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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로움’이 병이 되는 이유 밝혀졌다 [달콤한 사이언스]

    ‘외로움’이 병이 되는 이유 밝혀졌다 [달콤한 사이언스]

    “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외로움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시 중 하나로 꼽히는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의 일부분이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약 3년 동안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사회적 고립이나 고독감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새삼 밝혀졌다. 최근 중국 푸단대 뇌 기반 지능 과학기술연구소, 계산 신경과학 연구실, 데이터과학부, 국가 신경 이상 연구센터, 푸단 국제 혁신센터, 영국 케임브리지대 임상 신경과학과, 심리학과, 케임브리지 행동·신경과학 연구소, 워윅대 컴퓨터과학과 공동 연구팀은 친구와 가족 간 교류가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심장병, 뇌졸중, 제2형 당뇨(성인 당뇨)와 같은 질병의 위험을 줄인다고 7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및 심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 1월 4일 자에 실렸다. 사회적 관계는 웰빙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건강 악화와 조기 사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조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사회적 고립은 객관적으로 혼자 있는 경우가 많거나 사회적 관계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이며, 외로움은 사회적 상호작용 수준이 자기가 원하는 것보다 낮을 때 발생하는 주관적 감정이다. 그렇지만, 사회적 관계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 메커니즘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대표적인 생명과학 및 의학 분야 데이터베이스인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40~69세 성인 남녀 4만 2000명에게서 채취한 혈액 표본에서 단백질 집합체인 프로테옴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일반인과 비교해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단백질 종류를 파악하고, 이들 단백질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혼자 사는지, 사회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자주 접촉하는지,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지 등을 기준으로 개인의 사회적 고립 점수를 계산하고,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 여부를 10점 척도로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사회적 고립과 관련된 단백질 175개, 외로움과 관련된 단백질 26개를 발견했다. 외로움과 관련된 단백질의 85% 정도는 사회적 고립 관련 단백질과 중복됐다. 이들 단백질은 대부분 염증, 바이러스 감염, 면역 반응에 영향을 미치며, 심혈관 질환, 성인 당뇨, 뇌졸중을 비롯해 다양한 조기 사망 원인과 연관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멘델식 무작위화(Mendelian Randomization·MR)라는 통계적 방법으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단백질 사이의 인과 관계를 분석했다. MR은 유전학적 변이를 변수로 해 위험 요소와 결과 사이의 인과 관계를 추론할 때 사용하는 연구 방법론이다. 이를 통해 외로움으로 인해 증가하는 단백질 5종을 발견했다. 대표적인 단백질이 ADM으로 확인됐다. 이 단백질은 스트레스 호르몬과 사랑의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 같은 사회 호르몬을 조절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개선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MD는 인체에서 일어나는 일을 감지하는 뇌 허브 역할을 하는 뇌섬엽(insula) 부피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AMD 수치가 높을수록 뇌섬엽 부피가 줄고, 감정, 보상, 사회화 과정에 관여하는 좌측 꼬리핵의 부피가 줄어드는 동시에 조기 사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단백질인 ASGR1은 고콜레스테롤과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다른 단백질은 인슐린 저항성, 동맥 경화, 암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이끈 바바라 샤하키안 케임브리지대 교수(정신의학·신경과학)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글로벌 공중보건 문제로 규정한 이유를 깨닫게 해준다”라며 “외로움과 고립감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늙어가는 뇌, 비밀 풀었다

    늙어가는 뇌, 비밀 풀었다

    나이가 들면 뇌도 늙는다. 뇌의 노화는 기능 퇴화를 가져와 학습 능력과 단기 기억력이 떨어지고 반응 시간, 수행 능력이 느려지는 등 각종 정신 기능이 위축된다. 이와 함께 섬망, 우울증, 성격과 감정 변화, 치매, 알츠하이머, 파킨슨, 뇌졸중 등 뇌 질환도 발생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질병과 증상을 일으키는 뇌 노화가 어떤 과정으로 발생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시애틀 앨런뇌과학연구소 연구팀은 나이가 들수록 유전자 발현이 크게 변화하는 수십 개의 특정 세포 유형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1월 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단일 세포 RNA 시퀀싱 기술과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뇌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고급 뇌 맵핑 도구를 이용해 생후 2개월 된 어린 생쥐와 사람으로 치면 중년 이후에 해당하는 생후 18개월 된 늙은 생쥐의 뇌세포 120만 개 이상을 16개의 뇌 영역으로 나눠 분석했다. 단일 세포 RNA 시퀀싱은 유전자, 조직에 집중하던 기존 연구 방식에서 벗어나 생명체의 모든 정보를 한 번에 읽어 들이고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하는 기법이다. 생쥐의 뇌는 구조, 기능, 유전자 및 세포 유형 측면에서 사람의 뇌와 유사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노화로 인해 유전자 발현이 크게 변하는 뇌 속 특정 세포 유형을 발견했다. 특히 노화에 영향을 받는 미세아교세포들을 많이 찾아냈다. 미세아교세포는 뇌 속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로, 그중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는 백질에 존재하는 수초 찌꺼기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이 세포의 분포가 늘어나는 동시에 백질 내 수초 찌꺼기도 많아진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미세아교세포의 포식 기능이 저하돼 찌꺼기를 분해하지 못하게 되면서 뇌 백질 손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경계 관련 대식세포(BAMs), 희소돌기아교세포, 에너지 항상성을 조절하는 탄세포(tanycytes), 상의세포(ependymal cell) 등도 노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노화된 뇌에서는 염증 관련 유전자의 활성도가 증가하지만 신경세포 구조와 기능을 유지하는 유전자는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뇌 시상하부에서 신경세포 기능의 감소와 염증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특정 부위, 즉 뇌의 노화 관련 ‘핫스폿’을 찾아냈다. 음식 섭취, 에너지 항상성, 신진대사, 인체가 영양분을 사용하는 방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상하부와 제3뇌실 근처에 있는 탄세포, 시상하부 주변 신경세포가 뇌의 노화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식습관, 생활 습관과 뇌 노화, 노화 관련 뇌 질환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보실리카 타시치 박사(분자 유전학)는 “노화는 알츠하이머와 여러 치명적 뇌 질환의 핵심 요인”이라며 “이번 연구는 어떤 뇌세포가 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지를 보여 준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로 작성한 뇌 질환 지도는 노화가 뇌에 미치는 구체적 영향을 파악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노화 관련 뇌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인구 2% 미만 ‘빨간 머리’, 감각 수용체 남달라 ‘이 활동’ 활발”

    “인구 2% 미만 ‘빨간 머리’, 감각 수용체 남달라 ‘이 활동’ 활발”

    전 세계 인구의 2% 미만을 차지하는 빨간 머리 여성들이 평균보다 높은 쾌감을 느끼고 성관계 빈도도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돼 학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의 아이린 트레이시 교수는 유전학자들이 빨간 머리 사람들의 특이한 통증 반응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레이시 교수는 빨간 머리 사람들이 열이나 낮은 온도로 인한 통증에 대해서는 낮은 내성을 보이지만, 전기 충격으로 인한 통증에는 덜 민감하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했다. 빨간 머리 사람들은 전 세계 인구의 2% 미만으로 매우 드물기 때문에, 그들의 특성들은 연구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레이시 교수는 “만성 통증은 선진국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면서 이러한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의학저널 ‘마취학’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빨간 머리 사람들의 통증 역치는 모발 유전자 변이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 변이는 신체의 감각 수용체를 부분적으로 차단해 통증 유형에 따라 내성과 민감도의 균형을 변화시킨다. 독일 함부르크대 베르너 하버멜 박사의 연구에서는 빨간 머리 여성의 오르가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빨간 머리 여성들의 성생활이 다른 머리색을 가진 여성들보다 확실히 더 활발했으며, 더 많은 파트너와 더 자주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체코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빨간 머리 여성들이 “더 높은 성적 욕구, 더 높은 성적 활동, 더 많은 성적 파트너 수, 그리고 더 높은 수준의 성적 순종”을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이 연구는 110명의 여성(빨간 머리 34%)과 93명의 남성(빨간 머리 22%)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유전적 변이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사회적 고정관념, 즉 ‘빨간 머리 여성들이 성적으로 더 개방적이라는 생각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적게 먹으면 오래 사는 이유, 알고 보니 ‘이것’ 때문 [달콤한 사이언스]

