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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벽난로 위에 방치된 中화병 알고보니 수 억 짜리

    벽난로 위에 방치된 中화병 알고보니 수 억 짜리

    청나라 6대 황제 건륭제(재위 1735∼1795)를 위해 만들어진 중국 도자기 한 점이 영국에서 36만3000파운드(약 6억3800만원)에 팔렸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경매 주관사인 ‘한슨스 옥셔니어스 앤 밸류어스’ 측은 “낙찰자는 대리인을 통해 입찰에 참여한 한 중국인 구매자”라면서 “수수료를 포함하면 36만3000파운드에 팔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찰 예상가가 원래 3~5만 파운드였던 이 화병은 몇몇 중국인 구매자의 입찰 경쟁으로, 가격이 급상승해 30만 파운드에 최종 낙찰됐고 업체의 화병 관련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전 기록은 2011년 3월 출품된 이와 비슷한 중국 화병으로 가격은 19만 2000파운드. 특히 화병은 소유주의 사망으로 유족을 통한 골동품 처리 과정에서 경매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눈썰미 좋은 감정사가 집안 벽난로 위 선반에 놓여있던 높이 30cm짜리 화병 1점이 건륭제 재위시절 만들어진 도자기라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 경매 관계자인 아드리안 리스본은 “화병은 수년간 벽난로 위에만 있었을 것”이라면서 “소유주들은 화병의 진정한 가치를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슨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104억짜리 다이아몬드, 새 주인은?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104억짜리 다이아몬드, 새 주인은?

    전설의 여배우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생전 가장 사랑했다고 알려진 다이아몬드 목걸이 ‘타지마할’이 오랜 법적 분쟁 끝에 다시 경매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티 경매회사는 2011년 12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보석 소장품 경매를 진행하면서 총 1억 500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이때 낙찰된 보석 중에는 그녀가 가장 아꼈던 다이아몬드 목걸이인 타지마할이 포함돼 있었다. 타지마할은 1972년 테일러의 다섯 번째 남편이자 영국 배우였던 리처드 버튼이 그녀의 40번째 생일을 맞아 선물한 목걸이로, 본래 인도 무굴제국의 황제인 샤자한이 애정하던 황후 뭄타즈 마할에게 선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자한은 황후를 위해 현존하는 ‘타지마할’을 건축한 황제이기도 하다. 로맨틱한 역사에 걸맞게 크고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목걸이 타지마할은 2011년 경매에서 880만 달러에 낙찰됐다. 문제는 이를 구매한 낙찰자가 경매가 끝난 이후 “무굴제국 시대의 보석이 아니다. 진위 여부가 불분명하다”며 환불을 요구한 것. 타지마할 낙찰자와 테일러의 보석을 내놓은 유산신탁회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크리스티 경매회사는 낙찰자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크리스티 측은 테일러의 유산신탁회사에 720만 달러를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유산신탁회사 측은 크리스티 경매회사가 계약을 위반했다고 반격하면서 타지마할은 소유주가 없는 상태로 수년이 흘렀다. 하지만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주 초, 크리스티 경매회사와 테일러의 유산신탁회사가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하면서 타지마할은 새 주인을 찾을 경매에 나올 수 있게 됐다. 크리스티 경매회사와 테일러 측 유산신탁회사는 판매 반환금 및 서로 계약을 어겼다는 주장 등을 더 이상 펼치지 않는 대신, 테일러가 생전 가장 사랑했던 다이아몬드 목걸이의 새 주인을 찾는데 힘을 합치기로 한 것. 다만 두 회사 측은 타지마할을 경매에 내놓기 전 적정 경매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내년 4월 이전까지 입장차이를 조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기의 배우이자 전설의 여배우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10살 때인 1942년 영화 ‘귀로’로 데뷔해 이후 다양한 작품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두 번의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특히 전성기인 1950년대와 1960년대에 할리우드의 아이콘이자 만인의 연인으로 사랑을 받았다. 1999년 ‘엘리자베스 테일러 에이즈 재단’을 설립하여 자선 활동을 펼쳤으며 2011년 울혈성 심부전증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억원 든 배낭, 주저없이 돌려준 마트직원 “내 이름을 뭐하러 밝혀?”

    1억원 든 배낭, 주저없이 돌려준 마트직원 “내 이름을 뭐하러 밝혀?”

    1억에 가까운 거액의 현찰을 보고 돈욕심을 내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 마트 직원이 분실한 거액의 돈을 주인에게 찾아줘 연말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스페인 아스투리아스에 있는 아빌레스 마트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직원은 주차장에서 카트를 정리하다가 주인을 알 수 없는 배낭을 발견했다. 카트에 실려 있던 배낭을 열어본 직원은 깜짝 놀랐다. 그 배낭에는 6만8000유로(약 8815만원)의 거액이 들어있었다. 적지 않은 금액이라 순간 고민(?)을 할 만도 했지만 직원은 바로 배낭을 들고 마트 경비실로 달려갔다. 분실물은 경비실이 보관하거나 방송을 통해 주인을 찾아주는 게 보통이지만 이번 사건은 달랐다. 금액이 크다 보니 아무래도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경비실은 경찰에 분실물 습득신고를 내고 배낭을 건냈다. 다행히 배낭 안에는 현금과 함께 소유주를 추정할 수 있는 서류들이 들어 있었다. 경찰의 연락을 받은 사람은 자신이 돈을 잃어버린 사람이라며 한걸음에 경찰서로 달려갔다. 경찰은 CCTV를 통해 돈을 잃었다는 사람이 마트에 들어가 물건을 산 뒤 나가는 모습 등을 확인하고 배낭을 돌려줬다. 마트 직원은 "카트를 정리하다 보면 분실물이 종종 나오곤 한다."며 "거액이었지만 잃어버린 것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극구 이름을 공개하길 거부했다. 한편 거액을 분실했던 사람이 직원에게 사례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월드피플+] 주운 돈 9000만원 돌려준 마트직원…훈훈한 연말

