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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레니엄/ CEO이사회 ‘견제,균형’이 핵심

    어떤 형태의 기업지배구조가 투명하고 효율적인 경영을 가능케 할까. 수많은 기업들이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탐구해 왔지만 여전히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짧은 자본주의 역사와 오너중심 재벌체제로 낙후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물론,선진 경영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미국과 유럽도 사정은 비슷하다.탄탄한 기업지배구조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추악한 스캔들 여파로 잇따라 무너지면서 해답찾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국내에서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기업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열띤 기업지배구조 논쟁을 다뤘다.핵심은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사외이사들간 바람직한 ‘견제와 균형’의 모색이다.전체 대기업의 대다수가 CEO-이사회 의장 겸직체제인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시사점이 많다. ◆바람직한 기업 지배구조 기업지배구조에서 흥미로운 점은 나라별로 특정 형태에 대한 선호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것이다.독일에서는 각각 감독과 경영을 맡는 두개의 이사회를 따로 두는 것이 보편적이지만,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들은 단일 이사회를 좋아한다.미국에서는 독립된 목소리들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최고경영자를 제외하고는 이사회를 전부 사외이사로 구성한다.반면 영국에서는 이사회에 가급적 많은 경영진들이 포함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독일·미국·영국 등 3개국 모두 회계부정 등 잘못된 경영행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이는 훌륭한 지배구조는 이사회의 형태보다도 올바른 경영행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사회 의장의 바람직한 역할을 놓고 거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미국에서는 통상 CEO와 이사회 의장을 한명의 ‘보스’가 겸직한다. 이로 인해 CEO와 이사회 의장이 각기 다른 사람일 경우,해당 기업이 쇠약해지거나 불안한 과도기 상태로 접어드는 징조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뉴욕증권거래소는 겸직의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해 CEO의 참석 없이 사외이사들끼리만 정기적으로만나 회의를 갖기를 권고한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많이 바뀌고 있다.저명인사들로 구성된 미국의 기업경영 관련 비영리단체인 ‘컨퍼런스 보드’(The Conference Board) 산하 자문위원회는 CEO와 이사회 의장을 다른 사람이 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Intel)의 이사회 의장으로 CEO는 겸직하지 않고 있는 앤드류 그로브는 이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람이다. 이와 달리 대부분의 영국 대기업들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뽑고 있다.금융인 데렉 힉스(Derek Higgs)는 최근 정부 용역을 받아 사외이사들의 역할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그의 견해는 상당부분 미국적인 아이디어와 맥을 같이 한다.그는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경영진의 이사회 참석을 선호하는 영국에서는 이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전체의 20%도 채 안된다.또 의장과 CEO는 반드시 다른 사람이어야 하는 것은 물론,전직 CEO가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하는 일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 가운데 큰 논란을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사외이사 중에서 수석(首席)급에 해당하는 사람이 정기적으로 이사회 의장 없이 회의를 주재하고,까탈스러운 주주들을 직접 만나 회사 상황을 알리라고 권고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서는 찬사와 비난이 엇갈린다.헤드헌터업체인 러셀 레이놀즈의 사이먼 바르톨로뮤는 “주주들 사이에 스파이를 두는 끔찍한 일”이라고 비난한다. 반면 옥스포드대의 콜린 메이어 교수는 “사외이사들에게 무거운 책임의식을 부여하고 투자자들과 직접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한다. 힉스는 또 사외이사들이 훌륭한 업적을 올리려면 많은 보수를 받아야 하며,한사람이 2개 이상의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 안되고,사외이사의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따라서 보고서의 내용대로 된다면 헤드헌터들이 최대의 수혜자가 될 것 같다. 힉스는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은 의견도 피력한다.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는 회사에서는 사외이사끼리 더더욱 정기적으로 모일 필요가 있다.특히 CEO가 독선적인 경향이 강할수록 그 만남은 중요해진다.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처럼 강력한 ‘수석 이사’를 두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수석 이사를 통해 사외이사의 생각을 CEO에게 전달하고,이사회 의장과 CEO 겸직에서 파생되는 단점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CEO와 이사회 의장이 이미 분리돼 있는 영국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한다.그래야만 이런 이원적인 구조가 강력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파한다.두 사람이 항상 으르렁대거나,반대로 지나치게 유착돼 있으면 기업이 쇠약해지거나 이사회의 존재가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석이사 같은 제3자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줄 경우,경영진과 이사회간에 형성된 미묘한 힘의 균형이 흔들리게 된다.사외이사들이 의장없이 너무 자주 회의를 갖게 되면 의장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는 점도 올바른 기업지배구조를 위해 유념해야 할 부분으로 꼽는다. 사외이사에게 의장 역할의 성과를 1년에 한번 정도만 평가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다.견제와 균형에 너무 치중하면 거꾸로 불균형과 실패를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kdaily.com ★김일섭 회계연구원 원장 새 정부 출범을 20여일 앞두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재벌체제 개혁을 위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업지배구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이에 맞춰 한국회계연구원 원장으로 오랫동안 국내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천착해 온 김일섭(金一燮) 이화여대 경영부총장을 만나봤다. 그는 최고경영자(CEO)-오너(재벌총수 등)-이사회의 3각축이 원활히 작동돼야 선진 기업지배구조 구축은 물론,치열한 ‘비즈니스 정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역량있는 CEO가 기업지배구조의 정점에서 풍부한 역량을 펼쳐야만 투명경영·효율경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의사 결정은 어떻게 이뤄지는게 바람직한가.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은 힘의 배분이다.최고경영자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라는 말에서 나타나듯이 ‘실행하는 사람’을 말한다.즉 이사회에서 결정된 것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다. 이상적인 기업지배구조는 CEO와 이사회의견제 및 협업을 통해 무게중심이 계속 옮겨가는 형태다.미국의 엔론이나 월드콤이 ‘CEO 독재’ 때문에 회계 부정사건에 연루됐다면 우리나라의 대우나 현대는 ‘오너 독재’로 타격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의 특징은. 기업이 의인화(擬人化)돼 있다.예를들어 ‘삼성’이라는 기업 자체보다 ‘이건희’나 ‘이병철’을 떠올리는 식이다.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개인·가족기업으로부터 발전했다. 특히 재벌이라 불리는 대기업에서 보이는 높은 내부 지분율과 소유주의 경영참여에 따른 소유와 경영의 높은 융합도는 세계적으로 특이한 현상이다. ●한국형 지배구조에서도 CEO와 이사회가 힘을 골고루 나눠갖는 모델은 가능한가. 우리나라는 사정이 좀 다르다.다른 나라와 달리 오너의 힘이 강하다.전체으로 CEO-오너-이사회가 각각 60%-25%-15% 정도로 힘을 나눠 갖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한다.최대 관건은 CEO에 어떤 사람이 오는가이다.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는 45세부터 20년간 CEO를 지냈다.이런 인재를 찾기까지 4년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또한 이사회의 활성화 없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생각할 수 없다.기업들이 규율있는 시장의 평가를 통과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이사회의 존재와 운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보다 오너에 비중을 더 많이 둔 것은 굳이 오너의 힘을 막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회사의 의사결정 구조가 잘못되면 곧 주가에 반영되는데 불을 안고 뛰어들 오너가 어디있겠는가.다만 시장의 규율이 엄해야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기업퇴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금융기관이 사전·사후 감독을 통해 경영진에 대해 견제 기능을 수행해야 하고 이런 금융기관의 결정에 정치권의 입김도 없어야 한다.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의 원죄는 상당부분 정부가 안고 있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기업지배구조 혁신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지배구조 자체를 고치기보다는 의사결정을 누가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우리나라는 이미 기업회계기준의 전면 개정,결합재무제표 작성 의무화,계열회사들의상호보증 금지,상장회사들의 사외이사 선임 의무화,감사위원회 설치 의무화 등을 도입해 시스템 자체는 과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장규칙을 엄하고 공정하게 집행해야 한다.재벌문제에 있어 더욱 그렇다.이를 위해 시장을 감시할 수 있는 금융감독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한국은행을 잘 운영해야 한다.