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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약가점제 시행되면]무주택자 가점제 탈락돼도 추첨제 포함

    [청약가점제 시행되면]무주택자 가점제 탈락돼도 추첨제 포함

    29일 발표된 청약제도 개편안은 무주택자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큰 틀에서 볼 때는 바람직하다. 지난해 공청회에서 나온 것보다 항목을 다소 단순화해 일반인들이 쉽게 자신의 당첨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장점이다. 무주택기간이 긴 사람에게 기회를 많이 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소형 주택 보유자를 배려하기 위한 무주택 기준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고가 전세 거주자에 대한 제재도 없어 형평성 논란이 적지 않다. 신혼부부나 독신자 등에 대한 배려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25.7평 초과 주택엔 채권입찰제 적용 무주택자에게 내집 마련의 길을 넓힌 게 큰 특징이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민영주택에 대해서는 무주택자를 위해 가점제가 75%, 추첨제가 25% 배정된다. 가점제에서 탈락하면 자동으로 추첨제로 넘어간다. 주로 청약 예·부금 가입자가 주요 대상이다. 지난 1월13일 기준 723만 청약통장 가입자 중 예·부금 가입자가 480만여명에 이른다. 공급 물량의 75%를 무주택자에게 배정하는 가점제에서 1주택 이상 보유자는 1순위 청약자격이 배제되고,2순위 이하만 인정한다.2주택 이상인 보유자는 주택별로 5점씩 감점제가 적용된다.25.7평 초과의 모든 주택에 대해서는 기존의 주택 보유자도 배려했다. 이들 물량은 주로 인기지역으로 채권입찰제를 우선 적용한다. ●수도권 무주택 기준 ‘비현실적’ 전용면적 18평형 이하로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인 집 1채를 10년 이상 꾸준히 보유했을 경우에만 무주택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PB팀장은 “인천구도심이나 경기북부내 일부 지역이라면 몰라도 서울의 경우 뉴타운 사업 등으로 단독·연립·다세대 주택도 가격이 5000만원은 넘는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도 전용 18평형 기준 아파트의 평균 공시가격은 7000만원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건교부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5000만원 이하인 가구는 121만 정도다. 박 팀장은 “121만가구 중 18평형 이하이면서 그 주택 1채만을 10년간 계속 보유할 수 있는 확률은 그중 10%도 나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가 전세 거주자는 청약가점제 최대 수혜자? 집은 없지만 수억원대의 전셋집에 살고 있는 고소득자와 고가 주거용 오피스텔 소유자를 ‘무주택’으로 인정해주는 것도 문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타워팰리스에 7억원짜리 전세를 살고 있어도 무주택 청약 1순위 기회를 갖는 반면 노원구 상계동에 2억원 미만의 20평형대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은 1순위 자격을 받지 못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오는 2010년까지 근로소득지원세제(ETIC)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될 때까지 돈 많은 무주택자가 소형 유주택자보다 훨씬 유리한 셈이어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확정일자를 받아 신고된 전세 계약서에 나온 전세 보증금을 가이드라인으로 가점제에 적용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신자, 신혼부부는 당첨 가능성 ‘희박’ 20대이거나 독신자는 더 어렵다. 무주택기간은 만 30세와 혼인신고일을 기준으로 잡는데다 부양가족도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이 남자는 30.9세, 여자는 27.8세다.20대는 조혼이 아니면 무주택기간 가점을 받지 못한다.29세로 통장가입 기간이 2년 6개월인 독신자는 가점이 4점뿐이다. 반면 같은 29세 같은 2년 6개월 통장 보유자라도 2년차 기혼자로 자녀 1명 있다면 가점이 20점이다. 독신자는 추첨제에 도전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셈이다. 독신자보다는 낫겠지만 신혼부부도 불리하기는 마찬가지다. 부양가족이 없어 부양가족에 따른 가점 총 35점중 25점을 고스란히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기아파트의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는 점수 차이다. 이기철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청약가점제 더 보완해야

    정부가 주택청약시 가점이나 감점을 부여함으로써 무주택자와 실수요자에게 분양당첨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한 ‘주택청약제도 개편안’을 내놓았다. 오는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신규주택 구입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여 차익을 노린 투기수요를 우려했는데, 이를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안이다. 특히 무주택 기간과 부양 가족수, 청약 가입기간 등에 따라 가점기준을 객관화·세분화해서 일반인도 당첨 가능성을 알기 쉽게 한 것이 돋보인다. 하지만 일부 항목에서는 불합리한 점이 발견된다. 지난해 공청회 시안과는 달리 이번에는 가구주 연령항목을 없앴다. 신혼부부나 독신자를 위한 것인데, 그래도 이들의 당첨확률은 개선하지 못했다. 서울에서 5억원짜리 전세를 사는 고소득 무주택자가 수도권의 5000만원 초과 연립주택을 가진 서민보다 가점에 유리한 점도 문제다.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소형·저가 1주택’의 범위(전용 60㎡ 이하, 공시가 5000만원 이하,10년 이상 보유)를 더 넓혀야 한다. 수도권에서 공시가 5000만원 이하 주택은 21%이고, 이런 집을 10년 이상 보유한 사람은 이중에 10%도 안 된다. 결국 2%의 극소수 서민만 혜택받는 셈이다. 부양가족 수를 늘리기 위해 위장전입하는 부작용이 생길까봐 걱정도 된다. 가점제를 시행하려면 아직 5개월 남아 있다. 건설교통부는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한 사안을 정교하게 보완해야 할 것이다. 우선 항목별 가점간격 조정을 통한 형평 조절이 가능한지 살피고, 가점제에 불리한 신혼부부·독신자를 위한 별도기준을 검토해야 한다. 가난한 유주택자가 부유층 전세거주자보다 불리하지 않게 하고, 청약저축 가입자보다 기회가 줄어든 청약예금·부금자도 배려해야 한다.
  • [구 의정초점] 성동구 삼표레이콘 이전

    [구 의정초점] 성동구 삼표레이콘 이전

    뚝섬의 ‘뜨거운 감자’로 불리는 삼표레미콘의 이전을 위해 자치구 의회가 발벗고 나섰다. 서울 성동구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는 서울숲 옆 상업용지와 함께 뚝섬의 또 다른 노른자위 땅. 그동안 서울시와 성동구 등이 수 차례 이전을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이다. ●구의회가 나선 까닭은 28일 성동구의회에 따르면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삼표레미콘의 이전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불을 지피고 나섰다. 서울시는 물론 땅 소유주인 현대그룹도 못한 일을 성동구가 들고 나온 이유는 삼표레미콘 문제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전-용도변경-개발’이라는 과정에 암초가 많다고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이제는 공론화해 보자는 것이다. 송진섭 의원 외 13명의 의원들은 이 결의문에서 “도심 부적격 시설이자공해를 유발하는 삼표레미콘 공장이 성동의 중심에 있어 주민 피해는 물론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조속한 이전을 촉구했다. 성동구의회는 이 결의문을 서울시장과 시의회, 성동구청장, 지역구 국회의원 등에게 전달했다. 앞으로 ‘삼표레미콘 이전 추진위원회’를 구성, 가두 켐페인과 주민 서명작업도 벌일 계획이다. ●삼표레미콘 부지는 어떤 땅 삼표레미콘은 강북에서 응봉교를 건너면 성수대교를 앞두고 서울숲 서쪽에 들어서 있다. 서울숲·한강·중랑천에 둘러싸여 있다. 북쪽으로는 개나리 꽃이 활짝 핀 응봉산이 보인다. 면적이 6935평인 이 땅의 소유주는 현대제철㈜이다. 삼표레미콘은 1997년 이 곳에 들어섰다. 세월이 흘러 인근에 서울숲이 들어서는 등 여건이 바뀌자 도심 부적격 시설로 낙인찍혀 이전 압력을 받아왔다. 서울시가 2005년 강서구 이전을 추진하다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걸림돌은 현대그룹은 지난해 1조원을 들여 이 땅에 110층짜리 랜드마크 건물을 지어 사옥으로 쓴다는 계획을 수립했지만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땅이 일반주거지역이기 때문이다. 개발을 하려면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바꿔야 하는데 특혜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 이전 적지를 찾기도 힘들지만 용도변경도 어려운 과제다. 서울시가 공감은 하면서도 주저하는 이유다. 성동구와 구의회는 기부채납 등의 방식으로 일부 땅을 받아 주변과의 연계 개발에 활용하고, 개발이익의 일부도 일부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정찬옥 성동구의회 의장 “남북균형발전에 걸림돌 제거 해야죠” “어렵다고 안하면 누가 합니까. 그렇게 30년이 흘렀어요.” 정찬옥(52) 성동구의회 의장은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 이전에 구의회가 나선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 의장은 “이제 결의문을 채택했으니 앞으로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전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삼표레미콘은 강북과 강남의 한 복판에 자리잡고 있어 강남북 균형발전은 물론 한강르네상스 추진에도 걸림돌이 된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옮겨 이곳을 서울숲과 연계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가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 [분양정보] 수도권 5만여가구 봇물 ‘마이 홈’ 어디가 좋을까

