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착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테이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연장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학위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정성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653
  • 정치권 “철저수사”속 사정 거세지나 긴장

    저축은행 로비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의 칼끝이 정치권을 향하면서 여의도가 술렁이고 있다.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고 추가 연루설이 나도는 등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숨을 죽이고 있다. ●“정치공세 자제해야” 검찰은 최근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과 민주당 임종석 전 의원 등을 수사선상에 올렸다. 이미 구속 기소된 신삼길 전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고위 공직자와 금융당국 관계자로 한정됐던 수사 초점이 정치권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부산저축은행과 보해저축은행 등에서 정·관계 로비를 담당했던 브로커들이 차츰 윤곽을 드러내면서 상당수 정치권 인사가 가슴을 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안팎에서는 “부산지역 의원 4~5명이 연루됐다.”, “로비를 위해 뭉칫돈을 건넸다.”, “매달 수백만원씩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등의 소문이 떠돈다. 게다가 검찰이 정치권의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에 반발하고 있는 데다 ‘봐주기식 수사’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입법 로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리 여부를 떠나 저축은행과의 유착 관계만 드러나도 공천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가장 큰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여야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한목소리로 촉구하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저축은행 비리 관련 인사는 여야를 막론하고 엄벌해야 한다.”면서도 “혐의 사실이 검찰 수사 등을 통해 확실하게 나올 때까지 정치 공세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檢, 야권 표적으로 물타기” 이번 사건을 ‘권력형 게이트’로 몰아가던 민주당도 임 전 의원의 연루설로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검찰이 전·현 정권, 여야 구분 말고 성역 없이 수사하면 될 일인데 권력 실세들의 개입 의혹을 물타기하고 야권 인사들의 이름만 흘리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재선 의원은 “괜히 벌집을 건드린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산업은행을 통해 본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낙하산 실태

    산업은행을 통해 본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낙하산 실태

    공직자윤리법을 통해 재취업을 제한받는 공무원과 달리 공공기관 임직원은 업무 관련성이 높은 유관기관이나 민간기업에 재취업해도 막을 수 있는 견제 장치가 없는 실정이다. 금융공기업인 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앞서 산은이 2009년 정책금융공사와 산은금융지주 형태로 분리 출범하는 과정에서 내홍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공공기관도 재취업 제한 있어야” 이로 인해 한때 민영화 자체가 제자리걸음을 걷기도 했다. 결국 공사와 산은지주 측의 나눠먹기 식으로 결론이 났다. ‘염불’(정책자금 관리)보다 ‘잿밥’(낙하산 인사)에 관심이 많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에서 쌓은 능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기업에서 모셔 가는 퇴직 임직원도 없지 않다.”면서 “그러나 상당수는 돈줄을 쥔 산은 측에서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는 꼴인데 어느 기업이 마다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특히 산은이 자금을 빌려주거나 지분을 확보한 기업 대부분은 구조조정 등 돈줄에 목말라 있는 기업들이다. 재취업한 퇴직 임직원들은 산은의 정책자금 운용에 온정주의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여지도 있다. 산은과 기업의 유착을 조장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경우 비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취업 과정에서 전문성이나 능력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산은과 몸담고 있는 기업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부여받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행 규정만으로는 이를 규제할 수단이 마땅찮다. 뿌리 깊은 전관예우 관행을 차단하려면 공직사회는 물론 공공기관까지 제도 개선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무원의 재취업을 규제하는 공직자윤리법처럼 공공기관 임직원의 재취업을 제한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재취업 제한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해칠 수 있는 만큼 재취업 후 행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산은 측 “지분 소유… 주주권 행사” 경제개혁연대 김상조(한성대 교수) 소장은 “인사 교류를 통해 채권은행과 기업 간 신뢰를 구축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인사적체를 해소해야 하는 산은과 정책자금이 필요한 기업의 이해가 작용한 것”이라면서 “윤리 규정 등 내부 통제장치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이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주주권 행사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훈·홍희경기자 shjang@seoul.co.kr
  • 누이 좋고 매부 좋았던 커넥션… 저축은행 M&A의 비밀

    저축은행 인수·합병(M&A)의 비밀은 2008년 9월에 시작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로 저축은행 시장이 불안해지자 금융위원회는 M&A 활성화라는 대책을 내놓았다. 저축은행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부담한 금액에 따라 영업 구역 외에 최대 5개의 지점을 낼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투입액 120억원당 1개 지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도 고쳤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반응은 냉담했다. 저축은행과 연관이 큰 건설업과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몸집을 불리다가 회사의 건전성까지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M&A 흥행을 위해 대형 저축은행에 회유와 협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당시에 금융당국 관계자가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라면서 공공연하게 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B씨는 “정기검사를 3년간 유예해 준다는 ‘떡고물’까지 내밀며 설득했지만 부실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간신히 빠져나온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물밑 작업으로 부산저축은행은 대전·고려(현 전주)저축은행을 인수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충북 소재 중부상호저축은행을, 한화그룹은 경기 부천 소재 새누리저축은행을 인수했다. 토마토저축은행도 부산 양풍저축은행을 인수했다. 특정 권역에서만 영업이 가능했던 이 저축은행들은 영업망을 서울과 지방으로 넓히며 몸집 불리기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은 부실 저축은행 사건을 터뜨리지 않고 대신 인수해 줄 곳을 찾아서 좋고 저축은행들은 몸집을 키우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커넥션이 형성된 것이다. 2일 검찰에 소환된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2008년 3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을 지내면서 저축은행 M&A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런 유착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금감원은 3년 동안 검사 유예를 약속했지만 얼마 뒤 담당자가 바뀌자 ‘없던 일’이 돼 버렸다. 금융위는 당국의 인센티브 덕분에 자율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후 저축은행 M&A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저축은행 로비 파문] 금감원 내부징계 13년간 55명뿐