특히 시장도 기업지배구조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관건이기 때문에 세 기관의 수장을 잘 뽑고 이들의 임기보장·인사권독립 등을 실현해 줘야 한다. ●시장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은데. 자본시장은 주주의 권리행사와 M&A(기업인수·합병) 활성화 등을 통해,상품시장은 기업의 생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를 통해 경쟁력 없는 기업을 걸러내야 한다. 경영자시장은 경영성과의 평가를 통해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전문 경영자들의 재배치를 주도해야 한다.좁은 의미에서 기업지배구조라고 볼 수 있는 내부규율도 중요하지만 개혁은 시장규율의 활성화 강화로부터 시작된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새정부 정책탐구] 2. 경제분야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특히 재벌정책을 둘러싸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내에서도 여러 견해가 나온다.대체로 과감한 재벌개혁을 선호하는 위원들이 많은 가운데 대기업측은 벌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경인운하 건설을 둘러싼 혼란상도 나타난다.재벌정책 등에서 견해를 달리하는 이필상 고려대 교수와 이재웅 성균관대 부총장의 대담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정책 철학과 방향을 짚어본다. ●이재웅 부총장 노무현 당선자는 여러가지 공약을 내걸었고,경제정책의 중점은 재벌개혁과 노사문제에 있는 것 같다.재벌개혁은 정권 초기에 해야 한다고들 하기 때문에,정권 초기에 재벌의 팔을 비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 쉽다.하지만 지금은 김대중 정부 출범 시절과는 여건이 다르다.빅딜처럼 어떤 현상에 대증적으로 대응했다가 오히려 시장을 망치는 사례가 있지 않았나. ●이필상 교수 김대중 정부의 개혁정책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외환위기를 맞은 우리나라를 살리는 데 공헌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사람은 없을 것이다.하지만 구조개혁에 철학이나 일관성이 부족했던 측면은 있다.순수한 시장논리,경제논리에 의해 추진돼야 하는데 관치라는 도구를 이용하고 정치논리에 따라 하다 보니까 제대로 개혁이 안 됐다.이런 점은 차기 정부에 좋은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총장 이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처럼 막강하고 권위적인 사례는 과거에 없었던 것 같다.김대중 정부에서도 인수위 활동이 크지 않았는데 이번 인수위는 권력지향적이고,실력 이상으로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경인운하 건설계획을 백지화했다가 다시 번복하는 것은 문제다.인수위가 직접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필요치 않고,특히 재벌 등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이 교수 인수위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이나 정책방향을 정리하고,새 정부가 개혁이나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도록 사전에 정지 작업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경인운하 사업 중단을 번복한 것처럼 어떤 사업이 되는지,안 되는지를 따지기보다 앞으로 새 내각이 들어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기전에 국민에게 비전을 줘야 한다. ●이 부총장 집단소송제의 근본 취지는 좋은 것이라고 본다.다만 분식회계,주가조작,허위공시 등의 불법행위를 하는 재벌을 징벌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소송남발을 가져올 수 있지 않나.최근 한·미 재계대표 회동 때 ‘미국도 집단소송제를 했지만 부작용이 많으니 신중하게 하라.’는 충고가 있었다. ●이 교수 집단소송제 도입에는 찬반 논란이 있을 수 있다.하지만 증권시장은 경제성장의 과실을 공평하게 나눠갖는 자본주의의 심장인데,병이 들어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정보독점은 물론,분식회계·주가조작·허위공시 등의 불법행위는 심장을 멎게 하는 독약이다.이런 일들이 계속돼 증권시장이 낙후되고 기업발전이나 투자자의 자산증식이 왜곡돼 있다.그래서 집단소송제를 도입해 증권시장을 건전화하는 수단으로 삼자는 것이다. ●이 부총장 200% 부채 제한을 두면서 동시에 출자총액을 제한하면 기업활동이 어렵게 된다.기업의 발이 8개 필요하면 8개를 갖고,하나만 필요하면 하나만 갖도록 하면 될 것이지,정부가 판단해서 규제하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 ●이 교수 집단소송제에서 소송남발이 걱정되는 측면이 있지만 소송요건을 아주 정확하게 만들면 해결할 수 있다.다중규제가 있어도 기업들이 투명하게 운영된다면 이런 규제가 존재하는지조차도 모를 것이다.출자총액제한은 궁극적으로 없어져야 하겠지만 아직은 필요성이 크다고 본다.기업이 마음대로 투자하도록 뒀다가 우리 사회 전체가 많은 피해를 입었다.국제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문어발식 경영을 하면서 중소기업이 설 땅을 주지 않았다.출자총액 제한제도는 공기업을 인수하거나 동종업계에 투자하는 등의 12개 항목에서 예외규정을 두고 있어 기업활동에 상당히 느슨한 편이다. ●이 부총장 금융계열사 분리청구제 도입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산업자본이 가질 수 있는 시중은행 지분은 4%로 제한돼 있지만 제2금융권에 대한 제한은 엄격하지 않다.재벌이 보험·증권을 소유하고 사금고화하는 경향도 있어 2금융권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 교수 금융계열사 분리청구제도는 재벌에 소속된 금융기관이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할 경우 정부가 금융기관을 재벌에서 떼어내라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여기서 정부가 이기면 떼내게 되는 것이다.금융기관이 재벌에 속하면 사금고처럼 계열사 지원 등 특혜를 주게 돼 시장의 공정한 운영과 경제발전을 저해하기 마련이다.재벌로부터 무조건 떼어 내려는 징벌적인 조치가 아니다.나쁜 징조가 있을 때 조짐을 막을 수 있도록 건전한 의미에서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 부총장 복지사회 추구는 좋지만 재정에 부담을 주는 측면이 있다.연금이 바닥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노동을 할 수 없는 사람에게 최소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까지 감당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모두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사회통합은 장애자·노인·여성·빈곤층만 소외계층이라고 생각해서 이들만 통합해서는 안 되고 능력있는 사람,부자 등도 참여해야 하지 않는가. ●이 교수 IMF 이후 신자유주의 물결로 소득격차가 심해지고 소외계층이 많아졌다.최소한 인간으로 살 수 있는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장애인·노인·여성을 지원해야 한다.이것이 바로 참여복지 정책이다.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원하기보다 도와줘야 하는 전제조건을 지키면서 성장과 분배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그런 면에서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다.새로운 기술과 상품,신(新)산업을 만들고 생산동력을 키워 경제를 살린 뒤 힘을 가진 상태에서 분배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 부총장 노 당선자가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내세웠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자유치가 중요하다.하지만 다국적기업의 아시아지역본부를 끌어오려고 1년여 전부터 노력했지만 제대로 된 것이 없다.다국적 기업이 들어와 영업을 원활하게 하도록 국제물류·비즈니스·금융의 허브(중심)를 만들어야 한다.기업여건이 유리해야 하는데 다중규제장치를 만들고 국민정서를 앞세우면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것 아닌가.제조업 위주의 동북아 중심국가 계획을 세우기보나 금융서비스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 교수 국제경제 구도에서 우리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 포위돼 있는 상황이다.유일한 돌파구는 중국이지만 중국도 경쟁력이 높아져 힘든 상황이 아닌가.이런 상황에서 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려면 경쟁력이 있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정보기술(IT)·생명공학·나노(NT)·환경 등 미래산업에 집중투자해서 주도권을 갖고 동북아 중심국가의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되려면 금융산업이 받쳐주고 실물산업을 선도해야 한다. ●이 부총장 차기 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하겠다고 했지만 권력의 지방분산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중앙집권국가 체제라서 권력·교육·문화 상권 등이 모두 중앙에 있는 것이 문제다.경제뿐 아니라 권력과 교육이 분산돼야 한다. ●이 교수 지역의 균형발전을 이루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마다 먹고 살 것을 만들어야 한다.당선자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도 바로 이런 것이다.지역별 유리한 산업을 특성화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정책을 펴면 사람이 따라가게 마련이다.이를 위한 중요한 인프라는 교육이다.교육을 분산하고 특화하는 경제특화와 맞물려야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다.아직도 정부가 경제를 주도하는 현실에서,정부기능이 분산화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부총장 마지막으로 차기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새정부에 대해 어느 때보다 국민의 기대가 크면서 불안도 크다는 것이다.불안감을 느끼는 사회계층도 참여시키고 껴안는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새 정부가 성별·장애자·학력·비정규직·외국인 등 5대 차별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는데,연령차별이 빠져 있다.40대만 돼도 퇴출되고 50대에 명퇴하는 상황에서 중·장년층에 대해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이 교수 개혁과 파괴는 구분해야 한다.개혁은 잘못된 것을 고쳐 잘되게 하는 과감한 정책행위다.파괴는 잘못된 것을 부수고 보자는 감정적인 행위로,지금까지 개혁은 감정적 파괴 형태가 많았던 것 같다.재벌개혁의 경우 재벌부터 잡고 보자는 생각에 흔들어 불안과 혼란이 생겼다.그러다가 정권 막판에는 돈이 필요해서 재벌을 옹호하는 것으로 끝났다.개혁에 대한 근본철학이 빈곤하고 정치논리에 따라가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었다.법과 제도를 바꿔야하는데 야당이 절반인 상황에서 개혁이 되겠느냐는 걱정도 많다.개혁은 국회의 입법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서 국민의 뜻을 모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추진해야 한다.여기서 전제조건은 사회통합이다.빈부·세대·지역·노사갈등 등을 봉합하면서 지금 당장은 치유가 어렵지만 앞으로 개혁하면 갈등이 해소된다는 희망을 줘야 할 것이다. 정리 박정현 김미경기자 jhpark@
  • 김방림의원 영장