    [월드피플+] 주운 돈 9000만원 돌려준 마트직원…훈훈한 연말

    1억에 가까운 거액의 현찰을 보고 돈욕심을 내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 마트 직원이 분실한 거액의 돈을 주인에게 찾아줘 연말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스페인 아스투리아스에 있는 아빌레스 마트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직원은 주차장에서 카트를 정리하다가 주인을 알 수 없는 배낭을 발견했다. 카트에 실려 있던 배낭을 열어본 직원은 깜짝 놀랐다. 그 배낭에는 6만8000유로(약 8815만원)의 거액이 들어있었다. 적지 않은 금액이라 순간 고민(?)을 할 만도 했지만 직원은 바로 배낭을 들고 마트 경비실로 달려갔다. 분실물은 경비실이 보관하거나 방송을 통해 주인을 찾아주는 게 보통이지만 이번 사건은 달랐다. 금액이 크다 보니 아무래도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경비실은 경찰에 분실물 습득신고를 내고 배낭을 건냈다. 다행히 배낭 안에는 현금과 함께 소유주를 추정할 수 있는 서류들이 들어 있었다. 경찰의 연락을 받은 사람은 자신이 돈을 잃어버린 사람이라며 한걸음에 경찰서로 달려갔다. 경찰은 CCTV를 통해 돈을 잃었다는 사람이 마트에 들어가 물건을 산 뒤 나가는 모습 등을 확인하고 배낭을 돌려줬다. 마트 직원은 "카트를 정리하다 보면 분실물이 종종 나오곤 한다."며 "거액이었지만 잃어버린 것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극구 이름을 공개하길 거부했다. 한편 거액을 분실했던 사람이 직원에게 사례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꿔준 500억弗 어쩌나”… 中, 베네수엘라 좌파붕괴 촉각

    베네수엘라 총선에서 집권 사회당이 대패하자 중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남미 ‘좌파 벨트’의 핵심 국가로 중국의 남미 진출 교두보였다. 베네수엘라 야당은 전체 167석 가운데 112석을 확보했다고 주장하지만 선관위는 최종 집계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관영 환구시보는 8일 사설에서 “베네수엘라 야당이 개헌선인 112석을 얻어 ‘차베스 헌법’을 무너뜨릴 수 있게 됐다”면서 “서구 언론은 사회주의의 몰락이라고 즐거워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와 중국의 사회주의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공산당 지도,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한 공유경제를 기본 원칙으로 삼아 이를 그대로 실현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는 사회주의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국가 정책은 이를 실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국민이 경제난으로 야당을 선택했지만 이전의 신자유주의 체제로 환원되길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차베스 사회주의’의 완전한 실패라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좌파 붕괴보다 더 걱정하는 것은 베네수엘라에 꿔 준 500억 달러(약 59조원)에 이르는 차관이다. 석유 가격 하락으로 베네수엘라 경제가 붕괴된 데다 다수당이 된 우파 야당이 차관 상환을 늦추거나 거부하자고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순방에 나섰을 정도로 남미에 공을 들여 왔다. 지난해 남미 투자액은 800억 달러에 이른다. 특히 시 주석과 교감이 두터운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는 남미 대륙과 중국을 연결하는 고리였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베네수엘라는 남미에서 중국의 가장 안정적인 파트너였다”면서 “미국과 쿠바의 관계가 정상화되고 남미 좌파 정권이 연쇄적으로 붕괴되면서 중국의 남미 전략도 차질을 빚게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남미의 대표적 좌파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의 집권당이 의회 다수당을 빼앗긴 것은 민주 혁명을 어떻게 지켜내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반성을 가져오게 한다”고 말했다고 중남미 뉴스네트워크인 텔레수르가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특파원 칼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변치 말기를/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변치 말기를/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1903년 창간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각국 특파원들이 가장 신뢰하는 매체 중 하나다. 중국 관련 뉴스를 선도하며 중국 당국이 숨긴 사실을 집요하게 파헤치기 때문이다. 한국 언론 중 SCMP처럼 외국 기자들이 신뢰하는 매체가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부끄럽기도 하다. 사회주의 특성상 중국 본토의 신문과 방송은 언론이라기보다 선전 도구에 가깝다. 국영 통신사인 신화통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뿐만 아니라 모든 신문과 방송은 당 선전부의 ‘보도지침’을 따라야 한다. 이 때문에 바이두와 같은 민간 뉴스포털도 헤드라인은 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동정을 알리는 뉴스로 채워야 한다. 중요 담화의 경우 신화통신이 1보를 내보내면 다른 언론은 이를 그대로 받아써야 한다. 신화통신의 최대 부서는 ‘검열부’로 건물 한 층을 통째로 쓴다. 이처럼 ‘땡 시(진핑) 뉴스’를 읊는 중국 언론만 봐서는 중국의 상황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아침 내내 10여 개의 신문을 훑어봐도 참고할 만한 뉴스가 없을 때도 많다. ‘진짜 뉴스’에 목 마른 외국 특파원들은 그래서 사설인터넷망(VPN)을 이용해 중국 정부가 차단한 외국 매체 홈페이지의 문을 두드린다. 정확한 보도와 비판 정신에 관한 한 SCMP는 독보적이다. 중난하이(中南海·지도층 거주 지역)에도 ‘빨대’(취재원)를 꽂고 있는지 SCMP가 특종 보도한 내용은 대부분 사실로 밝혀진다. 둬웨이, 밍징, 보쉰 등 미국에 서버를 둔 반중국 매체도 있지만, 신빙성이 떨어진다. 이들의 보도대로라면 올해 베이징에서 쿠데타가 서너 번은 일어났어야 했다. 이런 SCMP가 요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은 4년 전만 해도 “미디어는 곧 정치”라며 소유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보기술(IT) 전문 온라인 매체 후슈망,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웨이보, 최대 경제지 제일재경일보, 최대 동영상 콘텐츠 기업 유쿠투더우를 사들였다. 전자상거래를 넘어 미디어와 콘텐츠를 움켜쥐려는 야심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SCMP와 마 회장 사이엔 ‘악연’도 있다. SCMP는 2013년 7월 인터뷰 기사를 통해 “마 회장이 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에 대해 ‘완벽하진 않지만, 가장 정확한 결정이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 회장은 본의가 왜곡됐다고 항의했고 논란이 된 부분은 곧 삭제됐다. 그러나 기자들은 진상 조사를 한 뒤 “마 회장의 발언이 사실이었다”는 성명을 냈다. SCMP는 1993년 호주의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에서 현재의 소유주인 궈허녠(郭鶴年) 회장에게 넘어갈 때도 위기를 맞았다. 말레이시아계 화교인 궈 회장이 친중국 인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톈안먼 사태 25주년 특집기사와 홍콩 우산혁명 보도가 보여 준 것처럼 SCMP의 논조는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서방 언론들은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마 회장과 공산당 지도부의 관계가 너무 밀착돼 있기 때문이다. 공산당의 지원 또는 묵인 없이 한 민간기업이 알리바바처럼 성공하기란 중국에선 상상할 수 없다. 더욱이 시진핑 체제 들어 언론 통제는 훨씬 강화되고 있고 마 회장은 이런 통치를 적극 옹호해 왔다. SCMP가 선전 도구로 전락하는 순간 전 세계 독자들은 중국을 보는 소중한 거울을 잃게 될 것이다. window2@seoul.co.kr
  • 저커버그 “ 보유주식 기부 세금 혜택 안받겠다”