    적게 먹으면 오래 사는 이유, 알고 보니 ‘이것’ 때문 [달콤한 사이언스]

    적게 먹는 것은 여러 가지 건강상 장점이 있다. 평상시 먹는 것보다 적게 먹으면 체내 염증 반응이 줄어들고, 살이 찐 사람은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매일 500㎉ 덜 먹으면 일주일에 체중을 0.5㎏ 정도 뺄 수 있고, 6개월 동안 지속하면 처음 체중의 1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전 세계 장수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식을 한다. 칼로리 섭취를 장기간 줄이면 많은 동물의 수명이 연장되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런데, 적게 먹는 것이 어떻게 노화를 늦춰주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푸젠 샤먼대 생명과학부, 동물연구 실험실, 약학부, 의학·생명과학부, 창저우 리피드올 테크놀로지, 베이징대 부속 제3병원, 다롄 화학물리학 연구소, 베이징대 기초의과학부, 베이징 유전학·발달생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과 푸젠 샤먼대, 다롄 화학물리학 연구소,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공동 연구팀은 장내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리토콜산’이라고 불리는 분자가 지방의 소화를 돕고 칼로리 제한에 도움을 주는 분자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리토콜산이 선충과 초파리의 수명을 연장하고, 늙은 생쥐를 다시 원기 왕성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12월 18일 자에 각각 두 편의 논문으로 실렸다. 칼로리 제한은 선충류, 파리, 생쥐, 일부 영장류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AMPK라는 단백질은 칼로리 제한으로 켜지고, 칼로리 제한에 영향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칼로리 섭취량을 절반 이상 줄인다면 지속적인 허기와 근육량 감소, 체온 조절의 어려움, 감염 위험 증가가 나타난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칼로리를 제한할 때 수치가 증가한 200개 이상의 화합물을 자세히 분석해, AMPK를 활성화할 수 있는 화합물을 찾았다.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담즙 내 발견뇌는 화학 물질 중 하나인 리토콜산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선충류, 초파리, 생쥐에게 리토콜산을 먹였다. 그 결과, 리토콜산을 섭취한 초파리와 선충은 그렇지 않은 개체들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았다. 리토콜산이 생쥐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리토콜산을 먹은 생쥐는 악력, 근육 구성, 기타 다양한 측면에서 더 젊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리토콜산 수용체 역할을 하는 TULP3라는 또 다른 단백질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솅카이 린 샤먼대 교수는 “일본 장수 마을에 사는 100세 이상 노인들의 혈액에서 고농도의 리토콜산이 발견됐다”라며 “담즙의 리토콜산과 유사 화합물이 칼로리 제한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바이킹이라고 다 같은 바이킹이 아니라고! [사이언스 브런치]

    바이킹이라고 다 같은 바이킹이 아니라고! [사이언스 브런치]

    바이킹은 8세기 말부터 11세기 말까지 스칸디나비아 일대를 중심으로 중유럽까지 항해하며 교역하거나 약탈한 민족이다. 유럽뿐만 아니라 현재 북미지역까지도 항해했으며, 이들이 활발하게 활동했던 당시를 바이킹 시대라고 부를 정도이며, 이들의 문화는 유럽 전역으로 확산했다.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정착하고 활동했기 때문에 같은 뿌리에서 갈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미국 와이오밍대, 루이빌대, 덴마크 페로제도대 공동 연구팀은 아이슬란드와 인근 페로 제도에 거주했던 바이킹들은 다른 조상을 가진 종족이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유전학’(Frontiers in Genetics) 11월 25일 자에 실렸다. 바이킹이 정착한 지역 중에는 영국과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사이에 있는 북대서양의 18개 섬으로 이뤄진 페로 제도도 있다. 페로 제도에 가장 먼저 정착했던 사람들은 약 300년 겨우 켈트 수도사나 브리튼 제도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증거가 발견되기도 했다. 1200년경 쓰인 ‘페레이다 전설’에 따르면 그리무르 캄반이라는 바이킹 부족장이 872~930년 사이에 페로제도에 정착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스칸디나비아 어느 지역에서 왔을까. 연구팀은 페로 제도의 보르도이, 스트레이모이, 수두로이 섬에 사는 남성 139명의 Y염색체에서 12개의 ‘짧은 반복 서열’(STR) 유전자형을 분석했다. 이를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아이슬란드, 아일랜드의 남성 412명의 유전자형과 비교해 바이킹의 근거지를 추적했다. 특히 연구팀은 STR 내 단일 염기 다형성(SNPs) 변이 분석을 위해 ‘모달 일배체형에서 변이 거리’라는 새로운 유전자 분석법을 활용했다. 분석 결과, 페로 제도 사람들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인들의 유전자형 범위와 유사했지만, 아이슬란드인들의 유전자형과는 뚜렷하게 차이를 보였다. 이는 그동안 페로 제도와 아이슬란드에 정착한 바이킹들은 노르웨이 쪽에서 건너온 사람들일 것이라는 추정과는 다른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페로 제도에는 스칸디나비아 본토의 다양한 사람들이 정착했고, 아이슬란드에는 유전적으로 이질적인 바이킹 집단이 정착했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틸퀴스트 루이스빌대 교수(진화인류학)는 “이번 연구를 통해 페로 제도와 아이슬란드는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두 집단 간 혼혈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북대서양 지역으로 바이킹의 확산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연구는 역사책에서 전해지는 것보다 더 복잡 미묘한 바이킹의 역사를 과학으로 파악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 살 빼도 몸은 기억한다… ‘비만’이었던 시절을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살 빼도 몸은 기억한다… ‘비만’이었던 시절을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많은 사람이 몸매 관리나 성인병 예방을 목적으로 운동도 하고 식이조절도 합니다. 특히 다이어트 방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원푸드 다이어트, 구석기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케톤 다이어트 등 수많은 방법이 유행했다가 사라집니다. 사실 다른 사람에게 맞는 다이어트법이 나에게 맞는다고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힘들게 체중을 뺀 뒤에도 금세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는 ‘요요’ 현상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요요 현상은 몸이 비만의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촉발된다고 알려졌지만, 그 기저에 있는 메커니즘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스위스, 스웨덴, 독일, 스페인, 미국 등 5개국 공동 연구팀은 지방 조직이 유전 정보를 옮기는 세포 전사 과정과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통해 비만의 기억을 유지한다고 20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에는 스위스 취리히공과대(ETH), 취리히 생명과학대학원, 취리히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카롤린스카대학병원, 독일 라이프치히대, 라이프치히대학병원, 헬름홀츠 신진대사연구소, 스페인 말라가 생물의학 연구소, 미국 스탠퍼드대 과학자들이 참여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다이어트 후 다시 체중이 복원되는 요요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11월 19일 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정상 체중을 가진 일반인 18명의 지방 세포 RNA 염기서열과 고도 비만으로 위나 장을 절제하는 비만 대사 수술을 받아 체질량지수(BMI)가 최소 25% 이상 감소한 20명의 수술 전후 지방 세포 RNA를 비교했습니다. 연구팀은 생쥐로도 비슷한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사람과 생쥐의 지방 세포 모두, 체중이 감소한 뒤에도 전사적 변화를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DNA가 RNA로 복사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후성유전학적 변화도 발견됐습니다. 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도 특정 형질이 나타나거나 발현되지 않고 다음 세대로 유전까지 될 수 있는 이론입니다. 또 체중 감소 후에도 지방산 생합성과 지방 세포 형성이 계속된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결국 체내 지방 조직들이 ‘비만’의 기억을 갖고 있다는 말입니다. 연구를 이끈 페르디난드 폰 메이옌 ETH 취리히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지방 세포의 기억과 변화를 이용하면 장기적 체중 및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힘들게 뺀 살, 다시 찌는 이유 알고 보니…[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힘들게 뺀 살, 다시 찌는 이유 알고 보니…[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많은 사람이 몸매 관리나 성인병 예방을 목적으로 운동도 하고 식이조절도 합니다. 특히 다이어트 방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원푸드 다이어트, 구석기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케톤 다이어트 등 수많은 방법이 유행했다가 사라집니다. 사실 다른 사람에게 맞는 다이어트법이 나에게 맞는다고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힘들게 체중을 뺀 뒤에도 금세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는 ‘요요’ 현상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요요 현상은 몸이 비만의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촉발된다고 알려졌지만, 그 기저에 있는 메커니즘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스위스, 스웨덴, 독일, 스페인, 미국 등 5개국 공동 연구팀은 지방 조직이 유전 정보를 옮기는 세포 전사 과정과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통해 비만의 기억을 유지한다고 20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에는 스위스 취리히공과대(ETH), 취리히 생명과학대학원, 취리히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카롤린스카대학병원, 독일 라이프치히대, 라이프치히대학병원, 헬름홀츠 신진대사연구소, 스페인 말라가 생물의학 연구소, 미국 스탠퍼드대 과학자들이 참여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다이어트 후 다시 체중이 복원되는 요요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11월 19일 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정상 체중을 가진 일반인 18명의 지방 세포 RNA 염기서열과 고도 비만으로 위나 장을 절제하는 비만 대사 수술을 받아 체질량지수(BMI)가 최소 25% 이상 감소한 20명의 수술 전후 지방 세포 RNA를 비교했습니다. 연구팀은 생쥐로도 비슷한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사람과 생쥐의 지방 세포 모두, 체중이 감소한 뒤에도 전사적 변화를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DNA가 RNA로 복사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후성유전학적 변화도 발견됐습니다. 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도 특정 형질이 나타나거나 발현되지 않고 다음 세대로 유전까지 될 수 있는 이론입니다. 또 체중 감소 후에도 지방산 생합성과 지방 세포 형성이 계속된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결국 체내 지방 조직들이 ‘비만’의 기억을 갖고 있다는 말입니다. 연구를 이끈 페르디난드 폰 메이옌 ETH 취리히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지방 세포의 기억과 변화를 이용하면 장기적 체중 및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스트레스가 사람을 멍청하게 만든다 [달콤한 사이언스]