    수원지검 특수부(부장 郭尙道)는 ‘이용호 게이트’ 관련 인물인 김영준(42·구속기소)씨 측으로부터 기업 인수에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로 민주당 김방림(金芳林)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01년 6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김천호(42)씨의 코리아에셋 사무실에서 안양 D상호신용금고 실소유주인 김씨의 D정보통신 O·A부문 인수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다.또 같은 해 4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A유흥주점에서 김천호씨가 운영하는 ㈜고제 의 1차 부도를 막아 달라는 조건으로 김천호씨로부터 2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의원이 두 차례에 걸친 소환에 불응하고 임시국회가 5일 개회되면 불체포특권에 따라 소환조사가 어렵게 됨에 따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설연휴 마지막날인 2일 오후 4시쯤 서울 강남구 율현동 모 사우나 주차장에서 김 의원을 체포했다. 김 의원은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해서도 진씨 계열사에 대한 금감원 조사무마 및 검찰수사 선처명목 등으로 진씨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지난달 17일 서울지검 특수1부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열린세상]진보의 생명은 寬容

    크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계는 지금과 달라졌을 것이라고 한다.가정 자체가 우스운 일이지만,소현세자가 인조에 의해 독살당하지 않았더라면,정조가 10년만이라도 더 살았더라면, 대원군이 국제감각이 있는 인물이었더라면, 우리 역사는 오늘날과는 다른 모습일 가능성이 많다. 이번 대선결과가 후세에서 볼 때 아쉬운 대목이 될지,아니면 다행이 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다만 분명한 것은 예기치 못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는 것이다.5060의 자괴감은 말할 것도 없고,이념과 사상,현실참여와 실천의 정도에 있어 사회구성원 상호간에 우려할 만한 간극이 있음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당선자 측이 이러한 심각한 갈등을 치유하지 않고 국정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겠지만,원인이 어디에 있건 해결 방안은 이미 나와 있다고 본다.싱거운 결론으로 보이겠지만,그것은 자유와 관용만이 유일한 처방이라는 사실이다.그것을 통하지 않은 해법은 어떤 것도호도책에 불과하고 더 큰 재앙을 불러올 뿐이다. 사실 이번만큼 쌍방이 서로 심하게 싸운 적은 없는 것 같다.그 과정에서 소위 진보를 자칭하는 세력에 의해 보수세력은 수구반동으로 매도되었다.그들은 특정신문 말살 운동을 벌이고,유명 작가의 신문기고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영정을 들고 책 장례식을 지냈으며,인터넷을 점령하여 화려한 욕설로 치장된 각종 주장을 여과없이 펴댔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소기의 성과를 얻었을지 모른다.그러나 나는 섬뜩함을 느꼈다.그 행태는 그들이 그렇게 반대해 마지않는 수구반동세력의 행태를 뒤집어 놓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진보주의는 관용정신에 의해 지탱되어 왔다.그것이 자유주의의 윤리적 측면이기도 하다.만약 진보를 자칭하는 세력이 관용을 보이지 않고,지금과 같은 태도를 견지한다면,우리가 그토록 타기해 마지않았던 조선의 당파싸움과 무엇이 다를까. 자칭 진보주의자들의 태도에 따라서는 의외의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이제까지 보수세력이 진보세력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은 민주화 과정에서의 희생에 대한 도덕적 열등감 때문이었다.관용없는 진보는 수구정신의 위장이요,유전자복제에 불과하다.그것은 하나의 당파적 입장을 가리기 위한 위선일 뿐이다.당파 싸움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나는 우선 현 당선자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본다.사실 이번 선거는 노무현의 승리라기보다는 이회창 개인의 실패인 측면이 강하다.노무현 지지층이 여전히 사회적 소수라는 점은 분명하다.당선자가 개혁과 진보의 기치를 들고 당선되었다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다.유행처럼 개혁에 열광하고 있지만,그 개혁의 내용과 실현 방도에 대한 구체적 비전 제시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개혁의 지향점과 목표는 무엇이며,무엇을 위한 진보이고,무엇에 대한 진보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 많이 있다.고여 썩어가는 부분에 대한 수술은 언제나 필요하다.미래를 위한 준비도 소홀히 할 수 없다.그러나 진리를 독점하고 나 하나만이 정의를 행한다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당선자의 무기는 합의와설득이어야 한다. 그리고 일부가 끝내 협조를 거부하더라도 관용 이외의 자세를 보여서는 안 된다.남남갈등을 불러온 것이 김대중 정권의 치명적인 실책이라면,이러한 구도를 더 연장해서는 안 된다. 작용은 반작용을 낳는다.당선자는 토론공화국에 대하여 언급한 바 있거니와 결론 따로 토론 따로만 아니라면 얼마나 바람직한 일이겠는가. 김 형 진
  • [녹색공간] 노무현정부는 녹색색맹

