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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지구촌 점검 NGO-높아진 위상(1회)

    탈냉전 이후 국제사회의 두드러진 현상은 비정부기구(NGO) 활동의 폭발적 증가다.주권국가들의 연합체로 국제사회 현안을 조정해오던 유엔이 기대와 달리 재정적·기능적 위기에 처하면서 NGO들은 인권·환경·평화·성평등 등다양한 이슈에서 세계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또 이들은 ‘NGO 밀레니엄 포럼’을 설립,유엔과 공동으로 새 세기를 모색하고 있다.이들의 99년 활동상이21세기 국제질서의 방향을 가늠하리란 시각도 여기서 비롯된다. 유엔이 정의하고 있는 ‘NGO’는 지방과 나라,국제적인 연대에 바탕을 둔시민들의 자발적 단체로서 비영리로 운영되는 조직이다.유엔이 주권국가들의 포럼이라면 NGO는 비정부 부문의 연대다.1947년 이후 유엔은 헌장 71조항에 의거,NGO와의 협력을 강화해왔다. 경제사회이사회(ECOSOC) 및 산하 기구에 발언 및 의제제안 권한을 부여,시민사회의 여론 전달채널로서 뿐만 아니라 정책결정자 역할까지 할 수 있게했다.48년 41개국에 불과하던 ECOSOC 자문그룹수는 최근 엄청나게 증가해 1,350개 이상으로 늘었고 유엔 협력채널인공보국에 등재된 그룹만도 지난해 12월3일 현재 1,581개에 이른다. 1992년 리우 환경회의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NGO는 강력한 무기인 인터넷,통신 등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국제사회의 주요행위자(actor)로 등장했다.소말리아와 보스니아 참상 등을 국제사회에 제기한 것도 NGO였고 북한에 대한 구호활동도 유진벨기념재단 등 NGO가 했다.지난 97년엔 지뢰금지운동단체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유엔이 분류해놓은 주제그룹은 모두 29개.인권을 비롯해 환경,노인,농업,어린이 및 청년,장애자,군축,종교자유,국제노동,국제평화 및 안보,인구,여성의 지위 등.인권 관련 단체만도 국제사면위원회와 휴먼워치 등 전세계 165개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NGO의 힘은 전문성과 도덕성.일부 비정부기구들은 정부기관에 뒤지지 않는예산과 전문인력으로 무장,탄탄한 로비력으로 국세사회 여론을 선도하고 있다.金秀貞 crystal@
  • 실·국장 책임경영 이렇게-崔在範 건설국장

    崔在範 건설국장(53)은 올해 최대목표를 ‘성공적인 월드컵을 위한 도로망정비’로 정했다.월드컵 준비가 최대 현안이기 때문이다. “경기장 접근이 쉽도록 6개 노선 11.8㎞를 2001년말까지 건설합니다.이 정도면 공급측면에서는 적정할 것입니다” 그러나 일시적인 교통수요를 도로공급측면에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기때문에 현재 건설중인 지하철 6호선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부제시행 등 수요관리와 노선 및 순환버스의 운영 등으로 해결책을 찾겠다고밝혔다. 崔국장은 관람객의 70%는 서울에서,나머지 30%는 경기도에서 경기장으로 출발할 것으로 예측한다.또 이가운데 40%는 지하철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한다.잠실경기장 등을 살펴볼때 보통 3시간 전부터 분산입장해 입장때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1시간에 85%가 이동을 하기 때문에 다소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5월에 완전개통되는 내부순환고속도로에 문제가 많습니다.지상도로의 교통체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상당한 교통혼잡이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2월부터 부분 이용하도록 해서 본격 개통인 5월까지 미비점을 개선할 방침이다.서대문구 홍은1동 유진상가앞 부근과 종암네거리,하월곡동 교차로부근 등의 신호및 교통체계를 대폭 바꾸고,홍수로 동부간선도로가 물에잠길 것에 대비해 한양대에서 용비교 구간에는 대체도로를 만들기로 했다. “강남도 강북과 같은 내부순환도로가 필요합니다.4월까지 노선을 확정,기본설계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강남순환고속도로는 기존의 올림픽대로를 축으로 하며 강북순환고속도로와연결한다.崔국장은 내년에 시작되는 공사는 3∼4년 걸릴 것이며 상당부분 고가로 건설되기 때문에 관악산 관통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기술고시 9회로 지난 74년 공직에 들어와 건설안전본부 차장,도시계획국장,하수국장 등을 거친 뒤 지난해 도로국과 하수국이 합쳐진 건설국장을 맡았다.
  • 경영악화 8개 버스업체 市, 상반기중 면허 취소

    서울시 시내버스 구조조정에 따른 버스업체 퇴출 명단이 확정됐다. 서울시는 15일 그동안 부도 등으로 경영상태가 크게 악화된 8개 업체에 대해 올 상반기중 면허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면허취소 결정을 내린 퇴출 대상업체는 남부운수(70,76,753번) 동부운수(522,522-2번) 범진여객(88-1,89,89-1번) 삼원여객(97-2,좌석 797번)신진운수(83,83-1,288,순환 414번) 유진운수(104,104-1번) 등 6개 업체와 이미 운행중지 상태에 있는 영동교통 우성버스 등이다. 시는 오는 3월중 면허취소를 할 수 있도록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곧바로 이들 업체에 대해 면허를 취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서울시가 버스업체의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시는 면허취소에 따른 노선의 공백상태를 막기 위해 입찰방식으로 경영이양호한 업체에 넘길 방침이며 필요하면 노선 재조정도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경영이 악화된 업체는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가 부실할 뿐만아니라 버스업체의 개혁에 계속 걸림돌로 작용한다”면서 “앞으로도 경영이 부실한 업체는 과감하게 정리해 시민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金龍秀
  • 반도체통합 남은 과제

    LG의 사업포기로 반도체 빅딜이 극적인 타결을 보았지만 앞으로 LG와 현대가 통합협상과 실사과정에서 풀어야 할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가장 큰 현안은 LG반도체의 주식매매 대금에 얹어질 ‘프리미엄’.LG반도체는 약 1조3,000억원에 이르는 주식매각대금과 함께 영업권,연구개발 성과,확보된 고객 등 무형자산을 충분히 고려해 대가를 받겠다는 계산이다.현대전자가 두 회사를 합병했을 때의 시너지 효과로 계산했던 62억달러의 절반에 대해서도 철저한 권리를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LG반도체 具本俊사장은 7일 “현재의 주식시가총액에 우리가 갖고 있는 유·무형 자산에 대한 프리미엄을철저히 요구해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초 7대 3의 지분비율을 예상하고 있었던 현대로서는 LG반도체 지분을 100% 인수하게 된 데 대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LG측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가 힘들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공정라인의 통합도 문제로 지적된다.양측의 생산방식이 달라 일부 설비의교체가 불가피하고 현대는 이천과 미국 오리건주 유진시에,LG는 구미와 청주에 공장을 갖고 있다는 점도 숙제다. 고용승계도 ‘뜨거운 감자’다.현대는 LG반도체 직원의 100%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LG반도체 노조가 이를 수긍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때문에 통합과정에서 소외된 일부 직원이 기술을 빼돌릴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LG반도체의 소액주주들이 현대에 주식을 넘기는 과정에서 좀더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집단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경영권 인수인계가 늦어질 수 있다. 또 LG가 통합 합의와는 별개로 빅딜 실사기관이었던 ADL을 제소한다는 방침이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불거질 수 있다.LG의 해외기술제휴선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거래선 처리문제가 있고 미국 유럽 등이 자국의독점금지법을 내세워 통상압력을 가해올 가능성도 있다.魯柱碩 金泰均joo@
  • 제일생명 초당대에 최다 골세례

    제일생명이 9년만에 한경기 최다골을 뿜어냈고 허영숙(제일화재)은 한경기 개인 최다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제일생명은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98∼99아디 다스코리아컵 핸드볼큰잔치 여자부 풀리그에서 국가대표 주포 이상은이 혼자 11골을 터뜨리는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초당대를 45-27로 대파했다. 제일생명이 기록한 45골은 큰잔치 원년인 89년 광주시청이 인천시청을 상대 로 세운 여자부 한경기 팀 최다골(36골)을 9년만에 갈아치운 것이다.또 이날 두 팀은 72골을 폭죽처럼 터져 역시 한경기 최다인 광주시청-인천시청전의 63골도 경신했다. 이로써 제일생명은 2승1패를 기록,4강이 겨루는 본선리그 진출이 유력해졌 고 초당대는 3패째를 당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제일생명은 초반부터 국가대표 쌍포인 이상은·곽혜정(7골)의 릴레이포가 작 열하고 한선희(6골)가 뒤를 받쳐 이정영(9골)이 분투한 초당대를 시종일관 압도했다. 우승후보끼리 격돌한 대구시청과 제일화재의 경기는 31-3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그러나 두 팀은모두 2승1무로 본선행 티켓을 사실상 움켜쥐었다.해 체팀 동성제약에서 이적한 허영순은 전반 6골,후반 11골 등 모두 17골을 폭 발시켜 지난해 1월9일 유진숙(종근당)이 청주시청을 상대로 수립한 한경기 개인 최다골과 타이를 이뤘다. 한체대는 국가대표 김향기(9골)와 김진순(7골)을 앞세워 김지은(6골)·박신 영(5골)이 버틴 상명대를 30-24로 꺾고 2패뒤 귀중한 1승을 챙겨 기사회생했 다. 김민수 kimms@ [김민수 kimms@]
  • 제작편수 격감속 멜러물 강세/98 영화계 결산