    스트레스가 사람을 멍청하게 만든다 [달콤한 사이언스]

    많은 직장인이 일을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내뱉는 말 중 하나가 “아, 스트레스받아”일 것이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일이나 공부에 자극이 되지만, 과할 경우는 효율을 떨어뜨리고 정신적, 신체적 피로도를 높인다. 기억이라는 뇌 시스템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감정적 자극을 받은 사건은 더 잘 기억되지만, 과할 경우는 기억을 어렵게 만든다. 캐나다, 네덜란드, 미국 공동 연구팀은 단기간에 과도한 자극이 주어지는 급성 스트레스는 특정 기억 형성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는 캐나다 토론토 아픈어린이병원(SickKids), 토론토대 의대 생리학과, 분자 유전학과, 심리학과, 토론토 마운트 시나이 병원, 토론토 미시소가대 세포·시스템 생물학과, 캘거리대 뇌 연구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생명과학 연구소, 라이덴대 화학연구소,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약리학과, 정신과학·행동과학과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11월 16일 자에 실렸다. 흔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불안장애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은 혐오 기억을 지나치게 일반화해 위험한 자극과 안전한 자극을 구별하지 못한다. 이런 기억 현상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스트레스가 기억 일반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기억 특이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생쥐에게 서로 다른 소리와 전기 충격을 줘 기억을 형성하도록 했다. A 소리를 들려주면서 한쪽 발에 전기 충격을 주고, B 소리를 들려줄 때는 전기 충격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조건화한 다음, 생쥐가 각기 다른 소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측정하는 실험을 한 것이다. 연구팀은 생쥐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조건화 훈련 전에 30분 동안 좁은 공간에 가둬 극심한 스트레스를 가하고, 다른 집단에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 그 결과, 실험 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는 어떤 소리를 듣든 얼어붙은 듯한 방어 동결 행동을 보였다. 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생쥐들은 전기 충격과 관련된 소리를 들을 때만 동결 행동을 보였다. 이는 스트레스 경험이 특정 기억을 형성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의 혈액 속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르티코스테론’(corticosterone) 수치가 높았기 때문에 연구팀은 코르티코스테론이 기억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훈련 전에 코르티코스테론을 투여받은 생쥐는 소리에 대한 특정 기억을 형성하지 못했다. 이 생쥐들에게 코르티코스테론 합성을 억제하는 화학 물질인 메티라폰을 투여하면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들도 특정 기억 형성 능력이 회복되는 것이 관찰됐다. 특정 기억은 뇌에 형성되는 생물학적 구조인 엔그램(Engram·기억흔적) 때문에 가능해진다. 엔그램은 기억에 따라 특정한 방식으로 코딩된 소수의 뉴런(신경세포) 그룹으로 형성된다.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의 경우는 특정 기억을 형성하도록 돕는 억제성 인터뉴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일반 기억을 형성하는 엔그램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변화는 코르티코스테론에 반응해 편도체에서 방출되는 엔도카나비노이드라는 물질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경 기억 할당 분야 세계적 석학으로 이번 연구를 이끈 시에나 조슬린 토론토 아픈어린이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로 스트레스가 혐오 기억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알게 됐다”며 “PTSD와 불안증 환자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반려견들 몸을 흔들어 물을 터는 이유 뭘까 [사이언스 브런치]

    반려견들 몸을 흔들어 물을 터는 이유 뭘까 [사이언스 브런치]

