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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군 공격헬기 ‘아파치 가디언’ 선정

    육군 공격헬기 ‘아파치 가디언’ 선정

    군 당국은 16일 북한 기갑 전력과 공기부양정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도입할 대형 공격헬기로 미국 보잉사의 AH64E(아파치 가디언)를 선정했다. 1조 8000여억원을 투자해 육군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공격헬기 36대를 공급하는 이 사업을 놓고 AH64E와 함께 미국 벨사의 AH1Z(바이퍼), 터키 TAI사의 T129 등 세 기종이 1년 이상 경쟁해 왔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이날 “방위사업추진위원회 개최 결과 미국 보잉의 AH64E가 대형 공격헬기 기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미 육군은 최근 후보 기종인 AH64D블록Ⅲ(아파치 롱보) 헬기를 AH64E로 개칭했다. 아파치의 선정은 운영유지 비용이 기종별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무장능력과 이륙중량 등 성능의 우수성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방사청에 따르면 대형 공격헬기 사업의 평가 요소 가중치는 비용 30%, 성능 36.72%, 운용 적합성 24.49%, 계약 및 기타 조건 8.79%로 설정됐고 아파치는 이 중 성능과 운용 적합성 분야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방사청 관계자는 “30년간의 운영 유지비는 경쟁 기종들이 우세했으나 큰 차이가 없었고 가격협상을 통해 AH64E의 가격을 낮춰 사업비 범위 안에서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분야별 평가 점수를 모두 합산한 결과 AH64E가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이 기종들의 정확한 가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파치 헬기는 미국 등에서 1100여대가 운용 중이며, 한국에 도입될 신형 기종 36대 중 5~6대에는 헬기 머리 부분에 원통 모양의 롱보 레이더를 장착해 256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다. 또한 10㎞ 밖에서 공대지 헬파이어 미사일로 대당 16대의 전차를 공격할 수 있는 ‘탱크 킬러’로 명성을 떨쳐 왔으나 미사일 등 대공화기 공격에는 다소 취약한 편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아파치는 레이더 기능이 우수하고 은폐가 용이해 다른 헬기보다 생존성이 탁월하다”면서 “비용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성능이 가장 우수한 기종을 선택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원주 따뚜공연장을 애물 아닌 ‘愛物’로…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원주 따뚜공연장을 애물 아닌 ‘愛物’로…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국내 최대 군악·마칭밴드 전용 강원 원주 따뚜공연장이 시민의 제안으로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원주시와 시의회는 15일 세계 군악·마칭밴드 페스티벌인 원주따뚜축제를 위해 2006년 67억원을 들여 건립한 전용 공연장이 해마다 2억 8000만원씩 시설 유지비만 들어가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으나 최근 새롭게 변신하기 위해 시민들의 제안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따뚜공연장은 당초 2년마다 열리는 군악·마칭밴드 공연인 세계따뚜축제를 위해 도비 등 67억원이 투입돼 명륜동에 4500석 규모로 건립됐다. 원주 지역에 군부대가 많고 마침 군악·마칭밴드 공연이 인기를 끌고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축제 때마다 해외 공연팀들의 체재비 등에 15억원씩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2010년 축제를 끝으로 접었다. 이후 한 해 공연장 관리에만 경영 관리 9600만원, 시설 유지 보수 1억 8300만원 등 2억 8000만원씩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는 리모델링과 방수 공사를 위해 2억원이 별도로 더 들어간다.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따뚜공연장 이용은 한 해 평균 21건 92일에 불과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따뚜공연장 활용을 위해 겨울철 스케이트장으로 만들어 민간에 위탁해 운영했지만 그나마 올해는 운영되지 못했다. 공연장 사용료 수입금은 한 해 평균 230만원에 그쳤다. 이처럼 공연장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면서 시의회와 시민들은 “따뚜공연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예산 낭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지금이라도 주민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는 이달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시민과 지역 구성원을 대상으로 200만원의 상금까지 걸고 ‘따뚜공연장 이용 활성화 방안에 대한 제안’을 공모하고 나섰다. 공모 내용은 ▲야외 공연장, 객석, 젊음의 광장 등의 시설물 활용 방안 ▲공연장 보완·개선을 통한 수익 창출 방안 ▲복합 문화 공간 운영 방안 ▲대형 공연 유치에 따른 활용안 등이다. 김갑동 시 문화행정계장은 “올해 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따뚜공연장을 리모델링해 시민들에게 각종 문화 예술 및 동아리 활동 공간으로 개방할 계획”이라면서 “시민들이 만들어 가는 공간이 되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돈 걱정 말고 편히 주무세요!” 매트리스 금고 인기

    “돈 걱정 말고 편히 주무세요!” 매트리스 금고 인기

    은행예금을 떼일 수도 있다는 걱정이 확산된 유럽에서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이 나왔다. 스페인 매트리스 생산업체가 ‘매트리스 금고’를 출시했다. 새 상품은 ‘금고, 나의 매트리스’라는 이름으로 판매가 시작됐다. 출시된 상품은 얼핏보면 일반 매트리스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매트리스 옆에 달려 있는 커버를 살짝 들어올리면 전자 개폐식 든든한(?) 금고가 달려 있다. 상품명 밑에는 ‘당신의 돈, 이제 당신의 곁에 둘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회사는 안전성을 강조하는 홍보영상을 제작, 매트리스 금고를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나섰다. 회사는 광고회사와 손잡고 ‘이자는 없지만 계좌 유지비도 없음!’이라는 내용의 광고까지 제작했다. 원금만 보관할 뿐 이자소득은 기대할 수 없지만 마음놓고 잠을 자려면 돈은 가까이 두는 게 최고라는 게 광고의 주요 메시지다. 재정위기 정국에서 최근의 키프로스 사태로 예금을 떼일 수 있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광고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매트리스를 만들면 됐지만 재정-경제위기로 소비자는 보다 많은 걸 원하게 됐다.”며 “새 상품은 마음 놓고 잠을 잘 수 있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필요를 감안한 맞춤형 상품”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언론은 “이미 수백 명이 매트리스 금고를 주문했다.”며 “안전한 현금 보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매트리스 금고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미콜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경차 판매↓ 고가차↑… 소비양극화 심화