    ◎10만이상 관객동원 12편… 5편은 30만 돌파/‘아름다운 시절’ 등 신인감독 활약 돋보여/“스크린쿼터 반대” 영화인 모처럼 한뜻 모아 ‘줄어든 제작편수와 높은 관객호응도,멜로물의 강세’ 올해 우리 영화계를 관통한 흐름은 이같이 두가지로 크게 나뉜다. 이달 들어 불붙은 스크린 쿼터 축소 항의 움직임도 올해 영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대 사건이다. 우선 올해 국내 제작된 영화는 모두 35편으로 지난해 59편의 59%선에 머물렀다. IMF의 영향을 극심하게 받은 탓이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한결 개선된 측면을 보였다. 11월말 현재 1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12편(34%)이며 이중 5편(14%)은 30만명 이상이라는 기록을 올렸다. 작년에는 10만명 이상 관객동원 영화가 14편(24%)이었고 30만명 이상은 5편(8%)에 머물렀다. 비율로 볼 때 한국영화의 성적표가 작년보다 나아졌음을 알 수 있다. 해외수출 계약실적도 작년 230만달러에서 올해 360만달러로 대폭 증가했다. ‘아름다운 시절’‘벌이 날다’‘강원도의 힘’등 3편이 동경영화제 등에서 수상하거나 호평을 받은 것도 국산영화 수준이 향상됐음을 뜻한다. 그러나 지난 11월 현재 흥행성공 10대 국산영화의 관객수는 322만명인 데 비해 외화는 719만명을 기록,한국영화와 외화 간의 차이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한편 올해의 두드러진 특징은 멜로물의 강세라고 할 수 있다. 멜로물은 올해에도 영화팬들에게 크게 인기를 모았다. ‘접속’(67만명)‘편지’(60만명) 등 작년부터 불기 시작한 멜로 열풍이 올해 더욱 거세진 것이다. 11월 현재 관객동원 10대 국산영화 가운데 5편이 멜로물이었다. 멜로물에 맞선 장르는 공포 환타지. ‘여고괴담’‘퇴마록’을 본 관객이 105만명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신인감독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만든 허진호 감독,‘처녀들의 저녁식사’의 임상수 감독,‘정사’의 이재용 감독,‘약속’의 김유진 감독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주로 ‘기획사’의 활약에 힘입어 작품을 찍었다. 그러나 배우층은 그다지 두터워지지 못한 편이다. 신인감독들이 기존 스타급의 기용에 치중한 탓이다. 이밖에 이달초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영화계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영화인들이 단결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고질라’의 제작비 1500억원, ‘여고괴담’은 10억원. 미 헐리우드와 우리의 제작환경은 이처럼 제작비로 극명하게 대비된다. 우리영화의 발전을 위해 정부지원의 확대와 영화인 스스로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 번역극작가 申定玉(이세기의 인물탐구:184)

    ◎英美 희곡 재창조 ‘번역의 셰익스피어’/40년 외길… 펴낸 작품 200편 넘어/탁월하고 충실한 언어구사력 ‘독보적 존재’/“번역이란 충실할수록 아름답고 아름다울수록 충실해야 한다” 타탄무늬의 주름진 스커트에 어깨엔 숄더백,손에는 또 다른 대형 가방을 든 申定玉은 하루 종일 학교로 도서관으로 바쁘게 뛰어다닌다.10년 전이나 그 이전에도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여전히 변치 않은 모습이다.그의 학구적 자세는 그동안 200여편의 희곡을 번역했고 250여 극단이 1년 내내 돌아가면서 그가 번역한 희곡을 공연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그래선지 그가 쉬고 있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공부 외에 다른 재주가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는다.공연장에 자주 나타나는 것은 그의 번역 희곡이 공연되고 있다는 증거다.문자 그대로 공부만이 취미이고 인생의 전부인 ‘공부벌레’다. 특히 셰익스피어 작품을 번역하면서 ‘드넓은 우주 속에서 한낱 미소한 존재인 인간의 성격을 예리한 면도칼로 베어내듯이 도려낸 작가의 명징성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그리고 셰익스피어가 이 땅의 연극발전에 크게 영향을 끼쳤음을 깨닫자 ‘셰익스피어 한국에 오다’를 집필하여 작가의 한국에서의 수용(受用)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이고 있다. 그는 하나의 연구에 파고들기 위해 우선 자료탐색에 심혈을 기울인다.지난 94년에 출판된 ‘한국신극(1930∼60년)과 서양연극’ 집필을 위해서 신문사의 조사자료실을 샅샅이 뒤졌고 잡지와 개인일기,논문과 관련저서를 인용하는등 20여년간의 착실한 준비기간을 거쳤다. 책의 서문에서는 ‘이 작업은 험난한 대장정(大長征)’이었다고 밝히고 ‘한강에서 조리를 들고 금조각을 캐내는 것’같은 뼈저린 고통의 시간이었음을 돌아본다. 그는 셰익스피어 외에도 유진 오닐,테네시 윌리엄스와 현대작가인 피터 셰퍼에 이르기까지 영·미희곡을 망라하는가 하면 지난 90년 체호프 탄생 130주년 기념으로 ‘체호프의 한국 수용에 관한 연구’와 러시아·독일연극의 한국수용과정을 완벽하게 마무리짓고 있다. 지난 85년 ‘한국연극’지가 100호 기념으로 수여하는 ‘최다집필상’ 수상은 그의 방대한 작업량을 단적으로 대변해주는 예이다. 오전 9시면 옥수동집을 나와 서초동에 있는 집필실에서 요즘은 ‘한국연극’의 60년대 이후를 집필중이다. 그가 셰익스피어에 눈뜨게 된 것은 경북대 3학년때 ‘맥베스’ 2막 2장중 환청 장면에서 셰익스피어만의 독창성과 천재성,절륜의 상상력에 매료되면서 부터다. 그러다가 57년 이대 대학원시절에 번역한 ‘한여름 밤의 꿈’이 이화여대 연극회를 통해 무대에 올려진 것을 계기로 30여년을 한결같이 셰익스피어라는 ‘신(神)’을 신봉해왔다. 89년까지 200자 원고지 1만7,000장 분량의 번역을 완성,전 40권의 이 완역본은 셰익스피어 전 생애에 걸쳐 펴낸 장막희곡 37편 외에 장편시,소네트 등으로 지금까지 23권이 전예원에서 출간됐다. 셰익스피어 전집은 지난 64년 휘문출판사와 정음사가 발간한 적이 있으나 번역문이 딱딱한 산문투인데 비해 그의 번역은 셰익스피어 특유의 시적운율을 그대로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평론가 유민영씨에 의하면 ‘셰익스피어 대사에서의 감격조와 영탄조,번뜩이는 해학과 풍자의 묘미는 더 이상의각색이나 윤색없이 그대로 무대에 올려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그는 비평가·언어학자·연출가·시인등 4개의 얼굴을 갖추면서 ‘신성(神聖)에 가까운 언어의 천재성’을 파헤쳤고 여기에다 작가 본연의 사상과 언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한 지속적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잘못 쓰여진 책은 실수이나 좋은 책의 오역은 죄악’이라는 것과,희곡번역은 ‘제2의 창조’라는 신념에서 셰익스피어가 언어의 연금술사이듯이 항상 ‘듣는 연극’‘무대에 맞는 번역’을 고집하며 공연중에도 ‘잘못된 번역’을 찾아내는가 하면,가장 근접한 표현을 위해 수많은 문학작품 섭렵을 마다하지 않는다. 폴 발레리는‘번역이란 원문에 충실하면 충실할수록 덜 아름답고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덜 충실하다’고 했지만 그는 ‘번역이란 원문에 충실할수록 아름답고 아름다울수록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킨다.연극계에서는 그런 그를 가리켜 ‘무상(無償)의 정열을 지닌 교수’로 지칭한다. 큰 공적에 비해 그가 적정한 보상을 바라지 않는 것은 번역작업이 그에게 있어 행복한 학문의 연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함남 정평 태생으로 부친 申雄浩씨와 林南秀씨의 1남4녀중 장녀.수도여의전과 한일병원장을 지낸 부친을 비롯,남동생과 여동생들이 모두 의사지만 그는 문학쪽에 더 관심을 갖고 숙명여고 졸업후 대구 피란지에서 경북대 영문과에 진학했다. 부군 李遠台씨는 주택공사 부사장을 거쳐 미륭건설사장을 역임,그의 공부하는 자세를 아끼고 사랑하면서 공연 때문에 귀가가 늦으면 밖에 나와서 기다려준다. 자녀는 MIT 경영학박사인 장남 순철씨(홍대 교수)와 차남 윤철씨(株 미수원사장). 경결하면서도 무구한 성격탓에 번거로운 교분을 트기보다 극단 여인극장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강유정씨를 믿고 만나는 정도다. 약삭빠른 사람은 학문을 경멸하고 단순한 사람은 그것을 숭배하며 현명한 사람은 그것을 이용한다면,그는 단순하면서도 원후(圓厚)하고 겸허하면서도 현명한 사람일 뿐이다. 따라서 공부가 취미이고 인생의 보람이며 만약 공부할 일이 없었다면 ‘신정옥 다운 인생은없었을 것’이라는 강유정씨의 말은 그를 두고 진리다. □그의 길 1932년 함남 정평 출신 1951년 숙명여고 졸업 1955년 경북대 영문과 졸업 1957년 이대 대학원 영문과 졸업 1964∼73년 이대 외국어대 강사 1973∼98년 명지대 영문과 교수 1976년부터 실험극장 ‘에쿠우스’를 필두로 희곡 200여편 번역 1979∼80년 국무총리실 정부시책 평가교수 1981년 국무총리정책자문위원 교수 1987년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영문학 박사학위 1989∼현재 오닐학회 이사 1996년 명지대 외국어교육원 원장 현재:명지대 명예교수,한국 셰익스피어학회 회장 저서:‘20세기의 미국연극‘(72년·문예출판사),‘현대영미희곡’ 전 10권(76­84년·예조각),‘셰익스피어 4대비극집’(93년·전예원),‘한국연극과 서양연극’(94년·새문사) 등 50여권 외 셰익스피어전집 전 40권 수상:실험극장 ‘에쿠우스’ 장기공연 공로상(76년),한국백상예술대상 특별상(80년),한국연극협회공로상·‘한국연극’ 100호기념 최다집필상(85년),91’연극영화의 해 사랑의 연극잔치 최우수 번역상,동랑연극상(96년)
  • 첫 판매금지 시집 林和의 ‘찬가’(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2)

