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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세월호 검찰 수사 성과 없진 않지만 미흡하다

    304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검찰은 사고 후 5개월여 동안 전국 지방검찰청에서 진행한 수사 결과를 어제 발표했다. 선사 측이 세월호를 무리하게 증축했고 과적으로 복원력을 잃은 상태에서 조종 미숙으로 배가 왼쪽으로 기울면서 침몰했다는 게 사고 원인에 대한 검찰 발표의 요지다. 그러나 사고 원인 외에 사망한 유병언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 등 검찰이 풀지 못한 의혹이나 수사가 미진한 부분은 남아 있다. 여전히 합의를 보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세월호 특별법이 언젠가 제정되면 법이 지정한 특검 등 수사 주체가 미흡한 검찰 수사를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외형상 검찰 수사는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모두 399명을 입건하고 그중에서 15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세월호를 운항하는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이자 전 세모그룹 회장 유씨 일가의 재산 1157억원에 대해 추징보전 조치하고 1222억원 상당을 가압류했다고 한다. 해운업계 전반의 구조적 비리에 대한 수사에도 나서 한국해운조합 등의 불법 행위를 적발하는 등 사고를 일으킨 원인(遠因)과 배경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수사 목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완전히 풀진 못했다. 물론 세월호가 침몰한 게 아니라 암초와 충돌했다거나 폭침을 당했다는 등의 유언비어에 가까운 의혹들은 검찰 수사에서도 부정됐고 이에 대해서는 더 논란을 이어가서는 안 된다. 아쉬운 것은 유씨 일가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전혀 캐내지 못한 점이다. 유씨가 사망해서 수사 자체가 어려웠기도 하겠지만 작은 유착관계조차 밝혀내지 못한 점은 검찰의 수사력을 탓할 수밖에 없다. 검찰이 이 대목에서 한 일이란 ‘50억 골프채’ 의혹이 확인 결과 사실무근으로 드러났고 로비리스트나 비밀장부 같은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해명성 수사뿐이다. 책임자 처벌에서도 검찰은 ‘꼬리 자르기’식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단 1명도 구조하지 못한 해경에 대한 처벌 결과는 목포해경 123정 정장을 불구속기소한 것이 전부다. 즉시 현장으로 출동하지 않은 목포해경서장이나 신고 전화를 받고 지침대로 대응하지 않은 목포해경 상황실 관계자 등에 대해서는 모두 면죄부를 줬다.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을 기소하긴 했지만 민간구조업체 ‘언딘’에 정보를 줬다는 혐의여서 구조 책임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 양보하지 않고 있는 것도 검찰의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유가족들의 요구가 무리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의혹을 풀고 미진한 수사결과를 보충하자면 특별법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물론 철저하게 증거로 뒷받침하는 법률 위반 행위를 찾으려 하면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를 규정하기란 어려운 문제다. 이는 검찰이나 특검도 마찬가지다. 국사(國事)를 총괄하는 대통령이나 청와대에서 참사와 관련한 위법 행위를 밝힌다는 건 더욱 어려울 것이다. 법과 국민감정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유가족이나 국민 다수는 이번 수사 결과보다는 좀 더 진전된 내용을 기대했기 때문에 실망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특별법이 빨리 타결돼서 한발이라도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한다.
  • 공익신고 2012년 1153건 → 올 9월까지 5374건 매년 급증

    공익신고 2012년 1153건 → 올 9월까지 5374건 매년 급증

    배우 김부선씨의 제보로 시작된 서울 성동구 옥수동 H아파트 난방비 비리 수사에서 경찰은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27개월간 해당 아파트의 난방비 1만 4472건 중 가구당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온 건수가 300건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씨처럼 국민 건강이나 안전, 소비자 이익,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신고, 제보하거나 수사 단서를 제공하는 사람을 ‘공익신고 제보자’라고 한다. 공익신고 제보자를 법적 테두리에서 보호해 줄 수 있는 공익신고제도가 생긴 지 만 3년이 되면서 공익침해신고자가 급증하고 있다. 5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공익신고는 2011년 9~12월 292건, 2012년 1153건, 2013년 2876건, 올 9월까지 5374건으로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전체 신고 건수 가운데 유해식품 판매 등 건강 관련이 5894건으로 60.8%를 차지했고 불법 주정차, 소방시설 미비 등 안전 관련 신고가 846건(8.7%), 폐기물 불법 매립 등 환경 분야가 597건(6.0%), 쇼핑몰 불법 행위, 원청업체의 횡포 등 공정 경쟁 분야가 188건(1.9%) 순이었다. 2011년 3월 공익신고자보호법 제정 전까지 내부 비리나 유착 관계를 수사기관 등에 제보, 신고하면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것은 물론 법적 보호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제보 내용이 유출돼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제보자 신분 비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9년 어린이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씨랜드 참사의 경우 담당 공무원이 1998년 화재에 취약하다며 관내 청소년수련시설의 진입로 허가를 반려했지만 군청 간부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허가를 내주라고 압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 비리에 저항한 해당 직원은 끝내 좌천되고 씨랜드는 청소년수련시설으로 허가됐다. 또 열차 탈선 위험을 언론에 제보한 역무원들은 파면당하거나 정신적 고통으로 자살했고 서울 용산 주둔 미8군에서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를 한강으로 방류한 사실을 제보한 주한 미군 군무원은 재계약을 거부당했다. 이처럼 공익신고자들은 신변에 위협을 느끼거나 직장을 잃는 경우가 많다. 제보자가 신변 위협 등을 이유로 권익위에 신청하는 보호조치는 2011년 6건, 2012년 11건, 2013년 17건, 올해 9월까지 8건이다. 제보자 보호조치에 대한 이행 능력 부족, 공익침해 행위에 대한 범위가 제한적인 점 등 지난 3년간 시행됐던 공익신고제도의 미비점이 드러난 만큼 권익위는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익침해 행위 대상(적용) 법률을 현재 180개에서 280개로 확대하고, 행정소송이 제기되더라도 보호조치 결정의 효력을 정지하지 않는 등 범위 확대와 보호 강화가 주된 내용이다. 또 조치 결정 불이행에 대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위반 때 양벌규정을 도입해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등 공익침해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공익신고자 보호법 3주년 토론회’에서도 전문가들은 공익신고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만큼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권익위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익침해 행위를 목격한 경우 신고하겠다는 경우가 전체 응답자 1279명 가운데 92%에 달했다. 공익신고자에 대한 이미지도 ‘용기 있는 양심’(55.9%), ‘세상을 바꾸는 힘’(31.5%) 등으로 긍정적이었다. 권익위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국민은 공익신고자에 대한 철저한 보호와 사회적 인식 개선이 공익신고 활성화의 과제라고 꼽았다”며 “3주년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토대로 전문가들과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 관련 법 개정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檢 ‘철피아’ 비리 18명 기소

