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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정부 IMF 합의 이행 긍정 평가”/美,對韓 무역 시각

    ◎시장개방 노력·통상조건 개선 등 호평/무역장벽 지적 항목 새로운 내용 없어 【워싱턴〓金在暎 특파원】 미 무역대표부(USTR)가 31일 발표한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TE)는 정상적 국제교역 측면에서 미상품 및 서비스의 수출을 가로막은 다른 나라의 무역장벽들을 총취합한 것인데 한국과 관련해선 3가지를 주목할 수 있다. 400쪽 보고서 중 일본(50쪽),유럽연합(30쪽)에 이어 3번째로 많은 21쪽을 차지한 한국의 ‘무역장벽’에는 새롭게 제기되는 항목이 거의 없고 대다수가 해마다 등장하는 단골메뉴라는 사실이다. 그만큼 한·미간 통상마찰의 현안이나 핵심들이 오래되고 고질적이라고 해석된다.그러나 한편으론 수십개의 미 정부기관과 수백개의 미 기업들이 이잡듯 뒤져 거르지 않고 수집한 불평,불만 사항들이 이제 새로운 내용이 별로 없다는 점은 미국의 지칠줄 모르는 통상 공세에 시달려온 한국에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슈퍼 301조 협상대상인 자동차 부문이 역시 최대의 불만을 사고 있었으며 미국이 큰 이익을 보고 있는 농산물 부문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여러 곳에서 짚을 수 있었다. 한국시장에 대한 불만의 절대량이 줄지 않았음에도 불구,지난해에 비해 한국의 시장개방 노력과 통상조건 개선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대목이 늘어난 점을 두번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정부구매,수출보조금 부문은 물론 스페셜 301조 대상인 지재권 부문에서 이런 노력 인정이 드러난다.보험 등 서비스 부문,반경쟁 관행,통신시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눈에 띈다. 세째 통상과 관련해 IMF의 거시경제 개혁정책과 金大中 새정부에 대한 기대를 읽을 수 있다.한국을 기업환경이 가장 열악한 국가중의 하나라고 지적하면서도 IMF 패키지 이행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자유무역,투자,경쟁정책 등에서 무역장벽이 크게 제거될 것으로 기대한다.또 金대통령의 외국인 투자유치,수입의 차별없는 허용,재벌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시장접근과 경쟁을 저해해온 정부·금융·재벌의 유착관계 단절 방침 등을 주목하면서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한국에서 자유무역,투자,경쟁의 저해 및 장애요인들이 줄어들것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日 정치부패방지법 제정/정치인 이권개입 처벌 강화/여 3당 합의

    ◎알선대가땐 정치헌금도 처벌… 반발 클듯 【도쿄=姜錫珍 특파원】 일본 여당은 부패와 금권정치의 관행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정치부패방지법(가칭)을 제정하기로 25일 결정했다.자민,사민,사키가케 등 여3당 정치개혁프로젝트팀은 이날 국회의원 등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와 계약관련 업무에 개입,청탁대가로 이익을 취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치부패방지법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여당이 부패방지법안을 만드는 것은 정계와 관료사회의 비리가 사회문제화되고 여론이 악화되고 있어 정치권의 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법이 제정되면 국회의원 등이 금전을 매개로 행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가 ‘직무권한을 필요로 하는’ 수뢰죄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규제를 받게 된다.직무권한이 애매한 탓에 그동안 수뢰혐의 적용의 ‘사각지대’가 되어온 정치인과 업자의 유착에 대해서도 처벌받게 되는 것이다. 새 법은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공무원 등이 청탁을 받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및 계약과 관련,공무원에게 알선하고 그 대가로 재산상의 이익을 얻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정치헌금도 알선의 대가로 인정될 경우 처벌의 대상이 된다. 이 법을 위반해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5년이하의 징역,실제로 이익을 챙기지 않았더라도 요구나 약속을 했을 경우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엔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여3당은 빠르면 이번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그러나 내용이 획기적인 만큼 정치인들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보여 법안이 통과되기까지는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 DJ “앞으론 당에 정치자금 못준다”

    ◎“투명한 정치 실현 도움됐으면” 강력 희망/국민회의 운영경비 조달대책 마련 부실 국민회의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이 최근 당에 정치자금을 줄 수 없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국민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12일 “김대통령이 ‘투명한 정치 실현을 위해 과거처럼 청와대에서 여당에 정치자금을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최근 한 핵심측근을 통해 당에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김대통령은 그러나 이같은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보다는 내부적으로 조용히 실천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과거 정권에서 대통령은 총재 자격으로 여당에 당 운영비를 주기적으로 지급해 왔다.전두환 전 대통령은 매달 20억원의 거액을 민정당에 보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노태우 전 대통령도 주기적으로 상당액을 당에 지급했다.사실상 ‘통치’를 위한 관리자금인 셈이다.다만 취임직후 ‘일체의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총재자격으로 매달 소액의 당비만 냈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뜻에 대해 국민회의측은 ‘당연하다’는 반응속에 자구책을 서두르고 있다.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은 “대통령이 당에 돈을 보낸다면그 돈이 어떤 돈이겠느냐.(검은 돈 아니냐).김대통령의 뜻은 국민정부시대에 당연한 것으로 당으로서도 일체 청와대 정치자금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김충조 사무총장도 “당연한 것”이라면서 “당에서 자체적으로 운영경비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총장은 “여당이 된 만큼 중앙당 후원회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당일각에서는 과거 여당처럼 재정위원을 둬 ‘돈줄’을 확보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지만 정경유착의 소지가 있어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130여명의 사무처당직자를 두고 있는 국민회의의 월 운영비는 선거때를 제외하고 8억원 정도.분기별로 15억원씩 나오는 국고보조금과 고위당직자 특별당비,후원금으로 충당할 수 있으리라는 설명이다.
  • 일 검찰,중앙은행 첫 압수수색/‘뇌물 접대’ 증권과장 체포

    ◎마쓰시타총재 사임 시사 【도쿄=강석진 특파원】 금융계와 대장성 등 감독관청간의 유착비리를 수사중인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는 11일 민간은행들로 부터 1천만엔 상당의 접대를 받은 일본은행(일은) 영업국 증권과장을 수뢰혐의로 체포,수사가 일본 중앙은행인 일은으로까지 확대됐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일은 본점과 오사카 지점에 대한 가택수색을 실시,관련서류 등을 압수했다.일은이 가택수색을 받기는 1882년 설립이후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체포된 요시자와 야스유키(길택보행·42) 과장은 지난 94년 증권과장으로 부임한 뒤 닛폰고교(일본흥업)은행 등 6개 은행으로 부터 골프와 음식 등 1천만엔 상당의 접대를 받고 내부 정보를 사전에 유출했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일은) 간부가 수뢰혐의로 구속된데 책임을 지고 마쓰시타 야스오(송하강웅)총재가 11일 사임할 뜻을 시사했다.
  • 사사키 다케시 도쿄대 교수 도쿄신문 칼럼 요지(해외논단)

