코스쿨 조성사업’ 예산도 5억 8000만원을 확보, 등촌초등학교 등 6개교에 녹지공간을 만든다. 노 구청장은 “자투리땅, 공터, 옥상 등 지역 내 유휴 공간을 적극 발굴, 주민 생활 속 녹지 공간을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고성 산불로 사상자 발생…정부 주민 대피 등 총력 대응

    고성 산불로 사상자 발생…정부 주민 대피 등 총력 대응

    강원 고성군에서 지난 4일 저녁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속초 시내로 번지면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산불이 휩쓸고 간 고성군 토성면의 한 도로에서 50대 남성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했다. 또 최소 11명이 다친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됐다. 여전히 강풍 탓에 산불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산불이 확산되면서 대피 인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고성 지역 주민들은 동광중 등에 긴급 대피했다. 속초시 장사동과 영랑동 주민 500여명도 영랑초교로 대피했다. 교동 일대 주민은 교동초교와 설악중에, 이목리와 신흥리 일대 주민들은 온정초교에 각각 대피한 상태다. 속초 강원진로교육원에 입소한 춘천의 봄내중 학생과 교사 179명은 춘천으로 이동 중이다.정부는 야간이다 보니 산불이 어느 정도 번졌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일단 밤사이 인명 피해가 없도록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성 산불은 전날 오후 7시 17분쯤 발생해 불과 1시간 만에 5km가량 떨어진 곳에 번질 정도로 확산 속보가 빨랐다. 앞서 소방청은 전날 오후 8시 31분을 기해 서울과 인천, 경기, 충북 지역에 이어 추가로 전국에 소방차 출동을 지시했다. 이어 전날 오후 9시 44분을 기해 화재 대응 수준을 2단계에서 최고 3단계로 높였다. 1단계는 국지적 사태, 2단계는 시·도 경계를 넘는 범위, 3단계는 전국적 수준의 사고일 때 발령한다. 청와대도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산불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전날 밤 11시쯤 고성 산불 현장에 소방차 66대과 소방인력 1000여명이 투입돼 있으며, 주민은 600여명 대피했다고 설명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산불 조기 진화를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라”고면서 “진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각 지자체가 중심이 돼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산불이 번질 우려가 있는 지역은 주민 대피 등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라”면서 “인근 항구에 정박 중인 선박도 유사시에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피해지역 학교 휴교령 등 아이들의 보호방안을 강구하라”고 밝혔다. 강원교육청은 이날 속초 지역의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휴업 학교는 초등학교 12곳, 중학교 4곳, 특수학교 1곳, 공립유치원 2곳, 사립유치원 3곳 등 모두 25개 학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고성 산불 확산…속초 지역 모든 학교 5일 휴교

    고성 산불 확산…속초 지역 모든 학교 5일 휴교

    강원 고성군에서 지난 4일 저녁 발생한 산불이 속초 시내까지 급속히 번지면서 강원교육청이 5일 속초 지역의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휴업 학교는 초등학교 12곳, 중학교 4곳, 특수학교 1곳, 공립 유치원 2곳, 사립유치원 3곳 등 모두 25개 학교다. 정부는 현재 화재 대응 수준을 최고 3단계로 높여 전국 소방차의 출동을 지시한 상태다. 불이 야간에 발생해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고성 산불은 전날 오후 7시 17분쯤 발생해 불과 1시간 만에 5km가량 떨어진 곳까지 번질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덕선 前한유총 이사장 영장 기각… “법리상 다툼 여지”

    이덕선 前한유총 이사장 영장 기각… “법리상 다툼 여지”

    유치원비 전용 혐의를 받는 이덕선 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수원지법 김봉선 영장전담판사는 2일 검찰이 사립학교법 위반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이 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판사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는 구속에 필요한 충분한 소명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기망행위(허위사실을 말하거나 진실을 은폐함)의 내용 및 방법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영장 기각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17년 8월 감사에서 이 씨가 설립 운영자로 있는 유치원과 교재·교구 납품업체 간에 석연찮은 거래가 오간 정황을 포착했다. 도 교육청은 납품업체 6곳의 주소지가 이 씨 및 자녀 소유 아파트 주소지와 동일한 데다 거래 명세서에 제3자의 인감이 찍혀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허위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지난해 7월 이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덕선 전 한유총 이사장 구속영장 기각…“다툼의 여지 있다”

    이덕선 전 한유총 이사장 구속영장 기각…“다툼의 여지 있다”