    盧정부 진보엔 긴장만 있을뿐 진정한 진보는 녹색 띠어야 어느 정치평론가는 노무현씨의 대통령 당선을 우리의 보수적인 사회구조의 변화를 희구하는 신세대의 정치욕구에 화답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5공 청산,3김 정치의 거부,노동 및 인권운동 등과 관련하여 보여 준 그의 정치적 행보가 변혁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 것이랄까.그의 선거공약은 온건한 진보주의 색깔을 띠었고,대통령직 인수위가 발표한 국정과제들도 ‘진보’를 핵심어로 하고 있다.가령,공정한 시장질서,지방분권,참여복지,양성평등,국민참여 등은 성장보다 분배와 형평성을 강조하는 진보적 색깔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의 진보주의는 긴장을 담고 있다.이를테면 동북아중심국건설,지방균형발전과 같은 그의 핵심 국정과제는 시장적 질서와 성장주의 정책기제에 과도히 의존하고 있으며,그래서 친자본적 세력과 타협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신자유주의에 발목잡힌 ‘국민의 정부’의 개혁이 불구로 끝난 것과 같은 운명의 그림자가 노무현 정부에도 드리워져 있는 것 같다. 노무현 정부의 전망을 회의적으로 만드는 보다 근본적인 것은 그의 진보주의가 시대착오적이라는 점이다.세계적으로 진보색을 띤 정치세력들은 인간간의 형평성을 넘어 인간과 자연간의 호혜성을 복원하는 데서 진정한 진보의 의미를 찾고 있다. 유럽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사회당이나 녹색당 정부들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강조하는 생태주의 관점에 의거해 도시계획으로부터 에너지정책,거시경제정책,대외교역정책을 바꾸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와 견줄 때,노 당선자의 진보주의는 녹색에 대해 색맹이다.후보 시절에는 물론 당선 후 인수위 구성이나 주요 국정과제 선정에서도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배려하지 못하고 있다.이러다 보니 현안인 주요 국책사업의 추진 여부에 대한 결정이나 효율적인 환경 행정을 위한 정부조직 개편 등과 같은 개혁 과제들은 모두 뒷전으로 물러나 있다.시민단체들은 환경적 측면에서 차기정부의 반개혁성을 벌써부터 소리 높여 부르짖고 있다. 그간 성장의 엔진을 숨돌릴 겨를 없이 돌려 온 결과,우리의 국토환경은 파괴 될 대로 파괴되어 이에 대한 환경주의자들의 저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우리사회의 이념적 대립이 사람 중심의 편익을 추구하는 성장주의자와 생태적 호혜성을 우선하는 보전주의자 사이로 설정되는 것은 우연한 게 아니다.문제는 이 대립국면에서 성장주의자들이 늘 판정승을 거둠으로써 사회발전의 지속가능성이 갈수록 위협받고 있는 점이다. 오늘날 발전의 패러다임은 이른바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것으로 옮겨가고 있으며,진보는 인간과 자연이 조화되는 발전으로 인식되고 있다.진정한 진보는 녹색을 띠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녹색진보주의는 녹색으로 표방되는 생명·평등·호혜의 원칙이 인간과 인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자연의 관계까지 확장되어 실현되는 것을 지향하는 이념과 실천을 말한다. 국정운영에 녹색진보주의가 스며들 때,국책사업에서 자연과 생명의 가치가 우선할 것이고,환경적 용량에 걸맞은 지방의 분권적 발전이 모색될 것이며,환경적 가치를 존중하는 시장거래 질서가 자리잡게 될 것이다. 녹색진보주의는 남북의 이념적 분단마저 녹여내 한민족 공동체를 복원하는 기틀이 될 수 있다. 조 명 래
  • 김방림 민주의원 검찰, 긴급체포

    수원지검 특수부(부장 郭尙道)는 2일 ‘이용호 게이트’ 관련 인물인 안양 대양금고 실소유주 김영준(42·구속기소)씨측으로부터 기업인수에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민주당 김방림(金芳林·사진) 의원을 긴급체포,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김 의원이 수 차례 소환에 응하지 않아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서울 모처에서 김 의원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2001년 D정보통신 인수와 관련한 청탁과 함께 김씨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
  • 김방림의원 재소환도 불응

    ‘이용호게이트’관련 인물인 안양 D상호신용금고실소유주 김영준(42·구속)씨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소환됐다 불응한 민주당 김방림(金芳林) 의원이 재소환에도 응하지 않았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곽상도·郭尙道)는 30일 “김 의원이 연락을 두절한 채 전날에 이어 오늘 오전 10시까지 출석해 달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김 의원에 대한 강제구인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김 의원의 측근은 “설 연휴를 앞두고 바쁜 시기라서 소환을 늦춰달라고 검찰에 부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이런 책 어때요/삼국지 속의 삼국지1,2 외

    ***삼국지 속의 삼국지1,2 최명 지음 인간사랑 펴냄 ‘삼국지’는 청나라의 대학자 장학성의 말을 빌릴 것도 없이 사실(史實)이 일곱이고 허구가 셋인,흥미가 너무 진진해서 탈인 소설이다.그래서 ‘연의(演義)’라고 불린다.그러나 거기엔 왕조흥망의 역사철학이 있고,정통사상의 가르침이 담겼다.권모술수의 기계(奇計)가 발견되지만 순리의 정도를 읽을 수 있고,충심과 의기(義氣)의 교훈이 있다.저자(서울대 교수)는 인물별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삼국지 전편에 깔려 있는 일화를 소개하는 방식을 택했다.영웅론·공명론·봉추론·선비론·주유론·노숙론·쪼다론·모사론·정통론 등으로 꾸며졌다.각권 9500원. ***사이버 시대와 시의 운명 김지하 지음 북하우스 펴냄 김지하 시인이 ‘젊은이’들과 나눈 4편의 담론을 묶었다.저자는 젊은이들에겐 두 개의 지향이 있다고 말한다.상고대(上古代)의 신화에 대한 편향,즉 ‘신화적 판타지 지향’과 미래지향적이고 과학기술적인 ‘멀티미디어 지향’이다.이런 두 지향이 통합을 이루고 문화적 혁명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생태학적 상상력과 미적 인식이 중요하다는 게 저자의 견해.저자는 “생태학 또는 생명론이 사회담론의 주류로 부상한다곤 하지만 아직 소위 천하통일을 하지 못했다.”고 진단한다.생태운동이 ‘삶의 철학’으로 확실히 자리잡지 못했다는 것이다.6000원. ***미국의 정치문명 권용립 지음 삼인 펴냄 국가를 설계한 지 불과 150여 년만에 세계 최강의 공화국을 이룬 미국.저자는 ‘아메리카 제국’의 탄생은 짧은 역사의 미국이 서유럽의 긴 역사를 농축적으로 체험한 결과로 만들어진 정치적 결사체이며,이를 통해 자신들의 미래를 사전에 계획하고 설계한 ‘만들어진 국가’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미국의 원초적인 정신,곧 ‘미국적 담론’은 고대 공화주의와 근대 자유주의가 캘빈주의라는 시민종교의 굴레 속에서 융합되면서 독특한 보수성을 띤 미국적 세계관을 형성했고,이것이 미국의 정치와 외교를 지배해왔다고 주장한다.1만 6000원. ***철학의 정원 프리더 라욱스만 지음 홍성광 옮김 황소걸음 펴냄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는 사과를 훔쳤다고 크로머에게 거짓말을 하다 어둠의 세계로 빠져들고,‘수레바퀴 아래서’의 주인공 기벤라트는 야유회에 갔다가 과음한 뒤 사과나무 아래서 실족하고 만다.우리가 먹어선 안되는 인식의 나무가 존재하는 걸까.저자는 성서는 인간이 인식의 눈을 뜨는 걸 금하고 있다고 말한다.인간은 세계를 향유할 수 있지만 세계를 판단해선 안되며,신의 창조를 즐거워해야 하지만 이를 비판적으로 평가해선 안된다는 것이다.‘진리와 그 경계들’ ‘시간과 질료’ 등 난해한 철학적 주제들을 쉽게 풀어썼다.9500원. ***집단정신의 진화 하워드 블룸 지음 양은주 옮김 파스칼북스 펴냄 21세기는 네트워크 시대,다시 말해 집단정신의 시대다.글로벌 브레인은 컴퓨터 네트워크가 세계적으로 보급되면서 야기된 새로운 인류의 진화단계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하나로 통합된 지구상에서 개인은 인간의 뇌 속에 그물같이 연결돼 있는 뉴런처럼 다른 지역의 인간들과 고도로 네트워크화돼 있다.이 책은 아나톨리아(현재의 터키)의 도시 카탈휴크를 중심으로 한 도시교역망에서부터 그리스의 도시국가 연합,‘공공의 길’로 세계를 연결한 로마제국,그리고 현대의 월드와이드 웹에 이르기까지 네트워크 진화의 전 역사를 다룬다.1만 6000원. ***꿈을 잡아라 매브 에니스 등 지음 장석훈 옮김 궁리 펴냄 옛사람들은 꿈을 신의 계시로 여겼다.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먹은 음식에서 나온 몽롱한 기운이 머리에 모여 꿈을 꾼다고 생각했다.황당하게 들리지만,그래도 꿈을 초자연적인 현상과 분리해 인간의 정신적 활동으로 봤다는 점에서 선구적이라 할 만하다.꿈이 영감의 원천임도 밝힌다.영국 시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는 꿈에서 영감을 얻어 서사시 ‘쿠빌라이 칸’을 썼고,화가 윌리엄 블레이크는 자기 그림에 ‘꿈속에서 블레이크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쳐준 사람’이란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23가지 주제별 꿈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진다.8300원.
  • 김방림의원 1억 수뢰 포착

