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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년, 9778일을 교도소에 보낸 뒤 무죄 선고받은 中 52세 남성

    27년, 9778일을 교도소에 보낸 뒤 무죄 선고받은 中 52세 남성

    중국 남동부 장시성의 한 교도소에서 무려 27년의 옥살이를 한 남성이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고 자유를 찾아 걸어나왔다. 지난 1993년 경찰에 고문을 당해 두 소년을 살해했다고 거짓 자백을 하고 1995년 사형 선고를 받은 장유환(52)이 주인공이다. 그는 무려 9778일을 복역해 중국에서 잘못된 판결을 받고 가장 오래 옥살이를 한 사람으로 기록됐다고 영국 BBC와 아시아뉴스 닷 잇이란 매체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검찰은 그의 자백이 일관되지 않으며 원래 사건의 실체와도 여러 모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심을 결정했다. 고등법원은 그의 유죄를 증명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하면서 억울한 옥살이를 배상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그는 전날 교도소를 걸어나와 83세 어머니와 전 부인을 감격적으로 끌어안았고 현지 매체들은 이를 집중 보도했다. 11년 전 이혼하고 지금은 다른 남성과 재혼한 전 부인 송샤오뉴는 두 아들의 아빠인 장유환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마침내 그를 반갑게 끌어 안았다. 송샤오뉴는 “법원의 선고를 듣고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목수였던 장유환은 1993년 10월 장시성의 성도 난창의 한 마을 저수지에서 두 소년의 사체가 발견되자 용의자로 몰려 곧바로 구금됐다. 1995년 1월 난창 법원은 사형을 선고하면서 2년을 복역하면 종신형으로 감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그는 고문 끝에 거짓 자백을 했으며 자신은 무고하다고 계속 주장했다. 교도소에서 재심을 탄원하는 서류를 보낸 것만 600통이 넘었다. 그의 항소는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지난해 3월 고등법원은 재심을 받아들였고, 같은 해 7월 검찰은 장유환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구형했다. 중국 경찰이 잠을 안 재우고, 담뱃불로 지지거나 때리는 등의 고문으로 거짓 자백을 유도하는 일이 많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자백 만으로도 충분히 기소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지만 2010년부터 이를 근절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제 사형 선고를 받은 재판은 반드시 대법원의 심리를 받아 승인을 받도록 했고, 용의자의 자백에만 의존하는 기소를 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자리를 잡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법부 얘기이고, 아직도 여러 지방의 경찰들은 사건을 해결하라는 상부의 압박에 용의자를 만들어내거나 반체제 인물이나 위구르인 같은 소수인종 출신들을 박해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벌어지면 불법 구금하는 일이 종종 있다. 아울러 중국이사법체계 개혁이 공산당 일당 독재에 위협이 될 만한 사람들보다 형사 재판 피의자들 처우를 개혁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변호인은 장유환과 상의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작 그는 복역 기간이 너무 오래 돼 “바보처럼, 완전히 사회와 단절된 것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관영 텔레비전에서는 이 소식을 전하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과거에 했다는 발언을 다시 소개했다.“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결코 늦는 법이 없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조국, 보수 유튜버 우종창에 1억원 손해배상 소송

    조국, 보수 유튜버 우종창에 1억원 손해배상 소송

    우종창 “조국, 박근혜 주심판사 만났다는 제보”1심서 허위사실 유포로 징역 8개월 법정구속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본인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보수 유튜버 우종창(63) 전 월간조선 편집위원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조국 전 장관은 전날 서울북부지법에 우종창씨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5일 밝혔다. 우종창씨는 2018년 3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1심 선고 직전인 2018년 1월에서 2월 초 사이 국정농단 재판 주심 김세윤 부장판사를 청와대 인근 한식 음식점에서 만나 식사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이에 조국 전 장관은 “명백한 허위사실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2019년 우종창씨를 경찰에 직접 고소했다. 우종창씨는 지난달 17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1심 재판부는 우종창씨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며 “우종창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형사재판을 받게 된 일련의 사태에 불만을 품고 제보 내용을 공개한다며 제보자 신원은 밝히지 않고 막연한 추측으로 허위 사실을 방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조국 전 장관 측은 “우종씨의 명예훼손 행위는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고 있던 조국 전 장관의 사회적 신뢰도와 지명도 등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저하시키는 행위였을 뿐만 아니라 청와대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에 개입하려 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심각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종창씨는 피해자인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사과나 유튜브 방송내용의 수정 등 조치를 전혀 취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국 전 장관 측은 “추후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지급되는 판결금 중 일부는 언론 관련 시민운동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종창씨는 1심 판결에 항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모텔 가자”며 손목 잡아끈 상사…대법 “강제추행 맞다”

    “모텔 가자”며 손목 잡아끈 상사…대법 “강제추행 맞다”

    원심의 “손목은 성적 수치심 부위 아니다” 판단 파기 회식이 끝난 뒤 모텔에 가자며 회사 후배의 손목을 강제로 잡아끈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강제추행’으로 인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7월 회식을 마친 뒤 단 둘이 남게 된 후배 B씨의 손목을 강제로 잡아끌며 “모텔에 가고 싶다”고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회사 사무실과 회식 장소에서 각각 B씨의 손·어깨 등을 만진 혐의도 받았다. 1심 “모두 유죄”…2심 “손목은 수치심 부위 아니다” 1심에서는 A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의 판단은 달랐다. A씨가 회사 사무실에서 한 추행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2건은 무죄로 판단해 형량을 벌금 30만원으로 대폭 낮춘 것이다. 특히 손목을 잡아끈 행위에 대한 판단이 1심과 확연히 달랐다. 2심 재판부는 “손목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모텔에 가자며 손목을 잡아끈 행위를 추행보다는 ‘성희롱’에 가깝다고 봤다. 또 후배 B씨가 경찰에서 “A씨를 설득해 택시를 태워서 보냈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 A씨에 반항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강제추행죄’의 성립 요건 중 하나인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의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회식 자리에서 B씨의 어깨 등을 만진 혐의에 대해서도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 “성적인 의도 있기 때문에 신체 부위는 상관없다” 대법원도 회식 자리 추행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모텔에 가자며 손목을 잡아끈 행위는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손목을 잡아끈 A씨의 행위에는 이미 ‘성적인 동기’가 포함됐기 때문에 추행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접촉한 신체 부위가 어디냐는 것을 가지고 성적 수치심 여부를 판단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또 추행과 함께 이뤄지는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가 아니어도 무관하다며 비록 B씨가 A씨를 설득해 집에 보냈다고 해도 강제추행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다. 즉 추행 자체에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뜻이 담긴 이상 그에 따르는 힘의 강도나 크기는 판단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강제추행죄는 폭행 자체가 추행인 경우도 포함되며 이 경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것인 이상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판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진중권 “김부겸 형이라도 문제없다” 이영훈 교수 누구(종합)