    ◎美軍政 출판검열 규정 위반 1호/47년 2월 출판… 수록詩 ‘깃발을 내리자’ 문제삼아/“군정반대·불온한 선동” 규정 출판사에 삭제 지시/각계 잇단 항의성명에 해당詩 빼고 출판 결정 내려 질풍노도의 시대에도 시는 존재하는가. 자료에 의하면 미군정기 3년동안 발간된 시집은 90여종. 이중 문학사적으로 검증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불과 50여종이나 될까. 식민통치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구호와는 달리 미군정은 일제하의 각종 규제에 못지않게 꽤나 까탈스러운 출판검열조항들을 설정했다. 1946년 5월4일 공포된 법령 제72호는 출판물 검열의 기준이기도 했는데,제1조는 ‘군정위반에 대한 범죄는 1945년 9월7일부 태평양 미국군총사령부 포고 제2호 또는 현금까지 공포된 법령외 좌와 여히 규정함’이란 서두아래 82개 항목의 범법사항을 예시하고 있다. ‘전염화류병을 가진 부녀가 주둔군인에 대한 성관계의 유혹’같은 항목에 이르면 화류병이 없는 부녀자는 아무래도 좋다는 해석부터, 대체 그 시절에 적극적인 성적 유혹으로 윤리의식을 혼란시킨 장본인이 어느 쪽이었을까란 어리석은 의문도 생긴다. 이렇듯 까다로운 군정의 검열에서도 합법적으로 출판되었던 시집이 정부수립 이후 납월북 문인이란 이유로 금지조처가 내려진 게 30여종에 이른다. 덧부치자면 미군정 아래서 시집이 판매금지당한 것은 임화의 ‘찬가’가 그 제1호이자 마지막이었다.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연극 영화인이요 운동가이며 혁명가에다 조직가,경영인이기도 했던 임화는 8.15 직후 가장 강력한 문학단체 결성에 성공한 뒤 정치적으로는 분명히 북로당이 아닌 남로당 노선을 지지했다. 유진오가 ‘인민의 계관시인’이었다면 임화는 ‘정당의 계관시인’역을 충실히 이행했다. 시집 ‘찬가’는 1947년 2월10일 백양사에서 초판이 발간되어 관례대로 공보부에 납본했었는데 그로부터 두달이 지난 3월말경 말썽이 나기 시작했다. 이유는 이 시집 51쪽에 실린 ‘깃발을 내리자’라는 시의 불온성이었다. ‘노름꾼과 강도를/잡던 손이/위대한 혁명가의/소매를 쥐려는/욕된 하늘에/무슨 깃발이/날리고 있느냐//동포여!/일제이/깃발을 내리자’ 고 화두를 잡은 임화는 이 시에서 ‘가난한 동포의/주머니를 노리는/외국 상관(商館)’과 ‘살인의 자유와/약탈의 신성이/주야로 방송되는’ 것이 당대적 현실이라며 후렴으로 ‘동포여/일제이/깃발을 내리자’ 고 세번이나 반복한다. 문제의 시가 처음 발표된 것은 ‘현대일보’ 1946년 5월20일자 제2쪽이었다. 기존 논문이나 자료들은 이 시가 마치 19일에 발표된 것처럼 쓰고 있는데,그것은 발표 당시 ‘1946.5.19’라는 시 제작 날짜를 명기한데서 연유한 듯 싶다. 그러니까 임화는 이 시를 쓰자마자 당대의 대표적 이론가의 한사람이자 문학평론가였던 박치우(朴致祐)가 발행인이고 작가 이태준이 주간으로 있던 ‘현대일보’(7월1일자로 주필 겸 편집국장에 평론가 이원조,정리위원에 평론가 김병규로 바뀜)로 갖다주었고,신문사측에서는 기사문보다 한 급수 더 큰 활자로 보기좋게 제2면 가운데에 상자로 게재했다. 이 작품은 시집 ‘찬가’에 실린 것을 그대로 인용,연구하고 있는데,원문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원문에는 제목 ‘旗ㅅ 발을 내리자!’에서 보듯이 느낌표가 붙어 있고,‘가난한 동포의/주머니를 노리는/외국 商館의/늙은 종(奴隸)들이’로 되어있으나 시집에서는 괄호 안의 ‘노예(奴隸)’가 빠져있다. 이 시집에는 제1부에 8·15 이후의 작품 15편,2부에는 첫시집 ‘현해탄’(1938)이후 일제하에 쓴 7편이 실려있다. 5월24일 수도관구 경찰청 사찰과가 시집을 출판한 백양사 사장을 호출하여 문제의 시 삭제를 지시하자 이에 항의하는 성명서가 잇따랐다. ‘공보부에 납본된 츨판물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군정 반대나 불온한 선동이나 풍기를 교란하는 내용일 때에는 경찰은 적발하여 검찰청으로 고발할 수 있는 것이다’는 것이 기자단을 향한 장택상 경찰청장의 해명이었다. 7월18일 시인과 발행인은 경찰청으로부터 검찰로 불구속 송치되었는데,8월10일 문제의 시만 삭제하고 출판해도 좋다는 결정이 내려지는 것으로 시집 ‘찬가’필화사건은 형식적으로 끝나버렸다.
  • 활짝 열린 금강산 뱃길­공식 첫 출항 전날 이모저모

