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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혜민의 월드why] 인류vs모기…전면전의 승자는?

    [송혜민의 월드why] 인류vs모기…전면전의 승자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뒤 세계 곳곳이 폭염과 홍수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이러한 환경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곤충이 바로 모기다. 인류가 모기를 두려워하고, 더 나아가 오래 전부터 ‘전쟁’을 선포한 데에는, 모기가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옮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임산부가 감염되면 뇌가 정상보다 작은, 소두증 아이를 낳을 수 있는데, 문제는 증상이 가벼워서 감염자를 쉽게 구분해내기가 어려운데다 수혈과 성 접촉만으로도 전파돼 더욱 두려움에 떨게 한다. 손톱보다 작지만 끔찍하고 불확실한 위험을 가져다주는 모기, 인류는 백해무익할 것만 같은 모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유전자 조작부터 백신까지…모기와 전면전 중인 과학계 전 세계 과학계가 모기와의 전면전을 치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 해 약 7억 명이 모기가 옮기는 병에 걸리고, 이중 말라리아 등에 걸려 사망하는 사람은 72만 5000명에 달한다. ‘사람을 가장 많이 해치는 생명체’ 1위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것이 바로 모기다. 모기의 뒤를 이어 ‘사람’이 한 해 평균 47만 5000명, ‘뱀’이 평균 5만 명의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가 인간을 죽이는데 지나친 ‘공헌’을 하는 생물임을 알 수 있다. 인류는 모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첨단 과학의 힘을 입어 각종 ‘첨단 무기’를 구비해 왔다. 그 중 하나는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방사선이다. 지카 바이러스 사태의 진앙인 브라질은 지난 2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방사선 기술을 이전받아 모기 퇴치 연구를 시작했다. 수컷 모기에 방사선을 쪼여 불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실제 실험에서는 방사선에 노출된 수컷과 암컷이 교배해 알을 낳아도 애벌레가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이 방법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불임 모기의 개체수가 일반 모기보다 10~20배 많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또 다른 첨단 무기는 유전자 조작이다. 영국 생명공학기업인 옥시텍은 수컷 이집트숲모기의 유전자를 조작해 이 수컷에게서 태어난 새끼가 성체로 자라기 전 죽게 만들었다. 이 수컷 모기를 대량으로 풀어놓을 경우, 암컷과 교배해도 번식 전에 죽는 새끼를 낳는 것이다. 방사선을 쪼여 불임으로 만드는 것과 유사한 방법이지만, 다른 생물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보다 안전한데다 효과 역시 더욱 뛰어난 것으로 입증됐다. 실제 옥시텍이 2010년 카리브해 지역에 유전자 조작 모기 330마리를 방사한 결과, 현지 개체수가 5분의 1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영국의 또 다른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수컷만 낳도록 하는 모기를 만들기도 했는데, 총 5개의 모기 서식장에 유전자 조작 모기와 일반 모기를 풀어놓은 결과, 총 4개 서식장에서 암컷이 사라지면서 6세대 만에 모기가 절멸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를 실제로 도입한 국가나 도시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유전자 조작 모기의 방사를 반대하는 측은 모기의 멸종이 생태계에 교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모기는 인간이나 동물의 피 외에도 벌이나 나비처럼 꿀을 먹고 꽃을 날아다니며 열매를 맺게 하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모기를 먹고 사는 박쥐나, 모기 유충을 먹이로 하는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 어류, 수서류 곤충의 개체수가 줄어들거나, 모기를 피해 먼 길을 이동하는 철새의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여전히 팽팽한 승부…백신 개발 어디까지? 현재로서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지카 바이러스 등 모기로 인해 감염되는 주요 질병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백신이다. 하지만 한 해 6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말라리아의 경우 예방약을 통한 예방만 가능하며, 세계 최초로 승인된 백신은 3회 맞은 후 일정 부분 보호 효과가 있었지만 7년이 지난 후에는 이 같은 효과가 거의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나 사용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그나마 말라리아는 예방약이라도 있지만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는 이마저도 없는 상황이다. 각국 전문가들은 모기와의 전쟁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승리를 위한 수단인 백신 개발에 여념이 없으며, 최근 일부 연구진은 비교적 유의미한 실험 결과를 얻기도 했다. 미국과 브라질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지카 바이러스의 구조를 유지하는 단백질 유전자를 조합해 백신 후보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지난 6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유전자인 DNA를 이용했다는 의미에서 ‘DNA백신’이라 불리는 백신 후보를 쥐에게 주사하고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시키자, 쥐의 몸에서 지카 바이러스의 증식이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어린아이나 만성질환자, 노인 등을 위한 사백신(바이러스를 화학약품이나 열로 불활성화 한 뒤 백신에 포함시킬 성분만 정제해 만든 것) 후보도 제작됐으며, 이것 역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효과를 나타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미 지카 바이러스 후보 백신의 임상실험을 승인한 만큼 조만간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기의 번식력과 내성이 경이로운 수준에 달하는데다 특정 환경에 적응해 진화하는 속도도 빨라 대응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모기에 대항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동시에 인류의 생명과 건강에도 보호막을 칠 수 있는 적절하고 효과적인 ‘무기’의 개발이 시급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행지 걷기는 천연 항우울제… 당신도 치유가 필요하잖아요”

    “여행지 걷기는 천연 항우울제… 당신도 치유가 필요하잖아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적 신호가 북소리처럼 울리면, 인생에 있어 전환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에요. 전 여행지마다 나를 부르는 북소리를 따라 걸었어요.” 정신과 전문의 문요한(49)씨에게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라 ‘호모 비아트로’다. 호모 비아트로라는 말은 ‘그의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이란 뜻으로, 삶을 하나의 여행으로 보고 평생 자기 길을 찾는 인간을 의미한다. 30만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 ‘굿바이 게으름’의 저자이기도 한 문씨는 2014년 8월 스스로 안식년을 선언하고, 유럽과 네팔, 남미 등으로 1년여의 긴 여행을 떠난다. 그 길 위에서 얻게 된 삶의 성찰을 신간 ‘여행하는 인간’(해냄)에 오롯이 담아냈다. 그는 여행에서의 걷기를 ‘천연 항우울제’라고 말한다. 실제로 미국 듀크대 의대에서 연구한 결과 주 3회 자전거 타기나 걷기를 한 환자들이 매일 항우울제를 복용한 환자들보다 재발률이 최대 5배 가까이 떨어졌다. 문씨는 “도시에서 우리 마음은 진흙밭과 같다. 비가 쏟아지면 진창길이 돼 버린다”며 “걷다 보면 감정과 생각의 배수구가 만들어지고,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과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세로토닌이 분비된다”고 말했다. 이는 책 속에 등장하는 열두 개의 주제로 드러난다. 이를테면 새로움, 휴식, 자유, 취향, 도전, 치유, 행복…. 이런 것들이 다 여행이 가져다주는 효능이다. 그가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도 그랬다. 20여년 동안 정신과 의사로 타인의 아픔과 행복을 고민하며 바쁘게 살아왔지만, 어느 날 문득 자신의 행복과 자유는 밀어둔 채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매일 오전 8시30분에 출근해 오후 8시 퇴근하고, 토요일도 오후 3시까지 환자들을 상담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공감 피로증’이 생기더군요. 내가 습관적으로 살고 있구나 싶었어요. 늘 시간에 쫓기고 허덕이는 느낌이 싫었어요” 여행은 문씨를 치유시켰다. 스스로 자연을 동경하고 있었다는 걸 처음으로 깨닫게 됐고, 필요한 게 아니면 배낭 속 짐을 모두 남에게 줬다. 긴 여행을 위해 백수의 길을 선택했지만 오히려 무겁지 않게 살게 된 현재가 좋다고 말한다. 문씨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여행 유전자’가 있다. 1995년 이스라엘의 한 연구팀에 의해 발견된 실제 유전자다. 도파민 수용체를 만드는 ‘DRD4’ 유전자. 연구 결과 DRD4 유전자의 ‘7R’이라는 대립형질을 가진 사람들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성향이 다른 사람들보다 강하다. 그래서 이 유전자는 ‘호기심 유전자’, ‘방랑자 유전자’로 불린다. 문씨는 “서양인의 경우 약 20%가 7R 대립형질을 갖고 있다”면서 “흥미로운 건 인류 대이동의 가장 먼 정착지인 남아메리카 사람들이 이 대립형질을 가장 많이 갖고 있고, 반대로 아프리카인들이 가장 적게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우리 중에 일부는 여행자의 운명을 타고난 셈이다. 문씨는 여행과 상담이 전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상담은 또 다른 자아를 찾아 나가는 내적 여행이라는 말. 여행이 자기를 찾기 위해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 새롭게 발견하는 행위라면 상담은 자기를 찾기 위해 내면 속으로 이동하는 또 다른 여행이라는 점에서다. 문씨는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고 정신과 전문의인 나야말로 왜 늘 힘들고 우울할까라는 생각에 빠져 있었다”면서 “1년여 동안의 여행이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예찬했다. 글 사진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토마토 쉽게 물러지는 이유 찾았다 (연구)