    저커버그 “ 보유주식 기부 세금 혜택 안받겠다”

    딸 출산에 맞춰 자신이 보유한 페이스북 지분 99%(약 52조원 가치)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마크 저커버그(사진)가 자산 처분 과정에서 세금 혜택을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저커버그와 부인 프리실라 챈의 기부금을 관리할 ‘챈·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자선 재단이 아닌 유한책임회사(LLC)로 만드는 배경을 놓고 의구심이 제기되자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만약 재단을 만들어 보유 주식을 기부한다면 세금 혜택을 받겠지만 LLC로 설립된다면 주식을 매각할 때 자본 수익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금 회피 목적 기부’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해명한 셈이다.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달린 ‘세금 면제’(Zero Tax)라는 댓글에 “부정확한 정보를 확산시키지 말라”는 반박 댓글을 달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새로 설립될 챈·저커버그 이니셔티브는 우선 교육과 질병 치료, 사람들 간 연대를 통한 강력한 커뮤니티 건설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NYT는 재단 대신 LLC 형태로 챈·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한다면 젊은 저커버그가 더 많은 통제력을 확보할 수 있고 기부받은 돈의 5% 이상을 자선 활동에 써야 하는 것과 같은 규제도 피할 수 있다고 나름의 설명을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데스크 시각] ‘헬조선’에 ‘올리버’가 필요하다/한준규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헬조선’에 ‘올리버’가 필요하다/한준규 사회2부 차장

    영국의 요리사이자 사회운동가로 유명한 제이미 올리버(41) 같은 사람이 한국 사회에는 절실하다. 올리버는 어려운 이들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지 않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여덟 살 때부터 아버지의 음식점에서 요리하기 시작한 올리버는 우연한 방송 출연으로 영국의 대표 셰프로 떠올랐다. 많은 부와 명성을 축적한 올리버는 ‘요리’로 사회 변화를 꿈꿨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올리버가 불우 청소년 15명과 만든 ‘피프틴 레스토랑’이다. 2002년 12월 영국 북런던에 세워진 이 레스토랑은 16~24세 사이의 알코올 중독과 마약 중독에 시달리며 가출했던 청소년 등이 요리사의 꿈을 키우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곳이다. 레스토랑 내에 요리 교육뿐 아니라 전문 상담사를 두고 청년들이 자존심과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상담과 치유센터도 있다. 청년의 자립을 돕고 맛난 음식도 먹을 수 있는 피프틴 레스토랑에는 2007년 한 해 동안 10만명이 넘는 손님이 다녀갔으며 400만 파운드(약 7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피프틴 레스토랑은 이제 사회적기업으로 변신했다. 소유주도 제이미 올리버가 아니라 피프틴재단이다. 피프틴재단은 요리를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그 이윤을 어려운 청소년들의 직업재활 프로그램에 재투자한다. 지난해 5000여명의 청년이 그곳에서 새로운 꿈을 꾸었다. 훈련생 취업률은 평균 65%가 넘는다고 한다. 이 지점을 서울시는 눈여겨봐야 한다. 시는 지난 5일 2020년까지 5년 동안 저소득층 미취업 청년 3000명에게 월 50만원씩 ‘최소 사회참여활동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해마다 9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또 복지비 논란을 피해 가고자 선별적으로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 달에 50만원, 그것도 최장 6개월 지원이 최선인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일자리 대장정’ 과정에서 만난 청년들이 ‘현금’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고 하지만, 해마다 90억원씩 5년간 450억원을 청년 용돈으로 나눠 주는 정책이 지속 가능할까 되묻고 싶다. 가장 좋은 복지는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올리버와 피프틴재단에서 배우면 된다. 서울시는 올리버보다 훨씬 많은 직원과 인맥, 힘을 가지고 있다. 야당의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있다. 박 시장의 넓은 인맥을 동원한다면 스타 셰프뿐 아니라 게이머와 프로그래머, 패션디자이너 등 훨씬 다양한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박 시장은 ‘올리버’를 잘 알고 있다. 그가 자신을 ‘소셜 디자이너’라고 부르던 2011년에 영국 사회 혁신 리포트로 ‘올리버는 어떻게 세상을 요리할까’라는 책도 썼다. 서울시가 나선다면 기업의 도움도 쉽게 이끌어 낼 수 있다. 프로그래머 교육은 박 시장의 정치적 동지인 안철수 대표와 인연 있는 안랩이, 자동차 정비사를 꿈꾸는 청년은 현대차가, 호텔리어를 꿈꾸는 청년은 롯데호텔에서, 외식업은 CJ 등 기업의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공조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울시가 할 일은 무엇인가. 구시대적인 취업 교육을 현실에 맞도록 계획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또 교육적인 공간을 만들고, 시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는 테스트 마켓을 지원해야 우리 청년의 미래가 밝지 않을까.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청년들이 ‘헬조선’ 발언을 멈추고 일하며 땀을 흘릴 수 있다. hihi@seoul.co.kr
  • 바보야, 문제는 권력 빈곤이야!

