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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 캅스] 112 신고후 경찰 도착시간 내년부터 문자로 알려준다

    [뉴 캅스] 112 신고후 경찰 도착시간 내년부터 문자로 알려준다

    경찰의 112 범죄 신고 시스템이 앞으로 신고자 중심의 ‘쌍방향 체계’로 크게 개선된다. 112 신고자에게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도착 예정 시간과 출동 경찰관 연락처를 알려 주는 것이다. 또 불법 퇴폐 업소 등을 신고할 경우 단속 결과도 추후 통보할 방침이다. 늑장 출동뿐만 아니라 업소와 경찰관의 유착을 막아 치안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까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SMS)를 통한 사건 처리 결과 제공, 스마트폰 동영상 신고, 순찰차량 위성항법장치(GPS) 장착 등 112 시스템 개선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112 신고자는 도착 예정 시간, 순찰차 번호, 출동 경찰관 연락처를 SMS로 전송받는 것이다. 예컨대 112 신고 뒤 “태평로지구대 소속 순11호(010-××××-○○○○)가 출동했습니다. 긴급신고(CODE 1)로 ○분 이내 도착 예정입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는 식이다. 경찰은 또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동영상, SMS를 이용해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112 신고가 대부분 휴대전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SMS와 스마트폰의 GPS를 활용한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풍속업소에 대한 신고를 받았을 때 조치 결과도 SMS로 보낼 계획이다. 단속하지 못했으면 이유까지 신고자에게 설명하도록 지침을 세우기로 했다. 불법 풍속업소를 신고해도 처리 결과를 알 수 없어 경찰이 업소와 유착했다는 오해를 받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서다. 경찰은 또 “즉시 단속을 하지 못한 경우 특별 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향후 단속 결과를 신고자에게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찰은 지방청별로 3회 이상 단속되지 않은 풍속업소 리스트를 작성해 일선 경찰서에 배포하고 관할 구역에 관계없이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경찰은 올해 127억원과 내년 추가 예산을 투입해 모든 112 신고를 지방청 콜센터로 연결시키는 ‘신고 통합화·표준화 작업’을 추진한다. 현행 서울, 경기 등 6개 광역 지역과 같이 다른 지방청도 본청에서 112 신고를 받아 일선 경찰서로 내려보내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112 신고 접수 인원이 부족한 탓에 지역 관할서로 직접 연결토록 해 통화가 폭주하면 기다려야 하는 등 신고에 불편을 겪고 있다. 경찰은 또 지방청별로 운영 중인 112 신고 시스템 프로그램 때문에 사고 발생 지역과 신고 지역이 다르면 출동에 혼선을 빚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표준화하기로 했다. 나아가 ‘112 순찰차 신속배치 시스템’(IDS) 체계도 구축한다. 112 순찰차에 GPS 단말기를 설치해 지방청이 실시간으로 순찰차의 위치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경찰은 “신고 접수 시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순찰차를 ‘급파’할 수 있게 도와 출동 지연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별취재팀
  • 미국 반(反) 월가 시위 확산 양상...700여명 체포

     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명물인 브루클린 다리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내건 시위 참가자들이 이날 브루클린 다리에서 차도로 행진하려다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으면서 브루클린 방향의 차량 통행이 수시간 동안 제한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교통방해와 불법 행진 혐의로 700여명을 체포했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오후 3시 30분 야외 숙소 겸 집결지인 맨해튼 주코티 공원에서 출발해 브루클린 다리에 집결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인도를 벗어나 차도를 따라 다리를 건너려고 시도하자 경찰은 이를 불법시위로 규정해 진압과 해산에 나섰다. 목격자에 따르면 경찰은 경고 방송을 한 뒤 차도를 점령한 시위대에 달려들어 수갑을 채웠으며, 이에 놀란 시위대 일부가 급히 달아나면서 일대 혼란을 빚었다. 브루클린 방향 차량 통행은 경찰의 시위대 해산 작전이 끝난 오후 8시에야 재개됐다.  부패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항의로 2주째 맨해튼에서 진행중인 ‘월스트리트 점령’시위가 심상치 않은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위 첫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참가자는 지난달 30일 2000여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이날 ‘나치 은행가들’‘돈보다 사람이 먼저’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주코티 공원의 캠프에서 뉴욕경찰청까지 평화 행진을 했다.  지지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진보성향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와 스타 여배우 수전 서랜든은 30일 시위에 앞서 캠프를 지지 방문했다. 3만 8000명의 노조원이 있는 미국 교사·교통노조 연합 등 노동단체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경제위기 외에 환경문제, 소수자 차별 등 다양한 의제들이 터져나오면서 시위는 장기화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들은 겨울까지 시위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 점령’시위는 뉴욕 이외 도시로도 퍼져가고 있다. 지난 금요일 보스턴에서는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 건물 밖에서 금융권의 정경유착과 탐욕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3000여명이 참가했으며, 이중 24명이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또한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에서도 유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도가니 신드롬’ 인권불감 자성의 계기 돼야

    광주 인화학교 청각장애 학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의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추가 수사에 나선 가운데 정부는 어제 관계부처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당초 공소사실 외에 추가로 성폭력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솜방망이 처벌 의혹에 대한 사정기관 유착 여부도 가려낼 계획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155개 특수학교 가운데 기숙사가 있는 41개교를 대상으로 장애학생 생활실태 점검에 나선다. 정치권도 복지재단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복지사업법개정안(일명 ‘도가니 방지법’)을 추진하는 등 장애인 인권 개선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성폭력 사건이 이어졌지만 이처럼 국민적 공분 속에 근본대책을 촉구한 적은 없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치부가 그야말로 막장 수준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법 제도를 개선해 장애인 성폭력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영화 ‘도가니’ 논란과 관련해 “그 당시 법과 양형 기준으로 따지면 별로 이상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들끓는 국민의 법감정과는 거리가 있다. 아동 성폭력은 지난해 비친고죄로 법이 개정됐고, 법원의 양형 기준도 높아졌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미흡하다. 한층 비장한 각오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도가니 열풍’이 이를 증명한다. 국민은 인면수심의 성범죄에 대한 터무니없이 가벼운 처벌에 분노한다. 인화학교 사건만 해도 그렇다. 가해자 중에는 공소시효가 끝나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학교에 남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도 있다고 한다. 진상을 밝혀야 한다.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양심의 시효’는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을 새겨듣기 바란다. 최소한 미성년자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만큼은 공소시효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성폭력, 특히 항거불능자에 대한 성폭력 범죄에 관해서는 공소시효를 폐지해 끝까지 죄를 물어야 한다. ‘도가니 신드롬’이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인권 불감을 일깨우는 기폭제로 제 구실을 다해야 한다.
  • 스크린의 힘… ‘도가니’ 세상을 뒤엎었다 재수사 이끌었다