    반려견들은 물에 들어갔다 나오거나 목욕을 한 뒤에는 몸을 흔들어 물을 털어 낸다. 이 때문에 주위에 서 있다가 반려견이 터는 물에 흠뻑 젖을 때도 있다. 몸에 있는 물을 털어내는 움직임은 그저 몸에 묻은 것을 떼어내려는 무작위적 움직일까, 아니면 주인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행동일까. 최근 과학자들이 반려견의 물 털어내기 행동 이유를 밝혀내 눈길을 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신경생물학과,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 정신과학과 공동 연구팀은 젖은 몸 털기 행동을 유발하는 특정 유형의 촉각 수용체와 척수와 뇌를 연결하는 신경세포(뉴런), 이를 연결하는 신경 회로를 찾았다고 1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11월 8일 자에 실렸다. 몸을 흔들어 물기를 털어내는 반사 행동은 생쥐, 고양이, 다람쥐, 사자, 호랑이, 곰 등 털이 많은 포유류에게서 공통으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은 발이 닿기 어려운 부위에 있는 물, 벌레, 그 밖의 자극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이런 행동의 명확한 이유와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털로 덮인 피부에는 12가지 이상 감각 뉴런이 있고, 각각의 뉴런은 다양한 감각을 감지하고 해석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피부 모낭을 감싸고 있는 ‘C-섬유 저역치 기계 수용체’(C-LTMR)라는 초민감 촉각 수용체에 주목했다. 사람의 경우 C-LTMR는 부드러운 포옹과 쓰다듬기 같은 기분 좋은 촉감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다른 동물들에게는 피부에 이물질이 닿았을 때 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 목뒤 쪽에 기름을 몇 방울 떨어뜨린 다음,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모든 생쥐가 10초 이내에 기름방울을 털어내는 행동을 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으로 C-LTMR을 제거한 뒤 똑같은 실험을 했는데, 기름방울 털기 행동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C-LTMR 신호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실험한 결과, 통증, 온도, 촉각을 처리하는 데 관여하는 뇌 팥곁핵(parabrachial nucleus)과 연결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빛을 이용해 신경세포를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로 척수 뉴런과 C-LTMR 활동을 관찰했다. C-LTMR 신호가 척수로 가는 길이나 팥곁핵 활동을 차단하면 털기 행동이 58% 이상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재미있는 것은 털기 행동은 감소했지만, 이물질이 묻으면 벽이나 바닥에 대고 긁는 행동은 정상적으로 해서, 해당 신경 회로들이 개의 물 털기 행동에만 특이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신경과학자이자 발달생물학자로 이번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긴티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젖은 개 털기(wet dog shake) 행동은 정교하게 조율된 운동 반응”이라며 “포유류가 털을 통해 감각에 반응하는 방식을 해독하면 고양이의 피부가 과도하게 경련을 일으키는 피부 실룩거림 증후군이나 사람의 피부 과민증을 비롯해 다양한 질환과 피부 민감성에 관한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소고기의 조상, 여기 있소

    소고기의 조상, 여기 있소

    400년 전에 멸종한 야생 소 ‘오록스’빙하기 유럽·阿 거쳐 전 세계 가축화 코카서스 일대 ‘인류 유전’도 분석캅카스산맥 남북으로 다르게 진화 인류 문화의 발전과 인간과 가깝게 지낸 동물의 진화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인간과 인간이 만든 문화, 우리 주변의 생태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파악하면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공동 연구팀이 가축의 진화와 유라시아 지역 인류의 진화에 대해 흥미로운 유전학 연구 결과를 내놨다.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유전학연구소를 중심으로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영국, 카자흐스탄, 이탈리아, 불가리아, 러시아, 스웨덴, 스페인, 이스라엘 12개국 40개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소의 조상인 야생 ‘오록스’가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으로 형성된 복잡한 생물학적 계통을 갖고 있으며, 유라시아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전 세계로 확산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10월 31일자에 실렸다. 현재 가축화된 소의 조상 격인 오록스는 약 65만 년 전에 등장해 약 400년 전인 1627년에 완전히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야생 대형 소다. 연구팀은 현재 화석으로 발견된 고대 오록스 38마리의 유전체를 분석해 4만 7000년 전까지 유럽, 서남아시아, 북아시아, 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집단 진화 경로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 지역마다 오록스는 독특한 유전적 경로를 거쳐 가축화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유럽 오록스는 처음엔 유럽 전역에 분포했다가 약 2만~2만 6000년 전 마지막 최대 빙하기(LGM) 동안 추위를 피해 남유럽으로 이동해 이베리아반도에서 서식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남아시아 오록스는 초기 신석기에 가축화된 뒤 가축 품종에 유전적으로 가장 많이 이바지했으며, 소 대부분이 서남아시아 오록스에서 유래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를 중심으로 8개국 31개 대학과 연구기관으로 이뤄진 국제 공동 연구팀은 청동기 시대 코카서스와 주변 지역 인구의 유전 분석을 실시한 결과, 코카서스 북쪽과 남쪽에 두 개의 인구집단이 존재했으며 각각 다른 방식으로 진화해 지금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 역시 과학 저널 ‘네이처’ 10월 31일자에 실렸다. 코카서스 지역의 캅카스산맥은 유럽과 아시아를 나누는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캅카스산맥이라는 지리적 환경이 인류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코카서스 일대서 발굴된 131명의 유골 유전체를 분석했다. 이들은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7000년 전부터 후기 청동기 시대인 기원전 2000년대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 결과, 신석기 후반부터 캅카스산맥 북쪽과 남쪽 인구 사이에서 강한 유전적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쪽은 코카서스 수렵·채집인들의 유전자와 일치했으며, 남쪽에서는 아나톨리아 지역 농업 인구의 유전자와 수렵·채집인들의 유전자가 섞여 나왔다. 또 후기 청동기 부터는 북쪽과 남쪽 모두 유전적 다양성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 못생긴 파리가 더 난폭한 이유, 알고 보니…[달콤한 사이언스]

    못생긴 파리가 더 난폭한 이유, 알고 보니…[달콤한 사이언스]

    찰스 다윈이 제시한 자연선택 이론 중 중요한 요소가 다름 아닌 성 선택이다. 성 선택은 동물들이 생존하는데 불필요해 보이는 특징들을 발달시킨 것은 생존이 아닌 번식을 위해서라는 이론으로 성 선택은 성간 선택, 성내 선택 두 가지 메커니즘을 갖는다. 성내 선택은 짝짓기를 위해 다른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수컷들끼리 싸움을 벌이는 것이며, 성간 선택은 암컷에 구애하기 위해 수컷들이 신체적 특징을 발달시키는 현상이다. 최근 동물행동학자들이 파리 간 벌어지는 재미있는 성내 선택 현상을 발견해 눈길을 끈다. 미국 메릴랜드대, 뉴욕 주립대(SUNY) 공동 연구팀은 못생긴 파리가 암컷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더 난폭하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동물행동학’ (Frontiers in Ethology) 10월 21일 자에 실렸다. 자루눈파리(stalk-eyed fly)는 눈이 길쭉한 눈자루 끝에 달려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눈이 긴 이유는 구애 행동을 위해서라고 알려져 있다. 눈자루는 머리 부분에 돌출해 끝 쪽에 겹눈을 달고 있는 막대 모양의 부분으로 시각 신경 다발이 들어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암컷 자루눈파리는 눈자루가 긴 수컷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일부 수컷들은 짧은 눈자루를 갖게 하는 X염색체를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변이가 성 선택에도 불구하고 왜 사라지지 않는지 의문을 갖고 있었다. 자루눈파리에는 두 가지 유형의 X 염색체가 있는데, 짧은 눈자루를 유발하는 X 염색체는 감수분열 조정자로 수컷 정자에서 과대 표현되는 대립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의외로 유전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비슷한 길이의 눈자루를 가지고 있지만 유전적으로 다른 유형의 X 염색체를 가진 파리들을 대상으로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눈자루의 길이가 눈에 띄게 차이가 날 경우는 싸움이 덜 발생하지만, 눈자루 크기가 비슷한 파리들끼리는 더 싸움이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짧은 눈자루를 유발하는 X 염색체를 가진 자루눈파리들이 평균적으로 몸집 크기는 더 작지만, 훨씬 공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짧은 눈자루를 유발하는 X 염색체를 가진 수컷들이 성 선택 과정에서 멸종하지 않는 이유를 파악할 수 있었다. 긴 눈자루는 몸집이 더 크다는 것을 보이기 때문에 눈자루가 길수록 일반적으로는 수컷 경쟁에서 유리하다. 그렇지만 짧은 눈자루를 유발하는 X 염색체를 가진 수컷들은 다른 수컷의 위협을 정확히 평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서 긴 눈자루를 가진 수컷과도 싸움을 쉽게 벌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몸집 때문에 불리하지만 싸움에서 이기면 원하는 암컷과 짝짓기를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자연선택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조세핀 라인하르트 SUNY 교수(집단 유전학)는 “이번 연구는 외모에서 뒤처지는 수컷이 다른 방식으로 매력을 발산함으로써 짝짓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성향이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일종의 이기적 유전자와 짝짓기 행동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 ‘인공 신경망으로 기계 학습’… AI 시대 연 개척자들