    바보야, 문제는 권력 빈곤이야!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에드워드 로이스 지음/배충효 옮김/명태/448쪽/2만 2000원 1964년 당시 린던 존슨 미국 대통령은 ‘가난과의 무조건적인 전쟁’을 선포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보장해 주고 건강보험을 들도록 도와줬다. 또 차별을 없애는 법안을 통과시켜 흑인들에게도 지지를 얻었다. 50년이 훌쩍 흘렀지만 미국의 빈곤 극복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대신 신자유주의가 확장되며 빈부의 격차는 오히려 더 커졌다. 미국의 빈곤층 분류 기준은 4인 가족 연간 세전 소득 2만 2025달러(약 2500만원) 이하다. 2008년 미국 인구조사국 추산에 따르면 빈곤층은 약 40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3.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전문가들은 실질 빈곤율이 공식 빈곤율을 두 배 이상 상회한다고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회안전망은 갈가리 찢겼고 경제적 완충 장치는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난의 대물림을 통해 빈곤의 심각성이 확대재생산되고 사회 정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 됐다. 그럼에도 다수 미국인의 의식 속에서는 가난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책임으로 귀결된다. 사회 구조와 권력 분배의 왜곡 탓이 아니라 개인의 불성실과 무능력이 빈곤의 원인이라는 인식이다. 제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는 미국 빈곤 정책의 현주소다. 저자는 빈곤 문제의 핵심은 권력의 빈곤이라고 일갈한다. 권력의 재분배가 이뤄져야 부의 재분배도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린던 존슨의 정책이 하나의 실패 사례처럼 남았지만 이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권력 자체를 계급에 재분배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 조성에 나서야 함을 방증한다. 이 원칙이 미국에만 적용될 것은 아니라는 점 또한 분명하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돈 갚아라” 믿었던 그라민 은행이 집을 부쉈다

    “돈 갚아라” 믿었던 그라민 은행이 집을 부쉈다

    가난을 팝니다/라미아 카림 지음/박소현 옮김/오월의봄/384쪽/1만 7000원 “마이크로크레디트는 여성이 억압적인 사회적·경제적 조건에 맞서 싸워야 하는 사회에서 해방의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보였다.” 2006년 노벨위원회가 방글라데시의 무함마드 유누스와 그가 창설한 그라민 은행에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면서 남긴 말이다. 1976년 치타공대 경제학과 유누스 교수가 빈민 42명에게 개인적으로 27달러를 빌려주면서 시작된 그라민 은행은 ‘마이크로크레디트의 성지(聖地)’로 숭앙된다. 빈곤층, 저소득층 대상의 소액 대출을 뜻하는 마이크로크레디트(지금은 마이크로파이낸스)는 빈곤 문제와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혁명적 대안’으로까지 평가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한국에서도 사회적 기업, 사회적 경제, 착한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과 실천 운동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라민 은행이 처음 시작된 마을의 사람들은 유누스를 자신들의 상황을 팔아 노벨상을 받은 ‘사채업자 유누스’라 부르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미국 오리건대 교수가 치밀한 현지 조사를 통해 세상에 내놓은 ‘가난을 팝니다’는 지금 지구촌에서 ‘혁명적 대안’으로 들불처럼 번지는 마이크로크레디트의 실상을 폭로해 눈에 띈다. 그라민 은행이 빈곤층에 담보 없이 돈을 빌려줘 농방, 가게 운영을 통해 곤궁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왔다는 평가와는 달리 빈민을 상대로 자본주의의 이윤을 확대하고 가난의 악순환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한다. “숙모, 오늘 그라민 은행에서 돈 받은 거 알고 있습니다. 사업할 돈이 필요한 조카에게 돈을 내놓는 게 숙모의 도리가 아닙니까.” 그라민 은행에서 대출금을 받아 집으로 가던 노파가 저자에게 전한 조카의 협박이다. 돈을 내놓지 않는다면 다른 가족들이 돈을 내놓을 때까지 압박할 게 뻔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그라민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가 하면 신입회원을 받는 그라민 은행 사무실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대출금을 주기 전에 먼저 돈을 회수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라민 은행은 자선기관이 아니라 기업이에요.” 일반적인 찬사와는 너무 다른 현실이다. 괴리의 모순은 ‘대출금 회수율 98%’에서 정점을 이룬다. ‘인구의 36%가 하루 2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나라에서 어떻게 대출금 회수율이 98%나 될까.’ 저자가 파헤친 비밀은 충격적이다. “대출 담당자들은 이 회수율을 유지하라는 상부의 압박을 받고, 채무자들은 빚 상환을 위해 다른 기관에서 또 다른 대출을 받기도 했다. 은행은 친족 관계로 연결된 공동체를 악용하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예를 자극하고 수치심을 이용해 연대해 빚을 갚게 만든다. 갚지 못하면 집을 부수기도 한다.” 이것 말고도 책에는 놀라운 사실이 수두룩하다. 대출을 받는 건 여성이지만 실제 사용자는 대부분 남성이었다. 농촌 여성은 남성이 자본에 접근하는 도구로 구성될 뿐 자본의 소유자가 아닌 셈이다. 은행이 여성에게 대출금 책임을 지운 건 여성의 지위의 취약성 때문이지 사업가적 능력 때문이 아닌 것이다. 수치심을 이용한 이윤 중심의 정책이 가족과 공동체 연대 개념에 깊은 균열을 만들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라민 은행을 비롯한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들은 대출 말고도 다른 금융상품이나 연금, 교육 대출, 건강보험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가는 추세다. 비정부기구(NGO)들이 허약한 국가를 대신해 빈민을 위한 필수 서비스 제공자이자 중산층에 일자리를 주는 고용주로 변신해 ‘그림자 국가’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라민 은행과 조직화된 NGO들은 강력한 권력을 바탕으로 대출에 상품을 끼워 팔거나 양계업자로 만들거나 대출자 공동체에서 NGO 정책을 강변하게 하는 등 수혜자층에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킨다고 한다. 저자는 방글라데시에서 이런 모순과 파행에 대한 연구와 지적이 일고 있지만 서구 등 다른 지역으로 퍼져 나가지 못한 채 ‘혁명적 대안’이란 찬사에 묻혀 버리기 일쑤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결국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물결에 희생된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집단행동을 위한 시민집단을 조직화해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김영사 횡령 진실게임’ 김강유 회장 혐의 벗다