    유치원비를 전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덕선 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수원지법 김봉선 영장전담판사는 2일 검찰이 사립학교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전 이사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판사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는 구속에 필요한 충분한 소명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본건 범죄 사실의 성립에 관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서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기망행위(허위사실을 말하거나 진실을 은폐함)의 내용 및 방법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교육청은 2017년 8월 감사 과정에서 이 전 이사장이 설립 운영자로 있는 유치원과 교재·교구 납품업체 간에 석연찮은 거래 정황을 포착했다. 도 교육청은 문제의 납품업체 6곳의 주소지가 이 전 이사장 및 그의 자녀 소유 아파트 주소지와 동일한 데다가 거래 명세서에 제3자의 인감이 찍혀 있는 점에 미뤄 부적절한, 혹은 허위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지난해 7월 이덕선 전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이덕선 전 이사장의 자녀가 감정평가액 43억원 상당의 숲 체험장을 사들인 것과 관련, 이덕선 전 이사장과 자녀 사이에 불법 증여가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이덕선 전 이사장이 유치원 계좌에서 한유총 회비로 550여만원을 납부하거나 자신의 계좌로 750여만원을 이체한 사실도 고발장에 들어갔다. 검찰은 이덕선 전 이사장에 대한 소환조사 및 자택과 유치원 압수수색 등 수사 끝에 이덕선 전 이사장이 원비를 정해진 용도 외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2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이 이덕선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앞으로 검찰의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 재청구도 고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 3월초 사상 초유의 사립유치원 등원 거부 투쟁을 주도했다가 정부의 초강경 방침과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하자 단 하루만에 백기를 들었다. 그 여파로 한유총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동료에 복수하려고 아이들 죽에 독 넣은 유치원 교사

    동료에 복수하려고 아이들 죽에 독 넣은 유치원 교사

    중국 중부 허난성 자오쭤시의 한 유치원에서 교사가 음식에 독성이 있는 식품첨가물을 넣어 원생 23명이 중독됐다고 신경보가 2일 보도했다. 이 교사는 동료 교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이들이 먹는 죽에 독을 넣었으며 이미 경찰에 붙잡혀 구금된 상태다.현지 경찰에 따르면 중독 사건은 지난달 27일 오전 자오쭤시 멍멍유치원에서 일어났다. 이 유치원의 왕모 교사는 아이들이 먹는 죽에 아질산나트륨을 집어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질산나트륨은 질산나트륨을 납과 함께 녹여 만든 것으로 염료의 제조, 식육가공품의 발색제, 의약품 등에 쓰인다. 모양과 맛이 소금과 비슷하며 식품에는 규정에 따라 극소량만 사용해야 한다. 과도하게 섭취하면 간과 신장이 손상될 수 있다. 이번 사건으로 유치원생 23명이 입원했는데 1명은 중증이며, 대부분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유치원에서 음식을 먹고 토한 뒤 기절했다고 전했다. 연락을 받고 유치원에 가보니 아이는 의식이 없었고 바지는 온통 토사물로 덮여있었으며 다른 아이들도 토하고 있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다른 학부모는 아이의 위를 세척해야 했다면서 아이가 아질산나트륨 중독으로 진단받았다고 말했다. 피해 원생들은 팔보죽을 먹었는데 짠맛이 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발생한 유치원은 현지에서 10년 넘게 운영된 곳으로 한달 원비는 400위안(약 7만원)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독을 집어넣은 교사에 대해 “말도 잘 안하고 웃은 적도 없으며 딸을 데리러 갈 때마다 인사도 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여기는 중국] 유치원생들 식사에 ‘독성 물질’ 넣은 교사 “동료에게 복수하려고”

    [여기는 중국] 유치원생들 식사에 ‘독성 물질’ 넣은 교사 “동료에게 복수하려고”

    중국의 한 유치원에서 동료 교사를 위기에 빠뜨리려고 원생들 식사에 독성 물질을 푼 교사가 붙잡혔다. 중국 허난성 자오쭤시 공안국은 이 지역 소재 유치원생 23명이 집단으로 식중독에 걸린 사건과 관련해 해당 유치원에 재직 중인 한 여교사의 소행으로 밝혀졌다고 2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유치원생 23명의 집단 식중독을 유발한 독성 물질 중독 사건은 재직 여교사 1명에 의한 사건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사건은 당시 식중독에 걸린 원생의 학부모가 제보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그달 27일 해당 유치원에 등원했던 4~5세반 소속 원생 23명은 교사가 제공한 팥죽을 먹은 뒤 구토와 실신을 멈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사건을 공안에 신고했던 학부모 장씨는 “유치원에 다녀온 이후 아이가 기절을 반복할 정도로 구토 증세가 심했다”면서 “인근 병원을 찾았는데 그곳에서 우리 아이 이외에도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같은 반 친구들이 심각한 구토 증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 유치원에서의 식사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당일 오전 9시 교사 원씨는 평소처럼 미리 제조해 놓았던 팥죽을 간식용으로 원생들에게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해당 유치원에 등록된 원생은 총 50명으로 이 중 이날 교사 원씨가 제공한 팥죽을 먹은 원생 23명만 식중독에 걸린 것이 확인됐다.특히 주방시설과 기구 그리고 재료 등을 똑같이 사용해 조리한 팥죽을 제공받은 50명 중 원씨가 담당했던 원생 23명에게서만 식중독이 발생했던 점을 이상하게 여긴 공안의 조사로 사건의 내막이 외부에 알려진 셈이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문제의 어린이집에 재직 중인 여교사 주씨(가해자)는 사건 당일 원씨가 담당하는 원생들에게 제공할 냄비에 ‘아질산나트륨’을 몰래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질산나트륨은 세계보건기구 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성인 기준 0.3g 이상 투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 물질로 분류돼 있다. 이 같은 물질을 원생이 섭취할 음식에 넣은 교사 주씨는 평소 자신과 갈등을 겪었던 동료 교사 원씨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생들이 집단으로 사망에 이를 경우 교사 원씨가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을 예측한 것. 하지만 집단 식중독 사건의 내막이 일반에 공개된 이후 가해자 주씨는 현재 해당 지역 공안국에 형사 구류 상태다.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 교육부는 문제의 유치원에 대해 ‘폐업’이라는 강력한 후속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유치원에 등록된 원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 교육부가 직접 나서 이 지역 소재의 다른 유치원으로 원생들의 편입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사건으로 인해 식중독에 걸렸던 23명의 원생들은 사건 당일 인근 지역 제2인민병원에서 위세척 및 입원 치료를 지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셀프감리’에 구멍 뚫린 안전… 학교 인근 ‘공영감리’ 도입해야