    경차 판매↓ 고가차↑… 소비양극화 심화

    경기 불황에 강한 경차의 판매가 7년 만에 줄었다. 반면 고가의 수입차 판매는 20% 이상 증가하면서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2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 1~2월 기아차의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의 쉐보레 스파크 등 경차는 모두 2만 8711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줄어든 수치다. 경차 판매가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경차는 높은 연비로 유지비가 적게 드는 데다 저렴한 차량 가격 때문에 오히려 경기 침체기에 잘 팔리는 특성이 있다. 2006년 3만 9230대에 불과했던 경차 판매는 2007년 5만 3793대로 소폭 증가했다. 2008년 경차 규격 확대(배기량 800→1000㏄) 정책과 기아차 모닝의 시장 진입 등으로 판매가 13만 4303대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후 해마다 늘어난 경차 판매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20만 2854대를 기록하는 등 6년 동안 41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수입차 제외)가 121만 9035대에서 141만 685대로 15.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26배가 넘는 신장률이다. 하지만 올해 1∼2월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가 2.8% 줄어드는 동안 경차 시장은 8.2% 감소하는 등 경차 판매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경차가 불황에 강하다는 인식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경차가 판매 부진을 겪는 것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서민층 구매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당분간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없기 때문에 자동차 내수시장의 반전은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올해 들어 경차보다 가격이 두 배가량 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늘어난 3만 7425대나 팔렸다. 차량 가격이 5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고가의 수입차도 같은 기간에 1만 8637대 팔리면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7%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광주광역시 도시공사 관리비 2억여원 낭비

    광주광역시 도시공사가 구체적인 활용 계획도 없이 138억원 상당의 건물을 매입한 탓에 지난 한 해 동안 관리·유지비로만 2억 4000여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광주시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2010년 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업무내용을 감사한 결과를 7일 공개했다. 광주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권역 투자진흥기구’로 지정돼 공연, 음악, 전시 관련 105개 업체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감사원은 “광주시가 문화관련 업체를 유치할 목적으로 건물을 사려면 자체 예산을 써야 했는데도 도시공사에 건물을 사도록 요청했으며, 도시공사는 대행 계약도 없이 자체 예산 138억원으로 건물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도시공사는 2009년 당시 금융비용이 248억원에 이른 데다 총비용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도 다른 광역시(5∼17%)보다 훨씬 높은 25.6%였는데도 빚을 갚는 대신 불필요한 건물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광주시장과 도시공사 사장에게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광주시가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국제테니스장 건설공사 실시 설계용역과 관련해 특정업체를 낙찰자로 결정해 9억여원에 계약하는 특혜를 준 사실도 적발했다. 감사원은 “광주문화재단에서는 채용공고를 아예 하지 않거나 형식적인 전형절차를 통해 기간제 및 무기계약 근로자 등 13명을 비공개로 채용했다”고 지적했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유난했던 혹한에 수확량 급감… 화훼·과일·야채 재배농 ‘춘래불사춘’

    [주말 인사이드] 유난했던 혹한에 수확량 급감… 화훼·과일·야채 재배농 ‘춘래불사춘’

    강원 강릉시 경포에서 시설하우스 3000㎡를 운영하는 조원현(67)씨는 올겨울 딸기 농사를 망쳤다. 예년 같으면 새해 초부터 하루 20~30㎏씩 수확하며 고수익을 올렸겠지만 올겨울은 최저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날씨가 지속되면서 냉해로 잎이 말라죽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나머지도 생육이 더뎠다. 3중 보온 덮개를 씌우고 지하수를 끌어올려 하우스 온도를 올리는 수막시설도 매서운 한파에 속수무책이었다. 하룻밤 기름보일러를 돌리는 데만 25만원가량이 들어갔다. 생산도 보름쯤 늦어진 2월부터 시작됐다. 상품성이 떨어져 가격도 ㎏당 1만원으로 예년 수준에 그쳤다. 조씨는 “예년엔 매출 1억원에 5000만원을 남겼지만 8000만원에 3000만원도 남기기 어렵게 됐다”고 울상을 지었다. 유난했던 올겨울 혹한이 시설하우스 채소는 물론 과일과 화훼까지 가리지 않고 짓밟았다. 풍성한 결실을 기대했던 농심은 여지없이 무너졌고, 장밋빛 봄날을 꿈꾸었던 농부들에게는 ‘춘래불사춘’이 되고 말았다. 1일 찾은 강원 평창군 진부면 호명리 영동고속도로 인근의 국내 최대 칼라꽃 생산단지 ‘해피 700’. 경칩이 코앞인데도 고원지대인 탓에 체감온도는 영하 5~6도에 달했지만 비닐하우스는 20도가 넘는 봄이었다. 8000여㎡ 규모 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사람 가슴 높이의 칼라꽃들이 총천연색을 뽐냈다. 원산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어느 야생식물 군락지를 연상케 했다. 노랑, 자주, 분홍 등 눈이 멀 지경이었다. 하지만 농장 주인 계창석(55)씨는 “죽을 맛이다. 수십억원을 들여 하우스를 지은 뒤 어렵게 내수와 수출 길에 나섰는데 올겨울 눈과 추위 때문에 손해가 막대하다”고 막막한 심정을 털어놨다. 잦은 눈과 한파, 저온현상이 꽃 생장에 치명타를 입히면서 생산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탓이다. 계씨는 5년 전 농업법인 그린원을 세우고 처음 4000㎡ 하우스를 지었다. 이곳에서 해마다 18만~20만 포기의 꽃을 생산해 3억원씩 소득을 올렸다. 수입이 꽤 쏠쏠하자 지난해 하반기 하우스 시설을 두 배인 8000㎡로 늘렸다. 융자와 자부담 등 지금까지 21억원을 쏟아부었다. 올해부터 36만~40만 포기 꽃을 생산해 5억~6억원의 매출을 올리면 얼마 안 가 빚을 갚을 것으로 봤다. 최근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구근까지 생산해 해외 수출길까지 타진했다. 인근 마을 다섯 농가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1만㎡ 규모의 칼라꽃 작목반까지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일조량에 가장 민감했던 지난해 12월부터 눈이 4~5일 간격으로 쏟아졌다. 계씨는 비닐하우스가 눈 무게에 무너질까 봐 굵은 쇠 파이프로 기둥을 박고 지붕에도 쇠 파이프를 수없이 가로 얹어 골격을 만들었다. 이 덕에 하우스 붕괴는 막았지만 지붕에 쌓이고 쌓이는 눈이 문제였다. 눈 더미가 햇빛을 가려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우스 내부 온도가 지붕의 눈을 녹일 틈도 없이 내려 쌓이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이때 칼라꽃들이 광합성작용을 하지 못하면서 성장이 신통치 않았다. 꽃대를 올린 것들도 꽃잎을 제대로 피우지 못하고 망울째 시들었다. 내리 석달 동안 꽃 생산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달에 적어도 5000만원 이상 매출이 나와야 하지만 2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직원들 인건비는 고사하고 하우스 유지비도 건지지 못했다. 난방비만 하루 평균 100만원 이상 들어갔다. 겨우내 적자를 면치 못해 석달간 손해만 7500만원을 봐야 했다. 꽃값도 화훼 수입이 늘면서 한 송이에 2000~3000원으로 예년 가격 수준을 넘지 못했다. 방울토마토 최대 생산지인 충남 부여군 세도면도 초상집이다. 세도면 청포3리 6600㎡의 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기르는 백승민(55) 세도농협조합장은 “막 따기 시작했는데 초장부터 수확량, 품질과 가격이 지난해만 못하다”고 말했다. 수확은 5~6월이 절정기다. 백 조합장은 올해 수확량이 2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2억원 안팎의 소득을 올렸지만 올해는 1억 5000만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하우스에 토마토 묘목을 심은 그는 날씨가 풀리는 다음 달까지 기름값으로 7000만원이 들 것이라고 했다. 지난겨울에는 6000만원이 들었다. 인건비는 지난겨울 4000만원에서 4400만원으로 10% 더 늘고, 약재값은 저온현상이 유난히 심해 1000만원이 들 것으로 보았다. 지난겨울 500만원의 두 배다. 비료값 1000만원과 비닐 구입비 700만원은 예년과 별 차이가 없다. 토마토 하우스는 해마다 비닐을 갈아줘야 한다. 모두 1억 4100만원이 투입돼 순수입이 1000만원 안팎에 머물 전망이다. 백 조합장은 “지난해 2만 5000원 안팎이던 5㎏ 방울토마토값이 지금처럼 1만 7000여원으로 피크 때까지 지속되면 올봄 토마토 농사는 그야말로 잿빛”이라고 불안해했다. 이날 찾은 충남 금산군 추부면. 전국 최대 깻잎 생산지다. 추부면 비례리의 비닐하우스로 들어서자 깻잎이 오종종하다. 시중에서 파는 것의 절반 크기밖에 안 됐다. 때깔도 뿌옇다. 농민 전재만(57)씨는 “이것들은 상품성이 떨어져 죄다 버려야 한다”면서 “겨울 깻잎은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연방 따는데 올해는 1월 중순에 끝나버렸다”고 혀를 찼다. 2중 하우스 모두 이런 피해를 당했다. 전씨는 “깻잎 농사를 15년 지었는데 올겨울 같은 냉해는 처음”이라면서 “예전에는 2중 하우스도 끄떡없었다. 얼어도 낮에 햇볕을 쬐면 회복됐는데 올해는 저온현상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전씨의 2중 하우스 면적은 1320㎡다. 이 깻잎 하우스의 3분의1은 이미 갈아엎은 상태였다. 금산군 깻잎 농가의 80% 이상이 2중 하우스다. 이는 바깥 비닐 안에 비닐을 한겹 더 설치한 뒤 그 사이로 지하수를 뿌려 하우스 온도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지하수 온도는 13도로 깻잎 재배의 최저 온도 11도보다 높다. 지하수로 안 되면 온풍기가 자동으로 돌지만 올겨울에는 허사였다. 전씨는 “밤에만 돌던 온풍기가 올해는 24시간 돌아도 잎이 얼더니 5월에나 피는 꽃대가 올라왔다. 깻잎 생산이 끝났다는 신호”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전씨는 10월부터 1320㎡ 하우스에서 석달 반 깻잎을 따 300만원밖에 벌지 못했다. 예년에는 5월까지 따 2500만원의 수입을 올렸었다. 반면 올겨울에는 온풍기를 쉴 새 없이 돌리고 면세유 값도 올라 기름값으로 매달 130만원이 들어 지난해 70만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데다 인건비도 뛰어 900만원 가까이 손실을 봤다. 전씨는 “농산물값이 오르면 물가를 잡는다고 ‘수입하겠다’며 난리를 떨기만 했지 정부가 농촌에 해준 게 뭐가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가락동시장에서 20~30% 비싸게 팔리는 충남 논산시 양촌면 하우스의 ‘양반상추’도 냉해를 입어 잎이 작고, 푸석푸석한 것이 많았다. 양촌면 임화3리 고일국(46)씨는 9900㎡ 규모의 하우스에서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9375만원을 올렸지만 올해는 7500만원에 그칠 전망이다. 매출액이 25% 감소했다. 그런데도 올겨울에는 오른 기름값과 인건비 등으로 적자가 날 판이다. 고씨는 “상품성이 떨어져 상추 잎을 다 따 버리고 있다. 냉해를 입은 상추는 날씨가 풀리면 썩어 들어가 봄이 와도 좋아질 희망이 없다”고 우울해했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제주 신재생에너지 사업 겉돈다 전락

