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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3·1절골프 ‘타깃’ 수정

    한나라당은 9일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과 관련, 이 총리의 도덕성 문제 제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부도덕한 기업인들과의 ‘정경 유착’ 의혹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공격 방향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 총리와 함께 3·1절에 골프를 친 인사들이 관련된 기업 및 정부기관 등에 대한 추가 의혹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의 거취를 놓고 청와대와 여권에서 유임 기류가 감지되는 것과 관련,“국민 모독 행위”라며 총리직 사퇴를 거듭 촉구하는 한편 이번 파문에 대한 국정조사와 감사원·금융감독원 등의 합동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기획위원장은 “단순히 골프를 쳤다는 문제가 아니라 부도덕한 기업인 또는 특혜를 누리는 기업인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핵심”이라며 “해임건의안보다 강력한 조치가 취해져야 하며, 정확한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3·1절 골프 게이트’는 정경유착 의혹 사건인 만큼 사정 차원에서 정부 합동조사가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재건축 안전진단 더 깐깐해진다

    오는 5월부터 재건축 아파트 안전진단이 깐깐해진다. 6일 열린우리당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당정은 현재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전권이 부여된 안전진단 승인 권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시·도나 건설교통부 장관이 예비진단 통과 단지에 대해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검증은 한국시설안전공단이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적인 기관에 맡길 방침이다.▶서울신문 2월4일자 1면 보도 중점 점검 대상은 서울 강남 개포 주공, 대치 은마 아파트 등이 될 전망이다. 당정은 이 같은 방안을 이달말 발표될 ‘8·31 후속대책’에 포함하고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의원입법 형태로 마련, 국회에서 통과되는 대로 시행할 방침이다. 건교부는 “현재 논의 중인 재건축 규제강화 방안이 이 달 중순이면 밑그림이 그려지고 이후 구체적인 계획, 입법 문제 등이 논의될 것”이라며 “안전진단처럼 개정작업이 쉬운 것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당정은 재건축 규제 강화를 위해 투기과열지구내에서 용적률 증가로 인한 재건축 개발이익을 10∼40% 범위에서 누진 부과하는 방안과 재건축 대상의 기준 연한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재건축 추진과정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조합운영을 감시하고 시공사 선정과정의 업체와 조합간부간 유착비리를 단속하는 수단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美정부·두바이 커넥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영기업 두바이포트월드(DPW)의 미국 항만운영권 인수를 둘러싼 논란이 조지 W 부시 정부와 UAE의 유착의혹으로 번지고 있다.의회의 강한 반발에도 정부와 백악관이 DPW의 항만운영권 인수를 두둔하는 것은 정권 핵심인사들의 ‘두바이 커넥션’ 때문이라는 것이다. 존 스노 재무장관이 의혹의 중심에 있다.23일(현지시간) 뉴욕데일리뉴스 등에 따르면 스노 장관은 철도회사 CSX의 회장을 맡던 지난 2004년 이 회사의 해외사업부문을 DPW에 11억 5000만달러(약 1조 1500억원)에 매각했다. 공교롭게도 스노 장관은 이번 거래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검토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마시 캡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번 거래승인 과정에서 스노 장관이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재무부에 공식조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논란이 되는 또 다른 인물은 데이비드 샌번 해양수산청장이다. 샌번 청장은 지난달 부시 대통령에 의해 발탁되기 전까지 DPW의 유럽·라틴아메리카 지사장으로 일했다. 이 때문에 언론과 정치권은 ‘두바이 커넥션’의 핵심고리로 샌번 청장을 지목하고 있다. 부시 가문과 UAE의 오랜 친분관계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부시 가문이 운영중인 텍사스의 부시 라이브러리 재단 기부자 중에는 UAE 정부와 왕족 1명이 포함돼 있다.AP통신은 이들이 지난 1995년 이전 100만달러(약 10억원)가 넘는 돈을 재단에 기부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DPW의 거래를 승인하기 수주일 전 UAE가 카트리나 구호금 명목으로 1억달러(약 1000억원)를 기부했다는 사실도 논란거리다.이같은 규모는 미국이 지금까지 다른 나라들로부터 받은 구호금 총액보다도 4배나 많다. 로버트 킴미트 재무부 부장관은 이날 미 상원에 출석,“구호금과 미국 정부의 거래승인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언론과 정치권은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한편 DPW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 거래가 안보위험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심어주는 데 필요한 시간을 미국 정부에 주기 위해 미국내 항만운영권 인수를 늦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테드 빌케이 최고운영책임자는 “미국에서의 반응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고 불쾌함을 표시하면서도 “미국인들의 우려는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영권 인수를 얼마나 연기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의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시간끌기라면 우리의 우려를 가라앉힐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KTF 전방위 로비 의혹 규명해야

    이동통신업체인 KTF가 국세청과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거액의 접대비를 써가며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품게 하는 4건의 내부문서가 공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공개된 문서에는 국세청에 80억원의 접대비를 사용해 세무조사를 1년 연기시켰으며, 공정위에는 조사착수 9건중 7건, 통신위에는 조사착수 7건중 5건을 각각 무마시킨 것으로 돼있다.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국세청·정통부·공정위·통신위는 인·허가권을 갖거나 조사·감독·세금징수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KTF와의 유착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먼저 해당 기관들은 문건에 올라 있는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해 관련 업무가 적법하고 타당하게 처리됐는지를 조사해야 한다. 불법·부당한 일이 있었다면 낱낱이 밝혀내고, 관련자들을 엄벌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이 원활한 사업 수행을 위해 관련 공무원들을 접촉하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공개된 문서에는 ‘지속적인 접촉으로 우호세력을 확보하고, 출장에 동행·지원함으로써 유대관계를 강화’한다고 돼 있다. 결국 관련 공무원들을 최대한 구워삶으라는 것이 아닌가. 사회통념과 관행을 감안하더라도 도를 넘은 것이 분명하다. KTF는 이런저런 변명만 늘어놓을 일이 아니다. 차제에 기업문화와 경영방식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법규를 지키고, 낼 세금은 정직하게 내고, 잘못이 있으면 조사를 받아야 한다. 투명한 경영으로 고객의 신뢰를 쌓는 대신 감독관청들과의 유착을 통한 특혜나 바란다면 KTF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 儒林(540)-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30)

    儒林(540)-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30)

