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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 FTA 대치] FTA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의회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매달렸다

    [정치권 FTA 대치] FTA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의회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매달렸다

    “이러고도 처리하지 못하면 우리만 죽고, 몸싸움을 해서라도 처리하면 같이 죽는다.”(한나라당 영남권 재선의원) “이제 와서 표결에 응하면 우리만 죽고, 몸으로 막다가 끌려나가면 같이 죽는다.”(민주당 수도권 재선의원) ●여, 대통령 제안으로 모처럼 한목소리 여야가 ‘공멸’의 길로 한발 더 다가섰다. ‘안철수 바람’을 맨몸으로 맞으며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절감한 여야이지만, ‘공생’의 길은 한층 더 멀어진 양상이다. 벼랑 끝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아니라 여야, 국회 그리고 우리 정치가 섰다. 지난 4년간 한 번도 슬기롭게 국사(國事)를 결정하지 못한 18대 국회가 다시 멱살을 잡는 모습을 연출하면 의회 정치는 회복 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한·미 FTA를 둘러싼 대치가 여야를 넘어 의회 정치까지 위협하고 있는 꼴이다. 여야가 ‘공멸’의 길로 가는 이유는 ‘혼자서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민심 이탈로 위태로워진 한나라당은 FTA를 처리하지 못하면 전통적인 지지층까지 등을 돌려 당이 해체될 것이라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비준안 처리를 전제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재협상할 뜻을 밝히고, 미국이 호응한 상황이기 때문에 강행처리 명분이 충분하다고 본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의 쇄신파 의원들은 합의처리를, 영남권 중심의 중진 의원들은 강행처리를 주장했는데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한나라당이 모처럼 하나가 됐다. ●야, 야권통합까지 영향 운신 폭 적어 반면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표결에 참여했다가는 존립의 이유조차 잃어버릴 것이라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특히 이제 와서 표결처리를 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의 ‘보증수표’인 야권통합까지 위태로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는 ‘FTA 몸싸움’을 공멸로 보는 동시에 ‘본전치기’로 인식하기도 한다. 둘 다 죽어야 살아날 길이 있다는 논리이다. 실제로 FTA가 어떤 형태로든 처리되면 여야 모두 엄청난 격변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FTA 처리를 핑계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쇄신론 등을 미뤄 놓았다. FTA 국면이 지나가면 당 지도부 교체 및 청와대와의 관계 재정립, 공천 물갈이 등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이다. 민주당 등 야권은 본격적인 통합국면을 맞게 된다. 통합의 주도권은 총선과 대선에서의 생존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각 정파의 쟁투가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극적 합의 처리해도 정치불신 못벗어” 기존 정치권이 ‘공멸’ 이후 새판 짜기로 어렵게 ‘부활’한다고 해도 FTA 후유증 때문에 민심은 정치권에서 더 멀어지고, 정치권 밖에서 ‘메시아’를 찾으려는 현상은 더 깊어질 게 뻔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처리를 한다고 해도 제도 정치권은 불신을 씻어내지 못할 상황인데, 몸싸움 장면이 연출되면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특히 “개인적으로는 한·미 FTA를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면서도 “찬반을 떠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국민들은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와 무관하게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그 원인을 FTA 처리 불발에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FTA를 둘러싼 명분과 실리 등 모든 측면에서 여야의 차이가 너무 커 합리적인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의회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제도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세계 고등학교 시간표 비교… 한국 가족 대화 여유없어

    세계 고등학교 시간표 비교… 한국 가족 대화 여유없어

    세계 각국 고등학교 시간표가 인터넷을 달궜다. 세계 고등학교 시간표를 비교해 본 결과 한국의 고등학생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지나치게 많아 부모와 제대로 대화할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것.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국, 미국, 중국, 일본의 고등학교 시간표를 비교한 ‘세계 고등학교 시간표’라는 게시물이 공개됐다. 미국 고등학교 시간표를 보면 평일 6교시까지 편성돼 있고 토요일에는 수업이 없다. 중국과 일본 고등학교는 평일은 7교시까지, 토요일은 수업을 하는 곳도 있고 안하는 곳도 있다. 이에 비해 한국 고등학교 시간표는 평일의 경우 0교시 자율학습에 이어 9교시까지 정규수업, 그리고 15교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이 편성돼 있다. 토요일에도 0교시 자율학습에 이어 4교시까지 정규수업, 그리고 9교시까지 자율학습이 편성돼 있다. 물론 모든 학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서 16교시를 보내다보면 귀가해서 부모와 제대로 대화할 여유조차 갖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를 자아낸다. 세계 고등학교 시간표를 접한 네티즌들은 “10년전이나 똑 같군”,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집보다 훨씬 많다”, “이러면 부모 얼굴 볼 시간조차 없지않나”, “이젠 창의력 교육이 필요한데 “ 등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점점 대화가 사라져가는 청소년기의 자녀와 엄마가 마주 앉아 함께 ‘가족책’을 만드는 행사가 지난 9월 23일 덕성여중(서울 종로구 송현동) 북페스티벌에서 열려 눈길을 끌었다. 엄마와 딸이 서로 역할을 바꾸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쓴 하루 일과를 담은 미니 북을 만들며 서로 이해하게 돼 의사소통을 이루는 계기가 됐다는 것. 행사를 주관한 ‘책만들며 크는 학교’(www.makingbook.net)는 파주북소리축제 기간인 10월 1일 ~ 9일 파주출판단지 책만들며 크는 학교 체험장(두성종이 2층)에서 자녀와 소통의 책만들기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씨줄날줄] 고인이 된 저승사자/박대출 논설위원

