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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자민당 검은돈 비리 ‘잇단 악재’ 고이즈미 좌불안석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 고질적인‘검은 돈’ 비리 사건이 최근 잇따라 터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자민당 전 간사장 비서관의 탈세사건과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 의원의 외무성 유착사건이 바로 그것. 가토 전 간사장은 도쿄지검 특수부에 의해 지난 8일 자신의 비서인 사토 사부로(佐藤三郞)가 탈세혐의로 전격 체포됨에 따라 정치적 위기에 몰리고 있다.검찰은 사토가 건설업자로부터 챙긴 공공사업 수주 알선비 2억 7000만엔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음으로써 약 1억엔을 탈세한 혐의를 잡고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이에 따라 가토가 지금까지 조성한 정치자금에 의혹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또 스즈키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10가지를 넘고 있으나이 가운데 일본과 러시아의 영토분쟁지에 건설된 ‘우호의 집’ 입찰 때 자신이 추천하는 건설회사가 낙찰되도록 외무성에 압력을 넣은 의혹이 대표적이다.스즈키 의원은 11일 국회 청문회에 선다. 가토 전 간사장과 스즈키 의원은 모두 자금 동원력에서뛰어난 수완을 발휘해 온 인물로,일본 정계에서 금권정치가 얼마나 뿌리깊은지를 보여주고 있다.당내에서는 가토전 간사장과 스즈키 의원의 출당설이 들끓고 있으며,이번사건으로 이들의 정치 생명은 끝났다는 게 일본 정계의 관측이다. 계속되는 디플레이션과 지지율 하락으로 고민하고 있는고이즈미 총리는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특히가토 전 간사장은 고이즈미 총리,야마사키 다쿠 간사장과함께 ‘YKK연대’로 불리는 개혁파 동지로,고이즈미의 당내 지지기반 약화가 불 보듯 뻔하다.또 스즈키 의원은 고이즈미 노선에 반대하는 당내 최대파벌인 하시모토(橋本)파의 핵심인물.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다. marry01@
  • [실패 대탐구] 제3부 실패자산을 공유하자 (9)돈정치 왜 못막나

    ‘한국정치의 리더십은 돈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그만큼 우리나라의 정치가 돈이 많이 드는 고비용 구조임을지칭하는 말이다.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각종 명목으로 돈을 뜯어가는 악성 유권자들의 ‘손 벌리기’에 시달려야 한다.특히 올해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돈정치의 폐해가 절정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최근 민주당 김근태(金槿泰)고문의 경선자금 공개를 계기로 정치자금을 투명화하고 돈 안드는 정치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돈정치’의 현실과 그 원인을 진단해 본다. ●돈이 당락을 좌우한다.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내 구청장 출마를 노리고 있는 K(45)씨는 요즘 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지역주민이 30여만명이어서 기본적인 조직을 가동하는 데만 최소한 5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씨는 지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지역 선배로부터 기존조직을 물려받기로 ‘내락’을 받은 상태.하지만 친척과종친회,학교 선후배 등으로 구성된 사조직 2000여명을 가동하자면 3억원의 추가비용이 들 것이라는 충고를 듣고 나서 출마를 망설이게 됐다. 정치권에선 이번 ‘6·13 지방선거’의 기초단체장 선거에만 후보자 1인당 10억∼20억원을 써야 당선권에 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여야가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전국적인 선거조직을 가동하는 데 각각 1조원 안팎의 자금을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지난해 각 정당이 각종 후원회를 통해 모금한 정치자금은 총 999억 1400만원.올해에는 두배 이상 늘 것이란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망을 감안하더라도 정치권 전체로 조단위 이상의 불법 정치자금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후원회 모금과 선관위를 통한 지정기탁을 제외한 일체의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부패한 유권자가 정치부패를 낳는다. ‘돈’이 당락을 좌우하는 부패한 선거문화의 저변에는부패한 유권자들이 있다.이들은 평소에는 ‘돈정치’의 폐해를 강도높게 비난하다가도 선거철이 오면 ‘부녀회 온천관광’‘경로잔치’‘조기 축구회’ 등 지역내 친목모임의 경비를 부탁하며 정치인들에게 손을 벌린다. 지역구 초선인 A의원의 경우 1년에 3억원까지 후원금을거둘 수 있지만 실제 모금액수는 1억원 정도.이에 비해 한달에 들어가는 경상비만 하더라도 지구당 상근자 4명의 월급과 사무실 유지비,경조사비와 각종 격려금 등을 합쳐 월 2000만원이 넘는다. 때문에 정치인들은 중진이나 신인이나 이래저래 후원금이외의 ‘뒷돈’이 필요하다.개혁 정치인으로 각인된 민주당 김근태고문조차 재작년 최고위원 경선에서 모금된 선거자금 2억 4000여만원을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정치인은 항상 ‘불법자금’에 대한 유혹에흔들린다.쪼들리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권에 개입했다가 ‘○○○게이트’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정치자금 조달에 관한 한 적법과 불법 사이에서 끝없는 ‘줄타기 곡예’를 해야 하는 것이 정치인의 현실이다. ●유권자 의식개혁운동을 벌이자. ‘돈정치’를 추방하려면 유권자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이를 위해 유권자의 의식개혁 운동을 전국적으로 조직화해야한다는 것이다.김용호(金容浩) 한림대교수는 “지역사회에서 정치브로커를 퇴출시키고유권자들의 정치의식을 제고해 냉소주의를 불식하는 유권자 운동이 필요하다.”며 유권자들의 의식개혁을 제도화할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정치자금 투명화를 위한 제도개선 시급하다. 지난 97년 개정된 정치자금법은 후원회를 통한 모금 등많은 제도개선 내용을 담았다.그러나 선거자금의 흐름을투명하게 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선진국들과 같이 선관위에 등록된 통장만을 사용하게 해 정치자금의 입출내역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자는 여론이 높다.시민단체들은 정치자금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정치자금은 단일예금계좌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참여연대 김두수(金斗守) 시민감시국장은 “정치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30만원 이상의 정치자금은수표를 사용하고,100만원 이상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을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치권은 정치자금 투명화를 위한 정치자금법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정작 관련 법 개정을 위한 협상에는 미온적인 태도를보이고 있다. 특별취재반 yeomjs@ ■“법인 후원금 없애야 정경유착 근절 가능”.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에요.” 군소정당인 푸른정치연합의 장기표 대표는 15일 세월이아무리 변해도 ‘돈정치’가 여전한 것은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현역 정치인들의 집단 이기주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그는 정치자금법과 선거법 등을 어떤 방향으로 개정하면좋을지는 벌써 다 나와 있는데,입법권을 쥐고 있는 정치권이 정치신인들의 정치권 진입을 두려워한 나머지 법을 고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니 깨끗한 정치문화를 위한 몸부림은 언제나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는주장이다. 장 대표는 우선,금품살포로 선거법을 위반한 정치인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지금처럼 벌금 몇십만원 혹은 몇백만원씩의선고를 내려서는 도저히 경각심을 주기 어려우므로 최저형량을 징역형 이상으로 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1년간 모을 수 있는 후원금이 개인 3억원,법인 1억원인 현행 후원금 제도가 돈 쓰는 풍조를 조장하고 있다고 역설했다.개인은 1인당 500만원이면 충분하고,법인은 아예 후원금을 낼 수 없도록 해야 정경유착이 근절될 수있다고 주장한다. 장 대표는 곧 정치자금법 등의 개정을 위한 전국민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정치인 씀씀이 천차만별. 정치인들의 돈 씀씀이는 천차만별이다. 손이 큰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짠돌이’로 불리는 사람도 많다. 손이 큰 사람으로는 전두환 전대통령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전 전대통령의 임기 말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모씨는 청와대를 떠나기 직전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봉투 하나를 받았다.전별금 액수는 3000만원.그런데 전 전대통령이따로 불러 봉투 하나를 더 줬다.수천만원 더 챙겨주는 것으로 생각한 그는 화장실에 가서 봉투를 뜯어봤다.3억원이었다.믿기지 않아 수표의 동그라미 개수를 여러 번 세어보았다고 한다. 재벌총수였던 고 정주영씨의 돈 정치도 유명하다.신당을창당,92년 총선과 그해 말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수억원씩을 주며 사람을 영입했다.모 중진의원은 정씨가 수십억원이 든 봉투를 내밀며 입당을 제의했으나 거절하기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명절 때 청와대 직원들에게 돌리는봉투가 전 전대통령 때보다 훨씬 적어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이기택 전 민주당 대표도 짠돌이로 소문난 정치인.당직자들과 음식점에서 식사할 때도 “고기로 배 채우려고 하느냐.”며 농담 섞인 진담을 했다.정주영씨 아들인 정몽준 의원도 재산에 비해 돈을 안 쓰는 편이다.모 의원은 정 의원이 동료의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밥값을 미루는 경우를 여러 번 봤다고 전했다. 특별취재반. ■한마디. ●불법 정치자금에서 자유로운 정치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정치지도자들은 국민에게 고해성사하고 사면받아야한다. 그런데도 여야는 정치자금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는커녕 김근태 고문을 제물 삼아 권노갑씨와 이회창총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쟁만 일삼고 있다.(dawn이란네티즌이 한나라당 게시판에 올린 글). ●부정부패가 모든 국가 및 일반분야에 생활화돼 있는 우리의 악습이거늘.모두들 자신의 이같은 모습은 감춘 채 아우성치는 모습들이란….썩은 사회를 정상화하려면 부정부패에 병든 자를 색출해 격리 수용하고,건강한 자에게는 예방 백신을 투여하는 시스템을 병행·추진해야 할 것이다.(강흥식씨가 중앙인사위 게시판에 부정부패 실태를 비꼬면서 올린 글).
  • 지방자치의 새 패러다임/ 제2주제 환경변화·단체장 리더십