    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30) ‘무진육조소’에 나오는 불교에 대한 퇴계의 태도는 확고부동하다. 불교는 노자와 장자보다, 심지어 관중과 상앙이 부르짖었던 법가(法家)보다도 더 ‘동방이단의 가장 심한 폐단’이라고까지 못박은 것이었다. 퇴계의 이러한 불교에 대한 적대감정은 물론 선왕 명종대에 있었던 문정황후와 보우스님과의 유착관계에 따른 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퇴계는 ‘비록 선왕(명종)께서는 곧 불교의 그른 것을 깨달으시고 빨리 씻어버릴 것을 힘쓰셨으나 그 여파와 유산이 아직도 남아있사옵니다.’라고 표현함으로써 아직도 그 후유증이 광범위하게 남아있음을 경계하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퇴계는 불교를 이처럼 동방의 가장 심한 폐단으로 생각하고 있었음일까. 아이러니컬한 것은 퇴계도 한때 짧은 기간이었으나 선사에 머무르면서 불교의 선 공부를 하였다는 점이었다. 이때 퇴계의 나이는 47세. 퇴계가 머물렀던 암자는 월란암(月瀾菴)이라고 불리던 작은 선찰이었다. 퇴계는 이 암자에서 주자가 쓴 ‘심경(心經)’을 읽고 크게 감명을 받은 바 있었다. 이때의 심정을 퇴계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심경을 얻은 뒤로 비로소 심학(心學)의 근원과 심법(心法)의 정밀하고 미묘함을 알았다. 그러므로 나는 평생에 이 책을 신명(神明)과 같이 받들고 섬기고, 이 책을 엄한 아버지 같이 공경하였다.” 퇴계는 노년에도 새벽에 닭이 울면 일어나서 반드시 엄격하게 ‘심경부주(心經附註)’를 한번씩 읽었다고 하니, 작은 암자에서 깨달았던 ‘심경’의 영향은 실로 퇴계의 전생애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퇴계가 월란암의 암자에 은거하였던 것은 주자를 스승으로 삼고 주자학에 전념하기 위해 모든 관직에서 물러나기를 결심하였던 은퇴시기 직전이었으니, 그런 의미에서 월란암은 퇴계에 있어 적멸궁(寂滅宮)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퇴계는 어째서 주자학에 전념하기 위한 결심을 불교의 선림(禪林)에서 하였음일까. 율곡처럼 비록 1년 반 이상을 금강산에서 입산수도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퇴계는 어째서 불교가 ‘동방이단의 가장 심한 폐단’이라고까지 극언하고 있으면서도 불교의 선사 속에서 주자를 스승으로 삼기 위한 초발심을 단행하였던 것일까. 이때 퇴계는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자신의 심정을 노래한다. “주자를 스승으로 삼아 도를 배우러 암자(禪林)에 들렀더니 서림사 벽에 붙였던 그 시가 감개 깊어라. 천 년 뒤 우리나라 도가 없어 적막하니 여산 비추던 그 달빛 나의 침실 비춰다오(從師學道寓禪林 壁上題詩感慨深 寂寞海東千載後 自燐山月映孤衾).”
  • 업무 첫날부터 ‘사퇴공방’

    업무 첫날부터 ‘사퇴공방’

    야당으로부터 ‘절대 부적격 부총리’로 낙인 찍혔던 김우식 신임 과기부총리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과기 부총리 임명 이후 처음 열린 13일 국회 과기정위 전체회의에서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대기업 차량·연구실 제공 의혹’이 문제가 됐다. 한나라당은 ‘정경유착’으로 몰아치며 김 부총리의 업무보고를 거부했다. 한나라당 김석준·심재엽 의원 등은 “GS그룹으로부터 연세대 공학원 사무실과 기사가 딸린 에쿠스 차량까지 제공을 받은 것은 명백한 뇌물 공여이자 정경유착”이라고 부총리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홍창순·변재일 의원 등은 부총리직 임명과정상의 합법성을 앞세워 “확인 안된 의혹을 앞세운 인신모욕성 발언을 중단하고 부총리의 합법적 업무수행을 방해하지 말라.”고 방어에 나섰다. 이날 상임위는 정회·파행을 거듭하다 간신히 속개됐다. 해명에 나선 김 부총리는 “99년 연세공학원 준공시 초대원장으로서 GS(당시 LG칼텍스)가 차지한 공간을 사무실로 개조한 것”이라며 “차량은 지난해 8월 청와대에서 나와 창의공학 연구센터 법인화 작업 과정에서 차량이 지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부총리와 배우자 등이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모든 ‘시혜’를 서면으로 보고하라.”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교묘해진 지자체공무원 비리

    교묘해진 지자체공무원 비리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된 감사원 종합감사 결과, 방만한 예산 운영이 가뜩이나 쪼들리는 살림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금 횡령·유용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등 일부 지방공무원의 도덕적 해이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계좌’ 통한 신종비리 포착 허술한 세입·세출 관리의 틈을 노려 기관이 받아야 할 과태료 등을 착복하는가 하면 복지시설이나 체육시설 지원금을 떼어먹는 사례가 빈발했다. 이른바 관리계좌를 이용한 신종 횡령수법은 처음으로 적발됐다. 서울시 종로구 7급 공무원은 주민들이 낸 과징금을 관리계좌로 송금하도록 유도한 뒤 일부를 횡령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빼돌린 돈은 4700여만원. 전남 나주시 9급 공무원도 같은 방법으로 주민들이 낸 자동차 책임보험 지연 과태료 1300여만원을 착복했다. 강원도와 경기 과천시 등 22개 자치단체 공무원의 횡령액만 15억 5000만원이다. 인천 남동구와 경남 통영시 등 14개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관용 신용카드로 유흥주점이나 안마시술소 등에서 1억 2500만원을 부당 사용했다. 전북 군산시와 경기 의정부시 등 39개 지자체에서는 공무원들의 관광성 여행경비로 73억원을 부당 집행했다. 단체장이 인사권을 남용하는 ‘줄세우기’도 성행하고 있다. 대전시, 경기 광주시, 서울시 중랑구 등에서는 인사규정을 어기면서 특정인을 승진시키거나 지방공기업 인사에 부당 개입했다. ●혈세를 물쓰듯 상당수 자치단체는 방만하게 조직과 인력을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년동안 인구가 감소한 48개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경북 영덕군 등 39곳의 공무원은 오히려 1200여명 늘었다.2000년 이후 신축된 25개 지방청사 가운데 경기 용인시와 부산시 부산진구 등 21개는 심사면적보다 최고 2배 가까이 크게 지어졌다. 지방자치 이전 288개에 불과했던 지방축제도 난립,2004년 기준 자치단체당 4.7개꼴인 1178개가 열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3860억원이 변칙 집행되고, 소재와 내용이 비슷해 ‘원조 논쟁’ 등 지자체간 갈등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각 자치단체가 무리하게 개발사업을 추진,2000년 이후 165개 사업에서 4209억원이 낭비됐다. 이밖에 자치단체들은 전체 계약의 76%를 수의계약으로 체결, 토착세력 ‘봐주기’ 등 업체와의 유착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주민·업체는 ‘봉’ 주민의 민원 처리를 거부·지연하거나 법적 근거가 없는 부담금을 징수하는 등 소극적·편의주의적 행정행태도 만연했다. 전북 전주시는 공동주택사업 승인을 특별한 사유 없이 지연해 사업주가 사업을 포기했다. 충남 금산군도 민원이 예상된다는 막연한 이유로 공장설립 승인을 거부하다 행정쟁송에서 패소한 뒤 뒤늦게 승인했다. 경기 용인시와 경남 거제시는 법적 근거가 없는 부담금을 각각 348억원,8억 3000만원 징수했다. 아울러 경기도와 대전시, 충남 천안시, 서울시 성북구, 부산시 영도구 등 61개 자치단체는 인·허가를 빌미로 지역업체로부터 최근 3년동안 1064억원의 기부금을 모으고, 공공시설 건설비용 등을 전가하기도 했다. 심지어 전북 익산시 등 5개 자치단체는 공무원의 관광성 국내외 여행경비 8000여만원을 지역업체에 떠넘기기까지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감사원 “양주시장등 26명 수사”