    [씨줄날줄] 고인이 된 저승사자/박대출 논설위원

    그는 저승사자로 불리었다. 얼굴부터 창백했다. TV 드라마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저승사자를 연상케 했다. 성격이 불같았다. 일에는 관용이 없었다. 한번은 승용차에 함께 타고 가던 비서를 내쫓았다. 그것도 고속도로에서. 비서들은 늘 긴장했다. 운전 비서는 더했다. 조금만 늦게 출발해도 불호령이 떨어졌다. 뒤를 돌아볼 여유조차 갖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해프닝도 가끔 벌어졌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을 때다. 화장실에 가려고 승용차에서 내렸다. 바람이 세다 보니 문이 닫혀 버렸다. 운전 비서는 ‘쌩’하고 출발했다. 골프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 재연됐다. 도어맨이 차문을 열어 줬다. 그런데 주인이 탈 준비가 안 됐다. 도어맨은 문을 다시 닫았다. 운전 비서는 소리만 듣고 출발해 버렸다. 주인공은 이춘구 전 의원. 고인이 됐다. 향년 78세. 육사 14기로 4선 의원을 지냈다. 하나회 출신이면서도 12·12 쿠데타에 가담하지 않았다. 군내 신망이 두터웠기에 국보위에 차출됐다. 이후 정치인의 길을 걷는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신임은 각별했다. 김영삼 정권은 하나회를 척결했다. 5·6공 인사도 몰아냈다. 고인만은 예외였다. 신한국당 대표로 중용했다. 그는 전·노 구속 이후 정계를 떠났다. 인간 도리를 내세우며. 그에게 붙는 수식어는 많다. 청렴, 강직, 직언, 원칙, 소신. 인자무적(仁者無敵). 인자한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 둔필승총(鈍筆勝聰)이라는 말도 있다. 서투른 글이 총명함보다 낫다는 뜻이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이 전 대표는 인자하지도 않다. 꼬장꼬장하고 다혈질이다. 마냥 강하기만 하다. 그런데도 적이 없다. 사사로움을 멀리했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마무리도 깔끔하다. 판공비를 반납한 일화는 많다. 정계 은퇴 후 후원금 사절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엔 애도의 글이 넘쳐난다. 그중 하나가 눈에 띈다. 미국 시애틀 교민이 올린 글이다. 사령관 시절 부하 장교라고 한다. 회상이 담겨 있다. 훈련 후 자축 회식 때 얘기였다. 내용은 이렇다. “막걸리를 대접으로 마셨다. 배가 불러 더 마실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사령관은 전투복 상의 안으로 쏟아부었다.” 입이 아닌 몸으로 지휘하던 사령관이라는 회고도 곁들였다. ‘충성!’이란 말로 끝맺는다. 또 다른 뉴스와 오버랩된다. 위장 전입. 언제부턴가 귀에 익숙해진 말이다. 아예 고위층의 단골 메뉴다. 이젠 일반 국민들도 늘었다. 5년 새 4배로 급증했다. 윗물이 그러니 아랫물도 그러한가. 고인이 새삼 크게 보인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제작비 30억’ 토종 뱀파이어드라마 첫선

    ‘제작비 30억’ 토종 뱀파이어드라마 첫선

    사라 미셸 갤러를 단박에 톱스타 대열에 올려놓은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1997~2003)를 시작으로 외전 격인 ‘엔젤’은 물론, ‘트루블러드’ ‘뱀파이어다이어리’ 등 미국 드라마(미드)에서 뱀파이어는 늘 인기였다. 남성 뱀파이어가 여배우의 흰 목덜미에 송곳니를 꽂아넣는 고전적인 성적 코드는 한물 간 지 오래. 다양한 장르와 결합하면서 신세대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 모았다. 선한 뱀파이어와 짝패를 이뤄 사악한 흡혈귀를 퇴치하는 10대 소녀를 전면에 내세우거나(버피·엔젤), 더는 피를 빨지 않고 인간과의 공존을 원하는데도 노골적인 차별을 받는 뱀파어어를 통해 흑인, 동성애자의 인권을 슬쩍 거론(트루블러드)하기도 한다. 태생적인 캐릭터의 매력을 지닌 뱀파이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수사 드라마가 국내에서도 첫선을 보인다. 케이블채널 OCN이 새달 2일 밤 11시에 첫 방송하는 12부작 ‘뱀파이어 검사’는 총 제작비만 30억원에 이른다. 편당 제작비는 ‘소녀K’(5억원)에 못 미치지만, 전체 제작비는 역대 케이블 드라마 최고 수준이라는 게 OCN의 설명이다. 어느 날 유조차 사고현장에서 낯선 사내에게 물려 뱀파이어가 된 검사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뱀파이어의 능력을 이용해 사회악을 뿌리 뽑는다는 게 드라마의 뼈대다. 미드의 슈퍼히어로 주인공처럼 월등한 육체적 능력을 발휘하는 건 아니다. 대신 죽은 자의 피를 맛보면 피해자의 눈으로 사고 당시 상황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얻는다. 제작진 면면은 기대치를 높인다. 숱한 마니아들을 만들었던 케이블 드라마 ‘별순검’ 시즌 1의 김병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700만 관객에 육박하면서 여름 극장가를 평정한 ‘최종병기 활’의 김태성 촬영감독팀과 ‘우아한 세계’ ‘바람의 파이터’의 이홍표 무술감독팀도 합류했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팬텀 고속카메라를 사용하는데 4~5대의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로 현란하고 역동적인 영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캐스팅도 제법 탄탄하다. 연정훈은 악인을 응징하는 검사의 소명과 인간의 피를 탐할 수밖에 없는 뱀파이어의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검사 민태연 역을 맡았다. ‘제빵왕 김탁구’ 등에서 주로 깜찍 발랄한 역할을 했던 이영아는 강인한 여검사 유정인 역을 맡아 변신을 시도한다. ‘무사 백동수’에서 악역으로 인기몰이 중인 이원종은 강력반 꼴통 형사 황순범 역을 맡아 무게감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연정훈과 사사건건 대립하게 되는 부장검사 장철오 역은 연극무대에서 다진 탄탄한 연기력으로 TV와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기파 배우 장현성이 맡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고인이 된 저승사자/박대출 논설위원