    토마토 쉽게 물러지는 이유 찾았다 (연구)

    슈퍼푸드로 꼽히는 토마토는 영양가와 맛에 비해 보관기간이 비교적 짧다는 단점이 있다. 냉장보관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표면이 무르기 마련인데. 최근 해외 연구진은 토마토를 무르게 하는 효소를 찾아내고 이를 변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노팅엄대학교와 런던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최근 연구를 통해 토마토의 겉과 속을 무르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유전자 안에 든 효소가 맛이나 영양소 등과 관계없이 토마토를 무르게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는 것. 연구진은 토마토의 단단함을 이루는 세포벽이 숙성 과정에서 어떻게 물러지는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특정 유전자의 효소인 펙테이트리에이즈(pectate lyase)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펙테이트리에이즈는 토마토가 숙성되는 과정에서, 과일에 든 다당류의 하나이자,토마토 세포 벽에 있는 펙틴(pectin)을 분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 효소가 든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변형할 경우 토마토가 기존보다 더욱 느린 속도로 물러졌으며, 이에 반해 토마토의 색상이나 산도, 당도, 향 등은 기존의 토마토의 변화 속도와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진은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더욱 영양가 있고 맛이 좋은 새로운 토마토 종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숙성 정도와 상관없이 과일의 연화(軟化)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고 연구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쉽게, 혹은 금방 무르는 토마토의 단점을 개선한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더 나아가 무르는 성질이 강한 다른 과일을 재배할 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최고 학술지인 ‘네이쳐 바이오테크널러지’(Nature Biotechn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계 최고 키다리 왕국은 네덜란드… 한국 여성은 100년새 20㎝나 자랐다

    세계 최고 키다리 왕국은 네덜란드… 한국 여성은 100년새 20㎝나 자랐다

     한국 여성의 키가 100년 전과 비교해 평균 20㎝나 커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6일 잡지 ´eLife´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키 큰 나라로 남자는 네덜란드, 여자는 라트비아가 꼽혔다. 1914년과 2014년 187개국의 키 자료를 비교한 결과 2년 전 네덜란드 남성의 키 평균은 183㎝로, 라트비아 여성의 키 평균은 170㎝로 파악됐다. 네덜란드 남성은 100년 전 조사에서 세계 12위에 그쳤는데 이렇게 뛰어올랐다. 라트비아 여성은 28위였는데 100년 만에 1위로 점프했다. 이란 남성은 평균 16㎝나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에서는 남녀가 나란히 11㎝ 자라난 것으로 파악됐다. ´Mr 평균´은 178cm이고 ´Ms 평균´은 164㎝였다. 이에 반해 미국 남녀는 1960년대와 1970년대 들어서야 비로소 자라기 시작해 1세기 넘는 동안 겨우 고작 6㎝와 5㎝ 자랐을 뿐이었다. 실제로 미국인은 1914년 키 순위에서 남성이 3위, 여성이 4위였지만 지금은 37위와 42위로 미끄러졌다.  유럽인들이 상위를 독차지했다. 하지만 서구에서의 신장 추세는 상당히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에서 가장 작은 남성들은 동티모르인들로 평균 160㎝밖에 안 됐다. 가장 작은 여성들은 과테말라 여인들로 1914년 18세 소녀들의 평균 키가 140㎝였지만 1세기가 흐른 지금도 150㎝가 채 안된다. 동아시아인들이 가장 많이 키가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중국, 한국인들이 100년 전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사물을 내려다보게 됐다.  논문의 공저자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제임스 벤담 교수는 “100년 동안 키가 자라지 않은 곳은 인도와 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의 남아시아와 사하라사막 아래 아프리카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키가 1~6㎝ 정도만 자랐다“고 말했다. 심지어 1970년대 이후 사하라사막 아래 쪽에서는 평균 키가 줄어든 곳도 있다. 우간다와 시에라리온의 평균 남성 키는 몇㎝ 줄어들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사람의 키가 퍼져있는 것은 유전자로 설명할 수 있지만 그것이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논문을 낸 이들은 주장했다. 연구진을 이끈 같은 대학의 마지드 에자티 교수는 “3분의 1정도는 유전자로 설명할 수 있지만 시간을 두고 변화한 것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유전자는 그렇게 빨리 변하지 않으며 전 세계에 걸쳐 그렇게 다양하지도 않다. 시간을 두고 그렇게 광범위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은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보건 체계와 위생, 영양학 등이 관건이며 임신 중 산모의 건강과 영양 역시 중요하다. 키가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끼친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도 있다. 키 큰 사람은 기대수명도 늘어나고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도 낮추는 반면 어떤 종류의 암, 예를 들어 결장(직장)암, 폐경 후 유방암과 난소암 등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공저자 중 한 명인 엘리오 리볼리는 “하나의 가설은 키란 요인이 돌연변이 세포들을 양산할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남성이 가장 키 큰 나라 순위(‘1914년 순위):  1. 네덜란드(12) 2.벨기에(33) 3.에스토니아(4) 4. 라트비아(13) 5. 덴마크(9) 6.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19) 7. 크로아티아(22) 8. 세르비아(30) 9. 아이슬란드(6) 10. 체코공화국(24)   2014년 여성이 가장 키 큰 나라 순위(1914년 순위):  1. 라트비아(28) 2. 네덜란드(38) 3. 에스토니아(16) 4. 체코공화국(69) 5. 세르비아(93) 6. 슬로바키아(26) 7. 덴마크(11) 8. 리투아니아(41) 9. 벨라루스(42) 10. 우크라이나(43)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기름진 음식 즐긴 아버지 DNA, 딸 유방암 위험↑”

    “기름진 음식 즐긴 아버지 DNA, 딸 유방암 위험↑”