    세월호 참사 이후 민관유착 척결을 위해 시작된 검찰의 첫 번째 ‘관피아’(관료+마피아) 수사인 철도비리 수사가 현직 국회의원 2명을 포함해 모두 18명을 기소한 가운데 4개월여 만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번 수사를 통해 정치인과 공무원, 철도시설공단, 철도부품 납품업체가 얽힌 비리 복마전이 그대로 드러났다. 정치권은 또다시 ‘방탄국회’로 비리 정치인을 보호해 실망감을 안겼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3일 철도비리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조현룡(68) 새누리당 의원 등 8명을 구속기소하고, 뇌물을 주고받은 철도시설공단 간부와 업체 대표 등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호남고속철도 궤도공사 2개 공구 입찰에 담합한 기업 2곳도 기소했다. 조 의원은 부품업체인 삼표이앤씨 측으로부터 납품로비와 정치자금 등의 명목으로 1억 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5일 구속기소됐다. 같은 당 송광호(72) 의원은 레일체결장치 제작업체 AVT에서 사업 편의 청탁과 함께 6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송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국회에서 부결됐다. 권영모(55)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은 호남고속철 납품업체 선정 청탁과 함께 AVT에서 3억 8000여만원을 받아 김광재(사망)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게 3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밖에 철도설계·토목 업체 9곳에서 모두 2억 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감사 편의를 봐준 감사원 4급 감사관 김모(51)씨도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철도시설공단에서는 전 감사 성모(59)씨와 전 부이사장 오모(61)씨가 부품업체에서 각각 2000만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는 등 많은 간부들이 업체의 편의를 봐주고 금품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철도시설공단과 관련 업체의 고질적인 유착뿐 아니라 정치권, 감사원 간부들의 특정 업체 비호도 확인했다”면서 “업체 관계자의 횡령 등 개인비리 등 수사를 이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공공기관 LED 국고보조금도 ‘눈먼 돈’

    공공기관 LED 국고보조금도 ‘눈먼 돈’

    공기업과 국책연구소 등 10곳 중 8곳이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발광다이오드(LED) 보급 사업의 국고보조금을 떼어먹거나 유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랏돈을 눈먼 돈 취급하는 행태는 공공기관도 다르지 않은 셈이다. 국무총리 소속 부패척결추진단은 29일 LED 보급 사업의 보조금을 받는 공사, 병원, 연구소 164개 공공기관 가운데 10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8개 기관에서 불법하도급, 보조금 허위 청구 등의 수법으로 20억원의 지원금을 부정사용했다고 밝혔다. 2012∼2013년 정부는 전력소비를 줄여 나간다는 취지로 전력산업기반기금 가운데 179억원을 LED 보급 사업의 보조금으로 지원했다. 결국 표본조사 결과에 따라 전체 보조금의 8할에 해당하는 143억원의 보조금이 엉뚱하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패척결단은 적발된 보조금 편취·유용 기관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환수 조치하고, 불법하도급 과정에서 공사업체와 유착해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는 일부 공사 간부 등 5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보조금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관계 부처가 연 1회 이상 보조금 수급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2011년부터 13년까지 전통시장 등 민간에도 LED 보조금을 321억원을 지원한 만큼 이에 대한 점검도 추진한다. 한편 부패척결단은 서민층 주거안정기금 대출 비리를 조사해 2012년 7월 이후 모두 76개 업체가 국민주택기금 247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적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적발된 기업들은 실제 운영하지 않는 유령회사를 차리고, 노숙자 등을 허위 임차인으로 내세워 허위서류를 만든 뒤 무주택 서민 등을 위한 은행의 전세대출금을 조직적으로 빼돌려 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대출금 사고로 인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대위변제액이 해마다 60~80%까지 급증해 왔다. 대위변제액은 임차인의 이자 연체 등 사고발생 때 공사가 은행에 채무를 대신 상환해 주는 것을 말한다. 부패척결단은 이와 함께 불량 불꽃감지기 2만대를 제조해 발전소·문화재 등 국가 주요 시설에 납품한 업체 등 312건을 적발하고 동종업체 제품 전체에 대해 불량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또 공공기관 임원이 직원채용과 인사청탁의 대가로 54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사례도 부처 합동수사로 적발했다. 경찰청은 내부 자정 차원에서 금품수수·사건청탁·정보유출에 대한 자체 감찰을 통해 177명을 적발했다고 부패척결단이 전했다. 부패척결단은 앞으로 매월 ‘부패척결 관계기관 실무회의’를 열어 부처별 부패척결 추진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부패척결단은 세월호 참사 후 국가개혁 조치에 따라 지난 7월 출범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현장 블로그] ‘1+3 국제전형’ 경찰의 뒷북수사

    최근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돌연 사퇴와 관련, 언론과 국민의 관심은 박근혜 정부의 부실한 인사검증 시스템에 쏠렸습니다. 하지만 5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른바 ‘1+3 국제전형’에 농락당하는 과정에서 대학과 유학원의 유착 의혹을 샅샅이 살피지 않은 경찰의 부실 수사는 간과됐습니다. 2010년 이후 대학가에서 유행했던 ‘1+3 국제전형’의 본질은 유학원과 대학이 손잡고 학교 ‘간판’을 이용해 학생들을 모집한 ‘유학 장사’였습니다. 대학은 학교 이름과 장소를 제공하고, 유학원은 학교 이름을 빌려 학생을 모집했습니다. 학생들이 낸 등록금 732억원 중 절반(356억원)을 유학원이 챙겼다는 데서 양측의 유착 의혹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는 2012년 교육부가 해당 프로그램을 고등교육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폐쇄 명령을 내린 시점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송 전 수석이 서울교대 총장 시절 대학 부설기관인 평생교육원에서 1400만원의 불법 수당을 받았다가 교육부 감사에 적발돼 돌려준 사실이 있었는데도 추가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수백억원의 등록금을 받아 챙긴 대학과 유학원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당사자들 간의 자금 흐름 등 계좌 추적조차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개인 비리 수사가 아니라고 강조한 경찰은 대학들이 교육부 장관 인가가 필요한 프로그램이란 사실을 인지하고도 운영했다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미 2년 전에 교육부가 내린 결론인데, 단단히 뒷북을 친 셈입니다. 감사에서 드러난 불법 수당조차 간과한 경찰이 대체 무엇을 수사했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담당 경찰의 특진 신청까지 올리는 등 생색내기에만 바쁜 모양새입니다. 5000명 넘는 학생들이 대학과 유학원에 속아 피해를 당했지만 교육부와 대학은 피해 보상은커녕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실에 따르면 송 전 수석이 그 학생들이 낸 돈으로 개인 특강비와 관리 수당, 여비를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서울교대에만 해당하는 일은 아닐 겁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의 진실 규명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젊은 여성의 이유 없는 난임… 갑상선기능 이상 의심해봐야