    [씨줄날줄] 고인이 된 저승사자/박대출 논설위원

    그는 저승사자로 불리었다. 얼굴부터 창백했다. TV 드라마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저승사자를 연상케 했다. 성격이 불같았다. 일에는 관용이 없었다. 한번은 승용차에 함께 타고 가던 비서를 내쫓았다. 그것도 고속도로에서. 비서들은 늘 긴장했다. 운전 비서는 더했다. 조금만 늦게 출발해도 불호령이 떨어졌다. 뒤를 돌아볼 여유조차 갖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해프닝도 가끔 벌어졌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을 때다. 화장실에 가려고 승용차에서 내렸다. 바람이 세다 보니 문이 닫혀 버렸다. 운전 비서는 ‘쌩’하고 출발했다. 골프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 재연됐다. 도어맨이 차문을 열어 줬다. 그런데 주인이 탈 준비가 안 됐다. 도어맨은 문을 다시 닫았다. 운전 비서는 소리만 듣고 출발해 버렸다. 주인공은 이춘구 전 의원. 고인이 됐다. 향년 78세. 육사 14기로 4선 의원을 지냈다. 하나회 출신이면서도 12·12 쿠데타에 가담하지 않았다. 군내 신망이 두터웠기에 국보위에 차출됐다. 이후 정치인의 길을 걷는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신임은 각별했다. 김영삼 정권은 하나회를 척결했다. 5·6공 인사도 몰아냈다. 고인만은 예외였다. 신한국당 대표로 중용했다. 그는 전·노 구속 이후 정계를 떠났다. 인간 도리를 내세우며. 그에게 붙는 수식어는 많다. 청렴, 강직, 직언, 원칙, 소신. 인자무적(仁者無敵). 인자한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 둔필승총(鈍筆勝聰)이라는 말도 있다. 서투른 글이 총명함보다 낫다는 뜻이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이 전 대표는 인자하지도 않다. 꼬장꼬장하고 다혈질이다. 마냥 강하기만 하다. 그런데도 적이 없다. 사사로움을 멀리했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마무리도 깔끔하다. 판공비를 반납한 일화는 많다. 정계 은퇴 후 후원금 사절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엔 애도의 글이 넘쳐난다. 그중 하나가 눈에 띈다. 미국 시애틀 교민이 올린 글이다. 사령관 시절 부하 장교라고 한다. 회상이 담겨 있다. 훈련 후 자축 회식 때 얘기였다. 내용은 이렇다. “막걸리를 대접으로 마셨다. 배가 불러 더 마실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사령관은 전투복 상의 안으로 쏟아부었다.” 입이 아닌 몸으로 지휘하던 사령관이라는 회고도 곁들였다. ‘충성!’이란 말로 끝맺는다. 또 다른 뉴스와 오버랩된다. 위장 전입. 언제부턴가 귀에 익숙해진 말이다. 아예 고위층의 단골 메뉴다. 이젠 일반 국민들도 늘었다. 5년 새 4배로 급증했다. 윗물이 그러니 아랫물도 그러한가. 고인이 새삼 크게 보인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고인이 된 저승사자 이춘구

    고인이 된 저승사자 이춘구

     그는 저승사자로 불리었다. 얼굴부터 창백했다. TV 드라마 ‘전설의 고향’ 에 나오는 저승사자를 연상케 했다. 성격이 불같았다. 일에는 관용이 없었다. 한번은 승용차에 함께 타고 가던 비서를 내쫓았다. 그것도 고속도로에서. 비서들은 늘 긴장했다. 운전 비서는 더했다. 조금만 늦게 출발해도 불호령이 떨어졌다. 뒤를 돌아볼 여유조차 갖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해프닝도 가끔 벌어졌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을 때다. 화장실에 가려고 승용차에서 내렸다. 바람이 세다 보니 문이 닫혀 버렸다. 운전 비서는 ‘쌩’ 하고 출발했다. 골프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 재연됐다. 도어맨이 차문을 열어 줬다. 그런데 주인이 탈 준비가 안 됐다. 도어맨은 문을 다시 닫았다. 운전 비서는 소리만 듣고 출발해 버렸다.  주인공은 이춘구 전 의원. 고인이 됐다. 향년 78세. 육사 14기로 4선 의원을 지냈다. 하나회 출신이면서도 12·12 쿠데타에 가담하지 않았다. 군내 신망이 두터웠기에 국보위에 차출됐다. 이후 정치인의 길을 걷는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신임은 각별했다. 김영삼 정권은 하나회를 척결했다. 5·6공 인사도 몰아냈다. 고인만은 예외였다. 신한국당 대표로 중용했다. 그는 전·노 구속 이후 정계를 떠났다. 인간 도리를 내세우며. 그에게 붙는 수식어는 많다. 청렴, 강직, 직언, 원칙, 소신.  인자무적(仁者無敵). 인자한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 둔필승총(鈍筆勝聰)이라는 말도 있다. 서투른 글이 총명함보다 낫다는 뜻이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이 전 대표는 인자하지도 않다. 꼬장꼬장하고 다혈질이다. 마냥 강하기만 하다. 그런데도 적이 없다. 사사로움을 멀리했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마무리도 깔끔하다. 판공비를 반납한 일화는 많다. 정계 은퇴 후 후원금 사절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엔 애도의 글이 넘쳐난다. 그중 하나가 눈에 띈다. 미국 시애틀 교민이 올린 글이다. 사령관 시절 부하 장교라고 한다. 회상이 담겨 있다. 훈련 후 자축 회식 때 얘기였다. 내용은 이렇다. “막걸리를 대접으로 마셨다. 배가 불러 더 마실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사령관은 전투복 상의 안으로 쏟아부었다.” 입이 아닌 몸으로 지휘하던 사령관이라는 회고도 곁들였다. ‘충성!’이란 말로 끝맺는다.  또 다른 뉴스와 오버랩된다. 위장 전입. 언제부턴가 귀에 익숙해진 말이다. 아예 고위층의 단골 메뉴다. 이젠 일반 국민들도 늘었다. 5년 새 4배로 급증했다. 윗물이 그러니 아랫물도 그러한가. 고인이 새삼 크게 보인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사설] 군대 안 가는 재벌家 아들 점점 는다는데…

    국내 재벌가 남자들의 병역면제율이 일반 국민보다 훨씬 높고 3, 4세로 내려갈수록 그 정도가 심하다고 한다. 삼성·현대·LG·SK를 포함한 11개 주요 재벌가 성인 남성 124명 중 아직 미정인 20대를 제외한 114명을 조사한 결과, 면제율은 35.1%로 일반인 29.3%보다 5.8%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벌 3, 4세에 해당하는 1970년대생(32~41세)의 면제율은 41.7%로 일반인 18.3%보다 무려 23.4% 포인트나 높았다. 돈 있는 재벌가일수록 국방의 의무를 더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그렇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다. 기가 찰 노릇인 것은 면제 사유다. 40명 중 10명은 면제 이유조차 베일에 가려져 있고, 사유가 파악된 30명 중 18명이 질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돈이 없어 치료를 못했을리 만무하고, 겉으로 보기에도 멀쩡한데 군 면제라니 어느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병역법 64조 1항은 ‘전신기형자 등 외관상 명백한 장애인’을 병역면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벌가 면제자 중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4명 가운데 1명이 외국 국적 취득으로 면제를 받았다는 사실은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함을 느끼게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고, 선민(選民)의식만 꽉 차 있는 것 아닌가. 군대 안 가려고 국적까지 포기했다면 한국에 들어와 살며 사업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사회지도층 자제들은 요리조리 빠지고 돈 없고 백 없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 군대라면 강군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힘들다. 국방의 의무 앞에는 ‘신성한’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함부로 할 수 없는 거룩하고 고결한 의무가 다름 아닌 국방의 의무라는 뜻이다. 몇해 전 영국 왕위계승 서열 3위 해리 왕자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군 복무하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됐을 때 놀랍고 부러웠던 게 사실이다. 군 면제 제도를 확 뜯어 고칠 때가 됐다.
  • [Weekly Health Issue] 간경변