    [저축은행 로비 파문] 금감원 내부징계 13년간 55명뿐

    금융감독원이 내부 감사를 통해 징계한 직원이 지난 13년 동안 55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직원 1600여명 가운데 한해 평균 4.23명을 적발한 셈이다. 최근 저축은행 업계와의 유착, 부실 검사로 전·현직 직원들이 줄줄이 구속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사실상 내부통제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서울신문 5월 24일 자 1면 참조> 1일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금감원 설립 이후 내부 감사 적발 및 징계조치 현황’에 따르면 1999년부터 올해 5월까지 모두 55명의 직원이 징계를 받았다. 2003년에는 적발되거나 징계를 받은 직원이 한 명도 없었고 2005년 이후에는 연간 징계 건수가 5명을 넘지 않았다. 감사 내용도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징계 사유 가운데 업무 불철저가 20건, 품위유지의무 위반이 15건, 업무과실이 5건으로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금품수수(3건), 알선수재(1건), 불법대출 관여(1건) 등 중징계 사유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렇다 보니 징계는 솜방망이에 그쳤다. 절반 이상인 31명(56%)이 견책 조치를 받았고 17명이 1~6개월 감봉 조치를 받았다. 3개월 정직은 2명, 가장 무거운 징계인 면직은 5명이었다. 금감원의 내부 징계 수위는 주의-견책-감봉(1~12개월)-정직(1~12개월)-면직 등 5단계로 나뉜다. 직급별로는 3급 수석조사역이 19명, 4급 선임조사역이 17명으로 주로 실무 인력에 대한 징계가 많았다. 2급 부국장 또는 팀장은 12명, 1급 국장은 5명이 징계를 받았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與野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저축銀 국정조사 요구 수용할 것…연기금의 주식 의결권 행사 필요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는 수용할 것인가. -물론이다. 다만 지금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국정조사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부실 대출 및 경영 책임자에 대해선 엄중한 조사를 통해 가혹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부실 책임자의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킨 뒤 피해 상환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현행 법체계로 부족하면 보완 입법을 검토할 생각이다. →금융 감독 체계의 문제점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현재 금융 감독 체계는 복잡하게 분산돼 있던 기관과 권한을 개혁 차원에서 일원화시켜 놓은 측면이 있다. 현재 부실 감독 문제는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는 내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로 보인다. 특히 전관 출신들의 유착 문제가 폐해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공정 사회 문제가 많이 거론된다. -대기업들의 자회사 밀어주기를 통한 폐해가 사회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엄중한 감시가 필요하다. 적발 때는 가혹하게 처벌해야 한다. 건전한 기업 문화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기업들의 사회적인 책임, 윤리 경영 차원에서 연기금 주식의 의결권 행사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수반될 수 있는 ‘관치 경영’ 우려를 불식시킬 보조 장치도 필요하다. →경제계 일각에선 물가 상승 문제 해결을 위해 고환율 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필요하면 환율에 대해서도 물가 관리의 한 지렛대로 쓰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 필요할 때는 환율정책도 손을 봐야 한다. →민주당이 6조원대 추가경정예산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아직 추경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12년간 감찰받은 적 없다”

    “12년간 감찰받은 적 없다”

    “한 번도 감찰 대상이 되어 본 적 없습니다.” 금융감독원 간부 A씨의 고백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금감원 직원이 저축은행 경영진·대주주와 수억원의 금품과 승용차 등을 주고받는 은밀한 거래를 해도 감시의 눈은 없었다. 1999년 은행·증권·보험 등이 합해져 공룡 조직이 됐지만 금감원에는 12년 동안 내부의 감찰 활동이 없었다는 얘기다. 감사원, 국세청 등의 권력 기관에 대한 통제는 내부 감찰이 가장 중요하지만, 금감원에는 내부 감찰 기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금감원 국장 출신으로 현재 금융권에 있는 B씨는 “저축은행 사태는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개인의 도덕성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맡기기보다는 내부 통제 시스템이 잘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내부 감사·감찰 업무는 감사실에서 맡는다. 감사실을 총괄하는 감사는 줄곧 기획재정부 출신이 맡아 오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감사원 출신이 맡았다. 감사실은 담당 업무를 규정대로 처리했는지 점검하는 감사팀과 비리를 적발해 내는 감찰팀으로 나뉜다. 그동안 금감원은 감사팀 2개, 감찰팀 1개로 구성돼 있었으며, 감찰보다는 감사에 비중을 두었다. 감찰에서는 금품 수수 여부, 재산 등록 현황, 유가증권 매매 여부, 외부 강의 문제, 민원인 상대 태도 등을 점검한다. 금감원 감사를 지낸 C씨는 “감사실에 20여명이 있더라도 실제 감찰을 담당하는 인원은 4~5명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대개 행정 업무를 한다. 그래서 감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감원 직원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는다고 느끼면 쉽게 비리를 저지를 수 없다.”면서 “감사원, 국세청에서 보듯 내부의 상시 감시는 비리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감찰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감원은 각종 게이트가 터질 때마다 감찰 강화와 내부 통제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출범 1년여 만에 게이트에 휘말려 고비를 맞았던 금감원은 2000년 10월 대대적인 쇄신책을 쏟아냈다. 재산 등록 확대, 유관 기관 취업 제한, 감찰팀 확대 개편, 윤리규범 강화, 유착 소지 제거 등은 단골 쇄신 메뉴다. 2003년 제정된 임직원 행동 강령은 벌써 8번째 개정을 앞두고 있다. 뼈를 깎아도 여러 번 깎았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2009년에도 금품을 수수하거나 향응 등을 받는 직원은 엄중 문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부 통제 및 감찰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감사실 내 감찰 조직과 인력을 대폭 확충해 고위 간부와 비리 노출 위험 직무에 대해 상시 감찰하겠다는 것이다. 감찰팀을 1개에서 2개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1팀은 팀장 포함 6명, 2팀은 팀장 없이 3명이다. 조직 개편 전과 견주면 겨우 2명 늘어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혁신 시늉만 내는 대책만 늘어놓은 채 소나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면서 “제대로 뜯어고치고 실천해야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금감원에 무슨 일이] 고이면 썩는다!