    제주 신재생에너지 사업 겉돈다 전락

    제주 가파도 풍력발전시설이 완공된 지 5개월이 지나도록 가동하지 못하는 가운데 국토 최남단 마라도 태양광 발전시설도 제 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제주도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제주도에 따르면 2005년 26억원을 들여 마라도에 디젤발전시설이 포함된 태양광자가발전시설을 설치했지만 잦은 고장으로 현재 태양광발전은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마라도 태양광발전시설은 도입 초기부터 축전지 등의 고장이 잦아 가동도 하지 못한 채 ‘돈먹는 하마’로 전락한 실정이다. 유지비가 한 해 9000여만원이 드는 데다 2010년에는 4억 4600여만원, 지난해에는 1억 9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보수공사를 했지만 정상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탄소 배출 없는 섬을 조성 중인 가파도의 풍력발전 시설도 지난해 9월 완공 이후 지난 5개월 동안 한번도 제대로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력변환장치 용량이 1000㎾h로 설계됐지만 350㎾h급이 설치돼 과부하 문제가 발생했다. 전력저장장치도 당초 설계(2000㎾h)에 훨씬 못 미치는 850㎾h급이 설치돼 보강공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현우범 도 의원은 “마라도와 가파도의 신재생 에너지 시설은 일단 벌려놓고 수습하는 전시 행정과 성과위주 행정이 빚은 결과”라며 “특히 탄소 배출 없는 섬을 선언한 가파도의 부실 풍력발전시설은 세계적인 망신을 자초할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세계 첫 양산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세계 첫 양산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대차는 26일 울산공장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수소연료전지차 세계 최초 양산 기념식’을 열고 독자 기술로 개발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에 들어갔다. 2015년까지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 1000여대를 판매해 글로벌 메이커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방침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순수한 물만 배출하는 완전 무공해차량이기 때문에 석유를 동력으로 하는 내연기관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을 뛰어넘는 궁극적인 미래형 자동차다.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1회 수소 충전으로 최대 594㎞까지 주행할 수 있다. 휘발유 차량 기준으로 27.8㎞/ℓ(유럽 연비 시험기준)의 고연비로, 일반 휘발유 차량에 비해 유지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세계 처음으로 수소연료전지차를 양산할 수 있도록 부품과 조립 모듈화 등의 노하우와 기술을 갖췄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5시간 이상이 걸리는 전기차와는 달리 짧은 충전 시간과 긴 주행거리 등의 장점으로 인프라와 지원금 제도만 확정된다면 빠르게 보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1998년부터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위해 120여개 국내 부품사와 기술개발 협력을 진행해 왔다. 2000년 11월 싼타페를 모델로 수소연료전지차를 처음 선보인 후 14년간 전 세계의 다양한 도로환경에서 테스트와 시범운행을 통해 성능과 품질, 내구성 검증도 거쳤다. 현재는 서울시와 울산시의 사회복지와 환경관리, 시설관리 등의 업무에 수소연료전차 100대(모하비 52대, 투싼ix 48대)를 실증을 목적으로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충전 인프라와 1억원에 이르는 판매 가격이다.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는 현대차의 700기압 충전소 2기(용인·화성), 울산지역 700기압 충전소 1기 등을 포함해 전국에 총 13곳이 운영되고 있다. 1회 충전으로 서울에서 울산까지 이동할 수 있지만 보급 확대를 위해선 정부와 에너지업체의 수소충전소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또 대당 판매가격(투싼ix 기준)이 너무 비싼 것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차 충전 인프라와 저탄소 자동차 협력금 지원 등이 확정되는 2015년부터 국내 보급이 시작될 것이고, 2020년 연산 1만대를 넘으면 가격도 투싼 기준으로 4000만원 선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각종 기술 축적 등으로 수소연료전지차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세계 최대 식품업체 네슬레도 ‘말고기 파스타’