    [분양정보] 수도권 5만여가구 봇물 ‘마이 홈’ 어디가 좋을까

    오는 9월 분양가 상한제와 청약가점제가 실시될 예정이어서 건설사는 물론 청약 통장 보유자들도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할 것 같다. 업체들이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으로 분양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면서 2분기에는 분양 물량이 넘치는 데다 9월 이후 새로운 청약 가점제에서 불리해지는 신혼부부, 사회초년병, 유주택자 등은 청약에 적극 나서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27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6월까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분양될 물량(주상복합도 포함)은 모두 113곳이나 된다.5만 1255가구가 쏟아진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2003년 2분기의 2만 9812가구보다 2만가구 이상 많다.2분기 물량으로는 역대 최고 규모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3만 7568가구로 가장 많다. 인천에는 1만 1207가구, 서울에는 2480가구가 각각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지역 소형 청약예금(300만원)과 부금(300만원) 가입자 금호건설이 서울 용산구 원효로 1가에 주상복합 아파트 32∼75평형 260가구를 모두 일반분양한다. 이중 68가구가 나오는 32평형의 경우 서울 청약예금 300만원과 600만원 통장 보유자와 청약부금 가입자가 도전할 수 있다.25층 3개동(棟) 타워형으로 조성된다.15층 이상에서는 향에 따라서는 한강이 보이고, 앞으로 조성되는 용산공원도 볼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동부건설은 4월중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내에서 ‘냉천 2구역 동부센트레빌’을 내놓는다. 전체 681가구 중 24·41평형 17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소형 청약 예금 가입자와 청약 저축 가입자들은 24평형 113가구를 노릴 만하다.5월에는 서대문구 남가좌동에서 짓는 471가구 중 151가구를 일반분양한다.24평형은 85가구.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서 삼호건설이 내놓는 409가구는 34·39·43평형으로 돼 있다. 청약부금과 서울 예금 300만원, 예금 600만원 통장 보유자들이 청약할 수 있다. 시기는 8월중으로 예정돼 있다. ●인천 거주자들은 송도신도시 적극 노려라 송도국제도시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의 분양 단지가 많아 인기가 괜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건설이 4월중 송도국제업무단지 D22블록에서 짓는 주상복합 더 센트럴파크는 31∼114평형으로 구성돼 있다.729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뉴욕 센트럴파크를 본뜬 12만평 규모의 송도 센트럴파크(중앙 공원)와 가깝다. 고층 일부 가구에서는 바다도 볼 수 있다. 분양 가격은 평당 1300만원선으로 예상된다. 도시개발사업이어서 인천 지역 거주자에게 전량 우선 공급된다. 인천지역 거주자로 청약예금 250만·400만·700만·1000만원 통장 보유자가 1순위 대상이다. GS건설은 5월에 인근인 D20·21블록에서 34∼113평형 1069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송도국제업무단지 D13·14·15블록에서도 6월 아파트 1400가구를 공급한다. 전부 인천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된다.250만·400만·700만·1000만원 청약 통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경기 용인, 화성 동탄도 노른자 포스코건설과 신동아건설이 4월중 화성 동탄의 중심상업지구 10·11블록에서 컨소시엄 형식으로 주상복합 아파트인 메타폴리스 40∼98평형 1266가구를 분양한다. 단지내에 호텔, 백화점, 영화관, 업무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화성 지역 주민에게 30%가 우선 공급된다.70%는 지역 우선 공급 탈락자와 그외 수도권 거주자에게 돌아간다. 경기 지역 거주자의 경우 40평형은 예금 300만원,46∼54평형은 400만원,68∼98평형은 500만원의 예치금이 있어야 한다. 용인에서도 물량이 많다.4월 상현동에서는 현대건설이 38∼70평형 860가구를 분양한다. 광교 신도시와 가깝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신분당선 연장 구간이 2014년 개통될 예정이다. 분양물량의 30%가 용인 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용인 동천동에서는 삼성래미안이 5월중 33∼75평형 2390가구를 지어 이중 2080가구를 분양한다. 분당 생활권 아파트로 신분당선 동천역이 개통될 경우에 강남역까지 2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용인지역 거주자에게 100% 우선 공급된다.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화성 동탄, 성남 판교에 이어 수도권 2기 신도시 중에서는 세번째로 파주 운정 신도시에서 아파트 분양이 본격화된다. 특히 A28블록의 ‘휴먼시아’ 21·24·30·34평형으로 구성된 1062가구가 6월 분양될 전망이다. 전량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공급된다.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아 분양가는 평당 800만∼900만원선일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후 10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파주 운정 신도시는 1지구 142만평,2지구 143만평,3지구 212만평을 합해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가장 넓은 총 497만평 규모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다양해진 CMA 따져보고 들자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인기를 끌면서 19개 증권회사가 CMA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률도 올랐고 예금으로 운영되는 예금형 CMA도 등장했다.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있는 만큼 한번쯤 따져볼 필요가 있다. ●CMA 기초상품 확인부터 대우증권이 개발한 CMA는 기초자산이 예금이다. 고객의 돈을 모아 거액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구조다. 계약자는 수시로 돈을 입출금하지만 수익률은 연 4.5%다. 회사측은 이자와 세금을 매일 정산해 재투자하기 때문에 1년간 투자할 경우 0.1% 정도의 추가수익이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외의 CMA 기초자산은 환매조건부채권(RP)과 머니마켓펀드(MMF)로 나눠진다.RP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증권사가 정해진 값으로 고객에게서 채권을 다시 사는 조건으로 만든 채권이다. 따라서 채권을 파는 증권사의 신용도와 편입채권의 등급이 중요하다. 삼성증권 조완제 연구위원은 “RP에 편입된 채권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는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P에 기초한 CMA의 경우 수익률은 고객 등급에 따라 정해져 있다. MMF는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는 상품의 대명사지만 1999년 대우채 사태와 2003년 카드채 사태 이후 안정성 확보를 위해 많은 보완책을 가미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MMF에 들어갈 수 있는 채권은 신용등급이 AA등급 이상이어야 하며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90일 이내로 제한돼 있다. 실적 배당형 상품이기 때문에 MMF에 기초한 CMA 수익률은 예상 수익률이다. 둘 중 하나만 가능한 증권사도 있지만 두 가지 중 하나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종금의 특성을 살려 우량기업 어음에 투자하는 종금CMA가 있다. 종금사 상품이라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된다.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 골라야 CMA의 불편함 중 하나는 은행 이용 서비스다. 증권사마다 월급이체, 적립식 상품 연결 등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온라인 은행 이체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만큼 가입 때 수수료 면제 조건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입·출금 서비스는 대부분 우리은행과 연계돼 있다. 증권사별 계약조건에 따라 우리은행 CD기에서 돈을 찾을 때 영업시간에도 수수료를 무는 경우가 있거나 영업시간이 끝났는데도 수수료를 물지 않는 경우가 있다. 미래에셋·동양종금증권이 영업시간 외에도 수수료를 물지 않기 때문에 은행 영업시간을 종종 놓치는 사람은 고려해볼 만하다. 금융지주회사에 속한 증권사의 경우 거래실적에 따라 금융그룹 차원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CMA에 대한 부가서비스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 장점을 살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공모주 청약 때 우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카드사와 제휴,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소득공제, 주유 할인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체크카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증권사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동양종금증권은 동양생명과 연계해서 신용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며 한화증권은 보유주식을 이용해 담보대출서비스를 해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저지…지지…시민단체 반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종료 시한을 앞두고 반대하는 단체와 찬성하는 단체가 각각 막판 세몰이에 나섰다.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미 FTA협상 중단 촉구 각계각층 선언대회’를 열고 “정부가 비민주적이고 졸속으로 FTA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할 FTA 협상은 중단돼야 한다.”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김성훈 경실련 공동대표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 인사, 열린우리당 김근태·김재윤 의원, 민생정치준비모임 최재천 의원, 한나라당 권오을·홍문표 의원 등 1000여명이 ‘반FTA 시국선언문’에 서명했다. 범국본 회원 9명은 이날 낮 12시25분쯤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 1층 로비에 손님을 가장해 들어간 뒤 ‘한·미FTA STOP! FTA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FTA를 지지하는 측도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협상은 한국 경제를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 협상 체결을 촉구했다. 노부호 서강대 교수, 김종석 홍익대 교수, 현진권 사무총장,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등 40여명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약식 가두행진을 벌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13)홍세태의 활약상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13)홍세태의 활약상

