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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파 수사 이어 편파 판결” 절망에 빠진 여성들

    “편파 수사 이어 편파 판결” 절망에 빠진 여성들

    지난 13일 ‘홍대 누드모델 몰카’ 피고인 안모(25·여)씨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이 선고된 데 이어 14일 안희정(54)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면서 여성들 사이에서 ‘편파 판결’ 비판이 들끓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오는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여성단체들은 안 전 지사에 대한 1심 판결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오는 25일 예정했던 ‘성폭력 성차별 끝장 집회’를 18일로 앞당겨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25일에는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여성들만 참여하는 낙태죄 폐지 집회가 열릴 계획이다. 사법부의 ‘편파 판결’을 규탄하는 여성 집회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남성 혐오 커뮤니티인 ‘워마드’ 회원 50여명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 참여해 “홍본좌(안씨를 지칭) 무죄, 안희정 유죄”를 외쳤다. 한 워마드 회원은 인터넷에 ‘문재인 탄핵집회’ 참가를 독려하는 워마드 운영자의 게시물을 보고 현장에 나왔느냐는 질문에 “트위터 공지를 보고 참여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안 전 지사에게 무죄가 선고되고, 안씨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을 보고 집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SNS에서 ‘#우리는 김지은을 지지합니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했다. 또 여성단체들과 네티즌들은 김씨에 대한 ‘2차 가해성 게시글’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안희정 무죄’ 판결을 계기로 여성들의 반발 움직임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공무원 이모(33·여)씨는 “이렇게 되면 직장 내 모든 성희롱도 무죄가 되겠다”고 우려했다. 직장인 김모(29·여)씨는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해도 피해자만 참고 넘어가라는 의미냐”고 따졌다.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여성들도 많다. 직장인 유모(34·여)씨는 “지위가 높은 남성과 여성이 법적으로 다투는 일은 사실상 게임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여대생 이모(22)씨는 “여성들이 무기력감을 느껴 미투 운동이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오늘의 눈] 안희정 판결, 사법부는 한발 더 나아갈 수 없었는가/김지예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안희정 판결, 사법부는 한발 더 나아갈 수 없었는가/김지예 사회부 기자

    “피고인 무죄.” “이런 쓰레기들.” 지난 14일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렸던 서울서부지법 303호 형사법정에 울려 퍼진 목소리들이다. 엘리트 판사로 알려진 조병구 부장판사는 판결에 논리적 흠결이 없었음을 강조하듯 차분하게 선고문을 읽어 내려갔지만, 여성 방청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법조인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 대체로 “법리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위력에 의한 간음 입증이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와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렸기 때문에 유죄를 선고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사건이라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로 현행법 체계의 미비를 꼽았다. 유죄를 선고하고 싶어도 현행법에서는 처벌할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조 판사가 ‘노 민스 노 룰’(No Means No rule), ‘예스 민스 예스 룰’(Yes Means Yes rule)을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노 민스 노 룰’은 상대방이 부동의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성관계를 한 경우 이를 강간으로 간주하고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과 유럽에서 이 기준으로 강간 여부를 가린다. 여기에서 더 나아간 ‘예스 민스 예스 룰’은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모든 성관계를 강간으로 처벌한다. 최근 ‘미투 운동’ 영향을 받아 스웨덴이 이를 입법화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꼭 공을 입법부로 넘겨야만 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전날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 선고와 비교하면 더 그렇다.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주를 이뤘던 기존 몰카 판결과 달리 법원은 이 사건의 피고인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몰카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했기 때문에 이에 맞춰 처벌도 엄중해야 한다는 판결이었다. “피고인이 여성이라서 중형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긴 했지만, 향후 몰카 재판의 시금석이 될 판결이라는 평가가 더 타당해 보였다. 14일 저녁 서부지법 앞에서 열린 긴급집회에 참여한 여성들은 “재판부가 적극적인 판결로 현실을 극복하기보다는 소극적인 판결로 현실 뒤에 숨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여성들의 분노가 법전을 뛰어넘은 지 이미 오래다. jiye@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금태섭 “헌법 명시된 판결문 공개…사법 불신 해소의 첫걸음”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금태섭 “헌법 명시된 판결문 공개…사법 불신 해소의 첫걸음”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는 가장 먼저 법원 재판의 문제점을 소액재판, 심리불속행, 판결문 등 세 분야로 나눠 짚어 봤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문제는 너무 많은데 해결 방법이 뾰족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다.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검사 출신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울신문 사회부 법조팀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금 의원은 두 시간 가까이 우리 재판의 문제점을 짚어내며 사법 불신을 해소하려면 재판의 결과물인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액재판, 심리불속행 모두 판결문에 판사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이유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지 않으냐”며 “판결문, 나아가 소송 기록을 공개하면 심리가 충실해질 수밖에 없고 당사자들도 판결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민영 기자(이) 서울중앙지법 소액법정을 자주 찾았다. 변호사 수임료 반환 소송을 제기한 할아버지가 패소했는데 판결문에는 패소 이유가 한 줄도 적혀 있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전화를 걸어 “왜 패소했는지 혹시 아느냐”고 묻더라. 하도 답답하니까 같이 재판에 들어갔던 기자는 혹시 알지 않을까 싶었다고 하더라. 남편과 불륜 관계인 여성에게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도 있었다. 판결문을 보니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나와 있었다. ‘피고의 부정행위, 내용, 기간 등을 고려했다’는 게 이유의 전부였다. 그럼 불륜을 3.3%만 인정한 걸까. 이런 식이라면 원고든 피고든 만족하기 어렵지 않겠나. 금태섭 의원(금) 한국은 변호사 강제주의가 아니다. 그래서 소액법정에 가보면 당사자가 직접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원고와 피고 모두 주장과 증거가 정리가 안 된 채 나온다. 판사가 판결문을 쓰려면 누군가 쟁점을 정리해 줘야 한다. 당사자들은 주장과 증거를 구별하지 못한다. 판사가 인정해 주고 싶어도 영수증 같은 형식적 증거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은 변호사 2만명 시대다. 소송 제기 전 상담해 줄 변호사가 필요하다. 예전 같으면 변호사 쓰는 데 돈이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금액이 많이 내려갔다. 풍부한 변호사 인력을 이용해 당사자 주장을 충실하게 정리해 주면 판사는 변호사들이 정리한 서류를 보면 된다. 금융기관 사건 등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다툼이 있는 사건은 금액이 적더라도 당사자들이 제대로 재판받을 수 있게 기준을 바꿔야 한다. 홍희경 기자 소액사건 기준을 대법원 규칙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지극히 법원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을 무리하게 추진해 재판거래 의혹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모두의 관심은 상고심에만 있고 하급심에는 없다. 금 소액사건 기준은 대법원 규칙이 아닌 법률로 정하는 게 맞다. 규칙으로 정해지다 보니 소액사건 기준 금액이 지난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50%나 뛰었다. 판사 입장에서는 사건 금액이 적으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 기준은 국회가 정해야 국민의 인식을 반영할 수 있다. 나상현 기자 얼마 전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문건에 ‘국민은 대법원에서 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존재들’이라는 내용이 있어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법원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어서 심리불속행 기각률이 높은 거 아닐까. 금 한국처럼 모든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오는 나라도 있고 미국처럼 1년에 70~80건 대법원으로 오는 나라도 있다. 문제는 우리의 기준이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관예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1년 재판 건수가 얼마 안 되니까 그야말로 역사에 남는 판결을 내놓는다. 1966년 미 연방대법원이 ‘미란다원칙´을 만들었다. 미란다는 가진 것 하나 없는 성폭행범이었다. 미란다가 전관 변호사를 썼겠나? 대법원이 그 사건을 선택했고, 변호인 선임권과 진술 거부권의 원칙을 정립했다. 한국은 모든 사건이 대법원에 가기 때문에 변호사로서는 심불 기각이 나오면 큰 타격이다. 그래서 변호사가 의뢰인의 손을 잡고 대법관 출신을 찾아간다. 현재 대법원 사건이 4만건인데 대법관 12명이 재판 기록을 일일이 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상고법원은 우리에게 악의 축이 돼 버렸다. 영미나 독일은 상고허가제로 사건을 다 쳐내고 일부만 대법원에서 본다. 일각에서는 대법관 증원도 이야기한다. 한국 현실에서 뭐가 더 맞을까. 금 개인적으론 상고허가제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대법원 재판은 기본적으로 전원합의체가 원칙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대법관 전원이 머리를 맞대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에 대해 논의하는 게 헌법 취지에 맞다. 만약 대법관이 50명이라면 부별 재판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럼 항소심과 다를 게 없다.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대법관이 들어가서 대법원 판례를 바꾸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대법원이 사회적 가치와 방향을 제시하는 재판을 하려면 상고허가제로 가야 한다. 이 어사그 보도를 통해 처음 공개된 대법관 주심별 심리불속행(심불) 기각률에 변호사들이 굉장히 놀라더라. 누구라도 기각률 낮은 대법관에게 재판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금 대법관 중 누구는 심불을 많이 하고, 누구는 적게 하는 사실이 공개되는 게 망신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공개해서 로스쿨에서 대법관별 판결문 분석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대법관이 유사 사건에서 어떤 건 심불 처리했고 어떤 건 판결문을 썼다는 식으로 분석이 나와야 심불을 제대로 비판할 수 있다. 허백윤 기자(허) 형사판결의 경우 무죄면 판결문이 자세하고, 유죄면 지나치게 간단하다. 판결문을 받는 건 소송 당사자인데, 당사자에게 설명해 주는 게 아니라 검사에게 ‘당신이 기소했지만 나는 이런 이유로 무죄를 줄 수밖에 없다´고 변명하는 걸로 보인다. 금 판결문에 들이는 수고를 줄여야 한다는 법원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재판 과정에 대한 사후 검토가 가능해야 한다. 미국은 판결문을 잘 쓰지 않지만 대신 소송 서류를 거의 다 볼 수 있다. 한국은 소송 기록은커녕 판결문도 제대로 볼 수 없다. 법원은 판결문 공개가 권위와 신뢰 상실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판결문 공개로 인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도 걱정한다. 그래서 내가 이를 면책하는 법안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 주장은 모순된다. 개인정보보호 논리로 판결문 공개가 안 되는 거라면 공개 법정에서 매일 위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민 누구나 아는 땅콩 회항 사건에서 법원이 언론에 공개한 판결문을 보면 K그룹 T항공이라고 돼 있다. 조현아는 A라고 돼 있더라. 허 블랙리스트 판결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H 대통령이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김) 국정농단 사태 때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가 나오면 영장전담판사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로 뜬다. 판결문이 공개되면 판사를 공격하는 사례가 많아질 수도 있다. 금 판사 신상털기는 엄하게 다뤄야 한다. 검찰도 영장 기각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기보다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권에서도 자기 당과 관련이 있으면 무조건 들고 일어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판결문 공개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판결에 대한 사회적 비난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가려 놓으면 오히려 찾아내서 욕을 한다. 판결문 공개는 헌법에 명시됐다. 김 판결문 공개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 금 법원 불신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전관예우도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 보려면 빅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변호사를 못 만나게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법관 청문회에서 다운계약서를 물어볼 게 아니라, 그간 판결한 내용을 갖고 비판해야 한다. 건전한 비판이 필요하다. 소송하려는 사람들은 변호사 비용이 없으면 서점에 가서 ‘알기 쉬운 민사소송’ 책을 산다. 그것만 갖고는 절대 혼자서 소송할 수 없다. 판사들도 책보다는 판례를 찾는다. 일반인도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판결을 찾아보면 증거로 뭘 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가능한 한 많은 재판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 정리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다음 회부터 수사·재판을 아우르는 형사사법의 비상식적 관행 점검이 본격 시작됩니다. 우선 선거범죄 처벌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검증합니다.
  • ‘탄핵 반대’ 보수집회에 합류한 워마드…“문재인 퇴진” 함께 외쳐

