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책
    2026-07-19
    검색기록 지우기
  • 다이
    2026-07-19
    검색기록 지우기
  • 낙인
    2026-07-19
    검색기록 지우기
  • 수돗물
    2026-07-19
    검색기록 지우기
  • 재연
    2026-07-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60
  • 이부진·임우재 이혼 항소심,‘이혼 책임’vs‘이혼 불가’ 공방 예상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46) 삼성전기 상임고문의 이혼소송 항소심 변론준비기일이 16일 수원지법에서 열렸다. 이날 오전 9시 50분쯤 모습을 드러낸 임 상임고문은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법원 건물로 향했다. 이 사장 측에서는 당사자인 이 사장이 직접 참석하지 않고 1심부터 재판을 맡아 온 법무법인 세종의 변호인이 참석했다. 변론준비기일은 소송절차에 앞서 주요 쟁점과 증거관계를 정리하는 자리로 원고와 피고의 소송대리인만 참석해도 되는데 임 고문이 직접 참석함으로써 ‘혼인유지’를 강력히 피력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1차 변론준비기일이 끝나고 건물 밖으로 나온 임 상임고문은 취재진의 질문들을 뒤로 한 채 차량을 타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앞으로 이어질 변론준비기일에서는 이혼 유책사유와 자녀의 면접교섭권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1심 법원은 ‘원고(이부진)와 피고는 이혼한다’, ‘친권과 양육권은 원고로 지정한다’, ‘자녀에 대한 (피고 측의) 면접교섭권은 월 1회로 한다’고 판결하면서 혼인 파탄과 문제점에 대한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인 만큼 임 고문 측이 쟁점마다 반박 근거 등을 제시하며 ‘이혼 불가’를 주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두 사람의 이혼 절차는 2014년 10월 이 사장이 이혼조정과 친권자 지정 신청을 법원에 내면서 시작됐다. 두 차례 조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소송으로 이어졌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가사2단독 주진오 판사는 1년여간의 심리 끝에 지난 1월 14일 원고 승소로 판결, 이 사장의 손을 들어줬고 임 고문은 즉각 항소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임우재, 이부진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변론준비기일 직접 참석 ‘굳은 표정’

    임우재, 이부진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변론준비기일 직접 참석 ‘굳은 표정’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의 이혼소송 항소심 변론준비기일이 16일 수원지법에서 열렸다. 이부진 사장과의 이혼소송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낸 임우재 고문은 이날 오전 10시 항소심 변론준비기일에 직접 참석했다. 정장 차림으로 10여분 전쯤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임 고문은 앞서 1심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취재진들 앞에서 인터뷰를 하던 모습과는 달리 이날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묵묵부답 하면서 법원으로 들어갔다. 이부진 사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1심부터 재판을 맡아 온 법무법인 세종 변호인이 대신 참석했다. 변론준비기일은 소송절차에 앞서 주요 쟁점과 증거관계를 정리하는 자리로 원고와 피고의 소송대리인만 참석해도 된다. 임 고문이 직접 참석한 것은 그만큼 혼인유지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변론준비기일에서는 이혼 유책사유와 자녀의 면접교섭권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사장과 임 고문은 지난 2014년 10월 이 사장이 이혼조정과 친권자 지정 신청을 법원에 내면서 시작됐다. 두 차례 조정을 거쳤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지난 1월 1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가사2단독 주진오 판사는 원고 승소로 판결했고 이에 임 고문이 즉각 항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딴살림 15년’ 남편 이혼 허용… 고법 ‘유책주의’ 예외 인정 왜?