    북악산 아래 장동 김씨들이 모여 살았다. 영의정 김수항의 셋째아들 김창흡(金昌翕·1653∼1722)이 1682년에 낙송루(洛誦樓)라는 만남의 공간을 꾸리자 노론 계열의 시인들이 자주 모여 시를 지었다. 한 동네에 살았던 홍세태도 이곳에 드나들며 동갑내기 김창흡·이규명과 신분을 따지지 않는 친구가 되었다. 세 사람은 낙송루에서 자주 베개를 나란히 하고 누워 함께 잠을 자며 시를 주고받았다. 뒷날 이규명이 먼저 세상을 떠나자 홍세태가 그의 시집 발문에서 처음 만나던 시절을 회상하며 “한마디에 마음이 맞은 것이 마치 돌을 물에 던진 듯하여, 망형지교(忘形之交)를 허락하였다.”고 적었다. 여러 살 차이 나는 사람들이 그것을 잊고 친구처럼 사귀는 것이 망년지교(忘年之交)이고, 양반과 중인·상민이 신분 차이를 잊고 친구처럼 사귀는 것이 망형지교이다. 김창흡과 친구가 된 인연으로 홍세태는 통신사 부사 이언강의 자제군관으로 일본에 갈 수 있었다. ●일본에서 구해온 그림을 낙송루에 걸고 조선시대 지식인들은 글만 읽고 지은 것이 아니라 글씨도 잘 써야 했고,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은 그림으로 그렸다. 연암이나 다산을 비롯한 실학자들의 그림이 많이 남아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신위(申緯)같이 세 가지를 다 잘하면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이라 칭찬했다. 홍세태는 일본에 가서 그림을 많이 그려주었으며, 일본 화가의 그림을 구해오기도 했다. 눈 내리는 강가에서 노인이 혼자 낚시질하는 그림을 김창흡에게 선물하자, 김창흡은 이 그림을 낙송루에 걸고 화답하는 시를 지었다. 홍세태가 그림을 구해 준 뜻을 “자연으로 돌아가 살라.”고 받아들인 것이다. 기사환국(1689)에 김수항이 죽자, 김창흡은 결국 영평에 은거하였고 낙송시사는 흩어졌다. 몇년 뒤에는 형이 영의정에 올랐건만, 평생 벼슬하지 않고 시와 학문을 즐겼다. 한양에 홀로 남은 홍세태는 임준원의 도움을 받으며, 위항시인들의 모임인 낙사(洛社)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북악에 유하정 짓고 제자들에게 시 가르쳐 홍세태는 쉰살쯤 되었을 때 북악산 아래 집을 짓고 유하정(柳下亭)이라는 편액을 걸었다. 좌우에 등잔과 책을 놓고 그 사이에서 시를 읊었지만, 살림살이라곤 아무 것도 없어 썰렁하였다. 아내와 자식들이 굶주렸지만 그는 마음에 두지 않았는데,8남2녀나 되는 자식들은 하나둘 병이 들어 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위항시인 정내교는 스승 홍세태를 처음 만나던 무렵을 이렇게 회상했다. 내가 처음 유하정에서 공을 뵈었을 때, 공의 나이가 벌써 쉰이나 되었다. 수염과 머리털이 희끗희끗한 데다 얼굴빛은 발그레해서 마치 신선을 바라보는 듯하였다. 이 해에 온 중국 사신은 글을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의주까지 와서 우리나라 시인의 시를 보여달라고 청하였다. 조정에서는 누구의 시를 가려뽑을 건지 어려움에 처했는데, 당시의 재상이 공을 추천하였다. 임금께서도 “내 이미 그의 이름을 들었다.”고 하셔서 곧 시를 지으라고 명하여 보냈다. 얼마 안 되어 이문학관(吏文學官)에 뽑혔다가 승문원(承文院) 제술관(製述官)으로 승진하였다. 이문학관이나 승문원 제술관은 외국에 보내는 글을 담당하는 전문직이다. 역관이자 시를 잘 짓는 홍세태가 맡기에 알맞은 직책이었다. 임기가 끝나기 전에 모친상을 당해 벼슬을 떠났다가 삼년상을 마친 뒤에 승문원으로 다시 돌아왔으며, 찬수랑(纂修郞)으로 옮겨 우리나라의 시 고르는 일을 맡았다. ●위항시인들의 시선집 ‘해동유주´를 편찬 문인이 세상을 떠나면 후손이나 제자들이 망인의 작품을 수집해 문집을 간행했다. 그러나 문집 간행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우선 글을 잘 지어야 했고, 적어도 책 한권 분량은 되어야 했으며, 편집비와 간행비가 마련되어야 했다. 이런 세 가지 조건이 다 갖춰져도 사회에서 문집을 낼 만한 인물이라고 인정받아야만 가능했다. 아무리 글을 잘 지어도 작품이 몇편 되지 않으면 책으로 편집할 수 없었고, 출판비를 부담할 사람이 없으면 역시 간행할 수 없었다. 홍세태 이전에 위항시인으로 문집을 낸 사람은 노비 출신의 유희경이나 최기남 정도였다. 한시를 배운 중인이나 상민의 숫자가 임진왜란 뒤부터 늘어났지만, 아직 문집을 낼 만한 시인이 별로 없었다. 문집이 간행되지 않은 채 몇십년이 지나면 원고가 다 흩어져, 후세에 이름도 남지 않게 된다. 그래서 최기남과 어울려 삼청동에서 시를 지었던 위항시인 여섯명이 1658년에 161편의 작품을 모아 ‘육가잡영(六家雜詠)´이라는 시선집을 냈다. 일종의 동인지였는데, 이들이 역관이나 의원같이 경제력을 지닌 중인들이었으므로 가능하였다. 이로부터 다시 50년이 지나자 위항시인들의 작품이 많아졌다. 직업도 다양해졌으며, 시사(詩社)도 많아져,‘육가잡영´같이 동인지 성격으로 그 많은 시인과 작품을 감당할 수는 없었다. 그러자 김창흡의 형인 대제학 김창협(金昌協·1651∼1708)이 홍세태에게 위항시인들의 시선집을 편찬해 보라고 권하였다. “우리나라 시 가운데 채집되어 세상에 간행된 것이 많지만, 위항의 시만은 빠져 없어지고 전하지 않으니 애석하다. 그대가 이것을 채집해 보게.” 김창협은 “천기(天機)가 깊은 자만이 참다운 시를 지을 수 있다.”는 천기론을 내세운 문인이기에 그런 제안을 했으며, 편집자로는 홍세태가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천기는 태어날 때부터 하늘에서 부여받았던 본래의 순수한 마음인데, 조탁하거나 수식하지 않고도 시를 지을 수 있는 바탕이다. 홍세태는 1705년에 낙사(洛社) 동인인 최승태의 시집에 서문을 써주면서 위항시인과 천기론의 관계를 이렇게 부연 설명했다. “시는 하나의 소기(小技)이다. 그러나 명예와 이욕에서 벗어나 마음에 얽매인 바가 없지 않고는 잘 지을 수가 없다. 장자(莊子)가 말하길 ‘욕심이 많은 자는 천기가 얕다.´고 하였다. 예로부터 살펴보면 시를 잘하는 사람은 산림(山林) 초택(草澤) 사이에서 많이 나왔다. 부귀하고 세력있는 자라고 해서 반드시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로 미루어 보면 시는 작은 것이 아니다. 그 사람됨까지도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신분불만? 천기론 설파 시를 통해서 사람됨까지도 알아볼 수 있다는 말은 개성을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한 개성은 빈부나 귀천에 달린 것은 아닌데, 벼슬을 얻기 위해 과거시험에 몰두한 양반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학문을 하거나 시를 지을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태어날 때부터 권력에 욕심을 가질 수 없었던 위항시인들이 더 좋은 시를 지을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때까지 위항시인들은 이름난 사람이 없었으므로, 그들의 후손을 찾아 유고를 얻어보는 일부터 힘들었다. 그는 ‘모래를 헤쳐 금을 가려내듯´ ‘사람들이 입으로 외우기에 알맞은 시´를 찾아 10여년 동안 48명의 시 235편을 골랐다. 책에 실린 시인의 후손들이 출판비를 모아 1712년에 간행했는데, 김창협이 이미 세상을 떠난 지 4년 뒤였다. 홍세태는 “(잘못 골랐어도) 바로잡아줄 만한 사람이 없는” 것을 아쉬워하며 머리말을 썼다.‘해동유주(海東遺珠)´라는 제목은 ‘해동에 버림받은 구슬´이란 뜻도 되며,‘해동에서 시선집을 낼 때에 빠졌던 구슬´이란 뜻도 된다. 빛도 이름도 없이 땅속에 묻혀버릴 뻔했던 위항시인들의 작품이 그 덕분에 후세에 전해졌다. 그는 69세 되던 해에 자서전적인 시 ‘염곡칠가(鹽谷七歌)´를 지었는데, 그 첫번째 노래는 이렇다. ‘나그네여. 나그네여. 그대의 자가 도장이라지./자기 말로는 평생 강개한 뜻을 지녔다지만/일만 권 책 읽은 게 무슨 소용 있나./늙고 나자 그 웅대한 포부도 풀더미 속에 떨어졌네./누가 천리마에게 소금수레를 끌게 했던가?/태항산이 높아서 올라갈 수 없구나. 아아! 첫번째 노래를 부르려 하니/뜬구름이 밝은 해를 가리는구나.´ 자기 같은 천리마에게 소금수레나 끌게 하는 사회가 바로 그가 인식한 현실이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제자들에게도 천기를 잘 보전하여 시를 지으라고 권하였다. 제자 정민교가 일자리를 찾아 지방으로 내려가게 되자, 홍세태가 글을 지어 주었다. ‘재주가 있고 없는 것은 내게 달렸으며, 그 재주를 쓰고 쓰지 않는 것은 남에게 달렸다. 나는 내게 달린 것을 할 뿐이다. 어찌 남에게 달린 것 때문에 궁하고 통하며 기뻐하고 슬퍼하다가, 내가 하늘로부터 받은 것을 그만둘 수 있으랴?´ 중인 이하에게 벼슬길을 제한하는 사회제도 때문에 슬퍼할 게 아니라, 타고난 천기와 글재주를 맘껏 발휘하라는 충고이자, 사대부 문단에 대한 불만 선언이다. 그의 천기론은 후대에 더욱 발전하여 위항시인들이 방대한 분량의 시선집을 출판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서울광장] 한·미 FTA 손익계산서로 말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미 FTA 손익계산서로 말하라/우득정 논설위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앞으로 1주일 후면 마침표를 찍는다.26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의 ‘끝장 협상’이 대미를 장식한다. 최종 타결시점은 30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고위급 회담에서도 자동차, 섬유, 의약품, 지적 재산권, 시청각 서비스 부문 등 핵심 쟁점에서 양국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지만 1년 2개월의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딜 브레이커’(협상결렬 요인)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한·미 FTA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타결이 되더라도 협상보다 더 험준한 국회 비준이라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벌써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미국이 정한 시한인 이달말까지 타결할 생각이라면 “김근태를 밟고 가야 한다.”며 다음 정권으로 넘기라고 요구한다. 천정배·권오을 의원 등 적잖은 국회의원들은 협상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미 FTA를 극력 반대하는 민주노동당은 보름 이상 단식 투쟁으로 맞서고 있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도 단식에 동참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거듭된 각성 촉구에도 불구하고 진보를 표방해온 정치인과 시민단체들이 ‘반(反)FTA’ 기치 아래 속속 몰려들고 있다. 한·미 FTA 협상 초기, 전문가들은 “대외 협상이 절반, 대내 설득이 나머지 절반”이라며 ‘투 트랙 접근법’을 제시했다. 국내 이해관계자 설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국내 설득의 필요성을 뒤늦게 깨닫고 지난해 가을 한·미 FTA체결지원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기껏해야 인터넷 홍보 수준에 맴돌고 있다. 그러나 이젠 ‘아웃 복싱’으로는 안 된다. 협상 때와는 달리 주고받을 것도 없는 반대론자들을 ‘맨입으로’ 설득해야 한다. 정부가 여론에서 우위에 서려면 무엇보다 먼저 한·미 FTA가 남는 장사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한·미 FTA 추진 선언 당시 목표로 제시했던 국가경쟁력 향상, 투명성 제고, 신기술과 선진기법 도입 등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되는지 소명해야 한다. 분야별 손익계산은 말할 것도 없고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돌아올 피해와 혜택도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협상팀에 주문한 ‘장사꾼의 논리’가 얼마나 관철됐는지를 수치로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계산서는 지난해 3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놓은 최장 10년간 대미 무역수지 47억달러 감소(쌀 개방시 73억달러)가 전부다. 반면 미국은 한·미 FTA로 얻게 될 잠재적 이익을 170억∼430억달러로 추정한다. 반대론자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예속될 것이라느니, 광우병 소가 몰려 온다는 식으로 반미 정서를 자극하는 반대론으로는 곤란하다. 협상 내용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미국에 몽땅 내줬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펼치는 반대론으로는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최대 피해액으로 부풀릴 게 아니라 플러스 효과에 비해 마이너스 효과가 얼마만큼 더 크므로 반대한다는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미 FTA는 국내 산업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상을 초월한다. 맹목적 찬성이나 반대는 금물이다. 국익을 생각한다면 국회 비준 때까지 치열한 공방을 펼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전문가들이 나서야 한다. 얼치기 전문가들이 판을 좌지우지하게 해선 안 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BDA 송금 지연’ 6자 발목