    ◎“월남 50년만에 북한땅 간다” 흥분/100발의 폭죽속 전야제 성황/갑작스런 한파에 포기자 생겨 금강산 관광선 첫 공식 출항을 하루 앞둔 17일 현대금강호 승무원들은 출항 준비에 여념이 없었으며 관광객들은 기대에 부푼 표정을 지었다. ●현대금강호 승무원들은 16일 저녁 외출과 휴식 등으로 시험운항의 피로를 씻은 뒤 17일 오전부터 배에서 먹고 쓸 음식 및 물품을 싣고 객실을 정리하는 등 준비를 서둘렀다. 梁在元 선장(40)은 “첫 출항을 위한 준비는 시험운항을 통해 이미 완벽하게 끝났다”면서 “고객을 편안하게 모시기 위한 객실 서비스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관광객들은 분단 반세기 만에 열린 뱃길을 통해 금강산에 가는 역사적 순간의 주역이라는 사실 때문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高在鳴씨(67·강원도 춘천시 근화동)는 “월남한 지 50년 만에 다시 북한땅을 밟는다는 생각을 하면 그동안 기다렸던 세월이 아깝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관광객 중에는 갑자기 몰아닥친 추위 때문에 막판에 금강산관광을 포기하는 사람이 나오고있다. 고향인 평북 선천에 부모와 아들을 남기고 온 金동선씨(76·경기도 평택시)는 “혹시 가족의 안부를 들을 수 있을까 금강산행을 손꼽아 기다려 왔지만 다리가 불편한 데다 날씨마저 추워 내년 봄에 가기로 했다”며 아쉬워했다. 황해도 개성이 고향인 延정숙씨(80·여)도 추운 날씨에 방한복을 입고 산을 오를 자신이 없어 다음으로 연기했다. ●금강산관광이 지역경제 회생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동해시는 관광선 출항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들뜬 분위기였다. 관광선 취항이 결정된 직후부터 금강산사업지원단을 구성,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동해시 洪璟杓 부시장(59)은 “동해시가 세계적 관광도시로 주목받게 됐다”면서 “금전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홍보효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현대측은 출항 하루 전인 17일 동해항 여객터미널 옆에 대형 무대를 설치,전야제 행사를 가졌다. 전야제에는 가수 조용필 김건모 윤복희 태사자 NRG 현철 설운도,성악가 최현수 김원정,재즈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어린 나이에 흥부가를 완창(完唱)해국악계를 놀라게 했던 국악신동 유태평양군 등이 출연했다. 100발의 폭죽이 터져 분위기를 고조시킨 데 이어 금강호가 불을 밝히는 것으로 행사는 끝났다. ◎통화 어떤 경로/평양­인텔샛­도쿄 거쳐 서울로 “아범아,여기는 금강산이란다” 금강산 관광객은 18일부터 금강호에서 국제전화를 통해 어렵게나마 국내 가족의 안부를 물을 수 있다. 현대그룹은 북한측과의 실무협상을 통해 선실 내에 국제전화용 전용회선 4개를 확보,공중전화를 설치한다.배에 인공위성을 통해 무선 통화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이 있지만 북한측의 불허로 무용지물 상태다. 통화는 일반 국제전화(082)와 비슷한 경로를 거쳐 이뤄진다. 이미 가설된 평양과 금강산 온정리 사이의 전화케이블을 이용한다.평양에서는 위성 인텔샛을 통해 일본 동경으로 연결된다. 여기에다 현대 기술진은 북한측의 협조를 얻어 온정리에서 장전항까지 7㎞에 걸쳐 케이블을 연결했다.그러나 부두에 정박한 금강호에까지 케이블을 연결할 수 없는 실정.따라서 장전항 인근에 특별히 전파를 쏠 송신장치(SR장비)를 설치했다. 현대는 당초 6회선을 확보했으나 두 회선은 현대 공사진과 합영사의 전용회선이어서 금강호가 사용할 수 있는 회선은 4개에 그친다.금강호에는 이를 이용한 카드식 공중전화 4대가 설치된다. 목소리가 금강호에서 장전항∼온정리∼평양∼위성∼일본 동경을 거쳐 즉시 서울(또는 지방)로 생생히 전달된다. 보도진의 기사전송과 육성 생방송도 마찬가지다. 전화요금은 비싼 편이다. 북한에서 한국으로 걸때는 1분 통화에 무려 3.79달러로 이를 환산하면 4,927원이나 된다. 반대로 한국에서 북한으로 걸때는 1분에 1,428원이 든다. ◎관광 성사까지/본지 첫 보도… 3차례 위기 끝에 결실 금강산 관광의 꽃을 피우기 위해 현대그룹 鄭夢憲 회장은 9개월간 산고의 아픔을 겪었는지 모른다.鄭周永 명예회장에게는 지난 89년 이후 9년여만에 성사시킨 필생의 사업이다. 금강산 관광은 대한매일이 지난 5월 중순 보도한 ‘올 가을 금강산 유람선 뜬다’는 제하의 상자기사를 통해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지난 89년 1월 鄭 명예회장이 처음 북한을 방문할 당시 움을 틔운 금강산관광은 그러나 이후 남북관계경색으로 인해 잊혀져 왔다.그러던 참에 鄭회장이 올 2월14일 극비리에 중국 베이징을 방문,북한측 아태평화위 고위관계자를 만나고서부터 금강산관광의 줄기가 잡혔다.북한이 지난해 연말 은근히 현대측에 사업의 재개를 타진해 온 터였다.3월에는 북한과의 화물열차 공동생산이 이뤄졌고,4월에는 金潤圭 현대건설 부사장의 북한 방문이 이뤄졌다.마침내 鄭 명예회장의 북한 방문이 6월16일 이뤄졌다.그것도 금세기 마지막 장관이 된 소떼 500마리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첫 시련이 찾아왔다.鄭 명예회장 귀환 하루 전날인 6월22일 동해에서 북한 잠수정이 발견됐다.한달 가까이 현대와 북한의 고위급 접촉 루트가 끊기면서 간간이 베이징에서 실무접촉만이 이어졌다.현대 고위인사는 이 기간을 “아무 것도 못하고 허송세월한 셈”이라고 술회했다. 두번째 위기는 9월25일 첫 출항을 지키지 못한 데서 찾아왔다.요란하게내 걸었던 약속이 결국 ‘잠수정 정국’에 밀려 기약도 없이 미뤄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8월31일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사건이 터졌다.일부 정치권 등 보수층에서 “북한에 준 돈이 미사일되어 돌아온다”며 강력히 반발하며 반대운동에 나섰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30일 북한 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온 鄭 명예회장과 鄭회장은 비로소 가슴을 쓸어 내렸다. ◎보장각서 어떻게/신변안전 걱정 안해도 된다/북서 “보장” 담화 발표/세칙 재협상 장애 안돼 금강산유람선 첫 출항을 하루 앞둔 17일 정부 당국은 적이 안도하는 분위기였다.금강산 관광선 1호인 ‘현대금강호’가 2박3일간의 금강산 관광 시험운항을 무사히 끝냈기 때문이다. 정부로선 그동안 일말의 불안감을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현대­북한간 신변안전 보장 협의 결과가 미흡하다고 본 것이다.북한 백학림 사회안전상의 ‘신변안전보장각서’ 만으로는 뭔가 미진하다는 느낌을 가졌던 셈이다. 그러나 시험운항 ‘성공’ 이후 일단 유람선관광사업의 전도에 파란불이 켜진 것으로 보고 있다.북측 인사들의 ‘자세’에서 관광사업에 적극적인 의지가 읽혀졌다는 것이다.북한측 사업주체인 아태평화위측도 14일 “우리 관계기관들은 금강산을 참관하는 남조선 동포들에게 모든 편의를 제공하며 신변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는 요지의 담화를 발표했다. 다만 몇가지 작은 불씨는 남아 있다.북측이 제시한 금강산 관광세칙도 그하나다.현대와 북한은 지난주초부터 관광객에 대한 벌금부과,촬영금지 등 관광세칙에 관한 재협상을 해왔다. 그러나 재협상 결과가 결정적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통일부 黃河守 교류협력국장은 “첫 출항일까지 세칙을 합의하지 못한다면 적용할 세칙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양측이 세칙에 합의할 때까지 관광객들은 북측이 일방적으로 정한 세칙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북측의 관광객 ‘선별’ 소지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그러나 정부측은 북한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측의 지난 8월 ‘보장서’를 근거로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보장서는 “관광객의 직장·직위를 문제 삼아 관광과 관련,입·출북을 허용하지 않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명기하고 있다. ◎동해시청 沈圭彦씨/“대민행정 지원 아끼지 않을 것”/터미널 도우미 배치/관광객 불편 최소화 “실향민과 남북관계는 물론 동해안지역 경제를 위해 금강산 관광은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동해시청 금강산관광지원사업소 沈圭彦 소장(43)은 지난 16일 2박3일간의 금강산관광선 시험운항에서 돌아온 뒤 18일의 첫 출항에 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동해시는 동해항이 금강산관광선 출항지로 선정된 지 4일만인 지난 8월1일 지원사업단을 구성했다.금강산 관광에 관련된 대민·행정 지원 등을 총괄하기 위해서다. 동해시는 지금까지 건축허가에서부터 선상에서의 영업허가까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허가신청을 낸 당일 모든 행정절차를 마무리할 정도였다. 沈소장이 시험운항에 참가한 것도 관광객의 불편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생각에서다.沈소장은 출국 절차에 불편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여행 터미널에 도우미 2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숙박시설도 대대적으로 정비키로 했다.배가 밤에 떠나 아침에 도착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동해시에서 묵지않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빡빡한 일정에 쉽게 피로를 느끼는 노인들이 출항 하루 전에 동해시를 찾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직접 다녀와보니 출항 당일 동해에 도착해 교육을 받고 오랜 시간 배를 탄 뒤 다음날 새벽 산행을 한다는 게 보통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금강호 등에서 선식(船食)으로 사용되는 동해안 해산물의 납품 과정도 살폈다.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지역 특산품 개발도 구상중이다.금강산관광객을 동해안 관광지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중이다. 沈소장은 “금강산 관광이 성공하는 지름길은 관광객들을 최대한 배려하는 것”이라면서 “조금도 불편이 없는 여행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해방후 첫 사형수 시인 兪鎭五(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1)