    [Weekly Health Issue] 간경변

    한때 우리 사회에서는 ‘간경화’라는 말이 마치 감기처럼 회자된 적이 있었다. 취약한 보건의식 등 사회구조가 전반적으로 건강을 도외시했던 데다 치열해지는 경쟁사회는 간을 돌볼 여유조차 없게 만들었다. 그러는 사이 간염과 술, 과로 등 다양한 요인이 겹쳐 국민들의 간은 병들어 갔다. 그 수렁에서 벗어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상황은 뚜렷하게 개선되는 추이를 보였다. 그렇다고 지금 흔히 간경화라고 부르는 간경변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간을 혹사하는 습관이 여전한 데다 B형에 이어 이제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창궐할 태세다. 한때 ‘국민병’으로 불렸고, 지금도 수많은 환자를 고통 속에 신음하게 하는 간경변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로부터 듣는다. ●간경변이란 어떤 질환인가. 다양한 원인으로 간이 장기간 반복적인 손상을 받으면 어느 순간 정상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간조직이 섬유화하면서 굳어져 간다. 이 상태를 간경변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간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복수·출혈·혼수 등의 합병증을 초래, 종국에는 생명을 잃게 된다. 그러나 간경변은 정상 회복이 어려운 불치 상태로 알지만 간이 늙어 간다는 측면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간경변이 발생하는 경위를 설명해 달라. 간염 등으로 간이 손상되더라도 건강한 상태에서는 간세포가 재생되지만 이런 손상이 장기간 반복되면 간에 치명적인 흉터가 남는데, 이를 섬유화라고 한다. 아울러 재생결절이 같이 생기면서 점차 간이 굳어져 간다. 간 표면이 우둘투둘하게 변하는 이 상태에서는 정상 간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국내 유병률과 발병 추이의 특이성은. 암을 뺀 국내 40대 남성의 사망 원인으로는 간질환이 1위인데, 이는 대부분 간경변과 관련이 있다. 주목할 점은 여성보다 남성, 특히 중년 남성의 발병 빈도가 높은 점인데, 이는 술과 과로 외에 모자감염에 의한 만성 B형 간염이 주요인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을 잘 관리해 발병률과 사망률이 감소 추세지만 다른 원인이 있어 경각심을 늦춰선 안 된다. ●간경변 치료의 최근 추이를 설명해 달라. 과거에는 간경변이 한번 진행되면 돌이킬 수 없다는 ‘불치 개념’을 갖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간경변도 잘 관리하면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확실히 희망적이다. 게다가 간의 단단한 정도를 측정하는 간스캔을 활용해 초기 간경변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실제로 알코올성 간경변의 경우 금주하면 간경도가 호전되며, B·C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도 잘 치료하면 크게 호전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간경변의 원인을 유형별로 짚어 달라. 국내 간경변은 70% 이상이 만성 B형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한 만성간염이다. 이어 10∼15%는 C형 바이러스성 간염, 10%가량이 술로 인한 간경변이다. 나머지는 자가면역성 간염이나 선천성 대사질환, 약물로 인한 독성간염 등이며,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더러 있다. 문제는 술이다. 술로 인한 간경변의 빈도는 실제로 훨씬 높은데, 이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을 가져 간경변으로 진행된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습관적인 음주를 한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증상은 어떻고, 자각증상은 무엇인가.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간경변이 진행되어 간기능이 떨어지면 황달과 복수로 인한 복부팽만, 정강이 부위의 부종, 손바닥이 붉게 변하는 수장홍반, 목 부위에 거미 모양의 혈관종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 호르몬대사에 장애가 와 남성의 젖가슴이 여성처럼 부풀거나 젖몽우리가 생기기도 하며, 고환이 위축되는 경우도 있다. 합병증으로 위나 식도에 정맥류가 생겨 피를 토하거나 혈변을 볼 수도 있고, 마치 술에 취한 듯 정신이 혼미한 경우도 있는데 이를 간성혼수라고 한다. ●검사 및 진단법을 소개해 달라. 문진을 통해 간경변이 생길 만한 습관성 음주나 간염 병력을 가진 경우 진찰 소견을 통해 간경변을 의심할 수 있으며, 간이 단단하게 만져지거나 비장이 커진 경우 등의 진찰소견이 나타나면 임상적으로는 간경변으로 본다. 검사법으로는 혈액을 통한 간기능검사에서 간수치를 확인하면 된다. 간염과 달리 간경변은 AST가 ALT보다 높게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또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간경변 의심 소견이 나오면 내시경검사로 식도정맥류와 같은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초음파로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로 확인한다. 그러나 초기 간경변은 간기능검사나 영상검사상 이상 소견이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최근에는 간의 단단한 정도를 측정하는 간섬유화스캔을 이용하기도 하며, 최종 확진은 간조직생검으로 한다. 그러나 이는 임상적으로 판단이 애매할 때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치료 및 이에 따른 예후와 후유증은. 치료는 간경변의 1차적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며, 원인이 확인되면 악화를 막기 위해 원인 제거에 중점을 둔다. 술로 인한 알코올성 간경변은 금주가 우선이며, 바이러스성 간염이 원인이면 바이러스의 활동성 여부를 판단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다. 그러나 비활동성인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가 별 도움이 안 된다. 자가면역성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은 면역억제제를 투여하여 진행을 막기도 한다. 이미 간경변이 진행된 경우에는 합병증 확인 및 예방에 주력한다. 특히 이 경우 문맥(장에서 간으로 흐르는 피)에 문제가 생겨 문맥압 항진증이 생기며, 이로 인해 상부위장관 정맥류나 비장 비대, 복수가 생기기 쉬운데, 이런 상황이라면 합병증 예방을 위해 문맥압을 낮추는 약을 투여하거나 이뇨제를 사용해 복수를 조절한다. 문맥압 항진증이 합병증으로 온 경우 식도·위정맥류 파열로 사망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내시경으로 정맥류 결찰술을 시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뇨제로 조절되지 않는 복수는 주사기로 제거하거나 알부민을 투여해 조절하기도 한다. 이때 세균성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간성혼수의 경우에는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면서 혼수 치료제를 투여한다. 그러나 이런 합병증이 온 경우 대체로 예후가 나쁜 편이므로 나이 등을 감안해 간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KAIST, ‘징벌적수업료’ 대폭 손질…8학기에 졸업못한 학생 전액납부는 유지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로 논란이 돼온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징벌적 수업료’가 대폭 조정될 전망이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7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2007학년도 학부 신입생부터 적용돼 온 일정 성적 미만 학생들에 대한 수업료 부과제도를 다음 학기부터 없애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8학기 이내에 학부과정을 마치지 못하는 연차 초과자에게 부과되는 한학기당 150여만원의 기성회비와 600여만원의 수업료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 조정안은 학내 구성원 동의와 교육과학기술부와의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KAIST 학생들은 원칙적으로 수업료를 내지 않지만 학점 4.3 만점에 3.0 미만인 학부생에 대해서는 최저 6만원에서 최고 600만원의 수업료가 부과돼 왔다. 지난해에는 전체 학생 7805명 중 1006명(12.9%)이 1인당 평균 254만여원씩의 수업료를 냈다. 수업료를 낸 학생의 비율은 2008년 4.9%, 2009년 8.0% 등 해마다 상승해 왔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학부생들이 잇따라 자살을 하면서 징벌적 수업료 부과제도 등 서 총장이 도입한 경쟁체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 학생은 대자보를 통해 “학점경쟁에서 밀려나면 패배자 소리를 들어야 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고민을 나눌 여유조차 없는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면서 ”숫자 몇개가 사람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유일하고 절대적인 잣대가 됐고 우리는 진리를 찾아 듣고 싶은 강의를 선택하기보다는 그저 학점 잘주는 강의를 찾고 있다.”고 학생들이 처한 상황을 표현했다. 또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경쟁을 하려고가 아니라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만큼 학생들을 경쟁시킬 생각 대신 학생들에게 얼마나 더 가르쳐줄 수 있을지를 연구해야 한다.”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열정이 가장 중요한데 열정을 깎아내리면서 경쟁만 유도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는 글이 오르기도 했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장짤’ 당하면 패배자 낙인… 카이스트 무리한 경쟁의 비극