    |베이징 김미경특파원·서울 서재희기자|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동결자금 2500만달러의 북한 계좌로의 송금작업이 당초 알려졌던 21일 이뤄지지 않고 지연되면서 제6차 6자회담이 ‘2·13합의’ 이행을 위한 협의를 진전시키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했다. 이에 따라 회담 참가국들은 회기를 하루 이틀 더 연장키로 했다.6자회담 참가국들은 회담 3일째인 이날 잇단 양자회동에 이어 오후 늦게 수석대표회의를 갖고,BDA문제 해결 및 비핵화 초기조치 이행 등을 협의했으나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오늘(21일)까지 BDA 북한 돈이 기술적인 문제로 송금되지 못했다.”며 “휴회를 하자는 참가국이 없어 회기를 연장, 하루 이틀 더 회의를 진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BDA 북한자금 송금과 관련, 북측으로부터 50개 계좌 소유주의 계좌이체 신청을 받는 문제와, 당초 북·미간 송금하기로 한 중국은행이 돈을 받는 것을 꺼리는 등 기술적인 문제가 겹쳐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도 당장 휴회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다.”며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BDA 동결자금만 받게 되면 실질적인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내일(22일)이라도 BDA문제가 해결되면 실질적인 협의가 시작될 수 있고, 시작이 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천 본부장은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오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나라들이 북한이 원하는 계좌에 돈을 보내려고 애를 쓰는데 보낼 수 없는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며 “돈이 보내지지 않는 한 북한을 협상장에 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없다.”며 협상 진전이 어려움을 시사했다. 한편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대 정치학과 총동창회 월례 조찬강연회에서 “북한은 골치 아프고 알 수 없는 집단이며 그런 과정에서 외교는 ‘대실패’와 ‘구미에 맞지 않는 결과’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지 딱 맞는 뭐를 가질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핵보유 배경은 복합적인 만큼 ‘외과 수술식’ 접근방법은 적합지 않고 입체적 접근방법이 필요하며 이런 데 한·미가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chaplin7@seoul.co.kr
  • [가짜 미술품 판친다] (상) 사례별 유통 실태