    자녀 계획을 세울 때 남편도 건강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일리가 있는 것인가 보다. 아내가 임신하기 전, 기름진 음식을 마음껏 먹었던 남성에게서 태어난 딸은 미래에 유방암이 생길 위험이 크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 연구팀은 남성은 분명히 자녀 DNA의 절반을 주고 있지만, 이들이 자녀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은 크게 간과돼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아버지가 섭취한 음식이 이후 자녀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한 동물 실험을 시행했다. 서로 다른 3종의 음식을 먹인 수컷 쥐 집단과 이들에게서 태어난 암컷 쥐 집단을 비교한 것이다. 연구팀은 첫 번째 수컷 집단에 먹이의 60%가 동물성 지방(라드)으로 구성된 음식을, 두 번째 집단에게는 식물성 지방이 풍부한 음식을, 그리고 나머지 집단에게는 보통 음식을 먹게 했다. 이후 이들 쥐와 각각 짝짓기한 암컷 쥐들에게서 태어난 새끼 암컷들에게는 똑같이 다 자란 뒤 유방암이 발병하기 쉽도록 화학 요법을 시행했다. 그리고 모든 젊은 암컷 쥐는 같은 방식으로 포육됐다. 그런데 유방암 발병은 동물성 지방 기반의 음식을 많이 먹은 수컷 쥐 집단에서 태어난 암컷 집단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또 이들 암컷은 식물성 기반의 음식을 먹었던 수컷에게서 태어난 집단보다 암이 더 많이 생겼고 그 속도도 빨랐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동물성 지방을 먹인 수컷 정자의 DNA에 생긴 작은 유전적 변화가 다음 세대 암컷의 유방 조직에 발생한 것을 알아냈다. 즉, 임신 전 남성의 식사가 미래의 자녀 발달에 오랫 동안 지속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토마스 옹 교수는 이 연구에서는 부녀 관계만을 조사했지만, 아버지가 기름진 식사를 하면 아들에게도 다른 암이 생길 위험이 커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식으로 손상된 정자가 반드시 영구적인 것은 아니라고 한다. 즉 건강한 음식을 먹고 운동하면 되돌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옹 교수는 “유방암과 같은 만성질환 위험은 자신의 식습관 등 생활 방식에 따라 평생 쌓이게 된다. 이번 연구는 아버지의 식사 역시 딸의 유방암 위험에 영향을 주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아버지가 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니면 향후 딸 건강에 잠재적으로 건강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가 실제 인간 연구로 확인되면 유방암 예방에 관한 잠재적 전략은 아버지의 건강한 식사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방암 연구 저널’(journal Breast Cancer Research)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韓여성 평균키 162.3㎝…100년새 20㎝ 커져 세계1위 ‘폭풍성장’

    韓여성 평균키 162.3㎝…100년새 20㎝ 커져 세계1위 ‘폭풍성장’

    평균키 세계 1위국은 남자 네덜란드 183㎝, 여자 라트비아 170㎝ 한국 여성의 평균 신장이 지난 100년 사이 20.1㎝가 커진 162.3㎝로 세계 200개 국가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에도 한국 평균 키는 159.8㎝에서 174.9㎝로 15.1㎝ 커졌다. 엘리오 리볼리 영국임피리얼칼리지 공중보건학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전 세계 200개 국가 남녀의 평균 신장이 1914∼2014년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한 연구 결과를 25일(현지시간) 유럽과학오픈포럼에서 발표했다고 영국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연구 결과, 한국 여성의 평균 키는 이 기간 142.2㎝에서 162.3㎝로 20.1㎝ 커져 일본(16㎝), 세르비아(15.7㎝)는 물론이고 중국(9.5㎝), 미국(5㎝)보다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100년 전에는 한국 여성이 200개 국가 중에 5번째로 작았지만, 현재는 55번째로 크다. 북한 여성의 평균 키는 1914년에는 149.1㎝로 남한 여성보다 컸지만, 2014년에는 9.9㎝ 커진 159㎝로 남한에 따라잡혔다. 한국 남성의 평균 키 성장폭 15.1㎝도 이란(16.5㎝)과 그린란드(15.4㎝)에 이어 3번째로 큰 폭이다. 200개국 가운데서는 150번째에서 51번째 큰 키로 100년 만에 거의 100단계를 뛰어올랐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100년 전에는 북한 남성(160.6→172㎝)의 키가 더 컸지만 뒤집혔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100년간 키 순위는 상당히 큰 변화를 보였다. 유럽 전반과 중동,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성장이 두드러졌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뎠다. 2014년 네덜란드 남성의 평균키가 182.5㎝, 라트비아 여성이 169.8㎝로 가장 크고 동티모르 남성이 159.8㎝, 과테말라 여성이 149.4㎝로 가장 작다. 100년 전에는 스웨덴인(남 171.9㎝,여 160.3㎝)이 남녀 모두 세계 최장신이었지만, 현재는 14, 17위 수준이다. 3∼4번째 장신 국가였던 미국은 40위 안팎으로 떨어졌고 중국은 130위에서 90위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지난 100년간 경제발전과 영양, 위생, 보건환경 개선으로 발육이 좋아졌지만, 성장 속도가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제임스 벤담은 “개인의 유전이 키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일단 전체 인구의 평균만 넘어서면 유전의 역할은 덜 중요해진다.같은 환경에서라면 대부분 인구가 대략 비슷한 신장까지 성장한다”고 말했다. 선진국인 미국의 성장이 더뎠던 데 대해 리볼리 학장은 “이민이 하나의 가설이 될 수도 있지만 영양의 질과 균형이 또 다른 요인일 것”이라며 “풍족한 땅이었던 미국에서 점점 영양이 악화하고 불균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진영의 여성의학] 여성은 왜 난임으로 고통받을까

    [김진영의 여성의학] 여성은 왜 난임으로 고통받을까

    난임은 남성과 여성 요인이 절반 정도 된다. 여성은 배란이 잘 되지 않는 ‘배란 요인’과 난관이 막히거나 기능이 좋지 않은 ‘난관 요인’이 가장 흔하다. 물론 원인 불명도 상당히 많다. 배란 요인은 난소 기능 및 나이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난소 기능은 배란이 잘 되도록 하는 능력과 일치한다. 이것은 나이에 따라 감소한다. 여성은 태어날 때 난소 안에 난자를 100만~200만개 정도 갖고 있다. 사춘기 때 50만개 정도로 감소해 매달 한 개씩 배란된다. 폐경기에는 약 1000개 정도로 고갈된다. 대개 만 35세가 지나면 난소 기능이 크게 저하되는데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나 만성질환 등으로 나이에 비해 더 빨리 기능이 저하될 수도 있다. 그래서 40세 이전에 조기 폐경이 오기도 한다.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 난자의 수가 줄어들면서 질도 함께 떨어져 임신이 어려워진다. 최근에는 난자를 미리 채취해 보관해 놓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고령 이외에 배란이 잘 되지 않는 원인으로는 호르몬 이상에 의한 질환과 관련이 있다. 남성호르몬이 늘어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이 가장 흔한 원인이고 갑상선호르몬 이상, 유즙분비호르몬 증가, 뇌하수체에서 성선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 경우 등이 있다. 과도한 체중 증가나 감소, 무리한 운동과 스트레스도 배란 장애의 원인이 된다. 배란이 잘 되지 않으면 생리가 불규칙하게 된다. 따라서 생리불순이 있고 난임이 의심될 때는 호르몬 검사를 하고 이상이 있는지 진단해 치료해야 한다. 난관 요인 중에서는 골반 내 염증이나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복강 내 유착 등으로 난관이 막히는 사례가 많다. 난관은 매우 가늘고 염증에 의해 쉽게 막힐 수 있다. 엑스레이나 초음파로 골반을 촬영하는 ‘자궁난관조영술’ 검사를 시행해 확인할 수 있다. 복막 요인으로 가장 흔한 질환은 ‘자궁내막증’이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을 둘러싸고 있는 내막조직이 자궁밖으로 나가 골반 내의 다른 장기에 부착돼 증식하며 유착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자궁 요인으로는 자궁 모양이 기형이거나 자궁에 생긴 혹이 원인일 수 있다. 자궁근종이 매우 크거나 자궁내막에 수정란이 착상되는 것을 방해하는 위치에 있으면 문제가 된다. 초음파나 자궁난관조영술로 검사를 시행한다. 난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검사와 치료다. 부부 검진을 통해 가임력에 문제가 없는지 조기에 확인하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세밀한 임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고령 임신이 예상된다면 결혼, 임신 전 단계에서부터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영양제 복용, 음주와 흡연을 줄이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의학적인 치료와 더불어 난임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 역시 필요하다. 난임 치료를 위해 필요한 ‘시험관 아기 시술’을 예로 들면 배란 촉진을 위한 주사도 맞아야 하고, 검사와 시술을 위해 자주 병원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매우 힘든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주변에서 나쁜 시선을 받을지 몰라 불안감이 높아지게 된다. 특히 직장 여성은 잦은 병원 방문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일과 임신, 출산 사이의 균형과 중요 우선순위를 부부가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는 계획적 행동이 필요하다.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는 것은 초저출산 문제가 두드러진 우리나라에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존립의 문제다. 특히 난임 부부에 대한 주변의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난임은 절대로 숨기거나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난임 치료 성공률도 매우 높아졌다. 그러므로 난임 부부들도 스트레스로 여기지 말고, 전문가와 당당하게 상담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다면 난임을 극복하고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복제양 돌리와 유전자가위 기술

