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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째 거짓말인 세계사 통념들

    루소의 ‘사회계약론’ 서두에는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인용된 구절, 곧 사람은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어디서나 사슬에 묶여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들은 대부분 이를 ‘사슬을 끊고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뜻으로 알고, 각종 글이나 책에 인용해 왔다. 하지만 그 다음 문장만 읽어도 이같은 인용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알 수 있다.‘그것(사슬)이 어떻게 합법적인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따져 보겠다.’는 구절이다. 오히려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타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에 대해 해를 끼치는 개인을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역사학자 자크 바전은 그의 평생 역작 ‘새벽에서 황혼까지 1500-2000’(이희재 옮김, 민음사 펴냄)을 통해 서양사에서 이처럼 잘못된 통념을 산산히 무너뜨린다. 루이 14세가 ‘짐이 곧 국가다.’라고 했다거나, 사실주의가 낭만주의에 대한 반발로 출발한 사조라는 등 수많은 통념들은 전혀 근거가 없거나 오해의 산물이라는 것. 미국 독립전쟁도 그 지형점은 ‘혁명’이 아니라 단지 ‘반동’이었다고 주장한다. 징세권 문제로 ‘좋았던 옛날로 돌아가자.’고 항거한 것 뿐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립이라는 상황까지 가리라고 생각못했다는 것이다. 1,2권 총 147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서기 1500년부터 500년간 이어진 서양문화의 역사를 펼쳐 보인다. 독특한 점은 그의 시대 구분법.500년 서양사를 종교혁명과 군주혁명, 자유주의 혁명, 사회주의 혁명 등 4차례의 혁명으로 구분한다. 저자에 따르면 16세기 초 시작된 ‘종교개혁’은 ‘이념을 표방한 권력과 재산의 살벌한 교체’인 만큼 개혁이 아닌 ‘혁명’으로 불러야 옳다. 이후 종파들 사이의 끝없는 전쟁은 새로운 질서를 필요로 했고, 여기서 절대권력의 상징으로 군주가 떠올랐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군주의 소유로 남지 않으려는 개인들의 염원은 18세기 말 프랑스혁명을 기점으로 유럽전역의 자유주의 혁명으로 확산되었다. 그리고 날로 심해지는 빈부 격차 앞에서 20세기 초 등장한 것이 사회주의 혁명이다. 저자는 ‘오케스트라’의 도발적인 어원에서 백과전서의 시대를 이야기하고, 그리고 백과사전에 일생을 바친 디드로로 옮아갔다가 다시 디드로가 애정을 쏟았던 미술평론으로 눈을 돌려 로코코 시대를 얘기하는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막힘없이 펼쳐 나간다. 자칫 산만하게 펼쳐질 듯한 이야기들을 저자는 해방, 개인주의, 원시주의, 추상, 분석, 세속주의, 과학만능주의와 같은 핵심 키워드를 통해 일관되게 엮어냈다. 지난 500년 동안 서양문화를 이끈 주요 원동력들이 어떤 것이었는지 명쾌하게 보여주는 책이다.1권 3만 3000원,2권 2만 2000원.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7) ‘나’의 말과 ‘그것’의 말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7) ‘나’의 말과 ‘그것’의 말