    ‘탄핵 반대’ 보수집회에 합류한 워마드…“문재인 퇴진” 함께 외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발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보수단체 집회에 남성 혐오 커뮤니티 ‘워마드’ 회원들이 합류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보수단체들의 대규모 집회에 워마드 회원들이 등장했다. 자유대연합 등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발하는 단체들이 모여 결성한 ‘비상국민회의’는 이날 오후 1시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와 문재인 정권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그런데 기존에 이 집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20대 여성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워마드 운영자 무죄, 문재인 탄핵’, ‘홍본좌(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몰카 유출범) 무죄, 안희정 유죄’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가했다. 워마드 회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약 50명까지 늘어났고, 보수단체의 집회에 합류해 “문재인은 ‘재기’하라”, “문재인 탄핵”이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재기해’라는 표현은 2013년 서울 마포대교에서 남성 권리 신장을 주장하며 투신했다가 사망한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죽음을 조롱하는 의미에서 시작된 말로 워마드 등 극단적인 여성 우월주의 커뮤니티에서 ‘자살해라’라는 뜻으로 쓰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정남 독살’ 동남아女 속아서 죽였나 알고 죽였나...내일 판결

    ‘김정남 독살’ 동남아女 속아서 죽였나 알고 죽였나...내일 판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동남아 여성들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말레이시아 법률상 유죄가 인정될 경우 이들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15일 안타라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1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전 11시)부터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6·여)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30·여)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두 피고인은 지난해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들은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말에 속아 살해 도구로 이용됐을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피고인들에게 VX를 주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를 것을 지시한 리지현(34), 홍송학(35), 리재남(58), 오종길(56) 등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비행기를 타고 북한으로 도주했다. 반면 시티와 흐엉은 현지에 남아 있다가 잇따라 체포됐고, VX 잔여물이 남은 옷가지를 객실에 방치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는 행동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검찰은 지난 6월 최종 논고를 통해 “(김정남 살인 사건은) 치밀하게 계획·실행된 암살이며 두 여성은 (암살을) 성공시키기 위해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당시 영상을 검토한 결과 두 명의 용의자가 김정남에게 독극물을 바르기 전이나 후에 전혀 웃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완 샤하루딘 완 라딘 검사는 “용의자들의 주장은 자신들의 사악한 음모를 감추기 위해 순진한 척 하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것을 완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용의자들은 김정남의 눈에 VX를 바르고 난 직후 곧바로 손을 씻었는데, 이는 이들이 김정남을 죽일 의도가 있었고 자신들이 독극물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형법은 고의적 살인의 경우 예외 없이 사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는 만큼 유죄가 인정되면 피고인들은 교수형을 받게 된다. 시티와 흐엉 모두 또는 두 명 중 한 명에게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라는 이름의 자국민이 단순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리재남 등 4명은 그가 숨진 시점에 우연히 같은 공항에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여기는 중국] 온라인으로 1000만원에 친딸 팔아넘긴 부부