    [김진수의 바이오 에세이] 복제양 돌리와 유전자가위 기술

    1996년 7월 영국 로즐린연구소의 이안 윌무트 경은 277번의 시도 끝에 최초의 복제동물 돌리가 태어났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핵을 제거한 양의 난자에 체세포 핵을 주입해 인공 배아를 만든 뒤 대리모에 이식해 암수 교배 없이 최초의 복제양을 만들었다. 윌무트 박사팀이 276번의 실패 후 포기했다면 지금도 우리는 동물은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복제양 돌리의 탄생은 체세포 핵 안에 생명체 발생의 모든 정보가 담겨 있고 분화된 세포도 적절한 조건하에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분화되기 이전의 분화 만능성, 즉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후 세계 각국의 연구진들이 생쥐, 소, 돼지, 고양이, 개 등 다양한 동물의 복제에 성공하면서 체세포 복제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복제양 돌리의 탄생은 과학계를 넘어 일반인에까지 관심과 논란의 대상이 됐다. 동물 복제 기술을 이용해 우수 품종의 가축을 대량 생산할 수도 있지만 인간 복제에 활용돼 부모 없는 새로운 인간이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를 여러 명 복제할 수도 있겠지만 불순한 목적으로 히틀러 같은 독재자도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제된 인간의 법적 지위와 인권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행스럽게 동물 복제 기술이 개발된 지 20년이 넘었으나 복제 인간이 출현하지 않았음은 물론 인간 복제를 시도한 사례도 알려진 바 없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법률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간 복제가 기술적으로 어렵고 인간을 복제해야 할 도덕적 근거와 필요성이 없어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체세포 복제를 통해 분화만능 줄기세포를 만들고 이를 세포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수년 전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미탈리포프 교수팀과 한국 차의대 이동률 교수팀이 각각 인간 체세포를 복제해 맞춤형 분화만능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이를 세포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2007년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교수팀이 난자를 사용하지 않고 인간 체세포에 역분화 유전자 4개를 주입해 유도 분화만능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한 이후 난자 사용이 필수적인 체세포 복제 방식의 줄기세포 연구는 더이상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야마나카 교수팀이 체세포 역분화를 처음 시도했을 때, 돌리의 성공적인 복제가 이론적 배경이 됐음은 부인할 수 없다. 동물 복제는 한국의 과학계에도 영광과 상처를 남겼다. 한국인 과학자들이 다양한 동물의 복제에 성공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21세기 생명공학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개와 고양이를 복제한 연구자들은 아직까지 한국인과 조선족이 유일하다. 그러나 동물 복제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였던 황우석 박사팀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논문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는 큰 후유증을 앓게 됐다. 체세포 복제는 최근 개발된 유전자가위 기술에 의해 활용성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자 변화 없이 동물 체세포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고 유전자가위로 질병 유발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특정 유전자를 강화, 교정해 우수 품종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례로 복제 전문가인 중국 연변대 윤희준 교수팀과 유전자가위 전문 기업 툴젠은 과도한 근육 발달을 억제하는 마이오스타틴 유전자를 제거해 슈퍼 근육 돼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슈퍼 근육 돼지는 단백질 함량은 높고 지방 함량은 줄어 중국인과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뒤틀린 금빛 욕망…조기 ‘뇌도핑’까지

    뒤틀린 금빛 욕망…조기 ‘뇌도핑’까지

    남미대륙에서 최초로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다음달 6일부터 ‘15일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회 개최국인 브라질 정부는 물론 세계올림픽위원회(IOC), 그리고 각국 선수단은 눈코 뜰 새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들 말고도 바쁜 사람들이 또 있다.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 즉 도핑(doping)을 감시하게 될 과학자들이다. 경기력 향상과 올림픽 메달 획득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더 나은 경기력을 추구하다 보면, 경기에서 일시적으로 체력을 끌어올이는 근육증강제나 심장흥분제 등을 복용하는 도핑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어느 올림픽에서든 도핑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집단 도핑은 국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불법 도핑이 자행됐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스포츠 무대에 더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상황이다. ●올림픽 역사와 함께 반도핑 활동 진화 불법 도핑과 이를 감시하고 적발하기 위한 반도핑 활동은 올림픽의 역사와 함께 진화를 거듭해 왔다. 금지약물을 탐지하는 반도핑 테스트가 정교해지자 약물을 피해 뇌도핑(Brain doping)과 기계도핑(machine doping)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도핑법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스키 및 스노보드 협회는 스노보드 점프 선수들을 대상으로 9V(볼트)의 작은 건전지만으로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특정 부위에 미세한 전류를 흘린 결과 점프력과 균형감각이 평소보다 70~80%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사이클처럼 장비를 이용한 운동 경기의 경우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기계장치를 설치해 기록을 높이는 방법까지 등장하고 있다. 인류 최초의 도핑약물은 식물에서 추출한 환각제인 ‘스트리키닌’이다. 고대 부족국가에서 이웃 부족과 전쟁을 할 때 전투원들에게 쓰였다. 이후 16세기 신대륙에서 구대륙으로 유입된 카페인이나 코카인도 도핑에 주로 쓰였다. 운동경기에서 도핑약물 사용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1886년 프랑스의 사이클 선수가 코카인과 헤로인을 과다 복용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다. 육상, 복싱, 보디빌딩에서 주로 사용됐던 남성호르몬은 근육과 뼈의 발달을 돕거나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과 경쟁심을 높인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근육 단백질 합성이 눈에 띄게 발달하면서 경기력을 급격히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제 이용한 불법 도핑 판단 어려워 도핑검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치료 목적으로 쓰인 약들의 부가적 효과들이다. 부정맥 치료제인 베타 차단제는 심장 박동수를 떨어뜨려 긴장감을 늦추거나 떨림을 완화시켜 양궁이나 사격 등에서 활용되기도 한다. 천식 치료제인 베타2 길항제는 지방대사 촉진으로 체중 감소와 남성화 효과를 가져와 경기력을 향상시킨다. 빈혈증 치료제인 에리스로포이에틴은 적혈구 숫자를 늘리고 산소 운반 능력을 높여 육상이나 수영종목에 쓰이기도 한다. 특히 고혈압 치료제인 이뇨제는 다른 도핑약물을 은폐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도핑검사 시 특히 주목하고 있다. 이런 치료용 약물들이 도핑에 쓰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본래 질병치료 목적의 약물 사용량을 초과하는가에 집중한다. 이런 불법 약물을 검출해 내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공인 실험실은 올 초까지는 35개였다. 러시아의 집단도핑 사건처럼 도핑실험실이 나서서 조작·관리하는 등 불법을 자행하고 평가 기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생기면서 8개 실험실이 퇴출돼 7월 현재 전 세계 도핑실험실은 27개로 줄었다. 공인 실험실은 WADA가 규제한 약물 모두를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올림픽·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분석 의뢰 24시간 내에 결과를 통보할 수 있어야 한다. ●10여년래 금지약물 2배 늘어 300가지 국내 유일의 도핑실험실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컨트롤센터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인슐린 및 황체형성호르몬 분석법, EPO 분석법 등 기존의 도핑 방법을 업그레이드한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권오승 센터장은 “금지약물이 300여 가지로, 2000년대 초보다 두 배 이상 늘었지만 펩타이드와 단백질 등을 이용한 바이오시밀러 약물과 유전자 치료제, 세포 등을 활용한 약물도 속속 나오면서 도핑 분석 기술도 정교하고 다양해진다”면서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도 고감도, 고분해 성능을 갖춘 약물 분석 기기가 도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3배 급증 ‘100세 인생’…평생 금연·금주했다 전해라