    [가짜 미술품 판친다] (상) 사례별 유통 실태

    국내 미술시장이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만에 활황을 맞아 들썩거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구조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해 미술 애호가들을 울리고 있다. 거래되는 미술품에 제대로 된 보증서나 출처정보(provenance·작품 소유주에 대한 역사정보)가 없을 뿐더러, 위작으로 인한 피해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위작은 화랑 뿐아니라 경매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게다가 위작인지, 진품인지 가려야 하는 전문감정기구와 전문인력의 신뢰도도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미술품의 가짜 유통실태에 대해 세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10년만에 호황 속 피해 속출 미술품 10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한모(44)씨는 지난 2001년 지금은 사라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화랑에서 서양화가 권옥연(84) 화백의 6호크기 소녀 그림을 구입했다. 권 화백은 첫사랑의 애잔한 기억을 연상시키는 청회색조의 미인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림은 위작으로 판명돼 한씨는 일주일 뒤 그림값 1000만원을 환불받았다. 그러나 당시 화랑 주인은 “내가 볼 때는 진짜가 맞다.”고 강변했다. 한씨는 “가짜 그림을 팔고 나서도 환불만 해주면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A화랑에서 조각가 헨리 무어의 소품을,B화랑은 백남준 작품을 지하실에서 제작해 팔았다.”며 위작품 제작에 화랑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황필홍(53)씨는 19세기 개화기 미술작품을 수집하고 있으며 개화공정미술(開化工程美術) 대표로 있다. 그도 서울옥션에서 구입한 서예 글씨를 환불 조치받았다. 황씨는 지난해 4월 실시된 서울옥션 101회 경매에서 독립운동가 해공 신익희 선생이 ‘同智相謀(동지상모)’라고 쓴 휘호를 420만원에 낙찰받았다. 하지만 미술품 소장가 협회원들과의 논의 끝에 위작이라고 결론지었다. 여러차례 고미술협회와 서울옥션 간의 소견서에 대한 진위 공방이 있은 뒤 결국 낙찰금을 돌려받았다. 그는 서울옥션에 이 작품이 진품일 수 없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해 보내주었다. 서울옥션 심미성 부장은 “신익희 선생의 글씨가 가짜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7∼8개월 이상 문제가 길어지다 보니 결국 경매를 의뢰한 원 소장자에게 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옥션측은 위작 논쟁으로 낙찰금을 돌려주는 경우는 1∼2년에 한번 있는 희귀한 사례라고 밝힌다. 특히 해공 작품은 소장자와 구매자 모두 가짜라고 확실히 결론지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환불해 주면 그만” 의식 사기판매 부채질 황필홍씨는 “위작 문제를 제기하자 경매사에서 양주를 가져와서 진위와 상관없이 돈은 돌려주고, 신익희 선생의 작품이 나오면 가장 먼저 연락을 주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가짜를 팔 수 있고, 문제가 되면 환불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경매사의 직무유기이자 사기극”이라며 “위작 문제를 환불로 덮는 것은 사기 판매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황씨는 2005년 서울옥션 97회 경매에서 900만원에 낙찰받은 초의대사의 글씨도 위작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 후기의 대선사로 추사 김정희와 친구로 지낸 초의대사가 예서(隸書)체로 쓴 오언율시(五言律詩)와 흡사한 작품이 나타난 것. 황씨가 낙찰받은 작품과 필체, 크기, 내용 등이 거의 동일한 작품을 소장한 편영우(67) 중화문화연구원 대표. 초의대사의 글씨를 20년전 전남 순천에서 여학교를 세운 한 갑부로부터 구입했다고 밝혔다. 편씨는 서울옥션에 소장품의 실물 복사본과 두 작품 가운데 어느 것이 진품인지를 묻는 통지서를 보냈으나, 오히려 다른 제3의 작품에 대한 소견서가 왔다고 분개했다. ●감정 능력도 부실 서울옥션은 외부 감정위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작품 판매 이후에는 옥션이 진품임을 보장한다는 보증서를 구매자에게 제공한다. 하지만 근·현대 미술품을 독점적으로 감정하고 있는 한국화랑협회 산하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의 공신력은 국내 유일의 미술품 감정기관이란 위상에 못 미친다. 오지호(1905∼1982) 화백의 초기 석고 데생작품을 구입한 황필홍씨는 미술품감정연구소에 진위를 의뢰했으나 위작이라고 판명받았다. 오 화백이 본명인 ‘吳占壽’를 한자로 쓴 서명을 감정위원들이 알지 못했다고 판단한 황씨는 오 화백의 아들 오승우 화백에게 감정을 다시 의뢰했다. 이에 오승우 화백은 데생작품 뒤에 진품이 맞다고 자필서명을 해주었다. 결국 미술품감정연구소는 위작이라 판정했던 본래 입장을 바꿔 감정불가란 소견서를 재차 보내왔으며, 감정수수료 33만원도 반환했다. 초빙 감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명석(60) 우림갤러리 대표의 말은 매우 시사적이다.“최근 그림값이 급등한 천경자 화백의 작품에 대한 감정 의뢰가 많이 들어오고 있으며, 박수근·이중섭의 작품은 절반 정도가 위작으로 판명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화랑협회의 1982년부터 2001년까지 20년간 미술품 감정결과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같은 가짜 작품의 유통량이 평균 29.5%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300/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기원전 480년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세스의 수십만 대군을 테르모필(뜨거운 문)의 협곡에서 저지했던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와 300인의 전사.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페르시아의 침공을 맞았을 때, 레오니다스는 “스파르타가 멸망하거나, 아니면 스파르타의 왕이 죽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다고 한다. 헤라클레스의 후예는 물론 후자를 운명으로 선택한다. ‘300’은 바로 이 전설적인 전투를 다룬 영화다. 아니나 다를까, 페르시아의 후예들이 이 영화를 보고 발끈했다고 한다. 이란 대통령의 문화정책 보좌관은 “이 영화가 역사적 진실을 왜곡했을 뿐 아니라 이란을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란의 유력한 신문들 역시 “할리우드가 이란에 전쟁을 선포했다.”거나,“미국의 대외정책을 정당화했다.”고 주장하며 격앙된 입장을 보였다. 사실 이 영화를 보며 나 역시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대사는 미국의 전투적 우익들이 즐겨 사용하는 어법. 스파르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런 대사들의 바탕에 ‘가상의 적을 향해서는 선제적, 공격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깔려 있음을 모르고 이 영화를 보려면 정치의식이 어지간히 무뎌야 한다. “파병을 해야 한다.”는 왕비의 대사는 수렁에 빠진 이라크 미군을 위해 병력을 증파하라는 주문일 수도 있고, 크세르세스의 후예들을 혼내주기 위해 페르시아만에 군대를 보내야 한다는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전쟁 대신 외교적 해결을 주장하는 이는 적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테론 의원이 되고, 자국 군대가 밖에서 싸우는 상황에서 반전운동을 하는 이들은 페르시아군에게 우회로를 알려준 배신자 에피알테스가 될 판이다. 영화 ‘300’에 깔려 있는 멘탈리티는 이라크전 4주년을 맞아 워싱턴 거리로 몰려나온 찬전론자들의 피켓 위에 고스란히 적혀 있다.“힘을 통한 평화를”,“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다”,“자유주의자들은 적을 돕고 있다”. ‘300’의 바탕에 깔려 있는 무의식은 이 전투적 우익들이 들고 나온 피켓 위에 적혀 있다. 대한민국의 어느 모자라는 평론가는 이 영화에 “병역 기피자들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라는 평으로써 우울하던 내게 오랜만에 폭소를 선사해 주었다. 페르시아 전쟁을 ‘동양의 전제주의에 대한 서양 민주주의의 승리’로 해석하는 틀은 역사가 깊은 편견이다. 하지만 그리스의 민주주의 역시 노예제에 기초해 있었다. 거기서 자유민들 사이에서나마 민주주의가 존재했던 것은 역사적으로 선진적 현상이라기보다는 문자문화의 도입이 늦어 구술문화 단계에 있었던 그리스 사회의 후진성의 결과였다. 그게 나중에 운 좋게 인류의 훌륭한 문화유산이 된 것일 뿐. 영화 속에 스파르타인들이 아테네인들을 ‘게이’라고 무시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 대사를 들으며 전쟁으로 지켜야 한다는 미국의 그 ‘자유’가 과연 아테네를 닮았나, 스파르타를 닮았나 하는 물음이 떠올랐다. 약한 아이를 죽여 버리는 스파르타의 관습은 나치 독일의 우생학을 닮았고, 일곱 살부터 전투훈련을 시키는 스파르타의 제도는 유치원 아이들에게 소총 들고 달리게 하는 북조선 군사문화를 닮았다. ‘자유’를 생명으로 한다는 미국이 이제 와서 스파르타의 전체주의를 국가의 이상으로 여기게 된 것은 매우 이상한 역설이다.‘300’은 컴퓨터 생성 이미지로 된 새로운 유형의 정치의식, 즉 역사와 신화가 한데 어우러진 디지털 시대의 ‘판타지형 정치의식’을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그냥 백인우익 마초 근성을 비웃으며 디지털 기술의 미학성을 즐기면 될 일이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BDA 北계좌 동결 해제] 비핵화 이행 급물살 타나