    ‘셀프감리’에 구멍 뚫린 안전… 학교 인근 ‘공영감리’ 도입해야

    붕괴 사고의 상당수는 ‘데자뷔’, ‘판박이’라는 말이 꼭 들어맞는다. 지난해 8월 31일 발생한 서울 가산동 지반침하 사고와 일주일 뒤 발생한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는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발생한 ‘닮은꼴’ 사고였다. 지난해 6월 서울 용산구의 한 상가 건물이 무너져내린 지 반년 만에 서울 강남 한복판의 오피스텔이 붕괴 위험에 놓여 거주자들에게 퇴거 조치가 내려졌다. 무리한 신축 공사로 인근 학교가 위험에 처하거나 노후주택 거주자들이 대책 없이 방치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건축물 안전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원정훈(이하 원) 충북대 안전공학과 교수와 배천직(이하 배) 전국재해구호협회 구호사업팀장, 조성(이하 조) 충남연구원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 반복되는 붕괴 사고 등 건축물 안전사고를 되짚어 봤다.-사고의 원인을 짚어 본다면. 원 지난해 3월 상도유치원 측이 실시한 안전진단에서 다세대주택 신축공사로 인한 붕괴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있었지만 공사장 주변의 지반 붕괴를 예방하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사고 발생 하루 전 유치원과 교육지원청과 공사 관계자 등이 모여 연 회의에서 감리자가 “건물에 변위는 더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누구도 이를 검증하지 않았다. 시공자와 감리자, 담당 공무원 등의 전문성 부족과 안전불감증이 드러난다. 행정기관의 ‘사후약방문’식 대응과 책임 의식 결여, 반복되는 예산 핑계 등이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흙막이 같은 굴착공사의 시설물 붕괴에 대한 처벌 근거가 없었던 것, 건축주가 공사장 감리업체를 지정하는 ‘셀프감리’ 등 제도의 취약점도 있었다.배 시공자의 건축 비용 절감과 주위 환경에 대한 평가 소홀,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 부족을 꼽을 수 있다. 붕괴에 취약한 편마암 단층지대에 공사가 이뤄졌는데 지반에 대한 충분한 평가와 대응이 없었다.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해 1월 18일에 발효돼 깊이 10m 이상 터파기 공사를 하는 경우 지하안전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하게 돼 있는데, 동작구에 따르면 해당 공사는 하루 전인 17일에 인허가가 접수돼 영향평가 대상이 아니었다. 공사 관계자들의 안전에 대한 심각한 인식 부족의 문제다. -사고 후 마련된 대책에 대한 평가는. 원 공사 계획 및 허가 단계에서 계측을 강화하고 건축주가 아닌 허가권자가 감리업체를 지정해 독립성을 확보하는 대책이 마련됐다. 굴착공사 중에는 토목감리원을 상주 배치하고 계측업체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굴착공사와 관련된 부실공사에 대한 처벌 강화, 건설안전 민원에 지자체 담당자가 현장을 즉각 확인하는 대응체계 구축 등도 제시됐다. 현장에 만연한 시공자의 이익을 대중의 안전보다 우선시하는 잘못된 인식과 안전불감증을 개선하겠다는 게 골자다. 정부의 현장 불시점검은 증가하는 추세이나 주로 대형 건설현장에 치우쳐 있는 게 현실적인 문제다. 지자체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건설 현장을 감시하고 부실공사를 처벌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동작구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재난담당관을 신설하기로 한 것은 늦은 감이 있으나 바람직하다. 조 포항 지진 후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3층 이상 필로티 형식 건축물을 설계 과정에서는 건축구조기술사, 감리 과정에선 건축구조 분야 고급기술자 등으로부터 제출도서 서명날인을 받는 방식 등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하면 제도를 만들지만 현장을 고려하지 않아 ‘지키지 못하는 법’이 양산된다. 지자체에는 건축 인허가와 감리를 전담하는 조직이나 기구가 없다. 도시정비법에 따라 민간 감리원의 감리 범위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지자체 인력은 늘어나지 않는다. 민간 건축업자들이 안전을 강화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재료나 공법을 개발해서 보급하기 위한 연구개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대책은. 원 성인과 비교해 학생들은 재난 취약계층이다. 또 경주 및 포항 지진 등에서 알려졌듯 학교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설이다. 교육당국은 학교 시설에 대한 근본적인 재난안전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유치원과 학교 인근에서 실시되는 공사는 건축주의 ‘셀프감리’가 아니라 지자체의 ‘공영감리’가 이뤄지도록 법 개정이 시급하다. 공사현장과 교육기관 사이의 안전거리 확보와 같은 법률 조항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배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전국의 주택 460만여동 중 42.58%가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독주택(52.19%)과 공관(42.16%), 연립주택(40.17%)의 노후 주택 비중이 높았다. 단독주택은 공관이나 다중이용시설, 공동주택와 달리 안전관리의 책임이 전적으로 집주인 개인에게 있고, 안전진단을 할 법적 의무가 없다. 이들 노후주택을 위한 다각도의 주거환경개선정책이 필요하다.조 의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축업자들은 법이나 안전을 고려하기보다 ‘해오던 대로’ 건물을 짓는 관행이 있다. 처벌 강화와 의식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현장기술자와 인부 등 종사자들의 안전 의식도 높여야 한다. 특히 건설현장에 내국인 기능공이 부족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는 것도 건설업계 전체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의식이 내국인 숙련 노동자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이들에 대한 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엄마, 유치원이 무너져서 가슴 아팠어”… 사고 이후 원생들 악몽 꾸고 퇴행증상 늘어