    영국에서 시작해 유럽 전역으로 번지는 ‘말고기 파동’의 불똥이 세계 최대 식품업체인 네슬레에 옮겨 붙었다. 네슬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판매한 냉동 소고기 파스타에서 말고기 유전자(DNA)가 발견돼 제품을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제품은 냉동 소고기 라비올리와 토르텔리니(파스타의 일종), 프랑스에 유통된 냉동 라자냐 등이다. 네슬레 대변인은 “조사 결과 발견된 말고기 DNA는 1% 밖에 안 되는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원재료를 공급한 독일 업체와 문제점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네슬레는 한 주 전까지만 해도 “자사 제품은 말고기 파동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최근 영국과 독일이 소고기 가공육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자 한발 앞서 조치를 취했다고 BBC가 전했다. 지난달 말 아일랜드에서 도축된 말고기가 영국 테스코 슈퍼마켓의 햄버거 제품에 섞여들어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된 말고기 파동은 네덜란드와 프랑스 등 유럽 전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지난 13일 유럽에 유통되는 모든 소고기 가공식품에 대해 DNA 검사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유럽에서 고급요리 재료인 말고기는 비교적 고가에 거래된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한 말 주인들이 시장에 말을 한꺼번에 내다 팔면서 도축량이 급격히 늘었다. 급기야 말고기 값이 소고기값의 절반까지 폭락하면서 소고기로 둔갑해 유통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일부 말고기에는 식용동물에 사용이 금지된 페닐부타존(진통제)이 검출돼 유럽 보건 당국이 조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텔리전스가 지난 14일 영국 성인 2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0%는 말고기 파동 이후 육류 구매를 줄였으며, 65%는 해당 식품 상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KFX사업 타당성 논란 가열

    한국형전투기개발사업(KFX)의 추진 여부를 놓고 2006년부터 타당성 조사가 지속된 가운데 이 사업이 높은 개발 비용에도 장기적으로 20조원이 넘는 산업 파급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KFX는 공군 노후 전투기 F4, F5기를 2020년 이후 대체할 기종 100여대를 국내 개발로 확보하려는 사업이다. 국회 국방위원회가 28일 주관한 ‘KFX 어떻게 추진해야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공군은 고성능 전투기는 FX를 통해 해외에서 구매하더라도 KF16 같은 중간급 전투기는 국내에서 개발해 운용하는 방안이 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국방과학연구소의 이대열 단장은 “한국형 전투기는 FA18E 등 해외 전투기에 비해 획득 단가가 낮고 시간당 운용 유지비가 낮아 장기적으로 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군 당국은 KFX 비용으로 개발비 약 6조원, 양산단가 약 8조원, 30년 기준 운용 유지비 약 9조원 등 총 23조원을 추산했으며 해외에서 직구매할 경우 양산비 11조원, 운영유지비 17조원 등 총 28조원이 들 것으로 평가했다. 공군 관계자는 “전투기를 국내에서 개발하면 일정 기간 운영한 후 성능 개량을 할 때 우리나라 업체가 이를 주도하기에 재원은 국내 기업의 이익”이라면서 “현재 7000여명 규모인 국내 항공 관련 종사자들이 최대 9만명까지 늘고 생산성과 부가가치 등 산업 파급효과가 12년간 19~23조원, 기술 파급효과는 약 4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주형 한국국방연구원(KIDA) 박사는 “현재 전투기와 훈련기 중간 수준의 개발 경험을 보유한 우리 기술 수준으로는 체계개발에만 10조원 이상 소요되는 등 비용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 “수출 가능성도 희박한 만큼 산업 육성에도 한계가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해외근무 그때그때 달라요

    “미얀마 물가가 1년 사이 너무 많이 올라서 현지 주재원들이 생활고를 걱정할 지경입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바람에 전기공급 사정 등이 좋지 않은 아파트나 회사와 뚝 떨어진 외곽으로 이사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미얀마 현지법인 주재원으로 근무했던 A부장의 하소연이다. A부장은 5년간 미얀마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1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A부장이 미얀마로 건너간 2007년 당시 외국인전용 아파트의 월 임대료는 1000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월 임대료는 지난해 2000달러대에서 올해는 4000달러대로 치솟았다. 과장급 주재원의 월급이 8000달러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집세로 50% 이상을 쏟아붓는 셈이다. 외국기업들이 현지에 앞다퉈 진출하면서 ‘외국인 특수’를 미끼로 땅값과 집값이 급등한 것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재원 지원 내역에는 ▲가재운송 지원 ▲주택 임차료 보조 ▲자녀 학자금 보조 ▲오지 생활물자 배송 ▲단신 부임자 지원 ▲진료지원 ▲차량유지비 지원 등이 포함된다. 물론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점차 실비 정산으로 바뀌는 추세다. A부장의 이전 부임자 경우는 단독주택에 거주하며 요리사와 청소만 하는 사람, 요리와 청소를 돕는 사람, 운전기사, 경비원 등 5명을 두고 넉넉하게 살았다. A부장은 “아이들과 부인 등 가족이 함께 가면 대개 단독주택을 임대해서 가정부와 운전기사를 두는 편”이라며 “이제는 과거보다는 여유가 없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외국인 주재원에 대한 인식도 예전 같지 않단다. 한 이동통신사의 B부장은 “해외 주재원 초기 시절에는 외국인 지위에 대한 인식이 높았고 그에 따른 혜택도 많았다”며 “본부장급이 와도 현지 차관급이 직접 공항까지 영접 나오기도 했다는데 이제는 옛말”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지사는 근무하는 남편들보다 국내 부인들의 관심이 더 높다. 한 대기업 상무는 “해외 근무를 하다가 돌아올 때가 되면 아내들이 더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바쁘게 일을 해야 하는 남편보다 가끔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는 아내들이 더 행복한 편”이라고 털어놨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지금 세종청사에선] 천안에 둥지 틀었던 부처 공무원들 교통난 못이겨 새 거처 찾느라 고민