    “은행 출신은 스테이플러를 가로(ㅡ)로 찍고, 증권 출신은 사선(/), 보험 출신은 세로(I)로 찍는다. 권역별로 문서 넘기는 방식이 달라 다른 권역 국장 밑으로 가게 되면 스테이플러 찍는 법부터 다시 배울 정도였다.” 금융감독원에 팽배한 권역 이기주의와 권역별 고착구조를 상징적으로 말해 주는 우스갯소리다. 금감원은 1999년 은행감독원(600명), 증권감독원(300명), 보험감독원(200명), 신용관리기금(100명)이 뭉친 통합 감독기관으로 출발했다. 이 가운데 1983년 설립돼 상호신용금고(현 저축은행) 등을 대상으로 일종의 예금보험공사 역할을 한 기금 출신들이 주로 저축은행 검사와 감독 업무를 맡아 왔다. ●은행 검사인력은 수시로 교체 금감원 내 권역 간 벽이 쳐지고 교류가 사라지면서 저축은행 업무를 맡는 인력은 ‘고인 물’이 됐다. 여기에서 업계와의 유착이 일어났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전문성을 살린다는 취지로 권역 간 인사가 드물었다. 게다가 저축은행 관련 업무는 기피 대상으로 인력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잦은 금융사고로 험한 업무라는 인식이 금감원 내에 팽배했지만 인사 측면에서는 서자 취급받았다. 승진에도 한계가 있다 보니 유착 유혹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게 금감원 안팎의 지적이다. 기금 출신 금감원 현직 간부는 “은행 쪽은 인사 구조가 잘 바뀌어 매번 검사 때 접하는 사람이 달라지지만 저축은행은 워낙 사람이 없다 보니 예전에 검사를 나갔던 사람들이 그대로 가니까 자주 만나고 쉽게 친해지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금감원 검사에 생사가 좌우되는 저축은행의 현실과 다른 업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지배구조가 유착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이나 증권 등은 문제가 발견돼도 임원 문책이나 기관 경고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검사를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조정되면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되고 문을 닫게 된다는 것이다. ●감시 사각지대 속 장기근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공시 업무에서도 직원 비리가 간간이 있는데 당장 자본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역시 생사가 걸린 문제”라면서 “유상증자하려고 할 때 사정하고 읍소하며 돈을 찔러주다 보니 비리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감사원 고위직을 지낸 인사는 “감사원 직원들은 3년 이상 한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금감원 직원들은 한 곳에 너무 오래 근무하면서 부패구조가 생긴 데다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광장] 금융 감독 사후감시가 대안이다/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금융 감독 사후감시가 대안이다/주병철 논설위원

    #1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지을 때였다. 당시 박 대통령은 2주 간격으로 사람을 몰래 보내 공사 중인 KDI 건물을 찍어오게 한 뒤 집무실 벽에 붙여 놓고 공사 진척도를 챙겼다. KDI는 차질없이 이듬해 3월 출범했다. 이후 KDI 설립 30주년 때 리모델링을 위해 천장을 뜯었는데, 내부가 너무 잘 보존돼 있어 놀랐다고 한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지은 KDI 별관은 다시 지어야 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눈을 부릅뜨고 챙기느냐, 그냥 맡겨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KDI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일을 할 때 기획은 자기능력의 5%만 하고 95%는 사후 감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2 몇년 전 퇴직한 경제 관료 A씨는 그만두기 전 직무와 관련된 곳에 2년간 취업을 못하도록 돼 있는 공직자 윤리 규정에 묶여 고민하다 모 대기업에서 경제연구소로 와 달라는 제의를 받고 응했다. 그런데 소속만 경제연구소일 뿐 2년간 파견 형태로 다른 계열사에 가서 근무했다. 경제관료 B씨는 퇴직하기 몇년 전부터 본인의 전공 분야와 관련 없는 곳으로 옮겨 ‘보직 세탁’을 거쳤다. 취업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법과 규정이 있어도 제대로 감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사례다. #3 올 초에는 서초동 법조계에 때아닌 지방 전출을 희망하는 판사들이 많았다고 한다. 변호사 자격이 있는 공무원이 퇴직 전 1년간 근무한 기관의 사건을 퇴직 후 1년 동안 수임할 수 없도록 한 개정 변호사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지방근무를 자원하겠다는 것이다. 법을 집행하는 이들의 행태가 씁쓸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라서 비난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는 감독 소홀, 유착, 도덕적 해이 등이 얽혀 일어났다. 시스템 문제보다는 인재(人災)에 가깝다. 민·관 중심의 ‘금감원 혁신 태스크포스(TF)’가 지난 9일 발족돼 금감원의 개혁방안을 마련해 새달 발표하기로 하고 작업 중이다. 하지만 예금자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포퓰리즘적으로 접근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선 감독권의 분리·통합에 관한 해법을 성급하게 내놓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 현행 통합감독기구는 1997년 한국은행법 개정의 산물이다. 당시 정부는 금융통화위원장직을 한은 총재에 주고 한은 산하 은행감독원을 넘겨받아 금융감독원을 만들었다. “감독권을 아무에게나 줄 수 없다.”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전 세계 중앙은행 중 감독기능이 없는 나라는 한국·일본·캐나다뿐”이라는 김중수 한은 총재의 말이 설득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속내는 밥그릇싸움이다. 2013년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정부 조직체계가 또 뒤바뀔 것이다. 그때 논의해도 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감독권의 분리·통합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 보다는 막강한 감독권을 행사하는 금융당국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주요 현안에 대해 교차 검사 또는 재검사 등을 통해 숨겨진 잘못을 밝혀내는 ‘사후 감시 시스템’을 상시화하는 게 더 시급하다. 감독을 제대로 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점검해야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일선 현장에 투입된 직원이 계장, 과장, 국장 등에게 따로 보고하고 계장도 과장과 국장 등에게 다시 브리핑하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보고 시스템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전의 암행어사 등과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신상필벌 규정도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현장조사 등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해 사고를 미연에 막는 단초를 제공했거나 정책에 반영했다면 보상과 승진 등 인센티브를 확실히 줘야 한다. 뒤늦게 엉터리 조사로 밝혀지면 금융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엄한 문책을 해야 한다. 늘 그래왔듯이 사고를 막지 못하는 게 법과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다. 법과 제도를 지키고 법망을 피해가는 이들을 감시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람을 감시하는 사후관리시스템을 작동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bcjoo@seoul.co.kr
  • 초·중·고, 영어·수학 ‘쉽고 재밌게’ 바뀐다