    위자료 8000만원 지급 판결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려 15년째 별거한 남편에게 법원이 “혼인의 실체가 사라졌다”며 이혼을 허용했다. 대법원이 지난해 9월 ‘혼인 파탄에 책임 있는 배우자가 요구한 이혼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유책주의 원칙은 유지하되 예외를 폭넓게 인정한 가운데 이를 반영한 판결들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이은애)는 혼외 여성과의 사이에서 두 아이를 낳은 A씨가 별거한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소송에서 이혼을 허가하고 “A씨는 위자료 8000만원을 B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1983년 캐나다 영주권자인 B씨와 결혼했다. 이들은 캐나다에서 7년간 유학 생활을 한 뒤 귀국해 함께 사업체를 운영했다. 자녀도 둘을 낳았다. 하지만 2001년 A씨가 일하다 알게 된 여성과 동거를 하면서 B씨와 별거가 시작됐다. A씨는 새로 만난 여성과도 자녀 둘을 낳았다. A씨는 2006년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지만 외도를 한 유책 배우자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를 했지만 2심 재판부도 2008년 기각했다. 5년 뒤 A씨는 다시 이혼소송을 냈다. 두 자녀는 성년이 됐고, 한 자녀는 결혼도 했다. 자녀의 결혼 직전까지 A씨는 양육비도 꼬박꼬박 지급했다. 그러나 B씨는 여전히 이혼을 거부했다. 이번엔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A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A씨와 B씨의 혼인 생활은 약 15년의 별거로 인해 실체가 완전히 해소됐고, A씨는 별거 기간에 피고와 자녀에게 생활비 등으로 10억원 정도를 지급하는 등 부양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면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2심은 별거 기간 동안 A씨가 쌓은 재산에 대한 B씨의 분할청구권도 인정했다. 대신 A씨가 양육비 등을 지급한 점을 고려해 비율은 A씨 80%, B씨 20%로 정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서울가정법원은 8년째 투병하는 아내를 돌보지 않은 남편이 낸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다. “장기간 별거와 투병 등으로 혼인의 실체가 해소됐다”는 판단에서였다. 가족을 외국에 남겨 두고 한국에 돌아와 무속인이 된 부인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도 나왔다. 법원 관계자는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려고 이혼을 거부하거나 축출 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에 한해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열린세상] 도널드 트럼프의 만리장성 그리고 흉노/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도널드 트럼프의 만리장성 그리고 흉노/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최근 미국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멕시코 불법이민을 막기 위해 국경에 담벼락을 세우겠다는 황당한 공약을 했다. 정작 유권자들은 그의 연설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고, 트럼프의 지지율은 떨어질 줄 모른다. 아마 그를 포함한 많은 미국인이 만리장성이 중국을 대표하는 위대한 건축물이라는 홍보를 믿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만리장성을 쌓은 진나라는 국력을 소진해서 멸망했고, 흉노를 몰아낸 것은 한나라였다. 흉노를 계승한 훈족이 유럽사를 바꿀 정도로 흉노의 군사력은 당시 유라시아 최강이었다. 그런데 한나라가 그렇게 무시무시한 흉노를 몰아낸 원인은 흉노에 맞서는 강력한 군사력이 아니라 외교와 경제력에 있었다. 한나라도 처음에는 진시황처럼 무력으로 흉노를 꺾으려 했다. 한나라 고조 유방은 기원전 200년에 흉노 토벌에 나섰지만, 반대로 백등산에서 포위되어 죽을 처지에 놓였다. 이에 유방은 흉노에 맞서서 포위망을 돌파하는 대신에 뇌물을 바치는 회유책을 썼다. 중국의 명품에 반한 흉노 선우의 왕비 알씨는 선우에게 부탁해 포위망을 풀어 주었다. 지금 중국 군대를 다 무찔러 버리면 앞으로 조공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한나라의 정책은 바뀌었다. 거대한 만리장성 대신에 매년 정월에 엄청난 양의 비단·칠기 등 사치품은 물론 중국의 4대 미인으로 꼽히는 왕소군을 비롯한 공녀들을 바쳤다. 한나라 조정이 받은 경제적 타격은 컸지만 반대로 조공품의 공세에 흉노의 풍습도 바뀌었다. 원래 봄과 가을에만 모이던 흉노의 부족장들은 중국으로부터 받은 공물을 나누기 위해 한겨울인 정월에도 모였다. 따로 집이 없는 유목민족이기 때문에 땅이나 곡식이 아니라 전쟁으로 얻은 전리품을 부하들에게 나눠 주는 것이 중요한 통치수단이었다. 그런데 중국의 조공품이 매년 들어오게 되니 흉노로서도 굳이 주변 지역을 정복할 동기가 사라졌고, 점차 그 세력이 약화되기 시작했다. 결국 흉노는 분열되어 남흉노는 중국에 귀의하여 중국식 생활을 채택하였고 북흉노는 계속 중국과 대립하여 유목생활을 유지하다가 서기 1세기 중반에 동아시아의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런데 고고학자들이 흉노 고분을 발굴해 보니 재밌는 결과가 나왔다. 중국에 편입되기를 거부하고 유목생활을 했던 북흉노의 무덤에서 중국제 유물이 줄기는커녕 망하기 직전까지도 그 양이 계속 늘었다. 겉으로는 유목생활을 유지한 북흉노였지만 이미 중국 사치품을 좋아하는 풍습이 깊숙이 침투했다는 뜻이다. 흉노인들의 마음을 빼앗아버린 중국의 외교와 전략의 결과였다. 중국은 조공품을 매년 주면서도 다른 쪽으로는 흉노의 힘을 약화하기 위해서 경제와 외교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흉노를 이간시켜 남흉노를 중국으로 귀의시켰고 서역의 여러 나라들과 연합하여 흉노의 경제적 기반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실크로드가 등장한 것이다. 실크로드 이전에는 흉노가 장악했던 유라시아 북방의 초원지대를 관통하는 초원루트가 있었다. 이에 중국은 흉노의 힘이 미치지 않는 중앙아시아 사막지대를 통한 새로운 길을 뚫어서 서역과 연계했다. 새롭게 형성된 교역루트에 기반을 두어 외교적으로는 흉노에 복속되었던 집단들을 점차 분리시켰다. 이렇듯 실크로드의 탄생은 흉노를 꺾기 위한 중국의 수백 년에 걸친 노력의 결과였다. 최근 중국이 일대일로를 내세우며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강력한 무력 대신에 상대방의 이해를 간파하고 지역 간 네트워크로 경쟁 세력을 누르고 패권을 잡았던 한나라의 실크로드에 대한 역사적 기억이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발언은 거대한 건축물과 무기가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현대인의 오해를 잘 보여 준다. 어디 미국뿐인가. 시리아에서, 우크라이나에서, 휴전선을 사이에 둔 우리나라에서까지 군사적인 충돌과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2000년 전 유라시아의 최대 군사강국이었던 흉노를 무너뜨린 것은 만리장성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간파하고 흔들었던 중국의 사치품들이었다. 그리고 사막을 뚫고 일구어낸 실크로드라는 문화적·경제적 네트워크는 이후 당나라에 이르러 최고의 문화융성으로 이어졌다. 2000년 전의 흉노와 중국의 남북 관계가 결코 역사 속의 이야기만은 아닐 듯하다.
  • 간통죄 폐지에도 줄어든 이혼소송… 이유는 ‘유책주의’

    간통죄 폐지에도 줄어든 이혼소송… 이유는 ‘유책주의’

    작년 이혼소송 접수 전년보다 4% 줄어 헌법재판소가 간통죄 위헌 결정을 내린 지 오는 26일로 1년이 되는 가운데 ‘간통죄가 폐지되면 불륜으로 가정이 파탄 나는 사례가 급증할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달리 지난해 이혼소송은 오히려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법 폐지 이전에 이미 간통죄가 사문화돼 큰 영향이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이 ‘혼인 파탄에 잘못이 있는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기존 ‘유책주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이혼소송은 3만 9372건으로 2014년 4만 1050건에 비해 4.0% 감소했다. 지난해 2월 헌재의 간통죄 위헌 결정이 나온 뒤 이혼소송 건수는 2월 2540건에서 3월 3540건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5월에는 3050건으로 감소하는 등 안정세를 보였다. 재판을 통하지 않고 당사자들끼리 이혼을 합의해 신고만 하는 협의이혼 역시 2014년 11만 3388건에서 2015년 10만 9395건으로 3.5% 감소했다. ●유책주의 판결, 적반하장 이혼 청구 막아 한 이혼소송 전문 변호사는 “간통죄가 폐지되면 ‘마음대로 불륜을 저질러도 된다’는 인식 때문에 이혼소송이 늘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큰 영향이 없었다”면서 “간통죄 폐지 직전에도 이미 관련 처벌이 완화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다른 변호사는 “바람을 피우고도 뻔뻔하게 행동하는 경우는 예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불륜 관계를 배우자에게 들키고도 계속 관계를 이어 가거나 ‘간통죄도 없어졌는데 무슨 죄냐’고 따지는 식”이라고 말했다. 간통죄가 폐지된 뒤인 지난해 9월 대법원은 과거처럼 ‘유책주의’ 판결을 고수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이 현실적으로 혼인 관계가 깨졌다면 이혼을 인정하는 ‘파탄주의’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던 터였다. 법조계 관계자는 “간통죄 폐지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유책주의 판결은 바람을 피운 배우자가 ‘적반하장’ 격으로 먼저 이혼을 청구하지는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파탄주의가 대세라는 점에서 우리도 결국 파탄주의로 갈 날이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혼 전문 배금자 변호사는 “현재 진행되는 민사소송만으로는 위자료 인정액이 크지 않아 간통 피해 배우자와 가족들이 제대로 된 금전적 배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재산 분할이나 양육비 지급 등을 유리하게 하는 등 이혼으로 피해를 보는 쪽을 보호하는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간통 피해자 ‘사적 보복’ 땐 명예훼손 처벌 우려 법조계에서는 간통 피해 배우자들의 ‘사적(私的) 보복’이 늘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피해 배우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불륜을 암시하는 내용을 올리거나 불륜 상대방의 직장을 찾아 직접 창피를 주는 식이다. 그러나 법이 정한 범위를 넘어서는 ‘자력구제’의 경우 오히려 불륜 피해자들이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최근 남편이 회사 여자 후배와 불륜을 저지르는 사진을 남편의 직장 동료 등 27명에게 이메일로 뿌린 피해 배우자에 대해 재판부가 “여자 후배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2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판사는 “간통죄가 폐지되기 전부터 법원은 사적 보복에는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억울함을 스스로 해결하려 하는 자력구제를 엄격히 금하는 법률상 ‘자력구제 금지 원칙’에 따른 판단”이라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재산 분할의 밀당… 재벌가 이혼학개론