    ■주제발표훌륭한 CEO(Chief Executive Officer)는 조직 전체의 에너지를 한 곳으로 집중시켜 큰 힘을 발휘하도록 한다.민선시대 자치단체장들도 CEO라 할 수 있다.단순한 법의 집행자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한 경영인으로서의역할이 중시되고 있다. 단체장들은 ▲미래비전의 제시자 ▲지역발전의 선도자 ▲복지향상의 옹호자 ▲이해갈등의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잘해야 한다.이러한 단체장들이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하기위해서는 바람직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단체장들의 바람직한 리더십은 지역의 특성과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하지만 보편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은 ▲도덕성과 청렴성 ▲풍부한 조직관리 경험 ▲미래에 대한통찰력과 상황 분석력 ▲조정력과 포용력 등이다. 단체장들의 도덕성과 청렴성은 특히 중요하다.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청렴해야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단체장 때문에 공직 내부의 인사행정이 왜곡되고 각종 인허가와 관련한 행정집행이 비뚤어져 사회적손실이 엄청나다.단체장들에게는 풍부한 조직관리의 경험도 필요하다.조직관리 능력과 지도력이 부족하면 내부 구성원의 불만이 커져 행정의 아노미 현상이 나타나고 필연적으로 행정서비스의 질이 낮아진다. 단체장들의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단체장들이 소신을 가지고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것도 중요하다.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단체장들은 각종 경조사와 행사 참여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각종 법규와 제도의 제약도 많다.편협한 지역이기주의로 인한 집단 소요도 행정의 발목을 잡고있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할 제도적보완이 필요하다.제도적 보완책은 ▲스킨십(skinship) 폐해방지 ▲집단민원의 폐해방지 ▲단체장의 자율권 확대 ▲단체장 후원제도의 정착 ▲단체장 교육시스템 강화 ▲지방공무원 인사교류 시스템 확립 등이다. 단체장들은 표를 준 유권자들이 일대일 접촉(스킨십)과친분관계 유지를 원하는 보상심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권자들은 각종 공사나 인사부탁,취직부탁등 반대급부를 원한다. 유권자들은 단체장들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이러한 반대급부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그리고 국회의원이나 시장·군수 등 선출직 공직자들의 주례 금지와 마찬가지로 단체장들이 각종 경조사·동창회·취미클럽·혈연모임 등 사적인 집회 에 참석하는 것도 금지하는 법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지방자치에서 다중의 힘에 의한 집단 소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많아지는 것도 큰 문제다. 단체장이 각종 부정과 비리로부터 초연할 수 있도록 후원회제도를 정착시킬 필요도 있다.후원회제도에 대해서는 단체장이 인허가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경유착이 우려된다는 반론도 있다.그러나 모금액의 상한선을 두어 자원봉사성격의 ‘깨끗한 돈’이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토론내용 요약. ◆하혜수 행정개혁시민연합 집행위원(상주대 교수) 지방자치단체의 리더 또는 리더십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성과나 서비스 질 그리고 경쟁력이 좌우된다.그만큼 리더와리더십은 중요하다.바람직한 리더십을 갖춘 리더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21세기 분권화 시대를 맞아 지방자치단체장은 분권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방의 역량과 에너지를 결집시켜야 하고,중앙정부를 설득시킬 수 있는 분권화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둘째,내부의 공무원조직이 환경변화에 요구되는 능력을 개발하고,최대한 발휘하도록 제도적·정책적 변혁을 추진하는 혁신적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셋째,21세기는지식기반사회이기 때문에 지식기반사회에 대응하여 지방공무원의 사고뿐만 아니라 모든 시스템을 디지털로 바꾸어가야 한다.넷째,전략적 사고에 기초한 협상력을 갖추어야한다.다섯째,주민의 참여확대를 통한 합리성과 소신을 가져야 한다. ◆이종원 가톨릭대 교수 지방자치단체라는 ‘배(船)’를운전하는(steering) 단체장의 리더십은 지방정부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그러나 모든 덕목을 갖춘 단체장을 뽑는 일은 쉽지 않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단체장 후보에 대한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가 필요할 것이다. 지방자치의 정착을 위해서는 발전적이고 동반자적인 중앙-지방관계를 형성하는 데 일조할수 있는 리더십 유형과 덕목이 요구된다.주제 발표문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청렴성·비전제시·조직관리 경험도 매우 중요하고 경제관념과경제운용의 철학을 겸비한 CEO적 리더십도 필요하다.열악한 지방재정구조 타파,중앙-지방관계의 재정립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문제해결자(problem-solver),협상가(negotiator)적 자질도 필요하다고 본다.
  • [사설] 재계 ‘공약평가’ 신중하게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재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부당한 정치자금 제공 거부를 선언한 데 이어,경제단체들은 대통령선거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김각중 전경련 회장 등 경제5단체장들은 엊그제 간담회를 갖고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해 정치논리에 의해 경제를 희생시키는선심성 인기영합주의와 반(反)시장주의적인 제도를 배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재계는 연말의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가 제시하는 모든 공약을 평가할 방침이라고 한다.특정후보에 대한 찬반이 아닌 공약에 대한 찬반을 표명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후보에 대한 지지나 반대를 밝히는 것과 크게 다르지않을 것이다.또 평가결과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회원사들에는 통보되므로 공개나 마찬가지다.공약 평가는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의 정치활동 선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각종 선심성 공약이 봇물을 이룰 것을 우려하는 재계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다.많은 양식있는 국민들도 선심성 정책에 대해서는 못마땅해 할 것이다.그동안 선거가 있을 때마다 적지 않은 후보들은 노동조합이나 각종 이익집단 등 상대적으로 결속력이 높은 집단이나 계층의 지지를 얻어내려는 선심성 공약을남발해 왔다.경제문제가 정치논리에 휘둘려온 것도 다반사였다.이런 점에서 재계가 대선 후보를 평가하겠다는 점을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공약에 대한 평가를 통해 정책위주의 선거로 유도하는 순기능도 있을 수 있다.또 재계도노조 등 다른 이익단체들처럼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막을 수도 없다. 하지만 재계가 정치자금을 무기로 후보들에게 압력을 행사하려는 듯 보이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재계가 공약을 평가하겠다는 것을 선의로 해석하더라도,이를 계기로 오히려 정치와 경제가 유착되는 부작용이 심해질 수도 있다.국가와 국민의 입장보다는 기업과 기업인 위주의 시각에서 공약을 판단한다면 재계의 집단 이기주의로 흐르게될 게 뻔하다.공약 평가를 통해 집단소송제 도입 반대 등친 재벌정책을 유도하려 할 경우 이번 대선에서는 부익부빈익빈의 계층간 대립이 보다 심화될 것이다.또 재계가 ‘선호 후보’를 분명히 할 경우,노동계와 시민단체 등이 그 후보에 대한 반대운동을 일으켜 자칫 대선 과정이 재계와 노동계의 대결 양상을 초래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재계는 선거를 앞두고 각종 이익집단들의 집단 이기주의가 기승을 부릴 것을 우려하지만,자신들도 이익을 챙기기위한 목소리를 높이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선거를 앞두고 보다 신중하게 처신하기를 당부한다.
  • 재계 대선후보 공약 평가 배경/ ‘시장경제 대변자 지원’ 표명