    감사원은 임충빈 경기도 양주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고, 인사 전횡이나 불법 수의계약 등이 드러난 기초단체장 18명은 주의 조치했다. 또 각종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 25명은 검찰에 고발하고,249명은 해당 기관에 징계를 요구했다. 단체장에 대한 감사원의 주의는 선출직 공무원에 징계권이 없는 정부로서는 사실상 가장 강한 행정조치이다. 따라서 주의를 받은 단체장들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심을 청구할 것으로 보여 ‘표적 감사’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감사원은 전국 250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감사에서 모두 787건의 부당·불법행위를 적발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9일 밝혔다. 감사 결과 임 시장은 2004년 12월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양주시 옥정·광석지구에 개발행위 제한조치를 제때 하지 않아 부동산 투기를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주시 전·현직 공무원 등 관련 공무원 10명은 108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기기도 했다. 또 각 자치단체가 2000년 이후 타당성 검토 없이 무리하게 추진한 165개 사업이 취소 또는 중단돼 4209억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2004년 이후 자치단체가 체결한 1000만원 이상 공사계약 가운데 수의계약이 76%인 5조 2154억원 어치를 차지, 자치단체와 지역업체의 유착이나 비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이밖에 이번 감사에서는 공금횡령이나 인사부정 등 공무원 개인비리도 다수 적발됐다. 이에 따라 검찰 고발이나 징계 요구를 받은 공무원 외에도 392명은 주의,6명은 횡령에 대한 변상 판정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다테마에/이목희 논설위원

    “일본인은 두 개의 혀를 갖고 있다.” 내심을 감추고 감언이설로 포장하는 국민성을 꼬집은 말이다. 혼네(本音·속내)와 다테마에(建前·겉치레 혹은 가식). 다테마에가 좋은 쪽으로 나타나면 예절·배려가 되고, 반대라면 속임수가 된다. 근대외교는 다테마에의 이중성과 통하는 측면이 있다. 국가간 분쟁이 발생하면 강제로 조정할 상위기구가 없다. 전쟁으로 화끈하게 결판내면 시원하겠지만 위험부담이 크다. 서로 속셈을 감추고,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 외교 기술이다. 때문에 외교관은 물론, 협상에 나선 국가지도자는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 노골적 비판이나 “예, 아니오.”식의 어법을 피해야 한다. 엊그제 공개된 김대중(DJ) 전 대통령 납치사건 관련 외교문서는 일반 상식을 깨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1973년 당시 다나카 가쿠에이 일본 총리가 한국 정부의 2인자 김종필(JP) 국무총리를 만나 혼네를 마구 털어놓았다. 주일한국대사관 김동운 서기관의 DJ납치 관련 행위에 한국 공권력이 개입한 사실이 판명되면 새로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가 “그것은 다테마에”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수사본부는 서서히 눌러가면서 없애겠다. 그런 자(DJ)는 일본에게도 곤란하다. 장래성이 없는 사람이다.” 일본 국민성에도, 외교관례에도 맞지 않는 직설어법이 계속되고 있다. 한·일 고위층간 정치유착 노출을 우려한 언행이라고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다나카와 JP는 골프 용어를 섞어가며 정치적 봉합에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시로 골프정치, 요정정치를 함께하지 않고서는 오가기 힘든 대화다. 그렇더라도 피해국이라고 여겨지는 일본 총리로서 뜻밖의 반응이었다. 일각에서는 정치자금 제공설이 나온다. 한국측이 다나카에게 상당액의 정치자금을 사전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일본 정치인이 있었다. 수사를 지휘했던 전직 일본 경시청 간부는 “수사를 종결한다는 당시 회담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다나카가 일선 부하들에게는 다테마에로 일관한 셈이다. 경시청 공안부에는 DJ납치사건 수사본부가 아직 남아있다고 한다. 공소시효 중지상태로서 수사를 다시 시작할 여지는 있다.DJ납치 과거사조사 과정에서 다나카 혼네의 진정성도 규명돼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노대통령 TV신년연설] 청와대 밖서 첫 한밤 신년연설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책임 있는 자세로 미래를 대비합시다’란 제목의 TV 신년 연설이 처음인 만큼 무척이나 심혈을 기울였다. 주말인 지난 14일부터 연설 준비에 본격적으로 매달렸다는 후문이다. 다른 특별한 일정도 잡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설 5시간 전인 오후 5시까지 연설 원고의 손질을 거듭했다.●TV 시청률이 가장 높은 저녁 시간대인 10시에 청와대가 아닌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을 연설 장소로 골랐다.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동시에 거리감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특히 백범 김구 선생의 건국 정신이 서려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도 연설장으로 검토됐으나 관람객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배제됐다.●초청된 공무원 100명과 직장인 42명, 주부 및 학생 50여명 등 각계각층의 국민 100여명은 노 대통령의 연설 도중에 10차례의 박수를 보냈다. 노 대통령은 그때마다 “감사합니다.”라고 답례했다. 특히 사교육비 부분에서는 두 차례나 박수를 쳐 교육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또 일자리의 양극화 등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그래픽을 동원해 연설 내용의 이해를 도왔다.●노 대통령은 “정권과 언론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더 이상 유착관계가 없다.”고 언론과의 상황을 밝히면서도 언론에 대한 불만도 피력했다.8·31대책과 관련, 입으로는 찬성하면서도 실제로는 마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행동했다며 일부 언론과 정치권을 비판했다. 하지만 언론과의 창조적 협력관계를 제안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사설] 검찰인사 국민의견 반영 의도 뭔가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올 상반기 검사 정기인사를 앞두고 국민의견을 수렴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인사에서 보완해야 할 인사원칙, 검사 평가시스템, 인사 시기, 장기적 인사정책, 인력운용 방안, 구체적인 인사 추천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무리 사소한 제안이라도 검찰인사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폐쇄적 권력기관으로 인식돼 온 검찰인사에 납세자의 뜻을 반영하겠다는 천 장관의 ‘열린 행정’ 자세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천 장관 스스로 인정했듯이 검찰이 공정한 법 집행에 전념하려면, 외압이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사람이 인사에서 우대받아야 한다. 그리고 누가 검사다운지는 상하 동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최근 사상 최대의 법조브로커로 논란이 되고 있는 윤상림 사건에서도 윤씨와 호형호제한 검사가 누구인지 대다수 검찰관계자들은 알고 있다. 어느 검사가 업자와 유착해 있는지도 검찰사회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평판보다는 지연이나 학연이 우선한 게 지금까지의 검찰인사다. 따라서 천 장관은 특정 이익단체나 연고가 작용할 소지 높은 ‘민의’에 의존할 게 아니라 현행 인사기준이 제대로 지켜지게끔 관리·감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원칙 따로, 인사 따로여선 안 된다는 얘기다. 인사원칙이 흔들리면서 최근 법조계에서는 검찰 조서가 너무 부실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검찰과 법무부의 감찰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널리 자문을 구하기 전에 내부규율부터 엄격하게 하길 바란다.
  • 儒林(516)-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6)