    재산 분할의 밀당… 재벌가 이혼학개론

    입춘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 4일 경기 수원지법 성남지원. 40대 중반의 남성이 상기된 표정으로 법원 현관을 나왔다. 이윽고 그를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항소이유서’를 배포했다. “이혼 신청을 받아들이고 외아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은 아내에게 있다”고 판결한 1심에 불복하는 이유가 담겨 있었다. ‘남편의 잦은 음주와 술버릇 때문에 고통받았다’는 아내 쪽의 주장에 대한 반격이었다. 하지만 그가 항소 이유를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일종의 범법 행위였다. 가사소송법 제10조는 가사소송의 언론 보도를 금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아내 측이 “상대방과 자녀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반발한 것도 그런 까닭에서였다. 갈라서는 부부가 다 그러한 것처럼, 그들 역시 처음부터 사이가 안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1999년 백년가약을 맺자 언론들은 남편에 대해 ‘남데렐라’(남성판 신데렐라)라며 대서특필했다. 재벌이나 권력가 출신도 아니면서 대한민국 최고 부자의 맏사위가 된 그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말이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되는 게 남녀 사이라지만 이들은 15년여 만에 법정에서 서로의 치부를 들춰내는 사이가 됐다. 이부진(46)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48) 삼성전기 상임고문 얘기다. 만날 때만큼이나 헤어질 때도 세간에 큰 화제를 뿌렸던 재벌가의 이혼사를 들여다본다. 2000년대 이전만 해도 재벌가의 이혼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오너가의 사생활, 특히 내세울 만한 일이 될 수 없는 이혼에 대해 당사자는 물론 해당 기업에서도 함구하는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혼 대신 별거를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2000년대 들어 재벌가의 이혼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사례는 정용진(48)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배우 고현정(45)씨의 파경이다. 정 부회장은 이 사장의 이종사촌 오빠다. 1995년 화촉을 밝힌 이들은 결혼 8년 만인 2003년 갈라섰다. 결혼생활 도중에도 불화설 등에 시달렸는데,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였다. 고씨가 이혼조정 신청을 냈고, 정 부회장이 고씨에게 15억원의 위자료를 줬다. 그 대신 자녀(1남 1녀) 양육권을 가져갔다. 양육권이나 위자료 등에 대한 합의를 미리 끝낸 상태라 조정 신청을 한 당일에 바로 이혼 결정이 내려졌다. 이 사장의 친오빠인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도 1998년 임세령(39) 대상그룹 상무와 결혼했다가 11년 만인 2009년 갈라섰다. 1970년대 미풍과 미원의 조미료 전쟁을 벌였던 영남 대표그룹(삼성)과 호남 대표그룹(대상)이 20여년 만에 사돈을 맺어 주목을 받았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손녀인 이미경(58) CJ그룹 부회장도 김석기(59) 전 중앙종금 사장과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다른 대기업 오너 일가에서도 이혼은 있었다. 정몽구(78) 현대차그룹 회장의 셋째딸인 정윤이(47)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는 1997년 신성재(47) 전 현대하이스코 사장과 결혼했다가 2014년 이혼했다. 신 전 사장은 이혼 뒤에 사장직에서 물러나고 관련 주식도 모두 팔았다. 박용만(61)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37) 두산 전무는 2005년 구자홍(70)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조카이자 구자철(61) 한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구원희(36)씨와 결혼했으나 2010년 소송을 거쳐 이혼했다. 최태원(56)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언론을 통해 불륜 사실을 밝히면서 ‘공개 이혼 요구’를 했지만 부인인 노소영(55) 아트센터나비 관장은 이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반적인 이혼 절차는 ▲협의이혼 ▲조정이혼 ▲재판이혼 등 세 가지다. 협의이혼을 뺀 나머지는 ‘소송’으로 분류된다. 협의이혼이 가장 일반적이다. 하지만 재벌가는 협의이혼 대신 조정이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은 들지만 ‘사생활 보호’가 가능한 데다 짧은 기간 안에 이혼을 확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의 한 판사는 “협의이혼은 8주간의 숙려기간을 가져야 하는 데다 법적 대리인이 아닌 당사자 본인이 직접 법원에 출두해 판사에게 이혼의사를 밝혀야 한다”면서 “양측의 이혼 입장이 확고한 상태에서는 이런 절차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정이혼의 경우 둘 사이에 합의만 되면 재판도 필요 없는 데다 대리인이 조정 등에 대신 참여할 수 있어 재벌가 등 유명인들은 조정이혼을 선호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가사 전문 판사와 변호사들은 이 사장과 임 고문 사례처럼 재벌가 이혼이 소송으로 비화된 경우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지역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당사자들은 재산 내역 등이 언론에 드러나는 걸 꺼리다 보니 사전에 재산 분할 등을 조율해 소송까지 가지 않는다”면서 “다만 이 사장 건의 경우 임 고문의 ‘이혼불가’ 입장이 확고하기도 하지만 삼성가의 후계나 재산 승계 등이 함께 얽혀 있어 법정까지 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혼 뒤 막대한 규모의 재산 분할 등이 뒤따르는 것도 재벌가 이혼의 특징이다. 이혼의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주는 위자료는 많아야 5000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부부가 함께 형성하고 유지, 관리한 재산은 이혼 과정에서 나눠야 하는데, 이 금액이 크다. 많게는 1000억원대까지 치솟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구체적인 금액은 당사자 외에는 정확히 아는 게 불가능하다. 서울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재벌가 이혼 소송의 경우 재산 분할의 협의 내용은 재판부에 보통 알리지 않는다”면서 “임 고문은 이혼을 원치 않아서, 이 사장은 재산이 공개되는 걸 원치 않아서 재판부에 재산 분할을 요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재산 분할의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자칫 회사 구조나 경영권 문제 등도 불거질 수 있어 단순히 부부 당사자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이 사장과 임 고문의 경우 이혼 소송이 확정된 이후에 임 고문이 재산 분할 소송을 따로 제기할 수 있다. 서울 지역의 또 다른 변호사는 “현행법상 상속이나 증여를 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이 아니지만 배우자가 재산 유지나 증식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할 청구가 가능하다”면서 “결혼 기간이 10년 이상이면 배우자의 기여도를 20% 안팎 인정하는 게 판례”라고 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최태원 “편지 공개 이혼 목적 아냐”