    박은주(58) 전 김영사 사장이 김강유(68) 현 김영사 대표이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배임·횡령 등 고소 사건에서 김 회장이 승리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조종태)는 김 회장을 지난 25일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26일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지난 7월 김 회장이 자신의 형이 운영하는 회사에 채권 회수 조치를 하지 않고 김영사 자금 35억원 상당을 빌려줘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하며 고소장을 냈다. 박 전 대표는 또 “김 회장이 실제 업무를 하지 않으면서 월급 등의 명목으로 30억원 상당의 돈을 받아 갔으며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자 보상금 45억원을 준다는 거짓말로 김영사 자산 285억여원을 잃게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박 전 대표와 전직 김영사 직원 2명을 고소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고 김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대질심문도 진행했지만 김 회장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양쪽에서 제출한 자료와 각종 회계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오히려 김 회장 측 주장이 더 신빙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돌연 사퇴하고 잠적했다가 1년 2개월 만에 나타난 박 전 대표는 “김영사 설립자이자 실소유주인 김 회장의 요구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생각나눔] 도로 확장 공사로 주유소 파산위기… 보상은?

    [생각나눔] 도로 확장 공사로 주유소 파산위기… 보상은?

    지방 정부가 도로를 확장하는 바람에 구(舊)도로에 딱 붙어 있던 주유소 소유주가 파산할 지경이라면 어찌해야 할까. 26일 이재준(고양) 경기도의원에 따르면 경기도 건설본부는 2007년 12월부터 1100억원을 들여 고양시 벽제동~파주시 용미리를 잇는 왕복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이 구간에는 ‘혜음령’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고갯길이 있다. 당초 이 고갯길로 도로를 확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환경훼손에 대한 논란과 겨울철 도로 결빙으로 인한 사고 등이 우려돼 터널식으로 설계가 바뀌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고개를 깎아 길을 내면 근처 골프장 일부가 잘려나가는데 힘있는 골프장이 이를 피해 갔다는 이야기들도 오간다. 문제는 터널을 신설한 설계변경으로 S주유소 사업자가 큰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확장된 도로와 차단이 되고 신규 터널과는 높낮이 차가 생겨 차량이 진·출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2012년 터널 공사가 본격화된 뒤 매출이 최대 90%가 줄었고, 주유소 창업 때 발생한 대출이자도 연체하게 됐다는 것이 주유소 사장 배모씨의 주장이다. 배씨는 “확장된 도로는 물론 터널 쪽에서도 주유소로 출입할 수 있도록 길을 내 주든지, 주유소 이전 비용을 보상해 달라”고 요구한다. 도 건설본부는 “터널 진·출입로는 350m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해야 하는데 주유소까지의 거리가 240m에 불과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주유소가 도로(확장)구역에 편입되지 않아 “보상도 안 된다”고 밝혔다. “억울하면 소송을 하라”고 덧붙였다. 배씨는 “대출이자를 못 내 거의 파산 상태인데 ‘억울하면 소송하라’니 무책임하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배씨를 안타깝게 생각해 나선 이 의원은 “광역자치단체의 행정 행위가 특정 시민에게 큰 손실을 주는 것이 명백하다면 적당한 해결책을 마련해 줘야 하지 않느냐”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다가구주택, 모든 동 합쳐서 19가구 이하 돼야”

    “다가구주택, 모든 동 합쳐서 19가구 이하 돼야”