    ‘인공 신경망으로 기계 학습’… AI 시대 연 개척자들

    응용 분야에서 이례적으로 선정1982년 ‘홉필드 네트워크’ 제시이론물리학, 컴퓨터 분야 적용인공 신경망 통해 강력한 계산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은 인공 신경망 연구로 현재의 인공지능 시대를 연 미국, 캐나다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91)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 제프리 힌턴(77)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홉필드 교수는 이미지를 저장하고 데이터의 다른 유형 패턴을 재구성할 수 있는 연상기억이라는 개념을 제시했고, 힌턴 교수는 데이터에서 자율적으로 속성을 찾아 특정 요소를 식별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업적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1980년대 두 사람의 연구가 2010년대에 시작된 인공지능 혁명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입자물리, 우주론, 고체물리 같은 전통 분야가 아닌 응용 분야에서 선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고체물리학자였던 홉필드 교수는 1980년대 들어 생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공 신경망에 관해 연구했다. 그는 1982년 ‘신경회로망과 응집력이 있는 물리적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전설적인 논문에서 ‘홉필드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신경망을 물리적으로 해석한 홉필드 네트워크는 최적화나 연상기억 등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홉필드 교수의 연구는 이론물리학의 개념을 컴퓨터 과학 분야에 적용하며 유전학과 신경과학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학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인공지능 연구에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50년대 인공지능 개념이 처음 제시된 뒤 1970년대 초까지 활발히 연구됐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까지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급속도로 식어 버린 이른바 ‘인공지능 연구의 첫 번째 빙하기’를 맞는다. 이때 꺼져 가던 인공지능 연구의 불꽃을 되살리고 지금의 인공지능 기술이 있게 만든 것이 힌턴 교수다. 힌턴 교수는 1984년 홉필드 교수의 제자인 테리 세즈노프스키와 함께 ‘볼츠만 머신’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기존 홉필드 네트워크에 신경망 알고리즘을 결합해 개선한 것으로 대규모 병렬처리를 이용해 강력한 계산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볼츠만 머신은 확률적으로 순환하는 신경망 네트워크로 내부 구조에 의한 학습이 가능하고 여러 조합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힌턴 교수가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 앞장서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1100만 크로나(약 14억 3033만원)를 반씩 나눠 갖는다.
  • 노벨 물리학상, ‘AI의 봄’ 가져온 연구자들 품에

    노벨 물리학상, ‘AI의 봄’ 가져온 연구자들 품에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은 인공 신경망을 연구로 현재와 같은 인공 지능 시대를 연 미국, 캐나다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 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91)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 교수, 제프리 힌튼(77)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 위원회는 “홉필드 교수는 이미지를 저장하고 데이터의 다른 유형 패턴을 재구성할 수 있는 연상 기억이라는 개념을 제시했고, 힌튼 교수는 데이터에서 자율적으로 속성을 찾아 특정 요소를 식별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라며 “물리학의 도구를 사용해 오늘날 강력한 기계학습의 기초가 되는 방법을 개발함으로써 ‘인공지능의 봄’을 가져온 연구자들”이라고 수상 업적을 평가했다. 그러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입자 물리, 우주론, 고체 물리 같은 전통 분야가 아닌 응용 분야에서 선정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인공지능의 봄을 연 고체 물리학자 존 홉필드 교수는 원래 고체 물리학자로 1968~1969년 영국 케임브리지 캐번디시 연구소에서 구겐하임 펠로우십 당시 고체와 빛의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로 ‘올리버 버클리상’을 수상하는 등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학자였다. 그러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생물학 분야에 눈을 돌려 물리학과 생물학의 융합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홉필드는 1982년 ‘신경회로망과 응집력이 있는 물리적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고, 여기에서 ‘홉필드 네트워크’를 제안했다. 이 논문은 이론 물리학, 신경 생물학, 컴퓨터 과학의 융합 연구의 결과물로 세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으로 꼽힌다. 신경망을 물리적으로 해석한 홉필드 네트워크는 최적화나 연상기억 등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모든 뉴런(신경세포)이 양방향으로 연결된 신경회로망의 동작모델로 0과 1의 이진 입력을 받아 양과 음의 에너지 상태를 출력한다는 것이다. 학습패턴의 양극화 연산 적용, 학습패턴에 대한 가중치 행렬 계산, 계산된 가중치 행렬 저장, 입력패턴에 대한 학습 패턴을 연상하는 알고리즘으로 구성되는 홉필드 네트워크는 현재 기계학습의 기초적 모델로 알려져 있다. 홉필드 교수의 연구는 이론 물리학의 개념을 컴퓨터 과학 분야에 적용하면서, 유전학과 신경과학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학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인공지능 연구에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AI 빙하기 묵묵히 견디고 연구한 힌튼 교수 제프리 힌튼 교수는 ‘괴짜 연구자’, ‘외골수 연구자’로도 유명하다. 인공지능은 1950년대에 처음 개념이 제시된 뒤 1970년대 초까지 활발히 연구됐다. 그러다가,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까지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급속도로 식어버린 이른바 ‘인공지능 연구의 첫 번째 빙하기’를 맞는다. 이때 꺼져가던 인공지능 연구의 불꽃을 되살리고, 지금의 기계학습과 심층학습을 있게 만든 것이 힌튼 교수다. 힌튼 교수는 1984년 홉필드의 제자인 테리 세즈노프스키와 함께 ‘볼츠만 머신’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기존 홉필드 네트워크에 신경망 알고리즘을 결합해 개선한 것으로 대규모 병렬처리를 이용해 강력한 계산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볼츠만 머신은 확률적으로 순환하는 신경망 네트워크로 내부 구조에 의한 학습이 가능하고 여러 조합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힌튼 교수는 구글의 석학 연구원도 지냈지만, 지난해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퇴사하기도 했다. 인공지능의 기초를 마련한 이가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조정효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홉필드 교수는 고체 물리학자였다가 생물 쪽에 관심을 갖고 연구했고, 힌튼 교수는 컴퓨터 과학자이면서 신경과학자로 생물학적 원리를 물리학적으로 풀어내 현대 인공지능 연구에 접목한 대표적인 융합 연구자들”이라고 말했다. ●물리학이 만든 이론, 모든 과학에 도움 노벨 재단측은 “1980년대 이후 두 사람의 연구가 2010년경 시작된 인공지능 혁명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물리학이 기계 학습 발전을 위한 도구를 제공했고, 연구 분야로서 물리학이 인공 신경망으로부터 어떤 혜택을 받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계학습은 앞서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업적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201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업적인 ‘신의 입자’ 힉스를 발견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류하고 처리하는 데 기계 학습이 사용됐다. 또 201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업적인 블랙홀의 중력파 측정에서 잡음을 줄이고 외계행성을 찾는 데도 기계학습의 도움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계학습은 분자와 물질의 특성을 계산하고 예측하는 데 사용됐으며, 단백질 분자 구조를 계산해 그 기능을 결정하고, 더 효율적인 태양전지를 제작하기 위한 새로운 물질을 찾는 데도 도움을 주는 등 최근 많은 연구의 초석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1100만 스웨덴크로나(14억 3033만원)를 반씩 나눠 갖는다. 노벨 재단은 9일 노벨 화학상, 10일 노벨 문학상, 11일 노벨 평화상, 14일은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스웨덴 국립은행 경제학상(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 예쁜꼬마선충 연구하다 노벨 생리의학상 품은 연구자들