    초·중·고, 영어·수학 ‘쉽고 재밌게’ 바뀐다

    정부가 초·중·고교에서 실용영어를 확대하고,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것을 골자로 한 공교육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공교육 약화→사교육 팽창’이라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영어·수학 교육을 내실화하고, 민간업체의 참여를 늘려 방과 후 학교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약발이 다 된 기존 정책을 재탕한 데다 학교와의 유착 비리로 물의를 일으킨 교육 관련 기업의 합법적인 통로만 늘려 ‘학교를 학원화시키는 방안’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월 발표된 ‘공교육 강화-사교육 경감 선순환 방안’(이하 선순환 방안) 시안에 대한 전국 권역별 토론회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선순환 방안에는 ▲교실수업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기반 구축 ▲학교 중심 영어·수학 교육 내실화 ▲방과 후 학교의 질적 향상 등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됐다. 먼저 교실수업 변화에서는 교과교실제를 초·중·고 전체 80%까지 확대한다. 또 진로교육을 강화하고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선취업 후진학 체제를 강화하며,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정착시키는 등 기존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교과교실제 80%까지 확대 영어 교육 부문은 ‘정규 교육과정-방과 후 학교-자기주도학습’으로 이어지는 상시적 영어학습 환경을 만들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외국인 강사를 늘려 공교육의 실용영어 확대 및 EBS를 활용한 방과 후 영어교육 활성화 등을 도모할 계획이다. 또 올해 교육과정이 개편되는 수학 교육은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부터 기존의 공식과 문제 위주의 교과서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바꿔 개념과 사례 중심으로 풀어서 기술하기로 했다. 방과 후 학교와 관련, 교과부는 대학과 교육청, 산업체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기업 50개를 2013년까지 육성하되, 최근 잇따르는 비리를 막기 위해 민간기관이 참여하는 소위원회를 둬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총사교육비(20조 9000억원)의 3분의1이 영어에 쏠려 있고, 정부의 잇단 대책에도 불구하고 학생 참여율이 가장 높은 수학 과목만 사교육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이번 대책을 ‘사교육 경감 최종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현장의 교사들과 교원단체들은 이번 발표의 실효성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수학, 공식→스토리텔링·사례 중심으로 전국 진학지도협의회 관계자는 “영어·수학의 사교육 집중은 수업의 난이도보다 외고, 특목고 입시에 유리하고 대학에서도 이들 학교만 우대하는 대입 정책의 문제 때문”이라면서 “스토리텔링형 새 교과서가 보급될 경우 또 다른 사교육 열풍이 생기는 역효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이번 발표를 보면 정작 공교육 강화에 대한 뚜렷한 로드맵은 실종된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이미 시행 중인 방과 후 학교에 대해서도 창의·체험 중심의 교육이 아니라 교육 관련 대기업까지 끌어들여 국·영·수 위주의 교과학습을 강화해 사실상 학교를 학원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인천지역 127개 초·중·고 공사비용 등 엉터리 집행

    인천 지역 127개 초·중·고교가 각종 공사비를 과다하게 지급하거나 업무추진비를 규정에 맞지 않게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노현경 인천시의원이 시교육청으로부터 2008∼2010년 각급 학교 공사·회계 부분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J여상과 S고, S여고 등이 화장실 개선 등의 공사를 하면서 감독이나 검사를 소홀히 하고 원가계산 등을 잘못해 1억 3100만원을 더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I고와 P중 등 13개교는 무자격 업체에 시설공사를 맡기고 I여상과 S초교 등 4개교는 시설공사 규모를 분할해 소액 수의계약을 맺고 공사를 발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31개교가 업무추진비를 회계 규정에 맞지 않게 지출하다 적발됐다. 시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주의나 경고 조치를 하고, 공사비 과다 지출 부분에 대해서는 환수조치를 내렸다. 노 의원은 “규정에 어긋나는데도 수의계약을 한 것은 그만큼 ‘검은 유착’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주의나 경고조치만 내린 것은 미흡한 조치”라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공정사회 고삐 죈다] 증권사 사외이사도 정부·검찰 차지