    젊은 여성의 이유 없는 난임… 갑상선기능 이상 의심해봐야

    결혼한지 5년이 지난 젊은 주부 임지연(31세, 가명)씨는 지난 4년간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임신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 동안 지연씨는 임신을 위한 노력으로 난임치료에 관한 정보를 난임병원과 산부인과 커뮤니티에서 보고 불임에 좋은 한약, 임신에 도움이 되는 보약을 지어 먹기도 하고, 하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요가를 배우기도 했다. 하지만 과연 올해는 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불안해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2년 전국 결혼 및 출산동향 조사’에 따르면 피임 경험이 없는 20∼44세 기혼 여성 969명 중 32.3%가 ‘임신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2009년에 비해 6.1% 증가한 수치로, 가임기 기혼 여성 3명 중 1명이 불임을 경험했고, 이 중 35세 이하의 젊은 부부 7쌍 중 1쌍 정도는 불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는 임신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불임(不姙)이란 용어를 썼지만, 최근엔 임신이 어려운 상태라는 난임(難姙)이란 표현을 쓴다. 난임은 피임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로, 35세 이상 여성의 경우 6개월간 임신이 안될 때 난임을 의심할 수 있다. 이처럼 최근 지연 씨와 마찬가지로 젊은 나이에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임과 난임으로 고통 받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보통의 난임 여성은 산부인과를 찾아 검진을 받는다. 검진을 통해 난임의 원인을 검사하게 되는데 과거에 사고 등으로 인한 난관이나 나팔관의 유착 등이 발견되거나, 복막염을 앓은 병력이 원인인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난임의 경우 특별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임기 여성의 불규칙한 생활습관, 흡연 또는 음주 등이 원인이 아닌 경우, 호르몬 이상으로 난소 기능이 활발하지 못해 난자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면서 배란이 불규칙적인 데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난소의 기능과 난자의 성숙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기관이 갑상선이다. 갑상선은 여성의 생리와 임신, 유산, 출산, 태아의 건강 등 전반적인 임신과 출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내분비 기관이다.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갑상선호르몬이 인체의 모든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성장하게 하는 호르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임신에 있어 갑상선의 중요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이 저하된 여성들은 난임 외에도 만성피로, 수족냉증을 비롯해 생리불순, 생리통, 월경전증후군(PMS)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 밖에 전신증상으로는 변비, 소화불량, 피부건조, 체중증가, 부종, 알레르기, 탈모, 우울증, 건망증 등의 증상들이 동반된다.. 행복찾기한의원 차용석 원장은 “난임 부부의 경우 단지 난소와 자궁의 기능 외에도 반드시 갑상선 기능을 고려해야 임신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뿐만 아니라 갑상선기능항진증도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갑상샘자극호르몬(TSH)의 수치를 보아가면서 적절한 처방과 필요한 약재를 가감하는 정확한 원인치료를 통해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없이 비교적 쉽게 자연스러운 임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차 원장은 이어 “면역 기능 회복을 통한 갑상선의 자연 치료는 임신의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임신된 뒤에도 호르몬 이상 없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다”며 “갑상선 저하증의 경우 대사를 회복시키는 활갑탕, 갑상선 항진증의 경우 대사를 조절하는 보갑탕, 한약의 성분을 신경에 주입하는 체질면역약침, 식이 및 체중관리, 체내 독소 배출로 증상 호전에 도움을 주는 면역치료로 난임의 원인인 저하된 갑상선기능을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행복찾기한의원은 ‘2013 대한민국 소비자신뢰 대표브랜드대상’ 갑상선전문병원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설] 기업체 법인카드 갖고 다녔다는 국토부 간부

    국토교통부 고위공무원이 건설업자로부터 접대받은 사실이 드러나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졌다. 해당 고위공무원의 지갑에는 기업체의 법인카드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국토부 감사관실은 당사자가 “법인카드를 수령한 뒤 사용한 내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애써 강조했다. 비위에 추상같아야 할 감사관실이 무엇 때문에 해명을 해주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이없는 사건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도 아닌 기획관리실장이라고 한다. 기획관리실장이 어떤 자리인가. 정무직인 장관과 차관을 제외하고 각 부처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직업공무원의 한 사람이다. 해당 부처의 운영을 총괄하는 중요한 직책이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정책에서는 책임만큼이나 권한도 막강하다. 관련 업계의 시각에서는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고 해도 과장만은 아니다. 그럴수록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지 않는다는 자세로 일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놀라울 뿐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호(號)는 지금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참사의 가장 중요한 원인을 공직사회의 그릇된 관행이 제공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침사 이후 이른바 관피아 관행은 척결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번 사건은 공직자와 업계의 직접적인 유착이라는 점에서 악성(惡性) 중의 악성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비리를 발본색원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회적 비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것인가에 골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국토부는 사건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15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청렴 실천 다짐행사’를 가졌다. 서약식에서 ‘부정부패 척결 결의문’을 채택하고 전 직원이 청렴생활 실천 다짐문을 제출했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청렴 세리머니가 뜬금없어 보였지만 결국 이 사건이 공개될 것에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짙었음을 짐작게 한다. 사건의 공개 시기 또한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맞추어 파문을 최대한 줄이려 했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국토부는 이번 사건을 감사관실 차원에서 조사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감사관실의 설명과 당사자의 해명처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술자리였고, 정말 신용카드도 사용하지 않았는지는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 밝혀질 것이다. 청렴의식은 청렴대회를 한다고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국토부는 비위공무원을 공직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 ‘송전탑 돈봉투’ 한전 자금출처 수사 방침