    세종시와 가깝고 구도심의 장점을 살려 공무원 유입을 기대했던 충남 천안시의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 천안에 숙소를 잡았던 공무원들이 연계 교통수단이 원활하지 못해 출퇴근 때 불편을 겪게 되자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기는 실정이다. 당초 천안은 세종시 경계 도시로 많은 공무원들이 이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천안에 둥지를 튼 공무원들은 모두 고개를 내젓는다. 교통이 불편하다는 말이 퍼지면서 아예 기피 도시가 돼 버렸다. 환경부의 한 여성공무원은 22일 “KTX를 타고 오송에서 내리거나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천안에 방을 얻었는데 후회막급”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주변이 온통 공사판인 세종시보다 인프라가 더 탄탄하고 교통도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천안을 택했다”면서 “조금 지나면 새로운 버스노선이 생겨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참고 있는데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세종시와 연계되는 대중 교통이 불편해 오히려 서울이나 경기 광명에서 출퇴근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분석도 있다. KTX는 천안에 서지 않고, 오송까지 운행하는 일반버스도 하행 8대, 상행은 6대뿐이다. 열차는 무궁화·새마을호가 있지만 조치원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다. 세종청사를 경유해 천안까지 가는 버스도 하루 상·하행 각 10회 있지만, 국도로 조치원과 전의 등을 거치다 보니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자가용도 연료비와 고속도로 이용료 등 차량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다른 직원 역시 “친척의 소개로 천안에 방을 얻었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너무 제한적이어서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며 “집주인한테 사정해서 다음달 방을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 출근시간이면 처지가 비슷한 공무원들이 많았는데 요즘들어 부쩍 줄었다”면서 “집값이 많이 오르고 괜찮은 방들은 모두 빠진 상황에서 다시 거처를 구하려니 머리가 아프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준비물 없는 학교’ 문구점도 없어져