    ‘나’(I)라는 대명사는 자연의 생물학적 본능(It)이 사회화한 사회적 욕망의 무의식인 ‘그것’(It)의 기반에서 자란 어떤 가상(假像)에 불과한 셈이다. 그런 점에서 ‘나’라는 자의식은 거품과 같은 환상이고, 실상은 ‘그것’이라는 무의식의 말이다. 라캉의 생각에 설득력이 붙는다. 일상생활에서 ‘내’가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나의 말은 사회적 소유욕의 무의식인 ‘그것’이 나의 자존심의 덩어리를 빌려서 말하는 꼴이다. 이 글은 16회의 생각을 좀 더 연장시켜서 우리가 쓰는 말과 연관시켜 보려고 한다. 인간의 의식은 자의식과 같은 개념이다. 자의식은 사회생활에서 남들과 자기를 분별하는 심리와 같다. 사회생활에서 모든 이는 다 자기 우선의 생각으로 살아간다. 이것이 인간의 이기심이다. 이 이기심은 생물학적으로 동물의 살려는 맹목적 생존의지의 본능과 통한다. 동물의 본능은 생물학적 생존의지의 유지로 끝나지만, 인간의 자연적 본능은 생물학적 생존의지에서 사회학적 생존욕으로 이행하면서 지능이 본능을 대신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이기심은 사회적 이기심이고, 이것은 생물학적 본능의 생존의지가 사회생활에서 언어활동을 하는 주체로서의 자의식으로 변용된 것이다. 맹목적으로 살려는 생물학적 본능이 인간에게 사회학적 지능으로 자리바꿈하였다는 것은 사회적인 지배자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소유욕과 같다. 헤겔과 마르크스가 이것을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라고 읽었다. 사회생활은 곧 언어생활이다. 이 언어생활은 사회생활에서 각자가 자기의 지배욕을 남들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소유욕의 표현이다. 인간의 생존욕은 사회적 지배욕과 같은 의미다. 인간은 인정받기 위하여 지식을 쌓고 출세도 하고 부자가 되려고 안간힘을 쓴다. 인간의 지배욕은 언어생활에 인간이 가입할 수밖에 없는 유아기부터 시작된다.(16회 글) 인간은 타인들로부터 말을 배운다. 자기의 지배욕은 타인들로부터 익힌 지배욕의 반영이다. 이것을 정신분석가인 구조주의자 라캉(16회 글)은 ‘거울의 단계’라고 불렀다. 라캉에 의하면 생후 6∼18개월의 아기는 아직도 스스로 자의식도 없고 자존심도 형성되기 이전이다. 아기가 거울을 보면서 거울에 비친 자기영상이 타자의 영상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다가 그 영상이 곧 자기 자신의 반영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이 말은 인간이 사회생활의 와중에서 원초적으로 타자로부터 자기의 욕망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라캉이 말한 ‘거울의 단계’는 사회적 타자의 말이 자기의 말이 되는 무의식의 형성단계를 상징한 것이겠다. 그와 함께 타자의 말속에 잠재된 소유욕이 자기의 소유욕으로 탈바꿈한다. 나의 욕망은 사실상 내가 태어나기 이전에 이미 형성되어 온 사회적 욕망의 언어적 굴레를 벗어날 길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나를 둘러싼 타자들로부터 말을 배웠고, 그 타자들의 소유욕에 무의식적으로 전염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타인들을 닮아 있으면서 그 타인들을 같은 소유의 경쟁자로 간주한다. 고대 그리스의 오이디푸스 신화에서 아들 오이디푸스가 그의 생부와 싸워 죽인 살부의 행위는 인간의 사회적 무의식의 이중성을 반영한 것이겠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와 너무 닮았고, 동시에 그의 적수다. 인간은 남과 닮지 않기 위해 자기 것을 소유하려 한다. 그래서 패션도 유니크한 것을 찾는다. 그러나 결국 모든 패션은 다 유행으로 같아진다. 인간은 자기 것을 찾으면서 결국 다 타자의 것을 모방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유행의 장난이다. 나의 소유욕은 타자가 준 것이라면, 왜 ‘나’라는 자존심에 인간은 그렇게 목숨을 거는가? 그것은 의식이 나와 남을 확실하게 나누기 때문이다. 의식이 말을 하면서 나의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고, 내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은 사회생활의 대결에서 자란 나의 자존심이 굴종과 상처를 입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나의 의식은 무의식적으로 생긴 사회적 지배욕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 한다. 남으로부터 부러움과 선망을 얻기 위함이다. 나만이 이기적이 아니다. 모두가 다 이기적이다. 그러므로 이기심은 사회학적 공동의 욕망이고, 이 욕망은 내가 생기기 이전부터 이미 있어 온 공통 무의식과 다를 바가 없다. 결국 이기심은 모두가 다 소유하고 있는 것이고, 자의식은 각자의 언어활동에서 생긴 ‘나’라는 대명사의 자존심을 남들에게 으스대고 싶은 이기심의 산물이다. 자의식은 사실상 일반적인 무의식적 이기심의 반영에 불과하므로 ‘내가 생각한다.’는 의식의 말은 사실상 ‘사회적 무의식이 다 생각한다.’는 것을 자기화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사회적 무의식의 소유욕이 한 언어권에서 일반적으로 강렬한 것일수록 개인으로서의 나도 그것을 소유하려고 강렬히 바란다. 그런 점에서 소유욕은 객관적 대상을 좇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욕망을 나도 욕망하려는 것과 같다. 이것은 한 시대에 사람들이 자기만의 것을 찾지만, 결국 다 유행의 무의식적 속성에 함께 섞이고 마는 것과 유사하다. 자의식은 소유적 무의식의 한 표피적 현상에 불과하다. 소유적 공통 무의식의 말을 라캉은 ‘그것이 말한다.’(It speaks)로 표현한다. 의식의 말인 ‘나는 말한다.’(I speak)는 기실 무의식의 말인 ‘그것이 말한다.’(It speaks)의 한 표피적 껍데기에 불과한 셈이다.‘그것’은 자아 이전에 이미 사회언어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공동의 업장과 유사하다 하겠다. 20세기 러시아인으로 미국에 귀화한 언어학자 야콥슨은 그의 저서인 ‘일반언어학시론-I’에서 인간이 말을 배움에서 가장 늦게 배우는 것이 1인칭 대명사, 지시사, 전치사들이고, 또 언어상실의 과정에서 가장 먼저 증발되는 것이 역시 늦게 익히는 1인칭 대명사, 지시사, 전치사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저 품사들의 내용이 무의식에 깊이 소유되지 않기 때문이겠다. 그렇다면 ‘나’(I)라는 대명사는 자연의 생물학적 본능(It)이 사회화한 사회적 욕망의 무의식인 ‘그것’(It)의 기반에서 자란 어떤 가상(假像)에 불과한 셈이다. 그런 점에서 ‘나’라는 자의식은 거품과 같은 환상이고, 실상은 ‘그것’이라는 무의식의 말이다. 라캉의 생각에 설득력이 붙는다. 일상생활에서 ‘내’가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나의 말은 사회적 소유욕의 무의식인 ‘그것’이 나의 자존심의 덩어리를 빌려서 말하는 꼴이다. 내가 나의 개성미를 추구하는 패션을 의식하지만, 결국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시대의 유행인 ‘그것’의 구조 아래서 내가 춤을 추는 것과 같다 하겠다. 이것이 불교의 업감연기설과 유사하다는 것이다.(16회 글) 그런데 또 다른 무의식의 말이 있다. 이것이 본성의 말이다.(1·16회의 글) 이 본성의 말을 하이데거는 ‘그것’(It)의 말이라고 불렀다. 그가 말한 ‘그것’의 말은 라캉이 말한 ‘그것’의 말과 다르다. 왜냐하면 전자는 존재의 말이지만, 후자는 소유의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 다 자의식의 말을 중시하지 않는 데서 서로 비슷하기도 하다.17세기 프랑스의 데카르트가 말한 ‘내가 생각한다.’(cogito)의 철학은 의식의 주체로서 내가 진리를 소유해야 확실하다는 주장을 함축하고 있다. 진리의 소유주로서 내가 명증하게 말한다. 이것이 합리적 진리의식이고, 소유의식이다. 그러나 하이데거에 의하면 저런 자의식의 철학은 자의식 중심주의가 되어서 절대로 우주와 세상을 존재하는 그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소책자인 ‘휴머니즘에 대한 편지’에서 ‘존재는 그것 자체’(Being is It itself.)라고 표명했다. 이것은 수수께끼 같은 말장난이 아니다. 하이데거는 해체철학의 선구자로서 모든 종류의 중심주의를 싫어한다. 재래의 서양철학은 고중세의 신중심주의에서 근현대의 인간중심주의로 생각의 중심을 옮긴 것이다. 생각의 중심이 이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의 질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중심주의는 신이나 인간이 모든 우주의 진리를 소유하는 주체라는 생각에서 전혀 변동이 없다. 말하자면 인격적 중심주의는 소유론의 진리를 반영하는 셈이다. 해체철학은 소유론을 해체시키고 세상을 원초적으로 존재하는 그대로 놓아두는 사상을 말한다. 세상의 필연성인 ‘그것’에 따라 세상을 편안하게 놓아두는 사상이 ‘나중심’과 ‘우리중심’이 될 수 없다. 그 사상은 중심을 모르는 ‘그것’의 사유라 할 수밖에 없다. 세상의 필연성인 ‘그것’은 삼라만상에 다 적용된다. 신과 인간을 비롯한 삼라만상에 다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의 의식이 소유하거나 장악할 수 있는 개별적 존재자들(beings)이 아니고, 자연성으로서의 절대무(絶對無)인 원기(元氣=potency)의 욕망과 같다고 하이데거는 ‘휴머니즘에 관한 편지’에서 설파했다. 그 절대무의 욕망은 타자를 소유하지 않고, 타자가 존재하도록 힘을 증여하는 원력과 같다. 절대무는 인격적 중심이 없기 때문이다. 절대무는 허무가 아니라 오히려 무진장한 기(氣)의 저장고를 뜻한다. 존재는 ‘그것’이 자신의 기를 증여하는 것(It gives)이라고 하이데거가 봤다. 이런 절대무의 사상이 14세기 가톨릭 교회의 수사였던 독일의 에카르트에게 나타났다.“신은 무엇이며 누구인가? 나는 대답한다. 신은 그것(Isness)이다.”“신은 무(nothingness)다. 신은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이런 것이나 저런 것이 아니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 존재(a beingless being)다.” 재래의 전통신학에서 말하는 신중심사상이 인간중심의 소유적 진리의지를 무의식적으로 절대화하기 위한 작업이라면, 에카르트는 그런 소유론적 신학사상을 해체시키려는 존재론적 신학사상을 선구적으로 펼쳤다고 볼 수 있다. 절대자인 신이 소유한 진리의지는 반드시 다른 절대자가 생각한 진리의지와 충돌을 일으킨다. 각 절대자의 진리의지는 인간들이 생각한 자의식의 진리의지를 무의식적으로 절대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각각 절대자를 숭배하는 다른 종교들 간의 전쟁이 성전의 이름으로 예나 이제나 역사를 장식한다. 절대자의 신격화를 해체시키는 길은 신을 ‘그것’,‘무’,‘존재하지 않는 존재’로 사유하는 절대무의 신학이겠다. 이것을 에카르트는 신성이라고 읽었다. 인간이 무의 본성을 닮으려는 한에서, 인간은 무의식의 본성인 무의 ‘그것’에서 그리스도를 본다. 바깥에서 전지전능한 절대자로서의 신을 보지 말고, 마음의 본성 안에서 그리스도가 자라게 하는 것이 미래 신학의 길이겠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건국정신 계승” 뉴라이트재단 출범