    스크린의 힘… ‘도가니’ 세상을 뒤엎었다 재수사 이끌었다

    청각장애 어린이들의 성폭행을 다룬 영화 ‘도가니’의 파괴력이 걷잡을 수 없다.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정부, 정치권을 움직이고 있다. 지난 22일 개봉 6일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서명은 사흘 만에 5만명을 넘어섰다. 또 법관의 전관예우 비난, 아동 성범죄 공소시효 폐지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사회가 ‘분노의 도가니’에 빠진 상태다. 영화 도가니는 2000년부터 5년여 동안 광주광역시 청각장애인학교인 인화학교에서 잇따라 발생한 장애인 성폭력 범죄를 소재로 삼고 있다. 경찰청은 28일 광주 인화학교 학생 성폭력 사건과 관련한 다양한 의혹에 대해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인화학교에 남아 있는 장애인에 대한 인권과 안전 확보 차원에서 ‘특별수사팀’을 편성, 합의 과정의 외압 여부 등 의혹 내용 전반을 점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5명과 광주지방청 소속 성폭력 전문수사관 10명 등 모두 15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은 ▲가해 교사들의 추가 성폭행 피해 사례수집 ▲관할 행정당국 관리·감독의 적정성 여부 ▲인화학교 내부의 구조적 문제점 및 비리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과거 수사 때 미진했던 부분이나 미온적으로 덮어둔 부분은 없는지, 가해 교사가 2000년 이후 추가 범행을 저절렀는지와 처벌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 “최대한 일사부재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가려내겠다.”면서 “권력 있고 돈 있다고 처벌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 정의로운 법집행 실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과거 사건 기록에 대해 공소장에 명기된 혐의 내용을 제외한 모든 쟁점에 대해 재점검할 방침이다. 또 광주광역시청과 시교육청, 관할 구청, 지역 경찰 등이 인화학교 재단 측과 유착하거나 감시·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이 있는지도 규명하기로 했다. 인화학교 학생 간 성폭행 사건에 대한 의혹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와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인화학교와 인접한 복지시설 인화원에 거주하는 A(15)군이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 또는 추행했다는 신고가 지난해 7월 대책위에 접수됐다. 인화학교 재단 측이 국가보조금을 받는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했는지도 파악하기 위해 특별수사팀에 회계 전문가 등 지능범죄 수사전문가를 포함시켰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박원순과 감동적 경선 통해 반드시 與 이길 것”

    “오늘부터 레이스가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무상급식 때문에 이렇게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서울시민들이 잘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는 25일 민주당 후보로 최종 선출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지지율이 뒤지는 것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상임이사보다 서울시장이 돼야 하는 이유는. -10·26 보궐선거가 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짚어볼 필요가 있다. 무상급식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무상급식 현장에서 누가 그 현장을 가장 애달프게 지켜내려고 노력했는지 한번 정도는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의 일정은. -오늘밤 집에 들어가는 길에 남대문, 동대문 야시장을 가보려고 한다. 지금 서민경제가 너무 어렵다. 어렵게 생활하는 중소상인들의 얘기를 들어보겠다. 또 앞으로 소통의 정치를 위해 시민위원회를 가동하겠다. 오세훈 전 시장이 벌여 놓은 여러 가지 토건사업, 전시행정들을 마무리 짓거나 보완하기 위해서 시민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 →(박 전 상임이사에 대한) 재벌 후원금 문제제기의 기조는 유지하나. -정경유착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비판·견제 세력이 있어야 하고 ‘불가근 불가원’이라는 기본원칙을 얘기한 것이다. →박 전 상임이사는 정치적 검증 기회가 없었는데. -언론인 여러분이 잘해주리라 믿는다. 박 전 상임이사는 아름다운 분이라 생각한다. 박 전 상임이사와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경선을 통해 한나라당을 반드시 누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경원 후보와의 대결은 어떻게. -망가지는 서울시정을 바로잡을 후보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다. 한나라당 후보에게 서울시장을 넘기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갖다 주는 격이고 시정을 바로잡을 수 없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전통상인 계승한 보부상… 일제침략 후 친일파로 변신”

    “전통상인 계승한 보부상… 일제침략 후 친일파로 변신”