    ◎詩 낭독 탁월한 분단시대 최고 저항시인/중학생때 일본아이 자주 때려 형사 등살에 渡日/1946년 ‘국제청년데이’ 축시 낭독 10만 군중 갈채/지리산 문화공작대장 활약중 압송돼 사형 언도/‘아내와 월북했다’ 가설 바로잡는일 ‘국민의 몫’ 변혁기 문학은 사회와 역사 발전의 거울로서의 역할을 맡아왔다.해방의 공간에서 또 독재와 민주화의 공간에서 우리 문학이 줄곧 본연의 자리를 지켜왔느냐에는 많은 평가들이 엇갈리고 있다.그 가운데 새로운 세기는 다가오고 이제 우리 문학의 새좌표 설정이 요구되고 있다.이를 위해 그동안 우리 문학에 새겨져온 숱한 갈등과 번뇌의 흔적들을 문학평론가 任軒永 교수를 통해 재조명한다.주1회씩 연재될 任교수의 글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문단의 비사들이 많이 포함될 예정이어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시인이,“아아,사랑은/가고 돌아오지 않네!… 허공으로 사라졌네”라고 애절하게 노래하던 한 시인이 총탄의 이슬로 사라졌다.때는 1936년 8월19일,무대는 스페인 그라나다 근교 어느 과수원이었다. ○‘한국판 로르카’ 시인 투사 ‘1927세대의 샛별’이란 별명을 가진 민요시인 가르시아 로르카는 스페인 내전중 38세의 젊음을 피살로 마감했다.이 비참한 최후는 그의 시를 더욱 감동적으로 만들어 일약 세계적인 서정시인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노도 같았던,광풍 같았던,홍역 같았던 우리의 해방 공간과 분단의 틈새에는 ‘한국판 로르카’가 없었을까.독특하고도 마력을 지닌 시 낭독으로 청중을 열광시켰다는 그 로르카에 못지 않게 10만 참석자들을 뜨겁게 달궜던 한 시인이 있었다.바로 유진오(兪鎭五)였다. 활동으로 본다면 유진오가 ‘한국의 로르카’가 아니라 로르카가 도리어 ‘스페인의 유진오’가 됨직할 만큼 28세에 문학적 생명을 총살당한 이 시인은 세계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투사였다. 이제 통일을 향한 민족문학사는 분단의 장막에 가려졌던 문학인과 문학적 사건들을 21세기적 가치관으로 재조명할 처지에 있다 바로 그 첫 대상이 1950년 6월29일 긴급 처형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분단시대 최고의 저항시인 유진오이다. 이 시인의 생애에 대한 연구자료는 문학사가 정영진의 ‘육탄시인 유진오의 비극’(저서 [통한의 실종문인] 게재)과 작가 강준식의 중편소설 ‘어둠을 찾아서’(문학사상 1990.3)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이 어딘지 조차도 미궁에 있었는데,이 두 자료와 증언에 의하면 유진오는 서울사람이라고 보는게 옳을 것 같다.아버지 유치구(兪致九)와 어머니 양만선행(梁萬善行·전주 출신)의 4남중 막내로 논산에서 태어났다.아버지는 노량진에서 서울시내 전체를 공급지로할 규모의 지물포 도매점을 경영했었는데 사업차 잠시 논산에 가있을 때 유진오가 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넉넉한 집안으로 맏형은 검사,둘째는 외교관,셋째는 일본에 귀화,그리고 막내가 시인인데,그는 겉보기에는 얌전했으나 중동중학 시절 음악 미술 스포츠 등 다방면에 재능을 가졌으며 특히 기타를 잘 쳐 부민관의 어떤 음악회에 찬조출연할 정도였다고 전한다. ○사업가 집안의 서울사람 큰 키에 좋은 체격이었던 그는 중학생 때부터 일본사람들을 너무나 증오하여 일본아이들을 때리다가 경찰서에들락날락 했었다고 전한다.이런 행동 때문에 계속 고등계형사의 시달림으로 국내에서의 진학이 어려워 1941년 도쿄로 건너가 와세다(早稻田)에 입학했으나 역시 형사의 등살에 못이겨 메이지(明治)로 옮겼지만 여전해 일본의 저명한 국수주의자가 만든 분카가쿠인(文化學院)에 들어가 동양문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일제 말엽 징병기피를 위해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해방직전에 밀입국했다.1945년 9월 그는 오장환의 추천으로 등단,당시 패기있는 젊은 시인들(金光現 金尙勳 李秉哲 朴山雲 兪鎭五)과 ‘전위시인집’(노농사 1946.10)을 내 화제를 일으켰다. 1946년 9월1일,국제청년데이(International youth day) 기념행사가 훈련원 (현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렸다.1915년 10월3일에 제1회 대회를 가진 국제청년데이란 진보적인 청소년들의 세계적 조직으로 이듬해부터는 9월 첫 일요일에 하던 행사를 1932년 이후 9월1일로 바꿔 실시했다. 한국에서는 해방후 처음 열린 이 청년축제에 10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이날 식전에서는 평론가김오성(金午星)이 구속되는 등 이미 파란이 예상되었는데,시인 유진오는 축시낭독을 위해 특별초청을 받았다.문장 한토막씩을 띄어가며 격정적으로 특유의 몸짓을 해가며 청중을 사로잡는 것으로 이미 명성이 나있던 유진오로서는 가장 많은 독자 앞에 서게 된 기회이기도 했다. ○친일파를 ‘망령영감’ 야유 “눈시울이 뜨거워지도록/두 팔에 힘을 주어 버티는 것은/누구를 위한 붉은 마음이냐?”고 서두를 꺼낸 유시인은 “왜놈의 씨를 받아/소중히 기르던 무리들이/이제 또한 모양만이 달라진/새로운 점령자의 손님네들 앞에/머리를 숙여/생명과 재산과 명예의/적선을 빌고 있다/누구를 위한/벅차는 우리의 젊음이냐?”고 포효하면서 “썩은 강냉이에 배탈이 나고/뿌우연 밀가루에 부풀어 오르고도/삼천오백만불의 빚을 걸머지고”있다면서 미군정을 정면으로 매도함과 동시에 보수세력(친일파)을 “망령한 영감님”이라 야유하면서 “지옥으로 쫓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여 참석자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그의 시낭독 기교가 탁월하다는 말은 곧 미군정의 감시와 탄압의 대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여,행사 이틀뒤인 9월3일 미군정 포고령 위반으로 피검,분단문학사의 첫 필화사건의 주인공으로 부각된다.이 낭송의 투사시인에게 문학가동맹측은 ‘인민의 계관시인’이란 찬사를 보내면서 석방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했으나 10월 군사재판에서 이 시인은 1년 징역형을 선고 받아 약 9개월 복역한 뒤 석방(1947.5)되었다. 문학가동맹의 문화공작대 제1대 소속으로 경남지방을 순회(47.7)하고 돌아온 이듬해 그는 행운의 해를 맞는다.시집 ‘창’(정음사,48.1)을 낸데 이어 5월,창경국민교 여교사 김금남(金今男)과 결혼,1년 뒤 딸(香濬)을 얻는다.겉보기로는 이 시인에게 가장 행복했던 이 순간은 너무나 짧았다. 그는 조직으로부터 지리산 문화공작대장 파견 지령을 받고 입산(49.2.28), 여순병란(麗順兵亂)사건의 주모자 김지회(金智會)부대에 합세하나 ‘싸우다 쓰러진 용사’란 시를 낭독하는 등 한달간 머물다가 하산명령으로 내려오던 중 남원지역 민보단(民保團)에 피체(49.3.29)돼 서울로 압송,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49.9.30)를 받는다. 집안 어른이 앞장서 안재홍 신익희 등 정계 거물들의 탄원 서명과,시인과 이름은 같으나 전혀 다른 유명한 헌법학자 유진오(兪鎭午)를 동원하여 무기감형(49.11.7)에 성공,서대문교도소에 복역 중 그는 운명적인 전주로 이감된다(50.3).그 석달 뒤 일어난 6·25는 서울의 모든 죄수들이 석방되는 계기가 되었으나 대전 이남지역 교도소 수감자들 중 특수한 사람들은 ‘긴급처형’ 되었는데,유진오는 6월29일 새벽 30여명과 함께 총살당했다고 기록들은 전한다. “아,솔직히 말하면 나는 살고 싶다.살아서 내 생존의 확인인 시를 쓰고싶은 것이다.그렇지 않다면 사시나무 떨리듯 엄습해 오는 이 공포는 도대체 어찌된 일이냐? 어째서 어머니의 자애로운 얼굴이 보고 싶으냐? 어째서 밤이면 두고 온 아내와 딸아이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어지는 것이냐?” ○신익희 등 거물 탄원 서명 논픽션에 가까운 강준식의 소설 ‘어둠을 찾아서’에서 인용한 유진오의 옥중수기중 한 부분이다.이렇게 해서 한 시인,민주주의와 자유를 사랑하던 한 시인은 사라졌고,분단체제는 그의 모든 미학과 사랑까지 불온시해 버렸다. 참고로 그의 작품은 평론가 오성호의 노력으로 ‘창’이란 제목으로 출판되어 있음을 덧붙인다. “시인이 되는 것은 급하지 않다.먼저 투철한 민주주의자가 되어야 겠다”던 이 시인의 불온성은 해방공간의 홍역이었을 따름이지 21세기를 바라보는 오늘로 전이될 성질은 아니다.지금은 오히려 역사적 진실의 복원이 절실한 시기가 아닌가.여기까지가 문학평론가의 몫이다.왜냐 하면 아직도 유진오의 이야기는 끝이 안났기 때문이다. 그와 약간의 인척관계에 얽혀있는 작가 강준식의 소설에 따르면 유진오는 처형의 순간을 교묘히 넘겨 살아남아 어린 딸을 형수에게 맡기고 아내와 월북했을 수도 있다는 설득력있는 가설을 제공하고 있다.이쯤되면 대체 비평가의 글이란게 하잘 것 없는 거짓부렁이일 수도 있음을 통감한다.누가 문학사를 바로 잡을수 있는가.국민과 정부와 연구자 모두의 협력이 절실하다면 과장일까.
  • 좋은 환경 만들기/柳一相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서울광장)