    자유주의연대, 북한민주화네트워크, 교과서포럼,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등 ‘낡은 보수’와 거리를 두고 ‘새로운 보수’를 표방해온 6개의 단체들이 연합한 뉴라이트재단이 26일 출범했다. 이들은 “올드라이트(구 보수)는 권위주의적 산업화 세력에 기원을 두지만, 뉴라이트는 민주화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주화 운동이 대한민국의 건국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등의 사상적 오류에 빠진 점을 반성한다.”며 기존의 민주화 세력과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새로 설립된 재단의 이사장은 민족경제학자로 이름을 날리다 방향을 급선회, 중진자본주의론을 한국 현실에 적용하고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창립했으며 ‘식민지 근대화론’ 연구를 주도한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가 맡는다.최근까지 일본에 머물며 학문연구에 매진해 온 안 교수는 뉴라이트재단의 수장으로서 2007년 대선 등을 앞두고 전개할 새로운 이념 투쟁의 최전선에서 뉴라이트운동의 방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이 발표한 첫 사업계획 중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자신들의 이념을 알려나갈 잡지 ‘시대정신’의 재창간이다. 1998년 이후 좌파노선에서 우파로 사상적 진로를 수정한 386세대를 중심으로 발간되던 잡지 ‘시대정신’을 뉴라이트 운동의 사상이론지로 격상시켜 확대 재창간하는 것이다. 재창간 제1호는 5월 중순쯤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이렇게 바꾸자’라는 특집으로 발간할 예정이다.‘시대정신’ 편집위원으로는 안 교수의 직계인 이대근 성균관대 교수, 이영훈 서울대 교수 등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속 경제학자들이 참여한다. 여기에 자유주의의 전도사를 자처해온 소설가 복거일씨, 자유기업원 이춘근 부원장,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등도 가세한다. 재단은 정책연구소를 설립, 뉴라이트가 그동안 벌여온 이념 투쟁의 성과를 바탕으로 사회정치의 주요 분야별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소는 국민소득 3만달러, 작은 정부, 교육의 자율화, 세계화와 지역화가 결합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북한 인권 등을 핵심 과제로 정하고, 이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전략을 제시해 이들을 2007년 대선의 핵심의제로 부상시킨다는 복안이다.연합뉴스
  • 상업지역내 재건축 주상복합아파트 조합원 우선 공급 제한

    앞으로 상업지역내 아파트를 주상복합아파트로 재건축하더라도 아파트 조합원들이 새 아파트를 우선 공급받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건설교통부는 “상업지역내 일부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들이 법을 교묘히 피해 주상복합아파트로 재건축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여의도 일부 재건축단지들이 추진해온 주상복합아파트 건설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규칙은 상업지역내 토지 소유주나 건물주들이 전원 동의하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으면 소유주들에게 신규주택을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건교부는 규칙 개정작업을 통해 주상복합아파트의 우선 공급대상을 나대지 상태의 토지소유자로 한정하거나 건물주의 우선공급 대상 주택 수를 일정 비율 이하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 관계자는 “일반 나대지 상태에서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다면 주택공급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일반 재건축 단지들이 규제를 피해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것은 편법인 만큼 규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反전교조’ 자유교원조합 출범

    전교조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자유교원조합(자유교조)이 지난 22일 공식출범했다. 자유교조는 이날 대전에서 창립대회를 갖고 “종래의 조합운동처럼 이념투쟁 및 정치투쟁으로 갈등의 원인 제공자가 되는 것을 지양하겠다.”면서 “21세기 자유주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조합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시골은 병원도 없고…” 실버타운 ‘도시 U턴’

    “시골은 병원도 없고…” 실버타운 ‘도시 U턴’

    최모(64)씨는 2년간의 경기 북부권 전원주택 생활을 끝내고 서울 시내에 있는 실버타운에서 살기로 했다. 공기 좋은 전원주택에서 텃밭을 가꾸며 삶의 여유를 찾은 것도 잠시. 지병이던 관절염 증상이 심해지면서 시골생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적한 시골이어서 아내와 같이 이곳을 찾았지만 손자 등 가족이 그립고, 올라가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마음을 움직였다. 실버타운이 매일 건강체크를 할 수 있는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이용이 편리하다는 점도 선택에 큰 영향을 줬다. ●은퇴 노년층 도심으로, 도심으로 최씨처럼 시골로 향했던 노년층들이 도시로 ‘유(U)턴’하고 있다. 건강문제와 외로움이 다시 이들을 도심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다. 황모(71)씨도 최근 서울 중심가에 있는 실버타운에 입주했다.24시간 동안 언제든 받을 수 있는 의료서비스가 마음에 들어서다. 게다가 황씨는 매주 한차례씩 서울 모 음식점에서 갖는 친구들과의 점심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할 수 있는 것이 기쁘다. 경기도 가평에 살 때는 교통편이 불편해 참석이 어려웠다. 황씨는 점심모임을 회사 선후배 모임으로도 확대할 생각이다. 실버타운 전문업체인 백마씨엔엘 관계자는 “시골에 지어진 전원형 실버주택에 입주한 노년층은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제일 불편하다고 호소한다.”면서 “결국 외로움에 지쳐 도심 실버타운으로 옮기려는 은퇴 노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 실버타운 분양 활발 최근 도심 한복판에 편의시설과 의료시설을 갖춘 실버타운 분양이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입주를 마쳤거나 분양 중인 실버타운은 서울 시내와 수도권에만 10여곳에 이른다.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네번째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를 분양 중이다.1996년 국내 최초로 도심형 실버타운을 건립한 서울시니어스타워는 현재 약수·분당 등 3개 지역에서 실버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스타워 입주민들에게는 모기업인 송도병원에서 평생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SK건설 역시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SK그레이스힐’을 분양하고 있다. 입주민들에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와 연계한 건강관리서비스가 제공된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신성건설이 분양하는 ‘신성아너스밸리’도 강남성모병원과 연계한 입주자 건강관리서비스가 제공된다. ●실버타운 활용한 역모기지론도 활발해질 듯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역모기지론이 도입되면서 도심형 실버타운이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도심 실버타운의 감정가격이 6억원을 넘지 않아 역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모기지론은 소유주택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긴 뒤 매달 일정액을 연금식으로 받는 상품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실버타운에 살면서 역모기지론을 이용하면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지 않아도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아파트를 팔아 실버타운에 입주하겠다는 문의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상장사 외국인 지분 급증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외국인이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상장사가 3개월 사이 30개가 늘어났다. 해당 주식의 평가금액도 지난해 연말보다 25.2%나 늘었다. 외국인 중에서는 미국계 초대형 투자기관인 캐피탈그룹의 운용사 캐피탈리서치매니지먼트컴퍼니(CRMC)가 가장 큰손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가진 외국인 현황을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외국인이 5% 이상 주식을 보유한 상장사는 466개로 지난해말보다 30개나 늘었다. 전체 상장사의 30.3%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214개사에서 228개사로, 코스닥시장에서는 222개사에서 238개사로 각각 늘어났다. 보유주식수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8억 4500만주로 4.06%, 코스닥시장에서는 9억 7500만주로 3.39%씩 늘었다.5% 이상 보유한 외국인의 주식 평가금액은 3월말 현재 46조 9659억원으로 전년말(37조 5003억원)보다 25.2%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2조 1097억원으로 27.92%, 코스닥시장에서는 4조 8562억원으로 5.97%가 각각 늘었다. 개별 외국인으로 보면 CRMC가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민은행 등 27개사를 보유,7조 2930억원어치의 주식을 갖고 있다.CRMC는 코스닥시장에서도 NHN 등 11개사의 주식 3981억원어치를 소유, 외국인 중 가장 큰손이다. 외환은행 불법매각 의혹으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LSF-KEB홀딩스가 외환은행 주식 5조 844억원어치를 보유,2위에 올랐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올초에 기업공개도 많았고 원화강세까지 더해져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주식투자가 더욱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가공·종합으로 기사 질 높여야/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최근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조카가 이메일을 보내왔다. 질문인즉 이랬다. “신문이 방송이나 인터넷 매체 등 뉴미디어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는 영역으로 심층취재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심층취재물은 주간지가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의견을 묻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렇게 답변했다.“주간지의 기사는 거의 모든 기사가 심층 취재물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하루 200여건의 기사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신문은 모든 기사를 심층물로 채울 수만은 없다. 하루 두세 가지 아이템 정도면 된다. 나머지는 그날그날 뉴스를 전달하는 스트레이트 기사, 사설, 칼럼 등 의견기사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신문이라고 할 수 있다.”이렇게 말했지만 뭔가 개운치 않았다. 독자들은 하루 한두 가지의 심층물을 쉽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신문에서 하루 차별화된 읽을거리 세 건만 있으면 성공이다.”라고 한 원로언론인 이성춘씨의 고언이 떠올랐다. 4월6일자 서울신문의 ‘월드이슈’가 하나의 방안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신문사의 국제면은 위성방송을 통해 CNN이나 BBC월드와이드 시청자들이라면 크게 새로운 것이 없다. 서울신문은 이날 12면 전면을 할애해 일본, 미국, 중국과 프랑스의 젊은이 취업률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해 보도했다. 단일 사안도 종합하면 좋은 읽을거리가 되는 사례였다. 3월17일자에서는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라는 면을 통해 프랑스 젊은층이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빠져나가는 실상을 상세히 소개했다. 25%에 육박하는 프랑스 젊은층의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권당이 내놓은 최초고용계약(CPE)법안의 배경과 이를 계기로 불붙은 프랑스의 대학생 시위를 밀도 있게 진단했다. 이 법안은 독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이다. 대체적으로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는 신문은 학생들의 시위를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진보적 입장을 견지하는 신문은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대한 프랑스 국민의 위기의식이 이런 시위를 불러일으켰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서울신문을 꼼꼼히 읽은 독자들이라면 두 심층보도를 통해 실업문제의 전 세계적 심각성과 그 해결책을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12일자에 이탈리아 총선결과 보도가 0.07% 포인트 차이의 초박빙 승부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선거에서 패배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아파트 재개발 사업 경력을 거쳐 3개 민영방송과 명문 축구구단 AC밀란을 소유한 거대 재벌 정치인이다. 그의 경력과 사업, 선거결과를 우리의 상황과 비교해 분석해 볼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단순 전달한 기사로 끝내 아쉬웠다. 지난 4월8일자에서 모든 신문들은 신문이 정보선택의 가장 앞선 매체라는 긍정적 조사결과를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결과 해석에 무리가 있었다. 신문구독률이 40% 초반대로 떨어진 시점에서 1주일에 3일 이상 신문을 보는 독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놓고 그런 해석을 한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았다. 물론 신문읽기는 여타 매체를 접하는 것보다 바람직하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옳은 진단이다. 하지만 해석이 다를 수 있는 특정 사안에 대해 무리하게 독자를 끌고 가려는 신문보도, 나아가 언론보도의 오만이 언론을 멀리하는 요인이라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조순 전 서울대 교수가 보수신문들이 우리 독자들의 수준을 중학교 2학년 수준으로 끌어내렸다는 쓴소리가 서울신문만은 예외가 되길 바란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 판교청약 단순 실수 재당첨 금지 안한다