    “엄마, 유치원이 무너져서 가슴 아팠어”… 사고 이후 원생들 악몽 꾸고 퇴행증상 늘어

    다세대주택 시공사 엉터리 안전 계측 유치원 위험 알려도 반년간 조치 없어 학부모 “조금 더 머물렀으면 큰일 날뻔…아이들 안전 더이상 천운에 맡길 수 없어” ‘누리반’의 장애아들 뿔뿔이 흩어지고 유치원 지원 여부도 안 알려줘 발품만 “유치원 인근 공사로 인해 건물 일부가 훼손돼 당분간 휴원합니다.” 김유나(35·가명)씨는 지난해 9월 7일 자정이 넘은 시간에 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메시지를 받고 포털사이트에서 유치원 이름을 검색하던 순간을 떠오르면 지금도 손이 떨려 온다. 포털사이트에 쏟아진 사진 속 서울 상도유치원의 연붉은 건물은 깎아지른 절벽처럼 잘려 나간 흙더미 위에서 위태롭게 버티고 있었다. 유리창이 깨지고 균열이 생긴 채 왼쪽으로 기울어져 와르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아들 연우(7·가명)가 다섯살 때부터 다니던 곳이었다. 정혜원(36·가명)씨는 아침이 밝자마자 딸 다윤(7·가명)이의 손을 잡고 유치원으로 향했다.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이 붕괴 직전에 내몰렸다는 소식에 밤새 발을 동동 구르고 눈물을 쏟은 터였다. 당시 유치원 건물이 위험에 놓였다는 사실을 부모들은 전혀 몰랐다. 그해 3월부터 유치원 바로 옆에서 다세대주택 신축공사가 시작됐고, 소음과 먼지 때문에 당분간 바깥 놀이가 어렵다고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사를 통해 밝혀진 내막은 충격적이었다. 다세대주택의 시공사는 공사 전 진행하는 안전 계측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흙막이 공사에 건설업 무등록업자가 참여하기도 했다. 위험을 우려한 유치원 측에서 전문가를 모셔다 현장점검을 벌이고, 교육지원청 등에 공문을 보내며 위험을 알렸지만 반년이 되도록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그사이 공사장 흙막이가 조금씩 기울고 유치원 건물의 균열이 눈에 보일 정도로 곳곳에 생겼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유치원이 기울어지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유치원에서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렸다. 아들 유찬(5·가명)이를 상도유치원에 보내는 허주연(32·가명)씨는 그날을 떠올리자 목소리가 떨려 왔다. “아이가 조금만 더 늦게 유치원에 머물렀으면… 지금도 그 생각을 떨칠 수 없어요.” 유치원 바로 옆 상도초등학교의 배려로 6개 교실을 얻어 9월 10일부터 아이들이 생활할 수 있게 됐다. 7개 반이 6개 교실을 사용하게 되면서 ‘누리반’에서 생활하던 장애아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가장 먼저 배려받아야 할 장애아들이 가장 먼저 교실을 잃는 현실에 부모들은 가슴을 쳤다. 다니던 유치원을 옮기는 것이 어른들에게는 단순한 일로 보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정신적 충격이 적지 않았다. 장난감과 정성껏 가꾼 무와 배추, 친구들과의 추억이 있던 곳이 폐허가 된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아이들 사이에서 악몽을 꾸거나 떼를 쓰고 엄마에게 집착하는 등 퇴행 증상이 늘었다. 사태를 수습하면서 고군분투했던 원장, 무너진 잔해를 뒤져 당장 필요한 물건들을 찾아와야 했던 교사들의 트라우마도 심각했다. “엄마, 우리 유치원이 무너졌어.” 어느 날 유찬이는 조그만 손으로 가슴을 치면서 말했다. “내가…여기가 아팠어.” 주연씨는 아이에게 팔베개를 하고 함께 누웠다. “유찬아, 많이 힘들면 다른 유치원으로 가도 돼.” 덤덤했던 유찬이의 목소리가 갑자기 격앙됐다. “아니, 나는 상도유치원 다닐 거야. 선생님이랑 친구들이랑 같이 지낼 거야.” 