    증권업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요 증권사 사외이사 자리를 검찰,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유력기관 출신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금감원 낙하산 감사 문제와 유착 비리 등이 불거지며 금융권 전반에 대한 쇄신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금융회사들이 과거와 다름없이 힘 있는 기관 출신 사외이사를 임명하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내부 견제와 건전성 제고를 위한 게 아니라 일종의 보험이나 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종금증권은 오는 27일 정기주총에서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동근 전 서울중앙지검 서부지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영국 대사를 지낸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재선임안도 주총 안건이다. 같은 날 주총을 여는 대신증권도 서울지방국세청장과 조달청장 등을 역임한 김성호 전 보건복지부 장관, 금감원 전문위원 출신인 황인태 중앙대 기획관리본부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증권도 박충근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임명하는 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다음 달 3일 주총을 통해 법무부 법무실장과 부산지검 검사장,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을 역임한 신창언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산업자원부 국장 등을 지낸 안세영 서강대 교수를 새로 선임한다. 안 교수는 이명박 정부 출범에 한몫을 했던 뉴라이트 정책위원장 출신이다. 이 밖에 우리투자증권도 신임 사외이사로 임성균 전 광주지방국세청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금융투자협회는 사외이사 자격 요건을 금융·경제·경영·회계 등의 전문가로 구체화하는 등 사외이사 모범규준을 만들어 발표했으나 고위급 인사의 증권회사 사외이사 입성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전문성을 고려하면 해당 업무를 경험했거나 법률적·학문적 지식이 풍부한 인물로 후보군이 압축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대개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드물어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거수기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내부 견제 세력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가 드물다는 이야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전문성을 고려해 사외이사들을 뽑는다고 하지만, 대부분 인맥을 보고 선임한다는 이야기가 많다.”면서 “경영진 주도로 선임되다 보니 감시와 견제를 통해 기업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와 역할이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금감원, 임원 매년 평가 재신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대출 여파로 지난 1월부터 구조조정 도마위에 올랐던 저축은행 업계가 또다시 시험대를 마주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달 말로 다가온 저축은행의 2010년 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 결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한 PF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부담에, 보유중인 채권의 추가 부실 가능성 때문에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공산이 크다. 오는 9월 공시도 만만치 않은 관문이다. 저축은행은 6월 결산 이후 회계법인의 감사를 거쳐 금융감독원에 경영실적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경영지표를 신고한다. 문제는 부산저축은행 부실검사 논란 이후 금감원이 ‘현미경 검사’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 검사에서 BIS 비율 등 경영지표에 낀 ‘거품’이 일시에 꺼지게 되면 하반기에 구조조정 대상이 줄줄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금감원은 자체 쇄신 차원에서 임원들을 해마다 평가해 재신임을 묻기로 했다. 임원들이 편하게 임기 3년을 보장받지 못하게 하고 국·실장 이하 직원들에게도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부원장보 이상 임원을 1년 단위로 평가해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이 권혁세 원장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원장 3명과 부원장보 9명 등 임원 12명의 업무 평점을 매긴 뒤 재신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는 방식이 유력하다. 금감원은 또 승진과 승급 등 인사 평가 개혁을 위해 종합근무평정규정을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와의 유착을 막기 위해 은행·보험·증권·2금융 등 권역별 교차 배치에 따라 자리를 옮긴 직원들이 근무평정에서 불이익 받지 않도록 따로 평가하는 형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SPC 통한 비자금 조성? 정·관계인사 ‘특혜인출’?

    검찰이 13일 금융감독원의 전직 비은행검사국장까지 체포함에 따라 금감원 고위층과 저축은행 간의 ‘검은 커넥션’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날 붙잡힌 유모(61)씨는 검찰이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체포·구속하거나 기소한 금감원 전·현직 인사 13명 중 직급이 가장 높다. 광주지검 특수부가 보해저축은행 검사 과정에서 편의를 봐 주고 시가 1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김모씨는 금감원 3급 검사역이다. 또 같은 은행으로부터 4100만원 상당의 풀옵션 그랜저를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모씨는 2급 검사역이었다. 이 밖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1억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한 이모씨는 부국장급(2급) 간부였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한 최모씨는 부산지원 수석조사역(3급) 신분이었다. 금감원도 전·현직 인사들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사 초기만 해도 금감원은 검찰이 여론에 밀려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붙잡은 인사 외에 지난 수년간 저축은행 검사를 담당했던 5개 팀 30여명이 저축은행과 유착관계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소환할 예정이다.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직전 있었던 ‘특혜인출’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도 활기를 띠고 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방침이 정해진 지난 1월 25일부터 실제 영업이 정지된 2월 17일까지 3주간 총 4300여명이 예금을 인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이들의 신원조회를 의뢰했다. 검찰은 이 중 5000만원 이상의 예금을 찾아간 사람과 가족 및 지인 등 차명으로 거액의 예금을 맡겼다가 빼낸 사람을 상대로 인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만약 금융당국 관계자가 이들에게 영업정지 방침을 사전에 흘린 사실이 드러나면,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이 이번 ‘특혜인출’에 정관계 인사가 연루돼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검찰이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인출자들의 신원을 확인했음에도 건보에 추가로 신원조회를 요청한 것이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건보공단 자료를 보면 인출자들의 직업이 나온다.”고 밝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저축銀검사부·기업공시 심사부 금감원 인력 대대적인 물갈이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검사 부서와 기업공시심사 부서의 인력을 대폭 교체하며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마무리했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13일 1031명의 미보임 직원 가운데 516명(50%)을 다른 부서에 배치하는 팀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로써 취임 뒤 이어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마무리했다. 특히 저축은행 검사 부서 인력은 지난해 8월 인사와 이번 인사를 통해 89명 가운데 85명(96%)을 교체했다. 대신 공인회계사(CPA) 자격증 등 전문성을 갖춘 우수 인력을 재배치했다. 기업공시심사 부서에서도 2년 이상 장기 근무자 17명 가운데 16명(94%)을 교체하는 등 비리 빈발 부서의 인적 구성을 대폭 바꿨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일부 검사역이 검사 대상 저축은행과 유착해 금품을 받고 부실을 감추거나 검사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물갈이 폭이 컸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국·실장을 포함한 현직 부서장 55명 가운데 47명(85%)를 교체하고, 지난 9일에는 팀장급 262명 가운데 185명(71%)을 교체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권 금감원장은 ‘고난의 행군’을 주문하며 내부 분위기를 단속했다. 이날 아침 임원 회의에서 권 원장은 “무척 힘든 시기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본연의 업무에 매진해 일반 금융소비자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안이 생기면 재빨리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업무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면서 “그러다 보면 금감원이 일 잘한다는 얘기가 언젠가는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에 대한 검찰 수사와 국무총리실 주도의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와 관련해서는 ‘몸 낮추기’를 당부했다. 그는 “검찰 수사나 금융감독 혁신 TF는 그쪽에서 알아서 잘 하지 않겠나.”라며 외부 상황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키지 말라고 했다. 인사를 마무리한 것과 관련해서는 “임원과 간부들이 잘 다독여야 한다.”며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에 따른 내부 동요를 차단하려고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커버스토리] “돈 나와라 뚝딱” 전관예우는 도깨비 감투