    최태원 “편지 공개 이혼 목적 아냐”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결혼 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편지를 공개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은 31일 “편지는 이혼 목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은 “더이상 혼외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고 또 아이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커밍아웃’을 한 것”이라면서 “(노 관장과) 지금처럼 별거 상태로 살 수 있으나 애들 문제를 고려할 때 소송을 제기해 이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노 관장과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최 회장은 편지가 마치 공개적으로 이혼해 달라고 노 관장에게 요청한 것처럼 비치고 있는 데 대해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고도 전했다. 노 관장과 이혼을 하더라도 소송이 아닌 대화로 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2013년 1월 이혼 소장을 작성한 사실이 공개됐던 것과 관련, “당시는 횡령 선고를 앞두고 재판에 올인해야 했던 만큼 이혼 소송으로 힘을 분산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소장 작성은 당시 스스로를 최 회장의 측근이라고 생각한 일부 사람들의 과도한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유책 배우자인 만큼 소송하면 패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승산이 없는 소송을 과연 제기했겠느냐는 관측이다. 한편 최 회장의 가정 문제가 그룹 경영에 지장을 줄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사내 직원들 사이에서도 커지면서 최 회장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SK의 한 관계자는 “사내 인트라망에도 일반 인터넷상의 댓글과 비슷한 내용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가정을 지키려는 노 관장을 응원하고, 최 회장을 비난하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최 회장은 편지 공개 이후 이날까지 집무실이 있는 SK그룹 서린동 본사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모든 게 내 잘못”이라면서 자신의 가정 문제가 복잡하게 꼬이게 된 데 대한 모든 책임을 본인 스스로에게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 회장은 언론에 편지가 공개됐던 지난 29일 밤 서울 연희동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가 김옥숙 여사를 만나 경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현장 행정] 사각사각·뽀득뽀득… 사랑 나누는 소리

    [현장 행정] 사각사각·뽀득뽀득… 사랑 나누는 소리

    “고향에 계신 친정 엄마 머리를 염색한다는 생각으로 동네 어르신 머리를 만져요.”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9단지 아파트에 사는 김미선(48)씨는 ‘우리 동네 예뻐지는 머리방’ 회장으로 2년간 봉사 활동을 했다. 김씨는 28일 “봉사를 하면서 쌓은 미용 실력이 이제는 제법 프로 수준”이라며 웃음 지었다. 예뻐지는 머리방은 미용실을 운영했던 아파트 입주민 4명이 2014년 봉사 활동으로 시작했다. 뜻을 같이하는 주민이 늘면서 10여명의 회원이 한 달에 한 번씩 아파트 단지 내 마을문고에서 동네 어르신의 머리를 만져 준다. 봉사는 전문 미용실 뺨치는 철저한 분업 활동으로 이뤄진다. 미용 전문가인 주민이 초보인 주민들에게 간단한 염색 기술을 가르쳤다. 초보 미용사는 어르신 염색과 손톱 정리를 주로 맡고, 전문가 4명은 머리를 자르거나 파마를 한다. 20여년 전 미용실은 운영했던 이서연(49)씨는 “봉사자들에게 처음 염색에 대해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기술을 가르쳐 줄 때는 ‘과연 이들이 잘 해낼까’ 생각했지만 지금은 모두 자기 몫을 한다”며 “미용실을 운영했을 때보다 더 큰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 매실청·천연비누 만들기와 자연 체험, 중국·일본·캄보디아의 다문화 이야기 등 주민의 재능을 활용한 마을학교도 아파트에서 운영 중이다. 송파파인타운 주민들은 이곳이 분양과 임대가 섞인 아파트라 그동안 다양한 계층 간 의견 차이로 갈등이 있었지만 봉사 활동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 10일 송파파인타운 9단지는 ‘서울시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우수 사례 발표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벽을 허물고 이웃 관계를 회복하는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송파구 아파트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26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음악회와 장터, 물품 공유 등 다양한 봉사 활동과 문화 나눔행사가 열렸다. 풍납동 동아한가람아파트 주민들은 상가건물 옥상의 텃밭에서 직접 기른 채소를 저소득 독거노인 가구에 전달했다. 마천동 송파파크데일 1단지 주민들은 기부한 책으로 놀이터에 작은 공유책장을 만들었고,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4단지는 공유재봉틀을 설치해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장바구니, 분리수거용 가방 등을 만들어 이웃과 나눴다. 박춘희 구청장은 “송파구를 살 만한 동네로 만드는 것은 지역 주민”이라면서 “앞으로도 이웃 간 정이 넘치고 살기 좋은 주거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억지 부부’로 살 바엔… 늘어나는 혼인 파탄주의

    8년째 투병하는 아내를 돌보지 않은 남편이 낸 이혼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였다. 법원은 “장기간 별거생활과 투병생활로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도 이혼을 요구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한 지난 9월 대법원 판결 이후 이를 적용해 이혼을 허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항소1부(수석부장 민유숙)는 남편 A(54)씨가 부인을 상대로 낸 이혼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한 1심과 달리 이혼을 허용한다고 9일 밝혔다. 18년 전 결혼한 두 사람은 친정과의 관계와 남편의 음주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2008년 아내 B(52)씨가 중국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뒤부터는 별거생활을 했다. A씨는 아내를 간병하거나 병원비를 부담하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B씨는 친정 가족의 보살핌을 받고 생활해야 했다. B씨는 뇌 손상으로 현재 의사표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는 2013년 요양병원에 있는 아내에게 일방적으로 이혼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보호자로서 아내의 투병을 돌본 흔적이 전혀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혼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고 봤다. 그러나 2심은 지난달 6일 ‘혼인 생활 파탄의 책임이 이혼 청구를 배척할 정도로 남지 않았으면 예외적으로 이혼을 허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해 이혼을 허용했다. 재판부는 “A씨 부부는 장기간 별거 생활과 투병생활로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해소됐고 B씨의 형제 자매가 의사, 약사로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아 축출 이혼의 염려가 없다”며 “혼인 생활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자녀를 계속 부양해온 점과 친정 가족의 지나친 간섭이 부부의 관계 악화 원인이 된 점도 지적했다. 가족을 외국에 남겨두고 한국에 돌아와 무속인이 된 부인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라는 취지의 판결도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는 부인 C(49)씨가 남편 D(51)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에서 이혼하라는 취지로 서울가정법원 합의부에 파기 환송했다. D씨 부부는 1998년 남미 엘살바도르로 이민을 갔으나 2004년 아내 혼자 귀국해 무속인이 됐다. C씨는 혼자 살다 2012년 이혼소송을 냈다. 아내는 남편의 불륜 정황을 주장했지만 1·2심은 “남편의 잘못으로 혼인이 파탄 났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부인이 가정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하지 못한 남편의 책임도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갈등 원인을 제거하고 정상적인 가정환경을 조성하는 등 혼인생활의 장애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다하지 않은 남편에게도 파탄의 책임이 있다”며 “부인의 책임이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이후 관련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은 ▲상대방과 자녀에게 보호와 배려를 한 경우 ▲시간이 흘러 상대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 등이 약화돼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경우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이슈&이슈] “주민 스스로 원전 유치 결정해야” vs “법적 효력 없는 주민투표는 무효”