유치원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는 아이들을 그저 꼭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학부모들은 구청과 교육청을 찾아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국회를 찾아 사고가 반복되지 않게 관련 법을 강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럴 때마다 ‘소통의 벽’을 실감했다고 부모들은 토로했다. “어느 곳에서도 먼저 나서 설명을 하지 않았어요. “기다려 달라”는 말만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허주연씨) “당장 몇 개월 뒤 유치원이 다시 문을 여는지, 다른 유치원에 지원해야 하는지도 아무도 확실히 알려 주지 않았습니다. 엄마들이 갓난아기를 아기띠로 안고 이리저리 발로 뛰어야 했어요.”(정혜원씨) 상도유치원은 올해부터 인근 유치원 건물을 임대해 다시 문을 열고 신입 원아를 받았다. 유찬이는 다시 유치원으로 돌아갔고, 연우와 다윤이는 초등학생이 됐다. 아이들이 아픔을 딛고 한뼘 성장한 사이 관계당국들도 재발을 막기 위한 방안들을 내놓았다. 서울시는 민간 건축공사의 지하 안전영향평가와 굴토(땅파기) 심의 대상을 확대·강화하고, 부실한 공사로 인접 건축물에 피해를 준 건축 관계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조항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교육청은 학교 인근 공사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는 한편 안전에 위협을 받는 학교에 ‘현장안전담당관’을 파견하고 예산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동작구는 ‘안전재난담당관’을 신설해 지역 내 재난 컨트롤타워를 담당하도록 했다. 부모들은 “해법 마련을 위해 고심해 준 구청과 교육청 등에 감사하다”면서도 더이상의 ‘사후약방문’은 있어선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이들이 다치지 않은 건 ‘천운’이었어요. 씨랜드 화재와 세월호 참사를 겪은 우리나라가 더이상 아이들의 안전을 천운에 맡겨선 안 됩니다.”(김유나씨)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16년 만에 탄력

    5816가구 건설… 2024년 입주 목표 2003년 뉴타운 지정 이후 표류하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택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게 됐다. 용산구는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문을 구보에 게재했다고 1일 밝혔다. 한남동 686 일대 38만 6395.5㎡ 규모 부지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맞닿고 북쪽으로 이태원로, 서쪽으로 보광로, 동쪽으로 독서당로, 남쪽으로는 서빙고로와 강변북로·중앙선 한남역과 연결되는 ‘강북 교통의 중심’이자 남산과 한강을 잇는 서울의 경관 거점이다. 구 관계자는 “기존 지형과 길을 최대한 보전했을 뿐 아니라 한강 주변 경관과 남산 조망을 많은 시민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해발 90m 이하 스카이라인과 통경축(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한남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이곳에 공동주택 197개동(테라스하우스 포함) 5816가구(조합원과 일반분양 4940가구, 임대주택 876가구)를 짓는다. 건폐율은 42.09%, 용적률은 232.47%, 높이는 71.15m(지하 6층~지상 22층)다. 1~3인 가구가 많은 지역성을 반영해 전체 주택의 51.87%인 3017가구를 전용 59㎡ 이하 소형으로 배치한다. 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문화공원, 어린이공원, 소공원, 주민센터, 종합사회복지관도 새로 짓는다. 조합은 2024년 입주를 목표로 올해 말 시공사를 선정해 조합원 분양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한남 2·4·5구역에 대해선 서울시와 정비계획 변경안 협의 중으로 빨리 성과를 보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광진, 아이들 대상 장애발생 예방교육…눈높이 맞춘 설명으로 인식개선 도움