    [여기는 중국] 온라인으로 1000만원에 친딸 팔아넘긴 부부

    한 젊은 부부가 갓 태어난 자신들의 딸을 중개인을 통해 온라인 구매자에게 팔아넘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14일 중국 매체 더페이퍼 보도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시수이현 경찰은 이달 초 후난성 경찰과 협력해 지역 간 이뤄지는 아동 인신매매 사건을 수사하라는 공안부의 지시를 받았고, 수사 과정에서 지난 9일 관련 용의자들을 구금했다. 경찰이 밝힌 바에 의하면, 음식점 배달원으로 일하는 남성 가오씨(19)와 여성 장씨(20) 부부는 지난해 이미 아들을 낳은 상태에서 둘째를 가지게 돼 재정적인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 4월, 부부는 후난성에 사는 온라인 중개인 주씨와 접촉해 그들의 딸을 사겠다는 구매자를 찾았고, 6만 5000위안(약 1100만원)에 딸을 팔아 넘겼다. 주씨는 이 중 2만 위안(약 327만원) 정도를 중개 수수료로 챙겼다. 경찰은 "부부와 중개인이 아직 기소된 상태는 아니며, 딸을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구매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법에 따르면, 여성과 아동 인신매매의 경우 5년~10년 징역형에 처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종신형이나 사형을 받을 수도 있다. 주 카이 변호사는 "유죄 판결을 받은 중개인은 더 긴 징역형을 각오해야한다"면서 "아동 구매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이 부과된다는 법 조항이 있지만 단일 사건으로 다뤄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당국은 다른 친지들이 이 부모가 팔아넘긴 아이를 키울 수 있는지 평가하게 되는데, 키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이가 보육원을 통해 다른 가정에 입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더페이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유사 강간’ 이윤택 “연기 지도법” 발뺌

    올해 초 확산된 ‘미투 운동’으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다른 피고인들의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현재 미투 운동의 물꼬를 튼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기소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재판과 문화예술계를 뒤흔든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윤택 비공개 공판 중… 조만간 결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지난 5월 9일 첫 재판이 열린 뒤 최근까지 9차례 재판이 열린 이 전 예술감독의 재판이 조만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인 이 전 예술감독은 배우 선정 등 극단 운영에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점을 이용해 2010년 7월~2016년 12월 여자 배우 8명을 23차례에 걸쳐 상습 성추행한 혐의(유사강간 등)로 지난 4월 구속 기소됐다. 이 전 예술감독 측은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연기 지도의 방식이었다”며 성추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후 재판은 준비기일을 제외하고는 철저히 비공개로 열리고 있다. ●안태근, 인사 불이익 직권남용 여부 주목 5월 18일부터 시작된 안 전 국장의 재판은 다음달 3일 4회 공판이 열린다. 다만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는 이 재판의 핵심 쟁점은 성추행 여부가 아닌 안 전 국장이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었는지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다. 지난달 17일 서 검사가 직접 증인으로 법정에 나와 안 전 국장과의 사이에 가림막을 두고 성추행 이후 부당한 인사조치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아이스크림 성추행’ 등 전·현직 검사 유죄 검찰 내 성추행진상조사단이 기소한 전·현직 검사들에 대해선 이미 일부 유죄 판결이 나왔다. 회식 자리에서 이른바 ‘아이스크림 성추행’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후배 검사와 변호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 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장검사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희정 1심 무죄] 1심 “회피·저항 안 해 위력 아니다”… 김지은 “끝까지 싸울 것”

    [안희정 1심 무죄] 1심 “회피·저항 안 해 위력 아니다”… 김지은 “끝까지 싸울 것”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가 선고되면서 형법 303조 ‘위력에 의한 간음’(피감독자 간음)의 유죄 입증이 어렵다는 게 재확인됐다. ‘미투 운동’의 확산에 따라 법원 판단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결국 기존 판례와 같은 판단이 나왔다.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안 전 지사가 위력을 행사해 피해자 김지은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유력 대권주자였던 안 전 지사가 김씨의 임면권을 가졌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위력 관계에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김씨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고 판단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지난해 7월 30일 러시아 출장에서 있었던 최초 간음이 어떻게 발생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간음 후 김씨가 피고인이 좋아하는 순두부를 하는 식당을 찾으려 애썼고, 지인과의 대화에서 지속적으로 피고인을 존경하고 지지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지난 2월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마지막 피해를 당할 당시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인지한 상태였는데도 자리를 피하는 등 회피와 저항을 하지 않은 점을 보면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사건은 정상적 판단력을 갖춘 성인 남녀 사이의 일”이라면서 “(김씨의) 저항을 곤란하게 하는 물리적 강제력이 행사된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사회에서 사용되는 성폭력 행위의 의미와 형사법에 규정된 성폭력 범죄의 의미가 일치하지 않는다”며 현행 성범죄 처벌체계가 사회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동안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의 피해자는 대부분 미성년자이거나 장애인이었다. 위력 여부를 증명하려면 피의자가 유·무형적 힘으로 피해자를 제압했음이 입증돼야 하는데, 일반 성인 여성이 피해자일 경우 명백한 폭행·협박이 없으면 이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안 전 지사에 대한 판결은 미투 운동 이후 ‘위력에 의한 간음’에 대한 새로운 판결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판결이 내려지면서 미투 운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법조인들의 해석도 엇갈렸다. 허윤 서울지방변호사회 대변인은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는 위력에 대해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보람 변호사는 “위력을 가진 사람이 성행위 당시에는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인데, 사실관계를 더 종합적이고 전향적으로 판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안희정에 무죄 선고한 조병구 판사는···‘시국선언’ 전교조엔 유죄

    안희정에 무죄 선고한 조병구 판사는···‘시국선언’ 전교조엔 유죄

    비서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 조병구(44)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안 전 지사에 대해 기소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혐의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월 서부지법으로 오기 직전 대법원에서 공보관을 지내며 ‘사법부의 입’ 역할을 했다.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조 부장판사는 1996년 제38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2002년 서울지법(현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임용됐다. 이후 대전지법 홍성지원, 서울행정법원, 창원지법 진주지원, 대법원 등에서 근무했다. 서울행정법원과 대법원에서는 대(對) 언론 창구인 공보관을 맡았다. 조 부장판사는 대법원 공보관을 맡기 전 2015년부터 1년 동안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내기도 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공보관 모두 요직에 속한다. 조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판결문이 총 114쪽에 이른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느낀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피해자가 업무상 상급자에게 명시적으로 (성관계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고 나름의 방식으로 거절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마음속으로 (성관계에) 반대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 성폭력 처벌 체계에서는 피고인(안 전 지사)의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되는 성폭력 범죄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사건에 대해 판결을 한 인물인만큼 조 부장판사의 과거 판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2010년 대전지법 홍성지원에 재직할 당시 시국선언을 주도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 재직 시절인 2013년에는 유흥주점에서 란제리 슬립만 입고 술 시중을 들게 하는 것은 음란성을 띠는 행태의 영업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조 부장판사는 업주가 해당 구청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한편 서울서부지법은 당초 안 전 지사의 사건을 판사 1명이 판단하는 단독 재판부에 배당했다. 법원에 따르면 안 전 지사 사건의 경우 적용된 혐의가 형법상 강제추행과 피감독자 간음 등이기 때문에 법원조직법에 따라 단독 판사가 사건을 맡아야 했다. 하지만 사건을 맡게 된 해당 판사의 요청으로 판사 3명이 논의해 재판하는 합의부로 사건을 재배당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MB 재산관리인’ 이영배, 횡령 혐의 유죄…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으로 석방