    [이슈&이슈] “주민 스스로 원전 유치 결정해야” vs “법적 효력 없는 주민투표는 무효”

    “주민이 스스로 결정하는 정당한 권리다.” “법적 효력 없는 주민투표는 원천 무효다.” 경북 영덕 지역이 민간 차원에서 추진 중인 원자력발전소 유치 찬반 투표를 앞두고 주민·단체 간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전 찬반 측이 각각 투표율 낮추기와 올리기에 올인하면서 심각한 투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경북 영덕지역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추진위원회’(위원장 백운해)는 오는 11~12일 이틀간 영덕 4곳, 강구 3곳, 영해 3곳 등 8개 읍·면 지역 주민투표장 20곳에서 원전유치 찬반투표를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영덕원전 찬반 주민투표관리위원회’(공동위원장 노진철 경북대 교수·이민석 영덕군선관위 부위원장)는 최근 주민투표공고를 영덕지역 전역에 게시하고 주민투표장을 확정했다. 이어 주민 3만 4000여명(전체 주민 3만 9000여명의 88%)을 상대로 본격적인 투표 홍보활동에 들어갔다. 주요 거점지역에 ‘주민투표에 참여해 영덕의 미래를 주민 스스로 결정하자’라는 등의 문구가 새겨진 선거 현수막을 도로변 등에 내걸고 지역을 돌며 주민들에게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또 여론조사를 시행해 결과를 발표하는 등 투표율 높이기에 적극적이다. 투표추진위는 이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영덕군 등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추진되는 원전유치 찬반투표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백 위원장은 “산자부 등이 곳곳에서 불법 투표를 운운하며 방해공작을 일삼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은 주민 분열을 조장하는 해외연수와 물품 공세 등의 선심성 회유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이번 주민투표 실시와 관련해 투표추진위는 “영덕군이 2010년 원전 유치 추진 과정에서 전체 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으려고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영덕군의회와 지역 시민단체들이 주민투표 시행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것도 한몫했다. 군의회는 지난 4월 중앙정부에 대해 원자력발전소 예정구역 지정 취소 및 탈핵 기조의 전력수급계획 수립과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했다. 당시 군의회 원자력특별위원회가 영덕 지역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원전 건설 반대’ 의견이 58.8%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뒤 영덕 주민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산한 것으로 풀이됐다. 영덕원전백지화범군민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영덕군 등에 주민투표 시행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영덕군은 국가사무와 관련한 사항은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투표추진위는 이번 주민투표 결과가 나오는 대로 청와대에 제출하기로 했다. 추진위는 정부가 주민들의 원전 건설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하면 거센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범군민연대가 최근 유권자 1500여명을 대상으로 영덕 원전과 관련해 벌인 여론조사에서 주민 10명 중 7명이 “원전 주민투표에 참가하겠다”고 하고, 10명 가운데 6명은 “원전을 반대한다”고 답해 실제 주민투표율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영덕군발전위원회 등 원전 유치를 찬성하는 영덕지역 20여개 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반핵단체가 추진하는 원전유치 주민 찬반투표는 법적 근거가 없는 사이비 투표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투표 거부 운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주요 도로변 등 곳곳에 ‘불·탈법인 주민투표를 거부합시다’라는 등의 현수막을 내거는가 하면 지역 이장 및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을 맨투맨식으로 만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권태환(66) 영덕발전위원회장은 “일부 외부 세력들이 법적 효력도 없는 주민투표를 내세워 지역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영덕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주민들 사이에 선거 보이콧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실제 선거 참여 주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천식(62) 영덕천지원전추진특별위원장은 “영덕군은 주민의 동의와 군의회의 만장일치 서명을 거치는 등 합법적인 방법으로 원전 유치를 신청했다”면서 “대표성도 권한도 없는 일부 세력들이 주민들의 뜻을 짓밟고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희진 영덕군수도 성명서를 내고 “주민투표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정부가 일관되게 불법이라고 밝히는 이상 동참과 지원을 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전문가들의 날 선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는 지난 4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덕 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는 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덕 주민의 ‘영덕 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를 불법으로 몰아가면서 흑색 선전하는 이들이 있고 여기에 영덕군수까지 가세하고 있지만, 이번 주민투표는 지방자치법과 주민투표법에 규정된 주민투표 대상이 맞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원전 찬반투표는 주민투표법에 따른 합법적인 주민 투표가 아니며 아무런 법적인 근거나 효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산자부와 행정자치부는 두 부처 장관의 공동 이름으로 된 관련 서한을 지난 6일부터 영덕 내 각 마을에 배포하고 있다. 서한은 “이미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된 국가정책에 대해 법적 근거 없는 투표를 통해 번복을 요구하는 행위는 절대로 용인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2012년 9월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매정리, 노물리 일대를 원전 건설 예정구역으로 지정·고시했다.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2026∼2027년에 원전 2기를 건설하기로 확정한 상태다. 영덕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바람난 남편에 이혼 허용” 첫 사례 나왔다