    ‘장짤’ 당하면 패배자 낙인… 카이스트 무리한 경쟁의 비극

    7일 카이스트 학생이 네 번째로 목숨을 끊은 것은 앞서 자살한 3명의 학생들과 비슷한 고민에서 야기된 사건으로 보인다. 서남표 총장 부임 이후 쏟아낸 ‘차등 등록금제’ 등 갖가지 개혁정책이 학생들 사이에 무리한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극도의 스트레스를 낳은 것이다. 학교 측은 학부생들 사이에서 ’장짤(장학금 잘림)’로 통하는 ‘징벌적 등록금’을 전면 폐지하는 개선안을 내놓았다. ●무리한 경쟁 제도가 스트레스 불러 박모(20·수리과학과 2년)씨 자살 사건과 관련해 김동수 학과장은 “성적이 나쁜 학생은 아니었다.”면서도 “상담 과정에서 박씨가 ‘대학에 와서 공부하기가 힘들다’고 말했고, 본인은 좀 더 잘하고 싶었는데 원하는 만큼 못한다는 심리적인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씨는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뒤 지난 6일 휴학했고, 가족들도 병세를 인정했다. 여러 정황으로 미뤄 박씨의 우울증, 의욕상실 등 못지않게 학교제도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확실하다. 서 총장은 2006년 7월 부임 후 차등 등록금제, 전 과목영어수업 등 이전에 없던 개혁정책을 쏟아냈다. 초기에는 참신한 정책으로 적잖은 호평을 받았지만 학생들의 입장은 달랐다. 지난달 29일 재학생이 세 번째로 자살한 뒤 이런 정책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표출되기 시작했고, 학교 교육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도 확산되었다. 이 학교 허현호(21·산업디자인학과 3년)씨는 학생식당 앞 게시판에 ‘카이스트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우리 4000 학우다’라는 대자보를 붙였다. 허씨는 “학점 경쟁에서 밀려나면 패배자 소리를 들어야 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고민을 나눌 여유조차 없다.”면서 “학교는 대외적으로 개성 있고 창의적인 인재육성을 표방하면서 우리를 컨베이어벨트 위에 줄 세워 놓고 네모난 틀에 억지로 몸을 끼워 맞추도록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대자보 전산학과 3년 한기종(21)씨도 창의관에 ‘꿈을 박탈당한 카이스트’라는 대자보를 붙이고 “자기만 잘난 리더가 아닌 창의적이고 사회의 고통에 헌신하는 리더가 필요하다.”며 학교 교육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한 학생은 학내 커뮤니티에서 “‘때로는 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각자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진 학생이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도록’ 학교가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며 “연간 최대 1500만원이 넘는 수업료 부담을 총장은 인식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서 총장이 학교 홈페이지에 ‘학생들이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학점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화해서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면 공부 열심히 할 것이라는 단순하고도 유치한 생각을 바닥에 깔고 있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김기석 교육학과 교수도 “세계 어느 대학이 학생을 죽음으로 몰아붙이며 최고 자리에 갈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年최대 1500만 넘는 수업료 부담” 학생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네 번째로 자살한 학생이 나오고서야 학교 측은 뒤늦은 대책을 서둘러 발표했다. 서 총장은 7일 오후 6시 30분 학교 본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네 번째 학생 자살 소식을 전한 뒤 “다음 학기부터 성적 부진 학생들에게 차등 부과하던 수업료를 8학기(4년) 동안은 면제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8학기 이내에 학부과정을 마치지 못하는 연차 초과자들은 현행대로 한 학기당 150여만원의 기성회비와 최고 600여만원의 수업료를 내야 한다. 아울러 신입생들이 수강해야 하는 5개 기초필수 과목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조정안은 학내 구성원 동의, 교육과학기술부와의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현빈·송혜교 “올해초 헤어졌어요”

    현빈·송혜교 “올해초 헤어졌어요”

    스물아홉 동갑내기 톱스타 현빈(왼쪽)·송혜교(오른쪽) 커플이 헤어졌다. 두 사람의 소속사인 에이엠엔터테인먼트와 이든나인은 8일 공동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현빈과 송혜교가 올해 초 결별을 결정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양측 소속사는 “현빈과 송혜교는 각자 드라마 촬영과 해외활동 및 영화 촬영 등으로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이전에 비해 관계가 소원해지게 됐다.”면서 “주위의 지나친 관심도 부담이었고 근거 없는 결별설 또한 말 못할 스트레스였다. 이를 극복할 시간적 여유조차 부족했고, 서로의 간격은 더욱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18년째 낭떠러지서 일하는 中교통경찰 화제