    환경은 우리의 삶을 감싸고 있는 모태이며 삶의 피부가 숨쉬는 현장이다. 그래서 환경보호는 바로 우리의 삶을 지키는 일이다. 환경은 자연환경과 사회환경으로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하나가 되어 삶의 질을 결정해준다. 자연환경의 보존을 둘러싼 사람들의 견해도 둘로 갈린다. 수질 공기 토양 등을 현재 상태로 보존하고,변화를 가져올 인공적인 노력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주장이 있는 한편,현재의 자연환경이 주는 제약을 인간의 능력으로 제거해가면서 더욱 안락한 생활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에 두 주장의 대립이 구체적으로 한강수계에서 지역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40%에 이르는 수도권 주민들의 물에 대한 관심은 비상(非常)하다. 팔당호에 유입되는 수자원의 청결성 유지는 낙동강수계에 대한 지역주민의 요구만큼 절박하다. 그러나 수년 전 벌어진 대구권과 부산권의 환경갈등은 경제적 생산을 둘러싼 대결이라고 볼 수 있지만,한강수계의 주민 상호간 갈등은 한계생존과 풍요한 생활간의 갈등 및 물질생산과 토지소유간의 복합적인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한강유역은 수도권 주민의 레크리에이션 단지에서 더 나아가 향락산업의 기지가 되었거나 심지어는 개인별장과 일부 기업의 편의시설로 가득 차 있다. 이 가운데는 권력이나 금력을 이용하여 토지 형질을 무단변경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한강유역의 땅값은 공익과 무관하게 크게 올라있는 게 현실이다. 이제 정부가 팔당호의 수질개선을 위해 환경유해시설을 강력하게 정비하려고 나선 것은 다수 국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지의 정당한 발현이다. 환경부가 환경수질의 오염원천을 제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땅값의 지속적 상승을 기대한 특정소수에게는 경제적 고통을 부담시킬 수 있다. 최근 이런 고통분담을 거부하는 일부 주민들의 집단행동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생명의 근원인 물을 담보로 이권흥정을 벌이려고 한다는 일반의 의심을 살 수도 있다. 자연환경의 보존도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토지가 개인의 사적 이윤을 적립해두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환경지상주의로만 나가서 인구밀도가 높고 국토면적이 협소한 우리나라에서 수도권에 위치한 제조업체의 생산활동까지 위축시켜서는 안된다. 지난 5∼6월경처럼 환경보호측면만 우선하여 단속을 벌이면서 연약한 중소기업 사업주들을 무더기로 구속하는 것은 원활한 노동력 공급과 생산효율성을 두루 고려할 때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물론 기업가들도 환경조건에 맞는 생산활동 대신에 부동산투기로 주민들과 결합하여 땅값을 올려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자동차의 천국 미국이라지만 오리건주 유진시에서는 자동차길보다 자전거길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환경보호론자들이 사회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포틀랜드로 흘러가는 윌라메트강을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기에 유진시는 미국에서 보기 드문 ‘은퇴자의 천국’이라는 애칭을 얻고 있다. 이제는 시민세력들이 나서서 지역주민 상호간의 문제 및 중소기업과의 이해대립을 조정해야 한다. 자연환경과 친화하면서 국민경제도 살려갈 수 있도록여론을 비롯한 사회환경을 개선해주는 일을 할 때다. 큰 강의 상류지역 주민이나 이해관계자들도 과연 무엇이 지역특성에 맞는 발전인가를 심사숙고 한다면 더욱 좋으련만!
  • 公州 아시아 1인극 메카 꿈꾼다/새달 4일부터 3회 1인극제

    ◎일본·인도 등 6개국 13편 공연/소민연극상 첫 수상자 문장원옹 서구극에 밀려 독창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 1인극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3회 공주 아시아 1인극제’가 9월4일부터 6일까지 충남 공주민속극박물관 극장과 놀이마당,고마나루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이 연극제는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제모습을 잃어가는 아시아지역 1인극의 상호교류를 통해 문화적 자생력과 긍지를 되찾으려는 취지로 아시아1인극협회 한국본부가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올해엔 일본 인도 베트남등 아시아지역 6개국 13개 작품이 참가한다. 해외초청작 가운데 말레이시아 탄 아이 수안의 ‘시간이 흐르면…’은 서로 떨어져 있는 두 친구가 편지와 전화로 대화하는 삶을 그린 작품. 일본 고규미의 ‘사상화(相思花)’는 재일교포 3세인 고규미씨의 시각으로 바라본 조국과 자신의 의지를 무언인형극으로 풀어내고 있다. 1,2회 때도 참가,어린이 인형극을 공연했던 일본의 미야하라 다치오는 ‘원숭이’와 ‘축제의 밤’ 등 성인을 위한 인형극을 공연한다.황푹시(베트남)의 ‘북소리’와 쉬리 아쇼크 챠텔지(인도)의 ‘인생’,‘연’,그리고 질러 라만 존(방글라데시)의 ‘투쟁’ 등도 눈길을 모으는 작품들. 국내작으로는 공주민속극박물관 관장인 심우성씨가 분단된 조국의 통일전선에서 원통하게 희생된 한쌍의 젊은이를 추모하는 ‘결혼굿’과 욕망과 아집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게 된 사람이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한국마임협의회장 유진규씨의 ‘빈 손’ 등 6개 작품이 소개된다. 소리꾼 장사익씨가 참가,9월6일 하오5시 노래잔치도 벌인다. 전통 연극인을 대상으로 ‘소민연극상’을 선정했는데,첫 수상자로 문장원옹(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 동래야유 인간문화재)이 선정됐다.(0416)855­4933
  • 동화면세점 계열 3社 워크아웃 대상 선정

    조흥은행은 19일 동화면세점과 계열사인 유진관광,동화투자개발 등 3개사를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하고,오는 28일 채권기관협의회를 열어 기업구조조정협약 적용여부 등을 결정한다고 밝혔다.이들 3개사는 채권행사 유예기간 동안 교환에 회부되는 융통어음을 결제하지 않아도 부도처리되지 않는다.
  • 용감한 美 의원들/崔弘運 논설위원(外言內言)

    동맹군을 이끌고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을 무찔러 워털루 전투에서 최후 승리를 거둔 웰즐리 웰링턴(1769.5.1∼1852.9.14)은 런던에서 있은 개선식에서 오늘까지 전하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워털루의 승리는 이튼교정에서 이루어졌다”라고. 헨리 6세가 1440년 나라의 핵심 지도자로 키울 우수한 학생 70명을 위해 만든 학교가 바로 이튼 칼리지다. 전교생 1,200명이 넘는 오늘까지도 왕실 장학생 70명은 오피단(Oppidan)으로 불리는 일반학생과 달리 연간 1,000여만원이나 되는 기숙사비와 학비일체를 면제받는다. 설립목적대로 영국을 이끈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대부분 이학교 출신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귀족이나 상류층의 반열에 들어 있으나 나라가 위급할 때 제일 먼저 달려나가 자신을 바친다. ‘왕과 국민의 영원한 공복(公僕)’이라는 이 학교의 변함없는 가르침이 이들을 이렇게 책임감 강한 지도자로 길러낸 것이다. 이는 서양 선진국 사회의 지도자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신념이며 생활자세이기도 하다.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다. 사회지도층 인사로서 지켜야 할 의무와 도덕률을 어김없이 지키기에 항상 존경을 받는다. 지난 24일 총기 난사사건이 일어났던 미국 의사당에서 보여준 미국 국회의원과 경찰관들의 희생적이며 의연한 자세도 바로 이 정신의 실천임을 깨닫게 한다. 사건 현장 사무실의 주인인 공화당 수석부총무 톰 들레이 의원은 한바탕 난동을 부리다 총상을 입은 범인 러셀 유진 웨스턴 2세가 총을 계속 겨누고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공포에 떨고 있던 관광객들과 직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의사출신인 공화당의 빌 프리스트 상원의원은 연설을 마치고 지역구로 가던 길에 총격전 소식을 듣고 의사당으로 되돌아가 쓰러진 경찰관 2명과 범인을 응급조치했다. 그는 또 나중에 범인 웨스턴을 후송하는 응급차에 함께 타고 가며 인공호흡을 계속 해 주기도 했다. 의회경찰을 관장하는 빌 토머스 위원장도 총성이나자 몸을 숨기기는 커녕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관광객과 직원들을 진정시키고 사후 수습을 주도했다. 2명의 희생자를 낸 경찰도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모범을보여주었다. 의회는 이런 아수라장이 됐던 의사당을 계속 개방하겠다고 밝혀 또 한번 국민들의 신뢰를 쌓았고. 바로 이들이 한 사회를 이끌고 나라 전체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유전면제(有錢免除) 무전현역(無錢現役)’풍토의 우리 사회와 너무 대조적이다.
  • 20세기 최고 바이올리니스트 오이스트라흐 음반 둘 나란히

    다비드 오이스트라흐는 옛소련 출신으로 ‘20세기 최고’란 평가를 받는 바이올리니스트.지난 74년 타계한 그의 음반을 소니클래시컬과 EMI에서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내놨다. 불황을 고려해 두장짜리 음반을 한장값에 파는 ‘2포1 앨범’으로 한국에서만 별도로 기획해 선보인 점도 똑같다.음악에 대한 진지한 태도에,러시아 출신 특유의 현란한 테크닉으로 청중을 압도해온 그는 생전에 많은 작곡가들로부터 작품을 헌정받았고 바이올린 레퍼토리를 확장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소니 음반에는 1955∼59년 녹음한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작품35’와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작품47’,멘델스존의 ‘바이올린협주곡 e단조 작품64’,모차르트의 ‘바이올린협주곡 d단조 K.218’ 등을 담았다.유진 올만디가 지휘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곡들이다. 반면 EMI의 앨범 수록곡은 60∼70년대초 녹음한 베토벤의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작품61’을 비롯,브루흐의 ‘바이올린협주곡 g단조 작품26’,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D장조 작품77’,모차르트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K.364’등이다.프랑스국립방송교향악단과 런던심포니,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베를린필하모닉과 협연했다.
  • 미국서 귀국한 1세대 마임이스트 김성구씨