    재계가 올해 대선에서 각 후보의 공약을 검토·평가하겠다고 밝힌 것은 시장경제를 대변하는 후보를 간접적으로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집단소송제 도입반대나 결합재무제표 작성기업 축소 등재계의 입장에 동조하는 후보를 사실상 밀겠다는 의사표시인 것이다. 조남홍(趙南弘) 경총 부회장이 공약 평가기준과 관련,“경제현실을 무시한 지나치게 빠른 제도개선에 관한 공약은문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재계가 적극적으로 정치참여에 나선 것은 최근의노사관계 등 현안에서 재계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데다 대선때 표를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 난무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재계는 지난 97년 대선 당시 이슈가 된주5일 근무제에 적극 대응하지 못해 정치권에 계속 끌려다녔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재계는 지난 2000년 4·13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정치참여에 발을 들여 놓았다.지난달 1일 손길승(孫吉丞) SK회장이 “부당한정치자금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전경련이나경총도 잇따라 발언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고 있다. 재계는 공약 평가결과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겠다는입장이다.하지만 공약 평가의 목적이 대선 후보의 정책에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인 만큼 회원사들에게 평가결과를 알리는 방식으로 사실상 대외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특히모든 공약에 대한 종합평가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결국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반대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자금력을 배경으로 하는 재계의 정치참여가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은데다 평가기준의 객관성이 담보돼 있지 않으면 자칫 재계는 물론 정치권에도 분란만 가져올 소지가 있다. 노동계의 반발도 만만찮다.한국노총 이정식(李正植) 대외협력본부장은 “재계의 정치참여는 부정한 정치자금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가졌던 일말의 기대감을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정치참여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재계의 정치참여는 필연적으로 자금제공을 통한 정경유착을 불러올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극도로 자제돼야 한다.”고말했다. 강충식 류길상기자 chungsik@
  • [대한광장] 친일파 명단 “이의”에 대한 이의

    지난달 28일 ‘민족정기를 바로세우는 의원모임’의 친일파 708명 명단발표에 대한 후문이 무성하다.이는 발표하는측에서도 이미 예상한 것이다.명단 작성에 관여한 사람으로서 몇 가지 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친일파 명단 자체가 전반적으로 잘못됐다고는 하지못할 것이다.이번 명단 작성의 근거기준은 1948년 국회에서제정한 반민족행위처벌법의 규정으로, 역사적 자료를 통해친일 행적자를 가려 뽑았다.따라서 친일 반민족행위가 없는데도 모함을 당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음에 친일파 명단의 공표는 이승만의 비호를 받은 친일파의 방해로 반민법의 시행이 무산되고,그후에 친일파가 반공을 면죄부로 해 반백년 이상을 다시 지배해 오면서 저지른 독재와 폭정·부패와 퇴폐 타락의 수렁에서 벗어나자는몸부림의 일환이다.따라서 이 명단에 게재된 사람은 대개고인이지만 만일 생존자가 있다면 우선 겨레 앞에 사과 사죄하고 나서 그 시비를 가려달라고 이의를 제기해야 할 것이다.그러지 않고 아직도 자기의 친일행각을 변명,정당화하고자 하는 추태를부린다면 더이상 상대할 일은 못된다. 셋째,이번 친일파 명단을 가장 못마땅해하는 부류는 친일파 기득권 세력의 일부이거나 추종자나 아류일 것이다.그들은 부패 기득권 질서의 붕괴 위협 또는 위기에 반발하는 것이다.그러한 반발과 반동은 아직도 민족반역의 죄과를 발판으로 부귀영화를 누리자는 의도로 역사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고,또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친일파 명단에 든 인사의 후손은 가문의 체면 등으로 봐서 감정이 몹시 상할 것이다.현대법은 연좌제가 아니다.친일파 자손까지 친일 낙인으로 불이익을 당해선 안 된다.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친일파의 매국행적의 대물림문제다. 친일파 자손이 누려 온 혜택-막대한 재산의 상속,고등교육의 유리한 기회,사회진출과 활동에서 연줄 지원 등-을 기반으로 해서,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역대 독재정권에 유착·편승해 반민족적·반민주적 해악을 끼치는 가해자의 주역이 된 경우가 상당히 있다.그야말로 친일 반민족의대물림이다.이러한 입장에 있는 부류가 그 이해관계를 고수하기 위해친일파 선조를 변명하고 나선다면 문제는 다르다.그런 것은 봐줄 수 없다. 넷째로 어느 논자는 왜 당사자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졸속 처리했느냐 하고 따지고 들었다.얼핏 이치에 닿는 말 같다.법률의 정당한 절차를 준수하는 법치국의 원칙론 강조로 보인다.그러나 일제 패망후 반백년 이상 친일파의 변명기회는 항상 열려 있었다.그동안에 왜 자기의 처지를 해명하지 못했는가.명단 발표에 대해 딴죽을 걸기 전에자기 처신을 반성해 봤는가 묻고 싶다. 이승만은 친일파를 정치기반으로 하면서 궤변을 늘어놓기를 “과거보다 현재가 중요하고 지금은 단결 단합할 시기”라고 했다.그렇지만 과거는 현재로 이어진다.과거 청산이없는 민족의 역사의 양 극단을 한국과 일본에서 본다.한국은 민족반역을 묵인해 왔고,일본은 과거의 잘못을 덮어두고정당화해 왔다. 그러한 과거 회피는 프랑스와 독일에선 인정되지 않았다.프랑스는 민족 반역을 철저히 숙청 단죄했고,독일은 과거 잘못을 심판 청산해 왔다.어느 쪽이 역사의바른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그리고이승만처럼 과거를 흘려보내고 단합해 나가자고 하면서 친일파가 한 일은 무엇인가.그들은 자기의 부끄러운과거를 은폐해 오다가 한술 더 떠서 미화하고 정당화하면서,부정한 기득권을 지키려고 반민주적 세력의 주역으로 행패를 남김없이 부려왔다.김구 선생 암살 배후에는 친일파의그림자가 있다.민주투사 장준하의 사고사에는 친일파 공작의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간다.물론 친일파에 대한 감정적보복은 안 된다.다만 역사의 심판이란 말로 표현되듯이 정의가 이 땅에도 살아 있다는 것을 지금에라도 보여주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누가 무엇을 어떻게 변명하든친일파의 죄과 부인과 친일파 세력의 지배를 그대로 방임한채 우리는 민족으로서나 또 인간으로서나 바르게 살 수 없다.민족 공동체를 유지하는 열쇠는 민족 배신에 대한 역사의 심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상범 동국대 법학과 교수 민족문제연구소장
  • [사설] ‘정치자금’, 공론에 부치자