    儒林(516)-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6)

    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6) 그러나 1년 반 동안의 불교입문 전력은 율곡 일생에 있어 두고두고 무거운 짐이 되었다. 조선조의 국시(國是)는 불교를 억압하고 유교를 숭상하던 배불숭유(排佛崇儒)정책. 특히 율곡이 입신양명 중이었던 명종조에는 수렴청정하던 문정왕후와 보우와의 유착으로 불교에 대한 비난여론이 비등하던 무렵이었다. 보우(普雨)는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한학을 공부하다가 15세를 전후하여 금강산 장안사(長安寺)로 출가한 당대 최고의 명승이었다. 그가 처음 금강산에서 수륙대전을 올릴 때에는 여러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릴 정도로 법명이 널리 알려진 승려였다. 그는 문정왕후의 비호에 의해서 승과(僧科)를 다시 세워 승려들에게 도첩(度牒)을 주고 자신이 주지로 있는 봉은사를 선교양종의 종찰(宗刹)로 삼았다. 이 승과를 통해 서산대사와 사명당과 같은 고승들이 스님이 되는 등 수많은 업적을 거두었으나 보우는 ‘요망한 이물(異物)’로 지탄받는 대상이 되었으며, 실제로 보우는 ‘요승(妖僧)’으로까지 불리며 배척되었다. 훗날 문정왕후가 죽자 곧 잡혀서 제주도로 유배되어 그곳의 목사 변협(邊協)에 의해서 피살되는 비극을 맞았으나 보우는 ‘지금 내가 없으면 후세에 불법이 영원히 끊겨질 것이다.’라는 사명감과 신념을 가지고 불법을 보호하고 종단을 소생시키는 일에 목숨을 걸었던 조선 제일의 순교승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 무렵 선비들은 지존(至尊)인 문정왕후 대신 보우에게 반감을 갖게 되어 역적 보우를 죽이라는 상소문이 75계(啓)에 이를 만큼 탄핵의 집중대상이었다. 이러할 때 율곡이 한때 불교에 입문하였던 것은 최고의 약점이 아닐 수 없던 것이다. 명종실록에 의하면 율곡이 생원시에 합격하고 알성과에 응시하고자 하였을 때 성균관에서 공부하던 유생들이 작당하여 율곡을 묘정(廟廷)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이때 유생들은 율곡에게 다음과 같이 비난한다. “너는 한때 이단에 빠졌던 자이다. 그런 네가 어찌 공자를 위시해 여러 성인들을 모셔 놓은 이곳에 감히 발을 들여놓을 수 있겠느냐.” 과거로 입신하려는 율곡에게 유생들의 이러한 배척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으나 율곡은 시종 표정이 변하지 않은 채 의연하게 행동하였다고 실록은 전하고 있을 정도이다. 율곡이 금강산에 입산하였던 1년 반 동안 삭발을 하고 정식 비구승이 되었다는 소문과 다만 유발거사로 불교에 심취하였을 뿐이라는 소문도 평생 동안 율곡을 따라다닌 무거운 짐이었다. 이에 대해 율곡 자신은 단 한마디의 변명도 하지 않았다.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금강산에 있을 때 율곡이 삭발을 하였는가, 아니면 유발거사로 지냈을 뿐인가 하고 물었을 때 율곡은 다만 이렇게 대답하였을 뿐이었다. “이미 입산하였으니 비록 외향을 변화시키지 않았다 하더라도 마음이 그에 빠졌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그러니 너의 질문에 대답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율곡은 1년 반에 걸친 금강산의 운수행각 중 실제로 삭발을 하고 승복을 입지는 않았다는 몇 가지의 증거는 있다.
  • [Doctor & Disease] 각막이식 권위자 강남성모병원 김만수 박사

