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가정 만들기 시민단체 뭉쳤다
날로 심각해지는 가정위기를 극복하고 가정문화를 총체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이 발벗고 나섰다.
생활개혁실천협의회,하이패밀리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최근 ‘건강가정시민연대’(공동대표 송길원 손봉호 허봉열 김숙희) 발족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가정의 기능 회복을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들의 활동 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정 해체는 사회붕괴로 이어져
건강가정시민연대는 “이혼과 저출산,아동·노인학대,가정폭력,가계부실 등으로 가정이 갈수록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면서 “건강한 가정의 기능회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 과제라는 공동인식에서 연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동대표인 송길원(하이패밀리 대표)씨는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직장에서의 조기퇴출 등 사회불안 요소들이 가정파탄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면서 “가정의 해체는 사회 존립 자체까지를 위협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봉열(서울의대 교수) 공동대표는 “가족이 화목하지 못하면 혈압·당뇨·암 등의 발병률이 높고,부부가 불화하면 임신 중 합병증과 자녀들의 잔병치레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의학계에 알려져 있다.”면서 “가족은 사회를 떠받치는 기본 요소이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을 교육시키는 가정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은 시급한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다양한 프로그램 공동추진
이들은 가정 해체의 단적인 예로 지난해 이혼이 16만 7100건으로 전년보다 15%나 급증했다는 점을 꼽았다.이혼의 주된 원인은 성격차이 45%,경제문제 16%,가족간 불화 13% 등으로 나타났다.따라서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성격차이와 가족간 불화로 인한 58%는 예방이 가능한 데도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생활고와 배우자의 외도로 인한 자살증가,자녀·노인학대 등도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뒤늦게나마 가정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문제해결 차원에서 지난해 말 ‘건강가정기본법안’을 제정했다.오는 2005년 시행될 이 법안은 건강가정 지원센터 설치,건강한 가정교육 실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정시민연대는 앞으로 위기 가정에 대한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고 건강한 가정문화를 만들기 위한 정보공유 등 공동사업을 펴 나가기로 했다.그동안 독자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했지만 호응도가 낮아 대부분 지엽적인 캠페인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는 자성 때문이다.
●잘못된 용어 배격운동 전개
가정시민연대는 우선 첫번째 공동사업으로 이달 말 ‘우리사회 가정행복을 망치는 잘못된 용어 10가지’를 선정하고 사용금지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아울러 개선이 필요한 용어도 선정해 아름다운 우리말로 바꾸는 등 ‘가정행복찾기’ 캠페인도 벌인다.
결손가정,집사람,편부모(한부모),우리집(집은 물리적인 느낌이므로 우리가정으로),미망인,불우이웃(나눔이웃) 등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올해는 유엔이 ‘가정의 해’를 선포한 지 10년이 되는 해여서 다음달 9∼15일을 ‘가정주간’으로 선포할 예정이다.가정시민연대 발족 원년인 만큼 ‘건강가족의 의미와 방향’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개최키로 했다. 손봉호(한성대 이사장) 공동대표는 “건강한 가정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사회·시민단체들이 힘을 합쳤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 가정을 깨뜨리는 잘못된 생활습관들을 배격하고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캠페인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정부추진 정책에도 적극 동참
현재 정부의 가정보호 정책은 가정이 기능을 상실하고 요보호 대상자가 발생한 뒤에야 보호에 나서는 수준이다.따라서 전문가들은 앞으로 가정중심의 통합적인 예방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라고 주문한다.
이런 지적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건강가정기본법 제정을 계기로 우선 올해 3개의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설치,가정생활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과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며 “시범사업 실시 후 전국 시·군·구로 센터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정시민연대는 정부에서 가정문제 예방과 상담·치료를 위해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설치키로 함에 따라 이에 필요한 상담원과 건강가정사 육성사업을 주도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가정시민연대 이재현 사무국장은 “정부에서도 건전한 가정의례 개발·보급사업과 예비부부 교육,이혼 전 상담서비스 등의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면서 “정부정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가정시민연대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