    선거철을 앞두고 급부상한 정치자금 개혁론에 우리는 주목한다.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부당한 정치자금을 내지 않겠다고선언한 데 이어 재정경제부는 법인세 1%에 해당하는 세금을정치자금으로 기탁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한다.정치권이 스스로 머리를 깎지 못하자 밖에서 논의가 불거진 것이다.정치권은 이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그리고 정치권 밖에서 내놓은 정치자금 개혁론을 ‘환영한다’거나 ‘긍정적’이라는 식의 말잔치로 끝내서는 안된다.장·단기 개선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공론에 부쳐야 한다.그것은 정치자금을 내는 기업인들의 다짐성 선언에 대응해 받는쪽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의무일 것이다. 물론 과거 정경유착이나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해 기업들의 책임도 없지는 않다.반대급부를 기대하고 검은 돈을 주거나 보험불입식 지원을 함으로써 부패를 조장한 점에서 정치권과 재계의 ‘쌍방과실’인 측면도 있는 것이다.따라서재계 역시 정치자금 거부 선언을 충실히 지키겠다는 각오를해야 한다. 우리는 정치자금의 개혁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자금 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치권의 개혁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돈을 쓸 곳이 많으면 정당과 정치인들은 아무래도 부당한 정치자금에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인터넷 등대중매체를 보다 자유롭게 이용해 선거운동 비용을 줄여주고 정당의 상시 조직이 비대화하는 문제를 개선시킬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또 이미 정당의 지구당 규모 등에 관한 규제가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 원인을 깊이 분석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정당에 지원되는 국고보조금의 집행 내역과 절차도 보다 투명해져야 한다.보조금이 정책개발보다는 상당부분 행사비와 식사비로 지출돼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정치권은 국고보조금 사용처를 스스로 투명하게 밝혀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법인세의 1%를 정치자금으로 제공하는 발상에 선뜻 찬성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주고 있지만 상당수의 기업들이 뒤로 별도의 정치자금을내온 것이 현실이고 보면 법인세의 정치자금 기탁은 정치권의 돈주머니만 하나 더 늘려주는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나올 법하다.정치인에게 기부금이나 찬조금을 요구하는 풍토도 개선해 정치인들의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모처럼 제기된 정치자금 개혁 논의를 계기로 정치권은 국민 여론을 광범위하게 수렴해야 한다.그렇게 해서 만인이 공감하는 개혁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 美회계감사원 체니 제소

    미 의회의 회계감사원(GAO)이 22일 딕 체니 부통령을 워싱턴 연방지법에 고소했다. 에너지개발팀이 정책 입안 과정에서 만난 엔론 및 에너지 업계의 명단 등을 제출하라는 회계감사원의 요청을 백악관이 줄곧 거절한 데 따른 것이다. 1921년 설립된 회계감사원의 81년 역사상 행정부를 고소한것은 처음이다.지난해 4월 이래 에너지정책과 관련된 정보를 얻으려 한 회계감사원은 8월부터 자료제출을 계속 거부하면 백악관을 제소하겠다고 경고했다.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마저 행정특권을 앞세워 자료제출을 거부,소강상태를 보이다 엔론의 파산으로 정경유착 의혹이 일자 회계감사원의 요청은 탄력을 받았다. 데이비드 워커 회계감사원장은 “이같은 조치를 꺼렸으나 의회와 미국민에 대한 책임감을 고려할 때 다른 선택은 없었다.”며 “법적 문제로 비화되더라도 소송이 빠른 시일내에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강조,백악관의 양보를 촉구했다.회계감사원은 에너지정책개발팀을 이끈 체니 부통령만 고소했다. 백악관은 자료가 공개될 경우 외부 전문가로부터 솔직한 의견을 구하는 행정부의 정책기능이 저해될 것이라며 일전불사의 의지를 천명했다.앤 워맥 백악관 여성대변인은 “지난해회계감사원이 제소하겠다고 위협할 때부터 이같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싸울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백악관은 회계감사원이 예산의 지출과 분배에 대해서만 조사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계감사원의 제소는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감시기능이 어느 선에서 머물러야 하는지 여부와 관련,관심을 끌고 있다. 회계감사원은 소장에서 체니 부통령에게 에너지정책 회의에참석하거나 정책반이 만난 사람들의 명단과 정책이 입안되는 과정 및 정책결정 과정에서 소요된 비용 등을 공개하라고요구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매체비평] 언론세무조사 뭘 남겼나

    언론사 세무조사 등과 그에 대한 몇몇 언론사들의 역공세로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언론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다.지난 8일에는 드디어 개혁적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정기간행물법 개정안을 제출하기에 이르렀다.세무조사나 불공정거래조사 같은 정부의 행정행위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벌어졌다.그것이 언론자유에 대한 탄압인가,그러한 정부의접근방법이 정당한가,정치적 의도가 개입되지는 않았는가등이 논란의 주요한 소재였다. 그러나 이 논쟁은 대부분 불필요하거나 소모적이고 퇴영적이었다.특히 세무조사와 언론자유 문제를 결합시켜 진행한 논쟁은 우리 사회의 이성을 멍들게 했다.양자는 직접연결되지 않는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세무조사가 언론자유에 대한 침해인 것처럼 우기는 견강부회가 난무하는 가운데 기형적으로 결합하였다. 지식인들은 여기에 동원되어 자신의 학문과 이성을 배반하고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의 거친 논리를 마구 생산해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심지어 국제편집인연맹(IPU) 같은 국제적 언론기구들마저 이 싸움에 동원되었다. 세무조사의 결과는 한 정권의 단기적인 이해득실의 문제로 보아 넘길 수 없다.식민지시대부터 최근까지 한국사회의 고질병이었던 권력과 언론의 무분별한 유착관계가 세무조사를 통해 개선의 계기가 마련되었으며 향후 한국 언론사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권력과 언론의 결합은 앞으로는 상대적·선별적·제한적이고,양자 사이에 생산적 긴장관계가 형성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세무조사로 복마전 같던 언론사 경영에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모든 문제를 당국과의 유착을 통해 적당히 조절할 수 있었던 과거에는 언론사가 자의적이고 불투명한 경영을 해도 제약을 받지 않았다.그러나 언론사도 세무조사를 받고 위법사실이 발각되면 투옥될 수도 있다는 점이 증명된 지금은 다르다. 세무조사는 언론사 내·외적 차원에서 민주화와 발전의토대가 될 것이다.세무조사는 역사라는 교과서에 언론사비리의 실태를 공식적으로 정리한다는 의미가 있다.상당수 언론사의 소유주 내지 경영진들이 거액의 불법탈세나 부당내부거래를한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고,형사재판에 회부되어 유죄판결을 받았다. 신문사 소유·운영자들이 그처럼 무분별한 비리를 저지르고 회사의 재산이나 명예에 피해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해당 신문사 내부에서 별다른 반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이는 언론사 내부에서 소유주의 위세와 세무조사라는 외부의 적 앞에서 일단단결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 기인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그러나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해당 언론사 내부와 시민사회에서 그에 대한 책임추궁과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공개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세무조사 1년이 지난 후 여야의 개혁적 국회의원들은 정기간행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아마도 이 법안을 둘러싸고 앞으로 치열한 논란이 빚어질 것이다.그리고 빚어져야 한다.이 논란은 세무조사를 둘러싼 논쟁이 던져줬던 당혹감을 극복해야 한다.언론자유 개념과 주체라는 근본적 문제에서부터 시작하여 누구를 위한 그리고 누구에 의한 언론인가,언론의 위상을 사회적으로어떻게 정립할 것인가,언론사와 언론인과 사회의 관계를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언론사 내부를 어떤 모습으로 정리하는 것이 민주적이고 사회 전체의 복지와 발전 그리고 인권 신장에 도움을 줄 것인가 등 모든 문제를 열린 자세로논의하고 타협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류한호 광주대 교수·언론학
  • [세기의 게이트] (6)프랑스 엘프 무기 스캔들