    판교청약 단순 실수 재당첨 금지 안한다

    판교신도시 청약 과정에서의 단순한 실수는 재당첨 금지 등의 제재를 받지 않게 된다. 건설교통부는 “판교 청약과정에서 청약오류 현황을 파악해본 결과 청약자의 3% 정도가 가입통장을 헷갈려 청약을 잘못했거나 거주지역 청약일이 아닌 날짜에 청약하는 등 단순 실수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거나 오랫동안 통장을 사용하지 않은 노인층과 서민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교부는 이에 따라 18일 민영주택 1순위 청약이 마무리되는 대로 각 은행들로 하여금 이같은 청약실수자를 가려내도록 지침을 내려보내고 당첨자 결정에서 이들을 배제하되 당초 밝힌 대로 재당첨 금지 등 제재는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신청을 잘못한 수만명의 청약자들은 이로써 판교 당첨기회는 놓치지만 다음달 이후 분양될 주택 청약에는 계속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건교부 관계자는 “처음에는 청약자가 1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돼 청약자격 검증이 어려울 것으로 봤지만 지금까지의 청약률로는 검증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주택자임에도 무주택자 신청일에 청약한 경우는 구제대상에서 빠져 당첨 무효와 10년 재당첨 금지 조치를 받게 된다. 무주택 증명은 당첨자 발표 이후 별도의 서류제출 등을 통해 본인이 직접 소명해야 하기 때문에 고의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건교부는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구제결정은 공공택지 내에서 인터넷 청약이 처음 이뤄진 데다 통장별, 거주지역별, 순위별 청약일이 다르게 배정되는 등 청약절차가 까다롭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무주택 여부에 대한 판단 실수는 현재의 시스템상 사전에 가려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조맹기교수, 한국언론인 11명의 사상 분석

    ‘언론은 천당을 지옥으로, 지옥을 천당으로 만든다.’고 히틀러는 말한 바 있다. 그가 세계를 참화의 지옥으로 몰아가는데 언론을 제1의 도구로 활용하였음은 익히 아는 바다. 이는 결국 언론과 언론인의 책임문제로 연결된다. 우리의 선배 언론인들은 과연 어떤 신조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았을까. 각 언론이 상업화 일변도로 치닫는 요즘, 앞서 고난을 겪어온 이들의 족적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서강대 언론대학원 조맹기 교수가 이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역대 우리 주요 언론인들의 사상에 대한 분석을 시도해 주목을 끈다. 조 교수는 최근 발간된 ‘한국언론인물사상사’(나남출판)를 통해 후세 언론인에게 큰 영향을 준 11명의 언론인 족적을 살펴보고, 각 인물이 시사하는 의미들을 짚어주고 있다. 독립신문 창간과 운영을 주도한 서재필은 지금까지 언론자유, 자유민주주의, 천부인권 사상에 치중하였으나, 필자는 서재필의 과학기술적 사고에 집중한다. 병균학을 전공한 의사 서재필은 과학적 분석에 관심을 가졌으며 현대 문물의 전신으로 유입된 뉴스와 형식에 관심을 가졌다. 즉 한반도 ‘정보혁명’을 이끈 장본인이었다고 평가한다. 서재필의 뒤를 이어 독립신문을 맡아 운영한 윤치호는 정부에 매우 저항적이었다. 그는 비판을 통해 언론자유를 확보하려고 했으며, 이 과정에서 민권, 민주주의, 자유주의 원리에 관심을 가졌다. 신채호는 강한 민족주의 정신과 더불어 언어적 표현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언론이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민족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도구임을 규명하려고 했다. 필자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에서 사장, 편집국장 등 핵심인물로 활동한 이광수가 ‘무정’ 이후 언론사의 ‘조직원’이었음에도 그의 언론분야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도 지적한다. 그는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언어계발에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언론의 중요한 덕목인 윤리문제 때문에 언론인으로서의 연구에서 항상 푸대접을 받아왔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또 홍명희는 단 한편의 연재소설 ‘임꺽정’을 썼을 뿐이며, 사실은 객관적, 사실적 보도에 충실한 언론인이었다고 강조한다. 이밖에 권위주의 정권에 도전하여 ‘국민의 알권리’,‘자유언론’을 주창했던 최석채,‘사상계’를 통해 부패 정권에 대한 ‘파수견’ 역할을 자임했던 장준하 등 한국 언론역사에 크게 기여한 11인의 인물을 심도있게 다루었다.1만 6000원.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폭탄돌리기’ 관행 제동