    ‘송전탑 돈봉투’ 한전 자금출처 수사 방침

    경북 청도군 각북면 송전탑 반대 주민들에게 수백만원이 든 돈 봉투를 전달한 청도경찰서장이 직위 해제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주민들에게 전달된 돈의 출처도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12일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에게 100만~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돌려 물의를 일으킨 이현희 청도경찰서장을 직위 해제했다. 후임에는 송준섭 대전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을 발령했다. 경찰청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직후 감찰요원 5명을 청도로 급파해 청도경찰서장과 직원들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청은 금품 출처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면서 필요할 경우 강제 수사도 병행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뿌려진 돈이 한전 직원의 개인 돈인지 한전에서 따로 만든 비자금인지 철저히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전탑반대대책위는 이날 경북경찰청 앞에서 한전과 경찰의 유착관계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송전탑반대대책위는 “한전과 경찰의 유착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더러운 돈으로 주민 투쟁을 모욕하지 말고 불법 공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돈을 경북경찰청에 돌려주었다. 앞서 청도경찰서의 한 직원이 지난 9일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에 사는 주민 6명에게 서장 이름이 찍힌 돈 봉투 1600만원을 전달했다. 이 가운데 2명은 받은 돈 800만원을 돌려줬으나 4명은 자녀가 대신 받거나 경찰서 직원이 두고 가는 바람에 돈을 보관해 왔다. 이 서장은 “당시 한 할머니가 한전 측에서 치료비를 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해 한전 측으로부터 돈을 받아 경찰서 간부를 통해 전했다”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송전탑반대위 측은 “할머니들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돈을 먼저 요구한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청도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커버스토리] ‘명량’에 묻혀 피지도 못한 영화꽃들, 뒤늦게라도 피어볼까

    [커버스토리] ‘명량’에 묻혀 피지도 못한 영화꽃들, 뒤늦게라도 피어볼까

    곁에 있는 사람, 혹은 파워블로거나 언론이 재미있다고 추천하면 그 영화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본 영화라면,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혹은 그저 궁금해서 보게 된다. 본의 아니게 좋은 영화보다는 많이 보는 영화에 쏠리기 십상이다. 이렇듯 영화 선택에는 ‘밴드웨건 효과’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크다. 잘되는 영화는 더 잘되고, 안 되는 영화는 아예 선택받을 기회마저 갖지 못하고 만다. ‘명량’이 1700만 관객의 회오리 파도를 일으키던 그때, 우리가 놓치지 말았어야 했는데 놓치고 만 영화들이 있다. 뒤늦게라도 한번쯤 챙겨볼 일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블랙딜’은 ‘지금, 여기, 우리’의 문제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자본과 유착한 언론은 공기업의 비효율성을 부각시킨다. 대중은 순수하게 분노한다. 정치권력은 공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강조하며 사회적 공공재를 시장과 자본에 헐값으로 내놓는다. 1980년대 영국으로부터 시작해 전지구적으로 신성시되어온 민영화 흐름의 판박이 레퍼토리다. 이훈규 감독의 ‘블랙딜’은 민영화가 이루어진 1세대 7개 국가들을 직접 탐방했다. 영국의 철도, 칠레의 연금, 프랑스의 물, 독일의 전력 등 민영화 사례를 소개하며 민영화 이후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시민들의 삶이 얼마나 피폐해지면서 큰 고통을 겪고 있는지 차분히 증언한다. 그리고 묻는다. ‘여러분의 공공재는 어떻습니까’라고. 의료민영화, 규제 개혁 등 민영화의 환상을 여전히 품고 있는 2014년 한국사회에서 고작 8909명만 보고 지나갈 수는 없는 영화다. 지난달 7일 개봉한 ‘모스트 원티드 맨’은 급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필립 시모어 호프먼의 유작이다. 영화의 배경은 9·11 테러 이후 테러리스트의 온상으로 급부상하여 전 세계의 정보부가 예의 주시하고 있는 함부르크다. 독일 정보부 소속 군터와 터키, 러시아를 거쳐 밀입국한 무슬림인 이사가 등장하며 미국 중앙정보부(CIA)도 등장하니 흔한 할리우드식 액션 영화로 짐작될 법하지만 전혀 다르다. 숨가쁘게 뛰어다니거나 치고 때리는 요란스러운 액션이 없다. 또한 전형화한 선과 악의 갈등, 대립, 그리고 단선적인 문제 해결방식 등과는 거리가 꽤 멀다. 대신 느릿한 시선으로 인간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뒤를 아주 천천히 따라간다. 어떤 외피를 띠건 모든 예술은 인간으로 향함을 새삼 확인시켜 준다. 전국 극장에서는 눈 밝고, 인내심 있는 1만 4067명만 이 영화를 봤다. 지난 7월 16일 개봉했던 영화 ‘테레즈 라캥’은 개봉 전부터 박찬욱 감독의 ‘박쥐’와 비교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박 감독이 에밀 졸라의 원작소설 ‘테레즈 라캥’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다. 여주인공 테레즈 라캥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 손에 이끌려 고모집으로 향한다. 고모의 일방적인 훈육 속에서 자라난 라캥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촌 카미유와 결혼한다. 그리고 어느 날 카미유의 친구 로랑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자라고 있던 거침없는 사랑과 욕망의 실체를 대면하게 된다. 에밀 졸라 특유의 인간 본성에 대한 핍진한 묘사와 그 관찰 결과를 영화 역시 잘 살려냈다. 등장인물의 관계 설정 등 박 감독의 ‘박쥐’와 같고 다른 점을 비교하면서 보면 사유의 교직이 더욱 깊어질 듯하다. 역시나 1만 4385명이 보는 데 그쳤다. ‘동경가족’도 7월 31일 개봉해 3만 1256명의 관람객이 들었다. 영화 수장고 한 구석에 먼지 쌓이는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지만,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 섬에 살던 노부부가 자식들을 보기 위해 도쿄까지 오지만 자신을 불편해하는 자식과 며느리를 만날 따름이다. 돈 많고 잘사는 큰아들과 둘째 딸이 부모를 냉랭하게 대하며 밖으로 내돌리는 것과 달리 막내아들과 그의 여자 친구는 다른 마음 없이 부모를 대한다. 2시간 26분짜리 영화다. 박진감 넘치는 내러티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개가 빠른 것도 아니지만 가슴 깊은 곳의 뜨거운 어떤 감정이 울컥 올라온다. 늙어버린 부모, 더 이상 이 세상에서는 만날 수 없는 부모 생각에 가슴이 저릴 수도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날선 檢… ‘민관 유착’ 권력형 비리 정조준