    예쁜꼬마선충 연구하다 노벨 생리의학상 품은 연구자들

    2024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마이크로RNA(miRNA)를 연구한 미국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빅터 앰브로스(71) 미국 매사추세츠 의대 교수와 게리 루브쿤(72) 하버드대 의대 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은 마이크로RNA의 발견과 전사 후 유전자 조절에 차지하는 역할을 밝혀냄으로써 인류의 과학과 의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노벨상 후보 1순위’에서 수상자로 이 두 사람은 2009년 톰슨로이터(현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에서 노벨 생리의학상 유력 후보로 선정한 이후 계속 노벨상 수상 1순위로 거론됐다. 실제로 래스커상과 함께 예비 노벨상으로 불리는 울프상 의학 부문에서 ‘자연 과정과 질병 발생에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RNA 분자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해 2014년 수상자로 선정했다. 또,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이라는 별명을 가진 ‘브레이크스루 상’ 생명과학 분야 2015년 수상자로 뽑혔다. 당시 함께 수상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는 2020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앰브로스 교수팀은 1993년에 예쁜꼬마선충이라는 곤충을 이용해 발생 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찾다가 우연히 ‘작은 RNA’를 발견했지만, 당시만 해도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2001년 인간에게도 비슷한 작은 RNA가 발견되면서 21세기 들어 생명과학 분야에서 가장 핫한 분야로 떠올랐으며 생명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학원 시절부터 노벨상과 인연 앰브로스 교수는 학창 시절부터 노벨상과 깊은 인연이 있다. 1976년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박사 과정에 입학했을 당시 바이러스 학자로 종양 바이러스와 세포 유전물질의 상호 작용을 발견한 공로로 1975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데이비드 볼티모어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같은 대학의 로버트 호비츠 교수 실험실에서 첫 번째 박사후 연구원(포스트닥터)으로 있었는데, 호비츠 교수는 생체기관의 발생과 세포 사멸의 유전학적 조절에 대한 발견 공로로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마이크로RNA는 단일가닥염기 20여 개로 이뤄진 작은 분자로 인간 세포의 거의 모든 측면에 관여하고 있는 RNA다. 마이크로RNA는 생명체의 발생과 노화 과정은 물론 질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이크로RNA를 이용하면 질병 원인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 치료제로 활용되기도 한다. ●마이크로RNA, 생명현상 전반의 핵심 물질 RNA는 세포핵 안에서 mRNA(메신저RNA)를 통해 DNA를 복사해 세포질에 있는 단백질 공장인 리보솜으로 옮긴 뒤 단백질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마이크로RNA는 기존 RNA와 달리 mRNA 등과 결합해 유전자들이 정상 작동하도록 변이 단백질을 통제하는 ‘RNA 간섭’을 통해 유전자를 조절하고 세포의 다양한 기능을 만든다. 크기는 매우 작지만, 동식물 기관의 형성, 생명체 탄생과 성장, 신호 전달, 면역, 신경계 발달, 사멸 등 생명 현상 전반에 결정적 작용을 하는 핵심 물질이다. 이에 노벨 위원회는 “마이크로RNA에 의한 유전자 조절은 수억 년 동안 작용하며 복잡한 생물의 진화를 가능하게 했다”라며 “유전 연구에 따르면, 세포와 조직은 마이크로 RNA 없이는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RNA의 비정상적 조절은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마이크로RNA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선천성 난청, 안구 이상, 골격 장애, 난소 이형종을 비롯한 각종 종양을 일으키는 DICER1 증후군 등 치명적 질병의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앰브로스와 루브쿤 교수의 발견은 유전자 관련 질병의 발견과 치료에 새로운 단초를 제공한 획기적 성과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 마이크로RNA 분야 대표적인 연구자는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과 석좌교수(기초과학연구원 RNA 연구단장)다. 마이크로RNA를 통한 조절 메커니즘은 진핵생물의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세포 안에서 마이크로RNA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관한 연구를 주도한 것은 김 교수다. 김 교수는 이런 원리를 바탕으로 마이크로RNA 조절을 통한 난치병 치료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은 1100만 스웨덴크로나(14억 3033만원)를 반씩 나눠 갖는다. 노벨 재단은 8일 노벨 물리학상, 9일 노벨 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 “코로나19 대재앙의 시작, 中 우한 화난 시장 확실하다” [사이언스 브런치]

    “코로나19 대재앙의 시작, 中 우한 화난 시장 확실하다” [사이언스 브런치]

    2019년 연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지구촌 곳곳에 빠른 속도로 확산해 약 3년 동안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 초기에는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추정도 있었지만, 많은 과학자는 실험실 유래설은 근거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라는 인류의 대재앙은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7개국 연구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의 수산물 시장이 확실한 것으로 밝혀졌다. 프랑스,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네덜란드, 포르투갈 7개국 23개 대학과 연구기관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2019년 말 코로나19 팬데믹 원인인 SARS-CoV-2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중국 우한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발견된 야생 동물 목록을 제시했다. 이 연구에는 프랑스 소르본대 생태환경과학연구소, 미국 애리조나대, 스크립스연구소,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툴레인대, 퍼브라이트대, 메릴랜드대, UC 샌디에이고, 유타대 의대, 캐나다 서스캐처원대, 영국 에든버러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글래스고대, 호주 시드니대, 네덜란드 에라스뮈스 메디컬센터, 루벤 가톨릭대, 포르투갈 리스보아 노바대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9월 20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2020년 1월 1일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의 바닥, 벽, 기타 표면에서 수집한 시료와 며칠 뒤 야생 동물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동물 이동에 사용된 우리, 카트는 물론 하수구, 배수구에서 수집한 800개 이상의 표본, 초기 코로나19 환자에게서 채취한 표본 등에서 얻은 메타 전사체 데이터를 새로 분석했다. 메타 전사체 시퀀싱 기술은 표본에 존재하는 모든 유기체의 RNA 서열을 얻기 위한 기술이다. 중국 CDC 연구팀은 시퀀싱 데이터를 공개하고, 2023년에 과학 저널 ‘네이처’에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지만, 코로나19를 촉발한 동물 종을 정확히 밝혀내지는 못했다. 이에 이번 연구팀은 관련 데이터를 재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 내 야생 동물이 판매되는 구역에서 발견됐으며, 특히 너구리(raccoon dogs)와 사향 고양이(civet cats)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동물들은 2002년 사스를 유발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으로 전이시킬 때도 등장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다양한 변종들이 처음부터 화난 시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신했다. 이 밖에도 시장에서 판매되던 회백색 대나무쥐(Hoary bamboo rat), 고슴도치류인 말레이호저(Malayan porcupines)에게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발견했다. 또, 연구팀은 팬데믹 초기에 보고된 원시 코로나19 바이러스 게놈의 진화 분석을 수행해 인간을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바이러스의 조상 유전자형을 추론했다. 그 결과, 화난 시장에서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이 매우 적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화난 시장의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이가 됐으며, 그것이 코로나19의 시작이라는 말이다. 화난 시장에서 판매되던 야생동물은 중국 CDC팀이 표본을 수집하기 전에 모두 제거됐기 때문에 해당 동물들이 감염됐다는 직접적 증거는 없지만, 다양한 환경 샘플에서 동물들의 DNA와 RNA와 일치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도 함께 발견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화난 시장에서 코로나19 감염된 동물이 있었다는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워로비 애리조나대 교수는 “중국 CDC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새롭고 철저한 방식으로 분석함으로써 팬데믹 시작에 대한 방대한 다른 여러 증거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바이러스로 가득한 야생동물을 잡아 인간과 접촉하게 한다면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티안 앤더슨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박사도 “이번 연구는 모든 증거가 같은 시나리오를 가리키고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이 2019년 11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 화난 시장으로 유입돼 팬데믹을 촉발했다”라고 말했다.
  • “외로움이 병이 돼”…고독, 30개 질병 원인 [달콤한 사이언스]