    ◎일 여당 개혁보다 정권유지 우선 일본의 정치인들은 개혁을 서둘러야함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라는 명분을 앞세워 개혁보다는 정권과 권력유지를 우선하고 있으며 이에따라‘위기의 일상화’가 우려된다고 사사키 다케시(좌좌목의)도쿄대 교수가 지적했다.최근 도쿄신문에 보도된 ‘위기를 인질로 잡은 정치’라는 제목의 그의 칼럼을 요약한다. ○권력 남용 제어못할 가능성 일본 정치의 주제가 반년전까지 ‘개혁’이었다고 한다면 현재의 주제는잘 말해 봐야 ‘위기 관리’,더 심하게 말하면 ‘위기를 인질로 잡은 정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개혁의 모습은 거의 사라져 대부분 과거사가 됐다.하시모토 총리의 6대 개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 가운데 가장 강력한 금융 빅뱅의 충격이 모든 개혁을 날려 버린 것이다. 지난해 가을 금융 시스템의 동요와 경제 비상사태(유사)의 발생은 확실하게 위기관리 문제를 발생시켰다.이에 대해 정치가 상당한 각오로 노력한 것은 많은 국민이 아는 바다.그리하여 대장성의 구래의 행정패턴이 개선됐다.그러나 유착과 접대,낙하산 인사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정치는 위기관리를 깃발로 관료제를 뛰어 넘었다고 하지만 이는 정치로서 ‘금단의 열매’를 맛봤다고 하는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로 위기관리는 어디까지나 유사시 대책일 터이나 이것이 독자적으로 굴러가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유사시는 평상시의 룰을 일시적으로 보류하는 것을 허용하기 때문에 권력자로서는 대단히 유혹이 크다.알기 쉽게 말하자면 권력남용과 공금남용에 제어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위기 회피를 위해 무엇이든 한다”고 하는 가지야마 세이로쿠 의원(전 관방장관)의 발언은 이 유혹의 매력을 정치인이 자백하고 있는 말처럼 들린다. 일본정계에는 우편저축으로 주식을 직접 매입해 주가를 지지한다고 하는 발언에서 보이듯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화제가 속출한다.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로서는 박수갈채 감이지만 도대체 3월말의 주가 수준을 1만8천엔으로 한다는 것과위기관리가 어떻게 관계되는 지 의문이다. ○경제위기 정치적으로 이용 정부가 일정한 주가수준에 책임을 갖는 듯한 발상 그 자체가 위기감 비대증후군(위기감 비대증후군)의 전형은 아닌가.게다가 안전보장상의 위기관리 이상으로 경제적인 위기관리는 한계가 확실하지 않으며 경제활동을 일상적으로 왜곡시킬 우려가 높다.실제 지나침에 의해 새로운 모럴 해저드(윤리 결여)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 둘째로 위기를 정권이나 권력자의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타락형태가 나오게 될 우려가 있다.그리고 선거라도 되면 경제위기의 정치적 이용가치는 점점 더 높아지게 된다.야당의 현상태를 보면 이러한 위기 관리의 병리를 체크할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그러나 최대의 문제는 ‘위기의 일상화’에 따라 평상시로 돌아오는 것이 곤란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점이다.일련의 개혁이 산적해 있는 지금 주가대책 이상으로 개혁이 정치의 중대한 과제가 되고 있다.
  • ‘비켜가기 수사’ 의구심만/의정부 검사 비리 수사 안팎

    ◎계좌 압수수색 영장 발부 받고도 추적 안해/검사·변호사 유착 규명 의지 용두사미 된듯 검찰이 스스로의 치부에 칼을 들이대 세간의 이목을 모았던 의정부지청 검사들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됐다. 지난달 28일 김태정 검찰총장의 특별지시로 시작된 이번 수사는 판사·검사·변호사 등 이른 바 법조 3륜의 비리에 대한 사정의 신호탄으로 여겨졌지만 결국 검사들의 ‘도덕 불감증’만을 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7일동안 진행된 검찰 수사는 이순호 변호사(38·구속)의 사건수임장부에 이름이 오른 검사 12명(1명은 변호사 개업)을 포함,변호사·사건 의뢰인 등 모두 50여명을 불러 조사하는 등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검찰은 그동안 “제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 ‘이 잡듯’ 수사하겠다” “검찰조직 개혁의 계기로 삼겠다”는 등 강도높은 자정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세자금이 모자란 검사가 은행이자를 쳐주는 조건으로 고교선배로부터 돈을 빌렸을 뿐이고,사법연수원 동기생인 변호사로부터 연말 회식 비용으로 1백만원의술접대를 받은 것이 전부라는 것이 수사결과의 요지다. 하지만 검사와 변호사 간의 유착관계를 적극적으로 캐내겠다는 의지는 실종되고 그동안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을 해명하는 선에서 수사를 끝냈다는 인상이 짙다.지난 5일 이변호사와 가족들의 명의로 된 시중은행의 모든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은지 단 하룻만에 본격적인 계좌추적을 실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검찰의 수사의지 부족이 단적으로 드러난 대목이다. 또 이변호사로부터 술접대를 받은 검사들이 이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수사했는지와 이 과정에서 청탁이 오갔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검찰은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의구심을 더해주고 있다.결국 사건 소개를 둘러싼 소개료 수수와 향응 접대 등 대가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 아예 ‘칼’을 들이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이변호사와 돈거래를 한 혐의로 고발된 의정부지원 판사들에 대한 수사도 단순히 도덕적인 문제점만 지적하는 선에서 수사가 종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 정치위험도/최택만 사빈 논설위원(외언내언)

    미국의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가 작년 10월 주요 국가의 정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정치위험도(Risk of changes in political regime which lead to unstable economic environment)를 발표한 일이 있다.정치의 불안정이 경제활동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가를 조사한 것이다. WEFA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정치위험도는 지난 95년 10월에는 비교적 좋은 8점을 받았으나 대선을 앞두고 정치가 불안정했던 지난해 9월에는 4점으로 급락했다.이는 29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회원국 가운데 가장 나쁜 점수이다.이 점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수준이자 조사대상국 가운데 최하위에 속한다. 반면에 스위스는 10점을 받아 정치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전혀없는 국가로 평가됐고 미국(9점)독일(9점) 영국(8점)등으로 평가됐다.OECD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와 경제규모가 비슷한 스페인과 네덜란드가 각각 7점과 8점을 받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 정치권의 현주소가 어느 정도인가를 일깨워 주고 있다. 정경유착으로 표현되고 있는 정치권과 재계의 비자금 거래가 문민정부출범 이후 많이 줄어 들었지만 정치권이 직간접적으로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친 까닭에 정치위험도가 최하위의 불명예를 기록한 것이다.이 조사에서 우리나라 기업인의 경제활동의욕은 불과 2점으로 나타났다. OECD회원국 대부분 국가의 기업인 경제활동의욕이 6∼8점에 달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우리기업인의 비지니스마인드는 형편이 없다.이 조사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난해 11월 이전에 실시된 것이다.만약 외환위기와 자금난 및 고금리로 고통을 겪고 있는 현 시점의 기업인 경제활동의욕은 제로로 떨어져 있을 것이 거의 분명하다. 외환위기의 고비도 넘기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를 넘기려고 안간힘을 쓴 정부가 새로 출범하려는 순간에 국회를 공전시키는 국가의 정치위험도는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국가를 부도직전까지 몰고간 집권당이 당 이름만 바꾼 후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가 패배한 후에도 외환위기를 통감하기는 커녕 정치불안을 초래하고 있어 유감스럽다.
  • 경제단체에도 ‘변화 바람’ 분다/재벌개혁 여파

    ◎전경련­기조실장 회의 변형 운영 방침/경총­회원사 감소… 조직 축소 불가피/일부선 “이익집단 존폐 검토” 주장 재벌개혁으로 재벌그룹들의 이익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에도 변화의 바람이 예상된다.일각에서는 이들 단체들의 존폐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새정부의 개혁정책으로 그룹 기획조정실이 폐지되고 그룹회장제가 사실상 없어져 경제단체를 통한 재벌들의 결집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경제단체들의 대정부 로비와 압력행사가 약화되는 것은 물론 재계 전체의 위상 변화도 예상된다. 전경련은 각 그룹들이 기조실을 잇따라 폐지함에 따라 그동안 ‘30대 그룹 기조실장회의’를 폐지하기로 했다.전경련은 대신 현안별로 전문경영인이 참여하는 전문가그룹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전경련 관계자는 “앞으로 기조실장 회의를 없애는 대신 전문경영인이나 그룹의 재무담당자 등이 참석하는 ‘기업지배구조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형태의 전문가회의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회장단회의는 회장들이 회원사 대표의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는 점을 고려,당분간 존치키로 했다.그러나 대표자들의 회의도 그룹과 그룹 회장의 개념이 없어지면 유명무실해져 결국 폐지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재계는 분석했다. 전경련은 440여개사에 이르던 회원사가 부도 사태와 탈퇴로 418개로 감소함에 따라 올해 예산을 예년보다 30% 준 180억원으로 책정하고 추가삭감도 검토중이다.불황과 회원사들의 탈퇴로 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총은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경총 관계자는 “그룹은 물론 개별기업도 회원이기 때문에 회장단회의는 전문경영인 위주로 운영되고 인사노무담당자 회의도 개별 기업의 대표들이 참석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이미 350여개의 회원사에 예산이 44억원인 경총은 최근까지 직원이 10여명 줄었으나 앞으로 재벌해체가 가속화되고 불황으로 회원수가 감소하면 조직축소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경제단체들도 순수한 이익단체로서의 최소 역할만하고 완전 폐지하지는 못해도 기능과 규모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현대경제사회연구원 김주현 이사는 “정경유착의 고리가 완전히 끊어지게 되면 앞으로 경제단체도 대통령과 재계총수들의 청와대 회동을 비롯한 재계와 관계의 유대관계도 점차 단절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시장경제로 가는 길(우홍제 칼럼)