    서울 광진구가 지역 청소년과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장애발생 예방교육을 오는 7월까지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실시하는 안전교육은 국립재활원 소속 최국화 강사가 직접 본인 사례를 소개하면서 유아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제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장애발생 예방법을 유아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고,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장애인 인식 개선도 돕는다. 아동·청소년 장애인식개선 교육은 지역 초·중·고 17개 학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포토] 유치원생들 재난대응 훈련

    [포토] 유치원생들 재난대응 훈련

    1일 광주 동구 계림동 프란치스카 유치원에서 열린 국가안전대진단 재난대응 훈련에서 어린이들이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유치원생 및 교직원 80여 명이 참여 화재, 지진 등 재난발생시 행동요령과 소화기 사용법 교육을 실시했다. 광주 동구 제공/뉴스1
  • “브라질닭이 국산 둔갑”…원산지 위반 유치원 등 71곳 적발

    “브라질닭이 국산 둔갑”…원산지 위반 유치원 등 71곳 적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어린이집과 초·중·고등학교, 요양병원 등 집단 급식소 가운데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71개 업소를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농관원은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을 통해 집단급식소 3760개소에 대한 원산지 특별 단속을 실시한 결과 원산지 거짓 표시 40개, 미표시 31개 업소를 적발했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40개 업소는 수사 후 검찰에 송치하고,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31개 업소는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거짓표시 업체는 농관원, 농림축산식품부,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표시는 2회 이상 위반 시 공표한다. 위반 품목은 콩(두부 등)이 35건(45.5%)으로 가장 많았으며 돼지고기 12건(15.6%), 쇠고기 7건(9.1%), 닭고기·배추김치가 6건(7.8%) 순으로 나타났다. 경북의 한 유치원은 약 7개월 동안 브라질산 닭고기 60kg을 구입해 소속 유치원생에게 급식용으로 사용하면서 월간 메뉴표에 원산지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했다. 농관원 관계자는 “집단급식소에서 외국산 식자재가 국산으로 둔갑돼 판매되는 일이 없도록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한남3구역, 뉴타운 지정 16년만에 재개발 속도

    한남3구역, 뉴타운 지정 16년만에 재개발 속도

    2003년 뉴타운 지정 이후 표류하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택재개발 사업이 16년 만에 속도를 내게 됐다. 용산구는 지난달 29일 한남3재정비촉진구역(이하 한남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문을 구보에 게재했다고 1일 밝혔다.한남3구역은 한남동 686 일대의 38만 6395.5㎡ 규모의 부지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인접해 있고 북쪽으로는 이태원로, 서쪽으로는 보광로와 이어진다. 동쪽으로는 독서당로, 남쪽으로는 서빙고로와 강변북로, 중앙선 한남역과 연결되는 ‘강북 교통의 중심’이다. 구 관계자는 “한남3구역은 남산과 한강을 잇는 서울의 경관 거점“이라며 “기존 지형과 길을 최대한 보전했을 뿐 아니라 한강 주변 경관과 남산 조망을 많은 이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발 90m이하 스카이라인과 통경축(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갖췄다”고 사업 계획을 소개했다.한남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이 곳에 공동주택 197개동(테라스하우스 포함) 5816세대를 짓는다. 조합원과 일반 분양은 4940세대, 임대주택은 876세대다. 건폐율은 42.09%, 용적률은 232.47%, 높이는 71.15m(지하 6층~지상 22층)에 이른다. 1~3인 가구가 많은 지역성을 반영해 전체 주택의 절반 이상인 51.87%인 3017세대가 전용 59㎡이하 소형주택이다. 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문화공원, 어린이공원, 소공원, 주민센터, 종합사회복지관 등도 새로 짓는다. 조합은 2024년 입주를 목표로 올해 말 시공자를 선정해 조합원 분양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보름여 간 주민 공람을 마치고 한남3구역 사업시행인가를 최종 승인했다”며 “나머지 한남 2·4·5구역은 서울시와 정비계획 변경안을 협의하는 중으로 조속한 시일 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관악어린이집, 할머니가 읽어주는 그림책에 빠졌다

    관악어린이집, 할머니가 읽어주는 그림책에 빠졌다

    서울 관악구에서는 어린이집, 유치원으로 가는 어르신들의 활약이 화제가 되고 있다. 어르신들이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는 ‘도란도란 그림책 읽기’로 삶의 지혜와 경험을 나눠 주고 아이들에게는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해지는 습관을 길러 주고 있어서다. 관악구는 올해도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책읽기 경험을 선사해 주는 ‘도란도란 그림책 읽기’를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동화구연 경험 등 일정 자격을 갖춘 어르신들은 안전·전문 교육을 수료한 뒤 1인당 매주 4~5곳의 어린이집을 방문해 그림책 읽기, 손 유희 활동 등을 펼친다. 지역 어린이집, 유치원을 찾아가는 어르신은 21명으로 대부분 3년 이상 꾸준히 활동하며 지역의 우수한 독서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매월 마지막 주 자조 모임을 통해 어린이집에 필요한 책을 교환하며 남다른 열정으로 아이들에게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 주고 있다. 한 어린이집 원장은 “행복하게 노년을 즐기는 어르신들이 존경스럽고 이들이 핵가족 시대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따뜻한 정서를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 주는 좋은 통로가 돼 주고 있다”고 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도란도란 그림책 읽기’ 사업은 모든 세대가 교감하고 더불어 행복한 마을을 조성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살기 좋은 관악구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조두순 24시간 감시할 전자발찌… 80가지 징후로 성범죄 사전대응