    개항(1876년) 이후 한국 기업사를 총정리한 연구서가 나왔다.전우용(49) 서울대 강사가 쓴 ‘한국 회사의 탄생’(서울대출판문화원 펴냄)이다.조선 땅에 ‘회사’라는 것이 어떻게 등장했고, 어떻게 발전했는가를 다뤘다.10여년의 공력을 들인 작업이다.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국사학계에서 기업사 연구는 상대적으로 드문 편인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그는 서울대에서 국사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가 출발점이었다. 일본이나 국내 뉴라이트 진영은 식민지 경험이 도움 됐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바꿔 생각해보면 일본은 당대 제국주의 세력 가운데 가장 후진적이었다. 이는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과의 비교에서도 드러난다.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식민지를 플랜테이션(Plantation)화했지만, 일본은 조선에 대해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일본 자체가 후발 제국주의였기도 했지만, 조선의 자본을 동원할 만하다고 판단해서였기도 하다. 파괴보다 동원할 수 있는 자본이 형성되어 있었다는 것, 이게 중요하다. →그 자본의 역량은 어떤 수준이었나. -대한제국 최대의 자본가가 누구였겠나. 바로 고종황제다. 내장원(왕실 재산을 관리하던 관청)을 통해 기업을 실질적으로 소유했고, 광산, 인삼, 홍삼 같은 이권사업을 쥐고 있었다. 일제가 빼앗은 것은 조선인의 다른 재산, 농지였다기보다 철저하게 이 부분에 집중됐다고 봐야 한다. 가령 친일파로 불리는 송병준은 원래 민씨 일가 겸인이었다. 겸인이란 유력 정치인 집에 드나드는 정치인 지망생 정도로 보면 된다. 학식도 재산도 그저 그랬던 그가 한·일병합 뒤 조선 10대 재벌로 등극한다. 반면 최석주라는 인물이 있다. 탁지부 전환국장, 요즘으로 치자면 조폐공사 사장쯤 되는데 지금이야 중앙은행이 문제 제기하겠지만 그때만 해도 화폐를 막 찍어내도 문제가 없었다. 마구 찍어내서 일부는 착복하고 그랬다. 그래서 그는 민영휘와 함께 당대 최고의 탐관오리로 꼽혔다. 그렇게 부를 쌓아 올렸던 이가 1914년 빈털터리가 돼서 자살한다. 왜 이런 급격한 변동이 일어났겠나. 황실이나 내장원 재산이 일제에 약탈당하면서 그에 연계된 토착자본도 집중적으로 와해됐다고 봐야 한다. →토착자본과 전통상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많다. 보부상과 황국협회가 대표적인데. -보부상을 보따리장수쯤으로 보는 것은 잘못됐다. 그런 보부상도 있었지만 ‘큰손’도 있었다. 이들은 분세(分稅)를 담당했다. 장사할 수 있는 권리를 면허세 형식으로 걷어서 일부는 국가에 바치고 일부는 자신이 가졌다. 조선 후기에 축적된 전통적 관행에 입각해 나름대로의 대응을 한 거다. 내가 주목하는 대목은 바로 이 과정에서 오늘날로 치면 전문 경영인 같은 존재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여러 회사에서 고문을 지낸 김익순(독립운동가 김규식의 삼촌) 같은 존재가 대표적이다. →보부상 하면 고종의 어용부대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그들은 대부분 일제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친일파로 변신한다. 고종 황제가 일제에 맞서 보호해줄 때는 고종 편에, 일제의 승리가 육박했을 때는 일제 편에 가담했다. 그렇다고 이를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외부 압력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제기됐을 때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는 이들은 황국협회로, 새로운 방식을 주장하는 이들은 독립협회로 갈린 것뿐이다. 문제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이들이 정치적 폭압으로 살아남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꿈꾼 자본주의 체제란 어떤 것이었을까. -마르크스적 관점에서 보자면 지주가 자본가로 변신했는지 여부가 가장 관건이다. 그러나 난 자본주의가 반드시 그런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 물자, 사람, 권력, 욕망 등을 자본주의로 파악한 페르낭 브로델(프랑스 역사학자)의 관점이 더 좋다. 조선 땅에 회사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83년 (장통회사·서울 청계천 장통교 주변 상인들이 모여 만든 회사)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주냐, 부르주아냐를 떠나서 말이다. 이들의 머릿속엔 17~18세기 유럽 초기 자본가들과 비슷한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 →일제가 자생적 자본주의의 싹을 밟았다는 내재적 발전론과 어떤 차이가 있나. -발전의 싹을 밟아 없앤 게 아니라 동원당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고질병인 정경유착과 관계 있다. 고종 황제의 방법이 정경유착이었다. 후발 주자들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 중국, 일본, 독일 할 것 없이 모두 그랬다. 그런데 이게 일제 지배라는 크나큰 정치적 변동을 만나면서 확고한 원칙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요즘 자유시장 원칙으로 대기업을 옹호하는 주장에 대한 비판인 듯한데. -결과론적 해석이다. 거꾸로 말해보자. 국제그룹은 경영을 못 해서 전두환 정권 시절에 사라졌나. 다른 대기업들은 경영을 잘해서 정치적 급변 속에서 살아남았나. 그렇다면 경영 능력이란 도대체 뭔가. 대기업들의 힘이 엄청 강해졌다고는 하지만 정치권력이 큰소리 낼 때 대기업들은 일단 주춤하고 고개 숙인다. 정치적 급변기 때 가장 중요한 경영 능력은 세계 경제 흐름을 읽는 눈이나 소비자 욕구 파악 능력보다는 정치권력과의 관계 설정 아니었겠나. 여기에 또 한 가지 요인을 추가하자면 우리 대기업들은 아직 전문 경영인 체제가 아니라 가계기업 체제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오너가 정치권력의 명확한 타깃으로 존재한다. →후속 연구, 즉 근현대 기업사 연구가 기대된다. -어려운 작업이다. 칭찬만 하면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텐데 그럴 수 없으니…(웃음). 광복 직후까지 사람으로 보는 기업사 정도는 한번 더 다뤄보고 싶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방사청 “부패 직원 조기 퇴출”

    잇따른 비리로 체면을 구긴 방위사업청이 부패 직원의 조기퇴출제 도입 등 자정 대책을 내놓았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7일 과·팀장 이상 직원과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주요 직위자 등 160여명이 모여 자정결의대회를 열고 비리에 연루되면 스스로 사직하고, 동료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상호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자정 결의는 최근 군납 건빵과 햄버거빵 납품을 관리하던 방사청 소속 공무원 이모씨의 비리 혐의가 사법 당국에 적발돼 방사청이 압수수색당하는 수모를 겪은 데 따른 것이다. 이 자리에서 노대래 방사청장과 직원들은 금품·향응 수수로 적발되면 스스로 사직하겠다는 ‘청렴실천 결의문’에 서명했다. 방사청은 위반하고도 사직을 거부하면 절차를 거쳐 직권면직 조치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방사청 전 직원이 동료들의 청렴도를 평가하고 최하위 등급을 받은 사람에 대해 특별교육을 받도록 하는 ‘동료평가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특별교육을 거치고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을 때는 조기 퇴출시키기로 했다. 또 5년 이상 특정 분야에 근무할 수 없도록 인사 시스템을 개편해 납품업체와의 유착 고리를 끊기로 했다. 이는 건빵 납품비리에 연루된 이모씨가 원가회계 검증 분야에서만 23년 이상 근무해 납품업체와의 유착을 방치했다는 자성에 따른 것이다. 방사청은 이와 함께 입찰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입찰신청 즉시 가격투찰을 처리하는 한편 담합 정보 제보 업체에 일정 물량의 수의계약을 보장하는 등의 혜택을 줄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감사원, 서북도서 방호시설 ‘부실’ 3명 징계요구