    18년째 낭떠러지에서 근무하는 중국 교통경찰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신화통신 인터넷판 기사에 따르면 후난성 지서우시(市)의 한 산비탈 도로에서는 수 십m 낭떠러지와 도로를 잇는 얇은 나무판자 위에서 도로 상황을 지휘하는 경찰들을 볼 수 있다. 1935년 완공된 이 도로는 수십 m 높이의 산비탈을 끼고 있는데다 경사가 높고 커브 각도가 심하며 도로 폭이 좁아 위험도로로 분류돼 왔다. 1990년 큰 사고가 발생해 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뒤, 1992년부터 이곳을 전담하는 교통팀이 꾸려졌다. 후난성과 인근 도시를 잇는 가장 빠른 길이다 보니 이동하는 차량의 숫자도 많고, 특히 유조차 등 대형 트럭의 이동량이 많지만 전기가 설치되지 않아 신호등이나 위험방지기구 등을 전혀 설치할 수 없는 상황. 게다가 도로가 워낙 좁아 수신호나 도로정비를 하는 경찰들이 설 곳도 세우기 어렵게 되자 경찰들은 낭떠러지와 나무를 얇은 판자로 연결하고 그 위에서 실시간 신호등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수시로 차량들이 지나갈 때마다 주위에 방해물이 없는지 확인하며, 24시간 교대로 야간업무도 서고 있다. 가로등이 전혀 없어 도로를 봐주는 경찰들 없이는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덕분에 ‘중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로 손꼽히던 이 곳은 18년간 무사고 도로로 기록됐지만 목숨을 걸고 일하는 경찰들에게는 여전히 위험이 따른다. 18년 째 이곳에서 일한 한 경찰은 “수신호로 차량 통과를 지휘하는 경찰관이 화장실에 잠시라도 가 있으면 곧장 정체가 시작된다. 때문에 물이나 음식을 잘 먹으려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먹는 것은 그저 매연 뿐”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곳 경찰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최근 후난성 서기가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이 경찰들이 있어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다.”, “이들에게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CEO 칼럼] 재난에 강한 선진 한국을 희망하며/박환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CEO 칼럼] 재난에 강한 선진 한국을 희망하며/박환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얼마 전 서울 외곽순환도로 경기 부천 중동나들목에서 유조차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경유 2만ℓ를 실은 유조차 폭발로 인한 엄청난 화염이 차량 39대와 컨테이너 4개를 순식간에 태워버린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천만다행으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불에 달궈진 고가도로 구조물이 심하게 파손됐고 도로 일부는 주저앉았다. 도로 복구를 위해 공사 기간만 4개월 이상, 공사비도 150억원이 든다고 한다.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사고 원인은 유조차 운전기사의 실화로 밝혀졌다. 고속도로 아래에 불법 설치된 주차장에서 몰래 빼돌린 불법 경유를 주입하다 불이 난 것이다. 이번 사고는 ‘설마 별 일이야 있겠나.’라는 안전불감증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피해와 불편을 초래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재난은 갑자기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은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경미한 사고가 반복되면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1930년대 초 미국의 한 보험회사 관리자였던 H W 하인리히가 5000여건의 사고 내용을 분석해 ‘1대29대300 법칙’을 만들었다. 법칙에 따르면 대형 사고 하나가 발생하기 전 이미 그와 유사한 29차례의 경미한 사고가 일어나고, 그보다 먼저 300차례의 이상 징후가 감지된다. 법칙은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반드시 조짐이 있으니 미리 조심하고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보면 부실공사와 허술한 관리, 옥상바닥 균열 등 300차례의 전조가 있었다. 또 붕괴사고 직전에 에어컨 진동소리에 대한 고객의 항의와 벽 균열에 대한 위험경고 등 29차례에 해당하는 작은 사고도 있었다. 이런 신호를 무시한 결과가 곧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의 화학 관련 안전사고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부주의가 첫 손에 꼽힌다. 가스사고만 놓고 보더라도 전체 사고의 절반가량이 사용자와 공급자의 취급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2010년 취급 부주의 사고는 50건으로 전체 사고(128건)의 40%에 달했다. 가스밸브 잠금을 습관화하는 등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고들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스사고는 해마다 줄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가스사고는 2008년 대비 31% 감소해 1974년 한국가스안전공사 창사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2010년 가스사고(128건)도 전년(145건)보다 12%가량 줄어드는 성과가 있었다. 취급 부주의 사고도 2009년보다는 20건 줄었다. 공사에서는 2012년까지 총량 대비 ‘가스사고 5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선진국 도약을 위해서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성장이 요구된다. 안전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꾸준한 시설점검과 안전관리 등 예방활동을 펼쳐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인식 변화다. 안전사고를 기술만으로 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대한민국의 기술 수준과 사고 발생률이 비례하지 않는 것은 기술적 측면 외에도 정신적 측면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크 트웨인은 “재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란 막연한 믿음이 위험을 부른다.”고 말했다. 사소한 문제를 초기에 신속하게 발견해 대처한다면 재난은 방지할 수 있다. 재난이 없는 나라는 없지만 재난에 강한 나라는 있다. 재난 대비는 사고를 막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이다. 온 국민의 향상된 안전의식을 통해 선진 일류국가로 우뚝 선 대한민국의 장래를 그려본다.
  • 중동나들목 화재는 실화 유조차기사 연료넣다 ‘펑’

    지난 13일 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나들목 하부공간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유조차 운전기사가 차에 연료를 넣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화로 밝혀졌다. 경기도 부천원미경찰서는 17일 유조차에 연료를 주입하려다 불을 내고 상습적으로 휘발유를 빼돌려 판매한 운전기사 송모(31)씨에 대해 중실화,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평소 송씨와 함께 유조차에 실린 휘발유를 빼돌린 컨테이너 관리인 박모(49)씨와 이들로부터 휘발유를 사들인 주차장 관리인 황모(59)씨에 대해서도 각각 특수절도, 장물취득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송씨는 13일 오후 10시 30분쯤 외곽순환도로 하부공간에 있는 주차장에서 자신이 모는 유조차 주유구에 컨테이너에 있는 경유통을 연결, 연료를 주입하기 위해 모터를 가동하던 중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송씨가 연료를 넣던 중 모터에서 스파크가 생겨 1차로 컨테이너 안에서 불이 난 뒤 유조차로 옮겨붙은 것을 밝혀냈다. 송씨는 또 주차장 내에 있는 컨테이너 관리인 박씨와 함께 유조차에서 매주 100∼400ℓ의 휘발유를 빼돌려 주차장 관리인 황씨에게 시중가보다 싸게 팔아온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주차장을 이용하는 다른 유조차량들도 휘발유를 빼돌리는 행위가 성행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화재 발생 지점에 다른 유조차 5대가 더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컨테이너는 일종의 장물 보관소였고, 송씨가 자신이 모는 유조차에 넣으려던 경유도 컨테이너에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아울러 고속도로 하부공간 공유지 2100여㎡를 불법 점유한 뒤 주차장으로 만들어 황씨에게 연간 사용료 2000만원에 임대한 모 장애인단체 부천지부장 권모씨를 도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고가도로밑 ‘파킹’ 대신 ‘파크’