    날선 檢… ‘민관 유착’ 권력형 비리 정조준

    추석 연휴 직후 검찰의 행보가 빨라질 전망이다. 이른바 ‘특수통’ 검사들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에 전진 배치하는 등 전열도 가다듬었다. 검찰은 정치권 수사로 비화한 ‘관피아’(관료+마피아)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 짓고 권력형 비리 수사를 중심으로 제2의 사정(司正) 정국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이달 안에 ‘철피아’(철도+마피아) 비리에 연루된 새누리당 송광호(72) 의원과 입법 로비 의혹을 받는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0)·신학용(62) 의원을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이미 새정치연합 김재윤(49) 의원과 새누리당 조현룡(69) 의원을 구속 기소한 만큼 지난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정치권 수사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검찰은 추석 연후 이후 대규모 사정 수사를 공언하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뇌물로 얽힌 정·관계 로비가 주요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첩보가 입수되는 대로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민관 유착’과 관련된 권력형 비리 의혹들을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중순부터는 구체적인 수사 대상과 혐의점 등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특수부 인력도 재정비했다. 기존 21명이었던 특수부 검사를 27명으로 6명 늘리고 수사관도 이에 걸맞게 보강했다. 지난달 법무부 인사에서 특수부 검사 3명이 전출되는 대신 2명을 보강했고 서울중앙지검 형사부 등에 소속된 검사 7명을 직무대리 형식으로 특수부에 파견 배치했다. 중수부가 비상시 25~30명의 수사 검사를 운용하며 권력형 비리를 수사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도 이에 걸맞은 규모를 갖췄다는 평가다. 검찰이 이처럼 사정 수사에 힘을 쏟는 것은 최근의 검찰 상황과 무관치 않다. 검찰의 본령인 거악 비리 수사로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실제 검찰 내에서는 제주지검장 음란 행위를 비롯한 일련의 추문과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 실패 등으로 땅에 떨어진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선 큰 수사 성과를 내는 것 외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자성 노력 없이 ‘수사 만능주의’를 내세우며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日 게이단렌, 5년 만에 정치헌금

    한국의 전경련에 해당하는 일본의 게이단렌이 5년 만에 정치헌금을 재개한다. 게이단렌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방침을 표명했다고 일본 언론이 9일 보도했다. 사카키바라 회장은 정치헌금을 ‘사회헌금’으로 규정한 2003년 게이단렌 지침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뜻을 밝히며 1300여개 회원사에 정치헌금을 하도록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카키바라 회장은 “민주정치 비용의 부담은 기업 사회공헌의 하나”라면서 정치헌금을 낼지 여부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판단하지만 게이단렌이 만드는 정당의 정책 평가를 “판단 자료의 하나로 해 달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정당을 명시해 요청하지 않지만 아베 정권을 지지해 온 게이단렌인 만큼 자민당을 위한 헌금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은 덧붙였다. 이번 정치헌금 재개로 아베 정권과의 관계를 강화해 주요 경제정책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게이단렌은 1950년대 중반부터 정치헌금 총액을 정한 후 회원사들에 할당해 왔으나 1993년 비(非)자민 정권이 들어서면서 중단했다. 그 후 2004년 재개했다가 정경 유착 비난 등에 따라 2010년 다시 폐지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는 ‘중동의 평화’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는 ‘중동의 평화’

    전사의 시대/로버트 피스크 지음/ 최재훈 옮김/경계/712쪽/ 2만 8000원 #장면1. 2004년 6월. 동영상 속 민간인 김선일씨는 “죽고 싶지 않다. 여기에서 한국 군인은 나가 달라. 제발 살려 달라”며 울부짖음을 그치지 않았다. 이라크 팔루자였다. 목청이 갈라지듯 간절한 호소에도 파병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뒤편에서 그를 둘러싸고 있던 무장단체 군인들이 내려치는 큰 칼을 피할 수 없었다. 한·미 동맹의 현실적 필요에 의해 이라크 파병을 결정했던 한국은 파병 철회에 대한 요구와 번복 불가 주장이 맞부딪쳐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겪었다. #장면2. 2014년 9월 3일.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는 시리아 사막 한가운데서 주황색 옷을 입고 무릎을 꿇었다. 카메라를 향해 “미국의 이라크전 개입에 따른 대가를 왜 내가 목숨으로 치러야 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검은 복면을 쓴 이슬람국가(IS) 요원이 휘두른 칼에 참수되고 만다. 희생양이 된 두 번째 미국 기자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결연한 표정으로 ‘사악한 세력에 대한 응징’을 천명했다. IS는 세 번째 참수를 예고했다. 비슷한 듯 다른 두 장면 사이로 10년 남짓의 세월이 흘렀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과 영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2003년 12월 작전명 ‘사막의 여우’로 사담 후세인을 체포하는 ‘쾌거’를 올리고 사형까지 집행했다. 또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지하 벙커에서 쭈그린 채 지켜보던 사진으로 유명한 ‘제로니모’라는 작전명의 빈 라덴 사살도 성공리에 마쳤다. 짧게는 10년 남짓의 시간 동안 미국은 많은 승리를 거두고 테러단체 최고 지도자들의 목숨을 빼앗는 쾌거를 올렸다. 하지만 과연 무엇이 바뀌었느냐는 질문 앞에 정작 아무도 당당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만 더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꼬박 8년 동안 미국은 이라크를 사실상 장악했지만 정작 처음에 공언했던 세계 평화와 중동의 안정, 민주주의 번영 등은 공염불이 된 지 오래다. 아랍의 테러단체들은 숱한 궤멸과 알카에다, 탈레반, 헤즈볼라, 수니파, 시아파, IS 등 주체를 달리하며, 혹은 이름을 바꿔 가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 상당 지역을 장악한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잔혹성과 이슬람 근본주의는 오히려 2004년 초 팔루자에서 미군에 체포된 뒤 5년의 감옥 생활에서 단련됐다는 점이 역설적일 따름이다. ‘전사의 시대’는 쉽사리 끝나지 않는, 오히려 확대 반복되고 있는 중동 위기의 참모습을 파헤친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중동문제 전문가’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인디펜던트 기자 로버트 피스크는 38년 동안 학살과 죽음, 파괴가 끊임없었던 중동 곳곳을 다니며 평범한 이들이 겪어야만 했던 고통과 비극, 서구의 거짓과 위선을 생생한 언어로 고발하고 있다. 일견 늙수그레한 퇴역 기자들의 칼럼(또는 기사)을 긁어 모아 펴낸 흔하디흔한 책처럼 비쳐진다. 그러나 관심의 열쇳말을 중동, 전쟁, 평화, 정의 등으로 좁힌다면 그가 써내려 간 115편의 칼럼은 어지간한 논문, 보고서를 뛰어넘는 훌륭한 역사의 기록이자 시대의 증언으로 자리매김된다. 피스크의 글은 자신들만의 대의명분을 앞세워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주도한 미국의 대통령과 영국 총리, 팔레스타인 침략 및 학살을 저지르는 이스라엘 등을 향해 내리꽂힌다. 또 그들과 유착한 위선적인 미국의 언론계, 언론인, 학자들에 대해서도 에두르지 않고 실명을 들며 비판한다. 때로는 냉소하고, 조롱하며, 때로는 현장의 증거와 탄탄한 논리를 앞세워 진지하게 분노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자신의 38년 중동 현장의 목격 속에서 우리에게 절실한 부분을 간명하게 정리한다. ‘그 어떤 테러리스트가 주는 공포보다 더 큰 두려움을 우리 마음속에 심어 놓음으로써 (서방의 정치·군사·언론의 유착 세력들이) 권력을 유지하는 행태는 우리 시대의 가장 저주스러운 특징 중 하나다. … 기억을 희석하고, 잔인함을 보고도 일부러 못 본 척하는 태도가 우리를 다시 불구덩이로 밀어 넣는 주범’이라고 일갈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경찰, ‘중국산 불량 공인구’ 납품 의혹 내사