    ‘MB 재산관리인’ 이영배, 횡령 혐의 유죄…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으로 석방

    이명박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영배(63) 금강 대표가 8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순형)는 1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지난 2월 구속된 이씨는 이날 집행유예가 선고되면서 풀려났다. 이씨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다스(DAS)의 협력업체인 금강을 경영하면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도급 업체와 고철을 거래하면서 대금을 부풀리고 감사로 등재된 이 전 대통령의 처남댁 권영미씨에게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허위로 꾸며 회삿돈 8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권씨에 대한 허위 급여 지급 혐의를 제외하고 다른 횡령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반면 권씨에게 2001년부터 2017년까지 11억여원 상당의 돈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해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사실상 대주주인 김재정씨의 부인 권씨가 영향력을 행사해 감사에 등재하고 급여를 지급하도록 했기 때문에 형사책임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권씨에게도 허위 급여를 지급해 횡령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권씨가 금강의 감사로 등재되긴 했지만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고 감사 임무를 수행할 업무적 능력을 갖고 있지 못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다만 이씨가 다스의 협력사인 ‘다온’에 회삿돈 16억원을 담보 없이 싼 이자로 빌려줘 금강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는 “금강이 다온에 자금을 대여한 것은 합리적 경영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이씨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결론냈다. 재판부는 “10년에 걸쳐 거액을 횡령해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 금액의 상당액이 회복되지 않았다”면서도 “명부상 대주주인 권영미 등의 지시를 받고 소극적으로 횡령을 저질렀고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적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예맨 소아성애자 공개 처형…총살 뒤 공중에 매달아

    예맨 소아성애자 공개 처형…총살 뒤 공중에 매달아

    예맨에서 소아성애자 세 명이 공개적으로 총살을 당한 뒤 교수형에 처했다. 9일(이하 현지시간) 유럽 보도 사진 통신사(EPA)는 10살 소년 모사드 알모타나를 강간 및 살인한 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세 남성의 사형집행이 지난 8일 예맨 수도 사나에서 행해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란색 죄수복을 차림의 세 사람은 수갑을 차고 엎드린 상태에서 가슴에 5차례 총을 맞고 숨졌다. 잠재적 범죄자들을 향한 사전 경고의 의미로 그들의 시체는 공중에 매달렸고, 군중 앞에 전시됐다. 시민들은 이 모습을 휴대 전화로 촬영했다. 예맨 형법 내에서 돌팔매 처형, 참수형 또한 허용되지만 실제 모든 처형은 총살로 행해진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불륜, 동성애, 매춘, 신성모독과 변절 같은 경우에도 사형이 집행될 수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남쪽에 있는 예맨은 살인, 강간, 테러행위를 포함해 강력 범죄 관련 사형제도를 가장 강하게 집행하는 국가 중 하나다. 사형제도는 세계 약 50개 국가에서 존속되고 있으며, 미국은 G7국가 중 유일한 사형제 국가다. 한편 같은 날, 사형 집행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흉기로 찔러 일반인 여성을 숨지게 한 미얀마 출신의 남성을 처형해 십자가에 매달았다. 사진=유럽보도사진통신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법무부, 세월호 국가배상 사건 항소 포기… “국가 스스로 책임 인정, 사회통합 위해”

    법무부, 세월호 국가배상 사건 항소 포기… “국가 스스로 책임 인정, 사회통합 위해”

    정부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을 물은 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의 법률상 대표자인 법무부는 10일 “국가가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고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피해 유족들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기여하는 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해양경찰인 123정장의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형사판결이 유죄 확정된 이상 세월호 사고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밖에 없다”면서 “법원이 인정한 배상금액은 대형재난 사고인 세월호 사고의 특수성, 희생자와 유족들이 겪었을 극심한 고통, 유사사고 예방 필요 등 여러 사정에 비춰볼 때 불합리하지 않고, 국가가 희생 학생들의 위자료 금액을 다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소송을 함께 수행하는 해경과 해양수산부도 같은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9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와 청해진해운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희생자 1명당 2억원, 친부모에겐 각 400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는 등 유가족 355명에게 총 723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청해진해운 임직원들과 목포해경 소속 123경장의 불법행위가 희생자들의 사망과 객관적으로 관련돼 있어 공동불법행위가 성립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들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관제 실패, 구조본부의 부적절한 상황 지위, 현장 구조 실패, 국가재난 컨트롤타워 미작동 등 총체적인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데 대해 불복해 지난 9일 항소를 제기했다. 청해진해운도 일부 원고에 대해 지난 3일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는 형사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청해진해운 임직원 및 김경일 123경장의 불법행위 외에 국가의 전반적인 재난 대응 시스템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는지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부패 호랑이’ 때려잡다 인권 놓친 시진핑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부패 호랑이’ 때려잡다 인권 놓친 시진핑