    [커버스토리] “돈 나와라 뚝딱” 전관예우는 도깨비 감투

    법무장관을 지낸 K씨는 2002년 고검장을 퇴직할 때 재산이 8억 4000여만원이었다. 그러나 불과 6년 뒤 다시 공직에 입문할 때는 재산이 7배인 57억 3000여만원으로 늘었다. 이 중 집값 상승분 15억원과 부인의 상속재산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고검장 퇴직 후 변호사 개업과 함께 4개 대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아 벌어들인 수입이다. ●“집값 상승·상속 늘어… 변호사 개업·사외이사 수입” 그런가 하면 현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뒤 금융권에 몸담고 있는 또 다른 K씨는 과거 공직 퇴임 후 민간에서 일했던 10년 동안 6억여원의 재산을 31억여원으로 불렸다. “변호사 수입 등 순수입은 20억원에 못 미친다.”는 전 법무장관 K씨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관예우의 ‘위력’이 막대하다는 사실을 웅변해 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전관예우를 바탕으로 한 한국형 출세의 전형을 보여 주는 전·현직 고위관료의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어떨까. 사실상 ‘전관예우’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법조계만 놓고 봐도 변호사로 떼돈 벌겠다며 옷을 벗는 판검사들은 찾기 힘들다. 미 연방사법센터(FJC)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방 지방법원 판사의 연봉은 평균 17만 4200달러, 연방 고법판사의 평균 연봉은 18만 4500달러, 연방 대법판사의 평균 연봉은 21만 3900달러다. 반면 로스쿨을 졸업하고 로펌에 취직한 1년차 변호사의 평균 연봉은 18만 달러로, 연방 지법판사와 고법판사의 중간 정도다. 돈을 많이 번 유능한 변호사들 중 일부가 판사가 됐다가 다시 민간으로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으나 그 판사가 전관예우 덕분에 좋은 로펌에 들어갔다는 인식은 찾기 힘들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맡아 미국 역사상 최장기 호황을 이끌어 낸 로버트 루빈은 월가에서 엄청난 돈을 벌고 골드만삭스 공동회장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장관에서 물러나 씨티그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미국에선 이를 전관예우의 관점으로 보지 않는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 전관예우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것은 물론 제도와 관행, 문화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젊어서 관(官)에 들어가 명예와 권력을 누리다가 퇴임 후 그 기반을 업고 기업에서 부(富)를 쌓는 것이 한국형 출세의 전형이다. 반면 미국은 젊어서 민간부문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돈을 많이 번 사람 중 일부가 명예를 추구하기 위해 관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을 쥐고 있는 연방준비은행(FRB)은 아예 ‘민간 금융기관 근무 경력 5년 이상’을 채용 조건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채용된 공무원들은 몇년 근무하다가 다시 민간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이동이 잦다. 그러나 한번 퇴임한 사람이 옛 직장에 연줄을 찾아 선을 대기란 쉽지가 않다. 판사들 역시 한국처럼 사시를 패스해야 하는 게 아니라 민간 변호사 중에서 유능한 인물을 그때그때 시험 없이 채용하는 시스템이어서 한국처럼 서로 끌어주는 조직문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전관예우’라는 개념이 없는 미국의 공직사회는 또 다른 함정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마디로 미국에서는 행정부와 의회, 그리고 기업의 유착 정도가 워낙 강해 따로 전관예우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으로, 전관예우가 없다는 것만을 공정사회의 척도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韓, 젊어서 官→퇴임후 기업… 美, 거꾸로 기업→官 따라서 전관예우 문제는 당장 공정사회 실현을 저해하는 사회악으로서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거대자본을 정부 등 공공부문이 제어할 수 없는 단계로까지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 것을 선제적으로 제어하는 차원에서라도 강도 높게 대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사회과학부)는 13일 “전관예우 관행이 고착화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미국처럼 기업이 지배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하나의 징후로 볼 수 있다.”면서 “아직 (완전한 기업사회인) 미국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도 점점 기업이 정부의 힘을 압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기업은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는 입법을 관철시키려 할 것”이라면서 “결국 정부나 국회의 조정기능이 약화하면서 약자들에게는 더욱 불리한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서울 유대근기자 carlos@seoul.co.kr
  • [금융개혁 어떻게] 부산저축銀 비리 수사 정치권까지 겨냥한다