    건축업자인 A씨는 한 동(건물)에 2~3가구씩 거주할 수 있는 다가구주택을 건축하려고 했다. 문제는 자신 소유인 한 대지에 이런 다가구주택을 10개 동이나 신축하려는 데 있었다. 현행법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비해 규제가 적은 다가구주택의 요건에 ‘19가구 이하가 거주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19가구 이하’라는 규정의 적용을 동별 기준으로 봤고, 국토교통부는 한 필지의 대지라고 해석하면서 이견이 발생했다. 최근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다가구주택의 신축 붐이 일고 있다. 다가구주택은 여러 가구가 거주하더라도 소유주가 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구별 주택 매매는 금지된다. 따라서 전·월세용으로만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직장 은퇴자 등이 노후 수익용으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26일 법제처에 따르면 법령해석심의위원회는 전문가 회의를 열고 A씨의 사례에 대해 “하나의 대지에 두 동 이상의 주택을 건축할 경우 다가구주택은 모든 동의 가구 수를 합산해 19가구 이하가 돼야 한다”고 결정했다. A씨처럼 한 소유주의 대지에 총 20~30가구가 거주하게 된다면 다가구주택으로서의 혜택을 누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령심의위는 “현행법에 다가구주택의 바닥 면적은 동별로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만 가구별 거주 요건에 대해선 어떤 규정도 없다”면서도 “한 대지에 수십 동을 건축하는데, 이를 단독주택으로 본다면 공동주택과 구분하는 법령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해석했다. 건축법 시행령은 주택의 종류를 단독주택은 단독주택,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공관으로 세분했고 공동주택을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기숙사로 규정하고 있다. 이어 단독주택의 한 종류인 다가구주택은 3개 층 이하(지하층은 제외), 1개 동의 바닥 면적은 660㎡ 이하, 19가구 이하가 거주할 수 있는 주택으로 명시했다. 다가구주택은 이런 규정만 지키면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과 달리 건설 입지와 기준, 부대시설 및 복리시설 기준, 주택의 공급 절차 등에서 거의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 비교적 건축 기준이 까다롭지 않고 적은 면적이라도 건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요즘 학교 주변이나 신도시 등지에서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다만 임차인은 법적 전세권을 설정하더라도 건물 외 대지에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열린세상] 면세점사업권 진입장벽 제거해야/고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면세점사업권 진입장벽 제거해야/고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서울 시내 면세점사업자들이 재심사에서 탈락했다. 2013년에 개정된 관세법은 면세점사업자의 사업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했고,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갱신해주던 것을 다른 사업자와 경쟁 입찰하도록 하였다. 개정 이후 5번 정도의 경쟁 입찰이 실시되었지만 기존의 사업자가 탈락한 적이 없었다고 하니 이번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와 SK가 첫 번째 사례가 됐다. 현행 면허제도의 문제점은 기업의 영속성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영속성이 부인된다면, 특히 그것이 정부 규제에 의한 것이라면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할 수가 없다. 이번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와 SK의 경우 각각 3000억원과 800억원을 투자했다고 하는데 탈락으로 인해 이미 투자한 금액은 아무 쓸모가 없게 됐다. 이들 면세사업자에게 안타까운 일일 뿐 아니라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큰 손실이다. 또 다른 문제는 정부의 재량권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기업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이 별 잘못을 하지도 않았는데 투자한 돈을 날렸다면 당장 소송을 제기한다. 하지만 이번 면허제의 경우처럼 정부가 재량권을 갖고 있는 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기업들은 5년 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면허제는 예전처럼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갱신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별한 결격사유는 법령에 반드시 나열하고 거기에 해당하는 사항이 없으면 자동으로 갱신해 주는 게 맞다. 이번 사태를 보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하나 있다. 이번에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두산, 신세계는 당장은 환호하고 있지만 5년 후에 탈락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5년 후에 이들 중에서 하나 혹은 전부가 탈락한다면 그때의 경제적, 인적 손실은 얼마나 될까. 머리 좋은 경영진들이 5년 후의 재심사에서 탈락했을 때 입게 될 손실을 계산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렇다면, 5년 후에 탈락해도 5년 동안 투자금액을 전부 뽑을 정도로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일까. 이런 논리가 맞다면 서울 시내 면세점사업권은 정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면세점사업권을 몇몇 대기업에만 주는 것이 적절한 정책인지에 대해 의문이 간다. 서울 시내 면세점사업권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은 롯데, 삼성, 신세계, 한화, 현대산업개발, SK 등 재벌 계열사이다. 재벌기업들이 지대(地代· rent)가 보장된 정부의 면허제도하에서 사업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일까. 지대란 토지소유자가 그 토지의 사용자로부터 징수하는 대가를 말하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지대는 독과점으로 인해 평균이윤을 초과한 초과이윤으로 설명될 수 있다. 시장에서 독과점 구조가 얼마나 나쁜지는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도 대충 짐작하고 있다. 서울 시내 면세점시장은 독과점 구조인데다가 그 사업권을 재벌기업에 주고 있으니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전부 갖추고 있다. 면세점사업권이 경쟁 입찰로 선정되기 때문에 재벌 특혜 문제는 없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경쟁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요건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자격요건으로 자본금 얼마 이상, 매장확보 면적 얼마 이상 이런 식으로 규정해 놓으면 결국 재벌기업만 경쟁 입찰에 참여하라는 얘기가 된다. 이런 것이 진입장벽이며 경쟁을 제한하는 대표적인 규제이다. 규제를 완화해서 중소중견기업의 진입을 쉽게 하면 재벌기업과의 경쟁에서 망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반론도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한 답은 면허를 주는 정부가 왜 기업이 망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하는가이다. 망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투자가와 은행 등 이해관계자들이 잠을 설치면서까지 충분히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망한다 해도 기업인수 합병 등을 통해서 소유주만 바뀌면 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진 면세점 사업권은 재벌기업보다는 중소중견기업들에 문을 활짝 열어 줄 필요가 있다. 재벌기업에 대해서 기업의 본질과 벗어나는 내용을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처럼 과거 경제성장 초기와 같이 특혜가 될 수 있는 영역이 재벌기업에만 한정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 조작 파문도 모자라 폭스바겐 탈세 의혹

    배기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이 탈세한 정황이 드러나 독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AP, DPA, CNN머니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바겐 본사를 관할하는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검찰은 이날 성명에서 탈세 혐의와 관련해 폭스바겐 직원 5명을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만 밝히고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클라우스 치헤 브라운슈바이크 검찰 대변인은 “독일 자동차세는 차량 연료 소비량에 따라 책정되기 때문에 배기가스량을 조작한 자동차의 소유주들이 세금을 덜 낸 것인지 확인하고 있다”며 “이는 ‘작지 않은’ 문제”라고 밝혔다. 배기가스 저감 차량 생산으로 받은 세금 우대가 조사 대상이라는 의미다. 이번 수사는 세금 탈루 의혹에 집중되지만 사기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치헤 대변인은 전했다. 브라운슈바이크 검찰은 기존에 진행하던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의혹과 관련한 경쟁법 위반 혐의 등의 수사와 별개로 이번 탈세 수사를 진행 중이다. 폭스바겐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조사와 관련해 당국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시작된 배기가스 조작 사태 여파로 폭스바겐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 34억 8000만 유로(약 4조 3000억원)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은 전 세계에 판매한 디젤 자동차 1100만대에 배기가스 테스트 조작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고 지난 3일 시인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YS 사후 ‘평가 반전’… “민주화·하나회 척결 功이 더 크다”

    [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YS 사후 ‘평가 반전’… “민주화·하나회 척결 功이 더 크다”