    “내가 입을 열면 프랑스를 스무번 뒤집을 수 있다.” 2차대전 이후 프랑스 최대 부패사건인 ‘엘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프랑스 국영 석유회사 엘프사의 2인자 알프레드 시르방(74)이 지난해 2월 필리핀에서 체포되면서 내뱉은 말이다.이 ‘폭탄선언’은 프랑스의 방산업체인 톰슨-CSF(현재 탈레스사)의 프리깃함 타이완 판매 로비사건에관련된 프랑스 정치인들과 불법 정치자금으로 곤혹을 치른 독일 정치인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유럽을 뒤흔든 ‘엘프 스캔들’은 프랑수와 미테랑·샤를 드골 대통령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프랑스의 뿌리깊은 정경유착이 낳은 총체적 비리사건이다. 이 사건은 1994년 에바 졸라 등 치안판사 3명이 엘프사로익 르 플로슈 프렝장 사장이 도산 위기의 프랑스 섬유그룹 비데르만에 1500억원을 투자한 사건을 조사하면서 시작됐다.조사는 플로슈 프렝장이 사장으로 재직한 1989∼1993년에 집중됐다.조사과정에서 제네바의 엘프 아키텐 인터내셔널 시르방 사장이 30억프랑의 회사자금을 해외로 빼돌렸고 이중 상당 규모가 정치인들에게 뇌물로 건네진 사실이드러나면서 복잡해졌다. 엘프 사건은 국영기업 간부들과 정치인이 관련된 단순 부패사건에서 프리깃함 판매를 둘러싸고 국제적으로 불법 로비가 이뤄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1997년 새 국면을 맞았다. 엘프의 로비스트이자 롤랑 뒤마(78) 전 프랑스 외무장관의 정부 크리스틴 드비에르 종쿠르(54)가 1991년 톰슨이프리깃함 6척(28억달러 상당)을 타이완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엘프로부터 6400만프랑(약 115억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똥이 정부 고위층으로 확대됐다.종쿠르는 1998년 펴낸 자서전 ‘공화국의 창녀’에서 당시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타이완에 프리깃함을 판매하는 데 반대해온 뒤마 전 장관을 설득하는 대가로 사례금을 받아 뒤마에게 고가의 선물공세를 폈다고 폭로했다. 미테랑 대통령 시절 두 차례 외무장관을 역임한 뒤마는 1998년 4월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받기 시작해 2000년 2월기소됐다.프랑스 법원은 지난해 5월30일 뒤마 전 장관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종쿠르에게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년6월과벌금 250만프랑을 각각 선고했다. 엘프 스캔들의 또 다른 가닥은 옛 동독의 국영 로이나정유회사 매각을 둘러싼 의혹이다.엘프는 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독일 정부에 약 3600만달러의 로비자금을 뿌렸고이중 일부가 당시 헬무트 콜 독일 총리와 기민당으로 흘러 들어갔다. 또 스페인 에르토일 정유회사 인수때 커미션제공 의혹,프랑스 정치인 측근들에게 뇌물성 일자리 제공,아프리카 정권들에 석유시추권을 담보로 커미션 제공 등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담당 치안판사는 지난 4일 8년간의 조사를종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엘프가 1989∼1993년까지 제네바 지사를 통해 회사자금 4억달러(약 5200억원)를 빼돌렸다고 결론지었다.4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샤를 파스쿠아 전 내무장관 등 43명이 조사를 받았다. 엘프는 1965년 드골 전 대통령의 레지스탕스 동지가 설립한 국영석유회사.우파의 비선조직으로 정보 수집과 무기판매 중재 활동 등을 해왔다.프리깃함 판매 때도 톰슨의 요청으로 비선을 제공하고 대가를 챙겼다.엘프처럼 프랑스공기업들은 정치권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정권의 묵인아래 불법행위를 저지르고도 법적 단죄를 교묘하게 피해왔다. 뿌리깊은 정경유착 관계를 감안할 때 뒤마 전 장관 등에대한 실형 선고는 사법부가 독립성을 회복한 사건으로 평가됐다.엘프는 1999년 민영석유회사인 토탈피나에 매각됐다.파리법원의 조사는 종결됐지만 엘프 스캔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이제 시작이다. □사건일지. ■1991년 프리깃함 타이완 판매 승인 위한 대정치권 로비. ■1992년 옛 동독 로이나정유회사 인수 위해 헬무트 콜 전독일 총리의 기민당에 2억 5600만프랑의 정치자금 제공 의혹. ■1994년 사법당국 엘프 부실 섬유그룹 투자 의혹 수사 착수. ■1998년 롤랑 뒤마 전 프랑스 외무장관 정부 크리스틴 드비에르 종쿠르,프리깃함 판매 로비 과정서 뒤마 등에 뇌물제공 폭로. ■2000년 5월 프랑스 법원 뒤마 전 장관 등에 실형 선고. ■2002년 2월4일 치안판사 엘프 사건 조사 종결 발표. 김균미기자 kmkim@
  • [세기의 게이트] (4)리크루트 게이트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전후 최대의 스캔들로 기록되는‘록히드 사건’ 재판이 한창이던 1988년 일본 열도는 또한차례 대형 스캔들로 요동쳤다. 일본 최대의 취업정보 제공업체인 리크루트 그룹의 관련회사인 리크루트 코스모스의 주식이 시장에 공개되기 전정·관·재계의 실력자들에게 싼 값으로 건네졌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발단은 그해 6월 가와사키(川崎)시 간부에 대한 리크르트측의 주식 양도 의혹에서 시작됐다.록히드 사건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도쿄지검 특수부는 이사건이 단순한 공무원 비리를 넘어섰음을 포착했다.뇌물성주식 양도가 정·관계 실력자에게 이뤄진 권력형 비리로드러나자 검찰 수뇌부는 정권의 압력을 뿌리치고 특수부에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것이다. 수사는 이듬해 2월 에조에 히로마사(江副浩正) 리크루트회장을 뇌물 증여 혐의로 구속함으로써 성과를 올리기 시작해 정계,노동성,문부성과 일본 최대의 통신회사인 NTT의실력자 12명이 줄줄이 기소됐다. 불똥은 곧바로 자민당 정권을 강타했다.같은 해 4월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내각이 퇴진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계의 막후 실력자였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민당을 탈당했다. 무려 300회에 가까운 공판이 진행됐지만 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후지나미 다카오(藤波孝生) 전 관방장관은 1심에서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검찰의 끈질긴 보강수사에 힘입어 도쿄지방법원은 무죄 판결을 뒤집고 97년 3월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추징금 4270만엔의 유죄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후지나미 의원이 리크루트사의 에조에 회장으로부터 취직정보 안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민간기업과 대학간 ‘취직협정’을 존속시켜달라는 청탁을 받았으며 이대가로 2000만엔과 미공개 주식을 챙긴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정경유착에 대한 사법의 ‘단죄’가 이뤄졌다. 리크루트 사건은 정경유착의 일본 정계에 정치개혁의 바람을 몰아왔다.선거제도의 개혁이나 정치헌금의 규제를 강화한 정치자금 규정법의 개정이 잇따라 1994년에는 개혁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도 했다.값이 오를것이 확실한 미공개 주식을 정·재계의 실력자에게 나눠 준,거품경제의일본을 상징했던 이 사건 이후에도 검은 돈으로 얽히는 정경유착은 사라지지 않았다.대형 운송업체인 사가와규빙(佐川急便) 사건,제네콘(종합건설업체) 비리 등 크고 작은 스캔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더욱이 당시 리크루트 사건에 관련돼 불명예 퇴진했던 정치인들도 사건이 잠잠해지자 모두 정치 무대에 복귀했다. 다케시타 전총리는 지난해 타계하기까지 일본 정치의 그늘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는가 하면 나카소네 전 총리도 자민당 탈당 2년 후 다시 입당해 지금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의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 유죄 판결을 받았던 후지나미 의원은 자민당을 탈당했을뿐 무소속으로 남아 일본 정계의 중진(11선)으로 활약하는등 스캔들이 터지면 정치일선에서 사라지는 미국과는 전혀다른 풍토를 일본 정치는 보여주고 있다. ◆ 사건일지. ■1988년 6월 리크루트 주식양도 의혹 최초 제기. ■1989년 2월 에조에 히로마사 리크루트 회장 구속. ■1989년 4월 다케시타 내각 퇴진.나카소네 전총리 자민당탈당. ■1997년 3월 후지나미 다카오 전 관방장관 징역3년 추징금 4270만엔 유죄판결 받음. ■1994년 정치험금 규제강화한 개혁법안 국회통과. ■2000년 6월 다케시타 타계. marry01@
  • [세기의 게이트] (2)록히드 뇌물 사건