    “바람난 남편에 이혼 허용” 첫 사례 나왔다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이혼을 요구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한 지난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이를 적용한 첫 이혼 사례가 나왔다. 혼인 관계를 이어 갈 이유를 상실한 채 법적인 관계만 억지로 유지해 온 부부의 이혼 청구가 늘어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항소1부(수석부장 민유숙)는 남편 A씨가 부인을 상대로 낸 이혼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한 1심을 파기하고 이들의 이혼을 허용했다고 1일 밝혔다. 두 사람은 45년 전 결혼했지만 A씨가 TV를 던지는 모습이 자녀 기억에 각인될 정도로 다툼이 잦았다. 이들은 1980년 협의 이혼했다가 3년 뒤 다시 혼인 신고를 했으나 A씨는 바로 다른 여성과 동거에 들어갔다. 동거를 청산한 A씨는 다시 다른 여성과 동거를 시작해 혼외자를 낳았다. 동거녀의 출산 직후 A씨는 이혼 소송을 냈지만 기각됐다. 그때부터 25년간 사실상 중혼(重婚·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의 이중 혼인) 상태로 산 A씨는 장남 결혼식 때 부인과 한 차례 만났을 뿐 이후 만남도 연락도 없었다. 2013년 A씨는 다시 법원에 이혼 소송을 냈고 1심은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A씨는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2심은 ‘혼인 생활 파탄의 책임이 이혼 청구를 기각할 정도로 남지 않았으면 예외적으로 이혼을 허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해 “부부로서의 혼인 생활이 이미 파탄에 이른 만큼 두 사람은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25년간 별거하면서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사라졌고, 남편의 혼인 파탄 책임도 이젠 경중을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희미해졌다”고 봤다. “남편이 그간 자녀들에게 수억원의 경제적 지원을 해 왔으며 부인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 이혼을 허용해도 축출 이혼이 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감안됐다. 재판부는 “부인이 이혼을 원치 않고 있지만 이는 실체를 상실한 외형상의 법률혼 관계만을 형식적으로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며 “혼인 생활을 계속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한쪽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5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13명 중 7명의 찬성으로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이혼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현재의 유책주의를 유지했다. 그러나 혼인 파탄의 책임을 상쇄할 만큼 상대방과 자녀에게 보호, 배려를 한 경우와 세월이 흘러 파탄 책임을 엄밀히 따지는 게 무의미한 경우는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 의사가 없어 일방적 혹은 축출 이혼 우려가 없는 경우를 예외로 인정한 1987년 이후 28년 만의 변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朴대통령 속마음은 노동 개혁…文은 교과서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여야 대표를 비롯해 여야 원내대표까지 포함하는 ‘5자 회동’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단과의 회동은 있었지만 여야 투톱을 동시에 부르는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당은 일단 박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간의 3자 회동을 역제안했다. 3자 회동이 성사된다면 지난 3월 중동 4개국 순방 성과 설명을 위한 청와대 회동 이후 7개월 만이다. 박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다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그보다는 입법 현안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한 목적이 더 커 보인다. 박 대통령은 회동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 개혁 입법안을 비롯해 경제활성화법, 내년도 예산안 등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해 줄 것을 여야 수장들에게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를 회동에 포함시킨 것은 의제의 범위를 민생·경제 입법으로까지 확대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그러면 회동의 초점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만 국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문 대표가 “5자 회동을 3자 회동으로 바꾸고 국정교과서에 대한 논의를 심도 있게 하자”고 역제안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자리가 되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아무것도 얻어 내지 못할 경우 국정화 논란의 주도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걱정도 크다. 박 대통령이 국정교과서 논란을 정면 돌파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대 현안인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풀지 않으면 노동 개혁 입법안, 경제활성화법,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야당이 박 대통령을 향해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철회를 강하게 요구하고,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이번 회동을 야권 결집을 위한 정치적 이벤트로 변질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회동은 국정 교과서 논란에 있어서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도 회동에서 관련 논의를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야당에게 어떠한 ‘회유책’을 제시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여야 강대강 대치 속에 회동이 깨져버릴 수도 있지만, 전격적인 ‘합의문’이 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간이식·병 수발받고 ‘적반하장’ 이혼訴

    딸이 자신의 간을 떼어주고 아내가 병구완까지 했는데도 외도를 지속한 남성이 자신이 낸 이혼 청구소송에서 패했다.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 이승영)는 A씨가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30여년 전 결혼한 두 사람은 성격 차이 등으로 부부싸움이 잦았다. 그러다 A씨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여성 C씨와 3년 전부터 가까워졌다. 아내는 남편에게 부정 행위를 추궁했고, C씨를 찾아가 남편을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기도 했다. A씨는 이 일을 탓하며 아내에게 폭언을 일삼았고 결국 B씨는 딸과 함께 집에서 나와 따로 살게 됐다. 그러다 1년여 뒤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자 집으로 돌아갔다. A씨의 간이식 수술이 시급한 상황에서 딸은 아버지에게 이식할 간을 제공했고, 아내는 병원에서 남편의 병수발을 들었다. 이런 가족의 헌신에도 A씨의 태도는 나아지지 않았다. 수술 뒤에도 C씨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 결국 B씨는 다시 집을 나갔다. A씨는 이혼 소송을 내면서 “재산 대부분이 자신의 명의로 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3년 전 가출해 경제적인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피고가 남편을 간병하고 딸도 자신의 희생으로 가족이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에 간을 이식해준 만큼 가족공동체가 파탄 났다고 속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다른 여성과 부적절한 만남을 지속한 원고에게 주된 책임이 있고,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항소심 역시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딸이 간이식하고 아내가 간병까지 했는데 이혼 요구…법원 “바람피운 남편 이혼 안 돼”

     딸이 간 이식을 해 주고 아내가 간병까지 했는데도 바람을 피우고 이혼 소송을 낸 남편에 대해 법원이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 이승영)는 A씨가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30여년 전 결혼한 두 사람은 성격 차이 등으로 부부싸움이 잦았다. 그러다 A씨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여성 C씨와 3년 전부터 가까워졌다. 아내는 남편에게 부정 행위를 추궁했고, C씨를 찾아가 남편을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기도 했다. A씨는 이 일을 탓하며 아내에게 폭언을 일삼았고, 결국 B씨는 딸과 함께 집에서 나와 따로 살게 됐다. 그러다 1년여 뒤 남편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갔다. A씨의 간이식 수술이 시급한 상황에서 딸은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줬고, 아내는 병원에서 남편을 돌봤다. 가족의 헌신에도 A씨의 태도는 개선되지 않았다. 수술 뒤에도 C씨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 결국 B씨는 다시 집을 나갔다. A씨는 이혼 소송을 내면서 “사업 부도로 스트레스를 겪었음에도 아내는 철저히 외면했고, 부정행위를 근거 없이 의심하며 미행했다”면서 “재산 대부분이 본인 명의로 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3년 전 가출해 경제적인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피고가 남편을 간병하고 딸도 자신의 희생으로 가족이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에 간을 이식해주는 등 가족공동체가 파탄났다고 속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다른 여성과 부적절한 만남을 지속한 원고에게 주된 책임이 있고,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항소심 역시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회 안정’ 우선시하는 대법원장… “사회적 다양성은 수용해야”

    ‘사회 안정’ 우선시하는 대법원장… “사회적 다양성은 수용해야”