    3배 급증 ‘100세 인생’…평생 금연·금주했다 전해라

    최근 10년 동안 우리나라의 만 100세 이상 노인이 3배 이상 늘어 3000명을 넘어섰다.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노인이 많은 ‘장수마을’은 광역 시·도 단위에서는 제주도, 기초 시·군·구 중에서는 충북 괴산군으로 나타났다. 100세 이상 노인 10명 중 7명 이상은 평생 술·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다. 그들은 장수의 비결로 절제된 식습관과 규칙적인 생활, 낙천적인 성격 등을 꼽았다. ●전국 3159명… 여성이 86.5% 25일 통계청 2015 인구주택총조사 가운데 ‘100세 이상 고령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우리나라의 만 100세 이상 노인은 3159명으로, 직전 총조사 때인 2010년(1835명)에 비해 72.2%(1324명) 증가했다. 10년 전인 2005년(960명)과 비교하면 3.3배가 됐다.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노인도 2005년에는 2.0명이었으나, 2010년 3.8명, 지난해 6.6명으로 급증했다. 여성이 2731명으로 86.5%를 차지했고, 남성은 428명으로 13.5%였다. ●제주 17.2명·전남 12.3명·충북 9.5명 順 광역 시·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노인은 제주(17.2명), 전남(12.3명), 충북(9.5명) 순으로 많았다. 기초 시·군·구별로는 충북 괴산군이 42.1명으로 최고였다. 이어 경북 문경시 33.9명, 전남 장성군 31.1명이었다. 현재 100세 이상 노인이 모두 21명인 괴산군에는 만 95~99세가 60명, 90~94세는 264명이나 거주하고 있어 앞으로도 장수마을의 지위를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적인 숫자만으로는 광역은 경기도(692명), 기초는 경기 고양시(72명)에 100세 이상 인구가 가장 많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 지역에 요양병원 등 노인 대상 의료 및 보호시설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다른 시·군과 비슷하게 요양병원이 1개인 괴산군은 진짜 장수마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게 장수의 비결을 물은 결과 ‘절제된 식습관’이 39.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규칙적인 생활’(18.8%), ‘낙천적인 성격’(14.4%), ‘유전적 요인’(14.2%) 순이었다. 100세 이상 노인의 3분의1(33.3%)은 부모나 형제자매 중에 85세 이상 장수한 사람이 있었다. 전체의 4분의3 이상인 76.7%가 평생 술을 마신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79.0%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다. 100세 이상의 노인 중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68.2%였다. 나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42.6%, 돈 계산이 가능하다고 답한 사람은 28.0%, 따로 사는 자녀를 알아보는 사람은 67.4%였다. 네 가지가 모두 가능한 사람은 4명당 1명꼴(25.5%)이었다. 식사하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눕기, 옷 갈아입기 등 기본적 일상생활을 위한 6개 항목을 모두 혼자서 할 수 있는 사람은 17.5%였고, 절반 정도(49.1%)는 6가지 모두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품(복수응답)은 채소류(53.6%), 육류(45.1%), 두부 등 콩제품(30.1%) 순이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카드뉴스] 살인의 증거, 모기 피 한방울

    [카드뉴스] 살인의 증거, 모기 피 한방울

    여름철 불청객 모기. 그의 등장은 언제나 반갑지 않은데요. 최근 모기의 특별한 활약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모기가 빨아 먹은 피에서 인간 유전자(DNA)를 채취해 분석하는 수사기법이 국내 최초로 과학수사에 도입되면서입니다. 범죄현장에서 발견된 모기가 용의자를 어떻게 추적할 수 있을까요? 지방경찰청의 한 검시관이 발견한 ‘모기 170m의 법칙’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 관련기사 보러가기(클릭)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숲길 걸으니 五感 회복”… 상처받은 도시 영혼들의 ‘힐링 로드’

    “숲길 걸으니 五感 회복”… 상처받은 도시 영혼들의 ‘힐링 로드’