    프로야구팀에 공인구 기준에 맞지 않는 불량 야구공이 납품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진위 파악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4일 공인구 제조업체 두 곳이 한국야구위원회(KBO) 규격에 맞지 않는 중국산 야구공을 국산으로 속여 프로구단에 납품했다는 제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했다. KBO는 매 시즌 개막 전 심사를 벌여 자체 기준에 적합한 야구공을 만드는 업체를 공인하고 시즌 중에도 수시로 야구공을 점검한다. 올 시즌에는 4개 업체가 KBO 공인을 받아 내년에 1군에 참가하는 KT위즈를 포함한 10개 전체 구단에 공인구를 납품했다. 경찰은 최근 각 구단에 수사 협조 공문을 보내 2010∼2014년 공인구 구입 및 반품 현황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사실관계 확인 뒤 공인구 제조업체를 조사하고 KBO가 업체와 유착해 불량 야구공의 심사를 통과시켜 주고 불량품 납품을 묵인했는지도 수사할 계획이다. 올 들어 유독 타자들은 펄펄 날고 투수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타고투저’ 현상이 심해 공인구를 둘러싼 의혹이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일도이부, 그 ‘불편한 진실’/박홍환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일도이부, 그 ‘불편한 진실’/박홍환 사회부장

    2000년대 초 건설 시행 붐을 탄 모 시행사 대표 A씨는 갈고리로 긁듯 돈을 벌어들였다. 호황도 잠깐, 거품이 꺼지면서 사업체는 맥없이 무너졌고 그는 이번엔 ‘기획부동산’에 손을 뻗쳤다. 시골의 묵은 땅을 싸게 사서 “곧 개발된다”는 거짓 정보를 뿌리며 터무니없이 비싼 값에 팔아 일반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었다. 기획부동산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그는 중국으로 도주해 물쓰듯 돈을 뿌리며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갔다. 당시 그가 “일단은 도망치는 게 상책”이라며 수사 당국을 비웃듯 얘기하는 게 퍽 인상적이었다. 몇 년 전 “이젠 좀 잠잠해졌겠지” 하며 고국 땅을 밟은 그는 수사기관에 불려갔지만 혐의를 부인하고, 이미 처벌받은 ‘바지사장’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그들이 자기를 대신해 수감됐을 때 은밀하게 ‘옥바라지’를 하고, 가족들까지 챙겨줘 ‘뒤탈’ 걱정도 없었다. 그럼에도 검찰은 조세포탈과 사기 등 혐의로 그를 기소했고, 그는 이번엔 유명 ‘전관 변호사’들을 선임해 대응했다. 최종적으로 A씨에게는 조세포탈 혐의만 인정돼 ‘껌값’에 불과한 벌금 3억원만 내고 사건은 마무리됐다. 형사 피의자들 사이에서는 불문율 같은 얘기가 있다. 일단 도망가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며, 붙잡히면 부인하고, 그래도 안 되면 ‘빽’을 동원하라는 것이다. 한자어를 곁들여 ‘일도(一逃)이부(二否)삼빽’이라고 그럴듯하게 포장해 통용된다. A씨는 ‘일도이부삼빽’의 효과를 톡톡히 본 대표적인 사례다. 그제 ‘방탄국회’ 속으로 몸을 숨긴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은 점잖은 신분에 도망가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수사기관에 잡히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일도’의 범주에 포함시킬 만하다. 범죄자들을 엄벌하는 판검사들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길거리에서 ‘이상한 짓’을 하다 나락으로 떨어진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은 자신의 해괴한 행적이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힌 사실도 모른 채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공연음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검사장 신분에 도망은 못 가겠고, 차선책으로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그는 만신창이로 검찰을 떠나야 했다. 최근 후배 성추행 혐의로 수사 받고 있는 현직 초임 판사 역시 어김없이 ‘이부’ 대열에 합류했다. 2000년대 초 유명 법조 브로커와 호형호제하며 유착했던 고법 부장판사 한 명은 혐의 부인을 넘어 ‘법적 대응’ 운운하며 오히려 수사기관과 취재진을 협박하기까지 했다. 차관급 사법부 고위공직자가 스스로 ‘빽’이 돼 어떻게든 형사처벌을 피하려 몸부림치는 고약한 모양새를 연출한 셈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몸쓸 사회병리가 깊숙하게 뿌리내렸다. 교통신호를 위반해 적발돼도 “재수 없게 걸렸다”며 운세 탓으로 돌리는가 하면 가벼운 접촉사고임에도 다른 사람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길 한복판에 차를 세워두고 서로 네 탓만 하며 삿대질을 주고받기 일쑤다. ‘심판’의 기능이 헛돌고 있기 때문이다. 죄와 벌이 누구도 예외 없이 납득할 만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준엄한 법의 잣대로 범죄자들을 심판하는 판검사들조차 자신을 향한 ‘메스’를 거부하는데 일반인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누가 검찰 수사에 순순히 응하고, 누가 법원 판결에 고개를 끄덕이겠는가. 그런데도 검찰과 법원은 비위검사, 비리판사들의 범죄 행위를 여전히 개인화한다. 걸릴 때만 솎아낼 뿐 자정 기능을 일상화하는 데는 인색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A씨와 같은 ‘일도이부삼빽’ 신봉자들은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 그 ‘불편한 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 stinger@seoul.co.kr
  • [사설] ‘관피아’ 떠난 자리 ‘정피아’ 독식해서야