    SCMP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이후 처벌을 받은 부패 관료는 150만명이 넘는다. 올해 상반기에만도 ‘반부패 8항규정’을 위반한 3만 6618명의 공직자가 처벌됐다고 반부패 총괄기구인 공산당중앙 기율검사위원회(기율검사위)가 밝혔다. ‘중국판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반부패 8항규정은 차량·접대·연회의 간소화, 회의시간 단축, 수행인원 축소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인권침해 원흉은 구금 조사하는 쌍규 관행 반부패 조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것은 중국 당국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는 ‘쌍규’(雙規) 관행이다. 쌍규는 “(피의자에 대해) 규정한 시간, 규정한 공간에서” 조사를 진행한다는 뜻이다. 기율검사위가 8900만여명의 공산당원들 가운데 비리 혐의가 있는 당원을 연행해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것이다. 통상 조사가 이뤄지기 전 당원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종의 격리 감찰권이다. 이처럼 격리해서 처분하는 까닭은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자살을 막기 위해서다. 기율위가 쌍규 처분을 내리는 순간 피의자의 모든 직무가 정지되고 인신의 자유가 박탈된다. 압수수색, 압류, 계좌 추적과 동시에 피의자의 모든 재산도 동결 조치된다. 쌍규 기간에는 일반인은 물론 가족과 변호사의 접견조차 제한된다. 기간은 3~4개월이지만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최장 2년까지 연장 가능하다(일반인 구속은 일반사건 최장 14일, 특수사건 최장 37일). 쌍규 처분이 내려지면 각급 검찰기관의 공소 제기나 법원의 재판, 형의 선고와 집행 등은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영장심사나 구금기간 제한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중앙 정법위원회 서기이자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이자 전 정치국원 등 최고위급 관료도 끝내 쌍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백해야 했다. ●국가감찰위, 비당원 재산몰수 ‘무소불위’ 사정이 이러니 부패 혐의를 인정하는 거짓 자백을 한 사례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쌍규 처분을 받은 후 풀려난 이들은 한결같이 “창문이 없는 방에서 12시간 연속 앉아 있거나 12시간 연속 서서 조사를 받는다”고 증언했다. 9일간 철제 의자에 손과 발이 묶인 채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폭로한 이도 있다. 인권침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중국 정부는 쌍규 대신 ‘유치’(留置) 제도를 도입했다. 반부패 숙청을 합법화하는 이 제도는 구금기간이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특수 상황에서 상급기관의 승인을 받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감찰위원회는 유치 제도를 통해 인권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감찰위는 국무원 감찰부, 국가예방부패국, 인민검찰원 반부패 조직 등을 통합해 지난 3월 출범한 사정조직이다. 당원뿐 아니라 비당원 공직자도 감찰할 수 있고 조사·심문·구금은 말할 것도 없고 재산 동결과 몰수 권한까지 부여받아 ‘무소불위’의 반부패 사정기구로 등장했다. 그러나 국가감찰위의 주장과는 달리 유치 조치를 당하는 피의자들도 쌍규와 마찬가지로 변호인 접견권이 보장되지 않아 인권침해 가능성은 여전하다. ‘형사절차법’에 따라 변호인 접견권 등 기본적 인권보호 조치를 적용받는 살인 피의자만큼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실제로 푸젠(福建)성 난핑(南平)시 정부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던 천융(陳勇)은 지난 5월 시 부구청장이었던 린창(林强)의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와 관련해 구금돼 조사를 받다가 사망했다. 천의 누나는 “동생의 얼굴이 흉하게 망가져 있었고, 뺨과 허리에 멍이 들어 있었다”며 “동생은 고혈압으로 약을 먹고 위가 좋지 않았으나, 다른 질병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허난(河南)성 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을 지내다가 2010년 부패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베이징시 북부 친청(秦城)교도소에 수감된 쑨산우(孫善武)는 “수사관들이 내 집과 계좌를 뒤졌지만 아무런 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친구와 동료들은 고문과 협박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쑨의 아내가 뇌물을 받았다고 증언했던 한 사업가는 “그들은 나를 고문했고 잠도 못 자게 했다”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술할 수밖에 없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증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쑨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며 당국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그의 지인들은 쑨이 중국 최고 지도부인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이었던 당 원로의 청탁을 거절했다가 미운털이 박혔다고 주장했다. 이 원로의 친척은 국유 광산을 불하받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후이(安徽)성 국토자원청 부청장으로 재직하다가 비리 혐의로 조사받은 천량강(陳良剛)은 “그들은 내 방 바로 옆에 아내를 가뒀는데, 날마다 아내의 비명이 들렸다”며 “석방된 후에 아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척추 손상, 신장 질환 등의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中 유치제도, 피의자 접견권 보장 안 해 중국 법률 전문가들은 중국 재판의 유죄판결 비율이 무려 99.9%에 이를 정도로 수사 당국에 일방적으로 치우친 시스템이라며 이러한 제도를 개선해 피의자 인권을 개선하고 수사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장옌성 변호사는 “중국의 법 집행은 항상 정치와 관련된다”며 “지도자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투옥되기도 하고, 파벌 싸움에 얽히거나 정적 제거의 희생양이 돼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런 만큼 유치 제도가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고했다. 스페인 종교재판은 15세기 가톨릭 왕들이 통치력 강화를 위해 과거 신앙을 은밀하게 믿는 이교도 30만여명을 붙잡아 고문하고 재산을 몰수하는가 하면 3만 2000여명을 화형에 처한 사건이다. 유치 제도 역시 피의자들의 변호인 접견권을 보장하지 않고 구금기간도 국가감찰위가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등 인권침해의 소지가 큰 탓이다. 더군다나 국가감찰위는 당원이 아닌 공무원과 국유기업 임직원, 판사, 검사, 의사, 교수, 유치원 교사 등 공공인사 수천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등 감찰의 적용 범위가 매우 넓다. 중국 법률제도 전문가인 제롬 코언 뉴욕대 교수는 “이번 제도 변경은 변호인 접견권, 고문받지 않을 권리 등 피고인에 대한 법적 보호제도 수립을 위해 지난 수십년간 기울여 온 노력을 ‘완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들과 정부 간부들, 재계 임직원, 판검사, 변호사,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교수들은 자의적인 중국 제도의 다음 희생자가 될 것으로 보고 두려워하고 있다”며 “유치 제도는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버클리대 법학대학원의 스탠리 루브먼 교수도 “이는 당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이며 당에 대한 사법권의 복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생후 10개월된 딸을 종교적 이유로 아사하게 만든 부모

    생후 10개월된 딸을 종교적 이유로 아사하게 만든 부모

    종교상의 이유로 의료기관을 불신하고, 치료를 거부한 부모가 10개월 된 딸을 영양실조와 탈수증으로 죽게 내버려뒀다.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뉴욕 데일리 등 외신은 미시간 주 시더 스프링스시 출신의 세스 웰치(27)와 타티아나 푸사리(27)가 딸 메리를 숨지게 해 지난 6일 ‘1급 아동학대와 중죄모살(살의 없이 범한 살인)’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일 아침 웰치는 유아용 침대 안에서 딸 메리가 숨을 거둔 것을 목격하고 구조대에 신고했다. 당시 아이는 눈이 퀭하고 볼이 움푹 들어가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였다. 다음날 사체 부검 결과, 메리의 사망 원인은 방치로 인한 영양실조와 탈수로 밝혀졌다. 이에 부모는 경찰에 연행돼 받은 조사에서 딸이 죽기 한 달 전부터 바싹 여위고 저체중이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켄트 카운티 법원 서류에 의하면 두 사람은 아동 보호 서비스(Child Protective Services)를 부르는 것을 두려워했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믿음과 신뢰 부족, 종교적 이유들 때문에 의학적인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 의사들을 ‘의학관련 신흥 종교집단의 성직자들’로 간주해 그들의 의견을 묵살했다. 웰치는 평소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신앙과 복종, 의사에 대한 불신을 언급해왔다. 그는 신이 병에 대한 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기에 메리를 포함해 각각 2살, 4살인 나머지 자녀들에게도 백신을 맞히지 않았다. 진화와 적자생존을 거론하며 ‘약한 자는 죽도록 놔두고 강한 자가 생존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뒤늦게 자신들이 최악의 부모임을 깨달은 두 사람은 나머지 아이들을 할머니와 할아버지 댁으로 보냈고, 막내딸의 죽음을 가슴아파했다. 현재 넷째 아이를 임신 중인 푸사리와 웰치는 20일 법정에 재출두해 중죄모살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내야한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단독]대법-헌재 전면전…‘특근 거부’ 헌법소원 결정 막으려 했나