    [BDA 北계좌 동결 해제] 비핵화 이행 급물살 타나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핵 6자회담 ‘2·13합의’ 이후 한달여만인 19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된 제6차 6자회담이 방카델타아시아(BDA) 굴레에서 벗어나면서 6자 수석대표들은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등 초기조치에 이어 다음 단계인 핵시설 불능화까지의 이행 로드맵을 구체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2·13합의에 따라 초기조치 이행 시한인 60일내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및 이에 따른 중유 5만t 지원은 큰 어려움 없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초기조치 이후 핵프로그램 신고 및 핵시설 불능화 조치까지는 구체적 개념 및 이행시한 등이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집중적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조치와 관련, 북한은 “BDA 동결자금이 전액 해제되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에 BDA 자금이 풀려 곧 북측에 반환됨에 따라 영변 핵시설 폐쇄 조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은 BDA 해제를 초기조치 이행의 선행조건으로 요구해왔기 때문에 동결자금을 곧 돌려받으면 초기조치 이행 시한인 다음달 15일 전에도 액션을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북측이 조만간 BDA 자금을 받으면 이르면 이달 말쯤에도 핵시설을 가동중단하고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이 방북하면 중유 5만t이 북한에 도착하고,IAEA의 감시·검증을 통해 핵시설 폐쇄·봉인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60일 이후 2단계 조치 이행에 들어가는 것이다.6자 수석대표들은 3개 실무그룹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이 오는 5월쯤 2단계 첫 지원분으로 중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원칙만 협의했을 뿐 불능화 개념과 핵프로그램 목록 신고, 불능화까지의 시한 및 로드맵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불능화 개념에 대해 각국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핵폐기 돌입이라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기술적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수석대표들은 핵시설 불능화까지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핵프로그램 신고와 불능화 절차를 병행 추진하고, 불능화 조치 착수 목표시기를 올 상반기 중으로 정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북측의 호응여부는 미지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날 “납치문제에 진전이 없는 한 에너지 지원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사실도 결정적 걸림돌은 아니나, 작은 변수로 남아있다. 그러나 정부 소식통은 “신고·불능화 이행 과정을 4∼5단계로 나누고, 그에 맞춰 나머지 중유 95만t 상당을 지원하는 계획이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haplin7@seoul.co.kr ■ 직접 반환대신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이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005년 9월 이후 6자회담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2·13 합의’에 따른 북핵 폐기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는 19일 “동결자금 처리는 마카오 법에 따라 마카오 당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면서 “북한은 마카오측과 법적이고 기술적인 조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계좌 처리를 일임받은 마카오 금융관리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동결 계좌 처리 절차가 계좌주의 지시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동결된 북한 50여개 계좌는 대부분 한명철 전 조광무역 총지배인 등 조광무역측 관계자 명의로 돼 있다. 일단 북한측은 마카오에 대기했던 실무단 4명을 통해 예금을 인출한 뒤 전액 ‘중국은행’의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이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금은 이후 북한 대성은행으로 다시 이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중국은행은 중국의 최대 외환은행으로 북한의 주요 거래창구 가운데 하나이다. BDA에 대해서는 미국 금융기관과의 직·간접 거래가 완전히 중단되면서 청산 과정을 거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통·폐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카오측은 북한 계좌가 미국·북한·중국의 합의에 따라 ‘반환’으로 결정된데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이 과정에서 BDA가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서는 적지 않게 ‘억울함’을 표시해 왔다. 마카오는 글레이저 부차관보가 17일 마카오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미국측에 거듭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시하며 반발했으나, 결국 미국의 설득과 압박에 굴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동결된 계좌의 돈이 대량살상무기(WMD) 거래 등 불법행위를 했거나 가담했을 것으로 보이는 ‘예금주’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등 나름의 명분을 챙겼다.‘불법행위자’에게는 처벌이 가해지도록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도록 한 것이다. jj@seoul.co.kr ■ 6者 틀속 식량·학교설립등에 쓰일 듯 |베이징 김미경특파원|“우리(미국)는 이것(해제된 북한 자금의 인도적 사용)이 북한의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19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동결자금 해제를 발표한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는 이 자금을 인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BDA 문제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BDA로부터 조만간 자금을 전액 돌려받으면 이를 인도적·교육적 목적을 포함, 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만 쓰겠다고 약속했다. 반환되는 자금의 인도적 사용은 지난 15일 실무그룹 회의가 시작된 뒤 북측이 한·미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13합의’에 따라 발전기 제공 등 대북 인도적 지원에 참여하기로 했기 때문에 북한의 이같은 제안에 선뜻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제되는 2500만달러(약 240억원)가 북한에서 어떻게 인도적으로 쓰일지가 관건이다. 우선 쌀 등 식량과 비료, 의약품 등의 구입과 학교 지원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용도로 제대로 쓰이는지에 대한 다른 5개국의 감시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돌려준 돈에 대해 검증제도가 있다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이를 검증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 향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chaplin7@seoul.co.kr ■ 힐차관보 일문일답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19일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마카오 법에 따라 일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도 가급적 빨리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이 언제쯤 돌려받게 되나. -하룻밤 사이에 이뤄질 수 있겠나. 여러 과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 ▶북한뿐 아니라 계좌 소유주 모두 인도적 목적에 쓰는 것에 동의했나. -그렇다. 마카오 정부와 북한이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할 것이다. ▶중국 은행계좌에 돈이 들어간다는 것이 중국이 이 돈을 어디에 쓰는지 감시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뜻하나. -어떤 법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중국의 적당한 관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자금이 인도적 목적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어떻게 확신하나. -보장은 없지만 문제를 푸는 데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결정이 북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나. -그렇지 않다. 불법적 행동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으로 본다.18개월 전 상황과 지금을 비교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jj@seoul.co.kr ■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미의회 설득 더 큰문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됐던 북한 자금을 해제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미 정부의 북핵 문제 해결 의지가 놀랍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미국이 곧 다가올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와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경제제재 해제 문제도 적극적으로 처리할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망했다. ●미 국무부의 정치논리가 재무부의 법리에 승리 BDA 북한 자금 전면해제는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미 결정한 사안이었다고 우리 정부 고위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불법 국제금융 거래를 단속하는 재무부 당국자들이 불법거래에 관련된 북한의 계좌까지 해제하는 데는 반대해 미 정부 내에서 의견을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북한의 외교 당국자들은 미 재무부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반환된 자금을 인도적인 용도로 사용한다는 묘안을 제시하게 된 것이다. 한때 미 정부는 마카오 당국에 제재 문제를 떠넘기는 식으로 얼버무리려 했으나 북측의 강력한 반발로 직접 해결에 나섰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미 재무부의 대북 조사 및 협상 담당자였던 대니얼 글레이저 테러금융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가 함께 BDA 북한 자금의 전면해제를 발표한 것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45일전 의회에 보고해야” 미국과 북한은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지금까지 서너 차례 테러지원국 제외 문제를 협의했다. 그때마다 미국이 북한측에 제시한 해제 조건은 달랐다고 외교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러나 미측이 제시했던 조건들을 대체로 북한이 충족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 현재 남아 있는 중요한 현안은 일본인 납치 문제이지만, 반드시 이 문제가 해결돼야만 테러지원국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오히려 그보다는 부시 행정부가 미 의회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가 테러지원국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45일 전에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달 발표되는 국무부 보고서에서 북한이 빠지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 정부의 테러지원국 해제 움직임에 공화당 의원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하원 외교위원회 일리나 로스레티넨·에드워드 로이스·도널드 만줄로 의원은 16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하려는 성급한 시도는 저지하겠다.”고 경고했다. dawn@seoul.co.kr ■ 5분지각 김계관 “베이징에 봄이 왔다”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베이징에도 봄기운이 찾아왔다.”(북한측 김계관 수석대표),“댜오위타이(釣魚臺)에도 봄이 찾아오고 있다.”(한국측 천영우 수석대표) 제6차 6자회담이 개막된 19일 수석대표들은 밝은 표정으로 회담장인 댜오위타이로 속속 나타났다. 이날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해결됐다는 미국 정부의 성명 발표 이후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수석대표회의에서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수석대표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었다. 지난 17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이틀간 아무도 만나지 않고 ‘칩거’했던 김 부상은 이날 엷은 미소를 머금은 채 회담장에 나타났다. 그러나 수석대표회의 이후 개막식에서 김 부상은 다른 대표단이 모두 입장한 지 5분여가 지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회담장 안팎이 한때 술렁이기도 했다. 지난 15일 시작된 6자회담 실무회의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계관 부상은 약속이라도 한 듯 “봄이 왔다.”며 해빙 무드를 소재로 기조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어 “6자간 신뢰관계가 필요하다.”,“한반도 정전체제를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시작하자.”며 서로에 대한 압박 작전을 펼쳤다. 특히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로 북측과 갈등을 빚어온 일본은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 주목받았다. 그러나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회의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북측 김계관 부상과 일본측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국장은 납치문제 관련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가시돋친 설전을 벌이다가 사사에 국장이 “향후 더 협의하자.”고 한발짝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측 천 수석대표는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간 공동의 포괄적 접근 맥락에서 BDA 해법을 논의해 왔는데 협의대로 돼 다행스럽다.”며 BDA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를 강조, 눈길을 끌었다. chaplin7@seoul.co.kr
  • 이라크전 4주년… 美 반전시위 몸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0일로 이라크 침공 4주년을 맞는 미국은 ‘분열’과 ‘분노’가 물결치고 있다. 미 정치권은 이라크 전이라는 수렁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가를 둘러싸고 소모적인 논쟁을 계속하고 있으며, 장기화된 전쟁에 지친 미국인들은 반전과 철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거짓말에 지쳤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는 전국에서 몰려온 수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전 시위가 열렸다. 반전 시위대는 ‘이라크에서 신속한 철수를’,‘조지 부시 대통령 탄핵’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반 이라크 전, 반 부시 구호를 외치며 워싱턴 중심부의 링컨 기념관에서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펜타곤(국방부 청사)까지 행진했다. 해병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던 72세의 폴 밀러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국가지도자를 신뢰해왔지만 이라크 전과 관련한 정부 거짓말에 환멸을 느껴 캘리포니아에서 날아왔다.”고 말했다. 일부 기독교단체들은 이라크 전을 ‘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하며 즉각적인 철수를 촉구했다. 반면, 일부 참전용사들을 비롯한 보수 세력들도 이라크전 지지 시위대를 만들어 “힘을 통한 평화를”,“우리는 지금 전쟁중이다”,“자유주의자들은 적을 돕고 있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전쟁 지지 시위를 펼쳤다.●42일만에 승전 선언,4년 뒤엔 철수 고민 2003년 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개전 42일만에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미군은 이후 4년이 지나도록 이라크를 안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을 사로잡아 처형하고, 새 이라크 정부를 구성했지만 미군은 저항세력의 끝없는 테러 공격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아파와 수니파 간의 권력다툼으로 내전이 확산되면서 이라크 주민들의 반미감정도 커져 미군 철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았다. 부시는 이라크에 3만명의 미군을 추가로 투입하기 위해 의회를 설득중이다. 미 의회도 민주당과 공화당이 철군 문제를 놓고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지루한 정치공방만 계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에는 하원 세출위원회가 철군안에 찬성하는 예산안 표결을 한 반면, 상원에서는 철군안이 부결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dawn@seoul.co.kr
  • [특파원 칼럼] 민생의 이면/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지난 5일은 천안문 광장 일대에 가장 많은 오성홍기(五星紅旗)가 내걸리는 날이었다. 그 많은 깃발들이 다리미로 다려놓은 듯 깃대와 직각으로 펼쳐졌다. 바람이 연출한 장관이었다. 여간해선 펴지지 않는 광장 중앙의 초대형 깃발도 힘차게 나부꼈다. 바람 많은 베이징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 일이다.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5차회의는 이런 가운데서 시작했다. 이보다 하루 앞서 개막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함께 이번 양회(兩會)는 ‘민생’이라는 단어로 출발했다. 물론 중국 언론이 내건 표제어다. 많은 서방 매체들도 이에 초점을 맞춰 이번 양회를 보도했다. 지난해에 이어 투명성도 강조됐다. 하지만 올 양회는 범상치 않은 바람만큼이나 예전과 다른 이면을 보여줬다. 우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글이 느닷없다.‘사회주의 초급단계의 역사적 임무와 대외정책의 몇가지 문제에 관해’라는 제목의 글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분석처럼 그저 “최근 잇따르는 민주화 압력과 자유주의 지식인들의 개혁 요구에 대한 당국의 공식 반응”일 뿐인가. 발표 시점이나 공개 장소도 없이 2월27일자로 국영 신화통신이 전재한 형식이다. 원자바오 총리는 취임 이래 이같은 방식으로 글을 낸 적이 없다. 이처럼 이례적인 일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비정상적 상황은 비정상적인 인사(人事)로 대변된다. 오는 10월 열리는 17차 당대회는 4세대 지도부의 2기 출범식.3세대의 그늘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각 성(省)의 서기와 성장 인사가 마무리돼 힘의 토대가 구축돼 있어야 할 때다. 그러나 인사는 지금까지 14곳에서만 이뤄졌다. 예전 같으면 이미 지난해 말에 다 끝나야 할 일이다. 한 중국 인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까지 했다. 내부적으로는 오는 6월까지 정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지지만, 그마저도 달성될지 의문이다. 각 단위에서 이른바 ‘미세 조정’까지 마치려면 시간이 급하다.‘후진타오(胡錦濤) 2기’가 자신만의 실핏줄 조직을 갖지 못한 채 출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인사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후 주석의 힘이 과거 전임자들만큼 충분치 못하다는 방증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그만큼 인사에 대한 예측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과연 9인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7명으로 줄어들 것인지, 쩡칭훙(曾慶紅)은 살아남을 것인지, 새 상무위원의 반열에는 누가 오를 것인지, 반부패 수사의 칼날은 어디까지 겨눠질 것인지…. 인사는 인사에 그치지 않는다. 인사는 당사자들의 주변 사람과 그들의 대규모 사업, 얽히고설킨 그들의 네트워크를 운명짓는다.“주요 인사들은 지금 모두 살얼음을 걷듯하고 있다.”는 것도 이해가 갈 만하다. 지난 2월의 춘제(春節)에 묻혀 조용히 지나갔던 덩샤오핑(鄧小平) 서거 10주년에 대해서도, 혹자는 “제 앞가림에 정신이 없는데 추모고 뭐고 신경 쓸 틈이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이쯤 되니, 원자바오 총리의 글은 “1차적으로 후 주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그럴싸하게 들린다. 어떤 노선에 있는지를 분명하게 선언한 행동이란 해석이다. 지금 중국의 핵심부가 얼마만큼 민감한 상태에 놓여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대목이다. 17차 당대회의 중요성과 민감성을 두고 한 경제계 인사는 “올해 당 대회 이전까지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당 지도부의 물갈이는 아예 시도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환율도, 증시도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 북핵 문제도 이 기간만큼은 잠잠해야 한다.16일 양회가 끝났다. 중국 핵심부의 소리없는 전투는 진행형이다.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복지한국,미래는 있는가 /고세훈 지음