    ‘잘못을 저지른 배우자가 제기한 이혼소송을 허용할 것인가’를 놓고 지난 15일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에서 ‘캐스팅보트’는 양승태(67·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이 행사했다. 자신을 뺀 12명 대법관의 의견이 6대6 동수로 갈리자 ‘불허’ 쪽에 표를 던졌다. 이런 가운데 과거 양 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를 통해 ‘마지막 한 표’를 던진 사건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대법원장은 2011년 9월 27일 취임한 이후 4차례에 걸쳐 전원합의체 선고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다. 결과들을 종합하면 사회 변화보다는 현상을 유지하는 안정 지향적인 판결을 내린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과거 대법관 시절부터 이어졌던 ‘보수적 법관’의 기조가 대법원장 임기 중에도 유지되고 있다는 얘기다. 16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장은 일반적인 대법원 상고 사건의 심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전원합의체가 열려도 다른 대법관들과 달리 ‘본심’을 여간해서는 드러내지 않는다. 대법관의 자유로운 토론 보장을 위해 말석(취임 순서)부터 의견을 밝히지만 대법원장은 관행적으로 대법관 다수 의견에 자신의 의견만을 더할 뿐이다. 전원합의체의 의결정족수는 전체 대법관 13명의 최소 과반수인 7명이다. 특정 사안에 대한 대법관들의 ‘찬반’, ‘유무죄’ 의견이 6대6으로 맞서면 그제야 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양 대법원장 취임 이후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재판은 지난 15일 유책 배우자 이혼청구 사건 외에 ▲2012년 4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시국선언 사건 ▲2014년 8월 강원랜드 카지노 이용자의 손해배상 청구 사건 ▲올해 6월 국립대학 기성회비 반환 청구 사건 등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들 판결에서 모두 안정 지향적인 의견을 냈다. 2009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간부 이모(57)씨 등 3명에 대한 상고심의 쟁점은 1·2차 시국선언의 불법성과 해산명령 불응에 따른 법 위반 여부 등이었다. 이 중 검찰이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기소한 2차 시국선언 부분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대법관 의견이 6대6으로 맞섰지만 양 대법원장이 ‘유죄 의견’을 밝히면서 유죄가 확정됐다. 카지노 측이 한도액 초과 베팅과 출입 제한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지 않아 231억원을 잃었다며 한 중소기업 대표가 강원랜드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일부 배상 책임’을 인정했던 원심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관들은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의견과 배상 책임이 없다는 의견으로 양분됐고 양 대법원장이 배상 책임이 없다는 쪽에 합류하면서 원심이 파기됐다. 양 대법원장은 또 국립대학 기성회비 반환 청구 사건에서는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대학 측 손을 들어줘 학생들에게 기성회비를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양 대법원장의 이러한 판결 성향에 대해 상당수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최대한 많은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는 대신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일선 지법 부장판사는 “양 대법원장은 평소에도 안정적이면서도 온건한 판결을 내리는 편”이라며 “사회 안정을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법원의 수장으로서는 당연한 자세”라고 밝혔다. 반대 의견도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사법부의 최고 기관이라면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우리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데 양 대법원장은 자신의 보수적인 신념만으로 대법원을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선진국 대부분 가혹조항 두고 파탄주의 선택

    해외에서는 혼인 관계가 파탄 나면 어느 쪽이든 이혼을 요구할 수 있는 ‘파탄주의’를 택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나라들도 잘못이 없는 배우자를 보호하기 위한 이른바 ‘가혹조항’은 대부분 갖고 있다. 대법원이 15일 ‘유책주의’를 유지한 것은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가혹조항 등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日 28년 전부터 파탄주의… 축출 이혼 방지 우리가 당초 유책주의 유지의 모델로 삼았던 일본은 이미 28년 전부터 파탄주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다만 ▲상당 기간 별거 중일 것 ▲미성년 자녀가 없을 것 ▲피고가 정신적·사회적·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 아닐 것 등을 단서로 달아 잘못이 없는 배우자가 ‘축출 이혼’을 당하는 사태를 막고 있다. 3년 이상 별거하면 원인과 관계없이 이혼을 허용하는 독일, 5년 이상 별거하면 혼인이 파탄 났다고 보는 영국도 가혹조항을 두고있다. 상대방에게 경제적 고통을 주는 결과를 낳거나 자녀를 위해 혼인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이혼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美·유럽, 배우자 부양 책임 엄격 독일과 프랑스는 이혼 뒤 상대 배우자에 대한 부양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미국도 거의 모든 주에서 부양 관련 조항을 두고 있다. 우리의 경우 민법에서 부양 의무를 져야 한다고 규정한 대상은 직계혈족과 배우자, 친족 등에 그친다. 이혼하면 부양 의무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파탄주의 도입을 주장하는 쪽에서도 잘못이 없는 배우자나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부양조항이나 일정한 경우 이혼을 제한하는 가혹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간통죄도 없는데 여성 보호장치 부족… 캐스팅보트 던진 양승태

    간통죄도 없는데 여성 보호장치 부족… 캐스팅보트 던진 양승태

    50년 동안 유지돼 온 ‘이혼 소송의 유책주의’가 양승태 대법원장에 의해 다시 생명력을 얻었다. 바람을 피우는 등 결혼 생활에 문제를 일으킨 배우자의 이혼 소송의 허용(파탄주의) 여부를 두고 열린 15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대법관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자 ‘불허’ 쪽에 캐스팅보트를 행사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회적 논란뿐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찬반 양측의 주장과 논리가 치열하게 맞붙은 사안이었다. 통상 대법원장은 기존 확정 판례를 변경하거나 판결의 파장이 큰 사건 등을 판단하기 위해 열리는 대법관 13명 전원합의체 사건에서 다수의 의견에 자신의 의견을 더해 왔다. 그러나 유책주의 유지와 파탄주의 전환을 놓고 대법관들의 의견이 6대6으로 갈리자 유책주의 유지에 의견을 더했다. ●파탄주의 유력했지만 공개변론서 뒤집힌 듯 1976년 B씨와 결혼한 A씨는 1998년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낳았다. 2000년 집을 나온 A씨는 2011년 B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다. 1·2심 법원은 혼인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1965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A씨의 이혼소송을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전원합의체로 회부되고, 지난 6월 공개변론까지 열리면서 50년 만에 판례가 변경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대법관의 상당수는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파탄주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될 것으로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대법관들은 공개변론에서 파탄주의 도입 측의 논리가 허약하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이 혼인 파탄 책임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여성을 보호할 사회 제도가 부족하다’는 판단이었다.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특히 지난 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간통죄가 폐지된 마당에 사법부가 파탄주의까지 도입하면 민법으로 금지한 ‘중혼’(重婚)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쌍방 책임 경중 무의미 땐 이혼 가능하게 해야” 유책주의 유지 배경으로 ▲지금도 유책 배우자의 협의이혼 가능 ▲파탄주의 도입 때 상대 배우자 일방의 희생 ▲상대 배우자 보호장치 미비 ▲간통죄 폐지 등도 꼽혔다. 대법원은 “스스로 혼인 파탄을 야기하고서 이혼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에 반하는 데다 여성 배우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게 현행 판례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일영·김용덕·고영한·김창석·김신·김소영 대법관은 “실질적인 이혼 상태에 있는 부부의 이혼을 인정, 법률 관계를 확인·정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이혼에 따른 배상책임 및 재산분할 등으로 상대 배우자를 보호할 수 있다”며 파탄주의 채택 의견을 냈다. 다만 대법원은 혼인 생활의 파탄 책임이 이혼 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유책 배우자라고 해도 예외적으로 이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상대 배우자나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뤄졌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 등이 약화해 쌍방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면 이혼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파탄 책임자 이혼청구 불가” 대법원 7대6 유책주의 유지