    진중권 “김부겸 형이라도 문제없다” 이영훈 교수 누구(종합)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뛰어든 김부겸 전 의원의 부인 이유미씨가 큰 오빠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언급하며 편지를 공개했다. 이 씨는 “큰오빠로 인해 남편이 곤혹스러운 처지를 당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하소연을 한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운동권 출신으로 뉴라이트로 전향했다. 위안부의 성노예화는 없었다는 취지가 담긴 ‘반일종족주의’를 출판해 공동저자로 많은 논란을 빚었다. 김 전 의원이 큰처남(이영훈)으로 인해 당과 진보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4일 “친형이라 하더라도, 대체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한 사람은 개인으로서 오직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만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지금이 3족을 멸하던 조선시대도 아니고, 21세기에 3공·5공 시절의 연좌제를 부활시켜서 대체 뭐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씨는 “옛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고 있자니 눈물이 흐른다”며 큰오빠가 아닌 남편 김부겸의 걸어온 길만 봐달라고 민주당원들에게 호소했다. 다음은 이유미씨 편지 전문. <김부겸 전 의원의 아내인 이유미입니다> 큰오빠인 이영훈 교수로 인해 김부겸 의원에 대해 안 좋은 말이 떠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하소연을 드릴까 합니다. 큰오빠가 대학 때 학생운동으로 제적이 되고 도망 다니던 시절, 형사들이 우리 집을 들락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셋째 오빠는 학생운동으로 투옥되어 재판을 받고 3년여간 옥살이를 했습니다. 남동생은 대학 졸업 후 美 문화원 폭파 사건으로 경찰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2년여 옥살이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민주화 운동을 하던 집안에서 성장했습니다. 남편도 79년 가을에 친구였던 셋째 오빠의 소개로 만나, 82년 초에 결혼하였습니다. 저 역시 80년, 86년, 92년, 세 차례에 걸쳐 경찰과 안기부에 끌려갔습니다. 80년에는 연애할 당시입니다. 광주항쟁이 나자 서울대 복학생이던 남편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전국에 지명수배했습니다. 한은 대구지점에 다니던 저를, 애인이라며 경찰청 대공분실에서 나와 잡아갔습니다. 군복으로 갈아입히고 수건으로 눈을 가렸습니다. 두 명이 밤새 취조 했습니다. 한 명은 달래고, 한 명은 때렸습니다. 그중 한 명은 훗날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당시 고문에 가담했던 경찰관입니다. 남편의 소재를 캐물었지만, 실제로 어디 있는지 저도 몰랐습니다. 그러자 서울로 압송해갔습니다. 저를 큰오빠의 신혼집 근처 여관에 가둬두고 도청 장치를 붙였습니다. 큰오빠 집으로 연락하겠다고 했던 남편에게서 연락이 올 것이라 예상하고 덫을 놓은 것입니다. 남편은 잡힐 뻔했지만, 큰오빠의 기지로 간발의 차로 도주했습니다. 다시 대구로 데려가 절 풀어주고는 한 달 동안 감시를 붙여 미행했습니다. 결혼을 한 후 86년 남편이 복학해 서울대 앞에서 백두서점을 운영할 때였습니다. 관악경찰서에서 나와 수시로 책을 압수해갔고, 둘째를 가져 만삭인 저는 두 차례 연행되었습니다. 좌경용공서적을 소지, 판매했다는 죄였습니다. 당시 근처에서 광장서적을 하던 남편의 선배인 이해찬 대표님도 함께 연행되었는데, 대표님이 거세게 항의해주신 덕분에 며칠 만에 풀려나곤 했습니다. 마지막은 92년입니다. 남편은 김대중 총재의 민주당 대변인실 부대변인이었습니다. 김대중 총재는 대선 출마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이선실’이라는 할머니 간첩을 내세워 남편과 저희 가족을 간첩단으로 몰았습니다. 남산 안기부로 저와 저의 어머니, 남편을 잡아갔습니다. 이선실이 간첩임을 알고 있지 않았냐고 몰아붙였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몰랐다고 버티자, 사흘 만에 어머니와 저를 풀어주었습니다. 그때는 민주화 이후라 매질은 하지 않았지만, 제가 앉은 의자를 발로 차는 등 폭력적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가끔씩 찾아오던 그 할머니를 만났던 제 친정어머니를 가혹하게 몰아붙였습니다. 남편은 재판 끝에 대부분은 무죄를 받고, 불고지죄만 유죄를 받아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이렇게 험난한 시절을 지나왔습니다. 오직 남편이 하는 정치가 올바르다 믿고 뒷바라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 저의 친정 오빠로 인해 곤혹스러운 처지를 당하니 제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전 애인 GPS 추적한 남성에 ‘스토킹 무죄’…日대법원 판결 논란