    [Doctor & Disease] 각막이식 권위자 강남성모병원 김만수 박사

    강남성모병원 안과 김만수(52) 박사.MBC의 공익성 오락프로그램인 ‘!느낌표’의 ‘눈을 떠요’에서 각막이식으로 수많은 실명 환자들에게 새 세상을 열어줘 시청자들로부터 ‘이 시대의 슈바이처’란 찬사와 함께 ‘희망 의료’의 메시지를 전해준 바로 그 사람이다. 김 박사는 각막이식을 “실명했거나 실명 단계에 다다른 환자들이 어둠 속에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자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를 만나 각막이식술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각막이식술이란 어떤 치료법인가. -각막이란 안구의 제일 앞쪽에 있는 투명한 조직으로, 눈에서 유리창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이 각막이 손상되거나 질환으로 혼탁해지면 시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런 각막을 떼어내고 기증자의 각막을 이식하는 수술이다. ▶어떤 경우에 적용하는 치료술인가. -각막이식은 크게 시력 개선, 눈의 구조 유지,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각막질환 치료, 그리고 미용 등 4가지 목적으로 시행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력 개선에 이 치료법을 우선 적용한다. ▶이식이 필요한 질환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는 외상에 의한 각막질환이 가장 많고, 이어 각막의 중심부가 볼록하게 돌출되는 원추각막, 각막염, 수포각막병증 등의 순이다. ▶각 질환의 병기별 특성에 대해 설명해 달라. -외상 가운데 화학물질에 의한 손상, 특히 쉽게 안구 내로 침투하는 알칼리 물질에 의한 손상이 심각하다. 이 경우에는 수술 예후가 매우 나쁘다. 원추각막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시력도 정상이지만 점차 시력 저하와 왜곡, 눈부심이나 번짐, 물체가 여럿으로 보이는 복시, 눈의 자극감 등이 나타난다. 상태가 진행되면 원추의 정점이 혼탁해지는 각막수종이 나타난다. 부종이나 염증세포의 침윤으로 각막이 탁해지는 각막염은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뉜다. 감염성은 갑자기 발생하며 안통, 눈부심, 눈물과 눈꺼풀 경직, 시력저하 등을 동반하나 증상이 경미한 경우도 있다. 또 각막 내피세포의 기능부전으로 각막 부종과 함께 각막 표면에 수포가 나타나는 수포각막병증은 시력감소와 심한 통증, 이물감, 눈부심, 외관상 혼탁 증상을 보인다. ▶각 질환의 최근 유병률과 발병 추세, 경향상의 특이점을 짚어 달라. -눈의 외상은 주로 폭행, 교통사고, 산업재해 및 스포츠 손상에 기인하며,20대 남성에게 많다. 원추각막은 인구 10만명당 50∼230명에서 발생하며, 여자가 많다. 대개 양측성으로 사춘기에 시작해 10∼20년 동안 서서히 진행되며, 아토피 질환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균성 각막염은 산소투과성 경성 콘택트렌즈 착용자나 연성 콘택트렌즈 착용자의 0.04%, 장기 렌즈 착용자의 0.2%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연간 2500명의 일일착용자 중 1명,500명의 연속착용자 중 1명이 이 질환으로 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진균각막염도 최근 20∼30년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수포각막병증은 인공수정체나 녹내장, 푹스이영양증, 외상 등이 원인이나 최근에는 백내장 수술에 따른 각막내피세포 손상이 원인인 경우가 늘고 있다. ▶성별 혹은 연령대별로 특이점이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가. -외상은 20대 남자에게, 원추각막은 여자에게 더 많고, 진균각막염 중 사상진균에 의한 각막염은 남자, 특히 식물이나 톱밥, 오염된 흙과 접촉하기 쉬운 50∼70대 농부에게 많다. ▶각막이식 절차를 알려 달라. -진료를 거쳐 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각막이식 대기자로 등록한 뒤 자기 차례에서 각막이 확보되면 이식수술을 받는다. ▶통계적인 수술 성과는 어떤가. -각막이식은 원칙적으로 완전한 시력의 회복이 아니라 시각장애 단계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통계적으로 보면 수술 후 환자의 10%는 별도의 교정이 필요없는 시력을 얻게 되며,20%는 안경, 나머지 70%는 콘택트렌즈가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각막이식술이 갖는 현실적인 한계는 무엇인가. -아직까지 수술 후 합병증이 많은 편이고, 불가피하게 인공각막을 사용할 경우 생체조직과 융합이 되지 않아 대부분 실패하는 것도 문제다. 또 다른 한계는 수술 대기자는 넘치는데 기증되는 각막의 수는 너무 적다는 점이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홍보와 계몽이 필요하다. ▶이식 후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나 후유증에 대해 설명해 달라. -초기 합병증으로는 감염이 가장 무섭고 이밖에 창상 누출과 궤양, 동공차단, 유착, 상피세포가 재생되지 않는 경우가 비교적 흔하다. 또 녹내장, 각막난시, 거부반응도 예상되는 후유증이다. ▶특별히 이식이 어려운 경우라면. -수술 예후는 수술 받는 사람의 원인질환에 따라 크게 다른데, 일반적으로는 원추각막이 가장 예후가 좋아 이식각막의 5년 생존율이 90%를 넘는다. 기증된 각막에 혈관이 많이 생성돼 있거나 염증 등이 있으면 이식 거부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며, 환자가 어리고 이식 각막의 크기가 클수록, 또 양쪽 눈의 이식수술도 거부반응 확률이 높다. 김 박사는 올해에만 200안(眼)에 이르는 이식수술을 집도했다. 지난해의 60안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이며, 국내 전체 이식 건수로 추산되는 600안의 3분의1에 해당하는 규모이다.“현재 국내 이식대기자는 2만여명으로 추정되는데, 이식수술 건수는 수입 안구까지 합해 고작 600안 정돕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기증된 각막은 400안 정도인데, 이런 점에서 본다면 안구 기증의 활성화가 무척 아쉽습니다. 현실적으로 각막이식은 어둠에서 빛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거든요.”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기증자 시력 ≠ 환자 시력 각막이식 수술을 받을 경우 과연 얼마 정도의 시력을 얻을 수 있을까. 또 기증자의 시력이 수술을 받는 환자의 시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에 대해 김 박사는 기증자의 시력은 환자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환자의 시력은 전적으로 각막을 이식받는 환자의 눈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 각막을 수용한 환자의 원인 질환이나 안구 상태에 따라 시력이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예컨대 원추 각막인 환자가 이식수술을 받는다면 좋은 예후가 기대되지만 배터리 내용물 등으로 눈에 화상을 입었다면 이식수술을 해도 실패 확률이 높습니다.” 각막이식 후 얻게 되는 시력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제각각이다.“원칙적으로 각막이식 수술은 안경 등 교정을 통해 시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런 점에서 본다면 수술 후 렌즈를 착용하고 최소한 0.3 이상의 시력을 확보해야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각막이식은 시력 0.2 이하인 환자에게만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이식 후 얻는 시력은 좋은 경우 나안 1.0까지도 나온다. 결론적으로 각막이식으로 얻는 시력은 교정시력 기준으로 최소 0.3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김 박사는 “이 수술은 장애자를 비장애자, 즉 정상인으로 만드는 수술이지만 결과에 지나치게 환상을 갖는 것은 의료진이나 환자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김만수 박사는 ▲가톨릭의대 및 대학원(박사) ▲미국 미네소타대학 안과학 교환교수▲대한안과학회 편집·홍보이사 ▲현, 한국실명예방재단 총무이사 ▲한국 콘택트렌즈 연구회장 ▲대한안과학회 각막이식활성화위원회 위원장 ▲가톨릭의대 안과 교수 겸 강남성모병원 안과 과장
  • [Doctor & Disease]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박사