    ‘폭탄돌리기’ 관행 제동

    에이콘·피칸의 사법처리로 회사의 대주주 등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시장의 선량한 주주들에게 돌리는 이른바 ‘폭탄 돌리기’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계열분리라는 명목으로 총수 일가의 필요에 따라 지분을 상호거래하는 행태가 적발됐지만,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사회에 참석해 회사 내부정보를 빼내거나 회사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 사외이사 선임을 투자조건으로 내세우는 해외펀드가 많다. 이렇게 우호 세력을 가장해 적진에 침입하는 전략을 ‘트로이의 목마’에 빗대기도 한다. 미국계 펀드 워버그핀커스도 2000년 11월 에이콘·피칸 법인을 설립해 LG카드 지분 20%를 확보했다. 워버그핀커스 대표이사인 황모씨는 LG카드 사외이사 자리에 앉았다. 황씨는 이사회 정보 등을 이용해 LG카드 부도 사태가 났던 2003년 10월16일부터 보름 동안 에이콘·피칸 보유주식 전량을 팔아치웠다. 에이콘·피칸이 유상증자 계획이 공시된 10월30일까지 주식을 보유했다면 입었을 손실 263억여원은 내부 정보를 알길 없는 소액주주들에게 전가됐다. LG카드 부도사태와 관련, 당초 노조와 민주노동당, 참여연대 등이 고발한 인원은 수십명.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포함, 총수 일가 대부분이 포함됐다.LG그룹 재무담당자 이모씨가 관리한 총수 일가 주식끼리의 거래는 활발했지만, 검찰은 이 중 시장으로 빠져나간 거래에 대해서만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당시 최병민 대한펄프 회장이 보유한 180만주(112억여원)의 거래에 대해서만 위법성이 인정돼 최씨와 이씨가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총수 일가끼리 주식거래가 활발한 이유를 LG그룹 계열분리 시점과 연결짓고, 이들의 거래를 시장에 유출되지 않는 자전거래로 판단했다. 그해 11월7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판 LG카드 주식 65만주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 4명에게 전량 흡수한 거래가 그 예이다.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송태경 정책실장은 “LG카드 주가폭락이 기폭이 된 시점은 외자유치 계획을 공시한 11월17일”이라면서 “11월7일부터 17일까지 주식을 매각한 총수 일가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10월30일 유상증자 공시일을 기준으로 총수들의 매도 여부를 검토했다.11월7∼17일 총수 일가가 시장에 내놓은 주식수는 277만여주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美 DNA 검사 붐

    쌍둥이를 입양한 앨런 몰더와는 지난해 대학 입학 연령이 된 쌍둥이의 ‘인종’이 궁금해졌다. 쌍둥이의 친부모가 백인이라고만 알지 그들의 조상이 누구인지는 몰랐다. 피부가 약간 검은 쌍둥이는 DNA 검사 결과, 인디언 9%와 북부 아프리카인 11%가 섞인 것으로 드러났다.대입시험에서 ‘소수인종 쿼터’ 등 혜택을 보기엔 늦었지만 몰더와는 여기서 착안해 미국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에서 인종 감별 업체를 차렸다.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한번에 99∼250달러(약 9만∼25만원)를 주면 인종 및 민족을 감별해주는 DNA 검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연구와 친자 감별이 목적이었지만 앞으론 자신의 뿌리가 어딘지, 어떤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지 등을 알아내는 데도 활용될 전망이다. 대학과 공직자 시험 외에도 인종 감별이 유용한 곳이 많다. 자메이카 출신 노예와 스코틀랜드 출신 노예 소유주 사이에서 태어난 펄 덩컨은 유산을 찾으려고 DNA 검사를 받았다. 스코틀랜드인 피가 10% 섞인 그는 4대조 할아버지가 남긴 20개의 성(城) 중 하나라도 달라고 후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시민권을 신청했지만 기독교도란 이유로 거절된 존 해드리히는 DNA 검사를 통해 유대인임을 입증했다. 유대인에게 흔히 발견되는 유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조상들이 기독교로 개종해 유대 혈통을 감췄을 것이란 주장이다. 인디언들도 혈통 찾기에 부심한다. 인디언으로 밝혀지면 장학금과 보건서비스, 카지노 개업 등 혜택이 이만저만 아니다. 미국은 1988년부터 인디언 부족들에 카지노 영업권을 주고 있다. 그러나 DNA 검사의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조상의 흔적이 미미해서 제대로 판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검사에 오차가 있을 수도 있는 탓이다. 또 소수인종을 배려하는 각종 사회복지 프로그램들이 뿌리째 흔들릴 소지도 있다. 킴 톨베어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는 “공공의 선의가 악용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DNA 검사를 통해 언니가 2% 동아시아인으로 밝혀진 한 여학생은 입학 원서에 아시아인으로 표시했다.98%는 유럽인이지만 결국 아시아인 장학금을 받아냈다. 전문가들은 DNA 검사 결과를 법의학 증거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호기심 차원에서 해 보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고 말한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이경형칼럼] 실패한 신문시장

    [이경형칼럼] 실패한 신문시장

    지난 6일 저녁 제50회 ‘신문의 날’ 기념 행사장엔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쓸쓸했다. 노 대통령은 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이 대독한 축하 메시지에서 “참여정부와 일부 신문 사이에 비정상적인 대립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은 심히 걱정스럽다.”며 소회의 일단을 피력했다. 같은 날 오후 헌법재판소에서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제기한 신문법 등에 대한 헌법소원과 관련하여 공개 변론이 진행됐다. 특히 신문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정과 관련하여 청구인측은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특정 신문사의 점유율을 규제하기 위한 표적입법”이라고 주장한 반면, 문화부측은 “공익 성격이 강한 신문 시장에서 여론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반박했다. 최근 신문산업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7∼8년 전만 해도 가구당 구독률이 60%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40%로 뚝 떨어졌다. 이는 뉴미디어의 등장과 같은 급격한 언론 환경 변화 탓도 있겠지만, 메이저 신문사들의 무차별 경품 공세로 신문시장을 황폐화시킨 데도 원인이 있다. 일부 신문들의 이전투구식 판촉 경쟁은 절대 독자 수의 파이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신문의 독자를 빼앗는 악순환만 불러왔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다양한 여론의 자양분을 먹고 자라는 나무와 같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려면 여러 계층을 대변하는 여론 형성이 필수적이고, 그 역할의 일부를 신문시장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신문이든 기업으로서 신문사는 해당 ‘상품’이 겨냥하는 ‘주독자 타깃’을 설정하고 있다. 특정 신문의 시장 지배는 그 신문사, 구체적으로는 신문사 소유주·광고주가 지향하는 이념과 가치를 수용자에게 집중적으로 전달하고 전파하기 마련이다. 이는 결국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이데올로기가 여론 시장도 지배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전제가 되는 여론의 다양성을 크게 위축시킨다는 뜻이다. 현재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할 수 있는 대안의 하나도 여론의 다양성 촉진에서 찾을 수 있다. 가진 사람, 기득권자, 현상 유지를 갈망하는 계층의 목소리만 증폭해서는 통합이 이뤄질 수 없다. 덜 가진 사람, 사회적 약자, 현상을 타파하려는 계층의 작은 소리도 공론의 장에서 걸러 어떤 형태로든 국가 의사결정에 반영시켜야 한다. 이른바 조·중·동이라는 메이저 신문이 과점하고 있는 한국의 신문 시장은 여론 다양성이나, 새 독자 증대라는 면에서 이미 실패한 시장이다. 마이너 신문들은 취약한 재무 구조로 생존한계선을 넘나들고 있거나, 종교 자본의 뒷받침으로 겨우 하루하루를 지탱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군사정권의 강압과 회유로 언론이 정권의 하위 기구로 전락했던 시절과는 달리, 지금은 언론의 권력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민정부 이후 국가 권력이 정당, 자본가, 시민사회로 분산되면서 언론사, 특히 메이저 신문들도 신문 시장의 과점을 바탕으로 사회적 의제 설정의 선점을 통해 권력화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메이저 신문들은 마이너 신문들도 신문시장의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스스로 절제해야 하며, 신문이 공산품과는 다른 ‘공익적 상품’임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마이너 신문들은 변화된 신문 환경을 정면으로 받아들여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감내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khlee@seoul.co.kr
  • [문화마당] 거시기가 거시기한 이유/심규호 제주산업정보대학 관광중국어통역과 교수