    조두순 24시간 감시할 전자발찌… 80가지 징후로 성범죄 사전대응

    성범죄자 범행 전 유사패턴 반복 포착 과거전력 분석 도입… 위험징후 ‘경고’ 오늘부터 CCTV로 현장 실시간 확인 재범 가능성 높아지면 집중 보호관찰 AI 개발 ‘허수경보’ 줄이고 업무 경감지난해 말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오는 2020년에 출소한다는 소식에 청와대 게시판은 ‘조두순의 출소를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으로 도배됐다. 조두순은 출소 이후에도 7년간 전자발찌를 착용해 24시간 전자감독을 받아야 하지만,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도 ‘사후 대응’밖에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작용한 탓이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정부는 지난 2월 전자발찌 착용자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범죄 징후 예측 시스템’을 새로이 도입했다. 시행 11년째를 맞이하는 전자감독제도(전자발찌)는 이번 개선을 통해 ‘사전 대응’이 쉽지 않다는 비판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법무부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를 방문해 조두순을 감시하게 될 전자발찌 제도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직접 살펴봤다.●3등급으로 관리 ‘범죄 징후 예측시스템’ “띠리링. 띠리링. 띠리링.” 지난 4일 기자가 찾은 중앙관제센터 2층 관제실은 쉴 틈 없이 분주했다. 거대한 중앙관제 화면과 함께 4교대로 근무하는 5명의 관제직원들이 분주히 준수사항 위반 경보를 확인하고 있었다. 한 관제직원이 다급히 수화기를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출입금지구역에 진입한 전자발찌 착용자에게 어떤 상황인지 확인하고 퇴거 지시를 내리기 위해서다. 출입금지구역은 일반적으로 초·중·고, 유치원, 어린이집 등이며, 법원에서 범죄와 연관성 있는 장소도 추가 설정할 수 있다. 만일 전자발찌 훼손 등 긴급 상황에서 착용자와의 통화 연결이 되지 않을 경우, 관제직원은 즉시 지역 보호관찰소와 관할 경찰에 연락해 현장 출동을 요청해야 한다. 그 와중에도 경보음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이들이 관리해야 하는 착용자는 대전 관제센터와 합쳐서 3115명. 하루에 울리는 경보는 평균 1만건이 넘는다. 여기에 법무부가 새로 도입한 ‘범죄 징후 예측시스템’이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었다. 경보 대상자들의 명단이 표시되는 알림판에는 착용자 각각의 재범 가능성에 따라 예측시스템이 분류한 ‘일반’, ‘주의’, ‘고위험’ 등급이 표시됐다. 등급은 판결문, 보호관찰 상황, 위치 추적 시스템으로부터 뽑아낸 자료를 토대로 범죄수법, 이동경로, 정서상태, 생활환경 변화 등 80여 가지 요인에 점수를 매겨 ‘재범 가능성이 얼마나 큰가’를 수치화시킨 것이다. 착용자의 현재 상태에 따라 등급은 실시간으로 변화된다. 문서에서 특정 정보를 뽑아내는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통해 실시간으로 면담 기록에서 위험 징후를 파악해내기도 한다. 관제직원은 점수가 높은 착용자일수록 우선순위에 두고 주의 깊게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이동경로 분석은 착용자의 평소 생활패턴을 ‘빅데이터’로 관리하며 이상 징후를 보일 경우 경고해주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관제직원이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된 한 착용자의 생활패턴을 조회하자 평소 주야간 생활패턴과 함께 최근 갑자기 드나들기 시작한 장소가 나타났다. 출입금지구역은 아니지만, 착용자가 생활패턴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보이자 예측시스템이 자동으로 인식한 것이다. 관제센터 관계자는 “성범죄자는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유사 패턴을 계속 반복하는 특성을 보인다”면서 “예를 들어 공원에 아동을 유인해 성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경우, 재범도 공원에서 저지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원 자체가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진 않지만, 갑자기 공원 방문 횟수가 늘어난다면 과거 범죄전력, 생활패턴 변화 등을 감안해 점수가 올라가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될 것”이라면서 “당장 위반 사실이 없더라도 면담 횟수를 늘리는 등 집중 관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발찌 11년… 재범률 감소 효과 톡톡 2006년 용산 초등학생 성폭행 살인사건, 2007년 안양 초등학생 납치살인사건, 2008년 안산 초등학생 납치 강간사건까지. 2008년 우리나라에 전자발찌 제도가 도입될 당시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사건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한 전자발찌 제도는 형량을 채워 출소한 이후에도 재범 위험성이 높은 특정 범죄자의 신체에 전자발찌를 부착해 24시간 대상의 위치, 이동경로, 상태를 파악한다. 정부는 보호관찰관의 밀착 지도·감독을 통해 재범을 억제하고 있다. 