    [금융개혁 어떻게] 부산저축銀 비리 수사 정치권까지 겨냥한다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금융당국을 넘어 정치권까지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 인사는 12일 “이번 수사가 단순히 금감원 등 금융당국 차원에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안다.”면서 “기밀사항인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영업정지 정보를 예금주 등에게 미리 알려 줬거나, 금감원 지적사항을 무마해 준 경우, 영업정지 이전에 사업가 등에게 대출을 알선해 주고 리베이트를 받은 정치인들이 조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이 특수목적법인(SPC)에 불법 대출을 해 주고 각종 시행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금융감독 당국과 정치권 로비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이날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검사 경위와 내역 등이 자세히 기록된 검사확인서 등 검사 관련 서류 일체를 확보하고 분석작업을 벌이는 한편 금감원 검사역 4명을 소환, 이들이 2009년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면서 부실이나 비위를 알고서도 덮었는지를 캐물었다. 검찰은 또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1억여원을 받고 검사를 부실하게 진행했던 금감원 부국장급 간부 이모(52·구속)씨를 상대로 다른 금감원 직원도 연루됐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금감원 검사역 5개팀 30여명이 저축은행과 유착관계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부산저축은행 간부가 그룹 차원에서 각계 인사를 관리해 온 정황을 적은 것으로 알려진 다이어리를 확보, 내용 분석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에서 SPC로 흘러 들어간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도 들여다본다.”며 돈의 흐름을 정밀 추적하고 있음을 밝혔다. 부산저축은행에서 SPC로 빠져나간 자금은 총 4조 5900억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 개발사업에 투자된 4965억원은 추적이 어렵고, 이들 자금이 다시 국내로 들어와 돈세탁됐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금융개혁 어떻게] 이주영 정책위의장 “금감원 대수술 필요”

    [금융개혁 어떻게] 이주영 정책위의장 “금감원 대수술 필요”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금융감독원의 저축은행 감독부실과 도덕적 해이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이 의장은 12일 국회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문에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면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에 ‘3D’ 부서가 있는데 저축은행 감독 부서도 거기에 속한다.”면서 “제1금융권 (감독부서)에는 엘리트가 가고, 정작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저축은행 (감독부서)에는 쫓겨나듯 가서 업계와 유착되고 퇴직하면 상근감사로 갈 생각이나 하니 감독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고양이한테 생선 맡긴 꼴 아니냐. 금융감독의 총체적인 부실”이라며 “부산 지역 시민에게 전해들은 바로는 금감원이 아니라 ‘금융강도원’이라는 심한 말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금감원에서 물갈이 인사를 하는데 전체 팀장의 70% 이상을 교체하고 저축은행 감독부서는 전원 교체할 것”이라며 “환골탈태의 각오로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금융개혁 어떻게] 금융감독 전문가 2인 지상논쟁

    [금융개혁 어떻게] 금융감독 전문가 2인 지상논쟁

    ■ 박승 前한은총재 “농협사태 등 긴급한 상황 한은 단독조사권 꼭 필요”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상시 단독조사권이 아니라 ‘농협 사태’ 등 특수하고 긴급한 상황에 대처할 한은의 단독조사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승 전 총재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은의 단독조사권과 관련해)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은에 예외적으로 문호를 열어 달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감독체계는 유지돼야 한다.”면서 “다만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 간 공생 관계가 형성되지 않도록 아예 법으로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현재 금융기관의 지급결제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금융감독원에 요청해 공동검사 형식으로 검사를 할 수가 있다. 그러나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런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검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는 “금융 사건·사고는 매우 급하게 흘러가기 마련인데 한은이 공동검사를 나가려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의결을 거치고 금감원에 요청해야 하기 때문에 일주일에서 열흘은 족히 걸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은은 농협 전산장애 사고가 발생한 뒤 금감원 실무자와 공동검사와 관련된 협의를 하고 금통위 의결을 받기까지 닷새가 소요됐으며 일주일 만에 검사에 나설 수 있었다. 더욱이 금감원이 공동검사 요청을 거부하면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박 전 총재는 “평상시에는 공동검사를 원칙으로 하되 급박한 상황에서는 한은이나 예금보험공사가 직접 검사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출신이 금융회사의 감사나 임원으로 가는 관행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는 “이런 관행은 법으로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면서 “혹시라도 한은이 조사권을 갖게 될 경우 한은 직원들이 특수관계된 기관의 감사나 임원으로 가는 것도 법으로 금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개혁 태스크포스(TF) 구성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박 전 총재는 “TF의 목적은 금감원을 비롯한 관료의 기득권을 깨려는 것인데 금감원과 같은 그룹 안에 있는 정부 관료들로 주로 구성돼 스스로 기득권을 얼마나 깰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무 기관에나 금융감독권을 줄 수 없다.”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발언과 관련, 박 전 총재는 “김 위원장은 금감원과 금융위의 입장을 말한 것이겠지만, 대통령도 원점에서 개혁하라고 주문한 상황에서 시의에 맞지 않았다고 본다.”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이성남 의원 “한은 상시 조사권 가지면 금융기관 부담 더 커질 것”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모두 몸을 담았던 ‘금융통’ 이성남(민주당) 의원은 한은에 상시적인 단독 조사권을 주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의 통화감독시스템에 하자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한은이 일상적인 조사권을 갖게 되면 금융기관들의 부담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한은이 지난 10년간 금융기관을 감독하지 않았기 때문에 복잡해진 금융상품과 시장을 조사할 노하우와 경험이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1999년 산하 기관인 은행감독원을 금감원에 떼어준 뒤 감독기능을 상실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1999년부터 4년간 금감원 검사총괄실장과 담당 부원장보를 지내고 2004년부터 5년간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으로 재직한 이 의원은 두 기관 중 어느 편을 들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감독을 하려면 지금부터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쌓아야 하는데 그럴 필요가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관점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2년째 잠자고 있는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금감원 사태’를 기회로 한은법 개정안을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한은의 금융 안정 기능을 명문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단독 조사권을 주는 부분은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한은에 제한적인 조사권을 주는 방안에는 찬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시간을 다투는 상황에서는 ‘최종 대부자’인 한은이 조사권을 행사하는 것이 금융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최종대부자란 금융위기의 예방 또는 확산 방지를 위해 중앙은행이 은행 등에 부족한 자금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말한다. 전면 쇄신 압력을 받고 있는 금감원에 대해선 “금융기관과의 유착과 비리, 도덕적 해이에 대해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도 ”현 정부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금감원은 업무량이 늘어나는 데도 우수한 외부 인력을 영입하고 훈련시키지 못했다.”며 본연의 감독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리실이 주도해서 만든 민·관 합동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의 활동에 대해 이 의원은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감독기능 분산,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의 통합 등은 한두 달 안에 결론낼 문제가 아니다. 긴 안목에서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금융감독권 ‘밥그릇 다툼’ 변질 안 된다