    [도쿄 황성기특파원] “아,그런가….” 1976년 7월 도쿄지검 특수부 조사실에 체포돼 온 일본의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가 고개를 떨구면서 내뱉은 첫 마디다. “전 총리가 총리 시절 비리로 체포되기는 사상 처음”이라는 담당 검사의 말에 거물 정치인은 이 짤막한 한마디로응대했다.일본 전후 최대의 스캔들인 ‘록히드 사건’의서막이었다. 희대의 록히드 사건은 공교롭게도 ‘워터게이트’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이 물러난지 2년 뒤인 1976년 2월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다국적기업 소위의 공청회에서 시작됐다. 미 항공기 제작사인 록히드의 회계담당자가 신형 ‘트라이스타-L1011형’의 판촉을 위해 일본,독일,프랑스,이탈리아등에 총액 1600만달러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증언한 것이다. 관련국이 이 증언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것과 동시에도쿄지검 특수부도 경시청,도쿄국세국과 공동으로 수사에들어갔다.일본 검찰은 수사 개시 6개월 만에 다나카 전 총리가 록히드로부터 5억엔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포착했다. 이는 일본을 주무르던 자민당최대 계파 회장인 거물 정치인의 두 손에 수갑을 채우는 것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다나카 전 총리가 총리 재직 중이던 1972년 자택에서 일본 항공사인 젠니쿠(全日空)가 록히드 비행기를 선정,구입토록 운수상에게 지시했고 그 성공 보수로 현금 5억엔을 약속받았다는 점을 들어 그를 기소했다.이어 다나카 전 총리가 비서를 시켜 4차례에 걸쳐 5억엔을 록히드측으로부터 건네받았다는 점도 기소장에 적시하는 개가를 올렸다. 당시 검찰총장은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수사 개시’를선언했을 만큼 성역없는 수사는 착착 이뤄졌다.결국 정계에서 다나카 전 총리를 비롯해 현역 정치인 3명,마루베니(丸紅)와 젠니쿠 회장 등 대기업 간부 등 16명이 형사소추를 당했다. 다나카 전 총리는 1,2심에서 징역 4년,추징금 5억엔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수사 착수 6개월 만에 전직 총리 구속이라는 전대미문의 실적을 올린 이 사건의 재판은 무려 19년을 끌었다.1995년 2월에서야 최고재판소(한국의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내려져 다나카 전 총리 등 11명에게 유죄가확정됐다.다나카 전 총리는 그러나 상고 중인 93년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일본 검찰은 ‘성역을 모르는 검찰’,‘정치적 중립을 견지하는 검찰’로서 세계적인 명성과 권위를확립하게 됐다.이같은 명성을 얻게 된 일본 검찰은 리크루트 사건(1988년) 등 정경유착의 사건을 파헤치는 힘을 얻게 된다. 그러나 다나카 전 총리는 사법적 단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영향력은 더욱 커지는 기현상을 보였다.체포 당시 91명이던 자민당 내 다나카 파벌은 10년 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 시절에는 140명의 대군단으로 커졌다.뿐만 아니라 재판이 진행 중인 형사피고인이라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파벌 정치의 배후에서 그의 입김에 따라 총리가 결정되는 ‘킹 메이커’ 역할을 지속하는 기묘한 정치적 영향력도 계속됐다. 또 총리를 지낸 정치 실력자의 체포에도 불구하고 록히드가 일본 정계에 뿌린 로비자금이나 로비 내용의 전모를 밝혀내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건일지. ●1976.2.4 미 상원 외교위 다국적기업소위,록히드사의 일 고위관리들에 대한 뇌물 제공 폭로. ●2.24 일 검·경,수사 돌입●4.11 일 공산당 기관지,다나카 전 총리 관련 폭로. ●7.14 다나카,록히드 관계자 만난 사실 시인●7.27 다나카 구속●1983.10.12 1심서 다나카 유죄 판결. ●1993.12.16 다나카 사망●1996.2 유죄 판결 최종 확정. marry01@
  • 집중취재/ 졸속 의원입법 발의 유형

    16대 국회에 제출된 의원발의 법안 가운데 특정집단의 이해를 반영한 유형은 크게 6가지로 나타났다. [지역갈등형] 수도권 과밀억제 규제에 대해 지역구가 지방인 의원은 규제강화를,경기도인 의원은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양상이다. 경기도가 지역구인 민주당 L의원은 공공청사처럼 수도권정비심의위원회가 허용하면 과밀지역에도 고속철도건설공단 등 공공법인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며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을 제안했다. 그러나 강원도가 지역구인 같은 당 S의원은 수도권내 공장의 신·증설을 규제하는 공장총량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을 강조했다.한발 더 나아가 자민련 K의원과 민주당 다른 K의원은 지방발전 내용을 골자로 한 ‘수도권집중방지 및 지역균형발전특별법’과 ‘지역균형발전특별법’을 새로 만들자고 나섰다. [선심형] 예산확보의 현실성 등 객관성을 고려하지 않은유형이다. 한나라당 K의원이 지난해 말 낸 ‘납북자가족 생활안정지원법’은 납북자 가족을 위해 통일부가 이들의 취업·교육을 지원하고 이들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권자로 정해 5년간 보호해 주자는 내용이다. 그러나 소관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넘은 만큼 이들의 생계를 이제 와서 챙기는 것은현실성이 떨어진다.”며 폐기했다.국가 예산이 한정된 데다 도움이 필요한 다른 극빈가정도 많다는 것이다. 더욱이 남북협상 및 통일정책을 추진하는 통일부가 아닌국가보훈처 소관이라 번지수도 틀렸다는 의견이다. [특정집단 대변형] 민주당 C의원은 최근 화물운송업으로등록한 6인승 밴형 자동차가 가방·장바구니 등 소형화물을 든 여객을 운반하는 이동수단으로 이용되자 이에 대한규제를 적극 주장하고 나섰다. 요지는 밴업자는 80㎏(1인당)이상의 화물을 가진 손님만탑승시켜야 한다는 것.사람은 빼고 화물만 운반하라는 택시업계의 입장만 대변한 셈.이에 정부는 1인 소지가능 화물을 40㎏으로 낮추는 절충안을 검토중이다. [부처청부형] 한나라당 L의원은 해외동포들이 인터넷상에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통신망을 만들자며 지난해말 ‘민족망 사업지원법’을 내놓았다. 법안은업무를 맡는 민족망사업재단은 사업계획서와 예산서를 정보통신부로부터 승인받도록 했다.사실상 정통부가사업을 주관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사업은 외교부의 재외동포사업재단에서 한민족네트워크운영사업이란 명목으로 이미 시행중이다.예산이지난해 4억 5000만원에서 올해 10억원으로 늘어난 만큼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사업이란 설명이다. 소관 상임위는 중복투자와 정보관리의 비효율성을 우려해이 법안을 폐기했다.정통부가 이 사업을 끌어오기 위해 국회가 대신 발의해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는 설명이다. [여론영합형] 지난해 5월 한나라당 S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개정법’은 인터넷상 유언비어살포로 인한 명예훼손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공론화되자나온 케이스다. 인터넷 유언비어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하면중계자(포털사이트 운영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사기관에 협조해야 한다는 강제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기존어떤 법도 참고인을 강제로 소환하지 못하는 데다 중계자들이 이미 수사에 적극협조하고 있어 상임위에서 폐기됐다. [맞불형] 방문판매법(방문·전화·다단계판매 등)은 모든이익단체 입장을 대변하는 개정법이 각각 발의됐던 케이스다.한나라당 C의원은 방문판매로 물건을 샀을 때 철회가능기간을 20일로 늘리자고 주장, 소비자 입장을 대변했다.그러자 같은 당 Y의원은 방문판매 계약을 해제할 때 판매자책임뿐만 아니라 상품훼손에 대한 소비자의 책임여부도 추가해야 한다며 판매업체를 거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매업체에 대해 직권조사·시정명령·과징금부과를 할 수 있도록 정부쪽에 힘을 실어주는 안은같은 당 다른 K의원이 냈다.모두 법사위에 계류중이다. 주현진기자 jhj@ ■전문가 제언 “로비스트 활동 양성화시켜야”. 전문가들은 언론이 국회의원들의 입법과정을 적극 알리고,로비스트 활동 양성화법안 등 법적장치를 제도화해 졸속법안발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희대 김민전(金玟甸·여·정치외교) 교수는 “민주주의라는 전체적인 틀에서 볼 때 법안의 협의·심사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언론에 그과정을 적극 알려 공개하는 게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느 의원이 어떤 이익집단을 대표하는 법안을 냈다면 그로 인해 손해보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이를 투명한 정치적 논쟁으로 확대시켜 의원들의 입장을 명확히 공개토록하고 유권자는 이 정보를 다음 선거에서 선택의 기준으로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교수는 “국회 법안심사 과정에서 의원들의 역할과 의견 등 입법과정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언론은 이를 소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림대 김용호(金容鎬·정치외교) 교수는 “의원이 어떤보상을 받고 특정 이익집단을 대변해 법안을 낸다면 비리와 연결될 소지가 있어 문제가 된다.”면서 “정치자금법중 ‘익명제공’을 ‘실명제공’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이태호(李泰鎬) 시민감시국장은 “의원들이 특정집단과 유착해 입법하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로비스트 활동 양성화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로비스트 활동내역을 공개해 정보제공 단계에서 부정이 개입될여지를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되는 상임위원회의 소위원회 등 회의를 공개시켜 밀실담합 관행을 없애야 한다.”면서 “의원이 자신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상임위를 맡지 못하도록 겸직도 금지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주현진기자.
  • 여종업원 감금 영업 군산 술집주인 영장