이미 미국(1983년), 캐나다(1987년), 영국(1989년) 등 해외에선 일찍이 전자발찌 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강력범에 대한 재범 방지 목적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부분 경범죄자에 대한 자택구금 목적이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도입 초기엔 오히려 강력범에게 전자발찌를 채우지 않고, 대신 교도소 과밀 수용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수용자들을 전자발찌 착용 대가로 가석방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캘리포니아주 등에선 우리나라와 같이 재범 방지를 위해 성범죄자에 대해 전자발찌를 부착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30여개 국가가 전자발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전자발찌 제도의 목표가 ‘재범 방지’로 수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발찌의 효과는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전인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성폭력 범죄 재범률은 평균 14.1%에 달했지만, 제도 시행 이후 성폭력 범죄 전력이 있는 착용자의 재범률은 7분의1 수준인 2.01%로 낮아졌다. 성폭력 범죄뿐만 아니라 살인, 강도, 미성년자 유괴 등의 범죄도 24시간 전자감독을 받고 있다. 법무부는 향후 가정폭력 범죄도 전자발찌 착용 대상에 포함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 “법령 근거… 인권 침해 요소 없어” 일각에선 전자발찌 제도, 나아가 범죄 징후 예측시스템을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비유하며 사생활 침해적 요소가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실제로 미래에 발생할 범행을 미리 예측해 범죄자를 사전에 체포하는 내용을 다룬 SF영화다. 영화에서처럼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미리 ‘예비 범죄자’ 취급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미 10년 넘게 시행된 전자발찌 관련 법을 토대로 수집해온 자료를 활용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인권 침해 요소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범죄 사실, 보호관찰관 면담내용, 위치추적 결과 등 정상적인 업무를 통해 이미 수집된 정보를 컴퓨터가 분석하는 것으로 모두 법령에 근거하고 있어 인권 침해적 소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화에 비유되는 것에 대해선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범죄를 저지를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을 사전에 체포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단지 재범 가능성에 따라 면담 횟수를 늘리고 집중적으로 보호관찰을 실시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1명당 9만건 경보처리… 고질적 인력난 숙제 고질적인 인력난은 현재 여전히 숙제다. 2008년 첫 도입 당시 151명이었던 전자발찌 착용자는 3월 기준 3115명으로 약 20배가 됐다. 그러나 같은 시기 관제직원은 9명에서 43명으로 4.8배가 됐을 뿐이다. 착용자들이 지난해 울린 경보는 387만건에 달했다. 직원 1인당 한 해에 평균 9만여건에 달하는 경보를 처리한 셈이다. 직접 출동해야 하는 일선 보호관찰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국 58개 보호관찰소에서 근무하는 전담 직원은 162명으로, 1인당 착용자 19명에 대한 정기 면담, 긴급 출동, 상황 수습을 도맡아야 한다. 특히 지방 관찰소에선 야간에 여러 상황이 발생하면 한꺼번에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인력 충원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법무부는 ‘범죄 징후 예측시스템’과 더불어 여러 가지 제도 개선을 통한 업무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우선 전국에 퍼져 있는 폐쇄회로(CC)TV를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금은 착용자가 이상 징후를 보이더라도 당장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다. 상황이 발생해 보호관찰관이 현장에 가서 확인하더라도 시간이 지체된 상황이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1월 국토교통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보내주는 CCTV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우선 1일 대전에서 시작하는 CCTV 연계 시스템은 서울, 광주 등 다른 지역으로 순차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착용자의 일탈 행동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근처 CCTV를 통해 착용자의 행동을 즉시 파악하고 전화를 통한 대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해 ‘허수 경보’ 대응을 줄이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기존에는 착용자가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출입금지구역에 진입하게 되는 경우에도 경보가 울리기 때문에 관제직원들은 모든 경보를 일일이 파악하고 상황을 종료해야만 한다. 그러나 AI 시스템이 도입되면 금지구역에 진입한 착용자의 이동 속도가 차량과 비슷하다는 것을 스스로 파악하고 경보를 울리지 않게 자동으로 조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법무부 관계자는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민감도는 상당히 올려놓을 것”이라며 “(허수 경보를) 30%만 걸러도 충분히 업무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두순법’도 조만간 본격 시행된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조두순과 같은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범죄자에 대해 일대일 전담 보호관찰관을 지정하고 매년 심사를 통해 재범 위험성이 있다면 전자발찌 부착 기간을 늘릴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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