    [Doctor & Disease]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박사

    목소리의 변화로 병증이 나타나는 질병이 있다. 후두암, 식도암, 갑상선암, 폐암이 있으며, 성대구증이나 급성 후두염 등이 그것이다. 그런가 하면 목소리가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목소리가 좋아 가수나 연기자, 방송인 등으로 입신하는가 하면 이런 꿈을 가졌으면서도 목소리 때문에 좌절한 사례도 흔하다. “목소리는 신체 이상의 증상일 뿐 아니라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목소리를 가볍게 여긴다는 점이지요.” 국내 최초로 ‘목소리병원’인 음성성형클리닉을 개설했으며, 성대마비나 성대구증 같은 난치성 성대질환의 획기적 치료법으로 평가받는 경피적 성대성형술을 개발해 세계의 관심을 모은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42) 박사. 그가 말하는 음성성형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음성 성형이란? -쉬거나 떨리는 목소리, 너무 높고 낮거나 거칠고 갈라진 목소리의 원인을 파악해 성대의 구조를 바꾸거나 기능을 회복시켜 정상적인 목소리를 되찾게 하는 치료를 말한다. ▶어떤 경우에 성형치료가 필요한가. -성대마비가 대표적이다. 소리는 양쪽 성대가 서로 접촉, 진동을 하면서 나는데, 성대마비 환자는 한쪽 또는 양쪽 성대가 움직이지 않아 쉰 소리나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낸다. 또 이승만 대통령처럼 목소리가 떨리거나 말이 끊어지는 연축성 발성장애, 부신성기 증후군처럼 여성이 남성 목소리를 내거나, 트랜스젠더처럼 남성이 여성 목소리를 원하는 경우도 성대성형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성대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양성 성대질환인 결절과 폴립은 비교적 흔하다. 성대 점막에 홈이 파인 성대구증이나 성대에 상처가 난 반흔성성대, 그리고 상대방이 알아들기 어려울 정도로 쉰 목소리가 나며 성대가 잘 닫히지 않아 음식물을 삼킬 때 사래가 자주 일어나는 성대마비도 자주 볼 수 있다. 또 목소리가 떨리고 끊어지는 연축성 발성장애, 부신성기 증후군이나 부신 발성장애, 호르몬치료로 여성이 남성 목소리를 내거나, 심하면 아예 소리를 못내는 근긴장성 발성장애도 있다. ▶최근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사회활동과 대인관계에서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인식되는 데다 평균연령의 증가 등으로 환자가 느는 추세다.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목소리 성형이 간단한 수술로 가능해지는 등 장비와 치료기술의 발달도 적극적인 치료 의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성별 혹은 연령대별로 성대질환의 다른 특이성이 있는가. -연령별로는 학령기 아동의 경우 성대결절과 폴립이 흔하며, 청장년층에게는 변성발성장애나 근긴장성 발성장애가 많다. 노인들은 목소리를 조금만 과하게 사용해도 출혈이나 굳은살, 물혹 등이 생기기 쉽고, 성대노화와 성대마비도 흔하다. 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역류성 인후두염이 흔하며, 후두암도 여성보다 10배 정도 많다. 이에 비해 여성은 연축성 발성장애 환자가 많아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며, 환자는 주로 20∼30대들이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문진과 환자의 병력을 들은 뒤 직접 목소리를 들어보는 청각심리적검사와 성대와 인·후두의 이상을 살피기 위해 후두 내시경 검사를 하게 된다. 또 발성 패턴과 이상을 살피는 공기역학적검사, 컴퓨터를 이용한 다차원 음성분석과 후두근전도검사, 성대의 진동 상태를 살피는 후두 스트로보스피검사, 초고속 성대촬영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증상이나 징후를 통해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별 까닭없이 거친 목소리가 2주 이상 계속되면 성대결절, 성대폴립이나 후두암,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헛기침이 많으면 역류성 인후두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숨 찬 듯한 목소리와 잦은 사래가 계속되면 성대마비, 목소리가 서서히 변해 힘이 없고 사래가 잦다면 성대노화, 거친 소리가 힘겹게 나오면 성대에 홈이 파인 성대구증, 무의식중에 목소리가 심하게 떨린다면 연축성 발성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급성후두염이나 역류성 인후두염 등 염증은 약물치료가 가능하고, 성대마비나 노인성후두, 성대구증은 ‘경피적 성대성형술’로 깨끗한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다. 수술도 30분이면 끝나 전신마취나 후두절개, 입원 부담이 없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성대에 보톡스를 주입해 치료한다. 음성성형술로는 성대의 길이와 굵기를 조절해 목소리 톤을 바꿔 준다. 폴립이나 결절은 미세후두술이나 최근 도입된 후두내시경 레이저수술로 간단히 치료된다.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있는가. -예전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성대구증과 반흔성성대의 경우 최근에는 경피적성대성형술을 이용해 70∼80%까지 목소리를 회복할 수 있다. 김 박사는 “흔히 목소리는 소모되지 않는 것이라고 여기기 쉬우나 목소리도 분명히 고갈되므로 목을 아끼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라며 “목소리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면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낭종·인후두염등 목소리로 성대질환 체크 김 박사는 증상에 따른 성대 질환을 상세히 소개했다.“다른 질환임에도 드러나는 증상이 유사하거나, 목소리 이상의 유형도 제각각이어서 환자들이 증상만으로 섣불리 단정하는 건 위험하지만 드러난 증상을 통해 자신의 성대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대조직이 굳어지는 결절이나 혹이 생긴 폴립과 낭종이 있는 경우에는 쉬고 거친 목소리가 난다. 위산의 역류로 발생하는 역류성 인후두염과 라인케시부종, 성대부종인 경우에는 거칠고 굵은 저음의 목소리가 나며, 성대마비와 노인성 후두는 쉬고 바람이 새는 듯 약한 목소리가 특징이다. 과거에 난치성 성대질환으로 분류됐으나 이제는 치료가 가능한 성대구증과 반흔성 성대, 유착성 성대인 경우에는 높고 거칠며, 힘이 들어간 목소리가 난다. 또 연축성 발성장애는 떨리고 끊기며 막히는 듯한 목소리가 나는데, 긴장된 상황이나 전화 통화때 증상이 한층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근긴장성 발성장애도 있다. 이 경우에는 마치 쥐어짜는 듯한 거친 목소리가 난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성대질환의 심각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로 인한 불편을 감수하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목소리도 건강한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김형태 박사 ▲가톨릭대의대 및 대학원(박사)▲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교수▲미국 컬럼비아대 뉴욕음성연수센터 연수▲미국 국립보건국장 표창▲미국연축성 발성장애협회 국제진료의뢰 전문의▲미국국립보건국 신경장애연구소 전임의▲미국 이비인후과학회 정회▲미국음성학회 정회원▲미국신경과학회 회원▲대한음성언어의학회 총무▲대한기관식도학회 간사▲대한이비인후과학회 편집위원 및 정회원▲대한두경부외과연구회 교과서 편찬위원▲대한음성언어의학회 평생회원▲대한기관식도학회 정회원▲현, 대한이비인후과개원의협의회 의무이사.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대표원장
  • “경제교육 부도 위기”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의 월례토론회에서 우리 경제교육의 현주소와 관련해 쏟아진 말들이다. 경제를 제대로 몰라 ‘반기업 정서’가 팽배하고 시장원리보다 정부 개입을 당연시하는 ‘규제 만능주의’가 나타났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 교수는 ‘초·중·고교 경제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경제를 잘 모르면 우리의 앞날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선진화포럼은 각계 원로와 전문가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경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 권 교수는 기업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부정적 인식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결과 기업의 목표를 이윤 극대화로 꼽은 응답자는 20.1%에 그쳤다. 반면 국가·사회에 기여(21.6%), 고용창출(24.4%), 소비자 만족(18.9%), 근로자 복지(15.1%) 등 공익적 측면에 더 무게를 실은 응답자가 더 많았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에서도 자본주의에 대한 이미지로 경쟁(19.4%)보다 빈부격차(28.1%), 물질적 풍요(21.1%), 부정부패(14.2%) 등이 앞섰다. 권 교수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불거진 정경유착과 기업비리, 외환위기 이후 악화된 분배 문제, 빈곤의 대물림 등으로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경제교육의 총체적 부실 권 교수는 경제 인식이 부족한 이유로 경제교육의 부실을 지적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동유럽과 중국은 불필요한 논란없이 경제발전에 매진,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경제 교과서를 사범대 교수나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현직 교수들이 만드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직과정 이수에도 교육학 관련 전공만 추가하면 교사로 임용되기 때문에 경제를 이수한 교사가 드물다는 것. 이 때문에 초등학교의 경제교육은 단지 5학년에서 ‘세계속의 우리경제’라는 이름으로 이뤄져 형식적이며 중학교 이후 사회과목에 포함된 경제과목의 비중은 단원 수로는 9%, 수업시간으로는 11%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고등학교에선 경제가 사회과목군 선택의 하나에 불과했다. 반면 지리는 한국지리, 세계지리, 경제지리 등으로 세분화됐다.●‘가치’가 아닌 ‘사실’과 ‘논리’ 중심으로 교육이 개편돼야 지금까지 추상적이고 재미가 없으며 체제·이념적인 교과과정은 제외시켜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권 교수는 경제교육의 목적이 ‘국민의식 계도’가 아니라 ‘경제적 무지’를 해소하는 것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따라서 좋은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집필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교육내용도 동영상과 현장학습 위주로 개선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미국의 경우 유치원에서 고등학교 4학년까지 공부해야 할 9대 핵심과목 중 하나로 경제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경제과목을 최소한 지리나 세계사 수준으로 올리고 TOIEC과 같은 ‘경제학 소양테스트’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2천 년 동안의 정신/폴 존슨 씀