    전북 군산경찰서는 15명의 사상자를 낸 군산시 개복동 윤락가 화재참사와 관련,5일 유흥주점 ‘대가’의 주인 이성일(38·군산시 나운동)씨에 대해 감금치사상,윤락행위 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불이 난 술집 ‘대가’와 ‘아방궁’의 실질적인 주인인 이씨는 4년 전부터 여종업원을 고용,윤락행위를 시켜오다 지난달 29일 전기누전으로 불이 나 여종업원 등 1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여종업원들이 달아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소 술집 현관과 2층으로 통하는 문 등을 잠가 놓고 일명 ‘삼촌’이라는 사람들을 시켜 이들을 감시토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여종업원 인신매매와 공무원 유착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관련공무원 50여명을 소환, 직무유기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
  • 한신대 김항섭교수 논문 비판 “한국가톨릭 보수화 심각”

    한국 가톨릭교회가 IMF 사태이후 급격히 보수화됐으며,지금같은 자세를 바꾸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신도들에게 외면당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김항섭 교수는 최근 ‘가톨릭사회과학연구’(가톨릭사회과학연구회刊)에 발표한 ‘IMF 경제위기에 대한 한국 가톨릭교회의 인식과 대응’ 논문을 통해 한국가톨릭교회의 보수화 경향을 정면비판,주목받고 있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가톨릭교회의 보수화 현상’과 ‘사회적 실천방안으로서의 사회구호 운동의 문제점’ 등 두 주제에 초점을 맞춰 IMF 경제위기로 인한 한국 가톨릭교회의보수화 현상을 지적한다. 한국사회 개혁을 주도해 온 가톨릭교회는 80년대 이후 신자의 중산층화와 조직의 대형화로 인한 조직관리 부담증가,교회간 경쟁구도 강화 등으로 인해 급속히 보수화됐고,이같은보수화는 IMF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인식태도와 실천방안에 있어서 큰 오류를 낳았다는 주장이다.김교수는 우선 가톨릭교회가 ‘국민의 과소비와 사치풍조’를경제위기의 원인으로 부각시키면서 각종 미사와 교구장 메시지 등을 통해 ‘분수에 맞는 검소한 생활’을 강조한 측면을 지적한다.이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구조적인 원인파악과 근원적인 해결책을 모색·제시해온 한국 가톨릭교회의 역사에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란 것이다. 이처럼 경제위기의 사회·구조적 측면보다 개인·도덕적 측면을 강조한 나머지,위기극복을 위한 실천으로 ‘정치유착과 부정부패 척결’‘경제 구조 개혁’ 등에 대한 비전제시와여론 형성 노력이 전무했다는 것.대신 ‘사회구호 사업’이중심이 된 ‘사회복지 프로그램’ 운영이 실천 영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는 비판이다. 김 교수는 특히 IMF 이후 급증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실업자 개인이나 가정에 대한 개별적이고 일회적인 지원(무료급식,상담실,쉼터 운영 등)을 중심으로 추진돼왔음에 주목한다.경제위기의 구조적 원인을 찾고 대안적 모델을 연구·제시하는 등의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활동은 수행되지 않았다는주장이다.결국 IMF 경제위기를 전후한 사회구호 활동의 양적 팽창은 교세 확장과사회적 영향력 확대를 중시하기 시작한 한국 가톨릭교회의 보수화의 측면으로 김 교수는 해석한다. 김 교수는 “결과적으로 IMF 경제위기 탈출에 가톨릭교회가 기여한 것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지금처럼 과학적·진보적 상황인식과 대응전략 수립에 무딘 가톨릭교회라면 향후 어떠한 정치·경제적 위기가 닥쳐오더라도 별다른 도움이되지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성호기자 kimus@
  • 신前총장 ‘통장 압박’ 받았나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차정일 특별검사팀의 수사 방향이 신승남 전 검찰총장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이용호씨가 지난해 9월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당시 신 총장의 동생 승환씨에게 5000만원을 송금한 통장 원본을 임운희 변호사를 통해 이형택씨에게 건넸고, 이형택씨의 부탁을 받은 김형윤씨가 신 전 총장에게 수사 중단 또는 축소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형택씨와 김형윤씨도 자신들에게 수사의 손길이 미칠 것을 염려해 적극 가담했다는 것이다. 이형택씨와 김형윤씨는 보물발굴 사업과 관련, 이용호씨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임 변호사가 신 전 총장을 직접 만나 승환씨의 수뢰 사실을 알리고 적절한 수위조절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검찰간부들과 이용호씨의 유착 의혹을 수사한 특감본부 관계자도 “”임 변호사 승환씨 문제와 관련해 총장을 찾아가 수사의 수위 조절을 부탁했다는 풍문이 나돈 적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의혹 규명을 위해서는 신 전 총장 소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지난해 승환씨나 이형택씨에 대한 대검 중수부의 수사가 미흡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신 전 총장을 통해 '이유'를 규명하겠다는 것이다. 전 법무장관 김태정 변호사의 소환 가능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김태정 변호사가 임 변호사로부터 승환씨가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듣고 이를 신 전 총장에게 알려줬다는 얘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 변호사는 3일 “”김태정 변호사에게 얘기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특검팀은 그동안 김 변호사가 2000년 5월 이용호씨 진정사건 당시 변호를 맡으며 1억원을 받은 것과 관련, “”사용처가 대부분 규명됐기 때문에 소환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혀 왔었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지난해 이용호씨에 대한 수사를 맡았던 대검 중수부와 검찰 간부들을 조사했던 특감본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택동기자 taecks@
  • 업주·공무원 유착비리 수사

    전북지방경찰청은 15명의 사상자를 낸 군산시 개복동 유흥가 화재사건과 관련,업주와 관계 공무원들의 유착 비리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전북경찰청은 3일 군산시청 위생·건축·소방·전기담당 등 공무원 10여명을 소환,화재가 난 ‘대가’와 개복동지역 다른 업소의 불법허가,단속소홀,단속정보유출,직무유기 등에대해 조사하고 있다. 특히 군산경찰서와 관할 개복동 파출소가 유흥업소들의 윤락 등 불법영업을 눈감아 주거나 직무를 유기했는 지에 대해 특별감찰을 실시키로 했다.군산시도 경찰수사와는 별도로자체감사를 통해 관련 공무원들의 비리가 드러날 경우 엄단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경찰은 불이 난 ‘대가’와 ‘아방궁’의 실질적인 업주인 이모(38)씨의 아내 김모(34)씨를 중과실치사상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아내 김씨는 여종업원과 취업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실질적으로 업소를 관리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군산경찰서는 화재가 난 군산 윤락가에서 ‘인신매매’가 이뤄졌다는 결정적 증거가 될 취업각서와 차용증서를 발견했다. 경찰이 공개한 여종업원 김모(28)씨의 취업각서에는 ‘95년 6월부터 아방궁에서 일하면서 누구의 권유나 억압없이 취업을 결정했고 남녀 성관계 등 모든 문제에 있어 어떤 사람도주인에게는 민형사상의 어떤 책임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이는 여종업원의 매춘을 사실상 강요한 것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손길승 SK회장 문답 “”정경유착 개선됐지만…””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은 1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금요조찬대화에서 기업인의 정치자금 지원문제,바람직한대선후보, 정계·관계와 기업인의 관계 등에 대해 솔직하게답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존경받는 지도자가 없다고 하는데 경제계는 이번 대선에서 어떤 지도자를 원하나.]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는 지도자를 원한다.이번만큼은 이런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대선때 정치권이 정치자금을 요구한다면.] 요즘 기업은 이것 좀 봐달라며 자금을 주지 않는다.우리를 나쁘게만 하지말아달라는 뜻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관행이 과거보다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정당한 요구는 응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응하지 않겠다. [대선을 앞두고 공무원이 일손을 놓아 기업들에 대한 간섭이 줄었다는데.]공무원들이 손놓고 있는 것은 좋지 않다.평소 관계쪽 엘리트와 경제 엘리트가 파워게임을 하는 것 같은데 서로 협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최근 노동운동을 하던 두 분이 입각을 했는데 앞으로의노사관계는 어떻게 보나.]노동계든 어디든 잘 아는 분이 일을 맡아야 한다.두 분이 기업현실을 잘 이해하고 노동계쪽을 설득해서 상호간에 발전될 여건을 만드는 데 앞장섰으면좋겠다. 그러나 노동시장이 경직되면 안된다. [정부의 기업정책은 어떻게 보나.]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로살려야 한다. 기업지배구조를 예로 들면 오너 체제와 전문경영인 체제 중 어느 한쪽을 택일하도록 해서는 안된다.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필요하다면 인센티브를 제공해서유도하면 된다. [재벌총수의 정치참여는 바람직하다고 보나.] 기업인은 기업인으로서 활동할 때만 성공할 수 있다.기업을 사랑하는사람만이 기업에 와야 한다.기업인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바람직하지 않다. 신입사원 교육 때도 기업을 다른 일을 위한 징검다리로 이용하려면 처음부터 나가라고 강조한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대한광장] 친인척 비리와 역사의식