    ‘준비물 없는 학교’ 문구점도 없어져

    학교 앞 문구점이 사라지고 있다. 학교가 수업교재 등을 일괄 구매해 나눠 주는 ‘학습 준비물 없는 학교’ 제도가 널리 시행되면서 학부모의 비용 부담과 수고는 덜어진 반면 영세한 학교 앞 문구점들이 타격을 입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1999년 2만 6986곳이었던 문구점은 2011년 1만 5750곳으로 12년 사이 41.6%(1만 1236곳)가 줄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초등학교 앞에서 4년째 문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용인규(52)씨는 “2년 전만 해도 아침이면 정신없이 바빠 아내는 물론이고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했지만 지금은 혼자 가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도 4분의1에 그친다”면서 “한 달 유지비만 근근이 버는 수준”이라고 했다. 인근 문구점 4곳 중 3곳은 이미 문을 닫았다. 학교 앞 문구점의 몰락에 대해 문구점 업계는 ‘학습 준비물 없는 학교’ 제도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이는 시도 교육청이 학습 준비물 예산을 학교에 지원하고 학교가 입찰을 통해 준비물을 일괄 구매해 학생에게 나눠 주는 제도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초등학생 1인당 연간 3만 5000원을 지원한다. 장문영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전무는 “대형 문구업체와의 입찰 경쟁에서 학교 앞의 영세한 문구점들이 밀려날 수밖에 없다”면서 “비용을 지원하되 학생들이 직접 학교 앞 문구점에서 준비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쿠폰이나 카드로 지원하는 ‘바우처 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두고 있는 조미영(46·여·서울 양천구 신정동)씨는 “금전적 부담이 줄어든 것도 그렇지만 빠뜨릴까봐 전날 일일이 챙기고 확인하지 않아도 돼 좋다”고 말했다. 이희상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는 “소상공인들의 고충에 대해 학부모·학생이 공감대를 이뤄 상생의 묘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용자의 불편을 줄이는 등 보완책을 전제로 바우처 제도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 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 사각지대, 노인빈곤 그리고 세대갈등/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복지 사각지대, 노인빈곤 그리고 세대갈등/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복지 관련 대선공약에서 눈에 띄는 게 기초연금이다. 새누리당은 현행 기초노령연금을 국민연금의 틀에 포함시켜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선별적 복지에 가까운 입장인 새누리당이 보편적 제도인 기초연금을 공약으로 채택한 것 자체가 관심거리다. 새누리당이 유독 노후 소득보장에 관해서는 보편적 복지를 견지하는 배경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 때문인 것 같다. 산업화의 역군인 노인 상당수가 빈곤으로 생활이 고통스럽다 보니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 선거 이후 박근혜 당선인의 첫 공식 일정이 소외계층, 그중에서도 쪽방에 살면서 빈곤에 시달리는 노인들이었다는 점은 향후 국정 운영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당선인이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복지정책에서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는 이유도 다수의 노인 빈곤층에 대한 대책 마련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노인 빈곤의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보편적 기초연금제는 매우 효과적인 정책 대안이 될 수 있다. 본인의 보험료 기여 내역과 관계없이 모든 노인에게 일정액의 연금을 지급함에 따라 노후 빈곤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장점이 있어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을 것이다. 기초연금을 도입하면 당장 내년에 13조원, 2017년에는 17조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현재의 기초노령연금에 비해 적게는 8조원, 많게는 11조원이 더 필요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게 불가피하다. 현재 우리의 사회보장 지출수준 및 국가부채 규모를 고려할 때 제도 도입 이후 일정기간 부담이 되더라도 재원 조달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제 개편과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한 세원 확대, 극단적인 경우에는 적자예산 편성 등으로 필요 재원을 조달할 수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할 제도 유지비용의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다. 초기 관점에서 기초연금의 소요 재원을 추정해 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4.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저성장 등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후세대의 부담 증가는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가뜩이나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요즈음, 보편적 기초연금제 도입이 세대 간 갈등의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필자만의 기우일까? 젊은 세대는 불만이 적지 않다. 산업화 시대에 비해 취업하기 어렵고, 고성장기의 집값 상승 등에 기인한 자본소득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 높긴 하지만 노인이라고 모두 가난하지는 않다. 노인 중에서도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과 국민연금 수급자, 고액 자산가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88만원 세대가 부자 노인까지 부양해야 할 것”이라는 키워드는 가뜩이나 심상치 않은 세대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노인세대의 빈곤 완화 차원에서 기초연금의 도입 취지는 최대한 살리되, 후세대의 부담도 고려한 현명한 대처가 그래서 필요하다. 기초연금이 정치 쟁점화된 것은 참여정부 때다. 아직도 도입되지 않은 것은 그만큼 고려할 대목이 많아서인 듯하다.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현재의 준보편적 기초노령연금제도를 유지하되, 빈곤에 심하게 노출된 취약 노인(전체 노인의 40~50%)에게 더 많은 연금을 지급하는, 차등화된 연금액 인상이 대안이다. 현재 근로세대의 잠재적 연금 사각지대 문제도 당선인의 의지로 지난해 하반기에 도입된 ‘두루누리 사회보험’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효과적이다. 근로기간 동안 취약계층의 보험료 일부 부담을 전제로 국가가 나머지 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각지대 축소를 유도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 노인빈곤 완화, 그리고 후세대의 불만을 잠재울 대안을 찾는다면 해법을 못 찾을 이유가 없다. 아무쪼록 기초연금 도입 문제가 세대 갈등의 도화선이 아닌, 복지국가의 목표를 달성하는 지름길이 되도록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 [경제포커스-기업 임원 현주소] 연봉 2억 안팎… 車·법인카드·복지혜택 등 다양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꿈을 꾸는 임원이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대기업의 경우 이른바 ‘별’이라는 임원이 되면 우선 연봉이 뛴다. 부장급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2억원’ 안팎이다. 예전에는 출·퇴근용뿐만 아니라 주말의 행사 등에도 쓸 수 있는 전용차 등이 주어졌지만 지금은 초급 임원인 상무 등에는 홍보·대관 업무 등에만 국한한다. 대신 법인카드, 다양한 복지 혜택 등이 추가된다. ●워크아웃 기업은 임금 체불되기도 삼성의 임원이 되면 50여 가지가 달라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초임 임원인 상무의 연봉이 1억 5000만원 선이다. 여기에 연봉의 절반에 이르는 초과이익분배금(PS)과 생산성 격려금(PI) 등 성과급을 포함하면 2억원이 훌쩍 넘는다. ‘고참’ 상무가 되면 연봉은 3억~5억원으로 올라간다. 전무와 부사장 등 직급이 오를 때마다 급여는 배 이상 오른다. 전용차는 상무가 배기량 3000㏄ 미만 그랜저와 SM7, K7 등 6종에서 선택할 수 있다. 전무급 이상은 3500㏄ 미만의 제네시스 등을 받는다. 운전기사와 기름값, 보험료 등 기본 유지비 등도 회사가 부담한다. 전무급 이상 임원에게는 별도의 비서와 독립 사무공간이 제공된다. 퇴직 임원은 1~3년짜리 자문역으로 위촉된다. 급여 수준은 현직 시절의 70~80%로 알려졌다. 상무급부터 부부 동반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현대기아차의 임원 대우는 직위나 직급 등에서 편차가 심하다. 초임 임원인 이사대우는 사실상 연봉과 비행기 좌석 정도에만 변화가 있을 뿐이다. 이사대우의 연봉은 1억 6000만원 선, 이사는 2억원 선을 받는다. 전무급부터는 대우가 많이 달라진다. 연봉이 3억원대로 오르고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4억원 선에 이른다. 또 전무급부터 제네시스 차량이 제공된다. 퇴직할 때도 전무급부터 1~2년간 상임고문이나 자문역 자리를 제공한다. LG그룹은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면 연봉이 100% 가까이 오른다. 아울러 전 임원에게 골프회원권의 사용권한을 주고 법인카드도 사용 가능하며 휴대전화와 그 요금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다. SK그룹은 신임 임원의 평균 연봉이 1억 5000만원 안팎이고 다양한 성과급 체계가 적용된다. 별도의 집무실과 담당 비서도 지원된다. 어학능력 향상을 위해 영어, 중국어 원어민 강사와 일대일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일부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1년간의 국외 연수과정도 있다. 퇴직 후에는 고문으로 위촉된다. 한화나 코오롱, 효성 등도 임원이 되면 연봉 100% 정도 인상과 항공기 좌석 업그레이드 등 비슷한 혜택이 주어진다. 불황 속에 기업 간 임원들의 처우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일지라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대기업 임원들,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 임원들의 처우는 천차만별이다. 지난 9월 말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 임원들의 경우, 두 달이 넘도록 임금을 받지 못하다 지난달 말에서야 밀린 월급을 받았다. 법적으로 임원들의 월급은 회생 채권으로 분류돼 법원에서 지급 명령이 떨어져야만 받을 수 있다는 게 웅진홀딩스 측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임원들은 정규직이 아닌 통상 ‘용역’으로 분류돼 직원들과 월급 체계가 다르다.”면서 “웅진케미칼, 웅진씽크빅 등 다른 계열사들은 상관없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의 임원 주머니 사정이나 대우는 예전보다 나아질 게 없다.”고 털어놨다. ●중견·中企 임원들 박탈감에 공개 꺼려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는 A그룹의 임원은 상무에게 그랜저급 승용차가 제공되고 전무와 부사장에게는 제네시스가 주어진다. 하지만 연봉이 기대만큼 오르지는 않는다. A그룹 관계자는 “부장에서 상무를 달았을 때 오르는 연봉이 수천만원 정도”라면서 “삼성이나 현대차처럼 임원이 된다고 해서 수억원씩 연봉이 오르거나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비교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한 중소기업 임원은 “대기업들과는 출발선이 다르고 매출도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데 임원 처우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기여도나 업무 중요도에서는 앞서는데도 대우가 직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폐수시설 입찰비리 7명 사법처리중인데 LED업체 특혜 의혹까지… ‘양심 방전’ 광주시

    광주시가 최근 총인저감 처리시설 입찰 비리로 서기관급 공무원 5명 등 모두 7명에 대한 사법처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소규모 관급 공사 발주 과정에서도 특혜시비가 이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8일 시에 따르면 국가지원 지방도 49호선인 광주 광산구 용진산 터널 내부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등 공사를 발주하면서 국토해양부의 지침과 감사실 등의 권고 사항을 무시한 채 상대적으로 효율이 낮은 특정 업체의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가 구매한 조명 제품은 당초 시방서에 명시된 조명 방식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훨씬 떨어지는 데다 관리비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 업체를 무리하게 ‘봐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시는 최근 조달청 쇼핑몰을 통해 W업체가 생산한 11억여원 규모의 면광원 LED조명등(조도 75LM/W)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이를 위해 당초 S사의 직관형 LED 형광등(조도 114LM/W)으로 설계한 H사에 ‘관급자재 설계기준 보완’을 요청했다. 당초 설계 때는 반영되지 않았던 KS와 고효율 인증 제품을 구매한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나 설계회사인 H사가 “시가 요구한 KS 기준은 최저 기준을 정해 품질의 저하를 막는 것이 목적이며 KS제품이 최고의 품질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시가 제시한 기준대로라면 재설계가 필요하고 기존 설계안보다 초기 투자비와 보수 유지비가 각각 35% 이상 더 들어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시는 설계회사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설계변경을 거부하자 해당 주무관이 회사 측에 전화를 걸어 “특정 회사 제품으로 설계 도면을 바꿀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관급자재를 조달청에 발주하기도 전에 특정회사의 제품으로 시공하기 위한 것으로, 책임감리제와 조달 규정을 어긴 것이다. 광주시 감사실도 앞서 지난 7월 이를 인정하고 “당초 시방서대로 광효율이 높은 직관형 LED등으로 발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터널의 밝기는 운전자의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시는 그럼에도 당초 안을 변경해 효율이 떨어지는 제품으로 발주했고, 이 과정에서 국토부 등의 설계·시방 관련 지침까지 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침은 해당 사업과 관련된 제품제조 및 시공업체가 부도나거나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제품 또는 경쟁 없이 단독으로 설계에 반영된 제품일 경우 설계변경이나 보완을 요청토록 규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KS 인증된 제품으로 조명등을 시공하기 위해 설계기준 변경을 요구했다.”며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설계를 보완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광주와 전남 서북부를 연결하는 국지도 49호선은 광산구 본덕 나들목~지평 나들목 8.9㎞ 구간이 지난 7월 부분 개통됐으며 문제의 용진산 터널이 포함된 나머지 지평 나들목~오산교차로(7.6㎞)는 오는 12월 말 개통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서울 ‘복지 사각지대’ 19만명에 月12만원 지원