    지난 7월 서울신문 창간 111주년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역대 대통령 중 누구를 가장 존경하는가’란 질문에 김영삼 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는 0.3%에 불과했다. 박정희(33.6%)·노무현(29.3%) 전 대통령은 물론 ‘숙명의 맞수’ 김대중 전 대통령(12.8%)에 한참 못 미쳤다. 전두환(1.8%) 전 대통령에 못 미쳤고 이명박(0.9%)·노태우(0.5%) 전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 8월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광복 70주년 여론조사에서도 ‘우리나라를 가장 잘 이끈 대통령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김 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는 1%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김 전 대통령이 타계한 뒤 고인에 대한 평가는 ‘과’(過)보다 ‘공’(功)으로 무게추가 쏠리는 분위기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 인색했던 야권도 예외는 아니다. “민주화의 큰 산”(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온 국민의 애도를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긍정 일색이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추모 열기나 삼삼오오 빈소와 분향소를 찾는 일반 조문객들을 보면 ‘외환위기를 불러온 대통령’보다는 민주화 투쟁과 금융실명제 등 개혁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한다. 소모적 정치 갈등이 심한 데다 사회의 큰 어른, 원로가 없는 분위기 속에서 현대사의 주역이었던 분에 대한 좋은 평가가 주를 이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김 전 대통령이 ‘하나회’ 정치군인들을 척결하지 않았다면 김대중과 노무현(정부)도 불가능했고, 그런 측면들이 뒤늦게 평가받는 것”이라며 “보수·진보의 진영 논리가 뚜렷한 상황에서 고인 같은 자유주의자가 설 땅은 없었다. 그래서 저평가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고인에 대해 야박한 평가를 하지 않는 한국 사회 특유의 문화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여전히 3당 합당의 충격은 물론 임기 중 외환위기 초래, 차남 현철씨의 국정 농단 등이 국민의 뇌리에 남아 있지만 한편으로 잠시 미뤄 놓은 것뿐이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전직 대통령에 대해 호불호가 아닌 역사적 맥락에 따른 객관적 평가의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정치평론가인 박상병 박사는 “대선에서 국민에게 약속했던 시대적 소명을 완수했는지를 놓고 평가해야 한다. 예컨대 김영삼 전 대통령은 문민정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극복과 첫 정권 교체,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탈권위,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 경제 살리기, 박근혜 대통령은 보수의 혁신”이라면서 “동시에 시대적 소명에 걸맞은 인재풀을 등용했는지, 핵심 공약 사항을 완수했는지 등을 따져 보면 어느 정도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이념에 치우쳐 평가해서는 안 된다. 호불호에 따라 사적 감정과 이데올로기 때문에 달라질 수 있다”면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필요하며 단기간에 평가가 이뤄지는 것도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도 “모든 전직 대통령은 공과가 있다. 쿠데타처럼 비정상적인 수단을 동원해 정권을 잡은 사람이 아니라면 지도자로 선출한 국민이 있고 제도적 적통성을 가진다”며 “사후에 공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중·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을 뜻하는 ‘양김(兩金) 시대’ 이후 통합·화합의 시대정신을 이끌어 갈 새로운 리더십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양김의 시대정신은 민주화였고 불가피하게 보스 정치나 정치의 사유화 측면도 있었지만 이젠 그런 리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양성과 다원성의 기반 위에서 협의성을 높이는 소통형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박 박사는 “총재나 제왕적 당권을 가진 사람이 공천권을 손에 쥐고 정당을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다원화된 원내 시스템의 의사 결정 구조를 통해 당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권위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신자유주의 삼킨 사회 지독한 괴물을 내뱉다

    신자유주의 삼킨 사회 지독한 괴물을 내뱉다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파울 페르하에허 지음/장혜경 옮김/반비/288쪽/1만 7000원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은 지난 16일 박모(55)씨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했다. 지난해 말 동거녀를 살해한 뒤 끔찍한 방법으로 사체를 훼손한 박씨의 사이코패스 여부를 감정하기 위해서였다. 박씨가 당시 어떤 심리 상태에서 범행했으며 그 상태를 유발하는 근원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분석해 범죄의 고의성 여부 등을 따져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재판부의 뜻이 담겨 있다. 전문의의 문답형 정신감정 대신 뇌 영상 자료를 직접 재판에 활용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82)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평범한 대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간수 역할과 죄수 역할을 맡기는 ‘스탠퍼드 감옥 실험’으로 인간 본성의 비밀스러운 밑바닥을 슬쩍 엿보기도 했다. 이렇듯 인간의 존재 및 본성에 대한 탐구는 인류가 지속되는 한 멈출 수 없는 과제다. 그리스 델포이 아폴론 신전에 쓰인 수천 년 된 글귀는 ‘그노티 세아우톤’(너 자신을 알라)이다. 프랑스 시인 아르튀르 랭보(1854~1891)도 마찬가지다. 그는 ‘나는 타자(他者)다’라고 썼다.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강한 의지는 결국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고자 하는 간절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과제는 공통되지만 현상에 대한 접근 및 원인에 대한 진단도 제각각이고 그에 따라 내놓는 해법과 대안도, 당연히, 제각각이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일으키는 대량 학살, 테러, 묻지마 살인 등 각종 반사회적 범죄는 말할 것도 없다. 평범한 어른들은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동료를 음해하고 비난하기 일쑤며 어린아이들도 학교 안에서 폭력, 왕따 등을 죄의식 없이 행하고 있다. 성과에 집착하는 교수나 연구자들은 논문을 베끼거나 실험 결과를 조작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특정한 문제가 있는 몇몇 개인의 문제를 떠나 보편적인 윤리와 질서의 도착 현상과 그 배경이 된 제도적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게 된 셈이다. 벨기에 헨트대 교수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저자는 현재 인류가 처한 세상을 ‘엔론 사회’로 규정한다. 2001년 수조 원대 회계부정 스캔들을 일으키며 9·11테러 못지않게 세계적인 충격을 줬던 바로 그 엔론 기업을 소환해 냈다. 스스로 ‘도발적인 명명’이라고 하면서도 이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빚으로 산 우울한 향락’이라고 비판했다. 그가 엔론 기업에서 더욱 주목하는 부분은 최고의 생산성을 올린 직원에게 보너스를 몰아주고 생산성이 제일 낮은 10%의 직원은 해고하는 방식의 인사정책을 삼은 모습이다. 대규모 회계부정의 씨앗은 그렇게 뿌려졌고, 모든 직원이 성과 평가의 수치 조작 욕망에 내몰렸다. 이러한 ‘엔론 모델’이 여전히 상당수 기업에서 준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개탄하며, 주식시세표처럼 등수가 매겨지며 지식공장 또는 취업학원으로 전락한 대학, 이윤을 남기는 기업의 가치를 좇는 병원 등도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다. 탐욕과 허영심이 빚어낸 신자유주의적 시스템과 능력주의라는 허구성에 기대 사회의 작동원리로 삼는 문제점을 지적했고, 거기에 인간 본성의 파괴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을 묻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직설적으로 진보의 이념적 스펙트럼에 기대 신자유주의적 체제를 비판하지는 않는다. 그는 철학과 윤리학, 종교학 등을 씨줄 삼고 뇌과학, 동물행동학, 정신분석학의 이론적 틀을 날줄 삼아 이를 차근차근 입증한다. 결국 신자유주의적 시스템이 만들어 놓은 사회의 무한경쟁과 물신주의, 탐욕적인 이익 추구 등에 벌거벗겨진 채 내몰린 개인들은 능력주의와 패배주의라는 이율배반적 정체성을 갖고 두 극단을 오가게 된다.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1906~1975)는 유대인 학살의 주범인 나치 친위대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직접 지켜본 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저서를 남겼다. 그리고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로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을 전하는 한편 아이히만에게는 ‘무사유의 죄’를 물었다. 저자 파울 페르하에허는 신자유주의 시스템에 길들여지며 보편화되고 제도화된 악에 대해 ‘무연대의 죄’를 묻는다. 즉, 대안에 대해 냉소하며 공동체의 목표를 설정하고서 타인과 연대하지 않은 채 고립을 자초하는 개인의 책임을 묻고 있다. 문제는 신자유주의 체제에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결국 자유로운 의지를 가진 개인이 풀어야 한다. 연대가 혁명의 출발선이니까.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 315억원 복지재단 기부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 315억원 복지재단 기부