    도둑을 피했더니 강도 만난 격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공무원+마피아)의 산하기관 재취업이 봉쇄되자 공공기관 감사 자리를 정치권 인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꿰찼다는 자료가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의원에 따르면 39개 공공기관의 감사 자리 가운데 14곳에 이른바 ‘정피아’(정치인+마피아)가 들어앉았다. 정치인과 대선캠프 참여자들로, 낙하산 인사의 전형이란 지적이다. 정치인들의 무차별적 공공기관 입성 우려는 진작에 예견됐었다. 그렇지만 10명 중 4명의 감사가 정치권 인사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청와대가 낙하산 척결을 밝힌 이후 임명된 사례에서도 낙하산을 탄 냄새가 물씬 난다. 지난 1일 한국수출입은행 감사에 2012년 대선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에서 몸담았던 공명재 계명대 교수가 임명됐다. 최근 몇 달 새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동서발전과 한전KDN에는 새누리당 지역 당협위원장 출신인 강요식씨와 문상옥씨가 각각 감사로 선임됐다. 지난달엔 대선 캠프 재외선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방송인 자니윤(윤종승)이 한국관광공사 감사에 임명돼 논란이 됐다. 공기업의 자회사에는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기웃거린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들이 전문성을 갖추었다면 뭐라고 토 달 일은 아니지만, 이러다간 공공기관이 정피아로 온통 채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성 부족한 이들의 행보는 뻔하다. 조직의 이해와 관련한 정치권 창구 역할을 할 것이고 유착 우려도 적지 않다. 조직을 모르니 관리도 제대로 될 리 없다. 어깨에 힘 빠진 조직원은 안일해지고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관피아의 적폐가 고스란히 정피아로 옮아가 곪아 터질 것이란 시각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실제로 정치권 인사가 요직을 차지한 공공기관의 경영 성과는 좋지 않았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최하위 D·E급을 받은 28곳 기관장 가운데 17명이 정치권과 관료 출신이었다. 감사는 조직의 2인자로 역할이 막중하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부패 구조를 감안하면 전문성과 청렴성, 도덕성이 특히 요구되는 자리다. 능력이 부족한 정치권 인사가 정치권의 로비용으로 자리를 차지한다면 제2 세월호 참사가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차제에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의 입김에 거수기 역할만 하는 임원추천위원회도 개선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선임 절차가 공정하지 않다고 여긴다. 독립성과 함께 선명성,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누차 언급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고, 정피아의 잇단 공공기관 입성은 이 공언을 무색게 한다. 국가 개조는 말의 성찬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 해임할 수도… 그렇다고 재신임할 수도… KB국민銀 이사회 ‘이건호 딜레마’

    해임할 수도… 그렇다고 재신임할 수도… KB국민銀 이사회 ‘이건호 딜레마’

    KB국민은행 이사회가 딜레마에 빠졌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자신의 거취를 이사회에 맡기겠다고 공언하면서 ‘KB사태’의 공은 이사회로 넘어왔다. 하지만 이 행장을 해임할 수도, 그렇다고 재신임할 수도 없는 게 이사회의 처지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이 행장의 전날 기자회견에 따른 대응책 논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언론 접촉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다.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난 한 사외이사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무슨 말을 하면 (본의와 관계없이)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커 어떤 얘기도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아직은 입을 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소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KB 제재수위를 최종 확정한 이후에나 이사회가 입장 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은행 이사진은 이 행장을 포함해 총 10명이다. 사외이사 6명과 지주 몫의 사내이사인 윤웅원 KB지주 부사장은 이번 전산 교체 갈등 과정에서 이 행장과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다. 이사회 멤버 가운데 ‘확실한’ 이 행장 편은 전산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해 온 정병기 상임감사뿐이다. 은행 소속인 박지우 수석부행장을 빼더라도 여전히 7대3이다. 이사회가 마음만 먹으면 행장 해임안을 주주총회에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KB 전산 관련자 3명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전산 교체 결정 과정에 부당한 압력과 조작이 개입됐다는 이 행장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다른 비리나 IBM과의 유착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이 행장을 해임하게 되면 ‘죄목’은 경영 안정에 심각한 저해를 야기해 최고경영자 직분을 더 수행하기 어렵다는 정도가 된다. 이렇게 되면 임영록 KB지주 회장은 물론 사외이사들도 같은 죄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동반 퇴진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이사회가 선뜻 해임안을 꺼내들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재신임하기도 어렵다. 이 행장이 이사회의 전산 교체 결정을 번복하자 사외이사들은 “주식회사의 근간을 흔들었다”며 격앙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IBM을 직접 제소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실력과 자존심이 세다. 그런 사외이사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이 행장에게 면죄부를 주기는 쉽지 않다. 한 사외이사는 “금감원의 징계가 나온 만큼 (사외이사들도) 자숙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이 행장이 도대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되레 분란을 키우고 있다는 불만의 표출이다. KB 사정에 밝은 한 금융권 인사는 “이사회가 마음 같아서는 이 행장을 당장에 자르고 싶겠지만 그러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누구보다 이를 잘 아는 이 행장이 사태 해결의 열쇠를 이사회에 넘김으로써 자진 사퇴 압력에서도 벗어나고 (템플스테이 잠자리 불복 사건으로) 싸늘하게 돌아선 여론도 반전시킬 수 있는 묘책을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이 행장의 계산과 달리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는 평도 나온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제는 두 사람이 다 물러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악의 경우 이 행장이 노린 게 이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국토부·서울시,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9·1대책 갈등 부를 듯

    국토부·서울시,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9·1대책 갈등 부를 듯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9·1대책을 내놓으면서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에서의 임대주택 공급 비율과 재건축·재개발 주택 조합의 시공사 선정 시기에 대해선 노골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9·1부동산대책 때문에 지난 3월 발표한, 2018년까지 임대주택 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2일 밝혔다. 국토부는 재개발·재건축 임대주택 의무 건설 비율을 현재 20%에서 15%로 낮추게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공급될 것으로 예상한 임대주택 5000여 가구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주택 계획은 지속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해 서민들의 주거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향후 상황을 따져 봐야겠지만 임대주택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시민들의 주거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국토부 정책과 달리 재개발·재건축 주택의 임대주택 건설 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시 관계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대책에서도 지자체 상황에 따라 5% 정도 임대주택 비율을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면서 “서울의 경우 임대주택 공급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토부 정책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시공사 선정 시기를 놓고도 국토부와 서울시의 입장이 다르다. 서울시는 2010년부터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공공관리제를 도입해 사업 승인이 완료된 뒤 시공사를 선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선 사업 활성화를 위해 조합을 설립한 뒤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했다. 시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공사 선정을 늦춘 것”이라면서 “조합을 설립한 뒤 시공사를 바로 선정하면 시공사와 조합 간부 간의 유착 등 과거의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조합이 실제로 재개발을 이끌 역량이 부족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어느 정도 사업에 대한 투명성이 강화된 만큼 효율성을 추구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임영록 - 이건호 갈등 발단은 ‘IT본부장 교체’