    고가도로밑 ‘파킹’ 대신 ‘파크’

    13일 경기 부천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 나들목 고가도로 아래에서 발생한 화재를 계기로 고가도로 하부공간을 공원이나 문화공간으로 만들자는 여론이 높다. 이번 화재 사고가 안전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민원에도 불구, 무단주차한 대형차량과 유조차량을 그대로 방치한 당국의 관리 부실이 주 원인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부천 구간(3.27㎞)의 경간(고속도 기둥과 기둥 사이)은 총 56곳으로, 이 가운데 41곳을 각종 장애인 단체가 불법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일부 자차체들이 쓰레기가 나뒹굴고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는 고가도로 공간에 산책로와 벤치를 설치하고 소규모 공원을 꾸미는 등 문화·휴식공간으로 활용해 주목을 끌고 있다. 수원시는 동수원 고가차도와 밤밭 고가차도 아래 공간에 산책로와 소공원을 조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3년전 개통된 길이 1155m의 동수원 고가차도 하부공간은 그동안 각종 자재·컨테이너 등이 쌓여 있어 도시미관을 해쳐왔다. 이런 곳에 시가 10억원을 들여 나무를 심고 산책로 등을 꾸미자 웰빙시대에 걸맞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는 또 효원·장안 지하차도의 안전지대와 교차로에는 녹지를 조성해 소나무를 심었고, 지하차도 입구와 내부 벽면에는 정조대왕의 능행차도인 반차도와 광교산 일출을 그렸다. 과선교 밑에 게이트볼장을 만들어 노인들의 생활체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가 통과하는 의왕시는 내손동 갈미∼백운호수 도로변과 계원조형예술대학앞 서울외곽순환도로 하부공간에 ‘문화의 거리’를 조성했다. 갈미∼백운호수 도로 양옆 산사면과 공터 등에는 관람과 휴식을 겸할 수 있도록 조각공원, 야외공연장, 청소년광장, 테마 꽃길, 연못, 산책로 등을 만들었다. 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에는 나무데크(나무로 깐 바닥)와 조경, 분수광장, 경관조명 등을 설치했다. 안산시는 도심을 통과하는 전철4호선 교각 밑 공간에서 각종 공공미술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버려진 전철 교각하부 문화공간으로 재생’이란 주제로 고잔역 주변 교각 밑에서 사진전·퍼포먼스·음악다방 등 문화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에도 시민공원이 생겼다. 지난 8월 서대문구 미근동 구간에 안개분수 공원, 중구 순화동 구간 하부에는 안개분수 공원이 조성됐다. 서울 강서구 신공항고속도로 방향 방화대교∼개화산 터널 구간 고가도로 아래는 배드민턴 코트가 마련돼 각광을 받고 있다. 서대문구는 9월부터 홍제천 내부순환도로 밑에서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 그림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방에서는 부산광역시가 ‘그린 부산’ 만들기 일환으로 ‘고가도로 하부 녹화사업’을 추진해 중구 영주고가도로와 부산진구 동서고가도로 아래에 친환경 녹지공간을 조성했다. 글 사진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경찰 “유조차 기름유출로 발화 추정”

    경찰 “유조차 기름유출로 발화 추정”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부천 중동나들목 하부공간 화재사고를 수사 중인 부천원미경찰서는 14일 유조차의 유압펌프 부분의 기름 유출이 발화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춘복 원미서장은 브리핑을 갖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지만 목격자 진술이나 화재 발생 정황으로 볼 때 방화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서장은 이어 “수사 속도를 높이고 4개 기관의 합동감식 결과에 대한 의견을 조속히 정리할 것”이라면서 “이르면 15일 중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액은 부동산 3억원과 동산 10억원 등 1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편 화재가 발생한 외곽순환도로 하부공간은 한 장애인단체가 불법 점유해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관리 책임이 있는 도로공사 측이 조치를 취하지 않아 대형 사고가 초래됐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사고 직후부터 중단된 외곽순환도로 중동나들목 구간의 소통 재개는 16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공은 화재로 중동나들목 구간에서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날부터 이틀 예정으로 정밀 안전진단에 착수했다. 안전진단을 통해 문제가 없을 경우 소통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임시복구에 들어간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서울외곽순환로 ‘한밤 불바다’

    서울외곽순환로 ‘한밤 불바다’

    13일 오후 10시 32분쯤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나들목 건강사거리 부근에서 큰 불이 나 서울외곽순환도로 양방향이 차단돼 새벽까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건강사거리 부근 공터에 있던 컨테이너 박스에서 불이 나 인근에 주차돼 있던 유조차(25t) 3대로 불길이 번지면서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이 불로 탱크로리 차량 3대와 일반 승용차 등 15대가 부분 소실됐고 공터 옆에 있던 가건물 4동도 불에 탔다. 불이 나자 소방차량 20여대가 출동해 밤 12시쯤에 불길을 잡았다. 하지만 이 화재로 불길이 크게 번지자 바로 위인 서울외곽순환도로 통행이 완전 차단돼 중동 나들목 부근 양방향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또 일부 방음벽 등이 불길에 그을렸다. 소방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학준·정현용기자 newworld@seoul.co.kr
  • 유류 절도범, 유증기 중독으로 사망…공범은 도주중

    유류 절도범, 유증기 중독으로 사망…공범은 도주중

    송유관 유류 전문 절도단 용의자 1명이 유증기 중독으로 사망했다. 구미 경찰서는 10월 6일 “지난달 30일 온양기점 195km 지점에 매설되어 있는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휘발유를 절취하려던 절도 용의자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송유관 구멍을 통해 대량의 휘발유가 뿜어져 나오면서 발생한 유증기에 중독돼 사망했다. 유증기는 휘발유나 시너 같은 기름이 증발하면서 발생한 증기를 일컫는다. 공범이 사망한뒤 절도 용의자들은 구미소재 한 병원에 용의자를 후송한 후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에게 지난 7월 9일 발생했던 김천시 아포읍 대신리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변 자두밭(온양기점 190km) 지하 1.5m지점에서 발생한 휘발유 절도 혐의를 추가했다. 이외에도 용의자들이 속칭 대포차로 불리는 11.5톤 카고 트럭을 유조차로 개조했던 범행 수법을 근거로 추가 범행 여부에 대해 수사중이다. 당시 절도범들은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유압호스를 연결한 후 유조차로 개조한 11.5톤 카고 트럭을 이용하여 2회에 걸쳐 시가4,000만원 상당의 휘발유를 절취했다.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1초 박지선’, 미친존재감으로 인기급등 ▶ 원빈, 아역배우 챙기기 포착...’딸바보’ 대열 합류 ▶ 류시원, 속도위반 결혼발표 “자기야 사랑해”(일문일답) ▶ 비 소속사 ‘46억 횡령혐의’ 반박 공식입장 “법적대응” ▶ 김미리내, 이상구 폭행사진 공개 “뻔뻔…어리다고 무시?”
  • [사설] 여야 추석민심 제대로 듣고 반영하라