    감사원은 최근 북한 방사포 공격에 취약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서북도서 방호시설과 관련, 국방시설본부의 담당 과장(대령) 등 3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고 22일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 4월 감사를 벌여 시설본부 과장과 군무원 2명 등 3명에 대해 성실의무 위반으로 징계할 것을 최근 국방부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징계를 요구한 이들은 서북도서 방호시설 설치와 관련, 설계 기준을 무시하고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을 설치했으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도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국방부는 “사업의 시급성을 고려해 급히 추진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실무자의 실수로 보이며 절차상 미진한 부분은 있었지만 업체와의 유착 등은 없었다.”면서 “감사원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어 이의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창립 50돌 전경련] (하)각계 제언

    [창립 50돌 전경련] (하)각계 제언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게이단렌(經團連)은 최근 들어 간 나오토 민주당 정부와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재계와 민주당 사이가 그리 좋지 않지만 재계가 정권을 대놓고 비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요네쿠라 히로마사 게이단렌 회장은 지난달 “정부에 엄청난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가 스스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다른 일본의 재계 단체인 경제동우회 하세가와 야스치카 대표간사도 “국민과 정치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면서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정권과 ‘찰떡궁합’ 사이였던 일본 재계가 대지진 등을 계기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 대부분 “부정적” 창립 50주년을 맞는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한 개혁 필요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가 경제 전체가 아닌 몇몇 대기업, 그리고 자기 조직의 이익에만 골몰하는 현 상태로는 일반적인 이익단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대한 로비스트 기관으로 머물려는 모습도 비판의 대상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전경련이 연구 기능을 전문으로 하는 싱크탱크로 탈바꿈하는 등 우리 사회에 비전을 제시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12일 재계 등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전경련의 현 모습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이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대학원 교수는 “대기업들이 뭉쳐서 (정부에) 로비를 하고 선전 활동을 하는 게 전경련이라면 존재 자체가 잘못됐다.”면서 “어느 단체든 긍정적인 역할이 많다면 부정적인 면도 덮어지지만 전경련은 갈수록 존재의 필요성이 희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도 “전경련은 최근 로비 문건 사태에서도 봤듯이 정치권에 로비할 생각만 하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우리 경제에 시급한 중소기업 정상화와 동반성장 등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하는 데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전경련의 발전적 해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 교수는 “전경련이 대기업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성 강화를 꾀하지 않은 채 대기업의 로비 단체로서 정치를 입맛대로 바꾸려 한다면 없어지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한 재계 관계자도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은 상공회의소 등에 맡기고, 과거의 정경유착 관행에 젖어 있는 전경련은 발전적으로 해체, 재계의 싱크탱크로 거듭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전경련을 유지하더라도 조직의 근본부터 탈바꿈시키려는 시도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과 영국경제인연합회(CBI) 등 전경련과 유사한 해외 단체들을 모범 삼아 국민 경제에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中企와 동반성장도 반대 급급 안태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경련의 존재 이유는 대기업들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고,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기업이 사회에서 얻은 이익의 일부를 다시 사회에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공정성 제고가 전경련의 목적이 되도록 조직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경련은 특정 오너가 아닌 회비를 내는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더 나아가 장기적인 입장에서 우리 경제 전체의 청사진과 기업 공통의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두걸·김승훈기자 douzirl@seoul.co.kr
  • 한상대 검찰총장 “종북세력·부정부패 척결”

    한상대 검찰총장 “종북세력·부정부패 척결”

    한상대 신임 검찰총장은 12일 취임 일성으로 ‘부정부패와의 전쟁’과 함께 ‘종북 좌익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또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오만, 무책임 등 검찰 내부의 적과도 먼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장은 이를 ‘3대 전쟁’으로 규정했다. 한 총장은 대검찰청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종북 좌익 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면서 “이 땅에 북한 추종 세력이 있다면 마땅히 응징하고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한번 공안 역량을 정비하고 일사불란한 수사체제를 구축해 적극적으로 수사 활동을 전개하겠다.”면서 “종북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는 결코 외면하거나 물러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 총장의 발언은 이명박 정권 말기 흐트러지기 쉬운 사회적 기강을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공안 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종북 좌익 세력 척결과 관련해 검찰의 당연한 의무라고 밝히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라면서 “검찰총장의 발언 수위가 높기는 했지만 당연히 할 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 총장은 지난 11일 대검 공안부로부터 북한 지령에 따라 남한 내 지하당을 조직하려 했다는 이른바 ‘왕재산’ 사건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장은 부정부패와 관련,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고질적인 유착과 검은 거래가 횡행하는 풍토를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검찰 역량을 총집결해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 내부의 적에 대해서는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른 강력한 감찰을 통해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재진 법무장관도 이날 취임식에서 “자유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어떤 시도에도 비장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혀 사정라인 수장들이 대대적인 공안 정국을 예고했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같은 날 취임한 것은 1993년 3월 김두희 법무장관·박종철 검찰총장 이후 처음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 총장과 권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내년에 큰 선거들이 있는데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보여 달라.”면서 “권력 비리와 교육 비리, 토착형 비리 등 3대 비리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한 총장의 사법연수원 13기 동기였던 황희철(54) 법무부 차관은 이날 퇴임식을 가졌다. 안석·최재헌기자 ccto@seoul.co.kr
  • [창립 50돌 전경련] (상) 무용론에 위상 흔들