    ○새 대통령의 정책방향 김대중 대통령의 시장경제철학은 매우 확고하다.김대통령은 취임사에서도 많은부분을 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에 할애했고 특히 민주주의와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동전의 양면이고 수레의 양바퀴와 같다.결코 분리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김대통령은 경제정책방향에 관한 소신을 밝혔다. 김대통령이 가리키는 자본주의 사회의 시장경제원리는 합리성과 창의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사고가 존중되고 한정된 국가자원의 효율적배분,공정한 경쟁 및 소득분배보장 등이 이뤄짐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또 정치뿐 아니라 경제도 민주적 페어플레이가 지켜지는 시장질서가 확립되고 경제정의가 굳게 뿌리내려야 국민들의 총체적 에너지를 결집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룰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민주적 시장경제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시장경제를 누려 본 적이 있을까.‘없다’고 말하는 데에 이의가 없을 것이다.장애요인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그 가운데 특히 재벌기업들의 배타적·우월적 시장독과점현상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생명으로 하는 시장질서를 원천적으로 왜곡시킴으로써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계열기업과의 내부거래로 견실한 중소기업의 설 땅을 빼앗았고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상호지급보증으로 과다차입과 문어발확장의 탐욕을 그치지 않아 결국 경제위기의 국난을 부른 것이다. ○독과점이 큰 장애요인 물론 재벌기업이 그동안 성장의 견인차로서 지난 50∼60년대의 절대빈곤을 없앤 공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복합기업군을 거느리고 막강한 경제력집중으로 엄청난 독과점이윤을 얻고 부동산 등의 투기,인플레조장,정경유착의 부정부패 등 무소불위의 폐해를 저지르고 그릇된 방향으로 국가경제를 좌지우지한 과가 너무 많은 것이다.경영이나 기술면에서 끊임없는 혁신(Innovation)을 통해 성숙한 자본주의 경제사회를 이루려는 진지함은 찾기 어려웠던 것이 우리의 재벌들이 보여준 파행적,반시장경제적 행태였던 것이다. 도대체 자기자본금의 10배가 넘는 부채를 안고서도 독과점의 횡포와 사익의 극대화를 꾀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내부거래로,상호 빚보증으로 수십개의 계열사 선단을 거느리고 법적 책임이나 전문적 판단력도없이 이것 저것 무리한 중복투자를 지시해서 국가자원을 낭비하고 외채를 늘려온 현재의 과대포장된 재벌구조는 해체되지 않으면 안된다. 계열사들은 매각하거나 독립경영체제를 통해 스스로 재무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제각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재벌오너의 전횡이 외국자본의 합작투자 등 외국인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임을 고려할 때 오너의 퇴진을 가능케하는 책임경영제 도입도 불가피하다.이처럼 현행 재벌체제가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지지 않으면 안되는 까닭은 헤아릴수 없이 많다. ○재벌개혁은 필수 과정 시장경제와 관련,재벌들의 볼멘 소리도 많다.정권이 바뀔때마다 재벌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든지,시장경제에 맡긴다며 구조조정 시한을 정하는 것 등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그렇지만 재벌기업들의 시장경제인식의 문제는 무엇보다 공정성이 결여된 것임을 지적한다.한결같이 주장하는 바는 한마디로 민간주도형의 경제운용을 위한 모든 규제의 철폐와 자유방임이다.그러나 규제철폐는 만병통치가 아니다.오히려 획일적이고 무분별한 규제완화나 자유방임은 재벌의 사회경제적 해악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우리는 재벌에 휘둘려 그들의 요구대로 따랐던 과거 정권의 예에서 많이 보았다. 게임의 법칙을 지키며 각 경제주체들이 힘을 겨루고 체질을 강화할수 있는 공정한 경쟁의 큰 틀은 건강한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확대발전의 조타수역할을 맡는 정부가 마련해야 마땅한 것이다.국제경쟁력 강화를 지향하고 국가·대기업·중소기업·근로자인 모든 국민들이 잘살고 현재의 국난을 극복하는 길이 진정한 시장경제의 실현에 있음을 거듭 강조한다.
  • 대통령 취임사에 담긴 뜻(사설)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사는 대한민국 현주소와 함께 새로 출범하는 ‘국민의정부’의 위기극복을 향한 결연한 의지를 국민 가슴에 분명하게 각인 시켜주었다.동시에 우리가 땀과 눈물을 함께 흘리며 힘을 모은다면 반드시 이 국난을 극복하여 재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김대통령은 우리가 처한 현 상황을 ‘6·25이후 최대의 국난’,그리고 정치 사회 안보 남북문제 등 모든 분야의 총체적 위기로 진단했다.그는 취임사 벽두에 “올 한햇동안 물가는 오르고 실업은 늘어날 것이며 소득은 떨어지고 기업의 도산은 속출할 것”이라는 우리의 단기적 어려운 현실을 가감없이 밝히고 국민 모두의 땀과 눈물이 요구되고 있다는 사실을 가슴 저미는 처절한 심경으로 선언했다.스스로 평가하듯 “정부수립 50년만에 처음 여야간 정권교체가 실현된 역사적이고 자랑스러운 날”을 온 국민과 더불어 민주주의 축제의 날로 기념하지 못하고 국가파산 위기극복을 위해 국민의 고통분담을 강조해야 하는 대통령의 가슴아픈 심경은 취임사 곳곳에 아쉬움과 회한,그리고 결연한 다짐과 각오로 점철돼 있다. 김대통령의 의욕은 그러나 발등의 불인 경제난 극복에 그치지 않았다.민주주의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민주주의 발전이 경제적 국난 극복의 전제조건이며 이를 위해 정치개혁을 비롯,사회 전 분야의 ‘총체적 개혁’이 추진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같은 총체적 개혁의 당위성을 김대통령은 “잘못은 지도층들이 저질러 놓고 고통은 죄없는 국민이 당하는 것을 생각할 때 한없는 아픔과 울분을 금할 수 없다”는 뼈아픈 지적으로 압축했다.현 위기의 책임 소재를 “정치 경제 금융을 이끌어 온 지도자들이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에 물들지 않았던들 이러한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표현으로 분명히 하고 있다. 여기에서 김대통령의 처방전은 ‘국민이 주인되는 정치’,부정부패 없는 정부,투명한 국정,그리고 대기업의 자율적 5대 개혁,즉 기업의 투명성,상호지급보증의 금지,건전한 재무구조,핵심기업의 설정과 중소기업에 대한 협력,그리고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책임성 확립으로 구체화되고 있다.다수 야당의 대승적 협조를 전제한 대화정치,정치·경제 지도층의 개혁에 비중을 두겠다는 메시지,그리고 중산층 중소기업인 노동자 등 책임에 비해 상대적 고통이 심한 계층에 대한 보호에 진력하겠다는 것이다. 이 총체적 개혁의 연장선상에서 김대통령이 건강한 사회를 위한 정신혁명을 강조한 것은 특히 인상적이다.인간이 존중되고 정의가 최고 가치로 강조되는 사회,바르게 산 사람이 성공하고 고통과 보람,땀과 열매를 함께 나누는 사회로의 정신혁명 강조는 바로 김대통령 평소 소신의 구체화다.못 가진 자,소외당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갖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국난 상황속에 더없이 무거운 짐을 지고 출범하는 새 정부에 조급한 기대를 갖거나 힘겨운 주문을 하기보다 차분한 신뢰와 성원을 보내고자 한다.결코 짧지 않을 고통의 나날이 분명히 내다보이는 가운데 경제 회생에 대한 성급한 꿈도 갖지 않으려 한다.김대통령이 제시한 솔직한 진단과 현실적인 처방을 바탕으로 빈틈없고 침착하게 국가 전반에 걸친 총체적 개혁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임기내에 재도약의 바탕과 21세기에 걸맞은 건강한 국가·사회의 기틀을 굳건히 다져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국민의 정부 출범­취임사에 담긴 국정방향