    “외로움이 병이 돼”…고독, 30개 질병 원인 [달콤한 사이언스]

    코로나19 확산 기간 사회적 고립이나 고독감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들이 많이 나왔다. 이 연구에 따르면 고독감이 심혈관 질환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핵심 요인일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이에 중국과 미국 의학자와 과학자들이 고독감이 실제로 질병을 유발하는지 유전학적으로 분석했다. 중국 광저우 의과대 부속 뇌병원, 수면·생체주기 의학 연구센터, 정신 신경과학 연구소, 광저우 남방 의과대 제2 임상의학부, 중산대 제3 부속병원, 광둥성 인민병원 정신보건센터, 미국 툴레인대 공중보건·열대의학부,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공동 연구팀은 고독이 질병을 직접 일으키지는 않지만, 고독과 관련된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행동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학’ 9월 17일 자에 실렸다. 사회적 고립은 객관적으로 혼자 있는 경우가 많거나 사회적 관계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이며, 고독은 사회적 상호작용 수준이 원하는 것보다 낮을 때 발생하는 다소 주관적 감정이다. 고독은 우울증, 당뇨, 심혈관 질환 등 건강 문제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명확한 인과 관계가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보건 빅데이터로 알려진 영국 바이오뱅크의 47만 6100명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평균 12.2년의 추적 관찰 기간 나타난 14개 카테고리, 56개 질병 간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14개 질병 카테고리 중 13개와 56개 질병 중 30개에서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독과 가장 강하게 연관된 질병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불안증, 조현병,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연구팀은 고독과 관련된 30개 질병 중 26개에 대해 유전 데이터를 활용해 추가 분석했다. 심혈관 질환, 2형 당뇨, 만성 간질환을 포함한 26개 질병 중 유전학적 분석 결과, 20개 질병이 고독과 비 인과적 연관성을 보였다. 즉, 고독이 질병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질환별로 질병을 예측하는 대리 지표가 된다는 의미다. 연구를 이끈 장지훌 광저우 의대 교수(유전역학)는 “이번 연구 결과는 건강 상태 개선을 위해서는 고독 관련 위험 요소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 한민족은 북방서 남하한 ‘기후난민의 후예’

    한민족은 북방서 남하한 ‘기후난민의 후예’

    한국인의 기원박정재 지음/바다출판사504쪽/2만 4800원 지리학자가 들려주는 한국인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다. 거듭 밝히지만 한민족의 기원을 말하는 이가 인류학자나 고고학자가 아니다. 지리학자다. 저자는 기후학, 고유전학, 언어학, 고고학 등 점점이 흩어진 자료들을 통합해 한국인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를 만든다. 그러니까 대략 6만년 전 아프리카를 탈출한 호모 사피엔스가 한국인이 되는 과정을 여러 학문의 도움을 받아 재구성했다고 보면 틀림없겠다. 그 과정이 도전적이고 신선하다.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한민족은 추위를 피해 북방에서 한반도로 남하한 기후 난민의 후예”다. 마지막 빙기에서 가장 추웠던 2만 5000년 전, 그리고 현 인류가 사는 홀로세에 속한 8200년 전 북방에 거주하던 수렵 채취인들이 극심한 추위를 피해 대거 남하했다. 이들의 이주 과정에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됐다. 예컨대 8200년 전 한반도를 찾은 호모 사피엔스들은 토기문화를, 청동기 저온기에 산둥·랴오둥 등에서 온 집단은 농경문화를 각각 전파했다. 여기에 철기 저온기에 랴오시·랴오둥에서 온 점토대토기 문화 집단, 중세 저온기에 남하한 고조선과 부여의 유민이 섞여 현대 한국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른바 ‘한국인 형성 기후 가설’의 핵심이다. 수만 년 동안 인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끊임없이 움직였다. 기후변화가 생길 때마다 난민들은 북진과 남진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기원의 사람들이 섞였다. 한반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러니까 ‘한민족’이란 건 국민 통합을 위한 정치적 구호 속에서나 유효한 것이지 민족의 기원이란 측면에서 보면 애초 말이 되지 않는 논리다. 저자는 “한반도인은 양쯔강·랴오허강·황허강·아무르강 등 4개 유역에서 기원한 사람들이 이동하며 섞인 결과 형성됐다”고 했다. 단일 민족이란 환상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한국인의 2100년 시나리오는 어떨까. 산업화 이후 전 세계적으로 섭씨 1.1도가 더 올랐지만 우리나라는 섭씨 1.6도 올라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우리나라는 중위도에 위치(위도가 높을수록 온난화 효과가 크다)한 데다 빠른 도시화로 열섬 현상이 심하기 때문이다. 아열대 나라가 되더라도 에어컨으로 견디면 된다? 폭염은 문제의 일부일 뿐이다. 온난화가 지속될수록 해수면 상승, 태풍 강화, 전염병 증가, 종 다양성 감소, 미세 먼지 증가 등 수많은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럼 우리는 만주나 연해주로 올라가야 할까. 저자는 “미래 한국인들은 고대 조상들처럼 다시 ‘기후 난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국인이 북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면 인류 전체의 종말 또한 그리 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섬뜩한 경고도 덧붙인다. 올여름 우리를 괴롭힌 폭염이 경고했듯 기후 난민은 지금, 우리 이야기다.
  • [데스크 시각] 진화론을 부정하는 당신에게