    서울신문이 국내에서 처음 개최하는 ‘2016 코리아 포레스트런(KOREA FOREST RUN)’ 대회의 2번째 장소인 경기 양평의 산음자연휴양림은 국내 산림치유의 메카와 같은 상징적인 곳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치유 프로그램은 산음에서 검증을 거친 뒤 전국 치유의 숲에 정식 배포된다. 지난해 휴양림 방문객 9만 9088명의 70.0%인 6만 9362명이 치유 프로그램을 이용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09년 문을 연 치유의 숲은 건강증진센터와 1.5㎞의 치유 숲길, 맨발체험로, 자연치유정원 등으로 조성돼 있다. 기온이 32도까지 오른 지난 19일 용문산 북쪽 산음 치유의 숲에서 만난 이순덕 산림치유지도사는 “숲속의 온도는 바깥과 비교해 2도 정도 낮고 산소는 2% 정도 많다”며 “통상 산소량이 0.5% 이상 차이가 나면 신선함을 느끼게 된다”고 소개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된 산림치유 프로그램에는 서울 신상중 교사 38명이 참가했다. 방학을 맞아 워크숍 겸 힐링을 위해 ‘차오름숲’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중년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인 차오름숲은 2시간 동안 산림치유지도사의 지도를 받으며 진행된다. 이들은 눈을 감고 숲길을 걸으며 오감을 깨우는 활동과 맨발로 걷기, 참나무·잣나무숲에서 산림욕체조, 명상과 몸 만나기, 하늘경 보고 걷기 등을 차례로 체험했다. 이정환 신상중 교무부장은 “이전에 산림치유를 받아봤는데 정신뿐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좋은 느낌이었다”며 “한 학기 동안 아이들과 지내느라 스트레스를 받은 선생님들이 자연에서 힐링을 하고 돌아가 활기찬 새 학기를 준비하자는 취지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체 평가를 통해 반응이 좋으면 지속적으로 참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문 자격 산림치유지도사가 운영 국유림에서 진행되는 산림치유는 자격을 갖춘 산림치유지도사의 지도 아래 진행되며,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다. 산음 휴양림에는 1급 1명과 2급 4명 등 5명의 산림치유지도사가 배치돼 있다. 치유 프로그램은 휴양림 방문객을 대상으로 매일 2차례 진행하는 산음숲과 20~30대 직장인을 위한 해오름숲, 중년 대상의 차오름숲, 고령자를 위한 정다움숲으로 나뉜다. 여기에 임산부·청소년 등을 위한 특화프로그램인 나눔의숲, 스트레스 직군 등을 대상으로 한 기획프로그램인 회복의숲 등 모두 6개가 운영된다. 매일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2시 30분에 진행되는 산음숲은 예약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나머지 5개 프로그램은 예약이 필수며 하루 2회 진행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참가인원은 15명 안팎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단체 체험의 경우 시간을 조정할 수 있고, 참석인원 제한도 두지 않는다. 7월 15일부터 8월 24일까지 여름 성수기에는 휴양림 휴무일인 화요일에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치유지도사는 “치유 프로그램 참가자로는 50대 중년 여성이 가장 많고, 재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최근에는 교사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군의 신청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산림치유는 치료가 아닌 질병 예방 목적 산림치유는 경관·소리·피톤치드·음이온 등 산림 내 다양한 환경 요소를 활용해 인체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이다. 병원에서 진행하는 치료와 구별되고 산림욕 등 휴식·휴양보다는 발전된 개념이다. 숲은 우리 주위에 가까이 있어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고, 경제적으로 건강 유지 및 증진을 위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산림청은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대해 “부작용이 없는 ‘치료약’ 역할을 하고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보약’이며, 모든 사람을 받아주는 ‘종합병원’”이라고 소개한다. 산림치유 전문가이기도 한 신원섭 산림청장은 “인간은 오랜 기간 숲에서 생활해 오면서 숲 생활에 알맞은 생리·심리적 코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도시에서의 생활은 육체적, 심리적으로 부담을 준다”면서 “현대인이 겪는 스트레스는 도시 생활에 부적합하기에 일어나는 갈등”이라고 정의했다. 숲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과 활력을 느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산림치유는 10여년 전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전문기관에 위탁해 계층별 특성을 반영한 ‘7종 13식’의 생애주기별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2014년 보급되면서다. 그전에는 주로 치유사의 개인 지식에 의존해 전문성이 떨어지고 연계성도 갖춰지지 않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치유사의 전문성과 치유의 숲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이 일부 운영되고 있다. 치유 효과는 의학적 검증을 거쳐 발표되는데, 여기에는 숲에서의 활동 후 느끼는 신체 변화가 반영된다. 숲길 2㎞를 30분간 걸으면 긴장·우울·분노·피로 등 부정적 감정은 감소하고 지식 획득 및 사용 방법인 인지능력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에서 발생되는 알파(α)파도 증가해 심리적 안정을 회복하는 효과도 있다. 숲에서 운동한 그룹을 조사한 결과 혈관질환 등 성인병을 일으키는 중성지방·글루코스는 감소하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HDL-C,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효소, 면역력 향상 및 항암·노화를 지연시키는 멜라토닌은 증가했다. 또 중년여성을 대상으로 숲과 실내에서 10주간 동일한 강도의 운동을 실행한 결과 숲에서의 운동이 훨씬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교육직 공무원 2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근무처나 거주지가 숲에 인접했거나 숲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의 직무만족도가 높고 직무스트레스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임영석 산림청 산림휴양치유과장은 “내년까지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과 고혈압 등 생활습관성 질환에 대한 숲 치유 효과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등산 활동에 따른 연간 의료비 절감액이 2조 8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특히 숲 치유는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정책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진화하는 산림치유 그동안 국유림 3곳과 공유림 2곳에 불과했던 치유의 숲이 올 들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개장되거나 개장될 예정인 치유의 숲은 대관령·양평 등 국유림 2곳과 가평·서귀포 등 공유림 2곳이다. 산림청은 인프라가 늘어나는 만큼 치유 프로그램의 전문성과 내실화를 확충하고, 산림복지분야 일자리 창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프라 구축과 관리는 산림청이 전담하고, 프로그램 운영은 지난 4월 설립된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맡는다. 치유의 숲 주변에 있는 병원이나 산림교육센터 등과 연계해 산촌형이나 힐링관광형 같은 차별화된 프로그램도 추가한다. 치유 프로그램이 천편일률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질적·양적 개선을 통해 일부 유료화를 시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월 현재 자격을 취득한 치유사는 1급 71명을 포함해 494명에 이르기 때문에 유료화를 위한 전문인력은 확보돼 있다는 판단이다. 산림청이 장성과 청태산에서 8월쯤 유료화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하반기에는 양평 숲속수련장을 산림치유전문업체인 ‘숲이좋아’에 임대,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 유료화 시범 운영의 경우, 비용은 시간당 5000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숲에 대한 연구도 본격화된다. 산림욕에 가장 좋은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1시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숲에서 피톤치드 발생량이 가장 많은 시간은 일몰 때로 파악됐다. 어떤 수종이 피톤치드를 더 많이 배출하는지에 대한 연구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산림치유 전문가인 A씨는 “그동안은 산림의 일반적 건강증진 효과를 밝히는 데 주력했는데 숲 치유가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효과 검증을 통해 개인에 맞는 진단과 처방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신체적인 약자는 실내에서도 치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과학에 기반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서울신문 코리아 포레스트런은 다음달 20~21일 영주 대회를 시작으로 10월 경기 양평 산음자연휴양림, 11월 강원 횡성 숲체원에서 모두 3차례 열린다. 양평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천식 유발하는 유전자 발견… “완치 가능성도”

    천식 유발하는 유전자 발견… “완치 가능성도”

    천식은 현재 완치할 수 없는 질환이다. 증상에 따라 약으로 완화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런데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 연구팀의 최신 발견 덕분에 천식 완치에 관한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ADAM33’라는 유전자가 천식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체는 손상이 되면 해당 부분의 세포가 증식해 상처를 복구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때 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것이 일종의 ‘효소’다. 그리고 이 효소를 생성하도록 하는 것이 ADAM33이라는 유전자다. 일반적으로 이 효소는 상처가 생긴 부분에 생성되지만, 천식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부분 즉 기도에 생성돼 그 결과 세포가 증식하고 기도 벽이 두꺼워져 좁아진다. 이처럼 기도가 두꺼워지는 증상은 ‘기도 재형성’이라고 말하는데 학계에서는 지금까지 꽃가루 등에 의한 알레르기가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연구팀이 ADAM33 유전자를 비활성화한 쥐를 대상으로 알레르기 실험을 시행한 결과, 일시적으로 기도 염증이 보였지만 기도 재형성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한스 미셸 헤이치 교수는 “수년간 기도 재형성은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실험으로 그렇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결과는 매우 큰 발견”이라면서 “만약 천식 환자의 ADAM33 유전자를 비활성화하거나 기능을 억제할 수 있다면 천식을 완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임상연구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시나몬, 학습능력과 기억력 올리는데 효과 좋다”

    “시나몬, 학습능력과 기억력 올리는데 효과 좋다”

    공부하는 머리가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시나몬을 즐겨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근 미국 러시대학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시나몬 섭취가 학습능력을 증진시켜 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에게는 주로 커피 위에 올려먹는 것으로 잘 알려진 시나몬은 흔히 계피로 오인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계피는 육계나무에서, 시나몬은 계수나무에서 채취하는 것으로 서로 종(種)이 다르지만 속(属)이 녹나무속(Cinnamomum)으로 같아 이같은 혼동이 생겼다. 이에 서구에서는 계피를 '중국 시나몬'(Chinese Cinnamon)으로, 시나몬을 ‘실론 시나몬’(Ceylon Cinnamon)으로 칭한다. 이번 연구팀의 실험 대상은 쥐로, 시나몬을 먹기 전과 한 달 간 먹은 후 미로찾기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미로에서 헤매던 쥐가 시나몬을 먹은 후에는 탈출하는 시간이 과거보다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원래부터 길을 잘 찾던 쥐의 경우에는 시나몬 섭취가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시나몬이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일까? 연구팀은 그 열쇠를 뇌 속 해마의 단백질인 CREB에서 찾았다. CREB은 학습·기억능력 등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들을 통제하는데 시나몬의 성분이 CREB를 자극시켜 활성화시킨다고 보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칼리파다 파한 교수는 "시나몬을 먹는 것이 학습능력을 올리는데 있어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일 수 있다"면서 "실제 사람에게도 적용이 가능한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평범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희귀 ‘아기 백사자’