    ◎자율·실리의 ‘경제대통령’ 천명/재벌·관치경제서 중기·시장경제로/‘군림정치’ 탈피 국민위주 정치 추구/“정보대국 토대 구축” 교육개혁에도 큰 비중 김대중 대통령은 25일 취임사에서 ‘민주주와 경제의 동시발전’이라는 큰 원칙 아래 정치·경제·시회분야 등 국정을 망라한 전반적인추진방향을 제시했다.지난 대선때,또 사실상 국정을 주도해 온 당선뒤 지난 60여일 동안 국민 앞에서 약속했던 방안들에 대한 확고한 이행의지를 천명하면서 특히 국민의 동참을 호소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만큼 깜짝 놀랄만한 선언이나 새로운 대안은 거의 눈에 띄지않았다.현실정치속에서 성장해 온 김대통령의 실리추구의 정치 노선과 철학을 읽게 하는 대목이다. ○국난규명 결연한 의지 이날 취임사가 국민의 ‘참여민주주의 확대’를 근간으로 한 정치개혁에서부터 민주발전에 대한 인식, 경제개혁의 대안 제시,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및 교육개혁 천명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국정 현안을 나열한 형식도 이러한 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총론보다는 각 분야에 대한 개혁방향 제시에 비중을 둔 셈이다.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사와 사뭇 다른 형식이다.이는 취임사 준비팀이 미국 등 외국 유명 대통령들의 취임사에 견줄만한 ‘정치사에 남는 명문’을 작성해 여러 차례 올렸으나 김대통령이 그때마다 손수 정정과 가필을 할 때부터 이미 예고되어온 터이다. 이날 취임사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경제파탄 규명 의지천명 때 보인 김대통령의 결연한 태도다.그는 작금의 외환위기를 6·25 이후 최대 국난으로 규정하면서 “우리 모두는 지금 땀과 눈물과 고통을 요구받고 있다”는 부분에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눈시울 붉힘으로써 국민에 대한 애정과 책임의 규명 의지의 강도를 가늠케했다.취임사에서 드러난 금모으기에 나선국민에 대한 감사표시와 ‘국민에 의한 정치’ ‘국민이 주인되는 정치’를 펼치겠다는 다짐,그리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도 같은 맥락이다.또한 현 경제파탄의 책임이 야당에게도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국무총리 인준처리 등 ‘1년반의 허니문 기간’을 강도높게야권에 요청한 데서도 이러한 의지는 읽혀진다. 김대통령은 이를 기초로 국민이 주인대접을 받고,주인역할을 하는 참여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정치개혁’을 그 시발점으로 삼았다.어떠한 정치보복도 하지않고,어떠한 차별과 특혜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큰 틀 속에서 제시한 효율적인 정부 구성과 중앙정부의 권한과 기능의 민간이양,환경보존과 복지 증진이 그가 이날 취임사에서 밝힌 핵심 내용이다. ○국민의 주인대접 받게 그러나 역시 최대 관심분야는 경제난 극복으로 여겨진다.김대통령이 제시한 회생 추진방안은 물가안정과 대기업의 자율성 보장 및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벤처기업 육성과 외국자본 유치 등으로 요약된다.특히 대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관철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그가 거의 분노에 가까운 어조로 “정치,경제,금융을 이끌어온 지도자들이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에 물들지 않았던들,그리고 대기업들이 경쟁력없는 기업들을 문어발식으로 거느리지 않았던들…”이라며 지도층을 질타한 대목에서도 이러한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최근 독일 슈피겔지와의 인터뷰에서 천명한 ‘재벌 시대는 끝났다’ 내용과 연결해 볼 때 그의 발언은 향후 경제개혁 방향 및 경제파탄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경제청문회가 우리 전반을 어떻게 뒤바꿀 것인지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단초이기도 하다. ○납북 교류에도 큰 관심 김대통령의 이러한 민주주의와 경제의 병행발전은 ‘바르게 산 사람이 성공하는’ 이른바 바른사회 건설로 이어진다. 고통과 보람을 함께 나누는 공존의 사회를 세우겠다는 김대통령의 각오와 다짐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그는 교육개혁을 21세기 정보화사회에 대비한 지식정보사회 건설의 주요 테마로 선정했다.심지어 초등학교 컴퓨터 교육 실시와 대학입시 선택과목 채택과 같은 각론까지 제시하면서 “만난을 극복하고 반드시 교육개혁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이어 민족문화의 세계화와 중산층 육성,대북 경수로건설과 식량 지원에 지속적인 실천,그리고 이산가족 상봉과 정경분리에 입각한 경제교류 확대 및 남북한 특사교환 등도 제의하거나 약속함으로써 개혁의방향을 제시했다. 어쨋든 정식 출발에 앞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는 국민의 정부수반인 김대통령이 이날 국민앞에 출사표를 던졌다.앞으로 5년 동안 어떤 형태로 그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어느 정도의 성적표를 얻게될 지 기대된다.
  • 국민의 정부 출범­취임식 이모저모