    부산저축은행 비리 및 부실검사 사태를 계기로 금융감독원의 감독권 독점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라는 논거를 앞세워 한국은행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금융감독권의 분산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이 거시 건전성 강화를 위해 중앙은행의 직접조사권을 강화하고 있고, 공정한 금융거래 질서 유지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도 감독권의 분산을 통한 협력과 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저축은행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와 금감원 전·현직 직원의 개인적인 유착 비리에 있지 통합감독체계의 문제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제도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운영 과정에서 빚어진 참극이라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9일 출범한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가 명칭에 걸맞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 벌써 회의적인 시각마저 대두되고 있다. 지난 3년간 되풀이된 것처럼 한은과 금융당국 간의 ‘밥그릇 다툼’으로 변질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따라서 우리는 TF가 이해당사자의 목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금융시장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라는 금융감독의 기본 취지에 맞춰 혁신안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헌법의 행정권 조항을 들어 감독권 분산에 반대하지만 행정 제재의 최종 결정권을 금융위에 부여하면 위헌의 소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상근감사제도 대신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지금처럼 사외이사가 연고 중심으로 선임되어서는 상근감사보다 더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확인됐듯 금융영역별 칸막이가 사라지면서 금융상품은 감독당국이 미처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통합감독권이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TF는 금융 검사 및 감독의 모든 부문을 검토대상에 올리되 무조건 바꿔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도 안 된다. 그 이전에 감사가 대주주나 경영진의 그늘에서 벗어나 선량한 감시자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해당사자들은 더 이상의 장외투쟁을 자제하기 바란다.
  • 中, 한자녀 위반 땐 강제로 고아원에?

    중국의 강제적인 ‘한자녀 정책’과 지방 공무원들의 부패가 마침내 ‘아이 몰수’라는 극단적인 사건까지 낳았다. 중국 후난성 샤오양(邵陽)시 룽후이(隆回)현의 산아제한 담당 공무원들이 2002년부터 몇 년 동안 ‘한자녀 정책’ 위반 가정의 어린아이들을 강제로 빼앗아 고아원에 넘긴 사실이 주간지 ‘신세기’를 통해 폭로되자 중국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룽후이현의 산아제한 담당 공무원들은 위반 가정이 일종의 벌금인 사회부양비를 내지 못하면 아이를 빼앗아 성을 샤오(邵)로 고친 뒤 고아원에 넘겨 왔다. 넘겨진 아이들 가운데 일부는 미국 등 해외로 입양돼 부모들과 생이별했고, 고아원 측은 1인당 3000달러 정도의 입양비를 챙겼다. ‘신세기’는 이렇게 ‘몰수’된 아이들이 20여명에 이른다고 폭로했다. 중국 언론들은 10일 이번 사건을 ‘샤오씨 기아(棄兒) 사건’이라고 명명한 뒤 일제히 공무원들과 고아원의 유착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농촌 지역의 경우, 산아제한 담당 공무원들의 월권 행위가 만연해 있고, 농민들이 감히 대항할 엄두를 못내 ‘한자녀 정책’이 일부 공무원들의 배를 불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룽후이현의 공무원들도 고아원에 아이를 넘길 때마다 1000위안 정도의 사례비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부터 인구증가 억제를 위해 강력하게 ‘한자녀 정책’을 고수해 온 중국에서는 두번째 아이를 출산할 경우, 연간소득의 70%가 넘는 거액의 사회부양비를 내야만 아이를 호구(호적)에 올릴 수 있다. 사회부양비를 낼 여력이 없는 농촌 지역의 각 가정에서 두번째, 세번째로 태어난 아이들은 호적이 없는 ‘어둠의 자식들’로 자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실시된 인구센서스에서는 이런 무호적자가 무려 1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