    [창립 50돌 전경련] (상) 무용론에 위상 흔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회비만 1년에 10억원 넘게 내고 있지만 우리를 위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그 돈을 광고비로 쓰는 게 훨씬 낫다는 말까지 내부에서 나옵니다.”(국내 10대 그룹 임원) “전경련의 실체는 대한민국에서 돈 많고 힘센 사람들이 단합한 단체입니다. 해체되는 게 바람직합니다.”(유종일 KDI 정책대학원 교수) 1961년 창립된 전경련이 이달 16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고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주도로 설립된 순수 민간종합경제단체로 ‘재계의 본산’, ‘재계의 맏형’으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경련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재계 곳곳에서 들린다. 다원화되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전경련이 과연 필요하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를 대표하는 역할은 고사하고 스스로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전경련이 사회 전체의 공정성과 경제 전체의 발전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변화 못 따라가고… 역할도 축소 11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오는 10월 초에 50주년 공식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병철 전 회장 등 13명의 경제인이 설립한 ‘한국경제협의회’를 전신으로 활동을 시작한 전경련은 경제 성장기에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며 산업 발전을 이끌어왔다.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고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등 재계의 거물들이 전경련을 손수 주도한 것도 이때였다. 그러나 10여년 전부터 주요 기업 오너 회장이 전경련 수장을 맡기를 꺼리면서 무기력증을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초 12년 만에 10대 그룹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취임했지만 사정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전경련은 ‘지천명’(知天命)을 코앞에 둔 최근에는 주요 그룹들에 ‘유력 정치인을 나눠 맡아 로비해 달라.’는 문건을 돌렸다가 되레 궁지에 몰리고 있다. 전경련의 위기는 정경유착으로 대표되던 우리 사회의 병폐가 사라지고 있는 추세와 맞물리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전경련의 가장 중요한 일은 재계의 이해를 한데 모아 정치권에 전달하고 이를 관철시키는 것이었다. 당시가 정치권력 우위의 시대였던 만큼, 반대로 전경련이 재계를 대표해야 할 역할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전경련이 1980년 신군부 집권 뒤 산업합리화 조치와 문민정부 시절 이동통신사업자 자율 선정, 전직 대통령 비자금 스캔들에 따른 재계 자정 결의, 국민의정부 출범 직후 빅딜 협상 등 국내 산업계와 사회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결정의 주역이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경련이 개입할 만한 일들이 많이 사라지면서 역할 역시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은 총수들이 검찰 수사 등을 받으면서 정경유착의 폐습에서 벗어나려는 분위기”라면서 “국내 산업에 대한 정치권의 간섭 강도가 약해지는 데다 글로벌화에 따라 기업들이 정치권의 눈치를 덜 보게 되면서 자연스레 전경련의 존재 가치가 희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 전체의 공정성 제고 위해 노력해야 다원화된 재계의 욕구를 한데 모으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전경련의 위상 약화 요인으로 손꼽힌다. 2000년대 들어 대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이해관계 역시 다양화·다변화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말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찬반 입장이 엇갈렸던 복수노조 문제 등과 같이 전경련이 재계 공통의 이해를 위해 입장을 정하는 것도, 이를 위해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글로벌화가 더 많이 진행될수록 이러한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주영, 김우중 등 재계를 대표할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회장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 결과 전경련이 최근 정병철 상근 부회장-이승철 전무 등 내부 인사들의 전횡에 휘둘리는 구조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는 숨 가쁘게 변해왔는데 기존의 관점에 머물러 있는 인사들이 전경련을 시대에 역행하게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경련이 사회와 단절된 채 일부 대기업의 이해만 추구하는 이익단체로 전락했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재계 관계자는 “통상 전경련 회장이 바뀌면 상근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이 교체돼야 하지만 허 회장 취임 이후에도 정병철-이승철 등 ‘양철’은 권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재계와 전경련이 아닌 자신들의 이해를 위해 움직이면서 전경련의 위상 약화로 연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태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경련이 대기업만이 아닌 사회 전체의 공정성 제고와 우리 경제 전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면 최근의 위상 약화에도 불구하고 존재 가치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두걸·김승훈기자 douzirl@seoul.co.kr
  • 조현오 청장의 굴욕?

    조현오 경찰청장이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재임할 때 내린 ‘유착비리 근절을 위한 경찰 대상 업소 접촉금지 지시’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경찰과 사행성 업주 간 접촉을 금지하고, 접촉 사실을 자진 신고하도록 한 규정이 헌법이 규정한 진술거부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못 박았다. 지난해 1월 조현오 당시 서울청장은 경찰 대상 업소와의 유착비리를 근절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사행성 게임장·도박·성매매업소 관계자들을 접촉 금지 대상으로 지정했다. 경찰 업무 때문에 부득이하게 접촉하더라도 서면으로 먼저 신고해야 하고, 이전에 접촉했다면 청문감사관에게 자진신고하라는 내용도 지시에 포함됐다. 서울청 기동단에서 근무하던 경사 H(42)씨는 2009년 5~7월 평소 알고 지내던 사행성 게임장 업주 김모씨와 40차례 걸쳐 통화한 사실이 있는 데도 신고하지 않았고, 결국 2010년 8월 견책 처분을 받았다. 서울 남대문경찰서가 김씨가 운영하던 게임장을 수사하면서 이런 사실이 드러난 것. 김씨는 징계 처분에 불복, 서울행정법원에 견책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진창수)는 H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H씨가 접촉 사실을 신고할 경우 단순한 접촉 사실의 유무에 따른 징계뿐만 아니라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지닌다는 헌법 제12조 2항을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행성 업주와 통화한 사실 신고하지 않은 경찰 징계는 부당’

    ‘사행성 업주와 통화한 사실 신고하지 않은 경찰 징계는 부당’