    [단독]대법-헌재 전면전…‘특근 거부’ 헌법소원 결정 막으려 했나

    “(한정위헌으로 결정하면) 대법원과 헌재간 전면전, 무한투쟁 상태에 돌입” “재심청구, 재판소원 쇄도해 이른바 핑퐁게임이 전개되리란 것은 명약관화” “한정위헌 결정은 소위 (재판 당사자에게) 희망고문의 원인을 제공하는 셈” “사법기관이 직면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혼란 상태”   법원행정처는 어떻게 해서든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 결정을 막고 싶었을까. 특근 거부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행정처가 헌재에 보낸 검토 의견서에는 헌법 해석상 한정위헌은 허용되지 않고, 권리구제에도 도움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행정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와 배치되는 한정위헌 결정은 분쟁해결의 기초를 흔드는 것이며, 형사사법시스템의 근간을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행정처는 이같이 한정위헌 결정을 내리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13장을 할애했다. 행정처가 헌재 사건에 대해 의견서를 보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행정처가 같은 취지의 문건을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새로운 재판거래 의혹으로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이 떠오르고 있다. ◆“1주일에 4억 1000만원 손해…업무방해 인정” 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사건(업무방해)에 대한 법원행정처 검토 의견’에 따르면 행정처는 헌재의 역할 범위를 규정했다. 행정처는 의견서를 2015년 11월 헌재에 제출했다. 행정처는 한국 헌재는 독일의 연방헌법재판소와 다르다고 밝혔다. 행정처는 한정위헌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최고 사법기관으로서 대법원과 한정된 사법 기능을 수행하는 헌재를 두고 있는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법부 최고 정점의 심판체인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부정하는 취지의 한정위헌을 자제해야 한다”며 “우리 헌재는 독일과 달리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만 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조 간부 강모씨 등 4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됐고, 벌금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 행정처는 “평일 잔업과 휴일 특근을 거부하는 것은 쟁의행위에 해당되고, 조합원 투표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아 정당성에 흠결이 있다”며 “해고 사실이 알려진 뒤 3일만에 특근 거부를 실행하는 등 행위의 전격성을 충족하고, 1주일에 4억 1000만원의 손해를 끼치는 등 중대성도 충족한다”고 밝혔다. ◆“헌재 한정위헌 결정해도 법원이 따르지 않을 것” 행정처는 무엇보다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해도 법원에서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행정처는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해도 대법이 자발적으로 따르지 않는한 양 기관은 평행선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법원 재판에 대한 헌재 심사권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헌재가 국민의 권리구제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한정위헌 결정을 양산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결국 법원재판→헌법소원(한정위헌)→재심신청(재심기각)→재판소원 순으로 핑퐁게임이 전개되면서 한정위헌 결정이 희망고문이 된다고도 말했다. 행정처는 계속해서 헌재의 결정을 법원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행정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기능을 부정하는 것은 헌재가 무오류임을 자처하는 것으로, 두 기관간 전면충돌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라며 “위헌 선언은 대법원과 헌재간 전면전, 무한투쟁 상태 돌입 이미지를 줘 국민 불안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제주대 교수 뇌물사건, 유죄→한정위헌→재심 기각→재판소원 행정처는 예시로 제주대 교수 뇌물 사건을 들었다. 제주대 교수 A씨는 제주도 통합영향평가위원회 심의위원으로 활동하다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뒤 실형이 확정됐다. 이에 대해 헌재는 2012년 ‘심의위원을 공무원에 포함시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의 유추해석금지에 위배돼 헌법에 위반된다’며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A씨는 헌재 결정을 근거로 법원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A씨는 또다시 헌재에 사실상 재판소원을 제기했다. 결국 행정처는 한정위헌 결정 이후 재심이 기각되고, 헌재가 이를 취소해도 확정된 유죄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만약 법무부가 피고인을 석방하는 등 한정위헌의 기속력을 인정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고도 말했다. 이 경우 “석방된 피고인이 형사보상청구권을 행사해도 법원으로서는 무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법기관 전체에 대한 불신이 가중된다”고 경고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맹탕’에 베껴 쓰기까지, 부실 판결문 이대론 안 돼

    서울신문의 기획보도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는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새삼 깨닫게 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이 왜 유죄인지 이유가 빠진 ‘깜깜이’ 판결문은 물론 1심 재판부의 판결문을 베낀 ‘복사기’ 판결문이 수두룩했다. ‘양승태 대법원’의 법원행정처는 ‘국민이 이기적이라 대법관 판결을 원한다’고 주장했지만, 부실한 판결문과 재판거래의 우려 때문에 사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국민이 최종심인 대법원까지 가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할 일이다. 판결에서 유무죄나 책임의 소재, 양형 등 결론도 중요하지만, 왜 그런 판결을 내렸는가 하는 배경 설명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판결 이유가 명쾌해야 1심 판결에 승복할 텐데 판결문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없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소송 당사자나 변호인은 판사에게 물어볼 수도 없어 판사의 생각을 헤아려 가며 항소이유서를 쓴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항소이유서가 부실한 탓에 항소심에서도 피고인에게 결코 유리할 수가 없다. 이런 부실하고 엉망인 판결문조차 받아 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헌법 제109조나 형사소송법은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누구나 열람·복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예규가 까다로워 판결문 공개는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니 이 또한 놀랍다. 미국 416건과 일본 353건과 달리 한국 판사는 1인당 연간 600여건의 사건을 처리한다. 업무가 과도하더라도 유무죄와 양형에 목을 매는 소송 당사자의 절박함을 생각한다면 부실한 판결문과 비공개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판결문에 판결 이유 등을 담도록 요건을 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재판 건수로 평가하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의 폐지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사법개혁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성의 있게 쓴 판결문의 투명한 공개도 사법개혁의 일부다.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판사 마음대로 ‘깜깜이·복사기 판결문’… 알고보면 법대로라네요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판사 마음대로 ‘깜깜이·복사기 판결문’… 알고보면 법대로라네요