    수원지검 특수부는 29일 민주당 김방림(金芳林) 의원이 ‘이용호 게이트’ 관련 인물로 안양 D상호신용금고 실소유주인 김영준(42·구속기소)씨 측으로부터 기업 인수에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를 잡고,김 의원측에 출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D금고의 부정대출과 관련,김씨와 바지사장 유모(42·구속기소)씨 등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김씨가 D정보통신 인수와 관련해 힘을 써주는 대가로 지난 2001년 중순 김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검찰은 “전화와 팩시밀리 등을 통해 오늘(29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해줄 것을 김 의원측에 요구했으나 소환에 응하겠다는 연락은 받지 못했다.”며 “오늘 나오지 않을 경우 재소환하고 계속 불응할 경우 강제구인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열린세상] 토론 통한 부드러운 개혁

    이번 대선에서 국민은 변화와 개혁을 선택하였다.왜냐하면 국민은 정권교체보다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는 약속에 더 많은 지지를 보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런지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권을 인수하는 과정에 국정개혁이 단연 으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정치개혁,행정개혁,금융·재벌개혁,교육개혁,언론개혁,권력기관개혁 등등 개혁이란 말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김영삼 정부나 김대중 정부가 출범할 때도 개혁을 약속했고 집권 후에는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했다.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신자유주의 파고 속에 살아 남을 수 없기 때문에 개혁은 이제 어느 정권이든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생존차원의 절박한 당면과제가 된 것이다. 국정을 개혁하여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을 잘 살게 해주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그런데 정권 인수위의 개혁방향에 대하여 소극적이거나 비판적인 목소리가 간간이 들린다.국민을 위하여 국정을 개혁하겠다는 데 국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고 일부 딴죽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대답은 바로 개혁의 본질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농림부장관을 지낸 김성훈 교수는 개혁(改革)은 고칠 ‘개’,가죽 ‘혁’,두 글자가 뜻하는 바와 같이 “가죽을 벗기는 일”이라고 하면서 민주방식의 개혁은 살아있는 사람의 “생가죽을 벗기는 일”과 다름없다고 해석하였다.개혁은 산사람의 가죽을 벗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뒤따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힘들고 저항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어느 누가 자신의 기득가치를 빼앗는다고 하는 데 순순히 갖다 바치겠는가? 개혁을 당하는 입장에서는 가죽을 벗는 것과 같은 쓰라린 아픔이 수반되기 마련이다.개혁을 당하는 쪽은 기득권이 강제로 축소되기 때문에 저항할 수밖에 없다.예컨대 정당개혁으로 거론되는 공직후보의 공천권을 당원이나 국민에게 되돌려 준다고 했을 때 정당 간부들이 달가워할 리 만무하다.지구당을 폐지한다고 했을 때 현역 지구당위원장들은 반대할 것이 뻔하다.중앙당 조직을 슬림화한다고 했을 때 당의 사무처 요원들이 순순하게수용하겠는가? 신 정부는 개혁 추진의 원칙을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으로 구분하여 다르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공공부문인 정부영역의 개혁은 과단성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정치개혁,행정개혁,교육개혁,권력기관 개혁 등 공공부문은 뒤돌아볼 필요 없이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공공부문 개혁이 아무리 시대적 요청이라고 하더라도 막무가내식의 초법성은 용납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합법적 절차를 밟아 정당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민간부문인 시민사회영역의 개혁은 공공부문과 달리 민주적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민간부문의 개혁 추진 과정에 기득권 상실을 두려워하여 저항하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이해하면서 그들의 기득권을 완전히 부정하거나 기득권 세력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그들에게 가죽을 벗는 것과 같은 고통을 뚜렷한 명분 없이 일방적으로 안겨 줄 수는 없는 것이다.그들이 개혁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가죽을 벗는 것과 같은 아픔을 스스로 감내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 당선자가 다음 정권에서 가장 활성화되어야 할 과제로 토론을 들었고 개혁을 물 흐르듯 추진하겠다고 밝힌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시끄럽고 요란하고 급진적인 개혁은 쉬워도 토론을 통하여 물 흐르듯 이루어지는 부드러운 개혁은 어려운 법이다.민주적 개혁방식이 혁명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홍 득 표
  • ‘비운의 역사현장 아! 경교장’ 책나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이자 최초의 남북협상의 산실,그리고 백범 암살의 현장. 1949년 6월26일 백범 김구(金九) 선생이 안두희의 총탄에 맞아 서거한 곳인 서울 평동 경교장(京橋莊)이 그곳이다.경교장 복원운동을 펴온 백범사상실천운동연합 대표 김인수(52)씨가 ‘비운의 역사현장 아! 경교장’이란 책을 냈다.김씨는 이 책에서 경교장을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로 의미를 부여하고 새롭게 조명했다. 김씨는 구하기 어려운 신문기사와 사진자료들을 찾아내 이를 근거로 “1945년 12월3일 김구 주석과 김규식 부주석 등 국무위원 15명이 경교장에서 최초의 국무회의를 열었다.”고 주장했다.이는 경교장이 실질적인 임시정부의 청사였음을 의미한다. 김씨가 경교장복원운동에 뛰어들게 된 것은 96년 2월 경교장 소유주인 삼성측이 서울시에 경교장을 헐고 17층 병원을 신축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다.이 책은 그때부터 8년간 준비해온 자료를 엮고 정리한 것이다. 황장석기자 surono@
  • NGO ‘사회감시’ WSF보고서 “제3세계 빈민보다 유럽 소가 낫다”

    브라질 남부도시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사회포럼(WSF)에 참석중인 전세계 노동계 지도자들은 25일 세계화의 기치 아래 진행중인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전쟁위협을 집중 비난했다. 참석자들은 또 미국이 오는 2005년까지 창설을 추진중인 미주 자유무역지대(FTAA)도 라틴아메리카의 미국에 대한 경제적 종속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반대했다. 한국의 노동계 지도자 허영구씨는 지난 5년간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에 부과했던 혹독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몇몇 재벌의 경제력 집중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국제 시민단체 ‘사회감시(Social watch)’는 이날 WSF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유럽연합(EU)이 소 한마리당 2.2달러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지급하지만 세계 인구의 절반은 하루 2달러 이하의 돈으로 어렵게 살아간다며 제3세계 빈국에서 태어나는 것보다 유럽의 소로 태어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추진중인 FTAA에 대해 라틴아메리카 경제의 미국 종속을 의미할 뿐이며,이로 인해 거대 다국적 기업들만 이득을 얻고 라틴아메리카 빈농들은 붕괴할 것이라고 비난했다.미국은 알래스카에서 아르헨티나에 이르기까지 34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지대인 FTAA를 오는 2005년까지 창설할 계획이다.
  • 직원7명이 사장집 인질강도