     조현오 경찰청장이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재임할 때 내린 ‘유착비리 근절을 위한 경찰 대상 업소 접촉금지 지시’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경찰과 사행성 업주간 접촉을 금지하고, 접촉 사실을 자진 신고하도록 한 규정이 헌법이 규정한 진술거부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못 박았다.  지난해 1월, 조현오 당시 서울청장은 경찰 대상 업소와의 유착비리를 근절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사행성 게임장·도박·성매매업소 관계자들을 접촉 금지 대상으로 지정했다. 경찰 업무 때문에 부득이하게 접촉하더라도 서면으로 먼저 신고해야 하고, 이전에 접촉했다면 청문감사관에게 자진신고하라는 내용도 지시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자진신고하면 책임을 경감해주되, 나중에 접촉 사실이 드러날 경우 유착으로 간주해 엄중 조치하겠다는 공문이 관내 경찰서에 전달됐다.  서울청 기동단에서 근무하던 경사 H(42)씨는 2009년 5~7월 평소 알고 지내던 사행성 게임장 업주 김모씨와 40차례 걸쳐 통화한 사실이 있는 데도 신고하지 않았고, 결국 2010년 8월 견책 처분을 받았다. 서울 남대문경찰서가 김씨가 운영하던 게임장을 수사하면서 이런 사실이 드러난 것. 김씨는 징계 처분에 불복, 서울행정법원에 견책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진창수)는 H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H씨가 접촉 사실을 신고할 경우 단순한 접촉 사실의 유무에 따른 징계뿐만 아니라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지닌다는 헌법 제12조 2항을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청장 지시 이전에는 관련 규정이 없었던 점, 단순한 접촉과 전화통화를 공무원의 청렴의무 훼손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과거에 특별한 제한 없이 수사편의나 정보수집 목적으로 접촉이 이뤄진 것을 사실상 징계사유로 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전경련 ‘기업별 정치인 로비’ 문건 파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정부와 정치권의 반(反) 대기업 정서에 대응, 주요 대기업별로 접촉할 정치인을 배정한 문건을 작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전경련은 각 대기업 사회공헌 실무 임원들과 회의하면서 사회공헌 사업 방안 등을 제시한 자료를 만들어 참석자들에게 배포했다. 문제는 반 기업 정책의 입법 저지를 위해 여야 지도부와 주요 상임위원회 간부 등에 대한 로비를 강화하자고 제안하면서 주요 그룹별로 접촉할 정치인 리스트를 할당한 것이다. 특히 국회 지식경제위와 환경노동위·국토해양위·기획재정위 등 4개 상임위를 중심으로 로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국회의원 전원과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김효재 정무수석·김대기 경제수석을 직접 맡기로 하고, 삼성·현대차·LG·SK·롯데 등 주요 그룹에는 여야 대표와 각 상임위원장 및 간사 등을 배정했다. 이들을 상대로 개별 면담을 하는 것뿐 아니라 후원금 지원, 지역 민원사업 협조 등을 할 것을 전경련은 제안했다. 이에 따라 전경련이 각 기업에 로비 대상을 직접 할당하고 구체적인 로비 방법을 제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경제계의 악몽이던 ‘정경유착’을 다시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특정 정치인에게 집중 로비할 것을 권장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전경련은 이번 기업별 로비 대상 정치인 문건에 더해 동반성장과 초과이익공유제 등 현안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정병철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한국경제연구원의 구조조정을 둘러싼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내우외환에 빠지는 분위기다. 전경련 관계자는 문건에 대해 “사회공헌 회의를 준비하면서 실무자 차원에서 아이디어를 냈다가 폐기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시론] 전관예우와 국가인재 활용 정책/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전관예우와 국가인재 활용 정책/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가 인재의 흐름은 물 흐르듯 하여야 한다. 물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흐르면서 낮은 곳을 찾아 폭 넓게 퍼져가며 흘러 가듯이, 유능한 인재의 배치와 흐름은 적재적소에 잘 스며들어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인재가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여 자기 조직을 위해 기여할 수 있고, 그것이 전체적인 국가 발전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 초석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물이 잘 흐르지 못하고 장벽이 있어 막히게 되면, 전 국토에 고르게 흘러 전체를 적시지 못하게 되고 수자원의 편중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물이 부족한 쪽은 가뭄을 겪고, 반면에 물이 모이는 쪽은 홍수가 일어나게 된다. 수자원 관리의 핵심 요소가 전 국토에 대한 균형적인 물공급인 것처럼, 국가 인재 관리의 핵심 요소도 유능한 인재의 균형적 배치인 것이다. 만약 인재의 흐름에 방해가 되는 장벽이 있어서 그 흐름에 장애가 생기면, 한쪽은 인재가 부족한 현상이 생기고 다른 쪽은 인재가 넘쳐나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우리나라의 인사 제도도 과거에는 계급제가 근간이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장벽이 존재하고 있었다. 정부 내부에서는 부처 간, 중앙과 지방 간, 직종 간, 직군 간 등 상호교류가 자유롭지 못하였다. 또한 정부와 민간 영역 간에도 인재의 교류가 활발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1998년의 경제위기를 전환점으로 공무원 인사제도의 개혁이 이루어졌으며, 이때부터 개방형 인사 제도가 점진적으로 공직사회에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이 개방형 인사 제도의 핵심은 인재의 흐름을 방해하는 장벽들을 제거하고, 유능한 인재가 제도적인 규제로 인하여 적임인 직책에 임명되지 못하는 폐단을 없애고, 연공서열에 관계없이 발탁 인사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개방형 인사 제도가 확산되는 과정에 새로운 이슈가 등장하였다. 민간과 정부의 인재들이 상호교류하면서 발생되는 민관 유착의 문제와 공무원의 전관예우 문제가 그것이다. 공직이 로비의 대상이 되고 이 과정에서 부패 현상이 만연한다면, 이것은 원래 개방형 인사 제도의 도입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따라서 전관예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공직자윤리법을 강화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이며, 그 실행에 있어서도 한치의 오차 없이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즉, 부패의 우려가 있다고 해서 개방형 인사 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공무원 출신이 민간 영역에 진출하여 역량을 발휘하는 것을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경제 발전기에는 민간 기업에 공직자 출신들이 영입되어 많은 긍정적 기여를 하였다. 따라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과거와 같이 역량에 기반한 영입이 아니라 정부에 대한 로비를 목적으로 영입되고, 그 대가로 과도한 보수를 받는 관행 때문이다. 민간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라면, 법률의 규정에 따라 2년 정도 적절한 냉각 기간을 거친 뒤 적절한 보수를 받으면서 근무한다면 오히려 격려해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국가 인재의 자연적인 흐름이 막히면 그것은 물의 흐름이 막혔을 때 일어나는 수재와 같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패 요인을 배제하고 성공적인 개방형 인사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물이 흐르는 것과 같은 인재의 흐름을 막고 규제하기보다는, 공직자와 공직퇴직자들의 윤리 의식 확립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철저한 국가관과 사명 의식 및 청렴 의무는 공직자의 기본적 행동강령이며, 법률적인 의무이다. 이는 공직을 떠나서도 당연히 강조되고 적용되어야 한다.
  • 세무조사 남용 견제장치 만든다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대한 투명성과 청렴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조리를 저지른 직원에게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조사권 남용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한다. 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개인이나 법인에도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3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세무조사 투명성 및 청렴성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부산2저축은행 금품 수수 사건과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의 과다 수수료 문제 등 최근 전직 직원들의 잇단 비리로 땅에 떨어진 국세청의 이미지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8월 취임 초부터 국세청 개혁을 위해 칼을 빼어 든 이현동 청장의 자정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된다. 이 청장은 앞서 지난달 전국 조사국장회의에서 기업 등 외부인으로부터의 향응 및 골프 접대 금지를 주문했고 실제로 골프 접대를 받은 직원들에 대해 최근 좌천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국세청은 우선 세무 조사 과정에서 조사 기간 임의 연장 등 조사권 남용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만들기로 했다. 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부조리에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세무조사 기간 연장 시 외부에서 임명한 납세자보호관, 납세자권익보호위원회의 심의를 보다 까다롭게 적용할 방침이다. 내부 부조리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세금 탈루를 목적으로 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기업이나 개인에 대해서도 세무조사의 강도를 높여 ‘금품을 주면 더 큰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조사 집행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현재 실시 중인 지방청 간 교차 세무조사를 활성화해 지연 연고기업 등과 지방청과의 유착 및 청탁 소지를 사전에 차단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와 함께 조사팀과 납세자 간에 과세 여부에 대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제3의 기구에 과세 기준, 과세 사실 판단을 자문토록 하고 조사팀원 전원이 참여하는 토론식 보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사설] 공군총장이 군사기밀 유출한 대한민국