    서울 ‘복지 사각지대’ 19만명에 月12만원 지원

    내년부터 서울에 사는 ‘복지 사각지대’ 빈곤층 19만명을 지원하는 ‘서울형 기초보장제’가 도입된다. ●내년 2조 7370억… 2018년 4조여원 투자 서울시는 22일 소득·주거·돌봄·건강·교육 등 5대 분야를 골자로 한 ‘서울시민복지기준’을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발표했다. 시는 사업비를 내년 2조 7370억원(교육청 재원 포함)에서 2014년 3조 8200억원, 2018년까지 4조 3890억원으로 점차 늘릴 계획이다. 무엇보다 서울시 특성에 맞춰 최저생계비를 보장하는 서울형 기초보장제를 도입,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저소득층도 지원한다. 시에 따르면 최저생계비 이하 빈곤층 시민 50만명 중 29만명이 기초적인 소득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 물가수준 등을 감안한 4인가구 기준 최저생활 유지비는 월 173만 8000원으로, 정부 기준 최저생계비 149만 6000원의 116% 수준으로 추정된다. 서울형 기초보장제는 부양의무자 기준과 소득기준을 완화, 비수급 빈곤층 19만명에 대해 기초생활수급자의 최대 절반에 해당하는 생계급여는 물론 수급자와 동일한 수준의 교육·해산·장제 급여를 지원한다. 시는 관련 조례 제정과 대상자 발굴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수급자와 달리 일정 소득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생활수준에 맞춰 금액을 결정한다. 시는 1인당 월평균 12만원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첫해인 내년 하반기에 최저생계비 60% 이하 6만명 6개월분 410억원, 2014년 9만명분 1231억원을 투입한다. 19만명 100%를 지원하는 2018년까지 6년간 76만명을 모두 합하면 9986억원이다. 시는 현재 소득 하위 20% 시민의 소득대비 임대료 비중을 41.9%로 보고 있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리적 주거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가구도 11.9%다. 주거기준 복지를 위해 2020년까지 주택 재고량의 10%까지 공공임대주택으로 확충하고 주택바우처를 통한 주거비 보조 확대,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통한 난방비 부담 감소 등의 정책을 시행한다. 2018년까지 주거와 휴먼 서비스를 결합한 노인·장애인 지원 주택 1500가구도 공급한다. 돌봄 분야에서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동마다 2곳 이상 배치, 2020년까지 전체 어린이집의 30% 이상으로 확충한다. 아울러 노인들이 장기요양보험과 돌봄 종합 서비스를 이용할 때 내야 하는 본인부담금을 시가 전액 지원한다. 장기요양보험의 경우 내년 467명으로 시작해 2015년부터 2870명으로 지원을 확대한다. 돌봄 서비스는 내년 891명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10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2020년 돌봄 서비스 부담금 전액 지원 건강 분야에서는 걸어서 10분 이내에 이용할 수 있는 보건지소를 당장 내년에 10곳을 추가로 설치한다. 서울의료원에서 간호사 중심의 무료 간병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야간·휴일 진료센터도 2014년까지 100곳을 운영한다. 교육 분야에서는 체험학습비와 학습준비물비 등 취학 필수경비 무상화를 단계적으로 늘리고, 양질의 친환경 무상급식을 2014년까지 초·중학교 전체로 확대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제2의 원빈·조인성 어디 없나요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제2의 원빈·조인성 어디 없나요