    ◎“우리정서 맞는 마임 하고파”/100시간 워크숍·‘별과 방랑자’ 공연 계획 30여년 가까이 몸짓으로만 말해온 사람이 있다.헬렌 켈러 등의 얘기가 아니다.우리나라 일세대 마임이스트 김성구.한국 마임 역사와 함께 잔뼈가 굵어오다 92년 훌쩍 뉴욕으로 ‘인생공부’를 떠났던 김씨가 얼마전 귀국,뚝딱 뚝딱 새로운 ‘몸짓무대’를 짓고 있다. “68년 12월이었는데 롤프 샤레라는 서양 마임이스트가 처음 내한했어요. 고등학생 신분으로 그걸 보고 아,저런 것도 있구나,했지요.그런데 날이 갈수록 그 무대가 또렷이 떠오르겠죠.그때 이미 마임에 빠져들었나 봐요” 70년대 초 마임극단 ‘에저또’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김씨.마임이스트 유진규가 당시의 친구다.배우 김동수와 함께 연출가 채윤일씨의 데뷰작에 출연하고 마임전문 극단 ‘73 그뒤’를 만든 것도 이 무렵.그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따온 소품 정도를 제외하곤 무대위에서 말을 해본 기억이 거의 없다. 신발의 한국 흙이 채 마르기도 전에 김씨는 벌써 ‘일’을 꾸미기 시작했다.8월3일∼9월30일 활인 예술극장에서 ‘김성구의 100시간 마임 워크숍’(문의 392­6890)을 열어 ‘친구들’을 모으고 9월말쯤 ‘별과 방랑자’라는 신작공연도 올린다.이밖에 TV뉴스 시간의 ‘마임 칼럼’,마임영화 제작 등을 꿈꾸고 있다. “배우로,연출로 수없이 마임무대를 꾸렸고 외국물도 먹어봤지만 갈수록 우리 정서에 맞는 마임의 필요성을 절감해요.쉽게 관객을 파고들면서도 페이소스가 있는 ‘새로운 비극’바람을 일으켜보고 싶어요”
  • 헌법정신과 국회상(金三雄 칼럼)

    절대군주제와 식민통치를 거쳐 우리 손으로 헌법을 만들고 헌정을 시작한지 50년이 되었다.봉건적 신민사회에서 신분과 권리가 바뀌고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근대적 시민국가로 발돋움한지 반세기가 된 것이다. 헌정 반세기의 역사는 그러나 독재와 반독재 투쟁의 피어린 역정이기도 했다.그 역정의 작용과 반작용의 역학이 50년만의 여야 정권교체로 새 정부가 들어서고서도 국회가 파행을 면치 못하는 후유증으로 남는다. 우리 헌법은 당초 내각제 시안이 이승만의 권력욕으로 대통령제로 바뀐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독재자들의 장식물이 되어 9차례나 뜯기고 찢기는 누더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헌법이란 용어는 중국의 고전에서 유래한다. 중국 고전〈국어(國語)〉의 「진어(晋語)」편에는 ‘상선벌간 국지헌법야(賞善罰姦 國之憲法也)’라 하여 “선을 상 주고 간을 벌하는 것이 나라의 헌법이다”라는 말이 처음으로 쓰여졌다.또 에는 ‘능출호령명헌법의(能出號令明憲法矣)’즉 “능히 호령을 내려 헌법을 밝힌다”는 구절이 있다.그리고 에는 ‘헌자법야(憲者法也)’라 하여 “헌은 법이다”는 말이 있다. 이들 고전에 나타난 헌법이란 말을 명법(明法) 또는 엄법(嚴法)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서는 성덕태자의 〈17조 헌법〉도쿠가와 시대의 〈헌법부류(憲法部類)〉〈헌법류집(憲法類集)〉,복택유길(福澤揄吉)의 〈율례(律例)〉,가등홍지(加藤弘之)의 〈국헌(國憲)〉,이등박문의 〈명치헌법〉등으로 나타난다. ○부끄러운 국회 모습 우리나라의 경우 1894년 제정된 ‘홍범(洪範)14조’에서는 아직 헌법이란 용어가 쓰여지지 않았지만,1919년 상해임시정부에서 ‘임시헌정’이라 하여 헌법의 의미가 함축된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바 있다.1907년 유진오 박사의 부친 유치형이 처음으로 〈헌법〉이란 교과서를 내고, 1918년 신익희가 보성전문에서 비교헌법을 강의했다. 해방조국은 1848년 6월1일 제헌국회 본회의에서 헌법기초의원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의 선출로 헌법제정 작업이 시작돼 7월17일 마침내 헌법이 제정 공포되었다.이렇게 제정된 헌법은 독재자들에 의해 누더기가 되고 헌정은 상처투성이의 고난을 겪었다.이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50년 세월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분단과 전쟁과 혁명과 쿠데타,그리고 경제건설의 어지러운 상황이기는 했지만 우리는 많은 희생을 치르며 민주헌정을 지켜왔다.여야 정권교체도 이루었다.그럼에도 우리 정치는 여전히 한심한 수준이다.몇 달째 원 구성을 못하고 국난극복과 개혁의 앞장은 커녕 발목을 잡고있다.권력형 부정사건에는 약방의 감초격으로 국회의원이 끼어들고 지역감정 조장발언은 국회의원들의 단골 메뉴처럼 되었다. 국민통합과 화합기능은 커녕 분열과 갈등을 부채질한다.정부기관은 물론 공기업과 사기업이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고 있는 터에 유독 국회만은 이를 외면한 상태에서 정쟁으로 날을 지샌다.동해안에 무장간첩이 출몰하고 노동자들이 강경노선으로 선회하는데도 무대책일 뿐인 국회가 제헌 50주년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는단 말인가. ○구조개혁 앞장서라 지난해 외환위기와 증권시장 붕괴를 예측한 바 있는 증권전문가스티브 마빈이 “제2환란이 오고있다”고 경고하고,미국의 여론 주도층은 한국에 투자를 꺼리는 이유를 분단이나 노사불안보다 ‘여소야대 등 한국정치의 불안정성’을 첫째 요인으로 열거한다.정치인들이 각성 발분해야 할 경고의 메시지다. 정치개혁이 선행되지 않고는 어떤 개혁도 성공하기 어렵다.특히 지금처럼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구조를 그대로 두는 국정개혁은 공염불에 불과하다.150만 실업자와 퇴출당사자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미증유의 국난기에 전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채 정당의 하위기관으로 전락하여 선거지원이나 하는 국회라면 문제는 심각하다.제헌절을 앞두고 “선을 상 주고 간을 벌하는 것이 나라의 헌법”이란 헌법의 의미를 새기면서 국회의 분발을 기대한다.
  • 예술 장르의 벽 허물기

    ‘미래 예술 주인공을 한데 모십니다’ ‘내일을 여는 몸짓­젊은 문화축제 장(場)’이 올해 두해째를 맞는다.19∼30일 서울 문예회관 소극장.‘젊은 예술가들이 장르의 벽을 허물고 어울려 새로운 주류문화를 모색해보자’는 마당. ‘98 장’은 무용,마임,인형연극 등으로 꾸려간다.공연예술의 ‘변두리 장르’기에 응어리진 에너지가 더 크고 실험의 여지도 넓다. 참가작중 이현찬의 인형극 ‘나그네’(23∼25일)는 인형만 아니라 줄을 잡은 조종자도 함께 등장,생명이 세상에 나와 경험하는 희로애락을 구현한다. 남궁호·박미선 팀(19∼21일)은 현대마임 창시자 에티엔 드쿠르 탄생 100주년을 맞아그의 작품 4편을 올릴 예정.이와 함께 △김은희,조성주의 무용(19∼21일) △김용철의 무용,유진규의 마임(23∼25일) △‘사다리’의 마임,이정연,이은주의 무용(27·28·30일) 등의 일정.화·목·금 하오 7시30분,수·토 하오 4시30분·7시30분,일 하오 4시30분.424­1421.921­1874.
  • 베토벤피아노삼중주op97.‘대공’(명반과 함께하는 음악여행:3)