    공군참모총장 출신의 무기중개업체 S사 대표 김모씨가 미국의 유수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에 공군의 전력증강 사업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4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국방중기계획, 합동군사전략목표기획서 등 공군의 2·3급 군사기밀을 12차례나 빼돌렸다는 것이다. 김씨와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예비역 공군 수뇌부도 유출작업을 도왔다고 한다.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다. 도덕적 해이와 안보 불감증을 넘어선 ‘안보 매국노’ 짓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전직 공군참모총장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공군참모총장은 대한민국 공군을 대표하는 유일한 4성장군이다.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는 최고 사령관인 전직 공군참모총장의 이 같은 파렴치한 행태를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대한민국의 영공에 치욕적인 구멍이 뚫렸다는 자괴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를 더 슬프게 하는 것은 이같은 일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점이다. 1993년에는 군전력 현대화사업인 ‘율곡사업’과 관련해 이종구·이상훈 전 국방장관, 한주석 전 공군참모총장, 김철우 전 해군참모총장이 뇌물을 받아 사법처리됐다. 그런 뒤 몇년이 지난 1996년에는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이 백두사업 응찰업체의 로비스트로 활동하면서 입찰과정에 의혹이 불거지고, 당시 이양호 국방부장관과 린다 김과의 부적절한 관계 등이 드러나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국방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방산업체, 무기중개업체 등의 예비역 간부 및 장성에 대한 전관예우 실태는 물론 퇴역자와 현역과의 유착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군사기밀 유출의 재발 방지를 위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군사기밀보호법 위반과 관련된 판결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20여건 있었으나 대부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법망이 허술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사기밀을 재분류해 법원이 국가안보에 현실적인 위험을 초래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래야 솜방망이 판결이 줄어든다. 이를 위해 국회도 북한과 ‘적국’을 위해서 한 간첩행위만 처벌하도록 돼 있는 현행 국가보안법 가운데 ‘적국’을 ‘외국’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는 만큼 이를 처리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 수해 나면 속으로 웃는 공직자 있다?