    ◎목메인 취임사 “지금은 땀·고통·눈물 필요”/16개 시도 흙·물 섞어 소나무 기념식수/보통시민 단상 초대 ‘국민의 정부’ 실감/“아 모범선진국 마지막 소원” 경축연 연설 25일 김대중 대통령의 첫날은 검소하면서도 엄숙하게 시작됐다.상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4만5천여명의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15대 대통령 취임식은 경제난 속에서도 화합과 도약의 새출발을 선언하는 데 초점을 맞춰 성대하고 내실있게 진행됐다. ○“파탄책임 규명” 일순 긴장 ▷취임식◁ ○…상오 9시59분 김대통령이 참석자들의 박수속에 단상에 오르면서 시작됐다.김대통령이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대통령 전용승용차로 단상 뒤의 의사당 현관에 도착,국악 ‘방아타령’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단상에 오르자 단상과 단하의 참석자들은 모두 기립박수로 김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김대통령은 취임선서를 통해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창달에 노력하며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수행할 것을 국민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다짐했다.김대통령의 취임선서가 끝나자 21발의 예포가 발사되면서 15대 대통령을 상징하는 1천500마리의 비둘기가 일제히 비상,취임식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이어 성악가 조수미씨가 등단,‘겨레의 노래’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오,동방의 나라’를 열창했다. 김대통령은 다시 연단으로 걸어 나와 ‘국난극복과 재도약의 새시대를 엽시다’라는 제목의 취임사를 22분간에 걸쳐 단호하면서도 호소력있는 음성으로 차분하게 읽어 내려갔다. 김대통령은 먼저 “정부수립 50년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진 여야간 정권교체를 여러분과 함께 기뻐하면서 온갖 시련과 장벽을 넘어 진정한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여러분께 찬양과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현 경제위기를 지적하면서 “정치,경제,금융을 이끌어온 지도자들이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에 물들지 않았던들,그리고 대기업들이 경쟁력없는 기업들을 문어발처럼 거느리지 않았던들,이러한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김대통령이 강한 어조로 ‘지도층’의 잘못을 지적하며 경제난 책임규명의지를 밝히는 순간 단상의 분위기는 다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군장성·생도 일제히 경례 김대통령의 취임사가 끝나자 성악가 조수미,고성현씨와 연합합창단이 ‘내 나라 내 겨레’를 합창하는 가운데 김대통령의 군통수권을 상징하는 여단급이상 군기수단,전국 시·군·구기수단,63개국 해외동포 기수단 및 민간단체 기수단 등이 16개 시·도 및 이북5도 풍물패와 함께 의사당앞 광장에서 행진을 벌였다. ○…폐식선언이 끝나자 김대통령은 행진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단상에서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환송했다.이어 김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 내외와 단상 아래로 내려와 잠시 악수하며 이·취임을 축하한 뒤 참석자들의 박수속에서 김전대통령 내외를 환송했다. 이어 김대통령 내외는 국회의사당 앞뜰의 국기게양대 뒷편에 ‘화합의 나무’로 명명된 12년생 소나무를 기념식수했다.기념식수에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모아 담은 합토함의 흙과 합수병의물을 사용,국민화합을 기원했다. ▷취임식장 주변◁ ○…‘화합과 도약’을 주제로 한 취임식은 국내외 귀빈뿐 아니라 환경미화원 택시기사 등 평범한 시민들도 단상에 초대돼 새정부가 ‘국민의 정부’임을 분명히 했다.취임식이 진행되는 동안 국회의사당 주변은 예년보다 3∼4도가 높은 영상 8도의 포근하고 화창한 날씨를 보여 ‘국민정부’의 출발을 축하했다. ○…취임식이 열린 국회의사당 주변은 행사 3시간 전인 상오 7시부터 줄을 이은 초청인사들로 분주했다.국회의사당 벽면에는 2개의 대형 태극기와 황금색 봉황이 날개를 펴고 날아 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엠블렘이 휘날렸다.행사장 정면에 마련된 단상은 부채꼴 모양의 내외 귀빈석과 전현직 대통령이 자리한 중앙단상으로 나뉘어 마련됐다.중앙단상은 이번 취임식의 주제인 ‘화합’과 ‘도약’을 상징하기 위해 원형으로 제작됐다.중앙단상에는 정면을 향해 오른쪽 중앙에 김대통령 내외,그리고 왼편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부인 손명순 여사가 자리했다.또 뒤로 왼편에는 김수한 국회의장과 윤관대법원장,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대통령,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대통령이,오른쪽에는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김용준 헌법재판소장이 앉았다. 850명의 내외빈이 자리한 중앙단상 뒤쪽 부채꼴 단상에는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박태준 총재,국민신당 이만섭 총재 등 국내 정관계 인사들과 나카소네 야스히로,다케시타 노보루 전 일본총리,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장,팝 가수 마이클 잭슨 등 외국 축하인사들이 참석했다.이날 참석한 외국 축하인사들은 이들 외에 도이 다카코 전 일본중의원의장,피에르 모루아 전 프랑스 총리,토머스 맥라티 미국 대통령 특사를 비롯해 역대 최다인 2백40여명에 이르렀고 암치료 때문에 참석치 못한 미국의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축하메시지를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보내 눈길을 모았다.당초 참석이 기대됐던 넬슨 만델라 남아공대통령과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대통령등은 개인 일정 등의 이유로 참석치 못했다. ▷식전 행사◁ ○…취임식 1시간 전에 시작된 식전행사는 ‘DOC와 함께 춤을’‘젊은 그대’‘성주풀이’‘신뱃노래’ 등 대중가요와 국악,무용이 어우러지며 흥겨운 분위기속에 진행됐다.특히 지난 대선때 김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그룹 코리아나가 ‘빅토리’를 노래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식전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국민 대화합과 민족의 도약을 상징하는 합토합수제.전국 16개 시·도의 흙과 물을 담은 합토함과 합수병을 남녀대표가 단상에 올라 보여준 뒤 국립무용단과 함께 화합의 축원무를 추면서 행사는 절정에 이르렀다. ○영광의 순간 대파노라마 ○…이날 취임식은 국내외 보도진 8백여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인 가운데 국제적인 뉴스전문방송인 미국의 CNN이 취임식 행사를 생중계,김대통령 취임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도를 나타냈다. ▷일산자택 출발◁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새벽 5시40분쯤 잠자리에서 일어나 새정부 출범을 알리는 조간신문을 읽는 것으로 대통령으로서의 하루를 열었다.김대통령은 부인 이여사가 “당신 축하해요”라고 덕담을 건네자 “당신도 축하해요”라고 화답했다고 박지원 공보수석이 전했다. 상오 8시 자택을 나선 김대통령은 주민 30여명으로부터 꽃다발과 함께 장도를 축하하는 인사를 받은 뒤 이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10여분 동안 석별의 정을 나눴다. ▷국립묘지 참배◁ ○…일산 자택을 출발한 김대통령은 곧바로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했다.상오 8시35분쯤 김중권 비서실장 등 청와대비서진 8명과 함께 국립묘지에 도착한 김대통령 내외는 현충탑을 찾아 헌화하고 1분간 묵념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현충문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 ‘대통령 김대중’이라고 서명한 뒤 상오 8시40분 청와대로 향했다. ○생애 처음으로 훈장받아 ▷청와대 집무◁ ○…김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의 박수속에 상오 9시 청와대 본관에 도착,15대 대통령으로서의 첫 집무를 시작했다. 김대통령은 김중권 비서실장 등 수석들과 2층 집무실에 올라가 잠시 환담한 뒤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심우영 총무처장관으로부터 무궁화대훈장을 전달받았다.김대통령이 국가로부터 받은 첫 훈장이다. 김대통령은 이어 김종필 총리와 한승헌 감사원장 지명자의 국회임명동의안 제출안에 서명하는 것으로 대통령으로서의 공식 집무에 들어갔다. ○세종회간 1천여명 성황 ▷취임 경축연◁ ○…김대통령 내외는 하오 4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정부 주최로 열린 대통령 취임 경축연회에 참석,대통령에 취임한 소회를 피력했다.30분동안 진행된 이날 경축연회는 정·관계,언론계,주한외교사절 등 국내외 각계 인사 1천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으나 때마침 한나라당의 반대로 김종필 총리지명자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가 무산된 때문인듯 다소 무거운 분위기였다. 김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마지막으로 내게는 꼭 한가지 소원이 있다”며 “그것은 대통령임무를 성실하고 능력껏 잘 수행해 이 나라를 구하는 동시에 세계 각국과 협력하고 자랑스러운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 아시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발전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축하 만찬◁ ○…김대통령은 이어 다시 청와대로 돌아와 6시30분부터 부인 이여사와 함께 본관 1층 충무실에서 취임축하 만찬을 가졌다. 이날만찬에는 3부요인와 정관계 주요인사 27명,취임축하외빈 57명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 “화합­도약의 새시대 열자”/김대중 대통령 취임‘국민 정부’출범

    김대중 대통령은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갖고제 15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함으로써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야간 민주적 정권교체로 탄생한 ‘국민의 정부’가 출범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국난극복과 재도약의 새 시대를 엽시다’라는 취임사에서 “오늘은 이 땅에서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교체가 실현되는 자랑스러운 날이자 민주주의와 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려는 정부가 마침내 탄생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새정부 출범의미를 되새기고 “민족수난의 굽이마다 불굴의 의지로 나라를 구한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서 오늘의 고난을 극복하고 내일에의 도약을 실천하는 역사적 창조자가 될 것”을 호소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지금 이 나라는 정치,경제,사회,외교 남북문제 등 모든 분야에서 좌절과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어떠한 정치보복도 하지 않고,어떠한 차별과 특혜도 용납하지 않겠으며,다시는 무슨 지역정권이니 무슨 도차별이니 하는 말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을 굳게 다짐한다”고 선언,정치개혁의 선행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경제위기와 관련,“올 한해동안 물가는 오르고 실업은 늘어날 것이며 소득은 떨어지고 기업의 도산은 속출할 것”이라고 진단한 뒤 그 원인으로 사회 지도층의 정경유착 및 관치금융,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을 꼽으면서 개혁을 약속했다. 김대통령은 “이러한 파탄의 책임은 반드시 국민 앞에 분명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해 경제청문회를 개최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은 김종필 총리지명자의 국회인준 처리문제에도 언급,“야당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 국민과 나라를 위해 올 1년만이라도 꼭 정부를 도와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하고 “미안하지만 외환위기에는 여러분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통령은 ‘작지만 강력한 정부’를 천명한뒤 “물가안정 없이는 어떠한 경제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면서 “대기업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중소기업은 집중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양자가 다같이 발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김대통령은 이와함께 “기업의 투명성 제고와 상호지급보증의 금지,건전한 재무구조,핵심기업의 선정과 중소기업에 대한 협력,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책임성 확립을 반드시 관철시켜 이 나라 기업의 오랜 고질을 청산하고 우리 경제를 개혁할 것”이라고 거듭 다짐했다. 김대통령은 남북교류와 협력문제에 대해서는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문화와 학술의 교류 등 정경분리에 입각한 경제교류 확대와 남북기본합의서에 의한 특사교환을 제의하면서 “북한이 원한다면 정상회담에도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또 “만난을 무릅쓰고라도 교육개혁을 반드시 성취하겠다”고 약속하고 ▲대학입시제도의 획기적 개혁 ▲능력위주의 사회구현 ▲청소년들의 과외해방과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 등을 제시했다.이날 취임식에는 김영삼 전임대통령과 노태우 전두환 최규하 전 대통령,김수한 국회의장 등 3부요인 헌법재판소장,외국경축사절 및 각계각층 인사 등 4만5천여명이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상오 국립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청와대에서 무궁화대훈장을 수여받고 국무총리·감사원장 임명동의안에 서명했다.
  • 국민정부 출범 의의와 책무(김대중시대 열리다:1)