    전 애인 GPS 추적한 남성에 ‘스토킹 무죄’…日대법원 판결 논란

    아내와 옛 애인의 차에 몰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단말기를 부착해 동선을 추적하고 감시했다가 각각 스토킹 혐의로 기소된 2명의 남성에 대해 일본 최고재판소(한국의 대법원)가 ‘무죄’를 선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법률상 스토킹은 ‘대상자의 거주지 등 한정된 장소’에서 감시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는 만큼 GPS를 써서 위치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무죄의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스토킹 범죄를 부추길 소지가 크다”며 우려하고 있다. 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최고재판소는 지난달 30일 각각 아내와 옛 애인을 GPS 위치추적을 통해 감시했다가 스토커규제법 위반으로 기소된 A(48)씨와 B(53)씨의 상고심에서 “법률상 ‘감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재판관 5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무죄 판결했다. A씨는 별거 상태에 들어간 아내의 차에 GPS 단말기를 설치해 3주 동안 170회 이상 위치를 확인한 혐의로, B씨는 옛 애인의 차를 GPS로 추적해 10개월간 600회 이상 동선을 파악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인 후쿠오카지법과 사가지법은 “상대방의 움직임을 직접 관찰하는 행위 외에 GPS 정보를 수집한 것 자체도 ‘감시’로 볼 수 있다”며 A씨와 B씨에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에서 후쿠오카고등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어 A씨와 B씨의 행위 모두 스토커규제법상의 ‘감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직접 눈으로 관찰하지 않고 GPS 등 기기로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감시 등을 위한 준비·예비 행위는 될 수는 있지만, 감시 행위를 직접 실행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죄의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번 최고재판소의 판결은 검찰의 상고에 따른 것이다. 최고재판소는 “스토커규제법상 ‘감시’는 대상자의 집, 학교, 직장 등 통상 머무는 장소 근처에서 일어나는 행위로 한정된다”며 GPS 등 기기를 사용했더라도 집, 학교 등에서 대상자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행위가 없었다면 감시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스토커들의 ‘감시’ 행위를 고정된 장소에서의 관찰 등으로 지나치게 한정해 해석한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00년 스토커규제법이 성립될 때에는 GPS 사용이 고려되지 않았던 만큼 시대 변화에 맞춰 GPS 관련 처벌조항을 삽입하는 등 법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토커 문제에 정통한 고토 히로코 지바대학 교수는 니혼TV에 “최고재판소의 판결은 스토킹의 장소 요건에만 지나치게 중점을 둔 것”이라며 “GPS를 통해 멀리서 장소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무서운 일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이 GPS 위치추적만으로는 스토킹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사회에 전하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만희 구속’ 신천지 “재판에서 진실 밝히겠다” 창립 이후 최대 위기

    ‘이만희 구속’ 신천지 “재판에서 진실 밝히겠다” 창립 이후 최대 위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이만희(89) 총회장이 코로나19 방역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지난 1일 검찰에 구속되면서 이단 논란 속에도 교세가 급성장해온 신천지가 창립 36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이 총회장은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 당국에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해 보고한 혐의와 50억대 교회 자금을 횡령해 가평 평화의 궁전을 건축하거나 개인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총회장 측은 방역 당국의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에 우려를 표했을 뿐 방역 방해를 목적으로 명단 누락 등을 지시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횡령 혐의와 관련해서도 개인 돈을 쓴 것일 뿐 교회 자금 횡령과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신천지 측은 당일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가 유죄판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향후 재판에서 진실을 분명하게 밝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회장이 사법당국에 구속된 것은 1980년 이후 40년 만이다. 교계에 따르면 이씨는 신천지를 창립하기 전인 1980년 한때 자신이 몸담았던 대한기독교장막성전의 교주 유재열을 비판하다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이듬해 풀려난 뒤 1984년 3월 신천지를 창립했다. 이 총회장은 전날 있었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고령과 지병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장에 이상 증세가 있으며, 과거 허리 수술 등으로 인해 다리까지 불편하다는 게 신천지 측 설명이다. 신천지는 이 총회장을 정점으로 경기 과천 총회의 총무와 24개 부서장, 전국 지역별 본부로 볼 수 있는 12개 지파의 지파장에 의해 운영되는 구조를 취한다. 총회 총무와 24개 부서장의 선임인 내무부장이 지난달 28일 구속기소 된 데다 이 총회장마저 구속되며 당분간 지도부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천지에서는 총회 전도부장을 중심으로 대행체제를 꾸려 일련의 상황에 대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천지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 속에도 신도 이탈이 수천 명에 불과하고 내부 동요도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외부에서는 상반된 주장이 나온다. 매년 수만명 가량 교회로 편입되는 교육생은 물론 신도 이탈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아프간 난민 남성, 석방 5주 만에 또 아동 성폭행…독일 사회 발칵

    아프간 난민 남성, 석방 5주 만에 또 아동 성폭행…독일 사회 발칵

    독일에서 11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붙잡혔다가 12일 만에 풀려난 아프가니스탄 20대 난민 남성이 불과 5주 만에 또 다른 13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현지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공영방송 WDR(서부독일방송)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6월 성폭행 혐의로 붙잡혔던 아프가니스탄 출신 23세 난민 남성 주비르 S.는 지난달 또다시 성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당국은 이 남성이 재범을 저지를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그를 2주도 안 돼 풀어줬었기 때문이다. 문제의 남성은 지난달 24일 13세 소녀를 복도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다시 체포될 수 있었다. 피해 소녀가 수사관들에게 피해 사실을 진술한 덕분이다. 이에 대해 담당 검사 뵈르게 클레핑은 현지 빌드지와의 인터뷰에서 “도르트문트에서 발생한 두 건의 성폭행 사건은 매우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 검사에 따르면, 당국은 문제의 난민 남성이 재범을 저지르거나 탈옥할 위험이 없다며 지난달 3일 석방했었다. 이 남성은 이전에 마약 범죄와 부정 승차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당시 성범죄 이력이 없었기에 당국은 위험도가 낮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검사 폴커 슈머펠트 토포프는 WDR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에게 혐의를 시급하게 적용하고 구금할 때는 이유가 필요하다”면서 “석방을 막으려면 재범을 저지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첫 번째 사건 당시 11세 소녀의 피해 증거에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의 이민자 담당 장관 요아힘 스탬프는 “이 혐오스러운 범죄자는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수감되면 곧바로 아프가니스탄으로 추방해야 한다”고 강제 송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치인들 역시 성폭행 용의자들을 조사하는 동안 이들을 더 쉽게 구금할 수 있도록 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난민을 반대하는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이번 사건을 “사법 스캔들”(judicial scandal)이라고 규정하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개방적인 난민 정책을 꼬집어 비판했다. 한편 아동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문제의 난민 남성은 독일에서 일시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허가증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사형→종신형 “유죄 단정한 배심원 걸러내지 않아”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사형→종신형 “유죄 단정한 배심원 걸러내지 않아”