    역사 발전의 동력은 다양하고 동력의 공급방식도 다양하다.백암 박은식은 1915년 ‘한국통사(韓國痛史)’에서 나라는망해도 민족은 망하지 않았다는 것을 역설하며 나라는 형상으로 존재하고 민족은 혼이며 정신으로 존재한다고 했다.그리고 그 혼은 유대인이나 인도인은 종교의 힘으로,한국인은역사의 힘으로 나타난다고 보고 한국인의 역사의식을 강조했다. 하기는 유대나 인도의 역사는 곧 종교 변천사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종교의 힘이 강했다. 인도의 역사학이 종교에서 독립한 것이 크게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그와 같이 식민지 시기에 민족을 보전하고 독립의 역량을키울 수 있었던 저력을 종교에서 찾는 나라가 많았던가 하면 우리는 역사와 같은 문화 민족주의에서 찾았다.문화 민족주의는 1910년을 전후해 어문민족주의·역사민족주의·종교민족주의로 짜여져 있었는데 종교 민족주의 즉 대종교를국교로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그리하여 어문 즉 한글과 역사가 민족을 지키는 데 크게 구실했다. 한글과 역사가 민족을 지켰다면 한글과 역사학을 지키고발전시킨 조직은 무엇이었던가? 조선어학회 등의 민족운동단체였다.식민지가 아닌 정상 사회라면 학교 같은 교육 조직이 담당했을 터인데 그때의 학교에서는 일본어 사용과 식민사학을 강요했으므로 학교가 우리의 말과 역사를 지키지못했다. 유대나 인도 같으면 교회가 지키고 이끌어왔을 터인데 한국의 천주교·개신교·불교 등의 종교들은 몇몇 예외는 있었으나 끝내는 일본 식민통치에 협조하고 말았으므로 기대할 수 없었다.독립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됐으므로 독립운동단체가 민족을 지키기도 했다. 그러나 독립운동 단체가 국내 어디에서나 있었던 것은 아니다.더구나 1940년대에는 조선어학회 같은 민족운동 단체도 해체당하고 말았다.그렇다면 한국인의 민족성과 민족주의는 어떤 사회조직에 의해서 보호되고 있었던가? 그것은가정과 가족이었다. 가족은 사회의 기본조직이다.오늘날 핵가족 방식이라고 해도 그렇다.아직은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경우처럼 독신주의자가 많지 않다.하물며 1945년 이전에는 독신주의자가 거의없었다. 그러므로 가족은 사회의기초조직으로 의미 있는기능을 한국 근현대사에 공급하고 있었다.여러가지 기능 가운데 민족을 지킨 기능이 역사에 기여한 바가 컸다고 생각한다.자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단편적으로나마 역사도가르쳤다.한글과 역사에 관한 책을 은근히 소개하며 민족의길을 암시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식민통치에 대한 저항의식을 심었다.총독부 관리나 친일파도 자식에게는친일파가 되기를 권하지 않았다.민족의 길을 암시한 경우가적지 않았다. 그리하여 해방이 되자 식민지어가 아닌 민족어 즉 한글로 공문서를 작성하고 한글로 조선역사를 토론하고 배웠다.그렇게 한국에서 가족은 사회의 기초조직으로서역사 발전에 기여한 의미가 적지 않았다.민주화운동에서도그랬다. 그런가 하면 반대로 가족의 힘을 나쁘게 사용한 역기능의경우도 있었다.그것이 국가적 비리와 유착했을 때는 역사반동의 자취를 남긴다.이승만의 가족 이야기가 그에 해당할것이다. 1950년대 극장가를 ‘황태자의 첫사랑’이나 ‘로마의 휴일’이 휩쓸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황태자나 공주가보여준 서민적 취향에 있었다. 그때 우리의 황태자 아닌 황태자 이강석은 ‘귀하신 몸으로’ 화려한 화제를 던지고 있었다. 그것은 독재가 낳은 산물이었다고 하자.그런데 민주화 또는 민주주의 개혁을 표방한 김영삼·김대중 정권에서 가족비리가 터져 나온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바다의 보물 캐기는 남의 재산과 거래하는 것이 아니므로 비리를 전제한 ‘게이트’가 아니라 ‘스캔들’에 불과하다고 할는지 모른다.그러나 막대한 이권사업이라면 그 자체가 비리다.전통시대에 상피(相避)제도를 왜 두었고 또 왕족은 벼슬을 맡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라.더구나 일부 청와대 비서가 개입했다니 비리가 구조화된 방증이다.가족은 부모처자를 말하지만 한국에서는 당대 인척까지 포함된다는 것도알아야 한다. 조동걸 국민대명예교수·역사학
  • ‘부당 정치자금 거부’ 정치권반응

    손길승(孫吉丞) SK회장이 “정당한 정치자금 요구에만 응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여야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당연한 이야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정치권 현실은 정치자금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원칙에만 합의해놓은 채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등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 반응] 민주당 이협(李協) 사무총장은 “경제인들의 정치후원금은 ‘정치안정이 경제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자발적으로 내면 되는 것”이라면서 “강제적으로 거둬선 안된다.”고 주장했다.같은 당 정세균(丁世均) 의원도 “중앙당 후원회나 국회의원·지구당후원회 등의 통로를 통하지 않고선 정치자금을 받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사실 그동안 개인적·음성적으로 정치자금을 부탁하면 기업 입장에서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정치권이 정당한 방법을 통해 정치자금을 구해야 한다는 데 적극 동의한다.”고 말했다.같은 당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그동안 정치자금이 정경유착의 산물이고,기업이 고통을 받아온것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한나라당은 앞으로 검은 정치자금을 요구하지도,정경유착을 하지도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자금법 현주소] 정치자금법은 정치권이 추진 중인 정치개혁과제 가운데 가장 뒷전으로 밀려 있는 실정이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선거법·정당법·국회법 등 정치개혁 관련법의 개정을 심의 중이지만,유독 정치자금법에 대해서만큼은 손조차 대지 않고 있다.6월 지방선거와 관련된법제 정비가 시급한 만큼, 정치자금 문제는 논의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여야는 이밖에도 지난해 9월 정기국회에서 자금세탁방지법을 통과시키면서 정치자금만큼은 이 법의 ‘예외’로 규정했다.또 국내거래에 대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계좌추적권도 한나라당의 요구로 백지화시켰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정치권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정치자금법 개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 김두수(金斗守)씨는“정치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선결과제인 만큼 정치자금법을 조속히 개정해야한다.”면서 “이를 위해 30만원 이상의 정치자금은 수표를 사용하고,100만원 이상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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