    ◎‘100년 정책’으로 21세기 연다/철저한 자기개혁… 재도약 계기로/IMF 극복·국민화합 큰 짐 눈앞에 김대중 새 대통령이 이끌 ‘국민의 정부’가 25일 출범한다.여야간 정권교체로 탄생한 새정부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국내·외적인 환경에서 출발하는 만큼 국민의 우려와 기대가 높다.서울신문은 새정부 출범에 맞춰 국민정부의 역사적 의의와 책무를 비롯,새정부의 개혁 추진방향,여소야대 속의 구정운영 등 앞으로 5회에 걸쳐 시리즈를 게재한다. 김대중 새 대통령이 이끄는 국민의 정부는 우선 21세기를 여는가교의 역할을 해야 하는 책무를 갖는다.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는 새로운 세기를 앞두고 새로운 사고,새로운 틀,새로운 아이디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국민이 여야간 수평적 정권 교체를 선택한 것도 낡은 사고에 대한 청산을 요구한 것을 의미한다.준비된 리더십으로 국가발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달라는 국민의 희망에 다름아니다. 국민의 정부는 바로 이러한 기대에서 출범하는 만큼 책무가 크다.지난 50년동안 우리사회의 각 분야를 짓눌러온 구태를 새롭게 탈바꿈해야 하고,신국가건설의 가능성을 국민의 가슴 속에 심어줘야 한다. 국민정부가 철저한 자기개혁으로 부터 출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준비된 지도자’를 뽑은 국민과 역사에 대한 부채다.출발선상 들어서며 정부조직개편,청와대 축소와 같은 외형의 개혁은 마련했지만,여전히 시작이다.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자기개혁의 근간을 재정 및 행정개혁이라고 말한다.또 고통분담 호소는 제로베이스와 통한다고 했다.신정부가 설정한 ‘국민의 정부’라는 말에는 이러한 모든 것들이 함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문민정부가 신한국병 치유의 기치아래 ‘작은 정부’ 실현과 규제완화를 누차 외쳐왔지만,자기자신을 수술하지 못해 개혁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판단이다. 국민의 정부는 또 민주주의와 경제의 병행발전에 대한 확실한 비젼을 제시해야 한다.김새대통령도 당선된 뒤부터 “민주주의와 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해온 터이다.‘극난극복과 재도약의 새시대를 엽시다’라는 주제의 대통령의 취임사에서도이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김새대통령은 그 방향으로 참여 민주주의 활성화와 지방정치의 확대,그리고 정경유착 고리의 단절,관치금융 해소와 시장경제원리를 통한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약속할 것이라는 게 측근의 설명이다.또한 중소기업 및 벤쳐기업의 육성과 환경 친화의 ‘신인도주의’,노동자·서민·여성·장애인·노인 등 소외계층의 과감한 지원을 골자로 한 ‘생산적 복지’,남북문제 해결과 이른바 6자회담으로 불리는 한반도 주변의 집단안보체제 구축 등을 다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형평성 제고와 IMF체제 극복을 위한 효울성 제고는 상반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약속이 약속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고도의 정치적 책임과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나아가 국민화합,즉 지역통합의 새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국민의 정부가 그 이름에 걸맞게 어느 한 특정지역에 치우친 한풀이 정치를 배제하고 고르게 인재를 등용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새대통령 스스로도 ‘춘향이의 한은 이도령을 만나는 것으로 풀리는 것’이라고 말해왔다.그러기 위해선 권부로 불리는 청와대가 국민과 단절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 김대중 대통령 취임­미리 본 취임식

    ◎남북 합수·합토로 통일기원 기념식수/민족 웅비 그린 파노라마 영상에 “다시 뛰자”/식후 어가행렬·동래학춤 등 퍼레이드 장관 제15대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식이 25일 상오10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거행된다. ▷식전행사(상오 8시30분∼10시)◁ 초청인사들은 이른 아침부터 식장에 몰려든다.초청인사는 4만여명.지위의 높낮음에 따라 자리가 구분돼 있지 않아 취임식을 잘 보려면 앞자리에 앉아야 한다. 단상 초청인사가 자리에 앉으면서 식전행사가 시작된다.서울시향이 ‘DOC와 함께 춤을’‘젊은 그대’같은 대중적인 노래를 하고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성주풀이’‘선뱃노래’ 등의 전통음악을 들려준다.그룹 코리아나의 취임축하 공연에 이어 다듬이 소리,광복의 환희,88 올림픽개최의 순간 등을 편집한 파노라마 영상 ‘민족의 터전’이 상영된다. 코라손 아퀴노 전 필리핀대통령,폰 바이체커 전 독일대통령,마이클 잭슨,나카소네 전 일본수상,사마란치IOC위원장 등 세계 유명인사들도 단상에 자리한다.북타악 주자 30명이 북을 연주하고 무용‘도약을 향한 맥박’이 참석자들의 흥을 돋운다.이어 식전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합수·합수제가 열린다.16개 시·도와 이북 5도의 흙과 물을 함께 섞어 겨레의 화합을 기원하는 순간이다. ▷취임식(10시∼11시) 김새대통령은 국립묘지 참배(상오 8시35분)와 청와대 도착 및 훈장수여(9시20분)에 이어 청와대를 떠나 상오 10시 취임식장에 도착한다.김신임대통령은 참석자들의 우뢰같은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올라 대통령 취임선서를 한다.21발의 예포가 발사되고 ‘15대’를 상징하는 1천500마리의 비둘기가 하늘을 힘차게 비상한다.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가수 조수미씨가 ‘오,동방의 아침나라’를 열창한다.이 곡은 겨레의 노래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곡. 김새대통령은 국난극복,지역차별철폐,남녀평등,민족화합,안보의 중요성,인권보장 등의 메시지를 담은 취임사를 22분동안 낭독한다. ▷식후행사(11시∼12시) 김새대통령은 단상에서 최규하·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환송한뒤 떠나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단 아래로 나란히 내려와 김이임대통령을 환송한다.김새대통령은 이어 국회의사당 앞마당 국기게양대 뒷편에서 12년생 소나무 한그루를 기념으로 식수한다.식전행사에서 만들어진 합수·합토가 여기서 뿌려진다. 이어 김새대통령이 중앙통로를 따라 행진하면 군장성단은 새로운 군 통수권자에게 거수경례를 한다.김새대통령이 국회의사당 바깥에서 기다리던 국민화합대행진에 합류하면 각 시·도에서 올라온 퍼레이드가 여의도를 꽃피운다.1천9백여명의 퍼레이드단은 서울시의 어가행렬,부산 동래학춤,울산의 처용무,경남의 통영 승전무,충북의 평화의 꽃,인천의 은율탈춤,경기의 남사당패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마포대교까지의 퍼레이드가 끝나면 김새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와 정식으로 집무를 시작한다. ◎여야 표정/2여 자축… 한나라 “야 실감나게/거야선 소야될까 우려속 취임식 참석 “알아서” 김대중 새 대통령의 취임을 하루 앞둔 24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야당으로의 마지막 날을 ‘기쁨과 부담’이 교차하는 가운데 보냈다.반면 한나라당은 취임식을 하루앞두고 야당을 실감하는 표정이었다. 국민회의는 이날 조세형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간부간담회는 당비 납부를 의무화하는 당헌개정안이 상정됐다.앞으로 집권여당의 살림은 당원들의 ‘헌금’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인 동시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단호한 의지표현이었다. 조대행은 “오늘이 마지막 간부회의인가”라며 잠시 감회에 젖는 듯했지만 IMF위기 속에서 집권여당을 기념하는 행사도,당원들에 대해 감사의 표시도 못하는 점에 대해 ‘서운함’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만들기에 앞장섰던 동교동 측근들도 “평생 소원이 이뤄졌다”고 기뻐하면서도 내심 ‘이별’의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였다. 자민련은 JP총리 인준이라는 ‘발등의 불’ 때문에 여당으로의 변신을 즐길 겨를이 없었다.야당으로서 마지막 당무회의도 7분만에 종결하고 소속의원들을 한나라당 의원설득을 위해 현장으로 급파시켰다. 이에반해 한나라당은 15대 대통령 취임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정권교체를 실감하는 분위기.특히 고난의 연속인 앞으로의 야당생활에 대해서도 우려가 교차하는 표정이며,김대중 새 대통령측이 여소야대 정국 탈피를 위해 의원빼가기를 본격화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그러나 당지도부는 의원들의 취임식 참석문제는 자유의사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해외 반응/“한국 정치·경제 대변혁 돌입”/각국,남북관계 진전 점치며 우호지속 희망 대선때부터 이례적 관심을 가져왔던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각국·유럽 등 각국정부와 언론들은 25일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은 한국이 정치 경제 등 여러방면에서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미국의 뉴욕타임즈가 1면에 김대통령의 칼라사진과 함께 장문의 소개 기사를 게재한 데 이어 뉴스위크도 최근호에 김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싣고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로 불리는 그는 추방자에서 대통령으로의 놀라운 대장정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또 미 평화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캇 스나이더는 24일 워싱턴포스트에 ‘오늘 김대중 당선자의 새 대통령 취임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정착 노력은 지난 수십년간보다 훨씬 전도가 밝아 보인다’며 희망섞인 보도를 했다. 유럽의 경우 한국이 현재 경제위기에 처해있으나 김대통령은 경제개혁에 대한 신선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한반도 최대현안인 남북관계 있어서도 전임대통령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새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중국은 특히 김대통령의 취임으로 한중 선린우호협력관계가 유지,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면서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를 통해 제시한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개국의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선언구상을 면밀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권이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 출범하게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 법조 3륜 동시 개혁을/최홍운 논설위원(서울논단)