    2013년 4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보스턴 마라톤 결승선 근처에 폭탄 둘을 매설해 3명이 죽고 260명 이상을 다치게 한 조하르 차르나에프(27)에게 내려졌던 사형 선고가 종신형으로 감경됐다.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2015년 5월 15일 차르나에프에게 내려졌던 사형 선고와 관련, 재판부가 이미 그가 유죄라고 단정한 배심원들을 걸러내지 못했다며 원심을 파기, 환송해 다시 재판하라고 31일 판결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키르기스스탄계 미국 국적으로 체첸인의 피가 흐르는 그는 형 타메를란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는데 사흘 만에 타메를란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세상을 떠났다. 총격전 현장에서 달아나 보스턴 근교 워터타운 집 뒷마당에 감춰둔 보트에 숨어 지내던 그는 하루 뒤 붙잡혔다. 차르나예프는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됐는데 재심 결과 다시 사형이 언도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2시 50분쯤 두 폭탄이 보일스턴 가에 있는 코플리 광장 근처 결승선 근처에서 폭발했는데 일명 ‘압력솥 폭탄’으로 불리는 사제 폭발물로 압력솥에 금속물체와 볼 베어링 등이 들어가 있었다. 첫 폭발 후 12초 만에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나 마스터스 완주자들이 한참 결승선을 통과하던 시점이었다. 이날 희생된 이들 중에는 여덟 살 소년 마틴 리처드, 29세 여성 크리스틀 캠벨과 보스턴대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중국인 유학생 뤼링쯔도 있었다. 사건 사흘 뒤 총격전 과정에 27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찰이던 숀 컬리어가 테러범에 의해 경찰차에서 습격 당해 숨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국식 터치라고?”…‘신도 9명 강간·추행’ 목사 엄벌 촉구

    “미국식 터치라고?”…‘신도 9명 강간·추행’ 목사 엄벌 촉구

    여신도 9명을 상습 성폭행 또는 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목사에 대해 지역 단체들이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익산여성의전화 등 전북 지역 146개 시민·사회단체는 31일 전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행 목사’에 대한 법원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 성추행 목사 엄벌 촉구 단체는 이날 “A 목사는 익산 소재 교회에서 30년 동안 지위와 권위를 이용해 강간과 성추행 등 범행을 지속했다”며 “그런데도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미국식 인사였다’는 어이없는 말을 늘어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판을 지켜본 피해자들은 거짓말하는 목사를 보고 분노했다”며 “반성은커녕 ‘나를 교회에서 몰아내기 위한 모함’이라고 말하는 A 목사에게 법원을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피해자 중 미성년자에 모녀까지 전북 익산의 한 교회에서 약 30년간 목회 생활을 해온 A 목사는 1989년부터 최근까지 교회와 자택, 별장, 승용차 등에서 여성 신도 9명을 상습 성폭행 또는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일부 신도는 성폭행 당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피해자 중 일부는 미성년자였으며, 모녀가 추행을 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 목사는 행위를 거부하는 신도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하는 거니 괜찮다”, “이렇게 해야 천국 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일관되고 모순되지 않는다”면서 A 목사의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징역 8년이 선고되면서 피해자들과 여성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항소심서 “미국식 터치였을 뿐” 혐의 부인 지난 10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A 목사는 강간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단 한 번도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 일부 신도와는 내연 관계였다”면서 “신도들이 나를 교회에서 몰아내려고 입을 맞춰 거짓말을 하고 모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재판장이 “목회자로서 양심의 가책은 느끼지 않느냐”고 묻자 A 목사는 “미국식으로 터치하고 그런 걸 다 성추행으로 엮은 거다. 남녀 관계로 잘 지내다가 돌변해 나를 고소했다”고 항변했다. 피해자 “이사 후에도 목사 부인 찾아와 합의 종용” 31일 전주지법 앞 기자회견에는 피해자들도 증언에 나섰다. 한 중년 여성은 “A 목사는 어느 날 나를 자신의 별장으로 끌고 가더니 몹쓸 짓을 했다”며 “목사는 행위를 거부하는 나에게 ‘이렇게 해야 천국 간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런 피해를 보고서 교회가 있는 좁은 지역사회에서 살 수 없어 인근 시골 마을로 도망치듯 이사를 했다”며 “그런데 목사의 부인은 거기까지 나를 찾아와 합의를 강요했다. 아직 그때의 기억이 생생해서 잠도 잘 못 자는데…”라고 울먹이면서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요구했다.시민·사회 단체 관계자는 “재판부는 가해자에게 중형을 선고해 성폭력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법이 사회적 약자의 아픔과 눈물을 닦아주는 사회적 정의임을 일깨워 달라”고 호소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8월 14일 오전 10시에 전주지법에서 열린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교도소 수감자, 집으로 돌려보낸다…파라과이 의회, 가택연금법 제정

    교도소 수감자, 집으로 돌려보낸다…파라과이 의회, 가택연금법 제정

    남미 파라과이에서 교도소 수감자들이 무더기로 풀려날 전망이다. 교도소 수감을 가택연금으로 대체한다는 법안이 29일(이하 현지시간) 하원을 통과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파라과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타쿰부 교도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5명이 나온 지 하루 만이다. 상원을 통과하고 이첩된 법안이 하원에서 처리되면서 가택연금제도는 이제 공포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현지 언론은 "여당 주도로 통과된 법안에 행정부가 비토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제도 시행을 기정사실화했다. 교도소 수감을 가택연금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이 파라과이 여당 내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건 코로나19 때문이다. 방역을 위해 수감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법안 발의로 이어졌다. 의회를 통과한 법안은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수감자를 집으로 돌려보내 가택에 연금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법안에 따르면 사법부의 외출 허락을 받은 수감자, 형량의 절반 이상을 채운 자 등이 교도소 대신 집에서 나은 형량을 채울 수 있다. 10년 미만의 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자, 폭력이 아닌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자,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큰 기저질환자 등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지 언론은 "수감자 1700명 이상이 교도소에서 풀려나 집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법안처리 과정에서 야권은 제도에 강력히 반대했다. 야권은 "가택연금의 혜택을 주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수혜자가 예상(1700여 명)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면서 징역형의 취지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야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제도를 중단하고 풀어준 사람들을 다시 교도소에 수용하겠다는 것인지조차 명확하지 않다"면서 졸속으로 만들어진 법안이라고 비난했다. 논란이 거셌지만 여권이 법안처리를 강행한 건 교도소 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파라과이 교정본부에 따르면 파라과이 전국에서 교도소가 수감할 수 있는 정원은 최대 9000명이지만 현재 수감인원은 1만4000명을 웃돈다. 관계자는 "가능한 수감인원을 줄여 감염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라과이에서 교도소 내 코로나19 감염은 이미 현실화한 문제다. 파라과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교도소는 수용인원 규모에서 전국 2위인 델에스테의 교도소다. 여기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수감자 1명과 교도관 2명은 끝내 사망했다. 교정본부는 부랴부랴 면회를 금지하는 등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최근엔 타쿰부 교도소에서 또 5명 확진 사례가가 나왔다. 30일 기준 파라과이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866명, 사망자는 46명으로 집계됐다. 사진=ABC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열린세상] 아직 선진국이 아니다/김세정 바르샤바 SSW 프래그마틱 솔루션스 변호사