    참여정부 내내 경제분야에서 가장 시끄러웠던 주제는 ‘성장이냐, 분배냐.’였던 것 같다. 신자유주의 국가가 추구해야 할 지상목표가 되면서 분배는 이제 ‘먼 나라 이야기’로 넘어가고, 우리 사회는 양극화의 나락으로 빠져든 지 오래다. 분배는 곧 복지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복지국가 위기론’이 싹튼다. 신간 ‘복지한국, 미래는 있는가’(고세훈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에서 저자인 고려대 공공정책학부 고세훈 교수는 이런 유의 ‘복지국가 위기론’을 이데올로기적으로 깨부순다. 복지국가의 이상은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이다. 복지국가 위기론은 사실상 이데올로기화한 신자유주의 또는 부자들의 반란일 뿐이라는 게 이 책의 핵심주장이다. 고 교수는 일관되게 사회민주주의 전파에 열중하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에게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복지’ 공약이나 복지관 운영이 이권이 되어버린 사회상황은 어떻게 해석될까. 복지관련 책의 대부분이 사회복지사 수험서인 학계의 현실은 또 어떤가. 고 교수는 한국사회가 ‘반(反)복지의 덫’이라는 심연에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사회의 복지수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2007년 국가예산 가운데 복지관련 지출은 국민총생산의 6% 수준에 불과하고,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은 선진국의 4분의 1 정도인 20%를 밑돈다. 국가복지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차상위계층 비율은 남한 총인구의 10%에 이른다. 고 교수는 3년전의 전작 ‘국가와 복지’에서 ‘생산적 복지’란 이름 아래 진행된 한국 복지개혁의 내용과 문제점을 명쾌하게 분석한 바 있다. 이번에도 그는 5부로 구성된 책에서 복지국가를 추구해야 하는 까닭을 설파한 뒤 한국복지의 현황을 짚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 교수는 책 전반에서 강한 현실비판을 추구한다. 복지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전혀 복지국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한국의 미래는? 고 교수는 한국 복지개혁의 미래와 관련,‘이해관계자 복지’를 설파한다. 종업원, 주주, 하청업체 직원, 지역주민, 소비자 등 시장 내부의 이해관계자들뿐 아니라 실업자, 장애인, 노약자 등 시장으로부터 탈락한 이해관계자들의 복지도 포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을 유독 강조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397쪽,1만 7000원.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집배원·6번째출마… 佛대선 이색후보 많아