    법원과 검찰,변호사회 등 이른바 ‘법조 3륜’의 개혁이 지금처럼 화급한 과제로 떠오른 적이 또 있었을까.어느 바퀴 하나 온전한 데 없이 다 고장났다.서둘러 고치거나 갈아 끼우지 않으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반성과 거리 먼 법원 가장 급한 데가 법원이다.일부 행정직원들이 ‘급행료’를 받는 것에서 시작해 결국 판사들마저 관할지역 변호사들과 유착관계를 유지하며 정기적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다.세상을 놀라게 한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소속 판사들의 뇌물수수 사건이 알려진 뒤에도 일부 판사들은 양심의 가책을 받기보다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이들은 판사 출신 변호사들보다 검찰이나 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비리와 유착관계가 훨씬 더 심한데 그런 검찰이 판사들을 수사할 수 있겠느냐며 냉소적이라는 것이다.말할 수 없는 자괴감에 빠져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출발하겠다는 모습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것 같다.그런 판사들이 있는 한법원은 국민과의 거리도 점점 멀어질 것이다. 이 사건을 조사한 대법원의 태도도 온당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물론 현직 판사 9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특정지역 판사 전원을 교체한 것은 사법 사상 초유의 일임에 틀림없다.그러나 사건을 너무 서둘러 마무리 지으려다 보니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뇌물 받을 기회가 적은 시·군 순회판사들만 적발하고 지역 변호사들과 오랜 유착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검찰이 지목한 형사단독 판사들은 손도 대지 못했다는 지적들이 쏟아지고 있다.또 의정부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닐텐데 그 정도 인사조치로 마무리하고 말았다.철저한 자체조사도,비리판사에 대한 수사의뢰도 없었다. ○고무줄 잣대의 검찰 검찰도 석연치 않은 점이 적지 않다. 판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금기 사항이라며 ‘의정부지원 사건’에 대한 수사를 회피한 검찰이 시민단체들의 고발에도 끄떡도 하지 않고 있다.의정부지원 판사 8명과 변호사 7명을 뇌물수수와 공여혐의로 고발한 데 대해 검찰은 고발장이 접수됐다고 해서 반드시 수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 하며 계속 수사를 미루고 있다.그 무렵 서울치과대학 교수채용 비리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의 추상같은 모습과는 너무 딴 판이다.‘사람에 따라 법의 잣대도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검찰은 또 ‘김대중 대통령 비자금 사건’수사에서는 ‘정치 검찰’의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지난 92년 대선을 앞두고 5대 기업으로부터 당운영비와 대선자금 명목으로 당직자들이 39억원을 받았고 ‘20억+α설’과 관련해서는 청와대 계좌에서 모두 3억3천만원이 당시 평민당 사무총장 계좌 등으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으나 무혐의 처리하는 등의 아쉬움을 남겼다.이와함께 비자금 자료를 불법수집하는 과정에서 금융실명제를 정면으로 위반한 한나라당 의원들과 청와대비서관 및 은행감독원장 등에 대해서도 무혐의 또는 불입건 처리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은 한나라당과의 형평성과 현 경제사정 등을 고려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하나 설득력이 충분치 못하다.검찰은 중립적인 위치에서 엄정한법의 잣대로 수사하고 처벌하면 된다.검찰의 정치적인 판단은 월권이다.검찰이 독립적인 위치에서 수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정치·사회개혁도 불가능하다. ○비리의 온상 변호사 변호사 사회는 법조계 비리의 진원으로 지적된다.과다 수임료,사건브로커 기용,성공보수 등으로 일컬어지는 법조계의 각종 비리가 변호사 사회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이번 법조계 정화운동도 그래서 변호사회에서 먼저 시작돼 기대가 컸으나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변호사협회가 비리 관련 변호사 8명을 수사의뢰하는 과정에서 성실하게 조사에 응한 변호사들만 처벌해 내홍이 심하다고 하지 않는가.국민들이 이들을 참된 인권과 정의의 파수꾼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새 정부가 출범했다.모든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으려는 것이 새 정부의 의지다.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법조계가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법과 양심에 따라서 판결하는 법원,엄정한 법리로 수사하는 검찰,인권과 정의를 지키는 변호사가 있어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개혁에 대한법조3륜,스스로의 철저한 실천의지가 그 어느때보다 요청된다.
  • 재벌시대 끝내려면(사설)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재벌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이제 재벌시대는 지났다’고 선언하고 ‘재벌과 대기업들은 이제 완전한 자유시장경제에 던져지게 되었다’고 밝혔다.김당선자가 독일 시사주간지와의 회견에서 ‘재벌들은 은행에서 엄청난 돈을 가져다 계열 기업수를 늘리는 데 사용하는 등 국가권력과의 유착을 통해 터무니없는 특혜를 누렸으나 이제 이같은 목적으로는 한푼의 돈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당선자가 ‘재벌시대가 끝났다’고 밝힌 것은 재벌특혜시대가 끝났다는 말이지 재벌이 한국경제를 지배하는 시대가 종언을 고하게 됐다는 발언으로 이해되지는 않는다.재벌의 현주소를 보면 재벌시대가 그렇게 쉽게 끝나리라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30대 재벌집단은 무려 71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연간 매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90%에 달할 만큼 공룡화되어 있다. 재벌이 작년부터 정경유착을 통한 금융특혜가 어렵게 되면서 도산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마침내는 나라경제를 ‘국가부도’ 직전까지 몰고가는데 큰 몫을 했다.새정부는 재벌의 비대화로 인한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 재무구조개선 약정·상호지급보증폐지·결합재무제표작성·재벌총수의 경영책임강화 등 갖가지 제도개선을 현재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은 재벌의 경영전문화를 추진하기 위한 착수단계이지 그시대가 끝났다고 말하기는 이르다.재벌들은 이핑계 저핑계를 대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을 회피하고 있다.정부가 바라는 대로 업종수를 3∼6개로 줄일 생각은 전혀 없는것 같다.몇몇 한계계열사를 줄이는 선에서 구조조정을 끝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벌은 현재 제조업뿐만 아니라 지방은행·증권·보험 등 막강한 경제력을 소유하고 있어 정부가 재벌의 금융자금 독과점을 봉쇄하기가 힘든 실정이다.정부가 재벌시대를 끝내게 하려면 중장기 플랜을 갖고 구조조정을 일관성있게 추진하는 한편 부의 세습화를 차단하기 위한 상속세법 개정 등 과감한 개혁조치들을 꾸준히 개발해야 할 것이다.
  • 김 당선자 “재벌시대 끝났다”/독 슈피겔지 회견

    ◎“법으로 특권 박탈”… 완전 시장경제 다짐/일 ‘과거’ 사죄 촉구… 북 돌발 붕괴 없을 것 【베를린 연합】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독일 시사주간지 데어 슈피겔(23일자)과의 회견에서 ‘재벌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하고 법률을 통해 재벌의 특권을 박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의 과거 사죄를 촉구했으며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김당선자는 이 회견에서 “재벌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이제 재벌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재벌과 대기업들은 이제 완전한 자유시장경제에 던져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벌들은 은행에서 엄청난 돈을 가져다 계열기업수를 늘리는데 사용하는 등 국가권력과의 유착을 통해 터무니없는 특혜를 누렸다”고 지적하고 “이제 재벌들은 이같은 목적으로는 한푼의 돈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당선자는 또 “법률을 통해 지금까지의 모든 특권을 박탈하고 새로운 특권을 주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재벌 스스로 변할 것이며 이에 따라 계열기업들의 수도 줄어들것으로 본다”면서 “최근 30대 재벌이 내놓은 구조개혁안은 우리가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들과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실업자 대책에 대한 질문에 대해 “실업자 지원정책을 개선하고 직업전환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것이 새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천명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김당선자는 “한국이 일본에 대해 복수심을 품고 있지는 않으나 많은 국민들은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고백하지 않는 점 때문에 그들을 믿지 않고 있다”면서 “독일이 나치만행에 대해 사죄하고 희생자들에 배상했으나 일본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당선자는 이어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 가능성에 대해 ▲북한주민들이 50년간 이념교육 때문에 외세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고 ▲북한 정권이 정치적으로 강한 상태이며 ▲반대파의 활동이 거의 없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 DJ취임과 한국경제의 대전환/노조에 신이치(지구촌 칼럼)