    서울 강남의 재력가가 평소 인격적으로 대우를 해주지 않는 데 앙심을 품은 부하직원 등이 금품을 요구하며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강남경찰서는 24일 자신이 일하는 건물 소유주의 집에 강도로 위장한 채 들어가 금품을 요구한 조모(44)씨 등 7명에 대해 인질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이날 새벽 2시10분쯤 강남구 논현동 김모(49·부동산 컨설팅업)씨 집에 침입,김씨와 파출부 배모(54·여·중국동포)씨 등을 흉기로 위협,철사줄로 손발을 묶은 뒤 현금 340만원을 빼앗고 20억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 중에는 김씨 소유의 강남구 삼성동 C,H빌딩 주차관리인,운전사 등이 포함돼 있으며 파출부도 이들과 짜고 인질로 가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에서 “김씨가 재산이 2조원대에 달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우리들에게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데 앙심을 품고 20일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 [기고] 대학총장까지 CEO라니

    몇 년 전부터 CEO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크거나 작거나 회사 사장을 일컫는 용어다.웬만한 대학의 특수대학원에는 ‘CEO 특별과정’이라는 것이 유행처럼 생겼다.나랏일을 맡겠다고 나선 분들끼리도 서로 자신이 CEO감이라고 다투기까지 했다.그러나 대학교 총장까지 CEO총장이 돼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 단어는 원래 ‘Chief Executive Officer’를 줄인 말이다.최고경영 간부라는 정도의 뜻이다.이 말은 1970년대 중반에 나온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학술잡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볼 수 있으니 생긴 지는 오래됐다.요즘은 너무 흔하게 쓰여서 ‘CEO 인플레이션’이라고 이죽거리는 사람이 본바닥 미국에서도 많을 정도다. 미국학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단어가 나오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고생하면서 기업을 키워온 창업주들이 1970년대에 은퇴할 나이들이 됐으나 회장(President)이라든가, 의장(Chairman)이라든가 회사의 제일인자를 나타내는 직함을 놓기가 싫었다.힘들게 경영 일선에 계속 있고 싶지는 않으면서도직함은 내내 지니고 싶었다.그래서 경영을 딴 사람에게 맡기면서 그렇게 불렀다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서,이 단어가 점점 매력있게 보이게 돼 기업을 몸소 경영하는 소유주라도 자신을 그렇게 칭하는 이가 많아졌다.심지어는 ‘Chairman,President,and CEO’라고 명함에 찍어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까지 있다.소유주일 뿐만 아니라 실제 경영 최고 책임자이기도 하다는 것을 드러내 보이고 싶어서다. 한 회사에 CEO가 부지기수로 있는 경우도 있다.“우리 사원은 밖에 나가면 각자가 회사의 대표이며 그런 책임감으로 일한다.”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겠다.이렇게 저렇게 해서 이제는 너도나도 다 CEO라고 하니 이 말의 권위는 점점 떨어져 간다.이를 대치할 새로운 말이 나와야 할 시점도 멀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누군가가 자신을 CEO라고 한다든가 그것을 명함에 박고 있으면 진중하지 못하다는 인상마저 준다.그 말이 나온 배경이 그저 그런 데다가, 미국 사람이 쓴다고 해서 우리가 여태까지 잘 써온 사장이라는 말이 있는데 본바닥에서조차군내를 풍기기 시작한 말을 끌어다 쓰는 것도 잘하는 일은 아닌 듯하다.요즘은 응원단도 서포터스라고 해야 하는 듯한데 이 또한 경망스러운 흉내내기라고 보아야겠다. 더구나 CEO총장이라는 말은,대학이 지녀야 할 기본 이념이나 수행해야 할 역할과 어울리지 않는다.이 말에는 대학교를 회사로,총장을 회사 사장으로 보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대학교육이 보편화 교육처럼 돼 가고 있는 시대라 이제 대학교를 상아탑이라고 하지 않는다 해도,대학교는 여전히 지성의 보루로 남아 있어야 한다. 지금 세상은 물질주의·배금주의가 팽배해서 문제인데,CEO총장이라는 말에는 그나마 대학에서만이라도 정신의 고양과 인격의 수양이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포기한다는 메시지를 보게 된다.일찍이 송욱(宋稶) 시인이 ‘회사같은 사회’라고 신랄하게 풍자했던 때보다 요즘은 훨씬 더 이익 추구와 경쟁 논리가 세상을 뒤덮고 인간이 도구처럼 돼 가고 있다.그래서 더더욱 이 시대에서는 오히려 대학교 총장의 소임이 경영자 쪽보다는 정신적·학문적지도자 쪽으로 강조돼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홍 기 형
  • 무분별 재건축 못한다/7월부터 300가구이상 도시계획사업 분류

    오는 7월부터 재건축이 더 이상 민영사업이 아니라 재개발과 같이 도시계획사업으로 분류돼 투명성이 강화된다.이에 따라 재건축 추진과정에서 빚어지는 일부 조합 임원들과 시공사간의 담합 등 비리가 근절되는 등 무분별한 재건축이 사라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현재 건설교통부는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마련중이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전국의 광역자치단체장은 재건축·재개발·주거환경정비 등에 대해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1만㎡ 이상,300가구 이상인 재건축은 용적률·건폐율 등 건축물의 밀도계획이나 도시계획시설 설치 등에 대한 내용이 정비기본계획에 포함된다.또 정비지구로 지정된 곳은 관할 기초단체가 실시하는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특히 시공사 선정 등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데 궁금한 사항은 재건축 대상 건물 소유주라면 누구나 추진위원회나 조합측에 관련 서류 열람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노무현시대의 개혁-재벌] ④ 재벌개혁 왜 실패하나