    [열린세상] 아직 선진국이 아니다/김세정 바르샤바 SSW 프래그마틱 솔루션스 변호사

    은연중에 그냥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이 살기로 한 것인지 적당히 잊고 살다가 순간 깜짝 놀라면서 아직 팬데믹 상황이었다고 새삼 깨닫는 듯한 시절이다. 사실 적응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살아가겠나. 20세기 초 세계를 휩쓴 스페인 독감도 햇수로 3년 지속됐다니 어쩌면 코로나19 역시 한동안 갈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시절을 지내면서 소위 ‘국뽕’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선진국으로 불리는 국가들이 누구도 겪어 보지 못한 감염병 사태를 맞아 줄줄이 방역에 실패하고 엄청난 수의 확진자 및 사망자를 내면서 우왕좌왕하는 동안 한국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극도로 제한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차분하고 질서정연하게 대처하는 것으로 보였다.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했고, 이제 진정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구나 내지 세계를 선도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감동이 생겼다. 이 감동은 N번방, 손정우 인도 불허,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 장례식,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등 일련의 사건에 관한 논쟁을 접하면서 상당히 식어 버렸다. 엄밀히 말하면 사건 자체보다도 이들 사건에 한국 사회가 반응하는 방식 때문이다. 사실 사건들 자체도 하나같이 충격적인 것들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주로 미성년자들을 유인해 속옷 사진 등을 받아 낸 후 이를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점점 더 강도 높은 성폭력을 자행하고 이 장면을 팔고 다른 쪽에선 돈을 지불하고 구경한 것이 N번방 사건이었다. 손정우는 세계 최대의 미성년자 성착취물 사이트를 개설해 국제적인 수사 대상이었는데도 한국 법원에서 겨우 1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안 전 지사는 비서에게 가한 성폭력으로 인해 3년 6개월의 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박 전 시장은 비서가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를 하자마자 자살을 했다. 앞의 두 사건은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환경을 이용해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것이고, 뒤의 두 사건은 소위 진보적인 진영에 속해 있다는 고위 공직자들이 한국 사회 특유의 강력한 상하관계를 이용해 저지른 것이다. N번방 사건에 대해서는 애초에 빌미 잡힐 일을 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을 탓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건에 가담한 가해자의 규모를 축소하려 하기도 했다. 손정우 사건에 대해서는 자국민 보호라는 이유로 불인도 결정을 옹호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사건들에서 사용된 성착취물을 그저 포르노 영상이라고 간주해 보고 싶어 하거나 본 사람들을 두둔하는 경우도 있었다. 안 전 지사의 모친 장례식에 참석한 정치인들은 그가 성폭력 범죄자가 아니라 억울하고 명예스러운 옥살이를 하는 것처럼 굴었다. 박 전 시장의 지지자들은 스스로 선택한 죽음임에도 그의 죽음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려 맹렬히 비난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반응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성범죄를 다른 범죄와 달리 취급하고 더 나아가 범죄로 보기보다 성적인 요소에 주목해 관음하는 시각이다. 범죄가 발생했을 때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은 범인이지 피해자가 아니다. 그런데 유독 성범죄에서는 피해자를 탓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피해자의 태도를 논하거나 가해자에게 감정이입하고 동정한다. 그 정도면 범죄가 아니라며 피해의 수위를 가지고 왈가왈부하거나 심지어 유죄로 확정된 성범죄임에도 범죄 자체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더구나 더 실망스러운 것은 한국 사회가 보여 주는 피해자에 대한 무감함이다.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 끔찍한 범죄에 관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동정도 그리 없고, 사회가 그들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은 언감생심이고, 피해자들이 지고 살아갈 상처에 대한 우려도 별로 보이지 않고, 앞으로 동종의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다짐 같은 것도 찾기 어렵다. 감염병을 잘 통제해 세계적인 칭송을 받는 것, 음악이나 드라마 같은 한국형 콘텐츠를 통해 문화를 선도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고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그런데 그런 선진적인 사회에서 성범죄를 논의하고 피해자를 취급하는 방식은 어떤가. 외부에 비춰지는 발전된 모습에 비해 많이 취약하다고 할 것이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 기소율 0.18% ‘독직폭행’ 혐의… 이근안처럼 증거 명확해야 실형

    기소율 0.18% ‘독직폭행’ 혐의… 이근안처럼 증거 명확해야 실형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이 ‘검언유착’ 의혹 수사 중 몸싸움을 벌인 정진웅(52·28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상대로 내세운 ‘독직폭행’ 혐의는 기소율이 극히 낮다. 30일 대검찰청의 2019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5~2019년 ‘독직폭행·가혹행위’나 ‘특가법상 독직폭행’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공무원은 모두 5987명이지만 이 중 기소된 이들은 11명으로, 기소율이 0.18%에 그친다. 독직폭행은 경찰과 검찰 등이 직권을 남용해 피의자 등에게 폭력을 가하면 적용된다. 법정형은 일반폭행(징역 2년 이하·500만원 이하의 벌금형)보다 훨씬 무거운 5년 이하의 징역형이지만 재판에서도 대부분 선고유예를 받는 선에서 끝난다. 대법원 판결문 열람 사이트에서 최근 1년간 독직폭행 관련 판결을 분석한 결과 실형 선고를 받은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2008년부터 따져도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은 관련 사건은 4건에 불과하다. 독직폭행 혐의 등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고문 기술자’ 이근안 전 경감처럼 피해자 진술 외에 증거가 명확해야 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범죄 피의자들이 방어권 확보를 위해 독직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남용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증거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해 기소율 등이 낮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건은 한 검사장 측이 갖고 있다는 영상물이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 한 검사장 측은 “한 검사장이 항의하고 수사팀이 이를 부인하지 못하는 장면이나 수사팀 일부가 개인적으로 사과의 뜻을 표시하는 장면 등이 녹화돼 있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을 목격한 여러 관계자들의 증언도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뉴질랜드 “한국 정부에 실망” 외교갈등 번진 성추행 사건