    평범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희귀 ‘아기 백사자’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황갈색 털을 가진 평범한 사자 커플이 하얀 털을 가진 아기 백사자를 낳아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ABC뉴스 등 외신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텍사스주(州) 러프킨에 있는 엘렌 트라우트 동물원에서 아기 백사자가 태어났다고 전했다. 특히, 이 백사자는 지금까지 백사자들끼리의 근친교배가 아니라 평범한(?) 사자 부부에게 자연적으로 태어난 것이어서 더욱 희귀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동물원 사육사들 역시 백사자가 태어날 것이라고는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기 백사자의 어미는 ‘아디아’라는 이름의 아프리카 사자로, 4년 전 처음 새끼를 낳았는 데 그때 태어난 사자는 일반적인 털 색깔을 지니고 있었다. 물론 아디아의 남편 역시 평범한 황갈색 사자다. 백사자는 일반적인 알비노종이 아니라 남아프리카 팀바바티라는 특정 지역에서만 발현되는 유전적 희귀종으로, 백사자간 교배가 이뤄져도 확률은 25%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태어난 아기 백사자는 지난 20일 처음 눈을 떴으며, 그 다음날인 21일에 신체 검사를 받았다. 몸무게는 2kg으로 아주 건강하며 성별은 수컷으로 확인됐다. 동물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흰색 털과 관련한 건강 문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북미의 한 동물원에서 백사자가 태어난 사례가 한 차례 있었다. 당시 태어난 백사자는 생후 6개월 만에 털 색상이 평범한 황갈색으로 변했다고 비영리 단체 ‘사자 종 생존 계획’(Lion Species Survival Plan)은 밝히고 있다. 사진=엘렌 트라우트 동물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재현 CJ회장 3개월간 형집행정지 결정

    이재현 CJ회장 3개월간 형집행정지 결정

    서울중앙지검은 재상고를 포기해 최근 형이 확정된 이재현(56) CJ그룹 회장에 대해 22일 3개월간의 형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 회장은 횡령과 탈세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지난 19일 재상고를 포기해 2년 6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검찰은 3개월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회장의 유전성 희귀질환이 악화돼 혼자 걷기가 거의 불가능한 데다 신장 이식 거부반응에 따른 신장기능 저하, 면역억제제 투여로 인한 세균감염 가능성, 기타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수형 생활이 불가능하고 형 집행 때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600억원대 횡령·배임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 기소된 뒤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재상고했으나 최근 취하했다. 8·15 특별사면을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서구의 인종차별 발명품 ‘황색 몽골로이드’

    서구의 인종차별 발명품 ‘황색 몽골로이드’

    황인종의 탄생/마이클 키벅 지음/이효석 옮김/현암사/348쪽/1만 6000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살색. 흑인이나 백인의 살색은 어떤 색이라고 말해야 할까. 2000년 네 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특정 인종의 피부색을 표기하는 것은 차별행위’라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2년 “크레파스와 수채 물감의 특정색을 ‘살색’으로 이름 붙인 것은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기술표준원에 한국산업규격(KS)을 개정하라고 권고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살색은 오랫동안 ‘살구색’이 아니라 특정 피부색을 가진 황인종, 즉 우리 스스로 우리 몸의 색깔로 인식해 왔다. 그건 흑인이나 동남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이 내포돼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의 피부색이라고 생각하는 황인종이라는 말 자체도 뿌리 깊은 인종 차별의 단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이 책은 황인종이라는 단어의 생성부터 확산, 재생산, 전파 과정을 동서양의 다양한 문헌을 통해 되짚어 나간다. 그 과정에서 황인종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서구 중심적이고 자의적이며 폭력적인지 파헤친다. 황인종이라는 표현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17세기까지 서구인들은 아시아인들을 ‘진짜 백인’이라고 불렀다. 중세 초기 동아시아를 다녀온 기행문 작가들은 중국·일본인들에 대해 “우리처럼 백인이며 상당수가 무명과 비단을 입고 다닌다”고 기록했다. 포르투갈 관료였던 두아르트 바르보자는 “중국인 거상들은 백인이며 풍채가 좋았다. 그 아내들 역시 미인이지만, 남녀 모두 눈이 작았다. 남성들의 수염은 서너 가닥 정도가 났을 뿐”이라고 평가했고, 프란체스코회 선교사인 오도리크는 1330년 중국을 방문한 여행기에서 “잘생겼다”고 묘사했다. 딱히 피부색이 백인이라고 하기도 어려운데 왜 그랬을까. 당시는 피부색을 묘사한 게 아니라 유럽인의 이기심과 아시아에 대한 가치 평가가 반영된 것이었다. 특히 동아시아의 경우 아프리카나 인도와 달리 양말과 신발을 신는 등 세련된 문화를 갖고 풍요롭게 살고 있어 유럽인처럼 ‘문명화’가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유럽의 ‘대항해 시대’ 초기에 동양에서 백인 기독교도를 발견하고 싶어 하는 유럽인의 욕망이 투영된 것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검은색은 더러움과 사악함으로, 죄와 우상 숭배의 의미를 응축하고 있었고, 백인종의 흰색은 순수한 색상으로 여겨졌다. 서구인들이 아시아인에게 황색을 덧칠하기 시작한 건 18세기 ‘생물 분류학’이 등장하면서다. 칼 린네는 1735년 ‘자연의 체계’라는 저서를 통해 인종을 유럽인, 아메리카인, 아시아인, 아프리카인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초판에서 아시아인의 피부색은 ‘어두운 색’으로 표현했지만 10판에 이르자 돌연 질병의 색깔을 가리키는 ‘누런’, ‘창백한’, ‘송장같은’ 등 다의적으로 해석되는 단어가 등장한다. 바로 ‘황인종’의 첫 탄생이다. 서구에서 황인종이라는 단어가 급속히 확산된 건 독일의 해부학자인 블루멘바흐가 1795년 ‘몽고인종’이라는 새로운 인종 범주를 발명한 게 계기가 됐다. 서구 중심의 인류학은 아시아에 대한 혐오와 부정이 덧씌워지면서 황색과 몽고인종이 결합한 ‘황색 몽골로이드’로 정립됐다는 게 저자의 연구다. 아시아인이 몽골 계통의 황인종으로 자리잡는 데는 역사적으로 채 200년도 걸리지 않았다. 유럽은 나치 독일이 게르만 민족의 우월성을 우생학으로 정당화한 것처럼 ‘백색’을 순수한 혈통으로, 그 이외의 피부색은 열등한 존재로 여기는 오만을 드러냈다. 대표적인 사례가 몽고눈, 몽고점, 몽고증(다운증후군) 같은 단어다. 동아시아인만의 특징이 아닌 보편적인 현상인데도 말 속에 ‘미개함’이라는 낙인을 찍기 시작한 것이다. 몽골 정부가 세계보건기구에 항의했지만 불과 30여년 전의 논문에도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이들은 몽고인처럼 생겼다”고 적었다. 과학적으로 인류의 유전자는 인종에 관계없이 99.9% 일치한다. 저자는 “황인종이라는 말은 자신을 타인과 다르다고 구분짓고 차별시한 배척의 역사를 담은 표현”이라고 지적한다. 근대 유럽의 이 같은 경계 짓기는 인간을 피부색으로 범주화하고, 위계화한 야만과 폭력의 잔재로 이해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황갈색 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 백사자’ 화제