    검찰 고발 조치로 KB 갈등이 새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해 교체된 김모 전 국민은행 IT본부장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고발장에서 김 전 본부장 교체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계획적으로 개입하며 결국 주전산기 교체 파문을 초래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 측은 지난 26일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임 회장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동안 5차례에 걸쳐 김 전 본부장 교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이 지난해 9월 골프접대, 자녀 유학비용 지원 등 김 전 본부장과 업체 간 유착 의혹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부터다. 이 행장은 감찰반에 김 전 본부장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으나 특별감찰 과정에서 금품 의혹을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이 행장이 본부장 교체에 소극적으로 나오자 지난해 12월 후임자인 조근철 현 IT본부장을 직접 추천해 교체했다는 것이 이 행장 쪽 주장이다. 이 행장의 한 측근은 “지난해 임 회장 측에서 김 전 본부장 교체를 요구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다”면서도 “주전산기 교체를 강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부터 (유닉스를 채택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IT 본부장 교체에 개입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은행 일각에서는 “김 전 본부장이 교체되지 않았다면 주전산기를 둘러싼 갈등이 지금처럼 확대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주전산기와 관련해 김 전 본부장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 전 본부장은 IT업무를 총괄하는 동시에 주전산기 교체를 논의했던 국민은행 운영위원회(SC)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었다. 김 전 본부장은 주전산기 교체에 임 회장과 KB지주의 지나친 개입을 견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전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초 운영위원회가 외부 컨설팅사에 의뢰한 4차 보고서를 토대로 유닉스로 주전산기 교체를 결정한 직후 김재열 KB금융 최고정보책임자(CIO) 겸 전무에게 “은행의 주전산기 교체에 더 이상 지주가 개입하지 마라. 전산시스템 변경 계획은 은행이 주도하고 모든 것이 은행 책임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전산기 변경 주도권을 놓고 지주와 국민은행 간 대립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이에 김 전무가 임 회장을 움직여 김 전 본부장 교체를 주도했고 허위 보고서로 이사회 결정을 유도했다고 이 행장 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 행장은 고발장 곳곳에 임 회장의 행위에 대해 ‘집요한 교체 시도’, ‘허위사실로 교체 시도’, ‘교체를 강권’ 등 표현을 써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임 회장이 김 전 본부장 교체를 여러 차례 종용하면서부터 이 행장이 지주의 부당한 경영 개입에 문제의식을 지니게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임 회장과 이 행장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 갈등이 쉽사리 봉합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금융 측은 “정상적인 절차와 협의를 통해 IT본부장 교체가 결정됐을 뿐 부당한 인사 개입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은 뒤 “주전산기 문제는 은행장과 은행 사외이사가 조속한 시일에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해경, 언딘에 특혜’의혹 사실로

    해양경찰이 세월호 희생자 구조 작업에 참여한 언딘에 일부 특혜를 준 사실이 확인됐다. 광주지검 해경 수사 전담팀은 그동안 제기된 해경과 언딘의 유착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대부분 확인하고 사법 처리 대상과 적용 법조문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 등 해경 간부와 언딘 관계자들을 소환하고 경기 성남시 언딘 본사, 관련자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해 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해경이 언딘에 유리하도록 독점적 권한을 주려고 노력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업무와 관련해 뇌물이 오간 사실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평소 친분 등을 고려해 해경이 언딘에 일감을 몰아주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모 언딘 대표는 해경의 법정단체로 지난해 1월 출범한 한국해양구조협회의 부총재를 맡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목포해경 123정 정장 김모 경위와 함께 언딘과 유착한 해양경찰관도 다음주 기소할 방침이다. 한편 30일 열리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례식에 참석하기를 희망한 유씨 일가 4명에게 법원이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인천지법 형사12부는 이날 유씨의 부인 권윤자(71)씨, 장남 대균(44)씨, 동생 병호(61)씨, 처남 권오균(64)씨 등 유씨 일가 4명에 대해 2일간 구속집행정지를 결정했다. 구속집행정지 기간은 29일 오후 4시부터 31일 오후 8시까지다.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구형받은 유씨의 형 병일(75)씨는 보석으로 석방됐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철도공단 이번엔 교피아 논란

    [지금 대전청사에선] 철도공단 이번엔 교피아 논란

    ‘철도 비리’ 수사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이 이번엔 ‘교피아’(교수+마피아) 탓에 시름에 빠져 있다. 전관예우 방지를 위해 설계·감리 사업자 선정 심사를 100% 외부 평가위원에게 맡겼으나 평가위원으로 들어간 일부 교수 등의 부적절한 처신이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철도공단 등에 따르면 공단은 ‘턴키 심사위원’과 별도로 설계와 감리 등 용역사업 지원을 위한 ‘설계자문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사업 발주 때 기존 자문위원 중에서 평가위원을 따로 선정한다. 현재 자문위원은 200여명, 평가위원은 관련 업체 관계자를 제외한 교수와 연구원 등 100여명 중에서 선정하고 있다. 이로써 공사 1건에 평균 7명이 참여하는 꼴이다. 공사 규모가 큰 턴키 사업은 각종 폐해를 막기 위한 ‘감시의 눈’이 작동하지만 용역사업은 사업비가 평균 30억원대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편이다. 공단은 지난해 턴키 4건, 설계·감리공사 24건을 발주했다. 그러나 일부 평가위원들이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을 보여 원성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공단의 자문위원이 된 교수에게 인사 명목으로 수십만원, 사업 수주 땐 성의 표시로 수백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건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에게 낮은 점수를 준 위원에게도 다음 심사 때 관심을 가져 달라는 일종의 보험금(?)이 전달된다. 업체 관계자는 “평가 잘 해줬으니 ‘성의’를 보여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교수도 있다”면서 “정말 곤혹스러운 것이 취업 부탁인데 거절하면 괘씸죄에 걸려 그 교수가 심사하는 공사는 아예 포기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평가위원의 파워는 사업자 결정 방식에서 나온다. 사업자는 수행능력평가와 입찰을 통해 선정되는데 사업능력평가에서 2점 이상 차이가 나면 입찰 참여마저 무의미하다. 결국 평가위원 손에 달린 셈이다. 그래서 자문위원이 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임기 2년에 연임도 가능하니 경쟁률이 평균 3대1에 달한다. 위원 중에는 공단 임직원들이 석·박사 학위를 받으려고 하는 대학의 교수도 있다. 공단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A 교수의 경우 최근 진행된 세 차례(12개 사업) 평가에 모두 참여해 눈총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변별력 없이 비용과 예산 낭비를 부추기며 업체와 평가위원이 유착될 수 있는 ‘기술자평가제’(SOQ)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소문을) 알고 있다. 심사위원의 부적절한 처신과 관련한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심사에서 배제할 수 있다”면서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놓고 설만 갖고 제척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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