    오뚜기 창업주인 함태호(85) 명예회장이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315억원 규모의 주식을 기부했다. 오뚜기는 지난 17일 함 명예회장의 보유주식이 60만 543주에서 57만 543주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줄어든 3만주에 대해 오뚜기는 함 명예회장이 개인적으로 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뚜기는 2012년 장애인 자활을 위해 선물세트 포장을 밀알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인 사업장에 위탁하면서 이곳과 인연을 맺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The Best 시티] 차성수 금천구청장 “애플신화도 출발점은 제조업… G밸리는 경제 살릴 승부수”

    [The Best 시티] 차성수 금천구청장 “애플신화도 출발점은 제조업… G밸리는 경제 살릴 승부수”

    “애플 신화요? 애플사의 상품들이 없으면 어떻게 구현을 합니까? 결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나라·도시의 경제는 물론 좋은 일자리도 만들기 어려워요.” 19일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제조업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조업에 기반하지 않은 경제구조는 한계를 지닌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 2008년 미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시작으로 세계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를 떠올려보라. 튼튼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경제구조를 꾸린 독일 같은 나라는 오히려 힘을 키울 수 있었지만, 금융 등 3차 산업에 집중한 나라는 모래성처럼 무너졌다”면서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도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어 제조업보다 3차 산업인 금융이나 관광 등 서비스업에만 집중했는데, 서비스업으로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다. 최근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전제 산업구조에서 서비스업이 확대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차 구청장이 G밸리 육성에 깊은 관심을 갖는 이유다. 그는 지역 개발에도 관심이 많다. 공군부대와 공병부대 이전부지 개발, 금천구청역 민자역사개발, 옛 대한전선부지 의료시설 유치 등 즐비한 것도 이유다. 하지만, 금천에서 개발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차 구청장은 “이제까지 개발은 주민은 뒷전이고 부동산 개발 시행사와 건설사, 소수 토지주의 이권 확보가 최우선이었다”면서 “이런 방식으로는 황금성이 세워질수록 주민의 삶은 점차 황폐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가 공군부대 이전 부지 개발을 위해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와 손을 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차 구청장은 “일자리와 주민들의 보금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공의 역할을 다 할 것”이라면서 “자본의 이익보다는 주민들의 삶이 우선한다는 것이 금천구 행정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씨줄날줄] ‘톨레랑스 제로!’와 ‘솔리다리테’/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프랑스 사회를 이해하는 두 가지 키워드는 ‘톨레랑스’와 ‘솔리다리테’다. ‘톨레랑스’란 타인을 포용하고 배려하는 것을 가리킨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 종교와 사상, 정치적 신념을 존중해 주는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다른 생각까지도 너그럽게 용인하는 것이다. ‘솔리다리테’를 굳이 우리말로 옮기자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연대(連帶) 의식, 혹은 동지애라고 할 수 있다. 혁명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만들었던 그들에게 톨레랑스와 솔리다리테는 불안한 세상을 온전하게 지탱해 주는 소중한 가치로 존재해 왔다. 관용의 역사는 부르봉 왕조의 초대 왕인 앙리 4세가 1598년 내린 ‘낭트칙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교도였던 앙리 4세는 스스로 가톨릭으로 개종한 뒤 각 개인에게 신앙의 자유를 인정하는 낭트칙령을 통해 종교적 관용을 베풀었다. 이후 18세기 볼테르, 몽테스키외, 루소 등과 같은 계몽주의 철학자들에 의해 자유주의, 평등주의로 확산돼 프랑스 대혁명으로 이어졌다. 자유·평등·박애의 나라 프랑스는 진정한 자유를 갈구하는 모든 이들의 유토피아였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유럽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범죄와 테러가 기승을 부리면서 프랑스인들 사이에서는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내무장관 시절 모든 범죄를 예외 없이 다스리겠다면서 ‘톨레랑스 제로!’를 선언했다. 사르코지가 너무 강경하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이에 동조했다. 지난 13일 밤과 14일 새벽까지 파리의 공연장과 축구장, 레스토랑 등 6곳에서 총기 난사와 자살 폭탄공격 등 최악의 동시 다발 테러가 발생했다. 프랑스 내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생한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이번 테러의 배후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지목되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프랑스인들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평소에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프라이버시를 중시하지만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함께 뭉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도움을 주는 행동은 바로 ‘솔리다리테’의 정신에서 비롯된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톨레랑스’는 사라지고 있지만 ‘솔리다리테’가 프랑스인들에게 유전자처럼 남아 있음을 이번 테러 사태가 입증했다. 충격 속에서도 국가를 부르며 차분하게 축구장을 빠져 나가는가 하면 테러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피를 나눠 주기 위해 3시간 이상씩 줄을 서고 있다. 대피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집을 내주는 시민들도 많다. 지나온 역사에서 그랬듯이 위기의 순간이 닥칠 때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오직 ‘솔리다리테’에 있음을 이들은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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