    “어디 쓸 만한 20대 배우 없나요?” 영화나 드라마 제작자들을 만나면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최근 몇 년 만에 김수현, 이제훈 등 대형 신인이 나오기는 했지만 20대 스타 기근 현상은 연예계의 오랜 고민이다. 큰 작품의 주연을 맡길 만한 외모와 스타성을 갖춘 제2의 원빈, 조인성 급 배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돌’이다. 이제 거의 모든 주연 배우는 가요계에서 찾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안방극장이 ‘연기돌’에게 점령당한 것은 가수 기획사와 배우 기획사가 경영에서 구조적인 차이를 보이는 탓이다. 이 두 회사의 수익 구조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가수는 매출에서 각종 경비를 제외한 영업 이익을 기준으로 수익을 분배하는 관례가 정착됐다. 반면 배우들은 매출을 기준으로 수익을 나누고 각종 경비를 기획사에서 부담하는 관행 탓에 적자에 허덕이는 회사가 많다. 경비에는 연예인들의 헤어, 메이크업 비용은 물론 식대, 차량 유지비, 매니저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톱스타급 배우와 회사의 수익 배분율이 보통 7대3에서 9대1이란 점을 감안하면 회사 측이 이윤을 발생시키기는 쉽지 않다. 그나마 연예인들의 ‘노예계약 관행’을 개선하고자 정부가 지난 2009년 7월 표준 계약서를 도입하면서 배우 기획사의 수익 구조가 개선되기 시작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몇 년 전 한 여성 톱스타가 아침에 지갑도 안 들고 맨몸으로 나와 사우나부터 헤어, 메이크업은 물론 개인 용돈까지 경비에 포함시켜놀란 적이 있다.”면서 “보통 출연료의 15~25%가 경비로 지출되기 때문에 드라마 기준 회당 출연료가 2500만원 이상은 돼야 수익이 발생하는데 그 정도의 스타급이 많지 않아 현재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게다가 배우들은 어느 정도 지명도가 생겨 수익이 발생할 시점에 다른 회사로 이동하거나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가수들은 음반 기획부터 홍보까지 레이블을 기반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1인 기획사로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 비교적 안정적인 이익이 보장되는 가요 기획사들이 재투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신인을 공급해 만능 엔터테이너인 ‘연기돌’의 양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반면 배우 기획사들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붕괴하면서 신인 배우 발굴 및 투자가 더딘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갔다. 이 같은 현상의 피해자는 시청자다. 시청자들은 안방극장을 연기 연습장으로 삼는 ‘연기돌’의 숙성되지 않은 ‘발연기’를 참고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이에 대형 가수 기획사들은 드라마 자회사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한 중소 기획사 대표는 “요즘 웬만한 신인들은 가요 기획사에서 모두 데려가서 쓸 만한 사람을 찾을 수도 없다.”면서 “사무실 유지비 등을 제외한 소소한 경비를 배우가 자신의 수입에서 부담하지 않는다면 한류 드라마의 근간인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rin@seoul.co.kr
  • [CEO 칼럼] 교통시설투자 효율성 우선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CEO 칼럼] 교통시설투자 효율성 우선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지난 추석 연휴에도 교통체증이 매우 심했다. 철도를 이용한 귀성객들은 편했겠지만, 자동차 이용객들은 막히는 길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환승하지 않고 문전까지 가는 자동차 선호 현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열차표를 구하지 못해 부득이 자동차를 이용한 사람도 많다. 정부의 교통시설 확충은 타당성 조사와 효율성, 지역 균형 개발을 고려해 결정된다. 하지만 한정된 재원으로 많은 사업에 투자하다 보니 대부분 계획보다 수년씩 지연된다. 사업 간 우선순위를 정해 완공 위주로 집중투자해야 효율적인데, 지역 요구가 많다 보니 계속 신규 사업이 제기되고 재원이 분산되니 사업 지연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일부에서는 수조원이 드는 기존 철도의 지하화까지 요구하는데, 지역주의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와 정치인들은 지역사업 예산 확보에 주력하고 때론 지역감정까지 제기한다. 중앙 부처 관료들도 선출직이 되면 선거 때 얻어야 할 표를 생각하며 지역주의의 선봉에 서니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교통시설이 계획보다 지연되는 또 다른 이유는 민원 등에 기인한다. 지역 숙원사업으로 건설을 추진하면 환영하다가도 노선 선정, 용지 매수, 환경문제, 문화재 보호 등 온갖 민원이 생기고 때론 소지역 간 갈등도 생긴다. 법에 따라 지자체가 분담하기로 약속했던 사업비도 못 내겠다면서 정부가 다 부담하라고 떼를 쓰면 사업은 더 지연될 수밖에 없다. 시공사 입장에서도 예산 배정이 적어 매년 말이 가까워지면 인력과 장비를 놀리지만 인건비, 현장유지비 등 고정비용은 지출이 불가피해 사업성도 떨어지고 수익도 줄어든다. 근래 도로 체증을 해결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오염도 줄이는 녹색교통을 위해 철도건설 요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용되지도 않는 시설까지 크게 짓거나 완공 후 열차 운행이 늘지 않으면 세금을 낭비하게 된다. 일례로 KTX만 운행하는 광명역에서는 선행 열차가 후속 열차를 피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대피하는 부본선이 4개나 더 있고, 4개 승강장 중 2개도 개통 후 8년간 이용된 적이 없다. 열차가 섰다가 승하차하고 바로 출발하면 되는데도 열차 정차 선로와 통과 선로를 따로 건설하다 보니 선로전환기와 분기기가 과잉이다. 천안아산역, 오송역, 김천구미역, 신경주역, 울산역도 모두 그러하며 이용도 안 하는 임대용 회의실까지 역에 짓다 보니 역 규모가 커져 사업비가 더 많아졌다. 철도 건설에 대한 비용편익 분석을 하면 경제성이 낮게 되고, 비용이 더 드니 해외 진출에도 불리하다. 철도시설공단이 60%의 재원을 부담해 건설한 경부고속철도의 부채는 15조원에 이르는데, 채권으로 이자를 갚으니 부채는 계속 늘어난다. 철도시설공단은 종전의 잘못을 반성하고 중간역 배선 규모나 역사, 차량기지 등을 수요에 맞게 최적화해 세금 낭비도 없애고 부채도 최소화하도록 강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어떤 구간은 시간 단축과 안전 개선효과 외에 운행 열차는 늘지 않은 곳도 있다. 일부 복합화물터미널 인입선과 대불공단 인입선 등은 개통 후에도 예측과 달리 화물열차가 거의 운행되지 않는다. 물류단지나 공단에 철도를 건설하면 이용될 것이라는 막연한 탁상공론 탓이다. 타당성 조사에서 입주 업체의 원재료와 완제품의 성격, 물량, 출발·도착지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이는 없다. 물류나 산업단지, 항만도 물동량 상당수가 이용할 것인 만큼 반드시 철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무리다. 최근 우리 제조업이 반도체, 전자 등 단소경량 제품 위주로 바뀌면서 무연탄, 시멘트, 유류 등 대량 화물의 철도 운송이 줄고 있다. 도로, 공항, 항만의 경우도 비효율적인 투자가 있다. 지역에서 요구하는 교통시설이 건설되면 많이 이용될 수 있는지, 수요를 도외시하면서 과잉 건설되는 것은 없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 보면서 건설해야 재원 낭비를 막을 수 있다. 특히 철도는 국민이 보다 편하고 빠르고 안전하게 이용토록 효율적으로 건설해야 하고, 경쟁을 통해 운영도 대폭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
  • 빚만 늘린 경인아라뱃길

    지난 5월 25일 개통된 경인아라뱃길의 수익 및 물동량이 타당성 조사 당시 예측보다 현저히 낮아 한국수자원공사의 부채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문병호 민주통합당 의원이 수자원공사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에 2조 6759억원을 투입했지만 배후부지 48%를 분양해 5165억원만 회수했다. 나머지를 분양해도 6562억원을 추가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문 의원은 “경인아라뱃길의 근본적 한계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투자비 회수가 기대에 미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익도 예상보다 훨씬 저조할 것으로 분석됐다. 수자원공사는 5개 부두 운영사에 임대료 및 접안료 등 시설사용료 5315억원을 징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 의원은 “현재 계약한 5개 부두사의 연간 임대료는 71억 5400만원으로 10년간 회수해도 700억∼800억원 수준”이라며 “운영유지비도 발생하고 있어 임대료와 시설사용료로 5315억원을 회수하는 것은 2030년까지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수자원공사는 국가귀속 토지에 대한 보상비(3289억원) 등은 사업계획 수립 시 전제된 국가 재정지원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지만 정부의 예산 사정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의 물동량 역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개통 첫해 수요예측보다 화물, 여객 모두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개통 첫해 컨테이너 화물 29만 4000TEU가 처리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개통 이후 3개월간 실적은 5536TEU에 그쳤다. 이를 12개월로 환산해도 2만 2144TEU에 불과해 예상치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객의 경우 KDI는 연간 59만 9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지난 3개월 실적은 6만 8694명이 고작이었다. 문 의원은 “경인아라뱃길은 건설사들의 일감을 위해 수자원공사 부채만 늘려놓은 사업으로, 목적이 불분명하고 투자에 비해 경제성도 떨어지는 예산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라면서 “다시는 경인아라뱃길 같은 예산낭비가 없도록 국회 청문회로 진상을 규명하고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자원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현재 12조 5809억원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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