    [데스크 시각] 진화론을 부정하는 당신에게

    ‘작년에 왔던 각설이’도 아니고 ‘구천을 떠도는 유령’도 아닌 것이 지박령처럼 뿌리박고 잊을 만하면 머리를 들이민다. 바로 현대 생물학의 근간인 진화과학을 거부하는 태도 말이다. 과학기자로서 얼마 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한 안창호씨의 인사청문회에 눈길이 갔다. “진화론을 가르친다면 창조론도 가르쳐야 한다”, “하나님께서 천지창조를 하셨으니 진화론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오래돼서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대학교 때 본 책에 의하면 진화론의 가능성은 0이다” 등의 발언들 때문이었다. 그런 비과학적 망언들이 낯설지는 않다. 12년 전인 2012년 일이었다. 기독교 단체인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교진추)가 진화과학의 대표적 근거인 시조새와 말의 진화 같은 부분을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삭제하라는 청원서를 제출하고,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 대해 과학저널 ‘네이처’는 “한국이 창조론자의 요구에 항복했다”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결국 수많은 국내외 과학자의 비웃음거리가 되면서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다. 5년 뒤인 2017년에도 사건이 있었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인사청문회에서 진화과학에 대한 국회의원의 질문에 “여러 의견이 있기 때문에 장관 후보자로서 그 부분을 밝히기 적절하지 않다”고 답변했다가 뒤늦게 “질문을 착각했다”며 번복했다. 같은 해 박성진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창조론을 주장하는 창조과학회 활동이 밝혀지면서 낙마했다. 이번 안 위원장의 발언이 이전 사례보다 더 황당했던 이유는 헌법이라는 명확한 근거로 엄정한 판결을 해야 했던 헌법재판관까지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객관적인 사실을 부정할 수 있다는 점은 그동안의 법률적 결정을 의심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19세기에 등장한 생물 진화이론은 20세기 들어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의 도움을 받아 엄청난 도약이 이뤄졌고, 과학적으로도 엄정하게 검증된 이론체계로 자리잡았다. 심지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1996년 “다윈의 진화론은 가톨릭 교의에 모순되지 않는다”며 로마 교황청 사상 처음으로 진화론을 인정한 바 있다. 최근 진화과학은 진화심리학, 진화경제학, 진화의학, 진화유전학, 진화윤리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융복합 연구를 이끌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진화과학 연구자들은 점점 늘고 있다. 안 위원장의 논리라면 이 과학자들은 가능성 제로인 이론에 매달려 있는 ‘미친 사람’들이다.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야 하는 현대인에게 과학적 소양은 필수다. 빠르게 변하는 과학기술 사회에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과학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논문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대로 된 과학책 한 권쯤은 읽을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안 위원장이 대학을 다녔던 1970년대 말 어떤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내용도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으면서 진화과학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과학에 대한 무지와 종교적 신념이 과학에 대한 반증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진리의 영역과 믿음의 영역을 헷갈리고, 개인적 신념과 아집을 진실과 착각하는 사람은 문해력을 넘어 지적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단순한 믿음으로 과학적 진리를 거부하고 흔드는 중세 시대에 사는 것이 아니지 않나. 이런 식이라면 조만간 4체액설이나 골상학도 과학 교과서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든다. 다른 선진국들처럼 이공계 출신들이 고위 공직에 오르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경청의 자세와 과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들이 높은 자리에 오르길 기대하는 것은 이 나라에서는 그저 헛꿈일까. 유용하 문화체육부 과학전문기자
  • 타 집단과 교류 없는 고립된 생활, 네안데르탈인 멸종 불렀다

    타 집단과 교류 없는 고립된 생활, 네안데르탈인 멸종 불렀다

    네안데르탈인은 약 4만년 전까지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살다가 멸종한 인류의 또 다른 종(種)이다. 현생 인류의 친척뻘인 네안데르탈인에 관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멸종 이유, 아종(亞種)의 여부 등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이런 가운데 네안데르탈인 멸종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프랑스, 덴마크, 미국,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9개국 23개 대학과 연구 기관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네안데르탈인이 단일 혈통이 아니라 적어도 두 개의 혈통이 있었고, 그중 하나는 고립돼 생활하다가 진화의 이점을 누리지 못하고 멸종됐다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이 연구에는 프랑스 폴사바티에대·엑스마르세유대·보르도대·툴르즈대·고등연구원(EPHE)·보르도몽테뉴대, 덴마크 코펜하겐대, 미국 코네티컷대·스토니브룩대, 호주 서던크로스대·애들레이드대, 뉴질랜드 과학기업 시프트테크놀로지스, 영국 맨체스터대, 독일 튀빙겐대, 오스트리아 빈대학 연구진이 포함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유전학’ 9월 1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와인 포도 생산지로 잘 알려진 프랑스 론 계곡의 만드린 동굴에서 2015년에 발굴된 네안데르탈인 화석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 네안데르탈인에게 ‘소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소린은 영국 옥스퍼드대 영문학 교수이자 ‘반지의 제왕’의 저자인 J R R 톨킨의 소설 ‘호빗’에 등장하는 난쟁이족 영웅 ‘참나무 방패 소린’에서 따온 것이다. 네안데르탈인 화석이 발굴된 만드린 동굴은 초기 호모사피엔스도 거주했던 곳이었지만 두 종이 동시에 존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소린이 약 4만~4만 5000년 전에 살았던 후기 네안데르탈인이지만 그동안 발견된 네안데르탈인과 다른 혈통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소린의 치아와 턱에서 DNA를 추출해 전체 유전체 서열을 분석한 뒤 기존 네안데르탈인의 전체 유전체와 비교했다. 그 결과 소린은 고고학적 연대 추정보다 훨씬 오래된 인류로 나타났다. 소린이 살았던 시기는 후기 네안데르탈인과 같았지만, 유전체는 매우 달랐다. 오히려 10만년 전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체와 더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린은 4만~5만년 전 다른 네안데르탈인들과 동떨어져 있는 작은 공동체에서 살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소린의 집단은 약 10만 5000년 전에 후기 네안데르탈인과 다른 혈통으로 분리된 뒤 약 5만년 동안 다른 네안데르탈인 집단과 유전자 교환 없이 고립돼 생활하다가 멸종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마틴 시코라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진화지리유전학)는 “오랜 기간 고립돼 있으면 유전적 변이가 제한되고 변하는 기후, 병원체 적응 능력이 줄고 사회적으로도 지식 공유와 집단으로의 발전이 제한되는 만큼 네안데르탈인의 또 다른 중요한 멸종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단독] 병명도 없는 상세불명 희귀병은 의료비 지원 ‘0’[희귀질환아동 리포트: 나에게도 스무살이 올까요]

    [단독] 병명도 없는 상세불명 희귀병은 의료비 지원 ‘0’[희귀질환아동 리포트: 나에게도 스무살이 올까요]

    7728명. 지난해 새로 희귀질환 환자로 인정받은 아동·청소년 환아 수다. 9세 이하가 4133명, 10~19세는 3595명이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해마다 7000여명의 아동·청소년이 희귀질환에 걸려 신음하고 있다. 2022년과 2021년에도 각각 7566명과 7805명의 환아가 발생했다.이는 질병청이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으로 지정한 환아만 집계한 수다. 아직 연구가 부족해 의료진도 무슨 병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실제 환아는 더 많다.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질병청은 매년 심의를 통해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을 새로 지정하는데, 2019년 1014개에서 올해 1248개로 확대됐다. 2022년과 지난해 각각 39개와 42개 질환이 추가된 데 이어 올해도 83개 늘었다. 유한욱 분당차여성병원 소아청소년학과 교수는 “희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8000여종이 신고됐으며 국내도 극히 드문 질환까지 포함해 1500여종이 발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질병청은 희귀질환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인 ‘희귀질환’ ▲유병인구가 200명 이하인 ‘극희귀질환’ ▲과학 및 의료기술 발달로 새로 염색체 이상이 확인된 ‘기타 염색체 이상질환’ ▲정밀검사와 의료진 협진에도 병명이 확정되지 않은 ‘상세불명 희귀질환’이다. 올해 기준으로 ‘희귀질환’ 797개, ‘극희귀질환’ 345개, ‘기타 염색체 이상질환’ 106개가 각각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으로 인정돼 산정특례 혜택이 부여된다. 하지만 ‘상세불명 희귀질환’은 제외다. 의료비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범희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교수는 “의료진도 진단할 수 없는 희귀질환은 매우 드문 경우로 전국을 통틀어도 환자가 수십 명에 불과하다”며 “이들을 지원 대상에 포함해도 소요되는 재원은 많지 않지만 지나치게 까다로운 잣대를 적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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