    서구 사상의 두 뿌리인 헬레니즘이나 헤브라이즘은 공히 ‘로고스(logos:언어, 설명, 척도)’에 신적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그들이 언어와 사물의 부합관계를 인정하고, 유별나게 수사학이나 논리학에 몰두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나 일본 등 한자 문화권, 특히 중국 도가나 불가의 영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곳에선 언어에 대한 집착이 훨씬 덜한 편이다. 아니 덜한 편이 아니고 도가나 선종(禪宗)의 경우처럼 극단적으로 언어를 무시하거나 부정하는 쪽으로 나아가기도 했다. 물론 처음부터 언어를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 예컨대 ‘좌전(左傳)’은 “언사가 화평하면 백성이 하나로 뭉치고, 언사가 즐거우면 백성들이 절로 진정하게 된다.”라고 하여 언어의 역량을 확신하고 있다. 그러던 것이 이후 언어와 대상의 괴리가 심화되면서 언어에 대한 각기 다른 관점이 등장하게 되는데, 앞서 말한 바대로 도가나 불가는 아예 언어에 대한 부정으로 일관했으며, 그나마 언어가 지닌 상징성과 지칭성을 인정하고 배움의 네 가지 가운데 하나로 언어를 제시한 바 있는 유가 역시 명실(名實)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정명(正名)을 주장하게 된 것이다. 언어에 신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언어를 부정하는 것도 결코 옳다고 할 수 없다. 사실 언어에 무슨 죄가 있는가? 오히려 언어가 처음부터 대상과 구별되는 것임에도 언어가 곧 대상이라고 믿고자 하는 우리가 잘못이며, 언어와 권력을 교묘하게 연관시킨 이들의 잘못일 따름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죄값은 우리 모두가 물고 있다. 게다가 지금 우리는 그 이전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얼떨결에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식된 근대 번역 언어들에 의해 포위되어 있다. 예컨대 민주(民主)가 그러하고, 공화국(共和國)이 그러하며, 경제(經濟)가 그러하다. 데모크라시의 역어인 민주가 한때 막걸리와 고무신에 도취되었던 까닭이나, 리퍼블릭의 역어인 공화국이 그 진정한 의미보다 무시무시한 제5공화국을 연상케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원래 정치를 의미하는 경제를 이코노믹의 역어로 사용한 것은 과연 선견지명이 있는 것이라고 해야 하나? 알 수 없다. 또한 리버티와 자유(自由)로 넘어가면 더욱 난감해진다. 자유란 말 그대로 자기로부터 말미암는 것이니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한다는 뜻이다. 어찌 우리의 전통에 자유가 없었겠는가? 그것은 무엇으로부터의 자유(리버티)가 아니라 자신의 올바른 본성에서 발현되는 것으로서의 자유이다. 따라서 자유는 곧 올바름의 표상으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현현인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의 자유는 본래의 터전을 잃고 박래품의 이론으로 무장한 자유만 남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의 자유는 아무데서나, 누구에게나 제멋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21일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이라는 단체가 임시이사 파견학교에 비리가 만연하고 있다며 감사원의 특별감사를 청구한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유력 언론들이 대서특필하여 마치 개정사학법이 잘못된 것인 양 오도(誤導)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임시이사가 파견된 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필자는 그들이 말하고 있는 내용이 얼마나 황당한가를 잘 안다. 그리고 지금도 정상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학내 구성원들과 임시 이사진의 노력이 얼마나 눈물겨운지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들 자유주의 교육 운동을 하는 이들은 작당(作黨:연합)하여 무엇을 하시는가?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의 말투에 ‘거시기’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언어가 이처럼 제 멋대로 자유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거시기가 거시기하다. 심규호 제주산업정보대학 관광중국어통역과 교수
  • [월드 리포트] 日 출판업 위기극복 비결 싸고 휴대 편한 ‘신서판’

    1990년대 이후 출판산업이 인터넷매체의 영향으로 위축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그러나 출판산업 위기극복의 길을 일본이 보여주고 있다. 출판대국 일본의 출판산업도 위기이기는 마찬가지다. 일본 총무성과 관련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1998년 이후 국민들의 ‘서적 이탈’이 시작됐다. 그 추세는 이어지고 있는 편이지만 심각하지는 않다고 한다. 발행된 책수 감소는 매년 1% 전후에 그쳤다. 판매액수도 2003년 9665억엔(약 7조 7200억원)으로 1조엔선이 무너졌지만,2004년에는 7년만에 소폭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미세하게 감소했다. 변동폭이 좁다. 일본에서 이처럼 출판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출판인과 각 서점 등의 다양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가격이 비교적 싸고, 들고 다니기가 편한 신서판(新書判·권당 6500원 안팎)의 확대와 선전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문고판보다 가로·세로가 약간 긴 신서판의 열기는 거세다. 지난해 말 출판된 ‘국가의 품격’이란 책은 출간 4개월여만에 무려 170만부가 팔려나갔다. 신자유주의의 문제가 부각된 시점에서 사무라이정신(무사도)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전통적 가치를 강조, 초대형 히트를 치고 있다. 지난해 ‘머리가 좋은 사람, 나쁜사람의 화술’은 무려 220만부가 팔렸다.100만부 이상의 베스트셀러가 5종,50만부 이상은 10종 정도나 됐다. 그 중 대부분은 신서판이었다. 이같은 신서판 출판 붐은 1998년 이후 뜨겁다. 기존의 신서들에다 분신서(98년), 헤이본샤신서(99년), 고분샤신서(2001년), 신조신서(2003년) 등이 등장했다. 새로운 신서들이 초베스트셀러를 양산하고 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신서판 책들은 공통점도 있다.▲독특한 주제 ▲시사성 있는 출판 타이밍 ▲해당 분야에 흥미 없는 사람들의 시선도 끌 수 있는 제목 등이다. 한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면 히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각 출판사가 이른바 ‘신서판 전쟁’을 펼치며 위축된 출판시장의 대반전을 시도하고 있다.“내용이 가볍고 정보가치가 있는 신서판 선호 경향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교양용 신서판 인기도 꾸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일본 출판인들이 출판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노력은 다양하다. 지난 3월31일 기초자치단체 대합병이 마무리되자(3232개이던 시·정·촌이 1821개로) ‘지명사전’,‘지도책’이나 관련전문서적 등으로 출판바람을 일으키려 노력하고 있다. 고서적이나 새 책 등으로 유명한 도쿄 지요다구의 ‘간다서점가’는 경쟁관계인 서점들이 “우리 가게에는 책이 없지만, 이 가게에 가면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서로 고객을 소개해주는 ‘재고 데이터’를 공유키로 하는 등으로 독서팬 늘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발빠른 기획과 독자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부단한 노력 등을 통해 독자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급격한 시장위축을 피하고 있다. 장기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출판인들에게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춘규 도쿄 특파원 taein@seoul.co.kr
  • [생각나눔뉴스] 10억 아파트 보유세 535만원 15억 골프회원권은 0원

    [생각나눔뉴스] 10억 아파트 보유세 535만원 15억 골프회원권은 0원

    #1 골프장 회원권도 부동산과 관련된 고가의 재산인 만큼 당연히 재산세를 부과해야 한다. #2 다른 재산은 놔두고 골프장 회원권에만 재산세를 물리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부유세’와 다름없다.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세금폭탄을 피한 ‘대체 투기처’로 골프장 회원권에 관심이 쏠리면서 회원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10억원을 넘는 골프장 회원권도 연일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중자금의 ‘왜곡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지방세법을 고쳐 골프장 회원권에도 재산세 등의 보유세를 물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부도 내부적으로는 찬성하면서도 기득권층의 반발을 우려해 여론의 동향만 예의주시하고 있는 형편이다. ●골프장 회원권 자고 나면 폭등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11일 현재 가평베네스트의 회원권 거래가격은 13억 5000만원에 이른다. 지난달 평균 가격은 10억 65만원으로 ‘3·30대책’ 이후 3억 5000만원 가까이 올랐다.‘8·31대책’ 이전인 지난해 8월 6억 4790만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 남부 15억원, 남촌 14억원, 렉스필드 13억원, 레이크사이드 12억원 등 경기 남부 지역의 골프장 회원권은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다. 지난해 1월 이후 전국 골프장 회원권의 평균 상승률은 70.3%에 이른다. 이 가운데 17.6%포인트는 ‘3·30대책’ 이후에 올랐다. 특히 4억원 이상 호가하는 골프장은 15개월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골프장 회원권을 살 때에는 취득세와 농어촌특별세, 팔 때에는 매각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내지만 재산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공시가격 9억 8000만원인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56평형은 올해 535만원의 보유세(재산세와 종부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10억원을 넘는 골프장 회원권 소유자는 한 푼의 보유세도 내지 않는다. ●‘고가의 재산이므로 과세’ vs ‘다른 회원권과의 형평성’ 보유세 부과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골프장 회원권이 부동산 못지않은 고가의 재산인 데다 사실상 투자 목적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명근 강남대 석좌교수는 “원칙적으로 재산세는 모든 재산에 부과할 수 있음에도 행정력이 미치지 않거나 조세정책상 판단에 따라 부과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골프장 회원권은 고가의 재산이므로 재산세를 부과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조세연구원 관계자는 “골프장 소유주가 골프장 부지에 대해 재산세를 내는데 회원권까지 재산세를 부과하면 이중과세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가의 서화나 골동품, 경주용 말 등에도 재산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는 만큼 골프장 회원권에만 재산세를 물리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최영태 회계사는 “골프장 회원권을 골프장에 대한 간접적인 소유권으로 보면 재산세를 과세할 수도 있다.”면서 “다만 골프장 소유주가 재산세를 내는 것과 상충되지 않도록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중립적 의견을 피력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세리말 비엔나/칼 쇼르스케 글