    황갈색 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 백사자’ 화제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황갈색 털을 가진 평범한 사자 커플이 하얀 털을 가진 아기 백사자를 낳아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ABC뉴스 등 외신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텍사스주(州) 러프킨에 있는 엘렌 트라우트 동물원에서 아기 백사자가 태어났다고 전했다. 특히, 이 백사자는 지금까지 백사자들끼리의 근친교배가 아니라 평범한(?) 사자 부부에게 자연적으로 태어난 것이어서 더욱 희귀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동물원 사육사들 역시 백사자가 태어날 것이라고는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기 백사자의 어미는 ‘아디아’라는 이름의 아프리카 사자로, 4년 전 처음 새끼를 낳았는 데 그때 태어난 사자는 일반적인 털 색깔을 지니고 있었다. 물론 아디아의 남편 역시 평범한 황갈색 사자다. 백사자는 일반적인 알비노종이 아니라 남아프리카 팀바바티라는 특정 지역에서만 발현되는 유전적 희귀종으로, 백사자간 교배가 이뤄져도 확률은 25%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태어난 아기 백사자는 지난 20일 처음 눈을 떴으며, 그 다음날인 21일에 신체 검사를 받았다. 몸무게는 2kg으로 아주 건강하며 성별은 수컷으로 확인됐다. 동물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흰색 털과 관련한 건강 문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북미의 한 동물원에서 백사자가 태어난 사례가 한 차례 있었다. 당시 태어난 백사자는 생후 6개월 만에 털 색상이 평범한 황갈색으로 변했다고 비영리 단체 ‘사자 종 생존 계획’(Lion Species Survival Plan)은 밝히고 있다. 사진=엘렌 트라우트 동물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부산 가스냄새 원인은?…지진 전조 징후 등 괴담돌아

    부산 가스냄새 원인은?…지진 전조 징후 등 괴담돌아

    “대규모 지진 전조 징후인가, 아니면 탱크로리 차량 가스유출인가.” 지난 21일 부산 일부 지역에 퍼졌던 가스 냄새의 진원을 두고 괴담 수준의 루머가 잇따르는 가운데 부산시 등 관계 당국이 원인규명에 나섰으나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현재 인터넷 등에는 “대규모 지진 전조 현상으로 지하에 있던 유황 가스가 올라왔다“, “북한의 탄저균 공격이다” 등 괴담이 떠돌아 상당수 시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부산시는 22일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안전본부, 한국가스안전공사, 부산도시가스 등 관계기관과 이날 원인규명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는 오전회의에 이어 루머 등을 의식해 오후 1차회의에는 보건환경연구원, 부산지방 기상청 관계자들을 추가 참여시켰다. 하지만, 1·2차 두 차례 회의에서도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해 오후 늦게 한 차례 더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5시 31분 해운대구 중동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처음으로 접수됐다. 이어 남구 대연동, 동구 초량동, 사하구 괴정동, 강서구 명지동 등에서 2시간여동안 170여건의 신고가 이어졌다. 부산도시가스 직원과 소방관, 공무원 수백 명이 현장을 돌아다니며 가스가 새는 곳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다만, 가스 냄새가 빠른 속도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한 점으로 미뤄 탱크로리 차량에서 가스가 누출된 게 아닌지 추정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날 부산 광안대교 폐쇄회로TV(CC)TV를 분석, 전날 신고를 접수한 시간에 통과한 탱크로리 4대를 확인하고 운전자와 차량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한편, 신고자들은 주로 ‘타는 냄새’, ‘역한 냄새’, ‘매캐한 가스 냄새’ 등을 호소하며 냄새의 정체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지진의 전조증상이라든가 북한의 탄저균 공격, 부산지역 유전 개발설까지 다양한 소문이 확산되며 원인 모를 가스냄새에 대한 뜬소문이 확산하고 있다. 부산시는 기상청에 문의한 결과 “지진 전조 현상과 가스냄새는 무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In&Out] 탁상행정으로 소방공무원 울리지 말라/최인창 재향소방동우회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장

    [In&Out] 탁상행정으로 소방공무원 울리지 말라/최인창 재향소방동우회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장

    2014년 혈관육종암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지 7개월 만에 숨을 거둔 김범석 소방관은 가족에게 “죽고 나면 소송이라도 해 줘. 우리 아들에게 병 걸린 아빠가 아닌 자랑스러운 소방관 아빠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국민과 국가에 헌신했던 이 젊은 소방관의 죽음을 국가는 공무 중 사망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김 소방관을 비롯해 전국에는 공무상 사망은 물론 부상도 인정받지 못하는 소방공무원이 많다. 소방공무원이 지옥과 같은 재난 현장에서 헌신한 대가는 막대한 치료비, 인정받지 못하는 죽음이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위해 숭고한 목숨을 바친 소방공무원의 ‘공무상 사망’을 조속히 인정하고 공무원별 업무 특성에 맞게 관련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 소방공무원의 공무상 재해 인정은 다른 일반 공무원과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소방공무원은 다른 공무원들과는 업무 특성이 구분되는 특수한 공무원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건강한 체력과 막강한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사람들이다. 각종 재난과 사고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공공복리와 질서유지를 위해 사명감을 갖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의 업무 형태는 예측 불가능한 돌발적 위험에서 시급히 생명을 구하고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마주했던 화재, 재난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자그마한 실수 하나에도 목숨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행동하지만, 경각에 달린 생명을 구하는 데 주저하는 소방공무원은 없다. 소방공무원들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마주한 처참한 재난 상황, 위험에 처한 구조자를 지켜 내지 못했을 경우 심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소방공무원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일반인들보다 10배나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업무 특성상 교대 근무는 신체 리듬을 파괴해 암은 물론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된다. 미국 예방의학 잡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5년 이상 야간 교대 근무는 총사망률과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 있다.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2007년 교대 근무를 발암물질 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2A에 올렸다. 게다가 화재 진압 시 현장에서 발생하는 물질 중 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들이 함유돼 있다는 것은 극명한 사실이다.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은 물질이 연소하면서 나오는 가스 속에 존재한다. 이것은 세포의 유전자에 붙어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세포로 변화시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강인한 체력과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입문한 소방공무원들이 이런 업무 특수성 때문에 근무 중 희귀병에 걸릴 확률은 일반 공무원보다 3배에서 많게는 20배에 달한다. 암, 뇌졸중, 백혈병, 폐질환, 정신질환, 뇌출혈, 근골격계 등 생명에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을 소방공무원 개인의 책임으로만 몰고 가는 것이 과연 정부가 해야 할 일인지 되묻고 싶다. 그렇다면 앞으로 소방공무원들은 누구를 믿고 위험한 현장에서 국민과 국가를 위해 업무를 수행할 것인가. 업무연관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공무상 사망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정부의 논리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다. 업무 특수성을 무시한 채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잣대로 선을 긋기보다는 그들의 업무 특성에 맞게 관련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소방공무원의 질병 발생, 치료, 관리 등 보호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소방공무원 처우 제도처럼 질병의 유전적 요인과 임용 전 질병과의 연관성이 없다면 소방공무원의 공무상 재해를 인정해 주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정부는 위험 업무를 수행하는 소방공무원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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