    내부 감사·법관평가 대상서 판결문 제외 민사소송법, 5·16 쿠데타 직후 개정 필수기재 항목서 쟁점·판단근거 빠져 형사 판결문선 유죄 간결, 무죄는 장황 피고인보다 검사가 항소심 시작부터 유리 사건의 쟁점, 피고인이 부인하는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이유를 쏙 뺀 ‘깜깜이 판결문’이나 항소심 선고 때 1심 판결문을 그대로 베껴 ‘복사기 판결문’을 쓴 판사에게는 징계 등 불이익이 가해질까. 그럴 일은 없다.우선 판결문은 내부 감사는커녕 감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서울변호사협회 등에서 매년 ‘법관평가’를 실시하지만, 재판 진행이 친절했는지 등을 평가할 뿐 판결문 평가 항목은 없다. 설사 판결문 감시가 이뤄진다고 해도 ‘깜깜이 판결문’은 민·형사소송법을 위반하지 않은, 합법적 판결문이다. 사건 당사자들이야 답답하든 말든, 법대로 작성된 판결문이다. 결국 기소·재판 ‘공급자’인 법조인 편의에 맞춰 설계된 소송법이 ‘깜깜이 판결문’의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민사소송법의 경우 1960년까지만 해도 판결문에 ‘사실과 쟁점’이란 항목으로 재판의 쟁점과 법원의 판단근거를 반드시 쓰도록 했다. 그런데 5·16쿠데타 직후인 1961년 9월부터 이 ‘사실과 쟁점’ 항목이 판결문(법령 용어로는 판결서) 필수기재 항목에서 빠지면서, 법원은 판단근거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원고와 피고 중 한쪽 손을 들어 주는 ‘주문’ 위주로 판결문을 작성할 수 있게 됐다. 재판에 필요한 증거에 대한 평가를 법관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는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재판이 진행되는데, 법관이 자유롭게 판단한 근거를 판결문에 쓰지 않아도 되게 소송법이 허용한 덕에 판결문을 쓸 때 법관의 자유가 극대화된 셈이다. 형사소송법에선 1954년 제정 이후 줄곧 판결문 유·무죄 기재 요건이 바뀌지 않았다. 이 법 40조 판결문(재판서) 기재 요건으로 명시한 항목은 재판을 받는 자의 성명, 연령, 직업, 주거, 기소·공판 검사와 변호사의 성명 등 호구조사용 정보들이다. 같은 법에선 유·무죄 판결에 명시될 이유를 따로 규정했는데, 조항만 보면 유죄판결에 명시해야 할 이유가 더 많다. 형소법 323조에 따르면 판결 이유에 범죄 될 사실, 증거 요지, 법령 적용, 형의 가중·감면 이유 판단 등이 들어가야 된다. 반면 같은 법 325조에 따르면 무죄 판결은 그냥 무죄라고 선고만 해도 된다. 하지만 실제 형사 판결문에선 무죄 이유가 장황하게 설명되는 반면 유죄 판단은 ‘범죄 될 사실’ 항목에 공소장 내용을 붙여 한 줄 정도 지나가는 식으로 언급돼 있다.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된 이른바 ‘범털’이 아니라면 피고인이 무죄를 주장하더라도, 재판부가 피고인의 주장과 다르게 유죄로 본 근거를 쓰지 않는 게 보통이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요즘에는 유·무죄를 다투는 사건에 판단 이유를 적으라고 권고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하지만 재판부 성향 등에 따라 쓰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죄 이유는 간단히, 무죄 이유는 장황하게 쓰는 판결문은 피고인이나 민사 패소 측을 난감하게 만드는 대신 검찰의 업무를 줄여 준다. 피고인은 1심 법원의 유죄 판단 근거를 재반박해 항소해야 하는데 판결문에 그 이유가 없으니 항소이유서를 쓰는 일이 어려워진다. 반면 검사는 판결문의 무죄 판단 근거를 읽은 뒤 1심 법원이 채택하지 않은 증거를 추려 항소심 재공격에 나선다. 삶을 걸고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직업으로 공소유지를 하는 검사보다 불리해지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항소심 시작 단계에서부터 조성되는 셈이다. 서울 소재 법학전문대학원의 한 형사법 전공 교수는 “피고인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경우에도 형사재판의 한 축에 불과한 검사의 기소내용을 따서 붙인 뒤 유죄라고 간략하게 선고하는 판결문 관행도 사법부의 적폐 중 하나”라면서 “무죄추정의 원칙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오히려 판결문에 무죄 이유는 간단히 쓰고, 무죄가 아닌 유죄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英서 17세 여학생 성폭행한 수단 난민, 징역 16년형

    英서 17세 여학생 성폭행한 수단 난민, 징역 16년형

    영국에서 지난해 17세 여학생을 묘지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6개월 뒤 같은 방법으로 36세 아이어머니를 성폭행하려 했던 수단 출신 남성에게 징역 16년형이 내려졌다고 BBC 등 현지언론이 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6일 영국 헐 형사법원 사이먼 잭 판사는 수단 출신 난민 이샤크 알누르(21)의 강간 및 강간미수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또한 알누르가 가석방을 신청하더라도 최소 10년간 징역형을 살도록 했다. 헐 팬드릴가(街)에 거주하는 알누르는 3년 전 돈을 벌기 위해 난민으로 영국으로 온 망명 신청자로, 지난해 6월 4일 늦은 밤 스프링뱅크웨스트에서 17세 여학생을 제압해 인근 묘지로 끌고가 성폭행했다. 또한 그는 5개월 뒤인 11월 15일 36세 아이어머니를 같을 방법으로 묘지로 끌고가 성폭행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첫 번째 사건 이후 알누르를 추적해 왔고 두 번째 사건이 발생한 뒤 범인을 특정하고 체포할 수 있었다. 경찰은 두 피해 여성이 엄청난 용기를 내 증언하고 증거를 제시해준 덕분에 용의자를 상대로 강력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알누르는 처음에 자신에게 걸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서 통역관을 통해 두 사건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알누르는 형기를 마치면 수단으로 추방될 예정이다. 사진=험버사이드 경찰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연임이냐 탄핵이냐… 트럼프 운명 쥔 ‘러시아 스캔들’

    [글로벌 인사이트] 연임이냐 탄핵이냐… 트럼프 운명 쥔 ‘러시아 스캔들’