    예술과 지성의 산실인 19세기말 오스트리아 빈. 당시 빈은 그야말로 열병을 앓고 있었다. 화려한 바로크 양식으로 치장한 도시는 몰락하는 구체제 유럽의 모순 속에 분열과 해체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한편에선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는 미학적 시도들이 꿈틀댔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현대건축의 개념을 정립한 오토 바그너, 현대음악의 창시자 아르놀트 쇤베르크, 빈 분리파 회화를 이끈 구스타프 클림트, 표현주의 예술가 오스카 코코슈카…. 19세기말 이 ‘빈의 자식들’은 동시대 시공간을 호흡하며 썩어가는 제국도시를 개조하는 데 앞장섰다. ‘세기말 비엔나’(칼 쇼르스케 지음, 김병화 옮김, 구운몽 펴냄)는 빈을 제국주의 도시에서 급진적인 현대 도시로 바꿔놓은 이들의 활동과 그 무대였던 빈의 변화상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낸다. 19세기말 빈은 정치, 사회사상은 물론 회화, 음악, 문학, 건축 등 예술 전 분야에서 유례없는 창조적 열기를 뿜어낸 시기였다. 빈의 여명은 ‘너무 오래 살아남은 구세대의 전유물’이던 도심의 공터 링슈트라세를 개발하는 계획과 함께 시작된다. 자유주의의 가치를 존중하는 현대적 스타일의 공공건축물과 시원한 대로들이 링슈트라세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인문학을 위한 무대가 마련된 것. 책은 링슈트라세와 그 비판자, 그리고 도시적 모더니즘의 탄생 배경을 깊이있게 다룬다. 19세기말 빈에서는 건축사상 혁신적인 예술운동이 일어났다.‘분리파(Secession)’운동이다. 과거 건축으로부터의 분리를 주장한 이들은 직선을 위주로 한 건축·응용미술 양식을 추구했다. 링슈트라세 개발에 참여한 건축가 오토 바그너와 인간의 성적인 본능을 표현한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주동 인물이다. 게오르크 폰 쇠너러, 칼 뤼거, 테오도어 헤르츨 등 정치적 자유주의자들이 대중의 주목을 받았고, 무명의 의사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1889년 ‘꿈의 해석’을 내놓아 20세기 지성사의 한 장을 연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의 퓰리처상 수상작.3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자유주의자와 식인종/홍윤기외 옮김

    자유주의 바람이 거세다. 뉴라이트 진영에서 자유주의를 계속 언급한 덕분이다. 하이에크식 시장지상주의적 자유주의에서부터 ‘공동체적 자유주의’(박세일 서울대 교수),‘상생적 자유주의’(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에 이르기까지. 그런데 아직도 자유주의가 무엇인지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유주의자와 식인종’(홍윤기 외 옮김·개마고원 펴냄)을 들춰보는 것도 좋을듯 하다. 영국에서 태어나 뒤르켐·푸코 등 프랑스 사회학을 공부한 뒤 미국 뉴욕대 사회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 스티븐 룩스는 그 이력만큼이나 독특한 방식으로 자유주의를 논한다. 우리 현실과 관련해서는 후반부의 글을 먼저 보는 게 나을 듯. 자유·시장지상주의(예를 들어 전경련)로부터 환영받는 하이에크의 사회정의론에 대해 룩스 교수는 “학계 내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면서 “대체로 정치철학자들은 사회정의에 대한 하이에크의 입장을 도전이 아니라 상도를 벗어난 정치적 입지점의 표현으로 봤다.”고 비판한다. 공동체주의에 대해서도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가망없는 조건 등에서 어떻게 연대의 동기·행동을 산출할 것인가라는, 오래되고 일반적인 자유주의의 딜레마에 답하기 위한 또 한번의 노력”이라 평가한다. 무엇보다 공동체주의의 가장 큰 결점은 “그 ‘공동체’가 어디 있는지 건드리지 않으며, 또 자원과 의무를 두고 경쟁하는 공동체들간의 갈등은 회피한다.”고 지적한다. 책 전반부는 자유주의 일반론을 다루고 있다. 룩스 교수의 결론은 하나다. 개인의 권리로써 자유주의는 서구문명의 산물이지만, 합리적 토론을 추구하며 동시에 그 결과의 한계까지도 인정하는 자유주의적 이성은 보편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룩스 교수는 이 자유주의적 이성이 정말 보편적인가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선다. 그 자신이 한계를 인정하는 자유주의적 이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혁신도시 후유증 2題] 나주 보상노린 불법행위 기승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예정부지인 나주시 일대에서 보상을 노린 묘목식재와 건축물 신축 등 불법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7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1개월여 동안 나주시 금천·산포·봉황면 일대 380만평을 대상으로 민·관합동 단속을 벌인 결과 모두 40건의 불법행위가 적발됐다. 유형별로는 혁신도시 예정지내 토지소유주가 감나무와 매실나무, 배나무 등 묘목을 불법 식재한 것이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건축물 신축 3건, 농지전용 3건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금천면 29건, 산포면 9건, 봉황면 2건 등이 적발됐다. 이곳에는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개발행위 및 건축허가 제한조치가 내려졌다. 조사결과 일부 토지소유주들은 지장물과 과수 등에 대한 보상을 더 많이 받아내기 위해 나무를 심거나 건물을 신축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는 지난 2월 혁신도시 예정지에 대한 정밀 항공촬영을 마쳤으며, 그 이후에 이뤄진 나무식재나 개발행위 등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불법행위자에 대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의법조치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추가 위법행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동산 투기나 불법행위 예방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를 가다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를 가다