    뉴질랜드 “한국 정부에 실망” 외교갈등 번진 성추행 사건

    뉴질랜드 외교부 “한국 정부 실망했다” 한국 외교관이 주뉴질랜드 대사관에서 일하는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뉴질랜드 외교부 측이 “한국 정부에 실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뉴질랜드 외교부는 “뉴질랜드 정부는 한국 정부가 이 사건과 관련한 뉴질랜드 경찰의 앞선 요청에 협조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을 표현한 바 있다”며 “뉴질랜드의 입장은 모든 외교관이 주재국의 법률을 준수하고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안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뉴질랜드 정부는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앞서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방송 뉴스허브는 2017년 말 한국 외교관 A씨가 주뉴질랜드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뉴질랜드 국적의 남자 직원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고 보도했다. 뉴스허브는 “한국은 뉴질랜드 법원이 발부한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 사건 발생 당시가 촬영된 한국 대사관 폐쇄회로TV(CCTV) 영상 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뉴질랜드 경찰의 조사에 비협조적으로 대응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상진 주뉴질랜드 한국대사는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될 권리가 있다”면서 “뉴질랜드에 입국해 조사를 받을지는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상 간 통화에서 이 문제가 언급되며 국가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외교부는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는 인사제도팀과 감사관실, 국제법률국을 중심으로 뉴질랜드 정부의 조사 협조 요청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친문 구애’ 이재명 “조국 당한 일, 동병상련…박수 쳐주고 싶다”(종합)

    ‘친문 구애’ 이재명 “조국 당한 일, 동병상련…박수 쳐주고 싶다”(종합)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동병상련”이라며 “지금 소송 잘하는 것 같다. 박수 쳐 드리고 싶다”며 애틋한 감정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친문재인(친문) 진영의 지지를 받는 조 전 장관과의 동질감을 언급함으로써 친문 세력에 지지를 호소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조국, 소송 잘하고 있다”“제가 ‘비정상’ 검찰의 가장 큰 피해 본 사람” 이 지사는 지난 29일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이 당한 일, 요즘 하는 일에 대해 제가 동병상련이라고(한다)”면서 “지금 소송하고 그러는데 잘하는 것 같다. 박수를 쳐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또 “제가 비정상적 검찰의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 중 하나 아니냐”라면서 “사람의 생사를 가르는 권력을 가진 집단은 민주적 통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의 발언은 조 전 장관에 대해 ‘마음의 큰 빚’을 언급했던 문 대통령과 그의 지지 세력을 의식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文, 신년기자회견서 “조국에 마음에 큰 빚”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에 크게 기여했다며 유무죄를 떠나서 지금까지의 고초만으로도 마음의 빚을 졌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을 이제 놓아주고 분열과 갈등을 끝내자고 호소했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검찰개혁에서)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했던 기여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 그것만으로도 저는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도 조금 호소하고 싶다”면서 “이제는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까지 다 통과가 됐으니 조국 전 장관은 좀 놓아주고 앞으로 유무죄는 재판 결과에 맡기고 갈등을 끝내자”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2017년 대선후보 경선, 2018년 경기도지사 경선 등 당내 선거를 치르며 친문 세력과 치열한 갈등을 벌여 그 후유증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이재명, 文과 대선 경선 경쟁에 “내가 좀 싸가지가 없었다” 반성 이 지사는 지난 28일에도 2017년 19대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것에 대해 “내가 좀 싸가지가 없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 지사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와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어느 날 지지율이 올라가니까 ‘혹시 되는 것 아닐까’ 뽕(필로폰)이라고 그러죠. 잠깐 해까닥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맞아봐야 정신이 든다고, 좋은 경험도 됐다”면서 “분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민주당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고 그래야 나도 활동할 공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도정만 맡는 것도 정말 만족한다”면서 “더 큰 역할을 굳이 쫓아다니진 않을 것이지만 그런 기회가 돼서 맡겨지면 굳이 또 피할 일도 없는 것”이라고 차기 대권을 향한 욕심을 내비쳤다. 이 지사는 최근 대법원에서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대법원에서 생중계한다고 하길래 ‘무죄를 하려나 보다’라고 생각했었다”면서 “꽤 유력한 정치인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참수할 것 같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유죄 취지의 소수 의견을 들을 때 “약간 종교 재판 냄새를 느꼈다”라고도 했다.이낙연 “열린민주당과 빨리 통합 필요”친문 표심 겨냥 해석 한편 여권의 유력대선후보로 꼽히는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최근 인터뷰 등을 통해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에 대해 “빨리 통합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고, 또 가능하다”고 밝혔다. 4·15 총선 직전 “연합이나 합당은 상상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가 전면적인 ‘찬성’ 입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 의원은 친문 세력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지지를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점에서 ‘친조국·친문’을 전면에 내세운 열린우리당과의 합당 발언을 한 것 역시 친문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코로나 지원 기금으로 람보르기니 장만한 美 29세 사장님