    ○적절한 선수교체로 호기 김대중 정권이 이틀 뒤 정식으로 발족된다.이미 지난해 12월 당선이후 한국의 정치·경제는 김대중씨를 중심으로 전개돼 왔다.외국인의 눈에는 조금 이상하게 비치는 풍경이지만 ‘법치보다 인치’라는 표현이 딱맞는,아무래도 한국적인 정치풍경이다. 그러나 이‘선수교체’는 한국으로서는 대단한 행운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한국은 바로 그때 경제가 통화·금융위기에 빠져 막대한 자금지원과 맞바꿔 국제통화기금(IMF)의 융자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권교체는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분명히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기도 했다.김대중씨가 야당출신의 대통령이라는 사실도 한국이 필요로 하는 개혁을 지향하는데 다행이었다. 한국 경제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한마디로 말하면 차입 거품의 붕괴다.일본의 경우는 토지 거품의 붕괴였지만 양국 경제는 모두 성장 메커니즘 그 자체에 기능 부전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일본에선 땅값의 상승과 기업활동이 상호 작용해 성장을 이끌어 가는 메커니즘이 형성돼 ‘땅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라는 토지신화를 낳았다. 한편 한국에서는 정부의 두터운 보호(관치금융) 아래 많은 대기업이 성장,‘재벌은 도산하지 않는다’라는 신화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들 거품은 언젠가는 붕괴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일본에서는 80년대말부터의 몇번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땅값이 크게 떨어져 대량의 부실채권이 발생됐으며 아직도 그 처리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지하고 있는 것처럼 97년에 들어서서부터 일련의 중견재벌이 도산,이번 통화·금융위기의 출발점이 됐다. ○차입 자본주의의 붕괴 양국의 경제위기는 인간의 병을 예로 든다면 당뇨병과 같이 대사기능에 관한 병이다.난병이어서 간단하게는 고칠 수 없다.방심하면 합병증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실제로 이 ‘차입자본주의’는 한국 발전에 유효했다.한국기업의 다이내미즘은 차입경영에 있었다고 말해도 좋다.한국기업은 한국인이 의식하지 않는 가운데 세계적으로도 커다란 존재로 성장했다.그 일례를 들어보자.니혼케이자이신문은 3년 전부터 ‘아시아기업(일본기업 제외)중 매출액 상위 100대기업’을 발표하고 있다.이것을 보면 95년 발표에는 100대 기업 가운데 한국기업의 수는 38개사였고 96년에는 중국을 제외시켰다는 사정도 있어 43개사로 늘었다.97년에는 중국을 제외하기는 했지만 호주,뉴질랜드가 추가됐기 때문에 31개사로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이 31이라고 하는 숫자는 큰 숫자다.상위 10개사에 한국기업이 7개사나 들어가 있는 것도 지나쳐 버릴 수 없다. ○재벌개혁이 포인트 이렇게 덩치가 커진 기업이 계속해서 차입으로,무모하다고 할 수 있는 사업확장을 지속하는 것은 세계경제로서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IMF 및 그뒤에있는 미국의 생각이었던 듯하다.한국의 통화·금융위기를 기화로 한국의 문어발식 기업경영에 메스를 대려는 것이 이번 IMF체제의 포인트일 것이다. IMF가 한국에 요구한 조건에 대해서는 여러 비판적인 논의가 있다.당사자인 한국에 말할 게 많은 것도 당연할 것이다.그러나 한국경제는 몇번이나 구조개혁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외쳐졌지만 엔고 등 요행에 도움을 받아 개혁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채 여기까지 온 것도 사실이다.이번 사태는 그 외상값이 돌아온 것을 의미한다. 야당 정치인 김대중씨의 대통령 취임이 개혁을 지향하는 한국 경제에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 것은 경제개혁의 포인트인 재벌개혁에는 재벌과 유착이 없는 정치인이 어울리기 때문이다.또 구조재편(리스트럭처링)에 불가결한 정리해고제의 법제화가 가능하게 된 것도 노동조합과의 관계가 깊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 경제난 극복 낙관 재벌개혁은 연결재무제표의 도입,상호지불보증의 폐지,외부감사인 제도의 도입 등 제도적 개혁으로 상당히 진전돼 갈 것이라고 생각된다.이들 제도적개혁에 금융개혁이 덧붙여짐에 의해 재벌기업의 경영의 투명성이 촉진돼 주력산업도 자연히 명확하게 돼 갈 것이라고 생각된다.이들 개혁을 오너 경영자의 ‘하고자 하는 마음’을 손상시킴없이 추진해 나간다면 최고일 것이다. 세계경제의 추세는 대기업 체제로부터의 이탈이다.‘커다란 것은 좋은 것이다’라고 마구 외형적 성장을 좇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시장원리에 바탕을 둔 투명성 있는 경제운영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한국 경제의 면모는 일신돼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 판사와 변호사/이생직 변호사(서울광장)

    ○업무상 가깝고도 먼 사이 가깝고도 먼사이. 판사와 변호사는 한마디로 가깝고도 먼 사이이다. 판사는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을 법정에서 재판하면서 수많은 변호사들을 마주 대한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판사에게 공손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며 적어도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그런 변호사들을 상대하는 판사는 변호사들에 대해 같은 자격을 가진 법조인이라는 생각에서 일반인들 보다 그 의견을 존중해주고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이 보통이다. 결국 판사와 변호사는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예의를 갖추고 서로 조심하는 사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그 속마음이나 인간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게 되고 따라서 가깝지만 먼 사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변호사로서는 엄격하면서도 인간미가 넘치는 판사,매끈하게 재판진행을 하면서도 공정성을 잃지 않은 판사에 대해 특히 호감을 갖게 되고 가까이 지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판사로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판사와 변호사는 서로의 직분이 다르다는 생각에서 사적으로 가깝게 지내는 것을 피하는 것이 보통이며 또한 그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판사와 변호사가 학교동창이었다든지 과거 같은 법원에서 판사로 같이 근무하였다든지 하는 경우 그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일반적으로는 종래의 관계를 유지하여도 괜찮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고 일부 변호사중에는 오히려 이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친한 관계일수록 조심을 종전의 인간관계를 인위적으로 단절하는 것이 쉽지 않고 또한 강제로 멀어지게 할 수는 없다.어떤 사람들은 사적으로 가깝게 지내더라도 재판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면 될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당한 정도로 수양이 된 사람이 아니면 사적인 관계와 재판을 완전히 구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그러므로 판사와 변호사는 가깝게 지내는 관계일수록 조심해야 하고 오해를 살 일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설령 본인들로서는 상당히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가깝게 지내다 보면 주위에서 의혹의 눈길을 보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를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의 의정부 법원의 판사와 변호사 유착의혹 관련기사를 보면서 새삼 생각나는 분이 이모 변호사이다. 이 변호사는 판사로 재직할 당시 지방으로 현장검증을 갔다가 동행한 변호사들과 어울려 술자리를 갖게 되었는데 이를 검찰이 문제삼아 뇌물죄로 처벌하려고 하였고 이에 상당수의 판사들이 반발하게 되어 사법파동이라는 사상초유의 일이 발생하게 됐었다. ○고 이 변호사를 떠올리며 결국 이로인해 그분은 불명예퇴임을 하게 됐으며 그 일로 인해 평생을 쓰라린 가슴을 간직하게 되었다.그분은 이후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지함으로 판사로서의 엄숙함을 강조하였고 그 자신은 사건에 임하는 변호사로서 절개와 지조를 지키려고 노력을 하였다. 이 변호사는 판사와 변호사의 관계에 대해 많은 글을 남겼는데 항시 조심하고 경계하는 태도를 강조했다.특히 돌아가시기 수년전부터는 보통사람으로서는 차마 고백하기 어려운 부끄러웠던 경험들을 글로 남겨 후배판사와 후배변호사에세 귀감이 되게 했으니,지금에 와서 새삼 그분의 용기에 머리가 숙여지면서 존경할만한 법조인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램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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