    기술력과 생산력에서 세계 최고·최대를 자랑하는 LG필립스LCD(LPL)산업단지 가동으로 경기도 파주시가 개벽(開闢)을 하고 있다. 접경 군사도시에서 시 승격 10년만에 자족도시를 꿈꾸며 캐치프레이즈도 ‘대한민국 대표 기업도시’로 바꿨다.LPL은 올부터 LCD 7세대 라인을 월롱면 덕은리와 탄현면 금승리 본단지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 또한 당동·선유 협력단지의 본격 입주가 시작됐으며, 문산에 LG전자 등 4개 계열사 입주가 결정돼 파주는 이제 ‘LG촌’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풍속도가 바뀐다 LPL단지는 140만평 규모로서 12만 4000평이 입주할 운정신도시와 함께 파주 개발의 양대 프로젝트다. 자유로 낙하IC와 1번 국도 통일로 양쪽에서 LPL 초입에 이르는 LG로엔 ‘LG’와 ‘필립스’를 상호로 내건 식당·주점·노래방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젊은층이 많아 문화코드도 급속히 바뀌고 있다.LPL 배후 교하·금촌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인근 일산 집값에 비해 평당 200만∼400만원이 싸지만 부동산업계에선 그 때문에 상승여력이 있다고 전망한다. 개발호재 지역 신규아파트 리스트엔 금촌·교하지구 아파트들이 늘상 오른다. 뉴욕타임스는 연초 LPL이 오랫동안 공포의 대상이던 DMZ(비무장지대) 장벽마저 무기력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할 정도이다. 첨단장비 도입 등과 관련해 현지에 상주하는 일본업체 등 외국인도 수백명에 이른다.LPL은 일본과 유럽·중국 등지에서 올해 이공계 석·박사와 MBA 소지자 등 100여명의 해외인재를 채용할 예정이다. ●LG단지의 위용 자유로 낙하IC 방향에서 LPL쪽으로 진입하면 산을 깎아 평지로 만들면서 생긴 높이 수십m의 축대가 거대한 성벽처럼 버티고 있다. 반대편 통일로 방향 경의선 월롱역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지난해 9월16일 완공, 개통한 LG로가 나온다. 폭 7m의 군도를 연장 5.95㎞, 폭 25m의 4차선으로 넓혔다.LG로를 진행하면 좌측 야산기슭 멀리 차기 생산동(P8)을 신축하는 현장의 타워크레인 20여대가 보인다. LPL구내 초소마다엔 ‘World´s No.1 LCD Company’란 간판이 붙어 있다.7세대 공장의 크기는 가로 205m, 세로 213m, 높이 63m로 축구경기장 6개 규모이다. 이승엽 선수가 소속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실내 홈구장 도쿄돔을 통째로 집어넣고도 남는다. 공장 구내 만우천에선 친환경하천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본공장에서 환경동으로 흐르는 폐수처리와 LNG가스 이동용 파이프라인이 980m에 이른다. 일반인 출입이 철저하게 차단된 공장내부 거대한 자동화장비 틈에선 방진복을 입은 인력이 드문드문 보인다. 반도체와 똑같은 클린룸 상태를 유지한다. 이곳에선 연초부터 가로 1950㎜, 세로2250㎜의 사이즈로 생산능력 세계최대인 7세대 LCD 제품의 양산이 시작됐다. 이 유리기판 구격은 패널(반제품 상태의 화면부품) 기준 42인치 8장, 또는 47인치 6장을 만든다. 지난달 초 세계 최초로 100인치 LCD 패널을 생산, 공개했다. ●세계 1위는 ‘쭉’ 내년 1분기엔 월 9만장의 7세대 LCD를 생산한다.2012년 이후엔 LPL이 사용할 하루 22만t의 공업용수와 전력,LNG 사용량이 인구 100만명 도시와 맞먹게 된다. LPL 본단지에만 오는 2012년까지 25조원이 투자된다. 본단지 2만 5000명. 문산의 당동·선유지구 협력단지 1만명 등 3만 5000명의 고용효과가 창출된다. 본단지 51만평, 협력단지는 60만평(당동지구 40만평, 선유 20만평)에 이른다. 문산읍 당동리·문산리 일원의 당동지구는 외국투자기업 전용단지로 TFT-LCD 관련부품 및 소재·장비 제조업체가 입주한다. 현재 파주 전기초자 등 2개 업체가 입주, 분양률 14.5%를 기록 중이다. 선유지구는 국내업체 분양단지로 업종은 당동과 동일하다. 문산읍 선유리와 파주읍 향암리 일원에 대아산업 등 28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으로 분양률은 현재 20%선. LPL의 주생산품인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는 HD(고화질)TV나 컴퓨터·노트북 컴퓨터, 휴대전화 액정화면 등 각종 모니터에 사용된다. 현재 대형 LCD 세계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44.6%로 세계 1위다. 국내 업체에선 LPL이 지난해 22.0%로 1위에 올랐다. ●LG계열 4개사도 문산 입주 LPL 조성은 13개월로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경기도와 파주시의 유례없는 신속 행정서비스 덕이다. 2003년 2월 LPL과 경기도가 투자양해각서를 교환하고 2004년 2월 실시계획 승인, 착공 이후 19개월만에 LCD 패널을 양산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최근 LG전자 등 LG계열 4개 사가 문산읍 내포리 일원 33만평에 입주를 결정했다. 올 10월 산업단지 지정이 이뤄지면 2009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파워모듈,LG 마이크론은 포토마스크(LCD용 사진원판),LG화학은 편광판·감광제 등 모두 LPL에 공급되는 부품 제조를 맡는다.LG전자는 이들 3사가 LPL에 납품해 모듈(Module)화 작업을 통해 나온 LCD 패널로 LCD TV 완제품을 만들게 된다. 경기개발연 김순수 박사는 “4개 계열사가 2010년까지 3조 5000억원을 투자하면 연간 2조 8000억,5년간 14조원의 매출과 함께 국내 생산유발효과가 25조 2000억원에 초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파주 LCD단지 최단기 완공 뒷얘기 “파주 LG필립스LCD는 3년도 안 되는 기간에 단지와 공장을 완공해 양산체제에 들어간 유례없는 사건입니다.” 손학규 경기지사가 외국의 CEO들을 만날 때면 ‘경기도의 기업환경’을 설명하며 꼭 하는 말이다. 경기도와 LG필립스는 2003년 2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공장 착공시기를 2004년 10월로 잡았다. 그러나 이후 LG필립스측은 7개월가량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세대교체가 급격한 LCD산업의 특성상 생산이 빠르면 빠를수록 우위를 점하기 때문. 경기도는 흔쾌히 LG필립스측의 부탁을 모두 들어줬다.MOU 체결 이후 기본계획 수립에서 실시계획 승인, 착공까지 모든 절차를 1년 안에 끝냈다. 통상 3년 이상 걸리던 일을 2004년 3월18일 산업단지 기공식을 치르면서 착공식도 동시에 진행했다. 사실 7세대 생산단지 조성을 서두르던 LG필립스는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 중국쪽 투자를 결정하고 검토에 들어간 상태였다. 특히 당시로선 수도권에 대기업 신설은 불가능했다. 경기도는 LG필립스측을 설득해 투자처를 파주로 돌린 데 이어 중앙부처와 타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해 관련법을 개정했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는 장애물은 군부대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단지 내 출토된 문화재들을 빨리 시굴하기 위해 겨울철에는 대형천막을 치고 불을 피워가며 발굴을 추진했다. 토지소유주들이 보상문제에 불만을 터뜨리자 직원들이 밤낮 집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승낙서를 받아냈다.3일 밤을 꼬박 지새운 적도 있었다. 또한 460기의 묘지는 담당공무원을 지정해 이장을 추진했다. 종중묘는 종갓집 제사까지 찾아다니며 끈질기게 설득했다. 단지 조성은 3교대 작업으로,24시간 공사가 이뤄졌으며 하루 6000여명의 인력과 덤프트럭, 포클레인 등 3000여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경기지방공사 오국환사장은 “파주 LCD단지는 국내 최초·최단 기간 내에 산업단지를 조성한 성공작으로 한국이 LCD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허만복 LPL 총무담당 “정부와 경기도·파주시의 전폭적 지원이 없었다면 LPL단지가 이처럼 빨리 양산체계를 갖추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파주 LPL 허만복 총무담당(상무급)은 정부가 인프라 구축과 인·허가 과정에서 보여준 신속한 행정지원에 감사했다. 그는 “파주가 우수인재 확보가 용이하고 인천공항과 항구 등 물류환경이 빼어난 수도권에 위치해 LCD 클러스트 입지로 정했다.”며 “접경지역이란 지정학적 위치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고용창출 외에도 사회복지·문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현재는 가동초기라 공정관리에 몰두하고 있지만 조만간 구체적 협력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파주시와 LPL은 지난 2월 ‘파주지역 발전공동실무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허 상무는 “LPL과 파주가 함께 도약하는 모습은 자유로와 통일로∼LG로에 이르는 주요 간선도로에 최근 눈에 띄게 빈번해진 물동량을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LPL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가대표 효자산업’인 7세대 이후 차세대 LCD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하고,‘대표 기업도시’를 목표로 하는 파주시와 함께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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