    |파리 이종수특파원|집배원, 전체주의자, 트로츠키주의자…. 후보등록 마감을 하루 앞둔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에 출마한 군소후보들의 이색 경력이 눈길을 끈다. 현재 대선 국면은 집권당 니콜라 사르코지,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 등 3강과 극우파 장-마리 르펜의 1중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그러나 군소후보들은 당선 가능성 여부를 떠나 저마다의 정치 철학과 특이한 경력을 내세워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모두 39명. 이 가운데 극좌파인 공산주의혁명동맹의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대통령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33세의 우체국 집배원이다.2002년 대선에서 최연소 후보로 출마,4.3%를 득표하며 기염을 토했다. 같은 극좌파인 노동자투쟁당의 아를레크 라기예(67)는 ‘영구 혁명론’을 주창한 트로츠키주의자로 유명하다.1974년 여성으로는 처음 대선에 출마한 뒤 6번째 출마했다. 두 후보와 함께 ‘반자유주의 동맹’을 구축하려다 실패한 조제 보베(54)는 맥도널드 체인점을 불도저로 밀어붙이는 등의 과격한 행동으로 유명한 농민 운동가다.이브-마리 아들린은 군주제를 내걸었고, 프레데릭 니우스(40)는 수렵인 정당의 대표다. 언론인 니콜라 미게(46)는 속임수로 선출직 공무원들의 추천을 받으려다 이틀간 감옥 신세를 졌다. 비즈니스맨인 라시즈 네카즈(35) 후보는 선거운동 자금 마련을 위해 98.5㎡짜리 집을 경매에 부쳐 화제를 모았다.vielee@seoul.co.kr
  • 공시가 6억초과 주택 평균 143%↑

    공시가 6억초과 주택 평균 143%↑

    공시가격 상승으로 6억원 초과 주택보유자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은 올해 전국 평균 14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효세율은 가격대별 0.26∼0.87%로 선진국 1% 이상보다 낮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또한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세부담은 과표율 상승으로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어 정부는 보유세 부과기준일인 6월1일 이전에 보유주택을 처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15일 올해 보유세 전망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지난해보다 78%에서 최고 243%까지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은 243%, 과천 주공5단지 45평형은 185%,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62평형은 177% 오른다. 보유세액을 보면 대치동 타워팰리스2차 68평형이 2423만원, 송파 아시아선수촌 57평형이 1788만원, 분당 동양정자파라곤이 1205만원 등을 내야 한다. 하지만 시가 대비 실효세율은 1%도 안 된다. 공시가격별로는 ▲6억원 0.26% ▲8억원 0.40% ▲10억원 0.52% ▲15억원 0.75% ▲20억원 0.87% 등이다. 반면 미국 주요 도시의 실효세율은 1.3∼1.5%, 일본 1% 안팎으로 우리보다 훨씬 높다는 것. 정부는 또한 공시가격 기준으로 10억원 이하의 주택보유자 비율은 69.6%이지만 세액으로는 20%에 불과, 중산층의 실질적인 세부담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주택자는 6월 이전에 집을 팔면 세부담이 크게 경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강남 진달래아파트 25평형과 평촌 꿈마을 우성아파트 37평형을 보유한 2주택자는 집을 팔지 않을 경우 올해 857만원의 보유세(재산세 93만원, 보유세 577만원 등)를 내야 한다. 지난해 314만원보다 173% 증가하는 셈이다. 하지만 6월 이전에 25평짜리를 팔 경우 종부세는 한푼도 내지 않고 재산세 25만원에다 지방교육세 등을 포함한 보유세 부담은 46만원으로 줄게 된다. 세금으로만 811만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양도소득세 때문에 퇴로가 막혔다는 일각의 주장에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직접 사례를 들면서 반박했다. 그는 “강남 50평형짜리는 공시가격이 21억원 정도이고 양도세 부담은 2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면서 “이 정도 양도세를 물더라도 분당 50평으로 이사하려면 10억여원이 필요해 나머지는 현금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순히 세부담보다 교육·교통·주거환경을 우선으로 삼는 가구도 많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과표적용률은 올해의 경우 재산세 50%, 종부세 80%이다. 내년부터는 재산세가 5%포인트씩 높아져 2017년이면 100%가 되고 종부세는 내년에 90%,2009년에는 100%가 된다. 보유세의 전년대비 상한선은 ▲3억원 이하 5% ▲3억∼6억원 10% ▲6억원 초과는 300%이다. 한편 주택과 토지는 각각 가구별로 합산해 종부세를 부과한다. 재산세는 2차례 나눠 7월과 9월에, 종부세는 12월 에 낸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에이든 화이트 IFJ 사무총장 “평화 위한 언론인 역할은 사실보도”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평화를 위한 언론인들의 역할은 사실보도를 하는 것입니다. 한쪽 편의 입장에서 다른 편을 평가해서는 안 되지요. 자유롭게 모든 의견을 사실대로 정확히 보도해야 이라크전쟁 직전 미국 언론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상 처음 서울에서 특별총회를 열고 있는 국제기자연맹(IFJ) 화이트 화이트(56·아일랜드) 사무총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평화를 위한 언론인들의 역할을 이렇게 규정했다. 화이트 사무총장은 “언론에 대한 위협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면서 “이는 역설적으로 미디어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인들이 위협이나 감시없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해졌다.”고 부연했다. 특별총회의 주제인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와 관련, 화이트 사무총장은 “북핵문제 등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한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번 특별총회는 그런 국제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권력이나 언론사주에 의한 언론통제 문제에 대해서는 “독립된 저널리즘을 위해서는 자본, 소유주로부터 자유를 확약받아야 한다.”면서 “미디어산업 자체가 언론인들의 자유를 제한한다면 비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4∼16일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화이트 총장은 “쉽지는 않겠지만 북한 기자들도 언론자유에 한층 다가서야 한다.”면서 “북한과 남한 기자들이 만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IFJ 대표단의 이번 북한 방문에는 북한현지 기자들이 아닌 일본 조총련계 조선신보 기자들만 현지에서 합류한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美 ‘위안부결의안’ 제안 의원 6명→ 42명

    |도쿄 이춘규특파원|옛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등을 요구하는 미국 하원의 대(對)일본 결의안 공동제안자가 당초 6명에서 42명으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대표 제출자인 마이클 혼다(민주당) 의원의 사무소에 따르면 공동제안자 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워싱턴발로 이날 보도했다. 결의안은 3월 말 미 하원 외교위원회나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지구환경 소위원회에서 투표에 회부될 예정이다. 결의안 지지가 확산되면서 결의안의 채택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현재 공동제안자는 민주당 32명, 공화당 10명이다. 자유주의자파가 다수이지만 2008년 미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보수파인 던컨 헌터(공화당) 전 군사위원장도 제안자로 참여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 의회에서 결의안이 채택돼도 사죄할 수 없다고 밝힌 3월 초 이후 결의안 제안자는 17명이나 늘어났다. taein@seoul.co.kr
  • [사설] 농산물 개방 마지노선 지켜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본협상이 어제 8차 회담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미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경쟁, 통관, 정부조달 등 그동안 첨예하게 맞섰던 많은 분야에서 서로 주고받는 선에서 합의안을 도출했다.‘이익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평가된다. 농산물과 자동차, 섬유 등 본협상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한 나머지 핵심 쟁점들은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고위급 회담에 넘겨졌다. 양국이 자국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관철시키기 위해 공세의 고삐를 바싹 죄고 있으나 협상단 안팎의 기류를 감안할 때 이달 말까지는 최종적인 합의에 도달할 것 같다. 우리가 누차 강조했듯이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서비스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미 FTA의 타결은 긴요하다.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종속되는 것으로 파악하는 이념적인 재단은 잘못됐다는 얘기다. 한·미 FTA는 가치관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농산물에 관한 한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쌀 등 초민감 품목에 대해서는 반드시 보호막을 고수해야 한다고 본다. 농산물 개방의 경우 소비자 이익 못지않게 생산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농산물의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해 FTA 협상과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한데 묶어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을 권고한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통제’ 판정으로 대폭 개방이 불기피한 쪽으로 흐르고 있는 만큼 이 카드를 최대로 활용하라는 뜻이다. 그래야만 국내 농가와 국회를 설득할 수 있다. 농촌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협상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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