    코로나 지원 기금으로 람보르기니 장만한 美 29세 사장님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겠다고 미국 정부가 6500억 달러(약 775조 45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사는 데이비드 하인스(29)는 기회다 싶었는지 모른다. 네 군데 이삿짐 업체를 운영하던 하인스는 직원 500명 이하를 고용한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페이체크 보호 프로그램(PPP)을 악용해 390만 달러(약 46억 5270만원)를 지원 받아 푸른색 2020년형 람보르기니 후라칸 에보를 구입하는 등 마이애미 해변 일대의 리조트와 소매점 등에서 사치품들을 싹쓸이 쇼핑했다. 어머니에게 선물한다고 두 가지 물품을 3만 달러 넘게 지출한 것도 확인됐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그를 체포하고 27일 기소하는 한편, 31만 8000 달러(약 3억 7937만원) 나가는 람보르기니와 340만 달러의 현금을 압수했다. PPP는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감원하지 않고 고용을 유지하는 사업체에게 직원들이 매일 쓰는 돈들을 대신 지불해주는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하인스는 일곱 차례 신청하는 수법으로 1300만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기까지 했다. 물론 직원 숫자도 거짓으로 부풀려 신고했다. 있지도 않은 직원 이름으로 신고했다.그런데 하나 더 기막힌 것은 하인스가 지난주 마이애미 지역 방송인 WSVN과 인터뷰를 가진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가 경찰이 단속해 1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자 방송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바보 취급 당했다며 벌금 딱지를 부과하는 것이 괴이하기 짝이 없다고 불평을 늘어놓은 것이다. 한 술 더 떠 그는 PPP 기금 지출이 엉망이라며 얼마나 많은 돈이 “대기업들에 가는지” 모른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법무부는 그에게 재정 상태에 대해 거짓 서류를 만들어 불법 과정에 개입하려 한 금융사기 혐의를 제기했다. 그는 10만 달러의 보석 보증금을 납입하고 전자장비가 달린 어머니 집에서 가택 연금되는 조건으로 풀려나 10월 14일 재판을 받게 된다. 유죄가 선고되면 최고 70년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DNA 안 나왔지만 성폭행” 50대 남성, 2심도 유죄

    “DNA 안 나왔지만 성폭행” 50대 남성, 2심도 유죄

    성폭행 혐의 50대에 징역 2년6개월 선고 피해자 진술과 부합하는 DNA 증거가 검출되지 않았으나 1심에서 성폭행 혐의 유죄가 선고된 50대 남성에 대해 2심도 동일한 실형을 선고했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윤종구)는 전날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이모(50)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1심은 이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도 명한 바 있다. 2심 재판부는 “이씨 측은 DNA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소사실과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강력주장한다. (그러나) 검출이 안 됐다고 해서 피해자의 진술을 바로 배척할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유형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상식과 경험칙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을 바로 배척할 것이 아니라 검사를 위한 시료채취 방법과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대법원의 판례 등을 대비해야 한다. 피해자가 어떤 경위로 신고했고, 그 신고 과정에서의 진술이 일반적 피해자와 같은 유형의 경험으로서 문제점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 진술에 의하면 성행위의 시간이 짧았는데, 이씨의 진술이 없어 구체적 원인은 몰라도 성행위 자체에 대한 (피해자) 진술을 배척하기는 어렵다”며 “성행위 시간이 짧았다는 점은 여러 정황에 부합하고, 경찰이나 1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한 진술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아 배척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지인인 피해자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노래방에서 A씨를 소파에 넘어뜨린 뒤 바지를 내리는 등 성관계를 시도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당시 이씨가 사정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감정에서는 이씨의 DNA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당시 다소 어눌한 한국말로 “저는 정말 그 여자를 성폭행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정말 억울합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외국인인 점을 감안하면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이씨를 법정구속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K-변명” 진중권, 뉴질랜드 韓외교관 사태에 쓴소리

    “K-변명” 진중권, 뉴질랜드 韓외교관 사태에 쓴소리

    해외 정상이 문 대통령에 전화로 성추행 언급 뉴질랜드 한국 대사관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 정부 측의 입장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K-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류의 맥을 이어나갈 다음 주자는 K-변명이다”며 “무죄 추정의 원칙. 황당한 게, 아니, 그자를 일단 뉴질랜드로 보내 재판을 받게 해야 유죄인지 무죄인지 알 거 아닌가”라고 적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재판도 안 받게 하고 영원히 무죄로 추정만 하겠다는 얘기인지. 결국, 영원히 무죄로 만들어 주겠다는 수작. 사유야 다르지만, 박원순 건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앞서 뉴질랜드 방송 뉴스허브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주재 한국 외교관 A씨가 성추행 행위를 3차례 저지른 혐의를 받았는데도 한국 정부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2017년 말 뉴질랜드 근무 당시 뉴질랜드 국적 직원의 엉덩이 등 민감한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3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허브는 “한국은 뉴질랜드 법원이 발부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 사건 발생 당시가 촬영된 한국 대사관 CCTV 영상 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는 A 씨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감봉 1개월 징계를 내린 뒤 자체 종결했고 A 씨는 현재 아시아 주요국 총영사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개인 문제”라던 외교부, ‘성추행’ 외교관 문제 고심 당초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 개인이 판단할 문제라며 거리를 뒀으나, 정상 간 통화에서 이 문제가 언급되고 국가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부랴부랴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29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외교부는 최근 한국 외교관 A씨가 주뉴질랜드대사관 근무 당시 뉴질랜드인 남자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피해자 주장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는 인사제도팀과 감사관실, 국제법률국을 중심으로 뉴질랜드 정부의 조사 협조 요청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文, 뉴질랜드 총리 통화…현지 언론 “성추행 외교관 인도 가능성 낮아”(종합)

    文, 뉴질랜드 총리 통화…현지 언론 “성추행 외교관 인도 가능성 낮아”(종합)