    성탄절(25일)을 앞두고 기독교서적 출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성탄절이 세계적인 명절이 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기독교에 대한 본질은 축제 분위기에 묻혀 잊혀지기 일쑤다. 이럴 때 기독교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세계적인 저술가인 폴 존슨이 쓴 ‘2천 년 동안의 정신’(김주한 옮김, 살림출판사 펴냄)은 원제 ‘기독교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서양정신의 기반을 이룬 기독교와 역사의 만남을 추적한 3권짜리 시리즈다. 저자는 지난 2000년 동안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데 기독교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철학사상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기독교와 인류문명이 어떤 상호작용을 했는지 탐구하는 흥미로운 여행을 떠난다. 서양의 정신은 유대문명을 기반으로 한 헤브라이즘과, 그리스문명이 바탕인 헬레니즘이라는 2개의 물줄기에 기반한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과연 어디에 위치하고 있을까. 저자는 기독교가 탄생하는 지점, 즉 이들 두 물줄기가 만나는 합수점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유대교에서 시작한 기독교, 그러나 헬레니즘의 옷을 입고 유대교로부터 떨어져나와 로마의, 나아가 세계의 종교가 된 기독교 탄생의 역사 속에 서양정신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는 열쇠가 들어 있다. 저자는 인류문명의 역사 한가운데에서 ‘기독교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로마와 기독교의 만남, 유대교와의 결별, 세계문명과의 조우과정 등에서 벌어지는 역사적인 사건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예루살렘에서 탄생한 기독교가 어떻게 로마에서 꽃을 피웠고, 로마의 감독이 가톨릭의 수장 격인 교황이 될 수 있었을까. 이와 함께 기독교가 유럽문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집요하게 파고든다. 저자는 로마 제국시대부터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 인문주의자들이 등장하기까지 정치·교회권력의 상호견제와 긴장, 갈등, 대립국면 등을 파헤쳐 이를 확인시켜준다. ‘정통’과 ‘이단’이라는 대결구도로 기독교의 역사를 접근하는 것도 새롭다. 기독교는 탄생 때부터 유대교와 로마의 거대한 세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쳐야 했다. 따라서 하나의 보편적인 교회를 지향해야 했고, 전통교회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이단’이라는 이름으로 처단했다. 이 지점에서 첫번째 이단으로 지목된 인물이 ‘바울’이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그러나 바울 신학은 기독교의 최종 승자가 되면서 오히려 화살은 반대방향으로 향했다. 하나의 목소리, 즉 정통주의를 지키려는 쪽과 이를 거스르려는 이단의 목소리는 기독교의 역사에 항상 함께해왔다. 십자군전쟁과 종교재판, 교회 지도자들의 정경유착과 비윤리적 관행 등을 들여다봄으로써 기독교의 실패와 단점, 왜곡된 제도들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는다. 기독교의 그늘진 모습들을 숨기거나 정당화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밝혀내 기독교 본래의 모습과 자리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 저자는 “여러 부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는 개개인에게는 양심을 심어주고 인류에게 희망을 준 종교”라고 강조한다. 각권 1만 3000∼1만 7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삼성 피해간 검찰 X파일 수사

    검찰의 도청 수사가 마무리됐다. 과거 정권의 무차별적 도청 실태를 상당 부분 밝혀낸 점에서 이번 수사는 평가받을 만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 고위층을 전원 불기소하고 X파일의 사실관계를 밝혀내지 않음으로써 미완의 수사라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재벌에 약한 검찰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이번 수사에 대해 우리는 무엇보다 형평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도청과 X파일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에서 검찰은 형평의 문제를 남겼다. 삼성 이 회장과 홍석현 전 주미대사 등 X파일에 연루된 5명을 모두 혐의가 없다거나 공소권이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한 것이다.199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에 건낸 60억원이 회사돈이 아니라 이 회장 개인의 돈으로, 정치자금법 위반의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할 수 없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나아가 독수독과론에 의거, 불법도청자료에 담긴 내용을 증거자료로 삼을 수 없는 수사의 한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의 X파일 수사과정을 되짚어볼 때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검찰은 사상 처음 국정원에 대해 압수수색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도 삼성에 대해서는 계열사조차 뒤지지 않았다. 이 회장 돈이라는 수사결과도 삼성측 주장을 옮긴 데 불과하다. 미국으로 건너간 이 회장에겐 서면조사라는 방식으로 ‘예’를 갖췄다. 삼성 대변인을 자임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래서 삼성 장학생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검사들에게 건넸다는 떡값 역시 “받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는 것으로 끝이니, 국민들 보기에 낯 뜨겁지 않은지 묻고 싶다. 공소시효 만료로 국정원과 달리 안기부 도청 관련자들이 면죄된 것도 생각해 볼 대목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매주 도청자료를 보고받았을 정도로 정권 차원에서 공공연히 도청이 자행됐건만 문민정부측 인사들은 지금도 큰소리 치며 국민의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니 실소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 수사는 끝났을지 모르나 도청사건은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범법자 처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경 유착과 국가 권력의 불법적 행사를 근절하기 위해 진실 규명은 계속돼야 한다. 여야는 미적거릴 때가 아니다. 특별법과 특검법 절충에 즉각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를 통해 앞서 제기한 형평의 문제를 풀고,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 아래 사건을 매듭지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불법도청 수사결과] 정경유착 ‘면죄’ 고발자는 ‘단죄’

    [불법도청 수사결과] 정경유착 ‘면죄’ 고발자는 ‘단죄’