    “파탄 책임자 이혼청구 불가” 대법원 7대6 유책주의 유지

    대법원이 바람을 피우는 등 결혼생활이 깨지는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가 제기한 이혼 소송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원칙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대법관들의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등 결정에 진통을 겪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5일 ‘유책(有責) 배우자의 이혼청구’ 사건에서 상고기각 7, 파기환송 6으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1·2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대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은 1965년 이후 동거나 부양·정조 등 혼인 의무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 판례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안이 전원합의체에 올라가면서 위반 행위를 한 당사자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파탄주의’를 처음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와 판결에 각별한 관심이 쏠렸다. 대법원은 유책주의 유지에 대해 “이혼을 넓게 허용하면 많은 경우 여성 배우자가 생계나 자녀 부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일방적인 불이익이 크다”면서 “사회적 약자 보호에 그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탄주의를 인정하면 한쪽 배우자(주로 여성)가 억울하게 쫓겨나는 ‘축출 이혼’을 당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얘기다. 대법원은 “외국과 달리 배우자나 자녀가 가혹한 상황에 빠지면 이혼을 허가하지 않는 ‘가혹조항’이나 이혼 뒤 전 배우자에 대한 부양제도 등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도 배경으로 제시했다. 대법원은 또 우리나라는 재판상 이혼과 더불어 협의이혼 제도까지 두고 있어 잘못이 있는 배우자도 현실적으로 이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4년 전체 이혼 중 77.7%가 협의이혼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법원은 “유책 배우자의 행복추구권을 위해 재판상 이혼에까지 파탄주의를 채택해야 할 필연적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최근 간통죄 폐지 역시 유책주의를 택한 근거로 들었다. 이미 혼인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다시 법률상의 혼인을 하는 중혼(重婚)에 대한 형벌 조항으로 기능하던 간통죄가 사라진 만큼 파탄주의를 허용하면 결과적으로 중혼을 인정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파탄 책임자 이혼청구 불가” 대법원 7대6 유책주의 유지

    “파탄 책임자 이혼청구 불가” 대법원 7대6 유책주의 유지

    대법원이 바람을 피우는 등 결혼생활이 깨지는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가 제기한 이혼 소송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원칙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대법관들의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등 결정에 진통을 겪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5일 ‘유책(有責) 배우자의 이혼청구’ 사건에서 상고기각 7 대 파기환송 6으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1·2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대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은 1965년 이후 동거나 부양·정조 등 혼인 의무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 판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안이 전원합의체에 올라가면서 위반 행위를 한 당사자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파탄주의’를 처음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와 판결에 각별한 관심이 쏠렸다. 대법원은 유책주의 유지에 대해 “이혼을 넓게 허용하면 많은 경우 여성 배우자가 생계나 자녀 부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일방적인 불이익이 크다”면서 “사회적 약자 보호에 그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탄주의를 인정하면 한쪽 배우자(주로 여성)가 억울하게 쫓겨나는 ‘축출 이혼’을 당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얘기다. 대법원은 “외국과 달리 배우자나 자녀가 가혹한 상황에 빠지면 이혼을 허가하지 않는 ‘가혹조항’이나 이혼 뒤 전 배우자에 대한 부양제도 등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도 배경으로 제시했다. 대법원은 또 우리나라는 재판상 이혼과 더불어 협의이혼 제도까지 두고 있어 잘못이 있는 배우자도 현실적으로 이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4년 전체 이혼 중 77.7%가 협의이혼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법원은 “유책 배우자의 행복추구권을 위해 재판상 이혼에까지 파탄주의를 채택해야 할 필연적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최근 간통제 폐지 역시 유책주의를 택한 근거로 들었다. 이미 혼인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다시 법률상의 혼인을 하는 중혼(重婚)에 대한 형벌 조항으로 기능하던 간통제가 사라진 만큼, 파탄주의를 허용하면 결과적으로 중혼을 인정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간통죄도 없는데 여성 보호장치 부족… 캐스팅보트 던진 양승태

    간통죄도 없는데 여성 보호장치 부족… 캐스팅보트 던진 양승태

    50년 동안 유지돼 온 ‘이혼 소송의 유책주의’가 양승태 대법원장에 의해 다시 생명력을 얻었다. 바람을 피우는 등 결혼 생활에 문제를 일으킨 배우자의 이혼 소송의 허용(파탄주의) 여부를 두고 열린 15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대법관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자 ‘불허’ 쪽에 캐스팅보트를 행사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회적 논란뿐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찬반 양측의 주장과 논리가 치열하게 맞붙은 사안이었다. 통상 대법원장은 기존 확정 판례를 변경하거나 판결의 파장이 큰 사건 등을 판단하기 위해 열리는 대법관 13명 전원합의체 사건에서 다수의 의견에 자신의 의견을 더해 왔다. 그러나 유책주의 유지와 파탄주의 전환을 놓고 대법관들의 의견이 6대6으로 갈리자 유책주의 유지에 의견을 더했다. ●파탄주의 유력했지만 공개변론서 뒤집힌 듯 1976년 B씨와 결혼한 A씨는 1998년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낳았다. 2000년 집을 나온 A씨는 2011년 B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다. 1·2심 법원은 혼인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1965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A씨의 이혼소송을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전원합의체로 회부되고, 지난 6월 공개변론까지 열리면서 50년 만에 판례가 변경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대법관의 상당수는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파탄주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될 것으로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대법관들은 공개변론에서 파탄주의 도입 측의 논리가 허약하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이 혼인 파탄 책임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여성을 보호할 사회 제도가 부족하다’는 판단이었다.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특히 지난 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간통죄가 폐지된 마당에 사법부가 파탄주의까지 도입하면 민법으로 금지한 ‘중혼’(重婚)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쌍방 책임 경중 무의미 땐 이혼 가능하게 해야” 유책주의 유지 배경으로 ▲지금도 유책 배우자의 협의이혼 가능 ▲파탄주의 도입 때 상대 배우자 일방의 희생 ▲상대 배우자 보호장치 미비 ▲간통죄 폐지 등도 꼽혔다. 대법원은 “스스로 혼인 파탄을 야기하고서 이혼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에 반하는 데다 여성 배우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게 현행 판례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일영·김용덕·고영한·김창석·김신·김소영 대법관은 “실질적인 이혼 상태에 있는 부부의 이혼을 인정, 법률 관계를 확인·정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이혼에 따른 배상책임 및 재산분할 등으로 상대 배우자를 보호할 수 있다”며 파탄주의 채택 의견을 냈다. 다만 대법원은 혼인 생활의 파탄 책임이 이혼 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유책 배우자라고 해도 예외적으로 이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상대 배우자나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뤄졌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 등이 약화해 쌍방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면 이혼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