    ◎그후,미래와의 따스한 대화 1.다른 악기들은 베토벤의 친구거나,친척,아니면 연인들이다.그러나 피아노는 베토벤 그 자신이다… 오늘 소개하는 음반의 피아노 연주자 유게네 이스토민은 그렇게 말했다.그리고,과연,1악장 벽두부터 이스토민의 피아노가 절묘하다.첫음과 둘째음 사이가 다른 연주보다 아주 미세하게 느린데,그 차이가 절벽을 이루면서 동시에 포괄한다.피아노 음은 무한히 영롱해서 마치 내비칠 듯하다,절벽을 품고 치열하게 따스한 대화정신이 탄생하는 과정을.곧이어 빠르지만 서두르지 않고,아니 매우 여유롭게 바이올린 선율이 통로를 마련한다.그것은 바이올린 연주사상 가장 부드럽고 온화한 통로다.그리고 연주자 아이작 스턴의 고유한 바이올린 음색이 가장 적확하게 들어맞는 대목이다. 마치 바이올린 선율이 스스로 제 육체를 기꺼워하는 듯.레너드 로즈의 첼로는 시작도 없이 밑도 끝도 없이 어느새 ‘온화의 무게’를 보태고. 그렇게 매우 짧은 순간에 광활하고 원대한 대화의 장이 마련된다.음악이 시간의 장르면서 시간을 극복하는,공간의 순간이다.피아노 삼중주는 무엇보다 대화의 장르다.그리고 베토벤의 피아노 삼중주 ‘대공’(대공 트리오)은이 방면의 최고 걸작.베토벤이 원했던 대화의 내용은 무엇이었던가.세 연주자는 그 ‘무엇’을 어떻게 당대화했는가.그러기 위해서 세 연주자 사이에어떤 대화가 필요했는가.대화는 어떤 고통을 겪고서 일상성(日常性)의 질(質)을 높여가는가? 2.1814년 4월 11일 빈의 로마황제 호텔 군(軍)자선음악회 리허설 공연장.베토벤이 직접 피아노를 잡고 있다.허름하지만 자세가 괴팍하게 느껴질 정도로 도도하다.청중은 문화계 저명인사와 귀족들.가 그렇게 연주된다.기대에 가득찬 청중의 얼굴에 점차 연민의 정이 어린다.베토벤의 연주는 형편이 없다.크게 쳐야 할 음절에서 건반을 너무 쾅쾅 두들겨대고 부드러운 대목은 너무도 미약해서 들리지 않는다. 초연(初演)은 그렇게 엉망으로 끝났다.그렇다.그는 귀가 먹은 상태였다.몇 주일 후 다시 직접 연주에 나섰지만 그게 마지막 연주가 되고 만다.아,베토벤.청년 시절 그의 작품은 기존의건반악기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그래.그때도 그는 건반악기를 ‘때려부수듯’ 연주했었지.그후 그의 음악은 표현력이 강화된 악기를 내내 요구해 왔고,새로 태어난 악기는 그의 음악으로 새로운 표현 영역을 개척해 오지 않았던가.44세 베토벤 청각 장애,아니 치매의 연주는 그래서 더욱 애처롭다. 그러나 우리가 베토벤을 위해 슬퍼할 것은 없다.그때의 청중들도 그렇다.그때 정작 베토벤은 ‘마음의 귀’로 연주했고 마음의 귀로 자신의 음악을 들었다.즉,그는 가장 이상적인 연주를 들었다.그리고 그 귀가 그후 13년 동안, 침묵의 세계에 귀를 기울이면서 이제껏 어느 작곡가도 넘보지 못한 만년(晩年)의 음악세계를 건설한다. 3.스턴,로즈,이스토민 세 연주자는 베토벤이 마음의 귀로 들었던 바로 그 연주를 재현한다.그리고 그,대화의,통로가 위대한 침묵의 저변을 이루는 광경도 보여준다. 1악장은 숭고한,끝없이 숭고한 고통에 단아한,끝없이 단아한 외모를 부여한다.공(空)인가? 아니다.단아함의 육화(肉化)다.공을 더욱공이게 하고 색(色)을 더욱 색이게 하는.무엇보다,그 조화를 심화시키는.2악장은 얼핏 가볍지만,위대한 20세기적 웃음의 경지를 여는 통로다.3악장은 1악장 공간(空間)의 시간화(時間化).고통의 시간이 아름다움의 영원성을 잉태하는 과정이다.다섯개의 변주(變奏)로써 생애를 다섯 번 심화­확대시키는.마지막 변주는 길고 가장 온전하다.그런데 그 말미에 자기파괴(自己破壞)가 감행되고 그것이곧바로 4악장 춤곡으로 연결된다. 의 4악장 구조는 침묵의 제련을 통해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합창교향곡)의 세계로 심화될 것이다.3악장 말미는 만년 현악4중주들의 난해한 경지를 연다.그것은 ‘신(神)=인간’의 경지와 ‘청각치매=죽음’의 경지를 결합하고 그 결합을 음악화하려는,그렇게 스스로 음악이 되어 죽음을 관류(貫流)하려는 모험에 다름 아니다.‘만년의’ 는 의 대척점에,그리고 피아노 소나타들은 현악4중주들의 대척점에 존재한다.그렇다.는 통틀어 베토벤 ‘만년작들’의 예감이고 교차로다.그런데도,매우 편안하고 깨끗하며 자애롭다.예언의 내용으로 스스로를 채우는 대신 대화의 완벽한 통로로 들어서는 까닭이다.그리고 이 점에서 는 만년작들보다 덜 위대하지만 더 음악적이다. 4.이 작품의 통로성(通路性)을 결정(結晶)짓는 또하나의 계기가 있다.루돌프 ‘대공(大公)’에게 헌정되었지만 이 작품은 프랑스 혁명 이래 급격히 부상한 시민계급,그리고 미래와 대화를 분명하게 겨냥한다.음악은 귀족 후원자를 잃고 시민계급의 극장 취향에 의지해야 했다. 그리고 진보는 얼핏 천박한 대중성을 동반한다.대중 취향에 영합할 것인가,아니면 고급한 예술성을 지키며 고립과 굶주림을 감수할 것인가? 얼핏(!)긴박한 이 질문에 베토벤은 음악적으로 또 예술­본질적으로 응답한다.그리고 예술성/대중성의 2분법을 일거에 깨부순다.그는 귀족들이 직접 연주를 즐겼던 아마추어리즘을 탈피한 고난도(高難度)의 작곡­연주기법과 심오하고 변증법적인 음악사상을 결합하면서 표피적인 대중성에 야합하지 않고 시민혁명의 시대정신을 일상화(日常化)하는 것이다. 그렇게,역사 속으로,진정한 진보 속으로,진정하게 음악적으로.그렇게 다시 통로가,통로인 채로,미래와 대화한다.일상적이고 대중적이며 진보적이고 예술적인 음악이 그렇게 탄생한다. 그 광경을 이스토민,스턴,로즈 세 연주자는 완벽하게 구현한다.미국으로 귀화한 러시아 연주 예술이 마침내 미국화하면서 세계로 광활하게 열리는 단계가 역사적으로 겹치는 까닭이다.아,그때는 그랬구나.작곡이든 연주든,우리는 이 예술가정신이 거의 불가능해진 시대에살고 있다.정작 우리가 슬픈 것 아닌가. 1970.녹음,1988 CBS CCK­7030 피아노:유진 이스토민 바이올린:아이작 스턴 첼로:레너드 로즈 ◎巨匠 3인/이스토민 스턴 둘다 美 귀화 러시아 출신/미국화 거쳐 세계로 유진 이스토민(1925∼ )은 러시아계의 미국인 피아니스트.커티스 음악원에서 호르쵸프스키와 제르킨에게 배웠다.데뷔는 1943년.스턴 및 로즈와 3중주단을 구성한 것은 1961년이다.1975년 카잘스의 미망인인 첼리스트 마르타카잘스와 결혼했다. 아이작 스턴(1920∼ )은 러시아 태생으로미국에 귀화한 바이올리니스트.1935년 데뷔한 후 온화한 바이올린 음영역을 넓히면서 하이페츠와 쌍벽을 이루는 연주자로 부상,노년에 이르면서 ‘스턴이 스턴을 능가했다’는 평을 들었다.그의 연주전집 음반이 Sony 레이블로 나와 있다. 레너드 로즈(1918∼1984)는 미국태생의 첼리스트.그 또한 커티스 음악원에서 공부했다.1934∼8년 토스카니니의 NBC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한 후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뉴욕필을 거쳐 솔로로 활동했다.1951∼62년 커티스,1947∼51년 및 1962~84년 쥴리어드 음악원에서 가르쳤고,린 하렐과 요요마가 그의 제자다.이 세사람이 3중주단을 구성한 것은 1961년.
  • 라흐마니노프·엘가 그들 자신이 해석한 작품세계

    ◎‘굿’ 수출용 새 음반 11장 출반/각 1천장씩 국내 한정판매 지난 3월 OEM방식의 라이센스 음반을 제작,선보였던 ‘굿’이 신보 11장을 다시 내놨다.자크 티보 전성기의 바이올린 소품집,피에르 푸르니에의 생상스 협주곡,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이 연주한 쇼팽 야상곡·피아노협주곡 1,2번,부다페스트 현악 4중주단의 멘델스존 1번·브람스 5중주 1,2번등 탐낼만한 호연이 적잖다. 그 가운데 특히 시선을 끄는 것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1,3번과 엘가 첼로협주곡·교향곡 2번 두장.연주자의 이름을 찾아 그 겉표지의 깨알같은 글씨를 뒤질 필요는 없다.작곡가가 곧바로 지휘자이며 연주자인 음반이기 때문.희귀한 것은 좋지만 히스토리컬 음반의 공통 취약점인 음질이 음악듣는 즐거움을 상각해 가지 않을까.음반사측은 그런 우려라면 확실히 접으라고 주장한다.일본,네델란드의 첨단 재생기술로 잡음을 죽이고 속에 파묻혔던 음악신호를 선명히 되살려냈다는 것. ‘엘가가 지휘하는 엘가’를 타이틀로 한 엘가 첼로협주곡·교향곡 2번은 차례로 뉴 심포니,런던 심포니와의 28년,27년 녹음.협주곡 협연은 당대의 첼리스트 베아트리스 헤리슨이 맡았다.영국 작곡가 엘가 교향악의 세계는 유럽 본토의 선배 음악가 모차르트,베토벤 등등의 세계에 비해 덜 친숙한 것이 사실.이번 두 작품은 영국 향토색 물씬하면서 격식에서 한결 느슨한 엘가 음악의 진경을 엘가 자신의 해석으로 열어보여 준다는 점이 매력이다. 라흐마니노프가 들려주는 1,3번은 유진 올만디 지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의 39∼40년 녹음.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은 피아니스트들이라면 한번씩 거쳐가곤 하는 단골 레퍼토리.그런 피아니스트들에게 이 연주는 작곡자가 제시하는 참조답안쯤 될법하다.아무래도 고색창연하며 섬세함이 떨어지는 음질 탓에 특유의 푸근한 서정이 좀 묽게 느껴지지만 가지런하고 화사하면서도 폭발력 있는 연주가 들을만하다.수출용이지만 타이틀당 1000장씩 한정으로 국내판매도 한다.문의 921­8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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