    검찰은 삼성그룹의 1997년 대선 불법자금 제공 의혹과 관련, 이건희 회장과 홍석현 전 주미대사, 이학수 부회장을 모두 불기소했다. 또 검찰은 명절에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과 기아자동차 인수 로비의혹 등 이른바 ‘안기부 X파일’의 모든 의혹들에 대해 “증거 불충분 등으로 인해 혐의가 없다.”고 밝혀 ‘검찰의 재벌 봐주기’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반면 안기부 도청내용을 보도해 정·경·언 유착의 실태를 고발한 언론인들만 처벌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부회장은 검찰에서 97년 대선을 앞두고 김인주 사장 등을 통해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후보의 동생 회성씨에게 4차례에 걸쳐 40억∼50억원을 건넸지만 ‘이는 이건희 회장의 개인돈’이라고 말했다. 또 김 사장은 “98년 세풍 수사에서 정치권에 건넨 60억원 중 10억원을 ‘회사 기밀비’라고 진술한 것은 이 회장의 관련성을 차단하기 위해 둘러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정원에 대해서는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이라는 초강수까지 뒀지만 삼성 불법자금건에 대해서는 삼성 16개 계열사 회계담당 직원 16명 등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확인을 했을 뿐이다. 의혹의 당사자인 이건희 회장도 지난 9일에 전달받은 서면조사로 만족해야 했다. ‘떡값 검사’‘기아차 인수관련 로비’도 홍씨와 이 부회장이 “오래된 일이라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런 일은 없다.”는 진술과 일부 혐의가 있다고 해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안기부·국정원의 도청 실태 ▲‘안기부 X파일’ 보도 등 도청 내용 유출 ▲‘안기부 X파일’ 관련 참여연대 등의 고발사건 수사 등을 중점 수사 사항으로 정했다. 이중 도청실태와 도청 내용유출 수사는 성과를 올렸지만 공소시효 등의 이유를 들어 유독 ‘안기부 X파일’ 수사의 경우 변죽만 울리고 끝난 셈이다. 검찰은 당초 ‘안기부 X파일’ 수사는 정계와 재계, 언론계의 유착 의혹이 있는 중요한 사안이고 ‘떡값 검사’ 의혹은 자기 감찰 등을 위해서라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검찰의 이런 의지도 증거가 부족하고 당사자의 진술에만 의존한 수사로 갈수록 빛이 바랬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데스크시각] 시민단체의 이중성/ 홍성추 산업부장

    며칠전 한 시민단체의 창립 기념행사가 서울시내의 초특급호텔에서 있었다. 초대권 한장에 20만원하는 초호화 행사였다. 저녁을 곁들인 행사는 웬만한 디너쇼 이상이었다. 억대가 넘는 외제차가 경매에 부쳐지기도 했다. 이 광경을 보면서 기자는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초대권을 구입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외제차 경매와 시민단체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결론은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시민단체의 행사와는 한참 거리가 떨어져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최근 시민단체를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시민단체의 이중성이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시민단체는 하나의 청량제와 같았다. 언론이나 학계에서 제기하지 못하는 절대권력자에 대한 비판을 서슴없이 제기했고, 환경문제에 앞장서 기업들의 무분별한 개발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권위주의 정부가 무너지면서 시민단체의 성향은 권력에 대한 비판보다 이념을 좇거나 대기업 비판에 더 주력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비판에 있어서도 똑같은 기준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표적인 예가 DJ정부 시절의 무차별 도청에 대한 ‘침묵’이다.YS 정부 시절 도청에 대해서는 열불을 토하다가 DJ 시절에도 도청이 이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땐 이상하리만큼 조용해졌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DJ 정부때 시민단체에 정부 보조금을 주는 등 ‘혜택’을 주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물론 일부 단체는 정부보조금을 받지 않는 곳도 있다. 비난은 형평성을 갖춰야 설득력을 갖는다. 시민단체의 칼날이 향해 있는 대기업을 보자. 국내 대기업은 이제 국내 기업을 넘어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한 세계 초우량 기업의 반열에 올라섰고, 현대자동차는 세계 ‘빅5’를 앞두고 있다. 메이저 기업들은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이 더 많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런데도 국내에서의 대접이 따뜻한 것만은 아니다. 일부 시민단체나 언론, 정치권 등에서 매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성장함에 있어, 정경유착이나 근로착취 등 잘못된 부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가 이 정도 대접을 받게 된 것은 기업인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고작 가발이나 섬유 제품을 수출하던 나라에서 선박, 자동차, 최첨단 반도체 등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조금이라도 경쟁에서 밀리면 그대로 추락하고 마는,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역할로 국가의 위상이 올라갔고, 해외에서 한국인을 보는 눈이 달라졌음은 물론이다. 이제 이들 기업과 기업인이 더 매진할 수 있도록 정부나 언론뿐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도와 주어야 한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황우석 파동’은 그야말로 국익을 생각하지 않는 한건주의의 파생품이다. 기술이나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몇년 아니 수십년 동안 검증에 검증을 거쳐 하나의 ‘브랜드’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브랜드라 할지라도 한 순간에 날아가 버리는 것 또한 현실이다. ‘황우석 파동’이 한창일 때 경쟁국에선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 지원을 확대한다고 발표, 우리를 놀라게 했다. 삼성과 이건희 회장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작금에 일본이나 선진국에선 ‘타도 삼성’을 외치고 있다. 국내의 비난을 틈타 삼성을 따돌리겠다는 복안이다. 시민단체의 행동양식이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투쟁 방식이 아닌, 국익과 대안을 먼저 생각하는 비판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 정부 보조금을 받고 ‘권력 주변’을 맴돌았던 관변단체를 답습해서는 안된다. 특히 자신들의 ‘코드’에 맞춰 호불호를 나타냈을 경우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해질 수밖에 없다. 변화된 조건을 읽지 못하고 초등학생식의 유치한 경제정의관에 빠진다면 그 부담은 해당기업뿐 아니라 국민, 심지어 시민단체에까지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다. 홍성추 산업부장 sch8@seoul.co.kr
  • 타이완 민진당 지방선거 참패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이 3일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중국과의 협력을 주창하는 제1야당 국민당의 재집권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양안관계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당은 23개 현·시 가운데 14곳을 휩쓸고 야당 연합세력인 친민당 및 신당도 3곳에서 승리한 반면 집권 민진당은 6곳에 그쳤다. 특히 국민당은 타이베이(台北)현과 자이(嘉義)시, 이란(宜蘭)현 3개 접전지를 모두 석권했다. 천 총통은 중간평가 성격을 띤 이번 선거 참패로 큰 타격을 입었으며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주석은 2008년 총통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마 주석은 “당초 기대했던 11석보다 3석이 넘은 압승을 거두었다.”면서 “국민당이 민진당을 눌렀다기보다 민진당이 스스로 패배의 길을 걸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차기 총통 후보로 유력시 돼 온 민진당 쑤전창(蘇貞昌) 주석은 패배를 인정한 뒤 앞서 공언대로 당 주석직을 사임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민진당은 천 총통의 최측근인 천저난(陳哲男) 전 총통부 부비서실장이 거액의 정경유착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악재에 시달렸었다.반면 국민당은 마 주석의 개인적 인기와 제3차 국공(國共)합작에 대한 여론의 호평을 업고 선전했다.마 주석은 청렴하고 개혁적인 이미지와 깔끔한 귀공자풍 외모를 갖고 있다. 홍콩 태생으로 타이완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 석사, 하버드대 박사를 거쳐 20대 후반에 명문 정치대 교수를 지냈다. 장징궈(蔣經國) 전 총통의 영어통역과 비서로 활약했던 그는 1998년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승리, 정국에 돌풍을 몰고 왔다. 주석 선출 직후 대륙 정책 계승을 선언하며 민진당의 분리주의 노선과 선을 그어 중국도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홍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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