    재벌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혁 대상 1호’로 지목돼 왔다.그러나 새로 들어선 정권이 곧추세운 재벌개혁의 칼날은 이내 무뎌지고 말았다.그나마 성과물로 여겨지던 것들도 내면을 들여다 보면 당초의 지향점에서 크게 벗어나거나,허울좋은 생색내기에 그친 예가 적지 않았다.‘거대 공룡’에 대한 개혁이 ‘절반의 성공’에 그친 이유는 시장논리보다는 정부 주도의 개입으로 이뤄졌고,이 때문에 재벌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받지 못한 탓이 컸다. ●재벌개혁 좌초하는 까닭은 우선 재벌개혁의 목표 설정이 잘못 인식되고 있는 점이다.재벌개혁이 ‘재벌타파’로 비쳐졌다는 얘기다.김영삼(金泳三·YS)정부 때 재벌개혁도 ‘재벌 손보기’로 여겨져 정부와 재벌의 갈등이 심했다.재벌은 버티기로 나섰고,정부는 ‘괘씸죄’로 몰아붙이면서 본질이 왜곡됐었다. 실제 괘씸죄로 곤욕을 치른 예도 있었다.현대그룹은 1992년 대선 당시 오너인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이 출마했다가 낙선하면서 YS정권 내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현대는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줄이차단돼 애를 먹었다.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 정부 때는 밀월관계를 유지하긴 했으나,구조조정을 등한시한 채 대북사업 등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결국 좌초했다. 정부의 일관성없는 재벌정책이 국가경제에 가져다 준 폐해는 엄청났다.정부 주도의 시장개입도 재벌개혁에 역작용을 초래했다.DJ정부가 98년 추진한 정유,반도체,항공기 등 9개 업종에 대한 빅딜이 요란한 통·폐합에도 불구하고 알맹이 없는 결과만 낳은 것도 시장논리를 무시한 대가였다. 빅딜 초기에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혔던 LG반도체와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의 결합은 지금도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 골칫거리다.단국대 강명헌(姜明憲) 교수는 “기업은 스스로의 생존전략을 가장 잘 안다.”며 “정부가 재벌 스스로 개혁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재벌개혁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재계의 공생관계 대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재벌들로서는 정치권의 인사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또 다른 생존전략”이라며 “정부가 무리하게 재벌개혁을 추진할때 재계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정치권”이라고 말했다.정치권과 재계의 보이지 않는 먹이사슬이 재벌개혁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는 얘기다.98년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맞교환 논란도 지역이기주의에 얽힌 정치권의 개입이 낳은 해프닝이었다.현 정권하에서 도입하기로 했던 집단소송제 관련법 등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거나,중도에 흐지부지되는 것도 재계의 정치권 로비가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는 방증이다.특정 재벌들이 정기적으로 정치권에 뒷돈을 댄다는 얘기,심지어 일부 정치권 인사는 ‘○○재벌의 장학생’이라는 얘기도 공생관계를 대변한다. ●나는 로비,기는 제재 재계의 정보와 로비력은 대단하다.대다수 재벌그룹에는 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산업자원부,재정경제부 등 기업의 목줄을 죄는 관련부처 출신의 전직 간부들이 포진해 있다.전직 경제관료 A씨를 고문으로 채용한 모그룹은 A씨 덕분에 자신들의 현안과 관련된 사항들은 미리 파악하는 등 큰 도움을 받고 있다.올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에도 재벌들의 이런 ‘거미줄 포섭’작업은 여전하다.대기업 고위 간부는 “정권이 바뀌면 재벌들은 통상 다른 재벌보다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사로잡힌다.”며 “이는 그동안 정권이 입맛에 따라 일관성없이 재벌들을 쥐고 흔들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재벌들의 ‘방패’에 맞서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관련 부처들의 ‘창’은 상대적으로 무디다.솜방망이 제재란 얘기다.한 예로 지난해 8월 공정위는 재벌그룹의 부당내부거래 현장조사에 착수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웠으나 재벌의 로비에 밀려 흐지부지됐다.당시 공정위 고위 간부는 “심지어 친구인 대학교수까지 나서서 ‘정권말기에 왜 무리수를 두느냐.’며 자제를 요청해 온 적도 있다.”며 “재벌개혁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것은 정부정책이 일관성을 잃어 재벌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데다,이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감독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주병철기자 bcjoo@kdaily.com ◆얼굴이 없는 재벌의 파수꾼 재벌의 파수꾼은 얼굴이 없다.그러나 재벌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단체는도처에 있다.전국경제인연합회,경영자총연합회,자유기업원 등의 단체나 연구원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단체는 설립목적이 기업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인만큼 활동에 비난만 할 수는 없다.그러나 기업보다는 소유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논리를 개발하고,이를 마치 기업활동을 위한 전제조건인냥 강변하는 경우도 많다. 재벌의 파수꾼은 사람도 있고 제도인 경우도 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힘은 가히 위력적이다.이런 재벌 원군은 전방위로 포진해 있다. 문제는 이들 원군이 재계 자체에는 물론 정계와 언론계 등에도 숨어있다는 점이다. 한보 등 재벌이 해체되거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재벌과 정·관·언론계와의 유착관계가 드러나기도 했다.1988년 5공 청문회때의 일.당시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은 비자금 문제로 청문회에 나온 증인이었지만 당시 의원들의 일부는 ‘회장님’을 연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90년대 초 YS정권 초기때 정부가 수립 중인 각종 정책이 모 그룹으로 먼저 빠져나가면서 “정부내에 이 기업의 장학생이 숨어있는 것아니냐.”며 당사자를 찾느라 법석을 떨기도 했었다. S그룹의 한 계열사 일화도 대기업이 얼마나 ‘우군 만들기’에 힘을 쏟는지 보여준다.이 계열사는 당시 동종 업계에 출입하는 기자들을 ‘친OO’,‘친OO’식으로 구분,파일을 정리해 뒀다가 이 파일이 노출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재계 출입을 오래한 퇴직 언론기자 Y씨는 “기자가 기업을 오래 출입하다 보면 재벌의 논리에 빠져들고 동화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렇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재벌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옹호하는 파수꾼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의 분화 과정에서도 이같은 일면이 잘 드러난다. 당시 현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 총괄회장과 현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그룹의 법통을 이어받기 위해 팽팽히 맞서 있을 때 기자들은 어느 쪽을 출입하느냐에 따라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기도 했었다. 김성곤기자 sunggone@kdaily.com ◆기업이 주장하는 4대 무분별 규제 재계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무분별한 규제들이 기업의 투자 의욕을 떨어뜨려, 경제 활성화를 가로막는 주범으로 꼽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해 ‘자유시장경제의 창달을 위한 덩어리 규제 개혁방안’ 보고서를 통해 출자총액 제한제도,공정공시제도 등 9개 분야 25개 규제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기업 활동과 관련한 주요 제도와 재계 주장을 알아본다. ●출자총액제한제도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막기 위해 다른 회사에 출자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을 제한하는 제도.1987년에 처음 도입됐다. 외환위기 직후 폐지됐다가 99년말 적은 지분으로 다수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심화되면서 부활됐다. 지난 해 4월 출자총액제한대상 기업집단을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기업집단으로 줄였고,정보통신,생명공학,대체에너지,환경산업,신기술 등에 대한 출자를 예외로 인정하는 등 예외인정 범위도 크게 확대했다. ●내부거래 공시제도 기업의 부당 내부거래를 예방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내부거래에 대한 공시를 의무화하는 제도다. 지난 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LG, SK, 현대자동차 등 공시를 누락하거나 지연한 51개사에게 모두 56억 670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재계는 “공시대상 정보의 기준·범위가 광범위하고 불명확해 선의의 위반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기준을 구체화하고 제재 조치를 완화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집단소송제도 기업의 허위부실 공시나 부당 내부거래,부실회계,주가조작 등 기업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대표소송 당사자(주로 대주주나 최고경영자)를 정해 승소하면 집단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지난 해 4월 정부가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려 했으나 재계는 “소송 남발로 기업 부담만 가중된다.”며 반발,국회 법사위에 상정된 채 해를 넘겼다. ●회계제도 개혁안 재계는 올 7월 1일 시행을 목표로 입법화가 진행되는 회계제도 개혁안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전경련 회장단은 지난해 11월 “회계제도 개혁안은 최고경영자(CEO)에게 포괄적 책임을 부과하고,다른 법률에서 규제하고 있는 사항도 중복 규제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모회사와 자회사를 하나의 기업으로 간주해 작성하는 연결재무제표를 분기·반기별로 제출하려면 별도의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이 수백∼수천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獨 정부개혁 보고서 논란

    “독일이 당면한 총체적·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관료제도 개혁이 불가피하며 이에 따라 경찰과 군,사법부,재무부만 공무원으로 규정하고 나머지 부서는 공무원서 제외하는 등 혁명적인 새 관료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와 독일 사회에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연합뉴스가 베를린발로 전한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20일자) 보도에 따르면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주 관료제도개혁위원회는 20일 사실상 ‘관료제도의 종언’을 고하는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페르 슈타인브룩스 주지사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혁 방안은 독일의 복지사회체제 개혁과 관련해 격렬한 충돌과 대대적 토론을 불러일으킬 게 확실하다고 슈피겔은 말했다. 위원회는 이 보고서에서 독일 관료제도는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며,공무원들에게 근무 경력이 높을수록 봉급 등에서 혜택을 주는 제도를 없애고 공무원 노조와 사용주인 정부가 중요한 사항들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제도를 민간 경제계 수준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뿐만 아니라 성과급 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공무원도 ‘해당 사업장의 경영상황’에 따라 해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위원회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공식적으로는 국가·주 공무원 신분에서 제외되는 교사들에 대해서도 학생들로부터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등 그야말로 ‘혁명적인’ 제안들을 담고 있다. 헤센주 기센 시장을 지낸 하르트무트 바우머 개혁위원은 이에 대해 “민간기업의 경영 방법을 한층 더 본받아야 한다.”며 보고서 내용을 두둔했다. 슈피겔은 이 보고서가 슈타인브룩스 NRW 주지사에게 제출되지만,이같은 연구를 처음 의뢰한 사람은 볼프강 클레멘트 연방정부 경제·노동장관이라고 밝혔다.클레멘트는 지난해 9·22총선 당시 NRW 주지사였으나 재집권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경제부와 노동부를 통합해 ‘슈퍼부서’인 경제·노동부를 만들면서 장관으로 발탁됐다. 신자유주의적 사고 방식에 기초한 이같은 개혁 방안은 독일이 사회민주적 복지국가를 선호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큰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심각한 경기침체로 유럽과 세계경제의 근심거리가 되는 등 수모를 겪고 있는 독일 경제의 근본적 개혁이 당면 과제로 떠올라 중·장기적으로는 보고서 내용 중 상당부분은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각종 특전을 누리면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온 독일의 관료제도는 이미 독일 내에서 개혁의 주요 대상으로 꼽혀왔다.특히 일반 기업 근로자들이 자신의 소득에서 매달 일정액을 떼내 노후연금보험료를 내는 것과 달리 공무원들은 국가재정에서 노후연금보험료를 대납해와 국민들의 큰 불만을 사왔다. 보고서의 내용들은 단순히 관료제도 개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일 사회복지체제의 근본을 흔드는 데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되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 노무현정부 正體性 윤곽