    어느 때보다 긴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흥겨워야 할 한가위 연휴이지만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폭염에 가을장마, 태풍 등으로 작황이 나빠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서민 장바구니 물가는 살인적 수준이다. 수출 호조로 일부 대기업이 혜택을 보고 있다지만 서민생활은 여전히 팍팍하다는 푸념 소리가 높다. 어려운 이웃들과 정을 나눌 여유조차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같은 민심은 정쟁에 매달려 민생경제를 외면해 온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야는 올해만큼은 추석민심을 제대로 듣고 각종 정책에 반영해 실질적인 서민생활 개선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지금 생활고에 지친 시민들은 정치인들의 민생현장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가슴으로 민심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낮은 자세로 민심을 들어야 한다. 2012년 총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 된다. 민생현장의 소리를 하나도 놓치지 말고 겸허하게 들어 당의 정책과 정기국회 법안, 그리고 예산에 즉각 반영해야 한다. 여야는 모두 추석연휴 귀향활동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 심의 때 서민을 위한 예산을 증액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할 방침이라고 한다. 한나라당은 무상보육 확대 등 역대 최대 규모의 복지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점을 집중 홍보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대학등록금 반값 실현, 서민들의 의료비 경감, 무상급식 확대 등에 대한 재정지원에 주력할 것임을 밝힐 계획이다. 여야의 주장은 나름대로 모두 의미가 있다. 문제는 실천력이다. 입안된 정책은 실행되지 않으면 결국에는 구두선에 그치고 만다.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정치권의 행동이 긴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정치권의 추석민심 듣기가 결코 의례적이어서는 안 된다. 청취한 민심은 지체없이 정책에 반영해 서민생활 개선과 연결돼야 한다. 특히 살인적 장바구니 물가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정부가 비축물량 방출 등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하루하루가 힘든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버겁다. 추석연휴가 끝나면 김황식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 정치일정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이를 핑계로 추석민심을 내팽개쳐 버리면 안 된다. 여야 정치권의 실질적인 분발을 기대한다.
  • 후세인·부시·빈 라덴 ‘노예’ 되다

    후세인·부시·빈 라덴 ‘노예’ 되다

    웅덩이에 빠진 육중한 유조차를 10여명의 남자가 힘겹게 끌고 있다. 유조차에는 다국적 석유기업의 로고가 선명하다. 좀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니 맨 앞에서 줄을 끄는 세 남자의 얼굴이 낯익다. 사담 후세인, 조지 H 부시, 오사마 빈 라덴이다. 이들 앞에는 노트북 컴퓨터가 놓여 있고, 화면 가득 유가(油價) 그래프가 펼쳐져 있다. 설치작가 진기종(29)의 디오라마(diorama) 작품 ‘걸프만의 노예’이다. 디오라마는 박물관의 입체모형처럼 배경 위에 모형을 설치해 하나의 장면을 만드는 기법이다. 걸프만의 석유를 둘러싸고 쟁탈전을 벌였던 세 인물을 노예로 묘사한 이 작품은 19세기 러시아 화가 일리야 레핀의 ‘볼가강의 배끄는 인부들’에서 아이디어를 빌렸다. 작가는 “처음 산 화집이 레핀일 정도로 좋아하는 화가이기도 하지만 그림 속 배를 유조차로 바꾸면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환경 재앙을 디오라마로 표현 ‘걸프만의 낭만’은 훨씬 드라마틱하다. 파도가 몰아치는 해안에서 연인으로 보이는 커플이 손을 잡고 거센 물결을 피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름통에서 흘러나온 석유로 바다는 온통 검은 빛이다. 오염 이전의 바다를 상징하는 듯한 남자의 푸른 웃옷과 죽은 바다를 애도하는 듯한 여자의 검은 옷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2008년 첫 개인전 ‘온에어 시리즈’에서 미디어의 허상을 다룬 비디오 설치작업으로 주목 받았던 진 작가의 두번째 개인전 ‘지구 보고서(Earth Report)’가 서울 사간동 갤러리16번지에서 열리고 있다. 제목에서 보여지듯 전시는 지구가 처한 각종 환경 재앙을 주제로 삼고 있다. 사회 현실에 대한 시선이 미디어에서 환경으로 옮겨오면서 작업 방식도 달리했다. 주로 해오던 비디오 작업 대신 전통적 수작업인 디오라마를 택했다. 박물관·과학관의 디오라마가 과거나 미래의 시대상을 재현하는 것처럼 작가는 기름 유출로 인한 바다 오염, 아마존의 정글 파괴,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가 야기하는 지구의 현재와 미래를 디오라마로 표현했다. 아마존 숲을 갈아엎는 트랙터, 조각난 작은 빙하에 위태롭게 몸을 지탱하고 있는 북극곰 모자, 해수면 상승으로 섬이 된 미국 할리우드 마운틴 등을 마치 하늘에서 항공사진 촬영한 것처럼 반부조로 작업했다. 방사능 노출로 인한 기형아와 기형 물고기를 흰색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각 작품도 눈길을 끈다. ●“나는 환경보호론자가 아닙니다” 환경단체에서 반색할 만한 작품들이지만 정작 작가는 “나는 환경보호론자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환경 재앙의 현장을 재현하고 기록할 뿐 교훈이나 계몽을 목적으로 하진 않는다는 얘기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작업할 때 관객이 해석할 여지가 더 많아진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강원도 춘천이 고향인 작가는 고교 2년 때 반 친구를 따라 만화를 그리면서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학에서 환경조각을 전공했지만 사진과 비디오 작업을 더 많이 했다.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전 등에 참여하며 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학 때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호기심이 많은 작가의 성격은 작업방식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매번 새로운 재료와 매체의 실험을 즐긴다. 평소 디제잉(Djing)을 즐긴다는 그는 다음 개인전에선 ‘사운드 퍼포먼스’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새달 19일까지. (02)722-3503.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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