    2017년 성추행 혐의로 지난 4월 체포영장뉴질랜드에서 성추행 혐의를 받는 한국 외교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지만, 해당 외교관의 인도 요청은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뉴질랜드 온라인 매체 스터프가 29일 보도했다. 스터프는 뉴질랜드 외교부 관계자들이 한국 외교관 A씨 성추행 사건에 협조해줄 것을 한국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최근 논의된 의제에서는 빠진 것으로 나타나 범죄인 인도 요청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터프는 또 저신다 아던 총리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에 문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하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뉴질랜드 언론에 외교관 인도 요청 문제는 경찰이 처리할 사안이라며 “우리 정부는 우리 법이 지켜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전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아던 총리가 해당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 건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고 확인했다. 이 매체는 윈스턴 피터스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을 때도 이 문제에 대해 거론했다는 공식적인 기록이 없다며 피터스 장관이 아예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스터프는 피터스 장관과 외교부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있으나,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경찰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한 통신 기록을 본 적이 있다고 전했다. 스터프는 이어 경찰이 이미 피해고소인에게 외교관 A씨의 유죄가 입증되지 않는 한 A씨의 인도 요청은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에 대한 수사는 A씨가 자발적으로 뉴질랜드로 들어오지 않는 한 진전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터프는 경찰의 입장을 물었으나 경찰 공보팀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법원은 2017년 A씨가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 근무 당시 사무실에서 손으로 엉덩이를 꼬집는 등 백인 남성 직원에게 세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4월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사건 후 감봉 징계를 받고 현재 다른 나라에서 총영사로 근무하는 A씨는 “나는 동성애자도 성도착자도 아니다. 내가 어떻게 나보다 힘센 백인 남자를 성적으로 추행할 수 있겠느냐”며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4년간 뭐하다 이제 와서” 박지희 아나운서, 결국 tbs 하차

    “4년간 뭐하다 이제 와서” 박지희 아나운서, 결국 tbs 하차

    박원순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에 tbs 하차 결정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향해 “4년 동안 도대체 뭘 하다가 이제 와서 나서게 된 건지 궁금하다”면서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킨 프리랜서 박지희 아나운서가 결국 tbs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tbs는 28일 “8월 편성 개편을 앞두고 열린 tbs TV 편성위원회에서 박지희 아나운서 건도 함께 논의되었고 최종적으로 하차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tbs 시사 프로그램 ‘뉴스공장 외전 - 더 룸’에서 보조 진행을 맡았던 박지희 아나운서는 지난 14일 인터넷에 등록된 ‘청정구역 팟캐스트 202회’에서 박원순 전 시장 고소인을 향해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박지희 “발언 사과”한다면서 ‘피해 호소인’ 사용 당시 팟캐스트에서 박지희 아나운서는 “(피해자) 본인이 처음에 (박 전 시장의) 서울시장이라는 위치 때문에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얘기를 했다는데 왜 그 당시에 신고를 하지 못했나, 저는 그것도 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4년 동안 그러면 도대체 뭘 하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이런 식으로 김재련 변호사와 함께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도 궁금하다”고 피해자 고소의 순수성을 문제삼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의 법률대리인이다.이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박지희 아나운서는 개인 사정을 이유로 ‘더 룸’의 출연을 잠정 중단한 상태였다. 박지희 아나운서는 지난 16일 유튜브 ‘이동형TV’에 출연해 “비난할 의도로 이야기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찾아가서 말했으면 고통의 시간이 줄었을 것이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는 사과드린다”라며 “산발적으로 퍼지는 보도로 피해 호소인이 상처를 또 받지 않았을까 걱정”이라고 덧붙였지만 여전히 ‘피해 호소인’이라고 피해자를 지칭했다. “뒤에 숨어 있다” 이동형, YTN라디오 계속 진행 한편 당시 비슷한 발언으로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들었던 이동형 작가는 여전히 YTN라디오에서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박지희 아나운서의 문제 발언이 있던 같은 날, 유튜브 채널 ‘이동형TV’ 라이브 방송에서 “미투 사건은 과거 있었던 일을 말 못 해서 밝힌다는 취지로 신상을 드러내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피해자를 향해 “피고소인(박 전 시장)은 인생이 끝이 났는데 숨어서 뭐 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또 “(피해자는) 뒤에 숨어 있으면서 무슨 말만 하면 2차 가해라고 한다”면서 “4년씩 어떻게 참았는지도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이게 이상한가”라고도 해 피해자에게 신상을 드러내라고 요구했다. 심지어 “여자가 추행이라고 주장하면 다 추행이 되는 건지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이상하다고 말하면 2차 가해니 말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쏟아냈다.이 같은 논란에 정찬형 YTN 사장은 지난 20일 사내 공지글을 통해 “심의에 저촉될 사안이 발생하지 않고 문제 파장이 커지지 않도록 유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추행 고소 사건 피해자의 인권을 중시해야 하고, 더불어 사자 명예훼손 등의 위험이 있는 고인과 유족의 인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두 번째는 법리적인 측면”이라며 “유죄추정은 재판 없는 처벌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다. 증거에 의한 유죄 입증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형 작가에 대한 조치는 언급이 없었고,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 없이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지원 학력 교육부 감사 요구에 유은혜 “부정적”…하태경 “내편 무죄”

    박지원 학력 교육부 감사 요구에 유은혜 “부정적”…하태경 “내편 무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학력 위조 의혹과 관련해 야당이 교육부 차원의 감사가 있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유 부총리는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박지원 후보자의 편입학 과정 관련 불법 정황에 대한 감사 계획이 있느냐’는 미래통합당 김병욱 의원의 질의에 “교육부 등 행정부의 조사·감사는 사실에 분명한 근거를 두고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육부 감사’ 요구에 유은혜 “감사 조건 안돼‘ 유 부총리는 ”55년 전 일이고 학적부나 학위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당사자들이 아무도 없다“며 ”조사, 감사가 가능한지, 실효적인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2년제 광주교대를 졸업한 박지원 후보자가 1965년 단국대에 편입하면서 4년제 조선대를 졸업한 것처럼 학적부를 위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감사가 어렵다면 직권조사 실시를 검토해 달라‘는 통합당 정경희 의원의 요구에도 ”조사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고 일축했다. 다만 교육부가 단국대에서 보관 중인 학적부 원본을 열람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는 ”학교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유 부총리의 답변에 대해 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 국회 정보위 통합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역시나 ’내 편 무죄 네 편 유죄‘였다“며 ”대단히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유 장관은 55년 전의 일이라 학위를 확인해줄 수 있는 당사자가 없다는 핑계를 댔는데,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통합당 청문보고서 채택 불참…문 대통령, 임명안 재가 정보위는 이날 박지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박지원 후보자가 국정원장으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고 보고서 채택에 불참했다. 통합당은 학력 위조 의혹 외에도 박지원 후보자의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북송금 관련 이면합의 의혹 등을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유보를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후 박지원 국정원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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