    수해 나면 속으로 웃는 공직자 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하 지원관실)의 공직기강 점검 때 전 국가 기관 중 국토해양부가 지적·시정 사항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지원관실의 문서등록대장에 따르면 국토부는 2008년 7월 21일부터 2010년 6월 30일까지 지원관실에서 진행한 공직기강 점검 때 조직 운영 문제점 등 여러 사항에 대해 지적을 받았고, 해당 지적 사항에 대한 조치·처리 결과를 12건이나 지원관실에 보고했다. 이 같은 현상은 1기 체제인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시절은 물론 류충렬 공직복무관리관의 2기 체제(공직복무관리관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 관계자들은 “요즘도 국토부, 지식경제부, 고용노동부 등 경제 부처 비리가 난형난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토부의 경우 어떤 유형의 비위가 가장 많다고 특정하긴 어렵지만 조사해 보면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공사’ 관련 비리가 많다고 총리실 관계자들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토부 간부들은 승진을 위해 업자들과 결탁한 경우도 있다.”면서 “업자들이 브로커로 나서 정치권에 인사 로비를 한다.”고 말했다. 골프 접대는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각 지방국토관리청 청장이나 국장들은 ‘골프 접대’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익산지방국토관리청 등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해 복구 관련 얘기는 충격적이다. 총리실 A씨는 “국토부 일부 직원은 요즘처럼 수해가 나면 속으로 좋아한다.”면서 “수해 복구는 긴급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이기 때문에 입찰을 안 하고 수의계약을 한다. 그동안 돈 받은 업자들에게 나눠줄 공사가 늘어난 셈이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비가 와서 싹 쓸려 내려가야 돈이 된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라면서 “이번 수해 복구 때 예산 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수해 복구와 관련해 총리실이 국토부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A씨는 “연간 7~8명이 구속돼도 안 변한다. 싹싹 훑어도 겉으로 드러나는 비리는 조족지혈”이라고 꼬집었다. 총리실 B씨는 “지경부는 산하기관이 많은데, 지경부와 그 기관들이 유착된 비리가 많다.”면서 “특히 인사 비리와 내부 정보를 활용한 주식 관련 비리가 주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그는 “승진과 관련해 지경부와 지경부 산하단체의 상납 등 유착 첩보는 끊이지 않는다.”면서 “산하단체 간부들은 직을 유지하기 위해 장관이나 차관에게 줄을 대려 하고, 실·국장급 등 간부들에게 로비한다는 게 골자다.”라고 전했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당 이득을 취한다는 제보도 적지 않다고 한다. B씨는 “모 업체의 해외 자원 개발과 관련해 지경부 직원들이 사전에 정보를 입수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올렸다는 첩보도 있다.”고 말했다. 고용부 비리도 뒤지지 않는다. 총리실 C씨는 “고용부는 금품 수수가 가장 많고, 업체 유착 비리도 가관”이라면서 “국토부 연찬회 파문에 이어 고용부발 사정 태풍이 관가를 휩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이 정도 방안으로 금융감독 쇄신 되겠나

    국무총리실이 어제 내놓은 금융감독 혁신방안은 미흡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다.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불거지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월 4일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해 국무총리실 내에 금융감독혁신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다. 금융감독혁신 TF는 저축은행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예금자 보호책임이 있는 예금보험공사의 검사권한은 다소 강화하는 대신 금융감독원의 재량권은 다소 줄이는 내용의 대책을 내놓았다. 인·허가, 공시, 검사·조사·감리 등 비리 발생 위험부서에 대한 순환배치 기간을 종전의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것도 혁신방안으로 제시됐다. 은행·증권·보험 등으로 나뉜 권역별 조직을 기능별 조직으로 바꾸는 내용도 있다. 물론 이러한 것도 금융감독 소홀, 비리 및 유착 등으로 심화된 금융감독 불신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근본대책으로는 부족하다. 민·관의 전문가들이 3개월간 숙고 끝에 내놓은 혁신방안으로는 낙제점이라 할 만하다. 처음에는 무엇을 할 것처럼 요란했지만 내용물은 별로 건질 게 없는, 대표적인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다. 게다가 취업제한대상을 종전의 2급 이상에서 4급 이상으로 확대하고,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금융회사 감사 추천 관행을 철폐하겠다는 내용은 이미 금감원에서 발표한 내용을 재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감독·검사의 독립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높이는 차원의 하나로 금융위원회 임명직 위원의 임기보장을 통한 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어이가 없다. 금융위 위원들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아 그동안 금융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나. 본말(本末)이 한참 전도(顚倒)됐다. 금융감독혁신 TF가 내놓은 방안은 현재의 금융감독체계를 부분 손질하는 데에 불과하다. 근본적으로 금융감독체계를 쇄신하는 데에는 별 효과가 없을 듯하다. 금감원과 금융회사의 유착을 없애거나 대폭 줄이려면 감사 추천관행을 철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추천권 폐지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아예 갈 수 없도록 해야 유착과 비리를 상당폭 줄일 수 있다. 금융감독혁신 TF는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 제재권(금융위)과 검사권(금감원) 분리 등 민감하거나 중요한 사안은 피해갔다. 이 정도의 안으로는 금융감독이 쇄신될 수 없다.
  • ‘해킹 연루’ 英총리 고개 숙였지만…

    해킹 파문으로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결국 ‘자기방어’에 그쳤다. 이날 캐머런 총리는 성명을 통해 해킹 사건의 주범인 뉴스오브더월드 편집장을 지낸 앤디 쿨슨을 자신의 대변인으로 기용한 데 대해 “물론 후회하고 있다. 소란을 일으켜 너무도 죄송하다.”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자신의 낙마 가능성에 집중된 세간의 관심을 쿨슨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듯 “해킹 사실을 알았다면 그를 기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해킹 혐의가 유죄로 밝혀진다면 그는 심각한 범죄 혐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자신과 거리를 뒀다. 이에 대해 BBC는 “쿨슨을 옹호해 온 총리가 이제 쿨슨이 떠내려가게 내버려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캐머런의 사과가 충분치 않다며 “캐머런 총리가 자신의 주위에 ‘침묵의 벽’을 쌓으며 재앙에 가까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캐머런 총리가 쿨슨 전 뉴스오브더월드 편집장이 대변인으로 부적합하다는 경고를 5차례나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캐머런 총리는 자신의 측근들이 경찰을 만나 뉴스오브더월드의 전화해킹과 경찰 매수에 대한 조사를 무마시키기 위해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그는 또 조만간 조사단을 꾸려 언론의 윤리와 행동강령 등에 대한 폭넓은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내가 진 가장 큰 책임은 이 엉망진창인 상황을 규명해 내는 것”이라는 말로, 사태를 수습 국면으로 돌리려 했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언론, 경찰 간의 뿌리 깊은 ‘삼각 유착’ 의혹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해킹 파문으로 체포된 뉴스오브더월드의 전 부편집장 닐 월리스도 지난해 총선 직전 캐머런 총리의 당선을 위해 쿨슨의 비공식 자문으로 일한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캐머런 총리는 “월리스가 쿨슨에게 자문을 해줬을 수는 있지만 보수당으로부터 급여는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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