    다음달 출범할 노무현 정부의 이념적 정체성은 무엇일까. 최근 전경련 김석중 상무의 ‘인수위의 목표는 사회주의(socialist)’라는 발언에 대해 인수위가 강력 반발하자,시장에서는 “그렇다면 인수위의 지향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인수위의 핵심 관계자 한 명이 16일 기자에게 의미있는 말을 했다. 학계 출신으로 노 당선자의 측근인 이 관계자는 “전경련 김 상무의 발언은 학문적 기반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언급할 가치조차 없다.”면서 “새 정부의 성격을 굳이 규정하자면,‘사회적 자유주의’(social liberal)에 가깝다.”고 밝혔다.처음으로 노 당선자측에서 스스로 성격을 규정한 셈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와 달리 사회적 자유주의는 자본주의의 틀을 지키면서도 경쟁에서 뒤처진 사회적 약자에게 복지혜택을 늘리는 등 배려를 강화하고 강자에게는 약간의 페널티를 줌으로써 공생을 도모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정부가 사회복지정책을 최대한 펴는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가 비슷한 개념이 될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인수위원들 상당수가 이같은 취지에 공감하고 있지만,‘사회적’이라는 말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너무 커 인수위 내부적으로 용어 채택을 놓고 고민이 많다.”며 “용어를 순화해 ‘민주적 시장경제’라는 말을 채택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 김대중 정부도 사실은 독일식 ‘사회적 시장경제’를 표방하고 싶었지만,당시 미국이 주도하는 IMF체제 아래서 독자적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기 때문에 부득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어정쩡한 용어를 채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시장경제’란 시장경제의 골격에 사회주의적 요소를 보완한 것으로,정부가 부유층 위주로 세금을 많이 거둬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보장을 강화하는 체제다. 노조의 회사경영 참여가 보장될 정도로 노조의 권한이 강하다.스웨덴·덴마크·독일 등 중북부 유럽에서 적극 시행하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kdaily.com ★참여복지 고위직 공무원의 인선 및 평가에 자원봉사적립제(마일리지 시스템) 등을 기준으로 삼는 ‘자원봉사활동지원법’이 제정된다.또 순수민간단체 형태로 전국자원봉사센터도 설립될 예정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핵심 관계자는 노무현 당선자의 공약사항인 ‘참여복지시대’를 실현하는 방안으로 자원봉사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관계자는 “노 당선자 복지철학의 3대 바탕은 ▲전 국민적 복지실현 ▲참여복지 추진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로 규정할 수 있다.”며 “이중 참여복지는 한정된 재정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회복지의 총량을 확대하는 실험적 방법론”이라고 설명했다.이를 위해 기업·개인·민간단체 등의 자원봉사활동과 사회복지시설 운영,기부문화정착,사후 장기기증 등을 법 제정을 통해 적극 장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복지의 법적 골간은 2001년 10월 민주당 추미애·천정배·이재정 의원 등 6인이 의원발의했던 ‘자원봉사활동지원법안’을 원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국민들이 자원봉사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과정에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참여복지의 핵심”이라며 “자원봉사적립제 등은 앞으로 고위 공직자의 인선 및 평가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민간 사업으로 진행할 참여복지가 사회·문화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두레나 계와 같은 품앗이 개념이 도입되는 마을 단위의 복지공동체,즉 전국자원봉사센터도 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는 서울 및 대도시 위주로 밀집돼 있는 사회복지 시스템을 구·읍·면 단위로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 자원봉사활동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민간 인프라로 고속통신망을 활용하기 위해 정보통신부·행정자치부 등과 협의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유종근前지사 구속’ 군산 그랑프리 168만평 경락 실소유자 누구일까?

    “특혜시비와 함께 유종근(柳鍾根) 전 전북지사를 구속까지 몰고 갔던 전북 군산시 옥서면 ㈜세풍의 F1그랑프리 부지를 경락받은 실체는 누구일까.” 전북지역 경매사상 가장 넓은 부지(168만평)인 F1그랑프리 사업 예정지가 지난해 12월9일 경락됐으나 이에 대한 실소유주가 두달여가 넘도록 밝혀지지 않아 소문만 무성하다.이 부지는 전주지법 군산지원이 2차 경매에 부친 결과 21개 응찰 업체들 가운데 211억 2000여만원을 써낸 전북환경영농조합법인(대표 전노원)이 낙찰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 법인은 지난해 9월 세풍 부지를 낙찰받기 위해 급조된 것으로 뒤에서 돈을 댄 실소유주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태다.처음에는 전남 무안에서 해변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N건설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에 연고를 둔 S건설이 전주라는 설도 있으나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최근에는 전남지역 건설업체인 금광기업이 낙찰자인 전북환경영농조합과 함께 자본금 500억원의 군산레저산업㈜을 설립해 이곳에 대규모 골프장과레저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 역시 낙찰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금광기업 관계자는 “전북 순창 출신으로 서울에서 성공한 기업인이 세풍 부지를 낙찰받은 후 찾아와 공동개발을 추진하자고 제의,이에 응하기로 했을뿐 낙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하지만 순창 출신 기업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소포 폭발물’ 범인 검거

    지난달 27일 영화제작배급사에 소포폭발물을 보냈던 범인이 16일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50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원에서 소포폭발물 사건의 용의자로 박모(30)씨를 긴급체포했다. 박씨는 지난달 27일 중구 남대문로 CJ엔터테인먼트 본사에 사제폭발물이 장치된 ‘실록 박정희와 한일회담’이란 책을 보내 이 회사 사장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지난달 5일 구로CGV 극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며 2000만원을 요구한 범인도 박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책의 윗부분에 홍모씨의 이름이 스탬프로 찍혀 있던 것을 적외선 촬영기법으로 확인한 뒤 책의 소유주를 탐문,홍씨가 살던 빌라 경비원으로부터 “홍씨가 이사하면서 버리고 간 책을 같은 빌라에 살던 박씨가 가져간 것 같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박씨를 추적해 왔다. 박씨는 “8000만원의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으며,특히 3개월에 이자가 20%씩 늘어나는 사채 2000만원 때문에 부모님의 집이 넘어갈 위기에 있었다.”면서 “CJ엔터테인먼트사와 개인적인 원한관계는 없다.”고 진술했다.박씨는 군에 있을 때 폭발물 관련 책을 보고 제조법을 배웠으며 범행 전 신림동 빌라 옥상에서 3차례에 걸쳐 사제폭발물 제조 실험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장석기자 sur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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