    美 경제 성장 업고 트럼프 지지율 정점 ‘집사’ 코언 폭로로 장남 수사선상 올라 뮬러의 트럼프 대면조사 실현 미지수 수사결과·종결시점 따라 선거 판도 요동 세계 정치와 무역 질서를 흔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통적인 우방인 유럽연합(EU)을 향해 관세폭탄의 집중포화를 쏟아붓기도 하고, ‘정적’인 러시아에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좌충우돌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2분기(4~6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4.1%라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발판으로 최고점인 45%를 찍었다. 이는 2020년 재선의 풍향계로 불리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리얼클리어 폴리틱스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하원 의석을 공화 202, 민주 199(경합 34곳)로, 상원 의석도 48대45(경합 7곳)로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인 여당(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을 야당(민주당)에 빼앗기는 선례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다. 바로 취임 초기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던 ‘러시아 스캔들’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크 코언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큰아들인 트럼프 주니어가 특검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따라서 이번 중간선거의 승패는 ‘러시아 스캔들’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워싱턴 정가의 시선은 ‘북·미 관계’가 아니라 바로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입’에 쏠려 있다. 언제쯤 수사 결과를 발표하느냐에 따라 중간선거의 판도가 뒤흔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최측근 코언의 변심… 특검 호재로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핫’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개인 변호사이자 ‘해결사’, ‘충견’으로 불리는 코언이다. 그는 2006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잡일을 챙겨 온 ‘집사’다. 그런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며 뮬러 특검에게 ‘협조’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치명적인 개인사까지 아는 코언의 변심은 뮬러 특검에게 가장 큰 ‘호재’다. 코언은 지난 2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아내와 딸, 아들이 내가 가장 충실해야 할 대상이다. 나는 가족과 국가를 최우선에 둔다”고 강조했다. 이는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뮬러 특검에게 협조할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언은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프 인사들과 러시아 관계자의 만남인 2016년 (트럼프타워) 회동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CNN 등 미 언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당시 대선 캠프 측과 만나자는 러시아 측 인사들의 제안에 관해 아버지(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으며 당시 자신(코언)은 이 대화가 오간 자리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코언의 주장을 뒷받침할 녹취록 등 구체적인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언의 주장에 따라 특검의 칼날이 트럼프 대통령과 큰아들인 트럼프 주니어 등 측근을 조여 오자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에 2016년 트럼프타워 회동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타워 회동에 대해 “이건 상대편(민주당 힐러리 진영)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한 회동이었다”며 “전적으로 합법적이었고 정치에서는 늘 행해졌던 일이다. 그리고 아무런 성과(진전)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것에 관해 몰랐다”고 결탁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뮬러 특검과 이를 보도하는 미국 언론을 싸잡아 공격했다.●선대위원장 매너포트 재판… 스캔들 분수령 또 하나의 러시아 스캔들 분수령은 ‘특검 기소 1호’인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의 재판 결과다. 지난달 31일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사와 변호사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두 번째 재판은 오는 9월 열린다. 매너포트의 재판 결과가 사실상 뮬러 특검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매너포트의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특검팀의 신뢰도 타격은 물론이고 공화당 내에서도 ‘특검수사를 걷어치우라’는 요구가 확산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 등은 전망했다. 반대로 매너포트가 유죄 선고를 받는다면 특검수사를 마녀사냥으로 공격해 트럼프 대통령이 코너로 몰리게 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매너포트의 유죄가 인정된다면 뮬러 특검에 힘이 실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주니어,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이 코너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선거 전 발표 땐 후폭풍 커… 내년 연기될 듯 로드 로젠스타인 미 법무차관은 지난해 5월 17일 전격적으로 뮬러 특검을 임명하면서 지난 대선 기간인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관계 수사를 허용했다. 특히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경질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마이클 플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도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하려는 의도였는지,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선거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결정적이고 공개적인 증거가 아직 드러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미의 관심사는 뮬러 특검의 마지막 관문인 트럼프 대통령 대면 조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뮬러 특검의 대면 조사에 응하겠다고 장담했지만, 백악관은 공공연하게 이를 거부해 왔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조사가 이뤄질지 미지수다. 뮬러 특검은 로젠스타인 차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기소 또는 불기소 내용을 포함한 기밀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수사를 종료한다. 그러면 로젠스타인 차관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모든 형사사건에 대해 서명하고 법무부가 뮬러 특검의 권고를 따를 것인지, 말 것인지를 판단해 의회에 전달해야 한다. 따라서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와 종결 시점에 따라 중간선거의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올 연말까지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마무리 짓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방 검찰은 일반적으로 선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정치인들에 대한 공개적인 수사 절차를 피하고, 기소장도 반려한다고 미 법무부는 규정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로젠스타인 차관이 2018 회계연도 마지막 날인 오는 9월 30일에 뮬러 특검팀 수사를 자연스럽게 끝내도록 하는 방법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절차와 상관없이 로젠스타인 차관이 뮬러 특검팀의 수사 중단을 요구하면 뮬러 특검은 바로 해임되고 수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 연방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는 ‘규정에 따라 임명된 특별검사는 제한된 시간과 범위를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조사는 분명한 종점이 있다. 조사 기간과 범위는 언제나 법무장관(대행)의 통제하에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공화당 의원 11명이 지난달 25일 로젠스타인 법무차관의 탄핵안을 발의하면 ‘특검의 수사 중단’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법무차관의 탄핵안 발의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사실상 의회 통과는 불가능하다. 위싱턴의 한 외교관은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 발표가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에 발표된다면 미 정가에 강한 후폭풍이 예상된다”면서 “따라서 중간선거 이후인 내년 초쯤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팩트 체크] 정부 “사후 적발이 원칙…성분검사로 北석탄 구별 불가”

    [팩트 체크] 정부 “사후 적발이 원칙…성분검사로 北석탄 구별 불가”

    10개월째 수사…발표지연·외압 등 의혹 정치권 “억류 또는 세관 보관한 채 수사” ‘운반 의혹’ 진룽호 포항 입항…미온 대응 정부 “안보리 위반혐의 없어” 억류 안해지난달 발간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에는 러시아에서 환적된 북한산 석탄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 5척이 지난해 10월과 11월 인천항, 포항항, 동해항 등에 들어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실제 석탄은 국내에 반입됐다. 북한 석탄은 유엔 안보리 제재에 따라 금수품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째 수사를 진행 중이며 관련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과장된 의혹은 불안만 가중시킨다”며 반박하고 있다. 양측의 공방을 점검했다. 핵심 공방은 정부의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 위반 여부다.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7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에 따르면 제재 위반 행위에 관여했던 선박이 자국 항구에 입항한 경우 나포·검색·억류해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조치를 지체 없이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4일 포항 신항에 입항해 석탄 5000t을 하역한 뒤 8일 떠날 예정인 ‘진룽호’의 억류를 주장한 것이다. 유 의원은 한국 정부가 진룽호를 바로 억류하지 않으면 안보리 결의 위반인 것처럼 표현했지만, 결의 2397호는 사실 ‘합리적 근거가 있을 때’ 선박을 억류토록 한다. 실제 정부는 러시아산 석탄을 하역한다고 신고한 진룽호에 대해 부처 합동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특이점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해 10월 북한산 석탄을 싣고 온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유죄 확정 전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현행 조치를 결의 위반으로 보기는 힘들다. 야당에서 나오는 또 다른 의혹은 수사외압설이다. 지난해 10월 북 석탄 반입 수사에 착수한 지 10개월이 지나도록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는 이유가 외압이라는 것이다. 남북 관계 진전에 문제가 될까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며 시간을 끈다는 주장도 있다. 관세청은 수사 외압도 없었고, 참고인의 진술 불응 등으로 시간이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0개월은 분명 긴 시간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 지난달 수사를 마쳤지만 검찰이 보강 수사를 지시했다”며 “검찰이 북한산 석탄 반입에 대한 첫 사건인 만큼 옴짝달싹 못하게 증거를 확보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수사 결과를 봐야겠지만, 확실한 수사를 하겠다는 검찰의 의욕이 터무니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관세청은 “현재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고 했다. 관세청은 수사 기한이 길어진 이유에 대해 수입 서류나 참고인 진술 등으로 해당 석탄이 북한산임을 입증하는데 참고인들이 진술을 거부하는 경우가 잦다고 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는 석탄의 성분분석, 지문조사로 북한산 구별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관세청은 북한 광구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 성분 분석으로 원산지까지 알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외 지난달 일부 언론은 미국 국무부가 북한산 석탄을 선적한 선박이 수십 차례 한국 항구에 입항한 것을 두고 사실상 ‘경고’를 보냈지만 제대로 된 조치가 없어 한·미 간 대북 제재 공조체제에 틈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 공조가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이 어떤 우려도 전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또 일부 언론은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일부 석탄이 한국전력의 자회사 한국남동발전에 납품됐는데 통상 가격보다 30~40% 저렴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관세청은 “평균적으로 문제의 석탄들이 통상 가격보다 비싸게 신고됐다”고 반박했다. 진실은 수사 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 관세청 관계자가 통상 가격보다 낮게 석탄을 신고한 업체는 아예 없었냐고 묻자 “평균적으로 비싸게 신고했다”고만 답했기 때문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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